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직무유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주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선관위원장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부가세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금융위원회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87
  • 검찰 “누굴위한 기각” 법원 “구속사유 없다”

    그동안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검찰과 법원이 론스타 본사 경영진의 체포영장 기각으로 정면 충돌하고 있다. 검찰은 “도대체 왜, 누구를 위해서 기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하는 반면, 법원은 “구속사유가 없는 것을 구속할 수는 없지 않으냐. 구속영장 발부는 법원 권한”이라는 입장이다.●대립각 세운 검찰·법원 서울중앙지법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법률담당 이사,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미 미국으로 도주해 범죄인 인도청구가 된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만 발부했다. 민 부장판사는 “유씨의 경우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고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해서는 “추가조사가 필요하고 출석에 불응한다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검찰이 가장 납득하지 못하는 점은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이들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이 됐다.”면서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점.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주가조작 사건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중대범죄로 이번 사건의 최소 피해액수만도 226억원에 달해 국내 최대규모의 사건 중 하나”라면서 “시세차익이 14억원인 사건 피의자도 구속되는 등 올들어 주가조작 사건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경우는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해서는 이들이 검찰 수사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 기획관은 “두 사람에게 두차례의 출석요구를 했지만 안전한 귀국이 보장되지 않으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범죄혐의가 인정되는 피의자의 출국을 보장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수사장애’vs‘법원권한’ 채 기획관은 “수사에 장애를 받는다는 느낌을 왜 받아야 하나. 불법적인 부분은 당연히 통제와 제재를 받아야 하지만 적법절차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수 중수부장도 “최근 영장발부 요건 기준이 지나치게 확대돼 다수의 영장이 기각되고 수사에 많은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법조비리 수사 때 조관행 전 부장판사를 구속한 이후 법원의 영장기각률이 두드러졌고,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방법원을 순시하면서 영장발부를 신중하게 할 것을 요구하면서 영장 기각이 빈번해졌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검찰은 아예 영장제도 자체를 고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영장이 기각될 경우 다시 재청구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를 바꿔 3심인 재판처럼 영장이 기각됐을 경우에도 상급법원에 항고·재항고하는 절차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법원은 검찰의 반발에 대해 ‘월권행위’라며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검찰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법원이 수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처럼 검찰도 구속영장 발부문제에 대해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법원 일부에서는 검찰이 외환은행 매각 사건 수사를 위해 유씨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금감원 간부 300억 불법대출

    금융감독원 전·현직 고위 간부가 서로 짜고 건설업자에 300억원을 불법대출 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대출한도를 어기고 건설업체에 거액을 불법 대출한 H상호저축은행 대표 오모(57·전 금융감독원 1급)씨를 2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불법 대출을 알선한 금감원 수석검사역 양모(50·3급)씨는 직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오씨는 금감원 동료였던 양씨의 부탁으로 지난해 11월 D건설에 상호저축은행법상 동일인 대출한도(자기자본의 20%)의 6배인 300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3개사외 언론사도 세무조사”

    박찬욱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일 “세무조사를 받게 된 KBS, 조선일보, 매일경제는 장기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거나 불성실 신고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이번에 세무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청장은 KBS, 조선일보, 매일경제와 이들 3개사가 보유한 자회사 등 모두 6개 언론사에 대해 지난 19일 세무조사 통지서를 발송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언론사도 영리기업이기 때문에 세무조사에서 성역이 될 수 없으며 차별적인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 대상이 유독 3개사에 국한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잘못이며 3개사 외에 장기 미조사, 불성실 신고 혐의 등으로 이미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언론사가 더 있고 이들에 대해서는 조사인력 상황을 고려해 조사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1차 조사 대상인 3개사의 선정 사유에 대해 “언론 유형별로 종합지, 방송사, 경제지 등으로 나눠 외형 규모가 가장 큰 회사를 선정했다.”면서 “외형 순서대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 나름대로 객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외부로부터) 조사 지시를 받은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매년 조사 대상이 선정되는 상황에서 언론사라고 조사를 하지 않으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 내용에 대해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일반 기업과 같은 수준에 의해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산 깎고 강 메울 때 공무원은 뭐했나

    경기도 양평군 일대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에 불법으로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한 지역 유지와 부동산업자, 의사, 중소기업 대표 등 75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중 지역신문사를 운영하는 안모씨는 야산을 깎아내고 하천을 메워 남한강 폭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화약을 동원한 발파작업까지 했다. 언제까지 수도권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야만적인 범죄를 보아야 하는지 기가 찬다. 지난해 11월에도 양평과 광주 일대 상수원보호구역을 훼손한 부동산업자와 대학교수, 시의원, 변호사 부인, 연예인 등 60여명이 적발된 바 있다. 이번 범죄 수법도 그때와 같다. 주민 이름을 빌려 임야에 집과 공장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산지전용 허가를 받거나 아예 허가도 받지 않은 채 2만여평을 택지로 조성했다. 택지가 조성되면 곧바로 2∼3배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수원을 오염시켜서라도 제 배만 불리려는 지역 유지와 부유층의 몰염치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관할 공무원들은 그들이 산을 깎고 강을 메울 때 무얼 했는지 묻고 싶다. 상수원보호구역 훼손은 그들의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아마 뻔히 보았을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지방정부의 개발비리와 토착비리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에 머리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관련 공무원 명단을 지방자치단체 등에 통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안 된다.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것은 수도권 시민 전체에 대한 범죄다. 관련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및 직무유기 여부를 수사해 토착 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
  • 정동채 前장관등 6명 고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8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동채·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전윤철 감사원장 등 전·현직 관료 6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고발장에서 “정·남 전 장관 등은 관련 업체의 반발을 이유로 경품용 상품권 제도 폐지 방침을 포기했고, 법률적 근거 없이 상품권 발행업체 승인 권한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위임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전 감사원장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에 로비 의혹이 있다는 탈락 업체의 감사 청구와 시민단체의 상품권 인증제 감사 청구를 묵살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전효숙 인준’ 28일도 불투명

    ‘전효숙 인준’ 28일도 불투명

    여야는 25일 전효숙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안의 조속한 처리 여부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을 지속했다. 열린우리당은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와 법사위 청문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를 거부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직무유기’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라는 당초 입장에서 물러서기는커녕 “독도 수호의 마음으로 인준안을 막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본회의에서도 처리는 불투명하다. 특히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한나라당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보니 법사위 사회권을 넘겨받는 것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추석 전 처리’ 팽팽한 기싸움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회담을 열어 법사위에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되 9월 마지막 본회의 이전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의장의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담당 원내부대표가 전했다. 노 원내부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법사위의 사회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 임명동의안 9월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국회 법사위에 회부됨으로써 소모적인 절차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 모든 준비가 됐다.”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제의했으나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것이라면 양당간 입장차가 현저하기 때문에 만나도 합의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6년으로 정한 헌법 취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며 “이번주중 헌법재판관 사퇴 후 재지명의 위헌 여부를 논의할 국민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교섭 야3당의 입장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절차에 따라 법사위 청문회가 진행돼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에 동조하는 입장이지만 국민중심당은 전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법사위, 청문 여부 놓고 날선 공방 법사위는 전효숙 재판관 인사청문안건의 상정 여부를 놓고 온종일 여야간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논란 끝에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해 공청회가 시작됐지만 인사청문회 안건 상정 및 개최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인사청문요청안이 법사위에 회부됐으니 안건으로 상정돼야 한다.”며 “의사일정에 넣어 조율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깨진 달걀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인다고 닭이 부화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걱정한다.”며 “양당이 합의한 의사일정이 있는데 새치기를 하면 안 된다.”고 거부했다. 안상수 위원장은 양당 간사가 협의해 26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재개토록 하고 산회를 선언했지만 한나라당이 협의에 응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서는] 제3경인고속도로 9년만에 착공 막바지 진통

    [지금 경기도에서는] 제3경인고속도로 9년만에 착공 막바지 진통

    사업시행자가 결정된 지 9년이 지나도록 관계기관 간의 입장차이와 주민반대로 난관을 거듭해 온 제3경인고속도로(인천∼시흥)가 마침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사업시행자, 시흥시간의 입장차는 해소돼가고 있으나 시민대책위측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16일 시흥시와 사업시행자인 (주)제3경인고속도로,‘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려 합의 도출을 시도했으나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시민대책위측은 “지난 1월 실시계획 승인 당시 아파트와 학교의 소음피해 완화, 해양생태계 훼손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선 전면 재검토와 ▲행정절차 이행중지 ▲경기도, 사업시행자, 시민단체간 상시합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제3경인고속도로가 월곶∼연성∼매화∼목감동에 이르는 시 중심부를 관통, 소음공해와 환경파괴 등을 일으키고 도시발전을 가로막는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특히 경기만 유일의 갯벌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장곡동 일대 폐염전 50만평의 생태계 파괴가 우려돼 노선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원없는 구간부터 착공 (주)제3경인고속도로 관계자는 “대책위에서 주장하는 노선 전면 재검토 등은 현 상황에서 수용이 불가능하다.”며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우선 착공하고, 나머지 소음·환경피해 우려 구간은 경기도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2010년까지 민간자본 4809억원(토지보상비 816억원 포함)을 들여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과 시흥시 목감동을 잇는 길이 14.3㎞, 왕복 4∼6차선 규모의 고속도로이다. 인천에서 건설중인 제2연륙교(영종도∼송도신도시) 및 해안도로(송도신도시∼남동공단)와 연결된다. 시흥시 월곶IC에서 영동고속도로, 도리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목감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와 각각 접속,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난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1997년 한화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 7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주)제3경인고속도로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개통 이후 30년간 운영한 뒤 운영권을 경기도로 넘기게 된다.(주)제3경인고속도로는 실시계획 승인후 6개월 내에 착공하지 않을 경우 사업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1일 경기도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공사준비에 나섰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공사지연으로 당초 책정한 토지보상비(816억원)가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관계자는 “착공이 계속 지연돼 보상비 등 사업비가 늘어나면 결국 고속도로 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시흥시 입장 변화 제3경인고속도로는 지난 1월 경기도에 의해 실시계획 승인이 났으나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자 시흥시는 착공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게다가 도로건설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연수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시는 도로건설을 위한 그린벨트 행위허가와 토지보상 등의 행정절차를 유보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이로 인해 경기도로부터 배정받은 용지보상비 356억원도 지난 6월 회수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입장 변화를 보여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실정이며, 다만 민원이 제기된 구간에 대해서는 용역을 실시해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는 용지보상을 위한 기본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실시계획 승인 당시 시흥시 및 시민단체가 요구한 환경피해 절감방안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시민대책위측이 제기하는 민원을 토대로 경기도 및 사업시행자와 절충을 벌일 방침이다. ‘건설 반대’에서 ‘민원 최소화’로 입장이 완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이 5·31지방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흥YMCA, 시흥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2일 시흥시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노선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시장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국책사업에 대한 행정절차 이행을 미룬 것은 직무유기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도는 제3경인고속도로 실시계획이 이미 승인됐기 때문에 사업전반에 걸친 변경은 어렵고, 노선도 이미 결정된 최적의 노선을 놔두고 재용역을 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우선 착공 가능한 곳부터 공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교육·환경에 악영향… 강행땐 물리력 행사”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 이찬열(40)간사는 “경기도와 시행사가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갈등을 풀고 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제3경인고속도로는 시흥시 중심을 관통하도록 돼 있어 주거나 교육, 환경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1996년 기본계획이 고시될 당시에는 대상부지가 주로 농지였으나 지금은 인구 4만명의 연성지구 등이 인근에 들어서 있다.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데. -기본계획 고시 당시와는 교통여건이 달라졌다. 건설이 예정된 시흥∼평택간 고속도로나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교통분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가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지 타당성 검증을 해보자는 것이 대책위측의 입장이다. 만약 객관성 있는 기관의 용역에서 타당성이 입증되면 승복하겠다. ▶시행사측은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착공한다는데. -공사가 시작되면 합의가 더 어렵게 된다. 타당성 검증은 6개월∼1년이면 가능하다. 착공후 구간마다 주민과 충돌하면 공사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완전합의 후에 착공하는 것이 서로에게 부담이 없다. ▶공사를 강행하면 어떻게 하나. -지난달 24일 열린 대책위 전체회의에서 그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공사를 강행할 경우 단식농성, 물리력 행사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반대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왔는가. -지난해 76일간 시흥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주민들의 반대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경기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경기도가 주민과 정기적인 협의를 한다고 하더니 지난해 4·5월 2번 회의를 한 것이 고작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생태계 파괴 우려 구간 설계 변경 추진중” 이희성(51) (주)제3경인고속도로 건설팀장은 “주민들의 반대로 10년 가까이 지연돼온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이 가까운 시일내에 시작될 전망”이라며 “견해차를 좁히기 위한 주민들과의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 착공 예정인가. -이달부터 시흥시측이 용지보상을 위한 분할측량을 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등을 거쳐 내년초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계속 노선 재검토를 요구하는데. -노선변경은 현실적, 행정적으로 불가능하다. 현 노선은 경기도 기술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환경·교통영향평가 등을 마친 최종 노선이다. 지금 와서 노선을 바꾸라는 것은 고속도로를 건설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착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민원이 제기되지 않은 인천구간 1.12㎞와 군자매립지∼월곶간 3㎞ 구간부터 착공하고 나머지 구간은 계속 주민들과 협의, 합의점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 ▶건설이 지연된 데 따른 사업비 증가는. -지난 6월 발표된 예정부지의 공시지가가 35%가량 올라 보상비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주민 요구사항 등을 충족시키려면 부대비용이 많이 소요돼 전반적인 사업비 증가가 예상된다. ▶주민이 우려하는 환경피해 대책은. -소음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는 방음벽을 설치하겠다. 또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갯골생태공원 앞에는 녹지 완충지대를 설치하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심층진단-레임덕 (하) 표류하는 정책과 사회적 손실] 표류하는 정책과 사회적 손실

    [심층진단-레임덕 (하) 표류하는 정책과 사회적 손실] 표류하는 정책과 사회적 손실

    “앞으로 새로운 정책은 절대 내놓지 않을 겁니다. 어떤 공직자도 이해당사자를 조정하고 개인적 불이익을 이겨낼 자신이 없기 때문에….” 정부 최고위층 인사는 최근 사석에서 공직사회 ‘보신’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어느 때보다 심한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정책 수행에 엄청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참여정부 말기 ‘레임덕’이 정책 수행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국정이 일찍 흔들리면서 와닿는 강도는 더하다. 이에 따라 후반기 주요 정책들은 상당수 표류하고 있다. 일부 정책의 경우 수행과정도 문제이지만 해결책을 제시할 중심축이 없어 보인다. ●경우1-“추진세력이 없다.” 정보통신부의 ‘IT839 정책(미래 먹을거리 정책)’은 추진력이 약해진 대표적 케이스다. 신임 장관이 취임초 정책내용 수정을 거론, 이것이 집권 후반기 정서와 맞물리면서 중심축이 없어진 느낌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유일한 치적이 될 것이라던 ‘IT용비어천가’도 사라진지 오래다. 노 대통령의 관심도 덜해졌다. 정권 후반기 최대 정책 이슈 중 하나인 통신·방송융합 정책도 마찬가지다. 중앙부처의 한 관계자는 “졸속으로 처리돼도 안 되겠지만 자기 부처 입장만을 개진한 최근 총리 주관 첫 회의를 보면서 내년의 통합기구 발족에 회의를 갖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관련법의 국회 처리 지연도 ‘레임덕’의 단면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은 지난 4월 국회에 상정된 이후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생법안 가운데 하나다. 여당의원들조차 법안 처리에 미온적인 상태다. 대형 국책사업 가운데 논란 중인 장항·군산지역 개발문제도 내놓고 말하는 곳이 없다. 국무총리실의 한 중견 간부는 “천성산 터널이나 새만금사업처럼 갈등 유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정책 방향 전환 등에 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개발계획이 수립된 뒤 수년간 3000억원 정도가 이미 투입됐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지난해 10월 국정과제 보고회의에서 ‘물관리위원회 신설’로 결정난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다시 대통령 주재회의 안건으로 올랐다. 이에 대통령은 “물관리 일원화는 이미 끝난 것 아니냐.”면서 역정을 낸 뒤 “물관리위원회 신설이 왜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는지 경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 소식통은 “8개월 전 안건을 회의에 올린 것도 문제지만, 결국 대통령의 말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경우2-“줄타기도 능력, 코드에도 맞추고” 부처 정책을 조율하는 재정경제부 역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산법(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 문제로 친(親)재벌 오해를 샀고 론스타 수사와 관련, 국회에선 ‘매국노’ 대우를 받았다.”면서 “재경부 직원들은 정책 결정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는 자조섞인 농담도 한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당정 협의에서 주도권을 잃은 경우가 적지 않다. 청와대 코드에 맞추면서 지난해 소주세율 인상 방안을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건설교통부의 경우 정권의 ‘집값 안정’ 코드에 꿰맞추려는 근시안적인 정책을 추진한 사례가 많다. 예컨대 건교부는 최근 지역별 평균 실거래가를 발표하면서 강남 집값이 3·30 대책 효과로 3개월만에 14%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거래가는 오히려 올라 ‘조작한’ 통계로 성과를 과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리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발언대] ‘공무원범죄’ 인식 변화와 통제시스템 구축/지영환 국립경찰대학 경찰수사보안연수소 경위·서울신문 자문위원

    얼마 전 신경림 시인이 경찰대학 경찰수사보안연수소에서 경찰관을 대상으로 ‘공직윤리’ 특강을 했다. 쉬는 시간 시인에게 붓과 한지를 건네자 일필휘지 답이 돌아왔다. ‘경찰이 힘이 있으면 나라가 힘이 있고 경찰이 깨끗하면 온 백성이 배부르다.’ 이 글을 게시판에 붙여놓았다. 교육을 받던 한 경찰 연수생이 그 글을 보고 가슴에 새기는 듯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노시인이 공무원인 경찰을 보면서 왜 힘과 깨끗함을 연상했을까. 사실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직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들이 윤리·도덕적 검증없이 여기저기 고위 공직에 진출하는 것에서부터 불투명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투명한 공직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무원 범죄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일상적인 용어로써 공무원의 범죄행위를 지칭할 때 부정부패라는 포괄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사전적 의미의 부패란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부패균에 의해 유독한 물질과 악취를 발생하게 되는 변화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물학적 당연한 변화를 공직의 부패와 연관시킴으로써 죄의식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무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패는 공직자가 직무상의 의무에 반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공익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부패 공무원의 문제를 해당 공무원의 양심적, 윤리적 차원의 비리로 취급해 이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를 가하는 것으로 결말지어 왔다. 형법상의 뇌물수수·직무유기·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가혹행위·공무상비밀누설·선거방해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병역법·조세범처벌법 상의 각종 직무범죄뿐 아니라 행정법 또는 당해 공공기관의 내부규정에 의하여 징계를 가할 수 있는 모든 행위가 이러한 범주에 해당한다. 얼마전 건설업자로부터 2900만원을 받아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교육공무원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집단탄원서를 122명의 동료 공무원들이 법원에 냈다. 제 식구를 감싸는 상식 이하의 행동이 공직사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또 하나의 사례이다. 그뿐이 아니다. 부장판사·부장검사·전직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 등이 법조브로커와 유착해 저지른 각종 법조비리 사건들이 뉴스에서 흘러나오면 도대체 누가 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것일까 하고 모든 국민들이 개탄한다. 법원·검찰 등 법무부 소속 공무원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그들과 한 식구나 다름없는 검사만이 수사할 수 있는 기형적인 우리의 수사구조부터 개혁되어야 한다. 삼권분립의 기본은 아무리 힘이 있는 국가기관이라 하더라도 그 기관에 부여된 권한에 상응하여 타 기관에 의한 통제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공무원범죄를 전담하여 통제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가 신설되어야 함은 물론 형법을 포함한 각종 특별법 등이 유기적으로 통합, 운영될 수 있는 새로운 법령이 입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고위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범죄에 있어 투명하고 객관적인 수사가 가능할 때 국민은 공직자를 신뢰할 수 있다. 지영환 국립경찰대학 경찰수사보안연수소 경위·서울신문 자문위원
  • [사설] 학생 200대 때리는 교사 형사처벌 해야

    대구의 어느 고교에서 교사가 보충수업에 늦게 온 3학년 학생들을 교편(敎鞭)으로 100대씩 매를 때렸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한 학생은 머리카락이 학교규정보다 길어 100대를 더 맞아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교육을 위한 체벌이라지만 이는 사회통념을 한참 벗어난 폭력에 다름아니다. 교육을 빙자해서 학생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는 교사가 여전히 교단에 서 있다는 현실에 그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체벌을 가한 박모(35) 교사는 평소에 학생들을 심하게 때렸다는 데도, 동료 교사나 교감·교장으로부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박 교사가 이 학교 재단이사장과 교장의 동생이어서 주변 교사들이 주저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더라도 이를 방치한 것은 교육자로서, 사도(師道)를 걷는 스승으로서, 명백하고도 집단적인 직무유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박 교사의 상습폭력이 입소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게 과연 정상적인 학교인가. 학생 체벌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우리는 순수한 교육적 목적이면 적정 수준의 체벌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학생의 잘못이 엉덩이가 만신창이되도록 두들겨 맞을 정도로 컸는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처사다. 대구시교육청이 진상을 조사 중이고 박 교사가 사과와 함께 처벌 감수를 밝혔다고 하나, 이와는 별개로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폭력교사’에게는 교단 퇴출은 물론 형사처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세이프 코리아] 수해대책 패러다임 바꿔야

    [세이프 코리아] 수해대책 패러다임 바꿔야

    “다리를 이런 식으로 만드니 장마 때마다 떠내려 갈 수밖에요.” 지난달 집중호우에 마을 앞 다리 주변 도로가 유실되는 바람에 고립됐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상진부2리 주민들은 “복구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에 설치된 다리는 큰 물만 나면 어김없이 떠내려 갔다. 주민들은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 아니라, 다리 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리를 하천보다 높여 물 흐름이 쉽도록 했으면 물난리를 피해갔을 텐데 부족한 예산으로 서둘러 공사를 하다보니 번번이 수해가 난다는 것이다. ●천재(天災)를 키우는 인재(人災) 실제 이곳을 찾아 보니, 다리는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여서 주민들은 평소에도 추락 위험을 느꼈다. 게다가 다리는 높이 2m 가량의 박스 형태로 지어졌다. 이번 호우 때 다리는 산에서 떠내려온 나무 등이 난간에 걸리면서 물 흐름을 방해했다. 결국 다리 옆 도로가 무너졌고, 다리마저 떠내려가면서 주민들은 고립되고 말았다. 주민 최모(43)씨는 “교각을 높게 만들었으면 나무가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엉성한 교량 공사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수해 복구에 해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상진부2리 다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수해 발생→땜질 처방→피해 재발’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수해대책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여름철 집중호우 등으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사이에 무려 18조 2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복구에 들어간 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다. 예컨대 지난해 풍수해 피해액은 1조 498억원이었으나, 복구비는 1.6배인 1조 6486억원이었다.10년 동안 복구비로만 30조원 가까운 돈을 지출했다.1500만원 상당의 중형 승용차 200만대를 날려버린 셈이다. 방재연구소 심재현 연구1팀장은 “수해복구 체계는 재해 재발을 막는 항구복구보다 단순히 피해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응급복구에 치중돼 있다.”면서 “공무원의 직무유기라기보다 자연재해에 대응하는 패러다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을 우선해야 하나,‘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61년 ‘치산·치수 긴급조치법’을 제정해 5년마다 수해대책을 세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1962년에는 ‘치수회계특별법’을 만들었다.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별회계를 편성할 수 있도록해 매년 4조엔(약 34조원)을 수해예방 예산으로 투자한다. 심 팀장은 “일본은 수해관련 예산의 80%를 예방에, 나머지 20%를 복구에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반대 지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수해 대책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에게는 투자 개념의 풍수해보험을 들도록 권유하는 정부가 정작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패러다임 전환이 급선무 대도시, 대하천 등 수해 예방대책이 집중되는 지역과 실제 피해지역이 다르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제 지난달 집중호우 때도 대규모 수해를 입은 지역은 소하천 주변 중·소도시나 농촌 지역이었다. 국가하천은 대부분 정비가 이뤄졌으나, 지방자치단체에 관리권한이 위임된 지방하천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그냥 방치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하천법에 따르면 10년마다 하천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지방하천 대부분은 정비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수립하더라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 팀장은 “이재민 구호와 피해시설 원상복구라는 수해대책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지 못하는 이상 진전은 없다.”면서 “피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과학 방재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연구개발(R&D)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재 관련 지역별 시민단체 활동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일본 농촌 시민단체의 60% 이상은 방재와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이들이 펼치는 ‘마치츠쿠리(마을만들기)’운동은 벤치마킹할 대상이다. 게다가 일본의 자치단체들은 이같은 시민단체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보조금뿐만 아니라, 각종 수익사업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평창 조덕현기자·서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수해복구 현장의 목소리 “수해가 일어날지 알면서도, 미리 대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 지방자치단체 방재 담당 공무원은 “자치단체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앙정부는 예방보다 복구를 위해 돈보따리를 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무원은 “수해복구를 피해지역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피해를 입기 이전으로 되돌린다는 원칙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피해 가능성이 있어도 정비할 엄두를 못낸다.”고 털어놨다. 특히 수해가 발생하면 공무원 한 사람이 수백∼수천개 현장을 맡아 피해조사를 하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지고,‘방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 때문에 업무 기피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공무원은 “대부분의 수해시설이 20∼30년에 한번 내릴 수 있는 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어졌으나, 지금은 이런 비가 1년에도 서너차례나 내린다.”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방재 역량을 높이고, 중앙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해복구에 참여하는 업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D기업 조모 사장은 “수해현장에 대한 피해조사와 복구계획 수립과정 등에 20여년 동안 몸담아 왔으나, 나아지거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항구복구보다 응급복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또 너무 급하게 복구가 이뤄지다 보니 재해의 원인을 없애지 못하고,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또 정부가 수해만큼이나 자주 되뇌고 있는 예산·인력 타령도 이쯤에서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소득이나 생활수준을 감안하면 수해 예방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하고, 예방 차원의 투자가 늘어나면 수해도 줄어들기 마련”이라면서 “수해복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려면 인력 부족만 탓할 것이 아니라, 유명무실한 감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토방재조사 도입 검토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센서스처럼 자연재해 예방 차원에서 전 국토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이른바 ‘방재센서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7일 “자연재해 예측시스템을 갖추려면 관련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보다 정확한 DB 구축을 위해 국토방재센서스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피해예측시스템으로 지역별 피해양상을 미리 확인한 뒤 사전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기상예보처럼 ‘많게는 200㎜에서 적게는 100㎜의 비가 내린다.’는 식의 정보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은 이번 비로 무릎까지 물이 차니,△△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식으로 정보의 질을 높여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전 국토의 지형도와 토지이용실태, 인공시설물 현황, 인구 분포 등 방대한 정보가 담겨야 한다. 또 비와 바람 등 기상상황에 대한 예측 모델도 만들어져야 한다. 이 관계자는 “조사가 산별적·개별적으로 이뤄지고는 있으나, 조사 자료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현재로선 없다.”면서 “피해예측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려면 통합전산망을 갖추는 등 3∼4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빠르면 내년부터 강원도 등 자연재해가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피해예측시스템을 시범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해저스(HAZUS)’라는 자연재해 피해예측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1990년대말에는 지진,2003년에는 홍수에 대한 예측프로그램을 각각 완성했다. 일본도 해저스와 비슷한 ‘홍수위험지도’를 활용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어느 지역부터 침수가 되는지 등을 상세히 알 수 있다. 타이완은 대형 지진 피해가 발생한 1999년 이후 지진 피해 예측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밖에 소방방재청은 최근 10년 동안의 풍수해 자료를 활용해 올해 안에 ‘지역별 안전도 진단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클릭 이슈] 여권발급 수수료 50% 어디로

    여권 발급 적체 문제를 개선키 위해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핵심 쟁점은 1000억원이 넘는 여권 발급 수수료 활용 문제였다. 열린우리당측은 “정부가 수수료의 50% 밖에 여권 발급에 쓰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주 제네바 대사 출신의 정의용 의원은 ‘험한 표현’까지 섞어가며 압박했다. 반면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측은 “여권 발급으로 생긴 수입이라 해도 외교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여권발급 수수료는 1000억원이 넘었는데도 실제 사용한 경비는 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외교부가 자기 예산은 깎이기가 싫고, 나머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의용 의원은 “수수료로 1000억원이 들어오면 다 써야지, 왜 정부가 500억원을 남겨 먹느냐.”면서 “국민 편의를 생각한다면 동사무소에서도 여권을 발급하고, 수수료도 주민등록증 (재)발급과 마찬가지로 낮춰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근식 제2정조위원장은 “국민 수수료를 받아 행정부가 직무유기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고, 문병호 제1정조위원장은 “공무원이 행정편의주의 내지 공무원 위주로 생각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다그쳤다. 외교부 이규형 제2차관은 “국민이 필요할 때 제대로 (여권을) 발급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여권발급 수수료의 경우 외교부가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측은 여당 기세에 눌려 제대로 된 반박도 못했고, 회의 뒤에야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우선 여권발급 수수료의 경우 국고로 직행하기 때문에 외교부가 쓰려면 세출예산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처 전체 예산을 배정받은 뒤 이를 다시 부문별로 나누는 ‘톱다운방식’하에선 전체 예산이 늘어야 여권발급 예산도 증액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당국자는 “여권 발급 수수료는 외교부가 구경도 못해 보는 돈”이라면서 “오늘 회의에서 기획예산처가 여권 수수료 일부를 긴급히 쓸 수 있도록 신축적으로 해준다고 했으니 이제 후속조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측은 예정된 대로 10월까지 서울 자치구 4곳에 신규로 여권발급 창구를 만들고 공무원의 야근·특근으로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6·7·8월 성수기 상황을 감안해 발급처와 고정인력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장비를 도입하면 12월 하한기에 가서 예산낭비로 지적될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내년 10월에 전면적 전자여권제도가 도입되면 장비를 새로 도입해야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김수정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前부장판사 구속싸고 긴장…법원·검찰 갈등 이번주가 고비

    前부장판사 구속싸고 긴장…법원·검찰 갈등 이번주가 고비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에 대한 사법사상 초유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법원과 검찰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브로커 김홍수씨 비리에 연루돼 검찰의 조사를 받아오다 사표가 수리된 전직 부장판사 A씨는 7일이나 8일쯤 영장이 청구돼 법원의 심사를 받게 된다. 고법부장판사는 행정직 차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법관이다. ●검찰, 주초 전직 판·검사 등 3∼4명 구속영장 청구 김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있는 A씨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A씨는 양평TPC골프장 사업권 소송 등 5∼6건의 민사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받아 힘써주는 대가로 김홍수씨로부터 고급카펫과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지난 4일 사표를 냈으며 15분만에 수리됐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전직 검사 B씨와 총경 C씨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B씨는 2004년 말 변호사법 위반사건을 내사 종결하고 수개월 뒤 김씨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통해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C씨는 지난해 1월 초 김씨가 직접 연관된 사건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김씨와 돈거래를 한 5∼6명의 법조인, 경찰관도 대가성이 확인되면 이달 말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전례가 없는 고법부장판사에 대한 수사로 촉발된 법원과 검찰의 갈등은 클라이맥스로 가고 있다.A씨는 현직에 있으면서 그동안 7차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 법원은 이번 김씨 사건에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사법부를 정조준한 것이라며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혐의가 입증된 것이 없는데도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는데 판사라고 수사를 안 할 수는 없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혐의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인데 판사라는 이유만으로 수사를 안 하거나 부실수사를 한다면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영장 발부할까 말까, 법원의 결정에 관심 집중 혐의가 명확하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국민의 법감정이기 때문에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할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배경에서 검찰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받아 발부 여부를 결정해야 할 법원으로서는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발부한다면 검찰의 수사 내용을 인정하고 동의해주는 셈이 되고, 기각한다면 ‘결국 제 식구를 감싼다.’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각할 경우 누구나 납득할 만한 사유를 대야 하지만 검찰과 국민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건을 전후해 법원과 검찰 사이에서는 미묘한 감정 대립이 감지되고 있다. 검찰은 법원과의 갈등이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앞으로 영장 발부 등에서 까다롭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A씨가 사표를 제출한 4일 대검 중수부가 금융편의를 봐달라며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부동산업자 노모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하는 시각이 있다. 법원과 검찰의 고위층은 이번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교육위원선거, 교총·전교조 대리전인가

    교육위원 선거가 어느 때보다도 불법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위원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예전보다 경쟁률이 높지는 않지만, 무보수 명예직이 유급화한 데다 교원단체들의 대리전 양상이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2.4대1로 경쟁률이 제일 낮지만, 단체별로 대표주자를 내세워 가장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학재단은 미리 여론조사를 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뽑았다고 한다. 특히 전교조는 서울 7개 권역에서 단일 후보를 출마시켰다. 사학재단에서도 사학법 개정 등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현직 교장을 내세웠다. 시민단체활동가 2명도 가세했다. 뿐만 아니라 후보들은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의 혈연·지연에 학연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초등과 중등, 교육대와 사범대 출신끼리의 편가르기도 심각한 양상이다. 교육위원 선거가 과열되고 있는데도 일반인들이 무관심한 것은 학부모·교사·지역대표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들이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접선거인 만큼 복마전의 양상을 띨 가능성은 더 높다. 임기 4년의 교육위원은 해당 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해 교육정책수립, 예산편성 및 집행, 교육감을 감시·견제하는 등의 막중한 권한을 갖는다. 우리는 선거일인 31일까지 교육위원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감시해야 한다. 교육 문제에 관한 한 너도 나도 전문가처럼 떠들어대던 그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중요한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직무유기가 아닌가.
  • [사설] 미사일 발사된 뒤 대피령 내리나

    정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동해상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뒤늦게 대피령을 내린 과정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 당국은 미사일이 낙하할 동해 해역에 항해금지를 지시했고, 우리 정부는 지난 3일 감청을 통해 이를 알았다고 한다. 정부는 그러나 미사일이 발사될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하루가 지난 6일 오후에야 정부는 캄차카항로를 이용하는 여객기를 태평양항로로 우회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하기 수십분 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동해 상공을 날고 있었다. 만일 우리 여객기가 북한 미사일에 맞았으면 어떡할 뻔했는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면서 동북아에서 무력분쟁까지 우려되는 위기상황이 빚어질 수 있었다. 수집된 정보가 위기관리와 국민보호에 쓰여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다. 정부 내 정보교류시스템이 이래서야 어떻게 국가안보를 믿고 맡기겠는가. 참여정부가 자랑하는 위기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져 작동하고 있는지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일본은 북측 미사일 발사 후 5시간이 지나 자국 어선에 긴급 대피령을 발동했다.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발사 다음날에야 여객기 항로를 변경토록 조치했다.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5일 새벽 3시22분부터 7번째 미사일을 쏜 이날 오후 5시22분까지 동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와 선박은 미사일을 맞을 개연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늑장대응을 넘어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남북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갖자고 지난 3일 제안해온 사실을 어제서야 공개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 미사일 대응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장관급회담은 예정대로 가지려 하면서 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거부한 것 역시 앞뒤가 맞질 않는다. 북한측과 만나 미사일 발사를 따지고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등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 “대우건설 인수자 선정과정 공개를”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외환은행 매각 관련의혹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을 놓고 질타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을 상대로 “외환은행 매각 당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9.14%)을 무시한 채 비관적 전망치(6.16%)를 근거로 매각을 승인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다그쳤다.같은 당 김양수 의원도 “당시 금감원이 받아들인 BIS 비율은 헐값에 외환은행을 해외 투기자본에 넘기기 위해 고의로 조작한 것”이라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무효화를 촉구했다.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도 “외환은행 매각에서 BIS 비율을 아무런 검증없이 비관적인 수치로 수용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몰아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우건설 매각 절차의 잡음에 대해서도 자산관리공사를 대상으로 책임을 물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입찰가격과 위원회 명단 등이 사전에 유출되고 발표 일정도 갑자기 늦어졌다.”며 선정 배경을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도 “대우건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한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특혜설을 제기했다. 최근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한나라당 박계동의원은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억지로 조절해 서민들은 아우성치고 외국계 은행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같은당 진수희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정책의 성공만을 좇는 단기처방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무리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연례행사 급식사고 뿌리 뽑아야

    수도권 25개교 1700여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대형 급식 사고가 발생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일이기는 하나 이번에는 그 규모가 사상 최대라니 가히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CJ푸드시스템이 급식을 제공하는 전국 89개교가 급식을 전면 중단하고 다른 대형 위탁업체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학교급식 대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집단 식중독은 대표적인 후진국형 사고이고 자라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리는 이번 급식사고가 당국의 관리소홀과 늑장 대응, 위탁 업체의 허술한 위생 및 유통관리 등이 어우러진 총체적 인재로 규정한다. 당국이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고 6일이 지나서야 급식 중지조치를 내렸고 위탁업체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관계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고, 당국과 정치권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1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 하겠다. 또한 어제 총리 주재의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전국 1만여개 학교의 급식실태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는데 정부는 그 결과를 빠른 시일내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책임 소재에 따라 해당 업체의 허가 취소는 물론 영업장 폐쇄, 형사고발 조치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사고만 나면 호들갑을 떨다가 결국에는 용두사미가 되고 마는 뒷북 행정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차제에 급식체계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률이 직영급식의 3.2배에 달할 정도로 매년 위탁급식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위탁업체들이 인건비와 운영비, 시설비를 빼고 나머지에서 이윤을 남기려다 보니 질 낮은 식자재를 쓰고 위생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영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 [여의도 in] 한나라, 이통일 면박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21일 북한 미사일 문제를 설명하러 한나라당 김영선 대표를 찾아갔다가 진땀을 흘렸다. 배석한 의원들이 안경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의 ‘한나라당 집권시 남북교류 파탄’ 발언에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면서 면박을 주었기 때문이다. 5선(選)의 박희태 의원은 이 장관이 자리에 앉자마자 안 서기국장의 발언을 겨냥,“(북한측이) 정신 나간 소리를 하면 장관이 ‘허튼 소리 할 시간 있으면 굶어죽는 북한 주민이나 생각하라.’고 따끔하게 한 소리 해야지…”라면서 “그런 소리를 듣고만 있는 것은 장관의 직무유기”라며 꼬집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이 장관이 광주에 행사가 있었다고 답하자,“장관도 6·15기념행사에 갔었단 말이냐.”면서 “그렇게 한가하시냐. 장관이 광주 행사 같은데 매달릴 필요가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 대표가 “귀한 손님 오셨는데 그만하시죠.”라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박 의원은 “귀하긴 뭐가 귀해요. 장관이 일을 해야지.”라고 일축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미군 양민학살 파문

    미국이 아부그라이브 포로학대 사건을 능가하는 이라크전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렸다.이라크에서 작전을 벌이던 미 해병대가 지난해 11월 무고한 민간인 20여명을 무차별 살해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미 사건의 핵심증거와 진술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반전운동 진영에선 벌써부터 ‘이라크판 미라이 학살’로 규정하고 이번 전쟁의 부도덕성을 쟁점화할 태세다.지난 1968년 미군이 베트남의 농촌마을 미라이에서 민간인 500여명을 무참히 학살한 이 사건은 베트남전의 도덕성을 결정적으로 훼손,반전여론을 고조시켜 결국 미군의 철수를 이끌어냈다. 미 해병대는 당초 지난해 11월19일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 하디타에서 순찰도중 반군세력과 교전이 발생,이 과정에서 민간인 15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그러나 이후 진행된 조사 결과 해병대는 순찰도중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폭발,대원 1명이 숨지자 인근 민가에 난입,부녀자 등 주민들을 무차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디타 주민들의 진술을 인용,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살해된 이라크 주민 24명 중에는 어린이 6명과 여성 다수가 포함돼 있다.군 조사단이 확보한 현장 사진에는 피해자 일부가 머리와 등 부위에 총상을 입는 등 정상적인 교전에 의한 게 아니라 이들이 사실상 처형됐음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소 12명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와 이후 사건은폐 과정에 가담했다.”면서 “군 조사단이 조만간 이들을 살인과 직무유기,증거조작 등의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 당국은 중간 수사상황을 지난 25일 일부 의원들에게 브리핑했다.의원들은 조사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익명의 수사관계자는 범행에 가담한 해병대원은 모두 10여명에 이르지만 하사 등 4명이 직접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이에 앞서 미군 당국은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해당부대의 대대장과 중대장 2명 등 3명을 보직 해임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지난 2월 홍해 여객선 침몰 불끄다 물고여 중심잃은 탓

    지난 2월 홍해에서 침몰한 이집트 여객선 알 살람 보카치오 98호는 당시 선상에 발생한 화재 진압을 위해 선원들이 무작정 물을 뿌려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이집트 검찰이 공개한 선박회사 관계자 6명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알 살람호는 사우디 아라비아 두바항을 출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20여대의 자동차가 선적돼 있는 화물칸에서 불이 났다. 놀란 승무원들이 불을 끄기 위해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화물칸에 뿌렸는데, 화물칸 배수구가 막혀 있었던 탓에 물이 고이면서 무게중심을 잃고 침몰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사고선박이 구명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사실을 밝혀내고 선박회사 관계자 6명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알 살람호는 지난 2월2일 승객과 승무원 1400여명을 태우고 홍해를 건너던 중 선체에 불이 난 뒤 침몰해 1000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냈다.카이로 연합뉴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