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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노는 사원 일도 잘한다”전풍 오리콤 사장

    “광고회사 직원의 생명은 크리에이티브입니다.일본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마음껏 흡수하고 오세요.” ‘잘 노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오리콤 전풍(50) 사장이 전직원 150명에게 일본 문화기행 선물을 줬다. 입사 6개월 이상인 직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5월 말까지 꿈같은 4박5일간의 유급휴가와 여행경비 100만원을 지원받는다.4인1조로 행동하되 패키지 여행은 금물이다.여행사에서 제공하는 뻔한 스케줄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출발한 ‘오리콤 신(新)신사유람단’ 1조의 여행 테마는 일본의 ‘특이한 개성 기행’.4박5일간 신주쿠,하라주쿠 등 도쿄 시내와 하코네 등을 여행하며 문화적으로 특이하거나 별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고,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퓨전 국악인’도 만났다.여행기는 사내 메일에 올려야 한다. 사내 e메일을 통해 일본 문화기행을 제안한 사람은 다름아닌 전 사장.그는 “지난 1년간 해준 것도 없이 너무 혹사시킨 것 같아 직원들에게 모처럼 재충전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좋은 인재들이 신바람나게 일하면 좋은 광고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광고산업의 부진에도 방송광고 성장률 58.8%로 최고를 기록한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광고선진국인 일본의 최신 유행 등 문화 체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충전하고 직원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다. 전 사장의 ‘유쾌한(Fun) 경영’은 2002년 취임사에서 “오리콤을 즐거운 놀이터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데서 시작됐다.이후 매월 하루 전 직원과 ‘캔맥주 미팅’을 갖고,틈나는 대로 팀별·직급별·동기별로 허물없이 대화를 한다.결재라인 없이 실무자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 일을 챙기는 등 격식파괴도 즐긴다. 경남고,연세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미국 카네기멜론대 공학 석사와 피츠버그대 MBA를 마친 전 사장은 질레트 코리아,오랄비 코리아 대표이사 등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활동했다.2000년부터는 두산에서 주류마케팅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히트상품인 산소주를 탄생시켰다.경남고 재학 중 전국체전 펜싱종목에 부산대표로 출전하는 등 스포츠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다. 한편 오리콤은 지난 95년부터 직원들에게 15일간의 세계 배낭 여행을 보내주는 ‘글로벌 아이 투어’를 실시해 지금까지 125명이 글로벌 문화를 체험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경찰간부직 구조조정

    경찰이 고질적인 승진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경무관과 총경급 복수직급제를 도입하고 경찰대생과 간부후보생 정원을 줄이는 등 간부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3일 총경(4급 상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장이나 경찰청·지방청 과장에 경무관을,경정(5급 상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 과장이나 경찰청·지방청 계장에 총경을 임명하는 ‘복수직급제’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른 정부 부처는 4급 서기관급 이상이 5∼6%에 이르는 반면 경찰은 총경 이상이 0.5%에 불과해 승진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직급조정을 통해 경사 이하 비간부의 간부직 진출 길을 넓힌 데 이은 후속 개혁조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복수직급제 추진을 위한 예산을 내년에 반영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경사 이하 비간부 임용자의 총경 이상 승진 기회를 넓히는 등 합리적인 인사조정을 위해 현재 120명 가량인 경찰대 정원과 50명인 간부후보생 채용 숫자를 줄이는 등 개선안을 마련,내부 토론을 거치기로 했다. 경찰은 “경위 이상간부 1만 2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을 차지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이 그동안 경사 이하 일선 경찰관과 감정 대립을 일으키는 일이 잦아 ‘경찰대 존폐론’이 제기돼 왔다.”면서 “이번 조치는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공무원노조단체 ‘지각변동’

    ‘독자노선’을 표방한 일부 중앙부처 공무원직장협의회와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이 합친 ‘전국목민연합 공무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전목련)가 오는 10일쯤 출범한다. 전목련의 등장으로 기존 공무원노조단체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전목련은 각 행정기관의 정책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 드는 차별화 전략을 펴겠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공무원 노조도 M&A(인수합병) 전목련의 정강·정책이 아직 ‘매끈하게’ 마련된 것은 아니다.구체적인 항목과 주장 등은 수차례 조율작업을 거치고 있는 중이지만 기본구상은 기존 공무원노조단체들과의 차별화다. 전목련은 보수나 진급 등 공무원의 권익사항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한다는 계획이다.직급간 정년 평등,근속승진제 조기도입 등 주로 지방이나 하위직 공무원들의 입장을 대변해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보수와 정년 등의 문제는 국가정책적인 차원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는 생각이다.이는 ‘대국민이미지’를 고려한 측면도 크다.행자부 공직협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사회가 ‘철밥통’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까지 보수와 진급을 챙긴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신 전목련은 공무원과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윗선에서 결정된 정책을 집행하는 하위직 공무원 단체에 그치지 않고 정책 이의제기는 물론이고 때로는 반대할 수도 있는 ‘건전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관계자는 “공직사회는 기관장의 의지나 뜻에 따라 흔들리는 측면이 크다.”면서 “실무자인 하위직 공무원들이 중심을 잡는 기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에서부터 주요 정책의 타당성 여부까지 나름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활동으로 공무원노조가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면 결국 인사·보수 문제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리라는 복안이다. ●공무원노조단체 판도 변화 오나 전목련에는 일단 서공노와 일부 중앙부처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위원장은 박용식 행정자치부 공직협 회장이,부위원장은 박관수 서공노 위원장,대변인에는 조대성 행자부 공직협 사무총장 등이 내정됐다. 관심은 이들이 어느 정도까지 덩치를 키우느냐는 것.전목련은 일단 회원수 2만명에서 출발할 계획이다.서공노 회원 1만 6000명에다 일부 공직협까지 합세하면 2만명은 될 것으로 알려졌다.회원수 8만명의 전공노와 3만명의 공노련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전목련은 세 규합에 상당히 적극적이다.관계자는 “조직 통합 자체가 대다수 침묵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것인 만큼 조직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현대자동차 지점장 158명 교체

    현대자동차는 2일 영업지점장 158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국내 전체 지점장 450명 가운데 3분의1가량을 바꾼 것이다.현대차는 2002년 130여명,지난해는 170여명을 교체했다.그러나 올해는 예년의 인사와 성격이 다르다.인사 규모는 비슷하지만 전보가 아닌 경질성 인사가 유난히 많을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년보다 영업성적이 좋아 승진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경질 인사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현대차는 지난해 내수판매 실적이 18.5%가 감소하는 등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이에 따라 내수부진 타개를 위한 분위기 쇄신과 현장 영업력 강화를 겨냥한 충격적인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이번 인사 중 경질대상자의 정확한 규모는 지점장 바로 아래 직급인 영업과장 인사의 결과를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여겨진다.영업과장 인사는 이번 주말로 예정돼 있다. 예년의 경우 만성적으로 영업실적이 부진한 지점장 20여명을 지점내 영업과장으로강등 조치하기도 했다.또 일부 지점장에게는 보직을 박탈하고 “업무를 다시 배워보라.”고 주문하는 차원에서 발령대기 조치했다.올해는 이런 경질인사 대상자가 최소한 3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좋았지만 당기순이익이 저조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대폭 인사를 한 것”이라며 “영업본부 전체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지점장 인사내용이다. △을지로 차내호△부평 김장회△백운 김영익△퇴계로5가 정방선△왕십리 김대부△만수 손재문△성남중부 이정호△대방 안종혁△도곡 채홍섭△강동 맹하영△수유 조남태△의정부금오 승천배△도봉중부 홍용표△광적 강신원△중랑 안동욱△구리서부 이선근△동여의도 김영옥△문정 김윤태△양천 임정수△파리공원 박무△화정 장원희△뚝섬 김창우△용산 배순호△성북 정진문△잠원 성태욱△테헤란로 김현수△반포 임영철△학동 김화자△송파 엄인섭△성남동부 곽진△전곡 손준호△구리 최문배△남양주 최동현△세검정 임종구△회천 이경섭△금촌 오동탁△강서 김거종△일산 류경하△은평 유원용△가락 김금식△서인천 이득기△중동 차선배△개봉 이용환△인천택시 장명우△구로 오영춘△용인수지 윤동열△수원 황용봉△수원동부 황필용△오산 안철순△안중 구철규△광명 이재길△군포 박규철△평촌 채석철△시흥 이종은△안산동부 엄주호△의왕 김택유△안산중부 유정익△과천 이구일△영월 김수용△강릉북부 조대원△삼척 김용식△주문진 서유석△천안서부 박관순△예산 신기혁△천안북부 홍성학△천안중부 강돈희△대천 이종모△서천 박원찬△조치원 신철수△아산 남정운△충북영동 최경열△청주용암 이승수△충주 이재욱△청주수곡 황하성△청주중부 오세운△진천 이종욱△증평 맹주식△갈마 이상배△대전인동 양승근△유성 김태영△대전남부 길기승△태평 이규환△공주 박범삼△중촌 지병식△김제 서회영△완산 윤탁곤△송천 이욱△여수 정광열△고흥 이출기△벌교 최만식△무안 정병의△진도 정기성△하남 박문섭△운암 박명식△광주중부 배도희△광주 윤갑현△두암 곽창훈△광주택시 채양호△봉선 임충현△대인 신택현△하양 김광익△포항북부 양진훈△포항남부 신기후△울진 서경수△화원 이경동△군위 백종우△왜관 김기도△북대구 이영호△서대구 정익준△앞산 김성규△복현 진근수△서문 서경태△달성 이창희△대명 조세형△남대구 송병창△달서 허이환△동촌 김대수△범어 이형곤△장림 오대용△사하 배종일△부산남부 박태균△김해북부 박태현△금사 김대희△해운대 손우철△구포 허철수△양산 김정국△울산태화 이흥기△웅상 김성진△울산동부 민병일△창원동부 유성환△마산남부 목동석△창원서부 강호창△창원북부 조현호△창원신촌 정관균△밀양 김기출△창원남부 김문환△마산북부 박성보△거창 최두영△하동 이병재△남해 박중제△옥포 김광삼△통영 정규경△진주동부 이영규△제주광양 강봉주△서귀포 홍화균△부산동부대형 송기택△부산중부대형 이규태△진주대형 손용현△마산대형 박태원△동부대형 김준권△경기북부대형 김흥배△청주대형 윤경석△대구대형 양승목△대구버스 이승찬△남부대형 조임상△경기버스 정상권△부산버스 민영수△울산대형 박용락 이종락기자 jrlee@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함양군수 김종직을 아십니까?(상)

    요즘 세상을 혼란스럽다고들 한다.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믿어버리는 풍조,가정의 해체,학교와 학문의 붕괴,스승과 제자 관계의 변질,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의 부패와 무능이 국민을 끊임없이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모두 걱정하며 불안한 나날을 산다.오늘은 이같은 불안과 근심을 덜고,어쩌면 혼돈의 우리 시대를 편안하게 해줄 묘책을 찾게 될지도 모를 곳으로 길을 떠나기로 했다. 경상남도 함양으로 간다.함양은 산 너머에 또 산이 있고,고개 너머에 또 고개가 있는 두메 산골이다.바깥에서 함양으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세 길이 있는데,진주에서 가는 동쪽길과 전라북도 남원에서 가는 남쪽길,그리고 전라북도 장수에서 가는 북쪽길이다.요즘은 전라남도 구례에서 지리산 노고단을 넘어서 오는 서쪽길도 생겼으니 옛날의 그 첩첩산중이 사통팔달로 트인 곳이 되었다. 함양 가는 네 길은 모두 저다마 예사롭잖은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다. ●신라·백제 국경 맞닿았던 첩첩산중 북쪽길은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계내면 장계리를 잇는 육십령(六十嶺)고개를 넘는 길이다.육십령은 해발 734m나 되는 가파른 고갯마루인데,옛적에는 화적떼가 밤낮으로 들끓어서 육십 명이 모여야 간신히 넘을 수 있었다 하여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첫걸음 하는 이들은 자신의 운전면허증이 진짜인지를 혹독하게 시험당한다는 우스갯말이 생길 만큼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고 내린다.하지만 어머니 품같은 덕유산의 여름 철쭉과 겨울 눈꽃은 천하제일이다.그러나 무엇보다 뜻깊은 역사는 이 육십령이 백제 사람과 신라 사람이 넘나들면서 서로의 문물을 뺏고 빼앗기는 통로였다는 점이다. 남쪽길은 경남 함양군 함양읍 죽림마을과 전북 남원군 동면 성산마을이 코를 마주대고 동서로 앉아 있는데 50m쯤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면서도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나 완연하다.그래서 경상도와 전라도 경계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있는 고개를 두고 남원사람들은 ‘팔량’이라 부르고 함양사람들은 ‘팔령’이라 부른다. 서쪽길은 전남 구례에서 화엄사와 천은사를 지나 지리산 노고단 산자락을 가파르게 기어올라 성삼재를 넘어야 한다.이 길도 육십령 넘는 길 못지않게 운전 솜씨를 시험받게 되는 아기자기한 산길이다.성삼재를 넘으면 곧바로 뱀사골 계곡이다. 뱀사골 끝자락에 실상사가 있고,다시 용유담 계곡 길을 따라 내려가면 경상도와 전라북도 경계를 지나 함양으로 들어서게 된다.곧장 변강쇠 전설의 고장이자 눈망울이 가장 아름다운 장승이 있는 벽송사도 있다.용유담 계곡이 끝나면서 엄천강이 시작되는데 엄천강 맑은 물길을 따라 가다보면 함양군 휴천면 엄천 마을이 산자락에 보듬겨 있고,마을 앞 길가에서 자그마한 비석 하나를 만나게 된다. 엄천강 기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펀펀한 돌 하나를 주워다 생긴 그대로 세운 비석에는 “점필재(畢齋) 김종직(金宗直) 선생(先生) 관영차밭(官營茶園) 조성터(造成址)”라 씌어 있다. 동쪽 길은 진주에서 오는 국도 3호선과 대전 충무간을 잇는 대진고속도로가 훤하게 뚫렸다.나그네는 엄천마을 앞에 있는 그 비석의 앞면과 뒷면을 다 읽고는 잠시 함양의 옛일을 떠올려 보기로 했다. ●최치원·정여창·박지원 등 名목민관 부임 지금의 함양군은 1914년까지만 해도 안의군(安義郡)으로 독립해 있었던 안의면(安義面)을 아우르게 되면서부터 그 역사와 문화가 더욱 깊은 유서를 지니게 된 고장이다.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이기도 했는데,사철 마르지 않는 여러 줄기의 개천과 강 좌우에 펼쳐진 넓고 비옥한 토지에서 나는 곡식을 차지하기 위한 양측의 마찰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에 에워싸여 있어서 풍부하고 좋은 목재와 땔감,약초와 산나물이 많고 밭자락 땅심도 좋아서 밭농사도 논농사 못지않았다. 이같이 좋은 생활 조건들로 인해 함양군으로 통합되기 이전 안의현(安義縣),함양현(咸陽縣) 시절의 현감이나 군수,관아의 육방관속 아전들 중에는 오히려 탐학과 부정부패를 일삼아서 백성들을 고통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이들도 많았던 것 같다. 이런 폐단이 단절되지 않고 있는 중에도 함양 땅의 지도자로 왔다 간 이들 중에는 참으로 훌륭한 어른들이 적지 않았다.그분들은 비단 지난 어느 시대의 함양군수나 안의현감에 그치지 않고,시간을 뛰어 넘어 지금 이 시대에까지도 좋은 지도자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민족의 양심이자 살아 있는 정신의 사표이다. 첫 번째 어른은 891년에 함양태수를 지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다. 두 번째는 1471년에서 1474년까지 함양군수를 지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며, 세 번째는 1495년에서 1498년까지 안의현감으로 재직했던 일두(一) 정여창(鄭汝昌) 선생이고, 네 번째가 1791년에서 1796년까지 안의현감을 지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선생이다. 네 분 어른 모두 우리나라 역사에서 영원히 마르지 않는 뿌리깊은 정신의 샘물이며 의리와 예절,무엇보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도 사무치게 그리운 이름으로 살아 있다. 지리산과 가야산을 낀 마을마다 신비로운 행적을 남겨 놓은 사람 최치원은 함양 태수를 지내면서 해마다 범람하는 위천을 막기 위해 고심했는데,위천 가에다 손수 심어 가꾸었다는 상림(上林)의 거대한 잡목숲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학사루를 지어 지금도 한 목민관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 정여창은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있을 때 김굉필(金宏弼)과 함께 선생의 문하에서 학문의 길로 들어서 저 향기롭고 빛나는 영남사림의 계승자가 되기도 했던 어른이다. 연암 박지원 선생은 영국의 셰익스피어,독일의 괴테,중국의 소동파가 있었다면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최고의 대문호였다.그런 그가 안의현감으로 재직한 6년 동안에 보여 준 성공한 목민관으로서의 생생한 증거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를 표방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모든 공직자와 정치인을 포함한 교육자,사회지도층 사람들에게 왜 이 땅에 태어나서 살고 있는지를 아프게 따져 묻고 있다. 함양군수 김종직은 1431년 지금의 경남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한재마을에서 태어났는데,아버지 김숙자(金叔滋)는 그에게 아버지이자 스승이었다. 김숙자는 고려말 조선초 전환시대의 도학사상을 이끌었던 정몽주(鄭夢周),길재(吉再) 중심의 의리파(義理派) 학통을 계승하여 아들 김종직에게 이어준 분이다.정몽주,길재를 의리파라 부르는 것은 고려말 국내외적인 현실을 인식함에 있어서 일단 고려왕조를 존속시키면서 점진적으로 개혁을 해나가자고 했던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몽주·길재의 義理派 학통 계승 이에 반하여 고려왕조는 수명이 다했으므로 새로운 왕조인 조선조를 창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정도전 등은 정치 권력을 장악하였고,의리파는 학맥을 계승했다.이렇게 이어진 도학사상의 학통은 김종직에 이어 김굉필과 정여창에게 물려졌고,조광조(趙光祖)에 이르러 도학사상의 절정기를 맞았었다.도학사상은 국내적으로는 불의(不義)에 대하여 항쟁하고,외적의 침략이 있을 때는 국가를 수호하는 강력한 의리사상을 지니고 있는데,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의리파의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특히 국내적인 문제에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온몸으로 이를 바로잡으려고 싸우는 태도는 김종직이 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함양 농민들이 빠져있던 세금제도의 모순에 따른 고통을 깨끗이 척결해 보임으로써,도학사상이 흔해빠진 논리의 유희가 아니라 세상을 깨끗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실천적 학문임을보여준 첫 사례였다.백성이 행복해야 나라가 산다는 김종직의 철학적 명제가,함양군수라는 직급이 매우 낮은 지방관직을 맡았을 때 실천된 점은 오늘날 이 나라의 공직자와 정치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에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 여성에겐 일이란 /20대 여성들의 직장생활

    더이상 여성들에게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남성에게 그렇듯 여성에게도 ‘기본권’인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실업을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한가한 이야기’다.“남자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혹은 “직장 구하지 못하면 결혼하면 되잖아.”라는 등 여성들의 일을 폄하하는 말은 많기도 하다.진정 여성에게 있어 일이란 무엇인가.20대와 30∼40대 여성들에게서 2회에 걸쳐 직접 들어본다. 취업도 어렵지만 직장 생활도 만만치 않다.오죽하면 직장 생활을 ‘정글’에 비유할까.더욱이 남성적인 직장 문화를 익히는 것은 여성에게는 난생 처음 부딪히는 낯선 환경으로 생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그래서 젊은 여성들은 군대 생활을 통해 조직을 익힌 남성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일을 통해 한 사람의 당당한 인격체로서의 자신을 만났다는 20대 여성직장인 5명을 만났다.이들을 통해 20대 여성의 의식과 우리 직장 문화,여성들의 직장 생활을 읽어본다. ●김정미(27·웅진코웨이개발 홍보실 대리) ●민선영(26·CJ그룹 사회공헌팀·사회복지사) ●이수연(27·홍보대행사 케이피알 근무) ●허지영(27·JP 모건 증권 서울지점 근무) ●그외 1명(28·자신을 드러내기 거부한 대기업 근무 익명의 여성) 사회:직장 경력부터 이야기할까요. -이수연:전 1년 반의 대기업 근무를 접고 홍보대행사로 옮긴지 딱 1년 반됐어요.그러니까 제 직장 생활을 이야기하라면 ‘극과 극의 체험’인 셈이지요.남성이 대부분이던 직장에서 여성이 대부분인 직장,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이 더 많은 직장입니다.그러니 가장 달라진 대표적인 것이 음주 횟수가 주 3∼4회에서 연 3∼4회로 준 것이죠.경험에 비춰볼 때,여성 조직이 훨씬 생산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김정미:교육학을 전공한 저는 입사하자마자 처음부터 사내 교육 강사로 일하다 3개월 전부터 홍보실로 옮겼어요.변화를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당황했지만 또다른 기회라는 생각입니다. 회사에서 투자해서 키운 교육 강사에게 새롭게 미션이 주어진 것이니 이를 제 발전의 계기로 삼을 예정입니다. -민선영:상근직이 15명인 비영리기관에서 3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2월,1만명 조직으로 옮겨 새롭게 일을 배우고 있어요.소신껏, 양껏 일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직장을 옮겼죠.맡은 일이 기업의 사회공헌인 만큼 제게는 기업 내부 고객은 물론 외부 고객 등 많은 사람들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다소 스트레스는 있지만 재미있어요.스트레스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어요. -익명:제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은 결코 우리 회사가 유난히 엄격하고,조직 내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에요.개인적인 취향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다양함이 존중되는 것이 좋잖아요? 다만 여느 대기업이 그렇듯 남성적인 조직이지만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 시대 여성 직장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소리도 좀 하려고요. -허지영:전 잠깐 경제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전문적인 영역에서 일하고 싶어서 외국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겼어요.한창 업무를 배우는 중입니다. 사회:취업이 어렵다는데, 대표 기업들에 입사하셨으니특별한 노하우를 좀 공개하시지요. -이:3년 전 저는 50군데도 넘게 이력서를 냈고 거절당했죠.아주 눈물겨운 취업기를 쓸 정도입니다.영어 통역 자원봉사를 하는등 경력을 차분히 쌓았음에도 여성들에게 취업의 벽은 정말 높아요. 그래서 저희 학교에 취업설명회에 오셨던 면접담당관을 매일 찾아가서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말해달라.”고 당돌하게 묻기도 했어요. -김:전 친구 권유로 함께 직장을 선택했는데,직장을 구하는 데는 운도 분명 작용하는 것 같아요. 사회:3∼4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김:전 꿈을 이뤄가는 장(場)이라고 생각합니다.무대가 없으면 어디서 공연을 하겠어요? -허:이미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삶이죠.이미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성들이 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요.그러나 조직에서는 아직도 여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낯설어 하고 있는 것 같아요.이런 부조화가 앞으로 조금씩은 나아지겠지만 일하는 여성들은 물론 여성이 일하길 바라는 남성들도 함께 인식의 전환을 이뤄나갔으면 합니다. -익명:직장 생활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실업자가 되기 싫어서 다닌다면 서글플 것 같아요.결국 여성들은 직장에 대해 생계 이외 더많은 의미를 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인간에게 자아실현이란 당연한 욕구죠.배운 것을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쓰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일이고 이는, 남성과 여성이 다를 게 없지요. 사회:직장 생활하면서 직접 겪었던 일이나 듣고 보면서 여성으로서 느끼는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할까요. -익명:저는 일 열심히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장생활 해요.즉 능력 있으면 대우받는 직장 문화가 옳다는 생각이지요.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또 보건 휴가 등 제게 주어진 권리는 철저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물론 저도 보건 휴가를 낼 때는 다소 심적 부담이 있긴 하죠.하지만 내가 일터에 잠깐 머물렀다가 갈 사람이 아닌 만큼 남성들,상사들 눈치보고 참기보다는 정확한 내 뜻을 밝히고 동료나 상사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그래야저도 직장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되고 스트레스 받지 않지요.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싸움꾼’이 되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소심해서 답답해요.회사 탓만 할 게 아니에요. 사회:보건 휴가는 무척 예민한 부분인데…. -익명:하지만 하나씩 내가 물러서서 놓쳐버린 내 권리는 결코 다시 되찾을 수 없어요.나뿐 아니라 다른 여성에게도 그렇죠.여성들은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짜야 해요.그러지 않으면 직장을 다니는 여성에게 “남편이 버는데…”라거나 “그렇게 궁하냐?”란 시대착오적인 비난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까요. -이:그래요.일하는 여성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비여성적이라는 편견이 있으니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하지요.또 여성들은 역할 모델이 적어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리는 경우 남성이라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몫을 원하고,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하는데 여성들은 남성과 경쟁하다가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내가 남의 집 가장의 일을 빼앗을 수는 없지.”라는 식이지요. -민:보건 휴가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업무에 따라서는 사용할 수 없을 때도 있어요.전 이를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익명:직장 여성이 늘었다 해도 기업에서 여성들은 아직도 ‘선구자’예요.그런데 남성 조직내 에서 ‘혼자다!’라는 생각으로 일해와서 그런지 여성들은 네트워킹을 하지 않아요.남성들은 학연,지연은 물론 같이 술 마시고 당구라도 치면서 틈만 나면 네트워킹하는 것과는 상반되죠.물론 남성들의 네트워킹이 모두 좋다는 것은 아니에요.하지만 여성들은 “왜 쟤네들 모여?”라는 식으로 말 들을까봐 지레 안 모여요.당장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안 듣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언제까지 여성들은 직장내 외로운 섬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어요. -민:저도 네트워킹에는 찬성해요.세상은 네트워킹이니까요.솔직히 남성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문화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어요.술도 마셔야 하고.그러나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동화되기란 정말 힘들어요. -허:함께 술자리를 한다고 해도 여성이 남성 조직에 들어갈 수는 없어요.물론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면 정보에서 확실히떨어지지요.이런 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봐요.그러다보니 “2∼3배는 더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한 선배 여성들은 말하기도 하지요.그런 것이 모두 불평등이죠. 사회: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나요.결혼하면 직장 생활을 그만둘 것이라든가. -김:전 일단 결혼 계획이 없어요.일이 너무 재미있고,회사에서 제게 투자해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고 있는데, 그 능력을 회사와 사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게다가 제 친구 중에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하면서 직장을 떠난 친구가 있는데 걔는 전화해서 “나랑 놀자.한번만 놀아줘.”라고 친구들에게 애걸해요.그런 모습을 보니 더욱 일의 소중함을 확인하지요.사실 대학때까지만 해도 제 꿈은 ‘현모양처’였는데 이젠 제가 가졌던 여성상이 잘못됐음을 알게 됐어요.결혼해서 남편 귀가 시간 따지고,아이 시험점수에 모든 것을 거는 생활은 생각만으로도 싫어요.제 대학시절을 돌이켜보면,남자 친구를 사귀면 남자에게만 집중해서 학문에 뜻을 잃더라고요,그래서 이를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알 때까지는 일만 할 생각이에요. -허:일은 내 삶의 확인이라고 봅니다.그러나 일이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정을 이루고 일과 잘 조화 시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숙제라 생각합니다.그래서 결혼도 늦게하고 싶지는 않아요.그러나 과연 제가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받을 수 있을지,생각하면 머리 아파요. -익명:전 지금이 가장 소중한 시기인 것 같아요.공부도 더 하고 싶고 직장에서 더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하니까요.결혼은 서른을 넘어서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전 남자 친구에게 육아 휴직도 함께 낼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있어요.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가장의 의무에 짓눌리지 않을 것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지요.기존의 가부장적인 의식을 벗도록 말입니다. -민:저 역시 직장 생활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그런데 결혼을 생각하면 육아가 벌써 남의 일이 아니에요.제도상으로는 출산 휴가,육아 휴직도 보장되지만 아이에게 투자한 후 직장으로 되돌아왔을 때위기의식은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요. 사회·정리=허남주기자 hhj@ 사진·손원천기자 angler@
  • 아찔한 병원 응급실/전문의 없이 ‘알바’고용… 무면허 불법진료 성행

    검찰이 간호조무사 출신의 ‘가짜 의사’를 적발하고 가짜의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가운데 서울신문 취재팀이 응급실 실태를 긴급 점검했다.확인 결과 대다수 응급실은 전담 의사조차 없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법에는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전문의 2명 이상,일반병원의 응급실에 전담의 2명 이상이 근무하도록 돼 있으나 대부분 일반의사 1명만이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5일 밤 사고로 오른손 검지 인대가 끊어진 최모(4·여)양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서울 영등포구 A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그러나 최양의 부모는 “전문의가 없어 수술할 수 없다.”는 병원측의 얘기를 듣고 다른 대형병원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그는 “간신히 수술을 받았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칫 어린 딸이 손가락을 영영 못쓸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간을 다투는 병원 응급실에 응급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전문의가 없어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대다수 병원에서는 전문의 대신‘알바(아르바이트) 의사’나 아예 의사면허조차 없는 ‘오더리(orderly)’가 응급환자의 치료를 맡고 있었다.‘오더리’는 원래 간호병이나 병원의 잡역부를 뜻하는 말로 정식 의료체계에는 없는 직급이지만 대부분 응급실에서 의사처럼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바 의사’에 대해 자격증 확인도 안해 이른바 ‘알바 의사’는 대부분 전공의 시험에 떨어지거나 개인병원을 하다 폐업한 의사들이 맡고 있다.이들도 의사이기는 하지만 응급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았고,인력마저 부족하기 때문에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서울 은평구 B병원은 내과 레지던트 과정을 중간에 그만둔 C씨가 일당 20만원을 받고 응급실에서 일한다.그는 “혼자서 몰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중환자가 4,5명만 와도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부분의 병원은 ‘알바 의사’를 고용하면서 의사면허가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는다.종로의 D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E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곳에서 일하게 됐는데 채용시 병원측이 간단한 면접만 봤을 뿐 의사자격증은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응급실 의사 빌리고 꿔주기 성행 응급실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빌려오는’ 사례도 많다.지역응급센터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 F병원은 대학병원에서 ‘빌려온’ 레지던트 4명이 돌아가면서 근무한다.불법이지만 인력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병원측은 밝혔다.병원 관계자는 “전공의와 같은 수준의 돈을 줘도 응급실 전담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응급실 전담의사를 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경북 지역의 한 중형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 G씨는 “서울은 그나마 알바 의사라도 고용하지만 지방에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들이 잠깐씩 응급실을 봐주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오더리’가 의사 행세 일부 중소병원에서는 병원에서 잔일을 맡는 오더리가 의사를 대신해 응급실 진료를 맡는다.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강민규(34) 사무관은 “의료법상 봉합 시술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오더리 진료는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서울 강남구 H산부인과 병원의 간호사는 “중소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려는 의사가 없다보니 경험많은 오더리가 봉합이나 주사,관장 등 의사를 대신해 치료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인근 I병원의 간호과장(49)은 “작은 병원에서 오더리가 진료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제대로 단속하면 웬만한 병원은 다 걸릴 만큼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의료사고시민연합 강태언 사무국장은 “응급실에 가는 중환자는 초기 1시간 동안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응급전공의를 보유한 병원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지형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과장은 “95년부터 시행한 응급의학 전문의 제도가 기간이 얼마 안돼 아직 많은 전문의를 배출하지 못했다.”면서 “응급의료수가의 문제점이있는지 서울대에 용역을 줘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과장은 “앞으로 응급의료기금의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무면허 의료행위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철저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택동 안동환기자 taecks@ ■아르바이트 의사의 고백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형병원에서 이른바 ‘응급실 알바(아르바이트)’ 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섭(35·가명)씨는 “의사들은 응급실에 근무하는 것을 ‘막장 간다.’고 표현할 만큼 기피하기 때문에 응급실에 전문의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해 전공의 시험에 떨어진 뒤 공부하면서 돈도 벌기 위해 이 병원 야간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응급실 실태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전공의가 없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만약 의료사고가 날 경우 병원측에서 절반은 의사에게 물어내라고 요구한다.”면서 “때문에 중형병원의 임시직 의사들은 병이 중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 치료를 포기하고 대형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씨는 자신도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들어오면 심전도 검사만 해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대형병원으로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1,2분 차이로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는 응급실에 의사들이 근무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위험하고 돈 벌이도 안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의료사고의 부담이 큰 데다 야간에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나 막무가내로 수술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어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병원에 고용된 월급쟁이 의사들은 연봉이 2000만원도 안되고 사회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대부분 의사들이 개업할 수 있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려 하고,응급 전문의를 지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접대비 실명제’ 정부도 시행

    올해부터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 등 각종 경비 사용에 대한 투명성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건당 50만원 이상의 접대를 할 경우 상대방의 이름을 의무적으로 기재토록 한 ‘경비 실명제’가 도입돼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재외 공관의 외교활동비 등도 증빙서류의 작성 의무화 등으로 엄격한 사후관리가 실시된다. ●경비집행 투명성 높아질 것 25일 기획예산처가 각 부처에 통보한 ‘2004년도 세출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건당 50만원 이상 지출한 업무추진비는 사용목적과 일시·장소는 물론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까지도 의무적으로 기재토록 했다.지금도 정부회계처리 기준상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기재토록 하고 있으나 정부가 건당 사용금액 등 세부 기준을 확정,실질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기준은 ▲접대·연회비·체육대회 경비 등 일반업무비와 ▲직급별로 지급되는 각종 활동비 등 특정업무비 ▲축·조의금과 직원사기진작비 등 정원가산금을 비롯한 업무추진비 일체의 항목에 대해 적용된다. 예산처 이만섭 공보관은 “예산집행지침은 감사원 회계감사 등의 중요한 준거자료가 된다.”면서 “이번 지침에 분명한 기준을 못박은만큼 예년과는 달리 경비집행의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외공관 경비사용도 엄격 제한 지난달 외교통상부 내부 고발로 파문을 일으킨 재외공관 운영 경비의 사용도 엄격히 제한된다.공관의 각종 행사와 오·만찬 경비의 경우 일시·장소·참석자 성명 등을 포함한 ‘외교활동비 사용계획 및 결과 분석’ 서류를 공관별로 작성,상시 비치토록 규정했다. 또 업무출장시 배우자 동반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허용가능한 범위를 외교부 내부 지침으로 구체적으로 적시하도록 했다.외교활동비는 주재국 인사와 외교 접촉에 따른 접대비 및 선물비 등에 사용하되 내국인 접대는 불가피한 경우로 사용을 제한했다. 임차계약 만료 혹은 계약갱신으로 인해 다른 건물로 옮길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종전 규모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이밖에 올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 사업 162개를 44개로 통폐합,‘통합사업단위’로 예산을 편성하는 등 각 지자체의 예산집행 자율성을 대폭 강화했다. 사업단위별 총액의 20% 범위에서 지자체 자율로 세부사업에 대한 예산집행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지자체의 보조금 사업에 대한 통제위주의 관리방식을 변경,통합사업의 운용실적을 평가해 그 결과를 이듬해 예산에 반영하는 등 정책분석 및 사후평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공무원정년 60세로”한나라 새달 법 개정하기로

    한나라당은 현재 직무와 직급별로 달리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년을 60세로 단일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마련,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24일 “고령화 사회 진전에 따라 정년을 연장,연금수급대상자를 연금 납세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 정기국회때 국회 파행으로 처리하지 못한 공무원법 개정안을 오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국민銀 명퇴금 최고 24개월치

    국민은행이 27일부터 30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최고 24개월치의 임금을 퇴직금으로 주기로 했다.이는 다른 은행들의 ‘최고 18개월’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국내 최대은행이 명퇴금 규모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정함에 따라 업계와 노동계에 ‘명퇴금 인플레’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그동안 명예퇴직 조건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온 노사는 일반 명예퇴직 대상자에게 평균임금의 18개월치를 지급하되 일정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퇴직금 6개월치를 가산,24개월치를 주기로 합의했다. 우대대상자는 직급별로 ▲L4(점포장·본부팀장)의 경우 만 47세(57년생) ▲L3(차장급)의 경우 만 45세(59년생) ▲L2(과장급)의 경우 만 41세(63년생) ▲L1(대리급)의 경우 만 38세(66년생) 이상자로 장기 승격 누락자들이 주로 해당된다. 또 퇴직일 현재 고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의 경우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재학 중이면 2년간 학자금을 지원하고,희망자에 한해 KB신용정보의 채권회수 위임 계약직에 재취업을 알선하기로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10개부처 577명 증원

    법무·노동·해양수산부 등 10개 정부기관 공무원 577명이 늘어나고 377명의 직급이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각 부처 직제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정경제부는 경제정책 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조정국 및 경제정책심의관을 신설하는 대신 국민생활국을 폐지하고 6·7급 직위 세 자리씩을 5급으로 상향조정했다. 부처별 정원확대는 ▲법무부 169명 ▲검찰청 146명 ▲해양경찰청 102명 ▲국세청 73명 ▲노동부 41명 ▲해양수산부 22명 ▲통계청 19명 ▲공정거래위원회 5명 등이다. 이밖에 해양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공무원 143명의 계급을 상향조정했으며 ▲국세청 132명 ▲노동부 29명 ▲통계청 26명 ▲해양수산부 25명 등의 직급도 상향조정됐다. 조현석기자 hyun68@
  • 해외영업·연구개발부문 강화/현대·기아차 106명 임원승진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차 68명,기아차 38명 등 총 106명의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관련인사 15면 직급별로는 ▲전무 15명 ▲상무 17명 ▲이사 37명 ▲이사대우 37명 등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209만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해외영업본부와 연구개발(R&D)본부의 인력이 승진자의 60% 가량을 차지한 것이 특색이다.R&D본부에서는 디트로이트기술연구소장을 지낸 북미품질담당 김영우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승진자의 40%를 배출했다.해외영업본부에서는 유럽법인장 등을 지낸 ‘해외통’인 남광호 상무를 비롯해 20여명이 대거 승진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59만대 수출실적을 올린 것을 감안한 인사가 이뤄졌다.수출의 쌍두마차인 품질사업부 신종운 상무와 미국판매법인장인 이종훈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서 글로벌 톱5 도약을 위한 능력과 실적 평가에 주안점이 맞춰졌다.”면서 “이는 생산·연구개발과 판매부문 강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외 판매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해외전략사업 추진을 위한 글로벌 경영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삼성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사상최대 임원 448명 승진인사

    삼성이 사상 최대의 승진 잔치를 벌이며 40대의 기술·해외통과 석·박사를 대거 임원에 중용했다.삼성그룹은 15일 부사장 승진 29명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448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 관련인사 15면 직급별 승진자는 부사장 29명,전무 51명,상무 143명,상무보 225명이다.특히 삼성전자의 정보통신,메모리반도체,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분야에 승진자와 발탁인사가 많았다. ●40대 해외·기술통 대거 약진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원칙에 따라 해외·기술인력을 과감히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해외부문 승진자는 91명으로 지난해보다 44% 늘었다.새 임원 중 해외인력도 48명이나 된다.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이다.특히 중국지역 담당 임원을 16명 승진시켜 중국에서의 사업기회 선점에 주력하도록 했다.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해외인력의 중용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을 포함한 기술직의 승진자는 전체의 34%선인 154명으로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40대와 석·박사의 비중도 두드러지게 늘었다. ●전무 발탁인사 25명… 석·박사 163명 전무 승진자 51명 중 발탁인사가 25명으로 CEO 후보군인 전무자리에 젊고 참신한 인물들을 전진 배치했다.전체 임원 중 40대 임원 비율은 인사전 58%(687명)에서 67%(862명)로 크게 높아져 40대가 임원의 주력 계층으로 자리잡았다.임원의 평균 나이도 48.3세에서 47.4세로 젊어졌다. 승진자 가운데 석·박사가 34.6%인 163명이나 된다.전체 임원의 학력 분포에서 석·박사 비율도 34.5%로 높아지게 됐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장녀이자 호텔신라 기획부장인 이부진씨는 상무보로 승진,호텔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2001년 8월 호텔신라에 부장으로 입사한지 2년반만에 임원에 올랐다.이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김병관 동아일보 전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제일모직 상무보도 상무로 승진했다.삼성의 임원승진자는 2001년 346명,2002년 319명,지난해 363명이었다. 박건승기자 ksp@
  • 정책진단/ ‘원전센터 추진지원단’ 구성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원전센터) 설치 문제 등 24개 사회갈등현안 가운데 아직까지 해결 또는 처리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미해결 과제들에 대해 정부가 ‘매듭풀기’에 본격 착수했다. 13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미해결 과제는 참여정부가 지난해 추진하기로 한 24개 갈등현안 중 해결 또는 처리방침이 확정된 19개 과제를 제외한 원전센터 건립과 퇴직연금제도 도입,평택항 및 부산신항 항만명칭 문제,한탄강댐 건설,비정규직 근로자 보호 등을 말한다. ●원전센터 부지신청 이달말 공고 무엇보다 정부는 원전센터 건립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부안사태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이달 말쯤 추가 부지신청 기획안을 마련해 공고할 방침이다. 또 정부 내에 ‘원전센터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원전센터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에서 입지선정 절차 등을 마련 중에 있다.”면서 “이달 중으로 원전센터 추가 유치신청 공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핵대책위)가 다음달 중순에 실시할 예정인 ‘주민투표’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민투표에 대해 찬·반 주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제,“주민투표가 효력을 지니려면 자치단체장이나 시·군·구의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나머지도 상반기중 일단락 나머지 미해결 과제도 이해 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맞서 있어 해결점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상반기 중으로 입법을 추진하거나 이견조율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퇴직연금제도 도입은 지난해 입법예고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대해 현재 노동부에서 각계 의견을 검토·조율 중이다. 조만간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등을 거쳐 정부 입장을 확정한 뒤 상반기 중으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명칭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평택항과 부산신항의 경우 자치단체의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되,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만정책심의회’ 등을 통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경기도 평택시의 ‘평택항’에 맞서 당진군은 ‘평택·당진항’으로,부산시의 ‘부산신항’에 맞서 경남도는 ‘부산·진해신항’으로 각각 명칭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경영계와 노동계의 이견으로 공전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입법’의 경우 조만간 국무회 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철원지역 주민들의 백지화 요구에 막혀 있는 한탄강댐은 철원지역 숙원사업인 경원선 연결 등과 연계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공무원 여비 현실화된다

    그동안 인상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공무원 여비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 공무원직장협의회는 11일 “지난해 말 중앙인사위원장에게 공무원 여비규정 개정 건의안을 제출했다.”면서 “최근 중앙인사위측으로부터 올해 안에 공무원 여비규정을 개정,내년부터 시행토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비리척결 위해서도 여비 올려야 건교부 공직협 박광일 회장은 “중앙인사위로부터 개정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듣는 자리에 행정자치부·과학기술부 공직협 회장도 함께 했다.”면서 “공무원 여비규정을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공무원 비리 척결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도 이날 “현재 공무원 여비규정 개정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예산처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같은 맥락의 언급을 했다.이 관계자는 “오는 4월 급여·예산편성 지침이 마련될 때 이를 반영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현행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6급 이하 공무원은 출장시 하루 숙박비로 2만 2000원,4∼5급 공무원은 2만 5000원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이는 ‘장급 여관’ 수준에도 못미쳐 그동안 공무원들로부터 인상요구가 끊이지 않았다.식비 역시 6급 이하는 하루 1만 5000원,4∼5급은 1만 8000원을 받는다. 건교부 직협이 내놓은 개선안은 사용한 만큼 지급받는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거나,현실에 맞게 여비를 인상하는 방안이다.건교부 공직협은 공무원 여비를 현실화할 경우 6급 이하의 경우 2만 2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하고 성수기 때는 5만원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중앙부처 공직협(회장 박용식)도 같은 입장이다. ●출장기간 편법으로 늘리는 경우 많아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루 2만 2000원의 숙박비는 장급 여관비도 안돼 최소한 3만원은 해야 한다는 게 중앙인사위의 판단”이라고 말해 6급 이하의 경우 3만원선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부처의 한 6급 공무원은 “출장시 기름값과 통행료 등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숙박비까지 턱없이 적어 출장기간을 편법으로 늘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현지에서 어쩔 수 없이 식사 등 편의를 제공받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직급이 다른 2명 이상의 공무원이 해외 출장을 갈 경우 상위직급과 같은 출장비를 지급해 달라는 목소리도 높다.같은 목적으로 출장을 가서,같은 호텔에서 자고,같은 식사를 했는데도 출장비 지급에 차등을 두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중앙인사위도 “출장목적이 동일하고,숙박비·식비 등의 출장비가 실비에 부족해 여비등급 조정이 부득이한 경우 상위직급과 동일하게 지급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중앙부처의 또다른 6급 공무원은 “해외출장시 부족한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2인1실을 사용한다.”면서 “그러나 외국인들로부터 동성애자로 오인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육아휴직급여 임금의 40%로

    현재 월 30만원씩 일정액이 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를 임금의 40% 수준까지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오는 2008년까지 기초생활보장대상자가 현재의 137만명에서 최대 43만명 늘어난 180만명 선까지 확대된다.정부는 9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보건복지부·노동부·건설교통부·기획예산처 등 9개 부처 장관과 민간 복지전문가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장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참여복지 5개년 계획안’을 심의했다.이날 심의된 내용은 오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회의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설정한 최저주거기준(4인가구 기준 8.7평 이상,침실 2개 확보)에 미달한 가구는 주거유지급여를 지급,주거환경을 대폭 개선키로 했다. 일하는 여성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재 고용보험에서 월 30만원씩 주는 육아휴직 급여도 임금의 4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현재 장애 등급에 따라 4만∼5만원씩 주는 장애수당의 지급대상자를 14만명에서 28만명으로 늘리고,태아검진휴가제와 가족간호휴가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김성수 조현석기자 sskim@
  • “총선 체제로”고위직 인사 안팎/경찰수뇌부 TK진용 구축

    7일 단행된 경찰 고위직 인사의 특징은 오는 4월 실시되는 총선에 대비한 인선이라는 점과 경찰청장 첫 임기제에 따른 경찰 2인자 치안정감들의 퇴진으로 요약된다. 치안정감 승진 인사에는 지역 배분이 지켜져 영남,호남,충청 출신이 각각 1명씩 발탁됐다.그러나 경북 영천 출신인 최기문 경찰청장에다 요직인 서울청장에 대구 출신인 허준영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임명됨으로써 경찰 수뇌부가 ‘TK 라인’으로 진용이 짜여졌다. ●게이트 연루자 유임 文실장 배경? 또 굿모닝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구설수에 올랐던 경남 창원 출신 이상업 경찰대학장은 치안정감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돼 처남인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의 배경과 ‘PK 우대’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올해 인사는 총선 이후에 실시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총선 전에 경찰 조직을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인사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의 핵심인 허준영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 14회를 합격하고 경찰에 입문했다.외시 출신 치안정감도 처음이고 치안비서관에서 곧바로 서울청장으로 승진한 것도 처음이다.허 청장은 홍콩주재관을 지내는 등 외사 분야에 밝다.나이가 52년생으로 비교적 젊어 최기문 경찰청장의 지휘부담을 덜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인사적체 우려 치안정감 2명 옷벗어 올해부터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직급이 한 계급 높아진 경기청장에는 하태신 인천청장이 승진했다.하 청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2002년 치안감 승진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치안정감에 올랐다.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한 김홍권 경찰청 경무기획국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기획 분야에 밝고 꼼꼼한 성격이다.이근표 서울경찰청장과 임상호 경찰청 차장은 옷을 벗게 됐다.경찰청장 2년 임기제가 실시되면서 치안정감들이 청장과 같이 2년간 근무하면 인사 적체가 심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치안정감 △경찰청 총무과 李根杓 林 鎬 ◇치안감 △경찰청 수사국장 姜熙洛△ 〃 경무기획국장 金碩基△ 〃 정보국장 李基默△ 〃 보안국장 金炳俊△〃 총무과 金重謙 柳光熙 琴東俊△청와대 치안비서관 魚淸秀△경찰종합학교장 李喜慶△중앙경찰학교장 李炳珍△서울경찰청 차장 崔光植△인천경찰청장 韓進澔△충북〃 趙鮮鎬△대구〃 金大植△울산〃 韓正甲△충남〃 宋寅東△전북〃 裵星洙△경북〃 金常俸 ◇경무관 △경찰청 총무과(보직대기)姜大亨 장택동기자 taecks@
  • 25년만에 직급별 100% 기술업무수당 인상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우대하기 위한 기술업무수당과 공무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직위수당이 각각 인상됐다.이에 따라 지난 1979년 이래 동결됐던 기술업무수당이 25년 만에 100% 인상되는 등 각종 공무원 수당이 올랐다. 행정자치부는 6일 공무원 수당과 여비에 관한 규정을 개정,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마치고 1월 1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술업무수당은 5급 이상 2만 5000원,6·7급 1만 5000원,8급 이하 1만원에서 5만원,3만원,2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이외에도 각 부처 국제업무 관련 담당자 등이 받는 전문직위수당은 50% 올랐다.또 수당지급시기도 1년 이상 근무에서 보임 즉시로 앞당겨졌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도서·벽지 근무자도 월 1만원씩 수당이 올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에 대한 업무수당 20만원도 신설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총경 승진인사 안팎/순경출신 상당수 발탁 ‘눈길’

    5일 실시된 경찰 총경 승진인사에서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이른바 ‘비간부 출신’ 경찰관들이 다수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경찰청은 이날 경정 55명을 총경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해 6월 강남 형사과장 재직 당시 6인조 떼강도사건 수사의 책임을 지고 직위해제됐다가 서울 강동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중인 황운하(黃雲夏·경찰대 1기) 경정이 총경으로 승진했다.만 35세인 강승수(姜承秀·경찰대 7기·사시 합격) 서울경찰청 공보계장도 총경으로 승진했다. ▶인사내용 19면 ●승진 55명중 경찰대 출신 17명 전체 승진자는 55명으로 지난해와 같았지만 지난해에는 순경 출신이 14.5%인 8명에 그친 반면 올해는 21.8%인 12명이 승진했다.전북경찰청 공보과 강이순(姜二淳·48) 경정은 순경 출신으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40대의 나이에 총경으로 승진했다. 또 경찰대학 출신도 지난해 20%인 11명에서 올해는 30.9%인 17명으로 크게 늘었다.이밖에는 간부후보생 출신 19명,고시 출신 3명,특별채용 출신 4명씩이 승진했다. ●후속인사도 순경출신 배려 예상 이번 인사에서 비간부 출신이나 경대 출신을 다수 승진시킨 것은 최기문 경찰청장이 거듭 강조해 왔던 것처럼 그동안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이들을 다독거려 조직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최 청장은 지난해 경찰 3500명의 직급을 상향조정,그동안 막혔던 중하위직의 승진 숨통을 터놓았다.경찰은 이번 주중 단행할 경정 이하 인사에서도 정년퇴직이 가까운 순경 출신을 우선적으로 승진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94∼97년에 경정으로 승진한 사람들 가운데 직속 상사 추천과 다면평가 결과 등을 감안해 승진자를 선별했다.”면서 “지방청별·기능별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경찰 “이제 승진시험 기대할만 하네”

    “와! 이제 승진시험도 기대할 만하네.” 중하위직 경찰관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오는 11일 전국에서 실시되는 경정 이하 승진 시험의 경쟁률이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경찰청은 5일 올해 시험으로 승진되는 경정 이하 정원 3601명에 2만 7167명이 응시,평균 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지난해에는 1322명 승진에 2만 2906명이 응시해 17.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특히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고 경찰관들이 이야기하는 경위 승진 시험은 지난해 무려 34.7대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11.2대1로 대폭 낮아졌다.경감 승진 시험은 지난해 19.1대1에서 올해 5.5대1로 경쟁률이 뚝 떨어졌다. 시험 응시자가 늘어났는데도 경쟁률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올해 경찰직급이 상향조정됐기 때문이다.직급조정 결과 승진할 수 있는 인원이 경정 15명,경감 420명,경위 547명,경사 866명,경장 388명씩 각각 늘어났다. 장택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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