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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족 잃은 유병언… 도피 지휘자는 ‘김엄마’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우면서 검찰이 유씨 체포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유씨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3명이 추가로 체포되면서 지금까지 구원파 신도 11명이 사법 처리됐다.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신도 3명을 전북 전주에서 체포해 검찰로 압송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원파가 수사 초점을 흐리는 보도자료와 기자회견 등으로 언론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10만 구원파 신도들의 결사적인 비호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신도들은 전국 돌아다니며 신자들을 상대로 유씨 도피 자금을 모으고, 금수원에서는 전국에 유씨의 은신처를 마련하고 유기농 음식과 미네랄 워터 등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유씨 도피를 도운 사람은 반드시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유씨 도주와 관련해 “지난달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유씨가 홀로 도주했다”며 “유씨가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순천과 인근 지역에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4~25일 순천에서 도피작전을 지휘한 측근인 추모(60·구속)씨를 체포하는 등 송치재 휴게소와 유씨가 머물렀던 별장 등을 급습했지만 유씨를 잡지 못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경기 안성 금수원 내에 있는 여성 신도인 일명 ‘김엄마’와 이재옥(49·구속) 해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조직적으로 유씨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파악했다. 유씨는 당시 별장에서 급하게 도망가면서 운전기사 양씨와 함께 이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EF쏘나타 차량을 이용해 홀로 전주로 이동했으며, 전주에 있는 구원파 신도와 함께 이 차량을 전주시 송청동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세워 놓은 뒤 지인의 차량으로 갈아타고 금수원 방향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유씨가 구원파의 도움을 받으며 여전히 순천과 인근 지역에 은신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매일 1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인근 산장, 별장, 숙박업소, 주요 도로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우선 유씨 일가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검찰은 이후 유씨 일가나 구원파를 비호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엑스맨이 실제로? ‘거꾸로 천장 걷는 부츠’ 등장

    엑스맨이 실제로? ‘거꾸로 천장 걷는 부츠’ 등장

    지난 22일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는 각종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즉 엑스맨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중 특히 눈길을 모으는 등장인물은 마블 코믹스 ‘브라더후드 오브 뮤턴츠’의 지휘자인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이안 맥켈런)인데 그는 금속과 전자기장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능력이 있어 각종 철과 자석을 자기 몸처럼 지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매그니토의 능력이 현실화된 것일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한 배관공이 금속 제어가 가능한 ‘초강력 자석 신발’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중동부 링컨셔 스탬포드에 거주 중인 배관공 콜린 퍼즈(34)는 신발모양으로 절단된 극초단파 변압기에 자동차 배터리를 접선, 이를 강력한 자석 신발과 탈바꿈 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관련 영상을 보면, 놀랍게도 퍼즈는 작업실 천장을 이 신발을 이용해 거꾸로 매달려 걷고 있다. 매우 위험해보이지만 12볼트의 전자기력이 퍼즈의 몸무게를 충분히 지탱해주고 있어 큰 불상사는 발생되지 않았다. 이 아마추어 발명가의 작품은 이것이 첫 번째가 아니다. 지난 번에도 퍼즈는 엑스맨 속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금속 갈고리를 30㎝스테인리스로 재현한 바 있다. 이쯤 되면 퍼즈가 엑스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이 상당함을 짐작하게 한다. 퍼즈는 “처음 아내가 작업실 천장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며 “이 신발은 복잡한 쇼핑센터의 일방통로를 벗어나 혼자만의 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20분) 연기자 김용건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위해 맛있는 밥 한 끼를 제공한다. ‘연기자 대부’표 출장 뷔페에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모두가 함께 하는 특별한 식사에 김용건의 기분도 좋아진다. 방송인 전현무가 자신의 모교에 오랜만에 발걸음을 했다. 전현무를 열렬히 환영하는 후배들의 모습과 교사들이 말하는 그의 학창 시절이 공개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18개월 예원이는 숨도 쉬지 않고 음식을 집어 먹기 바쁘다. 자기 주먹만 한 과일을 입 안 가득 물고도 또 음식물을 입에 넣는다. 더 큰 문제는 예원이가 씹지도 않고 입에 넣는 대로 삼킨다는 것이다. 예원이의 편식도 점점 더 심해져 간다. ‘초보맘 육아일기’ 코너에서 아기 식탐의 원인과 여유롭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만드는 방법을 전한다. ■노다메 칸타빌레 Vol.1(OBS 밤 11시 5분) 세계 무대를 향한 큰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에 온 노다메와 치아키. 형편없는 실력으로 붕괴 직전인 말레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된 치아키는 급한 공연을 앞두고 노다메에게 연주를 부탁한다. 드디어 치아키와 협연을 한다는 생각에 날아갈 듯 기뻐하는 것도 잠시, 유명 피아니스트 루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고 노다메는 쓸쓸히 공연장을 떠나는데….
  • 엑스맨의 현실화? 천장 걷는 ‘초강력 자석 신발’ 등장

    엑스맨의 현실화? 천장 걷는 ‘초강력 자석 신발’ 등장

    지난 22일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는 각종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즉 엑스맨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중 특히 눈길을 모으는 등장인물은 마블 코믹스 ‘브라더후드 오브 뮤턴츠’의 지휘자인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이안 맥켈런)인데 그는 금속과 전자기장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능력이 있어 각종 철과 자석을 자기 몸처럼 지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매그니토의 능력이 현실화된 것일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한 배관공이 금속 제어가 가능한 ‘초강력 자석 신발’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중동부 링컨셔 스탬포드에 거주 중인 배관공 콜린 퍼즈(34)는 신발모양으로 절단된 극초단파 변압기에 자동차 배터리를 접선, 이를 강력한 자석 신발과 탈바꿈 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관련 영상을 보면, 놀랍게도 퍼즈는 작업실 천장을 이 신발을 이용해 거꾸로 매달려 걷고 있다. 매우 위험해보이지만 12볼트의 전자기력이 퍼즈의 몸무게를 충분히 지탱해주고 있어 큰 불상사는 발생되지 않았다. 이 아마추어 발명가의 작품은 이것이 첫 번째가 아니다. 지난 번에도 퍼즈는 엑스맨 속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금속 갈고리를 30㎝스테인리스로 재현한 바 있다. 이쯤 되면 퍼즈가 엑스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이 상당함을 짐작하게 한다. 퍼즈는 “처음 아내가 작업실 천장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며 “이 신발은 복잡한 쇼핑센터의 일방통로를 벗어나 혼자만의 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홍명보호 미드필더 역대 최강… 믿는다”

    “홍명보호 미드필더 역대 최강… 믿는다”

    역대 축구대표팀 사령탑들이 ‘홍명보호’를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 치켜세우며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김정남, 김호, 이회택, 차범근, 허정무, 조광래 등 전 국가대표 사령탑 6명은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찬 모임을 갖고 “홍명보호를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모임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홍명보 감독에게 선배들의 기를 전해주기 위해서 마련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정남 감독은 “홍 감독은 침착하고 주도면밀한 지휘자다. 남은 시간 부족한 부분만 잘 보완하면 얼마든지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이회택 감독은 “대표팀 구성과 관련해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홍명보호에 대한 평가는 월드컵 이후에 내려야 한다. 지금은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할 때다. 홍 감독도 최선을 다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스페인(2-2), 독일(2-3 패배)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김호 감독은 “홍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정신 무장을 철저히 해서 슬픔에 잠겨있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길 바란다. 홍 감독, 파이팅하라”고 짧고 굵은 응원을 보냈다.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의 나이가 어린 편이지만 모두 유럽에서 뛰며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홍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 줄 것”이라며 “‘힘들 때가 승부다’라는 말이 있다. 홍 감독 단디(철저히) 하이소”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감독은 “저는 이번 선수단의 단장으로서 대표팀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겠다”면서 “특히 이번 미드필더진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남은 기간 전력을 제대로만 끌어올린다면 분명히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뒤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NHK 심포니 새달 1일 내한 공연

    NHK 심포니 새달 1일 내한 공연

    90여년 역사의 일본 대표 오케스트라 NHK심포니가 다음 달 1일 내한한다. 8년 만에 한국을 찾는 NHK심포니의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손열음과의 협연, 같은 주(6월 5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말러 대결’ 등 관전 포인트가 풍성하다. 1926년 창단된 일본 최초의 오케스트라 NHK심포니는 그간 샤를 뒤투아,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 등의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하며 유려한 사운드를 구축했다. 내년 9월부터는 파보 예르비가 상임 지휘자로 활약한다. 이번 연주회는 현 상임 지휘자인 히로카미 주니치가 이끈다. 1부에서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손열음 특유의 힘과 기교가 오케스트라와 어떻게 조화를 빚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2부에서는 말러 교향곡 4번으로 유럽 무대에서 사랑받는 소프라노 로자 페올라가 무대에 올라 4악장을 빛낸다. 공연 4일 뒤에는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3번, 4번과 함께 3부작을 이루는 말러 교향곡 2번을 선보일 예정이라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두 악단의 연주력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3만~15만원. (02)6303-197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네 개의 손, 건반을 장악하다

    네 개의 손, 건반을 장악하다

    네 개의 손이 ‘작은 오케스트라’ 피아노를 장악한다. 눈빛만 봐도 한 호흡을 이루는 거장과 아들, 열정과 끼로 뭉친 유튜브 스타 등 피아노 듀오가 이달 잇따라 내한한다. 전설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77)가 장남 봅카(53)와 함께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0일 금산 다락원, 3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이 그 무대다. 구소련 출신인 아시케나지는 젊은 시절 쇼팽 콩쿠르 2위(199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1956),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1962)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휩쓸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1975년부터는 지휘자로 전향해 영국 로열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수석 지휘자를 두루 거쳤다. 2007년 관절염으로 인한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회 활동을 중단했으나 다시 복귀해 아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아시케나지 부자는 특별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무하는 추모곡을 준비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아들 봅카가 편곡한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가운데 ‘폴로베츠인의 춤’ 등을 들려준다. 3만~10만원. (02)749-1300.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한 곡으로 단숨에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피아노 듀오 ‘앤더슨&로’도 2년 만에 내한한다. 줄리어드 음악원 동창생인 그렉 앤더슨(33)과 엘리자베스 조이 로(재미교포·33)가 2007년 제작한 이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139만건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대담하고 현란한 손길, 파격적인 제스처로 피아노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이들의 연주는 “댄스 플로어에서 벗어나 피아노 앞에 앉은 것 같다”, “현존하는 젊은 연주자 가운데 가장 스릴 넘치는 듀오” 등의 평을 받아 왔다. 이들이 오는 24일 LG아트센터, 27일 구리아트홀, 3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선다. 피아노 듀오 곡을 다수 남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6번 D장조를 시작으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비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등을 연주한다. 레퍼토리가 적은 피아노 듀오의 한계를 편곡으로 극복하는 팀답게 직접 편곡한 오페라 ‘마술피리’ 속 아리아 ‘파파게노’와 록그룹 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했다. 3만~7만원. 070-8879-848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론] 문화예술, 위로와 치유를 말하다/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KBS교향악단 이사장

    [시론] 문화예술, 위로와 치유를 말하다/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KBS교향악단 이사장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밝고 투명하기만 하다면, 예술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명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5월이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아니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가 분명한 이 사고의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분노와 슬픔이 치밀어 오른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시작된 5월에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들만 벌써 25만명이 넘었고, 온라인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펄럭인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지난달 25일, KBS교향악단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음악감독 요엘 레비의 지휘로 베르디가 남긴 세기의 걸작 ‘레퀴엠’ 전곡을 무대에 올렸다.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이라는 뜻의 레퀴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숙연하게 울려 퍼졌다. 지휘자 레비는 “큰 슬픔이 찾아왔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이 곡을 헌정한다”며 애도를 표했고, 공연을 보며 숨죽여 흐느끼던 관객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 비극 앞에 상처 입은 서로의 마음을 보듬었다. 현재 한국은 세월호 참사로 추모 정국이다. 구조자를 제외한 실종자와 사망자의 숫자만 서로 옮겨 가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 문화예술계에서도 애도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계획한 모든 공연과 축제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행정적인 문제, 경제적인 부담감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공연 취소’라는 결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하듯 공연을 비롯한 문화예술 관련 행사들을 취소하는 현 상황은, 문화예술의 본질이 대중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이 바탕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공연을 비롯한 문화예술 분야에 포함되는 모든 문화, 예술 장르의 단면만을 파악한 것이다. 위로와 치유로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 일이야말로 문화예술이 지향하는 가장 본질적인 바탕이다. 일례로 일본에서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는 자국민들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NO NUKES 투어’를 열어 일본 유수의 인디밴드와 독일의 거장 밴드인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를 초청하는 등 다양한 행사로 상처를 어루만지고, 후쿠시마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 전달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문화예술이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의 기능만 부각되고, 그 본질인 위로와 치유의 기능은 완전히 잊힌 듯하다. 모든 국민이 마음을 다치고, 상처를 입은 이번 참사에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침묵만을 강요하는 애도 분위기를 거스른다는 사회적 평가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획일화돼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비극 앞에 문화예술이 가진 감성의 힘, 정화의 힘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고 슬픔을 나누며, 서로가 느끼는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를 건네고, 치유를 받으며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9·11테러 이후에도 계속된 것은 추모공연이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당시, 콘서트를 개최했던 김광석은 자신의 공연장에 모인 관객들과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염원하며 공연을 진행했다. 대참사 앞에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조용한 위로를 건넨 것은 문화예술이었다. 문화예술이 숨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가지는 공감과 치유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애도보다 자신만의 표현을 통해 애도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일어서서 움직일 때다.
  •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의 전설,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83)가 국내 클래식 팬들과 처음 만난다. 오는 7~29일 ‘2014 서울국제음악제’가 그의 음악과 삶을 나누는 자리가 된다. 구 소련 타타르스탄공화국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초 기돈 크레머가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오페르토리움’을 연주하면서 세계 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2년 독일로 이주하면서 위상은 수직 상승했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의 음악축제와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단체에서 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사이먼 래틀, 앤드루 데이비스, 구스타보 두다멜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도 그의 작품을 잇따라 초연했다. 이신우 서울대 작곡과 교수는 “구바이둘리나는 펜데레츠키와 함께 생존하는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으로, 서방의 클래식 흐름을 의식하기보다 오랫동안 내적으로 축적해온 음악의 정신적 세계, 영적인 힘이 커 남다른 독창성을 지닌 작곡가”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코카시아, 아시아의 민속악기를 섞는 이채로운 악기 편성과 종교적 신비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오는 23·26일 세 차례에 걸쳐 감상할 수 있다. 23일 오후 1시 서울대 음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는 그의 대표작 ‘요한수난곡’을 살펴보는 강연과 작곡가와의 대담, 연주회가 마련된다. 2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와 동시대 음악가들’이라는 주제로 구바이둘리나의 ‘비올라와 바순, 피아노를 위한 콰지 호케투스’, 슈니트케의 ‘참회의 시편’, 이신우 교수의 ‘비가’ 등 현대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특별 콘서트’는 세계 초연인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두 개의 길’ 등 그의 음악만으로 채워진다. 음악제의 문을 여는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7일)로 파격적인 비발디의 ‘사계’를 선보인다. ‘파가니니 스페셜리스트’인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살바토레 아카르도 내한 공연(18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뉴재팬 필하모닉 내한 공연(29일) 등이 이어진다. www.simfkorea.org. (02)585-01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기고] 우리는 ‘그날’을 너무 쉽게 잊었다/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기고] 우리는 ‘그날’을 너무 쉽게 잊었다/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그날’은 너무도 평화로웠다.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인근 아파트 주부들, 이제 막 학교수업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로 그 건물은 평소보다 더 북적거렸다. 서초동 검찰청사 14층 복도에서 바라다본 길 건너 분홍색 건물은 더없이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구급차의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사망자 502명 실종자 6명’.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광복 이후 최악의 인재로 기록됐다. 당시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건축담당 주임검사였던 필자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수사라인의 한가운데 있었다. 절망감과 분노에 휩싸인 여론이 수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었다. 신축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건물은 이미 재난을 예고하고 있었다. 부도덕한 건물주는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간신히 안전기준을 넘기는 수준으로만 설계했다. 공사 중간, 계획에 없던 증축 요청을 건설사가 위험하다며 거절하자 아예 건설사를 바꿔 강행해 버렸다. 불법 용도변경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됐고, 내력벽마저도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렸다. 설계 하중을 초과한 각종 시설 설치도 큰 몫을 담당했다. 뇌물을 먹고 위법을 눈감아준 공무원들은 사건의 숨은 공범이었다. 사고 이듬해 법원은 건물주인 삼풍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설계변경을 인가해준 공무원 등 관련 피고인 20여명에게도 징역과 금고형을 내렸다. 참담했던 그 시절의 기억은 그렇게, 준엄한 법의 심판과 함께 사라질 줄로 알았다. 그로부터 19년. 악몽은 그러나 다시 찾아왔다. 수학여행을 나선 어린 학생들을 가득 태운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무심한 찬 바다는 공포와 절망에 몸부림치는 이들을 삼켰다. 달랐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기억. 그것은 데자뷔와 같았다. 끝까지 조타실을 지켜야 할 선장과 기관실 승무원이 가장 먼저 구호선에 올랐다.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그들의 지시만을 믿고 따랐던 승객들은 끝내 살아 뭍에 오르지 못했다. 무책임한 지휘자 하나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준 참사다. 선박업체 실소유주의 파렴치함과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성토, 여기에 안전 불감증과 위기관리시스템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그때 그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제 곧 관리감독 기준은 강화될 테고, 책임자는 엄중히 처벌받을 것이며, 매뉴얼과 시스템은 더욱 빈틈없는 그물망을 놓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아픈 역사는 다시 묻는다. 정녕 그것이 최선이냐고. 안전에 관한 한 만능의 해법이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기본을 다시 살피는 일이다. 원칙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것, 그리고 거짓되지 않는다는 인간으로서의 그 기본을 말이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할 때 악몽은 되풀이된다. 우리는 ‘그날’을 너무도 쉽게 잊었다. 꽃잎처럼 떨어져 간 삼풍백화점의 원혼과, 생때같은 아이들을 태워 데려간 세월호의 비극 앞에서 또다시 우리 모두는 역사의 피고인이다.
  •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주인공 주원 확정,여주인공은?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주인공 주원 확정,여주인공은?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배우 주원이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에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가운데 심은경의 출연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경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29일 “심은경이 ‘노다메 칸타빌레’의 여주인공 역을 제안 받은 건 맞지만 아직 출연을 확정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남자주인공 역에는 배우 주원이 캐스팅 됐다. 주원 측은 “주원이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의 출연을 확정지었다”면서 “현재 최종 단계에서 조율 중이다”라고 전했다.  주원은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타마키 히로시가 연기한 ‘까칠한 음악 천재’ 치아키 신이치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한다.  일본 만화가 원작인 ‘노다메 칸타빌레’는 천재 피아니스트 노다메와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치아키를 중심으로 음악대학에서 일어나는 일과 함께 음악에 대한 꿈과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재탄생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주인공 노다 메구미의 별칭과 음악용어 ‘노래하듯이’라는 칸타빌레의 합성어다.  네티즌들은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여주인공이 궁금해”,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완전 기대”, “원작 뛰어 넘을까?”,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방송이 기다려진다”,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캐스팅 빨리 확정 됐으면”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청와대 글 삭제…“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 청와대 글 삭제 경위는?(전문 포함)

    청와대 글 삭제…“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 청와대 글 삭제 경위는?(전문 포함)

    ‘청와대 글 삭제’ ‘대통령 하야’ 한 네티즌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글이 삭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는 28일 한때 이 글을 보기 위해 접속한 네티즌들로 인해 한때 마비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자유게시판에 정모씨라는 분이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이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접속이 폭주했다”고 설명했다. 이 네티즌은 전날 오전 글을 올렸고, 이날 오전 9시 현재 40만건이 넘는 접속 건수를 기록했다. 이 글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고 이후 정부 대처의 미흡함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 네티즌은 이 글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자 이날 오전 “제가 쓴 게 아니고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인데 이렇게 반응이 클지 몰랐다. 파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 운영자 분은 글을 좀 삭제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다시 올렸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국정홍보비서관실 측은 “자유게시판 운영 정책상 본인이 작성한 글은 본인이 삭제할 수 있고, 삭제를 원하면 실명 인증을 거친 후 직접 삭제하면 된다”는 설명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한편 해당 네티즌에게도 전자우편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민 대변인은 “해당 글을 게시한 네티즌이 스스로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네티즌이 올린 글이 관심을 끌자 청와대 홈페이지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네티즌들이 들어오면서 접속이 불안정한 상태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청와대’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국정홍보비서관실의 소영호 행정관은 “평소 일일 접속자 수는 7000명 정도 되는데 지금은 2∼3배에 이르고, 동시 접속자 수도 많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해당 글 전문.(맞춤법 등을 수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를 옮깁니다)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 숱한 사회 운동을 지지했으나 솔직히, 대통령을 비판해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처음으로 이번만큼은 분명히 그 잘못을 조목 조목 따져 묻겠다. 지금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를. 대통령이란 직책, 어려운 거 안다. 아무나 대통령 하라 그러면 쉽게 못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쉬이 비판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 물러나라 라는 구호는 너무 쉽고, 공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아무리 무능해도 시민들이 정신만 차리면 그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 해야할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 첫째,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 대통령이 구조방법 고민 할 필요 없다. 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아래 사람들끼리 서로 조율이 안 되고 우왕좌왕한다면 무엇보다 무슨 수를 쓰든 이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안행부 책임 하에서 잘못을 했다면 안행부가 책임지면 된다. 해수부가 잘못했으면 해수부가 책임지면 된다. 그런데 각 행정부처, 군, 경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책임소관을 따지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면, 그건 리더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거다. 나는 군 최고 통수권자이자 모든 행정부를 통솔할 권한이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딱 한 명 밖에 모른다.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니다. 그런 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구조 왜 못하냐, 최선을 다해 구조해라’ 그런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잘못하면 책임자 엄벌에 처한다’ 그런 호통은 누구나 칠 수 있다. 대통령이 할 일은 그게 아니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왜 쇼핑을 못 한답니까?’ 그런 말 하라고 있는 자리 아니다. 공인인증서 폐기하라고, 현장에 씨씨티비 설치하라고, 그러라고 있는 자리 아니다. 일반인들이 하지 못하는 막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대통령에 책임이 있는 거다. 대통령? 세세한 거 할 필요 없다. 대통령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일이 안 되는 핵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는 일, 뭐가 필요하냐 묻는 일. 그냥 해도 될 일과 최선을 다할 일을 구분하고 최선을 다해도 안 되면 포기할 일과 안 돼도 되게 해야 할 일을 구분해주고, 최우선 의제를 설정하고 밑의 사람들이 다른 데 에너지를 쏟지 않을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주는 일, 비용 걱정 하지 않도록 제반 책임을 맡아 주는 일. 영화 현장의 스탭들은 감독이나 피디의 분명한 요청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안 돼는 일도 되게 한다. 단, 조건이 있다. 어려운 일을 되게 하려면 당연히 비용이 오버 된다. 이 오버된 제반 비용에 대한 책임. 그것만 누군가 책임을 져 주면, 스탭들은 한다. 리더라면 어떤 어려운 일이 ‘안 돼도 되게 하려면’ 밑의 사람들이 비용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 그것이 구조 작업이던 뭐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면 무조건 돈이 든다. 엄청난 돈이. 만약 사람들이 비용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면’ 그건 대통령이 정말로 누군가의 말단 직원인 적도 없었고 비용 때문에 고민해 본 적도 없다는 얘기다.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도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 리더가 너 이거 죽을 각오로 해라. 해내지 못하면 엄벌에 처하겠다 라고 협박만 하고 비용도 책임져주지도 않고, 안 될 경우 자신은 책임을 피한다면,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을 구하는데 돈이 문제냐 하지만, 실제 그 행동자가 되면 달라진다. 유속의 흐름을 늦추게 유조선을 데려온다? 하고 싶어도 일개 관리자가 그 비용을 책임질 수 있을까? 그러나 누군가 그런 문제들을 책임져주면 달라진다. ”비용 문제는 추후에 생각한다. 만약 정 비용이 많이 발생하면 내가 책임진다.” 그건 어떤 민간인도 관리자도 국무총리도 쉬이 할 수 없는 일이다. 힘 없는 시민들조차 죄책감을 느꼈다. 할 수 있었으나 하지 못한 일, 그리고 전혀 남 일인 것 같은 사람들조차 작게나마 뭘 할 수 있었을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고 이끌 수 있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직접 시정할 수 있었던, 해외 원조 요청을 하건 인력을 모으건 해양관련 재벌 회장들에게 뭐든 요청하건,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그 많은 걸 할 수 있었던 대통령은 구조를 위해 무슨 일을 고민했는가? 둘째,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 대통령은 분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왜 지휘자들은 ‘구조에 최선을 다하지’ 안았을까? 그것이 한 두 번의 명령으로 될까? 날씨 좋던 첫째날 가이드라인 세 개밖에 설치를 못했다면, 이러면 애들 다 죽는다. 절대 못 구한다 판단하고 밤새 과감히 방법을 바꾸는 걸 고민하는 사람이 이 리더 밑에는 왜 한 사람도 없었는가? 목숨걸고 물 속에서 작업했던 잠수사들, 직접 뛰어든 말단 해경들 외에, 이 지휘부에는 왜 구조에 그토록 적극적인 사람이 없었는가? 밑의 사람들은 평소에 리더가 가진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다. 급한 상황에서는 평소에 리더가 원하던 성향에 따라 행동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평소 리더가 어떨 때 칭찬했고 어떨 때 호통쳤으며, 어떨 때 심기가 불편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던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한다. 쌍용차 사태의 희생자들이 분향소를 차렸을 때 박근혜에게 충성하겠다 한 중구청장은 그들을 싹 쫓아냈고,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죽어가도 아무도 그걸 긴급하게 여긴 적이 없고, 모두 살기보다 일부만 사는 게 효율에서 좋고 자살자가 늘어나도 복지는 포퓰리즘일 뿐이고 세 모녀의 죽음을 부른 제도를 폐지하는 데에 아직도 대통령이 이끄는 당은 그토록 망설인다. 죽음을 겪은 사람들을 ‘징징대는’ 정도로 취급하고 죽겠다 함께 살자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뿌렸다. 이곳에선 한번도 사람이,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었던 적은 없었다. 아직도 이들에겐 사람이 죽는 것보다 중요한 게 많고, 대의가 더 많다. ‘사람은 함부로 해도 된다’ 는 이 시스템의 암묵적 의제였다. 평소의 시스템의 방향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던 상황에서 이럴 때 대통령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라고 지시를 하면 밑의 사람들은 대통령이 진심으로 아이들의 생명이 걱정되어서 그런 지시를 내린 건지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줘라 라는 뜻인지, 정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구조를 하라는 건지, 여론이 나빠지지 않게 잘 구조를 하라는 얘긴지 헷갈리게 된다. 대책본부실에서 누가 장관에게 전했다. “대통령께서 심히 염려하고 계십니다” 그러면 이 말이 ‘아이들의 안위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염려하고 있다는’ 건지 ‘민심이 많이 나빠지고 있어 자리가 위태로워질 걸 염려한다는’ 건지 밑의 사람들은 헷갈린다. 대신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대통령이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세팅한 사람들, 대통령은 잘했다 다른 사람들이 문제다 라고 사설을 쓸 줄 알았던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 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애를 쓴 사람들, 선장과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과 순식간에 부르자마자 행진을 가로막고 쫙 깔린 진압 경찰들이다. 이것은 이들의 평소 매뉴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 내가 선거 때 박근혜를 뽑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가 친일파라서도 보수당이어서도 독재자의 딸이어서도 아니었다. 그녀가 인혁당 사태 때 보여준 반응, 자신의 부친 때문에 8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거기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안타까움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에 대해 그토록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리더의 잘못은 여기에 있다. 밑의 사람들에게 평소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잘못된 의제를 설정한 책임. 셋째,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막대한 권한과 비싼 월급, 고급 식사와 자가 비행기와 경호원과 그 모든 대우는 그것이 ‘책임에 대한 대가’ 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조직에선 어떤 일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리더가 책임지지 않는 곳에서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 법을 알겠는가? 자신이 해야할 일을 일일이 알려줘야 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결정적으로,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덧붙임. 세월호 선장들과 선원들이 갖고 있다던 종교의 특징은 단 한 번의 회개로 이미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리 잘못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이라 한다. 이거, 굉장히 위험한 거다.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는 대통령, 이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 사람에 대해 아파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은 더더욱 필요 없다.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방부 “미군 헬기, 구조작전 효율성 위해 대기시킨 것” 해명

    국방부 “미군 헬기, 구조작전 효율성 위해 대기시킨 것” 해명

    미군 헬기 2대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탑승자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급파됐다가 다시 되돌아 간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앞서 미 국방성 보도 매체인 성조지는 세월호 침몰 당시 사고 해역에서 118마일 떨어진 서해상에서 작전중이던 미군 상륙함 본험 리처드함이 여러 개의 구명보트를 실은 2대의 MH-60 헬기를 파견했지만, 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채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미국 해군이 이날 오전에 발표한 보고서(문서번호: NNS140416-02) 역시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달 받은 미 해군이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함정의 구조 헬기를 즉각 파견했지만 한국 측이 ‘조치의 효율성’을 이유로 한국측 현장 지휘자의 요청을 기다리며 초동 구조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당시 사고 선박의 선체가 대부분 침몰한 상황에서 한국공군 C-130 항공기를 비롯한 다수의 헬기들이 집중 운영되고 있었다”면서 “한국 해군은 원할한 구조 작전을 위해 출동한 미 헬기에게 일단 본함으로 복귀해 추가 요청이 있을 때까지 대기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족의 달, 오페라 골라보세요

    가족의 달, 오페라 골라보세요

    연령과 취향에 맞춘 오페라 공연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고전의 본령을 끄집어낸 감각적인 작품부터 관능적이고 파격적인 작품,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까지 다양하다. 국립오페라단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오는 24~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라 트라비아타’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파리 사교계의 프리마돈나 비올레타의 비극으로 각색했다. 화려한 프랑스 사교계와 경쾌한 ‘축배의 노래’가 먼저 떠오를 법하지만 아르노 베르나르 연출은 “달콤한 선율이 흐르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그는 “작품이 매춘부의 이야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화려함 뒤에는 망가져 가는 개인의 처참한 삶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비올레타가 알프레도의 사랑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나 알프레도의 아버지가 두 사람의 이별을 요구하는 것, 알프레도가 비올레타를 오해하며 모욕적으로 돈을 내던지는 것도 매춘부와 사회의 폭력으로 해석된다는 의미다. 이런 새로운 해석을 현대적인 무대에 얹었다. 세계 오페라계에서 떠오르는 지휘자 파트릭 랑에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리우바 페트로바와 조이스 엘 코리가 비올레타를 번갈아 연기하고, 이반 마그리·강요셉이 알프레도를 나눠 맡는다. 1만~15만원. (02)586-5363. 다음 달 2~4일에는 같은 무대에 한국오페라단의 ‘살로메’가 올라간다. 성서에 나오는 헤롯왕과 그의 의붓딸 살로메, 예언자이자 세례자인 요한을 다룬 희곡(오스카 와일드)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살로메가 요한을 유혹하는 ‘일곱개 베일의 춤’과 목이 잘린 요한의 입에 키스하며 부르는 노래는 욕망과 광기의 절정으로 꼽힌다. 이 ‘살로메’의 배경은 범죄가 난무하고 욕심이 폭발하는 2114년 미래 도시다. 한 무리의 바이크가 질주하고 관능적인 춤이 넘친다. 19세 이상 관람가다. 1만~20만원. (02)587-1950. 생텍쥐페리의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오페라 ‘어린 왕자’는 가족이 즐길 만한 작품이다. 2003년 미국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초연된 뒤 미국 전역에서 공연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토니상을 받은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 영화 ‘엠마’ OST로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수상한 레이철 포트먼, 오페라 연출가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협업했다. 이야기는 어린 왕자와 여행에서 만난 캐릭터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무대가 압권이다. 이병욱(지휘), 하나린·김우주(소프라노), 한규원·안갑성(바리톤) 등 한국인 출연진이지만 영어로 노래하고 한글 자막을 제공한다. 27일~5월 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7만원. (02)580-13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47살 과학의 날 “대중에 더 가까이”

    47살 과학의 날 “대중에 더 가까이”

    국립과천과학관이 47주년 과학의 날(4월 21일)을 기념해 오는 19~21일 ‘해피사이언스데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매체인 책을 테마로 열리는 해피사이언스데이 행사에서는 그동안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가졌던 과학책에 대해 저자가 직접 해설하고 과학도서 선택을 지도하는 ‘사이언스 북페어’ 등 20여 가지 프로그램이 열린다. ‘과학 콘서트’의 저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과학자들의 뇌 이야기’ 특강의 연사로 나선다. 과학기술의 원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시연하는 ‘사이언스쇼’도 관람객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최정훈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사이언스쇼에서는 달리는 스포츠카의 충격을 감소시키는 플러버의 특성과 원리, 전통 팽이 속에 숨어 있는 첨단 과학기술 등을 실험 시연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성인 대상 과학 공연도 시도된다.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에스닉 퓨전밴드 두번째달이 함께한다. 공연 제목은 ‘사랑의 과학, 당신이 사랑할 때’로 사랑을 진화심리학, 뇌과학 측면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오푸스챔버오케스트라(단장 신현민)가 ‘지구, 달, 별 그리고 태양’이란 제목의 과학콘서트에서 우주여행을 테마로 쉽고 재미있는 지휘자의 해설을 곁들여 클래식 연주를 선보인다. 우사임 과학관 과학문화전시과장은 “높아지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문화야 놀자 도서관에서

    [커버스토리] 문화야 놀자 도서관에서

    전자책과 스마트폰·태블릿 PC가 범람하는 지금,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되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찾는 도서관 입구에 ‘정숙’이라는 표지판은 없다. 더 이상 도서관은 조용히 책만 읽다 가는 공간이 아니다. 활자와 종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무성한 요즘 활자와 종이의 집합소인 도서관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소시지를 만들다… 첫 공공예술 전문 안양 ‘공원도서관’ 4일 경기 안양예술공원 내 안양파빌리온 공원도서관. 5~6명이 둘러선 한쪽 식탁에서 고기를 직접 갈아 수제 소시지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컴퓨터로 온라인 도록을 보고, 맞은편에선 건물 설계도를 펼쳐 놓고 토론을 하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서가 앞 라운지에는 아이와 엄마가 골판지로 만든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처음 이곳을 찾은 대학생 임의현(22)씨는 “디자인 수업 자료를 준비하려고 왔는데 공원에 소풍을 나온 것 같다”면서 “신선하면서도 전문자료들이 잘 구비돼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안양파빌리온은 국내 첫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다룬 1500여점의 서적과 DVD 등을 소장하고 있다. 공원도서관은 2005년 시작된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길예경(53·여) 도서관장은 “예술에 대한 일반인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목표”라며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료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을 거리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읽기꾸러미’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읽기꾸러미는 도슨트(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들이 모여 토론하거나 예술가들이 작업을 진행한 자료 등을 모아 시민들과 공유하는 활동이다. ■오페라 대출하다… 클래식 CD 등 8217점 보유 ‘가람도서관’ 경기 파주시 와동동 가람마을에는 지난달 12일 전국 최초로 책과 음악이 공존하는 ‘가람 공공도서관’이 설립됐다. 클래식,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 CD와 DVD 8217점과 음악 서적 1100권을 포함한 도서 1만 7658권을 보유 중이다. 지휘자 금난새(67)씨가 2010년 파주시에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음악 도서관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도서관의 설립 목적 자체가 헤이리 예술마을, 출판단지 등을 갖춘 파주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던 셈이다. 가람도서관의 이용객들에게 도서관은 ‘정숙’해야 한다는 건 편견일 뿐이다. 연면적 3862㎡, 300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솔가람아트홀’이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3주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피아니스트 조재혁, 첼리스트 송영훈 등의 개관기념 무료 독주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2일 도서관을 찾은 이초희(33·주부)씨는 “집과 가까운 곳에 음악 도서관이 생겨 앞으로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게 될 것 같아 좋다”며 “4명의 자녀들을 데려와 클래식 음악을 실컷 들려줄 계획”이라며 웃었다. 도서관이 소장한 CD와 DVD는 1회에 3개씩 1주일간 대출이 가능하다. 도서관에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사전 예약을 하면 세 시간까지 빌릴 수 있다. ■디자인 전시하다… 세계 최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지난해 2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관련 희귀본 3130권, 디자인 전문 장서 8660여권 등 총 1만 3000여권에 달하는 서적을 보유한 세계 최대 디자인 서적 전문 도서관이다. 현대카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이 도서관은 디자인 전공자들에겐 사랑방으로 통한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희귀 서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인숙(38·여·도서 디자인 편집자)씨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었던 일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층 ‘정기간행물’ 섹션에는 ‘라이프’지와 85년 역사의 건축 전문지 ‘도무스’ 전권을 갖추고 있다. 흰 장갑을 착용하고 열람할 수 있는 ‘희귀본 컬렉션’에는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인 ‘파이돈’과 ‘타센’의 한정판도 있다. 도서관 측은 보유한 잡지들을 바탕으로 매달 기획 전시회를 연다. 다양한 사진 작품들과 넓은 철제 테이블은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펴놓고 보는 디자인 전공자들을 배려했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유승한(24·경기 부천)씨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이곳에 와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보고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층별 동시 입장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책과 삼림욕하다… 관악산 등산로 초입의 ‘숲속작은도서관’ 관악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숲속작은도서관’은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가득한 숲에서 삼림욕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자연 속 복합문화공간이다. 숲, 환경, 생태 관련 도서를 포함한 전체 장서 수는 3077권. 2008년 10월 문을 연 숲속작은도서관은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 교감을 지낸 문영규(70)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07년 시민단체 생명의숲국민운동이 주관한 ‘숲가꿈이 양성과정’에 참여해 숲, 환경, 봉사 등에 대한 교육을 받던 문씨가 철거 예정된 관리초소 건물에 도서관을 짓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때부터 도서관 운영은 문씨와 같이 ‘숲가꿈이 양성과정’ 수료생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매해 4~11월에만 정기운영하는 이 도서관의 연평균 이용객 수는 5277명에 이른다. 가족 단위 이용객이 전체의 60% 정도다. 지난 3일 분주하게 도서관을 정리 중이던 문씨는 “가장 인기가 있는 책은 ‘초등과학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설명했다. 관악산 입구 제1광장에 위치한 덕분에 등산 도중 숲속작은도서관을 처음 알게 되는 이용객들도 적지 않다. 이날 도서관을 찾은 김화수(30·여·회사원)씨는 “관악산에 올 때마다 도서관이 예뻐서 한 번쯤 와보고 싶어 들렀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구연동화나 자연물 만들기 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개관은 오전 10시, 폐관은 오후 5시다.
  •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에 구천씨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에 구천씨

    문화체육관광부가 3일 구천(55) 울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상훈 현 예술감독의 후임이며 임기는 3년이다. 구 내정자는 총신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미국 웨스트민스터합창대학에서 지휘법을 공부했다. 전국시립합창단연합회 회장, 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광주광역시립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등을 거쳤다. 2008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2009년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과 서울음악대상을 받았다.
  • 구로 시니어 오케스트라 공연 농익은 하모니 들려드립니다

    구로 시니어 오케스트라 공연 농익은 하모니 들려드립니다

    “월 1회 정도 어르신들을 찾아가 음악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요. 나이 들어서도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의 장인표(68) 지휘자는 3일 이같이 말하며 자부심을 보였다. 장 지휘자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구로구민회관 지하 연습실에서 2~3시간 연습하고 있다”며 “동료들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는 오는 11일 2시부터 구로구민회관에서 정기공연을 한다. 관람객은 65세 이상 500여명이다. 노인들이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는 셈이다. 그리운 금강산, 사랑의 트위스트, 감격시대 메들리 등 총 6곡의 음악을 연주한다. 객원 가수 2명이 귀에 익은 노래를 들려주며 흥을 돋울 예정이다.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는 노인들의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해 2월 창단했다. 지휘자를 비롯해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기타, 드럼 등의 악기 연주자 17명으로 구성됐다. 연령층은 59세부터 81세까지 다양하다. 공연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점프구로축제, 노인의 날 기념 경로잔치, 노인 일자리 발대식 등 모두 39회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은 정기공연에 이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상영한다. 2012년에 개봉해 1200만 관객을 이끌어 돌풍을 일으킨 영화다. 공연 관람을 원하면 4일까지 구청 노인청소년과,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한화, 15년 후원 교향악축제 열린다

    한화, 15년 후원 교향악축제 열린다

    한화그룹이 2000년부터 15년째 후원하고 있는 ‘한화와 함께하는 2014 교향악축제’가 다음 달 1~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3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매년 4월 전국 20여개의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교향악축제는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이 협연하는 국내 최고의 클래식 축제다. 지난 25년간 해마다 초청 악단과 연주 프로그램, 협연자들을 다양하게 구성하며 변화·발전해 왔다. 올해 초 KBS교향악단에 취임한 음악감독 요엘 레비의 지휘로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교향곡 3번 ‘영웅’ 등의 작품이 2014 교향악축제의 막을 올린다. 또 다음 달 18일 폐막 연주는 지휘자 임헌정이 25년간 몸담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고별무대다. 이 외에도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 상임지휘자로 선임돼 화제를 모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단장 성시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 여자경 등 두 명의 여성 지휘자를 통해 클래식계의 여성파워도 이번 교향악축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난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버그와 김대진이 이끄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의 협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향악축제는 한화그룹이 후원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4년간 관람인원은 32만명, 누적참여 교향악단 수는 228개에 달한다. 태승진 예술의전당 예술본부장은 “기업이 예술공연을 후원하는 일이 지금은 낯설지 않지만 15년 전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후원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한화그룹이 큰 결단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한화의 교향악축제 단독 후원은 장기적 안목으로 이뤄져야 하는 기업 메세나 활동의 성공 사례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교향악축제 후원 외에도 ‘한화 팝&클래식 여행’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부문의 지원을 통해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 및 지방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한화의 메세나 활동은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 가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찰리 어셔 글, 공보경 옮김, 리즈 아델 그뢰쉔 사진, 서울셀렉션 펴냄) 두 외국인이 지하철 노선을 따라가며 눈길을 던져 건진 서울. 일상은 독특하고 소소한 가운데 보석이 담겼다. 커피가 거리를 점령했고, 다 번영한 줄 알았는데 절망이 뒤섞인 장소도 있다. 짤막한 글들에 정보와 생각거리가 가득하다. 356쪽. 1만 5000원. 오류의 인문학(캐서린 슐츠 지음, 안은주 옮김, 지식의날개 펴냄)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쾌감은 극에 달하지만 정작 인류는 오류로써 발전했다. 어떻게 오류를 범하고 수용할지, 역사·사회·심리적 측면으로 다양하게 고찰한다. 440쪽. 1만 8000원. 힙합(김봉현 지음, 글항아리 펴냄) 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가 음악장르이자 문화로서 힙합을 사회·문화·정치의 맥락에서 탐구한다. 싸움과 도전, 남성우월주의, 동성애·여성 폄하 등 도저히 알 수 없는 힙합의 속사정을 살핀다. 310쪽. 1만 5000원. 오케스트라처럼 경영하라(서희태 지음, 글로벌콘텐츠 펴냄) 많은 기업인들이 경영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는 이유, 조화와 협력, 소통 방식의 중심에 있는 지휘자가 생생한 경험으로 설명한다. 248쪽. 1만 3800원.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김해영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척추장애, 학대, 고통을 견뎌내고 24년간 국제사회복지사로 활동한 134㎝의 작은 거인.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큰 울림이 있다. 272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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