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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크바스토프 재즈 무대로 첫 내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크바스토프 재즈 무대로 첫 내한

    선천적 장애극복한 휴먼스토리의 주인공3월 19일 LG아트센터에서 재즈 공연 예정키 132㎝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하지만 관객에게 전한 감동은 가장 큰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한국을 처음 찾는다. 바로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온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60)가 그 주인공이다. 현역 은퇴 후 재즈 가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크바스토프는 오는 3월 1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재즈 레퍼토리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독일 출신의 크바스토프는 작은 키와 손가락이 7개인 중증선천기형을 안고 태어났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이유는 어머니가 임신 중 탈리도마이드 성분의 입덧 방지용 진정제를 복용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를 원망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와 의지를 가진 그였지만, 그의 장애는 데뷔 전 음악활동의 장벽이 되기도 했다. 하노버 음대를 지원했지만, 모든 성악 전공자는 반드시 피아노를 쳐야 한다는 학교 규정에 따라 음대 진학을 하지 못하는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3세부터 성악 레슨을 받은 스승이자 유명 소프라노인 샬로트 레만 부부의 개인교습으로 더욱 철저히 음악을 배운 그는 29세였던 1988년 신인 성악가들의 등용문인 뮌헨 ARD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세이지 오자와 등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들의 총애를 받았고, 미국 그래미어워드를 3회 수상하는 등 정상급 성악가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크바스토프는 2012년 돌연 클래식 무대에서 은퇴했다. 그의 형인 미하엘이 암으로 사망하며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미하엘은 크바스토프의 자서전 ‘빅맨 빅보이스’를 쓰기도 한 출판인이자 작가였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가족을 잃은 크바스토프는 이후 후두염을 앓으며 진로를 바꾼다.크바스토프는 클래식 무대를 은퇴하고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영국 BBC4에서 독일 가곡을 소개하는 방송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연극배우로 독일 최고 극단 베를린 앙상블의 작품에 출연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는 이번 내한 무대에서 재즈를 선보인다. 재즈 마니아였던 형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재즈를 즐겼던 그는 이미 2007년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재즈앨범을 발매했고, 2014년 ‘마이 크리스마스’에 이어 올해 소니 레이블을 통해 ‘나이스 앤 이지’를 발매했다. 그는 이번 내한에서 아서 해밀턴의 ‘크라이 미 어 리버(Cry Me a River)’,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등 새 앨범에 수록된 곡 위주로 무대를 꾸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 오스모 벤스케가 전하는 ‘북구의 감성’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 오스모 벤스케가 전하는 ‘북구의 감성’

    핀란드 지휘계를 대표하는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가 자신의 장기인 시벨리우스 레퍼토리로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향은 14~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시벨리우스 스페셜’ 콘서트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은 교향시 ‘핀란디아’를 시작으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6·7으로 구성됐다. 핀란드의 애국적 찬가이자 시벨리우스의 가장 사랑받는 교향시로 꼽히는 ‘핀란디아’를 비롯해 주요 곡들이 망라된 레퍼토리다. 지휘봉을 잡은 벤스케는 고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20세기 낭만주의 거장 시벨리우스를 비롯해 ‘노르딕 레퍼토리’와 현대음악 등에 강점을 지닌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놓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1·4번 음반은 2013년 그래미 최우수 오케스트라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시벨리우스 음악원 출신의 벤스케는 원래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2003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유럽 5대 도시 투어를 비롯해 2015년 5월 역사적인 쿠바 방문 연주를 성사기키기도 했다. 미국 오케스트라 가운데 처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연을 하기도 했다. 벤스케는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를 갖는 등 잦은 교류를 맺고 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 양인모가 협연자로 함께한다.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2006년 이후 9년간 1위가 나오지 않았던 이 콩쿠르의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와 함께 최연소 결선진출자상, 현대작품 최고 연주상, 청중상 등의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활동했고, 당시 연주한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실황은 최근 음반으로 출시되기도 했다.그는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후원을 받아 요제프 요아힘이 브람스 협주곡을 초연할 때 사용했던 1714년 스트라디바리우스 ‘요아힘-마’로 연주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공연장까지 정복한 ‘퀸’

    공연장까지 정복한 ‘퀸’

    영국 록그룹 퀸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신드롬이 공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리뷰트 밴드(특정 음악가를 기리기 위해 음악과 이미지를 재현하는 밴드)들의 공연에 이어 콘서트 레퍼토리로 퀀의 명곡을 선택하거나 아예 퀸의 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회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극음악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최근 음악회장 프로그램으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 단원 등으로 구성된 7인조 단체 필하모닉스가 지난해 말 내한해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찾는 2인조 그룹 ‘멜로디카 멘’은 멜로디언으로 편곡한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들려준다. 1980년대 인기를 끈 2인조 그룹 ‘캠브리지 버스커스’를 연상하게 하는 ‘멜로디카 멘’은 피바디 음대 출신의 조 부오노와 트리스탄 클라크로 구성된 그룹이다. 유튜브를 통해 먼저 이름을 알린 이들은 미국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졌고, 미국 ABC방송의 ‘더 고잉 쇼’, NBC방송의 ‘아메리카 갓 탤런트’ 등에도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의 공연은 2월 10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부천필하모닉은 동명의 노래를 아예 음악회 이름으로 정한 ‘발렌타인 콘서트-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달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부천시민회관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퀸의 명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선보인다. 이 밖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의 유명 넘버(곡)를 비롯해 차이콥스키 발레음악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 등 대중적인 클래식 곡들을 들려준다.공연기획사 스톰프뮤직은 3월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콘서트 ‘보헤미안 랩소디-퀸을 위하여’를 공연한다. 해외에서 이미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된 바 있는 ‘위 아 더 챔피언스’, ‘위 윌 록 유’ 등이 이번 무대에 오른다. 여러 장르를 오가며 활동해온 피아니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윤한과 지휘자 안두현,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 함께한다. 스톰프뮤직 측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라며 “생전 프레디 머큐리가 광적으로 좋아했던 록 음악에 대한 오페라적인 접근과 퀸이 추구한 음악적 철학을 담아 관객과 호응하며 함께하는 공연으로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핵은 빼고… 北예술단 3년 만에 베이징 공연

    핵은 빼고… 北예술단 3년 만에 베이징 공연

    中고위층 관람… 시진핑 확인 안 돼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이 26일에 이어 27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펼쳤다. 3년 전 현 단장이 공연을 취소할 때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진 핵무기 관련 선전 내용은 전혀 없었다. ‘북한 친선 예술대표단의 중국 방문 공연’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초청하고 주관한 공연은 모두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2000여명이 관람했다. 공연 안내 팸플릿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과 북·중 친선의 영원함을 강조하는 노래 가사 등이 실렸다. 특히 수석지휘자인 인민 예술가 장룡식, 지휘자 류현호, 김충일 등이 소개됐으나 사실상 이번 공연을 이끈 현 단장은 언급되지 않았다. 관객들은 중국 대외연락부 소속원과 중국 기업 단체 초청객, 북한대사관 직원, 군인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 예술단 공연으로 전면 휴관한 대극원 주변은 10m 간격으로 경찰이 배치되고 검문검색이 강화돼 중국 고위급 인사가 왔음을 예상케 했다. 공연은 군복 차림의 북한 공훈 국가합창단이 ‘조중 친선은 영원하리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등 사회주의 찬양 중국 노래, 가야금 연주, 탭댄스, 관현악 연주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예술단은 베이징 최정상급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에서 28일에도 공연할 예정이며 시 주석이 이날 직접 참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화통신은 “북·중 양당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공감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문화 교류 행사로 양국 전통 우의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익숙한 무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익숙한 무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세월의 두께와 100년의 의미 때문일까. 곳곳에서 3·1운동 정신을 되살리자는 구호와 몸짓이 요란하다. 100년 전 아픔과 구국의 희생을 상기해 미래 한국의 발판으로 삼자는 외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 와중에 애국가 논란이 뜨겁다.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 말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안익태. 그의 행적이 친일을 넘어 일본과 결탁한 독일 나치 파시즘의 나팔수였다는 흔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애국가 폐지의 주장이 힘을 얻어 가는 형국이다. 보수, 진보 진영의 논객들이 주거니 받거니 논쟁을 잇는 가운데 여론의 대치도 점입가경이다. 일단 세간의 입장은 ‘계속 쓰자’는 쪽이 우세다. CBS 의뢰를 받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애국가 교체를 물은 결과 반대 응답이 58.8%로 찬성 24.4%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뭐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대중 인식의 우위로 읽힌다. ‘계속 쓰자’는 쪽 주장은 이렇다. 정부 수립 이후 줄곧 불러 왔던 애국가를 이제 와서 폐기 처분하려 드느냐는 관성의 대응이 주축이다. 여기에 친일인사 작품이란 이유로 써선 안 된다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입장이 거들고 있다. 예술가와 작품의 분리다. 이를테면 친일 문인 서정주의 작품이 교과서에 계속 수록되고 있지 않느냐는 식의 항변이다.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 보면 애국가, 적어도 안익태 애국가는 그런 편의주의와는 차원이 사뭇 다르다.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인식과 달리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이승만 정부 출범 후 국가로 정해 관습법적으로 쓰여 왔을 뿐 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70여년간 국가·공공단체의 공식 행사나 이런저런 자리에서 당연히 부르고 들어온 국가 대용일 뿐이다. 모르는 결에 몸에 밴, ‘익숙한 무지’의 흔적일 수 있다. 예술가와 작품의 분리라는 편한 원칙도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국가는 국기(國旗), 국화(國花)와 함께 한 나라의 대표적 상징이다. 언제 어디서든 떳떳하게 만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 나라의 얼굴인 셈이다. 기왕에 국가처럼 굳어진 애국가를 굳이 폐기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포개지고 떠오르는 친일·친나치 작곡자의 얼굴을 힘겹게 용인할 이유 또한 없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나치 독일 부역자를 가혹하게 응징한 프랑스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작품 궤적과 생애를 들춰 보면 안익태는 표리부동한 작곡가요, 지휘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나라 사랑, 즉 애국의 차원에서 보자면 그렇다. 미국에서 1936년쯤 애국가를 처음 작곡해 발표한 직후 안익태는 이런 말을 남겼다. “대한국 애국가를 부르실 때는 애국가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애국적 정신으로 활기 있게 장엄하게 부르시되 결코 속히 부르지 마십시오.” 그 말대로 애국적 정신으로 활기 있게 장엄하게 부를 수 있는 애국가를 만났으면 한다. 보수니, 진보니 편 가르기는 집어치우고 떳떳한 국가를 한번 고민해 보자. 3·1운동 100주년의 해에. kimus@seoul.co.kr
  • 현송월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현송월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북한예술단이 오는 24~25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을 펼친다. 국가대극원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 비슷한 위상과 규모의 중국 최고급 공연장이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이미 사전에 티켓이 판매됐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茶花女)’의 국가대극원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지난해 4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중국예술단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을 벌였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부부가 직접 관람했다. 따라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예술단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석해 융숭한 국빈 대접을 받았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초청으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우호예술단을 이끌고 23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위원장과 중국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이 부위원장의 노동당 국제부장 직함도 같이 소개했다. 이 부위원장의 직위가 쑹타오 부장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이 양국간 문화교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북한예술단 공연은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악단이 주축이 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2015년 12월 국가대극원 공연을 시작 3시간 전 갑자기 취소해 당시 양국 갈등을 드러냈었다. 취소 원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무력을 찬양한 공연 내용에 대해 중국이 수정을 요구하자 현 단장이 아예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표를 팔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에게만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문화부가 표를 배분해 초청했다. 이번에도 공연표는 중국에서 관할해 마찬가지로 초청 형식으로 국가대극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예술단 공연은 큰 화제를 모아 암표 가격이 1만 5000위안(약 2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가대극원은 하얀색 돔 형태의 공연장이 물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모양이라 중국에서 ‘삶는 달걀’로 불린다. 주로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중국 국가지도자들도 국가대극원에서 중요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김정숙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국가대극원에서 합창 공연을 봤다. 국가대극원 5층에 걸린 유명 클래식 음악가의 대형 초상화에는 한국의 정명훈 지휘자의 모습도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북한예술단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북한예술단이 오는 24~25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을 펼친다. 국가대극원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 비슷한 위상과 규모의 중국 최고급 공연장이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이미 사전에 티켓이 판매됐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茶花女)’의 국가대극원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지난해 4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중국예술단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부부가 직접 관람했다. 따라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예술단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석해 융숭한 국빈 대접을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초청으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우호예술단을 이끌고 23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위원장과 중국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이 부위원장의 노동당 국제부장 직함도 같이 소개했다. 이 부위원장의 직위가 쑹타오 부장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이 양국간 문화교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북한예술단 공연은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악단이 주축이 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2015년 12월 국가대극원 공연을 시작 3시간 전 갑자기 취소해 당시 양국 갈등을 드러냈었다. 취소 원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무력을 찬양한 공연 내용에 대해 중국이 수정을 요구하자 현 단장이 아예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표를 팔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에게만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문화부가 표를 배분해 초청했다. 이번에도 공연표는 중국에서 관할해 마찬가지로 초청 형식으로 국가대극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예술단 공연은 큰 화제를 모아 암표 가격이 1만 5000위안(약 2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가대극원은 하얀색 돔 형태의 공연장이 물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모양이라 중국에서 ‘삶는 달걀’로 불린다. 주로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중국 국가지도자들도 국가대극원에서 중요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도 김정숙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국가대극원에서 합창 공연을 함께 봤다. 국가대극원 5층에 걸린 유명 클래식 음악가의 대형 초상화에는 한국의 정명훈 지휘자의 모습도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친일 + 나치’ 에키타이 안의 두 겹 그림자

    ‘친일 + 나치’ 에키타이 안의 두 겹 그림자

    안익태 케이스/이해영 지음/삼인/228쪽/1만 5000원‘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걸출한 한국인 작곡가 겸 지휘자’.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1906~1965)에겐 이 같은 칭송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친일 행각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친일 인사로 낙인찍혔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친일 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올랐다. 그 안익태는 미국에서 ‘애국가’를 발표한 직후 한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당부했다. “대한국 애국가를 부르실 때는 애국가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애국적 정신으로 활기 있게 장엄하게 부르시되 결코 속히 부르지 마십시오.”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추적해 온 이해영 한신대 국제학부 교수가 쓴 ‘안익태 케이스’는 안익태의 또 다른 면모를 들춰내고 있다.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나치에 부역한 비(非)애국인으로 확대해 충격적이다. 책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가장 중요한 국가 상징 가운데 하나인 애국가, 그중에서도 안익태의 애국가에 대한 것이며 안익태의 전기는 아니다.” 그 말대로 저자는 먼저 안익태 작품의 궤적을 훑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강천성악’(하늘에서 내려온 음악·1959년)은 일본 아악 선율을 서양악기로 편곡해 2차 세계대전 중 선전용으로 연주한 ‘에텐라쿠’의 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만주국 환상곡’은 1942년 일본 괴뢰국가인 만주국 건국 10주년 경축음악회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슬프게도 지금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는 ‘만주국 환상곡’의 피날레 부분이다. 안익태는 친일 부역의 산물인 ‘만주국 환상곡’ 악보를 1944년 파리 해방 직전 스페인으로 도주하면서 폐기했다. 이후 1938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처음 연주된 곡을 개작해 만든 게 ‘한국 환상곡’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매국의 도구로 재활용하다 그것을 다시 애국이라 주장하면서 그 중간 과정을 없었던 것처럼 우긴다면 그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다.” 안익태를 ‘민족적 자랑’의 대상에서 ‘매국’의 인사로 끌어내린 결정적 계기는 10년 전 발견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 영상이다. 1942년 9월 베를린에서 열린 이 연주회에서 안익태는 지휘를 하고 있다. 책에는 종전 안익태가 갖고 있던 이미지 전복의 충격을 훨씬 뛰어넘는 증거들이 넘쳐난다. 그 두 축은 바로 1938년 주베를린 만주국 공사관 참사관으로 부임해 1945년 7월까지 독일에 머물렀던 에하라 고이치, 그리고 나치 국가조직 독일협회와 안익태의 관계 및 활약상이다.에하라 고이치는 명목상 참사관이지만 사실상 일본의 유럽 첩보망 총책이었다. 미국전략정보국(OSS) 문서는 한결같이 그를 ‘일본의 유럽 첩보망 독일 책임자’로 명기하고 있다. 안익태가 작곡한 ‘만주국 환상곡’의 작사가이기도 했던 에하라 고이치. 안익태는 베를린 그의 집에서 2년 반 동안 단순히 묵어 살기만 했을까. 저자는 안익태가 그의 집에서 기거한 시점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일, 대추축국에 선전포고를 한 1941년 12월이었음을 지적한다. 독일협회와 안익태의 관계는 더 충격적이다. 이 협회가 민간단체로 위장된 나치의 국가조직이었음을 들춰낸 저자는 에하라 고이치와 에키타이 안이라는 일본인 이름으로 활약했던 안익태의 가장 강력한 스폰서였다고 못박는다. 실제로 안익태는 에하라의 베를린 자택에 머물면서 1944년 히틀러 생일기념으로 파리에서 열린 ‘베토벤 페스티벌’을 비롯해 일본 동맹국과 독일 점령국·우방국 스페인에서만 30여 차례 공연했다. 안익태는 어떻게 당시 막강한 위세를 갖고 있던 일본제국, 나치 독일 정책과 동떨어진 채 순수한 사랑의 음악을 만들고 지휘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물음에 답하는 대신 나치 선전총책 괴벨스 주도로 조직된 독일제국음악원의 안익태 회원증을 제시하고 있다. 유일의 조선 출신 제국음악원 회원이었던 안익태의 회원증 오른쪽 하단에는 ‘정치적 관점에서 흠결이 될 만한 사항 없음’이라는 문구가 스팸프로 찍혀 있다. “안익태 애국가의 치명적 흠결은 그 선율이나 가사에 있지 않다. 그것을 지은 사람에게 있다. 만든 이가 최소한 애국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의 이 말에 동의한다면 결국 비애국적 인사가 만든 애국가를 계속 쓸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저자는 그 대응 방법을 네 가지로 요약한다. 그냥 모른 체하거나 문제 있지만 통일될 때까지 그냥 사용하기, 기존 애국가를 계속 쓰면서 제2의 애국가 만들기, 국가제정위원회를 구성해 가사·곡 공모하기다. 그리고 이런 말을 남긴다. “선택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오케스트라·음악극으로… 다시 찾아온 ‘겨울나그네’

    오케스트라·음악극으로… 다시 찾아온 ‘겨울나그네’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오케스트라 편곡 형식 등으로 새롭게 구성한 공연이 올겨울 관객을 찾는다. 캄머오케스터서울은 다음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지휘자 김선일과 바리톤 정록기가 함께하는 ‘기획연주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피아노 연주와 함께하는 일반적인 가곡 무대가 아닌,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이다. 성악가와 관현악단이 함께 무대 위에 선다. 정록기는 독일 가곡과 바로크 종교음악 등을 주요 레퍼토리로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성악가다. 편곡을 맡은 작곡가 서순정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도루 다케미슈 작곡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한스 첸더의 소편성 편곡 등이 특히 유명한 ‘겨울나그네’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서순정의 손을 거쳐 어떤 색채로 거듭날지 주목된다.올해 4회째를 맞는 평창대관령겨울음악제에서는 다음달 15~16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음악극 ‘겨울, 나그네’가 예정됐다. 이번 작품은 무용과 음악이 어우러진 ‘컬래버레이션’ 무대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리톤 조재경, 무용수 김설진 등이 함께한다. 가수 이효리의 ‘춤 선생’으로도 유명한 김설진은 국내에서 각종 현대무용 작품을 선보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무용계 스타다.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 연작시에 곡을 붙인 ‘겨울나그네’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와 함께 슈베르트 3대 가곡집으로 꼽힌다. 사랑을 잃은 청년이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의 원래 이름은 ‘겨울여행’이지만, 한국에서는 잘못 번역된 ‘겨울나그네’라는 제목이 더 유명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해엔 ‘왈츠’…빈 향기 물씬 담긴 신년음악회들

    새해엔 ‘왈츠’…빈 향기 물씬 담긴 신년음악회들

    왈츠와 폴카 리듬의 춤곡으로 꾸며지는 빈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를 닮은 새해 공연들이 곳곳에서 마련된다. 마포문화재단은 23일 마포아트센터에서 ‘2019 비엔나왈츠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고 12일 밝혔다. ‘봄의 소리 왈츠’, ‘남국의 장미 왈츠’를 비롯해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고정 앵콜곡’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 우아하고 경쾌한 곡들로 무대가 펼쳐진다. 지휘자 산드로 쿠투렐로가 1990년 창단한 이 단체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춤곡을 주요 레퍼토리로 한다. 이번 공연의 협연에는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파트리샤 솔로투르코바가 출연한다. 부천필하모닉은 18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비엔나의 봄’ 공연을 선보인다. 상임지휘자 박영민의 지휘로 왈츠와 폴카, 행진곡, 마주르카 등 다양한 형태의 춤곡을 들을 수 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라데츠키 행진곡’ 외에도 ‘이집트 행진곡’, ‘전자기’ 등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곡들도 선보인다. 협연에는 테너 석정엽과 소프라노 구민영이 함께한다. 과천시립교향악단은 같은날 과천시민회관에서 신년음악회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을 비롯해 춤곡과 오페라 아리아 등을 선보인다. 세계적 명성의 빈 소년 합창단은 26~27일 예술의전당에서 신년음악회를 연다. 1969년 첫 내한 이후 140회가 넘는 내한공연으로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은 빈 소년 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요들송 ‘뻐꾸기’, 민요 ‘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 등을 들려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3040 마에스트로, 더 센 거장들이 온다

    3040 마에스트로, 더 센 거장들이 온다

    2019년 클래식 공연은 세계 메인스트림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잇따른 내한으로 지난해와는 또 다른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전체 공연의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장한나의 내한 등 한국에서 보기 어려웠던 ‘원조’ 클래식 스타의 귀환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국내 음악평론가들의 추천 공연을 참고해 올해 주요 무대를 소개한다.올해는 30·40대의 젊은 마에스트로들의 내한이 눈에 띈다.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블라디미르 유롭스키(46)의 3월 7일 내한은 상반기 가장 주목할만한 공연으로 꼽힌다.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3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대단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유롭스키는 아버지이자 선배 지휘자인 미하일 유롭스키를 능가하는 청출어람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 역시 “오페라와 콘서트를 넘나드는 능력자이자 다이내믹하고 ‘한방’이 있는 지휘자”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는 독일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함께한다. 남미 출신의 젊은 스타 지휘자들도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37)은 3월 16일 자신이 26세 때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LA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한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 빈민층 어린이를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 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협연자는 세계 음악계의 ‘차이나 파워’를 상징하는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31)이다. 류 전문위원은 “비디오형으로나 오디오형으로나 최고의 무대”라며 “실제 무대에서 불꽃 튀는 순간을 목도하는 것이 공연을 보는 또 다른 재미인데, 유자 왕은 이러한 재미를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11월 1~3일 내한을 추진 중인 빈필하모닉 공연은 확정 시 올해 최고의 이벤트가 될 만하다. 이번 내한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60)과 콜롬비아 출신의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41)가 지휘봉을 번갈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트라다는 남미 출신이긴 하지만 ‘음악의 수도’ 오스트리아 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틸레만은 빈필하모닉과 가장 시너지가 좋은 지휘자이자 빈필 고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줄 아는 지휘자”라며 “에스트라다는 빈필하모닉의 전통적 색깔을 간직하면서도 때로는 라틴계의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많은 악단들이 말러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두다멜·LA필하모닉과 만프레드 호넥·서울시향(9월 5~6일)은 말러 교향곡 1번을, 조너선 노트가 지휘하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는 말러 교향곡 6번(4월 7일)을 각각 선보인다. 노승림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특히 호넥, 노트와 같은 말러 스페셜리스트들의 ‘제대로 된’ 말러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 미하일 플레트네프, 파울 바두라-스코다, 루돌프 부흐빈더 등 세계 무대를 주름잡던 연륜의 연주자들도 한국을 찾는다. 바두라-스코다의 나이는 유자 왕보다 60살이 많은 무려 91세다. 특히 플레트네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지휘자이자 그레고리 소콜로프와 함께 러시아 현역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오는 6월 27일 내한 무대에서는 잠시 지휘봉을 내려놓고 피아노 앞에 앉아 자신의 음악세계를 국내 팬들에게 선보인다. 황 평론가는 “관조적이면서도 유희적인 연주가 특색인 플레트네프의 무대에서는 고도로 조탁된 ‘음의 향연’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최고 클래식 스타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는 올해도 계속된다.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6월 25일), 야니크 네제-세갱이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1월 10일) 등과 협연하고 독일 최정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는 흔치 않은 가곡 리사이틀(9월 18일) 무대도 예정돼 있다. 노 전문위원은 “에네스 콰르텟의 실내악 무대, 괴르네·조성진의 리사이틀 등이 기대된다”면서 “앞서 괴르네는 이번 공연 기획 단계 때 조성진을 ‘독특한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며 피아노와 성악이 대등하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무대를 기대한다고 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성악 무대로는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의 1월 21일 첫 리사이틀도 추천됐다. 음악전문지 ‘클럽발코니’ 이지영 편집장은 “가창력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출중하고 다채롭다”며 “가장 ‘핫’한 성악가의 전성기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 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 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48)씨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 감독은 한국 뮤지컬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음악감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창작뮤지컬 ‘모래시계’와 ‘웃는 남자’, 라이선스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와 ‘엘리자벳’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눈코뜰새 없는 한해를 보냈다. ‘영웅’, ‘맨오브라만차’,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팬텀’ 등 웬만한 국내 흥행 뮤지컬에서도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한국뮤지컬대상 작곡상(2008), 한국 YWCA연합회 선정 여성지도자상 젊은지도자상(2011),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 배우가 뽑은 스태프상(2012), 한국뮤지컬어워즈 올해의 스태프상(2018)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음악단체 ‘The P.I.T’의 멤버이자 오케스트라 ‘The M.C’의 지휘자, 한세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로도 활동하는 김 감독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뮤지컬협회를 통해 지난달 28일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김 감독은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나 잠시 고민했는데, 돌이켜보니 일년내내 공연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을 보내며 오랫동안 극장을 지켜온 공을 인정해주신 것 같다”면서 “아주 작은 자리에서 보이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음악 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공연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인생이 베를린필, 가족이 베를린필인 남자…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

    [주말의 커튼콜]인생이 베를린필, 가족이 베를린필인 남자…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

    최고 명문 베를린필 전후세대 대표하는 연주자46년간 악단 인생 마무리하고 독주자로 첫 내한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아버지 직장의 최고위직 인사가 세상을 떠났는데 나라 전체가 추모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텔레비전, 라디오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됐고, 하루종일 클래식 음악만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 났느냐’고 아버지에게 묻자 베를린필하모닉 상임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46년간 베를린필의 플루트 수석을 지낸 독일의 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베를린필에 대한 기억의 한 조각이다.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는 첫 내한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블라우는 “저는 베를린필과 함께 자랐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베를린필과 함께 자란 남자 세계 최고 관현악단 베를린필은 보통 연주자들에게는 다다를 수 없는 꿈과 같은 곳이지만, 블라우에게는 삶 자체였다. 아버지 요하네스 블라우는 베를린필 제1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고, 어린시절 집을 오가며 만난 아버지의 지인들도 베를린필 단원들이었다. 그의 아내는 아버지 친구인 베를린필 트럼펫 수석주자의 딸이었다. 현재 베를린필 오보에 수석인 알브레히트 마이어는 그의 사위가 됐다. 크리스마스 같은 때 단원들끼리 서로 집으로 초대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의 연으로 이어진 사이가 됐다. 말그대로 인생이 베를린필이고, 가족이 베를린필인 셈이었다. 아버지가 베를린필 단원이 된 때는 그가 태어나기 1년전인 1948년이었고, 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베를린필 단원이 된 때는 1969년이었다. 예비단원이었던 20세의 블라우는 한 연주회를 앞두고 푸르트벵글러의 후임이자 ‘클래식계 제왕’ 카라얀 측의 연락을 받았다. 그날 저녁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카라얀이 낸 ‘불시의 시험’을 통과한 그는 카라얀, 아바도, 사이먼 래틀 등 거장들과 함께 베를린필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2015년까지 베를린필에 몸담게 된다.“연주자가 지휘자에 맞추는 것은 당연합니다. 음악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따라야 합니다.” 지휘자의 리더십에 대한 존중. 블라우는 이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의 ‘직업정신’이라고 표현했다. 연주자들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지시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연주자들에게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소통하는 지휘자가 더 낫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카라얀과의 모차르트 음반 레코딩 때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음반을 들어보니 (카라얀의 의도가) 이해가 됐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자기만의 색깔 찾는 연주해야” 그가 46년간 베를린필에 몸담은 사이 환경도 많이 변화했다. 베를린 내에도 터키인 등 외국인이 많아졌고, 독일 내 오케스트라에도 아시아 등 외국 단원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내부적으로는 독일 고유의 사운드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라우 역시 독일 악단의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연주자들의 성장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유럽음악을 하는 한국학생들이 스스로 발전해 유럽 내에서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 같다”며 “더불어 베를린필 소속으로 아시아투어를 왔을 때 객석의 젊은 관객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기쁨도 컸다”고 말했다. 블라우는 5일 리사이틀에 이어 6~8일 마스터클래스 일정도 소화한다. 그는 “콩쿠르 심사를 나가보면 젊은 연주자들의 스타일이 너무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물론 음반이나 유튜브를 참조하고 연주를 시작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가장 정치적인 소프라노가 온다...디도나토 첫 내한

    가장 정치적인 소프라노가 온다...디도나토 첫 내한

    2013년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 BBC프롬스가 열린 런던 로열알버트홀에 팝송 ‘오버 더 레인보우’가 울려 퍼졌다. 노래를 부른 가수는 미국 출신 현역 최고의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49). 그는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에 대한 노래로 당시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된 러시아 동성애금지법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노래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치 신념과 성향을 드러내기 주저하지 않는 그는 목소리와 외모 위주로 부각되는 다른 여성 성악가들과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오는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디도나토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음악은 역사적으로 정치적 수단이 됐다”며 음악이 현실세계와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오페라 가수 훈련을 받은 때가 28세였다는 디도나토의 다소 늦은 데뷔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하게 한다. 실제 그가 세계 정상급 극장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2001년 시즌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 무대에 서면서부터다. 프로 데뷔 전 ‘신데렐라’에 처음 출연한 때가 1996년이었다는 그는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로시니와 마스네 작곡의 ‘신데렐라’에 모두 출연한 흔치 않은 가수가 됐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혁명을 태동하게 했고, 베르디의 오페라는 이탈리아 민중의 평등과 정의를 담았죠.” 디도나토는 당대 귀족사회를 풍자한 ‘피가로의 결혼’ 등을 예로 들며 음악이 가진 정치·사회적 힘을 강조했다. 차별과 싸운 지인들에게 용기의 의미를 배웠다는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며 “동성애 등 사회적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도 자신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사랑 노래로 채워질 법한 리사이틀도 예사롭지 않다.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의 리사이틀에서 그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비롯해 퍼셀과 제수알도 등 바로크·르네상스 시대 음악을 통해 인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은 인간과 인간을 다시 연결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그는 “우리 각자가 평화를 선택할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환기시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전쟁과 평화’ 리사이틀에는 지휘자 겸 건반연주자 막심 에밀랴니체프와 고음악단체 ‘일 포모 도로’가 연주를 맡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무용수 마누엘 팔라초가 함께 출연한다. 디도나토는 음악과 무용의 ‘컬래버’ 무대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전쟁의 혼돈으로 시작해 평화와 화해에 이르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콘서트 이상의 무대가 필요했다”며 “한국 관객들이 이번 공연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오늘 들려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00회 생일이란 건 알고 듣자

    오늘 들려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00회 생일이란 건 알고 듣자

    경기가 좋지 않다지만 그래도 성탄 전야다. 교회나 성당, 거리에서 많이 불리고 들려올 캐럴 가운데 가장 귀에 익은 멜로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처음 불린 것이 꼭 200년 전 오늘 밤이었다. 이 노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인구 3000명의 작은 마을 오베른도르프(Oberndorf)의 성 니클라우스 성당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지금 이 성당은 ‘고요한 밤 성당(Silent Night Chapel)’으로 불린다. 1818년 성탄절을 앞두고 급하게 작곡됐다. 오르간 연주자 겸 지휘자인 프란츠 자버 그루버와 성가대원들이 2주 전부터 성탄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오르간이 고장 났다. 생쥐가 갉아 먹어 그랬다는 얘기가 돌았다. 수리할 시간도 부족하고 새로 살 수도 없어 이 성당의 요세프 모어 신부는 오르간 반주 없이 부를 수 있는 캐럴을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라면 기타 반주만으로도 충분하고, 성가대원들도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모어 신부는 가난한 어머니가 매서운 겨울 바람에 아기를 포근히 감싸 안는 풍경을 떠올리며 노랫말을 적었다. 이렇게 완성된 가사에 그루버가 멜로디를 붙여 노래가 만들어졌다.그러나 음악역사학자들은 생쥐나 고장 난 오르간 얘기는 전설에 불과하고, 작사자와 작곡자가 처음부터 대중적이고 값싼 악기였던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노래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튼 이 노래는 성탄을 축하하는 노래로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기타로 연주할 수 있게 작곡돼 어느 가정에서나 손쉽게 부를 수 있었던 것이 큰 인기를 끌었던 비결로 꼽힌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거쳐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계기 하나가 있었다. 바로 1차 세계대전이다.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6회에도독일군 병사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성탄 전야에 벨기에 이프르(Ypres)에서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했을 때 독일 병사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자 영국 병사들이 환호하고 독일군 장교와 영국군 하사가 악수하며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했는데 이를 ‘크리스마스 정전’이라 한다. 국내에서 캐럴음반을 처음 낸 이는 윤심덕이다. 1926년 10월 2곡을 취입했다. 1934년 12월 가수 ‘요한’을 거쳐 1935년 8월엔 가곡 ‘고향생각’, ‘희망의 나라로’ 작곡가 현제명이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음반(콜롬비아레코드)이 나왔다. 1941년엔 클래식음악가 현제명, 김현준, 김자경, 김수정이 혼성4중창으로 부른 ‘첫 번 크리쓰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이 빅터레코드에서 나왔다. 캐럴이 본격 보급된 것은 아무래도 미군정 이후 1950년대로 보인다. 사진·영상= 잘츠부르크 관광청 / BBC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로고송·OST 쓸 수 있는 짧은 국악곡 만들어 소개할 것”

    “로고송·OST 쓸 수 있는 짧은 국악곡 만들어 소개할 것”

    방송 콘텐츠와 컬래버 무대 만들고 싶어 전통성 간직한 국악 대중화 노력 다짐 내년 연주회는 3·1운동 ‘역사콘서트’로“방송국 소속 악단답게 방송 콘텐츠와의 컬래버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원영석(46) KBS국악관현악단 신임 상임지휘자는 19일 “내년 3월 첫 정기연주회의 부제를 ‘역사콘서트’로 하려고 한다”며 “잠정적으로 잡은 주제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데, KBS 내 역사 프로그램 제작팀과 협력해 역사와 국악이 결합된 음악회를 시작해 보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휘자는 내년 1월 초 취임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KBS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3년간의 목표 등을 설명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KBS국악관현악단이 새로운 이슈와 변화, 혁신을 이끌고 많은 이들이 사랑할 수 있는 악단이 되도록, 믿음을 주는 지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휘자는 국악관현악단을 이끌며 방송을 활용할 뜻을 밝혔다. 그는 “KBS국악관현악단이 다른 국악관현악단과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방송악단이라는 점”이라며 “방송매체와 융합된 공연을 시도하고, 방송의 트렌드를 공연장으로 갖고 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로고송이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등에 쓰일 수 있는 3~4분 길이의 짧은 국악곡을 만들어 소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궁극적으로 국악의 대중화와 연결된다. 원 지휘자는 “임기 내내 신경 쓰이는 단어가 국악의 ‘대중화’일 것”이라며 “세련되면서도 전통성을 잃지 않고, 대중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연주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원 지휘자는 독일 에센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한 뒤 한국에서 국악과 합창 등을 오가며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인 그는 국악 지휘전공으로는 처음 교수로 임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원 지휘자는 “대학 시절인 1994년 프로 악단과 연주할 경험이 처음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KBS국악관현악단이었다”며 “그때 경험이 국악 작곡을 공부하며 지휘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맡은) 첫 객원지휘도 KBS국악관현악단이었다”며 악단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가 이끄는 KBS국악관현악단은 내년 3월 정기연주회에 이어 1985년 악단 창단 이후 위촉한 곡들을 소개하는 ‘라이브러리 콘서트’, 판소리 ‘심청가’를 연주 위주로 선보이는 ‘뉴 클래식 시리즈’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연말 제야음악회, 어디로 갈까

    연말 제야음악회, 어디로 갈까

    국내 주요 공연장들이 연말을 맞아 송년제야음악회를 연다. 스타 연주자들과 함께 클래식 명곡은 물론 유명 뮤지컬 넘버 등이 더해지며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더한다. 예술의전당은 31일 오후 9시 30분 콘서트홀에서 제야음악제를 개최한다. 지휘자 정치용이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가운데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테너 강요셉, 소프라노 서선영 등 국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손열음은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고 강요셉·서선영은 ‘그대의 찬손’, ‘내 이름은 미미’ 등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주요 아리아를 비롯해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가운데 ‘신이시여, 평화를 주소서’, 푸치니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인다. 제야음악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의 4악장이다. 롯데콘서트홀은 30일 오후 5시와 31일 오후 9시 30분 이틀 동안 송년제야음악회를 연다. 롯데콘서트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오르간이다. 파이프오르간의 장엄한 오프닝과 함께 시작하는 음악회는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등 유명 바이올린 곡들과 헨델 오르간 협주곡 13번 ‘뻐꾸기와 나이팅게일’, 로시니와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 등을 선보인다. 음악회의 마지막에는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맘보’, ‘투나잇’ 등으로 흥겨움과 낭만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소프라노 캐슬린 킴, 테너 정호윤이 함께하고 사회는 아나운서 한석준이 맡는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1일 오후 8시 전당 대극장에서 경기필송년음악회를 연다. 부지휘자 정나라의 지휘로 1부에서는 번스타인 뮤지컬 ‘온 더 타운’과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유명 넘버를 선보이고 2부에서는 아르투로 마르케즈의 ‘단존 2번’과 SM엔터테인먼트 최초의 클래식 연주자인 피아니스트 문정재의 재즈 무대가 펼쳐진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비욘더보더-앙상블 엑스, 드뷔시 서거 100주년 창작음악회 개최

    비욘더보더-앙상블 엑스, 드뷔시 서거 100주년 창작음악회 개최

    비욘더보더(Beyond the border)의 개성 있는 여섯 명의 여성작곡가들이 현대음악전문 연주단체 ‘앙상블 엑스(Ensemble X)’와 함께 이번에는 ‘전통, 그리고 새로움’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청중과 만난다. 창작 음악의 문화적 절실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여전히 척박한 우리 환경 속에서도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과 함께 비욘더보더(Beyond the border)는 여성작곡가들의 인내와 열정으로 4년째를 견고히 다져오고 있다. 오는 12월 20일 오후 7시 30분 일신홀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의 네 번째 시리즈로 김연수, 박경아, 안희정, 이한신, 임현경, 장춘희의 작품이 연주된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음악회에서는 ‘attacca’(악장과 악장을 연결하여 연주함)라는 주제로 각기 다른 작품 간의 경계넘기를, 두 번째 음악회에서는 ‘being’이라는 주제로 작곡가들의 개성과 음악회의 특이성 간의 경계넘기를, 세 번째 음악회에서는 ‘Space’라는 주제로 공간의 경계넘기를 시도했던 것에 이어, 이번에는 ‘전통, 그리고 새로움’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이전의 음악에서 보이는 현대적 요소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현재의 음악 언어로 다시 재전유한다. 2018년은 드뷔시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로 드뷔시는 당대 인상주의 미술과 상징주의 문학 사조의 시대에 빛의 인상과도 다르고 상징주의 시어와도 다른 ‘음악적 인상’으로 감각적인 독창적 화성체계와 구조를 발전시켰다. 12음기법 등 기술과 사유의 혁명으로 20세기 음악의 서막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드뷔시가 기법, 인식아닌 ’음악적 인상’이라는 감각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다가서서 20세기 예술사조에 앞서간 놀라운 현대성은 지금의 작곡가들에게도 학창시절부터 감정, 감각으로서의 새로운 음악에의 설렘으로 품어져 왔기에 이번 음악회에서는 드뷔시 작품의 소재를 직간접적으로 사용하거나 인용하며 재구성을 시도하기도 하고, 드뷔시에 대한 찬사를 작곡가 개인의 어법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또한 인상주의 회화의 파레트에 음악 언어를 이입시켜 드뷔시 작품에서 느껴지는 순간적인 감각적 인상을 지금의 음악과 유비적으로 포착하기도 한다. 사유와 감각이, 전통과 새로움이 마치 드뷔시 ‘프렐류드’와 ‘바다’로 부터 이어오는 밀물썰물 흐름속 반짝임처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인광(燐光), 그 빛남이 서로를 대체불가능하고 분리불가능한 무엇으로 100년만에 만날 때 창작 음악은 또다른 시공간의 새로운 여정으로 청중을 환대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음악회에 동참하는 ‘앙상블 엑스’는 그 이름 ‘엑스(X)’에 음악작품에 따라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현대음악전문 연주단체로 지휘자 양정민을 포함하여 9명의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되었다. 한국 창작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연주자들이 각기 다른 음악적 색채를 지닌 여섯 명의 작곡가들과 서로 소통하며 끌어내는 새로운 작품 해석과 섬세한 연주는 청중과의 신선한 교감을 통하여 현대음악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여섯 명 작곡가들이 ‘앙상블 엑스’의 편성으로 드뷔시의 피아노 작품을 공동으로 편곡한 곡을 같이 연주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전통뿐만 아니라 드뷔시를 추억하며 창작한 새로운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는 시간 여행이 되길 바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년 공연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파문,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이 주목받았고,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품을 수정하는 등 공연계 스스로 ‘미투 파문’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또 국내 대표 국공립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각각 개관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아 명품 공연을 선보여 관객을 즐겁게 했다. 다만 작품 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도 심해진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전 연령층 볼 수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주목 2030세대 여성이 주를 이루던 뮤지컬 관객층은 다변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마틸다’ 라이선스 공연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인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 등은 올해 관객층 확대를 주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과거 ‘미녀와 야수’ 등의 국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디즈니는 이번 ‘라이온킹’의 흥행 여부를 한국 시장에 재도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도 하반기 대형뮤지컬로 주목받았다. 제작비 175억원의 ‘웃는 남자’는 9~11월 4개월간 약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병성 뮤지컬평론가는 “스타에 기댄 측면이 없지 않지만, 상업적 관점에서는 고무적인 성공”이라며 “하지만 큰 작품들이 대부분 흥행한 반면, 전체 시장으로 보면 체감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미투’ 이슈에 맞춰 작품을 수정해 스스로 변화를 모색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맨 오브 라만차’와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대표적으로, 여성 관객이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을 수정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이었고, 보수적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진취적 여성상을 그린 ‘레드북’ 등도 여성의 비중을 높여 화제가 됐다. ‘미투 파문’의 직격탄을 맞았던 연극계는 젊은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분투했다. 초연과 다르게 남성 배역을 여성으로 바꾼 ‘비평가’, ‘이번 생에 페미니스트는 글렀어’, ‘환희, 물집, 화상’ 등 여성 이슈를 다룬 작품이 주목받았다.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신진 연극인들의 창작의 장으로 기대를 받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 문제를 다룬 ‘오슬로’,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 등 굵직한 정치·사회 이슈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이름값한 무대 이제 공연장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 나이가 된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은 각각 30주년과 40주년에 걸맞은 공연으로 객석을 채웠다.예술의전당이 마련한 2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갈라콘서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9월 듀오 공연은 신구 클래식 스타들의 무대답게 전석 매진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16년 만에 내한한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공연은 ‘올해 반드시 봐야 할 무대’라는 평단의 기대에 어울릴 만한 공연이었다. NDT1은 대표 레퍼토리와 신작을 함께 선보이며 이들이 왜 현대무용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지를 한국 팬들 앞에서 증명했다.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공연으로 마련된 소프라노 조수미와 세계 정상의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5월 ‘디바&디보 콘서트’는 두 스타 성악가의 명성에 어울리는 무대였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한 뮌헨필하모닉의 11월 공연은 악단 대표이사까지 내한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마린스키발레단의 ‘돈키호테’도 각각 슈퍼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김기민이 대강당 무대에 올라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발레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클래식계 해외스타들 내한 ‘눈길’ 해외 유명 악단과 연주자들의 내한도 계속됐다. 베를린필하모닉 음악감독직을 사임한 사이먼 래틀은 고국의 런덤심포니와 내한해 ‘고향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선듯 농익은 무대를 선보였고,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올라 앉아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82세의 주빈 메타는 온전치 않은 몸에도 투혼을 보여주며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솔리스트 중에는 15년 만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공연마다 전석 매진의 신화를 쓰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등이 올해 대표적인 흥행공연으로 이름을 남겼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새 예술감독으로 데뷔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음을 보여줬다. 국내 교향악단은 해외 지휘자들을 초청해 물오른 연주력을 선보였다. 서울시향과 바실리 페트렌코, KBS교향악단과 파비오 루이지 등의 조합이 돋보였고, 마시모 자네티가 새 신임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경기필하모닉은 얍 판 츠베덴, 핀커스 주커만 등 해외 유명 음악가들을 잇따라 ‘비르투오소 시리즈’에 초청했다. ●흥행작 매출 늘었지만 양극화 심해져 공연시장은 전반적으로 커지고 다양화됐지만, 작품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뚜렷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발표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공연시설과 공연단체의 연간 매출액을 합산한 ‘공연시장 규모’는 8132억원이었다. 공연시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억원, 공연단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632억원이었다. 특히 민간기획사의 약진이 두드려졌다. 전체 공연시설·단체 중 7.2%(280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41.1%나 차지했다. 2015년 전체 매출 30.3%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 증가세다. 반면 전체 관객 수는 2902만 4285명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공연 건수는 3만 5117건으로 3.1% 증가했지만, 공연 횟수는 15만 9401회로 8.5% 감소했다. 흥행작은 오래 공연되고 많은 수익을 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은 일찍 막을 내린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21년만의 완성한 힐러리 한의 ‘바흐 사이클’

    [주말의 커튼콜]21년만의 완성한 힐러리 한의 ‘바흐 사이클’

    데뷔 앨범 이어 최근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앨범 발표...21~22일 내한 공연18~19 파보 예르비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도 협연 예정“바흐는 나의 연주를 정직하게 만든 장본인”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일반적으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작품번호 ‘1001’인 소나타 1번부터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소나타 1번으로 시작해 작품번호 ‘1004’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에서 절정에 이른 뒤 ‘하산하듯’ 파르티타 3번으로 마무리된다. 미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바흐 레코딩은 ‘역순’의 느낌이 강하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을 녹음한 1997년 데뷔 앨범에서 파르티타 2번과 3번, 소나타 3번을 녹음했던 그는 최근 발표한 앨범에서 소나타 1번과 2번, 파르티타 1번을 담아 21년만에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연주를 끝냈다.  그는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공연기획사 빈체로와 마스트미디어를 통한 서면인터뷰에서 “17살 때 시작한 바흐 사이클을 마무리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바흐를 연주하고 녹음하며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탐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21일과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송도 아트센터 인천에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3번과 파르티타 3번을 연주하고, 그에 앞서 18~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와 롯데콘서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캄머 필하모닉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선보인다.  4살 때 아버지와 함께 길을 가다 우연히 본 피바디음악원의 레슨 광고를 본 뒤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힐러리 한은 음악가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가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곡을 연주한 것은 9살때부터다. 그즈음 그는 스승인 클라라 베르코비치에게 “혼자 무대에 설 정도로 충분한 연습이 됐다”는 평을 들었다. 음악적 자신감을 얻은 힐러리 한은 그때부터 꾸준히 바흐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데뷔 앨범으로도 바흐를 선택했다.  “리사이틀, 앙코르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장례식에서도, 친구의 결혼식에서도 바흐의 독주곡을 연주했습니다. 바흐의 작품은 내게 추억을 담은 음악이며, 바흐는 제 연주가 정직해질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힐러리 한은 이번 바흐 연주를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바흐의 무반주 작품을 연주하는 것은 어느 연주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에게도 큰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는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잠시 쉴 틈도 없이 홀로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관객 앞에 서게 된다. 힐러리 한은 “내 인생 최초로 바흐 무반주 작품을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두달 간 매달려왔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매우 흥미로운 여정이었다. 무언가에 도전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힐러리 한은 연주자이기보다는 음악의 안내자임을 강조한다. 연주자 자신에게는 힘든 여정이지만, “음악에 다가갈 필요도 없이 음악이 먼저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관객까지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객석으로 전달된 음악은 관객을 또다시 다른 공간으로 데리고 가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바흐가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앞서 일본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과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2번을 3일 동안 연주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1004’번이 내한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지만, 다소 긴 호흡의 바흐로 데뷔한 그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관객 입장에서는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음악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힐러리 한은 함께 무대에 서는 예르비에 대해 “놀라운 협력자이자 완벽한 음악가”라며 “무대 위에서 어떻게 음악이 전개할지를 반응하고 예측하는 것에 있어서 환상적인 지휘자”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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