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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자연녹지공원 조성 확대

    경기도 화성 동탄과 판교 등 앞으로 건설되는 신도시에는 소규모 생활형 녹지공간이 대거 조성된다. 건설교통부는 친환경적인 주거생활을 위해 새로 건설되는 신도시에 ‘쐐기형 녹지체계’를 구축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쐐기형 녹지체계는 택지지구에 흩어져 있는 산지나 구릉지,농지 등을 가급적 원래의 상태로 보존하면서 조성하는 소규모 녹지공원이다. 인공적인 대규모 공원과 달리 주거단지 주변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소규모 녹지공간으로 이용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소규모 녹지공간은 소공원과 어린이공원,녹도,휴게소 등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녹지가 부족한 곳에는 인공녹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건교부는 “집에서 멀리 있는 녹지는 이용하기 어려워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녹지축과 생태축,쐐기형 녹지체계를 중심으로 신도시를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설계지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인사]

    ■ 철도청 ◇이사관 전보△경영관리실장 金善虎◇부이사관 전보△전략기획실장 閔泳光△참여혁신〃 金海守△물류사업본부장 劉才榮△철도인력개발원 운영부장 金碩熹△일반철도사업본부 계획조정과장(영업심의관 겸임) 李天世△수송안전실장 金好均△차량본부장 林炳玉△철도인력개발원장 徐正熙△고속철도사업본부장 金天煥△광역철도〃 직대 彭正光△대전지역본부장 직대 李明世△서울철도차량관리단장 朴光石△차량계획과장 姜吉炫△부산철도차량관리단장 金永福△서울지역본부 기술국장 金珉洙◇서기관 전보△복지후생과장 張師敬△안전〃 李愚昉△천안아산역장 직대 金永煥△환경관리과장 金濟均△철도중앙물자보급단장 鄭錫相△물자경영과장 權義成△광역철도영업과장 직대 朴太炫△서울지역본부 영업국장 沈南喆△광주지역관리역장 金德漢△청량리지역관리역장 辛容化△서울열차승무사무소장 崔仁鎔△서울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權圭燦△부산열차승무사무소장 韓文熙△철도산업구조개혁추진단 기획총괄과장 趙南珉△혁신기획과장 직대 金宗鐵△대전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全炯圭△대전지역관리역장 崔圭赫△부산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梁碩鎬△부산지역관리역장 愼允晟△동대구〃 李貞烈△마산〃 직대 梁東弼△영주지역본부장 權慶昊△영주지역관리역장 金貫中△울산역장 직대 石判得△서울지역관리역 부역장 金福煥△김천지역관리역장 李淳九△동해〃 직대 趙世泳△서울지역관리역 부역장 李建泰△순천지역본부 관리과장 金英洙△영주지역본부 물류영업과장 權純稷△〃 관리과장 李永友△고속철도계획과장 李鍾演△광역철도계획〃 金鍾燮△일반철도영업〃 廉重實△고속철도영업〃 직대 金東烈△대전철도차량관리단 관리과장 장동수△고속철도사업본부 영업개발과장 李成均△참여혁신실 河承烈△노정과장 金勝榮△열차계획〃 金應培△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무소장 李元淳△대전차량사무소장 姜炳秀△수송차량과장 趙光秀△제천차량사무소장 직대 安燾晩△기술개발단장 趙龍熙△대전철도차량관리단장 權榮植△전기차량과장 朴吉夏△망우신호제어사무소장 鄭準根△대전지역본부 영업기술국장 朴仁根△순천기관차승무사무소장 林淸圭△부산지역본부 영업기술국장 申光浩△대전〃 시설장비사무소장 李硬老△철도인력개발원 연수부장 徐廷浩△수송안전실 조사과장 金萬雄△서울기관차승무사무소장 朴鍾德△청량리〃 韓在憶△영주〃 직대 李鍾範△고속철도차량과장 丁仁守△고양고속철도차량관리단 운영기술국장 직대 曺錫鎭△광주차량사무소장 李天浩△철도청 朴在根△정보기획과장 趙盛衍△철도전산정보사무소장 직대 元容周△토목시설과장 安龍得△대전시설관리사무소장 文盛煥 ■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이사 張晩鎭 △수출이사 鄭眞權 ■ KTFT ◇상무 전보 △연구소장 文煌泰 ◇상무보 전보 △마케팅본부장 曺志鎬△경영지원본부장 禹昌命 ◇상무보 승진 △선행기술실장 李尙紀 ■ 산업연구원 △부원장 沈永燮 ■ 기능대학 △법인 혁신추진단장 權泰晟 ■ 법무법인 세종 △시장경제연구원장 李根京 ■ 한국세정신문 △논설위원 겸 사업본부장 徐彩奎△〃 겸 편집국장 金鍾奎△기획특집국장 지형길
  • [인사]

    ■ 철도청 ◇이사관 전보△경영관리실장 金善虎◇부이사관 전보△전략기획실장 閔泳光△참여혁신〃 金海守△물류사업본부장 劉才榮△철도인력개발원 운영부장 金碩熹△일반철도사업본부 계획조정과장(영업심의관 겸임) 李天世△수송안전실장 金好均△차량본부장 林炳玉△철도인력개발원장 徐正熙△고속철도사업본부장 金天煥△광역철도〃 직대 彭正光△대전지역본부장 직대 李明世△서울철도차량관리단장 朴光石△차량계획과장 姜吉炫△부산철도차량관리단장 金永福△서울지역본부 기술국장 金珉洙◇서기관 전보△복지후생과장 張師敬△안전〃 李愚昉△천안아산역장 직대 金永煥△환경관리과장 金濟均△철도중앙물자보급단장 鄭錫相△물자경영과장 權義成△광역철도영업과장 직대 朴太炫△서울지역본부 영업국장 沈南喆△광주지역관리역장 金德漢△청량리지역관리역장 辛容化△서울열차승무사무소장 崔仁鎔△서울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權圭燦△부산열차승무사무소장 韓文熙△철도산업구조개혁추진단 기획총괄과장 趙南珉△혁신기획과장 직대 金宗鐵△대전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全炯圭△대전지역관리역장 崔圭赫△부산지역본부 경영관리국장 梁碩鎬△부산지역관리역장 愼允晟△동대구〃 李貞烈△마산〃 직대 梁東弼△영주지역본부장 權慶昊△영주지역관리역장 金貫中△울산역장 직대 石判得△서울지역관리역 부역장 金福煥△김천지역관리역장 李淳九△동해〃 직대 趙世泳△서울지역관리역 부역장 李建泰△순천지역본부 관리과장 金英洙△영주지역본부 물류영업과장 權純稷△〃 관리과장 李永友△고속철도계획과장 李鍾演△광역철도계획〃 金鍾燮△일반철도영업〃 廉重實△고속철도영업〃 직대 金東烈△대전철도차량관리단 관리과장 장동수△고속철도사업본부 영업개발과장 李成均△참여혁신실 河承烈△노정과장 金勝榮△열차계획〃 金應培△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무소장 李元淳△대전차량사무소장 姜炳秀△수송차량과장 趙光秀△제천차량사무소장 직대 安燾晩△기술개발단장 趙龍熙△대전철도차량관리단장 權榮植△전기차량과장 朴吉夏△망우신호제어사무소장 鄭準根△대전지역본부 영업기술국장 朴仁根△순천기관차승무사무소장 林淸圭△부산지역본부 영업기술국장 申光浩△대전〃 시설장비사무소장 李硬老△철도인력개발원 연수부장 徐廷浩△수송안전실 조사과장 金萬雄△서울기관차승무사무소장 朴鍾德△청량리〃 韓在憶△영주〃 직대 李鍾範△고속철도차량과장 丁仁守△고양고속철도차량관리단 운영기술국장 직대 曺錫鎭△광주차량사무소장 李天浩△철도청 朴在根△정보기획과장 趙盛衍△철도전산정보사무소장 직대 元容周△토목시설과장 安龍得△대전시설관리사무소장 文盛煥 ■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이사 張晩鎭 △수출이사 鄭眞權 ■ KTFT ◇상무 전보 △연구소장 文煌泰 ◇상무보 전보 △마케팅본부장 曺志鎬△경영지원본부장 禹昌命 ◇상무보 승진 △선행기술실장 李尙紀 ■ 산업연구원 △부원장 沈永燮 ■ 기능대학 △법인 혁신추진단장 權泰晟 ■ 법무법인 세종 △시장경제연구원장 李根京 ■ 한국세정신문 △논설위원 겸 사업본부장 徐彩奎△〃 겸 편집국장 金鍾奎△기획특집국장 지형길
  • “국보법 폐지” 시민단체 뭉친다

    다수의 초선 의원들과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등 17대 국회 성향이 진보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이에 따라 보수단체와의 마찰은 물론 올해 국회에서 이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달 말 연대기구를 결성,국보법 폐지를 목표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연대기구가 결성되는 것은 지난 2000년 임시국회를 앞두고 명동성당 앞에서 벌였던 농성 이후 4년 만이다. ●국회앞 시위 1년 넘게 지속 시민단체들은 4·15총선 이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고려,올 하반기를 국보법 폐지의 최대 호기로 보고 체계적인 투쟁계획을 세워 놓았다.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는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보법 폐지 1인 시위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행사를 주관한 ‘국보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은 법 개정론과 대체 입법론에 반대하며 전면 폐지를 거듭 촉구하는 선언문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보법 개정·대체입법 마련 등을 논의하는 것은 여전히 국보법의 보존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수정·보완이 아니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국보법은 문명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악법”이라며 “완전 폐지될 때까지 투쟁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을 포함, 인권단체와 통일연대 소속단체들은 이달 말 전국적인 연대기구 결성을 계기로 ‘국보법 완전철폐’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연대기구 결성에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민가협·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는 물론 한총련·범민련 등 통일연대 소속 단체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개원에 맞춰 수위 조절 시민단체들은 일단 현재 진행 중인 국보법 개정이나 대체입법 논의 등 어떤 식으로든 국보법이 지속되는 것을 일절 거부하고 전면 폐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김성란 사무총장은 “국보법 전면 폐지는 국회 개원과 함께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개혁과제”라며 “여러 가지 정치지형이 바뀐 만큼 전면 폐지를 위해 진력하겠다.”고 밝혔다.그는 “그동안 단체 주도로 철폐운동을 펼쳤지만 이번에는 일반국민들까지 동참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내군 상임활동가 역시 “예전과 투쟁 방향을 달리 할 것”이라며 “큰 틀의 사업방향은 공유하되,개별 사업을 전개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우선 국보법 전면 폐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토론·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우선 이달 말 기구 재정비를 통해 국보법 전면 폐지를 위한 전국 네트워크를 결성하고,오는 6월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운영위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투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조계·학계·인권·통일단체 활동가 등 개인들로 구성된 ‘국가보안법 끝장모임’도 지난달 초 간담회를 시작으로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국보법 철폐투쟁의 전반적 흐름을 분석하며 다양한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국보법 개폐와 관련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 중인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도 오는 20일 공청회를 열고 7∼8월 국가보안법 개폐에 관한 의견서를 낼 예정이다. 통일연대도 다음달 초 순례단을 구성,전국을 돌며 국보법 폐지를 위한 열기 확산에 나서고,민예총 등 문화단체들도 양심수 석방과 국보법 폐지를 내건 대규모 문화제를 준비 중이다. ●보수단체,“시기상조” 저지 맞불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자유총연맹·자유민주민족회의·재향군인회·대한무공수훈자회·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는 남북이 대치 중인 상황에서 국보법 폐지 논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력 저지를 외치고 있다. 재향군인회 안상원 홍보부장은 “경제회생,실업문제 해결 등 시급한 과제들도 쌓였는데 국보법 폐지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법조항을 유추해석하지 않는 선에서의 개정은 있을 수 있지만 폐지를 논하기엔 때가 이르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들은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국가수호를 위해 국보법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자유총연맹과 자유시민연대는 국보법 폐지 운운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저지운동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자유총연맹 장수근 본부장은 “남북 관계가 진전된 다음에는 고려해 볼 사항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시기상조”라며 북한노동당 규약이나 형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시점에서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우려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 권영길 대표 보폭 넓힌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유럽연합(EU) 대사들을 만나고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도 제안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있다. 권 대표는 12일 엔리케 파르 주한 스페인 대사 초청으로 영국·스웨덴·아일랜드 등 12개국 주한 대사들과 조찬을 하면서 앞으로 한국사회의 정치·경제·외교·사회문화 등 전체적인 변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민노당의 급부상 등 한국 정치지형의 변화를 둘러싼 주한 대사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권 대표는 정부·여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열린우리당과 국가보안법 철폐와 언론개혁 등 정치사회적 사안에서는 연대가 가능하겠지만,경제적 문제에서는 긴장과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정책별 공조와 대립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권 대표는 이어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고민과 정책,집권 과정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진보정당의 과제와 전략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2012년 집권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권 대표는 조찬을 마친 뒤에는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민주당의 당선자 중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조직하겠다.”고 말했다.오는 29일 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뽑히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권 대표는 민노당 의원단 대표도 맡지 않은 채 국내·외에서 정치·경제 등 분야를 가리지않고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한다.박록삼기자 youngtan@˝
  • 시민단체 ‘脫정치’ 나섰다

    시민운동의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부패·무능 정치인 청산 등 정치개혁에 주력하던 시민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탈정치’를 선언하고 나섰다.앞으로 시민단체들은 정치분야 활동을 줄이는 대신 민생문제와 주민자치·경제개혁·환경분야 등 각 단체의 특성에 맞는 분야에서의 ‘전문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단체의 이같은 방향 설정은 17대 총선을 통해 구악(舊惡) 정치인들이 상당수 ‘물갈이’된 데다 민주노동당의 제도권 진입 등 정치 지형의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그동안 진보적인 의제 설정을 독점해오던 시민단체들이 ‘영역 조정이 필요하다.’는 자체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분야 활동 대폭 축소 10일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대표적인 국내 시민단체들이 정치분야의 활동을 축소하는 대신 민생현안 등 부문의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이같은 탈정치 움직임은 17대 총선이 분기점이 됐다.낙선운동을 주도한 ‘2004 총선연대’는 지난달 해체하면서 “17대 총선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낙선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총선연대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무능·부패 정치인을 판단해 퇴출시킬 정도로 의식이 충분히 성숙된 만큼 앞으로는 시민단체가 주도해 낙선운동은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요인도 있다. 총선연대에서 활동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선에서 나타난 무분별한 낙선·당선운동 등 시민단체의 지나친 정치개입이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특히 민노당의 원내 진출 등 정치지형이 바뀐 만큼 정치분야에서 시민단체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 등도 최근 잇따라 시민운동의 방향성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권력감시’에서 ‘개별 시민운동의 전문화’로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가 지난 7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탄핵,촛불,총선 그리고 한국사회의 새진로’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도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과 탄핵사태를 전후한 시민사회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향후 시민운동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17대 총선을 계기로 정치지형의 변화가 시작돼 시민운동은 정당과 잠재적 경쟁관계에 들어간 만큼 역할 재조정이라는 과제에 봉착했다.”면서 “지금까지의 종합적인 시민운동은 전문화된 감시운동으로,정치적 시민운동은 주민자치운동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할 조정’ 서두르는 시민단체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기조 아래 저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오는 9월 창립 10주년에 맞춰 운동방향의 변화와 조직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권력감시 기능에도 충실하면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 확대,빈곤 문제해결,파병결정 철회 및 남북관계 진전,국가보안법 폐지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정치·민생·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활동방안도 별도로 마련 중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시민운동이 그동안 민주정치 정상화에 관심을 두고 권력을 감시해왔다면 이제는 정치적 지형 변화를 반영,사법권력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거나 성장 일변도 정책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빈곤문제 해결 등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17대 총선이후 수차례 내부 토론을 거쳐 정치과제보다 민생·경제과제 중심의 시민운동에 주력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신용불량자와 비정규직,실업문제 등 민생과 밀접한 문제에 주목하고 교육문제와 관련한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새로운 운동과제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민생과제 중심 운동 전개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정치문제는 기본 논평에만 충실하고 민생과제 중심의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면서 “정당이 찾지 못하는 벤처적 이슈를 의제화시키고 시민생활과 밀착되고 각론에 강한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회의원들이 참가하는 국정정책자문위원회를 17대 국회 출범에 맞춰 새롭게 구성하되 국책사업·생태연구·환경법률 등으로 연구분과를 구성,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회와 실질적 협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들은 자문기능 강화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국가보안법 개정 및 폐지를 위한 법안청원·입법운동,입법 공청회,의정 모니터 활동 등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 의문사유가족대책위나 민족문제연구소 등 기타 단체들도 정치권과 연계해 의문사진상규명법,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법 개정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시민단체의 외연을 더욱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시민운동의 방향은 전문화된 감시운동과 주민운동,신사회운동 등 큰틀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특히 시민운동이 이제는 국제사회의 의제들과도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뜨거운 감자’ 이라크 파병

    ■ 여야 “재검토” 목소리 커져 지도부 “신중해야” 부정적 이라크 파병 문제가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각당 내부적으로 찬반이 엇갈리는 복잡한 양상이다.며칠 전 한나라당 일각에서 파병 재검토론이 불쑥 제기된 데 이어 10일에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공식회의 석상에서 “파병 재검토”라는 말이 나왔다.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파병 재검토론에 대해 급히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최근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심각하게 보고 파병문제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국론분열과 함께 당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재검토하는 모임을 당내에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송영길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원내대표 경선에서)파병을 계속 주장하는 분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파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며 대통령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재검토론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정동영 의장도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파병 문제는 원내대표 선거 이후 논의하되,당내에 ‘국민통합실천위’를 구성해 파병뿐 아니라 핵폐기장문제,평택 미군문제 등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미뤘다. ●한나라당 파병 재검토론에 불을 붙였던 이재오 의원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정부·여당이 재검토를 논의해 오면 응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원희룡 의원도 “상임위 차원이든 여야 협의 차원이든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파병은)많은 토론과 어려움을 다 거치면서 국회에서 결의해 통과된 사안”이라면서 “국회에서 통과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재검토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전세계 주지… 번복은 곤란” 정부, 재검토론 확산에 곤혹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 등을 계기로 정치권 내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을 재검토하자는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가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다.상황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국회가 진통 끝에 결정한 일이고,이미 전세계가 주지하고 있는 일인데 이를 번복하려는 것은 국제사회 신뢰 차원에서 맞지 않다는 논리다. 정부는 평화재건 임무를 위한 파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0일 “국회에 나가 성실히 답변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면서 “국회나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겠지만 방향을 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15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하고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확보하는 등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는 점,그리고 최근 파병을 둘러싼 논쟁이 ‘한국과 미국이 동맹국’이라는 대원칙을 뒤로 하고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국회가 만약 번복 결정을 내린다면,정부로선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것은 사실 정부도 마찬가지다.지난 6일에 이어 8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정부는 파병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뤘다.파병지로 잠정 결정한 이라크 북부 아르빌 쿠르드족 자치정부로부터 한국군 파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해받은 뒤에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NSC 등 관련 부처는 10일 현재까지 아르빌에서 서한이 왔는지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아르빌의 지도자들이 재건업무를 맡게 될 한국군을 환영은 하겠지만,대외적인 공표는 아무래도 아랍권 정서에 반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군대가 현지 공동체의 협조 속에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보하기 위해선 분명한 상황 정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 ‘내기골프’ 상금이 12억?

    인터넷상에서 수백만∼수억원의 상금을 건 ‘내기 골프게임’을 개최하고 게임에 참가할 회원을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하는 신종 온라인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경찰은 이같은 수법이 도박성이 강하고 실제 현금을 주고 받기 때문에 피해자가 잇따를 뿐만 아니라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가입비 내고,거액 상금 걸린 토너먼트 참여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선전하는 A사는 국내는 물론 호주·일본 등의 유명 골프장 12곳의 코스를 그대로 본딴 ‘온라인 골프장’을 홈페이지(www.best******.com)에 개장,회원을 끌어모으고 있다.이달초부터 열흘 사이에 무려 500여명이 몰렸다.회원들은 23만원씩의 가입비를 내면 온라인 골프장을 분양받는 형식으로 6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또 거액의 현금을 상금으로 지급하는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다. 실제 A사는 이미 2만달러(한화 2400만원 상당)의 상금을 걸고 ‘제1회 토너먼트’를 진행하고 있다.토너먼트의 최종 우승자는 이달 말 가려질 예정이다. 특히 A사측은 홈페이지에 회원이 10만명이 되는 시점에 100만달러(12억원 상당)의 시상금을 지급하겠다며 추가 회원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마케팅 담당자인 이모씨는 “회원수가 늘어날수록 상금도 올라간다.”면서 “머지않아 LPGA에 육박하는 억대의 상금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어 “1등 상금은 우승 즉시 입금된다.”고 말했다. ●회원 10만이면 상금은 12억원 게임 방식은 실제 골프와 비슷하다.드라이버부터 피칭웨지까지 지형과 거리에 맞는 클럽을 클릭을 통해 고른 뒤,바람·지형 등을 고려해 마우스로 힘 조절을 해 홀 컵에 넣는다. 그러나 실제 이들의 노림수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크게 늘려 수익금을 챙기는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회원 가입비를 감안하면,회원수가 늘어날수록 시상금과 운영비 등을 빼더라도 사이트 운영자가 엄청난 수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한 회원은 “다른 회원을 가입시키면 가입비의 60%까지 차지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며 “다단계 판매인 피라미드처럼 회원 모집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다른 다단계 사업에 비해 강요되는 할당량이 없어 무분별한 투자로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면서 “물건판매 등으로 인한 재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작용을 줄인 건전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은 위법 혐의가 짙다고 보고 온라인상에서 이 사이트를 홍보하는 네티즌들의 이메일과 IP를 확보,추적하는 한편 일부 관련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회원정보 등을 담은 서버가 해외에 설치돼 있어 어려움이 많다.”면서 “그러나 고액의 상금이 오가는 부분에 대해선 불법 다단계 말고도 도박장 개장과 도박 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이라크 파병지 결정 서두르지 말라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와 관련,정부는 지금 중대한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손상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국제법의 대원칙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상황 변화’ 또한 고려할 점이다.파병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진 말되,변화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그를 위해 최종 파병지 결정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추가파병의 명분이 약하다는 점을 이미 지적했다.동시에 국제적 약속 준수 의무도 중요시한다.그러나 파병 결정 이후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총선 후 정치지형이 변했고,새로 출범하는 국회에서는 파병 신중론이 많아졌다.탄핵 문제가 결론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을 종합,결정하는 모양새가 떳떳하다.국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이라크 나자프 등에서 전투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그렇다 치자.미군의 이라크포로 학대 파문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학적이고 잔인한 사진과 비디오가 더 많이 있다.”고 밝힌 것은 충격적이다.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만 해도 국제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매파’로 알려진 럼즈펠드 장관도 공개를 두려워할 정도의 험악한 포로학대 사진이 드러난다면 미국은 이라크 개입을 끝내는 것을 숙고해야 할 만큼 막다른 길로 몰릴 수 있다. 정부는 파병 적격지로 쿠르드자치구 아르빌주를 내정한 상태다.쿠르드자치정부가 ‘한국군 파병을 환영한다.’는 공식입장만 전달해오면 파병지와 일정을 확정하자는 의견이 정부내에서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한국과 쿠르드자치정부 사이만 풀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미군의 이라크포로 학대 파문의 결말을 지켜봐야 한다.이달 말로 예정된 유엔 논의도 변수다.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관여 범위가 확대된다면 정부로서는 한층 명분있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 냉담했던 北군부 “교류” 선회

    14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막판 반전(反轉)을 연출한 끝에 굵직한 ‘작품’을 건졌다.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의 개최 시기가 분명치 않은 점이 있지만,전체적인 평가는 후한 편이다.먼저 우리 정부가 대북 회담에서 외적인 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북측 군사 당국이 직접 관여해 합의했다는 점에서 남북 회담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것이다.그동안 남북회담 진전에 소극적이었던 북한 군부가 동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향후 북한이 대외 정책에 있어 다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소망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극적 반전과 군부의 변화 조짐 당초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는 낙관적이었다.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얻고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하는 등 남한의 정치 지형이 북측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용천 참사에 대한 남측의 지원 열기에 따라 남북 회담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마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담이 열리자마자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된 듯했다.북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미 이지스함의 동해 배치 철회 등 6·15선언 이전의 단골메뉴를 들고 나오며 강경하게 나왔고,13차 합의사항인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의 추진 요구를 거부했다.두 차례 전체회의와 다섯차례 실무접촉,한 차례 대표접촉 모두 싸늘한 분위기에서 치러져 공동 발표문에는 아예 15차 회담 일자만 명기한 채 끝났다.남측 대표단이 짐을 꾸리는 순간 북측은 갑자기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군부가 (장성급회담 개최를)결정했다.”고 통보함으로써 반전됐다. 달라진 군부의 대응도 눈에 띈다.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13차 장관급회담 때는 군사당국에 건의한다고만 했지만 이번에는 회담 개최에 합의한다고 했다.”며 회담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잡았다. ●약속 파기 이미지 불식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국제사회 분위기를 고려,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북한이 오는 12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북핵 6자회담 실무회의에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전격 재개키로 한 것과도 맥이 통한다는 분석이다. 군사당국자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란 힘들지만,군부가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에 협력하기 위해 조금씩 진전된 자세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기대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기간에 핵 문제에 대해 인내심과 탄력적인 자세를 강조했던 만큼 북측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측은 그간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매번 회담 때 합의된 의제를 되풀이하는 데에서 민감한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공동보도문●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004년 5월 4일부터 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회담에서 쌍방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맞게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쌍방간 군사당국자회담을 개최하는데 합의하였으며 그밖에 앞으로 쌍방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2004년 8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2004년 5월 7일 평 양˝
  • 냉담했던 北군부 “교류” 선회

    냉담했던 北군부 “교류” 선회

    14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막판 반전(反轉)을 연출한 끝에 굵직한 ‘작품’을 건졌다.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의 개최 시기가 분명치 않은 점이 있지만,전체적인 평가는 후한 편이다.먼저 우리 정부가 대북 회담에서 외적인 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북측 군사 당국이 직접 관여해 합의했다는 점에서 남북 회담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것이다.그동안 남북회담 진전에 소극적이었던 북한 군부가 동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향후 북한이 대외 정책에 있어 다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소망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극적 반전과 군부의 변화 조짐 당초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는 낙관적이었다.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얻고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하는 등 남한의 정치 지형이 북측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용천 참사에 대한 남측의 지원 열기에 따라 남북 회담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마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담이 열리자마자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된 듯했다.북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미 이지스함의 동해 배치 철회 등 6·15선언 이전의 단골메뉴를 들고 나오며 강경하게 나왔고,13차 합의사항인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의 추진 요구를 거부했다.두 차례 전체회의와 다섯차례 실무접촉,한 차례 대표접촉 모두 싸늘한 분위기에서 치러져 공동 발표문에는 아예 15차 회담 일자만 명기한 채 끝났다.남측 대표단이 짐을 꾸리는 순간 북측은 갑자기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군부가 (장성급회담 개최를)결정했다.”고 통보함으로써 반전됐다. 달라진 군부의 대응도 눈에 띈다.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13차 장관급회담 때는 군사당국에 건의한다고만 했지만 이번에는 회담 개최에 합의한다고 했다.”며 회담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잡았다. ●약속 파기 이미지 불식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국제사회 분위기를 고려,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북한이 오는 12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북핵 6자회담 실무회의에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전격 재개키로 한 것과도 맥이 통한다는 분석이다. 군사당국자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란 힘들지만,군부가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에 협력하기 위해 조금씩 진전된 자세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기대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기간에 핵 문제에 대해 인내심과 탄력적인 자세를 강조했던 만큼 북측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측은 그간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매번 회담 때 합의된 의제를 되풀이하는 데에서 민감한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공동보도문●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004년 5월 4일부터 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회담에서 쌍방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맞게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쌍방간 군사당국자회담을 개최하는데 합의하였으며 그밖에 앞으로 쌍방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2004년 8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2004년 5월 7일 평 양
  • 제주도, 이젠 ATV로 달려볼까

    제주의 레포츠 하면 가장 먼저 승마가 떠오른다.그런데 요즘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르는 게 있다.바로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다.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젊은이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아서일까? 주말이나 휴일엔 제주의 ATV 코스마다 젊은이들로 북적댄다.남제주군 성읍민속마을 인근의 ‘ATV 제주조이’를 찾았다. ‘부릉부릉,다다다다’.20여명의 관광객들이 ATV에 올라 일제히 들판을 향해 달려나간다.처음엔 조작에 익숙지 않아 멈칫멈칫하는 것 같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익숙하게 좁은 언덕길을 쏜살같이 올라간다. ATV는 타기 쉽다.꼭 유격장 조교 같은 복장을 한 직원으로부터 5분여에 걸쳐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ATV에 올랐다.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겨보니,ATV가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움찔움찔한다.조심스럽게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반복 조작하며 앞으로 나갔다.5분 정도 천천히 나가다 보니 금방 조작에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 이후부터는 제법 속도를 내고,울퉁불퉁한 코스를 달려보았다.넘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생각보다 안정성이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이다.액셀러레이터를 당기는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면 주는 대로 속도는 나지만,그 이상은 위험하다.코스 출발점 인근엔 유채꽃이 만발해 운치도 만점이다.유채꽃 물결 사이를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줄지어 질주하는 모습이 볼 만하다. 제주조이의 ATV 코스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주인공 장금이 어머니처럼 따르던 한상궁과 함께 유배가던 장면을 찍은 곳이다.억새가 휘날리는 가운데 오라에 묶여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유배를 가는 장면이 어른거린다.유배 도중 끝내 죽음을 맞은 한상궁의 무덤도 그대로 있다. 코스 주변은 고사리밭이다.들판에서 손에 잡히는 게 고사리지만 꺾어 가는 이가 별로 없어 대부분 그냥 피어버렸다.갖가지 야생화도 알록달록 피어 있어 풍치가 그만이다. 제주조이는 25분 정도 걸리는 기본코스(2만원) 및 대장금 촬영지까지 돌아오는 대장금코스(40분,3만원),아예 들판 투어에 나서는 투어코스(80분,7만원) 등 3가지 코스를 운영한다.서바이벌 사격장도 마련해놓아 드럼통 위에 빈 깡통이나 병을 올려놓고 맞히는 사격도 즐길 수 있다.페인트볼 45발 기준 6000원.(064)711-8555. ●체험장 이용 주의점 굴곡이 심한 곳이 많으므로 혹시 넘어질 때에 대비해 헬멧과 장갑,가슴보호대,무릎보호대 등을 꼭 갖춰야 한다.업체에서 대부분 비치하고 있다.비교적 안전하기는 하지만 50㏄ 이상 엔진이 달린 차량이므로 어린이이가 타기엔 위험하다.중학생 이상 돼야 핸들을 조작하기에 무리가 없다. 또 타기 전 10분정도 실시하는 조작 기술 및 안전수칙 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드물게 ATV가 전복되기도 하는데,이는 대부분 지나친 자신감으로 안전수칙을 무시하다가 일어난다. ●인근 명소 제주조이에서 성읍민속마을,성산일출봉을 지나면 세화를 거쳐 김녕으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지금 이곳엔 보리이삭과 유채 물결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밭과 밭 사이에 쌓은 현무암 돌담의 검은 빛과 보리이삭의 초록,유채의 노랑,길 건너 바다의 푸름이 어우러져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이맘 때 제주에서 하이킹이나 드라이브 코스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이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ATV란 All Terrain Vehicle의 약자다.어떤 지형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탈 것이라는 뜻.흔히 산악오토바이로도 부르지만,네 바퀴가 달렸다는 점에서 오토바이로 부르는 것은 왠지 부적절한 생각이 든다. 원산지는 미국인데,원래 목장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15년 전부터 레저용으로 변환돼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한다.국내엔 2년 전쯤 처음 들어왔다.소규모 체험장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이미 3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ATV는 엔진출력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50∼700㏄가 있다.제주조이를 비롯한 제주의 ATV 경우 90,150㏄ 두 가지가 있다. ■ 이것도 맛보세요 ATV제주조이 맞은편에 자리한 ‘황통지’의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싸고 맛있다.제주 토종돼지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약간 맵게 양념한 소스에 버무려 불판 위에 은박지를 깔고 익혀 먹는다. 약간 달착지근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나는 게 몇 점 집어먹으니 반복되는 여독에 잃었던 입맛이 살아난다. 주인 김성래씨는 “흑돼지가 아닌 제주 토종 백도새기를 쓴다.”며 “흑돼지보다 값은 싸지만 맛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도새기는 돼지의 제주 사투리란다.1인분 5000원.(064)787-2218.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면 성게국을 한번 먹어보자.성게는 5∼6월에 많이 잡히는데,바위틈에서 살이 오른 성게를 해녀들이 직접 따낸다.성게 껍질을 까보면 노란 알이 들어 있다.이를 미역과 함께 참기름으로 살짝 볶은 후 오분자기와 파를 넣고 국을 끓인다..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해 먹으면 쌉쌀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성산일출봉 아래 ‘해뜨는 식당’(782-3380)이 잘하는 편이다.7000원.제주시권에선 제주 향토음식 전문점인 ‘덤장’(713-0550)이 가볼 만하다.성게국 뿐만 아니라 보말국,각종 물회,갈치조림,고등어 구이를 잘해 제주의 토속음식을 골고루 맛보고 싶은 경우 찾으면 좋다. 특히 갈치조림이 맛있다.갈치조림과 고등어 구이,돈배(흑돼지 삶은 것),보말국과 10여가지의 밑반찬을 내는 ‘덤장 상차림’이 인기 메뉴.4인상 기준 6만원.제주공항 입구에서 300m 거리에 있다. ●가는 길 ATV제주조이는 남제주군 성읍민속마을 옆에 있다.제주시에서 97번 동부산업도로를 타고 3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성읍민속마을 500m쯤 못미쳐 나온다.바로 옆에 성읍승마장이 있어 승마도 즐길 수 있다. 성읍민속마을에서 1119번 관광도로를 타고 성산 방향을 향해 달리다 보면 일출봉 입구를 지나 성산∼세화 해안도로에 접어든다.해안도로는 오른쪽으로 우도를 끼고 이어진다.보리밭과 유채밭이 어우러진 풍광은 세화를 지나 김녕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끼고 펼쳐진다. ●숙박 및 렌터카,면세점 성산일출봉 인근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이 많다.‘라까사인펜션’(064-782-0399),‘보물섬 펜션’(784-0399),‘행복한집’(784-8258) 등이 묵을 만하다.평형에 따라 5만∼12만원대. 숙박이나 렌터카,항공편을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나 렌터카업체 등이 내놓는 숙박+렌터카,항공료+숙박+렌터카 상품을 이용하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대장정투어(1577-4241)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17만원대(1인 요금)면 김포∼제주 항공료와 펜션 2박,뉴EF소나타 이용이 가능하다. 한편 제주 내국인면세점은 제주 여행객들을 위한 사은품 행사를 5월1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다. 15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겐 한라봉 1.5㎏ 1박스,30만원 이상 구입하면 3㎏ 1박스를 준다.고급 위스키인 로열살루트 시음행사도 연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여기서도 타세요 제주에선 제주조이 이외에 한라산 기슭의 ‘한라ATV’(064-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이 있다.한라ATV는 한라산 기슭의 목장지대에 있어 산악 특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산바다ATV는 산방산이 보이는 해변의 백사장에 있다.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백사장을 질주하는 맛이 짜릿하다. 육지에선 원주 소초면 교항리의 ‘베이스캠프’(033-732-0210),강촌유원지(016-353-0096),대관령 삼양목장(033-336-0885),홍천 대명비발디파크(033-434-8311) 등에서 ATV를 탈 수 있다. ˝
  • ‘전운’ 감도는 민노당

    7차 중앙위원회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는 휴일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당내 정파간 ‘한판 싸움’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중앙위를 통해 향후 2년간의 활동 방향 등을 결정하게 된다.선호투표제냐,결선투표제냐의 새 지도부 선출방식과 당직·공직 겸임 금지를 포함한 지도부 출마 자격 등 중요 문제가 그것이다. 민주노동당은 12∼28일 당원 직선으로 13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국회의원단 중 1명과 당 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노동ㆍ농민 할당 각 1명,여성 4명,일반 3명 등이다. 특히 10명의 의원을 배출하는 등 변화된 정치 지형속에서 당의 최고 지도부 구성을 위한 논의인 만큼 180여명의 중앙위원들은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당 내부 세력판도에 변화가 생길지,원내·외 병행 전략은 성공적으로 운용될지,진보정당으로서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뿌리내릴 수 있을지 등을 짐작케 된다는 것이다. 쟁점 가운데 최대이슈는 지난해 11월 당대회에서 논의를 미뤘던 ‘당직·공직 겸임 금지’조항이다. 문자 그대로 ‘겸임 전면 금지’가 될 경우 권영길 대표와 노회찬 사무총장 등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대표 선수’들이 모두 2선으로 물러나게 된다.그러나 당대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당 3역의 겸임이 허용될 경우에는 권 대표의 유임 가능성이 무척 높다.아직껏 당내 세력간 갈등 조정·통합 능력에서 권 대표에게 필적할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직을 놓고서는 기존 노회찬 총장 중심의 지도부에 새로운 얼굴이 맞서는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또 지도부 선출 방식과 관련해선 ‘호주식 선호투표제’를 도입할 경우와 ‘결선 투표제’로 진행할 경우를 놓고 각 정파간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선호투표제는 열린우리당이 채택했던 방식으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3위 득표자의 2순위표를 각 후보에게 나눠줘 과반수를 만드는 방식이다.지난달 전국사무처장단회의와 전국집행위에서 폐기된 안이지만,수정안으로 ‘찬성투표제’가 제시될 경우 계산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처럼 민감한 쟁점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현재로선 예단키 어렵지만,민주노동당내 좌파성향 그룹과 범민족민주 계열의 세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불교에서 불이(不二)는 크게 세 가지 뜻을 지닌 것으로 가르쳐 온다. 첫 번째는 다르지 않은 것,같음,한 몸을 말한다.그 다음은 둘이 대립하지 않는 것,두 가지가 평등한 것을 말한다.상대와의 차별을 넘어선 절대 평등의 경지,대립을 멀리한 뛰어난 이치를 추구한다.세 번째는 앞의 두 경우가 경전의 이론적 해석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을 밝히려는 것과 달리,실천적인 상태를 추구한다.그리하여 불이(不二)란 상대의 마음이 되는 것을 뜻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해 고행 정진한다. 무릇 웬만한 사찰에는 이같은 뜻의 불이문(不二門)이 세워져 있다.수많은 불이문 중에서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불이문은 단연코 다른 불이문들과는 차별화되는 매우 특별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오늘은 금강산 건봉사의 전설적인 역사와 함께 이곳 불이문을 감상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로 떠난다. 바야흐로 진달래꽃이 심심산천에 불을 놓아 아름다움을 향한 소리 없는 소리가 강원도 산과 들에 뿌리 없는 봄바람 나무를 휘젓는다.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양간지풍(襄杆之風)이요 통고지설(通高之雪)이라 했다.즉 양양과 간성은 바람이 많고,통천 고성엔 눈이 많이 온다는 뜻을 제법 그럴싸한 문자풍으로 읊조렸는데,오늘은 고성 땅에도 봄바람이 폭풍처럼 인다.고성 땅은 서쪽의 태백 준령과 동쪽의 비취빛깔 동해 수평선을 지방의 특성으로 꼽을 만큼 서쪽은 지대가 높고 동쪽은 낮은 들판으로 장엄했다.이런 지형을 두고 조선시대 이곳 현감을 지낸 이식(李植)은 ‘높은 산에는 눈이 희끗희끗 남아 있는데,바닷가 흰모래밭에는 벌써 해당화가 지고 있구나.’하고 노래했었다. 건봉사는 대한민국에서 금강산 이름을 앞에 거느린 유일한 사찰이다.한때 우리나라 사대명찰(四大名刹) 중 하나였으며,강원도의 모든 절을 거느렸던 호국불교를 대표하는 매우 큰 도량이자 불교 미술의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와 화려하고 굵직 굵직한 승려들의 처소였었다. ●6·25전쟁 치열한 전투현장 되기도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의승군(義僧軍)을 일으키기도 했다.허망하게 붕괴되어 패주하는 조선군대를 대신하여 조선의 운명을 구원한 의승군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 건봉사다.경전과 목탁 대신 칼과 몽둥이를 들고 중생구원을 실천한 1000여명의 승려들이 군사훈련을 했다. 건봉사는 평소에도 700여명 승려들이 수행하던 전국 최대규모의 사찰이었고,1500년 동양불교의 민중구제에 대한 불멸의 증험 도량이었다.이곳 수행자와 불교 신도들이 이루어 낸 여러 종교적 성취와 영험들은 한국 불교의 자존심이었다. 이같은 건봉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6·25의 상처가 가장 잔혹하게 남은 곳이기도 하다.3000 칸이 넘는 거대한 건봉사가 역사의 회오리 속에 빨려 든 것은 해방되던 해부터였다.건봉사는 3·8선 이북에 속했다.소련군이 들어와 인민위원회가 생기고 북한 정권이 세워지자 반종교정책이 강행되었다.무상몰수 무상분배 원칙의 토지개혁으로 건봉사 소유 토지가 몰수되고 종교활동이 금지되자 승려들은 남쪽으로 피신해왔다.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다.건봉사는 1951년 4월부터 휴전이 될 때까지 2년 동안 적군과 아군이 물고 물리는 일대 접점지역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1951년 5월10일 당시 건봉사는 금강산 줄기를 따라 후퇴하는 북한군의 중간집결지였다.유엔군 공군과 미8군 소속 한국 1군단,국군수도사단 기갑연대의 합동공격이 시작되었다.유엔군 전폭기 편대가 폭격을 시작하여 건봉사 핵심 건물들이 불타고 수많은 국보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불타버렸다.1951년 6월 이후부터는 중국군의 5월 공세에 맞선 국군 3군단과 1군단의 이른바 건봉산전투가 건봉사를 사이에 놓고 16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다. 국군이 쏘아댄 포탄만 10만 발이 넘었고 미7함대의 함포사격과 공군기까지 가세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1951년 6월의 건봉산 전투로 건봉사는 국군에 의하여 점령되었다.이곳 수행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모두 속초 이남으로 강제 이주되고 그때까지 형체가 남아 있던 몇몇 사찰 건물은 국군부대의 막사로 이용되었다. 사찰 빈터에는 천막을 짓고 이 일대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소나 보급 전진기지로 삼았다.주둔 부대는 겨울이 되자 사찰 건물의 목재를 뜯어내어 난방용 화목으로 썼다.기둥과 건물 곳곳의 목재들은 이렇게 자취를 감추어 갔다.전투 양상에 따라 교차 투입되면서 건봉사에 주둔했던 국군부대로는 수도사단,3사단,5사단,8사단,9사단,11사단,15사단,육본직할81야포대 등이었다.1953년 7월27일 휴전후에도 건봉사는 군부대 막사로 사용되었는데,1954년 9월 주둔중이던 국군부대의 촛불에 의한 실화로 남아 있던 건물들이 불타버렸다.이 때의 화재로 더 이상 주둔시설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주둔 부대는 건봉사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그때부터 건봉사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안에서 철저한 폐허로 변해갔다.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이곳의 역사를 아는 문화재 도굴꾼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땅속에 매몰되어 있는 불교미술품과 문화재를 훔쳐내기 시작했다.임진왜란 때 양산 통도사에 보관 중이던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왜군들이 빼앗아 일본으로 가져갔던 것을 사명대사가 되찾아와서 건봉사에다 보관해 왔다.이런 사실을 아는 도굴꾼들의 집요한 접근으로 마침내 도굴당했다.그때까지 남아 있던 수많은 석조 조형물들이 밀반출되어 서울의 부잣집 정원석으로 사용되고,울창하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군부대에 의하여 도벌당했다.군부대에서는 비무장 지대의 경계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엄청난 양의 소나무를 베어 민간업자들에게 팔아넘기기도 했다.특히 1967∼1968년 고성군에 의한 대대적인 벌목으로 사찰경내는 황무지가 되었다. 그렇게 베어내고도 아직 남아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을 보면 이곳 소나무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가 새삼 떠오른다.원래 솔숲이 울창하기로 유명했던 이곳은 일제 때 동경대학 연습림이 되면서부터 수난이 시작되었다.그때 일본의 목재업자들은 이곳 좌우 산골짝에서 수령 수백년되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벌채하여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발구’라는 기계로 실어 날랐다.이곳 소나무들은 모두 일본으로 실려가서 일본 귀족들의 집을 짓는데 사용되었다.그때 동경대학 연습림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의 소나무들을 베어 일본으로 실어가는 이른바 민족경제 수탈을 연습하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겠다.아무튼 이같은 일제와 한국전쟁의 포화속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그 엄청난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총상 하나 크게 입지 않고 살아 남은 건물이 다름 아닌 불이문이었다. ●만일염불회… 민중불교의 성지 원래 건봉사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가장 이채로운 종교적 체험을 하던 도량이었다.만일염불회(萬日念佛會)가 그것이다.1만일 동안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기도를 통하여 아미타불을 직접 만나고 극락에 오르는 좀체 믿기 어려운 수행이었다.758년부터 시작된 이 특이한 수행에는 수천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무려 27년여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단으로 수행하는 이 모임은 1908년까지 이어져 내려왔고,건봉사는 한국 민중불교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다.누구든,그 신분이나 재산,성별이나 유·무식에 걸림없이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실천적 평등관이 이곳에서 1000년이 넘게 시도되었던 것이다. 지금 기적처럼 남아 있는 불이문은 남북이 이념이나 체제를 뛰어 넘는 평등,서로의 고통과 아픔을 안아주고 치유해쥬는 실천적 공존을 통하여 통일 민족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불이문을 찾던 날,불이문 오른편에 서 있던 산벚꽃나무 꽃잎이 기도에 대한 응답인 듯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통일은 상대의 마음이 되어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완성이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불교에서 불이(不二)는 크게 세 가지 뜻을 지닌 것으로 가르쳐 온다. 첫 번째는 다르지 않은 것,같음,한 몸을 말한다.그 다음은 둘이 대립하지 않는 것,두 가지가 평등한 것을 말한다.상대와의 차별을 넘어선 절대 평등의 경지,대립을 멀리한 뛰어난 이치를 추구한다.세 번째는 앞의 두 경우가 경전의 이론적 해석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을 밝히려는 것과 달리,실천적인 상태를 추구한다.그리하여 불이(不二)란 상대의 마음이 되는 것을 뜻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해 고행 정진한다. 무릇 웬만한 사찰에는 이같은 뜻의 불이문(不二門)이 세워져 있다.수많은 불이문 중에서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불이문은 단연코 다른 불이문들과는 차별화되는 매우 특별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오늘은 금강산 건봉사의 전설적인 역사와 함께 이곳 불이문을 감상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로 떠난다. 바야흐로 진달래꽃이 심심산천에 불을 놓아 아름다움을 향한 소리 없는 소리가 강원도 산과 들에 뿌리 없는 봄바람 나무를 휘젓는다.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양간지풍(襄杆之風)이요 통고지설(通高之雪)이라 했다.즉 양양과 간성은 바람이 많고,통천 고성엔 눈이 많이 온다는 뜻을 제법 그럴싸한 문자풍으로 읊조렸는데,오늘은 고성 땅에도 봄바람이 폭풍처럼 인다.고성 땅은 서쪽의 태백 준령과 동쪽의 비취빛깔 동해 수평선을 지방의 특성으로 꼽을 만큼 서쪽은 지대가 높고 동쪽은 낮은 들판으로 장엄했다.이런 지형을 두고 조선시대 이곳 현감을 지낸 이식(李植)은 ‘높은 산에는 눈이 희끗희끗 남아 있는데,바닷가 흰모래밭에는 벌써 해당화가 지고 있구나.’하고 노래했었다. 건봉사는 대한민국에서 금강산 이름을 앞에 거느린 유일한 사찰이다.한때 우리나라 사대명찰(四大名刹) 중 하나였으며,강원도의 모든 절을 거느렸던 호국불교를 대표하는 매우 큰 도량이자 불교 미술의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와 화려하고 굵직 굵직한 승려들의 처소였었다. ●6·25전쟁 치열한 전투현장 되기도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의승군(義僧軍)을 일으키기도 했다.허망하게 붕괴되어 패주하는 조선군대를 대신하여 조선의 운명을 구원한 의승군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 건봉사다.경전과 목탁 대신 칼과 몽둥이를 들고 중생구원을 실천한 1000여명의 승려들이 군사훈련을 했다. 건봉사는 평소에도 700여명 승려들이 수행하던 전국 최대규모의 사찰이었고,1500년 동양불교의 민중구제에 대한 불멸의 증험 도량이었다.이곳 수행자와 불교 신도들이 이루어 낸 여러 종교적 성취와 영험들은 한국 불교의 자존심이었다. 이같은 건봉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6·25의 상처가 가장 잔혹하게 남은 곳이기도 하다.3000 칸이 넘는 거대한 건봉사가 역사의 회오리 속에 빨려 든 것은 해방되던 해부터였다.건봉사는 3·8선 이북에 속했다.소련군이 들어와 인민위원회가 생기고 북한 정권이 세워지자 반종교정책이 강행되었다.무상몰수 무상분배 원칙의 토지개혁으로 건봉사 소유 토지가 몰수되고 종교활동이 금지되자 승려들은 남쪽으로 피신해왔다.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다.건봉사는 1951년 4월부터 휴전이 될 때까지 2년 동안 적군과 아군이 물고 물리는 일대 접점지역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1951년 5월10일 당시 건봉사는 금강산 줄기를 따라 후퇴하는 북한군의 중간집결지였다.유엔군 공군과 미8군 소속 한국 1군단,국군수도사단 기갑연대의 합동공격이 시작되었다.유엔군 전폭기 편대가 폭격을 시작하여 건봉사 핵심 건물들이 불타고 수많은 국보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불타버렸다.1951년 6월 이후부터는 중국군의 5월 공세에 맞선 국군 3군단과 1군단의 이른바 건봉산전투가 건봉사를 사이에 놓고 16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다. 국군이 쏘아댄 포탄만 10만 발이 넘었고 미7함대의 함포사격과 공군기까지 가세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1951년 6월의 건봉산 전투로 건봉사는 국군에 의하여 점령되었다.이곳 수행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모두 속초 이남으로 강제 이주되고 그때까지 형체가 남아 있던 몇몇 사찰 건물은 국군부대의 막사로 이용되었다. 사찰 빈터에는 천막을 짓고 이 일대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소나 보급 전진기지로 삼았다.주둔 부대는 겨울이 되자 사찰 건물의 목재를 뜯어내어 난방용 화목으로 썼다.기둥과 건물 곳곳의 목재들은 이렇게 자취를 감추어 갔다.전투 양상에 따라 교차 투입되면서 건봉사에 주둔했던 국군부대로는 수도사단,3사단,5사단,8사단,9사단,11사단,15사단,육본직할81야포대 등이었다.1953년 7월27일 휴전후에도 건봉사는 군부대 막사로 사용되었는데,1954년 9월 주둔중이던 국군부대의 촛불에 의한 실화로 남아 있던 건물들이 불타버렸다.이 때의 화재로 더 이상 주둔시설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주둔 부대는 건봉사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그때부터 건봉사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안에서 철저한 폐허로 변해갔다.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이곳의 역사를 아는 문화재 도굴꾼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땅속에 매몰되어 있는 불교미술품과 문화재를 훔쳐내기 시작했다.임진왜란 때 양산 통도사에 보관 중이던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왜군들이 빼앗아 일본으로 가져갔던 것을 사명대사가 되찾아와서 건봉사에다 보관해 왔다.이런 사실을 아는 도굴꾼들의 집요한 접근으로 마침내 도굴당했다.그때까지 남아 있던 수많은 석조 조형물들이 밀반출되어 서울의 부잣집 정원석으로 사용되고,울창하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군부대에 의하여 도벌당했다.군부대에서는 비무장 지대의 경계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엄청난 양의 소나무를 베어 민간업자들에게 팔아넘기기도 했다.특히 1967∼1968년 고성군에 의한 대대적인 벌목으로 사찰경내는 황무지가 되었다. 그렇게 베어내고도 아직 남아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을 보면 이곳 소나무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가 새삼 떠오른다.원래 솔숲이 울창하기로 유명했던 이곳은 일제 때 동경대학 연습림이 되면서부터 수난이 시작되었다.그때 일본의 목재업자들은 이곳 좌우 산골짝에서 수령 수백년되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벌채하여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발구’라는 기계로 실어 날랐다.이곳 소나무들은 모두 일본으로 실려가서 일본 귀족들의 집을 짓는데 사용되었다.그때 동경대학 연습림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의 소나무들을 베어 일본으로 실어가는 이른바 민족경제 수탈을 연습하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겠다.아무튼 이같은 일제와 한국전쟁의 포화속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그 엄청난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총상 하나 크게 입지 않고 살아 남은 건물이 다름 아닌 불이문이었다. ●만일염불회… 민중불교의 성지 원래 건봉사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가장 이채로운 종교적 체험을 하던 도량이었다.만일염불회(萬日念佛會)가 그것이다.1만일 동안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기도를 통하여 아미타불을 직접 만나고 극락에 오르는 좀체 믿기 어려운 수행이었다.758년부터 시작된 이 특이한 수행에는 수천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무려 27년여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단으로 수행하는 이 모임은 1908년까지 이어져 내려왔고,건봉사는 한국 민중불교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다.누구든,그 신분이나 재산,성별이나 유·무식에 걸림없이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실천적 평등관이 이곳에서 1000년이 넘게 시도되었던 것이다. 지금 기적처럼 남아 있는 불이문은 남북이 이념이나 체제를 뛰어 넘는 평등,서로의 고통과 아픔을 안아주고 치유해쥬는 실천적 공존을 통하여 통일 민족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불이문을 찾던 날,불이문 오른편에 서 있던 산벚꽃나무 꽃잎이 기도에 대한 응답인 듯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통일은 상대의 마음이 되어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완성이다.
  • [집중탐구 5黨의 ‘길’] (4) 한나라당 (下 )‘개혁적 우파’로 이념논쟁 봉합

    한나라당이 보수를 ‘포기’했다. 30일 한나라당은 당선자 연찬회의 이틀간의 격론 끝에 내놓은 ‘국민께 드리는 글’에 ‘보수’라는 단어를 단 한 글자도 넣지 않았다.당초 대변인실에서 작성한 초안에는 한나라당은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고 고칠 것은 수시로 보수(補修)하는 ‘국민적’ 보수(保守)가 되겠다.”고 약속하려 했다. ●“이념을 버리자.” 이틀간의 연찬회는 이념 논쟁이 핵이었다.한나라당 당선자들은 ‘보수’를 화두(話頭)로 서로 다투고,고민했다.어떤 이들은 ‘신보수,발전적 보수로 보수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고,어떤 이들은 “중도로,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같은 충돌 와중에 일부는 “이념을 버리자.”고 제안했다.한나라당이 대국민 선언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택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복잡한 기류의 결과물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박진 의원은 “왜 보수를 하는지 국민에 대한 논리적 설득이 없으면 혼란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김광원 의원은 “새로운 보수의 탄생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를 하자.”고 제안했다.“신보수,선진 보수의 고고한 탄생을 알리면서 TV나 미디어를 통해 ‘촛불’ ‘노란옷’ ‘붉은 악마’ 등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정치실험에 대한 도전도 해보자.”고 역설했다.홍준표 의원은 “당의 정체성 시비가 일고 있으나,분명히 ‘개혁적·중도·우파 정당’이라고 정강에 나와 있다.그런데도 왜 이런 논쟁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혀를 찼다. 그러나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은 “당의 정체성과 (이념적으로 갈) 길에 대해선 결론이 나와 있다.더 이상의 이념논쟁은 무의미하다.”면서 좌로의 이동을 주장했다.정두언 당선자도 이에 동조하면서 ‘민주개혁당’이라는 새 당명도 내놓았다. ●“이념도 패션이다.” 이런 가운데 토론은 어느 틈엔가 “이념논쟁을 그치자.”는 쪽으로 흘러갔다.유정복 당선자는 “정체성과 이념만 갖고는 국민 설득이 힘들다.”고 지적했다.권오을 의원은 “국가 선진화에 중점을 둔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자.”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은 “가급적 우리 입으로는 보수라는 말 쓰지 말자.”고 제안했다.“국민들은 보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그래서 합리적 실용주의를 추구한다고 접근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권철현 의원은 “진보·보수 논쟁은 불필요한 논쟁이 됐다.한국에서 보수는 가치를 잃었다.”고 단언했다.그는 “태극기가 패션이 됐고,촛불시위도 패션이다.진보 또한 패션인 만큼 우리가 낡은 패션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보수’를 뺐지만…. ‘보수’를 뺀 채 연찬회는 막을 내렸지만,한나라당이 앞으로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한국의 정치지형은 중도우파를 벗어날 수 없다.”는 박형준 당선자의 말을 빗대보면,한나라당 역시 보수 또는 우파를 벗어날 수 없는 원천적·생래적 문제 때문이다.또한 “더 이상 이념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의원들의 사상적 지향점도 자세히 보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이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할 것’으로 예상했다면,한나라당에서는 양쪽 깜빡이가 오락가락 켜지며 우왕좌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국가보안법과 파병문제,각종 대북정책에 이르기까지 당내에서는 이념 논쟁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박진 의원도 “여당의 실용주의 노선 때문에 한나라 입장과 역할이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지도체제 논란,야당 역할론,당명 교체,신당 창당론,원내정당화 문제 등 당내 각종 현안은 이념논쟁을 통해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많다.대국민 성명에서 한나라당 당선자 일동은 “치열하게 토론하고 마침내 한 배에 올랐다.”고 표현했지만,이들은 저마다 사공이 되려는 모습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불안한 전경련 ‘응전’ 선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민주노동당에 ‘응전(應戰)’을 선언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를 찾아 노회찬 사무총장을 만났다.비공식 예방이고 10여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최근 정치 지형의 변화에 따라 민주노동당과의 관계 설정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오는 4일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이 노 사무총장과 비공개 회담을 갖기로 한 것도 전경련의 위기감과 연결시키는 해석이 많다. 29일 만남에서 이 상무는 의례적으로 축하인사를 한 뒤 “앞으로 정례협의회 등으로 자주 대화를 나누며 접점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상무는 “전경련은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관심있게 보고 있으며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는 ‘뼈있는’ 말도 곁들였다.기업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도전에 사실상 ‘응전’의 성격이 짙었다. 17대 국회에 10명의 국회의원을 진출시킨 민주노동당이 ‘부유세’ 입법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면서 기존의 노사,노정(勞政)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자 전경련으로서는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전경련으로서는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인 것이다. 실제로 전경련은 최근 경제조사실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의 노사정책,기업투자 등 각종 정책에 대응한 논리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상무는 30일 “기업,금융,산업,노사문제 등 폭넓게 정책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노사문제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이 노사 모두의 의견을 균형있게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양측 간에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 상무는 “제도권에 들어온 민주노동당이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할 것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나아진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민주노동당 곽주원 정책위원 역시 “전경련이 기업으로서 건강한 정책과 노사관계를 추구한다면 민주노동당 역시 적대할 이유는 없다.”며 “사회적 필요성과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노동관계 정책 및 양측의 관계 설정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주일의 어린이책]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프랑수아 플라스 글·그림

    바다 위에 떠있는 둥글고 큰 섬인 오르배의 학자들은 세상 곳곳으로 탐험을 떠나 그곳의 지형과 자연,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도에 담았다.너른 갈대밭과 쌍둥이 호수가 있는 바일라 바이칼,수백척의 배가 환하게 돛을 펼친 채 유유히 떠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캉다아만,백년 묵은 소나무들로 뒤덮인 비취 나라….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플라스의 책은 신비롭고 환상적이다.알파벳 순서에 따라 펼쳐지는 스물 여섯나라의 이야기는 마법과 주술,신화와 전설로 아름답게 채색돼 순식간에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책 속에는 신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동물과 식물,풍속과 종교에 관한 구체적인 기록들이 담겨 있는데 이는 지은이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방대한 분량의 지식을 재구성한 것.10세 이상 청소년용으로 나왔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총 6권 중 3권이 먼저 나왔다.각권 1만 1000원. 이순녀기자˝
  • [책꽂이]

    ●특별한 선물(이서인 지음,화남 펴냄) 2001년 성장소설 ‘숲속의 연어’로 주목받은 작가의 장편.작품 구상차 들른 바닷가 횟집 주방장의 순정을 이용하여 일탈의 사랑을 나눈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중산층의 가식적인 자기 합리화와 이중성을 꼬집는다.9000원. ●아버지의 편지(김정현 지음,이가서 펴냄) 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의 작가가 편지형식으로 자식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모은 에세이.작가가 만난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인생,꿈과 희망,사랑과 우정,책임과 의무 등의 주제로 나눠 들려준다.9500원. ●열번째 세계(김주영 지음,황금가지 펴냄) 제2회 드래곤 문학상 가작 수상작.세상을 다스리는 여왕이 실종한 뒤 찾아온 혼란을 소재로 삶과 죽음,생성과 파멸 등 신화적 모티프를 알레고리 방식으로 풀어간다.모두 2권,각권 8500원. ●나비(전경린 지음,이보름 그림,늘푸른소나무 펴냄) 여성의 질곡을 집중적으로 그려온 작가가 자신의 작품 가운데 여자의 ‘나이와 사랑’을 표현한 부문을 재구성한 산문집.스무살부터 마흔 즈음까지의 변화를 다섯단계로 나눠 그렸다.9000원. ●소설처럼(대니얼 페나크 지음,이정임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 프랑스 유명작가가 들려주는 책읽기 지침서.30년 동안 중학생에게 독서교육을 시켜온 경험을 살려 다양한 상황과 그에 맞는 진단을 내린다.딱딱하지 않은 내용과 문체로 자유롭게 풀어간다.6000원. ●두번 태어나다(주세페 폰티지아 지음,이옥용 옮김,궁리 펴냄) 지난해 사망한 이탈리아 대표작가의 장편.장애아로 태어난 소년과 부모,의사,교사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9000원. ●벌들의 비밀생활(수 몽 키드 지음,최필원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1960년대 미국 남부를 무대로 14세 소녀의 성장사를 그린 장편.냉혹한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온 뒤 벌을 기르는 세 흑인여성과 삶을 꾸려가는 과정을 통해 여성의 신성함을 이야기한다.9200원.˝
  • 청와대 개편 폭 ‘윤곽’

    청와대 이호철 민정비서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청와대비서실 개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이로써 청와대 ‘민정수석실 1기’는 완전히 교체됐고,비서실내 ‘386세력’은 크게 축소됐다.청와대 권력지형의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아직 탄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 비서실의 개편과 개각 등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나 총선 이후 향후 정국운영 방향과 관련있는 여권 핵심부의 진용짜기는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호철 민정비서관 왜 그만뒀나 이 비서관은 이날 오전 전화통화에서 “자유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참여정부 출범하고 원래 딱 1년만 일하기로 하고 부산에서 올라왔던 것”이라고 말했다.이 비서관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이 지난 2월13일 사표를 냈을 때 동반사퇴할 생각이었으나 “총선까지는 있어 달라.”는 청와대 내부 역할분담에 따라 남아 있었다.그후 탄핵국면이 이어지면서 사퇴 시기가 좀더 연기됐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해온 이 비서관의 후임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부산 출마자들 중에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후임 민정비서관으로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측근 정윤재씨와 송인배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이럴 경우 ‘부산사단의 재입성’으로 받아들여져 부산 출신의 쇠락이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청와대 비서실 대폭 물갈이? 청와대 비서실은 차관급인 정무수석과 외교보좌관을 비롯해 제1부속실장,정무기획비서관,혁신기획비서관 등이 ‘장기’ 공석이고 이번에 민정비서관이 추가됐다.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비서실에서 일했던 수석과 비서관 일부가 추가사퇴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개편의 폭은 최소 8∼9자리를 넘을 수도 있다.대폭개편의 요인으로 열린우리당측 인사들의 청와대 진출 욕구도 꼽힌다. 청와대 및 열린우리당 쪽에서 정무수석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이병완 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이강철 전 특보가 있다.이 수석은 탄핵국면을 거치면서 정확한 판단으로 노 대통령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전 특보의 경우 대구·경북의 민심을 다시 한번 껴안는다는 점에서 낙점 가능성이 제기된다.낙선한 이부영 의원과 김정길 전 장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 홍보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옮길 경우 공석이 되는 홍보수석에 윤태영 대변인이 거론된다.그럴 때 후임 대변인으로 천호선 의전비서관이 연쇄 자리옮김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임명된 김우식 비서실장과 박봉흠 정책실장,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윤광웅 국방보좌관 등은 유임을 점치는 전망이 많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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