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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경궁~종묘 80여년만에 녹지로 연결

    일제강점기 민족혼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일제가 두 쪽으로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하나의 공간으로 복원된다. 서울시는 지난 1931년 일제가 만든 창경궁과 종묘 사이 도로(현 율곡로)를 복개해 그 위에 녹지를 이어주는 공사와 관련해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 허가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창경궁과 종묘는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녹지로 연결돼 있었지만 일제가 담을 따라 도로를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두 공간이 갈라져 단절된 채,77년 동안이나 유지돼 왔다. 이 같은 배경에는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시는 종묘와 창경궁, 창덕궁을 잘게 쪼개고 떼어 놓음으로써 왕실의 권위를 추락시키려 했던 당시 일제의 의도가 숨어 있던 것으로 사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당시 사료를 면밀히 조사해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 사거리간 율곡로를 터널(길이 260m)로 재조성한 후 그 위에 담을 만들어 원래의 지형을 최대한 복구할 예정이다. 대신 기존의 율곡로를 4차로에서 6차로로 늘려 도심 교통난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는 올 하반기에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내년에는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공사는 문화재청과 복원 범위 등에 대해 협의 및 자문을 거치게 되며, 보상비를 포함해 총 582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경궁과 종묘가 이어지고 새롭게 조성되는 세운광장과 청계천의 녹지축이 남산까지 이어지면 서울은 역사와 문화, 환경을 품은 도시로 세계 속에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광장] 학부모의 마음은/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학부모의 마음은/임태순 논설위원

    서울시 초·중등 및 평생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4·15 학교자율화 조치로 일선 학교교육에 대한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넘어간 이후 치러지는 첫 서울시 교육감 선거이다. 교육감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사실상 ‘교육대통령’을 뽑는 선거라고 불린다. 더군다나 교육위원 등 간선제가 아닌, 주민 손에 의해 진행되는 첫 선거이다. 대한민국 교육을 좌우하는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입후보자만 6명이나 될 정도로 열기를 띠고 있다. 또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원칙에 따라 정당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민주당은 물론 한국교총, 전교조, 한국노총 등 각종 단체가 음으로 양으로 입장을 표명해 과열을 넘어 혼탁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덕분에 선거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지만 그래도 투표율이 30%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앞서 치러진 전북 등 다른 시도 교육감 선거가 20% 미만의 투표율을 보인 것이 이를 말해준다. 정치불신에 의해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지나치게 낮은 투표율은 공직자의 대표성을 약화시킨다. 또 실천력·추진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게 한다. 이번 선거를 서울시민들이 직접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선이나 총선은 지형이 넓다. 외교, 안보, 국방, 통일, 성장, 사회복지 등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은 너무 거창해 유권자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선 공약의 옳고 그름, 선악, 자신과의 연관성을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또 진보 또는 보수주의자라 하더라도 사안별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공약 A,D,K 등은 마음에 들지만 B,C,F는 싫을 수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교과서에서야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시민들로선 머리를 굴리기가 싫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교육감선거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투표에 반영하기에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대학이 제외됐지만 분야가 교육으로 한정돼 있다. 민선 교육감은 0교시 수업, 자율형·자립형 사립고 및 특수목적고 확대여부, 학교선택제 실시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다. 자녀를 초·중·고교에 맡긴 부모들이 매일 마주치는 민감한 사안들이다. 때마침 교육감 입후보자들도 사안별로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들로선 자신은 물론 아이의 미래와 연관돼 있는 만큼 공약을 면밀히 읽어보고 자녀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교육감을 선택해 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확대지향적인 성향 탓에 중앙정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풀뿌리 민주주의는 뒷전이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대선, 총선에 비해 낮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연장선상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그동안 이어져 온 지방선거의 한계를 벗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교육감 선거가 정치색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도 학부모들이 심판해야 한다. 교육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부모들이 마음을 활짝 펼쳐 보여야 한다. 낮은 투표율로 특정 집단의 표쏠림 현상에 의해 100년 대계라는 교육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대법 “양재 시민의 숲은 서울시 소유”

    서울시와 서초구가 3년 동안 법정공방을 벌여온 ‘양재 시민의 숲’ 소유권이 시에 있는 것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서울시가 “행정착오로 소유권 이전된 시민의 숲을 돌려달라.”며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개포동 일대 택지를 개발하며 조성된 시민의 숲은 1988년 12월 토지구획정리사업이 끝나 환지처분 공고가 이뤄졌고 이듬해 4월 시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환지처분은 종전 토지에 대해 소유권 등을 가진 사람에게 환지계획에 따라 지정된 토지를 할당하는 것을 말한다. 1988년 5월 구 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시 소유 재산과 자치구 이관 재산의 조정 작업이 진행됐고, 서울시는 1991년 서초구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해 10월 시민의 숲을 서초구 명의로 이전등기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구 자치제 시행 전 나온 내무부 지침에 따르면 소유권 이전등기한 것은 무효”라며 2005년 뒤늦게 소송을 냈다. 당시 지침은 1988년 4월30일을 기준으로 시유재산 중 미시설 근린공원 등은 시 소유로, 시설이 완료된 근린공원 등은 구 소유로 구분하도록 규정돼 있었다.법원도 “시민의 숲은 1988년 12월 실질적으로 시 소유가 됐기 때문에 구로 이관할 대상이 아니었다.”고 판결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마지막 뉴프런티어’ 아프리카/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마지막 뉴프런티어’ 아프리카/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과거 어느 논평가는 아프리카의 지형이 해골 모양이라고 혹평하였다. 아프리카가 끊임없는 기아와 질병, 참혹한 전쟁과 독재에 시달리는 것은 숙명적이라는 뜻이다. 사실 서구열강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는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독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서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이데올로기의 각축장이 되었고, 경제적으로 저성장, 최빈국의 대명사였다. 아프리카가 후진경제를 탈피하지 못한 이유는 정정불안, 낮은 교육수준과 인프라 미비, 자본부족과 기술낙후, 천연자원과 농산물의 가격탄력성이 낮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단, 짐바브웨 등 일부를 빼고는 전반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다. 최근 에너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폭등세는 천연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의 경제발전에 오히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혁명은 검은 대륙에도 밀어닥쳐서 선진 사회의 지식과 변화를 실시간대로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디지털화를 젊은 세대가 선도하고 있다. 바야흐로 아프리카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도야코 G8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5월 도쿄에서 개최된 일·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아프리카 40개국 정상들과 마라톤 회담을 가지고 ‘21세기는 아프리카의 세기’라고 지적하였다. 중국은 일찍이 아프리카를 중시, 대규모의 원조를 퍼붓는 한편 후진타오 주석을 위시한 최고지도자들이 매년 아프리카를 순방하여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덕분에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 수입액은 지난 5년 동안 7배나 늘었고 수십만의 중국인들이 진출하여 실리를 챙기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인도마저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를 강화하는 까닭은 전략적으로 부쩍 중요해진 아프리카의 자원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제 한국도 국제사회의 뉴프런티어로 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과 진출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 13위 경제대국이라고 자처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우리의 여건상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대규모 원조는 어렵다. 따라서 대 아프리카 협력은 차별화된 한국형 대외원조의 원칙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인류 공영과 도덕성에 기초한 원조정책을 펴야 한다. 일부 국가와 같이 자원과 시장 확보라는 편협한 국익 차원이라면 과거 서구열강의 식민정책과 다를 바 없다. 둘째, 개도국의 자조자립을 지원하는 윈-윈 협력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가용재원이 제한된 우리나라는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회해야 한다. 식량, 의약품 등 소모성 원조보다 기술이전과 투자를 촉진하는 윈-윈 협력을 특화해야 한다. 셋째,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가 대외원조를 주관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다양한 민간 주체와 기업이 참여하는 민간 주도의 대외협력이 강조돼야 한다. 넷째, 우리의 젊은 세대가 주역이 되어야 한다. 지난 6월 초 서울에서 외교통상부 주최 제2차 ODA 국제회의가 개최되었다. 유엔 등에서 참석한 외국 전문가들은 회의장을 가득 메운 젊은 학생 청중의 열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국제회의에서 한국처럼 젊은 층이 대거 참석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사회는 젊은 세대의 고상한 정열이 계속 발전되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형편이 어려운 아프리카 등 개도국을 뉴프런티어로 여기고 도움의 길로 나설 때 우리나라의 국격이 올라갈 뿐 아니라 장래도 밝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지난해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또 다른 고려시대 난파선의 흔적이 발견되어 고려청자 515점이 수습됐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태안 말섬(馬島) 앞바다에서 지난 5월 긴급탐사에 이어 최근 발굴조사를 벌여 연꽃잎무늬 대접을 비롯한 고려청자 515점을 건져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발굴은 지난해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3차례에 걸쳐 청자 25점을 신고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조사 지역은 신진도항과 방파제로 연결된 태안군 근흥면 말섬 앞 300m 해역으로 지난해 대규모 수중발굴이 이루어진 대섬(竹島)에서 가깝다. 청자는 침몰선에 3꾸러미 단위로 적재되어 있었으며, 갯벌에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방파제 축조 등의 원인으로 주변 해저 지형이 변화함에 따라 드러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출토된 청자는 대접과 사발, 접시, 잔 등 종류가 다양하며 같은 종류라도 무늬와 번조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질적 차이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 사이에 전북 부안이나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진도항 일대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조운선과 청자운반선 등이 자주 침몰하여 ‘지나기 힘든 여울목’이라는 뜻의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렸다. 한편 문화재청은 유물과 유적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말섬 앞바다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가지정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靑 “법대로” vs 盧측 “3류 공작”

    대통령기록물 반출 논란이 결국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정부측을 향해 칼 끝을 겨눈 것이고, 사건은 누구도 향배를 점치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법대로’를 외치는 청와대의 지금 모습은 5년 전 2003년의 노무현 정부와 오버랩된다. 당시 노 정부는 ‘법대로’를 외치며 전임 김대중 정부에 대북송금 특검의 칼날을 들이댔고, 사건은 김 전 대통령 측근들의 구속과 여권의 핵 분열로 이어졌다. 재창출한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 이 정도라면, 정권을 뺏고 빼앗긴 두 정치세력이 벌이는 지금의 사법 공방이 어디로 치달을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칼자루를 움켜쥔 청와대와 칼끝이 겨누어진 봉하마을의 25일 표정은 극명하게 갈렸다. 노 전 대통령측은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 등 측근들이 전면에 나서 “3류 정치공작”이라며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반면 청와대는 느긋했다.“이번 사안은 법과 원칙의 문제”이며 봉하마을의 상대도 청와대가 아니라 국가기록원이라는 ‘공식멘트’만 되풀이했다.“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노 전 대통령측이 서버 반환을 거부하는 마당에 관련법상 검찰에 고발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봉하마을 e지원 서버에 담겼던 문건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어떤 경우에도 검증 작업을 통해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측의 ‘3류 정치공작’ 주장에 대해서는 “공작정치를 하려 했다면 이보다 더 충격을 주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핵심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닌 정치적 파괴력을 감안할 때 청와대가 법과 원칙만 따지지 않았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정치권에서는 적어도 이번 검찰 수사가 여권에 몇가지 ‘소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는 듯하다. 우선 구여권 세력의 입지 축소다. 노 정권 핵심인사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이상 공공부문에 포진해 있는 구여권 인사들의 활동반경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장 교체에 유리한 지형이 조성되는 것이다. 노 정권과의 ‘적당한 대치’로 지지기반인 보수 진영을 결집시킬 수도 있다. 진보세력 역시 일부 결집할 수 있으나 김대중·노무현 진영으로 나뉜 야권 전체가 한데 결집하기는 어렵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기록물이 유출된 사실을 적발하거나 예상치 못한 문건들을 찾아냄으로써 남은 임기 동안 노 전 대통령 진영을 꽁꽁 묶어둘 수도 있다. 사법처리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대한 현 정권의 의지를 재삼 부각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사면 등의 카드로 통합과 화해의 모습을 내보일 수도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측은 정치탄압으로 이번 사건을 몰고가려 하겠지만 불법 행위가 명백한 이상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청와대로서는 적어도 검찰 수사로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美 밀입국 시도… 알선조직에 당한 듯”

    “美 밀입국 시도… 알선조직에 당한 듯”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지난 14일 멕시코 북부 국경 도시인 레이노사에서 납치됐던 한국인 4명과 중국인 1명이 억류 9일 만인 22일 밤(현지시간) 무사히 풀려났다. 그러나 이들의 납치 경위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납치됐던 5명은 모두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 중 1명은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이정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23일 “멕시코에서 납치됐던 5명이 한국시간 오늘 오전 9시 전원 무사히 석방됐다.”며 “범인들이 인질을 레이노사 중심부 호텔 앞에 내려놓고 도주한 후 경찰에 전화로 소재를 알렸고 이에 따라 오전 9시쯤 경찰이 인질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경찰 합동작전으로 범인들이 압박감을 느껴 도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건 해결과정에서 몸값 지불은 없었다.”고 말했다. 풀려난 한국인은 박모(39), 이모(35), 이모(41), 방모(33·여)씨 등 4명이며 중국인은 유모(33)씨 1명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5명 모두 한국말을 구사해 1명은 조선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레이노사에 급파된 최성규 영사는 이날 밤 10시18분쯤(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질 5명은 납치과정에서 조금씩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질들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이들에게 하루에 한끼밖에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납치범들은 2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최 영사는 현지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의 신병을 인계받아 이르면 23일 오후 비행기편으로 멕시코시티로 이동, 주 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보호하다 이들을 귀국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멕시코 한국대사관 김용호 홍보관은 이날 밤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인 조모 변호사가 가족들을 대신해 납치범들과 협상을 하는 동안 현지에 급파된 최 영사가 현지 경찰과 함께 억류 장소로 추정되는 지역을 순찰하며 합동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납치된 한국인들 중 레이노사 지형에 익숙한 박씨가 최 영사와의 통화에서 억류장소 주변을 설명했고 이 같은 사실을 현지 경찰에 알려 민간차량을 이용, 억류추정 지역을 순찰하며 압박을 가했다. 현지 경찰은 또 납치범과 변호인 등과의 통화를 추적, 이들이 인신매매·밀입국 알선조직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 7시쯤 인질들을 레이노사시 중심가에 있는 플라자호텔 앞에 풀어줬다는 납치범들의 연락을 받고 출동, 인질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인질들은 레이노사에서 몬테레이 쪽으로 차량으로 10분쯤 떨어진 일반주택에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레이노사가 속한 타마울리파스주 호세 에레라 검찰총장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멕시코에 일이 있어 온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왔다가 현지 불법 밀입국 알선조직에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요구한 몸값이 불과 3만달러로 너무 적고 5명 중 중국인이 포함된 것 등으로 미뤄 볼 때 이들이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했으나 일이 어그러지면서 세력 다툼을 벌이다가 납치로 확대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멕시코 연방검찰청(PGR)은 이번 사건이 미국과 멕시코 동부 접경지를 거점으로 한 핵심적 마약밀거래단 ‘걸프 카르텔’과 연계된 밀입국 조직 소속원들의 소행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멕시코 유력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kmkim@seoul.co.kr
  • [Local] 제주 용천동굴 정밀 학술조사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제주도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 최고의 동굴로 평가받고 있는 ‘용천동굴’에 대한 정밀학술조사가 착수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용천동굴의 효율적 관리와 학문적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동굴연구소(연구책임자 우경식 강원대 교수)에 의뢰해 1년간의 정밀학술조사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총길이 2470m, 최대 폭 15m, 최대 높이 20m의 유사 석회동굴인 용천동굴은 동굴내부에 탄산염 동굴생성물의 규모나 성장 원인, 동굴 내 유물,‘천년호수’(길이 200여m, 수심 6∼15m, 폭 7∼15m) 등이 많은 궁금증을 불러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동굴탐사 및 측량을 비롯해 동굴환경과 동굴생성물, 동굴생물, 호수의 수중. 수질조사 등이 이뤄진다. 또 동굴내 미지형의 분포 및 규모를 조사하고, 유물분포실태, 유물의 연령측정을 통해 환경친화적 보존 및 활용방안을 모색한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1)강릉시·정선군 석병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1)강릉시·정선군 석병산

    강릉, 동해, 삼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회암지대다. 백두대간도 이 일대를 지날 때, 강릉 석병산을 시작으로 자병산, 두타산을 거쳐 삼척 덕항산까지 여러 개의 석회암 산봉들을 거느린다. 이 산들은 석회암지대가 보여주는 독특한 풍광과 함께 석회암지대에 특수하게 적응한 특이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다. 강릉과 정선의 경계를 이루며 달리는 백두대간에 솟은 석병산(1055m)은 정상 일대에 발달한 석회암벽이 마치 병풍을 둘러친 것 같다는 데서 이름 붙여진 산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북쪽으로는 35번 국도가 지나는 삽당령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산계령을 거쳐 자병산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경동지괴 지형으로 북쪽으로는 아찔한 벼랑을 이루고 있고, 동쪽 일대도 급경사 벼랑을 형성하고 있다. 동해 쪽으로는 절골, 상황지미골 같은 좁고 가파른 협곡이 발달해 있다. ●칼슘·탄산이온 많은 토양에 적응한 식물 많아 석병산은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과 유적을 간직하고 있다. 정상 근처의 일월문은 병풍 같은 바위 중간에 큰 구멍이 뚫려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강릉시 옥계면 절골에는 강원도기념물로 지정된 석화동굴이 자리잡고 있으며, 상황지미골 중앙에서는 쉰 길이나 되는 쉰길폭포가 허공으로 물줄기를 뿜어낸다. 산 동쪽 자락의 성황뎅이에는 호랑이에게 물려 화를 당한 사람들의 무덤인 호식총(虎食塚)이 있다. 겉으로 봐서는 석회암벽이 드러난 정상 일대와 석회암반으로 이루어진 동해 쪽 골짜기들만이 석회암의 성질을 가진 듯해 보이지만, 석병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대간의 남쪽과 서쪽, 즉 내륙 쪽을 이루는 곳이 임계면인데, 이 임계면이 바로 그 유명한 임계카르스트 지형이라는 말이 생겨난 곳이다. 곳곳에 크고 작은 돌리네가 형성되어 석회암지대의 전형적인 특징을 드러낸다. 이 일대는 지형적으로뿐만 아니라 식물학적으로 보면 석회암지대의 특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식물종들 가운데 석회암지대가 아니면 자라지 못하는 식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석회암이 풍화된 토양은 칼슘과 탄산이온이 많아 수소이온농도가 중성 또는 약알칼리성이며, 배수가 잘 되어 건조해지기 쉽다. 이런 특성에 적응한 식물들을 호석회암식물이라고 하는데, 석병산에는 가는대나물, 방울비짜루, 백리향, 벌깨풀, 분꽃나무, 뻐꾹채, 사창분취, 산조팝나무, 산토끼꽃, 솔체꽃, 자병취, 자주쓴풀, 장대냉이, 절굿대, 회양목 등 매우 많은 종류가 자라고 있다.(이들 가운데 이맘때 꽃을 피우는 것으로는 나무지만 키가 10㎝쯤밖에 되지 않아서 풀로 착각하기 쉬운 백리향이 있다. 정상의 바위지대에서 개회향, 돌양지꽃, 돌마타리, 자병취 등과 함께 발견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4종류나 살아 석회암지대에는 북방계식물들이 저지대에서 잘 자라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살고 있는 두메닥나무, 들완두, 바위구절초, 바위솜나물, 시호, 큰제비고깔 등은 북방계식물로서 남한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것들이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희귀식물도 많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식물만 하더라도 노랑무늬붓꽃, 연잎꿩의다리, 솔나리, 한계령풀 등 4종류나 살고 있다. 솔나리는 석병산 여러 곳에서 널리 자라고 있어 개체수가 많다. 다른 곳에서는 고산지역에서만 발견되지만 이곳에는 해발 300m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 점도 이채롭다. 법정보호종 이외에도 전문가들조차 보기 어려운 희귀식물이 많다. 꼬리겨우살이, 등대시호, 마키노국화, 벌깨풀, 좁은잎덩굴용담, 참작약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모두가 보호해야 할 것들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도 여러 종류가 자라고 있는데 만리화, 세잎승마, 참배암차즈기, 털댕강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웃 자병산은 시멘트 생산으로 파괴돼 유의해야 정상 북동 능선의 노간주나무들은 천연기념물급이다. 높이 15m, 지름 60㎝에 이르는 커다란 노거수 1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보통 2∼3m 높이로 자라는 노간주나무는 큰 것이라 하더라도 높이 8m, 지름 20㎝쯤이 고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에 자라는 개체들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상황지미골 쉰길폭포 일대에 발달한 까치박달 군락도 인상적이다. 폭포 아래쪽 급경사 사면에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은 채 까치박달들만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모습이 독특하다. 이맘때에 더위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면 돌마타리, 돌양지꽃, 백리향, 시호 등이 바위지대에서 꽃을 활짝 피워 반갑게 맞아준다. 계곡에서는 노랑물봉선, 물레나물, 산꿩의다리가 피어 있고, 능선에서는 동자꽃, 속단, 참배암차즈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석병산을 찾아가 귀한 식물들을 만날 때마다 이웃한 자병산의 운명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시멘트 생산이라는 국가적 대의명분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어 옛 모습을 잃어버린 백두대간 자병산에서는 그곳에 살던 귀한 석회암 식물들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자병산 파괴와 같은 전철이 다른 석회암 산지에서 다시금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참 친절한 오페라

    참 친절한 오페라

    올여름 오페라는 철저하게 대중적으로 분장했다. 최저가 5000원에 40분까지 압축한 가뿐한 공연시간. 따라가기 힘든 외국어 대사와 자막 대신 한국어 대사를 갈아끼운 ‘착한 오페라’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2006년부터 오페라 초보자들이 쉽게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중형극장으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좁히고 가격을 대폭 낮춘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이다. 지난해 ‘잔니 스키키’ ‘카발레리아 투스티카나’는 90%가 넘는 관객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세번째 작품인 ‘카르멘’(23일∼8월1일·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표값 5000원은 영화티켓보다 싸다. 원래 티켓가격은 1만∼5만원이지만 학생들은 반값에 공연을 볼 수 있게 한 것.2004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 쓰던 의상소품 등을 그대로 가져오고 50여명의 배역과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대극장 오페라 못지 않는 감동을 전한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서울국제소극장오페라축제(17∼20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도 유료객석점유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인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는 모차르트 오페라 ‘극장 지배인’과 살리에리의 ‘음악이 먼저, 말이 먼저’, 림스키 코르샤코프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 40분짜리 단막오페라 세 편이 소개된다. 앞의 두 작품은 늘 붙어다니는 ‘일란성 쌍둥이’ 같은 작품으로 오페라 제작 현장의 속살을 실감나게 그려낸 풍자극이다. 오페라와 극장, 성악가의 이면을 철저히 조롱하는 발칙한 오페라로 관객에게 뜻밖의 쾌감(?)을 안긴다.3만∼5만원. 최지형, 김건우, 장수동 세 명의 연출가가 각기 다른 색을 입혔다. 가족오페라 ‘마술피리’(8월9∼24일·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7년간 전회 매진된 인기 레퍼토리. 이번에는 3시간의 공연시간을 2시간으로 압축하고, 독일어 대사는 우리말 구어체로 바꿔 관객의 부담을 덜어줬다. 새잡이 파파게노가 내레이터로 나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극 중 어린이 역할에 실제 어린이와 청소년을 캐스팅해 사실감을 높였다.3만∼5만원. 소극장오페라축제를 기획해온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최근 오페라들이 소극장 공연이나 해설 등의 친밀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을 대폭 늘렸다.”면서도 “3년만 관람하면 다 봤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레퍼토리가 소개되지 못하고 지방 공연까지 확대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대법, 급발진 의심 운전자첫 무죄 확정

    ‘급발진´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교통사고의 차량 운전자에게 첫 무죄 확정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대법원은 사고차량의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해도 차량 결함보다는 운전자의 오조작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해 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리운전기사 박모(5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05년 11월 서울 마포구의 한 일방통행로에서 외제 차량을 역주행,10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6명을 사상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재판과정에서 “대리운전 의뢰인의 차량에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살짝 밟는 순간 갑자기 차량이 굉음을 내고 급발진해 시속 100㎞ 이상으로 고속 주행했다.”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박씨가 차량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 “조향ㆍ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지 않았다는 검사의 기소 내용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 농업이 주업… “해산물도 사다 먹어요” 섬에는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다. 밭일을 하던 섬 아낙네가 선착장에 들어오는 통통배 소리에 목을 늘인다. 육지에 나갔던 남편에 대한 기다림이다. 뭍에서 온 아들의 전화를 받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는 이 애틋함을 더한다. 섬은 ‘고된 삶’이 묻어나는 곳이다. 이래서 섬의 낭만과 멋, 자유는 육지 사람만의 전유물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홀로 풍랑을 맞는 섬들의 자태는 예나 지금이나 여러 ‘태고의 흔적’과 ‘감성의 샘’을 간직하고 있다. 변한 것은 섬 사람들이 부쩍 경제·정치사에 관심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삶의 팍팍함 때문이다. 남·서해안의 전남 신안은 이 같은 섬들이 모여사는 시골 고향같은 곳이다. 자그마치 1004개다. 국내 섬 10개 가운데 6개가 신안에 있는 셈이다. 수년 전만 해도 14개 읍·면이 모두 섬이었다. 이제야 2개 섬에 다리가 놓여 그나마 섬 주민들의 발품을 덜어주고 있다. 신안의 섬들은 ‘섬 속의 육지’로도 불린다. 섬에서 해산물을 돈 주고 사먹을 정도로 주업이 어업이 아니라 논농사다. 섬 연구가들은 섬 사람들이 전통 농업사회에서 ‘뱃놈’,‘섬놈’이란 하대(下待) 풍조에 반항, 내 농토를 갖고 농사지으려는 육지 지향성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이아몬드제도 사람들 신안의 읍·면 가운데 흑산면만 고기잡이로 먹고 산다. 나머지는 농사가 생계 수단이고 어업은 부업이다. 논·밭 경작지 면적은 2만여㏊로 전남도내(22개) 시·군에서 5번째쯤 된다. 안좌도·압해도·지도는 논농사가 저마다 1000㏊를 넘는다. 다이아몬드제도로 불리는 자은·암태·도초·하의·신의·장산·비금·팔금도 등 8개 섬도 웬만한 육지보다 농토가 더 넓다. 하의도 대리 1구 양성열(55) 이장은 “마을 62가구에서 50가구가 논농사를 짓고 3가구는 농사와 어업을 한다.”면서 “섬이지만 농촌처럼 노령화가 심각하고 주민들도 순박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비금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읍동리 조탁균(44)씨는 “섬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도 주 소득원인 농산물값 안정”이라며 주업은 단연 농사일이라고 말했다. 천일염전으로 유명한 증도에는 횟집이 한 곳도 없다. 풍어제를 모시는 흔한 사당도 없다. 교회만 11개로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교회에 나간다. 국내 최대인 태평염전은 463만㎡(140만평)로 소금 생산으로 돈벌이를 삼는다. 한창 더운 날 만들어지는 천일염은 단순 노동력이 만들어 낸다. 오죽하면 인부 ‘땀 한 됫박에 소금 한 됫박’이라고 했을까. 최근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용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았으니 증도 섬주민들의 호주머니는 더 풍족해질 듯하다. ●토속민요에 삶을 녹여 2006년 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녹음실에는 신안의 각 섬에서 내로라 하는 소리꾼 50여명이 모였다. 토속민요 21곡을 음반에 담았다. 음반 제목은 ‘신안 섬사람들의 삶의 노래, 희로애락’.‘섬에 사는 물고기는 잡혀서 서울 구경하는데 우리들은 육지 구경 한 번 못했네’. 가거도 뱃노래다. 죽은 시어머니를 욕하지만 그리워하는 청춘가, 진도 아리랑과 흡사한 가락에 흑산도 산다이(파시에서 부르는 노래)도 있다. 이밖에 얼씨구타령, 난초노래, 물레노래, 해녀들의 놋소리, 보리타작, 연자방아 노래 등 힘든 삶에서 나온 노동요가 태반이다. 이 음반 발매를 기획한 신안문화원 최성환(37) 사무국장은 “육지 민요가 국악화된 반면 섬 민요는 삶의 애환을 실어 부르기 쉬운 노래”라며 “섬 민요는 신세 한탄으로 노랫말이 구슬프지만 가락은 아주 흥겹고 즐겁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음반 발매 이후 섬 가수들로 ‘섬들이 민요합창단(주민 40여명)’을 꾸려 3년째 운영해 박수를 받고 있다. ●열린 섬사람들 지난 6월 18대 총선에서 신안(무안군 포함) 유권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임에도 불구, 대통령 아들과 민주당 후보 대신 무소속을 찍어 놀라게 했다.2006년 4월 신안군수, 이해 10월 치러진 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대신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섬 사람들이 품은 속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김준(45·해양관광) 박사는 “섬은 지형상 폐쇄적이지만 주민들은 아주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며 “이는 모든 길이 뱃길로 열려 있어 문화와 문물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섬 문화가 넘실대는 전남지역에는 1964개(유인도 276개) 섬이 존재한다. 이곳에 사는 주민만도 20만 772명. 섬 면적을 합치면 1755㎢로 서울시(605㎢)보다 3배 가까이 넓으니 섬은 주민들의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주식·생필품 죄다 내륙서 ‘공수’ 가거도 사람들은 국토 최서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소흑산도). 이곳은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136㎞ 거리다. 쾌속선을 타면 4시간30분이 걸린다. 독도에서 뜬 해가 한반도를 지나 마지막으로 가거도로 떨어지는 곳이다. 오가는 사람이 적다 보니 주민들은 때 묻지 않아 순박하다. 오죽 먹고살 게 없었으면 사람이 살 만하다고 해 ‘가거도(可居島)’라 했겠는가. 가거도에는 305가구 529명(남자 302명)이 산다. 섬 크기는 900만㎡(300만평)로 논농사는 전혀 하지 않는다. 밭농사도 텃밭에서 푸성귀 정도만 키운다. 주식과 생필품을 죄다 뭍에서 실어다 먹는다. 주민들은 요즘 “물가는 올라가고 벌이는 줄고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가게에서는 두홉들이 소주 한병이 2500원,1.5ℓ짜리 음료수가 3000원이다. 육지보다 거의 곱절이다. 조기·멸치를 빼면 바다에서도 별로 나는 게 없어 주민 생활도 궁핍하다. 섬 가운데로 독실산(해발 639m)이 심술궂게 솟아올라 길마다 가파르다. 물양장에서 가거리 2구와 독실산 군사기지까지 4∼5㎞ 남짓만 찻길이다. 나머지는 경사도 40∼60도인 골목길이다. 어찌나 가파른지 노인들은 맨몸으로 걷기조차 힘들다. 배로 생필품이 도착하면 다시 2만∼3만원을 줘야 집까지 날라다 준다. 박인영(50)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장은 “집들이 대부분 비탈면에 지어져 있어 노인들은 걸어 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 주 소득원이 한약재로 쓰이는 후박나무 껍질이다.6월 한달동안 섬사람들은 후박나무 밑동을 잘라낸 뒤 껍질을 벗겨 삶고 말리는 일에 매달린다. 주민 임진욱(44·가거1구)씨는 “가장 잘 벗기는 사람이 하루에 10만원 조금 넘게 번다.”고 말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천혜비경’ 사계절 관광지로 뜬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천혜비경’ 사계절 관광지로 뜬다

    ■ 낭만 가득한 서남해안 섬들 12조 투입… 연륙·연도교 103개 건립 추진 2020년 여름 휴가철. 전남 목포역 앞에서 캠핑카를 빌린 두 가족(8명)이 20분 만에 목포 앞 압해도 송공항에 도착했다. 바다를 배경삼아 자동차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은 새천년대교를 달린다. 다리는 길이만 7.2㎞다. 넘실대는 쪽빛 바다, 하얀 갈매기, 오가는 어선들이 차창 밖으로 손에 잡힐 듯하다. 베네치아, 나폴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비경이다. ●다도해, “여기는 무릉도원” 일행은 암태도에서 점심으로 특산물인 병어 비빔밥을 먹고 이곳 섬 가운데 가장 높다는 승봉산(356m)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암태도를 좌우로 8개 섬이 다이아몬드 모양처럼 자리한다. 풍광은 겸재 정선이 무릎을 치고 그렸음 직한 진경산수화 같다. 오른쪽으로는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자은·비금·도초도가 나온다. 반대편으로는 팔금·안좌·장산도가 병풍처럼 다가서고 저 멀리 정면으로 신의·하의도가 왕릉처럼 엎어져 있다. 백사장이 멋진 비금도 명사십리나 도초도 시목해수욕장이 들어오고 그 너머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아스라이 겹친다. 이 다이아몬드 8개 섬은 다리로 이어져 이젠 이웃사촌이다. 신안군에는 이같은 섬이 1004개나 된다. 압해도로 나와 해안선을 따라 국도 77호선을 달리면서 해남 화원반도를 돌아 완도대교를 건넌다. 신지도에서는 곧바로 고금도로 빠진다.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이곳에 있다. 캠핑카는 남해안 섬들을 품에 안은 팔영산(해발 609m) 끝자락인 영남면 우천리에서 잠깐 멈춘다. 남해안 명물인 다리박물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여수 돌산읍 신복리까지 9개 섬이 11개 다리로 연결됐다. 다리 모양이 서로 달라 다리박물관이란 이름이 붙었다. 사장교, 현수교, 아치교 등 이름도, 외관도 저마다 독특하다. 징검다리처럼 놓인 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백야도∼제도∼개도∼월호도∼화태도가 이어진다. 환상적인 드라이브 도로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는 어김없이 성곽처럼 멋진 건물들로 채워졌다. 남자들은 큰 섬인 제도 선착장에서 낚싯배를 빌려 타고 돔 낚시를 한다. 아이들은 모터보트를, 엄마들은 수상스키를 함께 즐긴다. 저녁은 돌산 갓김치에 건져 올린 돔으로 매운탕을 끓였다. ●이미 35개 다리는 완공 전남도는 서남해안에서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잇는 연륙·연도교로 103개(12조원)를 세우려 한다. 이 가운데 35개는 건설됐고 27개는 2017년까지 마무리된다. 나머지 41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무려 4조 6000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에서는 15개 연륙·연도교(1조 2400억원) 가운데 4개만 완공됐다. 자은∼암태, 비금∼도초, 팔금∼암태, 팔금∼안좌도이다.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가칭 새천년대교는 올해 기본계획을 짠다. 사업비는 7900억원이 든다. 신의∼하의도는 하반기에 기본설계에 들어간다. 전국 해안선을 잇는 국도 77호선 상에서 건설 중인 다리는 15개다. 압해도∼해남 화원반도를 잇는 다리 3개도 올 하반기 기본설계를 한다. 완도 신지도∼고금도의 연도교는 기본계획에 들어갔다. 다리박물관으로 추진되는 고흥∼여수반도 사이 다리 11개는 화양면 육지∼백야도 사이 1개만 마무리됐다. 공사 중인 곳은 영남면 우천리∼적금도, 돌산도∼화태도 등 2개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천 옹진·강화군 섬들 백령도·대청도 등 섬 관광의 지존 일반적으로 섬은 ‘멀리 떨어진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섬들이 인천 옹진군과 강화군에는 즐비해 있다. 배에 차를 싣고 갈 수 있어 섬 관광의 아킬레스건인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서 1~2시간 거리 대표적인 곳이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는 옹진군 신도, 시도, 모도.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배 시간만 맞추면 인천공항고속도로 입구인 서울 강서구 등에서는 40∼50분이면 갈 수 있다. 영종도에 개발 붐이 거세게 일 때에도 ‘무풍지대’였던 곳으로, 여전히 갯벌 위로 기러기가 날아다니는 한가한 섬마을이다. 일단 신도까지 가면 연도교를 통해 시도, 모도는 그대로 이어진다.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는 인천 앞바다 섬 관광의 ‘트로이카’다. 경치가 뛰어난 것은 물론 동해바다 못지않은 청정해역을 간직하고 있어 여름철 옹진군의 관광 수요 대부분을 차지한다. 휴가철에는 장골·벌안·이일레 등 이름이 알려진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 학교 마당과 동사무소, 복지관까지 숙박장으로 동원되는 등 난리를 치른다. 이 섬들은 전원주택지나 주말농장지로서의 잠재성도 높게 평가받는다.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는 강화군의 숨겨진 섬이다. 강화도와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너머에 아기자기한 섬들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때 묻지 않은 갯마을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가족과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그만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도 3만원이면 민박이 가능하며,20가구만 사는 아차도는 빈 방이 있으면 어느 집이나 민박을 허락한다. 덕적도는 인천 연안에 산재돼 있는 섬들의 ‘안방’격이다. 한국해운조합이 섬을 다녀온 여행객 1000명에게 ‘이제까지 방문한 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물은 결과 덕적도가 울릉도, 홍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 섬은 갯벌의 질이 뛰어나고 폭과 길이가 적당해 조개잡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표적인 곳이 진리에 있는 이개해변이다. 게다가 소야도, 문갑도, 백아도 등 7개의 ‘딸린 섬’을 갖춰 패키지형 섬 관광에도 적합하다. 뭐니뭐니 해도 서해 섬 관광의 ‘지존’은 백령도와 대청도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는 안보관광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굳이 ‘안보’라는 수식어로 치장하지 않아도 옹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관광상품이 많다. 사곶해수욕장은 세계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단 두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해변 뒤 마을에 있는 ‘사곶 냉면’은 섬에서는 드물게 냉면집으로 유명하다. 백령도산 메밀로 만드는데, 육지에도 이 집을 사칭한(?) 냉면집들이 있을 정도다. 대청도는 전체가 해수욕장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빼어난 해변이 많다. 조그만 섬에 해수욕장이 6개나 있다. ●전원주택지로도 각광 소청도, 소이작도, 소무의도…. 소(小)자가 붙은 섬들은 경관이 떨어지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보 부족’을 깨닫는 순간 후회는 밀려든다. 인천 연안에는 ‘소’자가 붙었어도 본도(本島)에 비해 결코 경관이 떨어지지 않고 그들만의 멋을 지닌 섬이 많다. 오히려 남들이 덜 찾는 섬이기에 본도보다 호젓하고 깨끗하다는 이점도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매복병 조준사격 배제 못해”

    피살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에 대한 정부의 16일 부검 결과 발표는 사건의 진상과 관련된 주요 의문들에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은 현장에 가서 지형지물 등을 보고 종합 판단해야 진상에 근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요 의문점들에 대한 국과수의 설명이다.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서 쐈나. -가까이에서 쐈다면 박씨를 충분히 생포할 수 있었는데도 과잉 대응한 것이 된다. 이 의문에 대해 국과수는 ‘원사’(遠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이 사건에서는 무의미한 말이다. 원사는 불과 1∼2m이상 떨어진 거리에서의 장총 발사, 근사(近射)는 1∼2m 이내 총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근사란 총을 발사할 때 분사되는 탄환 가루 등이 뿌려지는 거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총알 구멍만으로는 2m에서 쐈는지 200m에 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은 “총알은 수백미터 거리에서도 보통 0.02초만에 날아오기 때문에 사거리 차이는 구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살자의 재킷 등에 탄환의 일부가 남아있을 경우엔 거리 추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박씨가 검은 원피스 위에 걸친 흰색 셔츠의 앞 단추를 풀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을 관통당한 박씨의 옷에서는 탄환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 같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몇명이 쐈나. -박씨는 등과 엉덩이에 총을 맞았다. 그래서 2명이 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박씨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쏜 게 아니라 한 명 이상이 이미 조준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총상만으로는 이것을 규명할 수 없다고 국과수는 밝혔다. 서 부장은 “이 문제는 북한 군인들의 총기를 압수해서 조사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어느 총알을 먼저 맞았나. -박씨는 오른쪽 등부터 가슴까지 정방향으로 관통하는 한 발과 오른쪽 엉덩이에서 왼쪽 엉덩이를 정방향으로 관통하는 한 발을 맞았다. 일반적으로 폐를 맞으면 호흡이 곤란해 비명을 지르기 힘들다는 점(목격자들은 박씨의 비명을 들었다고 했다)을 들어 엉덩이를 먼저 맞은 뒤 등을 맞았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엉덩이를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맞았다면 뒤에서 쫓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오른쪽 숲속 매복병이 조준 사격을 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하지만 국과수는 가슴을 맞고도 몇분 동안 운전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단정할 순 없다고 했다. ▶어떤 각도에서 맞았나. -현대아산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씨는 바닷가쪽 평평한 지면을 달렸고, 북한 초병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달리는 바람에 따라잡기 힘들어서 부득이 총을 쐈다고 했다. 이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 총상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해안이 구불구불하고 달리는 방향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장상황을 봐야 판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친이계 강경파 모임 ‘15일로’ 발족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강경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오 전 의원의 총선 낙마 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친이계가 ‘함께 내일로’(약칭 내일로)라는 연구 모임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기지개를 켠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공성진 최고위원은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내일로’를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어려움에 빠진 이명박 대통령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연구모임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임의 주축은 공 최고위원과 심재철·진수희·차명진 의원 등 ‘이재오계’가 주축이 돼 결성했다 해체된 ‘국가발전연구회’ 멤버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안상수 전 원내대표 등 친이계 중진들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모임이 ‘친박복당’으로 인한 한나라당 내 권력지형 변화에 대비하고자 하는 친이계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친환경 개발 중요성 느꼈죠”

    “친환경 개발 중요성 느꼈죠”

    “국토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 친화적인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국토지공사가 주최한 대학생 생태탐험대가 10박11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1일 해산했다.80명의 대학생들은 금강산 및 비무장지대(DMZ) 일원 248㎞와 대규모 개발지역을 돌아보느라 몸은 고달팠지만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났다. 이번 탐사는 친환경 개발 현장을 찾아 대학생들이 미래 도시개발의 방향을 짚어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인천 청라지구를 찾기 전 학생들은 바다를 매립한 땅에 도시를 개발하면 환경파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버려진 땅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도시개발의 모범 사례라는 설명을 듣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대학생들은 인천공항과 서울에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린 국제도시 개발 청사진을 확인하고 친환경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에서 유학온 풍엽(서울여대 국문과 3학년)씨는 “대규모 개발에 놀랐고, 도시를 친수(親水) 공간으로 만들려고 수로를 만들고 물을 끌어들이려는 계획이 인상적이었다.”며 “이곳에 살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탐사대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연기 행정복합도시 건설현장. 도시 개발 예정지를 돌아본 학생들은 건설 현장이 멋대로 파헤쳐지지 않았다는데 우선 놀랐다. 자연 지형과 녹지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토목공사를 벌이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생태보전지역·동식물 보호구역이 지정된 곳을 둘러보고는 ‘이 게 생태개발이구나.’하는 생각을 가졌다. 지반이 낮은 도심 한 가운데는 삽을 대지 않고 자연을 그대로 살려 생태공원을 배치하고 건물은 주로 외곽으로 앉힌 반지 모양의 도시 모형도를 스케치하는 학생도 많았다. 도시행정을 전공하는 박종혁(협성대 도시행정학과 3학년)씨에게 행복도시 건설 현장 탐사는 현장 실습 그 자체였다. 그는 “졸업 뒤 도시개발 현장에 나가 행복도시에서 배운 생태개발 노하우를 다른 도시개발에 접목시켜 보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한국에 유학온 10명의 외국인 학생들은 “한반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친환경 개발에 흠뻑 반했다.”고 말했다. 조재영 토공 행복도시건설 1본부장은 “학생들이 국토를 사랑하고 생태개발의 현장을 이해하려는 열정이 보기 좋았다.”면서 “탐사대원들에게 미래 한반도 도시 개발을 맡겨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20)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20)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며 백두대간에 솟은 금대봉(1418m)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삼수령 피재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피재와 금대봉 사이에는 고랭지채소밭으로 유명한 매봉산이 자리잡고 있고, 남쪽으로는 백두대간을 따라 함백산, 태백산이 연이어진다. 이 산과 북쪽의 대덕산(1307m) 능선을 경계로 하여 안쪽의 계곡일대가 1993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면적 4.2㎢인 보전지역은 태백시에 속하며, 이 안에 한강 발원지인 검용소가 자리잡고 있다. ●백두산의 나도범의귀 자생해 학계 들썩 보전지역 지정 당시에 환경부 정밀조사를 통해 가시오갈피나무, 개병풍, 한계령풀 등의 법정보호종과 개불알꽃, 골고사리, 대성쓴풀, 털댕강나무, 홀아비바람꽃 등의 희귀식물이 금대봉 일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밖에도 구슬댕댕이, 나도씨눈난, 날개하늘나리, 넓은잎노랑투구꽃, 두메닥나무, 산마늘, 선백미꽃, 세잎승마, 인가목조팝나무, 참여로, 큰제비고깔 등의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지금까지도 금대봉의 희귀식물이 하나둘씩 새로 발견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백두산 일대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온 나도범의귀가 이곳에서 발견되어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식물이 남한에 자생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만큼 의의가 큰 일이었다. 남한에는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온 대성쓴풀, 넓은잎노랑투구꽃에 이어 또 하나의 귀한 북방계식물이 발견된 것으로서, 금대봉 일대가 식물 지리분포에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새삼 일깨워 주는 쾌거라 할 수 있다. 개병풍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육상식물 가운데 잎이 가장 크다. 잘 자라면 지름이 1m에 이르고, 잎 아래쪽 중앙에 길이 1m 이상 되는 긴 잎자루가 달려 있으므로 잎 하나가 우산으로 써도 될 정도의 크기다. 세계적으로 만주와 한반도에만 자라는 희귀식물이고, 남한에서 5곳 정도의 자생지만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등산객 발길에 귀한 종 훼손… 대책 시급 대성쓴풀은 몽골 등 북반구의 고위도지방에 자라는 식물로서 이곳에서 발견될 때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북부지방에서조차 기록된 적이 없는 희귀식물이다. 학자들은 이런 식물이 금대봉 계곡에서 자라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20여 년 전에 처음 발견되었을 때 우리말이름이 붙여졌는데, 이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립지리원이 발행한 지형도에 금대봉이라는 산이름이 없었고, 생태조사에 나선 학자들은 정선 쪽 산자락에 대성초등학교가 있다는 데서 대성산이라고 임의로 불렀다. 이 때문에 대성쓴풀을 발견한 학자도 ‘대성산에 사는 쓴풀’이라는 뜻으로 대성쓴풀이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당시에 산이름이 제대로 알려져 있었다면, 이 식물의 이름은 대성쓴풀이 아니라 금대쓴풀이 되었을 법하다. 금대봉 일대는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일차적으로 이곳에 사는 희귀식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장을 찾아가보면 위태로운 모습이 한둘이 아니어서 안타깝다. 대성쓴풀은 한해살이풀이기 때문에 번식실패가 멸종으로 이어지기 쉬운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발길에 밟히기 일쑤이고, 날개하늘나리는 남한에 분포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이곳에서 발견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생존여부가 불투명하다. 식물을 포함한 생물종 다양성이 높이 평가되어 그것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 보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보전대상 식물에 대한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는 이곳에 30억원의 국비를 들여 생태학습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4월 타당성 검토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생태탐방로, 야생식물 학습장과 증식장을 만들어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시설을 확보하여 학생들에게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 소득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소한의 시설을 설치해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은 좋지만, 그에 앞서 보전해야 할 식물의 명세와 보전방안을 먼저 내놓는 게 순서일 듯싶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설계획 수립에 앞서 보전해야 할 식물이 어디에 어떻게 생육하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해야 하는 게 옳을 것이다. 이용을 위한 시설 위주로 이번 사업을 벌인다면 희귀식물 보전에 문제가 발생할 게 분명하다. 보전지역 관리의 주체인 태백시는 길이 없던 나도범의귀 자생지에 새로 나무계단을 설치하며 이 희귀식물의 개체군을 둘로 가르고, 계단 설치 장소에 살던 개체들을 훼손한 전력이 있다. 보전을 내세워 예산을 확보한 뒤, 결과적으로 금대봉의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개발행위를 하는 일을 되풀이해서야 되겠는가. 금대봉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취지를 되새겨서 귀하디귀한 금대봉 식물들이 보전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금대봉에는 지금 여름꽃들이 피어 있다. 가는기린초, 둥근이질풀, 미역줄나무, 산수국, 솔나리, 숙은노루오줌, 여로, 하늘나리, 하늘말나리가 언제나처럼 아무 말 없이, 아무 것도 모른 채 피어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피격사건 의문 증폭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피격사건 의문 증폭

    11일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은 언뜻 납득할 수 없는 몇 가지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주부가 경고사격에도 1㎞ 도주? 가장 큰 의문은 박씨가 왜 새벽 4시30분에 숙소인 금강패밀리비치호텔을 나서 3㎞가량 떨어진 북한군 초소 방향으로 갔느냐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일출을 볼 목적으로 산책을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지형구조상 비치호텔에서는 경치가 좋은 바다쪽 해돋이를 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박씨가 계속 북한군 초소쪽으로 걸어갔을 수 있다. 박씨가 높이 2m의 제한구역 펜스를 어떻게 통과했는지도 의문이다. 현대아산 측은 무릎 정도까지밖에 차지 않는 바닷물 쪽으로 우회해서 통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출입통제 경고문이 붙어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어렵게 갔겠느냐는 점에서 펜스에 일부 허술한 곳이 있어 편하게 넘어갔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비무장 중년여성에게 총을 쏘아야 했나 펜스에서 1.2㎞ 떨어진 초소까지 다가온 박씨에게 북측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정지명령과 경고사격을 했으나 박씨가 무단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50대 주부가 살벌한 북한군의 경고사격까지 무시하면서 1㎞를 도주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북한군 소총의 유효사거리가 길어야 500m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박씨가 1㎞를 도주했다는 것은 북한군도 상당한 거리를 추격해 온 뒤 사격을 했음을 뜻한다. 체력이 강하지 않은 50대 여성을 20대 군인들이 체포하지 않고 굳이 총격을 가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의문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강원도 고성의 일출시간은 오전 5시12분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무렵이면 육안으로 박씨가 남측 관광객임을 구분할 수 있었을 시간이어서 더욱 납득되지 않는다. 북한군이 왜 그렇게 과잉대응을 했는지는 향후 우리 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반드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다른 곳에서 총격 당했을 수도 북측의 우리측에 대한 사건통보가 늦은 점도 의문이다. 현대아산 측은 “오전 9시20분쯤 북측 관계자가 사무실로 방문해 구두로 사건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총격사건부터 4시간여가 지난 무렵이다. 북측 내부에서 보고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을 수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통보시간이 그만큼 지연된 것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이에 따라 박씨가 다른 위치에서 다른 이유로 총격을 당했고 북측이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대법관 호남 인맥 이어질까

    대법관 호남 인맥 이어질까

    김황식 대법관의 감사원장 내정으로 비워진 대법관 자리를 광주·전남 출신이 그대로 물려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광주·전남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은 지역 안배가 비교적 잘 지켜져 온 데다 후보군인 지역 출신 법원장급 인사들도 많아 호남계의 임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체 14명의 대법관 중 호남 출신은 3명(대법원장 제외)이다. 이 가운데 김지형·이홍훈 대법관은 전북 출신이어서 전남 장성 출신인 김황식 대법관의 후임은 광주·전남 지역 출신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지역 출신 법원장급 인사로서는이태운(왼쪽 사진) 대전고법원장(연수원 6기), 김관재(가운데) 광주고법원장(7기), 손용근(오른쪽) 대구고법원장(7기), 김이수 인천지법원장(9기) 등 10여명에 이른다. 지역 법조인 가운데는 이성렬(82) 조선대 석좌교수 이후 맥이 끊긴 이 지역 출신 대법관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리고 있다. 특히 김관재 광주고법원장은 지역 법관으로 28년여 동안 활동하면서 법원의 각종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쟁점별 증인신문(민사)·양형 사유별 심리(형사) 방식 등을 도입, 구술심리주의를 채택하는 등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는 데도 한몫을 했다. 어려운 법조문을 쉽게 풀어쓰고, 민원인 원스톱 서비스 도입 등 개혁을 주도했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7회에 합격한 뒤 광주, 전주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광주시변호사협회 국중돈 회장은 “김 고법원장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판사로 활동한 대표적 향토 법관”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민선4기 중간점검]강원도, 관광객 연 8000만명시대 열다

    [민선4기 중간점검]강원도, 관광객 연 8000만명시대 열다

    ‘뉴스타트 강원-경제 선진 도정, 삶의 질 일등 실현’은 강원도가 민선 4기에 내건 발전의 슬로건이다. 강원의 2년간 이같은 도정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을까. 김진선 도지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밖으로도 바쁜 일정을 보냈다. 회장 직함이 도정에 큰 도움이 됐을지도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성장동력의 기반을 착실히 다져온 기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관광 1번지’답게 연간 관광객 8000만명의 시대를 열었다. 춘천·원주·강릉의 3각 테크노벨리도 본궤도에 진입시켰다. 대단위 대관령풍력단지와 태양광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산업 추진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동해항에 컨테이너선이 취항하기 시작했으며 삼척에 3조원에 가까운 LNG생산기지도 유치했다. 그러나 2014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실패와 기업이전 지연 등의 아쉬움도 많았다.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강원도로 이전한 기업은 951개(35%)에 이른다.3년 연속 전국 기업체 유치 실적 선두를 달렸다. 수도권 상수도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 탓도 있지만 강원도의 청정자연과 어울리는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실제 NHN연구소,LS전선, 일동후디스, 더존SNS 등 굵직한 기업체 80여개가 이전에 포함됐다. ●기업 유치 3년 연속 전국 으뜸 3각 테크노벨리 전략을 통한 첨단지식산업도 집중 육성되고 있다.2006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되는 3각 테크노벨리 2단계에는 1조 3854억원이 투입돼 기업 육성 800개, 매출액 4조 3000억원, 고용 2만명, 수출 1조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넓은 면적과 산악 지형으로 인한 교통 인프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울 중심의 2시간대 생활권 실현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서울∼춘천∼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 경춘선 복선전철망 등 광역교통망에도 집중 투자해 적어도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당장 내년 6월부터 개통된다. 춘천∼양양간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교통망 확충… 2010년 1억명 목표 2013년쯤에는 서울∼원주를 연결하는 제2영동고속도로도 완공될 계획이다. 이 도로도 지난 5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을 끝냈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동해고속도로는 동해∼주문진 구간은 완공됐고, 주문진∼양양구간은 공사 중이다. 양양∼속초구간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철도망은 경춘선 복선전철과 덕소∼원주간 복선전철이 2010년 완공된다. 원주∼강릉간 복선전철은 민간투자 대상사업 고시 등 조기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신탄∼철원간 수도권 교외선 연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2010년 완공을 기대하고 있다. 삼척∼포항간 동해선 철도는 지난 3월 착공,2014년 완공된다. 교통 인프라가 속속 가시화되면서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8000만명을 넘었다.2010년까지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제4차 강원권관광개발계획을 통한 7대 기능축 특성화, 호수문화관광벨트, 남부 해양관광벨트, 강릉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DMZ박물관, 마차탄광문화촌, 대관령옛도로관광자원화, 세계적 관광이벤트 육성 등 관광자원 보존과 발굴로 관광상품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동해바다를 통한 환태평양시대를 열어가는 기반도 다졌다. 대관령일대는 이미 풍력단지화가 되고 있으며 동해항과 속초항이 러시아, 일본을 잇는 무역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수해·인구 유출 등 해법 찾아야 그러나 집중호우 피해로 인한 절망과 지난해 2014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실패 등으로 인한 실망도 컸다. 각종 인프라 부족 등으로 주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 체감도는 여전히 전국 하위권이다. 혁신·기업도시가 들어서는 원주권과 교통 여건이 좋아져 수도권과 가까워지는 춘천권을 제외하면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어렵사리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강원도호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강원도 중심, 강원도 세상’을 열어 줄지 주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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