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지형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과일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전후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조현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상장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171
  • “올림픽 유치보다 경제적 파급 효과 커… 국가 브랜드 가치 높일 기회”

    “올림픽 유치보다 경제적 파급 효과 커… 국가 브랜드 가치 높일 기회”

    “올림픽 유치보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투표참여 캠페인으로 대한민국 국격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세계7대 자연경관 범국민추진위원회에서 만난 양원찬(61) 사무총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강조했다. 오는 24일 뉴세븐원더스(N7W)재단 관계자와 각국 기자단으로 구성된 월드투어단 방문 준비로 눈코 뜰새 없는 그에게 제주가 세계 7대 경관에 선정될 수 있을지 가능성에 대해 들어 봤다. →범국민 조직의 사무실이라 상근 인력이 많은 줄 알았는데. -저를 포함해 고작 4명이다. 사실 밤낮으로 뛰어도 모자란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운영하다 보니 손님을 맞을 소파도 중고시장에서 구입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범국민추진위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는가. -지난해 10월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정식으로 부탁했다. 이미 2009년 7월 21일 제주가 세계 7대경관 후보지 28곳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는데 그 어느 누구도 발벗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는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나에게 조언했다. 위원장 자리에 대해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추천했다. 정 위원장은 자정에도 집에 전화를 걸어서 회의를 하자고 할 만큼 열정을 보인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은데. -캠페인의 진정성이 통해 모두가 선뜻 도와주는 것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다. 홍보대사를 맡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고두심 홍보대사 단장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동원한 덕분이다. “마라도나도 후보지인 남미 이구아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데 박지성 선수가 나서 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통했다. 박 선수가 홍보대사가 되는 그날 하루 전 세계에서 1만여명이 제주에 투표를 했다. 범국민추진위 출범 전에는 캠페인을 기획사에 맡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기획사에 용역을 주면 60억원이 들어야 할 판인데, 제주도가 책정한 예산은 6억원에 그친다. →탤런트 현빈이 해병대 입대할 때 제주 투표를 호소하게 된 배경에도 이런 인력망이 동원됐나. -맞다(웃음). 그러나 무엇보다 박 선수도. 현빈도 애국심이 발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유학생이나 교포들이 더 관심을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의 투표 열기는 어떤가. - 뉴세븐원더스재단 홈페이지와 30개국 28곳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캐나다와 호주의 상호공동 지지, 캐나다 의회 지지 결의, 인도와 방글라데시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공동협력 약속 등 다른 나라들은 국가 차원에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도 1년이나 뒤늦게 뛰어들었다. →일부에서 스위스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장삿속이라는 지적도 받는데. -2007년 ‘세계7대 불가사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공신력을 얻었다. 이 재단은 유엔의 국제빈곤퇴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유엔의 공식 파트너이다. 재단 정관에 수익금의 50%를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전과 복구에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재단 관계자들이 오는 24일 한국에 온다는데. -실사단이 오는 것이 아니라 월드투어단이 후보지 28곳을 방문하는 일정 중 하나다. 현재 성산일출봉에서 인간띠로 제주투표 전화코드번호 ‘7715’ 숫자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다. →세계 7대경관에 선정되면 유럽, 남미권 관광객이 늘어날까.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지 6개월 만에 페루의 마추픽추는 관광객이 70%, 멕시코의 마야 유적은 75% 증가했다. 브라질 예수의 상은 언론 노출된 뒤 세계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 호화 크루즈선을 이용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순례 관광단 등 관광상품이 잘 팔린다고 재단은 설명한다. →제주의 가치와 경쟁력은 뭔가. -제주는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받은 천혜환경의 가치를 유엔이 공인한 곳이다. 특히 28곳 중 유일하게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졌다. 나머지 27곳은 자연과 문명이 확연히 구분된다. →고향 제주 사랑이 남다르다. 제주는 개발과 보전을 두고 갈등이 심하다. 제주의 미래는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지금은 생태관광이 추세다. 이런 흐름으로 접근해도 환경보전에 무게를 둔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구잡이식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 우리의 허파이자 원시림인 곶자왈(세계에서 유일하게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이 골프장으로 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1억명이 찍어 줘야 7위 안에 들 수 있다고 하는데. -재단에서 그렇게 추정한다. ‘자국 투표 10%, 국외투표 90%’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장사항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5000만명은 무조건 투표를 해야 한다. 글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양원찬 사무총장 ▲1950년 제주 ▲제주제일고, 한양대 의대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팀닥터 ▲현 시너지정형외과병원장 ▲제주도민장학회 이사 ▲서울지역 제주시향우회장 ▲(사)김만덕기념사업회 공동대표
  • 한라산 둘레길 걸어볼까

    한라산 둘레길 걸어볼까

    제주 올레길에 이어 한라산 둘레길이 29일 첫선을 보인다. 제주도는 지난해 전체 길이 80㎞의 ‘한라산 둘레길’ 조성 사업에 들어가 1단계로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동쪽 방향으로 시오름·돈내코계곡까지 이르는 9㎞의 ‘한라산 둘레길’ 조성 사업을 마무리, 29일 개장한다고 6일 밝혔다. 전체 구간은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사려니 숲길∼수악교∼돈내코 상류∼시오름∼서귀포자연휴양림∼거린사슴∼노루오름∼1100도로∼제1산록도로∼한라생태숲∼절물자연휴양림까지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한라산 해발 600∼800m의 국유림에 있는 둘레길은 일제가 한라산의 울창한 산림과 표고버섯을 수탈하려고 만든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를 활용해 조성했다. 이 일대에는 잣성(조선시대 한라산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과 제주4·3사건 당시 군경 토벌대와 무장대가 주둔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500여m에 이르는 울창한 편백나무 국유림이 장관을 이뤄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둘레길은 너비를 최대 2m로 제한하고, 인공자재의 사용을 억제해 자연지형과 생태환경을 최대한 살렸다. 산림청은 올해 추가로 5㎞를 조성하는 등 2014년까지 모두 30억원을 들여 한라산 둘레길 조성 사업을 마무리한다. 20㎞는 임도이고, 나머지 60㎞는 숲길이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6選 노리는 ‘TK 엘리트’ vs 대권 노리는 ‘수도권 엘리트’

    6選 노리는 ‘TK 엘리트’ vs 대권 노리는 ‘수도권 엘리트’

    “예전엔 집값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종종 왔는데, 정치부 기자가 들른 것을 보니 이번 선거가 중요하긴 한 모양이네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 부동산’ 대표 이모(47)씨는 “총선 때에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엔 흥미진진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가기 위해 32평(105㎡) 아파트를 전세가 4억 5000만원에 내놓으려고 부동산에 들른 장향선(59·여)씨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투표할지가 관건”이라며 거들었다. ‘부동산 1번지’ 분당이 4·27 보궐선거를 맞아 ‘정치 1번지’로 변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고,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4일 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여야의 전·현직 대표가 사상 처음으로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지하철 정자역 3번 출구 앞에 들어선 강 전 대표의 선거사무실과 4번 출구 앞에 포진한 손 대표의 사무실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듯했다. ●정통 엘리트들의 승부수 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대한민국 엘리트의 전형이지만 정치적 지향점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강 전 대표는 보수정당에서 잔뼈가 굵었고, 당 대표까지 지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당의 정신을 확 바꿔 놓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보수적 가치를 중시한다. 손 대표는 비록 한나라당 출신이지만 줄곧 개혁 노선을 견지해 왔다. 손 대표는 출사표에서 “중산층이 이끄는 개혁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분당을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강 전 대표는 경북고와 서울 법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TK(대구·경북) 엘리트’다. 32살의 젊은 검사였던 1980년 청와대 정무·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일각에서 ‘5공 인물’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 시절의 경력 때문이다. 그러나 강 전 대표 측은 “민주화 이후인 1988년 13대 때 비례대표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다.”면서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6·29 선언이 나오기까지 청와대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반박한다. 이후 강 전 대표는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하면서 부총재, 최고위원, 원내대표,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야인’으로 지내다 이번에 6선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 시흥 출신의 손학규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온 ‘수도권 엘리트’다. 고교·대학 동창인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다 투옥됐으며, 1980년 민주화의 봄 당시 홀연히 영국 유학을 떠났다. 이후 서강대 등에서 진보 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민자당에 입당한 손 대표는 1993년 4월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된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0월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정세균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승리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뗐고 민주당으로부터 ‘적통’을 인정받았다. ●14년 한솥밥 먹었지만 결이 달랐다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은 손 대표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면서 시작됐고 1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강 전 대표는 손 대표 등원 당시 민자당 대변인을 맡아 입심을 자랑했고, 손 대표는 1995년부터 1년여 동안 민자당과 신한국당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강 전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 총재일 때 비서실장을, 손 대표는 1997년 12월 조순 총재의 비서실장을 잠깐 지냈다. 강 전 대표는 이회창 대선 후보의 정치특보를 맡았고, 손 대표는 반(反)이회창 노선을 걸었다. 직접적인 충돌은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손 대표는 경선 룰에 반발하며 강원도 산사에 칩거 중이었고 당 대표였던 강 전 대표는 손 대표의 경선 참여를 설득하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그해 3월 17일 회동을 위해 손 대표가 칩거한 것으로 알려진 낙산사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손 대표 측의 거부로 도중에 서울로 차를 돌려야 했다. 이틀 뒤 손 대표는 야권으로 투신했다. 각각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대표로서 선거를 지휘한 2008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은 반면 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강한 후폭풍이 몰려온다 전·현직 당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경우는 한국 정당사에 처음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오차 범위’ 내 혼전을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희태 전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가 2009년과 1999년에, 민주당의 경우 정동영 최고위원(전 당의장)이 2009년에 각각 보궐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지만 선거구가 자신들에게 확실하게 유리한 ‘텃밭’이었고, 상대 후보와 ‘체급’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두 ‘거물’ 모두 우여곡절 끝에 후보가 됐고, 판이 커진 만큼 승패에 따라 정치 지형이 출렁거릴 게 뻔하다. 강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청와대,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정운찬 전 총리를 지지하는 듯한 분위기를 뚫고 공천을 따냈다. ‘이 장관이나 안상수 대표 등에게 서운하지 않으냐.’고 묻자 강 전 대표는 “그들과 싸울 ‘군번’이 아니다.”면서 “지금의 ‘봉숭아 학당’ 같은 당의 모습으로 정권 재창출은 어림도 없다. 확 뜯어고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야당 대표와 맞붙는 만큼 당선된다면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당내 거부세력이 많은 강 전 대표와 달리 당의 요구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승리한다면 당내 입지는 물론 야권의 확실한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손 대표는 “민주당에 의석 하나 더 얹어주겠다는 차원에서 출마한 것이 아니다. 분당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추구하자는 뜻인 만큼 분당선거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분당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영월 한반도 지형·선돌 국가지정 문화재 된다

    영월 한반도 지형·선돌 국가지정 문화재 된다

    한반도 모양을 닮은 ‘한반도 지형’(사진 위)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4일 강원도 영월에 있는 한반도 지형과 같은 지역의 자연유산인 ‘선돌’(아래)을 명승(名勝)으로 지정 예고했다. 이들 자연유산은 앞으로 30일간 지정예고 기간을 거친 뒤 문화재위원회에 상정돼 별다른 이견이 없는 한 최종 지정된다.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180 일원에 있는 한반도 지형은 평창강이 시작하는 지점이자 서강이 시작하는 곳이다. 주천강과 합쳐지기 전에 크게 굽이치면서 반복된 침식과 퇴적을 통해 동고서저 경사까지 한반도를 닮은 특이한 구조의 절벽지역을 만들어냈다. ‘영월 선돌’은 영월읍 방절리 서강가 절벽에 위치하며 마치 큰 칼로 절벽을 쪼갠 듯한 형상이다. 약 70m 높이의 입석으로 신선암(神仙岩)이라고도 불리며, 푸른 강물과 층암절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단종이 영월 청령포(명승 제50호)로 가는 길에 선돌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가며, 우뚝 서 있는 것이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고 하여 ‘선돌’이 되었다고 하는 전설 등이 담겨 있는 명승지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천재지변 대비한 방사능 검출장비·매뉴얼 제대로 된 게 없다”

    “천재지변 대비한 방사능 검출장비·매뉴얼 제대로 된 게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누출돼 이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국내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를 통해 장기화되고 있는 일본 원전 사고 여파가 국내에 미칠 영향과 대책 등에 대해 심층적인 지상 대담을 가졌다. 대담에는 박군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이헌석 에너지행동 대표,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 소장, 전영신 기상청 황사연구과장이 참여했다. →후쿠시마 원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국내 안전 대비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박군철(이하 박) 후쿠시마 원전은 폐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그 일대를 사용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려면 10~15년 정도 걸릴 것이다. 이는 국내 원전 안전 문제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내 원전은 안전이 확보돼 있지만 지금처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 대응한 안전강화책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현장점검과 규제기관의 면밀한 검토를 거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폭넓게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 이헌석(이하 이) 현재 우리의 방사능 방재 대책이 국내에서 핵 관련 사고가 일어났을 때를 가상해 짜여 있는 것이 문제다. 실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의 방사능 검출 장비나 대비시설 등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방사능 문제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고만 하지 다음 단계에 어떻게 대비할지 총체적인 매뉴얼이 없다. 이런 점을 감안, 방사능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노후 원전을 포함한 국내 원전의 안전도는 이상 없나. 박 후쿠시마 원전도 지진에 대해서는 각각 7도, 9도 등 설계기준 이상에서도 잘 견뎠다. 노후 원전이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 강화된 현재의 안전규제 기준에 따라 충분히 안전성을 검증받은 뒤 향후 10년 동안 계속 운전을 해도 안전하다는 안전위원회의 기술적 판단에 따라 운전되고 있다. 이 후쿠시마 원전도 진도 9.0의 지진에는 견뎠는데 지진해일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는 결국 지금까지의 재난 대책 계획이 제대로 안 됐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예상 이상의 지진이나 지진해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 차원에서 원전사고 계획을 준비 중이다. 한국 원전의 안전성은 일본 원전의 피해와 같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사고는 예상 범위를 벗어날 때 일어나는 것이다.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기준 개념을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김소구(이하 김)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위치를 잘못 선택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곳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이 만나 충돌하는 판 경계지역으로, 지진과 지진해일이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취약한 곳이다. 또 매우 깊고 가파른 일본 해구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은 지진해일의 운동에너지를 더욱 증폭시켰고, 튀어나온 해안선은 지진해일을 집중적으로 모여들게 만들어 더 큰 피해를 냈다. →일본 사고 중 우리가 참조할 점은 없나. 박 원자력 이용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녹색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방안이라면 진흥과 규제는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조화롭게 시행돼야 할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립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또 하나의 행정위원회 설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 제도에 안전과 원전 운영이 분리돼 있지 않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 교과부 소속으로 위원회의 활동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교과부가 총괄한다. 교과부는 사실 원자력 관련 통제 업무와 원자력 기술진흥 업무를 모두 관장하는 기관이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와 심판이 같은 사람이라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교과부의 진흥 업무와 실제 통제 업무를 실질적으로 분리시키는 게 중요하다. →일본 원전 사고 후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편서풍 때문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데. 이 시뮬레이션 결과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 우리는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사고 대책이 있어도 지리적 특성상 적용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황사도 대책이 없는 것처럼 방사능 문제도 사고 이후의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사고 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중국의 치명적 지진은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판내부 지진 혹은 대륙성 지진이어서 해양지진과는 다르고, 지진해일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도 아니다. 따라서 인재만 조심하면 지진이나 지진해일로 인한 원전 사고는 그렇게 염려할 것이 없다고 본다. 전영신(이하 전) 피해 범위는 지표와 상층의 바람, 대기의 안정도, 비나 눈이 내리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나라는 풍하 측에 위치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 기상청, 일본기상청이 비상 대응으로 방사능의 이동 경로와 확산 범위를 우리 기상청에 보내 주고 있다. 결국 한·중·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일본 원전 사고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도 우리에게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국내 원전 안전 홍보대책에 문제는 없나. 박 이런 사고는 대게 패닉현상 때문에 사태를 악화시키고 피해를 늘린다. 앞으로 원자력 홍보는 원자력의 안전보다는 국민들이 방사능에 대해 보다 친숙해지도록 잘 설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모르면 두려워지고 유언비어에도 쉽게 현혹된다. 이 우리는 계속 ‘안전하다’, ‘문제없다’는 식의 이미지 광고 일색이다. 하지만 눈앞에서 대형 사고가 나서 터지는 장면을 봤는데, 그런 홍보를 한다고 안심할 국민은 없다. 결국 투명성과 진정성이 문제다. 원자력의 위험성과 피해 및 대응책을 있는 대로 알려주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편서풍은 우리나라에 안 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런 홍보는 역설적으로 많이 해 봤자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국내 원전이 있는 동해안에서의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과 예상 규모는. 김 동해에는 해양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이 있고 일본 서쪽에서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어 지진과 지진해일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동해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언제든 생길 수 있고, 동해 북부에서는 규모 7.0 이상의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 동해안에 위치한 원전도 해저지형 관점에서 보면 깊은 바다와 가파른 대륙 경사 등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유사한 점이 많다. 결코 동해안 일대가 지진과 지진해일에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조언하고 싶은 말은. 박 가장 절실한 문제는 원자력 산업의 안전한 발전을 위한 ‘원자력 거버넌스’의 확립이다. 원자력은 이번 사태와 한·미 원자력협정, 수출 등이 얽혀 특정 부처가 관장하기 어렵다. 부처를 망라한 거버넌스가 절실한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총리 산하 원자력위원회의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 앞으로도 원자력의 위험성은 계속 대두될 것이다. 에너지 문제, 전력 문제에서 벗어나 핵 발전의 위상을 다시 되짚어 봐야 한다. 핵 발전 중심의 우리 에너지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다음 피해국은 한국일 수도 있다. 이번 사고는 우리의 핵 발전 정책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김 지진 전문 연구기관이 없다. 북한도 1974년 국가지진국과 지진연구소를 설립했다. 우리도 속히 국가지진연구원을 만들어 흩어져 있는 전문가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전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물질을 추적해야 하는데 현재 기상청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적으로 방사성물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조직이 없어 확산 모델을 만들고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방사성물질과 기상학을 함께 연구하는 조직과 인력을 키워야 한다. 정리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유시민-김두관 회동···감두관 “신공항 아쉽지만 어떻게 하겠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1일 경남도청을 방문, 김두관 경남지사와 만났다. 유 대표는 4·27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경남 김해에 머물고 있다.  유 대표가 국민참여당 대표를 맡고 김 지사가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 후보로 당선된 뒤 처음 만났다. 유 대표는 김해을 보선에 출마한 국민참여당 이봉수 예비후보를 대동했다. 유 대표는 “의례적인 방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두 사람은 지난 해 지방선거와 동남권 신공항, 김해 난개발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유 대표는 “참여정부 때도 신공항 건설 문제를 검토했지만 당시로선 도저히 논의할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쉬울 것 같으면 전 정부에서 추진했을텐데···. 현 정부가 공약을 서둘러 한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도 신공항 수요는 있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면서 “향후 토지이용계획과 산업지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선거 기간에는 상대후보가 공약을 하면 마지 못해 따라서 공약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당선된 후에는 공약을 세밀히 정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기자회견에 대해 김 지사는 “아쉽지만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기고] 주민센터의 이유있는 변신/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기고] 주민센터의 이유있는 변신/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필자는 과분하게도 31만 성동구민의 부름을 4차례나 받았다. 그 기간 중 4년간 지방자치의 현장에서 한발 떨어져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경험이 지금 구정업무 추진에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다. 구청장에서 벗어나 구정을 바라보니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 하나가 동 주민센터이다. 행정의 최일선 조직으로서 가진 현장성, 기동성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복지·문화 등 주민들의 행정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조직으로 기능을 하여야 함에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 행정조직은 동회, 동사무소, 동 주민센터 등으로 그 이름이 바뀌어 왔다. 필자는 지난 1995년 전국 최초로 동사무소에 주민자치기능을 적용한 ‘동민의 집’을 운영한 바 있다. 그 경험과 지난 10년간 주민의 복지욕구 패러다임 변화를 담아 주민센터가 진정한 풀뿌리 조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변화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주민센터는 주민들의 욕구에 빠르고 충실히 반응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행정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는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연령별·주거유형별 수요를 고려하여 17개 동 주민센터를 복지문화형, 탁아복지형 등 6개 유형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으며, 동에서 운영해온 새마을문고를 주민 수요를 반영하여 어린이도서관과 다문화 가족 도서관으로 전환하고 있다. 둘째, 주민센터는 사회 안전망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홀몸 어르신, 한 부모가정, 다문화 가족, 장애인 등 복지대상의 욕구 수요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선제적 복지서비스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에 성동구는 민원 올레길, 골목길 회의 등을 운영하고 있고 주민자치위원과 통·반장도 복지 전담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셋째, 주민센터는 정보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주민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주민자치의 가장 기본적 임무다. 지방행정의 최일선 기관으로서 주민센터는 주민의 의사가 자치단체의 시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민심 수렴의 창구 구실을 수행해야 한다. 성동구는 주민센터가 이러한 가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별로 주부기자단, 여성트위터단, 구정 모니터링단 등 소통의 매개체를 육성·운영하고 있다. 네 번째로 동 직능단체가 주민자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 각 동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부녀회 등 여러 직능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관변단체의 역할에 머물러 왔다면, 이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기능해야 한다. 성동구는 이들이 자치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한양대와 협약하여 운영 중인 주민자치대학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이들이 지역사회 내 봉사조직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체계적인 자원봉사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성동구는 사람냄새 나는 동네방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주민센터가 있기를 바란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작지만 탄탄한 마을에서 지역주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목민관이 되고 싶은 것이 민선 4선 구청장으로서의 소박한 꿈이다.
  • 못생긴 감자?…위성으로 관측한 지구 공개

    못생긴 감자?…위성으로 관측한 지구 공개

    지금까지 지구가 둥글다고만 생각했다면 이 사진을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바로 감자처럼 못 생긴 지구 사진이 공개된 것. 1일 영국 데일리 메일은 유럽우주국(ESA)이 이날 독일 뭔헨에서 열린 회의에 공개한 지구 중력장 지도 ‘지오이드’ 사진을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ESA가 지금까지 발표한 사진 중 가장 정확한 것으로, 마치 우주를 유영 중인 감자 모양의 소행성처럼 생겼다. 하지만 실제 지구의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다양한 색상으로 지구 곳곳에 나타나는 중력의 차이를 보여준다. 밝은 노란색일수록 강한 중력을 나타내며 파란색은 비교적 약한 중력을 보여준다. ‘지오이드’는 2009년 우주로 발사된 ‘중력장 및 정상상태 해양 순환 탐사’(GOCE) 위성에서 지구의 중력을 측정해 가상의 지평선과 지형의 높낮이를 나타낸 숨은 지형도를 말한다. 지오이드 정보는 바람과 조류, 해류의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순수하게 중력에 의한 해수의 움직임을 알 수 있게 해줘 지구의 에너지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해수의 이동을 파악해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뮌헨공과대학의 위성 관련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예측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주에서 지각판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수 없지만 중력장의 정보를 토대로 궁극적으로 재난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GOCE 위성은 다른 어떤 위성보다 낮은 상공인 254.9km의 궤도를 운행하면서 2009년 10월부터 지표면의 중력을 측정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위성은 10조분의 1가량의 미세한 중력차를 감지해 낼 정도로 민감한 측정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사진=GOCE 위성(좌), 지오이드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치권·영남권 갈등 커져 세 차례나 발표 연기

    “노태우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대구 신공항 카드를 검토했습니다. (내가) 부처 과장 때 ‘기존 공항에 국제선 취항을 시범적으로 허용하되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설득, 가까스로 국제공항이 아닌 국제공항화로 공약을 틀었습니다.” 30일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무안·양양 등 신공항 건설의 뒷얘기를 전하면서 이 같이 털어놓았다. 애초부터 영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에 대해 정부에서는 회의적이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을 방문할 때마다 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은 이 대통령이 처음 꺼내 든 ‘전매특허’가 아니다. 1990년대부터 영남권 자치단체장들은 꾸준히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2000년대 들어 공론화됐다. 부산시는 1992년 ‘부산권 신국제공항 타당성 조사’를 처음 실시했다.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에 추락하면서 ‘부산 신공항’ 건설론이 대두됐다. 2002~2003년 한국교통연구원(옛 교통개발연구원)은 부산신공항 개발 타당성 입지조사 용역을 실시해 2006년 1월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결론내렸다. 사업 추진도 유보됐다. 그러나 그해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검토를 국토부에 다시 지시했다. 영남권에선 김해공항의 국제노선이 부족해 인천공항까지 가야 했고, 2027년쯤 김해공항의 여객 처리량이 한계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작용했다. 국토부는 2007년과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을 거쳐 신공항 후보지를 부산 가덕도와 밀양 하남읍으로 압축했다. 이후 두 곳을 대상으로 지형·지질과 소음 피해, 접근성에 대한 입지평가를 벌여왔다. 국토부는 당초 2009년 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정치권과 영남권의 갈등이 커지자 이후 세 차례나 발표를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말 국토연구원은 밀양·가덕도 대신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남권 민심이 동요한 데는 정부의 입장이 오락가락한 점도 작용했다. 국토부 수장인 정종환 장관은 “신공항의 경제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한다.”(2009년 8월), “신공항을 건설한다는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2009년 10월),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한다.”(2010년 10월)고 말해 왔다. 그러나 30일 나온 평가결과는 “경제·환경적 타당성이 없어 공항 건설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27재보선 대선 전초전으로 확전

    4·27재보선 대선 전초전으로 확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27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손 대표는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산층이 변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대한민국의 분열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믿고 그 책무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전격 출마 선언으로 재·보선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제1 야당 대표의 출마로 ‘반MB’ 전선 강화라는 성격이 분명해졌다. 분당을 지역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가 됐다. 정치 격변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과 중산층·중도표 견인력을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손 대표가 “중산층이 분열과 차별, 특권과 반칙의 사회를 용인한다는 데 공감하지 않는다.”며 중산층 민심을 공략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재·보선 구도가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정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여와 야의 대결이 아닌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세력과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한다’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나설 경우 여야 잠룡의 전면전이 펼쳐진다. 손 대표가 승리하면 ‘수도권 후보론’이 급부상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확산되어가는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손 대표 측은 분당 출마를 ‘희생’과 ‘결단’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손 대표는 출마 선언에 앞서 “당이 손학규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했고, 기자회견에서도 “당 대표로서 분당을에 나가는 것이 재·보선 모든 지역에 직접 나서서 싸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희생’과 ‘결단’의 명분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손 대표는 한달 전 최측근에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 정당을 만들기 위해 번번이 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이해하겠다.”, “나를 던져서 헌신해 보고 싶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이미 대선주자 위상으로 선거에 나설 결심을 했다고 봐야 한다. 그 사이 민주당은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다. 한나라당은 정운찬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 대표 측은 ‘지난해 성남시장 선거에서 분당은 8.7% 차로 졌다’며 소극적으로 임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 정운찬 카드는 효력을 잃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 대표의 출마 선언을 두고 “한나라당이 깔아준 판 위에 승산 가능성을 보고 뒤늦게 결심한 것”이라는 지적이 어느 정도 일리 있게 들리는 까닭이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대선공약, 경제성에 제동 걸렸다

    대선공약, 경제성에 제동 걸렸다

    정치권과 영남 민심을 들끓게 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됐다. 신공항 백지화에 부산, 대구·경북, 울산, 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는 강력히 반발하며 독자 추진 등의 입장을 밝혔다. 여당의 영남권 의원들도 “납득할 수 없다.”며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창호(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은 30일 “신공항 입지 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개 평가 분야별 총점을 합산한 점수는 100점 만점에 밀양 39.9점, 가덕도 38.3점”이라며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 조건으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가 우려되고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분야 중 40점이 배정되는 경제성 분야에서 가덕도는 12.5점, 밀양은 12.2점을, 공항 운영(30점) 분야에서는 가덕도 13.2점, 밀양 14.5점, 사회환경(30점) 분야에서는 가덕도 12.6점, 밀양 13.2점을 각각 받았다. 입지평가위는 1차로 두 후보지에 대한 입지 여건을 절대평가한 뒤 두곳 모두 적합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차 상대평가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곳 모두 기준점인 50점에 미치지 못해 1차 평가에서 마무리됐다. 박 위원장은 사전에 백지화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에 “평가위원끼리 협의 없이 독립적으로 평가해 합산하는 등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하면서 “후보지 압축 과정에서 경제성 논란이 있었지만 다른 쪽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봤는데, 주변 환경과 입지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탈락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의 추후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선 개인 견해를 전제로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올라가거나 공사비가 7조원 이하로 내려가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은 공역이 항로를 잡기 어려워 운영 부분에 40%의 비중을 뒀다.”며 “(가덕도와 밀양은) 수요가 부족하고 KTX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입지평가위는 지난해 7월 구성된 뒤 21차례 회의를 거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준과 인천국제공항 타당성 조사 시 평가 기준, 국토연구원의 타당성 및 입지 조사 용역 결과 등 국·내외 사례를 종합해 평가 작업을 진행해 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성, 가덕도·밀양 모두 40점 만점에 12점대 ‘낙제’

    경제성, 가덕도·밀양 모두 40점 만점에 12점대 ‘낙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치킨게임’으로 치달은 신공항 유치전에선 정부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큰 짐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두 후보지를 바라보는 경제적 타당성도 복합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와 평가단의 평가 결과에는 이 같은 논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단일 허브공항의 필요성에 바다를 메워야 하는 부산 가덕도와 산지를 깎아야 하는 경남 밀양의 단점도 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창호 입지평가위원장은 “밀양과 가덕도 모두 환경 훼손, 비용 과다, 경제성 미흡 등의 이유로 공항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투명한 평가를 강조했다. 입지평가위는 국책사업에 쓰이는 계층분석법(AHP)을 채점표에 적용했다. 박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평가처럼 기준점이 50점이 된 이유”라고 못 박았다. 그가 제시한 신공항 추진의 ‘필요충분조건’은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에서 0.7~0.73에 불과했던 비용 대비 편익(B/C)이 올라가고, 사업비가 7조원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 예측과 입지에 따라 B/C의 상승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신공항 건설비가 7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10조원 안팎인 신공항 건설비는 실시 설계가 예정됐던 2017년 이후 최소 13조~14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무안·양양공항 크기의 공항 30~40개를 지을 수 있는 액수다. 공항 운영(30%), 경제성(40%), 사회·환경(30%)의 평가 분야 가운데 관심이 쏠린 경제성에선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이 잘 드러난다. 가중치가 가장 높았던 경제성에서 두 후보지는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공항 건설비(사업비) 항목에선 밀양(3.7)과 가덕도(3.9)가 모두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에서 25점도 넘기지 못했다. 여객·화물·전환 수요에서도 밀양과 가덕도가 각각 2.0과 2.2를 받는 등 항목별로 0.1~0.2점 차를 기록했다. 신여객·화물 편익과 시공의 용이성 및 확장성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지의 지형적인 문제는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 신항만에 자리 잡은 가덕도는 수심 14~20m의 바다를 메워야 한다.”면서 “영종도와 무의도 사이 갯벌을 매립해 2001년 개장한 인천국제공항의 수심은 1~3m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센다이 공항도 수심 10m 이상 바다를 메웠는데 해일에 타격이 컸다.”고 덧붙였다. 반면 밀양은 비행기 이착륙을 위해 주변 산봉우리 27개를 깎아야 하는 문제점을 지녔다. 공사비 부담이 큰 데다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공항 운영 평가’에서도 점수를 크게 낮추는 요인이 됐다. ‘사회·환경 평가’에서도 지리·경제·이용객 접근성 등에서 두 후보지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이번 평가에선 입지평가단이 매긴 점수에 평가위가 최종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해 평가위의 의지가 사실상 결과를 결정짓는 구조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방사성물질 도달시간 더 짧아질 수 있다”

    “방사성물질 도달시간 더 짧아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편서풍을 타는 것은 맞지만 이동 경로가 예상보다 짧아질 가능성은 있다.” 29일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사성물질의 이동경로가 기상청의 예측보다 짧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자 편서풍의 영향으로 태평양과 미국, 유럽 등을 거쳐야 우리나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지난 27일 강원도 고성에서 방사성물질 ‘제논’이 검출되고 이어 요오드131도 상륙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학계에서는 기본적으로 기류의 방향이 편서풍인 것은 맞지만 기압골의 배치와 지형, 계절에 따라 방사성물질의 이동 경로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정답은 없다. 기본적으로 편서풍의 영향이 가장 큰 것은 맞지만 다양한 루트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기상청이 예상한 것보다 방사성물질이 더 빨리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7월에는 남서쪽에서 아열대 기류가 올라와 비교적 안전하겠지만 8월 말이나 9월쯤 되면 동풍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물질 누출이 8월 말까지 장기화될 경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방사성물질이 편서풍을 타더라도 이동 경로가 짧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동규 서울대 대기학과 교수도 “지상 2㎞ 이내의 기류는 편서풍을 따라갈 수도 있고, 지형과 기압의 순환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면서 “편서풍이 고위도로 가면 작은 원을 그릴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어떤 경로로, 어떻게 올 것인가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검출된 제논과 요오드131이 예상보다 짧은 이동경로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대기는 뚫려 있기 때문에 남미에 있는 공기도 우리나라에 올 수 있다. 태평양과 미국을 거쳐 지구를 크게 돌아서 올 가능성이 가장 높고 대부분 이 경로로 유입되겠지만 거리가 생각보다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국내 태양광 산업계 햇볕 ‘쨍쨍’

    국내 태양광 산업계 햇볕 ‘쨍쨍’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태 여파로 태양광 등 녹색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 산업계도 수주 확대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OCI 등 기존 국내업체 외에 삼성, LG 등 대기업들도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예정액 10~20% 태양광으로 27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일본 원전 사태 이후 녹색에너지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바람 방향이 쉽게 바뀌고 풍량도 일정하지 않은 한반도 지형 특성상 풍력 대신 태양광 발전이 녹색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원자력 분야 투자예정액의 10~20%가 태양광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기관인 솔라앤에너지도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가 원전 사태를 계기로 기존 21GW(기가와트)에서 24.9~29.7GW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도 태양광 업계에는 호재다. 장기적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CI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호황 태양전지의 핵심 부품인 폴리실리콘 값도 급등세다. 폴리실리콘 가격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당 79달러로 한달 새 10.5% 올랐다. 지난해 9월 대비 32.8%나 뛰었다. 4월엔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폴리실리콘 분야 세계 2위인 OCI는 이달에만 모두 9건, 2조 956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맺었다. 1월 이후 누계는 4조 1427억원에 달한다. OCI의 지난해 매출은 2조 6063억원이었다. OCI는 향후 2년간 1조 8000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2만 7000t에서 6만 2000t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전 세계 폴리실리콘 전체 생산량은 13만 3000t이었다. ●삼성·LG·한화 등 속속 진출 대기업들도 태양광 산업에 앞다퉈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은 태양전지 분야에 오는 2020년까지 6조원을 투입,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정밀화학은 지난달 미국 폴리실리콘·웨이퍼 생산기업인 MEMC와 각각 150억원을 투자하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태양광발전소 시공 등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LG그룹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태양전지 등의 생산라인 신·증설에 과감하게 선행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를 주축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LG는 수직계열화 구축을 위해 LG화학을 통한 폴리실리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SK케미칼, 한화, 웅진 등도 폴리실리콘뿐 아니라 웨이퍼 등 태양전지 전반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한화는 지난해 8월 태양광 모듈 부문 세계 4위인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 한화솔라원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은 업계가 증산 경쟁에 돌입하면서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있지만 일본 지진 이후 상황이 변했다.”면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통해 중국 등 태양광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올해 나이 여든하나!’ MBC ‘무릎팍도사’의 개그맨 유세윤 버전으로 그렇다. 그런데 이 ‘사내’-2008년작 ‘그랜토리노’의 고집불통 참전용사를 떠올리면 할아버지란 표현은 맞지 않는다-는 지칠 줄을 모른다. 환갑을 넘긴 1990년 이후 감독으로 전성기를 맞았고, 19편을 연출했다. 다작이면 작품 수준이 들쭉날쭉할 법한데, 그렇지도 않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힘으로 오롯이 두 시간을 끌고 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얘기다. 그의 신작 ‘히어애프터’(Hereafter)가 24일 개봉했다. 196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영화) 3부작-황야의 무법자·석양의 건맨·석양의 무법자-의 총잡이와 1970~80년대 ‘더티 해리’ 시리즈의 망나니 형사가 어떻게 거장이 됐는지 56년 영화인생을 더듬어 봤다. ●선악이 모호한 총잡이와 무대포 형사 1955년부터 B급 영화의 단역으로 나서던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59년 CBS 서부연속극 ‘로하이드’였다. 주인공 로디 역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때문인지 감독이던 토마스 카는 “게으르다. 한 번도 촬영 시작을 같이한 적이 없다.”고 뒷담화(?)를 남겼다. ‘로하이드’의 인기가 쇠할 무렵 기회가 왔다. 무명에 가깝던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원제:A Fistful of Dollars)였다. 이때가 1964년. 레오네 감독은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을 원했는데 거절당했다. 이스트우드는 “모두에게 친절한 영웅에 신물이 나던 찰나였다. 안티 히어로가 될 때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저예산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은 흥행은 물론,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판초를 뒤집어 쓰고 시가를 씹어대는 고독한 카우보이는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정통 서부극의 영웅과는 정반대 지형에서 관객의 뇌리에 각인됐다. 1970~80년대는 ‘더티 해리’ 5부작과 보냈다. 샌프란시코의 강력계 형사 해리 캘러헌이 법망을 피하는 악당들을 매그넘44 권총으로 단죄하는 이 영화는 ‘파시스트적인 폭력’이란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관객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전성기에도 그의 연기에 대해 “뻣뻣한 나무 막대기” “얼굴 찌푸리고 서 있는 것 외에 할 줄을 모른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스트우드는 “연기는 고함치고, 울부짖고, 감정을 쥐어짜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독 20년 만에 거장 반열 경력이 쌓이면 카메라의 뒷사정이 궁금해지는 모양. ‘더티 해리’ 돈 시겔 감독의 연출 권유에 솔깃해진 그는 1971년 데뷔작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를 찍으면서 제작사 맬파소프로덕션을 차렸다. DJ와 스토커를 다룬 데뷔작은 흥행은 물론, ‘소름 끼치는 스릴러이자 아름다운 음악영화’란 호평을 얻았다.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20년이 지난 뒤. 악명을 떨쳤던 무법자가 은퇴 이후 조용히 살려고 하지만, 악덕 보안관과 피할 수 없는 대결에서 결국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용서받지 못한 자’로 1992년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쓸었다. 배우 출신으로는 5번째 감독상 수상. 2005년에는 30대 여성복서와 늙은 트레이너의 ‘유사 부녀’ 관계를 다룬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또한번 거머쥐었다. 필름 바깥의 삶도 흥미롭다. 1952년 공화당원이 됐고, 68·72년 리처드 닉슨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지원했다. 하지만 한국·베트남·이라크전에서 미국이 ‘세계의 경찰’인 척하는 것은 질색했다. 스스로는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자)이라고 말한다. 1986~88년 카멜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소기업과 환경 보호에 힘썼다. ‘아름다운 보수주의자’란 수식어가 붙었다. ●‘히어애프터’는 어떤 영화 기획자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협업으로도 화제를 모은 ‘히어애프터’(12세 이상 관람가)는 사후세계를 다룬다. 영혼과 대화하는 심령술사 조지(맷 데이먼)와 쓰나미에 휩쓸려 죽다가 살아난 여기자 마리(세실 드 프랑스), 모든 걸 의지했던 쌍둥이 형을 잃은 마커스(프랭키 맥라렌)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한발짝 물러서 관조한다. 죽음의 위험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도 결국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이스트우드는 “저 세상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저마다 믿는 바는 있지만 모두 가설일 뿐이다. 가 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화 속 사후세계의 영상은 평화롭다. 노감독은 죽음마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97%가 고도제 한 구역 강서구 규제완화 ‘첫발’

    97%가 고도제 한 구역 강서구 규제완화 ‘첫발’

    # 강 건너 상암지구에는 133층(640m)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데 우리 구에는 아무리 높아야 13층(57m)밖에 못 짓습니다. 123층(555m) 규모의 롯데월드도 서울공항 고도제한이 풀렸습니다. 족쇄를 꼭 풀어야죠.(강한성·54·방화동·자영업) # 고도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수익성 때문에 건설사들이 재개발 등에 참여하지 않아 우리 지역은 낡은 건물만 남게 될 것입니다.(이명희·53·화곡동·주부) 구는 인접한 양천구, 경기 부천시 등과 공동 발주한 ‘김포국제공항 주변 지역의 비행안전영향평가 연구용역’이 내년 3월 13일까지 1년간 진행된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5월 초에는 연구 계획과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용역 업체의 착수 보고회가 열린다. 구민들은 김포공항 고도제한 규제로 인해 무려 반세기나 각종 피해를 입고 있다. 전체 면적 41.4㎢ 중 97.3%인 40.3㎢가 고도 제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함께 용역을 발주한 양천구 9.9㎢와 부천시 23.96㎢보다 피해 면적이 커 연구 용역비 6억원 중 가장 많은 58.4%를 강서구에서 부담한다. ●“日·타이완처럼 탄력적 운용을” 노현송 구청장은 “일본 하네다 공항과 오사카 공항, 타이완의 송산 등 도심에 있는 외국 공항들의 경우 장애물제한표면(공역)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건축제한 구역을 축소하고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고도제한에서 항공기 안전을 담보하는 수준의 합리적인 고도제한 적용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서구는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의 2·3종 일반 주거지역의 손실 규모가 21조원, 일반 상업지역 손실 규모가 7조원, 마곡지역과 준공업·준주거지역 손실 규모가 25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현재 김포공항 활주로 주변 반경 4㎞ 이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건축물 높이를 해발 57.86m 이하로 일괄 규제하고 있어서다. 김포항 활주로 해발 높이가 12.86m인 점을 감안할 때 구에는 45m 미만, 아파트의 경우 13층 이하의 건축물밖에 들어설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용역은 고도제한 규제 완화 근거를 마련해 주민들의 재산권 회복과 지역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구와 구민 입장에서 고도제한이 완화될 경우 마곡지역 개발과 뉴타운 재개발의 사업성이 높아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13층 이상 못지어… 53조 손실 구민들로 구성된 고도제한완화 추진위원회(위원장 박창순)는 구민 30만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국토해양부에 청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에는 지금까지 5만여명이 참여했다. 박 위원장은 “주민들은 김포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지정된 1958년 이래 53년간이나 항공기 소음과 집값 하락 등 각종 피해를 입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도제한 규제 완화 없이는 구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구청장은 “우리 구는 활주로 측면에 위치한 지리학적 특성상 우리 지역의 자연 지형물인 개화산(123m) 높이와 비슷하게 고도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구 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고도제한을 반드시 풀어 오랜 숙원을 이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한반도 외교지형 변화

    한반도 외교지형 변화

    1년 전 발발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핵실험만큼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한반도 외교가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극명하게 바뀌었다면, 천안함 폭침 전후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돼 남북관계 악화뿐 아니라 관련 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대립이 심화됐다. 특히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한·미·일과 이를 반박하는 북·중·러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천안함 폭침 이후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안보리는 중·러의 반대로 천안함 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또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중 간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에만 의존, 중·러와 거의 등을 돌려 ‘신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한반도 외교의 긴장 상태는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참가국들 간 양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도 검토되고 있어 남북 및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질 대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문제는 결코 미국이나 중국, 북·미 양국 간에만 맡겨 놓을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일 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1년간 몇 차례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조짐도 보였지만, 남과 북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 최근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재개할 계획을 밝혀 민간 차원에서부터 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시점이 공교롭게도 천안함 1주기와 비슷하게 겹친다. 남북관계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1년 전 발발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핵실험만큼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한반도 외교가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극명하게 바뀌었다면, 천안함 폭침 전후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돼 남북관계 악화뿐 아니라 관련 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대립이 심화됐다. 특히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한·미·일과 이를 반박하는 북·중·러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천안함 폭침 이후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안보리는 중·러의 반대로 천안함 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또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중 간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에만 의존, 중·러와 거의 등을 돌려 ‘신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한반도 외교의 긴장 상태는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참가국들 간 양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도 검토되고 있어 남북 및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질 대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문제는 결코 미국이나 중국, 북·미 양국 간에만 맡겨 놓을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일 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5·24 대북조치를 발표해 남북 간의 모든 교류를 중단시켰다. 대북 교역·경협 전면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개성공단·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방북 금지, 북한 주민 접촉 제한 등이 주요 내용이다. 5·24 조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제재 조치가 북한에 교훈을 준 것도 아니고 북한을 변화시키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증거 가운데 하나가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이다. 지난해 10월 남북이 이산 가족 상봉 개최에 합의하면서 모처럼 남북관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쌀 5000t과 시멘트 1만t을 비롯해 생필품과 의약품 등 수해 지원 물자 전달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북적십자회담을 이틀 앞둔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켰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재 조치가 실효성도 없었고 북을 아프게 하지도 못했다. 이래저래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을 거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자세도 바뀌었다. 올 들어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전면적인 대화 공세로 바뀌었지만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대화 제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월 열린 군사실무회담이 고위급군사회담(본회담)으로 발전하지 못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의 강경한 원칙이 크게 작용했다. 북측은 고위급 군사회담(본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놓고 대화하자고 한 반면, 우리 측은 실무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한반도 정세 악화는 남북한의 상호 불신과 맞대응 강경 정책에서 기인한다.”면서 “남한은 북한을 굴복, 붕괴시키기 위해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고, 북한은 체제 생존을 위해 대남 맞대응 전략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남북관계도 마냥 문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여기에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면 남북 대화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대화 조건으로 내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근본적 태도 변화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한 본격적인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연한 전략으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교수는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대응 방식을 실무적 차원에서 다루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하반기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남북관계의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광장] 이익공유제와 친서민·중도실용/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익공유제와 친서민·중도실용/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발의로 촉발된 여권 내 분란이 봉합되는 느낌이다. 정 위원장이 ‘사퇴 검토’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판을 깨려 하자 청와대와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초과이익공유제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수용하겠다거나, 포기하겠다는 언급도 없다. 상황 전개에 따라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이다. 지난 한달간 언론을 매개로 양측이 벌인 설전을 돌이켜보면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나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처럼 “초과이익공유제의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는 정도로 대응했더라면 파문은 이처럼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다. 최 장관 등 일부 인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거부감의 수위를 높이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꼴이 돼 버렸다. 소통 부재와 갈등 수습 미숙이라는 여권의 치부만 다시 드러냈다고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상생’과 ‘공정한 사회’를 국정좌표로 제시하면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핵심 과제인 양 치부되고 있지만 본래 이 정부가 추구했던 가치관은 아니었다. 이 대통령의 전매특허는 ‘7-4-7’(7% 성장,국민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경제대국)로 상징되는 성장우선이었다. 이 대통령은 방법론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에 대해서는 손발을 묶고 있는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기업 프렌들리’라는 자화자찬도, ‘강부자’라는 비아냥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다만 사회적 약자인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보듬어 주겠다고 했다. 그토록 폄하했던 전임 좌파정부의 핵심 국정지표를 우파로 자처하는 이 정부가 신장개업한 것처럼 간판을 내걸었으니 동반성장 방법론을 놓고 이념적으로 혼선을 빚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청와대가 정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하면서 밝혔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은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 하더라도 중소기업 종사자들과 서민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하도급법 위반 혐의업체 비율은 2008년 42.9%에서 2009년 47.0%로 늘어났고, 서면계약 비율은 83.1%에서 78.3%로 줄면서 구두계약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어음결제 비율은 5.0%에서 5.5%로, 장기어음 비율은 19.9%에서 24.9%로 늘어나고 있다. 참여정부가 5년 동안 공권력을 앞세워 끌어내렸던 하도급 관행 비율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초 ‘무상복지´ 논란 이후 복지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상생과 동반성장 방법론도 쟁점으로 가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벌써 ‘더 나은 자본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 대기업 독식체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재벌이 국민 위에 군림해 대한민국을 통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재편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앞으로 여야를 불문하고 이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하도급 관행이 도마에 오를 게 뻔하다. 이것이 조만간 닥칠 미래 정치지형이다. 그럼에도 초과이익공유제 발의에 이념의 잣대부터 먼저 들이대려는 일각의 행태는 근시안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학 책에 있느냐 없느냐, 시장논리 범위 밖이냐 아니냐를 따지기에는 양극화가 우리 사회에 드리운 그늘이 너무나 넓다 . 어떤 장관은 이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하자 30년간 장롱에 처박아 두었던 면허(공인회계사)까지 꺼내 흔들며 정유업계를 압박했다. 그러한 기백이라면 대기업의 초과이익도 얼마든지 꼬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친서민·중도실용 정부’인데 거칠 게 뭐가 있겠는가. djwootk@seoul.co.kr
  • [지방시대] 산복도로를 아십니까?/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산복도로를 아십니까?/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국어사전에도 잘 나오지 않는 독특한 곳이 부산에 있다. 산복도로가 바로 그것이다. 시내 전역 산비탈 65㎞에 걸쳐 있는 이 산복도로는 부산의 지형 특성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발달해 왔다. 부산이 산을 등지고 바다와 마주보고 있는 ‘배산임해’(背山臨海) 지형이어서 산등성이에 주거지역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적으로 멀리는 식민지시대 부두노동자들의 거주지로, 가깝게는 한국전쟁기에 전국에서 모여든 피란민들의 거처로 쓰이면서 종횡으로 넓게 주거지가 발달했고, 이들 지역을 좌우로 연결하려고 도로가 형성됐다. 부산역에서 바다를 등지고 산을 올려다 보면 언덕배기에 촘촘히 들어선 집들을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원도심의 산복도로는 연장 35㎞에 4개의 큰 산을 둘러싸고 이어져 있다. 이 원도심 산복도로 주변에는 30여만명의 주민이 가파른 계단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집들을 의지해 살고 있다. 영락없는 고지대다. 혹자는 ‘서민의 마천루’라 부르며 그 궁박함을, 또 다른 사람은 ‘항구도시의 성채(城砦)’라 부르며 경관적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부산사람 누구도 이 산복도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토박이를 제외하고 1960~70년대 대규모 이농으로 부산으로 전입한 많은 세대의 첫 거주지가 대부분 산복도로 주변인 경우가 많았다. 아마 집값이 싸고 텃세가 비교적 덜하기 때문이었으리라. 또, 한국의 산업화를 부산이 이끌던 시절에 부산으로 몰려든 수많은 신발·봉제공장의 근로자들의 부담 없는 주거지가 바로 이 산복도로 언저리였다. 도심으로 내려와서 이것저것 해 보다가 잘 안되면 다시 이곳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래서 산복도로를 노래한 어느 시인은 “부산사람의 시작이자 끝이 산복도로”라 했다. 이 산복도로는 이제 지난 60여년 동안 한국전쟁, 근대화,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서민들을 넉넉히 품고 애환을 달래주던 그 역할에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이곳 사람들은 가파른 계단, 낡은 집, 방범문제 등을 호소하고 있으면서도 이웃 간의 인정, 공동체 유대감 등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산복도로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있다. 르네상스가 복고와 인간성의 결합적 의미라면, 이곳이야말로 르네상스가 절실히 필요하다.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헐벗고 굶주리며 전국에서 피란 온 사람들을 넉넉히 품어 안았던 그 시절의 포용력을 다시 떠올려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또 이곳에도 예외 없이 재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원주민을 내모는 방식보다는, 아직 끈끈한 이웃 간의 정을 살리는 인간중심, 마을중심의 도시 재생을 해 보자는 것이다. 공간, 문화, 생활재생을 기치로 한 주민중심의 마을 만들기다. 이제 이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스스로 일어서려는 ‘자력수복형’의 르네상스 사업에 국가는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부산은 국가존망의 위기 때 국가와 피란민을 감싸안았다. 그러나 그로 인해 도시계획은 엉망이 되고, 원도심의 쇠락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는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부산의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주민중심의 마을만들기 운동에 국가가 대답해야 할 명백한 이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