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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는 흐른다…발길을 홀린다

    빙하는 흐른다…발길을 홀린다

    스위스가 새 여행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스위스 그랜드 투어’다. 스위스 전역을 연결하는 이 루트는 무려 1600여㎞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숨 막히도록 빼어난 자연과 옛사람들이 척박한 땅에 일궈 놓은 삶의 풍경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그 가운데 비교적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스위스 남녘 곳곳을 훑었다.스위스는 철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다. 어지간한 곳까지 마을버스처럼 기차가 들어간다. 여행지가 어느 산골에 있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한데 풍경은 ‘타이밍의 예술’일 때가 많다. 계절적으로도 그렇고 하루 중에도 그렇다. 반드시 아침이나 저녁에 가야 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기차로는 원하는 곳에 제 시간에 닿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미리 가 있어야 하는데, 여러 곳을 바삐 움직여야 하는 여행자로서는 불만일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자동차와 오토바이다. 스위스의 매력은 도시보다 바깥에 있다. 푸른 초원, 수정 같은 호수, 빙하와 만년설로 뒤덮인 험산을 찾아 구불구불 알프스의 고갯길을 달려야 제맛이다. 그랜드 투어의 핵심이 여기 있다. 핸들 잡은 운전자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가라는 것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이 올해와 내년을 ‘그랜드 투어의 해’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스위스 그랜드 투어의 총길이는 1643㎞다. 길을 새로 낸 건 아니고 여행자의 일정에 맞도록 스위스관광청에서 동선을 최적화했다. 이 길을 달리면 문화가 전혀 다른 4개 언어권을 지난다. 길 주변에는 44개의 명소가 있고 11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있다. 물론 안전 운전은 필수다. 그림 같은 절경을 보느라 ‘전방 주시 태만’해서는 곤란하니 말이다. 부디 운전대 꽉 잡으시라. 이번 여정에선 로잔을 들머리 삼았다. 취리히에서 곧장 남쪽으로 내달아 오른쪽으로 도는 코스를 돌아 보기로 했다. 이 길의 핵심은 태고의 정적이 흐르는 빙하 따라 걷기와 자연에 깃든 선인들의 체온을 느끼며 걷는 포도밭 하이킹이다. 빙하는 우리나라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다. 알레치 빙하를 여정의 가장 앞줄에 세우려는 건 그런 까닭이다. 알레치 빙하의 제원을 먼저 살피자. 길이 22㎞로 유럽에서 가장 길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6만 년 전쯤 생성된 지형이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빙하 아래 가장 깊은 곳은 무려 900m에 달한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빙하 트레킹을 즐기다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라도 만나면 어찌 될까. 모골이 송연해진다. 실제로 빙하는 매우 위험한 자연이다. 전망대에서 편하게 감상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알레치 빙하의 무게는 270억t에 달한다고 한다. 이 빙하가 다 녹을 경우 전 세계 인구가 6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의 물이 된다.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변화로 빙하의 양은 지금도 꾸준히 줄고 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진행된 대기오염은 약 30년 뒤부터 빙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2100년쯤 알레치 빙하는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빙하를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도록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빙하 위를 걷는 건 아니고 산정에서 빙하를 따라 내려가는, 이른바 다운 힐을 즐기기 맞춤한 코스다. 길도 험하지 않다. 등산화만 갖춰 신는다면 복장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길은 수월해도 둘러친 풍경은 정말 대단하다. 아름답다거나 빼어나다는 수사보다 장엄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해 보인다. 들머리는 베트머알프 마을이다.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고봉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산골 마을이다. 맹장 아래 약졸 없다던가. 마을의 높이도 만만치 않다. 해발 1950m다. 지리산 천왕봉(1915m)보다 높다. 걸어 오르기는 일정상 어렵고, 아래쪽 베텐 기차역에서 케이블카로 올라야 한다. 알레치 빙하를 굽어볼 수 있는 베트머호른 전망대까지 가려면 다시 리프트를 타야 한다. 등산로는 베트머호른 전망대 옆에서 시작된다. 거대한 빙하의 강을 오른쪽에 두고 비탈길을 내려간다. 부분적으로 암릉 구간이 있긴 하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다. 볕은 따스하게 몸을 감싸고, 알프스의 맑은 산소 알갱이는 피부를 간질인다. 눈앞에는 엽서에서나 보던 알프스가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짹짹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린다. 천적이 나타났을 때 마멋이 내는 일종의 경계음이다. 마멋은 베트머알프 일대에 서식하는 설치류다. 겨울 동면을 앞두고 부지런히 먹어 둬야 하는데 이를 방해하는 사람의 발걸음이 꽤 신경 쓰이는 거다. 베트머알프 마을까지는 3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 그랜드 투어에선 모두 5개의 이름난 패스(고갯길)를 지난다. 그 가운데 험하고 멀기로 수위를 다투는 고갯길이 푸르카 패스다. 안내판에 적힌 사전적인 설명은 ‘글레치 마을과 안데르마트 마을을 잇는 고갯길’이다. 한데 굳이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찾을 필요는 없다. 푸르카 패스에 가는 것만으로도 운전의 맛과 보는 맛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푸르카 패스는 해발 2429m를 지나는 산악 도로다. 그랜드 투어 일정 중 가장 고도가 높다. 영화 007 시리즈 ‘골드핑거’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뱀이 똬리를 튼 것 같은 형상의 산악 도로를 따라 추격 장면을 찍었다. 발 밑으로는 천길 낭떠러지다. 이런 길이 10㎞ 정도 이어진다. 오르는 내내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차를 세우고 굽어보면 일망무제의 풍경에 또 한번 머리가 아득해진다. 현지 가이드는 푸르카 패스가 기원전부터 있었던 길이라고 했다. 험하고 돌투성이였던 길을 다듬어 1867년 첫 마차가 지나갔고, 1921년엔 차가 처음으로 이 길을 지났다고 한다. 산장 호텔 벨베데르는 쉬어 갈 겸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호텔 주변 도로에 서면 마터호른 등 알프스의 영봉들을 굴비 꿰듯 죄다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푸르카 패스 맞은편은 그림젤 패스(2100m)다. 이 길도 만만찮게 험악하다. 푸르카 패스가 동서를 잇는다면 그림젤 패스는 남북을 연결한다. 길은 여름 시즌에만 운영된다. 우리처럼 ‘제설 작업’ 하며 오르내리는 수준의 길이 아니다. 고개 아래 글레치 마을은 푸르카 패스와 그림젤 패스가 교차하는 작은 산간 마을이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앞으로 론 빙하가 흘렀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와 반비례해 커진 것도 있다. 호수다. 론 빙하가 있던 산자락은 호수가 장악했다. 보기엔 예쁠지 몰라도 호수는 사실 ‘빙하의 눈물’이나 다름없다. 스위스 남부 곳곳을 적시며 흐르는 론 강도 여기서 발원한다. 작은 산간 마을인데도 어김없이 트레일은 조성돼 있다. 정말 ‘하이킹의 천국’답다. 이제 막 강으로서의 일생을 시작하는 우윳빛 론 강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한적한 시골 마을 생모리스엔 마을 이름과 같은 수도원이 있다. 1500년 전에 세워진 건물로 추앙받는 선교자들을 위한 장소다. 중세 금세공업자들이 만든 걸작 성물 예술품 등 기독교의 보물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원 정문엔 김대건 신부 등 한국의 순교자 이름도 한글로 적혀 있다. 수도원 중앙의 분수대는 주변 산에서 흘러 오는 맑은 물인 데다 성수로도 알려져 있으니 한 모금 마시고 나오는 것도 좋겠다. 니더발트는 작은 산간 마을이다. 샬레(오두막집) 스타일의 집들이 여태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리츠 계열 호텔의 설립자인 세자르 리츠가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글 사진 로잔·시에르(스위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빙하는 흐른다… 발길을 홀린다

    빙하는 흐른다… 발길을 홀린다

    스위스가 새 여행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스위스 그랜드 투어’다. 스위스 전역을 연결하는 이 루트는 무려 1600여㎞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숨 막히도록 빼어난 자연과 옛사람들이 척박한 땅에 일궈 놓은 삶의 풍경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그 가운데 비교적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스위스 남녘 곳곳을 훑었다. 스위스는 철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다. 어지간한 곳까지 마을버스처럼 기차가 들어간다. 여행지가 어느 산골에 있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한데 풍경은 ‘타이밍의 예술’일 때가 많다. 계절적으로도 그렇고 하루 중에도 그렇다. 반드시 아침이나 저녁에 가야 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기차로는 원하는 곳에 제 시간에 닿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미리 가 있어야 하는데, 여러 곳을 바삐 움직여야 하는 여행자로서는 불만일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자동차와 오토바이다. 스위스의 매력은 도시보다 바깥에 있다. 푸른 초원, 수정 같은 호수, 빙하와 만년설로 뒤덮인 험산을 찾아 구불구불 알프스의 고갯길을 달려야 제맛이다. 그랜드 투어의 핵심이 여기 있다. 핸들 잡은 운전자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가라는 것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이 올해와 내년을 ‘그랜드 투어의 해’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스위스 그랜드 투어의 총길이는 1643㎞다. 길을 새로 낸 건 아니고 여행자의 일정에 맞도록 스위스관광청에서 동선을 최적화했다. 이 길을 달리면 문화가 전혀 다른 4개 언어권을 지난다. 길 주변에는 44개의 명소가 있고 11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있다. 물론 안전 운전은 필수다. 그림 같은 절경을 보느라 ‘전방 주시 태만’해서는 곤란하니 말이다. 부디 운전대 꽉 잡으시라. 이번 여정에선 로잔을 들머리 삼았다. 취리히에서 곧장 남쪽으로 내달아 오른쪽으로 도는 코스를 돌아 보기로 했다. 이 길의 핵심은 태고의 정적이 흐르는 빙하 따라 걷기와 자연에 깃든 선인들의 체온을 느끼며 걷는 포도밭 하이킹이다. 빙하는 우리나라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다. 알레치 빙하를 여정의 가장 앞줄에 세우려는 건 그런 까닭이다. 알레치 빙하의 제원을 먼저 살피자. 길이 22㎞로 유럽에서 가장 길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6만 년 전쯤 생성된 지형이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빙하 아래 가장 깊은 곳은 무려 900m에 달한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빙하 트레킹을 즐기다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라도 만나면 어찌 될까. 모골이 송연해진다. 실제로 빙하는 매우 위험한 자연이다. 전망대에서 편하게 감상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알레치 빙하의 무게는 270억t에 달한다고 한다. 이 빙하가 다 녹을 경우 전 세계 인구가 6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의 물이 된다.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변화로 빙하의 양은 지금도 꾸준히 줄고 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진행된 대기오염은 약 30년 뒤부터 빙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2100년쯤 알레치 빙하는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빙하를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도록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빙하 위를 걷는 건 아니고 산정에서 빙하를 따라 내려가는, 이른바 다운 힐을 즐기기 맞춤한 코스다. 길도 험하지 않다. 등산화만 갖춰 신는다면 복장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길은 수월해도 둘러친 풍경은 정말 대단하다. 아름답다거나 빼어나다는 수사보다 장엄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해 보인다. 들머리는 베트머알프 마을이다.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고봉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산골 마을이다. 맹장 아래 약졸 없다던가. 마을의 높이도 만만치 않다. 해발 1950m다. 지리산 천왕봉(1915m)보다 높다. 걸어 오르기는 일정상 어렵고, 아래쪽 베텐 기차역에서 케이블카로 올라야 한다. 알레치 빙하를 굽어볼 수 있는 베트머호른 전망대까지 가려면 다시 리프트를 타야 한다. 등산로는 베트머호른 전망대 옆에서 시작된다. 거대한 빙하의 강을 오른쪽에 두고 비탈길을 내려간다. 부분적으로 암릉 구간이 있긴 하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다. 볕은 따스하게 몸을 감싸고, 알프스의 맑은 산소 알갱이는 피부를 간질인다. 눈앞에는 엽서에서나 보던 알프스가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짹짹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린다. 천적이 나타났을 때 마멋이 내는 일종의 경계음이다. 마멋은 베트머알프 일대에 서식하는 설치류다. 겨울 동면을 앞두고 부지런히 먹어 둬야 하는데 이를 방해하는 사람의 발걸음이 꽤 신경 쓰이는 거다. 베트머알프 마을까지는 3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 그랜드 투어에선 모두 5개의 이름난 패스(고갯길)를 지난다. 그 가운데 험하고 멀기로 수위를 다투는 고갯길이 푸르카 패스다. 안내판에 적힌 사전적인 설명은 ‘글레치 마을과 안데르마트 마을을 잇는 고갯길’이다. 한데 굳이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찾을 필요는 없다. 푸르카 패스에 가는 것만으로도 운전의 맛과 보는 맛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푸르카 패스는 해발 2429m를 지나는 산악 도로다. 그랜드 투어 일정 중 가장 고도가 높다. 영화 007 시리즈 ‘골드핑거’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뱀이 똬리를 튼 것 같은 형상의 산악 도로를 따라 추격 장면을 찍었다. 발 밑으로는 천길 낭떠러지다. 이런 길이 10㎞ 정도 이어진다. 오르는 내내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차를 세우고 굽어보면 일망무제의 풍경에 또 한번 머리가 아득해진다. 현지 가이드는 푸르카 패스가 기원전부터 있었던 길이라고 했다. 험하고 돌투성이였던 길을 다듬어 1867년 첫 마차가 지나갔고, 1921년엔 차가 처음으로 이 길을 지났다고 한다. 산장 호텔 벨베데르는 쉬어 갈 겸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호텔 주변 도로에 서면 마터호른 등 알프스의 영봉들을 굴비 꿰듯 죄다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푸르카 패스 맞은편은 그림젤 패스(2100m)다. 이 길도 만만찮게 험악하다. 푸르카 패스가 동서를 잇는다면 그림젤 패스는 남북을 연결한다. 길은 여름 시즌에만 운영된다. 우리처럼 ‘제설 작업’ 하며 오르내리는 수준의 길이 아니다. 고개 아래 글레치 마을은 푸르카 패스와 그림젤 패스가 교차하는 작은 산간 마을이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앞으로 론 빙하가 흘렀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와 반비례해 커진 것도 있다. 호수다. 론 빙하가 있던 산자락은 호수가 장악했다. 보기엔 예쁠지 몰라도 호수는 사실 ‘빙하의 눈물’이나 다름없다. 스위스 남부 곳곳을 적시며 흐르는 론 강도 여기서 발원한다. 작은 산간 마을인데도 어김없이 트레일은 조성돼 있다. 정말 ‘하이킹의 천국’답다. 이제 막 강으로서의 일생을 시작하는 우윳빛 론 강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한적한 시골 마을 생모리스엔 마을 이름과 같은 수도원이 있다. 1500년 전에 세워진 건물로 추앙받는 선교자들을 위한 장소다. 중세 금세공업자들이 만든 걸작 성물 예술품 등 기독교의 보물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원 정문엔 김대건 신부 등 한국의 순교자 이름도 한글로 적혀 있다. 수도원 중앙의 분수대는 주변 산에서 흘러 오는 맑은 물인 데다 성수로도 알려져 있으니 한 모금 마시고 나오는 것도 좋겠다. 니더발트는 작은 산간 마을이다. 샬레(오두막집) 스타일의 집들이 여태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리츠 계열 호텔의 설립자인 세자르 리츠가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글 사진 로잔·시에르(스위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3] 길상사 해우소의 문화적 가치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3] 길상사 해우소의 문화적 가치

    법정 스님의 마지막 거처는 강원도 오대산 깊은 산골의 오두막이었다. 돌벽으로 쌓아올리고 허리에 서툴게 기와를 쌓아 멋을 낸 해우소에는 작은 판자가 하나 끈에 걸려 있었다. 카페가 영업 중인지 아닌지 ‘open’과 ‘closed’라고 앞뒤에 적어 돌려 내거는 푯말과 비슷하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스님은 해우소에 들어갈 때는 ‘나 있다’, 해우소에서 나오면 ‘기도하라’는 글자가 보이도록 돌려놓았다. 소라의 굴처럼 둥글게 벽을 한 겹 더 둘러친 해우소는 바람이 무시로 드나들 수 있도록 문짝을 달지 않았다. 이 푯말로 산중에 찾아든 길손이라도 어색한 미소를 짓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충남 금산 보석사의 해우소에는 시유불다(時有不多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시간이 있는 것 같아도 많은 것은 아니다’쯤의 철학적 문구이다. 그런데 ‘시유불다’에 더욱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은 ‘다불유시’라고 거꾸로 읽어보면 안다. 영어의 WC(water closet)를 이렇게 표기한 것이다. 보석사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義僧軍)을 이끌고 청주성을 탈환한 영규 대사가 수도한 곳이라고 한다. 유서 깊은 절의 현대적 감각을 지닌 스님의 위트가 놀랍다. 요즘엔 누구나 산중 사찰의 뒷간을 해우소라 일컫는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생각보다 오래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통도사 극락암의 조실이었던 경봉(1892~1982) 스님의 조어(造語) 솜씨로 알려진다. 1950년대 어느 날 스님은 극락암의 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와 휴급소(休急所)라는 푯말을 내걸었다. 큰일을 보는 공간을 해우소, 작은 일을 보는 공간을 휴급소라고 각각 이름붙인 것이다. 그리고는 “휴급소에서 급한 마음을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을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를 닦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경봉은 “세상에서 가장 급한 일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인데 중생은 화급한 것은 잊고 바쁘지 않은 것을 바쁘다고 한다”면서 “해우소는 쓸데없이 바쁜 마음을 쉬어가라는 뜻”이라고 했다. 해우소는 결국 몸은 물론 마음의 근심까지 푸는 여유를 찾는 곳이다. 법정이 해우소에 들어서는 자신에게 ‘기도하라’고 다그친 것도 다르지 않은 의미일 것이다. 절의 화장실로는 순천 선암사 측간(厠間)과 영월 보덕사 해우소가 시·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모두 산지 사찰의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누각식으로 지었다. 용변을 보는 곳과 배설물이 쌓이는 곳의 고저 차이가 매우 크다는 뜻이다. 선암사에는 ‘정월 초하루에 힘을 주면 섣달그믐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게다가 산바람이 사시사철 부니 코를 막는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았다.  해우소 배설물은 퇴비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언젠가 찾은 남원 실상사의 해우소는 새로 지었음에도 이런 원리를 살려 놓아 기억에 남아 있다. 월정사 원행 스님의 산문집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 겨울을 나는 김장 채소는 해우소 거름으로 큰다는 것이다. 그의 은사는 구겨진 포장지를 일일이 다리미로 다린 뒤 손바닥만 하게 오려 해우소에 매달아 놓았다고 한다. 옆에는 ‘일회삼매이상불가’(一回三昧以上不可)라고 적었다. 한 번에 석 장 이상 쓰지 말라는 검약의 가르침인데, 삼매(三枚)가 아니라 깨달음의 경지인 삼매(三昧)라고 쓴 것이 묘미다. 해우소에서도 수행 정진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농중진담이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해우소 대신 정랑(淨廊)이라는 전통적 표현을 쓰고 있다. 겉보기에는 별다른 특징도 없이 콘크리트로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이다. 그런데 이곳은 특이하게 신발을 갈아 신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그 간단한 절차가 마치 세속의 공간에서 정화된 공간으로 들어서는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길상사 정랑의 내부는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어도 좋을 만큼 깨끗하다. 다른 사람의 느낌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깨끗하기 어려워 깨끗함을 강조한 정랑이라는 표현이 역설이 아니었다. 길상사 정랑은 그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공중화장실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문화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담아놓은 뜻 만큼은 충분히 문화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사진설명  1. 충남 금산 보석사로 오르는 길.  2. 보석사 해우소에 걸린 푯말  3. 전남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순천 선암사 측간(문화재청 사진)  4. 강원도 문화재 자료인 영월 보덕사 해우소(문화재청 사진)  5. 서울 성북동 길상사 정랑의 내부
  • [사설] 최고조의 한·중 우호 경제협력으로 이어져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 전승(戰勝)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 성루(城樓)에 오른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열병식을 지켜봤다. 대한민국 정상 가운데 톈안먼 성루에 올라 중국군의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61년 전인 1954년 10월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같은 장소에서 마오쩌둥 국가주석과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봤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중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역동적인 사건이다. 달라진 동북아 지형을 실감케 한다. 미국과 일본의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방중은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을 쥐면서 일정한 외교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중·일 정상회담도 10월 말이나 11월 초쯤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이제 정치·외교 분야의 방중 성과를 경제적 실리로 이어 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미 양국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발효해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서로 연계해 나가자는 데도 합의했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동북아개발은행’ 참여에 대해서도 중국의 경제총책임자인 리커창 총리는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양국은 2000억원 규모의 문화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보건의료, 로봇, 차세대 통신 등 신산업 분야까지 포함해 민간 차원의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33건도 체결했다. 2020년 10조 달러(1경 20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중국 소비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셈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무려 4분의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14.7%가 줄며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수출 위기를 타개하려면 시장을 다양화해야 한다. 동시에 최대 시장인 중국은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의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중국을 단순히 저임금을 활용한 생산기지로 활용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에서 벗어나 주요 소비시장으로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메이드 포 차이나’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박 대통령은 오늘 오후엔 상하이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5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경제사절단의 80%가 넘는 105명의 중소·중견 기업인들은 식품, 중소 가전, 유아용품 등의 분야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갖고 계약 수주를 노린다고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한·중 경협은 더 확대되고 구체화돼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중 성과가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 많은 사업을 따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 [韓中 정상회담] 與 “경협 강화 기회로” 野 “북핵 해결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당은 이번 방중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만큼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효과를 기대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급변하는 동북아 지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경제가 어려운 이때 기업들에는 커다란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6자 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다자외교 틀”이라며 “한·중 정상회담에서 현실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여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두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원 원내대표는 “중소·중견 기업들의 절박함을 인식한다면 야당은 한·중 FTA 비준 인준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맞춰 성과를 가져가려고 한다면 섣부른 판단”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칠 막대한 영향을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 카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이란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인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 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는 서울과 개성 사이에 있다. 서울시청까지는 35㎞, 개성시청까지는 25㎞다. 서쪽으론 한강하류가, 북으론 임진강이 흐르며 두 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지역이 교하(交河)다. 최북단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북한의 개풍군·개성특급시·장풍군과 접하고, 동쪽은 양주시·연천군과, 서쪽은 한강을 경계로 김포시, 남쪽은 고양시와 접한다. 면적은 서울시와 경기 안양시를 합친 크기다. 한강 둑을 따라 북으로 자유로가 뻗어 있고, 국도 1호선 통일로가 정중앙을 가로질러 판문점으로 통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운정신도시 개발로 18만 인구가 42만명으로 불어나, 보수적인 주민들의 정치 성향이 다소 완화됐다. 예부터 한양에서 개성을 거쳐 대륙을 오갈 때 거쳐야 하는 주요 통행로였다. 임진나루는 사신들의 주요 길목이었고, 봉일천 공릉장터는 전국 3대 장터에 들어갔다.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휴암 백인걸, 청송 성수침(우계 성혼의 부친), 용재 성현(악학궤범 편찬) 등 당대를 주름잡던 대학자들이 살았던 고장이라 ‘문향’(文鄕)으로도 불린다. 황희 선생, 윤관 장군, 허준 선생, 신사임당 등이 파주에 잠들어 있다. 광해군 때 새 도읍지로 꼽히던 파주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에서 하나가 되듯 남북이 하나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볼거리 ●휴전선에서 불과 7㎞… 통일 기다리는 ‘안보 관광지’ 임진각 연간 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안보관광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국전쟁과 그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이 새겨진 곳이다. 휴전선에서 불과 7㎞ 떨어진 민간인 출입 북쪽 한계선이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다. 한국전쟁 때 각종 유물과 전적기념물들이 전시돼 있다. 망배단, 북한기념관, 통일공원,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 임진강 철교, 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중 남북 분단의 대표 상징물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의 화통이다. 전쟁의 참상을 화통 곳곳에 파인 포탄 및 총탄 자국에서 느낄 수 있다. 임진각 오른쪽 주차장 쪽에는 ‘평화누리’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기본 정신으로 한 화해와 공존, 나눔이 있으며 분단의 아픔보다 통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 언덕에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 안녕’에서는 1000여개의 바람개비를 감상할 수 있다. ●3만 병력 이동 가능한 제3 땅굴, 살벌한 분단현실 보여줘 북한이 판 제3 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 등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1978년 발견된 제3 땅굴은 문산까지 12㎞, 서울까지 52㎞ 지점에 있다. 한 시간에 3만명의 병력 이동이 가능하다. 최북단 접경지역에서 분단 현실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현장이다. 2002년 이후 셔틀 엘리베이터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민통선 영상관 등이 갖춰져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도라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며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 최북단 전망대다. 망원경 수십대를 설치,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송학산, 선전마을, 김일성 동상 등도 볼 수 있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이다. 향후 경의선 철도 연결이 완료돼 남북 왕래가 가능해지면 도라산역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 및 화물 등의 통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인접한 곳에 도라산 평화공원이 조성됐다. 통일촌은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을 테마로 한 슬로푸드 체험마을이다. 골프장 2개 면적 경작지에서 거둬들인 콩으로 가공한 된장, 청국장을 판매한다. 매년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 우리의 손맛이 담긴 장단콩 정식도 맛보고, 두부 만들기, 장 담그기, 전통문화 배우기 등 정겨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문화예술마을 ‘헤이리’ 파주 전래 농요서 명칭 유래 다양한 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예술마을이다. 파주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다. 1998년부터 50만여㎡의 부지에 미술인·음악가·작가·건축가 등 38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주택·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공연장 등 각종 문화예술공간을 자유롭게 조성했다. 산과 산 사이에 있으며, 마을 한가운데 자연지형의 갈대 늪지와 다섯개의 작은 다리가 있다. 숲·시냇물이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걷는 맛이 그만이다. 건물들은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3층 높이 이상 짓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자연과 어울리는 건물을 설계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들이 개성을 뽐내고 있다. ●8m 높이 장대한 서가 품은 ‘책의 나라’ 파주출판도시 자유로와 심학산 중간에 있다.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관련된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한국의 출판문화를 이뤄낸 국가산업단지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각,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출판사 아웃렛과 서점, 도서관, 북카페가 즐비하고, 어린이 책잔치, 국내외 도서전, 공연, 세미나, 전시회, 체험활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중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에 자리한 도서관으로 높이 8m 서가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빼곡하다. 어린이책 코너도 있다. 푹신한 카펫과 소파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카페에서 식사와 음료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공방·카페… 낭만의 프로방스 1996년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리빙,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 카페 등 동화 같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낭만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의 꽃과 각종 허브, 향긋한 풀 냄새와 내추럴한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자기 핸드페인팅, 천연허브비누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저녁이면 반짝이는 빛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율곡 이이·허준 선생 등 대학자들의 고장 자운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1536~1584) 선생의 유적지다.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광해군 7년에 창건됐다. 이이 선생의 묘와 신도비, 어머니 신사임당 등 가족묘도 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 등도 있다. 매년 10월 초 파주 최대 축제인 율곡문화제가 열리는 장소다. 율곡기념관은 다양한 영상물과 볼거리를 제공해 자녀 교육에 좋다. 파주시는 올해 서울 사직단에 세워진 이이 선생과 신사임당 동생을 이전해 올 계획이다. ●황희 선생 은퇴 생활을 함께한 정자 ‘반구정’ 자유로 당동나들목 근처에 위치한 반구정은 방촌 황희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낸 곳이다. 임진강 하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1452년 황희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방촌영당과 방촌기념관, 제사를 지내는 경모제가 있다. 임진강을 바라보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개발의 위협 속에서도 굳건한 ‘용미리석불입상’ 보물 제93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상과 같이 자연 암벽을 이용해 몸체를 만드는 수법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몇 예가 보인다.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보물 제115호)이 이와 거의 같은 기법을 보여 준다. 이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보물 제822호)도 비록 머리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으나 천연의 암벽을 그대로 이용해 몸체를 표현했다. 주변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모습이 일부 가려지고, 근처까지 파고든 석산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찰인 용암사와 신도회, 율곡고등학교 문화재지킴이 소속 학생들이 보호하고 있다. >>먹거리 ●임진강 장어 임진강변에 유명 장어집이 많다. 장어는 고려 말 왕실에서도 즐기던 여름 보양식으로 역사가 600년이 넘는다. 양식장어가 아닌 직접 잡거나 어민들로부터 직매입한 자연산을 파는 곳도 있다. 자연산은 양식 장어보다 4배가량 비싸다. 일부 음식점들은 100% 토종장어인 자포니카 실뱀장어를 무항생제, 무소독 방법으로 키워 판다. 처음에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고 익기 시작하면 볼록하게 올라오는데 그때 뒤집어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파주 장단콩 요리 파주 장단콩은 쌀, 인삼과 함께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장단삼백의 하나다. 파주 장단지역은 1913년 국내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정된 ‘장단백목’을 탄생시킨 콩의 본고장이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마사토에서 자란 장단콩은 타 지역 콩에 비해 유기질은 2배, 항암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50%쯤 함량이 높다, 파주시 곳곳에는 장단콩을 이용한 전문 음식점이 성업한다. 월롱면 영태리 통일로변과 통일촌에 유명 음식점들이 있다. ●임진강 참게장 문산, 적성, 임진강 주변에 참게장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졌던 임진강 참게는 집게 아래쪽이 덥수룩하게 털이 나 있다. 특유의 은은한 향으로 한번 맛을 보면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참게는 9~11월 사이 주로 통발로 잡는다. 첫 벼 베기 때가 알이 꽉 차 가장 실하다. 게딱지 크기는 10㎝ 내외이고 암놈보다 수놈이 조금 크다. 가을바람에 살찐 딱지가 두꺼운 참게로 담근 장은 여러 번 간장을 달이고 오랜 시간 삭이기 때문에 발효 음식의 참맛을 볼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朴대통령, 대국굴기·아베 외교 사이 ‘동북아 주도권’ 첫 단추

    朴대통령, 대국굴기·아베 외교 사이 ‘동북아 주도권’ 첫 단추

    2일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을 둘러싼 외교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배경을 갖고 각국의 정상으로 활동을 시작한 세 지도자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편차는 있지만 세 지도자는 각자 자국에서 상당한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외교 환경을 주도적으로 타개해 나가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1일 “한·중·일 세 지도자의 개인적 특성과 의지가 새롭게 꿈틀대는 동북아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국민들이 역대 그 어느 지도자의 외교 노선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국굴기(大國屈起) 외교에 환호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국답게 외교적으로도 그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국가적 자존심에 대국굴기 외교가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주요2개국(G2)으로서 신형 대국 관계를 건설하려는 대미 전략, 과거를 꾸짖되 미래의 길을 열어 놓는 대일 외교, 한반도 균형자 역할, 아프리카 및 아시아 장악, 미국의 텃밭이었던 남미 공략 등 기존 세계 질서를 중국 중심으로 바꾸려는 시 주석의 강력한 외교 노선으로 중국 인민들은 ‘중국의 꿈’(中國夢)이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외교·안보에 있어 국내 평가는 호의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일본 외무성의 한 중견 간부는 “일단 아베 총리 집권 이후 일본의 행동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강한 동맹을 배경으로 새 역할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제 쇠퇴 속에서 자랑스러운 일본, 일본의 역할,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치며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아베 총리의 목소리가 일부 계층에서는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갈등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풀렸고 한국에 대한 강경 정책과 갈등 속에서도 나름 정상화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아베 외교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특히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및 ‘재균형 정책’ 속에서 미국의 강력한 지지는 물론 점수를 얻고 있는 것이 아베 외교가 힘을 받는 원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취임 직후부터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특히 최근 북의 군사 도발과 뒤이은 남북협상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후 지지율이 급등했으며 이를 추동력 삼아 남북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려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논쟁 속에서도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런 데 힘입은 결과다. 취임 직후부터 원활하지 못했던 아베 총리와의 관계는 지난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했고 국제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방중, 동북아 평화의 디딤돌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사흘간 한·중 정상회담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추진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시기적으로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남북이 주도적으로 ‘8·25합의’를 이끌어 낸 직후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한·중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서 사실상 동북아에서 강력한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8·25 남북 합의를 통해 새로운 남북 관계의 불씨를 살린 상황에서 이번 방중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관계의 주도권과 추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 등 복잡한 남북 문제를 풀려면 중국의 존재와 영향력을 인정하는 현실적 판단 속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 방중으로 한·중 관계가 한층 밀접해지는 만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 서방 주요 국가 원수들이 모두 불참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가 유일하게 참석하는 것으로 중국에 신뢰외교를 보여 주는 결단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의 신뢰를 잃지 않고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만드는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 경도론’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동북아 평화 구축에 신축적이고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피력한 것이다. 그제 한·미 양국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북한 핵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양국이 견해를 같이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한·미 동맹의 균열이 아니며 한·미·중 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미·일 군사 동맹이 강화되고 있고 이에 비례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결속력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동북아 정세가 이런 지형 속에서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대결 구도로 굳어질 경우 우리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전승절에서 중국, 러시아 정상과 함께 중국군을 사열하는 모습은 대한민국이 동북아 평화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첨예화하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 우리가 양국의 눈치를 보면서 언제까지나 좌고우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외교 전략 속에 한·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협력 구도를 새롭게 짜 나가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
  •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의 카버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주 장흥숲 전원주택 단지, 고객 맞춤형 설계 눈에 띄네

    양주 장흥숲 전원주택 단지, 고객 맞춤형 설계 눈에 띄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장흥숲 전원주택단지를 분양 중인 ㈜더파인그로브가 맞춤형 설계라는 특장점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더파인그로브는 “토목공사의 마무리가 한창인 가운데,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분양 사무실이 연일 붐비고 있다. 다양한 맞춤형 설계로 주택단지의 고급화를 선택한 것이 이처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비결”이라고 전했다. 1차 분양분 총 11세대의 경우, 단지형 전원주택이지만 11세대의 설계가 모두 다르다. 획일화된 주택 설계를 추구하기 보다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설계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 더파인그로브 측의 설명이다. 장흥숲 전원주택단지가 위치한 입지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경기도 양주시에 속하지만, 양주시의 최남단 장흥국민관광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어 서울 은평 뉴타운과 고양시, 의정부시에 인접한 서북부 교통의 요지로서 15분 내에 도달이 가능하므로 생활의 편의성과 도심의 인프라 활용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강남 테헤란로와, 광화문 등도 실시간 기준으로 40분대면 도달이 가능하다고. ‘나만이 알고 싶은 곳’이라는 컨셉처럼 장흥숲 전원주택 단지는 약 100만평의 숲으로 둘러싸여 맑은 계곡물과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부터 풍부한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다. 장흥숲 입구에서 단지 입구까지 약500m 정도의 길은 도심의 신작대로와는 차이가 있지만, 예쁜 꽃나무와 맑은 물을 따라 이동하며 시골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길이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계약자와 방문객의 70%가 3040세대 맞벌이 부부다. 주변 도시에서 전세 가격 수준 또는 그 이하의 금액에 예쁜 정원까지 갖춘 전원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다”며 “분양 가격은 236m2토지에 30평대 주택을 지을 경우, 2억5천만원 선으로 저렴하며, 필지 분양만 받는 것도 가능하다. 단 주택 설계와 관련해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파인그로브는 지열난방을 옵션 적용해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했고, 단지 내 도로 바닥에 열선을 시공하여 겨울에 눈이 와도 차량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CCTV와 차단기 등의 보안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더파인그로브는 서울 근교 장흥국민관광단지에 위치하고 있어 주말 나들이를 겸해서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아 장흥숲 전원주택단지의 주말 방문객의 경우 방문 예약을 받고 있다. 아울러 9월, 10월 두달 동안 가을 프로모션을 진행 중으로 내용은 실제 방문자에게만 공개된다. 고양, 파주, 소형 전원주택 단지 장흥숲 전원주택단지 방문예약은 홈페이지(www.thepinegrove.co.kr)의 방문예약란을 이용하거나 최소 하루 전 전화(070-8824-2713)로 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정배, 이르면 내주 신당 로드맵 밝힌다

    천정배, 이르면 내주 신당 로드맵 밝힌다

    무소속 천정배(광주 서구을, 5선) 의원이 창당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다음주 신당 로드맵을 공개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봉합 양상을 보이면서 한풀 꺾이는 듯했던 야권 신당론이 재점화하면서 야권발 정계 개편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신당 준비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8월 말~9월 초 신당 구상을 내놓겠다고 말했던 연장선에서 창당 선언 시기와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의원 측은 창당 선언 시기로 다음주 초와 9월 중순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당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는 신당 색깔을 가늠할 수 있는 이른바 ‘뉴DJ(김대중 전 대통령)’에 해당하는 신진 인사도 함께할 전망이다. 다만 ‘호남 자민련’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초기 단계에서 전·현직 의원의 합류는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신당’의 출현이 총선을 앞두고 야권 지형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파급력은 참여 인사의 면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혁신위원회가 뼈를 깎는 혁신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신당 구심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경기 여주시에서 열린 서울지역 기초의원 연수 간담회에서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면서 “분당이 없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완화하고 신인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신인 가산점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공천 혁신에 따라 상당한 물갈이가 있을 수 있고 신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결과로 이어져 현역 의원들은 아플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성공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형성돼 있다”면서 “저도 혁신의 성공에 제 직을 걸 각오”라고 덧붙였다. 당 혁신위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평가 단계에서 1차로 20%를 교체하기로 한 가운데 추가적인 현역 물갈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몰카용 카메라 생산·소지 금지 추진

    ‘워터파크 몰카’ 사건 등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이런 범죄에 쓰일 수 있는 카메라 자체를 불법화하는 방안을 경찰이 추진한다. 경찰은 또 주요 워터파크의 여성 탈의장, 샤워장 등에 휴대용 몰카 단속을 위해 잠복근무를 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밝혔다. 강 청장은 “카메라의 모습을 띠지 않은 카메라, 변형된 카메라의 생산과 소지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경 모양의 몰카 등 카메라 형태가 아닌 몰카를 소지하는 것 자체를 불법화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전국의 대형 물놀이 시설 97곳에 성폭력 특별수사대 215명을 전담 배치해 소지형 몰카 촬영자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강 청장은 “중소 시설에는 여청수사팀이 여성 탈의장, 샤워장 등에서 잠복근무를 하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부서 여경도 동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몰카 범죄와 영상 유포자에 대해 신고하면 포상금도 주기로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톈안먼 성루 맨 앞 朴대통령·시진핑·푸틴 나란히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펼쳐지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중국이 국력을 총동원한 정치·외교·군사 행사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궈진룽(郭龍) 베이징시 서기의 개회 선포와 함께 열병식은 시작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우리 외교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열병식의 의미를 5대 키워드로 풀어 봤다. ●자리 톈안먼 성루 앞줄에 나란히 설 정상들의 단체 사진은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양옆에 누가 자리하느냐가 포인트다. 의전상 상석인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모스크바 열병식과 이번 열병식은 중·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성격이 짙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왼쪽에 설 공산이 높다. 한국의 참여로 열병식의 격이 높아진 만큼 중국도 러시아에 버금가는 예우를 할 것으로 보인다. 1954년과 1959년 열병식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오른쪽에 섰다. 북한을 대표해 참석하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시 주석에게서 멀리 떨어져 자리할수록 뒤바뀐 북·중,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것이다. ●70 이번 열병식은 ‘70’으로 통한다. 항일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예포 70발이 발사되고 열병식 소요 시간도 70분이다.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등 항일부대가 70개의 깃발을 든다. 다음으로 중요한 숫자가 121이다. 열병식 첫 행사인 국기 게양식에서 호위부대는 121걸음을 내디디며 게양대까지 간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부터 2015년까지 121년간 일본에 맞서 난관을 극복해 왔다는 점을 상징한다. 시 주석의 기념사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군국주의 일본과 현재 우경화된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느냐, 아니면 미래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중·러 대 미·일’로 짜인 현재 정세가 공고화되거나 재편될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둥펑31B 이번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는 100% 중국산이고 이 중 84%는 신무기다. 특히 실전 배치한 무기만 나온다. 그래서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B가 나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거리 1만 2000㎞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핵탄두를 10발 장착할 수 있는 개량형인 둥펑41까지 공개될 수 있다. ●장쩌민 건국 50주년(1999년)과 60주년(2009년)에 사열대에 올랐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참석 여부는 중국의 권력 지형을 읽는 잣대가 된다. 시 주석은 그동안 두 전임자의 수족을 모조리 제거했다. 반중국 매체들의 예상대로 두 전임자가 동시에 불참하면 강력해진 시 주석의 권한만큼 원로들과의 관계도 불편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권력투쟁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당 대륙의 열병식을 계기로 대만은 둘로 쪼개졌다. 롄잔 전 국민당 주석이 현직 마잉주 총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열병식 참석을 강행하는가 하면 같은 국민당 출신인 리덩후이 전 총통은 “2차대전 당시 대만은 조국 일본을 위해 싸웠다”고 말할 정도로 친중과 친일로 나뉘었다.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국민당 노병들은 중국 노병들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행진한다. 국론 분열은 내년 총통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여름 폭포만 시원한가 가을엔 단풍 멋 더한데

    [명인·명물을 찾아서] 여름 폭포만 시원한가 가을엔 단풍 멋 더한데

    유해물질이 많은 시대에 살다 보니 몸 안에 쌓인 독소를 없애는 디톡스 열풍이 전 세계에 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휴양하면서 디톡스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 거창군 금원산 울창한 숲 속에 조성된 생태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이다.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있는 금원산(해발 1353m)은 나무들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은 데다 크고 작은 폭포와 바위 등이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금원산 생태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은 해발 700~800m의 높고 깊은 산속에 있는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활용해 조성한 시설이다. 깊은 산속에서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쉬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일년 내내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고산지대 산악지형 그대로 살린 생태수목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속에 조성된 산악형 수목원이다. 2007년부터 2010년에 걸쳐 103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고산지대의 계곡과 가파른 산비탈 등 산악지형을 그대로 살려 현지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을 가꾸고 특산·희귀식물을 심어 자연학습과 생태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면적이 200㏊에 이르는 수목원에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계곡과 산비탈을 따라 자생하고 있는 나무와 꽃, 풀들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고산암석원, 고산습지원, 만병초원, 희귀자생식물원, 오감체험숲, 개비자나무자생원, 수생식물원, 문학식물원, 양치식물원, 생태학습원, 고산특산식물원 등으로 나눠 수목 전시원을 조성했다. 수목원 곳곳에 숲생태관찰데크와 생태관찰로를 비롯해 휴게쉼터, 전망대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특히 넓은 수목원 구석구석을 관찰데크와 관찰로로 촘촘하게 이어 놔 빠짐없이 돌아보며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관찰데크 길이는 4㎞에 이른다. 수목원 전체를 찬찬히 살펴보며 체험하는 데 3~4시간쯤 걸린다. 전망대에 오르면 금원산의 환상적인 비경을 볼 수 있다. 휴양림 아래쪽에 있는 숙박시설인 휴양관이나 숲 속의 집, 야영장 주변에 차를 세워 놓고 유안청 계곡을 따라 30분~1시간쯤 걸어서 수목원으로 올라가면 금원산 정기를 흠뻑 들이킬 수 있다. 시원한 유안청 계곡 길을 따라 걷다 유안청 1·2폭포 경치를 만나면 발길이 멈춰지고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아래쪽에 있는 유안청 2폭포는 반들반들 윤이 나는 넓은 암반이 미끄럼틀처럼 경사지게 150여m에 걸쳐 이어져 있다. 긴 폭포가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양이다. 제2폭포를 지나 계곡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제1폭포가 나온다. 2폭포와 같은 암반이 비스듬히 수십 미터 이어지다 수직으로 20여m 높이의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물기둥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폭포 아래 물에 발을 담그고 있던 피서객 서아영(52)씨는 “여름인데도 물이 차가워 발이 시리다”며 “금원산 휴양림에서 하루를 지냈는데도 몸과 마음이 날아갈 것처럼 상쾌하다”고 말했다. ●나무 향내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자연휴양림 생태수목원 아래쪽 울창한 숲 속에 걸쳐 있는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면적이 130㏊에 이른다. 휴양림 안에는 휴양객이나 등산객들이 먹고 잘 수 있도록 계곡 근처에 산림문화휴양관과 숲 속의 집(방갈로), 숲 속 수련장 등 목재로 지은 3개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다. 숲과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싶은 야영객들은 숲 속 야영장을 이용하면 된다. 산림문화휴양관은 2층 규모로 모두 12개의 객실이 있다. 객실은 5~13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작은 객실은 방 1개, 큰 객실은 방 2개가 있다. 객실 내부 벽면은 피부건강에 효험이 좋은 삼나무와 전나무, 낙엽송, 편백나무, 소나무 등의 목재를 이용해 마감했다. 숲 속의 집은 유럽 분위기의 통나무집 구조로 모두 8동(11개 객실)이 조성돼 있다. 크기에 따라 1개 동을 6~13명이 이용할 수 있다. 숲 속 수련장은 객실이 넓고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어 동호회 회원 등 단체 이용객이 쓰기에 알맞은 숙박시설이다. 20~30명이 숙박할 수 있는 객실 6개가 있고 객실과 별도로 세미나실이 있다. 야영장에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데크 90개와 식수·취사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의 계절별 놀이 프로그램으로 여름에는 숲속 음악회, 겨울에는 얼음축제가 열린다. 얼음축제는 얼음조각 전시를 비롯해 얼음썰매장, 얼음 미끄럼틀 등 다양한 겨울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남부지역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해마다 2만여명이 찾는다. 금원산은 가을 단풍이 화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로쇠나무, 당단풍나무, 시닥나무 등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수목이 많은데다 계곡의 수량이 풍부하고 공중습도가 높아 단풍이 화려하고 아름답게 물든다. 금원산은 유안청 계곡과 지재미골 등 2개 골짜기가 유명하다. 유안청 계곡은 조선 중기 지역 선비들이 공부하던 유안청이 있었던 골짜기로 길이가 2.5㎞에 이른다. 지재미골은 지장암이 있던 골짜기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유안청 계곡 오른쪽에 있다. 지재미골 입구에는 우리나라에서 단일 바위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문바위가 있다. 문바위를 지나 가섭암터 돌계단을 오르다 보면 바위가 겹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석굴 바위 면에 새겨져 있는 마애삼존불상(보물 530호)을 볼 수 있다. 중앙의 부처가 양쪽에 두 보살을 거느리고 있는 모양이다. 중앙은 아미타여래, 오른쪽은 관음보살, 왼쪽은 지장보살이다. 불상 옆에 새겨져 있는 글에 1111년에 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석굴 안에 조각돼 있는데다 빗물이 불상을 피해 양쪽으로 흐르도록 조각이 돼 있어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불상 조각 상태가 훼손되지 않고 양호한 편이다. 금원산은 남으로 기백산(1331m)에 이어진다. 금원산에서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높은 능선마루에서 보는 사방 경치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거쳐 금원산을 오르는 등산코스는 모두 4개가 있다. 눈 덮인 금원산의 모습도 비경이어서 겨울 등산을 하며 휴양림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등산객들도 많다. 금원산 산림자원관리소 옥기호 휴양림 담당은 “금원산 자연휴양림을 방문하는 휴양·등산객은 한 해 15만여명에 이르며 여름 휴가철에는 휴양림 숙박시설을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휴가 기간에 가족들과 함께 금원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박진석(57)씨는 “도시를 벗어나 하루 이틀 쉬기에 너무 좋은 곳이어서 기회가 되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포토 다큐] 시속 240㎞로 날아간다… 소중한 군인 생명 살린다

    [포토 다큐] 시속 240㎞로 날아간다… 소중한 군인 생명 살린다

    따르릉, 따르릉. 의무후송항공대 지휘통제실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로부터 직통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전화를 받은 작전장교는 환자의 상태, 인적사항, 위치 등을 전달받고 출동지시를 내린다. 대기실에서 24시간 대기 중인 메디온 후송팀이 지시를 받고 신속한 출동을 위해 뛰쳐나간다. 조종사와 부조종사는 정비를 마치고 세워져 있는 수리온 헬기에 시동을 걸고 출동 준비를 마친다. 군의관과 응급구조사는 전달받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분리형 들것과 같은 장비를 챙기고 헬기에 탑승한다. 관제탑의 안내에 따라 헬기가 환자를 향해 시속 240km의 속도로 날아간다. 출동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5월 창설한 의무후송항공대 일명 메디온부대(MEDION은 의무(Medical), 후송(Evacuation), 수리온(Surion)의 합성어)의 출동 모습이다. 메디온부대의 창설은 기존에 환자후송 임무를 수행하던 UH60 기종의 의무후송 헬기가 야간이나 악천후 시 비행이 제한되고 다른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이루어졌다. 메디온부대의 후송헬기 6대는 국산기술로 제작된 수리온(KUH1)헬기다. 모든 수리온 헬기에는 응급처치세트(EMS-Kit)가 설치되어 있다. EMS-kit는 들것 지원장치와 환자관찰장치, 정맥주입기, 심실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동 중에도 응급처치를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리고 안전한 환자후송을 위해 자동비행조종장치(AFCS)와 디지털전자지도, 전방관측적외선장비(FLIR), 위성·관성항법장치(GPS/INS) 등과 같은 최첨단 항법 장치도 추가로 장착되었다. 창설 이후 현재까지 3개월 동안 메디온부대는 총 18번의 환자후송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지난 4일 1사단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2명의 장병 후송작전에서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환자가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포천에서 대기 중이던 메디온부대 헬기가 이들을 약 80㎞나 떨어져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골든타임 내에 안전하게 후송했다. 의무후송항공대 초대 항공대장을 맡은 김구현 중령은 “언제 어디서나 소중한 생명을 신속히 구할 수 있도록 완벽한 출동대기 태세를 구축하고 있는 든든한 부대”라고 자신 있게 메디온부대를 소개했다.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동부전선 최전방 지역의 환자후송을 책임지는 메디온부대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朴대통령 訪中행보 ‘시동’…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 변화 ‘주목’

    朴대통령 訪中행보 ‘시동’…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 변화 ‘주목’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의 시계’가 9월부터 숨가쁘게 돌아간다. 여느 순방과 성격과 차원이 다른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시작되는 새달 2일이 그 출발점이다. 앞서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라는 위기를 남북 주도의 회담으로 돌파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이자, 가장 우호적인 남북 관계의 문을 열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2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여섯 번째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낸다면 훨씬 더 전향적이고 진전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논쟁거리가 됐던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라는”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일 정상회담 성사의 가늠자가 되며, 여기서 도출된 성과는 이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회담 등에서 동북아 외교지형에 변화를 야기할 지렛대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0일 “9월만 보면 한국이 호기를 잘 잡은 것 같다”면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우리 측에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다면, 한·미·중 간 큰 틀에서 북한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러기 위해 한국이 나서 악화된 북·중 관계의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요성이 큰 만큼 방중 일정은 꿰기가 녹록지 않은 첫 단추일 수 있다. 예컨대 톈안먼 단상에서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를 관람하는 박 대통령은 중국이 갖게 될 호감 이상의 경계감을 서방 세계에 줄 수 있다. 안 그래도 국제사회는 최근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순 예정된 미국 방문 때 이를 충분히 불식시키지 못하면 방중 성과는 상쇄될 수 있다. 북한이 태도에 일관성을 보일지도 중요한 변수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략적 도발을 시도한다면 모처럼 조성된 우호적 희망은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화 제스처를 지속할지 강한 도발로 나아갈지에 따라 우리 정부의 외교 정책상의 많은 이슈가 달라질 것이며 한·중, 한·미, 한·중·일 정상회담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동안 우리 정부가 최대한 상황 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토 다큐] 소중한 군인 생명 살린다 시속 240㎞로 날아간다

    [포토 다큐] 소중한 군인 생명 살린다 시속 240㎞로 날아간다

    따르릉, 따르릉. 의무후송항공대 지휘통제실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로부터 직통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전화를 받은 작전장교는 환자의 상태, 인적사항, 위치 등을 전달받고 출동지시를 내린다. 대기실에서 24시간 대기 중인 메디온 후송팀이 지시를 받고 신속한 출동을 위해 뛰쳐나간다. 조종사와 부조종사는 정비를 마치고 세워져 있는 수리온 헬기에 시동을 걸고 출동 준비를 마친다. 군의관과 응급구조사는 전달받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분리형 들것과 같은 장비를 챙기고 헬기에 탑승한다. 관제탑의 안내에 따라 헬기가 환자를 향해 시속 240km의 속도로 날아간다. 출동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5월 창설한 의무후송항공대 일명 메디온부대(MEDION은 의무(Medical), 후송(Evacuation), 수리온(Surion)의 합성어)의 출동 모습이다. 메디온부대의 창설은 기존에 환자후송 임무를 수행하던 UH60 기종의 의무후송 헬기가 야간이나 악천후 시 비행이 제한되고 다른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이루어졌다. 메디온부대의 후송헬기 6대는 국산기술로 제작된 수리온(KUH1)헬기다. 모든 수리온 헬기에는 응급처치세트(EMS-Kit)가 설치되어 있다. EMS-kit는 들것 지원장치와 환자관찰장치, 정맥주입기, 심실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동 중에도 응급처치를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리고 안전한 환자후송을 위해 자동비행조종장치(AFCS)와 디지털전자지도, 전방관측적외선장비(FLIR), 위성·관성항법장치(GPS/INS) 등과 같은 최첨단 항법 장치도 추가로 장착되었다. 창설 이후 현재까지 3개월 동안 메디온부대는 총 18번의 환자후송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지난 4일 1사단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2명의 장병 후송작전에서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환자가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포천에서 대기 중이던 메디온부대 헬기가 이들을 약 80㎞나 떨어져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골든타임 내에 안전하게 후송했다. 의무후송항공대 초대 항공대장을 맡은 김구현 중령은 “언제 어디서나 소중한 생명을 신속히 구할 수 있도록 완벽한 출동대기 태세를 구축하고 있는 든든한 부대”라고 자신 있게 메디온부대를 소개했다.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동부전선 최전방 지역의 환자후송을 책임지는 메디온부대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템플러(마이클 해그 지음, 이광일 옮김, 책과함께 펴냄) 영국의 역사가가 템플러를 알기 쉽게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템플러는 십자군 원정의 성과로 얻은 성지 예루살렘을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1119년 만들어진 성전기사단. 이들은 200여년간 부유하고 막강한 조직력을 발휘했지만 신성 모독과 이단, 난교와 같은 혐의를 받아 주요 구성원들이 화형당하는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 그로부터 700여년이 흐른 뒤인 2001년 로마 바티칸 교황청 비밀 문서고에서 발견된 성전기사단 재판 사료는 이들에게 씌워진 이단 혐의가 무죄였음을 드러내 충격을 주었다. 전설처럼 전해져 온 템플러의 용맹과 헌신, 비극적 종말은 영화와 소설,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에 많은 영감을 주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책은 템플러의 등장과 성장, 전성기와 몰락 등 역사적 사실을 면밀하게 추적했다. 특히 대중문화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재창조돼 왔는지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어 도드라진다. 520쪽. 2만 5000원. 대한민국의 위대한 만남 박정희와 박태준(이대환 지음, 아시아 펴냄) 대한민국의 산업화, 근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박정희(1917~1979) 대통령과 박태준(1927~2011). 2004년 ‘박태준 평전’으로 호평받은 중진 작가가 ‘박태준의 박정희 회고’를 바탕으로 삼아 완전한 신뢰로 이뤄진 두 사람의 관계를 담담하게 담아 냈다. 두 사람이 관계를 지속하게 만든 진짜 이유며 독특한 관계를 속속들이 보여 준다. 숙명적인 만남과 신뢰를 구축한 군 지휘관 시절, 5·16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의 상공업 분야 최고위원, 대통령 특사로 일본에서 진행한 한·일 국교정상화 정지작업, 귀국 후 적자 공기업인 대한중석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국가주의 리더십’의 전모가 풀어진다. 한·일경제협력 저변 확대를 위한 한·일경제협회 창립, 미래지향적 한·일경제협력의 제도화를 이룬 리더십이 부각된다. 박정희의 박태준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제철보국(製鐵保國) 동력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해 주목된다. 472쪽. 1만 7000원.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제윤경 지음, 책담 펴냄)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에도 미국의 금융계는 건재했다. 그 금융의 도덕적 해이에 저항해 시민들이 꾸린 ‘오큐파이’ 팀은 2012년 시민들의 악성채권을 사들여 소각하는 ‘롤링주빌리’ 운동을 펼쳤다. 국내에도 그 같은 운동의 일환으로 ‘주빌리 은행’이 출범했다. 51억원의 부실 채권을 소각해 792명의 채무자들을 빚의 고통에서 해방시킨 롤링주빌리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일이다. 그 롤링주빌리 운동에 앞장선 에듀머니 대표가 빚 거래 시장의 실상을 고발했다. 책의 특징은 개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채무자들의 문제를 철저히 그들 입장에서 풀어내려 애쓴 점이다. 채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빚으로부터 생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한국사회의 금융이 품은 구조적 문제를 파헤쳤다. 금융 시스템의 이면을 비롯해 대부업체들의 불법 추심에 대응하는 방법, 빚을 안 갚아도 되는 현실적 방안들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328쪽. 1만 5000원. 빌리지 이펙트(수전 핀커 지음, 우진하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인 이탈리아의 사르데냐는 남녀의 수명이 같은 세계 유일의 마을이다.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이 섬의 언덕배기 마을 사람들은 다른 마을 주민보다 무려 20∼30년을 더 오래 산다. 지구상 여타 지역과 비교해도 100세 노인 숫자가 평균 6배 이상이다. 사르데냐의 장수현상을 연구해온 한 연구자는 100세 노인의 가족들과 진료 기록, 유전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유전적 고립과 산지라는 지형적 특성, 식습관을 장수 비결로 꼽았다. 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결을 일상생활에서 가족이나 친지 그리고 이웃과 얼굴을 마주하는 접촉으로 지목했다. 끈끈한 가족애와 공동체 정신, 친밀한 관계가 장수의 묘약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친밀한 관계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접속이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접촉이 없는 관계는 공허하다는 메시지가 강하다. 516쪽. 2만 1000원.
  • 70m 높이 풍력발전기 위서 ‘나홀로 명상 수도승’ 화제

    70m 높이 풍력발전기 위서 ‘나홀로 명상 수도승’ 화제

    지면에서 약 70m 높이의 풍력발전기 위에서 나홀로 명상을 즐기고 있던 수도승의 모습이 드론(무인기)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州)의 에너지 관련 전문학교에 근무하는 수도승인 브라더 조셉 바이런은 평소 이 학교가 설치한 높이 약 70m의 풍력발전기 위에 올라가 명상을 즐기곤 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을 여행차 방문한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조종사 케빈 밀러가 날린 드론에 의해 일광욕을 겸한 그의 비밀스러운(?) 행동은 그만 만천하에 공개되고 말았다. 밀러의 드론에 창작된 카메라는 높은 풍력발전기 위에서 혼자 유유히 명상을 즐기고 있는 놀라운 광경이 담긴 바이런의 모습을 촬영했고, 바이런은 드론이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두 손을 높이 들기도 했다. 해당 동영상을 영국의 한 언론 매체가 공개하자, 네티즌들의 관심을 폭발시켰고 여타 언론들도 "아마도 세계 최고의 장소에서 혼자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남자"라며 연이어 보도했다. 바이런은 자체 길이 약 50m에 날개 길이가 23m에 달하는 이 풍력발전기가 제작된 2006년부터 아무도 모르게 이 풍력발전기의 최고 꼭대기에 올라가 혼자서 주변 지형을 내려다보며 명상을 즐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높은 곳에 홀로 앉아 있는 해당 장면이 화제를 몰고 오자, 바이런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높은 곳이지만,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며 "오히려 인근 지역의 멋있는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세상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바이런은 자신의 비밀스러운 명상 장면이 세상에 공개된 것에 관해 다소 불편함을 느낀다며, "당분간은 한참을 기다리다가 다시 명상을 위해 풍력발전기 위에 올라가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풍력발전기 꼭대기에서 홀로 명상을 즐기고 있는 수도승 바이런 (영국 ‘미러’(Mirror) 공개 동영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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