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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무릇 필 무렵, 레드카펫 펼쳤네

    꽃무릇 필 무렵, 레드카펫 펼쳤네

    지금 남도에 당신을 위한 ‘레드 카펫’이 펼쳐졌다. 절정에 이른 꽃무릇의 붉은 아우성이 한창이다. 전남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 전북 고창 선운사 어디라도 좋다. 당신이 선 자리는 그대로 절경이 된다. 올해는 꽃 축제도 열렸다. 코로나19 탓에 문을 닫은 지 3년 만이다. 꽃무릇은 가을을 여는 꽃이다. 9월 중순쯤 꽃이 피기 시작해 10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다른 식물들이 지기 시작하는 초가을에 꽃을 피우고, 생명 활동을 마친 겨울에 푸른 잎을 틔우는 특이한 녀석이다. 꽃무릇을 상사화(相思花)라고 부르는 이도 있지만 두 종은 빛깔이나 개화 시기가 약간 다르다. 보통 늦여름에 상사화가 먼저 핀 뒤 가을이 깊어질 무렵 꽃무릇이 핀다. 용천사는 예부터 꽃무릇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나와 절집이 있는 해보면 광암리까지, 도로 양쪽이 손님 맞으러 나온 꽃무릇으로 붉다.용천사 주변에는 꽃무릇공원이 조성돼 있다. 절집 인근의 산자락과 들녘이 온통 꽃무릇이다. 과연 함평군에서 세계 최대 군락지로 소개할 만한 규모다. 해마다 꽃무릇 축제가 열리는 곳도 이 공원이다. 다만 너른 면적에 견줘 조형미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산자락, 제방, 도로 등에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있다. 꽃무릇공원 너머 용천사는 해마다 이맘때만 붐빈다. 마을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문다. 주차장에서 절집까지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절집 앞엔 너른 저수지가 있다. 이 일대가 핫플레이스다. 저수지 둑과 인근 숲이 불이 난 듯 벌겋다. 모악산 등산로 주변도 꽃무릇 천국이다. 저수지 제방 너머에는 작은 숲길이 조성돼 있다. 조롱박 터널, 카페 등도 밀집해 있다. 공원 끝자락은 용천사다. 절집 앞의 샘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따왔다. 조선 숙종 때 만든 석등(전남도 유형문화재), 해시계, 범종각 등 고색창연한 건축물들이 붉은 꽃무릇과 어우러져 있다. ‘굴비 수도’ 영광에도 ‘풍경의 밥상’이 펼쳐졌다. 불갑사 들머리부터 경내 여기저기에 꽃무릇이 만개해 있다. 용천사에서 차로 20분 거리다. 꽃무릇은 이처럼 절집 근처에 흔하다. 강렬한 진분홍의 색감이 수행 생활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도 그렇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꽃무릇은 화사한 자태와 달리 강한 독성을 가졌다. 뿌리에 함유된 방부제 성분은 색이 바래는 걸 막아 준다. 탱화를 그리거나 단청을 할 때 찧어 바르면 색이 오래 지속된다. 살균력도 강하다. 비늘줄기에서 얻은 녹말을 활용한 한지를 붙이면 좀처럼 좀이 슬지 않는다고 한다.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지 역시 차원이 다르다고 할 만큼 압도적이다. 절집 주변 전체가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멋대가리 없이 크기만 한 건 아니다. 땅의 높낮이에 따라 리듬이 생기고, 꽃밭을 에워싼 노거수들이 추임새를 넣는 모양새다. 불갑사는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세운 도량이라고 전해진다. 보통의 절집과 달리 부처의 옆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구조의 대웅전이 유명하다. 대웅전 뒤 저수지가 꽃무릇 감상 포인트다. 절집 토담벽이나 저수지의 잔잔한 물 등을 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저수지 주변의 호젓한 오솔길은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그만이다.고창에선 선운사가 ‘꽃무릇 감상 1번지’다. 선운사 들머리에서 절집 담벼락까지 약 200m 구간에 평지형 계곡이 펼쳐지는데, 이 일대의 꽃무릇 군락이 장관이다. 계곡물에 반영된 나무와 꽃무릇의 붉은 색감이 어우러져 가을 분위기를 돋운다. 동운암 산책로 주변의 산자락도 불이 붙은 듯하다. 동운암에 못 미쳐 왼쪽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뜻밖에 넓은 차밭이 나온다. 꽃무릇과 물봉선 등의 들꽃들이 차밭 고랑 사이에 만개했다. 도솔제 휴게소 왼쪽 길과 진흥굴을 지나 소리재와 포갠바위로 향하는 계곡 등의 꽃무릇 무리도 볼만하다. 길이 넓고 평탄해 가족과 함께하는 트레킹 길로 맞춤하다. 이맘때라면 공음면의 학원농장을 함께 찾아야 한다. 초봄에 청보리밭이었던 들녘이 가을이면 하얀 메밀꽃밭으로 변한다.
  • 임진왜란 육상전투 첫 승리 웅치전적지… 완주·진안 경계지역 국가사적 지정 전망

    임진왜란 육상전투 첫 승리 웅치전적지… 완주·진안 경계지역 국가사적 지정 전망

    임진왜란 당시 육상 전투에서 첫 승리를 거둔 ‘웅치전적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성으로 진격하려던 왜군에 맞서 완주군 소양면과 진안군 부귀면 일대에서 벌어진 웅치전투 전적지를 문화재인 국가사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임진왜란의 양상을 바꾼 중요한 전투 지역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웅치전적지는 지난 7월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지역 352만㎡를 국가사적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했다가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전북도는 범위를 23만㎡로 대폭 줄여 재신청했다. 다음달 중순 문화재청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영일 전북도 학예관은 “문화재청 심의에서 역사적 가치는 인정되나 전체 면적을 지정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전문가 의견 수렴, 관련 문헌을 보충하고 당시 봉화터와 군대가 주둔했던 진친골 등 9개 공간으로 조정해 재심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웅치는 진안에서 전주로 넘어오는 교통의 요지다. 만덕산(해발 763m), 주화산(565m)으로 이어지는 험한 지형이다. 웅치전투는 관군과 의병이 합세해 결사항전 끝에 왜군의 진격을 막은 전투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 8월 금산과 진안을 점령한 왜군이 전주성을 점령하기 위해 웅치로 진격해 오자 조선군은 지형을 이용해 물리쳤다. 관군과 의병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보급창 역할을 할 호남과 전주성을 지켜 내 임진왜란의 전황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왜군은 이 전투에서 병력과 장비의 손실이 커 전력이 크게 약화돼 전주성과 호남평야 점령을 포기해야 했다.
  • “조작된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와해시킬 것”

    “조작된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와해시킬 것”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각종 허위 정보가 유튜브 등을 통해 퍼졌는데, 이를 기성 미디어가 받았고 나중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섰어요. 거짓말이 반복되면 결국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되죠.”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59) 래플러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시대의 저널리즘과 시대정신’ 특별 강연에서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의 사고까지 소유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는 시대”라며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민주주의가 새로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 동남아시아 담당 기자로 일하며 테러 조직에 관한 탐사보도로 명성을 떨친 레사는 2012년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 매체 래플러를 설립한 뒤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의 권력 남용과 폭력, 권위주의를 집중 조명하고 가짜뉴스와 맞서 싸운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현재의 미디어 지형을 ‘데이터·빅테크 저널리즘 시대’로 규정한 그는 “뉴스와 같이 정보를 유통하는 기술업체들이 게이트키핑을 하는 구조가 됐으며 잘못된 알고리즘은 민주주의를 와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등의 발달로 가짜뉴스가 사실보다 6배 빠르게 유통되고 있으며, 기술로 말미암은 초사회화가 민주주의 시스템을 언론 압제가 가능한 사회로 이행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극우파들이 기세등등하고 비자유적 정치인들이 등장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팩트를 흔들려는 시도가 많이 보인다”면서 “최근 필리핀에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그를 옹호하는 계정이 생겨난 시기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레사는 “조작된 알고리즘에 의해 허위 정보가 난무하는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비민주주의자가 민주주의적인 과정으로 선출되고 민주주의가 와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두테르테 정권의 탄압과 선동, 허위 조작 뉴스에 맞서 신뢰 있는 뉴스를 만들고자 노력해 온 레사는 가짜뉴스로 떨어진 언론의 신뢰를 다시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나쁜 기술에 대항할 수 있는 좋은 기술력 ▲올바른 저널리즘 ▲커뮤니티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올바른 테크 저널리즘을 통해 언론이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며 “팩트를 보호하려면 장기적으로 교육이 중요하고, 중기적으로는 알고리즘 조작 등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 [씨줄날줄] 배추의 사계절/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배추의 사계절/전경하 논설위원

    2010년 9월 배추 한 포기가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당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장엔 배추를 들고나온 국회의원이 있었다. 물가안정책임제를 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배추국장’도 생겼다. 그해 이례적인 폭염에 8월 중순 시작된 장마가 9월까지 이어졌고 태풍 곤파스까지 겹쳐 고랭지배추 수확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고랭지배추는 ‘여름배추’라고도 부른다. 강원 강릉, 태백, 정선 등의 높은 산간지대에서 자란다. 이 지역 중 해발 1100m의 안반데기마을이 있다. ‘안반데기’는 떡을 치는 두껍고 넓은 나무판(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을 뜻한다. 기계화가 덜 돼 있고 노지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강우 등 기상 여건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전체 배추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지만 배추 파동의 주역이다. 배추는 지역을 바꿔 가며 1년 내내 자란다. 봄배추는 전남 나주, 충남 예산·아산 등의 비닐하우스에서 자라 4~7월 공급된다. 여름배추가 10월까지, 전국에서 자란 김장배추(가을배추)가 10~12월 공급된다. 김치냉장고 보급으로 김장 수요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이 수요가 김치공장으로 넘어갔다. 겨울배추는 전남 해남 등에서 자라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공급된다. 키우는 데 시간이 걸려 수요가 늘었다고 갑자기 공급량을 늘릴 수 없다. 올 9월에도 배추가 포기당 1만원 이상이다. 이번 배추 파동 이유도 12년 전과 같다.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 집중호우, 태풍 등이 겹쳤고 김장철을 앞두고 있어 배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배추값을 올렸다. 정부가 어제 정부의 계약재배 물량을 완전 생육 전 조기 출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사들이기로 한 준고랭지배추를 예정보다 일찍 수확해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비축해 둔 3000t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김장배추가 나오는 다음달이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도 했다. 배추가 물가 불안을 계속 자극한다면 다른 방안도 찾아야 한다. 모니터링 강화로 인한 조기경보 체계와 이에 따른 비축물량 조절,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단계별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 대책 등이 마련돼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10년 전과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할 순 없지 않은가.
  • “IT시대, 정부·기업의 사생활 침해 막으려면 ‘디지털 문해력’ 길러야”[윤연정 기자의 글로벌 줌]

    “IT시대, 정부·기업의 사생활 침해 막으려면 ‘디지털 문해력’ 길러야”[윤연정 기자의 글로벌 줌]

    “수십년간 기술 발전을 봐 온 결과 기술은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급변하는 기술 지형 속에서 더이상의 분명한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기술을 최대한 더 나은 쪽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해하고 현명한 쓰임새를 고민하며 중심을 잡아 나가는 게 절실한 시점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컴퓨터 과학자 브라이언 커니핸(80)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지난 5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수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플랫폼 등 IT 세상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만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생활 침해 등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1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64개국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미국(1위), 홍콩(2위), 스웨덴(3위)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5월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 각 회원국의 만 15세(중3·고1) 학생의 문해력을 따져본 결과 우리나라는 멕시코·브라질 등과 함께 최하위 집단으로 분류됐다. 한 예로 디지털 정보 파악 능력 가운데 ‘사실과 의견을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은 주요국 평균 식별률이 47%였으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식별률이 25.6%로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역량이 디지털 발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인터넷·플랫폼 등을 통해 국민을 감시하는 정부와 국민 데이터를 활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사이에서 이용자들은 어떻게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고 스스로를 지켜야 할까. 커니핸 교수에게 물었다. -디지털 문해력은 왜 필요한가. “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기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효과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토대로 과도하게 요구되는 개인 정보를 지키고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 과학 기술의 시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걱정해야 하는 문제와 쟁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리가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우리가 어디를 가는지 파악해 해당 데이터를 얻은 기업은 상업적 용도로 재사용·판매한다. 정부도 국민들의 디지털 활동을 다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낙태권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낙태법이 시행 중인 일부 지역의 법 집행기관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그들이 낙태 클리닉이나 낙태를 위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들을 방문했는지, 더이상 임신 상태가 아닌지까지도 확인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현재 표면화되고 있는 정부의 사생활 침해 문제다.” -정부의 감시와 기업의 개인 정보 장악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웹이나 모바일 없이 일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신중함을 유지하고 의심을 해 보는 것이다. 또 추적할 수 있는 모든 메커니즘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물론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다 보면 완전히 끌 수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정기적으로 쿠키(방문 웹사이트 주소 메모장)를 끄는 것이 좋다. 필요하지 않은 앱의 사용 권한을 끄고 사용하지 않는 앱을 제거하는것도 방법이다. 특히 젊은 10대 친구들한테는 쉽지 않겠지만 소셜미디어에 너무 많은 게시글을 올리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모든 앱은 나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쓰려면 원하지 않더라도 업데이트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고 카메라·파일 접근 등을 허용해야만 한다. “맞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수많은 기술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어느 것을 얻으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하게 되는 경제 관계인 ‘트레이드 오프’를 경험하게 된다. 편리함을 위해 앱을 이용할 때 개인정보 공유를 승인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그만큼 나의 정보를 내줄 정도로 의미가 있는 활동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가령, 나는 검색을 할 때는 대부분 파이어폭스 운영체제(OS)를 사용한다. 어떠한 정보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크롬 OS 없이 사용할 수 없는 사이트의 경우엔 크롬을 사용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나를 구글에 100% 드러내기보다 10%만 드러내는 방식으로 나를 방어할 수 있다.” -구글, 애플, 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사생활 침해와 감시,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수집될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의 양과 사용법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 가령 유럽연합(EU)에 있는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은 좋은 사례다. 이 규정은 EU 거주자가 자신의 개인정보 수집과 사용을 제어할 수 있게 하고, 기업에서 그런 정보를 EU 외부에 전송하거나 저장하는 것을 막아 준다. 이 법은 2018년부터 적용됐다. 이 규정은 EU에만 적용되고 사생활 침해를 개선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지금까지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커니핸 교수는 C언어를 만든 데니스 리치와 함께 최초의 C언어 해설서인 ‘C언어 프로그래밍’을 쓰면서 ‘코딩계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그런 그에게 “모두가 코딩을 배워야 할까”라고 묻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코딩 기술은 모두에게 필요한 자질은 아니기 때문에 강요돼선 안 된다. 하지만 이미 설치된 앱을 사용하는 것보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개발자 대우가 좋아지면서 한국에서는 최근 초등학생 코딩 교육이 과열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이 글을 쓰고 읽는 것처럼 기본적인 수준의 코딩을 알아두는 것은 문제가 없다. 프로그래밍은 일련의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훈련받는 경험이 될 수 있어 다른 일을 할 때도 유익하다. 물론 코딩을 (상당 수준으로) 배워 향후 직업으로 삼는다면 다른 직업보다 더 나은 급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시간에 아이가 더 잘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코딩은 (과정이 복잡한 만큼) 본인이 즐겨서 하지 않으면 잘 해내기 어렵다.” ● 브라이언 커니핸은 누구 C언어 해설서 만든 ‘코딩계의 아버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20여년간 비전공자 대상 교양과목인 ‘우리 세상의 컴퓨터들’(Computers in Our World)을 가르치고 있다. 컴퓨팅 기술이 현대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는 가운데 컴퓨터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혜를 나눈다. 교수로 활동하기 전에는 현대 과학 기술의 산실인 미국 벨연구소의 컴퓨팅 과학 연구센터에서 30년간 일했다. 스크립트 언어인 AWK와 모델링 언어인 AMPL을 공동 개발했고 문서 조판용 도구를 포함해 다양한 유닉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모든 프로그래머들이 코딩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입력해 얻는 첫 출력문 ‘헬로, 월드’(Hello, World)도 만들었다. C언어를 만든 데니스 리치와 함께 최초의 C언어 해설서인 ‘C언어 프로그래밍’을 쓰는 등 10여 권의 IT 서적을 공동 집필했다. 최근에는 ‘1일 1로그 100일 완성 IT 지식’, ‘숫자가 만만해지는 책’ 등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 태풍 난마돌 ‘매우 강’ 세질 듯… 19일 한반도 근접

    태풍 난마돌 ‘매우 강’ 세질 듯… 19일 한반도 근접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17일 ‘매우 강’으로 발달한 뒤 19일 한반도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860㎞ 해상을 지나 북서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55h㎩(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40㎧로 강도는 ‘강’으로 분류된다. 난마돌은 해수면 온도가 29~30도인 고수온역을 지나며 바다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공급받으며 위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 난마돌이 17일 오전 9시 오키나와 동쪽 470㎞ 해상에 이르면 강도가 ‘매우 강’으로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한다. 난마돌은 18일쯤 오키나와를 통과해 규슈 남서쪽 해상에 이른 뒤 19일쯤 규슈 북부지역에 상륙하고 20일 다시 바다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국 기상당국에 따라 난마돌 중심위치에 대한 수치예보모델 예측치 편차가 200~300㎞에 이르고, 한 수치예보모델이 초기조건을 달리해 내놓는 여러 예측치 간 편차가 300~500㎞에 달하는 등 아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난마돌의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16일 오전 9시 중국 칭다오 북북동쪽 210㎞ 해상에서 태풍으로서 지위를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했기 때문에 난마돌 경로 변동성도 차츰 줄어들겠다. 난마돌이 한반도에 가장 근접하는 때는 19일 0시와 오전 사이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9쯤 남해상과 동해상에는 강풍과 풍랑이 예상된다. 파고는 최고 10m를 넘기도 하겠으며 제주에는 폭풍해일이 닥칠 수 있다. 경상해안과 동해안에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서기도 하겠다. 육지에서는 경상해안을 중심으로는 강풍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제주와 경상해안은 최대순간풍속이 20~30㎧에 달할 수 있겠다. 비는 경상해안을 중심으로 30~80㎜, 지형의 영향이 더해지는 곳은 최대 120㎜ 정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 울산, 동남권 미세먼지 연구·관리 ‘선도’

    울산, 동남권 미세먼지 연구·관리 ‘선도’

    동남권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가 울산에 구축된다. 15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가 부산, 대구, 경남, 경북의 일부 시·군을 아우르는 ‘동남권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환경부 공모사업)를 유치했다. 이번 공모는 동남권·남부권 대기관리권역 소재 대학과 비영리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관련 규정과 운영지침’에 따라 실시됐다. UNIST는 환경부로부터 매년 4억 6500만원씩 3년간 총 13억 950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 울산시와 UNIST도 자부담 형태로 매년 보조금과 시험·장비 시설 등 2억 3500만원 상당을 보탠다. 센터는 동남권 대기관리권역의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원인과 배출 특성 규명, 정책적 대안 마련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유니스트가 미세먼지 연구를 주도하고, 울산보건환경연구원·울산연구원·부산대환경연구원·부경대·창원시정연구원·경남연구원 등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주요 사업은 ▲동남권 대기오염물질 배출 특성 규명과 배출량 자료 구축 ▲실시간 도시규모 대기질 예보체계 구축과 운영 ▲동남권역 미세먼지 입체적 관측과 화학성분 감시체계 구축 ▲동남권역 해안 등 지형적 특성에 따른 대기확산 영향 규명 ▲주민과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련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송창근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총괄 관리한다. 센터 지정기간은 2025년 9월 12일까지 3년이고, 이후 평가를 통해 재지정 받을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센터를 통해 동남권 지역의 대기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맞춤형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라며 “동남권 대기관리권역 지자체와 관계 기관과의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도권과 중부권은 인하대와 공주대가 각각 지난해 9월 환경부로부터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 설악 오색케이블카 40년 공방, 정권 바뀌니 또

    설악 오색케이블카 40년 공방, 정권 바뀌니 또

    尹 규제 완화 기조에 기대 걸어도의회 “주민 숙원 풀고자 최선” 환경영향평가 이후 난제 산적환경단체 설득도 쉽지 않을 듯강원 정·관가가 양양을 비롯한 영서 북부권 주민들의 ‘40년 숙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절차가 산적한 데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여전해 실제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진종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오색삭도설치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15~27일 열리는 제313회 임시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결의안에 따르면 특위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위는 10명 이내로 구성되고, 활동 기간은 2024년 6월까지다. 진 의원은 “주민들의 간절한 숙원을 풀기 위해 강원도, 양양군과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 서면 오색리와 설악산 대청봉 왼쪽 봉우리인 끝청 사이 3.5㎞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다. 1982년부터 필요성이 거론됐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추진과 무산이 반복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도록 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 신청을 조건부 승인하며 탄력을 받았으나, 이듬해인 2016년 환경부가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엔 양양군이 보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지만 같은 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양양군이 낸 부동의 취소 청구를 인용했으나 환경부는 ▲산양에게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하고 개체수 등 서식 현황 제시 ▲지형·지질 안정성 검증 등 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재차 요구했다. 이로 인해 다시 겉돌았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규제 완화를 기조로 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강원도, 양양군은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통해 이행 가능성이 높은 합의안을 도출했고, 양양군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위한 현장 조사와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늦어도 2024년 후반기에 착공해 2027년부터 운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뒤에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 백두대간 개발행위 협의, 산지 사용 허가, 설계 안전도 검사 및 건설 기술 심의,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 남은 절차가 첩첩산중이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여전하다. 그동안 환경단체는 환경부나 문화재청을 상대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취소 소송 등의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을 벌여 왔다. 정인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상황실장은 “오색케이블카는 애초부터 정치적 논리로 부실 추진됐다”며 “오색케이블카 관련 예산의 불필요성을 국회에 알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것을 막고,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에 대한 환경부의 결정을 본 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철래 양양군 삭도추진단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환경단체가 제기할 소송에서 예전처럼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다시 기지개 편 오색케이블카…‘40년 숙원’ 풀리나

    다시 기지개 편 오색케이블카…‘40년 숙원’ 풀리나

    강원 정·관가가 양양을 비롯한 영서북부권 주민들의 ‘40년 숙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절차가 산적한 데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여전해 실제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진종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오색삭도설치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15~27일 열리는 제313회 임시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결의안에 따르면 특위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위는 10명 이내로 구성되고, 활동 기간은 2024년 6월까지다. 진 의원은 “주민들의 간절한 숙원을 풀기 위해 강원도, 양양군과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 서면 오색리와 설악산 대청봉 왼쪽 봉우리인 끝청 사이 3.5㎞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다. 1982년부터 필요성이 거론됐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추진과 무산이 반복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도록 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 신청을 조건부 승인하며 탄력을 받았으나, 이듬해인 2016년 환경부가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엔 양양군이 보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지만 같은 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양양군이 낸 부동의 취소 청구를 인용했으나 환경부는 ▲산양에게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하고 개체수 등 서식 현황 제시 ▲지형·지질 안정성 검증 등 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재차 요구했다. 이로 인해 다시 겉돌았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규제 완화를 기조로 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강원도, 양양군은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통해 이행 가능성이 높은 합의안을 도출했고, 양양군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위한 현장조사와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늦어도 2024년 후반기 착공해 2027년부터 운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뒤에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백두대간 개발행위 협의, 산지사용 허가, 설계 안전도 검사 및 건설 기술 심의,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 남은 절차가 첩첩산중이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여전하다. 그동안 환경단체는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취소 소송 등 환경부나 문화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을 벌여 왔다. 정인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상황실장은 “오색케이블카는 애초부터 정치적 논리로 부실 추진됐다”며 “오색케이블카 관련 예산의 불필요성을 국회에 알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것을 막고,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에 대한 환경부 결정을 본 뒤 후속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철래 양양군삭도추진단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환경단체가 제기할 소송에서 예전처럼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바다가 육지라면/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바다가 육지라면/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남진과 나훈아의 시대였던 1970년대, 여가수의 자존심을 지켰던 조미미의 최고 히트곡은 애절한 이별 노래 ‘바다가 육지라면’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이라는 객쩍은 아재 개그의 소재가 될 정도였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배 떠난 부두에서 떠나는 임을 목놓아 부르며 “바다가 육지라면 ~ 눈물은 없었을 것”이라며 흐느끼던 그 노래 속 주인공이 만일 구석기시대에 살았다면 바다를 앞에 두고 이별을 애통해하며 노래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구석기시대 한반도의 모습은 오늘날과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추운 빙기와 따뜻한 간빙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졌다 낮아지기를 반복하면서 지형 변화를 겪었다. 날씨가 추워지는 빙기에는 북반구의 빙하가 넓게 확장돼 동아시아 지역의 바닷물 높이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반대로 날씨가 따뜻해져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갔다. 빙기 때는 바닷물의 높이가 낮았기 때문에 지금은 바다로 연결된 중국과 한반도, 일본열도, 대만 등이 모두 육지로 연결돼 있었다. 특히 빙하가 가장 넓게 확장됐던 최종 빙하기인 약 1만 5000년 전의 후기 구석기시대 최말기에는 오늘날 서해의 대부분이 육지였다. 하지만 빙기가 끝나고 다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북반구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육지로 드러나 있던 많은 곳이 바닷물 아래로 잠기게 됐고 한반도는 북쪽으로는 대륙과 연결되고 동쪽과 서쪽으로는 바다와 접하게 됐으며 남쪽으로는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과 마주하게 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땅 모양을 형성하게 됐다. 불과 1만 5000년 전의 일이다. 지구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4기(Quaternary period)라 불리는 지난 260만년 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빙하시대와 간빙기가 반복돼 왔으며, 지금은 따뜻한 기후가 이어지는 간빙기에 머무는 중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 등 인류의 지나친 개입으로 이 반복되는 빙하기와 간빙기의 사이클이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지형은 빙하기와 간빙기라는 기후 변화의 산물이다. 기후 변화는 필연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미래다. 하지만 그 변화의 정도를 예측할 수 없게 되면서부터 기후 변화는 기후 위기가 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혼란뿐이다. 예측불허의 급격한 기후 위기를 가져온 주범이 우리 ‘인간’이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남극대륙의 얼음이 급속히 녹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리에게는 바다가 육지라면이라고 애절하게 통곡할 시간조차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에도 수술을?…3만 년 전 다리 잘린 유골 발견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에도 수술을?…3만 년 전 다리 잘린 유골 발견

    3만 1000년 전 지금의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서 역대 가장 오래된 절단 수술의 흔적이 확인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팀이 인류 초기의 암각화가 그려진 량테보 동굴에서 발굴한 유골을 분석한 결과 왼쪽 다리 일부가 정교하게 잘린 흔적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동굴 속 무덤에서 발견된 이 유골은 약 3만 1000년 전 사망한 20세 전후 남성의 것으로 추정된다. 놀라운 사실은 왼쪽 발은 물론 다리 일부가 정교하게 잘린 상태라는 점으로 뼈의 상태가 깨끗하고 상처도 치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연구팀은 절단 원인이 악어 등에 물렸을 가능성도 배제했는데 이는 이로인한 감염이나 골절 등 흔적없이 깨끗하게 사선으로 절단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연구팀은 이 남성이 다리를 잃은 후 6~9년을 더 생존했으며 젊은 나이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분석했다.이번 유골 발견은 높은 의학기술을 요하는 인류의 절단 수술 시기가 훨씬 더 앞당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사지 절단 수술의 증거는 프랑스에서 발굴된 약 7000년 전 신석기시대 농부의 잘려 나간 팔이었다. 곧 이보다 훨씬 앞선 3만 년 전 수렵채집인들도 치명적인 출혈이나 감염없이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 능력을 가진 셈이다.   연구를 이끈 팀 말로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류의 의학 지식과 발전의 역사를 새로 쓴다"면서 "다리를 절단하는데 어떤 도구가 사용됐는지, 감염을 어떻게 예방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날카로운 돌 도구나 이 지역에 있는 약용 식물을 사용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해당 남성은 절단 환자로서 험준한 지형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지역 사회가 그후 몇 년 동안 이 남성을 돌봐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 40년 묵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이젠 종지부 찍나

    40년 묵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이젠 종지부 찍나

    강원 양양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 서면 오색리와 설악산 대청봉 왼쪽 봉우리인 끝청 사이 3.5k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다. 9일 강원도에 따르면 양양군은 지난달부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위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고, 설계용역도 착수했다. 앞선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강원도, 양양군은 5차례 실무협의를 갖고 이행 가능성이 높은 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김철래 양양군 삭도추진단장은 “우선 가장 중요한 환경영향평가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와 설계는 연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거론된 건 40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양군은 관광자원 확대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악산 제2의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고, 1995년부터는 오색케이블카로 이름이 바뀌어 사업이 추진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환경부가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9년 양양군이 보완을 거쳐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같은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양양군이 낸 부동의 취소 청구를 인용했으나, 환경부는 산양 위치 추적기 부착, 케이블카 공사 구간 전 지역에 대한 박쥐 서식지 조사, 지형·지질 관련 시추 조사를 통한 안전성 검증 등 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다시 겉돌았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 방침에 따라 새 국면을 맞았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김진태 강원지사도 최근 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강한 추진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 현장 조사에 이은 일련의 절차가 중단없이 이뤄지면 늦어도 2024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부터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정부와 도 모두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의지가 강해 앞으로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려한 화단과 척박한 땅의 간극/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려한 화단과 척박한 땅의 간극/식물세밀화가

    유년 시절의 추억 속 식물을 떠올려 본다. 우리 집 거실에 있던 소철 화분과 보라매공원에서 본 붉고 노란 튤립.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식물은 대부분 재배식물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지난여름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창에 닭의장풀 꽃 사진을 올렸더니 친구 하나가 어릴 적 이 식물을 잉크꽃이라 불렀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경기도 양평에서 나고 자란 친구는 자신이 식물에 딱히 관심 있던 것은 아니지만 닭의장풀, 애기똥풀, 하늘타리와 같은 들풀을 자주 봐 온 터라 자연스레 들풀 이름을 많이 알게 되었다 말했다.친구와 나는 같은 시기 같은 한국, 50㎞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살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에 둘러싸여 있었다. 재배식물을 보아 온 나와 자생식물을 보아 온 친구 사이에는 각자가 살아온 땅의 간극이 분명 존재했다. 일정 장소에 모여 사는 식물군, 식생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기후와 토양, 지형이다. 남미의 사막에 사는 식물과 우리나라에 사는 식물이 다르고, 내가 사는 경기도와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식물도 다르다. 그러나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땅의 식생 차이는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인위적인 개발의 영향이 훨씬 커 보인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식물 수업을 하던 중 제철을 맞은 앵두(앵도)나무 이야기를 꺼냈다. 한참 앵두나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어린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를 물으니 학생 3분의2가 앵두를 모른다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며 가만히 앵두나무를 되뇌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앵두나무는 도시 주택의 정원수로서 흔히 심어져 왔다. 그러나 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앵두나무는 뽑히고 베어져, 이제 이들은 서울 공원이나 대형 정원 혹은 경기도 외곽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우리가 고층 건물을 짓느라 앵두나무를 도시 밖으로 내쫓은 셈이다. 앵두나무와 감나무, 할미꽃이 있던 도시 주택가는 콘크리트와 시멘트를 부어 만든 새 아파트와 외국에서 육성된 이름 모를 외래 식물이 가득한 화단이 되었다. 앵두나무가 있기 전의 땅에는 또 다른 고유 식물들이 살아왔을 것이다. 지루하고 지저분한 것은 멀리 내쫓고, 새롭고 깨끗한 존재를 내 가까이에 들여놓는 일의 반복이야말로 지금껏 인류가 해 온 일이다.가끔 도심 화단을 지날 때면 식재된 식물종의 다양성과 화려함에 놀라곤 한다. 생소한 품종의 달리아, 해바라기, 튤립 외에도 범부채와 나리, 상사화와 같은 야생화 그리고 민트, 로즈메리 등의 허브식물도 볼 수 있다. 예산이 넉넉한 지역일수록, 주민의 미감이 까다로울수록 그에 맞게 화단 생태계는 발전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여전히 이용되지만 더이상 도시 안에서 식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앵두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그 외의 채소와 과일의 행방을 생각해 보자. 서울에서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경기도 외곽 지금 내가 사는 지역에는 크고 작은 공장과 택배회사, 갖가지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농장이 즐비하다. 신선한 상태의 식재료를 서울에 공급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에 생활용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외곽에 농장과 공장을 지어야 했다. 가끔 이곳은 서울을 위해 존재하는 동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곳은 아니었다. 어릴 적 아버지의 고향인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농촌 마을이었으나, 이제 귀한 야생화나 여유로운 농촌 풍경 대신 트럭 무게에 깨진 콘크리트 사이를 비집고 나온 잡초들이 무성하다. 물론 우리 지역이 도시 조경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십여 년 전, ‘공장지대’가 된 초기만 해도 봄이 되면 지자체에서 길가 화단에 대대적으로 화려한 재배식물 모종을 심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트럭들이 오가며 내뿜는 매연과 뜨거운 바람 그리고 쓰레기 때문에 화단의 꽃이 잘 자라지 못하다 보니 이제 지자체에서는 화단에 맥문동과 팬지처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생존력이 강한 소수의 식물만을 심게 되었다. 흙이 노출된 땅에는 오염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는 애기똥풀, 딱지꽃, 지칭개와 같은 들풀이 건조한 모습으로 생장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매일 만나는 식물 풍경이다. 내 눈앞에 화려한 재배식물 화단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생존력이 강한 식물만이 살아갈 수 있는 오염된 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경기도 외곽의 어느 동네를 산책하며 깨달았다.
  • “美 전기차 뒤통수 뒷북 대응… 유예·경과 규정 선택지로 설득해야”[최광숙의 Inside]

    “美 전기차 뒤통수 뒷북 대응… 유예·경과 규정 선택지로 설득해야”[최광숙의 Inside]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정책에 자동차 업계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국익 앞에서 한미동맹도 맥을 못 썼다. 미중 경쟁, 코로나19, 디지털 대전환 등으로 복합 대전환 시대로 접어들면서 세계는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다. 지난달 30일 최석영 전 경제통상 대사를 만나 경제 안보가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시점에 우리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반도체·위구르법도 조심해야 -최근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정부 대표단이 미국을 항의 방문했다. 뒷북 아닌가. “IRA는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밀어붙인 측면이 강해 상원에서 통과될지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 의회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지 못해 사전에 이를 막지 못한 것은 문제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뒷북 대응이다.” -IRA는 국내외 제품의 차별을 금지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인데 WTO 제소 조치는. “WTO 협정과 한미 FTA 위반 소지가 크다. 하지만 WTO에 제소해도 최종 판결까지 몇 년 걸리고, 승소해도 피해를 실효적으로 보상받기 어렵다. 한국산 전기차에 가해지는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2024년부터 시행되는 배터리에 대한 미국산 부품 비율 규정 적용을 유예하거나 경과 규정을 두는 방안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미국을 설득하는 게 현실적이다.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공장들이 몰려 있는 조지아·앨라배마주 하원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미 의회를 움직여야 한다.” -미국의 반도체법, 위구르 강제노동금지법안 등도 향후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이 중국 및 기타 우려 국가에 첨단 기술 투자를 하는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박탈당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구르 강제노동금지법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됐다고 추정하고 해당 상품의 미국 반입을 금지한다. 이 지역은 희토류와 면화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광물 또는 원부자재를 원료로 하거나 가공해 무역하는 기업 역시 신경 써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 코로나19 등으로 국제사회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2차 대전 후 다자주의와 무역자유화로 경제적 번영을 추구했던 국제질서가 자국 우선주의로 재편되고 있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의 귀환, 팬데믹, 기후변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 등으로 대표되는 복합 대전환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다자 간 통상체계가 무너지면서 핵심 산업에 대한 각국의 통제가 이뤄지는데. “미중 갈등으로 악화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더 격화됐다. 이에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배터리, 통신 등 핵심 기술의 유출 방지를 위해 외국인 투자 규제와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다.” ●경제 안보 대전제 전략 짜야 -각자도생의 시대이기에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법과 규범보다 주먹이 앞서는 세상이 된 것이다. 힘센 러시아가 약한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전쟁을 일으키고, 중국이 동중국해·남중국해에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각국의 심화된 상호의존 관계 때문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거나 위협을 받는 이른바 ‘상호의존의 무기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사드 배치, 일본의 수출 통제도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경제적 강압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경제와 안보가 융합된 개념인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경제 안보 차원에서 우리의 전략은. “미국은 입법을 통해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고, 일본 등도 지정학적 안보지형에 대응해 무역·투자의 경쟁력 강화, 기술 수출 통제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권력 싸움에 정신이 팔려 냉엄한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우리도 독자적인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경제안보는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체제 가치에 대해 가치판단과 정책지향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경제적 상호의존성 때문에 핵심 전략에 대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같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경제적 강압조치에 대비해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국가 안보 전략은 잘 작동하는가. “정부가 말로는 국가 안보 운운하지만 국가안보전략을 담은 문서로 된 보고서조차 없다. 미국 백악관은 2년에 한 번씩 공식적으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간한다. 우리도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대명제 아래 국가안보전략을 짜야 한다.” -지난 정부도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했는데 윤석열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안보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발생한 요소수 대란 등 경제 문제에 대응하는 측면이 컸다면, 윤석열 정부는 경제 이슈를 안보와 통합해 개념이 더 확대됐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추락시킨 한국 외교의 위상을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 경제안보는 경제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국방, 국가 정보에 관한 민감한 정책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경제정책과 국가안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충돌한다면. “안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지만, 경제는 ‘잘사느냐 덜 잘사느냐’의 문제이다. 대중 관계에 이를 적용하면, 중국에 종속돼 잘사는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더 못살더라도 자유 독립을 택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한국의 답은 자명하다.” ●미중 간 균형자 역할은 궤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데 우리의 선택은. “미국은 동맹국가이고, 중국은 경제파트너 국가이다. 한국이 미중 간 운전자,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다.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중국이 우리나라와 더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 이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 사드 관련 ‘3불(不) 1한(限)’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보복만 당하지 않았나. 한미동맹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악화될 이유가 없다. 한중 간에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강화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중국이 한국에 강압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훼손시키는 굴욕적인 외교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한 ‘펠로시 패싱’ 논란이 일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발맞추기 위해 정부는 특히 국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는 미국의 입법 동향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 펠로시라는 미국 정치계 거물이 방한했는데 공항 의전 논란,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이 벌어진 것은 단순히 외교적인 실수가 아니라 참사다. 국회와 외교부, 대통령실 간 소통이 되지 않고 외교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새 정부 출범 100일이 넘었지만 미중 갈등 국면에서 대중국 외교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과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치열해진 국제 협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국제 협상은 총성 없는 전쟁터이다. 국가 간 힘의 불균형이 고스란히 반영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강대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내 이해 당사자들의 단합된 에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외교는 내정을 반영한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빠져 분열되는 경우 국가이익을 소흘히 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최석영 전 대사는  1979년 외무고시(13회) 합격 이후 37년간 외교관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대표로 활동한 국제 협상 전문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총장,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주제네바 대사, 경제통상 대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있다. 2014년 WTO 정보통신기술 협상 시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게 되자 회의 불참을 통보하며 8개월간 버텨 결국 우리 이익을 관철시킬 정도로 강단이 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협상가의 주요 덕목으로 꼽는다.
  • [안녕? 자연] ‘종말의 날 빙하’ 예상보다 빨리 사라진다 “간신히 버티는 중”

    [안녕? 자연] ‘종말의 날 빙하’ 예상보다 빨리 사라진다 “간신히 버티는 중”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주는 탓에 ‘지구 종말의 날 빙하’로도 알려진 남극 스웨이츠 빙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남극대륙 서쪽 아문센해에 맞닿아 있는 스웨이츠 빙하는 한반도 전체 면적(22만㎢)보다 조금 작은 약 19만 1900㎢로, 매년 얼음 약 500억t을 바다로 유입시키며 해수면 상승(전체의 4%)을 유발한다. 이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지금보다 60㎝가량 높아질 수 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남극조사단 등 국제연구진은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가 지난 200년간 얼마나 녹았는지를 조사했다.조사는 지난 2019년 스웨이츠 빙하 앞쪽 해저 700m 아래 지형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여러 차례 찍어 지도화(매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연구진은 빙하 앞부분이 녹아 붕괴하고 매일 조수 간만 차이에 따라 해당 지형에 생긴 흔적 약 160개를 기록했다. 분석 결과, 스웨이츠 빙하의 경계선은 지난 200년 중 일정 기간(약 6개월) 갑자기 2.1㎞ 이상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빙하가 붕괴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인데, 연구 주저자인 사우스플로리다대의 앨러스테어 그레이엄 박사는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빙하 붕괴는 20세기 중반쯤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시 빙하 후퇴 속도는 지난 10년간 관측된 것보다 2배 더 빨랐다. 이 같은 데이터는 이 빙하가 지금까지 예상과 달리 앞으로 훨씬 빠르게 붕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동저자인 영국 남극조사단의 로버트 라터 박사는 “현재 스웨이츠 빙하는 손톱으로 잡고 있는 것처럼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태다. 이 빙하는 앞으로 한두 해 안에 더 얇아질 것이고, 그러면 붕괴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9월 5일자에 실렸다.
  • 고대 호주에 살았던 초미니 악어 발견

    고대 호주에 살았던 초미니 악어 발견

    호주는 오래전 다른 대륙과 분리되어 자신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진화시켰다. 다른 대륙에서는 마이너 그룹인 유대류가 포유류의 대세인 점이나 독특한 파충류들이 진화한 것은 고립된 지형적 특징 덕분이다.   사실 캥거루나 코알라 같이 현재 우리가 보는 유대류는 호주 독자 생태계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사람이 호주 대륙에 상륙하기 전에는 대형 악어와 견줄 만큼 큰 대형 도마뱀과 키가 사람보다 큰 날지 못하는 새, 그리고 몸무게가 수 톤이나 되는 대형 유대류 등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천국이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퀸즐랜드주 북서부에서 매우 독특한 신종 악어 화석을 발견했다. 트리로포수쿠스 라크하미(Trilophosuchus rackhami) 라고 명명된 신종 악어는 1350만 년 전 호주 대륙을 활보했다. 트리로포수쿠스는 몸길이 70-90cm에 몸무게 1-2kg 정도로 호주에서 발견된 모든 화석 및 현생 악어 가운데서 가장 작다. 현재 가장 큰 악어이고 호주 해안가에 출몰하는 바다 악어가 최대 6m에 몸무게 1톤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작은 초미니 악어인 셈이다. 연구팀은 잘 보존된 두개골 화석을 분석해 새끼가 아닌 다 자란 성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트리로포수쿠스의 진짜 독특한 부분은 크기가 아닌 뇌에 있다. 연구팀은 두개골의 고해상도 CT 사진을 통해 트리로포수쿠스의 뇌 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생 악어와 가까운 악어임에도 불구하고 뇌구조는 멸종된 지상 악어들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생 악어는 물속에서 먹이를 기습하거나 물고기를 잡아먹는 반수생 파충류이다. 하지만 악어류의 조상은 여러 차례 육지 생활에 적응해 지상 사냥꾼으로 성공했다. 그중 일부는 육식 공룡처럼 몸집을 키웠지만, 공룡이나 포유류처럼 더 강력한 지상 포식자와의 경쟁에서 밀려 대부분 멸종했다.  트리로포수쿠스는 다른 경쟁자가 없는 호주의 환경에서 육지 생태계의 틈새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고립된 호주 대륙이 진화적 실험의 무대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시기 호주 대륙은 이렇게 작은 초미니 육지 악어와 거대 유대류, 파충류, 조류가 공존하는 별난 세상이었다. 이런 별난 생태계는 인간의 상륙 이전까지는 잘 유지됐지만, 인간이 온 이후에는 상당수가 사라졌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아직 남은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 “도시 3D 복제로 자연재해 예측·대응 가능”

    “도시 3D 복제로 자연재해 예측·대응 가능”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 시 도심 피해가 어느 정도이고, 어느 지역부터 대피해야 하는지 사전에 알 수 있습니다.” 백종윤(42)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및 자율주행그룹 부문장(부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의 강점과 활용처를 설명하면서 국민 생명권과 직결된 자연재해 예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역대급 태풍 ‘힌남노’에 의한 피해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를 3차원(3D)으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가상공간에 실제 도시와 동일한 도시를 구축하고 각종 재난, 환경, 교통 등과 관련된 도시 행정을 현실에 적용하기 전에 먼저 시험해 보는 용도로 쓰인다. 지난해 네이버랩스와 서울시는 서울시 전역(605.23㎢)을 3D로 디지털 복제한 쌍둥이 도시 ‘에스맵’을 개발했다. 백 부사장은 “현재 에스맵으로도 서울 지역의 지형·고도를 확인하고 침수 발생 시 어느 도로부터 잠기는지를 알 수 있다”며 “현재 기술에 실제 강수량 데이터와 배수로 지도 등의 주요 정보를 기입하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백 부사장은 지난달 호우에 집중적으로 잠긴 지역의 3D 지도를 보여 주면서 “물에 잠기는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침수 우려가 가장 큰 지역이 초록색으로 보이고 침수되는 방향에 따라 노란색과 갈색으로 표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부사장은 “과거 지형의 높이는 수십 미터 단위 정도를 기준으로만 살펴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미터보다 더 낮은 수치로 지형의 미세한 높이까지 분석할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국지적인 호우가 많이 발생할 경우 사거리 주변 지역의 높낮이까지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배수펌프를 어디에 설치해야 물이 빨리 빠지는지 등을 알 수 있고 어느 지역부터 먼저 대피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어 행정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전념해 온 백 부사장은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지도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항공 사진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단위 도시의 건물과 실내 공간 등 물리 공간을 그대로 디지털화해서 복제하는 기술에 집중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1.5㎞ 상공에서 항공사진 2만 5000장 정도를 찍어 서울시를 3D 지도로 구현한다. 모든 이미지의 해상도는 픽셀당 8㎝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어 차선 하나하나를 다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한 번의 촬영으로 ‘3D 지도’, 차선 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로드 레이아웃 지도’, ‘고정밀 지도’ 등 세 가지 형태의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이상 기후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기술로도 꼽힌다. 실제 네이버랩스는 성남시의 3D 열섬 지도를 만들고 있다.
  • “디지털 쌍둥이 도시 만들어 태풍·호우 같은 자연재해 피해 미리 대비 가능”

    “디지털 쌍둥이 도시 만들어 태풍·호우 같은 자연재해 피해 미리 대비 가능”

    백종윤 네이버랩스 부사장 인터뷰“이 기술을 바탕으로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 시 도심 피해가 어느 정도이고, 어느 지역부터 대피해야 하는지 사전에 알 수 있습니다.” 백종윤(42)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및 자율주행그룹 부문장(부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의 강점과 활용처를 설명하면서 국민 생명권과 직결된 자연재해 예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역대급 태풍 ‘힌남노’에 의한 피해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를 3차원(3D)으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가상공간에 실제 도시와 동일한 도시를 구축하고 각종 재난, 환경, 교통 등과 관련된 도시 행정을 현실에 적용하기 전에 먼저 시험해 보는 용도로 쓰인다. 지난해 네이버랩스와 서울시는 서울시 전역(605.23㎢)을 3D로 디지털 복제한 쌍둥이 도시 ‘에스맵’을 개발했다. 백 부사장은 “현재 에스맵으로도 서울 지역의 지형·고도를 확인하고 침수 발생 시 어느 도로부터 잠기는지를 알 수 있다”며 “현재 기술에 실제 강수량 데이터와 배수로 지도 등의 주요 정보를 기입하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부사장은 지난달 호우에 집중적으로 잠긴 지역의 3D 지도를 보여 주면서 “물에 잠기는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침수 우려가 가장 큰 지역이 초록색으로 보이고 침수되는 방향에 따라 노란색과 갈색으로 표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육안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지대의 높낮이를 3D 지도를 통해 보면 해당 지역 내 어느 도로가 제일 먼저 물에 잠기고 물이 점차 어디로 퍼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백 부사장은 “과거 지형의 높이는 수십 미터 단위 정도를 기준으로만 살펴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미터보다 더 낮은 수치로 지형의 미세한 높이까지 분석할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국지적인 호우가 많이 발생할 경우 사거리 주변 지역의 높낮이까지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배수펌프를 어디에 설치해야 물이 빨리 빠지는지 등을 알 수 있고 어느 지역부터 먼저 대피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어 행정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전념해 온 백 부사장은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지도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항공 사진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단위 도시의 건물과 실내 공간 등 물리 공간을 그대로 디지털화해서 복제하는 기술에 집중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1.5㎞ 상공에서 항공사진 2만 5000장 정도를 찍어 서울시를 3D 지도로 구현한다. 모든 이미지의 해상도는 픽셀당 8㎝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어 차선 하나하나를 다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한 번의 촬영으로 ‘3D 지도’, 차선 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로드 레이아웃 지도’, ‘고정밀 지도’ 등 세 가지 형태의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이상 기후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기술로도 꼽힌다. 실제 네이버랩스는 성남시의 3D 열섬 지도를 만들고 있다. 성남시는 열섬현상(인구·건물 밀집 등으로 도심 온도가 다른 곳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어느 지역에 나무와 풀을 심으면 좋을지를 파악하는 등 행정 및 정책 도입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계획이다.
  • ‘서해권 해양 연구소’ 언제 어디에 설립되나

    서해안권 해양과학기술 및 해양산업 응용·실용화를 위한 연구소 설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서해 거점 연구소’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973년 설립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소’는 1997년 경남 거제에 남해연구소가 만들어지고, 2008년 경북 울진에는 동해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서해를 연구하고 해양인프라 구축을 책임질 기관은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서해안권 지자체와 정치권 등에서 서해 거점 연구소 설립을 통해 바다에서의 지역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도 내부적으로 서해 거점연구소 건립을 위한 검토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거점연구소 후보지로 여러 지역이 검토되고 있지만 현재 전북 새만금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 서해 거점 연구소 지역이 선정될 거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내년 이후로 미뤄진 분위기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고창 갯벌을 비롯한 110.5㎢에 달하는 갯벌이 있어 지형적·지질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골자로 정치권과 합심해 서해 거점 연구소 설립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혜택 쏠림 지역화폐 예산 낭비” vs “동네경제 매출 돕는 민생 효자”

    “혜택 쏠림 지역화폐 예산 낭비” vs “동네경제 매출 돕는 민생 효자”

    국비 없애고 지자체 전담 밝히자 野 지역화폐 예산안 심사로 맞불 일각 “이벤트성 편중된 지원 불과” 이재명, 예산 전액 확보 의지 보여 ‘이재명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이 올해 정기국회 예산안 심사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정부의 2023년 예산안 발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의 공식 출범이 공교롭게도 맞물렸기 때문이다. 지역화폐 예산 증감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논리 대결이 본격화한 가운데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에서 이뤄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이 부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지역화폐 국고 예산은 본예산 기준 6053억원, 추가경정예산 기준 7053억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지역화폐 예산이 0원이라고 제도가 없어진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중앙정부의 국고 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이지 제도는 지방자치단체 자체 예산으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화폐는 효과가 개별 지자체에 한정되는 고유 사업으로, 국가 세금으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원하는 건 사업 성격상 맞지 않는다”고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 예산 가운데 지자체로 가는 예산이 전국 교육청을 포함하면 22조원 정도이고, 일반행정 예산에서도 11조원 이상의 교부금이 내려간다”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화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예산이 부족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국고 지원 폐지 찬성론은 지역화폐 예산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예산이 아니라 일부 지역, 불특정 계층에 편중된 이벤트성 예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 관계자는 “고소득층 부모가 자녀 학원비를 할인받는 데 활용되고, 이벤트 응모처럼 선착순으로 마감되고, 지역화폐를 현금화해 이득을 보는 ‘깡’도 심한데 무슨 서민 예산이냐”고 말했다. 지역화폐 예산 부활을 주장하는 야당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역화폐만큼 성공한 정책이 어딨느냐”고 반문한다. 국고 예산이 있었기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역화폐 국비를 전액 삭감했다는 건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 매출 하락과 민생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역화폐 예산 삭감을 거론하며 “철저하게 예산 심사에 응해 입법에 임하겠다”며 전액 삭감된 예산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역화폐 예산은 지난해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대폭 증액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지역화폐 예산을 1조 2522억원에서 1조원 삭감한 2403억원만 편성했으나,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의 입김으로 다시 152%(3650억원) 늘어난 6053억원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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