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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지하철 참사/ 유품등 300부대 빗속 방치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서둘러 수거된 잔해물 300여부대가 안심차량기지에 일반쓰레기로 방치돼 있는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대구지하철공사는 특히 수사상 중요 증거물이 될 유류품을 매립대상인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두고 있어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중앙로역 현장에서 서둘러 수거된 잔해물은 20일 야간을 이용,대구시 동구 방촌동 안심차량기지로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유류품이 사고 다음날 공사직원들과 군장병들에 의해 서둘러 수거된 뒤 현장에는 물청소가 실시됐었다. 이와 관련,실종자가족들과 시민단체 대책위측은 “아직도 사고현장에서 유골과 유류품이 발견되고 있는데 사고현장의 잔해물을 쓰레기 청소하듯 쓸어담아 빗속에 방치해 놓고 있는 것은 사건을 은폐·축소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 발생 후 5일이 지난 23일에도 사고현장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과 유류품 등 20여점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 잔해물 더미에도 상당수의 실종자 유골과 유품이 포함돼 있을가능성이 높다.하지만 22일부터 2일간 대구지역에 내린 비로 잔해물 더미 속의 실종자 유해와 유류품 등이 크게 훼손됐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또 공사가 잔해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 치우듯’ 마구잡이로 수거,신원확인 등에 단서가 될 유골과 유류품 등이 마구 뒤섞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사 취재진이 잔해물 더미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서자 지하철공사는 23일 부랴부랴 빗속에 방치하고 있던 이들 잔해물 더미에 비닐을 덮어씌우는 등 잔해물 관리에 들어갔다. 화재 당시 발생한 고열에 시신이 모두 타버려 DNA추출이 불가능해지는 등 난관에 부딪힌 실종자 확인작업을 위해서는 이들 잔해물 더미의 체계적인 분류와 정밀 감식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체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과수 집단사망자관리단(단장 이원태)도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실종자 수와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모든 유류품에 대한 감식작업이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월배차량기지 사고 열차 등에 대한 시신수습과 감식작업만 이뤄졌을 뿐 다른유류품 등 증거 자료는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국과수도 안심차량기지에 옮겨진 사고 잔해물 더미의 정밀 감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하철공사 시설부는 “사고 현장에 대한 안전정리가 시급해 현장감식 작업을 벌인 경찰로부터 허락을 받아 잔해물을 수거,안심차량기지로 옮겼다.”고 해명했다.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국과수 등으로부터 이들 잔해물에 대한 감식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김상화기자 shkim@kdaily.com ***대책본부 따로 감식반 따로...현장보존 안돼 실종자 확인 난항 “전동차내 가로 1m,세로 2m 구역을 조사하는데 5시간 이상 걸리는데,수백명이 희생된 사건 현장이 단 하루 만에 사라지다니 정말 어이없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사건대책본부와 현장 감식반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아 재난 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사건은 물론 수습도 총체적·구조적 부실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다. ●초기대응 손발 안 맞아 사건 발생 직후 대책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반의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실종자 신원확인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다음날인 19일 대구 지하철공사의 복구작업으로 사건 현장이 말끔히 치워지는 과정에서 대책본부는 감식반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감식반은 월배차량기지에 옮겨진 전동차 내부의 시신이 워낙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DNA보다 유류품쪽에 기대를 걸었으나 현장이 ‘없어진’ 탓에 차질을 빚게 됐다.엄청난 인재(人災)를 겪고도 주먹구구식 대처로 제2의 인재를 자초한 셈이다. 지하철공사 복구팀장 김욱영(52)씨는 “상부에서 현장을 치워도 좋다는 말을 들었을 뿐 특별한 주의사항이나 감식반과의 의견교환에 대해서는 따로 들은 것이 없다.”고 털어놨다.이에 대해 국과수 관계자들은 “있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국과수 감식반이 사건 발생 후 30여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작업에 본격 투입된 것도 재난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장보존 없는 재난관리 규정 대구시의 ‘재난관리규정’에는 ‘현장보존’이나 ‘감식 체계’ 등 재난복구에 반드시 필요한 규정이 아예 담겨 있지 않다.지난 95년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이후 96년 9월 대구광역시 재난관리규정은 훈령 903호로 재개정됐지만,대부분 지휘체계나 인원배정에 대한 내용들뿐이다. 대구 이영표 유영규기자 whoami@
  • 대구지하철 참사/간부진 직무유기 적용 고심

    대구지하철 참사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대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경찰은 우선 지하철 운행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기관사 및 사령팀 등 실무진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하지만 지하철 공사의 책임자까지 확대하는데는 머뭇거리고 있다. ●기관사·사령팀 등 19명 사법처리 경찰은 일단 방화용의자 김대한(56)씨와 사고 열차 기관사 2명,종합사령실 근무자 3명,중앙로역 역무원 1명,기계설비사령팀 근무자 3명 등 1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또 기관사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거나 대피방송을 하지 않은 관련자 9명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됐다. 1079호 기관사 최모(33)씨는 불이 난 뒤 종합사령실에 제 시간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1080호 기관사 최모(39)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56분쯤 불이 난 중앙로역에 객차를 세운 뒤 상황판단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뒤늦게 마스컨키를 뽑아 대피하는 바람에 출입문이 잠겨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종합사령팀 근무자 3명은 1079호 지하철에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했고 맞은 편에서 오던 1080호 열차를 화재현장인 중앙로역으로 진입시킨 점 등이 인정돼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로역 역무원은 사건 발생 당시 CCTV화면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기관사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하지 않은 점이,기계설비사령팀 근무자들은 사건 직후 화재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기계 오작동’으로 간주해,묵살한 점 등이 과실로 인정됐다. ●시·지하철공사 관계자 처벌 여부 경찰은 지하철공사 간부들까지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하위직 실무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로 끝날 경우,거센 유족들의 반발과 지하철공사 및 대구시에 지휘·관리·감독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이날 대구시 관련부서 관계자들을 불러 관리·감독 소홀 여부를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지휘선상에 있는 지하철공사 간부와 일부 경영진도 불러 직무유기 부분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현장 훼손 책임자도 문책해야” 유족들은 사건 다음날인 19일 대책본부가 참사현장을 물청소하는 등 현장을훼손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자 문책과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이세영기자 sylee@
  • [지하철 긴급점검] ③ 덩치만 키운 30년

    지하철 건설 30년 동안 덩치만 키웠나.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다는 지적이다.지하철이 대중 교통수단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올해로 29년째가 된다.하지만 그동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선확장을 비롯한 건설에만 열을 올렸지 화재나 각종 재난에 대한 안전조치는 소홀히 취급됐다.홍수 때는 물이 넘쳐들어왔고 장애인이 추락해 생명을 잃기도 했다.급기야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앞만 보고 달린 숨가쁜 질주 현재 운행중인 국내 지하철 노선의 총연장은 401.4㎞.지난 74년 8월 서울지하철 1호선이 운행을 시작한 이후 한해가 멀다 하고 추가로 건설됐다. 84년 서울지하철 2호선,85년에는 부산지하철 1호선,93년 인천,95년 대구지하철 등이 잇따라 개통했다.이 순간에도 서울 9호선,부산 3호선,대구 2호선,광주 1·2호선,대전 1호선 등이 건설되고 있다.노선 길이로 볼 때 서울은 286㎞로 뉴욕,런던,파리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준이다. ●높아지는 위상 정부가 지하철 건설에 열을 올린 이유는 지하철로 서울의 교통난을 풀겠다는 정책의지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현재 서울 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은 37.8%에 달하고 있다. 김포공항∼반포를 잇는 25.7㎞ 9호선이 오는 2007년 완공되면 수송분담률은 4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10%대의 낮은 분담률에 그치고 있는 부산·대구 등 지방의 대도시들도 현재 건설중인 1호선 연장과 2호선이 완공되면 5년 이내에 2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도쿄,런던,파리 등 외국의 주요도시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소프트 웨어는 제자리 지하철의 노선길이로 본 건설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운영체계는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 25.7㎞의 건설공기를 7년으로 잡을 정도로 서울시의 지하철 건설 기술력은 뛰어난 편이다.하지만 화재예방,수방시설,장비 등 안전운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아직 허술하기 짝이 없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에야 지하철역사 안에 발광체로 비상 유도선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만 봐도 안전이나 운영 수준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특히 휘발유,시너 등 인화성 물질과 위험물의 역사 반입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이를 막을 만한 마땅한 장치나 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선로의 경우 그동안 지하철 공사가 관리하는 133.1㎞ 가운데 안전진단을 마친 구간은 불과 84.4㎞밖에 안될 정도로 안전의식이 둔감한 실정이다.이밖에도 누수,장애인 추락사고 등 서울에서만 한해 500여건의 크고 작은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강창구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은 “건설수준에 비해 운영체계,특히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kdaily.com ***지하철 부채 5조 정부가 해결해야 지하철 부채 해결에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운영기관이 빚더미에 눌려 무리한 인원 및 경비 절감을 강행하다 보니 ‘승객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지하철 빚 문제는 지하철을 운영하거나 건설중인 시·도의 공통과제이지만 서울시의 고민은 심각하다. 산하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의부채는 모두 5조 7343억원으로 서울시 부채의 81.5%를 차지하고 있다.8개 노선 286.9㎞를 건설하면서 생긴 부채 4조 8306억원을 고스란히 두 기관에서 떠안은 것.나머지 9037억원은 운영부채다. 서울시는 “정부가 지하철 건설 때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빚이 생겼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8개 노선 건설비 12조 1382억원의 비용 가운데 정부지원은 18.3%인 2조 2209억원에 불과하다.서울시는 고건 전 시장 때부터 정부와 서울시가 건설부채 해결에 나서는 대책을 세웠으나 정부의 비협조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건설부채의 50%를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해결하려 했으나 중앙 정부가 한푼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 이명박 시장은 공사가 떠안고 있는 건설부채를 서울시로 가져와 중앙정부와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실현여부가 주목된다.2006년까지 4조 8306억원의 건설부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대구지하철 참사/ 참사 다음날 물청소 ‘사라진 현장’

    ‘현장이 사라졌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사고 수습 및 사후 대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사고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구지하철 시민사회단체대책위는 21일 “현재 진행중인 중앙로역 복구작업은 시가 사고원인의 일부로 추정되는 역내 전기배선 문제,환풍기 및 발전시스템의 가동 상태 등을 무시하고 단순방화와 안전규칙의 문제로만 국한시키려는 의도”라며 복구작업을 중단하고 현장보존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방재 전문가들도 “대구 지하철 화재는 100년에 한 번 날까말까한 대형 참사임과 동시에 소중한 지하철 사고 연구 사례지만 사고 조사가 종합사령실과 기관사의 업무상 과실에만 맞춰지는 등 제대로 된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지하철공사 직원과 육군 50사단 장병 등 100여명이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19일 중앙로역 일대에서 물청소를 벌이는 바람에 사고 당일 승객들이 버리고 간 신발과 옷가지,휴대전화 등이 ‘말끔히’ 치워졌다.사고 전동차 2대도 같은날 월배차량기지로 옮겨져 현장에 남아 있지 않다. 21일에도 중앙로역의 건축 마감재를 철거하고 모터카로 사고역에서부터 안심 차량기지까지의 사고 잔재물을 모두 치우는 등 복구작업이 계속됐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지하철 참사 현장’이 단 나흘 만에 깨끗이 치워져 버렸다. 사실상 유일한 현장 조사권한을 갖고 있는 경찰은 용의자와 사고 전동차 기관사 등에 대한 수사에 몰두,나름대로 성과를 거뒀지만 이는 사고 예방과는 거리가 멀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실시한 현장 감식으로도 지하철 운영 시스템상 문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왕종배 안전시스템연구팀장은 “지하철 운영 시스템상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전문 지식이 없는 경찰이 현장 조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면서 “사령실과 기관사의 과실 외에도 운행 시스템 및 역사 안전관리,전동차의 제원,직원 안전교육 등 다양한 문제점이 숨어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현장이 급속도로 훼손된 데다 사고 차량의 제원·사양,역사의 구조,전기·기계 계통도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전문적인 현장조사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경우 철도,항공,해양,도로 등 각종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현장을 철저히 통제,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사고 조사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다.소방관을 제외하고는 경찰 등 관계기관도 책임조사관(IIC)의 승인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경찰,소방관,공무원,직원,취재진 등이 뒤엉켜 ‘난장판’과 같은 국내 현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설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NTSB의 조사범위는 사고 차량의 역사,승무원의 의무,철도의 전기·설비·신호 등 운영 시스템,승무원의 피로도·근무강도,약물·알코올 섭취여부,생존자 분석,부근지역의 비상 대비 시스템 등으로 광범위하다.”면서 “관련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이들에게 사고 조사 권한도 없는 국내 상황에서는 담당자 몇 명 구속하는 선에서 사고조사가 마무리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전체 운행 시스템에 대한 총점검이 필요한 대구지하철은 시민불편을 이유로 사고 다음날인 19일 오전부터 중앙로역 주변 6개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 운행을 시작했다.대구 지하철의 하루 이용 승객은 15만여명으로 전체 수송분담률의 5%에 불과하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윤명오 소장은 “전문가들이 사건 발생 초기부터 합동조사단에 합류해 사고 원인 조사는 물론 종합적인 개선책을 도출해야 하는데 현실은 취재진의 ‘힘’을 빌려 현장에 겨우 접근하는 수준”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구 김상화 류길상기자 shkim@
  • 대구지하철 참사/ 마스컨키 빼서 출입문 닫혔나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원인이 종합사령실과 기관사의 초기대응 실패로 결론나고 있다.경찰은 관련자들의 혐의가 밝혀지면 모두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이들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때문에 전원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경찰은 참사가 날 수밖에 없었던 허술한 대비태세와 방재 시스템의 문제점 등 구조적인 원인도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경찰이 관련자의 혐의를 입증하고,구조적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몇 가지 핵심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마스컨키가 혐의 입증의 열쇠? 경찰은 화재 당시 중앙로역으로 진입한 반대편 전동차 1080호 기관사 최상열(38)씨가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승객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스컨키를 뽑아들고 대피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밝히고 있다. 마스컨키를 뽑았기 때문에 전동차 출입문이 자동으로 닫혔으며,승객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경찰은 특히 최씨가 이러한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가 마스컨키를 뽑은 것이 사실일지라도 이것이 최씨의 유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최씨의 행동으로 이미 열어놓았던 전동차 문이 닫히면서 승객들이 모두 연기에 질식했다면 이것은 명백한 최씨의 과실로 볼 수 있다.최씨가 마스컨키만 뽑지 않았다면 승객들은 열린 문을 통해 전동차 밖으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씨가 마스컨키를 뺐다 할지라도 처음 불이 붙은 1079호 전동차 쪽으로 나 있는 1080호 전동차의 배전판에 불이 옮겨 붙어 전력공급이 끊겨 문이 저절로 닫혔다면 최씨의 과실책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문이 닫혀 끔찍한 참사를 유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이 닫힌 과정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1079호와의 교신 녹취 정말 없나 경찰은 사건 당시 기관사와 운전사령간의 무선교신 내용을 담은 녹취테이프를 지난 20일 대구지하철공사측으로부터 넘겨받아 언론에 공개했다.그러나 이 테이프를 살펴보면 사건직후인 9시55분 이후의 교신내용만 있을 뿐 화재발생 시점인 53분부터 55분까지는 약간의 소음 이외에는 전혀 녹음된 내용이 없다. 게다가 나중에 역사로 진입한 1080호 기관사와의 교신내용만 있고 사건 원인의 열쇠를 쥔 1079호 기관사와의 교신 내용은 전혀 없다.대구지하철공사측은 “사건 직후 1079호 기관사를 여러차례 호출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이프에 녹음돼 있는 운전사령과 1080호 기관사의 교신 내용을 보면 기관사와 연결되기 전 운전사령 혼자 기관사에게 안내방송을 하는 부분이 녹음돼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종합사령실이 정확한 사건 대응과정을 숨기려 하거나 녹취 테이프를 훼손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9시55분 이전의 무선교신 내용은 종합사령실의 업무 과실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경찰은 최씨가 사건 당시 ‘선보고 후조치’ 규정을 어기고 혼자 현장을 벗어났는지와 지하철공사측의 사건 축소·은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재를 초기에 감지하지 못한 상황실 모니터 문제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상황실의 초기 대응 문제도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상황실 직원 개인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밝혀내야 한다. 종합상황실에는 대구지역 전체 30개 지하철역에 설치된 60개의 폐쇄회로(CC)TV로부터 찍힌 화면을 볼 수 있는 20개의 모니터가 있다.사건 당시에는 상황실에 3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공사 일부 간부들은 “개인적인 과실 외에 시스템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웠거나 부주의로 화재 당시 화면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과실의 원인을 직원들 쪽으로 몰고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선 직원들은 “모니터 1개가 승강장 3곳을 비추게 돼 있고,열차가 도착하는 순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다른 역의 화면으로 돌아가게 설계돼 있다.”면서 “모든 역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찰이 상황실 직원의 개인적 과실 여부와 함께 대구지하철 시스템 자체의 문제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 네티즌 마당/사이버는 애도를 싣고

    인터넷이 추도 물결로 따뜻하게 데워지고 있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각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가 개설한 추모 게시판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유가족과 부상자를 돕자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져 한때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는 접속이 어려울 지경이었다.또 이 같은 온라인 추모 열기는 지역간,세대간 갈등을 극복하자는 의견들로 이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끊이지 않는 조문 행렬 네티즌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네이버(www.naver.com)에는 관련 게시판이 개설된 지 만 이틀만에 애도의 검은 리본(▶◀)을 단 글이 5만개 이상 등록됐다.경쟁적으로 개설된 사이버 분향소들 가운데에는 벌써 1000명 이상이 다녀간 곳(www.candlelove.co.kr)도 생겼다.야후(www.yahoo.co.kr)는 아예 초기 화면을 회색으로 장식했다. 또 한국일보(www.hankooki.com) 등 언론사 게시판에는 “지체장애자나 중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요양소를 많이 세워야 한다.”면서,몸과 마음에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세대를 뛰어 넘는 부모,자식간의 대화체 형식의 글도 잇따랐다.“내 자식 같은 애꿎은 영혼들에게.나이든 사람으로 이런 세상을 만들어 준 것이 부끄럽구나.”(긴의자) “부모님께 효도하면서,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성호영)는 중학생 네티즌의 다짐도 있었다. ●지역감정 녹이는 제안 속출 광주광역시(www.metro.gwangju.kr) 자유게시판은 화재사고 직후 이 지역 네티즌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글들이 속속 등록됐다.ID가 ‘광주인’인 네티즌은 “광주시 또는 지역시민단체에서 조문단을 파견해 광주민의 진심어린 애도를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남일보(www.jnilbo.com)를 비롯,호남지역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지역포털인 전라도닷컴(www.jeonlado.com),전남대(www.chonnam.ac.kr) 게시판에는 “지역민의 성의를 담은 시민모금운동을 시작하자.”는 글이 잇따랐다. 대구의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네티즌들이 모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추모카페(cafe.daum.net/daegusubways)에는 회원수가 1만 2000명이 넘어섰다.카페에 개설된 전국민 서명운동 게시판에는 “영호남간 갈등의 골이 조금이나마 메워졌으면 하는 소망을 빌어 본다.”는 의견이 다수 게재돼 호응을 얻었다. ●이색 제안, 눈물의 당부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하다.“지하전동차의 모든 마감재를 불연재로 교체해야 한다.”(작은연못)는 등 안전장비 보완 의견이 많았다.그러나 “지하철 승객의 소지품을 항공기 탑승 때처럼 사전에 검색하자.”(윤민호) “지하전동차가 수출용 전동차 수준이 되기전까지는 지하철 이용을 거부하자.”(솟대) 등 차마 웃지 못할 이색 제안도 적지 않았다. 추모 게시판을 연 대구시 홈페이지에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더 이상 탁상공론하지 마십시오.피할 수 있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을 더 이상 만들지 마십시오.자신의 안위와 자신의 명예를 앞세우지 아니하고,오직 낮은 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이가 되십시오.”(정성혁) 또 대구매일(www.imaeil.com) 게시판에는 ‘대구야 울지마라’는 눈물의 격문이 등록됐다.“다시는 서글픈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꿈을 잃지 않게 하소서.분노의 화살을 곧추세우기보다 서로 칭찬하고 보듬어 안으며 사랑으로 가르치옵소서.반세기마다 내부 갈등과 외침으로 어려웠던 우리 겨레.서로 위로하며 온기가 따뜻이 도는 새나라 되게 하시옵소서.”(땅끝마을) 최진순 기자 soon69@
  • 화재때 소방서장에 전기·가스 차단권/정부 안전규제 강화

    국민의 정부 들어 강력히 추진된 규제완화가 대폭 정비된다.국민생명과 관련된 안전 부문 규제는 강화하고,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경제 규제는 완화한다. 아울러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서장이 가스·전기·유류 공급을 긴급히 차단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의 관계자는 21일 “김대중 정부에서 각종 규제의 절반을 없애거나 고쳤지만 대구 지하철화재 사건·씨랜드화재 사건 등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대폭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새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본격적인 규제 정비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규제개혁위의 이같은 방침은 임기중 정부의 비효율성과 경제에 대한 지나친 간섭 등을 확실히 개혁해 나가겠다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규제 개혁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노 당선자는 강연 등에서 “정치와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야기는 계속 강조되고 있다.”면서 “정부행정의 비효율성,지나친 간섭,또는 행정이 경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오만함을 임기 중에 확실히 개혁하겠다.”고 말해 왔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 비리와 관련된 규제,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규제가 있는지를 점검해 풀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완화해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 관련 규제는 국민의 생명과 삶의 질에 관련되기 때문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는 1만 1125건의 규제 가운데 출범 1년여만에 절반 가까운 5326건(47.9%)을 폐지했으며 2441건(21.9%)을 완화했다.하지만 각 부처가 건수 위주로 규제개혁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안전관련 규제마저 풀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는 “이르면 4월부터 소방서장이 화재 발생과 폭발사고를 막기 위해 가스와 전기 등을 차단하는 권한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각 시·도에 소방체험관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이와 관련,지난 58년 제정해 25차례 개정작업을 거치는 과정에서 누더기가 된 소방법을 위험안전물관리법 등 4가지 법안으로 분리,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바꾸기로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구지하철 참사/유족등 외상후 스트레스 심각 “살려달라 딸의 절규 맴돌아”

    “눈만 감으면 살려달라고,꺼내달라고 울부짖던 딸의 마지막 목소리가 귀에서 계속 맴돕니다.”,“매일 밤 실종된 작은 숙모가 불길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꿈을 꿉니다.뜨거운 열에 제 몸도 타는 것 같아요.”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희생자들의 유가족이 두통과 불면증,악몽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유족들은 “잊으려 애를 써도 가족이 비참하게 숨진 장면이 떠올라 눈물이 끝도 없이 흘러나온다.”고 괴로워하고 있다. 희생자 합동분향소 근처에 마련된 무료진료소에는 하루 평균 150∼200여명의 유가족이 찾아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아비규환의 불구덩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생존자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1080호 전동차에 탔던 김운경(19)양은 “어렸을 적 집에 큰 불이 났던 기억까지 되살아났다.”면서 “형광등을 끄거나 가족이 옆에 없으면 검은 연기가 떠올라 편히 잠들지 못한다.”고 울먹였다. 호흡기 질환으로 대구 동산의료원에 입원 중인 한 60대 여성은 “‘지하철’이라는 말만 들어도 빛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당시 상황이떠올라 심장이 두근거린다.”면서 “그럴 때는 온 가족에게 다시는 지하철을 타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아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건 당시 아들을 잃은 정덕규(50)씨는 “장례식을 치를 때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한 분노와 원망,공포감이 끝없이 밀려온다.”면서 “감정을 애써 억누르지 말고 솔직하게 행동하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대성통곡하거나 큰 소리를 질러 마음 속에 쌓인 분노의 ‘짐’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씨는 특히 “유가족은 ‘이왕 죽은 사람은 잊어라.’는 주변의 위로에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는다.”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면 유가족끼리 함께 만나 아픔을 공유하면서 서서히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 전문가 박옥순(30)씨는 “외상후 스트레스는 사고 직후보다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이 나타난다.”면서 “저절로 치료되긴 하지만 만성이 될 수도 있으니 무기력증,우울증이 계속되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대구지하철 대참사 / 1080호 생존자들의 증언

    “시커먼 연기를 헤치며 반은 걷고 반은 기어나오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최악의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정영섭(43)씨는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TV에서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겹쳐 떠오르기 때문이다. 정씨는 당시 1080호 전동차의 첫번째 차량에 타고 있었다.지하철은 중앙로역에 도착했고 문이 열린다 싶더니 금방 닫혔다.전기도 곧 끊겼다.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왔고 모두들 고개를 숙인 채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습니다.” 정씨와 같은 전동차에서 코를 막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던 박윤호(24)씨는 문이 열리자마자 정신없이 출구 쪽으로 내달렸다. 바로 그 순간 누군가 박씨의 가방끈을 붙잡았다.혼자 빠져나가기도 힘들었지만 박씨는 말없이 따라오는 그 사람을 위해 발걸음을 조금 늦췄다. “마지막 계단만 올라가면 지상이었어요.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넘어지더군요.뒤돌아가 찾았지만 안보였어요.숨이 턱턱 막혀와 저만 우선 나왔는데….” 박씨는 “그분도 무사하시겠지요.”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화재 직전 서로의 시선을 무심히 넘기는 ‘일상의 승객’이었던 이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아비규환의 순간을 겪은 뒤 나란히 동산병원에 입원했다. “시커먼 가래가 나올 때마다 그 끔찍했던 연기와 살을 녹이던 열기가 떠올라요.평생 그 공포감을 지우지는 못하겠죠.” 특별취재반
  • 본지기자가 살펴본 서울 종로3가 환승역/계단 좁고 5m이상 급경사 비상탈출시 압사·추락 ‘아찔’

    서울지하철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3가역에 불이 나거나 유독가스가 살포되는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할까. 얼핏 보기에는 곳곳에 승강기와 계단이 설치돼 비상시 탈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이곳은 하루 30여만명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느라 북새통이다.이같은 취약점을 안고 있는 환승역이 서울에만 56곳에 이른다. ●환승통로 1호선과 3호선을 연결하는 너비 약 4m의 환승통로는 1호선 승강장에서부터 3호선 역사까지 40여m나 된다.간간이 비상등이 켜져 있고 일방통행이라 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하지만 3호선 승강장을 내려가는 지점에서부터 5호선으로 이어지는 100여m 구간은 위험의 소지가 많다.이 구간은 너비가 10m에 달해 비교적 넓어 보이나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먼저 위기상황시 빠른 탈출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잡상인들이 통로 여기저기에 진을 치고 있다. 또 통로 중간에는 옷가게·화장품가게 등이 늘려 있다.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이런 시설물은 양쪽 벽면에 설치된 초대형 광고판과 함께 화재시 유독가스의 발생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탈출구 대부분의 계단과 승강기가 5m 이상으로 높게 설치된 데다 지나치게 경사가 급해 긴급상황시 대피시민들이 밀려서 깔리거나 추락사고를 낼 위험을 안고 있다.특히 최근 3·5호선 연결통로 양쪽에는 보행자용 평면승강기 설치작업을 하느라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출퇴근 등 러시아워 때에 사람들의 동선을 가로막고 있다. ●복잡한 지하구조 무엇보다 서로 얽히고 설킨 복잡한 지하구조로 비상시 시민들이 우왕좌왕할 우려가 매우 높다.방향과 출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여기저기 붙어 있으나 주변 시설물과 뒤섞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만약 정전이 되면 지하 2층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데도 엄청난 혼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오늘의 눈] 고객안전 뒷전 대구지하철

    ‘안전하고 편리한 대구지하철.지하철을 타는 것은 대구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대형 참사가 빚어진 대구시내 30개 지하철 역사에는 오늘도 이런 문구가 버젓이 걸려 있다.침통한 심정으로 출근길에 나서 이를 본 시민들은 너도나도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는 표정들이다.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는 그동안 대구사랑운동의 하나로 시민단체 등과 손을 잡고 범시민적인 지하철타기운동을 전개해 왔다.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 99년부터 한국생산성본부가 전국 5대 광역시 43개 기관과 고객 1만 700여명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요란한 선전을 벌여왔다.또 최근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체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안전도,신속정확,직원친절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자화자찬해 왔다.그러나 정작 돌발적인 화재발생 등 비상시 안전훈련 등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왔다.지하철공사는 지난해 10월 시민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 역사가 아닌 지하철공사 종합청사에서 30분간 근무중인 직원들을 대피시킨 화재 대비 훈련을 한 차례 한 것이 고작이다.이는 정작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하철공사의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도 안전불감증을 부채질한 원인으로 지적하는 시민들이 많다.하루 15만명이 이용하는 대구지하철의 안전운행을 책임지는 지하철공사 사장 자리는 그동안 대구시 퇴직공무원들이 낙하산을 타고 독차지했다.안전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전문성은 따지지 않고 사장을 비롯해 이사까지 모두 대구시 고위공무원의 퇴직후 일자리로 만든 것이다.2년 전 시민과 시민단체가 외부 전문가 공채를 끈질기게 요구하자 대구시는 마지못해 한 차례 공채공고를 냈다가 적임자가 없다는 핑계로 입맛에 맞는 퇴직공무원을 계속 데려다 앉혔다. 낙하산 사장과 임원들은 안전점검을 한다며 지하철 전 구간을 도보로 순찰하고 이를 언론에 홍보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이들은 가는 곳마다 “대구지하철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다.지하철을 타는 것은 곧 대구를 사랑하는 것”이라며 입에 발린 소리만 늘어놓았다.또 연간 300여억원의 운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전동차 및 지하철역사 구내 광고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등 고객 안전보다는 수익에만 열을 올려 왔다. 시민들은 “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하지만,고객들의 안전은 안중에 없고 낙하산으로 얼룩진 지하철공사부터 대수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khwang@kdaily.com 황 경 근 전국부 기자
  • [사설]국내용은 불타고 수출용은 안 타나

    대구 참사의 마디마디가 들춰지며 안타까움에 애가 탄다.이번 사고 전동차를 수출용 기준에 맞는 내장재로 제작했더라면 불난리는 물론 유독 가스에 질식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그런데 바로 국내에서 불에도 안 타고,불이 붙어도 유독 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 전동차를 따로 만들어 수출만 했다니 이게 웬 말인가.당국은 사고 전동차가 1998년 내장재 기준 제정 이전에 제작됐다고 주장한다.그렇다면 지금도 국내용 전동차는 차내 화재가 발생해도 그저 보고만 있어야 된다는 말인가. 국내의 전동차 내장재 기준은 부실 그 자체다.유독가스·연기의 배출량 기준은 아예 없고,형식적인 내연성 기준이 전부다.그나마 정상적인 지하철 운행에서 합선 등 기계적 고장에 의한 발화 경우에 대비한 수준이라고 한다.이번 사고에서 보았듯 누가 불을 질렀을 때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라고 한다.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유독 가스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은 아무 재질이나 써도 된다는 얘기다.국내 생산 수출용 전동차는 화염방사기로 내장재에 불을 붙여도 바로 그 부분만 타다 꺼지고,치명적으로 많은 양의 유독 가스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당국의 무성의가 놀랍기만 하다.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외국의 전동차를 만들면서 국내에선 부실 전동차 운행을 용인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불타는 전동차를 운행하도록 허용했다고 할 터인가.지금이라도 당장 내장재 기준을 뜯어 고쳐야 한다.내연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전동차가 불에 타더라도 배출되는 유해 가스는 물론 연기 양까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전국의 전동차를 하루속히 수출용 기준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서둘러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
  • 민방위 재난대비 실기교육 강화-소양교육 2시간으로 축소 화재예방·대처요령등 늘려

    행정자치부는 20일 대구 지하철 참사사건을 계기로 민방위조직을 재난대비 조직으로 육성하는 한편 실기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이를 위해 안보소양교육과 생활안전 실기교육을 매년 각각 4시간씩 실시해 오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소양교육을 2시간으로 줄이고 화재예방과 진화,응급구호,전기·가스 대처 요령을 강화하는 실기교육을 6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어 상반기 교육에 화재예방과 진화방법을 필수과목으로 강의하도록 전국 시·도 민방위대에 긴급 지침을 내렸으며,실기 강사는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한국전력공사 등 재난방지 전문기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토록 했다. 아울러 행자부는 지하철 참사사건을 계기로 민방위제도가 적의 침공 등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중심에서 탈피,재난·재해와 생활주변의 안전사고에 대응 역량을 보강하는 ‘생활민방위’ 위주로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 재난·재해취약 지역과 마을 489곳을 선정해 ‘재난·재해없는 마을’로 집중육성하고,인센티브 제공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지방 지하철공사 뒤늦게 ‘법석’시설물등 긴급점검 착수

    지방의 지하철에 비상이 걸렸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관리 시스템의 보완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인천시는 지하철의 각종 시설물과 비상탈출 방안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부산시는 지하철 1,2호선 열차 내장재 등에 사용된 FRP,염화비닐수지 등 화재시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제품에 대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도 각종 시설물 점검과 함께 1호선 22개 정거장에 경찰,안전요원,방범순찰대 등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비상시 대피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다. 광주지하철은 전동차 내장판을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대신 난연성인 ‘영국 규격’의 ‘하니컴 샌드위치패널’을 적용,화재 확산을 막고 객실 연결 통로에 문을 설치하지 않아 비상시 대피를 쉽게 했다. 2005년말 부분 개통을 앞둔 대전시는 화재시 급속한 유독가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재 길이 1.2m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환기구를 투명강화 유리로 더 높여 바람이 빠져나가는 풍도를 넓히고 정거장마다 방화벽을 만들기로 했다. 전국 정리 최치봉기자 cbchoi@
  • 대구 지하철 참사/사령실.기관사 20여분간 우왕좌왕,대피방송 한번도 안해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연기 나고 엉망입니다.그 저 뭐야.…조심해 나가세요.…아 미치겠네…” 기관사와 종합사령실이 우왕좌왕하는지도 모른 채 승객들은 목숨을 맡기고 있었다.걸어서도 몇 ㎞를 갈 수 있는 22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얼마나 큰 불이 났는지,전동차 문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승객을 대피시켜야 할지 말지,아무런 대책도 없이 허둥댔다.그 사이 100명이 넘는 아까운 인명이 불에 타고 연기에 질식해 숨져갔다. ●‘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한 사령실 대구 중앙로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1079호 전동차 도착 시간은 오전 9시52분.곧바로 전동차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러나 기관사와 종합사령실 운전사령 3명이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3분이나 지난 9시55분에서야 사령실이 화재 사실을 알아차렸다. 더욱이 운전사령은 “중앙로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조심해서 들어가기 바란다.”며 화염 속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있었다.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1080호 전동차는 대구역을 출발해 불구덩이 속으로 전진해 갔다.불이 났다고 알리고,1080호의 운행을 정지시킬 여유가 충분히 있었다. ●큰 희생 뒤에야 경고방송 1080호가 중앙로역에 도착한 9시57분엔 이미 전기가 끊겼고,기관사는 “연기가 나고 엉망”이라고 말했다.이때서야 지령실은 1079호 열차에서 화재가 난 사실을 1080호 기관사에게 직접 알렸다.화재가 발생한 지 4분이 지나서였다.1080호 기관사는 단전으로 전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승객들의 대피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운전사령에게 출발 여부를 묻고,운전사령은 발차를 허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9시58분부터 2분 동안 운전사령과 기관사의 대화 내용은 “엉망입니다.…대피시킵니까.어떡합니까.…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급전됐어?…그럼 발차.…아 미치겠네.” 등으로만 이어졌다.“승객을 빨리 대피시키자.”는 단호하고 신속한 결정은 끝내 내려지지 않았다.마(魔)의 4분이 무심히 흘러갔고 화염에 휩싸인 두 전동차에서는 더이상 응답이 없었다. 늑장 대응은 10시 이후에도 계속됐다.운전사령이 전체 전동차에 화재 사실을 알린 것은 발생 22분 뒤인 10시17분.“모든 열차는 사령지시를 받고 발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했을 때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화염 속에서 숨을 거둔 뒤였다. ●기관사 마스터키까지 뽑는 실수 저질러…2명 영장 청구키로 출입문이 닫혀 수많은 사망자를 낸 1080호 전동차의 기관사 최상열(38)씨는 출입문 개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마스터키까지 뽑고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실험한 결과 전기가 끊어졌을 때 전동차의 마스터키를 뽑으면 대부분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최씨는 마스터키를 윗옷 주머니에 넣고 사라졌으며,이후 지하철공사 사무실에서 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청은 최씨와 사고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종합사령팀 운전지령원 홍모씨 등 2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전동차 기관사 최씨와 직원들이 사건의 경위를 은폐·조작하기 위해 사고 후 입을 맞췄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경찰은 최씨가 전동차를탈출한 뒤인 오전 10시5분쯤부터 경찰에 출두한 이날 밤 10시쯤까지 11시간 동안 사고 현장 근처 다방 등에서 직장 상사와 동료,친구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특별취재반
  • 盧 대구 참사현장 방문 “전국지하철 안전점검”

    노무현 당선자가 20일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관계자들에게 신속한 사태수습을 당부했다. 노 당선자는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인 중앙로역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를 찾아 “진화는 어떻게 했느냐.”“사고 현장 주변 구조물들은 안전하냐.”“스프링클러는 있느냐.작동은 했느냐.”고 사고당시 상황을 세밀히 점검했다. 영남대 병원으로 이동한 노 당선자는 병상을 돌며 환자·보호자들과 악수를 하며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노 당선자는 병상에 있던 최은주(39.여)씨가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해 달라.”고 울먹이자,“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사고가)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전국 지하철을 다시 한번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 당선자는 시민회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희생자 유가족 대표 10여명과 시민회관 관장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노 당선자는 “전국 지하철을 상대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데,대구를 제일 먼저 예산 편성하겠다.”고 말했다.시신확인작업참여 요구에 대해 그는 “이 지역에 신망있는 전직 경찰관이나 변호사를 대리로 해서 현장에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노 당선자는 귀경길 대구공항 귀빈실에서 참사현장 방문차 대구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도 조우했다.노 당선자는 전 전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많이 도와주십시오.한번 모시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고 수행원들이 전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대구 지하철 대참사/국립 방재硏 진단

    국립방재硏 진단 “대구 지하철 대참사는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기반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안전성도 점검하지 않아 발생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위험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재해 대처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국립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43)연구기획팀장과 김현주(金賢珠·37)연구원은 ‘취약한 도시방재’와 ‘방재 불감증’을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참사가 비단 대구만의 일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적 빈곤의 극복과 경제발전에만 주력하다 사회 기반시설의 안전은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논리다. 대구와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인구와 지역문화 등을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하철과 도로 등 기반시설이 개설됐다고 지적했다.물리적 환경을 우선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고질화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여성과 노약자,학생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해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여성과 노인,어린이를 ‘귀택 곤란자’로 규정,평상시 그 지역의 편의점 수와 비상식량,교통대비책 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비책을 세워둔다. 또 전국적으로 150여개의 ‘대국민 안전체험관’을 세워 상시 방재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등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 한동안 방재의식이 고조됐다가 금방 무감각해지는 현상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지하철 내장재업체 아쉬움 “조금 빨리 불연성 복합소재를 개발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는 2004년 개통하는 광주지하철의 내장재로 쓰이는 유리섬유로 된 불연성 복합소재를 지난 99년 개발한 한국화이바의 조문수(45) 사장은 20일 이같이 말하며 아쉬워했다. 한국화이바의 불연성 소재는 지난 2000년부터 홍콩 지하철 124량,인도지하철 200여량에서 쓰이고 있다.선진국에서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90년대 초반 개발된 소재다.이 소재는 영국의 BS기준과 항공기 안전기준을 만족,900도가 넘는 고열에도 불이 붙지 않으며 3분쯤 열을 가해도 그을음만 일 뿐이다.그러나 우리나라 지하철의 내장재인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은 30초만에 불길이 타오르고 시커먼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대구지하철이 개통될 때에는 2000년 정해진 도시철도차량 안전기준조차 없어 KS규격의 난연성 기준이 적용됐다.영국의 BS기준처럼 태웠을 때 연기의 양이나 유독가스,화염전파 속도 등의 시험은 통과하지 않은 제품이 그동안 지하철에서 사용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연성(不燃性)’은 불을 붙여 30초 동안 태웠을 때 불이 바로 꺼지면서 타들어간 길이가 25㎜미만일 경우,‘난연성(難燃性)’은 25∼100㎜일 경우로 분류된다.영국은 지난 87년 킹스크로스역에서 승객의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31명이 사망한 이후 BS기준으로 모든 궤도차량 내장재의 불연성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일본은 1968년 지하철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사고를 계기로 차량은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으로 전면교체했다. 조 사장은 선진국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 철도차량은 불연등급이 아닌 난연등급을 적용,항상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차량내장재 대부분은 석유화학제품의 고분자재료로 화재에 취약하고 차량내 발화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 각종 규제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지하철 내장재 '딜레마'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내장재를 전부 ‘불연재’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하지만 불연재 교체에 따른 비용이 만만찮아 지하철 관계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국내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내장재는 전체 벽과 천장을 둘러싸고 있는 내장판,의자의 커버와 쿠션재,바닥재,단열재로 나눌 수 있다.내장판은 KSM3015규격(30초간 가열후 그을음 크기가 25㎜이상 100㎜이하로 난연성)을 적용받는 FRP로,의자의 커버지는 폴리에스테르 모켓,쿠션재는 난연성인 쿠션패드(PU폼)로 이뤄졌다.바닥재는 PVC(폴리염화비닐)이며 단열재는 의자의 쿠션패드와 비슷한 PE폼과 유리섬유로 구성됐다.이에 반해 영국은 철판이나 알미늄 도장판으로 내장판을 쓰고 있다.프랑스와 영국은 또 바닥재를 고무계열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의 지하철 전동차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는 ㈜로템(구 한국철도차량)에 따르면 방화사건이 일어난 뒤 자사 ‘중앙연구소’에 차량 내장재를 완전 불연재로 바꿀 경우의 비용 문제 등에 대해 20일 긴급 용역을 발주했다. 로템 관계자는 “전동차량 내장재가 동일한 수준의 난연성을 갖춘 것이 아니고 광주지하철에 운영될 차량은 난연성이 훨씬 뛰어난 제품”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꾸는 것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라고 귀띔했다. 경부고속전철 차량 내장판을 납품하고 있는 S테크 관계자는 “일반 FRP와 난연기능을 갖춘 FRP는 가격차이가 2배 이상”이라면서 “페놀계열 수지를 원자재로 쓰면 사실상 완전 불연재로도 만들 수 있지만 이 경우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프랑스공업규격에 맞춰 난연성은 물론 유해가스 발생 규정을 만족하는 제품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1량당 내장판 가격만 1000만원에 육박한다.완전불연재로 바꿀 경우 2000만원이 들기 때문에 의자,바닥재 등 다른 내장재 가격까지 더하면 내부 단장에만 수천만원이 추가로 드는 셈이다. 서울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새로 건설될 지하철 9호선 차량의 경우 화염을 3분간 쏘았을 때 그을음이 25㎜이하인 불연에 가까운 내장판을 쓸 계획”이라면서 “이 경우 내장판 가격이 기존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구지하철 대참사/대구 사령실 - 기관사 녹취록

    다음은 대구지하철 화재 당시 지하철 사령실과 기관사들이 22분 동안 교신한 내용의 녹취록 전문이다. 9:55사령 전 열차에 알립니다.중앙로에 진입시 조심 운전하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지금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9:57사령 예,사령이상.사령이상.1080호 기관사 예,1080입니다.지금 단전입니까.사령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1080호 예 사령 계세요.1080호 아,연기나고 엉망입니다. 9:58사령 79열차(1079호) 화재가 지금 났으니까.1080호 예.사령 그 저 뭐야,안내방송 하시고.1080호 엉망입니다.답답하니까 빨리 조치 바랍니다.사령 예,예.1080 열차 이상,1080 열차 사령이상.예.사령이상.1080호 예,중앙로역입니다.대피시킵니까.어떡합니까.사령 단전돼서 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1080호 예.사령 그럼 일단 방송하시고.1080호 예,지금 바로 출발합니다.급전되었습니다.사령 급전됐어? 1080호 예. 9:59사령 그럼 발차.1080호 예.사령 조심해 나가세요. 1080호 아,미치겠네.사령 예,사령이상.1080호 지금 급전됐다 왔다갔다 하는데.차 죽여서 다시 살릴게요.지금 급전됐다 살았다가 죽었다 엉망입니다.사령 침착하게,침착하게 하세요.아 여보세요. 10:00사령 예,1082 열차 1082호 예,수고하십니다.1082 열차 14편성.지금 단전되어 가지고 차가 칠성에 서 있어 못 가고 있습니다.사령 예,지금 단전상태이니깐요.안내방송 하시오.여보세요. 10:02사령 1077열차.사령 이상.1077호 예.사령 예,방촌에서 1분,용계에서 1분 해 갖고 2분 연발해 가시고 사유는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 단전되어 가지고 뒤차가 못오니까 간격 조정입니다.아니,중앙로 상선 열차는 지금 1080열차는 지금 급전 안돼 있어요.지금 1080열차래요.지금 보조계기가 제로래요.아 그럼 일단 판 내려갔고,대기하고 있으세요.아니 연기가 많이 찼어요.연기가 찼으면 승객들 승강장 위로 대피시키세요.대피시키고 방송하세요.문 열어놓고 안내방송 잘 하고 승강장 위로 대피시키세요. 10:04사령 1079사령 이상.1070사령 이상.1081.1080.1080.1082.1082 나오세요.1079나오세요.1080. 10:06사령 운전사령에서 본선 운행중인 전 열차에 알립니다.현재 반월당 신천간 하선 단전으로 하선 열차 정상운행이 안되고 있으니까.상선 열차는 정상 운행을 하시고,상선 열차 중에서 보조계기 제로인 열차 및 큰고개,중앙로,교대간 신호 안 뜨는 열차는 속히 운전사령에 연락 부탁합니다. 10:09사령 1082 열차 나오세요.사령이상. 10:10사령 1082 열차 나오세요.사령이상 1079 나오세요.사령이상.1080 나오세요.사령이상. 10:17사령 전 열차에 알립니다.역에 도착한 열차는 사령지시 받고 발차하시기 바랍니다.
  • 대구 지하철 참사/정부 ‘특별재난지역’ 선포,사망자 최고 1억2000만원 보상

    정부는 1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발생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매점 등 업체 등에 대해서는 보상금 등이 지원될 예정이다.특히 사망자의 경우 재난관리법에 따라 최고 1억 2339만원까지 보상금이,부상자는 사망자 보상금의 절반 정도가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김석수(金碩洙) 총리 주재로 중앙안전대책위원회를 열어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화재사고 수습상황 및 대책’을 보고받고 피해자들의 보상 및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또 특별재난지역에 대해 피해·복구 규모 등을 정확히 파악한 뒤 재해대책예비비,지방비 등을 지원하고,필요한 경우 피해자에 대한 서민생활안정자금 융자,국세 및 지방세 감면 등의 금융·세제지원도 하기로 했다.행정자치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보상비와 복구비로 296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행자부는 사망자에 대한 보상비·위로금과 부상자에 대한 위로금으로 1002억원,대구 중앙로역사와 전소된차량 복구비로 1963억원이 각각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이날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올해 확보된 1조 4000억원의 재해대책 예비비를 지출,재정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혜리 최광숙기자 bori@
  • 감사원 이달말부터 ‘지하철 안전’ 특별 감사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와 관련,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대도시권 지하철 안전문제에 대한 감사원의 대대적인 특별감사가 이르면 이달말부터 실시될 전망이다. 감사원의 고위관계자는 19일 “이번 대구지하철 사고는 안전시설과 대피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면서 “이같은 대형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조만간 대구지하철을 비롯한 서울·부산·인천지하철 등 대도시 지하철 안전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특별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감은 지하철 사고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안전점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드러난 각종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안전시설 설치와 운영실태 등 기술·운영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책사업단과 기술국 등을 중심으로 특감 기본계획을 짠 뒤 이르면 이달말부터 전국 대도시권 지하철에 대한 안전운행실태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감사에는 감사원 직원과 관련 전문가 등 60∼70명의 감사인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감사원이 계획하고 있는 주요 점검 내용은 ▲지하철 화재와 정전,테러 등 각종 재난관리 정책 수립과 총괄 기능 ▲재난 발생시 대피시설 확보 ▲환기구 설치와 피난 통로확보 여부 ▲기관사와 통제실의 교신 ▲터널내 화재감지 시설설치와 ‘스크린도어’(역사 대기승객의 안전확보를 위해 설치한 지하철 철로와의 차단벽) 등이다. 조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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