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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검은돈 놀이터’ 주식시장 제대로 청소하라

    정부가 어제 주가를 조작한 범법자를 엄단하고 제도 개선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 전 첫 국무회의에서 건전한 주식거래를 제도화·투명화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혼탁하기 짝이 없는 주식시장의 실상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시의적절했다고 판단된다. 주식시장이 탈법과 불법 행위가 활개치는 ‘검은돈의 놀이터’로 방치돼선 안 될 말이다. 이번 개선안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세청이 나서 조사와 적발, 처벌 등 모든 단계에서의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고 한다. 주가 조작을 조사하는 인력을 확충하고, 과징금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포괄적 계좌추적권 도입도 검토한다고 한다. 개선안은 새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실행한다는 차원에서 ‘손톱 밑의 가시’를 뽑는다는 의지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내 지하경제 규모가 무려 370조원으로 추정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주가 조작의 유형은 흔히 ‘작전’으로 불리며 그 형태도 다양하다. ‘묻지마 테마주’는 그중 가장 큰 피해 사례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익히 보았다. 안철수 바람으로 형성된 안철수테마주는 대표적인 정치테마주로 꼽혔다. 개인투자자들은 어김없이 투기성 단기 자금의 피해자가 됐다. 2011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35개 주요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1조 55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통계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외에도 증권가 정보지, 증권 전문사이트 등 투자 유혹 세력은 부지기수다. 주식의 시세 조종(주가 조작) 및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성 행위는 신속한 조사와 함께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투기꾼은 이 기간에 자금을 빼돌리고 증거를 인멸하기 때문이다. 시세 조종을 처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3년이나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소율도 35%로 아주 낮다. 또한 공시제도 강화 등으로 불공정 정보의 유인을 차단하는 시장감시 기능도 강화하고, 시세 차익을 환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거래소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현오석 “경기 하강 위험…추경 검토”

    현오석 “경기 하강 위험…추경 검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금의 경기상황에 대해 “하방(하강) 위험이 크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 후보자는 1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현 경기는)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회복세도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어 적어도 당분간은 경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취임 뒤 적극적인 정책 대응 의지를 시사한 셈이다. 이어 “정책 방향을 조기에 마련하고, 추경은 경기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 여부와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는 “분양가 상한제 등 과도한 규제를 정비할 필요성에 동의한다”며 규제 완화에 찬성했다. 하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는 가계부채 수준 등을 생각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원 마련을 위한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 직접 증세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대신 금융거래 중심의 과세 인프라 구축,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확대 등으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조세정의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국민건강과 부담, 물가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고·재난에 국민들 걱정…행안부가 종합대책 마련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첫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각종 사고와 재난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면서 “안전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예방과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컨트롤 타워’가 돼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14개 부처에 일일이 당부와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 13명의 신임 장관,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이용걸 국방부 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이재원 법제처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에게 “첫 국무회의고, 축하도 드릴 겸 왔다”며 인사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13명의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장관 부부와 오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통한 사법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바라며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초기 사회 4대악 척결 대책도 철저하게 세워서 집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지식경제부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가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 제거에 적극 노력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꼼꼼하게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는 “시급한 문제인 주택시장, 택시지원법, KTX 경쟁 도입 등 현안은 당장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게는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잘 챙기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 혼선으로 학생과 학부모 고통이 컸던 만큼 차근차근 변화시켜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만에 오늘에야 첫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며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지금 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 상태”라면서 “경제의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도 안 계셔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탈세와의 전쟁’을 통해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의 재원을 마련할 것임을 내비췄다. 그는 “복지공약 실천 재원을 놓고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 ‘증세를 해야 한다’ 등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선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며, 개인 투자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는 각종 주가조작에 대해 상법 위반사항과 자금의 출처, 투자수익금의 출구, 투자 경위 등을 철저히 밝혀서 제도화하고 투명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매주 화요일 오전 정기 국무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교대로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는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적립기금도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공적연금 시스템의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정부의 인수위에서 제기된 기초연금 관련 논란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첫째,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현재의 젊은 가입자는 연금 수급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둘째, 이를 이유로 연금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연령을 늦추지는 않을까, 셋째, 월 20만원 정도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납입한 국민연금 가입자만 불리하지 않을까, 넷째, 40조원 상당의 기초연금 재원은 과연 조달이 가능할까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오해 중 하나는 적립기금이 없으면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된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이 성숙된 대부분 유럽국가에서는 가계에서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듯, 적립기금 없이 매년 노년계층에 지급해야 할 필요 연금액을 그 당시의 근로계층이 보험료나 세금을 걷어서 조달한다. 선진국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험료를 미리 적립하는 제도를 초기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적이다. 다만, 우리나라도 연금급여에 상응한 만큼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금 고갈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연금 급여수준을 낮추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1999년에 이어 2007년에 이러한 조정 작업을 국민 합의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향후에도 조정요인은 있지만 국민의 노후 대비 정도와 가계의 부담능력 등에 대한 고려가 선행될 것이고, 적어도 사적연금에 비해 유리한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 민간 금융기관에서 운영되는 사적연금은 가입하면서 국가가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못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보험료 납입 없이 수급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왜곡된 측면이 있다. 기초연금의 도입 취지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과소하게 받는 어르신에 대한 노후 소득보장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등 직역 연금을 받고 있거나 국민연금을 일정액 이상 받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국민 누구나 노인이 되면 최소한 월 20만원 이상의 국가 보장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한편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에 왜 가입하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에 상응한 소득비례 연금 외에 세대 간·세대 내 재분배적 성격을 가진 기초연금 상당액을 이미 받고 있음을 간과한 것에 기인한다. 국민연금이 늦게 도입되어 가입할 수 없었거나 혹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던 사람은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서 역차별을 받아온 측면이 있고, 기초연금 도입은 이를 시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더욱이 기초연금은 월 2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보통사람이 노후에 필요한 생계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에 더 오래 가입해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노후소득 설계전략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40조원 내외가 필요한 기초연금 재원 조달이 걱정되지만,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 재원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단 안심할 수 있고, 기존의 정부지출 중 낭비 요소를 절감하고 세금 누수가 의심되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하여 공약이행을 위한 135조원의 조달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불법 외환거래와의 전쟁] “22조 국부유출 막아라”… 관세국경 강화·실시간 추적 시스템 시급

    [불법 외환거래와의 전쟁] “22조 국부유출 막아라”… 관세국경 강화·실시간 추적 시스템 시급

    #1. A사는 홍콩에 설립한 유령 회사(페이퍼 컴퍼니)에 폴리우레탄 폼시트를 10% 저가로 수출했고, 페이퍼 컴퍼니는 이를 중국에 정상 가격으로 재수출한 뒤 차액을 홍콩의 한 은행 비밀계좌에 숨겼다. 세관 조사 결과 은닉 자금이 해외 예금 미신고액 857억원을 포함해 총 1552억원에 달했다. #2. B사는 홍콩의 페이퍼 컴퍼니에서 펄프를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한 뒤 수입대금을 지급했고, 이를 해외 은행에 예치해 불법 투자 등에 사용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3. 지난해 서울세관은 1조 4000억원대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다.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의류 수출업체 C사 등은 일본의 수입업체와 담합해 보따리상을 동원, 5년간 물건과 현금을 운반했다. 밀수출부터 대금 회수, 불법 자금 조성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 신종 수법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조세 정의 실현 및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관세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국부 유출 및 탈세 등 불법이 의심되는 고액의 현금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외환 및 재산도피,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 적발 건수는 1625건, 4조 360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금액을 저가로 신고해 세금을 덜내는 탈세나 밀수 등은 제외된 액수다. 1조원대에 달하는 과태료를 포함하면 5조 3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9년부터 경상거래 25억원 이하, 자본거래 50억원 이하는 과태료만 부과된다. 한국재정학회가 2011년 불법 외환거래 단속(3조 8111억원)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탈세 예방(2980억원)과 국내총생산(GDP) 유발(1조 3853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1조 823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경제적 효과는 2조 865억원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초과하면서 해외에서 이뤄지는 지하 경제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대외경제, 수출입과 관련된 지하경제 연구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 및 자료가 없다. 다만 적발되지 않은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입 기업의 불법 외환거래는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차액을 유출하거나, 수출가격을 저가로 신고한 후 차액을 해외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이뤄진다. 유출된 자금은 세탁 등을 거쳐 범죄 및 비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관세청은 자본이동이 자유롭고 세금이 낮은 데다 금융비밀, 기업 설립이 자유로운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불법 자본 유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35개국)와 별도로 조세회피 및 자본 불법 유출 위험이 높은 62개국을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조세피난처와의 수출입 실물거래는 전체 수출액의 15%인 1615억 달러로 과거보다 감소 추세지만 수출입 외환거래는 오히려 증가, 3238억 달러로 실물거래의 2배에 달했다. 2008년 2건, 156억원이던 페이퍼 컴퍼니 관련 불법 외환거래는 2012년 13건, 8867억원으로 4년 만에 56.8배 증가했다. 외화 밀반입 및 반출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1만 달러 이상 외화 불법 반출입 건수는 1292건, 671억원에 달했다. 밀반출이 대부분(1053건, 395억원)을 차지했고, 반출 국가는 중국·일본·미국·태국·필리핀 순으로 무역거래 또는 해외투자가 많은 국가에 집중됐다. 1만 달러 이상 반출 또는 반입 시 세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자금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손성수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불법 외환거래는 ‘화이트칼라 범죄’로, 보이지 않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전동 휠체어 등 장애인이나 노인 관련 복지용구의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국가예산 및 공공재원을 편취하는 사기·횡령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4년간 38건, 1437억원에 달했다. 낙하산 등 군납물품부터 의약품, 의료·복지용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 6월에는 장애인 전동보장구를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43%나 높게 신고한 후 보험급여를 부당하게 타낸 수입업체 4곳이 적발됐다. 처벌이 약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국가예산 및 공공재원 편취는 ‘사기’가 아닌 관세법상 ‘허위신고죄’가 적용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신용장의 추상성을 악용한 범죄도 17건(447억원)이나 된다. 신용장 사기는 은행과의 신뢰관계 구축 및 수출업자와 공모 등이 수반돼야 가능한 지능 범죄다. 서류만 갖춰지면 은행이 대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고가 물품을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해 외국으로 자금을 유출한다. 부산의 수산업체는 칠레에 있는 수출자와 사전 공모해 상품가치가 없는 냉동 해삼을 수입, 계약불이행을 들어 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신용장 개설 은행이 대지급(11억원)했다. 이후 5억원을 국내 차명계좌로 송금받아 은닉, 자금세탁을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불법 외환거래 차단을 위해서는 적발할 수 있는 수단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 접근권이 핵심이다. FIU의 자료는 고액현금거래(CTR)와 의심거래정보(STR)로 나뉜다. CTR은 2000만원 이상 현금 거래 및 환전과 관련된 정보로, 2012년 기준 1028만 7000건 중 관세청에 제공된 정보는 2003건에 불과했다. STR은 1000만원 이상, 외화 5000달러 이상의 수상한 돈거래로, FIU의 1차 분석을 거쳐 관계 기관에 통보된다. 지난해 접수된 29만여건 중 2만 2000여건이 제공됐다. 이 중 관세청이 받은 자료는 겨우 6.7%인 1484건이다. 관세청은 실시간 CTR 접근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특정인이나 특정 기업의 CTR 정보를 받을 수 있으나 범죄는 대부분 차명거래로 이뤄져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더욱이 자료 자체만으로는 수출입 관련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전체 정보 접근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현금화 단계 이후 자금 추적이 안 돼 수사가 중단되거나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과장은 “접근 인원을 늘리는 것을 개인정보 침해 등으로 볼 수 없다”면서 “관세 및 내국세 추징 확대와 연간 수조원대 불법 외환거래 추가 적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본거래 검사권도 요구된다. 관세청의 외환검사는 수출입과 관련된 경상거래에 한해 가능하다. 거래 사실 증빙이 엄격한 경상거래와 달리 자본거래는 상대적으로 대형자본의 이동이 용이한데도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관계기관 및 해외 관세당국과의 공조 강화와 함께 외환관련 전문 인력 확보도 추진키로 했다. 조세연구원 김재진 연구원은 “불법 외환거래는 적발 자체가 어렵기에 자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FIU의 금융거래정보 열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내부고발이 요구되기에 포상금 확대 및 고발자 보호 등의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관세청, 불법외환거래와 전쟁 선포… “FIU와 정보 협조가 관건”

    관세청, 불법외환거래와 전쟁 선포… “FIU와 정보 협조가 관건”

    관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와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불법 외환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부의 국외 유출에 따른 구멍 난 세원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불법 외환거래액이 4조 3607억원에 이른다. 거래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아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만 부과된 사건을 포함하면 5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 같은 적발액은 전체 불법 외환거래 중 ‘빙산의 일각’이다. 우리나라의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외국 자료 등을 참고할 때 한 해 2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불법 외환거래를 막는 수단은 한계가 있다. 불법 현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 등으로 한정된 자료만 받아볼 수 있다. 수출입 기업에 대한 외환검사권도 한정적이라 자본 거래는 사실상 감독 사각지대다. 관세청은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엄정한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관세 당국과도 외화 반출입 신고 내역 공유 등 관세조약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새 정부 초 잇단 공직 비리 싹부터 잘라내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공직 비리에 대한 수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조직법 처리가 늦어져 국정이 마비될 지경인데, 공직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나라가 어려운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민생을 챙기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새 정부 들어 수사 선상에 오른 공직 비리는 세무 비리와 지방자치단체의 토착 비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경찰은 엊그제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하고 세무공무원들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을 캐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세무공무원들이 세무조사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면 막대한 복지 재원을 조달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파헤치기를 당부한다. 세무공무원들의 자정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비리는 지방자치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현재 사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안양, 연천, 의정부, 평택, 화성 등 경기도 내 시·군 일부 공무원들의 혐의는 관급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전형적인 지자체 토착 비리에 속한다. 최남희 한국교통대학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6년 동안 발생한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는 3만 6210건에 이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재량권이 커진 만큼 이를 악용해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업무처리 과정과 관련한 정보공개제도 활성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직 비리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정책 집행의 효율을 떨어뜨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 30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99%의 공무원이 깨끗해도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국민들은 공직사회 전반을 불신한다”면서 비리 척결을 강조했다. 새 정부는 역대 정부가 공직 부패 척결을 추진했지만 획기적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한 뒤 처방전을 내놓았으면 한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비리 근절을 위해 외부 감사보다는 내부 감사, 사후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감사원의 공직 특별 감찰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 “부가세, 소비자가 직접 내면 연간 최대 7조원 더 걷혀”

    “부가세, 소비자가 직접 내면 연간 최대 7조원 더 걷혀”

    부가가치세를 소비자가 내는 직접세 방식으로 바꾸면 연간 최대 7조원의 세수(稅收)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의 부가세는 공급자가 내는 간접세 방식이다.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가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일몰(한시혜택기간) 후 무조건 끝내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혜택을 받는 국세감면액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5조원 정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증세 없는 세수확보 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제안했다. 조세연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직전까지 원장으로 있던 국책연구기관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에 부정적이어서 이날 나온 방안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재진 조세연 선임연구위원은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 도입 방안’을 통해 “이론적 부가세 징수액과 실제 징수액 간 차이인 ‘부가세 갭 비율’이 우리나라는 17.8%(2011년 기준)로 금액으로 치면 11조 200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누수를 막으려면 소비자가 직접 부가세를 내는 매입자납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입자납부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해마다 5조 3000억~7조 1000억원의 세수가 늘고, 법인·소득세수 증가와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도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걷힌 부가세는 55조 7000억원이다. 총국세 203조원의 27.4%다. 하지만 체납률은 2011년 기준 11.3%로 법인세(2.6%), 소득세(9.0%) 등 직접세보다 훨씬 높다. 간접세 특성상 소비자가 세금을 내더라도 판매자가 폐업이나 도산 등을 통해 부가세를 체납하거나 탈루하는 ‘배달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매입자납부제도는 영국,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 관련 제품에 대해 2008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물품을 샀다면 카드사가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만 판매자에게 주고 나머지 부가세를 대신 납부하는 방식이다. 김학수 조세연 연구위원은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를 통한 세수확보 방안’에서 혜택기간이 끝나는 모든 비과세·감면 항목을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선별 폐지를 제안했다. 이는 일몰이 돌아오면 예외 없이 비과세·감면 조치를 끝내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발언과 상충된다. 그는 고소득층과 대기업 지원 비중이 높은 일반 세법상의 감면 항목을 중심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료나 교육비, 개인기부금 등의 공제를 줄여야 한다”면서 “향후 5년간 발생할 국세감면액 150조원의 10%인 15조원 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부가세 체납은 경기 악화로 생기는 만큼, (매입자 납부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외국에서도 전면 도입한 사례가 없고,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공정위장 이달초 인선… 일부 기관장후보 충성경쟁 행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공석 중인 금융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 인선을 이달 초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장과 국세청장, 검찰총장 등에는 새 정부와 맞는 ‘코드 인사’로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인선 시기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인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들이 ‘충성 경쟁’에 나서는 듯한 행보를 보여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금융위원장 등은) 검증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조만간 인선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과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정은보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그가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금감원장을 추가로 인선해야 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경제민주화를 진두지휘할 공정거래위원장으로는 서동원 전 공정위 부위원장과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계속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자리여서 ‘깜짝 인물’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장과 국세청장, 검찰총장 인선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미처리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믿고 맡길 만한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국정원장의 경우 전격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후보로는 권영세 새누리당 전 의원과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이 거론되는 가운데 내부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나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등 군 출신이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증세 없는 공약 재원 마련”이라고 재차 천명해 그 어느 때보다 국세청장의 역할과 무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공약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비롯한 세입 확대를 뒷받침해야 한다. 조현관 서울국세청장과 박윤준 국세청 차장, 김은호 부산국세청장,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 등이 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관장 후보들의 ‘충성 경쟁’ 기류도 엿보인다. 국세청은 최근 일부 청장 후보의 주도로 전방위적인 기업 세무조사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지방에서는 조사요원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세무조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세청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기가 남은 양건 감사원장도 4대강 사업 등 전임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임기 보장’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국세청, 지하경제 양성화 본격 시동 걸었다

    국세청, 지하경제 양성화 본격 시동 걸었다

    영남 지역에서 시너 등 희석제 제조업으로 등록한 A사는 용제 도매상으로부터 130억원 상당의 용제를 사서 휘발유와 섞어 가짜 석유를 만들었다. 단속에 대비하려고 공장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감시하고 주로 인적이 드문 야간이나 주말에 가짜 석유를 만들었다. 이 회사가 유류소매상에서 판 가짜 석유는 340억원어치. 판매대금은 종업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해 교통세 등 세금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이를 적발, 탈루 세금 190억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해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의 첫 시동을 걸었다. 국세청은 27일 가짜 석유 불법 유통 혐의자 66명에 대해 이날부터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각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세무조사 전문인력 400여명을 증원한 뒤 첫 조치다. 한국석유관리원 추정으로는 가짜 석유로 인한 탈세 규모는 연간 1조원에 이른다. 이 돈은 여러 단계를 거쳐 불법 사업자금의 원천이 된다. 2012년 한 해 동안 가짜 석유를 팔다 적발된 사례는 29건으로 306억원이 추징됐다. 사례 분석 결과 ℓ당 700원가량의 교통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탈세 유형은 값싼 용제로 가짜 석유를 만들어 유류소매상이나 주유소 등에 무자료로 팔고 대금은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가짜 석유 제조업체, 값싼 난방용 등유를 경유에 섞어 가짜 경유를 만든 뒤 유류소매상이나 주유소에 무자료로 판 유류도매업체, 무자료로 사들인 가짜 석유를 별도 비밀탱크에 보관하면서 소비자에게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고 대금은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주유소 업자 등이다. 김형환 국세청 조사2과장은 “해당 업체는 물론 제조에서 판매까지 전 유통 과정의 관련인 및 거래처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금융추적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범칙혐의 확인을 위한 세무조사에서는 FIU에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가짜 석유를 쓰면 자동차 연비가 줄어들고 엔진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정상 제품과의 가격 차이로 세수 등도 줄어든다. 한편, 국세청은 늘어난 조사 인원으로 역외탈세, 고소득 자영업자, 불법 사채업자, 가짜 양주 판매업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일감 몰아주기 세무조사 뒤 보고하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 대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과세를 위해 세무조사 실시 방안을 마련해 결과를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기재위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차명 예금과 적금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도 마련해 올해 국정감사 전까지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국회 기재위는 27일 ‘2012년도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의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재위는 국세청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했고 국세 소멸 시효가 끝나지 않은 모든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상속·증여세, 법인세 과세를 위한 세무조사 실시 방안을 마련해 2013년도 업무보고 시 보고하고 시행 결과를 2013년도 국정감사 전까지 보고하라”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에서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있는 대기업 명단을 발표했고, 기획재정부에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안을 마련했지만, 국세청이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재위는 또 고소득자들의 탈세 방안 중 하나인 차명 예·적금에 대한 관리 방안도 주문했다. 기재위는 “최근 차명 예·적금을 통한 탈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2013년 국정감사 전까지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기재위는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20∼30%에 이르고 있고, 부동산과 달리 차명 예·적금은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정보분석원(FIU)과의 협조를 강화해 FIU가 보유한 금융자료를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朴 “민생부터 챙기자”… 장관 없어 차관 주재로 28일 물가회의

    朴 “민생부터 챙기자”… 장관 없어 차관 주재로 28일 물가회의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7일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생을 포함한 국정 현안들을 잘 챙겨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 이 시기에 꼭 챙겨야 할 정책 사안,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사안, 조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도록 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정부조직개편안의 표류로 국무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 ‘국정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민생’을 적극적으로 챙겨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아직 임명장을 받지 못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회의 불참 사실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를 해야 할 분이 첫 수석회의에도 참석 못한 것이 정말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생각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서민층의 부담감이 더욱 가중될까 걱정”이라며 “서민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부당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등 관계 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누적됐던 가공식품 가격과 공공요금 등이 한꺼번에 인상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8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물가관계장관회의는 2011년 6월 당시 박재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집해 처음 열리고서 그 해 7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마지막 물가관계장관회의는 지난 6일 열린 53회였다. 현 정부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임명 지연으로 공석인 점을 고려해 신제윤 기재부 차관이 물가회의를 주재한다. 회의에서는 민생과 밀접한 농산물, 식품가공품, 석유류 제품 등 세 가지 분야의 물가 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안을 제시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관련 “공약사항을 점검하고 문제점들을 파악한 후 반드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지금 증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공약사항 이행 시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국민한테 세금을 거둘 것부터 생각하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먼저 최대한 낭비를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등의 노력을 중심으로 가능한 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존 키 뉴질랜드 총리에 이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잇달아 갖고 취임 외교를 마무리지었다.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과 반 사무총장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사회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해 한·유엔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창중 대변인은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 개최 여부와 관련, “신임 국무총리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내주 화요일에도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가 주재할 국무회의도 개최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금감원, 5년만에 사금융 실태조사

    금융감독원은 25일 2008년 이후 5년 만에 사금융 실태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장기 경제 불황에 서민들이 점점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면서 불법 사채 피해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금융은 체계적 자료 수집 경로가 없고 과거 추정자료도 시일이 많이 지나 신뢰성 있는 통계 자료가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서민금융 지원 등 새 정부의 핵심정책을 추진하려면 기초자료가 필요한 것도 이번 조사의 배경이다. 사금융 시장은 등록 대부업체와 무등록 대부업체(사채업자), 개인 간 거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번 조사는 사금융 시장 규모, 이용자 수, 평균 이자율, 대출형태 등 사금융 시장 현황과 사금융 이용 계기, 상환의지, 상환능력, 연체경험, 애로사항 등 이용자 특성 전반을 알아볼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소득공제 대신 세액공제 추진

    정부가 기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 세제 대수술에 착수했다.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혜택은 줄이고 서민·중산층에 대한 지원은 늘리는 동시에 135조원에 달하는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신제윤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세개혁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발족해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구성을 마치고 이미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결과물은 오는 8월 정기 세법개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세율이나 과세표준구간 조정, 세목 신설 등 직접 증세 없이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원을 넓히는 간접 증세 방식을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경제적 약자 지원 등 조세정의 확립도 주 목적이다. 이를 위해 소득공제 중심의 조세감면을 세액공제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고소득자나 대기업의 세제 혜택을 줄이고 취약계층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이다. 기존 소득공제는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감면받고, 세금도 못 낼 형편인 사람은 별 혜택이 없어 소득재분배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우선 연소득 40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 가구의 출산 장려를 위한 환급형 세액공제인 자녀장려세(새 아기 장려금)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소득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다자녀 추가공제는 줄이거나 자녀장려세로 통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근로장려세제(EITC) 적용 대상을 늘리고 최대급여액 인상도 추진한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돕고자 대기업이 2, 3차 협력업체에 투자하면 추가로 세제 혜택을 주는 장치도 강구한다. 고소득층에 대한 간접 증세를 위해서는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의 조세지원 한도를 설정, 과도한 세금 혜택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자 현금영수증·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의무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과세 인프라를 정비하고,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나 역외 탈세 단속도 강화한다. 간접 증세를 해도 목표 재원에 미달하면 직접증세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부가가치세율(현행 10%)이나 담뱃세 인상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새 경제팀, 전선을 단순화하라/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 경제팀, 전선을 단순화하라/오승호 논설위원

    곧 닻을 올리는 박근혜 정부의 새 경제팀은 경제 위기 극복 문제로 적잖이 골치가 아플 것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허둥댈 수도 있다. 가계부채, 일자리 창출, 하우스푸어, 저출산 고령화, 자영업자 대책, 환율전쟁 대책,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창조경제, 부동산 문제, 지하경제 양성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새 경제팀은 역대 정권에서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첫 경제팀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퍼즐을 풀어낼 수 있을까. 역대 대통령들의 예를 보면 경제운용 능력이 대통령 평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 당선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이 먹고살기가 힘들면 다른 공적들은 빛이 바래거나 묻혀 버린다.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들로서는 야속하다고 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와 금융실명제 도입이란 성과를 올렸지만 외환위기로 낮은 평판을 받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 위기를 잘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민의 삶을 중시하고 소통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점수가 깎였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 둘 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의 거시경제통이어서 그렇다는 뜻이 아니다. 곳곳이 성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집중 치유해야 할 선택의 문제만 남았기 때문이다. 새 경제팀은 우리 경제 상황은 이것 찔끔, 저것 찔끔 치료하려다가 병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십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곳저곳에 청진기를 대고 진찰할 시간을 줄여 처방전을 내놓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 바란다. 새 정부의 정상적 출범이 늦어진 마당이어서 더욱 그렇다. 박 당선인이 역대 정부와는 달리 초대 경제수석에 학자가 아닌 관료 출신을 내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가한 상황이 아닌 만큼 관료가 정책 집행력에서 앞선다는 점을 의식했을 것이다. 경제팀은 켜켜이 쌓인 현안들 중 전투력을 집중할 전선(戰線)을 잘 골라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 집행이 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 등에서 얻은 교훈이다. 기업이나 국민들이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의지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경제 심리 효과까지 가미되면 위기 극복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무역 1조 달러, 사상 최대 규모 경상수지 흑자(2012년 432억 5000만 달러) 등의 경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서운해할 정도로 알아주지 않는다. 원인은 고용 부진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당선인은 취직하기 쉽고 자영업자들 장사 잘되게 하면 5년 뒤 평가받을 것이다. 가계부채는 이미 위험 수위이다. 다음 뇌관은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라는 ‘쌍권총’으로 대출을 규제하고 있는데도 가계부채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이 무엇인가. 일자리가 없어 김밥이나 우동가게라도 해보지만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경제팀은 지난달 자영업자가 18개월 만에 줄어든 사실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회사에서 잘린 사람들이 구멍가게를 하기도 힘들어진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경제정책에 대단한 것을 담으려 할 때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해 정곡을 찔러야 한다.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의 첫번째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가 고상하긴 하지만 5년이나 10년 뒤 빛을 볼지 모를, 평시 상황의 모토가 아닌지 걱정되는 것은 기우(杞憂)일까.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들은 미래 양질의 먹거리 찾기 노력을 좀 덜 하더라도 2~3년 안에 성과가 가시화될 정책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osh@seoul.co.kr
  • “증세 없인 복지 없어… 토빈세 도입 등 환율전쟁에 적극 대응을”

    “증세 없인 복지 없어… 토빈세 도입 등 환율전쟁에 적극 대응을”

    21일 열린 ‘201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새 정부를 향해 여러 조언을 내놓았다.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국형 토빈세’(금융거래세)를 도입하는 등 일본이 촉발시킨 세계 각국의 ‘환율전쟁’에 적극 가세해야 한다는 주문과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를 각오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학술대회는 22일까지 열린다.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이 제시한 복지공약 비용인 135조원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인 만큼 복지비용 충당은 세출 구조조정이나 지하경제 축소 등으로 해소될 수준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무리하게 추진하면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경제적 비효율의 증대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불확실한 비전에 근거해 자기 주장을 펴는 것은 경제에 막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해 신뢰 상실을 자초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근본적인 세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교수는 “세금으로도 모자라 정부 차입까지 동원해 지출을 확대하다 나라가 거덜난 사례는 동서고금에 즐비하다”면서 “자기 임기만 생각하지 말고 향후 수십 년 복지정책의 초석을 놓는다는 자세로 체계적인 세제개혁의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 방향을 명확히 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근혜 노믹스나 경제민주화 등은 인수위 과정에서도 논의가 별로 진전되지 못했다”면서 “5년은 긴 시간이 아닌 만큼 정부 출범 초기에 정책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 시장에서 갖는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정부의 보육정책이 공공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자원 낭비까지 불러왔다”면서 “정부와 시장이 보육에서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원화가치에 대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0% 넘게 뛰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균형환율 수준의 측정과 정책과제’에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균형 수준인 달러당 1118원보다 2.5% 정도 낮은 1090원 정도를 기록했다”고 분석한 뒤 “올해 엔저 현상까지 지속된다면 한국의 성장률이 1% 포인트 이상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화 고평가 정도가 아직 미미하지만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으면 1997년, 2008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판 토빈세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오 교수의 견해다. 재정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가부채 관리와 관련해서는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주문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 분석’에서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성장 위주 정책을 주문했다. 허 팀장은 “물가를 현재 수준으로 안정시키고 부채 총량을 줄이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헤 정부 국정목표 확정] 135兆 재원대책 구체적으로 제시 안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1일 새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은 134조 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당초 대선과 공약집에서 밝힌 필요 재원과 같다. 하지만 재원 마련 대책이 또다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정과제 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불필요한 예산을 절감하고 세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71조원, 세제개편으로 48조원, 복지행정 개혁으로 10조6000억원, 기타 재정수입 증대 5조원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세 없이 비과세·감면 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도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라면 부처 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의 구체적 이행 방향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 들어가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자료를 지하경제 양성화와 체납징수에 활용·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재원 마련과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박 당선인의 공약 재원 확보 대책을 인수위에 제출했으나 구체적 세부 계획은 마련하지 못하고 대략적인 틀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구체적 재원 마련은 오는 4월 말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올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정부는 우선 재정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미흡’판정을 받은 재정사업의 예산을 10%이상 깎고 총 지출의 53%를 차지하는 경제분야 ‘재량지출’을 50%이하로 낮추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수위도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은 앞으로 각 부처에서 구체적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은 “필요 재원에 대해서는 재정부에서 보는 것과 당에서 보는 것, 인수위에서 보는 것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우리가 봤을 때 134조원이면 충분히 이행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각 공약 재원 마련은 이제 각 부처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세청 - 금융위 FIU 정보접근권 ‘공개 충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보 접근권한을 놓고 국세청과 금융위원회가 팽팽하게 맞섰다. 두 기관이 이를 놓고 공개적으로 맞서기는 처음이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18일 국회에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 그 방안은?’ 공청회에서 김동일 국세청 첨단탈세방지센터장은 “음성적 고액현금거래가 급증하지만 실물거래 검증만으로는 탈세 추적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정보 접근 확대는 가장 현실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국세청의 고액 현금거래보고(CTR) 정보 접근을 허용한 일명 ‘FIU법’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김 센터장은 “FIU 정보는 추가적인 비용 없이 수조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한데도 금융비밀보호 등을 이유로 수백만건이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IU 정보를 다수 기관에서 보게 되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정보활용평가위원회 설치, 접근 인원 최소화, 조회기록 감사, 정보활용실적 외부공개 및 국회 보고 입법화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FIU는 여당이 국세청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데다 박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의지가 강한 만큼 강경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탈세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정보까지 국세청에 제공해 정보의 문호 개방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FIU는 현재 조세범죄 우려가 있는 정보만 국세청에 제공하고 있다. 이명순 FIU 기획행정실장은 “조세정의 실현 원칙에 맞으면서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세청의 FIU 정보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맞섰다. 직접 접근은 불허하겠다는 얘기다. 대신 국세청과의 정보분석협력체계 공동 구축을 제안했다. 두 기관의 국장급이 참여하는 ‘금융정보분석협의체’를 설치해 탈세와 관련된 정보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정보 활용 실적을 정기적으로 점검하자는 것이다. 공청회에는 당초 과장급만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많이 온다는 소식에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FIU 원장, 박윤준 국세청 차장 등 양측 고위간부가 총출동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선박왕’ 법정구속 역외 탈세에 경종 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가 그제 종합소득세와 법인세 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유죄를 인정해 그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34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권 회장은 국세청 조사와 검찰 수사과정에서 “주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사업 중심지도 일본과 홍콩이어서 세금을 납부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법원은 그를 국내 거주자로, 시도상선의 홍콩법인 CCCS는 내국법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국내 거주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그는 가족과 가족명의로 보유한 국내 자산을 해외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에서의 직업과 소득을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이 1심 판결이고 행정소송이 별개로 진행 중이어서 권 회장의 유죄 여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만으로도 국부를 해외로 빼돌리는 역외 탈세범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국내 거주자라면 당연히 한국 정부에 소득세를 내야 하고 내국법인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법인세를 징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과세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거주자로 위장하거나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국제거래 및 해외투자를 가장한 기업자금 유용 등의 수법으로 탈세를 일삼는 부유층이나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8~2011년 역외탈세 조사 건수는 335건, 부과세액은 1조 7960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이를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를 발족해 2011년부터 조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역외 탈세는 대다수의 성실한 납세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범죄라는 점에서 합당한 조치다. 역외 탈세를 차단해 과세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조세 정의 구현은 물론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통해 세원 기반을 확충하고, 나아가 복지 재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시급한 문제다. 역외 탈세 차단의 성패는 관련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추적하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금융정보분석원과 정보 공유를 강화해 역외 탈루소득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역외 과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세피난처들과의 조세정보 교환협정 등으로 국제공조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
  • [사설] ‘4대 중증’ 공약 수정 논란, 공약 현실화 계기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4대 중증질환 무료진료 공약의 원안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언론이 4대 중증질환 공약이 대폭 수정된다고 보도하자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공약 이행은 국민들로선 반길 일이지만 과연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어설픈 공약들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암·뇌·심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올해 85%에서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국가 재정 부담이 큰 데다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4대 질환이 모두 건보 부담으로 될 경우 22조원의 막대한 재원이 더 들어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수위는 특진료,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과 본인부담금 등은 애초부터 지원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약 후퇴나 수정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좀 궁색해 보인다. 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기술돼 많은 사람들이 100% 무상진료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135조원에 이르는 대선 공약 이행비용(새누리당 추산)까지 얹어지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인수위와 정부가 비과세 혜택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수 확대에 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선거 공약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게 옳다. 물론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도 여러 차례 공약 이행을 다짐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짚지 않은 공약까지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공약이 정책으로 집행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 공약 이행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고 재정의 왜곡을 가져오는 등 문제가 생긴다면 그 공약은 실정에 맞게 정비하는 게 순리다. 일례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준다는 공약만 해도 적지 않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금을 해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로 인해 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국민과 야당의 공격을 받는 등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공약 수정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252개의 공약을 점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외려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받는 길이다. 차제에 여야 등 정치권도 복지공약은 신중하게 내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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