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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금룡 옥션사장 기고/ 디지털시대의 ‘정주영 정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은 20세기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남긴 우리나라 개발경제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무(無)에서유(有)를 창조했으며,그가 보여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은 후대 기업인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맨주먹 하나로 오늘날 ‘현대’라는 거함을 일으켜세운 가장 위대한 벤처기업인이었으며,탁월한 통찰력과 예지력으로 미래를 바라보고,미래에 대한 신념과 확신으로불가능을 극복한 분이었다. 특히 중공업이나 자동차산업 등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길을 먼저 개척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모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차관을 도입하고,폐유조선으로 물길을 막아 서산간척지를 개간한 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벤처기업인의 한사람으로 놀랍고도 존경스러울 따름이다.올림픽을 유치해 한국을 세계에널리 알린 업적 또한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신경제인들에게 국제화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처럼 정회장은 눈부신 업적과 값진 교훈을 남기고 이세상을 떠났다.아울러 큰 별을 떠나보내는 경제인들에게 더많은 숙제와 책임을 던져줬다. 이제 디지털 중심의 신경제시대에 ‘정주영정신’을 어떻게 수용하고,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그가 황무지를 일궈 거대한 공장을 세우고,이를국가경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켰듯이 이제는 디지털이라는무한의 공간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신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구경제의 기업구조와경영시스템과는 궤를 달리한다.신경제는 자본과 기계, 노동력 중심인 구경제와 달리 스피드와 창의력,네트워크,실험정신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지적 자본의 가치가 매우높다.신경제는 더이상 느린 의사결정과 낡은 관행,불투명한 회계처리,정경유착 등으로 대변되는 구경제의 병폐를용납하지 않는다. IMF이후 최근 수 년간 국내 대기업들이 여러가지 폐단을드러내면서 유래없이 심한 몸살을 앓았던 것도바로 신경제로 바뀌어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제 국내 경제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속히 수용함은 물론,장광한 가상의 공간을 개척해가는 모험적 기업가정신이필요하다. 도전과 창의를 중심으로 한 정주영정신은 이제 디지털이라는 환경으로 대변되는 신경제시대에 우리에게 뚜렷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는 디지털이라는 무한의 공간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이를 기반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이것이 그가 떠나면서 남긴 숙명같은 과제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잠언을 곱씹어 생각해본다.그리고 현재 벤처기업들이 고통스러운 시련기를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가장 성공적인 벤처기업인이었던 정회장의큰 뜻에 경외의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금룡 옥션사장
  • 타계한 경제거목 왕회장 정주영씨/ 일대기

    정주영은 격동의 현대경제사의 산증인이자 역사 그 자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근대화의 거목(巨木)이었고,옛소련과 중국의 경제 교류를 이끌어낸 민간 외교관이었다. 서울올림픽을 유치,성공적으로 치른 체육인이면서 사회사업가이기도 했다.누구도 엄두내지 못했던 ‘소떼 방북’으로 금강산 관광을 이끌어낸 이도 그였다.‘소떼 방북’은지난해 6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밑거름이 됐다.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로 자신의 퇴진 여부가 도마에 올랐던 지난해 5월에는 ‘3부자 동반 퇴진’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던정주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자서전 제목만큼이나 그의 인생 역정은 위기와 시련,극복의 연속이었다. ■소년 정주영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아산리의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났다.그의 호 아산도 고향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어려서부터 남달리 야심이 많았던 그에게“농사일을 하라”는 부친의 말은 성에 차지 않았다.가난은 야심찬 통천 산골의 소년을 잡아두지 못했다. 신천지를 꿈꾸며 세번씩이나 가출을 시도했던 정주영은 19살때 아버지가 소 팔아 모아 둔 70전을 훔쳐 들고 네번째‘탈출’에 성공, 드넓은 세상으로 나온다.그러나 기다리는 것은 냉엄한 현실뿐.막노동판을 전전하다 다다른 곳이서울 신당동 쌀 가게였다.황소처럼 우직하게 일한 그에게운이 따랐다.그의 성실성에 탄복한 주인이 그에게 쌀 가게를 넘겨줘 일약 점원에서 사장으로 올라앉게 된다.‘경일상회’라는 상호로 자신의 간판을 내단 것은 고향을 떠난지 4년 만의 일이다.보통학교(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그에게 ‘안되는 일은 없다’는 불굴의 의지가 생긴 것도 이무렵이다. ■사업은 탄탄대로 40년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에 자동차수리공장인 ‘아도써비스’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의길로 들어선다. 이후 46년에는 중구 초동에 현대자동차공업사를,47년에는 현대건설 모태인 현대토건을 세우며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손대는 일마다 성공했다.그에게 ‘두려움’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머리 속은 ‘도전’ ‘성공’이란 단어들로만 가득찼다.반세기에 걸친 ‘현대 역사’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잠깐 부산으로 피란 길에 올랐던 그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복구사업에 뛰어든다.단일 공사로는최대였던 한강 인도교 복구공사를 맡아 일약 대형 건설업체로 부상한 것도 57년이다.62년부터 본격 추진된 경제개발계획때는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65년에는 태국의 파타니 나라와소 고속도로공사를 따내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68년엔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성공리에 마친다.세계 최단 시간 완공이라는 기록까지남긴 이 공사는 ‘정주영’을 불세출의 인물로 각인시킨대역사였다. 70년대 후반은 중동 붐을 타고 대규모 건설공사를 수주,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사업 절정기는 80년대.76년 최초의 국산 모델 ‘포니’승용차를 만들어 미국 수출 길을 닦았다.86년에는 포니의 후속 모델인 엑셀이 미국 수입시장 소형차 판매 1위를 차지,‘엑셀신화’를 만들어냈다.엑셀신화는 후속 모델인 엑센트,베르나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결단의 승부사 그의 ‘신화 창조’는 초인적 의지와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의 삶은 위기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뚝심으로 승부를 걸었다.결과는 늘 적중했다. 고비때마다 결단은 더욱 빛났다.한국전쟁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겨울에 유엔군 묘지에잔디를 깔라는 미군측 요청에 보리밭을 떠다가 푸른 잔디로 바꿔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독점한 일화는 두고두고회자된다.조선소 도크도 없이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밀어 영국에서 조선소 건설 차관을 따낸 일,일본나고야를 제치고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일은 아마도 그가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84년 2월 서해안 서산 간척지의 물막이공사는 정주영의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양쪽에서 쌓아온 방조제의 끝 사이를 막아 조류를 차단하는 당시 공사는 유속이너무 빨라 난공사 중 난공사였다.정주영은 때마침 외국에서 들여온 고물 유조선 한 척을 활용하는 ‘기발한 발상’으로 물막이공사를 완벽하게 해낸다.후일 ‘정주영공법’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대통령에 출마해 떨어진다.대가는 비쌌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쓰라린 실패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그는 현대그룹 일선에서 물러났고,건강도 극도로 악화되는이중고(二重苦)를 겪어야 했다. 회사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문민정부 5년간 각종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일 욕심은 물론 명예욕도 컸던 그가재벌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계산하지 못해무리수를 둔 결과였다. ■마지막 불꽃,대북사업 금강산에 가졌던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그에게 통천에서 가까운 금강산은 바로 고향이었다. 98년 6월 ‘소떼 방북’을 추진하면서 “아버님의 소판돈 70전을 갖고 집을 나선 뒤 긴 세월 동안 저는 묵묵히일하는 소를 ‘성실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삼고 인생을걸어왔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한 마리의 소가 1,000마리가 되어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갑니다”라며벅찬 감회를 표현했다. 발이 부르트도록 방북 길에 올랐던 그의 노력은 헛되지않았다.‘3부자 동반 퇴진’과 함께 대북 총수 자리를 아들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게 물려줬지만대북사업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을 따낸 것도 성과 중의하나다. 지난해 6월28일에는 막걸리를 싣고 방북,김 위원장이 지방 순시 중인 원산까지 날아가 대북경협을 담판짓는 지칠줄 모르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자식들엔 엄격 손주들엔 자상. 아버지 정주영은 자식들에겐 매우 엄격했다.잘못을 저지른 아들에겐 용서를 허락하지 않았다.아들들은 아버지 앞에서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고 고백하곤 했다. 92년 총선 전후까지만 해도 자식들을 한데 모아 아침을같이 먹고 계동사옥으로 출근할 정도로 가부장적인 면을지니고 있었다.자식들과는 달리 손자·손녀들에게는 정이많은 할아버지였다.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손자·손녀들을 자주 찾곤 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그도 나이는 이기지 못했다.말년에몽구(MK)와 몽헌(MH) 두 아들이 싸우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데 몹시 속상해 했다고 한다. 일 벌레로 비쳐진 그에게도 멋진 풍류가 있었다.‘아침이슬’을 곧잘 불러댔고,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가는 세월’ ‘고향의 봄’ ‘고향무정’ 등 3∼4곡을 불러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다.시간이 날 때면 작가와화가를 만나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면도 있었다. 외지와의 회견에선 “120살까지 살겠다”고 장담했던 정주영.그러나 그도 불로초를 구할 수는 없었다.매순간 승부로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던 대사업가 정주영은 이승에 ‘왕(王)회장’이란 이름 석자를 남기고 끝내 이 세상을 떴다.사업가로 첫 발을 내디딘 지 63년,47년 현대건설 전신인 현대토건을 설립한 지 꼭 54년 만의 일이다. 손성진기자 sonsj@
  • 北화폐·달러 16억대 위조

    국내에서 북한 원화와 미국 달러를 대량으로 위조해 이 가운데 일부를 중국에 반출한 위폐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8일 문모씨(35) 등 7명에 대해 통화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또 중국 판매책인 조선족황모씨(41·중국 압록강변 집안시)의 신원을 파악,중국 공안당국에 통보했다. 문씨 등은 지난해 8월15일 서울 중구 주교동의 한 인쇄소에서 100달러짜리 미화 2,400장을 위조하는 등 3차례에 걸쳐미화 120만달러(한화 16억1,000만원)와 북한의 500원권 300만원(한화 1,800만원)어치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황씨로부터 “위조지폐를 만들어 주면 100달러짜리는 2만원에,북한돈 500원짜리는 2,000원에 매입하겠다”는 제의를 받은 뒤 중국에서 위폐를 제작하려 했으나 인쇄 상태가 좋지 않아 유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국내에서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문씨 등은 지난해 9월 100달러권 미화 200장을특수제작한 구두 밑창에 숨겨 중국으로 밀반출,우리 돈 400만원을 받고 황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북한 나진·선봉 지역의 암달러 시장에서 달러당 북한 돈 220원과 교환된다는 것을 알고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인 압록강변 등지를 오가는 북한 선원과 무역상 등에게 판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100달러권 위조화폐 인쇄용지 17장과 위조화폐 제작용 원판필름 15장 등을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이들이 만든 위폐가 국내에서도 유통됐는지에 대해 수사를확대키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소한 일상속 숨은 기호 찾아내기

    인간을 지우는 환상의 지우개 스티커사진,어느 곳에서든 불쑥뿔쑥 솟아난 사막의 모래폭풍같은 아파트단지,천민자본의징표인 어설픈 가로등…. B급 미술가를 자처하는 강홍구는 우리 주변의 25가지 사소한 일상의 시각적 기호들을 분석해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황금가지 펴냄)에 담았다.젊은이와 거리, 권력의 풍경등 세 부류로 나눠 접근했다.책 제목대로 찬양하는 것만은아니다. 오히려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시시한 것들의 배후에교묘히 숨겨진 권력과 자본의 횡포,사치와 허영의 논리,끝없는 욕망의 추구,조잡한 이미지 및 감성의 흉내내기 등을철저히 폭로했다.전신주는‘빈방 있음’‘아르바이트 구함’등 개인적 광고가 난무하는 사적인 언어의 광장이다. ‘박찬호’‘한석규’‘조용필’ 등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도용한웨이터 광고는 칙칙한 권위나 권력이 아니라 단지 이름만을빌려오는 익명의 질긴 편지들이다.주인공들에게 해를 끼치지않는 가짜 브랜드인 셈이다. 건물 옥상은 노란 물탱크들의 열병대이자 쓰레기장으로서 무질서의 극치를 이룬다.십자가와 첨탑은 공중지하실로서의 옥상을 은폐하는 가장 강력하고 종교적인 은유인지도 모른다고꼬집는다. 지폐에 인쇄된 권위에 가득찬 표정은 돈을 발행하고 유통시키는 권력의 언어이자 표정이란다.화가도 문인도 실학자도아닌,장군 임금 유학자 등으로 일관된 우리 돈 속의 인물들은 권력이 무엇을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지를 명백히 보여준다는 것. 저자는 시시해 보이는 모습들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요구할수 있는 권리를 우리 스스로가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주혁기자 jhkm@
  • [김삼웅 칼럼] 퇴계선생의 ‘녀던 길’을 찾아서

    지폐에서 늘 만나면서도 무심코 넘기는 인물, 본국보다는외국에서 더 연구가 활발한 석학, 이(理)·기(氣)철학이나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 거론하면 우선 질리는 대학자. 올해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 철학·사상가인 퇴계(退溪)이황(李滉:1501∼1570년)선생이 탄생한 500주년이다. 퇴계는 지난 반천년 동안 조선 최고의 학자로서 섬김을 받아왔다. 그래서 일반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000원짜리 지폐에 그의 초상이 실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퇴계를 ‘너무 먼 당신’으로 생각한다. 아호나 이름부터가 무겁고 그의 철학과 사상이 현실과는동떨어진 것처럼 인식되어온 까닭이다. 또 학자들이 그를 너무 학문의 세계에만 ‘가둔’것도 한 원인이다. 실제로 퇴계는 대단히 인간적인 품격과 운치를 알고 벼슬로나가는 길과 물러나는 때를 알며 누구보다 가정의 소중함을인식한 보통사람이었다. 그는 집안에 들어서는 모범가장, 관계에 나가서는 청백리, 학문의 세계에서는 치열한 논쟁을 통해 진리에 접근하려 한 고매한 학자였다. 퇴계의 인품에대해서는 제자 김성일(金誠一)의 글이 인상적이다. “쉽고 명백한 것은 선생의 학문이요, 정대하여 빛나는 것은 선생의 도(道)요, 따스한 봄 바람 같고 상서로운 구름 같은 것은 선생의 덕이요, 무명이나 명주처럼 질박하고 콩이나조처럼 담담한 것은 선생의 글이었다. 가슴 속은 맑게 트이어 가을 달과 얼음을 담은 옥병처럼 밝고 결백하며, 기상은온화하고 순수해서 금과 아름다운 옥 같았다. 무겁기는 산악과 같고 깊이는 깊은 샘과 같았으니, 바라보면 덕을 이룬 군자임을 알 수 있었다.” 무겁고 근엄하고 고리타분한 유학자가 아니라 봄바람처럼따사롭고 가을 하늘처럼 맑으며 호수처럼 잔잔하고 옥같이아름다운 군자가 바로 퇴계의 진면목이다. 운치와 풍류 또한 대단하여 여러편의 시문을 남겼다. “그윽한 섬돌엔 여린 풀이 돋아나고/향기로운 동산에는 꽃나무들 흩어 있네/비 내리자 살구꽃 드물고/밤 들자 복사꽃활짝 피었어라/붉은 앵두꽃은 향그러운 눈이 되어 나부끼고/하얀 오얏꽃은 은빛 바다가 들끊는 듯.” 퇴계는 고향 집 뜰에 솔·대·매화·국화 등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심어 벗삼으면서 초연한 삶도 즐겼다. 윤선도가 ‘오우가(五友歌)’를 짓기 훨씬 앞서 솔·대·매화·국화·연꽃의 다섯 벗을 노래하는 시를 지었다. “내 벗은다섯이니 솔·국화·매화·대·연꽃/사귀는 정이야 담담하여 싫지 않네/그 중에 매화가 특히 날 좋아하여/절우사에 맞이할 제 가장 먼저 하였네/내 맘에 일어나는 끝없는 매화 생각에/새벽이나 저녁에나 몇번을 찾았던고.” 독서를 많이 하고 남달리 책을 아꼈던 퇴계는 책과 독서와관련해서도 여러 편의 글을 남겼다. “고인(故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고인을 못 봐도 녀던 길 앞에 있네/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녀고 어쩔고.” 여기서 ‘녀던’은 ‘걸어가던’의 옛말이다. 책을 통해 고인을 만나고 그 길을 함께 걷게 된다는 ‘독서론’이다. “병 깊고 하염없는 백발된 이 늙은이/이 몸이 길이길이 좀벌레와 벗하여라/좀이 글자 먹는단들 그 맛이야 어이알리/하늘이 글을 내시니 그 중에 기쁨 있어라.” 어느 애주가는 유언에서 “주막의 한줌 흙이 되어술독으로빚어지길”소원했다는데, 퇴계는 길이길이 좀벌레와 벗하길원했다. 이 시의 백미는 3연의 “좀이 글자 먹는단들 그 맛이야 어이 알리“란 절구에 있다. 그렇다. 좀벌레가 책장을 갉아먹지만 ‘글자의 맛’을 어찌 알겠는가. 각박한 세상에서 퇴계선생 500주기에 그의 ‘초상화’모으는 일에도 바쁘겠지만, 가끔은 퇴계의 ‘녀던 길’, 그 학문과 풍류에 접하는 것도 보람일 것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구권화폐 사기단 또 적발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구권 화폐 사기단이 검찰에 적발됐다.서울지검 강력부(부장 李俊甫)는 25일 “구권(舊券)화폐를 신권 70%와 바꿔주겠다”고 속여 42억원을 가로채려 한 전 한국웅변협회 부회장 김모씨(52) 등 7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구권 화폐는 일반적으로 위조를 막기 위해 은색 실선을 지폐에 그려넣기 전인 94년 이전에 발행된 1만원권을 가리킨다. 구속 기소된 7명중에는 대기업 이사 출신의 중소기업청 전문위원인이모씨(62),전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이모씨(59) 등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경력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속이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 모 정당 중앙위원인 김모씨(43)를 만나 “군사정권과 문민정부 시절 조성된 수십조원의 구권 화폐를 전국 28개비밀창고에 보관중인데 몰수나 세금 추징을 피하기 위해 싸게 처분하려고 한다”고 유혹했다.이들은 이어 “자기앞수표 42억원어치를 가져오면 구권 60억원과 바꿔주겠다”고 속여 김씨로부터 일명 ‘자금표’로 불리는 42억원어치의 자기앞수표 사본을 받은 뒤 자기앞수표까지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씨줄날줄] 전자 세뱃돈

    설은 어린이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세뱃돈이 있어서 즐거운 날이다.7세기 중국 수나라 서적에 “설은 신라의 국경일”이라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설 역사는 매우 유원(悠遠)한 듯하다.그러나 설 아침에 덕담과 함께 받는 세뱃돈의 유래는 그처럼 오래된 것 같지 않다.조선 순조때 연중 세시풍속을 자세히 수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세뱃돈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다만 “원단(元旦) 사흘동안 아는 사람을 만나면 ‘새해 안녕하시오’라며 경사를 들추어 축하한다”고 덕담풍습을 적었을 뿐이다. 세뱃돈 관행은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많다.중국인은 전통적으로 설을 맞아 자녀들에게 ‘돈을 많이 벌으라’는 뜻으로 홍포(紅包·붉은 봉투)에 빳빳한 돈을 넣어 주었다.이 때 겉봉투에는 반드시 덕담을 적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우리도 설이 되면 으레 어린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관습이 생겼다.물론 설 아침에 자녀에게 약간의 용돈을 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세배만 하면 무조건 절값을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설이 용돈을 끌어 모으는 기간으로 여기는 경향마저 엿보인다.한술 더 떠 어른들이 초등학생에게 만원짜리 지폐를 주는 것이 예사이고,수표를 주는 경우까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다행이나마 최근들어 세뱃돈 대신 부담이 적고 교육효과가 큰 도서상품권 등을 주는 어른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설을 앞두고 국내 한 전자화폐발행업체가 세뱃돈 전자화폐를 내놓아 화제다.이 회사는 홈페이지(www.ecoin.co.kr)로 1,000원권 전자 세뱃돈을 신청하면 신용카드 크기의 전자화폐를 우편으로 보내준다.전자화폐에 적힌 비밀번호를 인터넷에 입력하면 영화나 음악 따위의 디지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이 회사는 내년부터 웹상에서 사이버카드를 직접 판매하는 서비스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그렇게 되면세배를 받고나서 컴퓨터상에 세뱃돈을 입력해 주면 그만이다.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기성세대들로서는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그래서 “할아버지 되어 세뱃돈 주기도 어려운 세상”이라는 푸념이 나올 법도 하다.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는가.세상이정신없이 변하는데 옛날을 그리며 버틸 수만은 없지 않은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자기앞수표 대량 위조

    위조한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수백장을 전국에 유통시킨 전문 위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북 전주중부경찰서는 4일 컴퓨터와 스캐너로 위조한 자기앞수표를시중에 유통시킨 유모(22·무직·전주시 팔복동), 송모(24·무직·전주시 서서학동),전주모대학 1학년 박모(22)씨 등 3명에 대해 유가증권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위산업체에 복무를 하다 알게 된 이들은 지난해 12월14일 전주시 팔복동 야전마을에 있는 유씨의 자취방에서 컴퓨터와스캐너를 이용,농협 전주중앙지점 발행 10만원권 자기앞수표 3장을일련번호별로 각 500장씩 모두 1천500장을 위조한 후 지금까지 경기도와 전주,광주 일대를 돌며 223장을 사용한 혐의다. 컴퓨터 초보자인 이들은 또 지난해 12월10일 컴퓨터와 스캐너 등을이용,5천원권 지폐 100장을 위조했다가 색상이 흐리고 품질이 조잡해사용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자 전량 폐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노숙자들 힘겨운 겨울나기

    “모든게 내 탓입니다.궂은 날을 대비하지 못한 내 잘못입니다” 지난 8월부터 노숙생활을 시작한 김모씨(52)는 26일 밤 9시30분쯤서울역과 남대문경찰서를 잇는 지하도에서 취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연신 회한의 말을 되뇌었다. 이곳에서는 새벽마다 ‘로터리’라고 불리는 인력시장이 서지만 노숙자들에게는 여간해서 일감이 돌아오지 않는다.가진 기술도 없는데다 툭하면 동료끼리 다투는 탓에 노숙자는 ‘노가다판’에서도 기피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오갈 데 없는 노숙자들은 밤이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이곳에 찾아든다.가물에 콩나듯 일을 만나 일당을 거머쥐거나 지폐라도 구걸하면 깡소주로 탕진한다.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닥쳤는데도 아랑곳 않고 날마다 70여명의 노숙자들이 지하도 바닥에 침낭이나 종이박스를 깔고 잠을 청한다. 김씨가 구석편에 신문지를 깔고 누우려 하자 험상궂게 생긴 30대 중반의 남자 3명이 나타나 “누구의 허락을 받고 여기서 자느냐”며 위협했다.바깥의 한기가 그대로느껴지는 지하도 입구 쪽으로 자리를옮긴 김씨는 “텃세가 심해 신출내기들은 잠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면서 “사람들이 많은 자리여야 따뜻한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새벽 5시30분쯤이면 영락없이 일어나 지하철을 탄다.꽁꽁 언몸을 녹이기 위해서다.승객들이 모두 냄새난다고 피하지만 ‘그들만의 생존법’이다.오전 11시쯤 김씨는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무료배식소를 찾아 아침 겸 점심으로 주린 배를 채운다.그는 “그곳에 가면허기도 면할 수 있고 ‘작업(구걸)’ 장소 등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파와 함께 날품팔이 일감마저 끊기면서 노숙자들의 하루는 더욱힘들어지고 있다. 노숙자쉼터 ‘자유의 집’ 최성남(崔成男) 사무장은 “올겨울 들어서울에서만 노숙자가 300명 가량 늘었다”면서 “노숙자 숫자는 경기순환보다 반년 정도 늦게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 황운성(黃雲聖) 소장은 “자활의지를 북돋우는 프로그램 개발과 수용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고교생이 지폐위조…전송 사진파일 활용

    지폐의 사진 파일을 e-메일로 받아 컬러프린터로 복사하는 지폐위조수법이 등장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25일 컴퓨터 스캐너로 복사한 1,000원짜리 지폐사진을 e-메일로 받은 뒤 컬러프린터로 70장을 복사해 이중 64장을시중에 유통시킨 정모군(17·울산 모고교 1년)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통화위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정군과 함께 위조지폐를 사용한 친구 민모군(17·고교 2년) 등 3명을 통화위조 동행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정군은 친구들과노점상, 슈퍼마켓 등에서 1만원짜리로 바꾸거나 오징어를 사는 등 지난 24일까지 모두 64장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유통된 위조지폐가운데 42장은 회수됐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濠 새 지폐 英여왕 초상 제거

    [캔버라 AP 연합] 호주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계속 국가원수로 받들기로 결정했지만 새로 발행하는 지폐에서 여왕의 초상을 제거했다고 호주 중앙은행이 18일 밝혔다. 호주 중앙은행은 내년 1월1일 호주연방 성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 발행하는 5호주달러짜리 지폐에서 전통적인 여왕의 초상을 제거했다고 밝히면서 여왕의 초상이 들어있는 구권(舊券)도 2001년까지 통용되며 제한적으로 발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주 화폐에서 여왕의 초상을 제거하는 논란은 지난해 여왕을 국가원수로 하는 현행 군주제를 폐지하고 국가원수로 대통령을 새로 선출해 공화제로 거듭나자는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을 때도 거론됐다. 호주 국민들은 그러나 국민투표를 통해 군주제 폐지안을 압도적 다수로 거부,여왕을 계속해서 국가원수로 모시기를 원했다.
  • 2차 남북이산상봉/ 서울·평양 스케치

    1일 서울과 평양의 숙소에서 이산가족들은 개별 상봉과 시내 참관등 남북 상호 방문 이틀째 일정을 보냈다. ■서울 이산가족들은 오전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1차 개별 상봉을마친 뒤 3층‘크리스탈홀’에서‘50년 만의 식사’를 함께했다. 이들은 “하루빨리 통일이 돼 자유스럽게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얘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남쪽의 아내를 찾아온 권태성씨(75)는끝내 아내 김영희씨(72)를 만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아내김씨가 재혼에 대한 죄책감으로 상봉을 꺼리는 데다 녹내장으로 앞을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롯데월드호텔에서는 때아닌‘달러 잔돈 바꾸기 전쟁’이벌어졌다.남측 이산가족들이 북의 혈육들에게 선물로 달러를 제공하기 위해 대거 환전에 나선 데다가 50달러,100달러 등 고액 지폐를 준비했던 이산가족들도 1,5달러짜리 잔돈으로 바꾸려고 몰려들었기 때문. ■평양 평양 방문 이틀째를 맞은 남측 방문단은 1일 오전 고려호텔객실에서 개별 상봉을 통해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 석만길씨(84·충남 천안시)와 홍대중씨(79·서울 성동구 옥수동)는부부 상봉의 기쁨에 들떴지만 북의 아내 정보부씨(86)와 박선비씨(74)가 50년 동안 수절해온 것에 대해 “내가 죄인”이라며 미안해했다. 이날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인 100세 유두희 할머니는 아들 신동길씨(75)가 차려준 ‘백돌상’을 받고 “정말 기뻐.이제야 한을 풀었어”라면서 칠순이 넘은 아들의 등을 다독거려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했다. 홍원상·평양공동취재단
  • 독자의 소리/ 톨게이트 직원 양심적 행동에 감사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뵈러 가는 길에 생긴 일이다.통행료가 5,300원이어서 5,000원권 지폐와 동전 300원을 내고 서둘러 출발하는데 뒤에서 “기다리라”는 고함소리가 들렸다.10m쯤 가서 급정거하자 부스를뛰쳐나온 직원은 1,000원짜리 다섯장을 쥐어주며 거스름돈을 가져가라고 했다.어둠 속에서 만원짜리를 잘못 낸 것이었다. 뒤차가 빵빵거리고,급한 마음에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빠져나왔지만 선량한 그 직원의 마음 씀씀이가 잊히지 않는다.그냥 넘겨도아무도 모를 일을 굳이 10m나 따라와서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친절함이 놀라웠다.나도 서비스업에 종사하지만 봉사정신이 많이 무감각해진 터에 다시 한번 친절을 생각하게 됐다. 우호진[경기도 이천시]
  • 개장 한달 정선 스몰카지노 현지 르포

    ‘윙∼윙∼,촤르르∼촤르르∼’ 요란한 슬롯머신 돌아가는 소리와 자욱한 담배연기속에 28일로 개장 한달째를 맞는 강원도 정선군 스몰카지노장은 IMF경제난을 까맣게잊고 있었다. 개장초기 하루평균 4,000명이 넘게 게임장을 메우던 인파가 최근 2,800∼2,900명으로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밀려드는 인파로북새통이다. 번쩍이며 돌아가는 450대의 슬롯머신마다 빈자리는 좀처럼 찾아 볼수 없다.아예 혼자 2∼3대의 슬롯머신을 독점하고 게임에 빠진 사람도 심심찮게 눈에 띤다.돌아가는 슬롯머신 앞면을 만원권지폐나 담배갑으로 가려놓고 마구잡이로 버튼을 눌러대는 ‘묻지마 게임족’들도 있다. 7∼8명이 돌아앉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22대의 테이블마다 20∼30명씩 몰려들어 깍지발로 어깨너머 사이드배팅을 하는 ‘어깨너머족’까지 생겨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장시간을 앞둔 아침 7시쯤이면 어김없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400∼500명의 열성파들이 매표소 앞에 몰려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도 이제는 일상화 됐다. 게임장에서 새우잠으로 때우며 4∼5일씩 심지어는 한달내내 머무는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올초 직장에서 해직된 뒤 카지노장을 찾았다는 김모씨(35·서울)는“퇴직금 1,500만원을 들고 카지노장을 찾았다가 5일만에 서울로 돌아갈 차비조차없이 몽땅 날렸다”며 차비를 구걸하기도 했다. 이같은 카지노 과열 사례는 고한읍 주민들의 입을 통해 더 자세히알려지고 있다. 고한읍에서 금방을 운영하다 최근 전당포까지 겸하고 있는 H전당포주인 이모(45)씨는 “지난 한달동안 금붙이를 맡기러 오는 사람뿐 아니라 고급차량까지 맡기고 돈을 꾸려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4∼5여명에 이른다”고 혀를 내두른다.이같은 호황속에 고한읍에만 전당포가5곳이 생겨 성업중이다. 40년동안 대를 이어 고한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37·여)도 “단골손님으로 이름만대면 알만한 몇몇 국내 굴지의 젊은기업인들이 한달내내 카지노장에 머물며, 최근에는 고한읍에 아파트나 광원용 사택을 물색해 줄 것을 은밀히 부탁받았다”고 귀뜸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모씨(53)는 “속옷까지세탁을 맡기는 것을 보면 카지노장에서 며칠씩 묵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한·사북지역 주민들은 “서로 얼굴도 알고 도박을 할만한 돈을 가진 사람들이 없어 알려진 것처럼 지역주민들이 카지노장을찾아 가산을 탕진한 예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조직폭력배들이나 마약사범들도 아직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외지인들의 씀씀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생업활동도 많이 바뀌고 새로운 풍속도까지 생겨나고 있다. 우선 숙박업,음식점,다방,술집,전당포,세탁소,택시업종이 호황을 맞고 있다.소규모 식품업소나 채소가게,잡화점등은 여전히 불경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빈인빈부익부현상이두드러져 지역주민들간 보이지 않는 알력도 만만찮다. 특히 택시 운전사들은 본업보다는 카지노장에서 서울까지 대리운전으로 짭짭한 재미를 보고 있다.서울까지 25만원씩 하루 2번까지 가능하다 보니 아예 그길로 나서는 운전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한읍번영회 김기수(金基洙·50)회장은 “개장초기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지노장이 하루빨리 당초 취지대로 건전한 성인오락장으로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 *스몰카지노장에 대해 지역주민 무엇을 원하나. 스몰카지노장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다. 개장 한달이 가까와 오면서 인파가 넘쳐 10만명에 육박하고 하루 평균 매출액도 10억원을 넘어서 당초 계획의 3배 이상 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에게는 아직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당초 설립 취지는 폐광지역의 지역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골자였지만 세수·고용효과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지역환원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불만이다. 주민들은 수익이 당초 목표보다 높은 마당에 이제는 지역을 위해 수익금을 어떻게 환원하느냐는 문제와 앞으로 2∼3년 뒤면 폐광될 동원탄좌,삼척탄좌의 1,100명에 이르는 광원들의 재취업문제 등이 이제쯤에는 논의돼야한다는 시각이다.지역을 살리겠다는 당초 명분이 퇴색되기 전에 구체적으로 제도화될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 누가 얼마나 대박을 터뜨렸다는 등 사행심조장이나 대대적인 홍보활동보다는 지역주민들과 장래 자식세대들이 겪어야할 비교육적인영향의 해결방안과 도박중독증 예방 프로그램 마련도 시급하다는 주장이다.최근 정부에서 베팅한도액을 세분화하고 당첨금 하향조정,영업시간 단축 등 카지노 과열을 식히려는 일련의 제도개선에 나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선 조한종기자
  • 승차권 발매기는 ‘짜증’ 자판기

    “하다못해 커피자판기도 지폐 사용이 가능한데 지하철승차권 발매기에 지폐를 쓸 수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잠실에서 을지로입구까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조용완씨(39)는 승차권을 사려다가 짜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정액권이떨어지거나 동전이 없을 때면 승강장을 눈앞에 두고도 100m 이상 떨어진 유인매표소까지 가야 한다.게다가 동전교환기도 1,000원권만 되고 이 역시 고장나 있기 일쑤다. 지하철 1∼4호선 승차권발매기의 교체 및 추가설치가 시급하다.지폐사용이 애초부터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내구연한이 지나 고장이 빈발,이용객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현재 1∼4호선 114개 역사에 설치돼 있는 승차권발매기는 모두 992대.그나마 프랑스에서 수입한 492대는 들여온지 15년이 지나 거의 고물이 됐고 국산 500대도 내구연한(10년 정도)이 거의 다됐다.지난해한 시민단체가 조사했을 때 59대(6.1%)나 되는 발매기가 작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더 큰 문제는 지폐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항상 동전을 준비해야 하고,그렇지 않으면 동전교환기를 이용하거나 유인매표소까지 가야 한다. 요금이 1,000원이 넘는 곳까지 가려 해도 1,000원짜리 지폐를 모두500원 또는 10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 발매기에 넣어야 한다. 1,000원권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주는 교환기도 35대에 불과하다.3개역사에 1대 정도 설치돼 있는 셈.동전교환기 가격은 대당 150만원정도다. 정액권발매기가 없는 것도 승객들에게는 큰 불편거리다.정액권 사용승객이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꼭 유인매표소 앞에 줄을 서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에대해 지하철공사측은 교통카드 이용자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대당 1,000만원 이상 드는 신형 승차권발매기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기 지하철에 비교하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도시철도공사는 2기 지하철 5∼8호선 115개 역에 지폐사용 발매기 및정액권발매기 등 총 1,107대를 설치했다. 그 결과 각 역사 근무인원을 11명으로 최소화했다.1∼4호선의 경우역사당 인원이 15∼30명에 달한다.장기적인 인력절감 효과를 감안할경우 신형 발매기설치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현재 지하철 승객중 교통카드 이용률은 2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교통카드 이용자에 대한 할인혜택으로 이용률이 점차 증가하고있는 추세이긴 하나 몇년안에 현재의 일반 승차권이나 정액권 이용률만큼 높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2∼3년간 교통카드 이용률 증가추세를 보고지폐사용이 가능한 신형발매기 설치여부를 검토하겠다”며 “그러나정액권발매기는 설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오늘의 눈] 외국과 한국기업의 서비스 차이

    최근 유럽 4개국으로 출장갈 기회가 있었다.유럽의 공공부문 개혁을알아보기 위해 이탈리아 네덜란드 핀란드 영국 순으로 둘러보았다. 8일간 4개국을 돌아다녔으니 비행기 타고 내리는 데 적지않은 시간을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본업’인 공공부문 개혁 현장을 제대로 볼 물리적 시간은 없었지만 예상 외의 일로 감동받은 성과도 있었다.핀란드의 헬싱키에서 런던으로 갈 때의 일이다.국적기에는 자리가없어 유럽 출장 동안 네덜란드 항공(KLM)을 타고 다녔으나 이때만은영국항공(British Airways)을 이용했다. 기내에서 100달러를 내고 기념품을 몇개 샀다.승무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달러)잔돈이 없으니 파운드화로 받아달라”고 했다.승무원은 얼마 뒤 다른 승객과 일부러 100달러 지폐를 10달러,20달러등으로 바꾼 뒤 기자에게 달러로 다시 교환해줬다.승무원은 기대하지도 않고 있던 기자에게 친절을 베푼 셈이다. 영국의 좋은 이미지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유럽 출장의 첫 도착지였던 로마에서 여행용 가방(샘소나이트 제품) 손잡이가 파손돼 계단을 오르내릴 때에는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그런데 런던공항에서 찾은 가방에는 강력한 테이프가 붙어 있어 대충 들고다니는 게 어렵지않았다. 귀국 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가방 손잡이를 고쳐줄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N백화점에서 말끔히 고쳐진 가방을 찾은 것은 며칠후의 일이다.가방을 판매한 지 만 11년이나 지났지만 완벽하게 애프터서비스를 해준 업체에 대한 이미지는 좋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 수준도 좋아지고는 있지만 대체로 선진국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수준차는 심한 듯싶다.최근 하나로통신에 인터넷 서비스 신청을 했으나 감감 무소식이었다.알아보니 하나로통신 내부의 잘못으로 주소가 잘못 입력돼 다른 구(區)의 관할로 된 탓이었다. 실수야 있을 수 있지만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다.잘못을 시정하는 것도 신청인에게 하라는 데에는 말문이 막힐 정도다.자신들이 잘못한것을 고치면 될 일인데도 고객을 뭘로 보는 것인지…….고객(손님)은 ‘왕’이라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들은 ‘왕’보다는 ‘봉’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곽태헌 행정뉴스팀 차장 tiger@
  • 지폐·수표 1,300장 위조범 검거

    마산 중부경찰서는 14일 만원권 지폐 1,200여장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100여장을 위조한 혐의(특가법상 통화 위조 등)로 김모씨(29·무직.마산시 합포구 자산동)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소기업은행 서울 신수동지점 및 한빛은행서울 전농동지점 발행 자기앞수표 각 2종 총 108장 1,080만원과 한국은행 발행 만원권 지폐 6종 1,239장 1,239만원 등 모두 2,319만원 상당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던 혐의다. 김씨는 컴퓨터와 스캐너를 이용해 수표와 만원권 지폐를 위조한 다음 만원권 지폐 중간에는 위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은색 수정액으로점선을 그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씨는 자취방에 뭉칫돈을 보관하고 있던 중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한편 김씨는 이날 교통사고를 내고 병원에 의식불명인 상태로 입원중이다. 경찰은 김씨가 위조한 지폐나 수표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의식을회복하는 대로 공범 여부 및 정확한 위조량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마산 이정규기자 jeong@
  • 덴마크 非유로 선택… EU 타격

    덴마크 국민들은 유럽인으로서의 당위보다 경제주권을 택했다.28일실시된 덴마크의 유로화 가입 국민투표가 반대 53.1%,찬성 46.9%로부결됨에 따라 향후 EU 확장일정과 유로 위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투표장앞에서 꽃을 나눠주며 막판까지 유로채택을 위해 뛰었던 폴니루프 라스무센 총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패배를 자인했다.EU지도부는 EU GDP 2%에 불과한 덴마크 경제력을 들먹이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EU 초유의 유로채택 국민투표가불발로 돌아감에 따라 영국,스웨덴 등 또다른 비(非)유로 EU국에도먹구름이 드리웠고 출범 1년반만에 3분의1이나 평가절하된 유로도 상당기간 더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왜 거부했나 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 가입을 부결시킴으로써 유럽인들을 경악케 했던 덴마크의 독불기질이 또한번 발휘됐다.EU 일정자체를 올스톱시켰던 당시와 비견할수 없겠으나 이번 선택도 심도깊은문제제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덴마크 중앙은행은 자국통화 크로네에 대한 환공격,외국인투자회수등에 대비,경계태세에 들어갔고 기업들은 덴마크 경제력의 결정변수인 유럽역내교역의 피치못할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덴마크가 던지는 메시지는 현재의 EU통합 속도 및 능력에대한 회의가 아닐수 없다. 편차큰 빈부국들을 동일한 경제적,행정적 틀로 재편하는 과정에서나타난 EU관료들의 무능,불협화음 및 관료주의,향후 동구국가들을 받아들였을때의 유로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을 고려,덴마크인들은 아직은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유로랜드로서는 덴마크 2차 국민투표를 수년 더 기다려야 하게 됐다. ◆파장은 29일 뉴욕시장에서 유로는 한때 전일대비 0.7센트 떨어진 87.70센트까지 하락했으며 추가하락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2002년 1월 지폐,동전 발행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영국,스웨덴 등 국민투표를 남겨둔 EU국가,EU가입을 줄다리기 해온 노르웨이 등에 대한 파장으로 EU 일정표를 재조정해야 할 판이다.영국은 즉각 투표를 통한 유로도입을 재강조했으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며 유로랜드 내에서조차 마르크 강세에 젖어왔던 독일등을 축으로 유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차등 불가피 덴마크의 선택으로 EU는 부득이 유로랜드와 비유로랜드로 나뉘게 됐다.이는 EU내에서도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투 스피드론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동일한 경제지표로 EU전체를하향평준화하려 들지 말고 부국 그룹,빈국 그룹 등 통합속도의 차등을 인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EU 확대와 정착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폭락 유로화 되살아 날까

    지난 21일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이상기류가 감지됐다.연일 하락하던 유로화가 사상 최저치인 0.8443달러에서 바닥을 치고 0.85달러 너머로 뛰었다.외환 전문가들은 소문으로만 나돌던 ‘모종의 조치’가 임박했음을 직감했다.다음날인 22일 세계 외환시장에는 유로화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순식간에 21억달러 어치의 유로화가 사들여졌다.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일본은행(BOJ) 등 유럽 및 선진7개국의 중앙은행들이 가세했다.선진국들이 유로화의 값을 올리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선 것이다.유로화는 0.8581달러에서0.8992달러로 뛰었고 하락세는 멈췄다. ◆유로화의 부침(浮沈)=지난해 1월1일 출범한 유로화는 1991년 12월에 맺어진 유럽연합(EU)의 마스트리히트 조약에서 비롯됐다.지금은은행간 결제로 이뤄지지만 2002년 1월1일부터는 동전과 지폐도 찍어낼 예정이다.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가운데 11개국이 참여했다.영국,스웨덴,덴마크는 유보했고 그리스는 내년에 가입하기로 예정돼 있다. 당초 유로화 출범은 국제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달러 표시 유가증권에 투자됐던 유동성이 유럽시장으로 이동했다.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유로화로 쌓았다. 그러나 유럽 경제가 유로화를 뒷받쳐주지 못했다.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제한한 조건은 재정지출이 큰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큰 부담이다.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급정지) 선언과 중남미의 금융불안은 대외수출을 위축시켜 99년 유럽의 경제는2.1% 성장에 그쳤다.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개입의 배경=유로당 1.17달러로 시작한 유로화가 지난해 6월당초 기대와 달리 1.02달러로 떨어졌다.2000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7월 잠깐 반등했으나 올해에는 줄곧 1달러 미만의 저공행진을 계속했다.국제유가 폭등까지 겹쳐 지난 20일에는 사상 최저치인 유로당 0.8443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 약세는 EU 국가의 수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외구매력 상실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해외 투자자금의 유출 등은 유럽경제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요인이다.최근 미국에는 76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미국은 달러화 강세로 자본수지 흑자와 물가안정을 이룰 수 있으나미국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잃게 돼 무역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더욱이 유럽에 진출한 기업은 환차손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뉴욕증시의 침체는 유럽과 아시아 증시의 동반하락을 부를 수 있다.실제 매출액의 4분의1을 유럽에서 거두는 맥도널드와 화학회사인 듀폰,타이어업체인 굿이어는 유러화 약세로 큰 손실을 입었고 주가도 떨어졌다. 미국은 11월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유로화 시장개입에 소극적이었으나 세계경제의 침체와 국제무역 위축에 따른 보호주의 등을 우려,유로화 방어에 합세했다. ◆유로화의 전망=국제 외환시장에서 결제수단 비중은 달러 48%,유로31%,엔 5%로 유로화는 국제무역에서 제 2의 기축통화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유로 가입국의 경제력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의 경제력은 유로화의 가치상승에 걸림돌이다.영국은 유로화 가입이 투자전망을 밝게 하고 고용과 성장을 촉진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만 가입하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화의 질서있는 반전’을 목표로 유로화 안정보다 ‘강한 유로화’에 관심을 둔다고 강조했다.유로화 방어 차원이 아니라 차제에 유로화 가치를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이로 인해 유로화는 0.88달러 언저리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 그러나 ‘강한 달러’를 바라는 미국이 유로화 부양에 계속 동조한다는 보장은 없다.영국도 유로화의 무한정 매입에는 부정적이고 유럽의 투자자금은 계속 이탈되고 있다.EU가 각국의 경제개혁을 촉구하고 있지만 단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유럽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로 지닌 달러화를 과감히 털지 않는 한 유로화 약세는피할 수 없다.다만 시장심리 안정으로 유로화는 당분간 0.9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문일기자 mip@
  • 10만원 고액화폐 도입 필요성 제기-국정감사자료집

    우리 경제의 규모와 발전 정도를 감안할때 10만원권의 고액 화폐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국회사무처 예산정책국이 펴낸 재정경제위 소관 ‘2000년도 국정감사자료집’에 따르면 현찰처럼 통용되고 있는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발행 및 유통비용이 너무 크고,경기 부양 및 소비 촉진,투명한신용사회 등을 위해서는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특히 10만원 수표를 발행하고 교환하는데 드는 비용만도 연간 8,000억원을 상회한다고 지적했다.또 외국의 지폐권종이 5∼8종인데 반해 우리는 1,000원권과 5,000원권,1만원권 등 3종에 불과,국민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자료집은 대한 상공회의소가 지난 8월초 실시한 10만원권 고액화폐발행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응답자의 65.4%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10만원권 발행이 필요한 이유로는 ‘수표발행에 따른 경제적 비용절감’(52.6%)이 가장 많았고,‘소비자 편익증진’(40.0%),‘경기 촉진’(7.4%) 순이었다. 반면 ‘개인 및 가계의 과소비 조장’(70.1%)은 고액화폐 발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자료집은 따라서 10만원권의 도입을 위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부활 및 금융실명제 완전 실시와 함께 부패방지법 등 사회적 형평성을추구하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종태기자 j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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