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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블랙홀 촬영 1년만에 또 하나의 블랙홀 비밀 공개

    [달콤한 사이언스] 블랙홀 촬영 1년만에 또 하나의 블랙홀 비밀 공개

    지난해 4월 10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간접 관측으로만 존재가 알려져 있었던 블랙홀이 처음으로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연구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M87 중심부에 위치한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7일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연구팀이 블랙홀과 관련된 또 하나의 우주 비밀을 풀어냈다. 전 세계 14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EHT 연구팀은 EHT, 칠레 북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간섭계 ALMA는 물론 한국의 밀리미터파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등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전파망원경 처녀자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블랙홀 제트 분출을 촬영하는데 성공하고 그 결과를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7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는 재독 한인과학자인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김재영 박사이며 국내에서도 한국천문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속 천문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난해 공개된 영상에서는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에너지 분출현상인 ‘제트’가 없어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불완전한 블랙홀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약 538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처녀자리에 있는 퀘이사 ‘3C 279’를 관측했다. 퀘이사는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에서 별과 가스가 떨어질 때 나오는 마찰열 때문에 태양같은 항성(별)보다 수 배에서 수 백배 밝게 빛나는 발광(發光) 천체로 준항성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이번에 관측 대상이 된 3C 279는 타원형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관련돼 광학적으로 매우 활발하고 다변성이 큰 퀘이사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이번 퀘이사 정밀관측으로 처녀자리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제트를 관측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블랙홀 주변에 가스물질로 이뤄진 디스크, 일명 강착원반이 있고 위, 아래쪽으로 광속과 비슷한 속도로 제트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는 직선형태가 아니라 새끼처럼 약간 비틀려 꼬인 상태로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1저자로 연구를 이끈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박사는 “제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곳에서 정확히 선명한 제트를 발견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놀라운 점“이라며 “제트의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일직선 형태로 곧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약간 비틀어지고 기울어져 뿜어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노원구, 경증치매 관리 프로그램 운영한다

    서울 노원구, 경증치매 관리 프로그램 운영한다

    서울 노원구가 경증치매 진단을 받은 60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등급 미신청자나 장기요양등급이 없는 노인을 대상으로 경증 치매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달부터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반(오전 9시 30분~오후 12시 30분), 오후반(오후 1시 30분~오후 4시 30분)으로 나뉘어 하루 3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장소는 노원구청 5층 생명 숲 기억키움학교다. 모집 인원은 오전, 오후 각 10명씩 총 20명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기억력과 판단력, 계산능력 향상을 위해 태블릿 PC를 이용한 숫자와 그림 놀이에 중점을 둔다. 뇌 활성화를 위해 그룹 게임과 중앙 치매센터에서 제작한 뇌신경체조, 미술, 음악, 요리, 원예, 운동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수업 전에 간호사가 건강을 체크하고 작업치료사와 외부강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수강료는 무료다. 노원구 치매안심센터로 전화 신청을 하면 된다. 센터는 교육 희망자를 대상으로 날짜를 정해 방문하도록 하고, 경증치매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인지평가 후 교육대상자를 선정한다. 거주지 확인을 위한 등본과 경증치매 진단서를 지참해야 한다. 구는 기억키움학교 외에도 구청 내에 위치한 센터에 집과 비슷한 환경의 일상생활 훈련센터 ‘희락당’을 설치해 홈런(HOME LEARN)이라는 일상생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치매·경도인지 장애 대상자에게 식사, 목욕, 옷 입기, 낙상예방운동과 같은 일상생활활동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호자와 종사자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가정에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 컨설팅을 제공하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움직임 감지 센서, 미끄럼 방지 테이프 등 안전 보조도구 등을 지원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치매와 싸우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늘어나는 치매 환자로 인한 가정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치매 예방 관리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의식은 종교의 본질인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의식은 종교의 본질인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집단예배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개신교계는 종교탄압이라며 여전히 반발한다. 철학자 김용옥은 한국교회가 ‘구약(舊約) 코로나’에 감염돼 이성이 마비됐다며 구약을 폐기하라고 주장한다. 양쪽 다 구약성서의 ‘아모스’를 모르나 보다. 아모스는 ‘문서예언의 효시’로 불린다. 이사야, 예레미야의 대선배다. ‘정의의 예언자’로도 불리는 그는 종교의 핵심이 도덕이라고 강조했다. 당시의 종교·정치 지배계급은 공동체의 운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법제도는 망가져 결백한 자가 감옥에 끌려갔다. 하지만 이토록 타락했음에도 종교의식에는 광적으로 집착했다. 사흘마다 십일조를 바칠 정도였다. 아모스는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구약종교가 의식종교로 타락했다고 꾸짖으며 ‘정의’를 요구한다.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公義)를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아모스’ 5장 24절) 아모스는 종교행사가 전혀 무가치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종교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나(야훼)는 너희가 벌이는 행사들이 역겹다. 너희 성회들을 기뻐하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내게 제물을 바친다 해도 내가 받지 않겠다.”(‘아모스’ 5장 21~22절) 아모스의 신은 심지어 의식 그 자체를 죄악으로 간주한다. “너희는 벧엘에 가서 범죄하며 길갈에 가서 죄를 더하며 아침마다 희생제물을 바치고 삼일마다 십일조를 드리는구나.”(‘아모스’ 4장 4절) 종교행사를 경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성전들을 모조리 때려 부수고 성전에서 예배하는 자들을 샅샅이 찾아내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고 선언한다. “성전 기둥머리들을 쳐서 문지방이 흔들리게 하라. 기둥들이 부서져 내려서 모든 사람들의 머리를 치게 하라. 거기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내가 칼로 죽이겠다.”(‘아모스’ 9장 1절) 구약종교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깨부수는 말이다. 아모스가 말한 정의는 대단한 게 아니다. 정직, 공정, 자비 등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도덕률이다. 특히 시민적 도리와 이웃 사랑을 강조했다. 일반 국민이 개신교계에 요구하는 것도 별거 아니다. 공동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이웃 사랑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애꿎은 구약을 탓할 것 없다. 불리한 구절을 선택적으로 외면하는 일부 교회와 철학자가 딱할 뿐. 아스팔트에 떨어진 꽃비는 아름답기라도 하지.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우주를 보다] 포천서 촬영된 ‘은하철도999’…줄지어 날아가는 스타링크 위성

    [우주를 보다] 포천서 촬영된 ‘은하철도999’…줄지어 날아가는 스타링크 위성

    마치 유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의 기차처럼 위성들이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우리나라 상공 위에서 포착됐다. 최근 아마추어 천문가 김창섭씨는 경기도 포천 상공에서 지난 26일 새벽 5시 16분부터 4분여 동안 총 37기의 인공위성이 일렬로 하늘을 통과하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에 담긴 위성은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스타링크'(Starlink)다.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전세계 대상 위성 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다. 지난해 5월 24일 60기 발사를 시작으로 지난 3월 18일까지 6차에 걸쳐 총 360기의 위성이 하늘로 올라간 상태다.김씨는 "6개월 전 부터 스타링크를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날씨와 적절한 고도, 밝기가 맞지않아 계속 실패했었다"면서 "이날 촬영된 위성들은 지난 18일 6번째로 발사된 스타링크 L5"라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첫번째 사진은 ISO 3200과 셔터속도 1초로 연속촬영한 165장의 사진을 한 장에 합성하였으며 셔터와 셔터 사이의 간격으로 인해 중간 중간 끊어진 부분이 생겼다. 또한 2번째 사진은 이중 한 장의 사진으로 한번에 15기의 인공위성이 지나가는 장면이 담겨있다. 동영상은 165장의 사진을 초당 4프레임으로 제작됐다. 김씨는 "줄지어 날아가는 인공위성들을 보며 놀람과 흥분에 탄성까지 질렀다"면서 "일반적으로 위성이 3등급에서 6등급의 밝기로 지나가는데 이날 일출전 지평선 아래의 태양과 200㎞ 상공의 위성들, 그리고 관측자의 각도가 맞아서 1.8등급의 상당히 밝은 모습으로 맨눈으로도 선명하게 관측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손혜원 “우리는 효자”, 최강욱 “이해찬 표현 좀 과해”

    손혜원 “우리는 효자”, 최강욱 “이해찬 표현 좀 과해”

    손 의원 “한 번도 사칭 참칭을 한 적 없어”최 전 비서관 “완전히 갈라져서 적이 될 일 없어”열린당, 최소 12석 예상손혜원 열린민주당 의원이 27일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적자·서자가 아니라) 효자다. 당이 어려울 때 언제나 부모를 부양할 마음가짐이 있는 그런 효자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 적자다, 서자다 하는 데 있어 후보님들과 같이 회의를 했었는데 좋은 안을 내주셨다”며 이렇게 말했다. ‘총선 후에 민주당과 다시 합칠 걸 상정하고 있다는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손 의원은 “우리 후보자들은 모두 다 그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열린민주당이 민주당을 사칭하고 참칭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한 번도 사칭 참칭을 한 적이 없다”며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그분이 청와대에 계시다가 이리 오셨다는 것이 팩트다. 그것이 참칭이나 사칭이란 단어로서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번인 최 전 비서관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왜 그러셨는지는 이해가 가는데 표현은 좀 과하셨던 것 같다. 참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당이 크게 보면 진보개혁 진영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통합을 해서 한 길을 가야 될 일이 있을 것이고, 완전히 갈라져서 적이 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민주당 이 대표는 지난 25일 “일각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개인이 유사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더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기를 부탁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으로 탈락한 분이 민주당 이름을 사칭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비판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 12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손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 12석은 예상하고 있다. 25% 정도 되면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전 비서관도 “크게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면 12석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보통의 풍경이 사라진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것에 고마워하라는, 그러니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에 차분히 돌아볼 여행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소로 떠오른 곳이 많단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좀더 솔직해지자면, 당진을 찾은 게 사실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여태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더 큰 이유였다.25일 현재 당진에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내와 달리 야외에서만큼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아직 바이러스의 기세가 등등한 만큼 당장 다녀오시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이 차분히 정리된 뒤 ‘집콕’에서 쌓인 먼지들을 털어낼 겸 발걸음하는 것도 좋겠다.●김대건 신부 태어난 ‘솔뫼성지’엔 교황의 흔적 당진엔 천주교 성지가 두 곳이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다. 둘 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합덕면에 있다. 이름값으로는 솔뫼성지가 단연 앞선다. 솔뫼성지는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내년이면 벌써 그의 탄생 200주년. 그를 포함해 4대에 걸쳐 순교자가 배출됐다고 한다. 2014년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천주교 관련 유적 중 최초로 국가지정 문화재(사적 제529호)가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일 터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이리저리 휜 소나무가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 성지 안에 ‘십자가의 길’, 기념관과 성당, 수녀원, 김대건 신부 생가 등이 있다. 다만 건물 내부는 코로나19 탓에 공개되지 않는다.●조선의 순교자가 묻힌 ‘신리성지’는 SNS 핫플 신리성지는 최근 SNS를 타고 급속히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신리성지는 조선 후기에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이 때문에 로마시대 지하교회인 카타콤바에 비유해 ‘한국의 카타콤바’라 곧잘 불린다. 제5대 조선교구장을 지낸 다블뤼 주교가 은거하며 조선천주교사를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다블뤼 주교는 1845년 김대건 신부와 함께 논산 강경에 첫발을 내디딘 후 21년간 조선에서 활동했다. 그동안 그가 수집한 자료와 순교자들의 행적은 훗날 ‘한국천주교회사’의 기초가 됐고, 103위 성인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신리성지가 명소 반열에 오르게 된 건 종교적인 이유보다 여행지로서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신리성지는 사방이 탁 트였다. 성당에 이르는 길 주변으로는 연못과 잔디밭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그 사이사이에 다블뤼 주교 등 다섯 성인의 삶을 기억하는 작은 경당이 조성돼 있다. 평평한 잔디밭 끝자락의 가장 높은 곳엔 순교미술관이 우뚝 솟았다. 십자가를 제외하면 장식이라고는 없는, 소박하고 무뚝뚝한 건물이다. 잘 정돈된 잔디밭과 소박한 순교미술관이 어우러져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생사진 건지려는 청춘들의 애정행각은 좀… 순교미술관 안엔 한국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기록한 그림들이 전시됐다. 순교미술관 꼭대기에 오르면 국내에선 드물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드넓은 내포평야가 선사하는 시원한 풍경 덕에 온몸에 달라붙은 바이러스들이 죄다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한데 빼어난 풍경과 달리 교회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죽은 이들이 묻힌 곳이라는 교회의 설명에도 ‘인생사진’을 얻으려는 연인들이 성지 곳곳에서 과감한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한 합덕성당도 둘러볼 만하다. 1929년 세워진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정한 외양이 인상적이다. KBS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촬영지로 쓰였다고 한다.●일출·일몰이 장관인 왜목마을의 명물 ‘새빛왜목’ 바닷가 쪽에서는 왜목마을을 찾을 만하다. 한자리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갯마을이다. 저물녘 풍경도 곱지만 해뜰녘 풍경은 더 빼어나다. 동해의 힘차고 장엄한 일출과 달리 서해 특유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해돋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왜목마을의 명물은 ‘새빛왜목’이다. 높이 30m에 이르는 거대한 조형물이다. 저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의 ‘상생의 손’(8.5m)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날아오르는 왜가리의 모습을 표현한 이 조형물은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 이뤄졌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판에는 외부의 색이 그대로 담긴다. 이 덕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야간에는 조형물 내부의 조명이 켜져 은은한 빛을 낸다. 대호방조제 너머의 도비도는 섬이었다가 뭍이 된 곳이다. 대·소난지도로 가는 페리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철엔 잔잔한 물 위를 떠다니는 다양한 철새들과 만날 수 있다.오래된 시간의 선물 … 상실의 위로를 받다 면천읍성 일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다. 한때 버려졌던 옛집들이 이야기가 있는 집들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이제 막 주민 중심의 문화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책방에서 책을 읽거나 작은 미술관, 잡화점 등을 기웃대며 나른한 한때를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오래된 자전거포 건물서 재탄생… 발길 붙잡는 아늑한 책방·카페 면천읍성 일대를 어슬렁대다 보면 귀가 따갑게 듣는 이야기가 있다. 면천(옛 면주)이 충청도의 5주 가운데 하나였다는 거다. 충북 청주와 충주, 이웃한 홍주(현 홍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큰 도읍이었다는, 이른바 ‘라떼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다 어느 시기엔가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잃게 됐고, 이후 면주(면천) 일대는 자연스레 쇠락의 길을 걷게 됐을 것이다. 요즘 면천읍성 일대는 다르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곳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이 이끌고 있다. 옛 건물을 새로 꾸민 문화공간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한적하기 짝이 없던 마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면천 여정의 들머리는 면천읍성 남문이다. 성을 쌓은 이가 자신의 이름을 벽에 남긴 각자돌이 확인돼 지난해 ‘500년 전 공사 실명제’로 잠시 화제가 됐던 곳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면천읍성이 처음 세워진 건 1439년(세종 21년)이다. 왜구를 막기 위해 쌓았던 성벽은 긴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 시나브로 사라졌고, 지금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2025년쯤 발굴 작업과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일대의 모습이 제법 번듯하게 바뀌지 싶다.읍성 남문을 지나 성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전부터 면천 사람들이 살아왔던 동네가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숱한 열사들을 길러냈던 100여년 역사의 면천초등학교, 옛 면사무소 등은 이미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에 객사 등 옛 관아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옛 면천초등학교 바로 앞은 책방 ‘오래된 미래’다. 오래전 자전거포였던 건물이 아늑한 책방으로 새로 태어났다. 새 책도 있고, 헌책도 판다. 2층은 일종의 북카페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방 이름은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동명의 책에서 따왔다고 한다.●서까래·봉놋방 등 탁배기 한 잔의 추억 고스란히 간직한 잡화점 책방 바로 옆은 잡화점 ‘진달래 상회’다. 화가인 주인장이 이런저런 액세서리들을 팔고 있다. 이 집 역시 책방과 같은 가치를 지키고 공유하려는 곳이다. 잡화점의 전신은 ‘희망집’이란 대폿집이다. 오래전엔 탁배기 한 잔 걸치려는 술꾼들의 발걸음이 무시로 이어졌을 터. 당시 ‘주막’이나 다름없었을 봉놋방, 서까래 등 건물 내부는 대부분 예전 형태 그대로 남아 있다. 옛 면천초등학교 한구석엔 거대한 노거수 두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이 1000년을 넘어선다는 면천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다. 나무 바로 옆은 ‘영랑효공원’. 둘 다 복지겸 장군의 딸, 영랑에 대한 전설이 담겼다. 줄거리야 흔히 듣던 여느 전설들과 다르지 않다. 면천에 살던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에 걸렸고, 효녀 영랑이 백방으로 약을 찾아다녔고, 산신령이 나타나 신묘한 처방을 내려줬다는 얼개다. 다만 현 영랑효공원 안쪽의 안샘의 물로 두견주(진달래술)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곳에 은행나무를 심으면 아버지의 병이 낫는다는 산신령의 가르침에선 어딘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스토리텔링한 듯한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 미술관에서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골정지다. 1797~1800년 면천군수로 있던 연암 박지원이 축조했다는 저수지다. 물 위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뜻의 건곤일초정이 떠 있다. 이 정자 역시 골정지 축조 당시 연암이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아미미술관·아그로랜드 목장·놀이공원 등 인생사진 성지도 이제 새로 떠오르는 여행지 몇 곳 덧붙이자. 아미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이다. SNS의 성지라는 당진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보통 오전에 찾아야 창문으로 넘어오는 햇살 등을 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그로랜드(옛 태신목장)는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대규모 목장이다. 너른 보리밭과 벚나무길, 메타세쿼이아, 트랙터 열차 등의 목장풍경과 몇몇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다. 합덕에 있는 카페 피어라, 서해대교 건너 송악에 있는 해어름 카페 등도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꼽힌다. 1970년대 건설된 삽교천방조제와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등 3개의 방조제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 맛도 시원하다. 삽교천방조제 인근의 놀이공원도 요즘 ‘핫한’ 곳이다. 저녁때 조명이 켜진 놀이기구와 함께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제법 많다. 글 사진 당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당진은 해안과 내륙의 관광지 간 거리가 멀다. 미리 돌아볼 구역을 정해야 알뜰하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왜목마을, 도비도 등은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 면천읍성 일대는 당진영덕고속도로 면천나들목, 신리성지 등은 합덕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면천읍성 일대엔 콩국수집이 유난히 많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른라 ‘원조’라 할 만한 집도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도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보통 5월쯤 날씨가 더워지고 주민들이 ‘은근한 콩국수 개시 압력’을 넣기 시작할 무렵 문을 연 뒤 가을에 문을 닫는다. 일년 내내 여는 집도 있는데, 추운 계절엔 콩국수 대신 칼국수를 판다. ‘에이스식당’은 쑥을 곁들여 만든 면이 특징이다. 열무김치 때문에 간다는 사람이 있을 만큼 김치 맛도 좋다. 당일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 초원콩국수는 검은콩, 면천곱창콩국수(상호와 달리 곱창은 없다)는 메주콩으로 각각 맛을 낸다고 한다. 코로나19 탓에 음식점을 찾을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는 피하길 권한다. -이맘때 서해바다에선 실치가 난다. 밑반찬으로 흔히 쓰이는 뱅어포의 주인공이 바로 실치다. 실치는 주로 무침회로 먹는다. 장고항이 실치로 유명한 곳. 요즘 이 일대가 대대적인 공사 중이어서 예전만큼 맛집들이 늘어서 있지는 않다. 몇몇 횟집에서 실치 맛은 볼 수 있다.
  • 김형오 “무소속 출마는 與에 승리 바칠 뿐”

    김형오 “무소속 출마는 與에 승리 바칠 뿐”

    ‘총선 단일대오’ 호소 불구 탈당 이어져 정태옥 “무소속”… 이주영 등도 저울질미래통합당 공천 잡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여당과 정권에 승리를 바칠 뿐”이라며 ‘총선 단일대오’를 호소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이제는 통합의 정신을 살려 단일대오로 정권 심판에 총궐기해야 한다”며 “분열과 파벌주의적 행태는 당을 흔들고 국민의 명령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공천에 대한 반발이 문제”라며 “낙천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 때문에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역사적 죄인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지평을 넓히고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기 위해 희생과 헌신이 불가피했던 점을 양해해 달라”며 “모든 비난의 화살은 제게 돌리고 정권 심판 대열에 동참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호소에도 공천에 불복한 ‘탈당 러시’는 계속되고 있다. 대구 북갑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정태옥 의원은 이날 “이번 공관위 공천은 지역정서를 철저히 외면한 사천(私薦)”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통합당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 전 경남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 등이 무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재경(경남 진주을), 김한표(경남 거제), 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형오 “낙천 불만 때문에 정권 심판할 기회 놓쳐선 안돼”

    김형오 “낙천 불만 때문에 정권 심판할 기회 놓쳐선 안돼”

    “탈당·무소속 출마는 여당, 정권에 승리 바칠 뿐” 미래통합당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여당과 정권에게 승리를 바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통합의 정신을 살려 단일대오로 정권 심판에 총궐기해야 한다. 분열과 파벌주의적 행태는 당을 흔들고, 국민의 명령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대표를 비롯해 공천 배제(컷오프)당한 인사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데 대한 지적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들을 향해 “여러분이 추구하는 세상이 자유와 창의,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가 파괴되는 세상인가. 여러분이 추구하는 사회가 갈래갈래 찢겨 분열과 갈등으로 날 새는 사회인가. 여러분이 추구하는 나라가 외교와 안보가 흔들려 삼류 국가로 추락하는 나라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역사적 죄인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김 전 위원장은 “이제 4·15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문제는 공천에 대한 반발과 잡음이다. 낙천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 때문에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 도탄에 빠진 국민을 살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든 비난의 화살은 제게 돌리고, 멀리 보는 큰 안목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부도덕한 정권 심판 대열에 동참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의 외연을 확장하지 않으면 우리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보수의 지평을 넓히고,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면서 희생과 헌신이 불가피했던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전략 공천한 서울 강남을(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에 대해 당 최고위원회의가 공천 취소를 결정한 데 대해서도 “공관위는 절차적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오직 당의 화합 차원에서 마지못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의 모습이 헝클어지고 좋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그동안 인간적으로 괴롭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모두 묻어버리고 당의 결정을 더 이상 따지지 않기로 했다. 이미 사퇴한 사람으로서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세계증시 시총 숨막히는 공포…1경 9000조 증발

    세계증시 시총 숨막히는 공포…1경 9000조 증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못지않은 불확실성이 찾아오면서 유례없는 경제 위기가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달리 소비·생산·투자 등 실물경제 타격이 금융으로 옮겨 간 ‘복합 위기’라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일시적인 충격일 뿐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동성 측면에서 과거 금융 위기와는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지난 감염병 때와 달리 전 대륙으로 번지면서 인적·물적 자원 교류가 차단되는 국경 봉쇄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위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던 수출마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더 무서운 까닭을 ▲실물·금융 복합 위기 ▲팬데믹에 따른 국경 봉쇄 ▲수출 타격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지난 13일 과도한 시세 변동 때 투자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인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발동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998년 도입된 서킷브레이커는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급락한 상황이 1분 이상 지속되면 20분간 매매 거래가 중단되는 제도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역대 네 번째다. 미국 9·11 테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2001년 9월 12일이 마지막이었다. 코스닥지수도 8% 넘게 급락하면서 2016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금융위기 수준인 11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 증시가 혼란에 빠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생산 차질, 수출 감소 등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커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76.1% 감소했다. 감소폭은 1999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할인점 매출은 19.6%, 백화점 매출은 30.6%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 매출액이 27.4% 증가하면서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5% 늘었다. 과거와 달리 실물경제에서 시작된 이번 위기로 주식 외에 채권과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퍼펙트 패닉’이 도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빠질 때 가치가 오른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상승’(채권금리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지면 가치가 하락한다. 지난 9일 장중 연 0.998%까지 내려갔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연 1.149%에 장을 마쳤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값도 하락세다. KRX 금 시장에서 지난주 첫 거래일인 9일 g당 6만 4726원이었던 금값은 금요일인 13일에는 6만 2151원으로 내려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금은 9일 온스당 1674.5 달러로 거래되다가 13일 1515.7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달러 가격은 치솟았다. 지난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원 오른 12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191.0원에서 시작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3일 1.3% 오른 98.76을 기록했다. 다른 자산을 팔고 가장 안전한 달러(현금)를 손에 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플루 이후 세 번째다. 코로나19는 과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것이다. 감염병 공포에 따른 소비 위축, 생산 차질 등으로 세계 각국의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실물경제 타격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수출 비중이 높고 세계 각국과 네트워크가 구축된 한국 경제는 각국의 국경 봉쇄나 비상사태 선포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경기 침체를 겪을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지면 이탈리아는 관광업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0.3∼0.4% 수준인 50억∼70억 유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1~2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2% 감소했고 수입은 4.0% 줄었다. 중국에서 전체 15.2%의 중간재를 수입하는 미국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지난주 세계 각국의 증시도 혼란에 빠졌다. 지난 9일 전 세계 증시는 ‘검은 월요일’을 맞은 이후 일주일 내내 하락세가 지속됐다. 코스피는 일주일 만에 13.2%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18.5%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같은 기간 16.0% 급락했고, 홍콩항셍지수(-7.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8%)도 하락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와 유럽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2일 폭락장을 맞았다가 다음날 회복하긴 했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8.2~23.3% 하락했다. 이탈리아가 23.3%로 낙폭이 가장 컸고, 독일(-20.0%), 프랑스(-19.9%), 영국(-17.0%)도 급락했다. 뉴욕 증시는 지난 13일 반등했지만, 일주일 사이 다우존스30(-10.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8.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8.2%) 등 3대 지수가 모두 주저앉았다. 15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코로나 이전 고점인 지난 1월 20일과 비교했을 때 16조 6696억 달러 감소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52일 만에 1경 9475조원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증시가 하락한 국가는 82개국이고, 상승한 국가는 4개국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 조짐으로 국제 유가도 대폭락했다. 각국의 국경 봉쇄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 생산 차질은 세계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수출 기반의 우리나라 경제는 타격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 2월 수출은 일평균 기준 11.7%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유럽연합(EU), 품목으로는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이 부진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과거 감염병으로 발생한 경제 위기 단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사스나 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사태 때보다 더 크고, 회복 속도는 느리다”고 진단했다. 과거엔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19는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2개월째인 이달 들어서도 직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품 설계, 부품과 원재료 조달, 생산, 유통, 판매로 이어지는 글로벌 밸류 체인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부품과 원재료 조달 등 공급 측면에서 중국과 유럽에 의존하다 보니 어느 한 국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가 흔들린다”며 “중국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다고 해도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화마당] 경찰서의 겨울나그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경찰서의 겨울나그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오스트리아 빈에 살 때 경찰서에서 고발장과 함께 출두요구서를 우편으로 받은 적이 있었다. 외국인청과 함께 경찰서는 유학생들을 가장 떨게 하는 무서운 존재였다. 현지체류 신청 등을 하기 위해 한번은 거칠 수밖에 없는 기관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동네 동사무소와 파출소 가듯이 드나들면 되는 곳인데,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죄지은 사람처럼 바싹 긴장하고 들어가게 된다. 성을 A부터 Z까지 나열하고, 서너 개 방에 나누어 배정한다. 한국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인 김씨와 이씨는 K와 L로, 바로 앞뒤에 놓인 글자이니 같은 방에 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에 그 방에 불친절하고 깐깐한 담당자가 자리잡게 되면 그가 은퇴하던지 부서를 바꾸지 않는 한 그 도시에 사는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고생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출두요구서의 내용은 이랬다. ‘음악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위층에 사는 이웃이 고발을 했고, 반대 의견을 들어 봐야 하니 출두를 해라.’ 그 당시 나는 집에서 연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성악을 전공하는 룸메이트와 살고 있었는데, 그 노랫소리를 윗집 사람은 “소음공해”로 고발했던 것이었다. 유학을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룸메이트의 통역을 도와주기 위해 경찰서에 함께 갔다. 마치 죄인인 양 조서를 쓰고, 담당 경찰관에게 이끌려 갔다. 죄인 취조하듯이 건조하게 이어지는 질문 중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는 것이 아닌가. 룸메이트는 그 당시에 공부하던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여인숙’(Das Wirtshaus)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디찬 경찰관을 녹여 주기에 충분했는지 경찰관은 담담히 끝까지 듣더니 결론을 지었다. “Das ist kein Gerausch Punkt(이는 소음이 아니다 마침표)” 내 룸메이트는 이로써 음악도시 빈에서 데뷔를 경찰서에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극장에서 퍼졌을 법한 브라보와 티켓 매진보다 훨씬 값진 성공이었다. 그 경찰관은 빈에 노래 공부하러 온 한국 유학생에게 존경을 표하며 공부를 잘 마치라고 말해 주었다. 뜻밖의 콘서트에도 감사를 전했다. 죄인 취급받던 이방인이 음유시인으로 여겨지고, 나그네가 무정한 여인숙의 주인에게 쉴 곳을 건네받는 순간이었다. 사실 유럽에서는 조용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침해받지 않기 위해, 시끄럽게 살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주어진다. 조용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시끄러움을 감내할 아량과 관용이 넓어진다. 매일 아침 8시 정각부터 드릴질을 하는 이웃에게 뭐라 하지 않는다. 얄밉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12시 정오에는 조용히 점심 먹고 낮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내 권리를 고수하기 위해서가 아닌,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나를 먼저 생각하는 작은 차이가 똑같은 법과 규율을 가지고도 판이한 행동과 판단을 하게 만든다. 법이 최소한의 도덕이라면, 도덕은 최소한의 문화이다. 서로 다른 문화사상의 교집합 지점에 통상적인 도덕관념이 있고, 도덕관념의 여러 잣대들 가운데 교집합으로서 법이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가 한없이 다양해도 법은 어느 정도 비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도덕적이지 않은 예술과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이 집합 관계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법이 우리를 지켜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법의 포용력은 생각보다 좁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 누구나 원수가 된다. 문화적 지평이 드넓어 나그네가 발을 들이밀더라도 쉬어 갈 수 있게 보리수의 그늘을 내어 주고, 여인숙의 문을 기꺼이 열어 줄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엔 메뚜기떼가 중국 전역을 ‘맹폭’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주위에 풀 한 포기 없을 정도로 초토화시키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메뚜기떼가 아프리카에서 인도·파키스탄 등을 거쳐 중국 대륙을 향해 총진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이들 메뚜기떼는 지난 1월 수단과 에리트레아에서 홍해를 건너 2월에는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남아시아로 빠르게 확산돼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접근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지난 3일 ‘메뚜기떼 예방통제’에 관한 긴급통지문을 통해 “메뚜기떼가 이미 아프리카 동부에서 인도·파키스탄으로 번져 중국도 메뚜기떼 침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피해지역과 인접한 접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전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해충 중 하나로 꼽히는 메뚜기는 몸길이가 6~7cm, 무게는 2g 정도이다. 3~6개월 동안 생존하는데,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300개의 알을 낳고 2~5세대에 걸쳐 메뚜기를 번식한다. 이에 따라 현재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메뚜기수만도 무려 4000억 마리에 이른다고 FAO는 밝혔다. 아프리카에 천문학적 수의 메뚜기떼가 나타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메뚜기떼가 창궐했다고 지적했다. 사이클론이 오만 사막지대에 막대한 비를 퍼부으면서 메뚜기떼가 아라비아 반도를 건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 앞으로 수주간 비를 더 퍼부을 것으로 예상돼 메뚜기떼는 오는 6월까지 500배 이상 폭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지난해 6월 예멘에서 처음 출발한 메뚜기떼는 일부가 아프리카 동쪽으로, 일부는 인도와 파키스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에 200㎞ 날아간다. 계절풍을 탄다면 해발 2000m 산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FAO에 따르면 메뚜기떼는 하루 8800인분의 농작물을 먹어치운다. 코끼리 10마리 분량의 식량은 순식간에 동난다.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나라는 10개국이 넘는다. 예멘과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 수단 등에 이어 사우디, 이란, 파키스탄, 인도까지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경우 농경지 555만㏊(약 167억 8875만평)가 초토화돼 100억 루피(약 17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케냐는 105만㏊의 농경지가 황무지로 변했다. 지금 상태로라면 30개 이상의 나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국가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메뚜기떼는 항공기의 안전도 크게 위협한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에서는 엄청난 수의 메뚜기떼가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여객기가 이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메뚜기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발생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ASF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만신창이 지경에 이른 탓이다. 중국 정부는 ASF 때문에 공식적으로 119만 3000마리의 돼지를 도살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SF 사태로 전체 사육두수(약 4억 3000만 마리)의 40%에 해당하는 돼지가 살처분돼 중국 내 전반적인 육류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치솟은 상태이고,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양계농장들이 사료 부족에 시달리는 바람에 내다팔기 어려운 영계 1억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더군다나 메뚜기떼 피해는 수천 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데다 이번에는 그 규모마저 엄청나게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명나라의 관료이자 학자인 서광계(徐光啓·1562~1633)는 메뚜기떼의 재난, 즉 황재(蝗災)를 집계한 기록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2500여년 전인 중국 춘추시대(BC 770~BC 476년) 294년 동안에 벌어졌던 메뚜기떼 재난은 111회에 이른다. 3년에 한 차례씩의 혹독한 메뚜기떼 재난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황제가 메뚜기떼 박멸운동에 나섰다는 기록도 있다. 당나라의 극성기인 628년 가뭄과 함께 메뚜기떼가 수도 장안을 뒤덮었다. 백성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와중에 그나마 맺힌 곡식을 갉아먹는 메뚜기떼를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광경을 목도한 태종이 외쳤다. “사람은 곡식으로 살아간다. 너희가 먹어대면 백성에게 해가 된다. 백성에게 허물이 있다면 짐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너희가 신령스럽다면 차라리 짐 심장을 갉아먹어라.” 그러면서 태종은 “메뚜기의 재해가 짐에게 옮겨지기를 바라는데 어찌 병을 피하겠느냐”라면서 꿀꺽 삼키는 돌발행동을 벌였다. 그러자 메뚜기떼 재해가 뚝 끊겼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탄황’(呑蝗)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당태종의 정치문답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온다.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성장한 펄 벅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소설 ‘대지’(大地)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남쪽 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쳤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졸지에 잎사귀를 볼 수 없는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들은 모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에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떼와 싸웠다.” 중국 메뚜기떼 피해의 유구한 역사는 현대 들어서도 여전하다. 세계 기후변화와 수리공사의 부실, 농업 및 환경 생태계 돌연변이 영향 등으로 1980년대 이후에만도 하이난성, 산둥성, 허난성, 허베이성, 톈진 등 중국 10여개 농작물 생산지역에서는 해마다 460만㏊ 규모의 논밭이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1985년에는 메뚜기떼로 손해를 입은 농작물 면적 규모가 무려 2000여만㏊에 이른다. 1998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 초원에서 수백만㏊가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메뚜기떼가 2000만무(畝·약 40억 3200만평) 규모의 초원을 황폐화시키는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중국은 ‘메뚜기떼와의 전쟁’을 벌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농가에 메뚜기떼 주의보를 발령했고 지난달 21일엔 전문가로 구성된 퇴치팀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10만 마리의 오리부대도 조직 중에 있다. 중국 중앙TV방송(CCTV) 산하 국제방송 CGTN은 “4000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중국으로 접근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10만 오리 부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부대 임무는 메뚜기떼를 사정없이 먹어 치우는 것이다. 오리는 닭보다 식성이 좋아 메뚜기를 많이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퇴치를 위해 훈련된 오리는 단숨에 400마리 이상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오리부대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2000년 신장자치구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380만㏊에 피해를 입히자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진압했다. 중국 재정부는 메뚜기 등 해충의 예방과 통제를 위해 14억 위안(약 2767억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khkim@seoul.co.kr
  • 김석동 前금융위원장 영입한 조원태, ‘금융·재무 강화’로 주총 승부 걸었다

    김석동 前금융위원장 영입한 조원태, ‘금융·재무 강화’로 주총 승부 걸었다

    김 前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 선임 제안 사내이사에 조회장 측근 하은용 부사장 ‘약점’ 재무구조 개선·전문성 강화 해석한진그룹의 경영권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오는 27일 열리는 가운데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4일 잇달아 이사회를 열어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했다. 김석동(67)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재무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돼 눈길을 끈다. 반(反)조원태 3자 연합과의 대결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약점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진칼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김 전 위원장 등 5명의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의결했다. 이어 오후에는 대한항공이 이사회를 열고 경제학 분야 석학인 정갑영(69) 전 연세대 총장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도 확정했다.한진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위원장은 관료 출신으로 1980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의 고문으로 35년간 자본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 금융 전문가로 명망이 높다. 아울러 재무·금융 전문가인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와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등도 사외이사로 추천됐다.한진그룹은 다양성을 감안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각각 1명씩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도 했다. 한진칼은 노동법 전문가인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최 교수는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에 합격하면서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다. 대한항공은 기업금융 전문가인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을 추천했다.사내이사 후보로는 조 회장의 연임과 아울러 조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선임했다. 30여년간 대한항공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하 부사장에게 그룹 전반의 재무를 맡겨 부채비율을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3자 연합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기한 대한항공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범죄에 관여된 인사들은 물러나야 하고 새 이사진에 포함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우주를 보다] 3월 새벽하늘에 화성-목성-토성 나란히 뜬다

    [우주를 보다] 3월 새벽하늘에 화성-목성-토성 나란히 뜬다

    이번 주는 화성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아주 좋은 때다. 화성은 점차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는데, 가을에 최대 접근이 이루어진다. 요즘 화성은 신새벽에 남동쪽에서 떠오르는데 대략 4시경에 지평선 위로 솟구친다. 처녀자리 1등성 스피카와 거의 같은 밝기인 1.1이므로 금방 찾을 수 있다. 화성의 경쟁자란 뜻을 가진 전갈자리의 붉은 별 안타레스보다는 약간 어둡다. 화성은 1월 18일 안타레스에서 북쪽 4.7도 간격으로 지나갔지만 그후로는 서쪽으로 훨씬 뒤쳐졌고, 2월 11일에는 궁수자리 황도대로 넘어갔다. 이번 주 우리는 ‘찻주전자’로 유명해진 궁수자리의 밝은 8개 별 바로 위에서 미끄러지는 화성을 볼 수 있다. 별자리의 일부로 특수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별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하는데, 가장 유명한 성군은 북두칠성이고, 페가수스자리의 대삼각형과 궁수자리의 찻주전자는 그 다음쯤 된다. 다가오는 주에 특히 밤하늘 볼거리로는 화성-목성-토성의 합동 무대다. 그중에도 태양보다 몇 시간 먼저 떠오르는 목성은 새벽 하늘을 장식하는 주연급 천체로, 망원경으로 보면 표면의 뚜렷한 줄무늬까지 볼 수 있다. ​ 4시 경부터 화성을 필두로 30분 시차를 두면서 8도의 등간격으로 목성, 토성이 차례로 떠오른다. 그 3개의 행성이 같은 하늘의 구역에서 나란히 빛나는 것을 보고도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의 우주 감수성에는 문제가 있다. 태양계 8개 행성 중 우리는 절반인 4개 행성을 한꺼번에 보고 있는 셈이다. 3개는 하늘에, 하나는 당신의 발 밑에 있다. 이 달의 나머지 기간 동안 이 세 행성의 배열은 눈에 띄게 바뀐다. 주된 이유는 화성이 동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데 비해 목성, 토성의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 행성의 상대적 위치가 변하는 방식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의 하나일 것이다. 오는 21일 궁수자리에서 염소자리로 조용히 이동하는 토성은 이번 달 동트기 전 관측하기 적기이다. 토성은 3월 초까지 해돋이 30분 전, 달넘이 1시간 반 전에 떠오르지만 고도가 낮아 북부 관측자들에게 는 관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화성은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계속 밝기가 증가하고 있다. 오는 30일 오후 3시(1800 GMT), 화성은 지구-태양 간 거리와 같은 2억 2000만㎞ 궤도상에 도달한다. 망원경을 통해 보면 화성은 여전히 작은 원반 형태를 보여주지만, 10월 14일 지구와 가장 가까운 충(衝)의 위치에 오며, 그때는 크기는 4배, 밝기는 무려 30배가 되는 화려한 변신을 보여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아프리카 돼지열병, 코로나19 그리고 메뚜기떼의 맹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아프리카 돼지열병, 코로나19 그리고 메뚜기떼의 맹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이번엔 메뚜기(蝗蟲)떼가 중국 전역을 ‘맹폭’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주위에 풀 한 포기가 남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메뚜기떼가 아프리카에서 인도·파키스탄 등을 거쳐 중국 대륙을 향해 총진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메뚜기떼가 지난 1월 수단과 에리트레아에서 홍해를 건너 2월에는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을 강타하면서 남아시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중국 대륙까지 몰려드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과 인접한 파키스탄과 인도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닿아 있는 중국은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남부와 윈난(雲南)성 서부 국경이 네팔, 미얀마에 각각 잇대 있다. 다급해진 야오징(姚敬)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는 18일 마크둠 쿠스로 바크타아르 파키스탄 식량안전연구부 장관을 만나 “중국은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심각한 메뚜기떼 재해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며 파키스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해충 중 하나로 꼽히는 메뚜기는 몸길이가 6~7cm, 무게는 2g 정도이다. 3~6개월 동안 생존하는데,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300개의 알을 낳고 최소 2~5세대에 걸쳐 메뚜기를 번식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메뚜기수만도 무려 4000억 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 천문학적 수의 메뚜기떼가 나타난 것은 70년만에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메뚜기떼가 창궐했다고 지적했다. 사이클론이 오만 사막지대에 막대한 비를 퍼부으면서 메뚜기떼가 아라비아 반도를 건넜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수 주간 이 지역에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예보로 메뚜기 떼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오는 6월까지 그 수가 500배 이상 폭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월 예멘에서 처음 출발한 메뚜기떼는 일부가 아프리카 동쪽으로, 일부는 인도와 파키스탄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에 200㎞씩 날아간다. 계절풍을 탄다면 해발 2000m 산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FAO에 따르면 메뚜기떼는 하루 8800인분의 농작물을 먹어치운다. 코끼리 10마리 분량의 식량은 순식간에 동난다. 이제껏 피해를 입은 나라는 10개국이 넘는다. 예멘과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 수단 등에 이어 예멘, 사우디, 이란, 파키스탄, 인도까지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경우 농경지 555만㏊(약 167억 8875만평)가 초토화돼 100억 루피(약 17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케냐는 105만㏊의 농경지가 황무지로 변했다. 지금 상태로라면 30개 이상의 나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국가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메뚜기떼는 항공기의 안전도 크게 위협한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에서는 엄청난 수의 메뚜기떼가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여객기가 이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선회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중국 당국이 메뚜기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발생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ASF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만신창이 지경에 이른 탓이다. 중국 정부는 ASF 때문에 공식적으로 119만 3000마리의 돼지를 도살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SF 사태로 전체 사육두수(약 4억 3000만 마리)의 40%에 해당하는 돼지가 살처분돼 중국 내 전반적인 육류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치솟은 상태이고, 코로나19 사태로 지역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양계농장들이 사료 부족에 시달리는 바람에 내다팔기 어려운 영계 1억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더군다나 메뚜기떼 피해는 수 천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데다 이번에는 그 규모마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명나라의 관료이자 학자인 서광계(徐光啓·1562~1633)는 메뚜기떼의 재난, 즉 황재(蝗災)를 집계한 기록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2500여년 전인 중국 춘추시대(BC 770~BC 476년) 294년 동안에 벌어졌던 메뚜기떼 재난은 111회에 이른다. 3년에 한 차례씩의 혹독한 메뚜기떼 재난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황제가 메뚜기떼 박멸운동에 나섰다는 기록도 있다. 당나라의 극성기인 628년 가뭄과 함께 메뚜기떼가 수도 장안(長安·陝西성 西安)을 뒤덮었다. 백성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와중에 그나마 맺힌 곡식을 갉아먹고 있는 메뚜기떼를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광경을 목도한 태종이 외쳤다. “사람은 곡식으로 살아간다. 너희가 먹어대면 백성에게 해가 된다. 백성에게 허물이 있다면 짐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너희가 신령스럽다면 차라리 짐 심장을 갉아 먹어라.” 그러면서 태종은 “메뚜기의 재해가 짐에게 옮겨지기를 바라는데 어찌 병을 피하겠느냐”라면서 꿀꺽 삼키는 돌발행동을 벌였다. 그러자 메뚜기떼 재해가 뚝 끊겼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탄황’(呑蝗)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당태종의 정치문답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온다. 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 대륙으로 건너가 성장한 펄 벅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소설 ‘대지’(大地)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남쪽 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쳤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졸지에 잎사귀를 볼 수 없는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들은 모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에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떼와 싸웠다.”중국 메뚜기떼 피해의 유구한 역사는 현대에도 여전하다. 세계 기후변화와 수리공사의 부실, 농업 및 환경 생태계 돌연변이 영향 등으로 1980년대 이후에만도 하이난(海南)성, 산둥(山東)성, 허난(河南)성, 허베이(河北)성, 톈진(天津) 등 중국 10여개 주요 농작물 생산지역에서는 해마다 460만㏊ 규모의 논밭이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1985년에는 메뚜기떼로 피해를 입은 농작물 면적 규모가 무려 2000여만㏊에 이른다. 1998년에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초원에서 수백만㏊가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메뚜기떼가 2000만무(畝·약 40억 3200만평) 규모의 초지를 황폐화시키는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중국은 ‘메뚜기 떼와의 전쟁’을 벌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6일 농가에 메뚜기떼 주의보를 발령했고 21일엔 전문가로 구성된 퇴치팀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10만 마리의 오리부대도 조직 중에 있다. 중국 중앙TV방송(CCTV) 산하 국제방송 CGTN은 “4000억 마리 메뚜기떼가 중국으로 접근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10만 오리 부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오리부대 임무는 메뚜기떼를 사정없이 먹어치우는 것이다. 오리는 닭보다 식성이 좋아 메뚜기를 많이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퇴치를 위해 훈련된 오리는 단숨에 400마리 이상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오리부대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2000년 신장자치구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380만㏊에 피해를 입히자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진압했다. 중국 재정는 메뚜기 등 해충의 예방과 통제를 위해 14억 위안(약 2767억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종로의 변신… 한국적 멋 살린 공공건축물 ‘보고’

    종로의 변신… 한국적 멋 살린 공공건축물 ‘보고’

    2010년 건축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서울 종로구민들의 선택을 받은 3선의 김영종 종로구청장. 민선 5기부터 7기에 이르기까지 도시 건축 분야 전문가가 구청장으로 활약하면서 종로의 공공건축전략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김 구청장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공공건축에 종로의 정체성을 담아낸 까닭은 무엇일까. 김 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이후 공공건축에 담아내야 할 종로의 정체성으로 한옥, 한복, 한식, 한글, 한지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꼽았다. 종로는 1394년 한양 천도 이후 623년 역사의 도심이자 서울의 주요 지정문화유산이 4분의1이나 소재해 있는 전통문화 전승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헌법재판소, 정부서울청사 등 나라를 대표하는 주요기관이 밀집된 대한민국 심장이고 국내외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머무는 지역이라는 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김 구청장은 종로의 정체성을 살린 공공건축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한국적 멋을 가미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무계원·상촌재·청운문학도서관·혜화동 한옥청사·도담도담 한옥도서관 등 철거되는 한옥에서 수습한 부재를 관리하는 한옥 철거자재 재활용 은행 등을 차근차근 조성했다. 특히 경복궁 서측에 조성된 상촌재(자하문로17길 12-11)는 전통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와 함께 한국 문화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하는 거점공간이다. 장기간 방치된 한옥 폐가를 2013년 종로구에서 매입, 복원한 뒤 2017년 개관했다. 2014년 11월 문을 연 종로구 최초의 한옥공공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자하문로36길 40)은 독서와 사색,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주민 쉼터이자 종로구의 인문학 중심이다. 건축·도시 분야 전문가가 행정 영역에 발을 내디딘 이후 많은 성과가 나왔다.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 2014~2019년 5년 연속 대한민국도시대상 수상, 2014~2016년과 2019년 대한민국국토대전 수상 등 다양하다. 종로는 구 안팎에서 지난 10여년간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며 공공건축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일반적인 건축 개념이 예술과 기술의 교집합이라면 공공건축은 예술과 기술, 행정의 만남이라 생각한다”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 종로의 구청장으로서 지역 사회 곳곳에 아름다운 공공건축물을 짓고자 하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종로를 상품 아닌 작품으로, 사람 향기 가득한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지구는 어떻게 보일까? - ‘지구돋이’ 사진의 진실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지구는 어떻게 보일까? - ‘지구돋이’ 사진의 진실

    최초의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우주선 아폴로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스가 196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찍었다. 아폴로 8호는 당시 달을 10바퀴 돌면서 촬영한 달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TV로 생중계한 뒤 귀환해 태평양 바다 위에 무사히 내려앉았다. 인류가 우주에서 본 지구 모습을 최초로 담은 이 사진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저명한 자연 사진작가 갤런 로웰은 "이제까지의 사진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으며, 가장 아름다운 천체 사진으로 꼽혀 지구 환경 지키기 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아폴로 8호는 달 표면에 착륙하지는 않았다. 위의 사진은 앤더스가 달 궤도에서 찍은 것으로, 마치 지구가 달이나 해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보여 ‘지구돋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달은 지구의 중력에 꽉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자전과 공전 주기가 27.3일로 같다. 이를 동주기 자전을 한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달에서 볼 때 지구는 하늘의 한 곳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달에서는 지구가 뜨거나 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구돋이’ 사진은 달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마치 지구가 달의 지평선 너머로 뜨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 위의 사진은 지구가 햇빛을 받는 부분만 나타나 마치 상현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승무원들이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다.  앤더스 : 오 마이 갓! 저기 있는 광경 좀 봐! 지구가 떠오르고 있어. 와우, 예쁘다.  보먼(선장) : 찍지 말라구. 작업목록에 없는 거야. (농담)  앤더스 : (웃음) 컬러 필름 있어, 짐? 컬러 롤 빨리 좀 줘봐.  러벨 : 오, 그게 좋겠군! 아폴로 승무원들은 이 사진을 찍기 전 달 궤도를 돌면서 창세기를 낭독했는데, 이는 TV로 생중계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읽은 성경은 킹 제임스 버전(흠정역 성서)이었다. 다음과 같은 멘트를 한 후 세 승무원들이 창세기 1장 1절에서 10절까지를 나누어 읽었다. "우리는 곧 달에서의 일출을 곧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에 있는 모든 인류들에게 아폴로 8호 승무원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윌리엄 앤더스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짐 러벨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프랭크 보먼” 1969년 US 포스털 서비스는 아폴로 8호의 달 탐사 비행을 기념하는 ‘스캇 도감’ 1371번 우표를 발행했다. 이 우표에는 지구돋이 사진이 실려 있으며, 아폴로 8호가 임무 수행 중 낭독한 ‘창세기’ 구절이 적혀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미래 전기차 모습을 예언하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미래 전기차 모습을 예언하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차의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 제시이상엽 전무 “세월을 초월하는 아름다움” 현대자동차가 14일 미래형 전기차(EV) 콘셉트 ‘프로페시’(Prophecy)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예언자’를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로페시는 현대차가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콘셉트카다. 현대차 측은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확장해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프로페시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앞쪽에서 뒤쪽으로 곡선으로 흐르는 프로페시의 실루엣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후면부는 매끈한 항공기의 뒷모습처럼 속도감이 느껴지도록 디자인됐다.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프로페시 콘셉트카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세월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강조했다”면서 “이 차의 독특한 디자인은 현대차 디자인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페시의 실물과 상세 제원은 다음달 5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AI 전문가’ 윤성로 교수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AI 전문가’ 윤성로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 윤성로(47)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위촉했다. 신임 윤 위원장은 임기를 마친 장병규 위원장의 뒤를 이어 2021년 2월 13일까지 1년간 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합 윤 위원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인텔사 선임연구원,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응용기술부 부부장, 서울대 공과대학 부학장, 서울대 인공지능연구원 기획부장 등으로 활동했다. 전임 장 위원장이 게임업계에서 유니콘 기업 신화를 일군 벤처캐피탈 전문가라면, 이번에는 학계 전문가로 선회한 셈이다. 윤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의 대표적 권위자로 꼽힌다. 유수 기업들과의 활발한 산학 연구를 통해 AI·빅데이터를 산업적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차기 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전자 치료·신약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유전자가위 효율 예측’ AI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가 하면 현대차 등 자동차·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들과 함께 휴대폰·자동차에서 동작하는 AI를 구현하는 ‘온 디바이스’ 개발 등에도 참여해 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위원장은 기술적 전문성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산·학·연 협력 경험도 풍부하다”면서 “정부부처·기업·대학 등과 긴밀하게 소통해 지능정보사회의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창출, 관련 분야 규제 개혁을 강력히 실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재미있는 ‘북두칠성 사용법’

    [이광식의 천문학+]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재미있는 ‘북두칠성 사용법’

    미국의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 12일자에 게재된 천문학 칼럼니스트 조 라오의 흥미로운 ‘북극성 사용법’을 소개한다. 라오는 현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하이든 플레네타리움 강사이다. 북두칠성 사용법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 나침반, 시계, 달력, 잣대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수많은 용도를 갖고 있는 하늘의 스위스 군용칼이라 할 수 있다. 2월 저녁 북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북두칠성은 사실 별자리가 아니다. 북쪽하늘의 큰 별자리인 큰곰자리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으로, 7개 별 모두 이등성 이상의 밝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특징적인 별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한다. ​ 그러나 북두칠성은 일반적인 성군 이상의 존재로,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 달력 , 잣대로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널리 이용해왔다. 먼저 나침반으로서의 북두칠성을 살펴보면, 북두칠성이 자체로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국자 부분의 두 끝별, 곧 두베와 메라크를 잇는 선분을 5배 가량 연장하면 북극성(Polaris)에 가 닿는데, 이 방향이 바로 정북이 된다. 따라서 북극성을 찾으면 동서남북 방위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두베와 메라크를 지극성(指極星)이라 부른다. 북극성의 용도는 이뿐이 아니다. 당신이 선 자리에서 북극성을 올려다본 각도가 바로 위도가 된다. 서울에서 북극성을 올려다보면 약 38도가 되는데, 이는 서울이 북위 38도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북극점에서 북극성을 찾으려면 수직으로 올려다봐야 한다. 이는 지구가 구체이기 때문이다. 이 북극성으로 인해 옛사람들은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상의 시계 북두칠성다음은 북두칠성의 시계 기능을 살펴보자. 북두칠성을 천상의 시계로 사용할 수도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변호사이자 아마추어 천문가인 윌리엄 타일러 올커트는 “모든 연령층의 별 지식‘(Star Lore of All Ages)이란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큰곰의 전체 모습은 24시간에 한 번 북극성 둘레를 돈다. 물론 이것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겉보기 움직임이다. 지극성과 북극성을 연결하는 선은 시계의 시침 역할을 한다. 약간의 연습만 하면 이 하늘의 시침으로 대략적인 밤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하늘의 시침은 우리가 쓰는 시계와는 달리 천구의 북극점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북두칠성을 사용하여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라 지극성과 북극성을 잇는 선분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손목시계를 봐가면 익히면 된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쉽게 익힐 수 있다. 하늘의 시침을 이용해 10분 오차 이내로 시간을 알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 북두칠성이 어떻게 달력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북극성과 북두칠성의 상대적인 위치를 잘 가늠함으로써 가능하다. 계절 뿐 아니라 몇 월인가까지도 북두칠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봄에 어둠이 내린 직후, 우리는 북두칠성이 북쪽 수평선 위로 높이 치솟아 거의 천정까지 뻗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한다. ’국자‘는 이제 아래쪽을 가리키고 이른 저녁 시간 동안 북극성의 서쪽에 놓여진다. 가을 저녁에는 북두칠성이 북극성 아래에 있으며 북쪽 수평선에 스치듯이 걸린다. 하늘에서 이 위치는 곰이 겨울잠에 드는 것과 비슷하다. 큰곰자리의 일부는 북쪽 지평선 아래 위치한다. 편리한 천문 잣대 북두칠성  마지막으로, 북두칠성의 또 하나 매력적인 사용법은 우리가 하늘의 각도 크기와 거리를 측정할 수있는 편리한 천문 잣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두칠성의 별을 사용하여 5~25도 범위의 하늘 각도를 결정할 수 있다. 더욱이 북두칠성은 모든 계절에 볼 수 있으므로 가장 편리한 하늘 잣대라 하겠다. 지극성 사이의 간격은 5.5도이다. 달의 겉보기 지름은 약 0.5도이므로, 두베와 메라크 사이에 보름달 11개가 들어갈 수 있다. 북두칠성의 됫박 바닥을 이루는 두 별(메라크와 페크다) 사이의 거리는 7도이고, 됫박 윗 부분의 두 별(두베와 메그레즈) 간격은 10도이다. 두베에서 알카이드(자루 끝 별)까지의 각도는 25도이며, 두베에서 북극성까지는 28도이다. 북두칠성으로 하늘의 잣대를 익히는 것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밝은 유성이나 화구의 꼬리 길이를 가늠하거나 밝은 혜성의 꼬리 길이를 결정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행성이 달 북쪽 7도에 위치한다고 할 때 그것을 찾아내는 데 정확한 ’느낌‘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지막 보너스로, 북두칠성의 시력검사표 기능을 소개한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에서 두번째 별이 미자르인데, 이 별이 사실 두 별이 붙어 보이는 안시 쌍성이다. 미자르의 왼쪽 상단에 위치한 작고 희미한 별 알코르가 붙어 있다. 시력이 좋은 사람은 두 별을 분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로마 시대 모병관이 시력 검사별로 사용했다. 두 별이 따로 보이지 않는 사람은 '불합격, 고향 앞으로 갓!'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두 별은 0.2도(12분) 떨어져 있다. 그것은 달의 겉보기 지름(0.5도)보다 작다. 올해 12월 22일 목성과 토성은 서로 매우 가까이 접근한다. 1623년 이래 400년 만의 가장 가까운 접근으로, 두 행성은 0.1도까지 들러붙는다. 이는 미사르-알코르 간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면 목성과 그 갈릴레이 위성들, 토성과 유명한 고리를 망원경의 한 시야에 잡을 수 있게 된다. 참으로 장관일 것이다. 달력에 표시해두자.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순신이 쓴 ‘약무호남 시무국가’ 편지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이순신이 쓴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다)’ 편지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국보 제76호 서간첩 내용에 있는 충무공 친필 ‘약무호남 시무국가’ 가 쓰여진 편지가 진위여부에 휩싸였다. 충무공이 현덕승에게 보낸 1593년 7월 16일자 편지가 400여년 전 임진왜란 당시의 종이인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남도의회는 12일 제337회 임시회를 열어 임종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순천2)이 대표 발의한 ‘국보 제76호 서간첩 충무공 친필 확인 관련 감사청구안’을 채택했다. 국보 제76호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친필로 작성한 난중일기와 서간첩, 임진장초로서 총 9권으로 구성돼 있다. 임 의원은 “국보 제76호는 지정일부터 명확하지 않다”며 “문화공보부 장관 명의로 된 국보지정서에는 1959년 1월 23일로 기재돼 있지만 문화재정보에는 1962년 12월 20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간첩에 실린 편지 또한 현충사 진열대에는 6편이라고 돼 있지만 현충사 리플렛에는 8편으로 돼 있다”며 “서간첩 중 1593년 7월 16일자 편지 수신인인 정5품 지평 현덕승의 관직은 선조실록에 의하면 정5품 지평이 아닌 정8품 승문원 저작에 불과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약무호남 시무국가’ 다음에 시이(是以)란 접속사를 사용한 뒤 문단으로 이어졌지만 충민사기에는 ‘약무호남 시무국가야(也)’로 문단이 끝나고 뒤 문단은 새롭게 시작한다”고 했다. 임 의원은 ‘약무호남 시무국가‘ 문구가 쓰여진 1593년 7월 16일자 충무공 편지가 400여년 전 종이인지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문화재청장에게 보냈으나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 및 조사 후 회신할 예정임을 말씀드립니다”는 문화재청장 회신만 받았다고 했다. 이후 6개월이 지나도록 답변이 없어 재요청을 하자 “정확한 제작연대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사오니 이점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그후로도 세 차례에 걸쳐 서간첩에 대한 의문사항 40개를 구체적으로 적어 순차적으로 회신 요청했으나 답이 없어 전남도 이순신리더십 캠프 운영과 문화재 지정 및 해제사무와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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