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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은 한민족 ‘대화합의 달’

    8월은 남북 화해와 민족 화합의 새로운 획을 긋는 역사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달이다.남북간 새 틀과 선례를 만드는 각종 행사가 줄을 서있다. [언론사 사장단 방북]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8월의 주요 행사는 5일 국내 언론사 사장단 방북으로 시작된다.대한매일의 차일석(車一錫)사장등 주요 언론사 사장 48명이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 장관과 함께 12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언론사 사장단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성사될 전망이다. [이산가족 교환 방문] 15일 남북에서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서울과 평양을 교차 방문,친지들을 만난다.조총련 동포들의 남한 고향 방문도 하순쯤 대대적으로 이뤄진다.96년 이후 굳게 닫혀졌던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도 다시열린다. [6·15 공동선언 지지 행사] 서울·평양에선 적대적인 차원에서 경쟁적으로열렸던 8·15행사가 민족화합과 화해란 주제 아래 열린다.북측은 지난 6월 8·15 범민족대회에 남측 대표들의 방문을 사양한다고 밝혔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상임 공동의장 姜萬吉고대 명예교수)는통일마라톤대회(13일),정당 종교 시민단체 공동회의 및 선언(14일),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통일 맞이 대동제(15일) 등 전국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등 7대 종교 단체들도 ‘통일 염원 기도회’등 각각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민화협은 전국연합,범민련 남측 본부 등도 함께 행사에 참여할 것을 협의하고 있다. [평양 장관급회담 등] 29일로 예정된 2차 장관급회담과 각종 문화예술 교류행사도 남북 화해 협력 분위기를 더욱 북돋게 된다. 북한국립교향악단 150여명의 14·15일 서울 공연도 예정돼 있다.10일 일본오사카(大阪) 국제교류센터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기념 축하 공연’을 비롯,각종 해외 공연과 교포들의 행사도 준비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eokwoo@
  • 남북 장관급회담/ 1차회담 총정리

    제1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당국간 차원에서 한반도 화해협력의 틀과 방안을마련한 자리였다. 남북 당국은 31일 공동선언문을 통해 6·15 공동선언 실천 등 당국간 차원에서 남북한 현안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조치를 대내외적으로 밝혔다. 장관급회담 정례화,연락사무소 정상화를 통해 당국간 대화통로를 상설화했다. 8·15행사 및 조총련 동포들의 고향방문 허용을 통해 민족적 화해의 폭을 넓혔다.경의선 연결사업은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의 본격화란 상징성도 갖는다. 공동보도문에서 양측은 장관급회담의 운영방식도 천명했다.장관급회담을 향후 남북간 의견조율과 화해협력의 실천을 위한 통로로 삼을 것임을 확실히했다. 이번 회담에선 몇가지 기대되던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남북간 현안해결을 위한 실무기구 설치도 그중 하나다.정부는 당초 경제협력,사회문화 교류,군사 등 긴장완화 등 3개 분야의 현안해결을 위한 실천실무기구의 구성을 목표로 했다. 북측은 분야별 협력과제 논의를 위한 실천기구 구성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인식을같이했지만 제도화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직통전화·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긴장완화 문제도 합의에는 들어가지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 북측은 북·미간의 선결사안임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정전문제·평화협정체결 등 군사안보문제와 관련,남북은 아직 협의를 통해줄여야할 시각차가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사회문화분야의 교류협력에서도 북측은 당국간 차원의 제도화된 틀보다는선별적이고 개별적인 차원의 교류를 선호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결산을 위한 만남이 아니라 구체적 실마리를 찾고 문제의 매듭을 푸는 회의였다는 점에서 합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전금진 북측 단장도 이날 공동보도문 발표에 앞서 “첫 출발이 대단히 좋다”고 흡족한 입장을 보였다. 55년간 분단이 쌓아놓은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어가는데 남북 당국이 첫발을디뎠다는 것이 이번 회담의 의미다. 이석우기자 seokwoo@. *제 1차 남북장관급회담 공동 보도문.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000년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회담에서 쌍방은 남북 정상들의 역사적인 평양 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의 중대한 의의를 강조하고 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해나가기 위하여 다음과같은 당면사항들에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남북 장관급회담을 남북공동선언 정신에 부합되게 운영한다. 첫째,남북 장관급회담은 쌍방 정상들이 서명한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그 이행문제를 협의·해결하는 대화가되도록 한다. 둘째,남북 장관급회담은 불신과 논쟁으로 일관하던 과거의 낡은 타성에서벗어나 신의와 협력으로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는 대화가 되도록 한다. 셋째,남북 장관급회담은 민족 앞에 실질적인 결실을 내놓을 수 있도록 실천을 중시하며,평화와 통일을 지향해 나아가는 대화가 되도록 한다. 2.남과 북은 1996년 11월에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던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업무를 2000년 8·15를 계기로 재개한다. 3.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남과 북,해외에서 각기 지역별로 남북공동선언을 지지·환영하며,그 실천을 위한 전 민족적 결의를 모으는 행사를진행한다. 4.남과 북은 총련 동포들이 방문단을 구성하여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협력하며,이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5.남과 북은 경의선 철도의 끊어진 구간을 연결하며,이를 위한 문제는 빠른시일 내에 협의하기로 한다. 6.남과 북은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2000년 8월 29일부터 8월 31일까지평양에서 개최한다. 2000년 7월 31일 서울 *회담 뒷얘기. 서울 남북장관급 회담은 ‘힘겨루기’나 ‘꼬투리잡기’ 등으로 점철됐던과거 회담에 비하면 ‘A학점’이었다는 평가다.북측 대표단도 밝은 표정을짓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막후 협상의 주역 2박3일간 공식회담이 열린 시간은 2차례,2시간 남짓에불과했다.그런데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서영교(徐永敎) 통일부 국장과 북측 최성익(崔成益) 조평통 서기국부장의 20여시간에 걸친 막후 협상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4∼5월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 때도 막후 접촉을 벌여 구면인 이들은지난 달 30일 오전 회의가 끝난 뒤 일행에서 떨어져나와 담판을 벌였다. 오후 4시로 예정됐던 2차회의가 6시16분쯤 속개된 것도 이들의 담판이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평화’ 문구 삽입 놓고 이견 우리측의 경우 기대했던 군사적 긴장완화분야에 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자 적잖이 애를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측은 공동발표문에 군사 분야에 관한 언급은 없더라도 최소한 ‘평화’라는 말은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한 반면,북측은 평화라는 단어를삽입하기를 꺼려해 30일 오후 회담이 끝난 뒤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우리측 관계자는 “북측이 6·15 남북공동선언에서는 평화라는 말을 명기해놓고 이번엔 왜 굳이 꺼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양측은결국 31일 새벽 실무 대표간 심야 접촉에서 공동발표문 1항 끝부분에 ‘평화와 통일을 지향해…’라는 문구를 넣는 쪽으로 의견을 좁혔다. 우리측은 회담 직전 북측이 보내온 대표단 명단에 군사 분야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는 등 북측 대표단 면면과 격이 예상과 빗나가자,기자단에 명단 통보사실을 뒤늦게 알리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대표·남의원 기내회담 북측 대표단이 지난 달 29일 오전 베이징발 서울행 중국 민항기 안에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1대1로 동석,간단한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밝혀졌다.이 의원을 포함,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윤두환(尹斗煥),자민련 송광호(宋光浩),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등은 전날 열린 한중 축구 정기전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신간 맛 보기

    ●침대 밑의 인류학자(아서 니호프 지음,남경태 옮김,푸른숲 펴냄) 미국의저명 인류학자인 저자가 SF소설 형식을 빌려 쓴 ‘인류학 대중서’.남녀가사회적·계층적·문화적·시대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짝짓기’(성생활)를 주요테마로 설명해보고자 했다. 전생 비디오테이프로 주인공 자신과 주변인들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는 1권에서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성생활을 흥미롭게 조명했다.2권에서는 인간의 섹스에서 학습과 본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봤다.1권 1만2,000원 2권 9,800원. ●탈형이상학적 사유(위르겐 하버마스 지음,이진우 옮김,문예출판사 펴냄)‘철학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독일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마스의철학적 논문들이 연대기순으로 정리돼 있어 하버마스 철학의 골격을 파악해볼 수 있다. 잃어버린 철학의 권위를 되찾으려면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이아니라,형이상학이 다른 유형의 철학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하지않고서도 삶과 사회 전체에 규범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가능하다는 논지다.특히 1장에서는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어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만2,000원. ●떠남과 만남(구본형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변화경영 전문가로 ‘익숙한것과의 결별’ 등을 낸 구본형씨의 기행산문집으로 2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한 달 반 동안 떠난 휴가의 과정을 담고 있다.‘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이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우선 여행지가 남도인데 지리산 서쪽의 이 남도는 하동 쌍계사나 완도 보길도 등 익히알려진 곳도 있지만 화순,장흥 등 덜 알려진 곳도 많이 담겨 있다.무엇보다여행 코스를 안내하거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뭔가 생의 ‘변화’를 원하는 적극성과 속도를 거부하는 차분한 ‘게으름’이 잘 조화되어 있다.9,000원.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 펴냄)우리가 보아온 지도 속의 한반도는 바다에 빠져 유라시아대륙을 머리에 이고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려 놓고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있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지도를 거꾸로 보자는 것은 이렇듯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학사출신 선장 1호로 동원그룹을 일궈낸 저자는 여기서 바다를 중심으로한 새로운무역전략을 제시한다.개발시대 이후 고수해온 상품수출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서비스중심의 복합무역을 일으키자는 게 그 요지다.9,900원.
  • 도서출판 동문선 ‘중세에 살기’

    본격 휴가철.자투리 시간을 메워줄 책 한권쯤 배낭 귀퉁이에 꽂아가는 것도괜찮은 아이템이다.도서출판 동문선의 ‘중세에 살기’는 그래서 더 눈여겨볼만하다.너무 가볍지도,그렇다고 바짝 긴장해야할 읽을거리도 아닌 책은 여행 틈틈이 중세서양사에 대한 상식적 지평을 확장해주기엔 아주 맞춤이다. ‘재미있는 서양사 상식’이란 부제를 표지에 명기한 책은 6개 섹션에 걸쳐모두 20가지의 테마를 다루고 있다.그 테마들이 어느 하나 버릴 것없이 흥미롭다. 중세의 가족은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사랑들을 나누었을까.지금과는 어느 부분이 얼마나 다를까.무엇보다 자손번식은 철저히 결혼제도내에서 이뤄져야했다.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사생아들은 푸대접을 받은 건 말할 것도 없고,12세기부터 귀족계층의 사생아들은 아예 유산상속자 명단에서 제외됐다.사정이 그런즉 낙태가 없었을 리 없다.중세교회의 낙태에 대한 정죄가 대단히 엄격했음에도 불구하고,“낙태를 목적으로 고사리나 생강의 씨앗,버드나무나 운향 잎사귀 등이 복용됐다”는 교회자료들이 남아있다.혼외관계를 보는 중세의 시각은 두가지가 혼재했다.남녀 양성을 평등하게 바라본 교회는 어느쪽에도 혼외관계를 허용치 않았던 반면,속인사회는 결혼전남성에게만 성경험을 할 권리를 주었다.여성의 처녀성에는 철통같은 자물쇠를 채워놨음은 물론이다. 내용전개가 쉬운 덕분에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중세 성직자들의 가려진 삶이나 돈과 폭력을 둘러싼 숨은 이야기들이 책읽는 맛을 고조시켜준다 싶을 즈음,너무나 익숙해서 의문조차 가져보지 않았던 사실을 책은 새삼 일깨운다. 패션유행은 언제부터,무슨 연유로 유럽이 주도해왔던 걸까. 마지막 섹션인 ‘도락’편에서 그 해답이 나온다.11∼12세기 경제부흥기를맞던 프랑스에서 패션유행이 만들어졌고,그 유행은 번번이 전유럽의 궁정들로 전파되기 시작했으며,15세기쯤에 이르러서는 프랑스 복식이 유럽의 패션문화를 통째로 점령하게 됐다. 중세에 유럽국가들의 지역적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패션이 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설명이다. 중세 유럽복식이 사회적 정체성을 대변했던 단적인 사례가 소개되기도 한다. 15세기말 런던의 봉재재료상조합은 조합원을 신규모집하면서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을 조건으로 내걸었을 정도다. 유령과 교회,줄무늬 옷의 유래,중세의 매춘부,중세 최고의 구경거리 사형…. 20개 테마 하나하나들이 서양사 연구의 한 주제가 되기에도 충분한 것들이다.자크 르 고프 외 지음,최애리 옮김. 황수정기자 sjh@
  • 디지털 혁명/ ‘비트’가 바꾼 세상…빛의 속도로 변한다

    ‘디지털 혁명’의 세기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0과 1의 조합이 만들어내는무수한 디지털 정보들이 융합·복합되면서 전 지구촌의 경제와 정치,사회,문화를 과거와는 전혀 판이한 모습으로 재편해 가고 있다.디지털 시대는 이제선택이 아닌 생존,그 자체이며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의 지평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전도사’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대교수는 “원자(Atom)가 지배하던 시대에서 비트(Bit)의 세계로 변화하는 것이 디지털 혁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원자(종이)로 된 책을 보려면 도서관으로 직접 가서 책을 뽑아야 하고,이때다른 사람들은 그 책을 볼 수가 없지만 비트(데이터)로 이루어진 책은 언제어디서고 무제한의 사람이 동시에 읽을 수 있다는 그의 비유에서 디지털의특징을 찾을 수 있다. 무한한 확장성과 즉시성,신속성과 속도성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기술은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속속들이 파고들어 삶의 전체적인 틀을 혁명적으로변모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가정생활의 변화다.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재택근무가 가능해졌고,집 바깥에서도 휴대폰으로 집 안의 TV·냉장고·세탁기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인류의 삶이 지금처럼 공간의 제약에서자유로웠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수천년을 이어온 화폐경제와 유통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상점들은 물리적인 공간을 떠나 사이버 가상공간으로 옮겨지고 있으며 사이버트레이딩,사이버뱅킹은 이미 가정으로까지 파고 들었다. 60억 인구가 모여사는 지구촌의 공간적 제약도 사라지고 있다.무한대의 논리적 공간인 사이버스페이스가 펼쳐졌기 때문이다.이를 가능케 한 것이 디지털기술이 응축·집약된 인터넷이다.현재 전 세계 월드와이드웹(WWW) 이용자는 50일마다 2배로 늘고 있다.홈페이지는 4초에 1개씩 생겨나고 있다.올 연말이면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인 10억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게 된다.마찬가지로 물리적 공간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서울의 사무실에서 미국의 바이어를 화상대화로 만날 수 있는 세상이다. 디지털시대는 정치와 문화 등 사회전반에 탈(脫)중앙집중화의 바람을 몰고왔다.신세대의 특징을 모아 이름지은 이른바 ‘N세대’는 중앙에서 주변으로,조직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는 사회 가치관 변화의 대표적인 산물로 여겨진다. 김태균기자 windsea@. *디지털 이란. ‘디지털’(Digital)의 사전적 정의는 ‘0과 1이란 2개의 분리된 양(量)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법’(한국정보문화센터,정보통신 용어해설집)이다.아날로그가 연속적인 신호나 현상을 그 자체의 물리량으로 나타내는 데 비해디지털은 명확히 구분되는 0과 1,‘예스’(Yes)냐,‘노’(No)냐의 이진법으로 표현한다.분침과 시침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알리는 바늘시계가 아날로그의 전형이라면 1시1분1초에서 에서 1시1분2초로 대번에 바뀌는전자시계는 디지털이다. 특징은 ‘정확성’과 ‘속도성’이다.방대한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하고 전달하는 것을 가능케 함으로써 정보 유통의 대중화를 불러왔다.때문에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행을 이끈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김태균기자. *디지털시대 金대리의 생활. “7시입니다.그만 일어나세요” 김 대리는 ‘마리’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마지못해 침대에서 일어났다.어제 대학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나 과음한 탓인지 좀처럼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가상 비서인 ‘마리’가 깨워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 김 대리는 허겁지겁 세수를 하면서 마리로부터 오늘 일정을 들었다.마리는수시로 남기는 음성메모는 물론,그날의 중요한 뉴스까지 정리해 음성으로 알려준다.오늘은 오전 8시30분에 회사에서 거래업체와 회의가 있는 날.김 대리는 마리가 미리 주문해놓은 북어국으로 아침을 먹으면서 식탁 앞에 놓인 모니터를 통해 회사 온라인에 접속,회의 자료를 검토했다. 목적지까지 최단 지름길을 시시각각 지도로 알려주는 ‘프리미엄 패스파인더(Premium Pathfinder)’서비스를 이용,자동차로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김 대리는 출근 시간마다 차가 막혀 고생하던 것을 생각하면 좀 비싸기는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엘리베이터를 탄 김 대리는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카드판독기에 ID카드를 넣었다.김 대리는 미리 입력해둔 이날 일정 자료에 따라 ‘시큐어트랜스’라는 지능형 보안이동통제 서비스를 통해 곧바로 회의장으로 이동했다.다행히 거래업체 사람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김 대리는 남은 시간을 이용,단말기를 꺼내 오후 일정을 점검하고 마리에게 음성으로 메모를 남겼다. “손님이 이제 막 도착했습니다” 시큐어트랜스가 거래업체 사람들이 회사에 도착했다고 모니터를 통해 알려왔다. 거래업체 이 과장과는 오랜만에 만났다.평소 온라인으로 화상 회의를 해왔지만 오늘은 사안이 중요한 만큼 보안을 위해 직접 만나기로 했다. 김 대리는 회의가 끝난 뒤 회사 안에 있는 가상현실체험 휴게실인 ‘VR패러다이스’에 들렀다.가상현실용 고글과 이어폰만 착용하면 노래방과 비디오방,헬스클럽 등 거의 모든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피곤을 풀기에는 효과 만점이다. 오후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 김 대리는 집 식탁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저녁을 준비했다.오늘 메뉴는 매운탕.사이버시장에서 생선 등 요리 재료를 클릭하자 30분만에 집까지 배달됐다.김 대리는 인터넷에서 매운탕 요리법을 찾아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해보니 매운탕 요리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저녁식사를 마친 김 대리는 거실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을 켰다.얼마 전부터 인터넷에서 만나 사귄 중국인 여자친구 피엥으로부터 동영상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김 대리는 반가운 마음에 곧바로 동영상 답장을 보냈다.내일은 사내 보안교육이 있는 날.연수원으로 출근해야 한다.김 대리는 교육자료를 마리에게 부탁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김삼웅 칼럼] “하늘 안 무섭나”

    “대한매일신보는 한말 국가의 운명이 위급한 지경에 처했던 시기에 구국의필봉으로 일본의 침략에 저항했던 민족언론의 본산이었다. 대한매일은 러·일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1904년 7월18일에 창간되어 한일합방이 강제로 체결되던 때까지 일본의 침략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항일민족언론의 사명을 다하였다.”(이광린외 ‘대한매일신보연구’) “대한매일신보는 대형4면,국한문 혼용의 신문으로서 처음부터 대표적인 ‘배일지’로서 이채를 띠었다.이 신문이 일제 침략자들과 그 앞잡이 매국도배들을 반대 배격하는 데서 비교적 예리했던 것은 무엇보다 우리 인민의 반일애국투쟁이 더욱 앙양되고 있었던 역사적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발간된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이용필 ‘조선신문 100년사’) 오늘(18일)은 대한매일신보가 태어난 지 96주년이다.현재 한국언론사로서는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한다.앞서 남북 두 언론학자가 지적했듯이 한말 국가의 운명이 위급할 때 구국의 필봉으로 일제침략에 저항했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다.반면에 그보다 훨씬 긴 세월의 부끄러운 전력도 갖고 있다. 오래전 신문학자 곽복산씨는 “신문기자는 민중이 신뢰할 수 있는 진실성을견지하여야 하는 까닭에 기자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을남겼다. 어찌 기자뿐이겠는가.‘진실성’을 견지하는 직업인이 아니라도 먼저 인간이 돼야 하는 것은 사람의 당위다. 새삼스런 말을 인용한 것은 엄청나게 변하는 남북관계에서 오늘 언론(인)의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살피기 위해서다. 6·15선언 이후 우리 언론은 휴전선 이북까지 인식의 지평을 넓히게 됐다. 따라서 분단시대 언론에서 통일시대 언론으로 시각을 교정하고,냉전논리에서화해협력시대로 인식을 전환하고,내부의 이해다툼에서 민족문제로 시야를 높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남북한은 그동안 주변 4강의 종속변수 위치에서 주체적 상수로 한반도 문제를 스스로 주도하게 됐다.해방 이후 처음으로 민족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이라는 주체적 변화를 조성해낸 것이다.이것은 실로 대단한 변화다.민족의 자긍심이기도 하다.문제는 내부적으로 얼마만큼 강고한 통합력으로 북한과 대화를 통해 6·15 합의사항을 실천하고 평화공존을 이루느냐다.우리 사회의 다양성 때문에 북한과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고 분열상을 보일 수도 있다.특히 수구 언론의 변화를 거부하는 냉전논리는 자칫 남북관계를 대결구도로 회귀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의 시점에서 한민족에게 평화공존 이상의 과제는 다시 없다.언론이 이같은 민족사적 과제를 뒤엎고 여론을 왜곡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경계선을 허문다면 그것은 직업인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못할 짓이다.여기서 기자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가르침의 유효성을찾게 된다. 언론이 비판보도 기능을 넘어 권력화의 기능을 하고,그 종사자들이 언론귀족으로 자리잡고,맹목적 적대감으로 남북화해를 훼방하고,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용지를 오로지 ‘광고유치’ 목적으로 무한정 찍어서 곧바로 폐지장으로 보내는 따위의 폐습을 시정하지 않고는 건전한 언론자율도,여론형성과 수렴도,남북 평화공존도 불가능하다. 국가의 운명이 위급할 때 선각 언론인들이 나서 구국의 필봉을 날렸듯이 남북이 화해와 평화공존으로 가는 중차대한 시기에 언론(인)의 책임과 사명은실로 막중하다.그 선상에서 대한매일의 책임과 사명 역시 막중하다. 대한매일은 98년 11월11일 공익정론과 민족화합을 앞당기는 언론으로 거듭나면서 포효하는 호랑이를 심벌로 내세웠다.균형 있는 비판과 대안제시로 공익언론의 참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고 제도언론이 기피해온 일련의 기획 연재를 통해 정체성 회복에 노력했다. 옛글에 ‘화호불성반위구’(畵虎不成反爲狗)란 말이 있다.“호랑이를 그리려다 잘못하여 개를 그리게 된다”는 뜻이다.대한매일은 짧은 기간의 개혁과정에서 미처 호랑이를 그리지 못한 부분은 독립언론으로 새로 나면서 ‘화호점정’(畵虎點睛)하게 될 것이다. 박경리 여사가 소설 ‘토지’에서 토해낸 “하늘 안 무섭나”란 말을 남북화해를 해코지하려는 언론(인)에는 ‘훈계’로,독립언론으로 가는 대한매일은 ‘계훈’으로 삼으면 어떨까. [김삼웅 주필 kimsu@]
  • 달라이 라마는 왜 인도로 갔나

    티베트의 정식 명칭은 중국 서장(西藏)자치구다.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한 자치지구의 하나일 뿐,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티베트를 종종 독립된 주권을 행사하는 나라로 생각한다.그것은 티베트만의 독특한 불교전통과 달라이 라마라고 하는 종교적·정치적지도자의 영향이 크다.티베트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만큼 피상적이다. 최근 출간된 ‘티베트와 중국’(김한규 지음,소나무 펴냄)은 티베트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줄 연구서로 주목된다. 이 책은 티베트와 중국의 갈등이 1950년 인민해방군의 티베트 진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7세기 초 토번(吐藩)시대의 티베트와 당대(唐代)의 중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밝히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티베트와 중국의 전통적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티베트의 대라마와 몽고 제국의 대칸 사이의 이른바 단월(檀越)관계론이다.단월은불교에서 시주(施主)를 뜻하는 말.중앙아시아 역사에 등장하는 독특한 개념인 단월관계는 정신적 지지에 대한 보답으로 세속적 권력이 종교적 세력에주는 지원을 의미한다.서구식으로 표현하면 교권과 속권의 상호 협조,존중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이에 대해 티베트와 중국은 각각 정치적 이해관계에따라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리고 있다. 저자는 라마와 시주의 관계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제3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비교·고찰한다.왜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가 아닌 인도 북서부의 작은 도시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울 수밖에 없었는가.그 이유를 저자는 토번 이래 1,400여년에 이르는 티베트·중국의 관계를 더듬어 가며 분석한다.2만원. 김종면기자
  • [사설] 인도적 문제는 모두 풀도록

    남북은 30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3차적십자회담에서 오는 8월15일부터 18일까지 흩어진 가족·친척 등 이산가족 방문단을 서울과 평양으로 동시교환하고 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비전향장기수 전원을 9월초 송환한다는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또 양측은 비전향장기수 송환즉시 적십자회담을개최,이산가족들의 상봉을 위한 면회소 설치문제를 협의·확정키로 했다.금강산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에 합의한 것은 6·15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에 대한 첫 실천조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이산가족상봉상례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값진 결실로 평가된다. 특히 남북간에 복잡한 이슈로 제기돼 왔던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해결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 성과로 여겨진다.북한이 기피해왔던 국군포로와 납북자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했다는것 자체가 의미있는 성과로 꼽힌다.양측이 서로 양보심을 발휘하고 입장을 조율해서인도적 문제를 타결지은 것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남북정상회담 정신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같은 회담결과는 남북모두가 소모적인 힘겨루기보다는 화해·협력과 공존(共存)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변화로 인식된다.또이번 적십자회담에서 거둔 성과는 앞으로 정상회담의 합의사항들을 이행하는데 있어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적십자회담에서도 과거 심리전적인 대화행태를 완전히 떨치지못한 것이 다소 아쉬운 느낌을 갖게 한다.이산가족 상봉방문단 및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가 타결됨에 따라 남과 북은 후속과제 해결에 더욱 힘써야 할것이다.면회소는 반드시 설치돼야 하며 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이 차질없이이행돼야 할 것이다. 이산가족상봉이 지난 85년 경우처럼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되며 지속적 상봉책을 마련해야 한다.이산가족에 대한 생사확인 작업을 사전에 벌여대상자 전원이 가족을 상봉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모든 비전향장기수들이 그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만큼북한도인도주의적 측면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을 가족품으로 돌려 보내야 마땅하다.이번 금강산적십자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분단과 대결로 얼룩진 겨레의고통을 인도주의차원에서 모두 해소해야 할 것이다.남북적십자회담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분단 반세기에 남아있는 냉전의 유산을 떨쳐내고 겨레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시민운동 새 지평을 열자

    ‘시민사회의 시대’‘NGO의 시대’라는 용어가 익숙해지면서 시민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21세기를 맞아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고 남북 정상간에 합의된 6·15 공동선언은 앞으로 사회 곳곳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많은 국가적 과제 가운데 정부가주도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도 많지만 민간분야 특히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참여해야 하는 과제가 적지 않다. 급격한 세계화와 정보화로 사회가 다원적으로 분화되면서 우리들의 삶도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이런 환경에서 정부나 기업이 하기 어려운 많은 부분을 시민단체가 그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은 민주정치의 세계화에 따른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이 100∼200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사회를 압축성장을 통해 불과 30∼40년 만에 이룩한 우리나라는 이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도,잘못된 관행,올바르지 못한 의식 등 많은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안정된 사회기반을 구축하고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확실한제도개혁과 의식개혁이 따라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민운동을 통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시민단체의 활동을 돕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제정하여 시민단체에 대해재정적 지원은 물론 우편요금 감면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올해에는시민단체 인사 위주로 구성된 공익사업선정위원회에서 공정한 심사를 거쳐 151개 사업을 선정,75억원을 지원하기로 하였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쳐 75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지원사업의 유형도 많이 다양해졌고 지원된 사업 건수도 40% 정도 증가했다. 이번 지원사업에는 북한 어린이 돕기 급식지원사업,북한 살리기 복구지원사업,통일 새마을 손수레(리어카) 보내기운동 등이 포함되어 있어 남북화해와협력의 시대를 여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시민사회는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이제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시민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시민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NGO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이를 정책 결정과정에 반영하고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는 일에 더욱 힘쓸 때 국민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새롭게 열리는 통일의 시대,시민사회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임을 인식하여 우리 모두 힘을모아야 하겠다. 崔仁基행정자치부장관
  • [사설] 포스트 게놈 시대의 과제

    인간이 드디어 신(神)의 영역에 한 발을 들여놓았다.조물주가 창조한 인체설계도,즉 유전자 지도 초안이 완성됐다.인간 유전 정보인 게놈 분석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여 온 국제 공공컨소시엄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민간업체 ‘셀레라 제노믹스’가 26일 백악관에서 이를 공동발표했다. 인류의 오랜 소망인 무병장수(無病長壽)의 꿈이 마침내 현실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생명공학의 새 지평을 여는 이 바이오혁명은 현재 진행중인 정보통신 혁명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을 기본부터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유전정보를 통해 암을 비롯한 유전적 질병의 원천적 통제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이고,사람의 외모나 성격과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는 것이다.각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약과 더불어 맞춤아기와 복제인간의 생산도가능해진다.명암(明暗)을 함께 지닌 이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는 사실지금부터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유전자 지도가 공개된 이후 포스트 게놈시대를 슬기롭게 열어가야 할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게놈 연구 후발주자인 한국으로서는 포스트 게놈 사업에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90년대 후반에야 게놈사업단을 출범시킨 우리나라는‘인간게놈프로젝트’에 참여한 18개 선진국에 비해 연구인력과 기술면에서크게 낙후돼 있는 상황이다.HGP회원국들이 몇년 전부터 포스트 게놈 사업에착수한 데 비해 우리의 포스트게놈 사업은 다음달부터야 시작된다. 유전자의 염기서열만을 밝혀낸 유전자 지도 연구보다 각 유전자의 기능을밝혀낼 후속연구는 앞으로 한 세기에 걸쳐 이루어지고 훨씬 많은 노력과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전자 지도는 기초자료로서 공개됐지만후속연구를 바탕으로 한 생명공학 기술 산업전은 앞으로 치열한 특허경쟁을초래하고 그 승패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이에 대비하는 데국가적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정부는 민간기업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바이오 벤처 열풍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며 중복투자를 피하고 틈새전략을 통해 선진국과의 경쟁이 가능한 원천기술 개발,유전자 정보처리 기술등 기초연구 육성책을 마련하고 장기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과학교육의 대중화도시급하다. 바이오 혁명이 초래하는 도덕적,법률적 문제에 대한 사회·윤리적 논의와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유전적으로 우성인간과 열성인간이 구분되는 새로운 계급사회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전지구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유전정보의 무분별한 상업적 공개로 인한부작용을 막는 국제협약도 체결해야 할 것이다.
  • 金대통령 6·25 기념사에 담긴 뜻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6·25전쟁 50주년 기념사’는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크게는 6·25전쟁에 대한 재해석과 우리 민족에게 부여된 오늘의 역사적 사명에서부터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소회(所懷)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펼쳐져 있다.물론 핵심은 ‘전쟁의 위협이 사라진 한반도 평화정착’으로요약할 수 있다. ◆한국전쟁의 재해석. 김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초점이 맞춰진 그동안의 ‘6·25 전쟁관’에 대한 지평을 확대했다.출발은 한국전쟁이 단순히 남한만공산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던 전쟁은 아니었다는 해석으로 시작하고 있다. 기념사에서 한국전쟁의 발발이유를 ‘당시 취약했던 일본을 포함,아·태지역의 공산지배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6·25가 공산주의의 세계적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전쟁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김 대통령은 이를 두 방향에서 제시하고 있다.하나는 21세기 새로운 시대에진취적으로 적응할 것을,다른 하나는 우리 민족 전체에게 전쟁을 하지않고평화와 화해협력을 추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한반도 공존공영 방향. 김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역사적 소명과연결시켰다.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정상이 만나 민족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통일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이를 전세계에 선포했다”고 강조했다.남북정상회담은 21세기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역사적소명의 첫걸음이었다는 것이다.남북경협과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4강과의 협력 속에 민족문제의 자주적 해결,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북연합간 통일 논의 착수 성과를 나열한 데서도 이러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남북당국자간 회담을 통해 설치될 군사위원회 설치 문제를거론한 것은 남북화해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문화예술 분단장벽 허무나](5.끝)결산대담

    한국전쟁은 우리 문화예술계에 깊은 파장과 상흔을 남겼다.그 한국전쟁이 50주년 되는 해, 6·15선언으로 획기적인 남북관계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한국예술종합학교 최민 영상원장과 인하대 국문과 최원식 교수의 대담을 통해남북분단문화의 극복방안 등을 들어본다. ■최원식교수 6·15선언은 오랜만에 우리 정치가 국민을 기쁘게 해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홍콩과 마카오의 중국 반환이 20세기를 마감하는 빅쇼였다면,한국의 통일과정은 21세기를 여는 대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이 시점에서 우리는 통일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독일식 흡수통일이나 베트남식 무력통일만이 통일이 아닙니다.‘극적인 통일’관에서 벗어나 통일을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최민원장 동감입니다.어떤 과정을 통한 어떤 통일이냐가 중요해요.원상복구 차원의 통일은 이제 맞지 않습니다.새로운 통일개념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최교수 먼저 문화예술이 민족의 분단현실을 어떻게 반영하고 나아가 분단극복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되돌아 볼 필요가있습니다.올해는 더욱이 한국전쟁 50돌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최원장 미술의 경우 80년대에 특히 이념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장르적 특성상 그림으로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입니다.한국영화 ‘간첩 리철진’은 북의 간첩도 인간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합니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의 내적인 금기가 많이 깨졌습니다. ■최교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서문을 보면 “이 작품이 나올 수 있게해준 어린 공화국에 감사한다”는 구절이 나옵니다.4·19직후인 당시로선 굉장히 전향적인 발언인 셈이죠. ■최교수 예술활동을 제재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통일을 주제로 뭔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요즘 통일글짓기가 유행이나 6·25가 돌아오면 으레 해오던 반공웅변대회나 글짓기대회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제재론적인 입장에서 통일예술만을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예술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예술에는 자기검열이 필요합니다. ■최원장 늘 ‘반쪽의 시선’밖에 가지지 못했다는 게 문제입니다.한 쪽을봉쇄하니까 역지사지가 안되죠.지난 50년동안 남한사회는 정치적·문화적 고도와도 같았습니다.독일은 브란트총리 시절부터 동서독이 왕래하며 대화를시작해 지방과 지방끼리는 거의 하나가 될 정도로 섞였습니다. ■최교수 일찍이 지방자치를 했던 독일의 교류수준은 무척 깊었으나 막상 통일이 되려하자 양심적인 지식인들은 통일을 반대했습니다.통일에 관한 모든논의들이 휴지조각이 됐다는 게 그들의 일성이었죠.결국 현실이 이념을 뒤집은 셈입니다.우리의 경우 한번 물꼬가 터지면 엄청난 가속도가 붙을 것이 예상되는 만큼 역기능이 우려됩니다. ■최원장 속도조절이 필요합니다.언론 보도에서도 나타났듯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시각이 급전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준비가 없었는가를반증하는 것입니다. ■최교수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그 차이가 쌓였을 때 더 큰 풍요를 낳을 수 있어요.에커먼의‘괴테와의 대화’에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대목이 생각납니다.“나는 독일이 통일이 되면 좋지만 지방의 발달한 분권적인 문화가 다 없어지고 베를린 문화 일색으로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최원장 민예총이 주최한 6월 인천 황해예술제에서 ‘불가사리’등 북한영화 5편이 상영됐습니다.이미 낮은 단계의 남북영화교류가 시작된 셈이죠.통일논의가 허공에 뜨지 않기위해서는 서로를 먼저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교수 통일의 힘은 근본적으로 남한에 있다고 봅니다.특히 문화교류의 경우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합니다.상호주의를 꼭 1대1의 계량적인 개념으로 봐서는 곤란해요.문화적 햇볕정책이 필요합니다.한일대중문화교류의 경우를 보면 일본이 먼저 한국가수들을 초청해 개방의 단초를 열었고 결국 한국도 빗장을 풀었습니다.남북문화교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큰 틀에서보면 상호주의로 귀결되는 것이죠. ■최원장 남북교류와 함께 중국과의 문화교류도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지난달 북경전영학원에서 학술제 형식의 한국영화제가 열렸는데‘아름다운 시절’등 12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돼 호평을 받았습니다.한해 고작 20편의 외국영화를 수입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는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지요.보다 다각적인 문화개방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최교수 문화예술가의 덕목중 으뜸은 역지사지 능력입니다.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것,자기안의 타자속으로 침투해가는능력이 예술인에게는 있어요.“문학을 하면 여러 삶을 산다”는 말도 있지않습니까.타자에 대한 공감이야말로 문화적 감성의 핵심입니다. ■최원장 현단계에서 남북의 통일문화를 위한 구체적인 처방전을 기대하기는어렵습니다.그때 그때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아요. ■최교수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국민 각자가 깨어있어야 합니다.이른바신자유주의의 환상속에서 IMF체제를 맞아 나름대로 절실한 경험을 했지만 요즘 다시 도덕적 해이의 조짐이 보입니다.어느 원로시인은 금강산 관광길에버스속에서 춤추고 노는 것을 한탄하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일정한 희생을 치르지 않고 통일국민이 되기는 어렵습니다.문화적인 저열성을 드러내지 말고 진정한 겸손을 배울 때입니다. ■최교수 90년대 들어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온갖 포스트주의가 창궐했습니다.경배대상이던 민족이나 민족주의에 대한 해체적 사고가 득세했어요. 신자유주의의 분위기를 거부할 순 없지만 민족주의는 낡은 것이라고 폐기해서는 안되죠.민족주의를 갈무리하면서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지금은 민족예술이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는 실험기입니다. ■최원장 민족주의냐 탈민족주의냐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민족적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민족이란 게 언젠가는 의미없는 시점이올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봐요. ■최교수 그렇습니다.좋은 세상이란 민족주의가 필요없는 세상입니다. 정리 김종면 황수정기자 jmkim@
  • 한민족사의 뿌리 古代史…南北 인식차이 집중 조명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함에 따라 통일은 이제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일로 다가왔다.통일의 길로 나아가자면 준비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핵심은 민족 동질성 회복일 것이다.우리에게 하나의 민족임을 일깨워 주는 바탕은 남북이 공유한 경험,즉 역사이다.하지만 남과 북은 역사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동질성 회복을 위해 메꿔야 할 그 간극을,민족사의 뿌리인 고대사중심으로 짚어 본다. [북한의 한국사 개관] 북한은 정권수립 직후 ‘조선역사편찬위원회에 관한결정서’를 채택해 역사연구와 역사서 간행에 박차를 가했다.그 목적은 인민에게 투쟁과 창조의 역사를 널리 알려 궁극적으로 ‘조선혁명’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내부요인으로 여러차례 변화를 겪은 뒤 70년대 들어서야 ‘조선사’틀이 확정됐다. 지금 북한의 한국사 연구는 기본적으로 주체사상에 바탕을 두었으며,정통성을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로 정리해 이 왕조들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민족활동의 중심지를 평양으로 규정해 역사적 의미를 계속 확장하는 것도 특징의하나이다. [민족의 기원] 한민족은 언제 어디서 비롯됐는가. 그동안 한반도 곳곳에서구석기 유물·유적이 발굴돼 대략 60만∼70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사람이 살았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구석기인들이 그대로 지금의 우리 민족과 연결된다고 보지 않는 게남쪽 학계의 정설이다.이견이 있긴 하나 대체로 청동기시대가 시작하면서 이주해 온 퉁구스족의 한 갈래를 민족의 조상으로 인정한다. 반면 북한은 구석기인이 혈통변화 없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단혈성론(單血性論)’을 1970년대부터 고수해왔다.이는 주체사관에 토대를 둔 것이긴 해도 웅기 굴포리,상원 검은모루 유적 등의 발굴과 높은 형질인류학 수준에 힘입은 바 크다. [단군릉] 지난 93년 10월 북한은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 대박산에서 ‘단군릉’을 발굴,단군의 인골을 찾았으며 이를 연대측정한 결과 5,011년전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이는 단군의 실체를 인정함은 물론 고조선 건국연대를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기전 2333년보다 훨씬 끌어올린 것이다. 남한 학계는 충격을 받았으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북한의 정치선전으로 치부할 뿐이었다.다만 이형구 선문대교수를 비롯한 일부 학자들이 진지하게 검토했고,95년 8월 일본 오사카에서 분단후 처음으로 남북 학계가 공동 심포지엄을 여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남한 학계의 주류는 여전히 단군의 실체조차 인정하지 않는데다,고조선 건국연대도 빨라야 서기전 10∼12세기로 봐 그 접점을 찾기가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고구려 건국 연대] 삼국사기에 고구려는 서기전 37년 주몽이 건국했다고 기록돼 있다.남쪽에서는 이 기록대로 고구려 건국연대를 잡으면서도 막상 국가발전 단계를 말할 때면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고구려 뿐만 아니라 백제·신라 등 3국의 건국 연대가 과장됐다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북쪽에서는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때를 서기전 277년이라고 못밖는다.삼국사기 기록보다 무려 240년이나 앞서는 것이다.그리고 고구려의 전신인 구려가서기전 14세기쯤 독자적인 국가로 건국됐다고도 밝힌다(99년간 ‘고조선력사개관’66쪽). 이는 고구려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도에서 나왔겠지만 남쪽에서 활용하지않는 사료들을 발굴해 내린 결론이어서 앞으로 남북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고구려 건국이 당겨 올라가면서 주몽의 아들 온조가 세운 ‘백제 봉건소국’의 연대도 그만큼 따라올라갔다.하지만 남쪽에서 요즘 활발하게 연구하는 백제에 관해 북쪽에서는 새로운 이론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고대 한일관계] 일제강점기에 일본 식민사학자들은 한국사를 체계화하면서임나일본부설(일명 남한경영설)을 내놓았다. 서기 4∼6세기에 일본이 한반도남부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해 200년간 다스렸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남북 학계는 이렇다 할 반론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다 1963년 북한의 김석형이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내 분국들에 대하여’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삼한·삼국의 세력이 각기 일본에 진출,수십 군데에 분국(分國)을 세웠다”는 이 학설은 임나일본부설을 일축한 것은 물론 거꾸로 한반도 이주민이 초기 일본 형성에 결정적인 몫을 했음을 강조했다.이후 김석형의 이론은 북쪽에서더욱 다듬어졌고 남쪽에서도고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불을 댕기는 구실을 했다. 고대 한일관계사에 새 지평을 연 점은 북한 사학계의 큰 공헌이다.상대적으로 남북간에 논쟁거리가 적긴 하지만 남북 학계가 힘을 모으면 더욱 발전시킬 부분이기도 하다. [남북국시대] 백제·고구려가 망하고 신라가 한반도 중부이남을 석권한 시기를 남쪽에서는 오랜동안 ‘통일신라 시대’라고 불렀다. 그러나 요즘은 고구려를 뒤이은 발해를 합해 ‘남북국 시대’로 보는 인식이 학계에 일반화했다. 고교 국사교과서도 ‘통일신라와 발해의 발전’이라는 제목 아래 “남쪽의 신라, 북쪽의 발해가 함께 발전한 남북국의 형세를 이루게 되었다”(64쪽)고표현해 이를 일정부분 수용했다. 북쪽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신라의 통치배들이 당나라 침략자들의 힘을 빌어 제놈들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해 보려고 한 것은 아주 어리석고 옳지 못한생각이었다”(고등중 3년 ‘조선력사’교과서 70쪽)고 강력하게 비난한다.이같은 비판은 물론 고구려-발해로 이어지는 한반도 북부의 역사가 정통임을주장하기 위해서다. 이는 또 현재의 한민족이 언제 형성되었나를 판단하는 것과 직결된다.남쪽에서는 통일신라 때로 보는 반면 북쪽은 이를 부인하고 고려 때로 본다. 이용원기자 ywyi@
  • 남북 화해시대/ 당국간 대화 어떻게

    판문점이 열띤 통일 논의의 장(場)으로 북적댈 것 같다.6·15공동선언에서남북은 빠른 시일 안에 당국간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 대표들은 판문점에서 수시로 만나 이산가족 문제와 경협,통일 방안 등에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게 된다. ◆준비작업. 남북은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에 앞서 이달 안에 준비접촉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당국간 대화를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운영할 지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해서다.양측은 두달 뒤 광복절에 있을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쯤 준비접촉 대표단을 구성하기로 했다.대표단은 북측 대표단과의 접촉에서 우선적으로 95년 북측의 일방적인 철수로 폐쇄된 남북연락사무소의 기능을 정상화 할 것으로 보인다.효율적인 회담을 위해서는 연락관들이 판문점에 상주하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 정부는 정상회담 기간중 남북 양측이 서울 남북회담사무국~평양 백화원영빈관 사이에 개통했던 직통전화를 계속 유지하면서 북측과 당국간 대화에 관한의견을 수시로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정부는 통일부 등 16개 부처로 구성된 ‘정상회담 준비기획단’을확대 개편하는 등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회담형태. 당국간 대화는 분야별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이산가족이나 경협,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 각각 성격이 다른 합의내용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실무 채널의 다양화가 불가피하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회담 방식은 분야별 공동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이는 92년 남북이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재추진하는 형식이다.당시 남북은 ‘화해협력 공동위’‘경제교류협력 공동위’‘사회문화교류 공동위’‘군사 공동위’ 등 4개 공동위 구성에 합의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차관급을대표로 하는 공동위는 격에 맞지않다는 지적도 있다.이에 따라 총리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각료급 회담이나 85년 열렸던 경제회담처럼 각 부문별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협의 채널이 거론되고 있다.통일부 당국자는 “당국자 회담은 양측의 각료들이 집단으로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당국자 회담을 경제회담과 분리하는 방안도 제기하고 있다. *정례화 수순. 당국간 대화의 정례화·대화 통로의 상설화는 남북 관계개선의 핵심 명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연락통로와 의논기구의 상설화가 무엇보다 앞서이뤄져야 한다. 판문점에 당국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평양과 서울에 상주대표부를 여는것이 수순이다. 지금은 민간형태의 적십자 연락관 직통전화만이 열려 있었을 뿐이다.정상회담의 추진을 위해 서울∼평양간 직통전화가 다시 개설되긴 했지만 아직 양측현안을 다뤄나갈 공식 통로의 수준은 아니다.회담을 위한 임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상대방 수도에 개설된 상주대표부를 통해 양측 의사를 교환하고 경제·무역관련 업무와 출입국을 위한 ‘비자’업무까지도 대행하게 하자는 게 정부 입장이다. 상주대표부·연락사무소 등이 대화 진행을 위한 통로라면 남북기본합의서에입각한 각종공동위원회의 가동은 현안논의를 위한 마당(場)이다. 기본합의서는 화해·군사·핵통제와 교류협력·사회문화교류협력 등 5개분야의 공동위원회를 규정하고 있다.공동위 가동을 대비해 차관급 위원장과1급직 부위원장 등 7명으로 짜여진 분야별 공동위원회가 구성돼 있다.경제협력 등 현안논의를 위해서도 일시적 협의가 아닌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전시켜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대화통로와 의논기구의 상설화가 남북관계 개선과 당국간 대화 진전의 척도며 수단”이라면서 “북측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만큼 긍정적으로 대응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김상연기자 swlee@. *전문가 제언. ◆오기평(吳淇坪) 아·태재단 이사장. 남북 당국자 회담은 중요한 뜻을 갖는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서도 언급됐지만 공동선언 5개항에 당국간 회담이 포함된 것은 의미가 깊다.대화의 계속성을 확보하고 모든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정치적인 목적성을 띤다. 당국자 회담을 명시한 것은 과거 정통성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대립을 털어버리자는 뜻을 갖는다.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설치키로 한 화해위원회같은 당국자간 대화는 모두 좌절됐다.이번에 당국자 회담을 갖는다고 선언한것은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정치적인 효과를 지닌다. ◆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원 북한팀장. 6·15 남북공동선언은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고 규범적이건 강제적이건 남북이 실행가능한 사업을 추출해 합의한 것이다. 당국간 대화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존 연락사무소를 재가동해시작하는 게 시간적으로 빠르고 실효성이 있다.무엇보다 정상회담 이후 후속적인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다든가 성과를 크게 기대하지 말고 공동선언정신에 맞게 탄탄하게 준비를 해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호철(孫浩哲) 서강대 교수. 합의 사항을 어떻게 실행하는가 중요하다.먼저 군축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귀국보고에서 핵·미사일 문제와 주한미군 문제 등에 대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있을 남북 실무자급 대화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논의 과정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또 남북경협 등을 통한 남북통합 문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앞서경협을 반대하지 않는 우리 내부의 사회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신인작가 남도현 「아비시엔의 문」

    신인작가 남도현이 낸 ‘아비시엔의 문’(바다)은 특이한 성장소설이다. 67년생 작가의 지난 98년 하반기 ‘작가세계’ 신인상 장편부문 수상작으로 수상이후 1년6개월 간의 수정 작업 끝에 출간됐다.아비시엔은 10세기와 11세기 이란의 철학자·선지자 이름이며 인식의 큰 틀이 바뀌고 있는 현재의지평에서 ‘자아와 영성(靈性)의 의미란 무엇이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자라가면서 한 개인이 얻는 자기와 세계에 대한 여러 깨달음-이 깨달음의끝이라고 해봤자 대개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을 이야기하는 성장소설은 가족,마을,학교,친구,성 등을 둘러싼 일상적인 에피소드로 이뤄지기 마련이나 이 소설은 ‘영성’이란 말이 제시하듯 드물게 관념적이다.작가는 형이상학적·종교적 깨달음을 성장의 매듭으로 여기는데 결코 일상적·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는 이런 시선으로 해서 작위적인 이야기가 이어지게 된다.추리소설적인 짜맞춤이 가끔 우스워 보이지만 진지함이 다가온다. 김재영기자
  • [21세기 과학 대탐험](15)시간여행

    ‘시간여행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오래 전부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공간여행에 관한 한 어느 방향으로나 가능한 이 때,시간여행이 가까운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는 실제로 4차원의 공간(공간 3차원+시간 1차원) 속에서 살아간다.공간은 우리들 마음대로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위 아래,앞뒤,좌우 어느 방향으로나 이동이 가능하다.반면 시간은 공간처럼 앞뒤로 마음대로,즉 과거로 미래로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물리학이나,철학,논리학 등에 인과율(因果律)이라는 불문율이 존재한다.어떤 사건들의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인데,원인이 되는 한사건의 발생 이후에 그 사건으로 인한 결과가 되는 사건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상 속에서만 가능한 타임머신이 바로 물리학의 연구대상이 되고,또 실현 가능성의 길을 열어 준 것은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다.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고,다시 10년 후에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은 그 때까지 신성불가침이었던 시·공간에 역동성을 부여한 최초의 이론이었다.즉,물체에 의해 주위의 시간과 공간이 가만히 있지못하고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리게 되고,기존의 시간 개념과는 전혀 다르게운동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바로 이 일반상대성 이론의 핵심인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풀어서 나오는 여러 가지 시공간 모델로부터 타임머신의 존재가 가능한지 계속 탐색해왔다. 맨 처음에 나온 것은 1937년의 반 스토쿰이라는 물리학자가 만든 시공간 모델이었다.이것은 먼지로 이루어진 무한 원기둥이 빠르게 회전할 때 생기는시공간 모델인데 원기둥 주위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이와 비슷한 모델들이 여럿 나왔으나 모두 물리적인 현실성이 뒤떨어져 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에 타임머신에 대한 연구가 다시 시작됐는데 그것은 바로 웜홀의 등장에 따른 것이었다.웜홀은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이동해 나갈 수 있는 공간의 구조를 말한다.따라서 이를 우주의 지름길이라고도 하는데이 웜홀이 처음 나온 것은 블랙홀의 해법을 찾게 된 때부터이다. 1988년에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공상과학 소설가인 칼 세이건은 소설(나중에 이 소설은 ‘컨택트’라는 이름으로 발표)을 집필하면서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손(K.Thorne) 교수에게 웜홀을 우주의 지름길로 사용해도 괜찮은지 편지를 보냈다. 그 때까지 웜홀이 지극히 불안정하다고 여겼던 손 교수 그룹은 웜홀을 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을 찾았는데,보통 물질이 아닌 특이한 물질을 사용하면 웜홀이 안정하다는 것이었다.특이한 물질이란 에너지 밀도가 마이너스인이상한 물질이었다. 이러한 물질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이 들지만,아주 미시세계에 사용되는 양자론이나 양자장론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웜홀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다.이어 이 웜홀을 이용해 시간 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의 모델에 대해서도 발표했다.웜홀을 통과한 여행은 실제로 웜홀 밖으로의여행보다 훨씬 시간이 짧게 소요되기 때문에 마치 빛보다 빠르게 여행한 효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따라서 이 성질을 잘 이용하면 타임머신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 모델이 갖는 많은 제약과 문제점에 관한 연구들이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그 중에서 많은 관심을 끄는 것들은 어떻게 그런 웜홀을 찾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웜홀이 타임머신의 형태를 취하게 될 때의 안정성문제,타임머신이 되었을 때 인과율 문제 등이다.그래서 최근의 연구들은 바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 주제다. 웜홀의 존재와 관련,우주 생성 초기에 구성됐을 구조가 점차 우주가 커지면서 웜홀도 같이 커졌으리라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으며,최근에 블랙홀로부터 웜홀로의 변신이 가능하다는 논문도 나오고 있다. 안정성 문제는 타임머신이 되기 전에 쌓이는 물질에너지의 영향으로 웜홀주위의 시공간의 역동성을 자극해 타임머신이 생성되기 전에 뭉개버릴 것이라는 우려다.이것은 몇 가지 제한조건이 있지만 그저 그런대로 해결된 상태다.그러나 마지막 인과율 문제는 가장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다.이를 당구공의 충돌 문제로 바꾸어 여러 가지로 시도해보았지만 물리적으로 만족하는유일해(唯一解)를 얻지 못한 형편이다. 따라서 어느 학자는 ‘백투더 퓨처’라는 영화의 내용처럼 과거가 바뀌는 순간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대체(代替) 우주 모델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이것은 너무나 많은 우주를요구하기 때문에 비경제적(非經濟的)이므로 현실감이 떨어진다. 최근 웜홀 외에 우주 끈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타임머신 모델도 나와 있지만 어느 모델도 앞의 문제점들을 깨끗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따라서 학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 모델을 만들어 내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현안들을해결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연구해 나가면 앞으로 과연 실현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어느 누구도 뚜렷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오는 시간여행같은 문제도 이제는 물리학의 연구대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으며,이 연구를 통해 얻게되는 결과들은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든,그렇지 않았든 간에 우리들을 흥분시키고 삶을 개선하기에 충분하리라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 김성원. [필자약력] ▲45세 ▲서울대 물리학과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이학 석·박사 ▲단국대학교 물리학과 조교수 ▲러시아 국제저널 ‘그래비테이션 & 코스몰로지’ 편집위원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sungwon@mm.ewha.ac.kr). *시간여행 연구 어디까지. 지금까지 많은 물리학자들은 과연 시간여행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듭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일반인들이 지닌 통상적인 시간개념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그의 상대성이론은 쌍둥이 형제 가운데 한 명이 우주를 여행하고 돌아오면 지구에 남아 있는 다른 쌍둥이보다 젊게 된다는 이른바 ‘쌍둥이 패러독스’로 이어져 시간의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원칙적으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없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의 결과 중 하나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한때 시간의 방향에 대해 논의를 전개한 적이 있다.1985년 열역학적인 시간의 화살과 우주론적인 시간의 화살에 대한 논의에서 대폭발이 멈추고 우주가 수축할 경우 시간의 화살이 역전된다고 주장한 적이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리처드 고트 교수는 시공간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한 지,그리고 그것이 연대적인 일치성을 보장하는 지를 연구해 왔다.이론상으로 ‘닫힌 시공간 곡선’(Closed timelike curve)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트 타임머신’이라고 명명된 그의 이론에 따르면 여행자는 구부러진 시공간의 경로를 따라 항상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만 결국은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트 교수는 “공간의 어느 부분에서는 시간여행이 불가능하지만 코시 지평선(cauchy horizon)이라는 표면에 의해 분리되는 공간에서는 타임머신이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단,타임머신이 만들어진 시대에서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이같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려면 시공간의 휘어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블랙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하지만 이 블랙홀이 여행자와 그 주변의공간을 삼켜버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가하면 실험을 통해 130억년 전 우주창조의 첫 순간을 엿보는 시도를하는 과학자들도 있다.뉴욕 롱아일랜드의 브룩하벤 국립연구소 에너지분과연구원들은 그들이 ‘타임머신’이라 부르는 입자충돌기로 우주 창조의 순간을 재현하는 실험을 준비 중이다.그들의 계획은 금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빛의 속도의 99.995%로 전자들을 가속시킨 뒤 태양 온도보다 1만배 정도되는온도속에서 원자의 쌍에 충돌시켜 우주창조 직후에 생성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라는 원시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함혜
  • [사설] 남북회담 과잉보도 자제토록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방문이 12일에서 13일로 하루 연기됐다.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기술적인준비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외교 관례상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보다 완벽한 회담 개최를 위한 북한측의 ‘순수한 노력’으로 받아들이고 싶다.이를놓고 왈가왈부하기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니는 민족사적 의의가 너무나크기 때문이다. 당국자의 말처럼 분단 이후 55년을 기다렸는데 하루를 더 기다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의 대처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호흡조절’의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다짐 속에서도 정상회담의 시기가 임박하자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과열의 조짐을 보여온 것은 사실이다.각계각층 인사들의 주문이 숨가쁘게 쏟아지는 데 비례해 회담 성과에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회담에 부담이 되는 언행은 피하겠다는 자제의기운은 상대적으로 퇴색했다.회담의 중요성에 비추어 어느 정도 흥분하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지나친 흥분은 낭패를 낳기 쉽고 지나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침착한 마음으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명실상부한 화해와 협력,평화공존의 길을여는 분수령이다. 무엇보다 남북의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이번 만남이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고,그렇게 함으로써 남북을 가로막았던 불신의 벽이 하나씩 허물어지기를 기대해야 한다.단 한차례의 회담으로 큰 것을 이루려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언론의 차분하고도 신중한 보도 태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언론사간 지나친 경쟁에 따른 과잉보도를 자제하면서 남북간신뢰회복에 도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북한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남한언론의 보도태도라고 지목할 정도로 우리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알려졌다. 이 점에서 독일 통일 전까지 서독 언론이 보여준 보도태도는 참고할 만하다.당시 서독 언론은 체제 우위 비교 등 동독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기사는 가급적 피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을 높이는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노력했다.우리 언론도 앞으로 우리의 눈높이에만 맞춰 북한의 체제나 사물,행태를 비판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으로 본다. 평양을 방문하는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도록 공정히 보도하겠다고 다짐하는 ‘취재·보도 준칙’을 마련했다고한다.이들의 다짐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북한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적어도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흥미거리의 대상으로 삼아 보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문학 계간지 ‘실천문학’ 특집 ‘남북이 함께 읽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진보적 문학 계간지 ‘실천문학’은 이번 여름호에 ‘남북이 함께 읽는 우리문학’ 특집을 냈다.남북한에서 다같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작가들을 되짚어보는 작업은 이런 화해와 교류의 변화가 내용적으로 지향해야 할 지평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북한문학의 역사적 이해’(94년)에 이어 최근 ‘분단구조와 북한문학’(소명출판)을 펴낸 원광대의 김재용 교수는 ‘남북 문학계의 교류와 문학유산의 확충’이란 글을 특집에 기고했다.남북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의 유산을 확충해 나갈 때 자연스럽게 공통적 관심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적대감을 해소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본 그는 계몽기 이후 1945년까지의 문학유산 영역이 해방이후 남북문학의 간격을 좁히는 데 가장 생산적인 논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전근대시대의 문학유산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유산이지만 그 이상 서로간의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은 되지못하며,해방이후의 문학의 경우는 남북이같이 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기때문이란다. 글쓴이는 계몽기 이후 8·15이전까지의 문학을 남북이 그동안 평가해온 역사와 관련지어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하나는 남북이 분단이후 ‘줄곧’ 같이 좋게 평가해온 작가로서 시인 김소월·이상화와 소설가 신채호·강경애를 들 수 있다.둘째는 남북이 ‘최근에’ 들어 같이 평가하는 작가로서 시인백석과 정지용이 꼽힌다.세번째로는 남북한의 냉전적 적대감을 뚫고 나온 작가들로 그동안 남북이 다같이 나쁜 작가라고 비방해온 작가들이 최근에 이르러 문학적 유산으로 편입되는 경우로서 이기영과 염상섭이 대표적인 예.거론되지 않다가 새롭게 평가되는 두번째와 구분하면서 글쓴이는 냉전적 분단구조 해체의 상징으로 이 영역의 작가들을 특별히 주목한다. 이들에 대한 평가의 변화에는 남북 모두 기존의 냉전적 틀로는 우리 문학사와 문학유산을 제대로 취급할 수 없다는 탈냉전적 인식이 들어있다는 것이다.염상섭은 분단이후 북한에서 줄곧 ‘반동작가’로 규정되어 한 번도 문학사에서나 문학선집에 오른 적이 없었다.그런데 1998년에 나온 북한의 ‘현대조선문학선집’ 16권에 염상섭의 ‘만세전’이 “다른 한 측면에서 1919년 이전의 사회현실을 인텔리의 시점에서 형상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하여 긍정적인 의의를 갖는다”는 해설과 함께 실렸다.이기영은 분단 이후 남한의 문학계에서 가장 기피되어온 인물이었다.일제시대 카프(조선프로레타리아 예술동맹) 내에서 가장 중심적인 작가중의 한 사람이었고 해방후 북한을 선택했으며 84년 사망할 때까지 한번도 정치적으로 문제된 적이 없이 북한문학의 중심으로 활약·평가되었기 때문이었다.이기영은 88년 납·월북 작가에 대한 1차 해금조치에서 제외되었으나 이후 풀려났는데 해금이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남쪽에서 이기영을 빼고 문학사를 이야기하기 어려울 만큼 평가받고 있는점을 글쓴이는 지적한다. 문학평론가 홍용희는 ‘통일문학의 원형성’이란 글에서 진정한 민족적 통합은 생활 속에서 이질성이 극복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이를 위한 기본토대가 무엇이냐고 자문하는 글쓴이는 분단 이데올로기의 층위 이전 단계에해당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원형심상과 토속적 삶의 세계에서 남북한의 민족적 동질성의 원형요소를 찾을수 있다고 말한다.그리고 이 점에서해방 이전 우리 민족의 토속성의 진경과 세련된 언어감각을 통해 낙원 상실과 향수의 정서를 펼쳐 보인 대표적 시인들인 백석과 정지용의 시 세계가 단연 빛난다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 옌벤대학교 조선어문학부 김병민 교수는 남북한이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신채호와 강경애를 통해 민족문학 동질성 회복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신간 맛보기

    ■표현인문학 “언제까지 인문학의 위기를 개탄만 하고 있을 셈인가!” 인문학자 8명이 함께 쓴 ‘표현인문학’(생각의 나무)은 정확히 이 얘기를 하고있다. 전통인문학이 문자에 의존하는 ‘이해의 학문’이었다면,그로부터 진일보한학문영역이 ‘표현인문학’.인간은 자기성취를 위해 자기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하고,그 방편으로 영상과 디지털 등의 신개념을 두루 포섭할 수 있다고주장한다. 박이문·정대현·이규성 교수 등 한국의 간판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지평확장’을 주제로 머리맞댄 책이다.값 1만3,000원■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인생의 3분의1은 노년이다.어떤 마음가짐으로,어떻게 보내야 할까.‘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아침나라)는 그같은 질문에충실하게 답하는 책이다.여가 즐기기를 비롯한 홀로서기와 건강 관리,최후를의연하게 맞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당당하며,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노후 삶의 방식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세대차를 줄이고 자식과 원만한 관계를유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양보하고 들어가자는 등 가족의 행복을 중시하는 포용력있는 시각이 돋보인다.저자 고광애씨(63)는 자녀는 출가시키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전업 주부다.아침나라 값 8,000원.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카를로스님은 유능한 관리자입니다만 늘 지름길만을 생각하고 업무를 지시했습니다.저의 힘으로 회사에 기여하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근무하기를 바랍니다만 안타깝게도이곳에는 변화의 조짐이 없더군요.’한 직원의 퇴직의 변이다.인력개발전문가인 버벌리 케이 등이 이직자들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쓴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푸른솔)는 이런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자들이 실천해야 할 인재관리 지침서다.왜 이 회사에 남아 있는지를 직원들에게 묻고,인재 손실 비용을 산정하며,각자의 능력을 인정하라는 등 26가지 전략을 제시한다.값 1만원. ■IMF 개혁정책의 평가와 한국경제의 신(新)패러다임 조동근 교수(명지대 경제학과)는 ‘IMF 개혁정책의 평가와 한국경제의 신(新)패러다임’(집문당)에서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개혁정책은 민간부문에만 집중됐고 그나마 질적으로 미완의 개혁에 그쳤다고 평가했다.앞으로 재벌개혁은 경쟁규범 실행 등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고,금융개혁도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 민간 자율에의한,소프트웨어적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한다.관치경제에서 벗어나 자유시장경제 모형에 기초한 신 경제 패러다임으로 질적 전환을 해야 하며,압축개혁을 지양하고 왜곡된 제도적 유인구조를 바로잡는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값 1만3,000원.
  • [인간 게놈 프로젝트] (3) ‘포스트게놈’추진

    [더램(미 노스캐롤라이나주) 함혜리기자] 인간게놈이 완전 해독된다고 해서 불로장생의 꿈이 곧 바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잘 알고 있다. 각 유전자의 정확한 기능과 위치를 알아야만 유전자 정보를 질병의 치료와예방,신약개발 등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각그림 맞추기 퍼즐에 비유한다면 현 단계는 인간이라는 그림을 짜맞출유전자라는 이름의 그림 조각들이 하나하나 확인된 상태다.앞으로 이 조각들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고 각각 어떤 기능을 하는 지 알아내야 하는 작업이남아있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연구주체들은 휴먼게놈 규명작업 완료의 후속 연구,즉 포스트 게놈프로젝트를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휴먼게놈연구소의 제인 피터슨 박사는 “휴먼게놈프로젝트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고유전정보를 통해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 실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게놈프로젝트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피터슨 박사는 “포스트게놈 연구는 염기서열 정보를 바탕으로 한 유전자의기능연구와 생물체의 유전자에 대한 비교연구,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바이오칩 등 각종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온염기서열 분석작업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트게놈 연구는 지금까지의 각 유전자가 인체 내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지를 밝혀내는 기능유전체학과 개인간,인종간,생물간 게놈정보 비교를통해 생체기능의 차이가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규명하는 비교유전체학이 양축을 이루고 있다. 10만개로 추정되는 인간유전자 가운데 지금까지 기능이 밝혀진 것은 9,000여개 밖에 안된다.나머지 9만여개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작업이 기능유전체학이다.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찾아내는 프로테옴 연구는 기능유전체학의큰 줄기에 해당한다. 비교유전체학은 개인간 유전편차를 결정하는 단일염기변이(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를 발견하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SNP란 인간유전자에서 1,000개의 염기마다 1개 꼴로 나타나는 개인의 편차를 가리킨다.사람의 경우 염기쌍이 30만개이기 때문에 적어도 100만개의 변이를 갖는다.사람마다 머리색깔,피부,키,눈색깔 등이 다르고 같은 약을 사용해도 사람마다 반응이 제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모두 SNP 때문이다. 하나의 유전자 변이가 치명적인 유전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95%는 유전적근접성을 알려주는 지표역할을 한다. SNP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곳은 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노스캐롤라이나주 더램 소재).이곳의 분자 발암(發癌)학 연구소 제임스 셀커크박사는 “SNP의 차이가 모두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인과 환자의 염기차이를 분석하다보면 질병과 관련된 SNP를 구분해 질병의예방과 치료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NIEHS 연구팀은 1차적으로 백인·흑인·동양인이 골고루 섞인 정상인 90명을 모집단으로 DNA 샘플에서 SNP를 찾아내는 작업을 1년6개월째 계속해 왔다.앞으로는 당뇨병 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DNA 가운데 SNP를 찾아내 비교하는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셀커크 박사는 “2∼3개월 뒤 정상인 90명의 샘플링 작업이 끝나는대로 확보된 ‘표준’ SNP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전 세계의 의사와 과학자들이웹사이트를 통해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국가,인종,성별,질병별로 다양한 샘플수집이 가능해진다.샘플이 많으면 많을수록 질병 등 특이한 유전적 차이를 발현시키는 SNP를 찾아내는 작업은 한층 수월해진다.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맞춤의약품’이 실현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美 '포스트게놈' 프로젝트. 의학 및 생명공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휴먼게놈프로젝트(HGP)를 이끄는 NIH는 HGP 3차 5개년계획(1998∼2003년)에 유전자 및 단백질의 기능연구 등을포함시켰다.난치병 치료,신약개발 등 유전정보의 보다 효율적인 이용을 앞당기려는 의도에서다.NIH가 추진 중인 포스트게놈 프로젝트들을 소개한다. ■암게놈해부프로젝트(CGAP·Cancer Genome Anatomy Project)국립암연구소(NCI)가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CGAP는 인간의 정상조직,암전단계 조직,암 조직에 대한 유전자 성질을 규명하고 유전자 수준에서 암 연구를 하기 위한 정보와 기술을 확립해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네트 그라우스 박사는 “암 환자들로부터 염색체 변이와 관련 유전자를도출,각종 암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 암 유전자를 규명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현재 어느 정도 암과 관련되는 1만개 정도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미국인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전립선암을 비롯해 난소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등 5개 암을 대상으로 연구 중이다. ■환경게놈프로젝트(EGP·Environmental Genome Project) 국립 환경보건과학연구소가 추진 중인 연구다.암 등 난치병을 포함한 모든 질병은 선천적인 유전자의 이상에서 비롯되지만 식습관,환경,약물,화학물질 등 환경적 요인이추가로 작용하면서 유전자 변이를 촉발시켜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경우 기능의 변이를 일으키는 개인의 유전자 변이들을 찾아내고,유전자와 환경적 요인의 상호관계를 찾아내 전염성 질환의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염기의 변이들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 ■프로테옴(Proteom)프로젝트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규명하듯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과 3차원적 구조를 밝혀내 세포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단백체학(프로테오믹스)을 주로 연구한다. 프로테옴 프로젝트가 중요한 것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주체인 헤모글로빈 등 인체의 온갖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주역이단백질이기 때문이다.변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신약개발과 직결되기때문에 셀레라 제노믹스에서도 단백질 구조및 기능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설정해 놓고 있다. *美·英등 9개 제약사·5개 硏 'SNP 컨소시엄' 1년. 미국의 화이자와 브리스톨-마이어,영국의 글락소웰컴,독일의 바이엘과 훽스트,스위스 노바티스 등 9개 거대 제약회사들과 공익사업 지원재단인 웰컴트러스트,스탠포드 휴먼게놈연구소 등 5개 연구소들은 지난해 4월 ‘SNP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평소 경쟁관계에 있는 세계적 대형 제약회사들이 이처럼 의기투합한 것은 SNP 규명을 한시라도 앞당기기 위해서다.SNP는 신약개발의 핵심이자 꿈에 그리던 ‘맞춤 의약품’ 시대를 여는 열쇠다. SNP컨소시엄의 기업군에는 제약회사들 외에 IBM과 모토로라도 참여하고 있다.이들 컴퓨터·정보통신 회사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전략차원에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정보통신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의 결합이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SNP컨소시엄의 기업군과 웰컴트러스트는 약 15억달러를 조성,컨소시엄의 연구소들이 SNP를 개발하도록 2년간 연구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램에 위치한 복합연구단지 ‘리서치 트라이앵글파크’에 있는 글락소웰컴 R&D의 부회장인 다니엘 번스 박사는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완성단계에 이르면서 염기분석기술이나 SNP 발굴기술도 급속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SNP컨소시엄이 발굴한 SNP는 현재 12만개에 이르며내년 초까지 20만개 발굴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제약사들은 발굴된 SNP를 도구삼아 새로운 치료제들을개발한다.NIH가 수행하고 있는 SNP프로젝트에서는 정상인의 표준 SNP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이들 제약사가 주축이 된 민간 컨소시엄에서는 연구결과가 곧바로 신약 개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환자들의 DNA를 분석하고 있다.미국에서는 이처럼 신약개발에 유전체 연구를 접목시키는 작업이 약리유전학(Phamacogenetics)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로 정립되고 있다. 번스 부사장은 “NIH의 휴먼게놈 해독 초안과 표준 SNP연구 작업 결과가 곧공개될 예정이고,민간 컨소시엄의 SNP프로젝트도 내년 초면 1차 계획이 완료되기 때문에 이들 결과물을 기초로 한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사업도 조만간 본격 착수될 전망”이라면서 “이는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뛰어난 맞춤의약품 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함혜리기자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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