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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제 ‘지평선 쌀’ 대상

    전북 김제평야에서 생산된 ‘지평선 쌀’이 으뜸농산물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상을 차지,전국 최고의 쌀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17일 한국농업경영인 전북도연합회에 따르면 농수산물유통공사 주관으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업무역센터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제11회 전국 으뜸농산물전시회’에서 김제시 신풍동 김태균(40)씨의 지평선 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 부산국제영화제서 만난 사람들/ 김수용감독, 도널드 리치 美영화평론가

    ■회고전 여는 영상물등급위원장 김수용감독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여는 김수용(73)감독을 15일 남포동 PIFF광장에서 만났다.젊은 영화팬들 틈에서 베레모를 멋스럽게 눌러쓴 노(老)감독.핸드프린팅 행사를 앞두고 그는 “인생 최대의 행운을 가져다 준 부산영화제에 감사한다.”면서 “내 영화 수십편이 부산에서 찍은 것이라 감회가 더 새롭다.”며 상기된 얼굴로 기분좋게 웃었다. 최근 영화감독보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김감독은,사실 40여년간 109편의 영화를 만든 한국영화의 산증인이다.특히 이번 영화제에는 10여 군데가 검열에서 잘려나간 1986년작 ‘중광의 허튼소리’가 무삭제판으로 상영된다.삭제된 뒤 김 감독은 항의표시로 10년 가까이 영화를 찍지 않았다.영화복원에 따른 소감을 묻자 그는 “참 기가 막히다.”라고 운을 뗀 뒤 “5분20초 분량이지만 메타포가 집약된 부분이라 감격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영화제에서는 이밖에도 전통을 소재로 한 ‘갯마을’‘산불’‘돌아온 사나이’와,새로운 형식으로 모더니즘 영화의 지평을 연 ‘안개’‘야행’‘화려한 외출’이 상영된다.‘안개’와 ‘화려한…’은 이미 매진된 상태.그는 “모든 영화에 영혼과 육체의 구원을 담아냈다.”고 자신의 영화를 소개했다. 언제나 한국영화 편이라는 김 감독은 젊은 감독에게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무겁고 가슴 아픈 ‘오아시스’같은 영화에도,웬걸요 관객이 호흡합디다.그렇게 주변 이야기를 강렬하고 진실되게 표현하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해요.” 최근 한국영화는 대부분 재미있지만 주제가 불분명하다고 평가한다. 다음 작품의 계획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주제로 한 야한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배우 의상이 필요 없는….그때 누가 영등위 위원이 될지는 모르지만.(웃음)” ■심사위원장 도널드 리치 美영화평론가 “아시아영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창구인 부산영화제의 심사를 맡게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부문 심사위원장으로 부산에 온 미국의 영화평론가 도널드 리치가 15일서라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미국인이,게다가 평론가가 심사위원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지금까지는 대부분 아시아 영화감독이 맡아왔다. ‘뉴 커런츠’는 부산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으로,아시아영화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망대 구실을 한다.올해는 7개국 11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부산영화제를 처음 방문한다는 리치 위원장은 “영화감독으로서 전하려는 것을 제대로 전달했나를 최우선으로 볼 것”이라며 “보통 접하는 이야기가 아닌,동시대의 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을 뽑겠다.”고 심사기준을 밝혔다. 최근 아시아영화의 경향에 관해 묻자 “영화는 증권시장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1960∼70년대는 일본영화가 세계의 관심을 끌었으나 요즘은 한국영화와 태국영화가 뜨고 있다.”고 대답했다.한국영화가 르네상스기를 맞은 이유로는 “좋은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데 제작시스템이 방해가 되지 않는 풍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영화는 예술이자 상품입니다.당연히 감독과 제작자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죠.현재 한국영화는 그 줄이느슨해 창의적이고 생명력 있는 영화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타임지에서 ‘일본 예술비평가들의 대부’라고까지 평가한 리치는 지금까지 일본영화에 관한 책을 40여권 썼다. 1962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일본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회고전을 여는등 구미에 아시아영화를 소개하는 데 앞장서 왔다. 부산 김소연기자 purple@
  • ‘한국화 살아남기’ 새로운 시도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려는 노력이 한창이다.이런 가운데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 2명이 6일 각각 여는 두 전시가 눈길을 끈다.이들의 화두는 ‘한국화가 세계 미술계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자.’이다. 갤러리 아트사이드는 ‘이종목초대전’을 18일까지,이화익 갤러리는 ‘이기영 초대전’을 26일까지 마련한다.한국화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지향점은 같으면서,방법론은 서로 달라 한국화가들의 고민의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14번째 개인전을 여는 이종목(45) 이화여대 교수는 동양화의 전통인 지·필·묵의 개성을 살리면서,자연과 인간이 살아가는 풍경을 반구상으로 보여준다.이 교수는 “스피드 시대에 필력을 내세우는 일이 우스워 보일지 모르지만 한 획으로도 내적인 통찰이 드러나도록 했다.”면서 “여백을 현대화한다는 개념을 도입,점과 선이 전면에 드러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붓으로 한 점을 푹 찍어 산 하나를 완성한 그림도 있고,동양화의 특징인 여백을 거의 남김없이 점과 선으로 가득찬 그림도 있다.선과 점은 사람 나무 바위 해 물 구름 등 구체적인 형상을 이미지화한 것으로,한 화면에서 치우침이 없도록 배려했다. 채색화는 한지 앞·뒤에 모두 그리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개념을 지켰다.작품 30점을 전시한다. 이화익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업화가 이기영(39)의 ‘매혹적인 먹꽃’전의 출품작은 얼핏 보면 판화 같기도 하고,실크스크린 같기도 하다.그러나 그림들은 한지에 먹으로 그린 한국화가 분명하다.1998년부터 전업작가의 길을 걸은 그는 개인전을 99년에야 열었다.뒤늦은 출발이었다.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전시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여러 차례 특선을 했다.그러나 공모전을 기웃거리던 93∼97년까지만 해도 한국화가가 된다는 확신이 없었다.”고,그는 자신의 뒤늦은 분발을 설명한다. 그의 그림이 실크스크린처럼 보이는 이유는 독특한 밑작업 때문.한지에 소석회와 대리석 가루를 섞어,접착제로 잘 개어서 나이프로 긁듯이 열 차례나 바른다. 긁듯이 바르기에,밑작업이 끝났을 때 한지의 바탕은 얇지만 잔금이 생기지 않는다.또 먹이 한지로 스며들지도 않는다.그 위에 먹물을 살짝 묻힌 마른붓으로 그림을 그리는데,그린 뒤 마른 수건으로 닦고 그리기를 반복한다.‘먹의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는 그의 설명이 이해되는 듯하다. 60㎝×60㎝의 정사각형에 담긴 꽃 새 자연 등 소품 30점이 1주일에 10점씩,3주간 번갈아가며 전시된다.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이화익 갤러리(02)730-7818. 문소영기자 symun@
  • 정지용 시 ‘그리워’등 2편 발굴

    빼어난 시어와 감성으로 한국 현대시의 지평을 넓힌 정지용(1902∼?)의 시와 대학 졸업논문이 발굴됐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최동호(54)고려대 교수는 ‘문학사상’10월호에 ‘굴뚝새’와 ‘그리워’등 새로 발굴한 시 2편과 정지용의 도지샤(同志社)대학 졸업논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있어서의 상상력’전문을 게재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굴뚝새’는 북한에서 출간된 ‘1920년대 아동문학전집’(평양문학예술종합출판사·1993년 간)제1권에,‘그리워’는 ‘1920년대 시선 3’(평양문학예술종합출판사·1992년)‘정지용편’에 실렸다. 최 교수는 “초기 정지용에게는 동시적 감각과 서구 모더니즘 감각,그리고 시조 시편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 감각 등이 공존했다.”면서 “동시에서 보여주는 발랄한 재치는 서구적 감각이 앞서는 그의 문학적 천품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굴뚝새’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또 ‘그리워’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향수’와 ‘고향’등의 원천이 되는 작품으로서 중요성을 갖는다고 최 교수는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88년 출간한 ‘정지용전집’(민음사)에 실린 ‘파충류동물’과 ‘우리나라 여인들은’등 두 편의 시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파충류동물’의 후반 5개 연은 ‘학조’창간호에 실린 공화씨의 시 ‘나나’의 3∼7연이며,‘우리나라 여인들은’은 ‘조선지광’에 실린 전체 38행 중 17∼38행을 몽땅 빠뜨렸다는 것. 한편 영문으로 쓴 정지용의 학사논문도 함께 번역,공개했다.대학노트 21쪽 분량의 논문은 1928년 12월24일 제출한 것이다.최 교수는 “이 논문은 블레이크가 정지용의 초기 시에 미친 영향 및 정지용의 ‘가톨릭 시편’이 지향하는 영적 경향과 블레이크의 상상력 이론과의 상관성 측면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재억기자 ■정지용 시-그리워 그리워 그리워/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어디러뇨/동녘에 피어있는 들국화 웃어주는데/마음은 어디고 붙일곳 없어/먼 하늘만 바라보노라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옛 추억/가슴아픈 그 추억 더듬지 말자/내 가슴엔 그리움이 있고/나의 웃음도 년륜에 사겨졌나니/내 그것만 가지고 가노라 그리워 그리워/그리워 찾아와도 고향은 없어/진종일 진종일 언덕길 헤매다가네
  • [열린세상] 가슴에 박힌 대못 뽑기

    “나는 빨치산의 아들로 자랐다.” 모처럼 미디어 검증의 기회를 잡아 TV토론에 나선 한 대선 후보가 뜻밖에 털어놓은 고백이다.놀라는 쪽은 그런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던,알았더라도 그런 고백이 설마 가능하겠느냐고 생각할,나 같은 시청자다.나이 60이 넘은 전직 기자-노동운동가 출신의 이 진보정당 리더의 눈에 잠시 물기가 스쳤다고 본 것은 혼자만의 착각일지 모른다. ‘빨치산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일찍부터 세상에 알려진 유명 인사도 있다.그는 지금 예술가로서 절정기에 이른,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다.그의 유년과 성장기가 얼마나 궁핍·험난한 세월이었는지를 그는 스스럼없이 말해 왔다.무슨 연좌제 같은 제도적 장애물 이전에 생존 자체가 기적이던 시대를 헤쳐 살아온 것이다. 아버지가 빨치산인 것은 적어도 우리사회에서는 ‘천형(天刑)’이나 다름없는 일이다.그 가족들의 황폐한 삶의 역정에서 살아남아 대통령 후보가 되고 성공한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더구나 세상을 향해서 “아버지는 빨치산이었소.”라고외치는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놀라움 이상의 충격이다.시대가 변화한 결과로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1988년 10월 쯤,월북 예술가들의 작품이 정부에 의해 해금(解禁)되었을 때,작곡가 김순남이 아버지임을 한번도 밖에 대고 말할 수 없었던 방송인 김세원씨는 “이제 가슴속 깊이 박혔던 큰 못이 빠졌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월북자들의 가족과 이른바 양심수,보안법위반 수형자들의 가족은 누구랄 것도 없이 가슴 깊이 대못을 박은 기막힌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이다. 아버지가 월북자라는 것,빨치산이었다는 것,그가 바로 내 아버지라는 것을 말함으로써 가슴에 박힌 대못을 뽑아내게 된 것은 말하자면 힘들고 또 힘들었던 ‘한 시대와의 화해와 용서’의 시작이요,그 결과다. 그리고 지금 우리 주변에는 무엇인가가 역동하는,거역할 수 없이 도도한 흐름이 있음을 본다.지난 6월 전국을 들끓게 한 ‘대∼한민국’ 또는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은 그것이 표출된 첫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원 코리아’의 화해와 용서는 부산에서 열리고있는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의 키워드가 됐다.동시 입장한 남북한만이 아니라 44개 참가국 37억의 아시안 모두가 발신하는 메시지다.무엇보다도 북한의 파격적인 변신 몸부림은 부산에 불어 닥친 북녀(北女) 신드롬에 그치지 않는 세계의 관심사다. 특히 남북 철도연결이 열어 보여주는 새로운 사태의 전개는 아시아적인 인식의 지평을 유라시아적인 세계관으로 크게 넓히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이제 더 이상 불화와 대립을 계속하는 민족은 21세기를 살아남지 못한다.남도 북도 화해의 손을 붙잡지 않고는 갈 길이 없다. 아시아는 지금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고 2010년 세계 1위의 야망을 불태우는 중국과,IT 대국으로 머지않아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 될 인도,블록화로 대도약을 기약하는 아세안 그리고 세계 에너지 확보 각축장인 중앙아시아를 합쳐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충돌하는 세계의 중심이다.그들 나라가 한 자리에 모이는 아시안 게임은 이제까지 지구상 비주류·마이너리티들의 작은 축제 정도로 인식됐을 뿐이지만 지금 부산에서 진행되는 아시안 게임은 더 이상 무기력한 마이너리그일 수 없다. 세계는 시각을 바꾸고 있다.아시아가 세계의 새로운 주류이게 하는 데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을 경유하는 철도노선의 연결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우리는 그 중심에서 시대의 변화를 똑바로 보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편이다.민족웅비의 상상력 나래를 펴기 위해서도 지금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손을 내밀어 ‘원 코리아’가 서로 붙잡고 함께 가는 길밖에 없다. 빨치산 대못,월북자 대못만이 아니라 가슴속 깊숙한 남남갈등의 대못,군사적 불신이라는 대못,인공기를 어디까지 흔들 것이냐는 하찮은 못까지도 뽑아내 진정한 화해로 전진하는 것이다. 정달영 칼럼니스트 명예논설위원 assisi61@hanmail.net
  • 오피니언 중계석/ P2P 방식을 통한 정보교환의 법적쟁점 - ‘소리바다’ 폐쇄 어떻게 볼 것인가

    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7월 말 ‘소리바다’가 폐쇄됐다.이후 ‘소리바다’폐쇄가 과연 옳은지,‘소리바다’가 폐쇄됐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노래를 다운받아 즐기는 일이 중단될지 많은 논란이 있었다.그 논란에 비하면,폐쇄 조치 자체가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관한 논의는 사실 거의 없었다.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7일 연세대 빌링슬리 관에서는 우지숙 서울여대 교수,전현성 와이즈피어사 부사장,이은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최정환 법률사무소 두우 변호사 등 1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P2P(peer to peer우지숙 서울여대 교수는 “소리바다 판결은 기술환경을 통제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통제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판결”이라고 해석하고 “P2P 기술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양방향적 커뮤니케이션과 탈집중화한 공유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고주장했다. 우교수는 또 “기술의 적용범위 역시 파일공유 서비스뿐 아니라 전자상거래·지식정보공유 등 매우 넓다.”면서 “이에 대한 섣부른 제재와 왜곡된 인식은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기술의 발전을 막는 결과를 낳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소리바다에 대한 결정은 결국 ISP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인터넷에서의 의사소통 자유를 질식시키고,저작권의 자유이용에 관한 이용자 권리를 침해하며,한국의 P2P산업 발전에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현성 와이즈피어 부사장은 “P2P기술은 불법적 용도 말고도 많이 활용될 수 있다.”면서 “P2P라는 단어보다는 ‘분산시스템’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장했다. 전 부사장은 “그렇지 않으면 국가산업에 중요한 개발을 지연하거나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정환 법률사무소 두우 변호사는 “한국 온라인 음악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 상에서 불법복제되는 디지털음악에 대한 단속과 복제금지가 필요하다.”면서 “저작권보호기술의 표준화를 통하여 디지털 음악파일 불법복제를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변호사는 “현행 아날로그 중심의 저작권법은 디지털 환경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디지털 음악산업의 성장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디지털시대 법률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동서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음악저작권 관련업체들이 소리바다를 직접 막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 부정한다.”고 전제하고 “다만 디지털음악저작권 사용료 청구권은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며 절충안을 제안했다. 법률 실무진은 일반적으로 “소리바다류의 P2P기술은 ‘적절히’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소리바다 2.0의 사례에서 밝혀졌듯이 관련업체의 기술발달 속도를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맹점”이라고 인정했다. 또 “대기업내부에서의 메신저를 이용한 파일교환 등 현실적인 해석·적용·제재의 범위와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학계 전문가들은 “소리바다 금지는 인터넷 사전검열 등 언론자유 침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 “과거 영화계가 반대한 비디오테이프는 결국 영화산업을 크게 융성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P2P 기술이 어떤 공익효과를 추가로 발생시킬지 지금 시점에서 성급히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정리 채수범기자 lokavid@
  • [사설] 생명존중 일관성 가져야

    치료 목적을 포함,인간 체세포 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안이 입법예고됐다.다만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심의로 예외적인 체세포 복제가 허용될 수 있어 자문위원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체세포 복제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에서 생기는 자연 배아가 아닌,배아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다.복제 배아는 인간 개체 복제로 이어질 수 있어 같은 인간 배아 연구 대상인 자연 배아와 질적으로 달라,체세포 복제는 생명공학 연구의 최대 논란거리다.인간 개체 복제는 누구나 반대하지만 개체 복제로 이어질 개연성을 이유로 난치병 치료 등 우리 삶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는 복제 배아,체세포 복제를 원천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우리는 생명존중 쪽 손을 들어준 정부의 고민과 용단을 존중한다. 생명윤리자문위에 정부의 이같은 고민과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려는 정부의 노력이 담겨 있다.과학기술 발전이나 세계적 연구 동향을 고려해 체세포 복제를 허용하는 권한을 가진 생명자문위는 의·과학 분야를 대표하는 위원진과 종교계,시민단체 등 비과학계 위원진 동수로 구성하게 돼 있다.과학계 위원은 체세포 복제의 과학적 유용성 및 인간 개체 복제로 이어질 개연성의 확률 낮음을 주장할 것이며,비과학계 인사들은 만에 하나라도 있을지 모르는인간 복제의 비윤리성을 강조할 것으로 짐작된다. 양측은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학적 진실과 인간 사회의 근간을 지탱해주는 윤리적 상식을 열렬히 대변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는 위원들의 관계분야 지식의 정통함 및 진지함을 믿지만,각자가 속한 쪽의 ‘상식’의 성에 갇히지 말고,전문 분야의 논리의 벽을 뛰어넘는 열린 마음을 주문하고자 한다.이것만이 체세포 복제 예외 허용권한을 위임한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 지루하지 않은 5시간, 리투아니아 연극 ‘오델로’ 공연

    지루하지 않은 5시간짜리 연극이 가능할까.2000년 서울연극제에서 4시간 동안 공연된 리투아니아 연극 ‘햄릿’을 봤다면 바로 ‘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폭발적 에너지와 넘치는 상징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리투아니아의 연출가 네크로슈스가 새달 다시 한국을 찾는다.이번엔 ‘오델로’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 작품을 5시간이나 무대언어로 풀어낼지 의문부터 들 터.‘오델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가운데 시간과 장소가 가장 제한된 작품이기 때문이다.원작은 성급한 오델로가 질투에 눈멀어 이틀 새에 아내를 목졸라 죽이고 자살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네크로슈스는 이 질주하는 비극의 이야기로 연극을 후닥닥 매듭짓지 않는다.파멸로 치닫는 인간 내면의 고통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해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낸다.해먹·나무상자·돌·도끼 등을 곳곳에 배치,파도처럼 거세지는 오델로의 감정 상태를 수백마디 대사보다 더 강렬하고 길게 전달한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오델로는 늙고 지친 모습으로,데스데모나는 막 피어난 꽃처럼 아름답고 천진난만하게 그려낸다.젊음과 늙음을 대비해 보다 근원적인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를 위해 데스데모나 역에 발레리나인 에글레 스포카이테를 출연시켜 춤추듯이 우아한 몸짓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이아고는 정신분열증을 보이는 흥미로운 캐릭터로 새롭게 탄생했다.때로는 사람으로 때로는 악마로 변하는 그를 지켜보는 관객은 자연스럽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연극평론가 김윤철씨는 “원작의 인종적·문화적 차이를 제거함으로써 이국적인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었다.”면서 “현대발레에 가까운 안무,시각적 이미지 등은 연극언어의 지평을 확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이래 폴란드 콘탁 페스티벌에서 최고 작품상·연출가상·남우주연상·비평가상 등 네 부문 상을 받았다.중간휴식 두 차례에 자막공연.새달 3·5일 오후4시,6일 오후3시.2만∼5만원.LG아트센터.(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부산아시안게임 D-5/이명훈·계순희등 北선수 1진 입국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선수단이 한국 땅을 밟았다. 조상남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서기장과 이동화 부위원장,방문일 선수단장등이 인솔한 북한선수단 1진 159명은 23일 오전 10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동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전 11시36분 김해공항에 안착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트랩을 내린 북한선수단은 오거돈 부산시 부시장과 백기문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 사무총장의 영접과 북한 서포터스의 환영을 받았다. 북한은 지난 90년과 지난달 남북통일축구경기,99년 통일농구대회 때 선수단을 보낸 적이 있지만 남한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남북 체육교류의 새 지평을 열게 됐다. 이날 입국한 북한선수단 1진은 남자축구 농구 유도 조정 사격 체조 탁구 등 7개 종목 선수와 관계자들이며 계순희(유도) 이명훈(농구) 김현미(탁구) 등 간판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또 의사와 물리치료사,보도진,응원단 4명,축구 농구 체조의 심판 등도 동행했다. 부산 곽영완 이두걸기자 kwyoung@
  • ‘한국현대문학사’ 펴낸 서울대 권영민교수/“독립신문창간일이 근대문학 기점”

    “70년대 이후 우리 문학이 생산해 온 주요 쟁점을 포괄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금기시해 온 북한문학을 우리 문학사에 포함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서울대 권영민 교수가 최근 ‘한국현대문학사’(민음사,전2권)를 펴내 우리 문학사에 새 틀을 제시하고 나섰다.‘백철-조연현-김현·김윤식’으로 이어지는 우리 문학사 연구의 계보를 잇는 ‘한국현대문학사’에서,권 교수는 이전의 학자들이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잡은 조선조 영·정조대 대신 한문체제가 국문체제로 바뀐 시발점이 된 1896년의 독립신문 창간을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설정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73년에 출간된 김현·김윤식의 ‘한국문학사’가 다루지 못한 그뒤 29년 동안의 문학적 성과를 집적했다는 점,해방후 세대가 쓴 첫 문학사론이라는 점에서도 문단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 교수는 일반 역사학에서 항상 쟁론의 여지를 남기는 시대구분에 대해 “이전 연구자들은 새로운 양식의 출현을 근대의 기점으로 보고 실학적 전통을 문학사에 접맥시키고자 영·정조 대를 근대문학의 시발점으로 규정했으나,이 경우 전통문학과의 단절이 문제가 된다.”면서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문학이 문화적 기능을 발양한 전환점이자 특정 문학코드,즉 한문 체제가 붕괴되고 국문이 일반화하는 서막이기도 한 1896년을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별도의 문학적 공간으로 이해하고자 한 해방후 분단까지의 시기를 포함,현재까지를 ‘분단문학 시대’로 설정하고 이 시기의 문학에 대해 적극적인 해석을 시도하기도 했다.세부적으로는 이 시기를 ▲민족문학이 제 기능을 수행한 시기 ▲전쟁으로 문학이 분열되는 시기 ▲산업화로 문학의 사회적 기능이 확대되는 시기 등으로 구분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를 통칭 ‘분단시대의 문학’으로 따로 묶어 낸 것. 이에 대해 “문학사에서 해방은 민족어를 회복한 동시에 분단의 시작을 의미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됐다.”면서 “이후 남북의 문학이 확연하게 갈려 지금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분단문학’이라는 규정이 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방후 한국문학의 결정적인 변수는 분단이었으며,분단이 계속될 경우 문학의 이질화 역시 심해져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통일이 거론되는 것”이라며,이런 시대상황과 문학을 동일한 시각으로 해석하기 위해 ‘역사적 통합주의’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저서에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경우 이념에 치중했으되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하소설과 장편 서사시가 주류를 이뤄,내면적 표현에 주력하고 단편소설과 실험시를 양산해 온 남한 문학에 비해 미덕적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는 견해를 밝힌 그는 “이후 남한에서는 문학적 지평을 크게 확장해 오늘에 이른 반면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에 치우쳐 문학의 영역을 되레 협소하게 한 측면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분단시대의 남북문학은 양식 개념보다 정신적 단위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통합론적 입장을 강조하고 “따라서 시대구분에 있어서는 문학과,문학을 형성하는 주변의 주요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는 입장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결과적으로 우리현대문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분단문학이며,분단문학의 지향점이 통일문학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역사적 통합주의’란 남·북한의 문학을 하나의 제도 혹은 틀안에서 용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학적 생산능력을 얻어내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이 저서를 발간하려고 지난 78년 이후 각종 자료를 모아왔으며 10년 전부터는 새로운 문학사의 골격을 세우는 연구를 줄곧 수행해 왔다.”고 밝히고 “우리 현대문학사의 공백을 메꾸고 이후의 문학사 정리에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근대의 기점을 새로 설정하는 문제와 기존 문학사가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1920년대의 사회주의 문학을 정리하는 작업이 힘들었다.”는 권 교수는 이런 일련의 문제가 학계 안팎에서 폭넓은 검증을 거쳐 우리 문학사의 기름진 토양이 됐으면 하고 바랐다. 심재억기자 jeshim@
  • 前서울대교수 김민수씨 디자인비평서 발간/“정치꾼 디자이너가 우리 디자인 망쳤죠”

    “나는 고상하게 말해 마틴 루터가 코페르니쿠스에 대해 비아냥거렸던 ‘성서를 위배한 바보’이자,한국 사회에서 서울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서울대공화국 교수의 특혜와 기득권’도 얌전히 챙겨먹지 못한 쪼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6년 서울대 미대 원로교수들의 친일행적을 비판한 뒤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민수 ‘디자인문화비평’편집주간.표면적인 탈락 이유는 ‘연구실적 미비’였지만 원로교수들의 친일행각을 비판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반론이 거셌다.그후 4년의 세월.서울 미대 교수 복직투쟁을 벌여온 그는 한층 원숙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지평을 넘나들며 활발한 비평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민수의 문화디자인’(다우 펴냄)은 그 치열한 시간의 기록이자 디자인·시각문화 비평집으로 우리 사회에 산재한 디자인의 여러 맥락들을 쉽고 정확하게 짚어준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혹자는 디자인을 미적 장치,혹은 잔재간으로 치부한다.경제가치를 극대화하는 부가적 수단,즉 문화상품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디자인은 또 ‘예술’이라고 불린다.저자는 이같은 ‘박제된’인식을 던져버리라고 말한다.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행위도,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한 도구적 수단도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언어적 사고’에 기초한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정의하는 저자는 디자인 개념을 단순한 도안산업이나 소비문화 차원으로 좁혀 보지 말 것을 주문한다.디자인을 그저 미술의 하위개념으로 보는 ‘관행’에도 제동을 건다.그렇게 한정시켜 보면 볼수록 디자인은 저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중국의 혁명가 루쉰까지 당대로 호출해 디자인에 관한 조언을 구한다.그에 따르면 루쉰은 손색없는 ‘디자인 사상가’다.20세기 초 중국 근대사회에서 루쉰은 민중계몽을 위한 문학적 실천과 더불어 디자인에서도 ‘심미적 정체성’을 찾게 한 정신적 지주였다.루쉰은 1920년대의 서구 취향과 허식적 도시감각에서 파생한 이른바 ‘상하이 스타일’에 맞서 중국 고유문화에 따른 심미적 언어를 강조했다.우리가 여기서 배울 점은 바로그 문화적 연속성과 정체성이다. “한국 현대디자인의 역사에는 유감스럽게도 루쉰과 같은 정신적 지주가 한명도 없다.”고 아쉬워하는 저자는 “일제 식민미학의 잔재를 신주 모시듯 받들고 이것을 해방 후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에 끼워맞춰온 디자이너들만 있었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디자인 정치학의 측면에서 재해석한다.“그동안 한국 디자인은 최소한의 공공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술수를 구사하는 ‘정치꾼 디자이너’들의 사적인 먹이채집에 불과했다.”며 디자인계 내부의 비민주적 관행에 쐐기를 박는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 [사설] 남북 방송교류 시대 열리나

    남북간 방송 교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이번엔 MBC가 북한을 본격 취재해 ‘뉴스 데스크’를 통해 방송했다.서울에서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스튜디오를 직접 연결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내보낸 것이다.MBC는 이미 10일 평양의 현지 표정을 보도하면서 13일까지 북한의 아시안 게임 준비 상황,경의선 공사 현장 등을 생생하게 전하겠다고 예고했다.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어느새 우리 방송권에 편입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북한 방송과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고 방송하기는 처음이 아니다.KBS는 2000년 이맘때 추석에 역시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과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같이 만들어 함께 방송했다..KBS는 올 추석에도 평양에서 KBS교향악단과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의 협연 행사를 공동으로 마련한다.이번 공연 실황은 북한 전역에도 그대로 중계돼 남북 방송 교류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송 교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남북 화해의 단단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방송은 대중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방송의 교류는 곧바로 두 지역간 정서의 공유화 작업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남북 분단이 반세기를 넘어서면서 공동의 언어,공동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치체계는 물론 정서마저도 갈라 놓았다.방송교류는 골이 깊게 팬 남북간 문화적,정서적 이질화를 치유할 수 있는 기대를 낳기도 한다.독일 통일에서 이미 입증된 터다. 북한도 최근엔 방송 분야에선 유연성을 보여왔다.월드컵 경기를 가감없이 방송하는 대담성을 보였다.특히 한국 대표팀 경기의 방송을 통해 곳곳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관심을 모았다.이번 아시안 게임역시 남북 방송 교류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북한 선수의 경기나 시상식 장면을 방송하다 보면 결국 남북 공동 제작의 프로들이 북한의 안방 깊숙이 전파를 탈 것이기 때문이다.아무쪼록 남북의 방송 교류가 활성화되어 남과 북의 문화적,정서적 통합의 구름판이 되길 기원해 본다.
  • 지식나눔운동/기고/시대를 이끄는‘대∼한매일’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으로 자랑스럽던 지난 6월의 일이다.민영화-독립언론의 험난한,그러나 희망이 바라보이는 새로운 길에 들어서던 대한매일도‘대∼한매일’을 자축했다.뜻있는 장면이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전세계를 향해서 우리 가슴을 열어젖혀 드러낸,우리 자신도 미처 몰랐던 우리의 모습이다.열정과 흥분,자율과 질서,그것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자유와 함성이 ‘힘’이 되어 넘쳤다. 포스트 월드컵이다,국운융성이다,경제4강이다 등을 우리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담론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실상 하나 뿐이다.넘쳐 흘렀던 그 ‘힘’을 어떻게 어디로 다시 살려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가령,연말 대결전을 앞둔 정당의 선거캠프들은 지금 그 ‘힘’의 흐름을 내 것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필승의 전략전술을 완성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리하여 머리좋은 참모들은 지금 얼마나, 경쟁적으로, 갖은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을 것인가! 정치만 그럴 것도 아니다.기업경영에서도,여러 사회운동에서도 그 ‘힘’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수준이 높고,진취적이고,무엇보다도 개방적인 젊음의 시대정신이 그 ‘힘’의 원천이자 특징이다.매력적이다. 언론 역시 ‘대∼한민국’의 시대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면,‘대∼한매일’은 시대의 부름을 향해서 맨 앞자리에 선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다행하게도 대한매일은 기자와 사원들이 최대 주주인 독립언론으로 새로이 났기 때문이다. 언론을 향한 시대적 요구는 이를테면 언론개혁이고 그 내용인 편집권 독립일터인데,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구애받음이 없어진 ‘대∼한매일’은 그런 개혁과 독립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신문임에 틀림없다. 프랑스의 르몽드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 권위지라고 한다.‘냉혹하리만큼 진지하고 고도로 지적인 주지주의(主知主義)’가 이 신문에 대한 평가다.권위지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자조합과 일반사원들이 최대 주주인 독특한 소유구조에 있다고 한다.질 높고 권위있는 지면은 사원주주제로 신문의 독립 경영을 이루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르몽드는 민영화로 독립언론의 길을 쟁취한 ‘대∼한매일’과는 닮은 데가 많다.대한매일이 ‘강소지(强小紙)’를 선언하고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고급지로 방향을 설정한 것은 모험이지만 올바른 선택이다.소유구조에서 르몽드와 같은 조건인 대한매일이 지면 제작에서 르몽드를 닮지 못할 까닭도 없다. ‘강소지’의 방법론으로 대한매일은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프로신문’을 표방했다.각계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으로 대거 참여하여 우리 사회 초유의 ‘지식나눔 운동’을 벌이도록 한다는 것이다.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이 나눔운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봉사운동이라는 점에 특별히 공감한다.따로따로,뿔뿔이,독불장군식의 행태에 젖은 지식인들이 서로서로 어깨를 겯고 대중속으로 들어가는 것은,굳이 과장하지 않아도 혁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중대한 변혁기를 넘고 있음이 분명하다.우리 자신의 변화한 모습에 스스로 놀란 지난 6월의 일이 그것을 말해준다.조금은 성숙한,선진사회로의 이행이 지금 진행중인 변혁의 실체일지 모른다. 이런 때,여론에 영합하기보다 여론을 선도하고,역사의 진행을 방관하기보다 그 안에 들어가 더불어 섞이며,‘우리’에서 ‘세계’로 지평을 넓혀주는 진정한 뜻에서의 고급지가 절실히 필요하다.때가 충분히 익었다.지난 6월에 경험하고 목격한 우리 국토와 국민의 ‘기(氣)’를 감당할 좋은 신문이 바로 지금 있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고급지,또는 권위지가 되기 위해서는 ①정치권력에서의 독립과 경영의 안정 ②국제관계 보도의 심층화,풍부한 해설 ③지적이고 정확한 문장,품격 높은기사 ④권위있는 논평,사설,의견페이지 ⑤선정성의 철저한 배제 ⑥인쇄-활자-편집의 세련과 품위 ⑦진취성과 도덕성 ⑧여론지도층에 대한 영향력 등이 충족돼야 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고 질이다. 좋은 신문은 독자도 다르다고 한다.명예논설위원이기 보다는 한 사람의 까다로운 독자로서 대한매일이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새로운 신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정달영 칼럼니스트, 명예논설위원
  • 한국 환상문학 현실과 미래/ “환상성, 문학지평 확대의 도구”

    확실히 환상문학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해리 포터 신드롬’에,영화로 만든 ‘반지의 제왕’이 국내에서 놀라운 바람을 일으킨 데서 보듯 안정적 소비가 담보된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어서다.그런가 하면 많은 문학인들이 ‘우울한 문화적 편식현상’이라고 지적할 만큼 순수문학과 대비한 비교선호도도 높다. 반면 “판타지는 변형된 무협소설로,그 성공은 곧 상업주의의 승리”(평론가 정과리)라거나 “허섭스레기”(소설가 김영하)라는 극단적인 평가도 있다.문단의 주류를 이루는 이런 시각에 밀려 “순수와 판타지의 이분법적 구분은 옳지 않다.”는,환상문학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의외로 작다. 그렇다면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환상성이 한국 현대문학에서는 어떤 위상을 갖고 있으며,그 미래성은 또 어떤가.최근 발간된 ‘문학·판’가을호가 다룬 특집 ‘문학과 환상성’을 토대로 실태와 가능성을 짚어 본다. ■한국문학의 환상성 수용 =‘홍길동전’ 등 고전소설을 제외하면 우리 문학에서의 환상성은 특정한 계보를 형성했다기보다는 ‘텍스트속에 적절히 소화돼 있는’형식을 보여왔다.‘현실과 환상을 잇는 언어를 주조해 왔다.’는 평가를 듣는 소설가 이제하의 경우 지난 73년 첫 창작집 ‘초식’에서 ‘저항으로서의 환상’을 다룬 이래 ‘환상지’에서는 10년 전에 사별한 아내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는,고전적 환상성을 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환상 지향이 초창기 실험으로 그친 게 아니라 지난해 출간한 ‘독충’에서 보듯 지금까지도 면면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평론가 박철화는 “이제하에게 환상성은 존재의 자유를 호흡하는 숨길”이라고 진단한다. 윤후명의 ‘돈황의 사랑’은 시적 상상력을 통해 낭만적 환상성을 드러내보인다.그는 ‘꿈’을 환상과 현실을 잇는 연결고리로 삼아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환상성의 계보는 90년대 윤대녕과 배수아로 이어진다.윤대녕은 ‘남쪽 계단을 보라’에서 현실과 신비,사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존재의 깊이를 재려고 든다.배수아 역시 작품 ‘철수’를 통해 ‘우리가 아는 현실이 전체가 아니라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환기시킨다.‘피뢰침’과 ‘흡혈귀’의 김영하는 애당초 ‘판타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작품을 써낸 경우로 사이버 세대의 대표주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한국 환상문학의 미래= 환상문학에 대한 문단의 평가는 아직 인색하다.평론가 하응백의 지적처럼 ‘문학적 미래가 없는 신종 문화상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송병선(한국 외국어대 강사)이 ‘해리 포터'를 예로 들어 “문화산업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훌륭한 문학작품으로서 문학의 미래 혹은 가능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 지적도,엄밀한 의미에서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등 명백히 상업적 이해에 의해 창조된 외국의 환상문학을 겨냥한 평가이지,우리 문학의 환상성을 지적한 말은 아니다. 우리 문학의 환상성은 아직 정확한 평가가 이르다.박철화는 “우리 고소설의 환상성이 현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됐으며,국권 침탈-이데올로기 갈등과 한국전쟁-분단과 권위주의 체제 성립 등 파행적 현대사가,사실주의를 벗어난 다른 미학적움직임의 형성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든다. 결국 환상문학이 ‘문학의 전복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새로운 환상을 빌미로 상업성에 영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문학의 환상성은 이런 평가로부터 일단 자유로워 보인다.우리 문학이 드러낸 한계,즉 과도한 현실중시에 대한 반작용의 의미 외에도 문학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의 일단을 환상성에서 보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내고장 게시판/ 공시지가 이의신청 받아

    *경기도는 오는 11월까지 도내 8만 5000여필지에 대한 공시지가 열람 및 이의신청을 받는다.공시지가에 이견이 있을 경우 9월말까지 시·군·구·읍·면·동 민원실에 비치돼 있는 ‘개별공시지가 의견제출서’를 낼 수 있고,접수된 민원에 대해서는 전문감정평가사의 검증과 시·군 토지평가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12일까지 결과를 통보해준다.또 공시지가는 중앙토지평가위원회의 심의 및 건설교통부장관의 확인절차를 거쳐 오는 10월30일 공시하게 되며,11월 한달동안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031)249-4931. *경기도는 다음달 말까지 아파트 분양지역과 부동산 과열조짐이 예상되는지역을 대상으로 부동산 불법중개행위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인다.도는 수원·안양·안산·용인·군포·안성·하남·오산·고양·의정부·양주·파주 등 아파트 분양을 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떳다방 ▲미등기전매 ▲중개수수료 부당징수 ▲자격증 대여 및 무자격 중개행위 등 관련 법류 위반사항을점검한다.적발된 부동산중개업소는 등록취소,자격정지 등 행정조치와함께사법당국에 고발하고,국세청에 과세자료를 통보한다.(031)249-4934. *수원시는 올해 균등할 주민세를 납기일인 다음달 2일까지 낸 성실 납세자에게 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한다.시는 다음달 13일 납기내 주민세를 낸 납세자 가운데 120명을 추첨,당첨자 명단을 15일 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031)228-2179. *성남시 여성복지회관은 여성들의 취미와 여가생활을 위해 하반기 단과반교육생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수의,건강침,중국어,한문,컴퓨터,의상디자인,요리 등 16개반 모두 345명을 모집하며 오는 9월16일부터 12월6일까지 3개월 과정이다.수강료는 월 1만원씩 3만원이며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접수한다.(031)729-5910. *부천시는 인터넷무역 교육 수강생을 다음달 3일까지 모집한다.교육 내용은 인터넷을 활용한 시장조사·바이어 발굴 및 인터넷 거래 알선,전자무역의 마케팅 전략 등이다.지역내 중소기업 임·직원,창업예정자,시민 등 35명을 뽑아 9월4∼6일 오후 1∼5시 부천시청 전산교육장에서 무료로 실시한다.수강 희망자는시 국제통상과(032-320-2146)에 신청,심사를 받아야 한다.
  • 문화광장/ 연극

    * 우리나라 우투리= 24일∼9월1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3시·7시30분(월 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958-2556.김광림 작·연출.전통무예의동작과 경기소리를 바탕으로 한 우리만의 공연양식 실험.연극원 극단 돌곶이 창단 작품. * 체크 메이트= 23일∼9월22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대학로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연출.체크무늬 왕의죽음을 소재로 신작을 집필하는 극작가에게 극의 비극이 현실로 나타나면서현실과 가상이 뒤섞임.극단 파크. * 꽃을 든 남자= 27일∼9월8일 화∼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학전블루 소극장(02)764-8760.김태웅 작·연출.금불상을 찾으려는 두 남자의 진실 찾기.극단 우인. * 한 여름 밤의 꿈= 9월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월 쉼)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02)762-0810.셰익스피어 작,양정웅 연출.농악대들의 흥겨운 장단과 도깨비들의 출연 등 한국적 양식으로 변형.밀양공연예술축제 대상 수상작.극단 여행자. * 혜화동 파출소2-죽은자를 위한 기도= 9월1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리듬공간 소극장(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연출.죽은 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아리. * 사랑을 주세요= 9월15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7시30분(월 쉼)창조콘서트홀(02)747-7001.닐 사이먼 작,김순영 연출.아내를 잃은데다 빚까지 져 돈을 벌러 떠난 동생의 아이들을 키우는 지체장애인의 사랑.극단 미연. *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 31일까지 화∼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월 쉼)소극장 오늘한강마녀(032)349-6784.공동창작.유창수 연출.타국에서 광복을 맞이한 종군위안부 세 여인의 귀향기.극단 한강. * 내사랑 DMZ= 22·23일 오후7시30분,24일 오후 4시30분·7시30분,25일 오후 3시·6시 극장 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 지키고자 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는 가족극.극단 목화. * 내 안에 누군가 있다= 9월8일까지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월 쉼)대학로 인간소극장(02)742-9966.유록식 작,남궁연 연출.오토바이를 타고 드럼을 즐기는 ‘괴짜’스님의 색다른 포교.극단 예군. * 주식회사 무통대변= 9월8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 소극장 아우내(02)747-0656.신철진 연출.대변을 대신 눠주는 회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폭력성 풍자.마르시아스 심 소설 각색.극단 나.
  • [한·중 수교 10돌] (上-1)분야별 점검/ 中 한반도 중재자로 ‘변신’

    한국과 중국 두 나라는 오는 24일로 수교 10주년을 맞는다. 우리 외교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은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이에 대한매일은 양국관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정치·외교 관계 “서울∼베이징 100분,도쿄보다 가까워졌다.” 동북아의 새 시대로 들어서는 설렘과 흥분으로 막을 연 한·중 수교 10년은 그야말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입증해 보였다.40여년 동안 우리 국민에 익숙했던 ‘중공(中共)’은 한국의 제2의 수출시장,다방면의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으로 다가와 있다.그러나 중국내 탈북자 처리문제,대중외교 자세,사회 전반의 중국에 대한 이해부족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큰 진전 인적·문화교류= 첫손에 꼽히는 성과는 단연 경제·인적 교류다.92년 8만 8000여명에 지나지 않던 쌍방 교류는 지난 한 해 177만 9000여명으로 20배가 넘었다.한국인 129만 7000여명이 중국을 방문했고,48만 2000여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중국내 한국인은 13만여명,한국내 중국인은 22만여명(산업연수생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경제적 성과에 비해 양측의 실질적인 중국통과 한국통은 손꼽을 정도다.영어,일본어에 비해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훨씬 적다.연간 1만명 정도가 배출됐다고 볼때 고작 10만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양국 모두 한국 전문가와 중국 전문가가 없다는 점도 정책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다. *대북정책 협력자로= 가장 큰 변화중 하나다.경제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중국 자체의 변화 요인과 더불어 중국은 북한의 배후에서 남북관계 중재자로 변모했다.중국의 표면상 한반도 정책은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자국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고,나아가 미국이나 일본의 개입을 견제하려는 현실적인 고려도 배어 있다.중국은 북한의 동요를 원치 않는다.매년 100만t씩의 식량과 원유를 지원하는 이유도 북한의 체제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그러나 중국정부의 북한에 대한정치적 부담이나 영향력이 이젠 많이 줄었다는 평이다.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지만,최근 실질적인 북·중,한·중 관계를 비교하면 우리가 안방을 차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우리의 외교자세= 이같은 전반적 관계 발전에도,우리 외교의 대 중국 자세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지난 5월 베이징 한국 영사관에 대한 중국 공안의 진입과 외교관 폭행 사건 등에서 중국측의 비외교적 ‘고압적’ 태도와 우리측의 조심스러운 자세가 대비됐다.정부는 중국의 탈북자 처리와 공관침입이라는 ‘주권침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중국 국기(五星紅旗)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불태운 사진을 빼달라고 각 언론에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중국측의 반대 입장에 따라 최종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족·탈북자 문제= 조선족 문제는 수교 뒤 생겨난 짙은 그늘이다.수교후 200만명에 이르는 중국내 조선족 사회는 뿌리째 흔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진출 러시 속에 15만명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낮은 급여와 차별 대우 등의 인권문제,한국내 노동시장 혼란 문제가 시급을 요하는 현안들이다.이와 함께 지난해 11월29일 헌법재판소가 “재러·재중 동포는 재일·재미 동포들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재외동포법 헌법 불합치 판정을 내린 것도 ‘대가정(大家庭)’이라는 소수민족 정책을 취하고 있는 중국 정부와 마찰소지를 안고 있는 문제다. 탈북자 문제는 지난 5월 양국이 우여곡절 끝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지만,10만∼30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중국내 탈북자의인권과 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제 북송,한국의 탈북자 지원 비정부기구(NGO)의 단속 등이 민감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반도 주변국과 중국의 자리매김=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반도 주변 4강국의 하나이고,보다 가깝게 다가왔지만 실체를 제대로 봐야할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우리 사회 전반의 미국과 일본에 대한 시각에 비해 대중 시각은 지나치게 관대하며 여전히 환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중국 고위 관리가 한국을 방문하면,정치권·기업인 할 것 없이 만나려고 줄을 서는 것 등은 신판 ‘사대주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엄연한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을 이상적으로만 접근,일반 투자자 등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경제교류/ 中 제2 수출시장 ‘급부상' 한국과 중국의 경제분야 교류는 수교 이후 급팽창했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2001년 기준으로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당당히 우리나라 제2의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대중(對中)수출은 7배,투자는 28배나 늘었고 누적 무역흑자는 333억달러에 이른다.그러나 한국이 1993년 이후 연간 50억달러 안팎의 무역흑자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중국의 우리 상품에 대한 반덤핑제소가 늘어나는 등 통상분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2000년 우리측이 중국산 마늘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이에 대응,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전화에 대한 수입금지를 추진하면서 생긴 ‘마늘 분쟁’은 양국 앞길에 놓인 통상 분쟁의 신호탄에 불과하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으로 양국 교역은 앞으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글로벌 경제시대에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양국은 서로 세번째 교역파트너= 수출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대중 수출은 92년 26억 5000만달러에서 2001년 181억 9000만달러로 규모면에서 6.9배나 성장했다.이 기간에 수출은 연평균 23.8%가 증가해 전체 수출증가율(7.8%)의 3배를 넘는다. 한국은 중국의 연해지역에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중국의 고도성장에 편승해 대중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수입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 시장이다.수입규모도 10년새 3.5배나 커졌다. *93년 이후 연속 흑자= 대중 무역수지는 수교 이듬해인 93년 흑자로 돌아선뒤 9년 연속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93∼2001년 흑자 누계액은 308억 3000만달러에 달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4년간(98∼2001년)의 흑자액이 208억 3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 842억 9000만달러의 24.7%를 차지한다. 이처럼 대중 무역흑자가 해마다 계속되면서 우리나라는 중국의 수입규제 최다 조사국에 오르는 불명예도 함께 안고 있다.중국은 97년 한국산 신문용지를 포함,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이후 21차례의 수입규제 조치를 발동했다.우리나라 상품은 반덤핑 15건,세이프가드 1건 등 모두 16건이 포함돼 있다. *중국산 ‘옷’이 가장 많이 들어와= 대중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제품이 3억 3000만달러(2001년)로 가장 많다.이어 유류제품,철판,전자부품,컴퓨터 순이다.10대 품목의 수출집중도가 92년 65.7%에서 2001년 55.6%로 떨어진 데서 보듯 주력 수출품의 편중도는 완화되는 추세다.지난해 중국에서 제일 많이 수입한 품목은 의류로 11억 4000만달러어치나 된다.석탄,컴퓨터,기능부품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투자는 28배 증가= 92년 2억 600달러였던 대중 투자는 올 6월말 현재 58억3000만달러(누계 기준)로 28배나 성장했다. 연도별로는 95,96년은 연속 8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투자여력의 부족으로 2000년에는 3억 8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그러나 올해는 7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향후 과제는= 양국간의 무역불균형은 통상협상에서 우리측에 항상 부담을주고 있다.대중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개별 통상현안이 전체 통상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하는 신중한 통상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8.15민족통일대회 의미/ 민간통일운동 본격 자리매김

    ‘2002 8·15민족통일대회’는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북측 민간인사 116명이 처음으로 참가한다는 것 자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50여년 동안 쌓인 남북간 갈등의 골을 상당부분 메우는 것은 물론,그간 정부주도로 진행됐던 남북대화에서 민간이 중요한 한 축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교류로 민족동질성 회복- 행사가 잘 마무리되면 매년 평양과 서울을 번갈아가며 치르는 안정적인 통일행사로 자리매김해 4·19혁명 당시 ‘가자 북으로,오라 남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처음 시작된 민간통일운동이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당국간회담이 경제적 이해관계로 득실을 따지며 다루지 못할 정서적 동질성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민간 행사는 청년,종교,여성 등 부문별 교류를 통해 이런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호인정 필요- 일각에서는 ‘남남(南南) 갈등’의 새로운 불씨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지난해 8·15행사 때 일부 참가단의 돌출행동이 남한사회에 던진 남남 갈등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울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장소를 워커힐호텔로만 국한시켜 열 것을 권한 것이나 북측 민화협에서 “(행사가)최대한 안전해야 할 것”이라는 뜻을 전달해온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남북은 물론 남남 역시 극단적인 의견표출을 자제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인정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지도층 인사 다수 포함된 북측 참가단- 북측 참가단에는 청년,문화,여성,종교,학술 등 각계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북측이 이번 8·15행사에 갖는 기대를 간접적으로 엿보게 한다.또 상당수는 그간 여러 채널을 통해 남측과 대화에 나서 낯이 익은 편이다. 김영대 민화협 회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부위원장 등을 거쳤고 2년 전부터 민화협을 맡아 남북민간교류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여원구 의장은 몽양 여운형(呂運亨) 선생의 셋째딸이며 북한 여성계의 실세다. 송석환 문화성 부상(차관)은 조선문학예술인총동맹 중앙위 부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대집단체조 ‘아리랑’ 준비를 총괄했다.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련맹중앙위원회 위원장 역시 다양한 외교 분야 경험을 다졌다. ◇북한 차세대 파워엘리트도 다수- 최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허종호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사(박사) 등 북한의 젊은 엘리트들까지 다수 포진해 청·장의 조화를 이뤘다.최 비서는 혁명유자녀들이 다니는 만경대 학원과 김일성종합대 철학과를 나온 신진 파워엘리트.95년 범민련 북측본부부의장을 맡았고 2000년 5월에는 평양학생소년예술단장 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해 공연을 가진 바 있다. 그동안 평양 또는 금강산 행사에 참가한 남측 인사들은 대부분 민간단체의 일반 회원이었던 점과 비교된다. 추진본부 관계자는 “참가자들중 상당수는 북한 내외의 주요 현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중있는 인물들”이라면서 “북측이 실현가능한 부분부터 교류 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고 평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융합공 이론’ 개발 나노 바이오 권위자

    ‘융합공 이론’이라는 세포분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개발한 나노바이오(초미세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바누 프라탑 제나(46·미국 웨인주립대 교수)박사가 7일 부산대에서 명예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제나 박사는 지난 97년 융합공 이론을 시작으로 3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나노 수준의 원자현미경을 통해 융합공의 실시간 관찰 및 촬영에 성공,이 분야에 대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또 세포의 새로운 나노 구조를 발견,세포생물학의 지표를 설정한 공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벨생리의학상 후보자로 오르는 등 ‘나노바이오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인도 태생인 그는 미국 예일대와 웨인주립대에 나노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소를 설립하고 아시아지역에 나노 분야의 이론과 기술을 전파하는데 앞장서왔다. 제나 박사는 부산대 김한도(분자생물학)교수와 함께 오는 11월2일 문을 여는 ‘아시아 나노 생명과학연구소’의 공동 소장직을 맡게 된다.이 연구소에는 제나 박사를 비롯해 일본·중국·러시아·호주·뉴질랜드 등 12개국 전문가 50여명이 참여한다. 앞으로 이 연구소는 나노바이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정보기술,생명공학기술,환경기술을 묶어 생명과학세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5월 국회 과학기술 분과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제나 박사는 당시 부산대에서 ‘생물학과 의학의 새로운 지평-나노생명기술’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하면서 부산대와 인연을 맺었다.제나 박사는 인도의 웃칼대학에서 동물학과 내분비학을 전공한 뒤 지난 82년 도미,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분자내분비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사설] 국익 제쳐둔 ‘마늘 논란’

    마늘이 또 말썽이다.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인기 영합주의가 국익에 반하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이들의 요구대로 중국산 마늘에 대한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연장하면 또 한차례 국가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 확실하다.우리는 대외통상정책을 판단하고 결정함에 있어 국익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너무나 당연한 명제다.하지만 이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국익을 해치는 결정을 한 예는 많다.지난 2000년 7월 발동된 중국산 마늘의 긴급수입제한조치는 명백히 잘못된 정책결정이다.이 조치로 중국으로부터 휴대전화·폴리에틸렌 수입중단이라는 34배의 무역보복을 당했다.연간 1500 만달러어치의 중국산 마늘 수입을 막기 위해 연간 5억 1000만달러어치의 휴대전화·폴리에틸렌 수출기회를 포기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지금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세이프가드 연장 요구도 매우 잘못된 것이다.중국은 세이프가드를 연장할 경우 이번에는 46배의 무역보복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그럴 경우 연간1500만달러의 수입을 봉쇄하는 대가로 연간 7억달러(지난해 휴대전화과 폴리에틸렌 대중 수출액)의 수출기회를 포기하는 셈이 된다.약속 불이행에 대한 중국의 추가보복도 예상된다. 우리는 마늘분쟁을 보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국익과 농민의 이익이 상충할 때 정부와 정치권,언론 모두 국익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그 선택으로 인한 농민의 피해는 정부가 별도의 차원에서 구제할 수 있다.이 원칙은 포도 문제로 교착된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체결협상에도 적용해야 한다. 불리한 무역전쟁은 피하는 것이 옳다.중국은 지난해 우리가 131억달러(홍콩 포함) 흑자를 낸 최대 흑자대상국이다.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지평이며, 떠오르는 시장이다.정성을 다해 가꿔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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