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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12 D-30] 단일화 방식 ‘여론조사 +배심원제’ 선호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여론조사와 배심원제를 혼용한 방식(41.1%)을 가장 선호했다. 두 후보 간 담판(26.3%)이나 여론조사(21%)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지후보에 따라 선호하는 단일화 방식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단일화 방법이나 이를 정하기 위한 설문조사 문항에 따라서 역전이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유권자들도 지지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을 더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층에서는 여론조사만 쓰자(13.8%)는 응답이 확연히 줄면서 여론조사·배심원제 혼용(45.5%), 후보 간 담판(34.7%)을 원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문 후보 지지자들은 세 후보 지지층 중 담판방식 선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만을 쓰자는 응답 비율은 13.8%로 전체 후보 지지층 중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반면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지지계층에선 여론조사만 쓰자는 응답이 세 후보 지지층 중 가장 높았다. 여론조사·배심원제 혼용 45.1%-후보 간 담판 25.8%-여론조사 24.2% 순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 지지층과 비교해 후보 간 담판방식은 상대적으로 덜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만 놓고 보면, 여론조사·배심원제 혼용 35.7%-여론조사 24.1%-담판방식 22.3%로 여론조사 선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야권 선호 계층에서는 여론조사·배심원제 혼용 방식 선호도가 45%로 전체 응답자 조사때 보다 높아졌다. 이어 후보 간 담판이 29.1%, 여론조사만 쓰자는 답변이 18.8%였다. 이 중 혼용 방식을 쓰자는 비율은 여성(52.4%)과 20대(53.4%), 경기·인천 거주(49.7%)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담판방식을 선호하는 계층은 남성(34.4%)과 50대(36.9%), 대구·경북 거주(38.9%)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나이별로 보면 50대는 두 후보 간 담판방식으로 야권단일화를 결론지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60대 이상은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자(30.8%)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 이어 서울(34.2%)과 대전·충청(32.3%)에서 담판방식을 선호한 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선 여론조사만 쓰자(25%)는 답변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安측 “文 후보가 사태 심각성 잘 모르는 것 같다”

    安측 “文 후보가 사태 심각성 잘 모르는 것 같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인적 쇄신 등 ‘당 혁신’을 촉구하며 ‘조건부 회동’을 제안한 것은 단일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출구전략’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안 후보의 출구전략이 이날 문 후보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에 두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지만 별도의 단일화 회동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내심 문 후보 측의 전향적 답변을 기대했던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마음을 확인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상황이 더 꼬일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캠프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 정치혁신을 요구하기 전에 우리도 이렇게 바뀌겠다는 것이 들어갔어야 진정성이 더 잘 전달됐을 것”이라며 “이러다 ‘통 큰 형과 떼쓰는 동생’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안 후보의 조건부 회동 제안은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단일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듯한 정치쇄신을 전면으로 내세워 지지층 규합에 나서는 한편 친노(친노무현)에 대한 반감이 있는 일부 호남 민심을 잡아 다소 주춤한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복선이 깔려 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의 혁신과제에 대해 “국민과 민주당 내부에서 논의된 바 있는 내용들이 혁신과제로 제기된 바 있다.”면서 “특히 새정치위원회에서 제출된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새정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이해찬·박지원 등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했다. 안 후보 측은 두 사람의 퇴진이 단순히 인적쇄신이란 의미를 넘어 민주당의 정치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는 친노 그룹이나 호남 핵심 세력이 지역조직 동원이나 여론몰이 등을 통해 단일화 과정과는 무관하게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구태정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또 민주당 내 친노와 비노(비노무현)를 구분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도 “민주당 지지자들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러나 지난 4·11 총선의 패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제주 희망콘서트에서도 “계파를 만들어 계파의 이익에 집착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분들이 문제”라며 친노진영을 향해 비판 발언을 했다. 조건을 달긴 했지만 문 후보와의 회동 제안은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파기 우려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 지자자 달래기도 병행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민주당을 사랑하는 분들도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전제, “새로운 변화를 통해 거듭나는 민주당이야말로 이분들의 자긍심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文·安측 근본적 신뢰에 균열… 단일화 조기수습 미지수

    文·安측 근본적 신뢰에 균열… 단일화 조기수습 미지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하루 만에 신뢰 부족을 이유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이 협상 중단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면서 시간에 쫓기는 협상이 최종 타결까지는 더욱 험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협상 중단은 양 진영의 신경전과 기싸움이 어우러지면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과정에서도 최종 타결까지 두 차례 협상이 무산될 뻔했다. 고비 때마다 노·정 두 후보가 직접 결단해 매듭을 풀어 간 것처럼 이번에도 두 후보가 전면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신뢰 문제 때문에 야기된 사태인 만큼 조기 수습이 가능한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단일화 판 자체를 깨기보다는 양 진영이 냉각기를 가진 뒤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 측은 14일 협상 중단의 최대 이유로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의 신뢰를 깨는 일련의 행위”를 꼽았다. 특히 지방 조직을 활용한 허위사실 유포와 단일화 협상팀에 대한 인신 공격에 격앙된 기류가 팽배했다. 안 후보 측 박인복 민원실장은 “양보한다면서 왜 펀드를 모금하느냐는 등의 항의성 문의가 이어졌다.”며 “문 후보 측 인사들이 소문의 진원지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협상 실무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을 지목해 문 후보 측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모욕감을 느낀다.”는 글을 올린 것도 인신 공격으로 규정했다. 문 후보 측 단일화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문제가 있다.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 방식을 하려면 16일까지는 합의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 삼았다. 공식 발표 외에 협상 관련 사안을 언급하지 않기로 한 전날 합의를 하루 만에 허물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쇄신파의 친노 2선 후퇴 요구로 문 후보 캠프에서 사퇴한 윤건영 전 일정기획팀장이 전날 단일화 실무단 첫 회의에 배석한 것도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안 캠프 관계자는 “윤 전 팀장이 회의에 들어오면서 문 후보 측의 개혁과 쇄신에 대한 진정성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문·안 두 후보의 지난 6일 단독 회동 이후 치킨게임 식의 기싸움을 반복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이 “새정치공동선언과 단일화 과정을 함께 협상한다.”고 발표하자 안 후보 측은 즉각 ‘선(先) 공동선언, 후(後) 단일화’라고 정정했다. 진 대변인이 “오해했다.”고 물러서며 봉합되는 듯했다. 이후 단일화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안철수 양보론’이 확산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안 후보 측은 조광희 비서실장을 내세워 유감을 표명하고 문 후보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결국 단일화 국면에서 누적된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정치권은 안 후보의 초강수를 지지율 정체 상황을 반전하기 위한 ‘판 흔들기’ 성격으로도 해석한다.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안 후보 양보론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 후보 측으로서는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켰다는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양보는 없다.’는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교진추 이번엔 ‘지구과학 이론’ 청원 추진

    ‘시조새’ 등 진화론 관련 내용을 과학교과서에서 삭제해 달라고 청원해 논란을 빚었던 기독교 단체가 새로운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구과학이 타깃이다. ●학계 정설인 동일과정설 부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 백현주 총무는 14일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과서에 실린 지구과학 이론에 대한 청원을 준비 중”이라며 “절대연대 측정법이나 동일과정설 등을 주요 개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진추는 기독교계의 입장에서 학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대학교수와 지구과학 교사들을 통해 초안을 만들고 있다. ●‘노아 대홍수’ 근거 격변설 주장 교진추가 문제 삼고 있는 ‘동일과정설’과 ‘절대연대 측정법’ 등은 초중고교 교과서에 폭넓게 기술된 지질학계의 정설이다. 동일과정설은 1700년대 후반 제임스 허턴에 의해 주창된 것으로 ‘모든 지질 현상이나 생물 현상은 과거에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 연속성을 갖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층이 쌓여 지층을 이루고 시대에 따라 퇴적층에 나타나는 화석들이 다른 점 등이 모두 동일과정설로 설명된다. 고생대, 중생대나 백악기 등을 나누는 기준 역시 이 이론에서 시작됐고 멸종 동물의 생존 시기 역시 동일과정설에 근거해 추정한다. 하지만 교진추 측은 20세기 초반까지 동일과정설과 논쟁을 펼쳤던 ‘격변설’이 더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격변설은 천재지변이 지층 및 생물종 변화의 핵심이라는 논리로, 대표적인 사례가 성경에 등장하는 ‘대홍수’다. 교진추가 지구과학으로 청원 대상을 바꾼 배경에는 진화론의 높은 장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과학을 통해 다른 시각에서 진화론의 오류를 밝혀내겠다는 의도다. ●학계 “논의할 가치도 없다” 학계는 교진추의 주장이 과학적 사실을 과장해 오역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변각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격변설은 이미 100년 이상 전에 사장된 주장이고 현재 동일과정설의 토대 위에서 인정되는 격변설은 화산 폭발 등이 지층의 순서를 급격하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정도”라며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홍준표 “PK정서 안좋아… 지지층 회복이 관건”

    홍준표 “PK정서 안좋아… 지지층 회복이 관건”

    새누리당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인 홍준표 전 당 대표는 12일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전통 지지층을 어느 정도까지 회복하느냐가 이번 대선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PK 지역 인구는 800만명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유권자가 많고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후보는 특히 “PK 정서가 아주 좋지 않다.”며 예전 같지 않은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17대 대선 때는 경남에서 이명박 후보 득표율이 55%, (자유선진당) 이회창 후보 득표율이 24%로 둘을 합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79%였다.”면서 “그러나 대선 후 2년 뒤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고 무려 30% 정도가 야권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경남도청을 옛 마산 지역으로 이전하고 진주에 제2도청사를 건립하며 진해에 의과대학 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회동에서 후보 등록일인 26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니 국민들은 그때까지는 좋든 싫든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벌써부터 양측은 단일화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등 과열 분위기다. 과연 누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것인가. 요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롯, 문·안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게 요약이 된다. 박·문 후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안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안 후보라야 박 후보와 겨뤄서 이길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 현장에 있거나 이래저래 정치를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대부분 문 후보를 야권 후보로 점친다. ‘선거꾼’들이 모여 있는 민주당의 조직이 결국 ‘순진한’ 안 후보를 미는 모래알 같은 지지층을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단일화의 변수로 여론조사의 방식, 호남 민심의 향배,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이 거론된다. 현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양 캠프 간의 ‘조직의 힘’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오바마 대통령 측의 치밀한 선거전략과 조직 다지기 등이 정권 교체라는 ‘바람’을 잠재우지 않았는가. 조직면에서는 충성도 높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버티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안 후보가 야권 후보가 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 캠프 분위기는 다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출신과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 새누리당 출신 등은 불과 한달여 전 모인 ‘연합군’들이다. 캠프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주류이고, 나머지는 비주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 아직 화학적 결합이 안 됐다. 급조된 조직이니 단일화 협상력이 민주통합당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 캠프 안에 문 후보를 위해 뛰는 ‘위장취업자’들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어떻게든 안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누가 되든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거나, 내심 문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 캠프 내에서도 어떤 방식이든 여론조사로는 문 후보를 이기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안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두 후보 간의 담판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만약 단일화 담판이 이뤄질 경우, 안 후보가 조직에서는 밀리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 예비후보 등록 때 직업란에 ‘정치인’으로 썼고, 사석에서 “앞으로 20년은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를 밖에서 보면 얼핏 순진해 보이지만 직접 보니 ‘결기’가 대단하다.”면서 “두 후보 간 담판이 이뤄진다면 논리정연하고 고집 센 안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 후보의 얼굴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한다. 현장 방문 일정이 빡빡해 피곤할 법도 한데 이제는 거꾸로 유세 과정과 정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이벤트 쇼’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의 명분 여부를 떠나 이미 단일화 협상은 현실이 되었다. 어차피 진행되는 단일화 논의라면 이참에 양측 간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논의되는 정치 쇄신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정당발전,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후보 단일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번에 한국 정치를 확 바꾸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내는 장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그야말로 정권을 잡기 위한 ‘야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bori@seoul.co.kr
  • 육식공룡마저 위협한 ‘2톤 사각룡’ 캐나다서 발견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초식 동물은 일반적으로 온순하다고 여겨지지만 새롭게 확인된 선사시대의 초식공룡은 육식공룡만큼 사나웠을 것이라고 캐나다의 고생물학자들이 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과학자들이 앨버타주(州)에서 발견된 오래된 화석을 재검토한 결과, 이 종은 머리에 4개의 뿔을 가진 초식공룡으로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 초식공룡이 이 뿔을 무기처럼 휘둘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 공룡의 몸길이는 약 6m에 달하며 몸무게는 2톤이 넘는다고 한다. 이 거대한 각룡류는 가장 오래된 지층인 포어모스트층(Foremost Formation)에서 발견됐다고 하여 ‘제노케라톱스 포어모스텐시스’(Xenoceratops foremostensis·이하 제노케라톱스)로 명명됐다. 또 학명의 제노케라톱스는 ‘이종의 뿔을 가진 얼굴’이란 뜻이다. 참고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트리케라톱스(삼각룡)는 ‘세 개의 뿔을 가진 얼굴’이란 의미가 있다. 제노케라톱스의 특징은 다른 케라톱스과(각룡류)처럼 주둥이가 앵무새 같은 부리로 돼 있지만, (코 위에 뿔이난 트리케라톱스와는 달리) 양 눈두덩이 위에는 작은 뿔이 하나씩 솟아 있으며 목의 바깥 장식 윗부분에는 더 크고 긴 뿔이 2개나 더 있다. 연구에 참여한 클리블랜드 자연사박물관의 척추고생물학자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약 8,000만년 전 북미 일대에 서식한 이 대형 각룡류는 급격히 진화된 형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노케라톱스는 지질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포어모스트층에서 발굴됐다는 점에서 신종 진화에 대해 더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저자인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및 토론토대학의 데이비드 에번스 박사는 “제노케라톱스는 트리케라톱스를 포함한 케라톱스과의 초기 진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케라톱스과의 초기 화석에 대한 기록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번 발견이 좀 더 다양한 종의 기원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노케라톱스의 화석은 원래 완 랭스턴 주니어 박사가 지난 1958년 수집했다. 현재 오타와주(州)에 있는 캐나다 자연사박물관에 최소 세 개의 두개골 조각이 보관돼 있다. 한편 라이언과 에번스 박사가 약 1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제노케라톱스에 대한 보고는 ‘캐나다 지구과학저널’(CJES) 10월호를 통해 발표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라틴계·흑인 표의 힘… ‘백인 정당’ 美공화 전략수정 불가피

    [오바마 집권 2기] 라틴계·흑인 표의 힘… ‘백인 정당’ 美공화 전략수정 불가피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공화당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등 민주당 지지층은 늘어나는 반면 공화당 편인 백인 노년층은 감소하는 등 인구 지형 변화까지 겹쳐 이래저래 공화당으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롬니 후보 적합성 논란 일 것” 뉴욕타임스는 7일 공화당 후보가 최근 여섯 차례 대선에서 다섯 번이나 전체 득표수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밀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이후 유지했던 대정부 강경 노선을 계속 고수할 것인지와 미국의 인구 구성이 갈수록 공화당에 불리해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수주의 운동가 랠프 리드는 “공화당 내에는 보수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후보로 내세웠어야 한다는 인식이 엄존한다.”면서 모르몬 교도인 데다 정체성 시비까지 휘말렸던 롬니를 후보로 내세운 데 대한 당내 인사들의 분노가 표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전문 컨설턴트인 마이크 머피는 “당내에서 일종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표를 중시하는 ‘수학자’와 전통적 가치를 고집하는 ‘성직자’ 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공화당 내 ‘티파티’로 불리는 강경 보수세력이 지도부 및 온건 성향 인사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강경파, 지도부·온건파 비난 시작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69%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 흑인과 히스패닉을 포함한 비(非)백인 유권자 가운데 80%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반면, 롬니 후보를 지지한 비백인 유권자는 17%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와 관련, 퓨리서치 사회·인구조사 담당인 폴 테일러는 “비백인표가 증가하고 있고, 4년마다 유권자들의 구성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정치 지형과 운명을 바꿀 만한 매우 강력한 인구 변화”라고 분석했다. 퓨리서치는 2050년 미국 인구에서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아계 등 소수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34%에서 51%로 늘어나는 반면, 다수계인 백인은 현재 63%에서 47%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50년 소수인종 비중 51%로 늘어 인구 지형의 변화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2014년 중간선거와 2016년 대선을 준비하는 공화당은 큰 고민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공화당 전략 고문 마이크 머피는 “이민법 개혁과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공화당의 입장은 ‘자멸을 위한 레시피’라고 할 수 있다.”며 전략 수정을 주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단일화때 安 지지자 7.9%, 文 6.7% ‘부동층’으로 이동

    단일화때 安 지지자 7.9%, 文 6.7% ‘부동층’으로 이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18대 대선 후보 단일화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안 후보가 최종 단일 후보로 선출됐을 때 야권 전체 지지층의 이탈률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후보 지지자 가운데 부동층으로 옮겨 가는 비율도 안 후보 지지자가 7.9%로, 문 후보의 6.7%보다 진폭이 컸다. 현재의 대선 지형에서 안 후보의 지지 기반인 중도층 표심이 야권 단일화 향배에 따라 ‘자가분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로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 누수를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면 단일화 경쟁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安 지지 ‘중도층’ 자가분열 가능성 서울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이 지난 5~6일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또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라는 질문에 각각 문 후보 지지자의 79.0%, 안 후보 지지자의 70.4%는 상대방이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 지지자 가운데 13.9%, 안 후보 지지자의 20.8%는 박 후보 지지로 이동했다. 이는 지난달 16~17일 서울신문·엠브레인의 여론조사와 다른 양상이다. 당시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문 후보 지지자의 이탈 비율은 20.1%, 반대의 경우 안 후보 지지자의 이탈 비율은 20.4%였다. 같은 기간 조사에서 문 후보 지지층의 이탈 비율은 6.2% 포인트 감소한 반면 안 후보 지지층의 이탈 비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후보 단일화로 인한 야권 지지율의 ‘누수’ 현상으로 문 후보가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두 후보의 지지 기반이나 성향과 상호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안 후보의 공통적인 지지 기반인 호남 및 부산·경남(PK) 등의 지지율 격차와 일정 부분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었다. ●‘야권 지지율 누수’ 文에 더 타격 이번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호남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의 75.4%에서 78.0%로 2.6% 포인트가 올랐고, PK 지지율은 같은 기간 37.3%보다 5.4% 포인트 증가한 42.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문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호남 지지율은 72.0%에서 78.0%로 6.0% 포인트가 상승했지만, PK 지지율은 37.7%에서 41.7%로 4.0% 포인트가 올라 안 후보 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중원(대전·충청) 지지율은 같은 기간 문 후보의 경우 43.7%에서 37.3%로 6.4% 포인트 떨어졌고, 안 후보는 해당 기간 40.3%에서 44.1%로 3.8% 포인트 반등했다. 결국 안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 불안정성보다 민주당에 대한 안 후보의 지지층 반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분석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로의 단일화에는 전체 유권자의 5~7% 수준인 친노(친노무현) 지지층 이탈이 예상되지만 문 후보로의 단일화에는 중도·보수층의 지지율 누수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文 “조기 룰 협상” 安 “새정치선언 우선”… 시기·방식 기싸움

    文 “조기 룰 협상” 安 “새정치선언 우선”… 시기·방식 기싸움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전격 합의가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문·안 후보는 최종 승부를 앞두고 피 말리는 수싸움, 기싸움에 돌입했다. 단일화 방법과 시기 결정 등 험난한 과제가 태산처럼 버티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야합일 뿐”이라고 깎아내리면서도 대선 쟁점이 온통 ‘단일화 프레임’에 갇히는 상황을 경계한다. 단일화 프레임을 깰 반격 카드를 꺼낼지가 큰 변수다. 단일화 협상에는 문 후보 측이 적극적이다. 문 후보 측은 이번 주 공동선언문 작업과 함께 규칙 협상을 병행하거나 조기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여론조사, 국민경선에 담판론까지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정치혁신 논의가 우선이라며 단일화 방식 논의는 뒷전으로 느긋하게 밀어 놓았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7일 “새 정치 공동선언 발표를 이른 시간 내에 완료하고 단일화 규칙 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새 정치 선언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혹은 지체 없이 단일화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새 정치 공동선언을 우선하고 그런 과정에 따라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방식도 접점을 모색해 가고 있다. 문 후보 측 신계륜 특보단장은 이날 “물리적으로 여론조사 외 다른 방식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적으로 안 후보 측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도 경선 기대를 놓지 않았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 논란이 효과를 반감시킬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담판 방식이 싫지 않은 기류다. 새 정치 공동선언문 내용에 대해 안 후보 측 유 대변인은 “정치혁신의 개념과 방안, 정당 혁신에 대한 설명이 들어갈 것이고, 이를 위해 국민 연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민연대 결성 합의가 사실상 범야권 신당 창당 공감대라는 해석이 나오며 파장이 복잡하다. 신당론이 가지는 파괴력 때문이다. 신당론은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정당 조직이 없기 때문에 “무소속 대통령은 불가”라며 단일화 과정 전후에 다방면의 공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대선 기간에는 국민 연대를 통해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당의 지지가 아닌 국민 지지를 호소하고, 대통령 당선 시에는 신당을 창당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안 후보에게 신당론 자체가 유권자들을 안심시키며 불안감 해소제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는 이날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모든 방법론적인 것들을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이 동의하면 여러 다양한 방법론이 논의될 텐데, (그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신당론이 정치공학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 같다. 안 후보 측 유 대변인과 윤태곤 상황부실장도 현 상황의 신당론을 부인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도 “신당론이 나오는 것은 상식적으로 순서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문 후보로 단일화되면 민주당이 있기 때문에 신당론은 불필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신당론을, 단일화 시 지지층 이탈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어막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도 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속내에는 신당론이 양측 지지자들의 화학적 결합 촉매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문 후보나 민주당 측도 문 후보로 단일화될 때 국민 불신을 받아 온 민주당을 과감히 버리고 신당을 창당할 수 있으니 ‘이탈하지 말고 지지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물론 양측 모두 신당론 제기가 단일화 효과를 반감시키려는 정략적 흠집 내기로 보는 기류도 없지 않다. 문·안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돼야 효과가 극대화될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지만 단일화 과정 자체가 대선 정국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대부분 동의한다. 누구로, 어떻게 단일화되느냐에 따라 흥행 효과는 달라질 것 같다. 단일화 무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는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美 선택 2012] “한표 행사” 유권자 북적… ‘샌디’ 피해 투표소 240곳 변경 혼란

    미국 국내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차분하게 실시됐다. 첫 흑인 대통령 선출이라는 역사적 이벤트였던 4년 전보다는 열기가 다소 떨어진 양상이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투표소 앞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국토가 워낙 넓은 탓에 동쪽 끝 뉴햄프셔와 서쪽 끝 알래스카의 투표 마감은 6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접전 양상을 보인 이번 대선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등 주요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의 투표소 표정과 투표율에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졌다. 뉴욕시와 뉴저지주 등 슈퍼스톰 ‘샌디’ 피해를 심하게 겪은 지역은 투표소 240여개가 변경돼 일부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시와 주정부 당국은 유권자들을 위해 투표소까지 차량 편의를 제공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앞서 전날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후보는 격전지 중에서도 확실히 승리를 다져야 하는 곳을 위주로 각각 3~4개주씩 도는 강행군을 펼치며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오바마는 마지막날 유세지로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과 오하이오(18명), 아이오와(6명)를 선택했다. 선거인단 구성상 오바마는 이들 세 곳만 이기면 롬니가 다른 스윙 스테이트를 모두 승리해도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세 곳은 다른 스윙 스테이트에 비해 오바마의 승리가 유력한 곳이다. 반면 롬니는 플로리다(29명), 버지니아(13명), 오하이오, 뉴햄프셔(4명) 등을 돌았다. 롬니 입장에서는 이들 네 곳을 모두 이긴다면 당선을 바라볼 수 있다. 두 후보의 마지막 유세일정이 겹친 곳은 역시 오하이오였다. 선거인단 구성과 판세 분석상 오하이오에서 지는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두 후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양 진영 일정 중 특이한 것은 오바마를 지원사격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였다. 전날 롬니가 오바마 쪽으로 기운 듯한 펜실베이니아를 기습 방문하자 방심하고 있던 오바마 측에서 화들짝 놀라 클린턴을 ‘급파’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이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라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오바마는 위스콘신 유세에서 “지난 4년 간 변화를 위해 내가 어떻게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흰머리”라면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는 “올해 선거는 투표율에 달렸다.”며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 등이 주권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롬니는 플로리다 유세에서 “우리의 내일 선택은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오바마가 경제를 회생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패했고, 내가 진짜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의 마지막 유세지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이었다. 오바마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를 경유해 디모인에 합류한 부인 미셸과 합동 유세를 펼치는 등 총력전을 폈다. 롬니는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부인 앤과 함께 유세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 밤 10시쯤 두 후보가 거의 동시에 각각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연설에 나서 ‘최후의 사자후’를 토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先 정치혁신 합의·後 룰 협상… ‘국민연대’로 신당 갈수도

    先 정치혁신 합의·後 룰 협상… ‘국민연대’로 신당 갈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6일 단독 회동 뒤 밝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7대 조건은 크게 후보 등록일 이전 단일화, 새정치공동선언 마련, 국민 연대로 요약할 수 있다. 두 후보는 우선 후보 등록 전에 단일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당초 예상보다 진전된 합의안을 내놓았다. 12·19 대선 후보 등록은 이달 25~26일, 즉 앞으로 20일 안에 단일 후보 선출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단일화 협상은 각 진영 논리를 앞세우기보다는 새 정치와 정권 교체 대의에 동의하는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일화 협상이 누구에게 유리한지를 따지는 방식에 매몰될 경우 단일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목할 부분은 두 후보가 국민에게 공동으로 선보이기로 한 ‘새정치공동선언’이다. 단일화 명분을 집약해야 한다는 점에서 알맹이에 해당한다. 공동선언에는 정치 제도 및 정당 혁신, 권력기관 견제 등 두 후보가 그동안 제시해 온 전반적인 정치 혁신의 구상이 집약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선(先)정치 혁신 합의, 후(後)단일화 협상’ 기조를 제시한 셈이다. 문 후보 측은 새정치공동선언과 단일화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안 후보 측은 정치 혁신 합의가 우선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두 진영 간 입장 차가 있는 만큼 단일화 협상이 완결될 때까지 양측 모두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두 후보가 합의문에서 밝힌 ‘국민 연대’도 주목된다. 두 후보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새 정치와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양쪽 지지자들을 크게 모으는 국민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 연대는 안 후보의 주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완충 장치’라는 해석이 따른다. 문·안 두 후보 중 어느 쪽으로 단일화되든 20%대의 지지율 이탈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안 후보 측은 그동안 단일화보다는 연대, 연합에 무게를 두고 대선 이후의 정계 개편 구도를 그리는 인상을 줬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단일화를 양 진영 간의 세력 통합으로 가는 중간 수순으로 인식해 왔다는 점에서 국민 연대는 일종의 절충적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단일 후보 선출보다 더 중요한 건 프로세스이며 이는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단일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두 진영 간의 공동정부 구상 등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인 만큼 대선 승리 후 정계 개편의 예고탄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국민 연대를 이탈 없는 단일화를 위한 틀로 보면 된다.”며 “양 진영이 통합의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구축해 나갈 것인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선 때까지는 국민 연대의 틀로 선거 공조를 하고 대선 이후 정치 개혁에 동의하는 세력이 모두 합치는 ‘빅텐트’ 구상으로 발전할 여지도 있다. 민주당 비주류인 김영환 의원은 “단일화는 동일한 정치대오를 형성하는 것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연대한 뒤 향후 대선을 전후로 통합신당 정계 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文·安, 가치·철학 공유하는 자리 될 것”… 정치쇄신 관련 정책협약 나올 가능성도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文·安, 가치·철학 공유하는 자리 될 것”… 정치쇄신 관련 정책협약 나올 가능성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6일 단일화 회동에서는 정치쇄신과 정책연대,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의견 교환과 함께 이를 구체화할 실무진 구성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5일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단일화 회동이 될 것”이라며 “안 후보 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정책연대와 단일화를 위한 실무진 구성까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첫 만남인 만큼 단일화 시기와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후보 단일화 원칙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와 선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 측 강기정 동행2본부장은 “구체적인 정치 쇄신 등 정책 협의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하더라도 우선 두 사람이 만나 새누리당 집권을 저지하자는 합의만 한다면 단일화의 절반 이상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동은 두 후보의 모두발언 뒤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의제에 대해 이야기했고 합의가 있었다.”며 “(회동 후) 합의사항이 도출되면 브리핑을 하겠다.”고 말해 논의가 상당 부분 진척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의 열쇠로 주목받아 온 정치 혁신 과제부터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 수 축소, 중앙당 폐지, 국고보조금 축소에 대한 문 후보의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퇴진 등 인적쇄신 문제를 재차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안 후보 측 송호창 선대본부장은 “정치 혁신 방안을 추가로 제기하기보다는 기존의 내용을 토대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쇄신과 관련한 정책협약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후보는 양측 간 공동 국가비전 마련, 후보 선출방식 합의, 양쪽 지지층과 세력통합 방안 합의 등 자신의 ‘3단계 단일화 구상’까지 풀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는 이날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단순한 단일화를 넘어 정책을 공유하는 가치 연대, 이를 통한 세력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후보가 먼저 운을 뗀다면 문 후보의 ‘3단계 단일화 구상’과 관련해 큰 틀에서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안 후보가 가치 공유를 강조하며 선(先)정치혁신 합의를 요구하고 있어 당장 단일화 방식에 대한 결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단일화 시기도 마찬가지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등록일(11월 25~26일) 전까지는 충분한 국민적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安 ‘지지세 견고’ 자신감… 단일화 주도권 쥐고 정면돌파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安 ‘지지세 견고’ 자신감… 단일화 주도권 쥐고 정면돌파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5일 민주통합당 심장부인 광주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회동을 전격 제안한 건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권 후보 지지층의 단일화 불안감과 피로감을 없애며 후보 경쟁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민심을 견인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안 후보가 단일화의 첫 원칙으로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제시한 건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9월 추석 전까지만 해도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의 양자회동 제안이나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안 후보가 지난달 19일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처음 단일화를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날 전격적인 단독 회동 제안까지 이어졌다. 회동 장소는 문 후보 측 제안에 따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으로 정했다. 문 후보 측은 “헌법 정신이 출발한 임시정부와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는 최근 문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하기로 결심하고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등 최측근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가 전날 “단일화를 하겠다는 원칙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 성격도 있다. 안 후보의 변화는 전날에도 감지됐다. 안 후보는 전북 군산 새만금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혁신에 대해 “진심이 담긴 ‘약속’들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수 있다.”며 기존의 ‘실천’에서 ‘약속’ 요구로 수정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안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하다는 자체 판단이 깔린 듯하다.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고 있고 9월 출마 선언 뒤 추석 전 아파트 매매와 논문 등 검증 과정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안 후보가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에서 회동을 제안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호남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최근 단일화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이상기류를 보여 왔다. 이를 만회하고자 강연 제목도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을 강조하며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됩니다”라고 정했다. 강연에서도 “광주가 중심이 돼 달라. 광주는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가진 변화의 정신을 선택했고 민주당은 정치사에서 늘 스스로를 혁신하며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의 길을 지켜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개혁 이슈를 강조해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중도·무당파의 이탈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 후보 대 야권후보’라는 양자대결로 대선정국이 새로 짜인다.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는 1997년 15대 대선의 ‘DJP연대’, 2002년 16대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그 폭발력이 입증됐다. 이번 대선도 3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선두를 달리지만 양자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등 혼전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단일화의 방법과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겠지만 결국 단일화에 합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단일화 시점은 후보등록일(25∼26일) 직전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가 일단 결정을 하면 신속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데다 문 후보 역시 전날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또 두 후보가 얼마나 ‘감동적인 단일화’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가 단일화의 정치적 효과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 기반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단일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야권의 인식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일정 정도의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과 관련해 정치공학적 접근이자 ‘밀실 야합’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두 후보가) 내건 내용들이 시대적 요구와 과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다급한 文… 인적쇄신 카드로 단일화 승부수

    다급한 文… 인적쇄신 카드로 단일화 승부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일선 퇴진을 위한 ‘인적 쇄신’ 카드를 준비 중이다. 문 후보는 인적 쇄신에 대해 “맡겨주고 시간을 달라.”고 일단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내부적으로 두 수뇌부의 ‘명예로운 퇴진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예우적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의 유보전략과 관련, 당의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한 것이지만 당내 불협화음 등의 역효과를 우려한 측면이 있다.”며 “문 후보 성격상 최대한 예우를 갖추고 있는 것이고 두 사람 역시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인적 쇄신 카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치 개혁,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투표시간 연장 문제에 이어 ‘이(이해찬)·박(박지원) 퇴진’을 포함한 ‘인적 쇄신’에 이르기까지 활용 가능한 모든 화력을 동원하는, 배수진의 의미가 있다. 10일 이후의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에 앞서 단기간 내 지지율을 끌어올려 유리한 협상국면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표현이다. 문 후보 미래캠프 ‘새로운 정치위원회’는 1일 지도부 총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이-박 퇴진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자, 새정치위원회에서도 ‘인적 쇄신’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여전히 정체된 상태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고강도 처방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이에 화답하듯 김한길 최고위원은 이날 지도부 동반퇴진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비노 측 한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사퇴는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취지에서 선봉에 선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캠프 내에서는 현 시점에서 ‘지도부 총사퇴론’을 내거는 것이 자칫 당내 분열이나 권력투쟁으로 비쳐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후방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계파 간 갈등이나 권력투쟁으로 비치면 단일화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저도 생각 같아서는 할 말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 12월 19일 마지막까지 임하는 자가 승리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고 박 원내대표도 “대선 승리에 전념할 때이며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내일부터 지방순회 일정을 마련하고 지원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의 인적 쇄신 파문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민주당 쇄신이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성과를 내야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안 후보의 지지층인 중도·무당파층이 이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文·安, 호남서 박빙

    文·安, 호남서 박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승부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호남 지지율이 들썩이고 있다. 문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안 후보를 추월하거나 박빙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대선의 최대 변수인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문·안 후보 간의 치열한 지지율 접전이 예상된다.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와 뷰앤폴이 광주·전남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다자 대결에서 각각 40.5%, 41.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1.7%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한 단일 후보 지지도에서는 안 후보가 52.7%로, 42.0%에 그친 문 후보를 10.7% 포인트 앞섰다. 지난 8월 말 리서치뷰의 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 당시 이 지역 지지율과 비교하면, 문 후보는 호남 전 지역에서 10% 포인트 넘게 올랐다. 안 후보는 광주·전남북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야권 단일 후보 전망에서는 문 후보가 추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46.5%로,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응답(40.6%)보다 5.9% 포인트 더 높았다.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호남 바닥 정서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매일경제신문·MBN과 한길리서치가 지난 26~2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일화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51.4%를 기록하며 39.9%에 그친 안 후보를 역전했다. 10월 초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 51.6%, 문 후보 40.6%의 결과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대선 50일을 앞두고 지지율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시코쿠 기차 여행

    시코쿠 기차 여행

    매일 서너 시간씩 꼬박 기차를 탔다. 명승지가 많은 도시도 갔고, 역장 없는 간이역도 들렀다. 오솔길처럼 난 숲 속을 한 량짜리 기차로 달릴 땐 거의 창문에 매달려 갔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본전 뽑고 돌아온 시코쿠 기차 여행.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 럭키투어 02-734-6656 4박5일간의 느린 여행 기차여행에는 비행기나 배로 하는 여행과는 다른, 막연한 낭만이 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릴 때, 생각은 아무런 제약 없이 쑥쑥 커지고 상상이 되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역시 <여행의 기술>에서 ‘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에서도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기차일 것’이라고 썼다. ‘열차 밖의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며’ 영감을 준다. 한가로운 논과 밭을 옆에 두고 달리면서 나의 생각들도 적당한 속도로 함께 달렸다. 2년 전에 왔던 시코쿠의 늦겨울을 기억해냈고, 폭염이 쏟아지는 시코쿠의 여름 속에 사람들은 모두 거리에서 사라졌다. 돌아다니느라 땀을 흠뻑 흘리고 올라탄 시코쿠의 열차는 시원한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며 다음 목적지로 데려다주었다. 4박5일 동안 기차를 타고 시코쿠에 있는 네 개의 현들을 모두 밟아 봤다. 시코쿠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이지만, 섬 안에 네 개의 현(우리나라로 치면 도)이 있는 큰 섬이다. 때문에 네 개의 현을 다 다니려면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도 ‘올 시코쿠 레일 패스’가 있어 더욱 살뜰히 돌아볼 수 있었던 여행이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는 JR 노선뿐만 아니라 지역간 특급열차와 기타 사철, 전차 등을 정해진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2일, 3일, 4일, 5일짜리 패스 중 자신의 일정에 맞게 선택해 원하는 지역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면 된다. 한두 여행지에서 충분히 머무는 게 목적인 사람보다는 다양한 열차를 타고 시코쿠의 작은 마을들을 만나 보고픈 여행자에게 더 유용하다. 한 칸짜리 카이요도 하비 열차를 타고 좁은 숲속 길과 작은 마을의 간이역들을 지난 시간은 이번 기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도 다녀왔고, 무인역에서 일하는 개암나무 할아버지도 만났으며, 고치에 사는 요괴들도 만나고 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고토히라에서 고토덴 열차를 타고 리츠린 공원에 도착하는 중 2 오보케협곡을 따라 30여 분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세토내해의 드넓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시즈치 특급열차 4 작은 간이역들과 깊은 산속 길을 달려 도착한 오보케역의 풍경 5 고토히라구 신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비석들. 신사에 헌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비석들이다 6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카와역 ▶travie info * 시코쿠 가는 방법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가가와현)와 마쓰야마(에히메현)로 가는 직항편을 일주일에 3회 운영하고 있다. 마쓰야마로 가는 항공편은 화·금·일요일, 다카마쓰로는 화·목·일요일에 출발한다. 다카마쓰로 입국하고 마쓰야마에서 출국하는 일정(그 반대)도 가능하다. 인천에서 소요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여 정도다. * ‘올 시코쿠 패스’란? JR뿐만 아니라 기타 사철 및 지역철도도 이 패스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한 칸짜리 특급 열차에서 전차, 지역간 특급열차 모두 탑승 가능하다. 자유석은 물론 패스를 이용해 좌석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시코쿠의 다카마쓰역, 마쓰야마역, 도쿠시마역, 고치역 내 관광안내소와 간사이 우메다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판매 신청서를 작성하면 바로 구입 가능하다. 한국판매점 럭키투어 02-734-6656 www.tourismshikoku.kr 가격┃어른┃2일 패스 6,300엔, 3일 패스 7,200엔, 4일 패스 7,900엔, 5일 패스 9,700엔 어린이┃2일 패스 3,150엔, 3일 패스 3,600엔, 4일 패스 3,950엔, 5일 패스 4,850엔 칙칙폭폭 첫째 날 다카마쓰에서 시작하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인천에서 바로 도착하는 가가와현의 다카마쓰 공항이나 에히메현에 있는 마쓰야마 공항을 통해 시코쿠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다카마쓰에서 시작해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를 거쳐 고치현의 시만토 강을 건너고,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협곡을 지나 고토히라에서 머문 뒤 다시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꼬박꼬박 3~4시간 이상 기차를 탔는데, JR기차를 포함해 호빵맨 열차, 피규어로 장식된 가이요도 하비 트레인, 사방이 뚫려 있는 토롯코 궤도열차 등 다양한 기차들로 갈아탔다. 게다가 내리는 역에서는 타고 온 기차 노선의 이름이 적힌 호빵맨 도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심지어 기차 안에서도!), 꼬마들은 당연히 좋아하거니와 어른들도 꾹꾹 도장을 찍는 게 그리 유치한 행동은 아니었다. 어차피 여행은 평소에 하지 않는 일탈과 엉뚱함과 자유를 위한 시간 아닌가. 그래서 읽던 책 맨 뒤 페이지에 나도 호떡만큼 큰 호빵맨 도장을 꾸욱 찍고 다카마쓰역에 내렸다. 다카마쓰시가 있는 가가와현은 400년이 넘은 리츠린 공원과 연간 수백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고토히라 궁, 세토대교 부근에 위치한 세토우치 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특히 다카마쓰항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나오시마섬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과 베넷세 하우스 등 섬 전체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예술품으로 꾸며진 ‘아트의 섬’으로 유명하다. 가가와현에서 하루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나오시마 섬을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머문다면 다카마츠츄오 상점가는 필수 코스다. 총길이 2.7k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점가로, 이 안에는 무려 800여 개에 달하는 상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워낙 상점가가 거대하다 보니 안에는 다시 8개의 개성 강한 쇼핑거리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가 마루가메마치 상점가다. 20년에 걸쳐 단계별로 정비해 온 이 거리는 오래된 일본의 상점가를 되살리려는 사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유리로 천장이 만들어진 아케이드는 더위와 추위를 막아 주고, 날씨에 관계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루이비통 매장까지 들어선 이 상점가의 한 이자까야에서 닭다리 구이와 맥주를 마시며 첫날밤을 보냈다. 다카마쓰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닭다리 구이인데, 어미 닭다리 구이와 새끼 닭다리 구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살이 연하고 야들야들하면서도 독특한 후추맛이 나는 영계 닭다리 구이와 기린 생맥주를 마시니 일본 여행이 달착지근하게 감겨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이시즈치 열차 앞 기차 안내원 2 현재 일본에 12개밖에 현존하지 않는 에도시대 이전에 건축된 천수의 마쓰야마 성 3 이마바리역 내에 위치한 자이언트 스토어 4 에히메현의 도고온천역 앞에 있는 봇짱 가라쿠리 시계. 매 정시마다 시계탑이 열리고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5 정겨운 마을과 숲속 오솔길을 달리던 한 량짜리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칙칙폭폭 둘째 날 봇짱열차 타고 과거로 다카마쓰 ▶▶▶ 마쓰야마 도고온천 다카마쓰에서 마쓰야마로 가는 특급열차 ‘이시즈치’는 시코쿠섬 북서부의 세토내해를 굽이굽이 돌아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와 경사면을 따라 자리한 마을의 경치를 기차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코스다. 구루시마 해협 근처에 있는 아마바리역에 잠시 내려 구루시마 해협의 대교와 시마나미 바닷길도 헤아려 본다. 시마나미 해도는 이마바리와 히로시마현을 9개의 다리로 잇고 있는 해도로, 약 70km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사이클링 명소로도 손꼽힌다. ‘사이클링의 성지’답게 이마바리역 옆에는 유명한 스포츠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자이언트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8곳의 자이언트 스토어 중 최초로 렌탈 사이클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곳에는 전문장비와 샤워룸까지 갖추어져 있어 사이클링 루트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사람들은 이곳에서 크로스 바이크와 헬멧을 대여해 ‘선라이즈 이토야마’로 먼저 간다. 60번째 사이클링 터미널인 이곳에 구루시마 해협 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에히메현의 최대 도시인 마쓰야마에서는 도고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1894년에 건축된 도고온천의 본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 ‘아부라야’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도련님)>에도 등장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유카타를 입고 수건을 든 사람들이 온천 앞 거리를 활보한다. 그 풍경이 시계를 되돌려 19세기로 돌아간 듯 낯설고 옛스럽다. 마침 봇짱 가라쿠리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왔고,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 나는 마쓰야마에서 봇짱열차를 타고 과거로 가고 있었다. 칙칙폭폭 셋째 날 호빵맨, 피규어와 함께 고치 ◀◀◀ 마쓰야마 아침 일찍 마쓰야마에서 우와지마로 가는 특급열차 ‘우와카이’에 올랐다. 특급열차들은 속도가 빠르고 편안했지만 셋째 날까지 타고 온 열차들이 비슷비슷해서인지 기차 여행에 대한 감흥도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에 탄 호빵맨 오렌지 열차가 동심 어린 볼거리를 던져 준다. 호빵맨 열차는 이 만화를 그린 야나세 다카시 작가가 고치현 출신이라 시코쿠에서 운행하는 열차노선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다행히 호빵맨 열차 뒤에 탄 카이요도 하비트레인부터 풍경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푹푹 찌던 날씨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를 뿌렸다.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일본 피규어 제조회사인 ‘카이요도’사의 피규어들을 차량 안팎에 디자인한 기차인데, 달랑 한 량짜리 열차라는 점이 특이했다. 한 량짜리 기차에 기관사는 세 명이다. 앞에 두 명, 뒤에 한 명이 앉아 운전을 한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철로가 미끄러워 열차는 경사면을 오르지 못했다. 기관사들이 내려 철로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다시 조심스럽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기차를 몰았다. 그 숲 속에서 예고 없이 15분 정도가 흘렀다. 멀리서 나란히 달리던 논과 평야는 어느새 사라지고, 고치현의 산속 작은 마을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작은 마을과 간이역을 촘촘히 지나면서 비를 맞은 풍경은 더욱 싱그러운 녹색으로 진해졌다. 깊은 산속에서 흘러나와 도사만으로 흘러가는 시만토강이 모습을 드러냈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휴게소에서 이 지방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소박한 점심도 먹었다. 도카와역에서 일행은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이번엔 두 량짜리 열차다. 뒤에 달린 칸은 그나마 창문도 없다. 사방이 다 뚫린 기차는 터널과 숲속 길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달렸다. 비가 들이쳤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앞 칸으로 피하지 않았다. 시만토강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이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도롯코 열차가 우쓰이가와역에 섰고 그곳에서 일행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갓파관을 둘러보았다. 카이요도 하비관은 2009년에 폐교가 된 우쓰이가와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으로, 카이요도사의 역사와 피규어 콜렉션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세계적인 프라모델들과 최신 피규어, 공룡, 미소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부터 생소했던 갓파관은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전래되어 오는 상상의 동물 ‘갓파’를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시코쿠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갓파는 머리에는 접시, 손과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달렸고 입이 튀어나온 요괴인데, 인간의 나쁜 액을 막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시코쿠의 내륙에는 깊은 산과 계곡이 많아서인지 산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요괴도 많다. 요괴 인형은 식당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가 하면, 사물함에도 붙어 있다. 마음 한켠에는 요괴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요괴들을 정겨운 이웃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았다. 1 폐교가 된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 카이요도 하비관 2 개구리와 원숭이를 합쳐 놓은 듯한 상상의 동물 갓파를 다양한 조각과 캐릭터로 전시해둔 갓파관 3 기차 안 한켠에 공룡과 다양한 캐릭터의 피규어들을 전시해둔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4, 6 열차의 외관과 내부가 호빵맨과 그 친구들로 그려진 호빵맨 열차 5 지난해 7월 카이요도 하비관의 개장과 함께 1년간 운행하기로 했던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1년 더 연장 운행 중에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칙칙폭폭 넷째 날 비경을 가르는 도산선 루트 코토히라 ◀◀◀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 고치 시만토강을 굽어보고 고치를 거쳐 오보케 협곡을 지나는 JR 요도선과 도산선 루트는 이번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다. 고치의 자연 비경과 순박한 사람들을 고스란히 만나는 길이라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오보케역에 내리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역장 모자를 쓰고 앞니가 두 개뿐인 남자 형상의 나무 조각상이 서 있다. “오보케역은 무인 간이역입니다. 도착하신 분들이 이곳에 아무도 없어 쓸쓸할까 봐 마을 사람들이 개암나무로 역장 할아버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 위에 보시면 위임장도 보이시죠? 고나키 할아버지는 작년 7월부터 이 역으로 출근을 하고 계신데요, 아직 한번도 안 나온 날이 없으시답니다.” 마을 관계자의 말을 듣고 보니, 고나키 역장의 표정이 마치 ‘어서 오십시오’하고 말하는 듯했다. 역 안에는 역무원 모자를 쓴 개의 사진도 걸려 있었는데, ‘고오타로’라 불리는 이 개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곳에 출근해 고나키 역장 할아버지의 일을 돕는다고 했다. 이 정겨운 스토리에 나는 오보케 마을을 보기도 전에 마음을 빼앗겼다. 무인역 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쓸쓸함을 이 마을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보케역에서 보이는 빨간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 지역은 오보케와 이야 마을로 나뉘는데, 우리가 들어선 곳은 이야 마을쪽이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보께마트에서는 주인 유키코 아주머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맞는다. 이 마트에서는 이야 마을에서 만드는 식료품들을 살 수 있는데, 겉이 매우 딱딱한 이와 두부와 이 마을에서 만든 녹차 등을 쉴 새 없이 권하신다. 훈훈한 이야기만큼 후한 인심과 정이 뚝뚝 묻어나는 마을이다. 일본에서 3대 비경으로 꼽히는 이야 계곡은 츠르기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강의 물줄기가 시코쿠 산지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20km에 걸쳐 이어진다. 우리는 2억년 전의 지층인 함력편암이 바위와 절벽을 이룬 오보케 협곡 아래의 강줄기를 따라 30분 동안 뱃놀이를 즐겼고, 덩굴나무를 엮어 만든 흔들다리 ‘카즈라바시’도 건넜다. 10여 미터 아래의 계곡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이 45m의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은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영원히 건너지 못할 다리처럼 여겨졌으나, 거의 울다시피 하며 겨우 건넜다. 어쨌든 짜릿한 스릴을 느끼기에는 최고다. 신선한 가다랑어를 통째로 꼬치에 끼워 구운 것을 사람들이 핫도그처럼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도 신기했다. 오보케의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다. 오보케 협곡에서 뱃놀이와 다리 건너기로 기력을 소진한 채 난푸 20호를 타고 고토히라에 도착했다. 온천 호텔에 머물며 낮의 피로를 풀고 싶었으나, 온천욕은 밤으로 미루고 고토히라구에 먼저 올랐다. 일본에서 2대 신사로 꼽히는 이곳은 ‘곤피라산’이라 불리는 수호신을 참배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참배길은 사람이 못 오면 개의 목에 돈을 달아 대신 보낼 정도로 유명했고, 일생에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785단의 긴 돌계단을 오르면 고혼구에 이르며, 여기서 583단의 계단을 더 오르면 최종 목적지인 오쿠샤에 다다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부적을 사고 소원을 빈다. 탁 트인 사누키 평원과 평원 위에 우뚝 솟은 사누키 후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소원이 사누키 평원을 지나 후지산에도 닿기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1 무인역인 오보케역에서 고나키 역장을 도와 일요일마다 역으로 출근을 하는 고오타로 강아지 2 덩굴나무만을 엮어 만든 카즈라바시 다리 3 오보케 협곡 유람선 표를 파는 지역 휴게소 내의 음식점 한켠에는 고치현에 사는 요괴 인형이 놓여 있다 4 고토히라구의 고혼구 부근에 세워져 있는 석등 5 오보케역에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개암나무로 만든 고나키 역장 6 고토히라역에서 내리면 유난히 낡은 상점과 집들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운치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1 이야 계곡 주변에는 카케나가시 원천의 노천탕을 갖춘 온천도 여러 곳 있다 2 100여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야마을의 오보케역에 놀러나오신 동네 할머니 3 이야마을로 시집 와 51년째 살고 있는 보께마트의 유키코 아주머니. 마을에서 직접 딴 고추 바구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4 고토히라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길거리의 작은 사물함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50일 뒤면 대통령 뽑는데 아직도 단일화·쇄신 공방

    18대 대통령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29일 현재 시점에서 다자 구도의 혼조세가 고착되는 가운데 야권 후보 단일화와 ‘정치 쇄신’이 12·19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이 보수 연합을 통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면서 정치 쇄신으로 맞불을 지피며 중도·무당파 표심 경쟁을 격화시키는 양상이다. 여야 후보 모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형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 채 야권발 정치 쇄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대선 D-50 시점에서 최대 향배는 단일화를 통한 1대1 구도 형성이다. 장외 주자였던 안철수 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9월 19일) 후 40일 동안 일진일퇴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 신경전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범재야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이전 단일화를 주문하며 두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문 후보는 29일 페이스북에 “집권 후의 여소야대 국면을 극복하려면 후보 단일화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세력 통합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개혁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하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제 자신과 민주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전날 ‘광주선언’을 통해 밝힌 호남 기득권 포기 발언에서 한발 더 나가면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비한 정치 쇄신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 후보도 연일 정치 쇄신을 앞세워 지지세 공고화에 총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본선 경쟁력을 앞세우며 ‘자신 쪽으로의 이기는 단일화’를 모색하는 만큼 두 진영의 단일화 협상은 11월 중순에 분수령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정치 쇄신 카드로 야권 단일화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안 후보의 정치 쇄신안을 싸잡아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안 후보의 국회의원 정원 감축 제시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문 후보의 책임총리제 방안에 대해서는 “권력 야합”으로 깎아내렸다. 그는 “무소속 후보의 정치 개혁 구호가 선동적이라도 동조하는 유권자가 있는 한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로 변화 욕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박근혜표 정치쇄신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文 “민주당 호남 기득권 모두 내려놓겠다”

    文 “민주당 호남 기득권 모두 내려놓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8일 ‘호남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광주선언’을 했다.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위기 상황을 정공법으로 헤쳐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새로운 민주당을 위한 문재인 구상’을 통해 단일화 경쟁에서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효과 극대화를 위해 발표 장소도 5·18 광주민주화항쟁의 심장부였던 금남로를 택했다. 문 후보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고, 민주당의 기득권이 가장 강고하게 유지되는 곳”이라면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 기득권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정치 공천을 국회의원이 좌지우지하다 보니 ‘리모컨 자치’라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호남에서 국회의원 공천권뿐 아니라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권까지 돌려드리는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기득권 내려놓기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인재 영입을 위해 문호를 개방할 것도 약속했다. 문 후보가 당의 기득권 타파를 앞세운 것은 ‘호남 내 여당’ 노릇을 하며 기득권 세력으로 치부되는 민주당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를 갖는다. 강도 높은 처방 없이는 안 후보에게 쏠리는 호남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절박감이 묻어 있다. 그러나 문 후보의 구애 전략이 자칫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기득권 안주 세력으로 오인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호남의 한 의원은 “지역주의는 3김정치, 또는 3김이 물러났지만 영향력을 미칠 때까지 작용했으며, 2012년 한국 정치는 지역주의가 좌지우지하지 않는다.”면서 “광주선언은 노무현의 관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평가절하했다. 문 후보는 또 의원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 등을 내세운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을 정당 무력화 또는 정치 축소로 규정하며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정당을 기반으로 한 정치개혁을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막아 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안 후보의 ‘대통령 임명직 10분의1 축소 방안’에 대해서도 “인사권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관료와 상층 엘리트의 기득권만을 강화시켜 기득권 재생산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형식과 시기에 대해 “단일화를 압박하면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국민적 기반이 성숙되면 단일화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론’을 부각시키며 여성 표심을 겨냥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근엄한 정치인’이란 기존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무기로 한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을 내세워 정책쇄신뿐 아니라 이미지 변신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28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축사에서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부드러움과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부패와 권력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과 동행할 수 있는 여성 대통령 시대로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자.”면서 “영국의 대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여성 지도자의 섬세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 여성을 정부 요직에 중용하겠다.”며 보육정책 등 여성정책을 국가 정책의 핵심으로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당의 위기를 두 번이나 극복한 자신의 정치 역정을 상기시키며 “지금이야말로 어머니 같은 희생과 강한 여성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도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시대 선포식’에서도 “여성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큰 정치쇄신”이라고 언급했다. 역대 남성 대통령이 권력 다툼이나 부패 사건에 휘말려 국민이 바라는 희망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성 대통령이라면 교육·보육·학교폭력·전세난·청년실업 등을 보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보육정책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성’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여성 후보’란 화두는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있고 특히 새누리당 표밭인 영남권에서 보수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에서 기피해 왔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 대비할 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 후보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중앙선대위 인사들이 최근 부쩍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각종 간담회에서 ‘박 후보의 별명은 그레이스 박’이라는 등 여성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박 후보의 보육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강남 코엑스의 영화관에서 팝콘 판매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등 20·30세대 표심잡기에도 힘을 쏟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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