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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조촐한 생일’… 참모진과 칼국수 오찬

    朴대통령 ‘조촐한 생일’… 참모진과 칼국수 오찬

    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65번째 생일을 맞아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과 ‘칼국수 오찬’을 함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부 지지층은 축하 꽃다발을 보냈지만 특검 수사와 헌재 출석 등을 앞두고 박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우울한 생일상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 2시간가량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한 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수를 생일에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는 전통이 있는데 조촐하게 칼국수를 먹었다”면서 “한 실장이 포도주스로 박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는 건배사 겸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직무정지 이후 박 대통령이 참모진과 식사를 한 것은 지난달 1일 ‘떡국 조찬’ 이후 처음이다. 오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특검 및 헌재 출석, 대선 국면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이날 방한한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간 면담 등에 관심을 표하며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환율 조작 문제, 공무원 연금 개혁, 자유학기제,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장소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보낸 꽃다발과 중국 내 박 대통령 팬클럽인 ‘근혜연맹’에서 보낸 엽서와 달력, 티셔츠 등이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축하 서한을 보냈으나 올해는 그 역시 없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조정실장을 통해 한 실장에게 대신 안부를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 달 새 지지율 껑충…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 실현”

    한 달 새 지지율 껑충…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 실현”

    “집권하면 여당과도 대연정 가능” ‘1.7%(2016년 12월 27~29일)→11.1%(2017년 2월 1일).’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에이스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7%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리얼미터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11.1%로 여야 통틀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두 기관의 조사 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 지사는 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저 안희정”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의 자신감은 그의 최대 약점인 ‘인지도’가 높아진 데서 비롯됐다. 안 지사는 최근 개그맨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해 정치인 같지 않은 소탈한 모습으로 젊은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진보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의논한 합의에 대해 존중하겠다”고 밝혀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원래 지지층은 안정감을 추구하는 40~50대였는데 20~30대 사이에서 안희정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게 긍정적”이라면서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충청 표까지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탄력받은 안 지사는 이날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낡은 여야와 진보, 보수를 나누는 이분법적 리더십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다른 후보(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는 일자리, 4차산업, 재벌개혁 등에서 정부 주도형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또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 그 다수파와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한 헌법 실천 방안”이라며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할 것”이라고 ‘대연정’ 구상을 밝혔다. 안 지사는 CBS라디오에서 ‘새누리당도 연정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누구든 개혁과제에 합의한다면 구성할 수 있다. 국민 요구에 따르는 세력이라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 연합정권을 만들어야지 적폐 세력과 대연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반기문 떠났어도… 潘風은 분다, 내게로

    반기문 떠났어도… 潘風은 분다, 내게로

    새누리 ‘수혜자 황교안’ 띄우고 유승민 “黃, 朴정부 총리” 견제구 안철수 ‘문재인과 양강’ 차별화 안희정 ‘충청’ 발판에 전국 공략 이재명 ‘文과 대결’ 선명성 강조비문재인 진영의 후보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갈 길을 잃은 지지자들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구애작전에 들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유지돼 온 ‘문재인-반기문’ 양강 구도가 무너지면서 아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설 2인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10% 중반에 달하는 ‘반기문 표’를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라이징(Rising) 후보’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수혜자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꼽히면서 황 대행을 제외한 비문재인 진영 후보들은 2일 일제히 황 대행을 공격하고 나섰다. ‘평생 공안검사 출신이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분이라 새로운 보수의 철학, 개혁의지 등이 있는지 모르겠다(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대통령을) 아마추어에게 맡겨선 안 된다. 프로페셔널 정치인이 정답(남경필 경기지사)’ 등의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새누리당은 대선 전에 ‘대통령 직선 이원정부제’로 개헌하는 것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는 대통령이 외치, 국무총리가 내치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반 전 총장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기존 반 전 총장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황교안 띄우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바른정당은 이날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법적 정비를 하겠다고 나섰다. 반 전 총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를 불출마 사유 중 하나로 꼽은 만큼 이 또한 반 전 총장 지지자에 대한 구애로 인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계속해서 ‘안철수 대 문재인 양자 구도’를 밀고 나가면서 문 전 대표와의 차별화 전략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야야(野野) 구도’가 된다면 반 전 총장이 노렸던 중도·보수층이 문 전 대표보다는 안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주 초에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경남(PK) 지역을 방문하는 등 영남권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충청권 표심을 최대한 끌어들이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최근 온건·합리적 발언으로 보수층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보다는 확장성 면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사이다 발언’을 이어 가며 선명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한 움직임보다는 문 전 대표와의 대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유승민 “새누리당과 후보 단일화 하겠다” TK 표심 의식?

    유승민 “새누리당과 후보 단일화 하겠다” TK 표심 의식?

    바른정당의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2일 바른정당 후보로 선출되면 새누리당과의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은 그동안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라고 규정하고 새누리당과의 합당이나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온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역삼동에서 스타트업 기업 대표와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낮은 제 입장에서 과감한 도전에 대해 거리낌 없이 하겠다”며 “범보수 단일화 안에 새누리당의 후보들이 나오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새누리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적극 피력한 것은 새누리당 지지층을 향한 구애의 표현이자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낮은 대구·경북(TK)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는 “지금부터 대선 때까지 지지율이 요동칠 것”이라며 “특히 민주당 주자 사이 경쟁은 굳어가는 것 같은데 범보수 주자 지지율은 요동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출마생각이 있다면 당장 권한대행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던 유 의원은 “본인(황 권한대행)이 선택할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공정한 후보선출 방법을 합의하면 자동으로 선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오랜 친분 있는 황교안, 대선 출마 안 할 것”

    박지원 “오랜 친분 있는 황교안, 대선 출마 안 할 것”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일 “제가 볼 때 황 대행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 직후 “보수 세력이 대통령 후보에 대해 방황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으로 황 대행의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사태가 있음에도 반성도 책임지지도 않는 같은 정권의 연장은 없다”면서 “황 대행도 저와 개인적으로 오랜 교분이 있는 분인데 그런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 중도하차로 제3지대론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정치권 전망에 대해 “그 분(반 전 총장)이 생각하는 빅텐트와 우리가 생각하는 빅텐트는 처음부터 달랐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그 분이 귀국해서 보인 정치적 이념과 행보를 보고 우리는 (제3지대를 함께할지) 결정한다고 했었다”며 “그 분의 행보가 계속 우리하고 멀어졌기 때문에 만나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고 ‘우리는 함께할 수 없겠다’ 이렇게 선언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지지표의 향배에 대해 “반 전 총장 지지층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세력, 넓은 의미에서 보면 보수라 칭한다. 그러한 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총리에게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저는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3선 도전… 새 정부와 성북 상생 위해 달립니다

    [자치단체장 25시] 3선 도전… 새 정부와 성북 상생 위해 달립니다

    “지방정부와의 협치가 새 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3선에 성공해 정권 승리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재선인 김영배(50) 서울 성북구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구청장이다. 노 전 대통령을 계승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김 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았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차기 정부에 합류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김 구청장은 정권 교체 후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년으로 예정된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들이 대거 당선돼야 한다고 보고 3선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1일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강력히 추진한 지방자치정부 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서울시장 등 당시 자치단체장 90% 이상이 정권과 대항하던 정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사회서비스 확대, 일자리 창출, 국토 균형발전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이 일선에서 구체화되려면 중앙과 지방정부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3선 도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국회에 입성할 뜻도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 출신이지만 성북구 안암동에서 대학(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6학번)을 나오고, 신계륜 전 국회의원(성북을)의 보좌관으로 근무한 만큼 성북구는 그에게 제2의 고향이다. 다만 현재 성북 지역구의 국회의원은 민주당이 모두 차지하고 있어 그가 여의도 정치에 뜻이 있다면 출생지인 부산으로 내려가 출마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없진 않다. 그는 이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나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이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외교보좌관과 외교부 장관을 거쳐 국제사회 최고지도자가 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제대로 예를 갖추는 대신 얼굴을 바꿨다고 비판했다.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잘 이용하면서 지지층을 넓히는 데 성공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고 여의도나 정치인이 아닌 대중과 소통하는 식으로 입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콘텐츠가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오랜 정치권 생활로 단련될 수 있는 즉각적인 대응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서민과 소통할 수 있고 보통 사람의 상식이 통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대선 때는 특전사 출신임을 앞세워 강한 느낌만 줬는데, 요즘 웃는 얼굴로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자주 보여 주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점수를 줬다. 김 구청장의 3선 완주 의지가 정치 이슈와 연관된 것만은 아니다. 상생을 통해 주민 모두가 함께 행복하자는 의미인 동행(同幸)이란 성북의 표어를 구내 행정에 정착시킨다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동행은 원래 2015년 4월 관내 아파트인 동아에코빌에서 시행한 계약서의 이름이다. 최저임금 100%(시간당 5580원) 지급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관리비 부담이 늘면서 경비원 해고가 사회문제로 대두하던 시절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 주민들은 당시 용역 계약서에서 자신들과 경비원을 지칭하는 갑을(甲乙)이란 표현 대신 동행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입주민 주도로 전기료를 절감해 경비원 고용을 보장하는 식으로 이름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상생을 실천한 것이다. 김 구청장은 “동행 계약서 출현 이후 구청은 이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동행을 우리 구의 브랜드로 정하고 이를 확산시키고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는 동행 계약서가 처음 나온 그해 9월 관청 계약서를 동행으로 일제히 바꿨는데 지난해 말까지 구와 동·산하기관에서 254건의 동행 계약이 맺어졌다. 관내 25개 단지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도록 재정을 지원해 전기료를 절감시키는 식으로 해당 단지 경비원 337명의 고용 안정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관내 청년 창업 지원사업도 동행 정신을 승계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일부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현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많은 논란이 일었는데 구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보단 공간이라며 청년에 대한 공간 지원 개념을 도입했다. 김 구청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1년 7월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는 비즈니스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2014년부터는 청년 창업자에게 사무 및 주거 공간까지 동시에 제공하는 도전숙(宿) 사업을 펴고 있다.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라는 뜻이 있는 도전숙은 주거 비용이 싸고 함께 거주하는 다른 창업자들과 자연스러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협업하기도 쉬운 게 장점이다. 1월 기준 4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8호점까지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다. 동행 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한 생활임금제도 순항 중이다. 생활임금제는 2013년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뒤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성북구의 올해 생활임금 시급은 8048원으로 정부의 2017년 최저임금인 시급 6470원보다 24.3% 높은 수준이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가 2013년 국내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친아동 선도 지자체라는 점에서 올해도 친아동 정책으로 저출산 극복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당장 3월부터 관내 자유학기제에 돌입하는 중학교 1학년 4000명을 대상으로 인당 10만원 상당의 방과 후 문화카드를 전국 최초로 지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성북구가 만들어 온 돌봄 시스템 구축, 놀 권리와 놀 공간 확보,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등 친아동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란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방과 후 활동을 잘 이용하면 아동 친화라는 큰 줄기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정책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또 하나의 사업이 바로 ‘마을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2014년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화두로 제시한 마을 민주주의를 그동안 관이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민간과 행정이 협치를 통해 실천한다는 목표다. 주민협의체가 자체 모임, 자체 질서, 자체 계획을 가지고 공무원 조직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협치를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역량을 쌓아 온 성북구의 마을 민주주의와 생활 민주주의를 온라인으로 확장시키는 한편 주민 스스로 몰려들어 의견을 밝히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인터넷상 광장 공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마을 민주주의로 이어 가고, 시민들이 참여해 구정을 확정하는 직접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는 2017년 시민과의 협치를 통해 아동친화도시, 마을 민주주의, 동행 공동체의 성과를 일상화시켜 함께 행복한 동행 공동체를 더욱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반기문 대선 불출마] 박찬종·고건·潘… 제3후보 ‘대선 잔혹사’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전격 포기하면서 제3지대 후보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재연됐다. 대선 때마다 명망 있는 법조인·행정가·경제학자·기업가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다가 혹독한 검증과 거친 정치판 문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력에 오점만 남긴 채 중도 하차한 선례를 반 전 총장도 따른 것이다. 1997년 대선 당시 바람을 일으켰던 박찬종 전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고건 전 총리, 2007년 대선 당시 기대를 모았던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전례로 꼽힌다. 2006년 17대 대선을 1년 앞두고 여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았던 고 전 총리는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으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지만 본격적인 검증과 비방이 시작되자 출마를 포기했다. 멀리 보면 두 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김종필 전 총리도 제3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DJP연합으로 김대중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오월동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정운찬 전 총리도 제3후보로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다 결국 출마를 접었다. 제3후보들이 참신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 정치조직과 선을 그으면서 오히려 인재풀의 한계와 조직의 문제로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 전 총장의 경우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반 전 총장 귀국 후 거의 하루에 한 개씩 터져 나왔던 구설들은 경험 많은 기존 정당의 시스템이 뒷받침됐다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었다. 특히 진흙탕 싸움으로 평가되는 정치권의 검증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는 것도 거대 정당이라는 울타리가 더 유리하다. 여기에 정치권 밖에서 ‘고고하게’ 살아온 비정치인 출신 대선주자들은 ‘맷집’이 약하기에 더 버티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또 참신한 이미지로 급부상한 만큼 검증으로 작은 흠집만 나도 인기가 급락하는 메커니즘 역시 제3후보의 한계로 꼽힌다. 한편으로는 우리 정치판에서 진보도 보수도 아닌 제3지대 후보의 입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를 통해 확인됐다. 강력한 지지층은 선명한 노선을 추구하는 대선주자에게 형성되는 속성상 중도 후보는 늘 가변적인 지지율 위에서 불안한 위상을 유지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반기문 대선 불출마] 황교안 ‘TK·보수층’ 흡수 가능성… 안철수 반등 기회 잡아

    [반기문 대선 불출마] 황교안 ‘TK·보수층’ 흡수 가능성… 안철수 반등 기회 잡아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구도도 요동치게 됐다. 당장 15% 안팎의 반 전 총장 지지율 중 이념적으로 보수·중도, 지역적으로 충청과 대구·경북(TK)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잠재적 새누리당 후보로 간주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는 기회 요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선 꼭 반길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문 전 대표는 설 연휴를 계기로 반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블 스코어’로 벌렸다. 범여권 후보로 ‘안정적 약자’인 반 전 총장이 시간을 끌어 주는 상황이 나쁠 게 없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문 전 대표에게 제일 유리한 구도가 ‘문재인 대 반기문’ 구도였는데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보수·중도 후보로 안 전 대표가 유 의원과 경쟁해 단일 후보가 되면 가장 부담스러운 구도”라고 내다봤다. 물론 문 전 대표가 독주 태세를 굳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 후보들과의 격차가 워낙 큰 데다 범여권에서 반 전 총장의 빈자리를 메울 대안 후보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유력한 적장이던 반 전 총장이 자포자기하고 떨어졌다. 이제는 ‘문재인 대세론’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안 전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 전 총장 지지자 중 60%는 보수, 40%는 중도 성향이라고 봤을 때 안 전 대표가 중도층을 흡수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논리다. 국민의당 내부적으로는 ‘제3지대’니 ‘빅텐트’를 기웃거리던 호남 의원들의 원심력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도층에 대해 안철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고,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도 확실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지지율로 연결시키는 건 안 전 대표의 몫”이라고 말했다. 반 전 대표의 지지층 중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황 권한대행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짙다. 새누리당에서 황 권한대행 차출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결국 ‘링’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세가 가장 뚜렷했던 TK를 정치 기반으로 한 유 의원도 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황 권한대행이 끝내 출전하지 않는다면 좀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반 전 총장의 입당을 기대했던 바른정당으로선 ‘경선 흥행 지렛대’를 놓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반 전 총장의 표는 유 의원, 남경필 지사나 일찌감치 반 전 총장을 ‘정권 연장 세력’으로 규정한 안 전 대표보다는 황 권한대행에게 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함께 충청을 기반으로 둔 안 지사가 반사이익을 챙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야권 지지자들로선 정권 교체의 최대 위험 요인이 사라진 상황에서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측면도 있다. 민주당의 비주류 중진은 “충청표가 결집하고, 비문(비문재인) 유권자들이 쏠리면 안 지사는 더 약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MB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문 전 대표 25.4%, 안 지사 11.2%, 황 권한대행 10.5%, 이재명 성남시장 9.6%, 안 전 대표 9.0%, 유 의원 4.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 이날 JTBC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는 문 전 대표 26.1%, 황 권한대행 12.1%, 안 지사 11.1%, 이 시장 9.9%, 안 전 대표 9.3%, 유 의원 4.3% 등의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co.kr
  • ‘정치인 반기문’ 20일 만에 마침표… 대선 지각변동

    ‘정치인 반기문’ 20일 만에 마침표… 대선 지각변동

    연대 구심점 잃은 범여권 당혹… 민주 “존중” 국민의당 “애석”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달 12일 귀국 이후 20일 만이다.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반기문 대망론’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대선 구도 역시 빠르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해 정치 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면서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로 정치 교체 명분이 실종되고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면서 “10년에 걸친 사무총장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지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표면적으로는 정치권의 이전투구, 이면에는 지지율 하락이 불출마를 선택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승부수였던 ‘제3지대 연대론’이나 ‘대선 전 개헌’ 등이 각 진영의 셈법에 막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반 전 총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불출마 결정 시점에 대해 “오전에 마음을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반 전 총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불과 1시간여 전에 갑자기 잡혔고, 핵심 측근들조차 기자회견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의 중도 낙마를 계기로 연대와 통합의 구심점을 잃은 범여권으로서는 대선 전략 자체에 대한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 대선 주자들 입장에서는 길을 잃은 ‘반기문 지지층’ 끌어안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의외이지만 존중한다”, 새누리당은 “매우 유감스럽다”, 국민의당은 “존중하며 애석하게 생각한다”, 바른정당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각각 내놨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큰 어른으로서 국가를 위한 역할을 기대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존중한다”고 각각 평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지지율 변동…황교안 12.1%로 ‘2위 점프’

    반기문 대선 불출마, 지지율 변동…황교안 12.1%로 ‘2위 점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JTBC는 리얼미터에 의뢰해 ‘반 전 총장이 빠진 상태에서 나머지 대선주자들 중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등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2월 1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조사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1%의 지지율로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위로 올라섰다. 문 전 대표와 지지율 격차는 있지만 1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안철수 전 대표 등이었지만 이들 주자는 모두 오차범위 이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같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 신문의 의뢰로 지난달 23일에서 24일 사이에 실시했던 같은 규모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반 전 총장이 15.4%로 전체 2위였다. 그에 앞서는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2.8%를 기록했었다. 이어 안철수 전 대표와 황교안 대행이 7%대에서 붙어 있고, 그 아래 안희정 충남지사가 6%대였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7.4%에서 12.1%로 4.7%P나 뛴 것이다. 여권의 지지층이 새로운 주자를 찾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번 조사와 비교하면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6%P 떨어졌다. 이는 안희정 지사의 출마 선언 효과로 보인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5%P 남짓 올랐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공룡 영화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거의 예외 없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수각류 공룡이다. 비록 백악기 말에 잠시 등장한 공룡이지만, 어떤 시대 배경의 공룡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는 인기 스타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백악기를 비롯한 중생대의 생태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훨씬 복잡했다. 그리고 현재와 마찬가지로 고립된 대륙이나 섬에서는 독자적인 먹이 사슬이 진화했다. 지금으로부터 7000만 년 전 현재 루마니아의 하체그 지방은 독립된 섬이었다. 고생물학자들은 이 지역의 지층에서 거대한 익룡의 화석을 발견해 이를 하체고프테릭스(Hatzegopteryx)로 명명했다. 이 익룡은 대형 익룡 그룹인 아즈다르키드(Azhdarchid)에 속하는 것으로 날개 너비가 10m에 달하는 거대 날짐승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익룡과는 달리 하체고프테릭스의 화석은 이 지역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고생물학자 팀은 하체고프테릭스의 목뼈 화석을 발견해 이 익룡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하체고프테릭스는 다른 아즈다르키드와 달리 목이 짧고 두꺼웠다. (복원도 참조)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이 익룡이 당시 섬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섬 같이 좁고 고립된 환경에서는 기존의 최상위 포식자는 살아남기 어렵다. 어느 정도 개체 수가 유지돼야 안정적으로 번식을 통해 후손을 남길 수 있는데 상위 포식자일수록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대형 육식 동물이 사라지고 대형 초식 동물 역시 먹을 것이 부족하고 대형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 맞춰 크기가 줄어든다. 이렇게 생태학적 틈새가 생기면 의외의 동물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하체고프테릭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대형 익룡은 가늘고 긴 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실 공룡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큰 먹이를 한 번에 삼키기 어려우며 상대적으로 작은 물고기처럼 삼키기 쉬운 먹이를 주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짧고 두꺼운 목은 제법 큰 먹이도 한 번에 삼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작아진 초식 공룡을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섬에서 당시 하체고프테릭스를 위협할 대형 육식 공룡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차지한 하체고프테릭스는 식단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존재는 당시 다양했던 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유명한 공룡 몇 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공룡 영화와는 달리 오늘날처럼 생물학적 다양성이 넘치던 시대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8인 체제 헌재, 신속·공정성 잃지 말아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어제 퇴임했다. 박 소장은 퇴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두 달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월 13일 이전의 조속한 탄핵 결정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제 헌재의 탄핵 심판은 재판관 9명이 아닌 8명 체제로 진행된다. 공석인 소장 자리는 선임인 이정미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탄핵 심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심판 결정이 늦어지고 빨라지는 것이 누구에게 유불리한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오직 공정하고도 엄격한 탄핵 심리를 위한 것이다. 지금 헌재는 소장의 공석으로 인한 8명 체제로 이마저도 다음달 13일 이정미 재판관이 물러나면 7명 체제가 된다. 이들 중 뜻밖의 사고로 추가 공석이 생긴다면 헌재는 모든 심리가 중단되는 헌법적 유고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재판관이 7명 이상일 때만 심리가 가능하고, 대통령 탄핵 심판은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판관 1명의 공석이 주는 의미는 심판절차상 차질을 빚는다는 점 외에도 사건 심리와 판단에 영향을 주면서 심판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가능한 한 8명 체제에서 결론이 나는 것이 마땅한 이유다. 더구나 비상시국이 길어질수록 나라 꼴은 더 험하게 돌아갈 게 뻔하다. 지금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 집회 간의 반목과 갈등 심화로 잇단 자살과 분신 등으로 나라가 분열되고 있다. 나라 안팎의 경제·안보의 위기까지 생각한다면 온 나라와 국민이 언제까지 탄핵 정국에 발목 잡혀 있어야 하는가. 상황이 이런데도 박 대통령은 ‘헌재 흔들기’ 행보로 국민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지금 탄핵 심판이 몇 달 뒤로 한참 늦어지고 혹여 탄핵이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은 이미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권위를 상실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결론이 어떻게 나든 대통령이라면 하루라도 비정상적인 시국을 종식시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헌재의 심판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도리다. 대통령이 보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음모론’ 같은 황당한 주장을 펴며 동정 여론 조성과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것은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정공법 변론이 아닌 ‘중대결심’을 운운하며 탄핵 결정을 지연시키려는 ‘꼼수’ 전략을 접어야 한다. 헌재 역시 신속함은 물론이고 어떤 시빗거리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엄격하고도 공정한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
  • [사설] 박 대통령, 헌재·특검에 출석해 소명해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가속을 붙이는 기미가 역력하다. 다음주 임기가 끝나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은 선고 시한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런 언급의 적절성을 따지는 논란이 있지만, 그와 별개로 최대한 신속하게 심판을 진행하겠다는 내부의 기류는 분명히 읽힌다. 몇 달째 이어진 국정 공백 상황에서 어느 쪽에서든 심판 지연 시도를 한다면 이유 불문하고 용납받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박 대통령의 그제 인터넷 인터뷰는 그런 점에서 국민 동의를 이끌기가 어렵다. 지난 1일 깜짝 기자간담회를 했을 때도 직무 정지된 대통령이 장외 여론전을 펼친다는 비판이 높았다. 그런 비판을 의식해 선택한 매체가 보수 논객의 개인 인터넷 팟캐스트였겠으나, 그 의도가 빤히 노출돼 또 지탄이 쏟아지는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의 몸부림이 초라하다 못해 딱하다”는 빈축마저 사고 있다. 같은 날 특검에 붙잡혀 나간 비선 실세 최순실씨도 자신이 민주 투사인 양 강압수사를 받았다고 고함치며 난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어제는 또 최씨의 변호인까지 나서 특검이 불법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특검의 출석 요구에 무려 여섯 차례나 불응하며 버텼다. 그런 이가 언제 그런 강압수사를 받았다는 것인지, 적반하장에 많은 사람이 실소를 터뜨린다. 박 대통령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탄핵 음모론을 제기했다. 세간의 의혹을 “어마어마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일부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탄핵의 핵심 쟁점은 쏙 뺀 채 탄핵 근거가 취약하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 이해를 구하고 싶었다면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재벌 총수 독대 등 탄핵의 몸통 사안을 언급이라도 했어야 한다. 이러니 그 해명들이 일부 지지층을 향한 궤변일 뿐이라는 혹평을 듣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혹을 떼려다 자꾸 더 붙이는 자충수를 그만둬야 한다. 헌재 심판에 뒤늦게서야 39명의 무더기 증인을 신청한 것도 얼마나 옹색해 보이는지 모른다. 나라의 혼돈은 염두에도 없이 오로지 탄핵시계만 늦추려는 이기심을 그만 들키기를 바란다. 명분과 법적 근거가 명확한 자리를 통해 항변하고 충분히 소명하면 된다. 그래야 여론도 귀를 열어 주려는 자세를 잡는다. 헌재와 특검에 나가 품위 있게 잘잘못을 가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야 훗날 후회라도 없지 않겠는가.
  • “설 밥상 민심 내 품에”… ‘조기 대선’ 기선 잡기

    “설 밥상 민심 내 품에”… ‘조기 대선’ 기선 잡기

    경선 메시지·정책 공약 다듬고 지역구서 귀성 인사·떡국 나눔 소녀상 찾고 대학생과 영화관람4월 말·5월 초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이번 설 연휴는 과거 대선 주자들이 민심잡기에 사활을 걸었던 ‘대선 전 추석’ 만큼이나 의미가 크다. 연휴 전 출사표를 잇따라 던지는 것도 어떻게든 설 밥상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의중에서다. 설 이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가 계속될지, 아니면 다른 주자들이 추격에 불을 붙일지 주목된다. 문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10% 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대세론’을 타는 분위기다. 따라서 돌발악재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페이스 유지가 중요하다. 우선 목표는 당내 1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대세론을 확장시켜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이다. 연휴 동안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무르며 경선 메시지 준비와 정책 공약 다듬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토론회 형식의 공약 발표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후 2주 동안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제3지대’ 세력화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동력이 실리지 않는 상태다. 설 연휴 동안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여유도 없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 인사들과의 비공개 접촉을 이어 가며 대권 로드맵을 완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설 직후 지지율 상승을 이끌기 위해 정책 공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촛불 국면에서 ‘빅2’(문재인·반기문)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고심 중이다. 그가 믿는 구석은 ‘손가락혁명군’으로 상징되는 열혈지지층이다. 설 당일인 28일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 현장 등을 찾는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드러나는 현장이면서 차기 정부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려는 의도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호남 지지율 회복이 고민이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을 끌어들인 뒤 경선 승리로 반전 모멘텀을 만드는 게 과제다. 다음 단계는 반 전 총장에게 쏠린 중도·보수층 지지를 흡수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연휴를 지지율 회복의 기로로 보고 떡국나눔 행사 등 민생 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28일 ‘안철수 부부의 설날 민심 따라잡기’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두 자릿수에만 오르면 당내 비문(비문재인) 성향 지지까지 끌어들여 경선에서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전히 과제는 전국적 인지도다. 최근 개그맨 양세형이 진행하는 모바일콘텐츠 ‘숏터뷰’ 출연 외에도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 출연을 적극 검토 중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구·경북(TK) 민심을 잡아야 대선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설 연휴 동안 대구 민심 공략에 진력할 방침이다. 27일 동대구역에서 귀성 인사를 한다. 경찰이나 고속도로 요금소 근로자 등 연휴 동안 쉬지 못하고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일터를 찾는 일정도 고려하고 있다. 손 의장은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행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연휴 기간 반 전 총장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각각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민생 행보도 이어 간다. 29일 영국 복지정책의 그림자를 꼬집는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대학생들과 같이 관람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우상호 “단일화든 통합이든 野구도 정리해야…연정구상도 필요”

    우상호 “단일화든 통합이든 野구도 정리해야…연정구상도 필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6일 “공동경선이든 후보단일화든 야권 통합이든 야권 후보들이 구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관해 얘기할 때가 됐다”며 “야권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에야말로 야권 분열로 인한 정권교체 실패는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을 통한 야권 단일후보의 옹립이 정권교체를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안된다면 어쩔 수 없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구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지지율은 거의 최대치로 올라왔다. 최근 당 지지율이 40%가 된 점에서 수권정당을 만들겠다는 저의 목표가 상당히 달성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당이 1명 나오고 야당이 2명 나왔을 때 분열구도를 완벽히 극복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민심의 경우에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같이 해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가 설 연휴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다시 ‘통합론’을 띄운 것은 조기대선에 영향을 끼칠 ‘설 밥상’ 민심을 의식해 야권 지지층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포석이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반풍(潘風)’이나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 등이 부상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정권교체 의지를 부각하면서 이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제3지대론에 대해 “제3지대는 허망한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제3지대가 커지려면 무당층이 30%는 돼야 한다”며 “탄핵 국면부터 여야가 세게 붙으면서 제3지대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분들은 반 전 총장이나 김종인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만나면 크게 뭔가가 이뤄질 거라고 하지만, 위협적이지 않다”며 “지지율 5%씩 가진 사람 넷이 모여 20%가 되면 크지만, 그게 아니다”라고 했다.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끝났다고 본다.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을 선택하고 바른정당을 끌어모아 주면 국민의당 중심 제3지대가 되겠지만, 이는 무산된 것 같다”며 “하락세를 세력전으로 돌파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성공한 사람이 없다. 신선함을 잃는 순간 생명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이 인터넷 팟캐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음모집단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던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극우보수의 궐기를 선동한 것”이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헌법을 유린한 자들이 반성은커녕 총반격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의 고함, 박근혜의 인터뷰…설 연휴 앞둔 여론전?

    최순실의 고함, 박근혜의 인터뷰…설 연휴 앞둔 여론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5일 각자의 위치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양상을 보였다. 최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특검팀 사무실로 끌려오면서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는 말로 고함을 쳤고, 박 대통령은 최근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보수언론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층을 겨냥해 본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지난 21일 입장 자료를 통해 “특검에서 말하는 소위 ‘블랙리스트’ 작성을 박 대통령이 어느 누구에게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면서 중앙일보 취재기자와 기사에 인용된 특검 관계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실행으로 옮겨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중앙일보와 해당 기사의 취재기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심판 심리에 참여하고 있는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한 황성욱 변호사가 이번 소송 대리를 맡았다. 그리고 이날 오후 6시 반쯤 정치권 일각에서 “박 대통령이 오후 7시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아니었고, 극보수 언로인으로 꼽히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인터넷 방송 ‘정규재TV’ 단독 인터뷰였다. 방송은 이날 밤 9시쯤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고 박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거짓말로 쌓아올린 큰 산”이라면서 “누군가가 미리 기획한 것 같다”고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혐의와 의혹 모두를 강하게 부인했다.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돌발행동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강제 구인된 최씨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여기는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이어 최씨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내일(오는 26일) 오전 11시에 특검 강압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특검팀의 수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의도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변호인단 총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박 소장은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사건 9차 변론이 열린 이날 “늦어도 3월 13일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정미 재판관까지 오는 3월 13일에 임기가 만료되면 탄핵심판 심리는 남은 재판관 7명이서 진행하게 된다. 만일 재판관 7명 중 한 명의 재판관이라도 임기 중에 사퇴하면 탄핵심판 심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 발언을 문제삼았다.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국회 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이 언론에 나와 오는 3월 9일 전에 선고된다는 취지로 말한 바가 있다”면서 “만일 피청구인 측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하면 대리인으로서 심판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 결정을 해야한다”고 탄핵심판의 공정성 시비를 걸었다. 여기서의 중대 결정은 대리인단 총사퇴를 의미한다. 대리인단이 총사퇴하면 대통령 측은 새로운 대리인단을 구성하고, 그럴 경우 새 대리인단이 기록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헌재의 탄핵심판 심리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박 대통령 본인과 최순실씨,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모두 설 연휴를 앞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주 지진 양산단층 주변에 소규모 단층 다수 존재”

    “경주 지진 양산단층 주변에 소규모 단층 다수 존재”

    지난해 9월 12일 한반도 계기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로 발생한 경주 지진은 양산단층대 지류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진의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들을 추가로 발견하기도 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4일 포항 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에서 경주 지진 관련 중간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원 측은 경주 지진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4개월 동안 진원지 주변 지진관측과 지진분석, 진앙 주변 지표단층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진원은 지구 내부에서 지진이 최초로 발생한 지점을 말하며 진앙은 진원에서 수직으로 선을 그었을 때 지표면과 만나는 지점이다. 이번 분석에서 경주 지진은 양산단층에서 갈라져 나온 지류단층과 새로 발견한 무명(無名)단층 사이 지하 11~16㎞ 부근에서 주향이동 단층활동으로 발생했다. 주향이동 단층은 지층 두 개가 양방향으로 수평 이동해 만들어진 단층을 말한다. 24일 현재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여진은 573회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선창국 지질연 국토지질연구본부 본부장은 “경주 지진을 유발한 단층은 본진이 발생한 지난해 9월 12일에 응력 에너지 대부분을 방출했고 이후 여진 발생과 함께 점차 안정화하는 상황”이라며 “여진은 분명히 줄어들고 있으며 규모 4.0을 넘는 여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지진 진앙 부근의 단층을 확인하기 위해 다이너마이트 폭발처럼 인공적으로 지진파를 발생시켜 지질구조를 분석하는 탄성파 탐사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양산단층 옆에서 무명단층과 다수의 소규모 단층들을 찾아냈다. 지질학계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무명단층과 소규모 단층들이 양산단층과 모량단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향후 지진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선 본부장은 “한반도 동남권 지역에서는 제4기 단층의 존재가 다수 확인됐기 때문에 이들 단층운동에 따른 새로운 지진 발생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지속적인 지진 및 단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주 여진 “대지진 전조 가능성 낮아”

    경주 여진 “대지진 전조 가능성 낮아”

    지난해 9월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과 이후 발생한 500여 차례의 여진이 대지진 전조일 가능성은 낮고 안정화가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4일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에서 ‘동남권 지진·단층 연구사업계획 발표회’ 를 열고 경주지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질연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5.8 강진이 발생한 직후 단층 조사와 여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며 정밀 분석했다. 지질연은 경주 지진이 발생한 단층은 양산단층에서 갈라져 나온 지류단층이라고 잠정 결론지었다. 지질연은 양산단층과 모량단층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단층이 있고, 경주 지진은 양산단층과 무명단층 사이의 지하 약 11∼16㎞ 부근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지층에서 북북동과 남남서 방향을 잇는 방향으로 70도 기울어진 형태로 엇갈리며 미끄러지는 단층활동이 일어나면서 경주 지진이 발생, 지층에 폭과 길이가 각각 5km 내외인 단층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선창국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본진 이후 시간 간격을 두고 규모 3.0 정도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예외적인 현상일 수 있다”면서도 “여진을 통해 응력이 해소되면서 안정화가 진행되는 과정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인 동남권의 지진 안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양산단층의 활동성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해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질연은 “한반도 동남권 지역에서는 제4기 단층 존재가 다수 확인돼 단층운동에 따른 지진재해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이 지역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30%선 육박 潘 20%선 붕괴… 각각 29.1%·19.8%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201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3일 밝혔다.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등 촛불정국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해 12월 첫 주(18.8%) 이후 처음이다. ●“潘 귀국후 구설 보도 급격 증가”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0%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문 전 대표는 전주보다 3.0% 포인트 오른 29.1%를 기록했다. 2015년 4월 3주차에 기록했던 최고치는 27.9%였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 지지율’이 붕괴됐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2.4% 포인트 내린 19.8%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측은 “귀국 이후 구설 보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면서 “서울과 PK(부산·경남·울산), 충청권, 60대 이상과 50대, 20대,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 등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10.1%·안철수 7.4%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주보다 1.6% 포인트 내린 10.1%로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0.4% 포인트 오른 7.4%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전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4.7%로 5위를 유지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4.6%를 기록했다. ●6자 가상대결서 文 지지 39.2% 지난 18~19일 이틀 동안 전국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후보별 6자 가상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가 39.2%로 4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다. 무소속 후보로 가정한 반 전 총장은 19.0%, 안 전 대표(10.4%)와 새누리당 후보로 가정한 황 권한대행(8.1%)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70년간 유지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미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상좌담회를 개최해 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도 각국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스콧 슈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한반도문제 포럼주임)이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통상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친 갈등이 1라운드였다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반도와 대만을 고리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 2라운드를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를 제안했다. →트럼프 취임식 및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미국에 계속 의지해야 하나. -슈나이더 연구원: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과 맺은 공약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자’가 될지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구하고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결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조가 심화되면 한국은 불편해질 것이고 외교정책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 교수:미국 우선주의가 유아독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무역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모두에게 출혈이 크며 중국 상품을 봉쇄하면 미국에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오쿠조노 교수:도발적인 북한과 거대한 중국 등을 상대하고 있는 한국에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 없이 자체적인 안전보장은 쉽지 않다. 미국을 붙잡아 놓을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적 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는 필요하다. 이슈에 따라 자기주장을 펴면서 자기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에서 미국 변수도 있지만 한국 변수도 있다. 한국에 급진적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조의 흐름 자체도 달라지고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진 교수:미국은 70년 동안 한국의 제1협력국이었고 북한은 한국의 제1적대국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대결을 벌이는 한 한·미 관계는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순위다. 트럼프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가미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한국을 주요 동맹으로 보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안보라인도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등 통상 이슈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느 정도 한국의 대응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은 트럼프로부터 떠날 수도 있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더욱 강한 동맹 파트너십을 만들 수도 있다. -오쿠조노 교수:한국은 한·미 동맹이란 틀을 국가안보 체제와 국가안전을 지키는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국가 존속유지를 위한 기본 전제인 셈이다. 한국에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미국과 대등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 균형외교란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 거대한 중국의 흡입력과 압박을 대처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절대적이 됐다. 지나친 의존으로 중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이 받게 될 충격은 작지 않다.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오쿠조노 교수:기본적으로 강경 대응이 예상되지만 필요에 따라 극적인 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인과 다르다. 이념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흥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괄 타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을 보는 미국과 한·일 양국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지, 존립을 국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공식적으로 용인할 수도 없다.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해 온 대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가진 대만이다. 한·미의 문제는 북한이 이미 사실상 핵을 가져버렸다는 데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진 교수:6개월 정도는 서로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북한 역시 이제까지 상대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북한은 제일 힘든 상대를 만났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부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전 우려가 발단이다. ‘안전 대 안전’의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슈나이더: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협상도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멈추고 노선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유리하고 유연한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다각도의 충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무형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은 균형이 맞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국이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후 중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어 다뤄야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다. 중국의 역할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데려오고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멈추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 -진 교수:중국은 사드를 단순한 군사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략 문제로 본다.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대신 해결하라고 하는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단둥 경제가 죽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최근 주장을 살펴보면 사드의 목적이 대북 방어가 아니라 중국 압박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오쿠조노 교수: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 길들이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반하는 경우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의적인 측면이 강한데 한국, 일본 등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지키도록 촉구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의 문제로 중국에 대한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끊기 바라지만 중국은 130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댄 국가가 적대국으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북·중 70년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북한을 괴멸시키라는 요구를 중국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오쿠조노 교수:일부 한국인은 중국이 마치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때로는 중국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인의 착각이다. 중국 외교에서 한반도는 미국을 상대하는 대미 외교상의 가치를 지닌 카드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것, 한반도가 분단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에 국익이다. 북한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한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된다. 북한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어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중국에 불투명한 북한이 있는 것은 한국을 다루고 한반도 정책을 펴는 데 유리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창했는데 리더가 될 수 있나. -슈나이더:중국은 미국에 비해 리더다운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은 멀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진 교수:중국은 세계 지도국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럴 조건과 자격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실책한다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자유무역과 안보는 다른 개념이다. 자국의 안보를 해치며 자유무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왔던 전방위적 협력은 전방위적 대결 관계로 변할 것이다. 미국이 기어코 중국과 대결을 펼치려 하고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차기 정부의 사드 재협상 가능성은. -진 교수:사드는 한국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최선은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고 한·중 양국이 소통과 협상을 통해 적당한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 의원만 상대한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의 말을 들으려 한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는 한 누가 집권해도 중국은 반대한다. 사드의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한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국력과 반비례한다. 국력이 약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강할수록 중요성이 약화된다. →대일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슈나이더:위안부 협의는 정상적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그 합의는 흐트러지고 있다. 향후 어떤 합의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는 위안부 합의와 그에 따른 후속 상황이 한동안 한·일 관계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문제의 원칙을 유지하되 외교적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진 교수: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드 배치로 한·중이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오쿠조노 교수:아베 정부는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한·일 관계라는 양자 관계로뿐만 아니라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패권을 추구하는 거대한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로 짜려고 하고 있다. 기존 질서를 존중하기보다 자신들에 의한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보장상 위협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같은 가치관의 한·일이 손잡으면 중국이란 거대한 존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을 국제 질서 안에서 건설적으로 끌어들여서 같이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제적인 시각, 거시적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침략전쟁의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진 교수: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살에 박힌 가시와 같다. 건드리면 계속 아프다. 가시를 뽑으려면 일본이 참다운 사죄를 해야 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는 한 위안부 문제 합의가 재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쿠조노 교수: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한국 내에서 위안부 합의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는 고노담화, 아시아 여성기금 등의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5년 합의는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소녀상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인 보수개헌 세력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결정을 지켜 줬으면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안보적 이익과 역사·영토 갈등을 분리할 수 있나. -슈나이너: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더욱 진전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국 역사 문제는 계속 남아 양국 관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군사정보 공유 등 안보적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북핵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쿠조노 교수:한·일 두 나라의 정책결정자와 정부 관계자는 양국 안보 협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일 안보협력의 수위와 성사 여부는 한국 국내 문제에 달려 있다.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에 응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태도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가 한·일 협력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우리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북한 문제도 한·미, 한·일,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 -오쿠조노 교수:한·미·일 3국은 기존 질서를 무시하며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부상이란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핵과 미사일을 쥐게 된 북한의 위협이다. 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정밀화된 미사일과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위협이다. 당장 국가 안전보장상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든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진 교수:동북아에 ‘작은 나토’ 즉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군사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지경학적’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역사문제는 화약통과 같다. -슈나이더:북·중·러 3각 관계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안보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약하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 북·중·러 3국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트럼프 시대에 양자로든 다자로든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스콧 슈나이더 미국 내 손꼽히는 동북아 및 한반도 전문가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한·미정책 프로그램 국장이다. 북한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CFR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아시아재단 서울지부 대표를 역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등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계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한국말에도 능숙하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동북아·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함수 관계 속에서 분석해 왔다. 1964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일본 방송협회(NHK) 기자, 아사히신문 기자 등 5년 가까이 국제 문제 및 동북아·한반도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한반도·동북아 문제로 특화돼 있는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로 있다. ▶진징이(景一)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3년 지린성에서 태어난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지역연구소 객원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베이징대 교수 및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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