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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안 지질대장정…21일까지 참가자 모집

    동해안 지질대장정…21일까지 참가자 모집

    경북도는 동해안권 지질명소를 널리 알리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동해안권 2개(경북 동해안,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동해안 지질대장정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 기간은 오는 21일까지며, 인원은 신체 건강한 남녀 80명이다. 신청은 동해안 지질대장정 홈페이지(http://geowalk.co.kr)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참가비는 15만원. 동해안 지질대장정은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등 동해안 5개 시·군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일종의 대규모 팸투어로 기존의 국토대장정과 지질관광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올해 3회째로, 지질전문가와 해설사 등 총 100여 명이 참여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29일 경주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동해안을 따라 포항, 영덕, 울진까지 300㎞를 도보와 차량을 이용해 5일간의 여정으로 대장정에 나서게 된다. 양남주상절리군, 골굴암, 호미곶 해안단구, 영덕 해맞이공원, 성류굴, 불영계곡 등 지질 명소를 느끼고 배운다.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은 동해안 4개 시·군 해안과 낙동정맥 산림, 계곡을 따라 조성돼 있다. 울진부터 해안을 따라 경주까지 내려오면서 선캄브리아기 지층이 신생대 지층으로 변해 지질시대가 젊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후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300㎞를 선박으로 이동해 울릉도와 독도의 지질명소를 이틀간 둘러본 뒤 다음 달 4일 총 6박 7일간 600㎞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울릉도·독도 지질공원에서는 주로 신생대 제3기와 제4기에 일어난 화산 활동 결과로 생긴 주상절리, 알봉, 나리분지 등과 해안 침식 작용으로 생성된 독립문바위, 코끼리바위 등 지질명소를 보게 된다. 동해안 지질대장정은 지질전문가 및 지질해설사가 동행해 여정 동안 참가자들에게 동해안 지질명소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환경정화활동, 참가자 조별 홍보영상제작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김기덕 경북도 환경정책과장은 “이번 행사가 경북 동해안지역의 우수한 지질 유산을 널리 홍보함은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남도의 가락과 여성의 처연함을 읊은 허수경 시인 타계···수목장

    남도의 가락과 여성의 처연함을 읊은 허수경 시인 타계···수목장

    위암 말기 투병하다 별세···이달말 고향 진주서 추모행사 예정독일에서 꾸준히 우리 말로 시를 쓴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어제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장례는 현지에서 수목장으로 치른다고 한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54세. 시인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했으며, 이 사실을 지난 2월 김 대표에게 알린 뒤 자신의 작품 정리에 들어갔다. 지난 8월에는 2003년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내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이 산문집 개정판에 서문으로 이렇게 썼다. “내가 누군가를 ‘너’라고 부른다./내 안에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를 그리움이 손에 잡히는 순간이다.//불안하고,/초조하고,/황홀하고,/외로운,/이 나비 같은 시간들.//그리움은 네가 나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아무리 오랜 시간을 지나더라도…”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경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상경해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 1987년 ‘실천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와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뒤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와중에도 꾸준히 시를 써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까지 총 6권의 시집을 냈다.시인은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 그리움을 노래했다. 또 독일에서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지낸 삶은 그의 시에 고독과 쓸쓸함의 정서를 짙게 드리우게 했으며, 시간의 지층을 탐사하는 고고학 연구 이력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시 세계를 만들어냈다. 문학과지성사 이광호 대표(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시 세계는 독일로 가기 전엔 고향인 남도 가락과 정서, 여성적인 처연함이 결합해 최고의 사랑 시로 볼 만한 작품을 남겼다. 독일에 가서는 먼 나라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며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줬다. 고고학이 시간의 오래된 지층,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어서 그런지 시에서도 아주 긴 시간을 사유하는 상상력이 두드러졌다. 유고시집인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를 보면 오래된 시간에 대한 상상력, 현생의 이전과 이후 시간까지 함께 상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고인은 동서문학상(2001년), 전숙희 문학상(2016년), 이육사 시문학상(2018년)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독일에서 지도교수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10월말쯤 진주에서 허수경 시인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심판대 선 트럼프와 북미 대화… 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 우세

    심판대 선 트럼프와 북미 대화… 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가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제 35일 뒤면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1가량인 35명, 주지사 36명을 새로 뽑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가 열린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해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를 중간 평가하는 동시에 2020년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과반 의석을 민주당에 빼앗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차기 대선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기조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해 좌초될 수도 있다. 트럼프라는 막강한 정치 아이콘의 레임덕 직면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한 비핵화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11월 중간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북·미 대화의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워싱턴 정가는 관측하고 있다. 미국 내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북한과 ‘극한’ 대립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최소한 ‘상원’의 과반이라도 사수하는 게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 민주, 과반 탈환할까 하원 경합 39석 중 11석만 확보해도 승리 상원은 35석 중 26석 사수+2석 빼앗아야 현재 상원 51석, 하원 236석으로 양원 모두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공화당은 ‘하원’을 빼앗길 위기에 직면했다.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분석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평가에 따르면 435석의 하원 의석 중 민주당은 안정 의석 174석·우세 33석으로, 모두 207석을 확보했다. 따라서 경합 지역 39석 중 11석만 차지한다면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결집률이 다수 현역의원의 공화당 선거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20~40석 사이를 추가 확보해 하원 지도부 장악이 유력시된다”고 내다봤다. 폴리티코 등 나머지 예측 기관들도 현재 민주당이 202~207석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30~40개 경합 지역에서 민주당이 10여 군데만 승리하면 과반(218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 선거는 양상이 다르다. 현재 51(공화) 대 49(민주)로, 간신히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수성이 예상된다. 올해 선거 대상 35석 중 민주당(무당파 포함) 지역구가 26석이나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상원을 뒤집으려면 26석 모두를 지키고 공화당 지역구를 2곳 이상 빼앗아야 한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상원은 수성하고 하원만 빼앗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미국의 지난 100년간(21번) 중간선거에서 현역 대통령과 집권당의 승리는 딱 세 번 있었다. 경제공황이 몰아치던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시절, 미국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9·11 테러로 미국의 안보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던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절뿐이었다. 2. 북·미 협상 앞날은 공화 완패 땐 위기 돌파 위해 판 흔들수도 “한반도 평화 관점선 공화 상원 수성 유리”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미국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공화 양당은 모두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폐쇄·검증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종전선언 등 일정 부분의 화답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첫걸음을 한발 더 딛게 되면 앞으로 북한의 전면 핵사찰, 핵탄두 폐기·반출 등 큰 틀의 변화와 협력,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예측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의 강력한 수사와 반이민 행정명령·보수 법관임명 반대, 멕시코 장벽 비용 삭감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반대하고 나서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대북 정책의 ‘판’을 크게 뒤흔들 가능성도 커진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간선거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또다시 말 폭탄과 군사 옵션을 들먹이며 긴장을 고조시켜 국내 정치 국면을 전환하려 할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완패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3. ‘트럼프 리스크’ 변수 호황에도 러 스캔들·폭로전에 지지율 뚝 캐버노發 ‘미투’ 확산… 여성 표심에 달려 미국은 현재 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4.2%를 기록하며 지난 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지난 7~8월 두 달 연속 3%대에 머무는 등 완전고용 상태를 이어 가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면 현직 대통령과 여당이 중간선거에 유리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트럼프 리스크’가 경기 호황의 반사 이득을 다 까먹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개인변호사로 활동했던 마이클 코언은 지난달 뉴욕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개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도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혐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한 개인 혐의였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러시아 스캔들 등에 관한 핵심 정보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검찰에 내놓을 발언이 더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찾아낼 수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과 불안정성에 대한 폭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리로 알려진 한 익명 기고자가 지난달 5일 뉴욕타임스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레지스탕스) 중 일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불과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 간 갈등설을 폭로한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출간이 맞물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미투’ 운동도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집을 절대 꺾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미투’의 불길이 중간선거로 옮겨 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중간선거의 승패 여부가 ‘여풍’(女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월 3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이 66%로, 남성(54%)보다 12% 포인트나 높았다. 따라서 여성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공화당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북특사인가”…한국당, 남북회담 비판 ‘막말’ 논란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북특사인가”…한국당, 남북회담 비판 ‘막말’ 논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북한의 영구적 폐기 의사를 확인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국민 10명 중 7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연일 ‘막말’로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속 빈 강정”, “비핵화 시늉”이라고 했고, 정우택 의원은 정상회담 전부터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을 놓고 “비핵화 쇼통에 이른 경제 쇼통”이라고 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비난한 홍준표 전 대표를 연상시키는 수준이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없는 땅’ 등 육성으로 한 비핵화 선언은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외교술과 전략에 걸려든 실망스런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지금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의 대북특사로 보여집니다”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이 임수경 전 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보낸 대북특사인가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의 이 발언은 임 실장이 1989년 당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때 임 실장 대신 임수경 전 의원이 홀로 제3국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준표식 반대’에만 열을 올리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0일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날로 무르익는 요즘,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안보팔이’식 억지 논리에 어느 국민이 납득이나 하겠는가”라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의 시대는 이미 열렸고, 우리 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가 남북이 함께 일궈나가는 평화 행진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이제는 자유한국당도 부디 색안경을 내려놓고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길 충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잘했다’(매우 잘했음 52.5%, 잘한 편 19.1%)는 긍정평가는 71.6%로 집계됐다. ‘잘못했다’(매우 잘못했음 13.0%, 잘못한 편 9.1%)는 부정평가는 22.1%였고, ‘모름·무응답’은 6.3%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부정평가(54.4%)가 긍정평가(34.2%)보다 많았다. 다만 정부 정책 등 다른 쟁점 현안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긍정평가는 높은 수준이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평양 남북정상회담 ‘잘했다’ 72%, ‘잘못했다’ 22%…리얼미터 조사 

    평양 남북정상회담 ‘잘했다’ 72%, ‘잘못했다’ 22%…리얼미터 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잘했다’(매우 잘했음 52.5%, 잘한 편 19.1%)는 긍정평가는 71.6%로 집계됐다. ‘잘못했다’(매우 잘못했음 13.0%, 잘못한 편 9.1%)는 부정평가는 22.1%였고, ‘모름·무응답’은 6.3%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93.5%)과 정의당(89.9%) 지지층에서 긍정평가가 압도적이었다. 바른미래당(58.3%) 지지층에서도 ‘잘했다’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부정평가(54.4%)가 긍정평가(34.2%)보다 많았다. 다만 정부 정책 등 다른 쟁점 현안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당 지지층의 긍정평가는 높은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89.9%)에서 긍정평가가 90%에 육박했고, 대전·충청·세종(76.7%), 경기·인천(75.4%), 부산·울산·경남(72.9%), 서울(67.1%), 대구·경북(52.4%) 순으로 긍정평가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78.6%), 40대(78.1%), 50대(69.8%), 20대(68.5%), 60대 이상(65.4%) 순으로 ‘잘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마윈이 미국 일자리 창출 약속을 철회한 까닭

    마윈이 미국 일자리 창출 약속을 철회한 까닭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마윈(馬雲) 회장이 미국에서 100만개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두나라 관계가 악화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마윈 회장은 20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100만개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이 약속은 두나라 간 친밀한 파트너십과 합리적인 무역관계를 전제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역은 결코 무기가 될 수 없으며 전쟁을 시작하는데 이용돼서도 안된다”며 “무역은 평화를 위한 원동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이어 “알리바바는 미·중 무역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언급은 중국에 잇따른 보복관세 부과를 선포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마 회장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신규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소상공인들이 알리바바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국과 아시아에서 물건을 판매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당시 CNN 등 일부 미 언론은 마 회장의 약속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며 경계했지만 지지층 확보가 필요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마 회장은 미국과 중국을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 명”이라며 추켜세웠다. 마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부쩍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투자자 연례회의에서도 “세계 양대 경제강국 간 갈등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고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향후 20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 회장은 “무역 갈등은 중국과 외국 기업들에 즉각적이고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이동하게 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무역 규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2000억 달러(약 225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오는 24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7~8월 두 차례에 걸쳐 500억 달러 규모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나서 세 번째 관세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지난해 대중 수입액(약 5056억 달러)의 절반 가량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셈이다. 중국도 18일 600억 달러 규모의 새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중국은 모두 11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의 70% 정도이다. 올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하기 전부터 알리바바그룹의 대미(對美) 투자는 삐거덕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대통령 당선인 당시 마 회장과 만난 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Ant financial))는 세계 최대 송금업체인 미국 머니그램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1년 만인 올해 1월 마이진푸의 머니그램 인수를 공식 포기했다. 알리바바그룹이 자사가 미국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그룹은 2016년 뉴욕의 운동화 소매업체 스타디움굿즈가 자사 온라인 장터 티몰과 판매 계약을 맺은 것을 미국 기업이 혜택을 본 사례로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가을바람아 불어라/이제훈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가을바람아 불어라/이제훈 정치부 차장

    지난 10일 오후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서울 주재 외신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청와대의 방북 동행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혔는데도 왜 청와대가 국회의장을 포함해 방북 동행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인지 배경이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느냐고도 했다.사실 전화를 받은 나도 딱히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을 정도로 대답이 궁하긴 했다. 여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행정부 수반의 정상회담에 입법부 수장이 동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협의도 없이 불쑥 발표한 것은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생각을 굳이 외부로 표출하고 싶진 않았다.내가 대답을 주저하자 곧바로 청와대의 행보가 야당을 ‘정상회담 훼방꾼 프레임’에 가두면서 이른바 집토끼인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벌어지면서 지지층을 가두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외신기자의 날카로운 분석에 마지못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대답했다. 청와대는 이런 시각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국가 대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예를 다해 정중하게 초청 의사를 밝혔는데 진의가 왜곡됐다는 것이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면서 야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이나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도 국회 의장단이나 각 당 대표는 방북단 수행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만섭 당시 국회의장은 이해찬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민주당과 ‘공조’ 관계였던 자유민주연합 이완구 당무위원에게 남북 국회회담 추진 가능성을 타진해 달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 역사를 모를 리 없는 청와대가 야당과 협의도 없이 불쑥 정상회담 방북을 요청한 것은 선의를 오해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 특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임 실장의 ‘꽃할배’ 언급이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비서가 나서 자기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여러 논란에도 문 대통령이 평양을 2박3일간 방문한다. 한반도의 냉기를 걷어내고 훈훈한 봄바람을 몰고 왔던 4월 정상회담이 얼마 전 같은데 이제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도보다리에서 남북 정상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몰아내고 ‘따뜻한 봄’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올여름 내내 한반도를 괴롭힌 ‘뜨거운 여름’만큼 모두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중요하다.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에 계신 큰할아버지에게 손편지를 보냈던 김규연양이 직접 큰할아버지를 만났다면 감정이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성사되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이끌었던 박종아씨 역시 남북의 하나 됨을 다시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느낌이 단발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 19일로 예상되는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시발점이다. 그게 바로 ‘더딘 비핵화’라는 ‘늦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가을바람이라 할 수 있겠다. parti98@seoul.co.kr
  • 文 대통령, 정상회담 앞두고 잠수함 진수식 간 까닭은?

    文 대통령, 정상회담 앞두고 잠수함 진수식 간 까닭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남북정상회담(18~20일)을 나흘 앞둔 14일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3000t급)’ 진수식에 참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에 비해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대사’를 앞두고 북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평양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강한 국방력을 강조해 보수진영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안보 불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과는 관계없이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안보 일정을 강행한 배경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소모적 이념논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좌·우를 뛰어넘는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실제 문 대통령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전략”이라며 “강한 군과 국방력이 함께 해야 평화로 가는 우리의 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다에서부터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할 철통 같은 안보와 강한 힘으로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저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주 평양에 간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고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면서도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 만들고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개혁의 당위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강한 군대는 국방산업 발전과 함께 무한한 국민 신뢰에서 나오며 국민은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를 요구한다”며 “이제 군이 답할 차례로, 국군통수권자로서 차질 없는 개혁으로 국민 요청에 적극 부응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의 주인공은 우리 군으로,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개혁을 완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군의 자정과 자성이 있어야만 강한 안보를 이뤄낼 수 있기에 판단 뼈를 깎는 쇄신을 주문한 셈이다. 여권 지지층 내에서 기무사를 비롯한 국방 개혁이 미흡하다는 인식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의 메카인 이곳에서 제조업 일자리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 해양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며, 세계 1위 조선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거제도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중심지로, 거제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올 하반기에 군함 등 1조 5000억원 규모의 공공선박을 발주했고, 내년에는 9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소형 조선소와 부품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올 4월 거제·통영을 비롯한 7개 지역을 산업위기·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고 1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긴급 편성해 지역경제 살리기와 대체·보완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산업구조 조정지역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산 안창호함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독자 설계한 잠수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5번째 잠수함 설계국이 됐다. 길이 83.3m, 폭 9.6m로 1800t급과 비교해 2배 정도 커졌다. 최대속력은 20kts(37km/h)이며,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시험평가를 거쳐 2020년 12월에 해군에 인도되고 2022년 1월에 실전 배치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결국 옥중출마 포기한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결국 옥중출마 포기한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옥중 대선 출마를 시도해 오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좌파 노동자당(PT)은 11일(현지시간) 그가 지난 4월부터 수감돼있는 남부 쿠리치바 시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어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위한 룰라의 법적인 노력에 대해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31일 판사 7명이 참석한 특별회의를 열어 6대 1 다수 의견으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깨끗한 경력) 법령이 적용됐다. 룰라는 지난 1월 2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 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12년 1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룰라 측은 유엔인권위원회가 지난 10일 룰라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자 연방대법원에 출마 자격에 대한 재심을 다시 마지막으로 요청했었다. PT는 룰라가 수감된 연방경찰본부 건물 인근에 모인 룰라 지지자들에게 대선 출마를 접으며 아다지 후보를 밀어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룰라의 서한을 공개했다. 룰라는 서한에서 “한 사람이 불공정하게 갇힐 수는 있지만, 사상까지 가둘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수백만 명의 룰라이고, 오늘부터 페르난두 아다지가 수백만 브라질 국민의 룰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PT측 관계자들은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해 “우리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면서 “아다지 후보는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이며 노동자당의 대선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이 보도했다. 룰라는 당 지도부 회의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은 사법부를 강하게 성토하면서 아다지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다지 후보가 룰라의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할 것인지가 올해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PT는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州)의원인 마누엘라 다빌라를 새 부통령 후보로 승인했다. 노동자당과 브라질공산당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를 시작으로 합동 대선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전날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투표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괴한으로부터 피습을 당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24%로 1위를 달렸다. 다타폴랴의 지난달 20∼21일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올랐다.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후보가 13%,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11%,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가 10%,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가 9%를 기록하며 2∼5위였다. 1위를 제외한 네 후보는 오차범위(±2%포인트)를 고려하면 사실상 대등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율 1∼2위 후보 간에 결선투표가 성사되면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판세가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지난달 20∼21일 조사 때의 39%에서 43%로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결선투표 예상 득표율은 고미스 후보 45%, 시우바 후보와 아우키민 후보 각각 43%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34∼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아다지 후보와 보우소나루 후보가 만나면 39%와 38%를 기록할 것으로 나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NYT “기고자 끝까지 보호”… 트럼프 측근들은 “쿠데타” 정면돌파

    NYT “기고자 끝까지 보호”… 트럼프 측근들은 “쿠데타” 정면돌파

    배넌 “정부에 대한 공격” 지지층 결집 의심받는 펜스 “거짓말탐지기 검사 용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덕성’에 직격탄을 날린 익명 기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뉴욕타임스(NYT)가 “익명 기고자를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익명 기고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쿠데타’ 등 과격한 표현으로 지지층 결집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NYT의 오피니언 담당 에디터인 짐 다오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 등에 “기고자의 신원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우리의 수정헌법 1조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고를 출판할 수 있는 기고자의 권리를 분명히 보호하고 있다”며 익명 기고 게재의 경위 등을 밝혔다. 다오 에디터는 이어 “우리는 기고자의 신원을 지키기 위한 모든 우리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며 (트럼프) 정부가 그걸 공개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고자 신원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다오 에디터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과 난맥상을 비판한 것을 국민이 스스로 평가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고자가 우리의 취재원을 통해 연락했다. NYT는 기고자의 증언과 팩트, 배경을 체크한 후 기고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9일 CNN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비판한 뒤 백악관 혼란상을 폭로한 책을 쓴 밥 우드워드에 대해 “팩트를 모으는 방법을 아는 훌륭한 기자”라면서 “그의 신뢰성은 매우 매우 높다”고 말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익명의 기고를 ‘쿠데타’라고 표현하면서 기고자 색출과 처벌을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기고자와 NYT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면서 “익명 기고자의 신원을 조사할 법적 근거가 있다. 범죄적 활동이 관련돼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기고자가 자신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로이터통신에 NYT의 익명 기고는 “아주 심각했다. 이것은 정부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이것은 쿠데타”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NYT의 익명 기고와 우드워드의 책 등으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지지자 집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스스로 탄핵, 쿠데타 등의 과격한 표현을 쓰면서 자신들의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혼란스러운 정국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서 생산하라” 트럼프, 애플에 이어 포드에도 압박

    “미국서 생산하라” 트럼프, 애플에 이어 포드에도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에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라”고 강하게 압박하자 포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지층의 표를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되지만 포드는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포드가 돌연 중국에서 만든 소형 차량의 미국 판매계획을 없앴다”고 CNBC를 인용해 전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시작일 뿐이다. 이 차는 이제 미국에서 제조될 수 있고 포드는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 차를 팔면 25% 세금이 있고 중국이 미국에 차를 팔면 2% 세금이 있다”며 “누구든 그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나?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의해 바가지 쓰는 시절은 끝났다!”고 썼다. 지난달 31일 포드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크로스오버 ‘포커스 액티브’의 미국 내 판매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그러나 포드는 즉각 성명을 내 “이 차종을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포드는 “예상 연간 판매량이 5만대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포커스 액티브를 미국에서 만드는 것은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포드는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미국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플에 미국 내 생산을 압박했다. 그는 8일 트윗에서 애플이 대중국 관세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할 수 있으나 관세를 내지 않을 쉬운 해결책이 있다며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라. 지금 새 공장을 짓기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언급한 ‘출산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여성단체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원내대표가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반대 의견은 61.1%, 찬성 의견은 29.3%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9.6%였다. 대부분의 지역, 계층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하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조금 높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질문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절반 가량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단 국가 재정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고, 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생각하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에서 반대 의견이 무려 73.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50대와 40대, 20대와 60대 이상 순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감한 정책전환으로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20년 간 1인당 연평균 400만원, 매월 33만원씩’ 지급해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있다. 임신, 출산, 양육의 전 과정을 여성에게만 그 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터에서의 성차별로 이어지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성차별과 불평등이 출산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저출산’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적인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인구절벽은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제1야당 대표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라. 정치권과 정부 또한 제대로 된 현실 인식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힘쓰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며칠 전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놔 자유한국당에 대한 여론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일생활 균형 활성화 방안’ 포럼에 참석해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지난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응답률은 7.6%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 정가와 언론계가 발칵 뒤집혔다. 5일자(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면에 실린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가 쓴 칼럼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어서 언론계와 미 정가에서 일고 있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익명의 기고자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난맥상을 폭로하고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저지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도덕관념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이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의회 표결을 통해 물러나게 하는 수정헌법 25조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그는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나라에 대한 임무인데, 대통령은 계속 나라에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행정부 안에는 나라를 (대통령보다) 더 우선순위에 놓는 사람들의 조용한 저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의 익명 칼럼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로한 것은 당연하다.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 트위터를 통해 쉴새 없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익명의 고위 정부관료의 기고문에 대해 “반역”이라는 표현을 쓰고, 뉴욕타임스에 국가 안보를 위협한 기고자의 신원을 당장 밝히라고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물론 공화당 관계자들은 익명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속도 내는 색출작업…‘용의자’ 12명으로 좁혀졌나 익명의 기고자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고문의 내용과 문체, 단어 등에 대한 정밀 분석을 마쳤다. 칼럼에 외교 안보에 대한 언급이 많아 백악관의 국가안보 담당 부서나 국무부, 국방부에 근무하는 고위 관리이거나 법무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언급이 길게 돼 있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추도사에서 거론했던 단어가 등장한다는 점을 들어 매케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인사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는 등 추측이 난무한다. 서로에서 손가락질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자 장관들과 주요 정부 관료들이 공개적으로 “나는 아니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7일 현재 부통령과 국무, 국방장관 등 25명이 방송에 출연하거나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무관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다짐하고 있다.“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해 기고자 색출해야” 익명의 기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트럼프 지지자인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백악관과 행정부의 고위 관리직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의 자문 중 일부도 같은 주장을 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고위 관료들에게 법적 효력을 갖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외부 자문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용의자’를 12명으로 압축했다고도 전했다.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하든, 결백을 주장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든, 그 어느 쪽도 해결책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실망만 키울 뿐이다. 트럼프, 언론에 대한 공격 수위 더욱 거세질 것 뉴욕타임스에 실린 익명의 칼럼은 여러 면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먼저 뉴욕타임스의 결단이다. 익명의 칼럼을 오피니언면에 실은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고자의 안전과 직결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실어왔다.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담당 편집책임자인 제임스 다오는 “지난주 어떤 사람을 통해 칼럼을 건네 받았다”면서 내부 논의 과정에서 기고자의 신원과 내용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게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기고자 신원은 극소수만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 내부와 언론계에서는 칼럼 내용이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데 굳이 이렇게 큰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비판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국민의 적’,‘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과 비판세력에 대한 공격 강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 훤하기 때문이다. 또 언론, 특히 트럼프에 비판적인 언론들의 취재여건은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11일 시판되는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트럼프의 백악관‘을 포함해 이미 출간된 트럼프 관련 책들과 언론 보도들에 실명과 익명의 관료들 인터뷰가 반영돼 있지만, 이번처럼 현직 고위관료가 직접 트럼프 백악관과 행정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트럼프의 통치 스타일 변화는…‘글쎄’ 다음은 미 공직사회에 미칠 파장이다. 이번 사건이 과연 백악관과 미 행정부 관료들이 일하는 방식과 사고에 변화를 가져올지,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의 정치전문가들은 백악관 측근들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과 의혹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주위에 믿을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딸과 사위 등 직계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정통 관료들과 전문가들의 ‘말발’이 더 먹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익명의 고위관료가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익명 기고의 역효과랄까.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안팎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골수 지지층의 결집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만큼 트럼프가 핵심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 성향의 표까지 결집해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느냐이다.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볼 수 없었던 미국 정치 드라마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어떻게 전개될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자민당의 총재선거를 2주 앞두고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아베 신조 총리가 경쟁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아베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중 누가 차기 총재에 어울리느냐는 질문에 아베 총리가 32%, 이시바 전 간사장이 29%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없다’는 응답은 28%였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아베 총리 쪽이 65%로,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은 비율(18%)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선 반대(38%)가 찬성(20%)보다 많았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33%였다.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로, 지난 7월 조사와 같았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내각 비지지율이 지지율보다 높은 것은 6회 연속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트럼프 탄핵 ‘지지’ 49%, 반대(46%) 앞질러

    트럼프 탄핵 ‘지지’ 49%, 반대(46%) 앞질러

    측근들이 줄줄이 유죄가 드러나며 ‘사면초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율에서도 하락하고, ‘탄핵’ 찬성 여론도 반대보다 다소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의견이 49%로 반대(46%)를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 출신인 폴 매너포트와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등 과거 최측근 인사 2명의 유죄가 잇따라 인정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탄핵론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국정 지지도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0%였고, 찬성은 36%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의 78%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반대 여론이 각각 93%, 59%에 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현장은 규제혁신 간절… 데이터고속도로 구축하겠다”

    문 대통령 “현장은 규제혁신 간절… 데이터고속도로 구축하겠다”

    “현장은 규제혁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신속한 후속 조치로 규제혁신 효과를 느끼도록 하겠다…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문 대통령은 31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 ‘규제혁신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지난달 19일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정책발표, 지난 7일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정책발표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벌써 세 번째다.이날 정부가 발표한 규제혁신 방안에는 당사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처리돼 있는 ‘가명정보’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익명정보’는 개인정보 보호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은산분리 완화와 더불어 문 대통령의 지지층인 진보 진영에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사안이란 점에서 대통령의 행보는 파격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과 일자리를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구조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데이터 규제혁신은 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며 혁신성장과 직결된다”며 “데이터를 잘 가공하고 활용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 규제혁신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데이터의 개방과 공유를 확대해 활용도를 높이고, 신기술과 신산업,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며 개인정보 보호의 원칙을 분명하게 지키면서 안전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보화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보호·활용의 조화를 위해 개인정보 개념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하고 가명정보는 개인정보화할 수 없게 확실한 안전장치 후 활용하게 하며, 개인정보화할 수 없는 익명정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어떤 경우이든 정부는 데이터의 활용도는 높이되, 개인정보는 안전장치를 강화해 훨씬 더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 데이터 산업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산업화 시대 경부고속도로처럼 데이터 경제시대를 맞아 데이터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의 클라우드를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공공의 데이터를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결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규제혁신과 함께 국가전략투자 프로젝트로 데이터경제를 선정했다”며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5만명, 데이터 강소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 이를 위해 내년 데이터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여기는 중국] 공룡 흔적담긴 세계자연유산에 발자국 남긴 中관광객들

    [여기는 중국] 공룡 흔적담긴 세계자연유산에 발자국 남긴 中관광객들

    중국을 여행하던 여행객 4명이 모래로 가득한 지역을 지나갔다가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이 밟은 것이 그저 흔해 빠진 모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20살의 리 씨와 17살 쉬 씨 및 일행 2명은 얼마 전 간쑤성(省) 장예(張掖)를 방문해 광활한 자연을 구경했다. 당시 이들은 마치 사막처럼 높게 쌓인 모래 위를 자유롭게 걸었고, 이를 동영상으로 담아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동영상공유사이트에 올렸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올라간 뒤 이들은 곧바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리 씨와 쉬 씨 등 일행들이 밟은 것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단샤(Danxia)로 불리는 이곳 지형은 융기나 풍화, 침식 작용과 같은 내‧외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대륙의 붉은색 역암 및 사암에서 발달한 경관을 의미한다. 간쑤성의 간사 지형은 중생대 쥐라기부터 신생대 제3기까지의 기간에 형성된 암반 지형이며 ‘단샤지질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붉은색과 노란색을 띠는 모래가 특징이며, 공룡 화석 등 공룡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 고생물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장소다. 영상 속 여행객들은 “우리가 지금 6000년이 넘은 오래된 지형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는 해당 장소가 역사적 가치가 높고 보호해야 하는 장소임을 알면서도 이 같은 행동을 벌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 여행객들에 의해 훼손된 장소는 적어도 20만~40만 년 동안 오랜 지층 활동을 통해 생겨난 것이며, 이는 값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해당 영상을 발견한 장예시 당국은 곧장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현재 대중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까지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제한구역에 들어가게 된 연유를 조사하고 있으며, 시 당국은 난간을 수리하고 점검하는데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국정농단 외척·임금에도 비판의 칼…격동 구한말 ‘붓끝 의병’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국정농단 외척·임금에도 비판의 칼…격동 구한말 ‘붓끝 의병’

    매천(梅泉) 황현(黃玹·1855∼1910)의 시대는 전통과 근대, 동양과 서양, 상층과 하층의 다양한 지층들이 충돌하는 지각변동의 시기였다. 1876년의 개항에서부터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전쟁, 청일전쟁, 갑오개혁, 을미사변, 을사늑약, 한일합병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변역(變易)과 위망(危亡)의 시대’였다. 그 질풍노도 속에서 매천은 어떻게 해야 지식인으로서의 시대 소임을 다할 수 있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격변의 구한말을 예리한 눈으로 기록하고 비판하며 개혁하려 했던 그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그 시대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 보자.#도깨비 나라에 미치광이는 되고 싶지 않다 전남 광양의 시골 청년 매천은 약관의 나이에 대학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강위(姜瑋), 김택영(金澤榮), 이건창(李建昌) 등 당대의 명사들과 교유하면서 시재(詩才)를 인정받았고 이후 전국적으로 문명을 떨쳤다. 하지만 서울에서 그가 목격한 현실은 도깨비 나라에 미치광이들이 판치는 요지경 속이었다. “초시(初試)를 매매하던 당초에는 그 가격이 200냥 혹은 300냥으로 일정치 않다가 갑오년 직전의 몇 차례 식년시(式年試)에는 천여 냥씩 해도 사람들이 놀라지 않았고, 회시(會試)의 경우는 대충 만여 냥씩 하였다./ 임금은 군수를 임명함에 있어 자주 팔면 돈이 많이 생긴다 여겨 1년도 못 되어 금방 교체시켰다. 돈을 바치고 임명을 받은 자들은 그런 사실을 이미 알아서 부임하자마자 즉시 수탈을 일삼았다.” (‘매천야록’(梅泉野錄)권1 상)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과거시험과 관직 임용이 검은돈으로 거래되고 어처구니없게도 임금이 그 일에 앞장을 서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귀족 자제들을 합격시켜 주기 위한 시험이 따로 있을 정도였고 종친이면 촌수를 안 가리고 무조건 합격시켰다. 이런 현실을 목도한 매천은 마침내 청운의 꿈을 포기하고 “도깨비 나라에 미치광이는 되고 싶지 않다”며 미련 없이 낙향했다. #매화는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지난해 봄에 집을 짓게 되었는데, 담도 치지 않고 울타리도 하지 않았으며 대나무를 쪼개 창문을 만들었다. 그렇게 겨우 세 칸의 집을 완성하고는 동쪽 방을 책 읽는 서실로 삼았다.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면 겨울에는 구들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대자리가 시원하였다. 나는 비좁다거나 누추하다는 생각은 잊어버린 채, 충분히 편안하게 지낼 만한 곳으로 여겼다.” ‘매천집’ 권6에 나오는 ‘구안실기’(苟安室記)의 한 대목이다. 전남 구례의 산골 만수동으로 들어간 매천은 작은 집을 짓고 직접 농사지으면서 책도 읽고 여행도 하며 은둔자로 살았다. 이른바 ‘소확행’을 즐겼던 셈인데, 그때가 그에게는 “세상 근심 잊어서 꿈이 담박하고 가난을 먹고살아 시가 고상하던”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이었다.#매천의 붓끝 아래 온전한 사람 없다 그러나 때때로 들려오는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 소식에 언제까지 초연할 수는 없었다. 1905년 을사늑약이 발표되자, 매천은 여러 날 아무것도 먹지 않고 통곡만 하였다. 그리고 민영환(閔泳煥)을 비롯한 지사들의 자결 소식을 듣고는 눈물로 ‘오애시’(五哀詩)를 지어 그 숭고한 뜻을 기렸다. 비분강개의 마음으로 우국시를 쓰고, 의병장들을 애도하는 시를 짓고, 호양학교(壺陽學校)를 세워 신교육에 나섰으며, 또 보고들은 바를 토대로 계속 ‘매천야록’을 집필해 갔던 것이다. “이등박문은 이번에 올 때 300만 원을 가지고 와서 정부에 두루 뇌물을 주어 조약을 성사시키고자 도모하였다. 적신(賊臣) 중 약삭빠른 자는 그 돈으로 넓은 장원(莊園)을 구입하고 귀향하여 편안하게 지냈는데, 권중현 같은 자가 그러했다. 이근택과 박제순 또한 이 때문에 갑자기 거부가 되었다./ 7월 14일, 이등박문이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이용원은 성묘를 간다 핑계 대고 앞서 출발하여 대전까지 가서 이등박문을 전송하였다.” ‘매천야록’ 권4(1905)와 권6(1909)의 기록이다. 당시의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위정자들의 행태와 일본의 간교한 술수를 적나라하게 적고 있다. 그 직필(直筆)의 대상에는 예외가 없었다. 국정을 농단하던 권세가와 외척들, 무능한 위정자들, 심지어 임금과 왕비까지도 서슴없이 비판했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시해되자 “왕(황)후는 기민하고 권모술수에 능했는데, 정치에 간여한 20여 년 동안 점차 망국에 이르게 하더니 마침내는 천고에 없는 변을 당하였다”고 평했다. ‘매천의 붓끝 아래 온전한 사람이 없다’(梅泉筆下無完人)는 말이 실감 난다. #사진을 보며 55년의 인생을 돌아보다 “일찍이 세상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비분강개를 토하는 지사도 못 되었네. 책 읽기 즐겼으나 문원에도 못 끼고 먼 유람 좋아해도 발해를 못 건넌 채, 그저 옛사람들만 들먹이고 있나니, 묻노라, 한평생 그대 무슨 회한을 지녔는가.” (‘매천집’ 권7 ‘오십오세소영자찬’(五十五歲小影自贊)) 1909년 가을, 매천은 상해에서 잠시 귀국한 친구 김택영을 보려고 상경했으나 그가 출국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 귀향하던 길에 천연당 사진관에 들러 사진을 찍고 시를 짓게 되는데, 위의 사진과 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시는 매천이 자결하기 한 해 전에 썼고 사진과 함께 남아 있어 그 의미가 더해진다. 상념에 잠긴 모습과 55년을 회고하는 시를 보노라면 왠지 모르게 최후를 준비하는 듯한 쓸쓸함이 느껴진다. #인간 세상에 식자 노릇 참으로 어렵구나 “난리 속에 어느덧 백발의 나이 되었구나. 몇 번이고 죽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네. 오늘 참으로 어쩌지 못할 상황되니 바람 앞 촛불만 하늘을 비추네.” “금수도 슬피 울고 산하도 찡그리니 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해 버렸네. 가을 등불 아래서 책 덮고 회고하니 인간 세상 식자 노릇 참으로 어렵구나.” (‘매천집’ 권5 ‘절명시’(絶命詩)) 매천이 자결하기 직전에 쓴 ‘절명시’ 가운데 두 수이다.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병 조약이 공표되고, 나라를 양보한다는 조서(詔書)가 구례에 도착한 날, 매천은 조서를 절반도 읽지 못하고 기둥 위에 매달아 놓았다. 그리고 9월 9일 새벽 4경, 문을 닫아걸고 앉아서 절명시 네 수와 자제들에게 남기는 유서를 쓴 다음 조용히 음독 자결을 시도하였다. 얼마 뒤에 급히 연락을 받고 온 동생 황원이 아이 오줌과 생강즙을 올리자, 그릇을 밀쳐 엎어버리고는 “세상일이 이리 되면 선비는 의당 죽어야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의식이 점점 혼미해지더니 9월 10일 새벽닭이 두 번째 울 때 운명하였다. 내일, 29일이 한일합병의 치욕이 있었던 날이다. “나라가 망한 날, 선비로서 죽는 이가 한 사람도 없다면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느냐”며 매천이 자결한 뒤, 절의를 가슴에 새긴 수많은 독립지사들의 투쟁과 헌신으로 어렵게 나라를 되찾았다. 그러나 10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국정 농단과 부정부패로 시끄러운 현실을 볼 때, 비애를 금할 길이 없다. 이제 다시는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다 함께 결연히 매천의 정신을 되새겨 보고 어떻게 해야 각자의 시대 소임을 다할 수 있는지 고민할 때이다. 이기찬 한국고전번역원 고전문헌번역실장■ ‘매천집’은 일제 검열 피해 유고는 상해로 원집은 매천이 서거한 이듬해에, 속집은 1913년 중국 난퉁(南通)의 한묵림서국(翰墨林書局)에서 간행되었다.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상해의 김택영에게 유고가 보내졌고, 그의 편정(編定)을 거쳐 간행한 뒤 비밀리에 국내에 보급하였다. 이렇듯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문집이 간행된 것은 매천의 동생과 제자들이 적극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고 그 뜻에 호응한 영호남의 인사들이 정성을 합한 결과였다. ‘매천집’의 번역은 그의 성인(成仁)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고전번역원에서 2010년에 네 권으로 펴냈다. 강위, 김택영, 이건창과 더불어 한말 사대가로 평가받는 매천은 맑고 강건한 시와 예리한 필치의 산문을 다수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매천야록’은 그의 날카로운 비판 정신이 빛나는 불후의 명저이다.
  • [뉴스 분석] ‘빈손 방북’ 대신 취소카드… 트럼프, 中과 무역협상에 ‘무게추’

    [뉴스 분석] ‘빈손 방북’ 대신 취소카드… 트럼프, 中과 무역협상에 ‘무게추’

    폼페이오, 김정은 못 만나면 방북 무의미 中배후설 꺼내며 북·중 양국 동시압박 北비핵화 시간표 전반적 재설정 가능성 중간선거 승리 위해서 ‘무역전쟁’ 카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 선언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정식이 복잡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매파들이 제기해 온 ‘중국 배후설’을 인용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이유로 지목하면서 ‘중국 변수’가 수면 위로 본격 부상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전격 취소 결정을 공개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해결되고 난 뒤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정치·군사적 사안인 북 비핵화와 대중 무역전쟁을 연계시켰다. 이는 북한과 중국 양측에 진전된 협상 카드를 제시하라는 압박으로 읽혀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방북 취소라는 ‘승부수’를 띄운 건 지난 3차 방북에 이어 또다시 ‘빈손 방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전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불발을 시사했다. 지난 12일 판문점에서의 북·미 접촉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강하게 요구해 온 ‘김 위원장’ 면담에 대해 북한이 끝까지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는 폼페이오 방북은 큰 의미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 부진의 책임을 중국에 돌린 건 북·중 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양수겸장’ 전략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북한 정권수립일인 다음달 9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이 유력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책임론 제기 시점이 절묘하다는 점에서다. 이는 북한이 중국을 지렛대로 삼고, 중국이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해 북한을 이용하는 판을 깨고자 트럼프 대통령이 작심하고 내놓은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시사해 온 북한 비핵화 시간표가 전반적으로 재설정될지도 주목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11월 중간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보다 대중 무역협상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이 풀지 못한 북핵 문제를 해결한 위대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원했지만 촉박한 시간과 복잡한 과정으로, 파급력이 크고 효과가 빠른 대중 무역압박 카드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간선거에 내세울 업적으로 무역전쟁의 전략적 이용가치가 더 높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한 이유다. 미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잇단 측근들의 배신으로 러시아스캔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의 승리 전략으로 북핵 문제보다는 ‘미·중 무역전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경제와 직접 관련 있는 굵직한 무역 문제를 먼저 해결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고 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콩고는 에볼라, 중국은 돼지열병…세계 전염병 공포는 인간이 자초했나

    콩고는 에볼라, 중국은 돼지열병…세계 전염병 공포는 인간이 자초했나

    아프리카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또 다시 창궐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확인된 에볼라 환자 103명 가운데 61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번 에볼라 발병은 1976년 에볼라가 민주콩고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10번째이며, 민주콩고 정부가 지난달 24일 9번째 에볼라 사태가 종식됐다고 선언한지 불과 1주일만에 재발한 것이다. 민주콩고 정부는 해결책으로 미국에서 임상 실험 단계에 있어 승인을 받지 못한 신약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중국은 같은 시기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아직 돼지에게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나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제대로 된 백신이 없어 살처분해야 한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4일 저장성 원저우시 러칭시의 양돈장 3곳에서 돼지 430마리가 이 병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에는 장쑤성 롄원강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견돼 22일까지 돼지 1만 4500마리가 살처분됐다.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 발병은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2015년에는 임신부가 걸리면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세계 84개국으로 퍼져 2016년 2월 WHO가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에볼라 이외에도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조류독감 등 세계적으로 대륙을 넘나드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이러스 대공황’이 닥칠 것이라는 공포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세계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간이 자초한 신종 바이러스 글로벌 위협으로 부상 과거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최근 자주 출현하는 것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다. 라누 딜런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를 통해 “도시화는 물론 해외 여행 활성화 등으로 전염병이 과거보다 더욱 빈발하고 있다”면서 “WHO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의 과학연구 투자, 유엔의 해외 원조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은 동물로부터 유래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할 수 있으며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다. 숙주를 죽일 만큼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숙주와 공멸하기 때문에 널리 퍼지기 쉽지 않다. 바이러스의 유행이 계속되려면 숙주 집단 크기가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야 한다. 특히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이른바 ‘스필오버’ 현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 항로의 발달로 그동안 인간과 접촉이 없었던 숲속 야생동물이 일반 가축을 통해서, 또는 직접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의 전염원으로 꼽히는 박쥐는 수백만 마리가 한 동굴에 서식하며,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비행할 수 있어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를 광범위한 지역에 퍼뜨릴 수 있다. 조류와 조류 간 감염을 일으키던 조류독감도 계속 진화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늘어난 육고기 소비에 맞춰 공장형 축산이 많아진 것도 조류독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에볼라가 가장 창궐했던 2014년 초에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됐다. 당시 2만 8616명이 감염되고, 이 중 1만 1310명이 사망해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해당국 정부들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1900년대 초부터 동 아프리카에서 야생 멧돼지 간에 순환하다가 사육돼지로 확산됐고 1921년 케냐의 사육 돼지에서 최초 발견됐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로는 과거 열처리 하지 않은 돼지고기 잔반을 돼지에 급여했기 때문에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감염된 동물이 건강한 동물과 접촉할 때도 발생한다. 돼지가 죽은 후에도 혈액과 조직에 바이러스가 존속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의 주범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지난해 브라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고 이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퍼지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카바이러스의 전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그만큼 확산됐고 인류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대륙을 넘나들게 된 것이다. 이집트숲모기는 동북아시아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사촌뻘인 흰줄숲모기는 한국과 일본 등에도 나타나 언제든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북극이나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에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는 2015년 3만년전 지층에서 몰리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 바이러스는 아메바에 기생하는 데 증식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후편도염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인류가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1976년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40여년이 지난 최근에야 개발 완료를 앞두게 된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치료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이미 2004년 동물실험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지만 대형 제약회사들은 시장성이 없다며 개발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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