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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 시간여행] 원두막이 있던 풍경

    [이호준 시간여행] 원두막이 있던 풍경

    사탕 굴리듯 입안에서 살짝 굴린 뒤 소리 내어 발음하면 그 말이 지닌 본질을 실감나게 전해 주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단어는 달콤하지만 아릿한 맛을 품고 있고, ‘숲’이라는 단어를 발음하면 왠지 쾌적한 느낌이 든다. ‘원두막’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그리움 덩어리다. 시골에서 자란 50대 이상의 남성들을 순식간에 고향으로 데려다주는 묘약이기도 하다. 요즘이야 계절을 가리는 것이 무색해졌지만, 더워질수록 수박이나 참외를 많이 먹게 된다. 엊그제는 수박을 앞에 두고 괜스레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젠 사라지고 없는 원두막이라는 단어가 느닷없이 입안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수박·참외는 지천으로 흔해졌는데 원두막은 보기 어려워졌다. 주로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노지(露地) 재배가 없는 건 아니지만 텃밭 농사 수준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원두막을 지을 일도 없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원두막은 농촌 풍경의 랜드마크 같은 역할을 했다. 원두막은 작물의 ‘서리’를 막기 위해 밭 가장자리에 만들어 놓은 망루를 말한다. 서리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떼를 지어 남의 과일·곡식·가축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원두막은 참외·오이·수박·호박 따위를 뜻하는 원두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굵은 기둥 네 개를 세우고 서까래를 얹은 뒤 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었다. 지붕 밑으로는 통나무로 틀을 짜고 판자 같은 것을 깔아 누대를 만들었다. 원두막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네 악동들 때문이었다. 서리야말로 농촌 아이들에게 가장 스릴 있는 놀이였다. 수박과 참외가 익어 갈 무렵이면 아이들은 둘러앉아 서리를 모의하고는 했다. 그 자리에는 꼭 대장 역할을 하는 아이가 있어서 작전 계획을 짜고 역할 분담을 했다. 발 빠른 아이들은 밭에 들어가 참외나 수박을 따오는 돌격조를 맡고 어리거나 굼뜬 아이들은 망보는 역할을 맡았다. 밭 주인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도 서리가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악동들의 침입을 눈치채고 소리를 지르고 쫓아가 보지만 다람쥐처럼 어둠 속으로 스며드는 아이들을 무슨 재주로 잡을까. 눈 뜨고 당하는 게 당연했다. 원두막이 서리 때문에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각박함을 상징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밭 주인은 동네 아이들이 참외 몇 개 따가는 것쯤은 모른 척 눈감아 주고는 했다. 자신 역시 어릴 적에 남의 밭을 들락거리지 않았던가. 아이들 역시 재미 삼아 서리를 할 뿐 참외나 수박 농사를 망칠 만큼 따가는 일은 없었다. ‘수박에 말뚝 박는다’는 말도 있었지만, 주인이 마을에서 공인된 악질일 때나 당하는 일이었다. 모두가 친척이고 이웃인 시골 동네에서 그런 짓은 용납되지 않았다. 원두막이 꼭 감시초소 역할만 하는 건 아니었다. 동네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들에서 일을 하다 모여 앉아 막걸리 한잔을 나누기도 했고, 소나기가 쏟아지면 잠시 피하는 곳이기도 했다. 길손들이 땀을 들이며 쉬어 가는 곳도 원두막이었다. 그런 원두막이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 사라져 갔다. 서리라는 단어도 시나브로 지워졌다. 하긴 요즘의 각박한 세태로 보면 서리도 도둑질이다. 괜히 오이 하나라도 욕심을 부리면 경찰서 신세를 지기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농촌에는 어둠을 헤치며 참외나 수박 밭으로 기어들 만한 아이들이 없다. 그러니 누구로부터 무엇을 지키려고 원두막을 지을까. 나이 지긋한 이들이 추억 창고나 뒤적거리며 그리워할 뿐.
  • 국민 30% ‘잠복 결핵 감염자’… 2주 이상 기침 땐 의심해보세요

    국민 30% ‘잠복 결핵 감염자’… 2주 이상 기침 땐 의심해보세요

    결핵 환자 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리스마스실’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것처럼,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전유물로 여겼던 결핵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한국 1위, 사망률 1위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결핵은 현재 진행 중인 질병이다. 매일 전국에서 72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매일 5명이 사망한다. 보건당국은 결핵 발병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으로 잠복결핵자 치료에 주목하고 있다.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다른 사람의 폐로 들어가더라도 면역력이 강하면 균을 억제할 수 있다. 잠복결핵은 우리 몸의 면역력에 밀린 결핵균이 몸 안에서 잠을 자는 상태를 말한다. 최재철 중앙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일 “결핵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대식세포가 결핵균을 잡아먹는데, 결핵균은 좀 독특한 특징이 있어 잡아먹히고도 대식세포 안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결핵균 주위로 몰려들어 살아 있는 결핵균이 더는 퍼지지 않도록 일종의 감옥을 만드는데, 이런 상태를 잠복결핵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 감염자가 국내에 1500만명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구의 30%는 몸 안에 결핵균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는 결핵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결핵을 전파시키지 않고 증상도 없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균이 증식하면 증상이 생기고 전염력도 강한 활동성 결핵이 된다. 일반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 5% 정도가 결핵으로 발병하고, 그 이후 평생에 걸쳐 5% 정도 더 발병해 잠복결핵자의 약 10% 정도가 결핵환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 면역기능저하자는 더 잘 발병할 수 있다. 따라서 결핵을 예방하려면 증상과 전염력이 없는 잠복결핵자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을 치료하지 않은 사람은 치료자보다 결핵 발병 위험이 7배 높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잠복결핵 감염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일단 결핵이 발병하면 본인도 고통스러울뿐더러 자신과 접촉한 이들 중 30%를 감염시킬 수 있다. 가족과 직장 동료를 비롯해 결핵 환자와 접촉한 10명 중 3명은 잠복결핵자 또는 결핵 환자가 되는 것이다. 잠복결핵을 치료할 때 가장 필요한 건 감염자의 의지다. 몸이 멀쩡하니 치료를 결심하기도, 치료를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치료를 시작한 잠복결핵자 중 76.9%만 치료를 완료한다. 10명 중 4명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그만두지만, 의료진의 치료에 협조하지 않거나(23.5%),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14.6%)도 있다. 박지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되면 노인 등 결핵 발병 고위험군, 집단시설 종사자 등 발병 때 파급 효과가 큰 대상자에게 예방적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면서 “약제에 따라 3~9개월간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예방적 약물 복용으로 활동성 결핵 발병 가능성을 의미 있게 낮추려면 약물 복용을 끝까지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복결핵을 치료한다고 결핵 발병을 100%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완료하면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을 60~90%가량 예방할 수 있다. 잠복결핵은 대개 검진으로 발견된다. 보건당국은 산후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검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전국 의료기관 어디에서나 무료로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받을 수 있다.일단 잠복결핵이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면 호흡 곤란,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무력감과 피곤함, 미열·오한 등의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나 폐렴, 폐암,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이다. 2주 이상, 특히 밤에 심한 기침을 하고 열이 나면 결핵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병이 악화돼 폐가 심하게 손상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어려워진다. 결핵균은 폐에서만 발병하는 게 아니므로 발병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 가령 신장 결핵이면 피가 섞인 소변을 볼 수 있고, 배뇨곤란·잦은 요의·통증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추 결핵은 허리 통증이 심하고,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 가지고 결핵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결핵균 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는 ‘투베르쿨린’이란 용액을 주사해 부어오른 정도를 측정하는 피부반응 검사를 한다. 폐결핵은 흉부 엑스선(XRay) 검사로 찾는다.현재 우리나라 결핵 환자는 2018년 기준 3만 3796명이다. 매년 2만~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결핵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한국전쟁 때문이다. 전쟁 전후 결핵이 많이 발병하고, 피란 생활을 하면서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다.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공부하고 군대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결핵균이 더 많이 전파됐고, 이렇게 감염된 이들이 면역력이 약해지는 노년기에 들어 발병해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2018년 새로 발생한 결핵 환자의 45.5%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잠복결핵과 마찬가지로 활동성 결핵도 꾸준히 치료해야 완치될 수 있다. 결핵 치료를 시작해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전염력이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 속도가 매우 느려 최소 6개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복용을 중단하면 아직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할 위험이 크다. 또 기존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약이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할 수 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 기간은 2년이며 부작용이 많아 매우 힘들고 치료 성공률도 50~60%에 불과하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을 완치하려면 먼저 약제 처방이 적절해야 하고, 규칙적인 복용, 충분한 (약의) 용량, 일정기간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중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결핵은 흔히 ‘불주사’로 불리는 결핵예방접종(BCG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BCG 예방접종을 하면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폐결핵 발병 위험이 20%까지 줄어든다. 하지만 효과가 10년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감염성 질환인 만큼 기침 예절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단 2주 이상 기침을 계속하면 결핵 가능성을 의심하고 인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이 의심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공장소는 피해야 하며, 결핵 환자의 가족과 주변인 또한 접촉자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간혹 결핵 환자와 밥을 먹는 것조차 꺼리는 일도 있는데, 결핵은 결핵환자가 사용하는 수건, 식기류 등 생필품이나 음식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 환자와 함께 음식을 먹거나 악수를 하는 것도 문제 되지 않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

    [이호준의 시간여행]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

    옛집들이 잘 보존된 민속마을에 갔을 때였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다가 어느 초가의 기울어진 사립문 앞에 한참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누군가 오래된 시간을 밀고 나올 것 같아 쉽사리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해가 설핏 기울어도 사람의 기척은 없고, 짝을 찾지 못한 멧비둘기의 젖은 울음만 드나들 뿐이었다. 사립문…. 가만 눈을 감으면 고향을 상징하는 깃발처럼 가슴에 펄럭이는 존재다. 사립문은 문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애매했다. ‘이 안에 사람이 살고 있소’ 표시하려는 것 이상의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을 경계하겠다거나 도둑을 막아 보겠다는 의도 따위는 없었다. 생긴 것 자체가 얼마나 엉성한지, 그 틈으로 식구들이 마루에 앉아 밥 먹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들여다보였다. 어디 그뿐일까. 시간이 갈수록 엉성해져서 몇 해만 지나면 벌어진 틈새로 강아지 하나쯤은 거뜬히 드나들었다. 그런 형편이니 무슨 경계고 배척이고 할 게 있었을까. 사립문은 집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베어다 엮어 놓은 문을 말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사립짝은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이라는 뜻이다. 거기까지 확인해도 사립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은근히 궁금해진다. 혹시 ‘사립’(斜立ㆍ비스듬하게 섬)이란 한자어에서 온 것은 아닐까? 늘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사립문과 딱 어울리는 말이다. 혹자는 ‘싸리문’으로 적기도 하는데, 싸리문은 말 그대로 싸리를 엮어서 만든 사립문이다. 싸리가 지천이었으니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을 것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삶이 그랬다. 물려받은 밭 한 뙈기 없이 드난살이를 전전하다 어렵사리 오두막이라도 한 채 지어 놓고 보니, ‘내 집’이라고 어깨에 힘 한 번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담이라도 제대로 있었을까. 내에서 호박돌이라도 져다 쌓으면 좋으련만 늘 일손이 달리다 보니 그마저 없는 집도 많았다. 그런 마당에 솟을대문이 어울릴까, 나무대문이 맞을까.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는 섭섭한지라 잔 나무 베어다가 잎사귀를 훑어 얽어 놓은 게 사립문이었다. 사립문을 보면 기우뚱하거나 비뚜름한 게 대개 문틀하고 어긋나 있었다. 문틀 자체가 정밀하게 짜 맞춘 게 아니라, 좀 튼실해 보이는 통나무를 세워 놓고 문짝을 엮어서 매달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느 집에서는 워낭(말이나 소의 목에 다는 방울)을 장식 삼아 달아 놓기도 했는데, 사람이 드나들 때만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개들이 수시로 오가고 가끔 바람도 딸랑딸랑 흔들어 놓고 도망치고는 했다. 그래 봐야 문 열고 뛰어나오는 사람도 없었다. 물론 잠금장치도 없었다. 끼익끼익 소리 지르는 나무문이나 철문과 달라 밀면 못 이기는 척 물러날 뿐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어디든 있을 땐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사립문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나니까 절절하게 그리운 건 무엇 때문일까. 고향이 내 고향 같지 않던 때부터였을 것이다. 초가지붕과 돌담과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에 쇠대문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그 고향. 열일곱 살에 집을 나가 스무 살에 파마머리로 돌아왔던, 돌아온 지 넉 달 만에 아비 모를 아기를 낳았던 이웃집 순례 누나처럼 본질은 그대로인데 왠지 서먹서먹해진 내 고향…. 지금이라도 굽은 등과 흰머리 설운 내 할머니가 사립문 지그시 밀고 나올 것만 같은데, 눈을 크게 떠 보면 시간이란 지우개는 할머니도 사립문도 깨끗이 지워 버린 뒤다.
  • 바다를 한 입에… 더위 싹, 기운 쑥

    바다를 한 입에… 더위 싹, 기운 쑥

    2003년 여름이 지날 무렵 충남 서천군 판교면 행사장에 동물보호단체 등이 쳐들어와 솥을 엎고 천막을 걷어냈다. 면내 개고기 음식점 주인들이 첫 ‘보신탕 축제’를 열 참이었다. 축제는 결국 무산됐고, 쌍방 간에 고소·고발이 오갔다. 전통적인 여름철 보신 음식의 쇠락(?)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이종림 판교면 부면장은 16일 “당시 7~8곳에 이르던 보신탕 집이 지금은 두 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판교는 조선시대인 1770년대 백중장에서 처음 판매가 이뤄진 보신탕의 원조로 알려졌다. 힘든 농사일을 거의 끝낸 머슴에게 휴식을 주는 ‘백중’(음력 7월 15일)에 열린 장에 머슴들이 몰려와 개장국을 사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후 콜레라 등이 번창해 돼지고기 등을 기피하게 되면서 십수년 전까지 판교를 중심으로 한 서천군과 인근 부여군에서는 더위에도 잘 상하지 않는 보신탕을 상가에서 문상객에게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부면장은 “애견 인구가 늘고 동물보호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보신탕이 줄어든 결정적인 이유는 상을 치르는 장소가 집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요즘은 풀베기 등 마을 공동작업 때만 개를 잡는다”고 전했다. 보신탕이 아니라도 여름철 건강 음식은 지천이다. 특히 푸른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에 ‘갯것’으로 만든 전통 해산물 음식은 뜨거운 날에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더위를 식히고, 기운을 돋우고, 떨어진 입맛을 살릴 해산물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속 시원한 맛,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겨울에 주로 먹는 토속음식 게국지와 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충남 태안은 여름이 오면 박속밀국낙지탕과 붕장어(일본명 아나고)구이가 미식가를 유혹한다. 박속밀국낙지탕은 조선시대 낙향한 선비들이 즐겨 먹었다고 하나 널리 알려진 것은 수십년 전이다. 정지수(47) 태안문화원 사무국장은 “1989년 서산에서 태안이 분리되기 전 역사적으로 서산에 속했다 떨어지길 반복해 태안이 원조여도 서산 것으로 대표되는 게 많다. 박속낙지탕만 해도 낙지를 잡는 가로림만 갯벌은 태안에 많고 이원·원북면이 이 음식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박속과 낙지는 궁합이 맞고 수확 시기도 엇비슷하다. 바가지를 만드는 박이 완전히 익기 전인 7~8월 속을 긁어내고 산란기 때 태어난 세발낙지도 이맘때 살이 부드럽고 맛이 좋다. 박속을 넣고 물을 끓이면서 낙지를 데쳐 샤부샤부로 먹은 뒤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요리한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예전부터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쓰던 ‘밀국’이라는 말이 붙은 걸 보면 애초 수제비를 넣어 먹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시어머니에 이어 2대째 운영 중인 이원면 이원식당 주인 안국화(59)씨는 “내가 어릴 때는 박속과 낙지를 가마솥에 넣어 찌개를 만들어 먹었는데 요즘은 샤부샤부가 대부분”이라며 “박속을 넣으면 무보다 훨씬 시원하고 담백하다. 국물이 바로 식지 않아 낙지 고유의 맛을 더 오래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여름 주말 하루에 300명이 오는데 날이 더워지며 벌써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소금 톡톡, 담백한 태안 붕장어구이 태안 붕장어구이는 주로 소금에 구워 먹는 게 특징이다. 소금은 충남에서 태안이 주산지다. 정 사무국장은 “태안은 조선시대 이름난 조정의 자염(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 생산지였다. 공주 부동산 갑부 김갑순이 등장하기 전에 태안 이희열(1831~1918)이 구한말 충남 최고 갑부가 됐던 게 소금”이라며 “지금도 태안은 충남에서 천일염 염전이 가장 많이 남아 소금이 흔한 곳으로 구이에 주로 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소금으로 구우면 담백하고 붕장어 고유의 맛이 잘 산다. 조석시장에 아예 붕장어구이 골목이 있다. 문기석 상인회장은 “붕장어 맛이 가장 좋은 여름철이 되면 손님이 점점 늘어난다”고 전했다.갯벌의 소고기, 순천만 짱뚱어탕 요즘 전남 순천만 갯벌에 가면 짱뚱어들이 마구 뛰어다닌다. 짱뚱어는 청정 갯벌에 사는 물고기로 순천만이 천국이다. 간척 등 갯벌이 훼손된 해안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개체수가 줄고 양식도 안 돼 귀한 대접을 받아 ‘갯벌의 소고기’로 불린다. 잡기도 쉽지 않다. 갯벌의 짱뚱어에 낚싯줄을 정확히 던져서 맞혀 잡는 ‘달인’이 TV 등에 나오기도 하지만 이 물고기는 매우 민첩하다. 귀가 어둡지만 영리하고, 예민하고, 볼록 솟은 큰 눈이 주변을 전방위적으로 둘러볼 수 있어 상황감지 능력이 탁월하다. 갯벌의 게와 갯지렁이 등을 먹고 산다. 거무튀튀한 색깔과 생김새는 메기나 미꾸라지 같고, 팔딱팔딱 뛰고 잽싸게 기는 모습은 도마뱀을 닮았다. 솜씨 좋은 낚시꾼도 널배로 갯벌을 미끄럼 타며 홀치기낚시나 맨손으로 한 마리씩 잡아 망태를 채울 뿐이다. 짱뚱어 100마리를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도의 인내심과 체력, 숙련된 기술로 잡는 걸 보면 절이라도 하고 수저를 들어야 할 판이다. 아무것도 안 먹고 한 달을 사는 특징 때문에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꼽힌다. 전골, 구이, 탕으로 요리한다. 된장을 풀고 시래기, 우거지 등을 넣어 추어탕처럼 끓인 탕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1980년대부터 언론에 자주 소개돼 순천만을 상징하는 ‘전국구’ 음식이 됐지만 여름철 건강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여름 별미 물회 본고장, 포항 동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제주에서 강원까지 여름철에는 물회가 제일이다. 이 중 경북 포항은 물회 대중화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고 허복수씨가 1960년대 ‘영남물회’를 열고 최초로 물회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설머리물회지구’에만 물회 전문 식당이 20여곳에 이른다. 죽도시장, 바닷가길, 북부해수욕장, 환여동 및 두호동 회타운 등에도 많다. 바쁜 어부들이 큰 그릇에 막 잡은 생선과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푼 뒤 시원한 물을 부어 후루룩 마신 데서 유래한다. 종류는 다양하다. 도다리물회, 세꼬시물회, 해삼과 전복을 넣은 특미물회, 꽁치물회 등이 있다. 먹는 방식도 다채롭고 맛 또한 다르다. 고추장에 배·상추·잔 파와 깨소금·참기름을 넣어 비비는 전통 물회와 멸치·다시마·버섯 등을 우려낸 얼음 육수로 만든 2000년대 유행 물회는 맛 차이가 크다.뼈째 썰어 막된장에, 제주 자리물회 반면 제주에는 토박이들이 즐기는 자리물회가 있다. 갓 잡은 싱싱한 자리돔을 뼈째 썰어 채소와 함께 막된장으로 양념한 뒤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다. ‘여름철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따로 보약이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제주 사람들의 대표 여름 특식이다. 자리물회는 식초를 뿌려 만들지만 제주토박이들은 여기에 더 톡 쏘는 빙초산을 한 방울 떨어뜨려 먹는다. 제피나무 잎을 약간 넣으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섶섬 바다 절경으로 유명한 서귀포 보목포구 앞바다가 주산지로 마침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이 일대에서 활자리돔 즉석 시식, 자리돔 맨손으로 잡기, 대나무 고망낚시, 통통배 타고 보목바당 유람 등 자리돔 축제가 열린다. 물회는 불포화지방산과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고 시원하고 고소해서 더위를 떨치는 음식으로 딱 맞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제가 미국에서 가르친 한국 공무원들이 정책을 잘 펼쳤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죠.” 김두옥(62) 미국 켄터키주립대 마틴스쿨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은 지난 10년간 300여명의 한국 공무원을 가르친 ‘공복(公僕) 조련가’다. 한국자치경영평가원(현 지방공기업평가원) 박사로 근무하던 김 원장은 2007년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미국의 선진 행정 기법을 타국 공무원에게 전수하는 연수원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켄터키대가 흔쾌히 응하면서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을 맡았다. 이달 초부터 잠시 방한 중인 그를 16일 서울 중구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진 해외에선 근무는 커녕 공부한 적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천명(50세)을 넘긴 나이에 갑자기 우리나라가 좁아 보이더라고요. 행정학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견문을 넓힌 뒤 한국 공무원에게 가르쳐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죠.” 한국인 박사가 운영하는 연수기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켄터키대를 연수 장소로 선택하는 한국 공무원이 하나둘 늘었다. 김 원장은 학위 과정으로만 학기를 채우지 않고 일정기간 주 정부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능력을 쌓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단순히 상아탑에서 수업만 듣는 게 아닌, 미국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한국 공무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만리 타국에서 온 동양인이 미국 관공서로 찾아가 한국 공무원을 인턴으로 근무하게 해 달라고 하니 문전박대도 참 많이 당했죠.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뛰어다녀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이젠 ‘웰컴, 코리아’를 외치는 미국 공무원이 많아졌어요.” 켄터키대에서 연수를 마친 공무원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중앙부처는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서기관(4급) 시절 연수를 왔고, 지금은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새로 오는 연수생을 통해 기존 졸업생 소식을 전해듣죠. 한국으로 돌아간 공무원들이 좋은 정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저도 국가에 뭔가 이바지했다는 보람을 느껴요. 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눈 부릅뜨고 지켜볼겁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대문 복지사각 발굴대회 “꽃보다 특별한 이웃을 소개합니다”

    서대문 복지사각 발굴대회 “꽃보다 특별한 이웃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서대문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살기 좋다는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누군가가 눈물 흘릴 때 이유를 묻는다는 뜻입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복지사각지대 발굴대회’에서 동별 대표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본뜬 선서문을 낭독하자 현장에 모인 160여명은 박수와 함성으로 지지를 보냈다. 이날 발굴대회에는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관리사무소, 슈퍼마켓, 편의점, 미용실 등 14개 동의 동네 상점 주민 160여명이 서대문구 ‘복지천리안’의 활동가 ‘안녕 지킴이’ 자격으로 참석했다.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도시가스, 수도, 건강보험, 음료배달, 행복플러스 등 방문형 사업기관 관계자 10여명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복지천리안은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해 상점을 신고망으로 활용하는 서대문구의 생활밀착형 복지 사업이다. ‘1통 1동네상점 복지거점화’를 목표로 이웃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동네 상점 주인들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발견하면 즉각 조치를 취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소주 등을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손님을 유심히 살피거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월세가 밀린 가구를 발굴하는 등 공공의 힘만으로는 손길이 닿기 어려운 영역을 주민들이 직접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동네 미용실이나 음식점도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는 데 힘을 보탠다. 지난해 말 기준 지역 상점 421곳이 안녕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올해 50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금융기관의 대출창구 35곳을 거점화해서 신용불량자 등 대출이 어려운 방문객에게 복지정보를 홍보하고 직업소개소 42곳을 통해 계절에 따라 실업 위험이 높은 일용직 근로자 등 잠재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등 업종별 맞춤형 활동도 이뤄진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공공과 민간, 주민이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고 뜻을 함께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복지공동체 구현을 위해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신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신위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 / 신위 수레 대신 천천히 걸어 꽃을 찾아 나서네 황씨네 넷째 딸 집에 꽃이 막 피어나네 시 쓰겠노라 종이와 붓 찾지 말게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써 나가리니 尋花緩步當經車 黃四孃家花發初 覓句不須呼紙筆 溪邊怡好細沙書 - 추사의 절친 자하 신위의 시입니다. 꽃 핀 세상 이곳저곳을 걷다 문득 마주한 모래밭 위에 손가락으로 한 구절의 시를 쓸 수 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우아한 일인지요. 남쪽 바닷가 마을에 꽃들 지천으로 피어납니다.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으로 시 한 구절 남길 모래밭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음 어두운 당신, 오월엔 당신의 영혼을 위로할 작은 모래밭 하나를 찾아 길 떠나는 것 어떻겠는지요. 꽃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 오월의 기쁨 아니겠는지요. 산밭에 바람 불고 흰 보라 무꽃들 나비 부르는 시간에 씁니다. 곽재구 시인
  • [이호준의 시간여행] 추억 속의 이름, 나룻배

    [이호준의 시간여행] 추억 속의 이름, 나룻배

    중국 땅을 돌고 돌아 두만강 앞에 섰을 때, 시선은 의지를 앞질러 강변을 훑고 있었다. 혹시 노 젓는 나룻배라도 보일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다. 북한 땅은 손에 닿을 듯 가까웠지만, 나룻배로 강을 건너던 시절은 아득히 흘러가 버린 과거일 뿐이었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흘러간 그 옛날에 내 님을 싣고/떠나간 그 배는 어디로 갔소/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김용호 작사, 이시우 작곡, 김정구의 노래로 1938년 발표된 대중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 가사 중 일부다. 이 노래의 탄생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설이 전해진다. 가사에 나오는 ‘님’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스러진 독립투사를 상징한다고도 하고,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이라는 설도 있다. 또 항일투쟁을 하던 남편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물어물어 찾아갔으나 싸늘한 주검을 만나야 했던 한 여인의 애끓는 통곡이 담겨져 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이야 어떻든 이 노래처럼 이별이나 한을 깔고 있는 시와 노래에는 나룻배가 곧잘 등장한다. 나룻배 자체가 떠남을 전제로 하니 숙명적으로 이별의 정한을 담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버드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린 강변에서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조그만 나룻배가 있다. 노를 젓는 늙은 사공과 차마 이쪽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내. 그림에나 나올 법한 그 정경은 짙은 슬픔을 깔고 있지만 가슴 저릴 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윤부길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의 노래로 1959년 발표된 ‘처녀 뱃사공’의 가사다. 이 노래에는 이별의 정한 대신 부모님을 모시면서 나룻배의 노를 젓는 처녀 뱃사공의 꿋꿋한 삶이 담겨 있다. 윤부길은 낙동강이 아닌 악양 나루터에서 “군에 입대한 뒤 소식이 끊어진 오빠를 기다린다”는 처녀 사공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곳곳에 나룻배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국토를 적시며 흐르는 강이나 조금 큰 내에는 대개 나룻배가 있었다. 삿대나 노를 쓰는 작은 배가 대부분이었다. 넓은 강에나 가야 돛단배가 오갔다. 19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지금도 곳곳에 있는 진(津)이나 포(浦) 같은 지명은 그곳이 배가 드나드는 나루터였음을 말해 준다. 전에는 다리가 그리 많지 않았거니와 어지간한 다리는 홍수 한 번이면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기 일쑤였다. 그래서 강을 끼고 사는 동네는 나들이를 위해 나룻배가 꼭 있어야 했다. 뱃사공은 대개 나루터 근처의 작은 움막에서 살았다. 강 저쪽에서 어이~ 어이~ 사공~ 하고 부르면 한밤중이라도 삐그덕 삐그덕 노를 저어 가 강을 건너 줬다. 마을 사람들은 추수 때가 되면 선임(船賃)을 곡식으로 치렀다. 요즘도 나룻배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은어가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섬진강이나, 우렁이가 지천인 우포늪으로 가면 가끔 노를 저어 물길을 가르는 작은 배들을 볼 수 있다. 안동 하회 마을에도 부용대까지 오가는 배가 있다. 하지만 그 옛날 나룻배가 품었던 정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관광 상품으로 전락했거나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나룻배들이 사라진 강은 견고한 시멘트 다리가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대 부적응자’들은 여전히 강가에서 흔드는 하얀 손수건을 그리워한다. 강과 나룻배는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에.
  • 을지대학교 간호대학 29회 나이팅게일 선서식

    을지대학교 간호대학 29회 나이팅게일 선서식

    을지대학교 간호대학은 23일 대전캠퍼스 지천홀에서 ‘제29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열었다. 선서식에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을 비롯해 홍성희 을지대학교 총장,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권명옥 국군간호사관학교장 등 내외빈과 간호학과 재학생, 학부모가 참석했다. 이날 선서식에서 간호대학 3학년 학생 153명은 나이팅게일 선서와 촛불의식을 통해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미래 간호인으로서 생명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홍성희 총장은 학생들에게 “어둠을 밝히고 온기로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초는 간호사의 길에 비유되곤 한다”며 “오늘 다짐을 잊지 말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빛이 되고 임하는 곳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이가 없도록 온기를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임숙빈학장은 “어떤 시련이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오늘 밝힌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며 초심을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낡은 간판이 걸려 있는 허름한 식당. 모여 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에선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삼겹살을 상추에 싸 한입 가득 넣어주는 풍경에서는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삼겹살이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소통 문화의 코드로 불리는 이유다. 시인 안도현은 딱 두 줄짜리 시 ‘퇴근길’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아, 이것마저 없다면’이라고 삼겹살을 예찬했다. 혹자는 말했다. 삼겹살은 세월이 한 겹, 정성이 한 겹, 희망이 한 겹이라고. 여기에 지역의 특성과 문화까지 더해졌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삼겹살은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 갈비에 붙은 살’을 말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삼겹살은 아니었다. 세겹살로 불리다 해방 이후 삼겹살이란 단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설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개성 유래설이다. 개성 사람들이 돼지에게 지역 명물인 인삼을 먹였다고 해서 삼겹살이 됐다는 것이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인삼의 고장 충북 증평군이 탄생시킨 홍삼포크삼겹살이 진정한 삼겹살이다. 군은 10여년 전 홍삼 부산물을 사료로 먹인 돼지를 시험 사육했다. ‘부산물에도 사포닌이 많은데 사람이 먹기는 좀 그렇고, 한번 돼지에게 먹여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홍삼포크의 시발점이 됐다. 6개월간 친환경 사료 1t당 2㎏을 섞여 먹였더니 고기가 부드럽고 연하며 담백했다. 성공을 확신한 군은 2003년부터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홍삼포크삼겹살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의 백미는 기네스북에 최장 길이로 등재된 204m의 구이판에 홍삼포크삼겹살을 구워 먹는 이벤트다. 군은 2005년 12월 ‘사미랑 홍삼포크’란 상표까지 등록했다. 사미랑은 ‘인삼의 고장’, 홍삼포크는 ‘홍삼 먹인 웰빙 돼지고기’에서 이름을 땄다. 2008년 4월에는 홍삼 부산물을 이용한 돼지사육방법을 특허등록했다. 송정현(40·여) 사미랑영농조합 대표는 “일반 삼겹살보다 색깔이 진하고 탄력성이 뛰어나 쫄깃쫄깃하다”며 “잡냄새가 거의 없고 구워서 쌈장 없이 고기만 먹어도 될 정도로 고소하다”고 자랑했다. 가격은 일반 삼겹살과 같다. 군은 2015년 증평읍 송산로에 홍삼포크 전문 판매장을 열었다. 현재 증평에는 총 10곳의 홍삼포크 판매장과 식당이 있다. 인근 청주나 음성 등에도 홍삼포크 식당들이 영업 중이다. 충북 청주는 삼겹살의 고장으로 불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삼겹살거리가 있고, 삼겹살축제까지 열린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까지 나온다. 청주는 독특한 삼겹살 문화가 자리잡았다. 1960년대 초 청주에 삼겹살집들이 문을 열었는데 생삼겹살을 간장에 담갔다가 구워 먹는 간장구이와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절이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원조가 누군지 불분명하지만 생강과 대파 등을 넣어 달인 간장소스에 삼겹살을 한번 적셨다가 구우면 누린내가 안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졌다. 파절이는 느끼한 삼겹살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이후 간장구이와 파절이는 청주 삼겹살과 ‘한몸’이 됐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2012년 서문시장에 조성됐다. 인근 대형마트에 밀려 인적이 끊긴 전통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시민들이 청주시에 제안해 명물이 탄생했다. 현재 300여m 남짓의 작은 시장 골목에는 삼겹살 전문식당 12곳이 영업 중이다. 업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간장소스를 차별화했다. 김동진(54) 함지락식당 대표는 “지방분해에 좋은 녹차나 향이 좋은 당귀 등을 넣어 간장소스를 만드는 등 식당마다 특징이 있다”며 “간장을 찍어 구우면 간장치킨처럼 고기 맛이 짭짤해 자꾸 먹게 된다”고 말했다. 해마다 3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이곳에선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2만여명이 다녀갔다. 매년 봄이면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생산단지에는 미나리의 향미를 즐기기 위한 미식가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십여대의 관광버스가 한재마을을 가득 메워 관광명소를 연상케 한다. 마을 초입부터 미나리 식당촌이 이어지고 식당마다 ‘미나리삼겹살’ 파티가 한창이다. 한재 미나리는 2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다. 3월이 되면 향취가 더욱 강해진다. 한재 미나리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생산단지를 찾아가는 게 좋다. 식객들은 연신 암반수를 이용해 키운 알싸한 봄 미나리를 삼겹살에 둘둘 말아 한입 가득 넣고 씹어 댄다. 차가운 물에 씻은 미나리와 뜨겁고 기름진 삼겹살이 만나 절묘한 맛을 낸다. 미나리는 아삭하게, 삼겹살은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도 입안에서 미나리 향이 감돈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이기동(58·대구 수성구)씨는 “매년 이맘때쯤 동료와 한재마을에 미나리삼겹살 먹으러 오는 일이 관례처럼 됐다”며 “싱싱한 봄 미나리와 삼겹살 쌈을 즐기는 맛에서 봄을 느낀다”고 했다. 한재 미나리는 다른 미나리보다 줄기가 굵고 육질이 연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는 혈액순환과 해독 효과가 있어 빈혈, 냉증,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미나리삼겹살을 즐기기 위해서는 손님들이 고기와 김치, 음료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불판과 가스레인지 등 기본적인 것만 제공한다. 주변에 와인터널, 프로방스, 운문사 등 둘러봐야 할 곳도 많아 미식 여행지로 제격이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는 ‘오삼불고기’ 명소로 유명하다. 겨울이 길고 눈과 바람까지 많은 탓에 50여년 전부터 매콤 달콤한 오삼불고기가 생겨났다. 오삼불고기 탄생에는 높고 골이 깊은 험준한 산세도 한몫 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산골마을 사람들이 대관령 아래 강릉 주문진에서 지천으로 나던 오징어에 고추장, 파를 넣고 불고기를 만들어 먹으면서 자리잡은 음식이다. 처음에는 오징어만 갖고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얼큰하게 만들어 먹던 게 시작이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대관령 일대에 대단위 스키장과 고랭지 배추 농사가 유명해지고,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삼겹살을 섞어 오삼불고기로 변천했다. 요즘에는 건강식으로 더덕을 이용한 더덕즙을 양념장에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향을 잡는다. 대관령면에만 100여곳 식당에서 오징어불고기를 판다. 요즘에는 오징어와 삼겹살에 파를 썰어 넣은 게 인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오삼불고기거리사업이 추진돼 외지인 발길이 이어진다. 횡계10리 인근 뒷골목 네거리에 11곳이 모여 있다. 함영만 오삼불고기거리사업추진위원장(횡계10리 이장)은 “오삼불고기는 대관령의 맛깔난 음식 가운데 하나로 다양한 메뉴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금강에 사라졌던 멸종위기종 ‘흰수마자’ 귀환

    금강에 사라졌던 멸종위기종 ‘흰수마자’ 귀환

    보 설치 후 금강 본류에서 사라졌던 멸종위기종(1급) ‘흰수미자’가 다시 돌아왔다.17일 환경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환경유전자를 활용한 담수어류 조사 중 4일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I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의 서식을 확인했다. 5일에는 ‘4대강 보 개방에 따른 수생태계 변화 조사’를 수행하던 장민호 공주대 교수팀이 4마리를 추가로 발견했다. 발견 지역은 세종보 하류 좌안 200~300m 지점이며, 보 개방 이후 드러난 모래 여울로 서식처와 유사한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흰수마자는 모래가 쌓인 여울에 사는 잉어과 어류로 한강·임진강·금강·낙동강에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4대강 사업과 영주댐 건설 등으로 강의 모래층 노출지역이 사라지면서 개체수와 분포지역이 급감했다. 금강 수계에서는 2000년대까지 금강 본류에 폭넓게 서식했으나 보 완공 시점인 2012년 이후 본류에서 흰수마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장민호 공주대 교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세종보와 공주보가 개방돼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이 씻겨 내려가고 강 바닥에 모래가 드러나면서 서식환경이 조성됐다”면서 “금강 주변 지천에 살던 일부 개체가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제는 잃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잃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잊지 않겠습니다

    팽목항서 추모극·안전행동의 날 행사 유가족 24명 낚싯배로 사고 해역 찾아 안산 전역 사이렌… 시민 5000명 행사 인천에선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 열려 강원·광주 학생단체 진상 규명 촉구도“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공동 주관한 ‘기억식’에는 유가족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정 도 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유 부총리는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어도 슬픔은 그대로다. 인사도 없이 떠나간 참사 희생자 304명 모두가 (오늘) 우리 곁에 온 것 같다”며 “대한민국은 아직 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진상규명을 못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인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희생된 우리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함께한 모든 분 고맙다”며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됐다고 말을 한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끔찍한 당시를 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산시 단원고에서는 ‘다시 봄, 희망을 품다’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약했다. 사회자로 나선 3학년 부회장 김민희양은 “어느덧 시간이 흘러 5주기를 맞았지만, 아직도 진실은 수면 아래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노란 리본을 만들고, 사고 당시 2학년 교실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안산교육지원청 내 ‘기억교실’을 찾아가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참사가 발생한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는 이날 오전 ‘다시, 4월’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팽목 바람길 12.5㎞ 걷기에 참석한 추모객들은 기억의 벽 일대를 걸으며 희생자들을 기억했다. 청소년 체험 마당 등에 이어 추모극 ‘세월을 씻어라’가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을 눈물로 얼룩지게 했다. 사고 당시 유가족들이 머물렀던 진도체육관에서는 진도군민과 학생 등 500여명이 추모식과 ‘국민 안전 행동의 날’ 행사를 펼쳤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서도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관에는 세월호 사고 당시 희생된 단원고 학생·교사를 제외한 일반인과 세월호 승무원 등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돼 있다. 제주에서도 세월호 촛불연대 주최로 행사가 열렸다. 제주시 산지천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제주지역 17곳에서 세월호 추모·기억공간을 찾은 사람들이 접은 종이배를 큰 배에 싣고 5년 전 세월호가 도착해야 했던 제주항 2부두까지 행진을 벌였다. 제주국제대에서도 단원고 희생자 중 제주국제대에 명예 입학한 7명을 위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강원과 광주 지역 시민·학생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했다. 단원고 학부모 24명은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진도 동거차도 인근 침몰사고 해역을 찾았다. 진도 서망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도착한 이들은 희생자의 넋을 달래려 차례로 국화를 바다에 던졌다. 한 학부모가 “애들한테 인사합시다”라고 외치자 눈물바다로 바뀌었다. 이승현(당시 16세·단원고 2년)군 아버지 이호진씨는 “답답하죠. 배에 있는데 물이 들어온다 생각해 봐요”라고 되물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안산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다섯 번째 봄의 ‘약속’…0416 기억하겠습니다

    다섯 번째 봄의 ‘약속’…0416 기억하겠습니다

    공공기관들 아픔 치유 나서 12~14일 경기페스티벌- 약속 연극·음악회·퍼포먼스 이어져 교육청 16일 ‘노란 리본의 날’ 9~16일 제주 ‘기억 공간’ 운영세월호 참사 5주년을 맞아 경기 안산과 제주도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 따르면 경기도립극단은 오는 12일 안산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무대에 연극 ‘태양을 향해’를 올린다. 매일 술을 마시는 엄마와 이를 지켜보는 중학생 아들 이야기다. 서로 아픔을 보듬고 깨닫는 과정을 통해 불행도 삶의 과정이며, 그조차도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3일에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마시모 자네티 상임 지휘자가 안산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위로의 음악을 선사한다. 이은선의 ‘물속에서’와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등이 연주된다. 14일에는 와동 체육공원과 화랑유원지에서 경기팝스앙상블의 ‘나비날다’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경기도립국악단의 세월호 추모곡 연주, 경기도립무용단의 위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행사에는 성악가 홍일과 소리꾼 전태원, 가수 조성모 등이 출연한다. 경기도와 산하기관이 세월호 관련 추모 행사를 주관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우종 문화의전당 사장은 이번 추모 행사를 가장 먼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 1월부터 행사 취지와 프로그램 내용 등을 세월호 유가족과 협의했다.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에선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모든 국민이 마음으로 아파하는 만큼 공공기관으로서 이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를 잊지 않고 가족을 지켜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웃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의 의미를 행사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도 5주년 당일인 16일을 ‘노란 리본의 날’로 정하고 도교육청 남부 및 북부 청사 전 직원과 25개 교육지원청 교육장, 직속 기관장, 도의회 의원, 교육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선 전국 초·중·고교생 및 학교 밖 청소년이 참여한 ‘청소년 추모 영상 공모전’ 우수작품도 상영한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재단, 교육부와 함께 ‘5주년 기억식’도 마련한다. 세월호 목적지였던 제주 곳곳에도 추모·기억공간이 마련된다. 세월호촛불연대는 ‘세월이 빛나는 마을’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지역 모든 읍·면과 제주시청 앞, 제주도청 앞 천막촌 등 14개 지역 17곳에서 9~16일 세월호 추모·기억공간을 운영한다. 우도의 우영팟 갤러리, 구좌읍의 기억북카페, 한림읍의 달리책방 등 각 지역에 위치한 ‘기억공간’을 방문하면 종이배를 접으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를 메시지로 적어 공유할 수 있다. 16일 오후 7시 제주시 산지천광장 행사에선 추모·기억공간 17곳에서 접은 종이배를 큰 배에 싣고 시민합창을 한 뒤 세월호가 도착하려던 제주항 2부두를 향해 행진한다. 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도로보다 숲길 여는 청정송파

    도로보다 숲길 여는 청정송파

    문정 ‘별내리는 숲길’ 위해 300명 참석 이팝나무·조팝나무 등 3000그루 심어 자투리 공간에 쉼터 등 녹화 사업 추진 박 구청장 “미세먼지 저감 사업 지속”“지난해 말 구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3.8%가 환경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해 주셨습니다. 이번 행사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휴 공간을 발굴해 공원, 자투리땅, 도로 곳곳에 녹화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리근린공원에서 열린 ‘별내리는 숲길 조성’ 행사에서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나무 심기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구민 건강과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더욱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파구가 롯데칠성음료, 비영리 시민단체(NGO) 녹색미래와 손잡고 진행한 이날 행사에는 문정2동 주민들과 롯데칠성 임직원, 시민단체 회원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약 1000㎡ 규모의 공터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팝나무, 조팝나무 등 8종류의 나무 3000그루를 심었다. 인근 어린이집의 3세반 아이들 17명도 고사리손으로 힘을 보탰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참석한 박 구청장은 묘목을 땅에 심고 비료를 뿌려 땅을 다진 뒤 아이들이 자신이 심은 나무에 물을 주는 것을 도왔다. 구는 민선 7기 핵심 공약인 ‘환경친화도시 송파’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녹화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20일에는 장지동 장지공원과 인접한 폐쇄 도로 일대를 녹지공원으로 탈바꿈하는 ‘탄소상쇄숲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3400㎡ 규모의 토지에 이팝나무 등 나무 5종 3000그루를 심는다. 아스팔트 도로 대신 숲이 들어서게 되는 이곳은 송파구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하는 ‘송파수변올레길’의 2코스 구간이기도 하다. 송파수변올레길은 성내천과 장지천, 탄천, 한강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21.2㎞ 규모의 순환형 생태길이다. 4개의 하천으로 둘러싸인 지역 특성을 활용해 도심 속에서 수변 경관과 녹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밖에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하는 녹지공간 확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2년까지 공원 21곳, 녹지 및 쉼터 34곳을 새롭게 조성하고 기존의 공원 36곳을 정비하는 게 목표다. 이미 지난해 마천동 천마공원에 치유숲을 만들고 송파동 송이공원과 오금동 누에머리공원을 정비하는 등 공원 4곳을 신설하고 12곳을 정비했다. 학교 옥상이나 운동장 주변과 같은 자투리 공간을 쉼터, 생태 연못 등으로 꾸미고 학생들이 스스로 환경을 가꿀 수 있도록 하는 ‘에코스쿨’도 5곳 설치했다. 올해는 공원 3곳을 새롭게 조성하고 12곳을 재정비하는 등 근린시설을 더욱 늘리고 가로변 녹지를 확충할 방침이다. 녹지를 조성할 공간을 발굴하는 ‘나무 심을 숨은 땅 찾기’ 공모도 진행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오강현 의원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 건립하자”, 박우식 의원 “마산동 주민센터 등 생활기반 시설 조속 확충해야”

    오강현 의원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 건립하자”, 박우식 의원 “마산동 주민센터 등 생활기반 시설 조속 확충해야”

    오강현 경기 김포시의회 의원은 19일 열린 제19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발언에서 김포시에 ‘반려문화센터’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김포에는 최근 3년간 1500건 이상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오 의원은 “김포 유기견보호소를 교육을 통해 새 반려가족 입양기관과 도우미견 양성기관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한 인력은 일자리경제과와 협업해 일자리를 찾는 시민에게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해 일자리 매칭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동물 문제는 단순 민원처리가 아닌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반려동물 문화와 관련된 산업적 관점까지 고려해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면서, “김포시에 ‘반려문화센터’ 건립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또 “현재 검증된 사설보호소와 늘어난 동물병원, 자원봉사자 등과 그룹 네트워크를 만들어 김포에서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가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우식 의원은 경쟁력 있는 김포한강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생활기반 시설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산동 주민센터와 마산·운양 도서관, 문화예술관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조속히 시공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공공건축물에 총괄건축가·공공건축가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고질적인 악취 문제 해결도 주문했다. 환경단속반 대곶면 출장소 설치를 비롯해 환경단속반 인원을 늘리고 환경단속 24시간 감시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래동 문화의 거리 조성과 가마지천 생태하천 복원, 생태공원~아트빌리지~금빛수로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주차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T를 활용한 주차 공간 공유시스템 구축과 구래 중심상가 월드애비뉴 주차장 공영주차장 전환, 지하주차장 건설, 주차로봇시스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쓰레기와 담배꽁초·불법전단지와 전면적인 전쟁을 선포할 것도 강조했다. 구래동 중심상가나 장기동 먹자골목, 라베니체 등 각종 불법전단지와 담배꽁초, 쓰레기 무단투기 등 근본적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역설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8세대 전자동 생산설비체제로 가격경쟁과 기술 우위 확보”

    “8세대 전자동 생산설비체제로 가격경쟁과 기술 우위 확보”

    대기업도 “못하겠다”고 손들고 나가는 태양광시장. 5년을 이어오는 불황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와 입지를 굳건히 지키는 서울 토박이. 선친의 중국 반도체공장 경영수업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으로 태양광으로의 사업전환과 생산공장을 충남 아산시로 이전한 지 10년 된 이정현 JSPV 대표를 만나 ‘피를 토하는 듯한 절박함과 간절함’ 앞에 숙연해지기까지 하다.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들어선 일성으로 “세상에 도움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이 대표를 통해 태양광산업과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96년부터 사업을 하셨는데, JSPV 창업 동기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저의 사업적 스승은 부친이신데 부친을 따라 중국에서 반도체 장비제조업 경험을 하였습니다. 당시 사업은 잘되었고 사업의 확장을 모색하던 중 태양광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흐름을 알게 되었고 사업적 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한 발짝 앞서나가기 위해 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으로의 확장과 업종 전환을 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기반을 중국에서 국내로의 이전 계획을 세우고 2008년부터 태양광 모듈 제조를 국내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JSPV의 주력 생산제품은 무엇이고 기업의 핵심역량과 차별적 경쟁력은 무엇인지요.-JSPV는 태양광 발전 모듈에 관련해서는 수직계열화가 완벽하게 되어 있습니다. 발전용 태양광모듈 360~380W, 수상태양광모듈, 영농형 태양광모듈, BIPV(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등의 세계적인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어떠한 사업 주문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역량의 원천을 JSPV가 보유하게 된 것은 사업 초기부터 연구개발비를 매출액 대비 5% 이상 투자한 결과라 자부합니다. 이는 한국의 모든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하여야 하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지금도 몇 개의 R&D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특허출원 및 직전이라 모두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수상태양광용 패널, 빛투사 패널, 농지에 비료 및 사료 살포 시에도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패널 개발이 대표적입니다. 다년간의 연구개발과 기술개발로 8세대 전자동 장비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중국산의 저가 제품과의 경쟁에도 손색이 없으며 차별화된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1월에 군산대학교와 태양광 R&D센터를 설치를 위한 협의를 마치고 산학 합작법인을 이번 달에 발족함으로써 연구개발의 질적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도 산학모델을 통해 지속가능한 태양광산업이 되고자 합니다. →제2공장은 8세대 전자동 장비를 말씀하셨는데 제2공장이 이를 갖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8세대란 무엇이고 제2공장 준공의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요. -8세대 전자동 장비는 셀 효율 진화(Applies to all bus bars), 라인 대통합, 검사라인 통합, 고도의 기술개발로 불량률 감소와 공정시간 단축 등이 가능한 기술집약적 장비입니다. JSPV는 기존 2010년도 5~6세대(3bus-bar)라 칭하며, 7세대(4bus-bar)를 지나 2016년에 8세대(5~6bus-bar)로 진화 발전하였습니다. 이는 우수한 제품 생산기술과 저가의 중국산과의 경쟁력에서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기업 이노베이션을 전사적으로 성공하는 계기가 되었고 향후 세계 태양광산업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8세대 전자동장비로 1GW 생산설비체제를 갖춘 제2공장을 건립하였습니다. 현재 한화큐셀, 신성, 현대그린에너지 등 대기업 다음으로 국내 생산량 4위로 400MW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600MW의 생산설비체제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300억원의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고 유상증자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가 주요 이슈인 세계태양광시장에서, 세계 주요 국가들과 한국의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세계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주도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 규모는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2017년 기준, 세계 태양광발전은 전체 발전량의 7.47%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전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1.06%밖에 되지 않습니다. OECD와 세계적인 경제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함량 미달 수준입니다. 또한 세계 태양에너지 발전설비 규모는 2017년 390.6GW 수준으로, 2008~2017년 연평균 43.5% 증가로 동기간 재생에너지 설비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 1.74GW에서 내년 2.4GW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보급을 38%가량 늘릴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세계! 이에 반해 좀 더 노력이 필요한 대한민국!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2015년에 신재생에너지개발에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이란 큰 상을 받으셨는데요. -저와 우리 임직원 모두의 자랑이고 자부심을 갖습니다. 2008년부터 힘겨운 투자와 연구개발 그리고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한 하늘의 보상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태양광모듈 제조기업체 중 한국의 중소기업이 중국을 포함한 국내외 대기업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고사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력과 가격우위 경쟁력을 갖추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JSPV는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었고 이를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큰 상은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노력하라는 경책으로 알고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JSPV는 ESS와 EPC사업 그리고 B2G가 주력사업으로 보여지는데요. -ESS(Energy Storage System) 사업은 주간에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PCS (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에 연결된 전기저장 설비(리튬이온전지)에 저장하고, 야간에 한국전력에 송전하는 것이고,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토털 솔루션 O&M 즉, 태양광발전소 인허가 업무부터 설계, 시공과 광역의 의미로 유지보수관리(O&M) 등 태양광사업 관련 일괄시공을 하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말합니다. JSPV는 제반의 사업시행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고객들께 100% 만족으로 신뢰성을 보장하고 우수한 발전 효율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매니지먼트로 설치 후에도 운영 모니터링, 장애 발생 초동 대응 등 사후관리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완벽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이란, 인도, 파푸아뉴기니, 베트남 정부 측과 재생에너지 분야 중 태양광 모듈 제조기반 확립 및 기술지원과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제반 사업 환경들을 조성해 놓고 각국의 정부 기관들과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태양광 제조업 5년의 불황기를 겪으시며 최근 청와대에 탄원서를 보내셨다는데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 중, 공기업 건물 지붕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최근 KT로부터 우선사업자 선정에서 재무상태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난 5년은 대한민국에서 태양광 패널 제조 중소기업 중 재무상태가 건전한 회사가 있다면 비정상일 정도로 암흑기였습니다. 그래도 JSPV는 2016년 8월 코넥스에 상장을 할 때만 해도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러나 사장 지정 자문회사의 투자 불이행과 2017년의 미국발 세이프 가드 발동으로 200억대 수출 4분의 1 수준으로 체결되면서 어려움으로 시작되고 부채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되었죠. 정부 및 투자기업의 발주 대상기업의 기본이 재무상태 건전성이 최우선이라면 대기업과 수의계약하지 뭣 하러 공모를 통해 힘들게 하려 하고, 더군다나 그런 공모사업이라면 중소기업은 들러리밖에 더하겠습니까.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은 가까운 공기업에서부터 막히는데 시장에서는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탄원서를 보냈습니다. 도와달라고요. 저희 회사의 임직원 160명, 딸린 가족만 500명이고 협력사를 합치면 2000여명의 가족 생사가 달린 문제입니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경영에 실패하는 것은 매국이고 성공하는 길만이 애국이라는 국가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공할 경우에는 개인의 성공과 국부창출은 물론, 세계 시장에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중심으로 국격(國格)이 높아지지만, 사업에 실패하면 낙오자라는 개인적 낙인은 물론, 공장 설립을 위한 대출금은 국민의 세금이니 국민의 돈을 함부로 쓴 망할 놈의 사장이 되고 임직원들은 실업자가 되어 이후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매우 불우한 환경의 국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탄원서에 회신이 없듯이 대한민국 공기업의 사업 관행도 변화하려 하지 않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협회의 정우식 부회장님께 산업정책 관련 제안을 하셨는데요. -원전 줄이고 국가에너지 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정책의 실질적인 실천에 있어서, 현재 보급에만 치중하여 그에 대한 폐단이 국내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소에 적용되고 있는 50% 이상 외국. 특히 중국산이 보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태양광모듈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는 외국산 A/S까지 책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외국산 태양광모듈 제조업체들의 기본적인 유지관리보수(O&M) 등을 위한 A/S센터 설치를 의무조항으로 하는 법제화를 통해 국내기업과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정부의 담당 부서와 국회에서 이를 법제화 헤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협회에 제안한 것입니다.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선진국의 국민들은 태양광을 설치하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 더 나아가 몇 와트 생산설비를 설치하였느냐에 따라 개인의 의식 수준이 가늠되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비싼 전자기기와 사치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경제력과 수준을 판단하던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 한 개인의 품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사회로 진입하였습니다. 또한 그리드 패리티. 즉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단가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화력발전 단가가 동일해지는 균형점을 지나가는 세계적인 추세와 가성비 좋고 환경과 인체에도 무해한 태양광발전으로의 에너지전환은 막을 수 없는 흐름임이 분명합니다. 신바람과 흥이 있는 우리 국민이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이 태양광 모범국가가 되어 산업을 선도하고 일등 공신이 되고 싶습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이정현 JSPV 대표 프로필 1969년 서울 출생 학력 1989년 2월 경기고등학교 졸업 1993년 2월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력 1996년 12월~2001년 7월 중국 청도 조용공모위생공사 대표이사 2001년 8월~2006년 2월 중국 심양 칭송상무위생공사 대표이사 2006년 3월~2007년 12월 윈코리아 대표이사 2008년 1월~현 ㈜제이에스피브이 대표이사 2015년 3월~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 강 따라 21.2㎞… 송파 수변올레길 생긴다

    강 따라 21.2㎞… 송파 수변올레길 생긴다

    내년 준공 목표…도시·농촌 풍경 공존서울 송파구에 성내천과 장지천, 탄천, 한강을 하나로 잇는 올레길이 조성된다. 박성수 구청장의 민선 7기 핵심 공약이다. 송파구는 지난 8일 ‘송파수변올레길 마스터플랜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4개 코스를 확정, 관내 3개 하천과 한강을 따라 21.2㎞에 이르는 순환형 올레길을 조성했다고 11일 밝혔다. 구는 올림픽공원, 풍납토성, 몽촌토성, 잠실종합운동장, 가락시장 등 관내 주요시설과 연계해 서울을 대표하는 도보길로 만든다. 각종 탐방 프로그램 운영, 음악회·전시회 등의 문화행사 개최 등 송파수변올레길 활성화 계획도 수립했다. 1코스는 한강합수부, 몽촌토성, 북2문, 올림픽공원역, 방이습지입구, 물빛광장, 성내4교를 통과한다. 도시 경관과 농촌 풍경이 공존하는 게 특징이다. 2코스는 성내4교, 아우름체육센터, 거여동사거리, 장지근린공원(메타길), 송파파인3단지, 장지저류지, 탄천합수부를 연결해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유아숲체험원, 글마루도서관 등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즐길거리도 갖췄다. 장지천합수부, 가락시장, 잠실유수지, 잠실자동차극장, 한강합수부를 통과하는 3코스는 보존된 자연 경관을 체험할 수 있는 탄천생태길이다. 마지막 4코스는 한강공원 구간으로 탄천합수부와 잠실운동장, 잠실한강공원, 성내천합수부를 지나간다. 송파구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예산 2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박 구청장은 “송파수변올레길을 누구나,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도보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면서 “힐링 공간을 제공해 구민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을지대 53회 입학식

    을지대 53회 입학식

    을지대학교는 27일 오전 11시 성남캠퍼스 지천관에서 2019학년도 제53회 입학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입학식에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구성회 을지학원 이사장, 박준숙 범석학술장학재단 이사장,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등 내외 귀빈이 참석했다. 2019학년도 을지대학교 입학생은 대전캠퍼스 292명(의과대학 88명, 간호대학 73명, 대학원 131명), 성남캠퍼스 936명(간호대학 84명, 보건과학대학 346명, 바이오융합대학 506명) 등 총 1228명이다. 홍성희 총장은 환영사에서 “을지대학교를 새롭게 이끌어갈 주역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선배들의 뒤를 이어 학교의 전통과 명성을 더욱 계승?발전시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설을 쇠고 나니 봄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벌써 남녘은 매화가 만발하고 수선화 꽃 핀 모습을 보여주네요. 장호원은 겨우 수선화 촉이 올라올 뿐이고 매화는 겨우내 앙다문 꽃눈 그대로 꼼짝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메마른 겨울이 지나갑니다. 부는 바람에 흩어진 낙엽들은 쓸다 보면 절로 바스러지고 진 빠진 수풀은 손 대면 툭툭 부러져 버립니다. 작년에는 혹한으로 배롱나무가 얼어 죽었는데, 긴 겨울 가뭄에 어린 나무들이 어떻게 살아날지 걱정입니다. 봄이 온다는 데도 꽃 소식보다 기다려지는 눈 소식.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닭들이 먹을 물그릇은 여전히 꽁꽁 얼어 아침마다 얼음 깨고 비워 내어 물을 채워 줘야 합니다. 지난해와 달리 닭들은 이틀에 하나씩 겨우 알을 내놓아 서운하긴 해도 탈 없이 이 겨울을 보내네요.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요. 봄 되기 전 닭장 안에 쌓인 거 긁어 내어 퇴비로 만들고 새로이 왕겨 깔아 주어야 합니다. 겨우내 춥다고 쌓인 먼지도 무심히 보아넘겼는데 아지랑이 피어 오를 따뜻한 봄 오기 전에 청소도 해야지요.복숭아 맛있기로 유명한 저의 마을은 요즘 복숭아 나무 가지치기 하느라 바쁩니다. 꽃눈이 움직이기 전에 곁가지들 정리하고 벌레들 깨어나기 전에 방제도 해야 하고 퇴비도 넣어 줘야 한답니다. 여전히 추위가 물러서지 않은 나날, 사람은 뵈지 않는데 지나다 보면 잘려진 잔가지들 묶어 놓은 것이 나무들 주변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묵은 것들 쌓아 달집 태워 대보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얼음은 풀리고 땅이 부풀어 오르며 봄은 시작하겠지요. 조만간 냉이도 달래도 쑥도 지천일 봄, 묵은 것을 털어내고 잘라 내고 쓸어 태우며 나무들을 깨우고 땅을 두드립니다. 그렇게 피어날 봄을 위해 궂은일을 해야 할 요즘입니다. 깨어나기 전 준비해야 하기에 절기상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 것이겠지요. 어데 시골살이만 그러한가요. 아직까지 묵은 것 치우지 못하고 껴안고 사는 우리들. 꽃 피고 새 우는 계절이 와도 여전 겨울 그늘이 많은 세상. 그래도 봄은 오지요. 오지 않을 듯해도 언젠가 맞이할 봄입니다. 모두 함께 조금 더 따뜻해지는 세상 꿈꿔 봅니다.
  • 미터기 교체도 체증

    미터기 교체도 체증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인상되면서 미터기 조정 작업이 시작된 18일 미터기 조정이 이뤄지는 서울 마포구 난지천 공원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강변북로 일산방향 도로에서 가양대교 북단으로 나가려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개인·법인택시 7만 2000대에 대해 미터기 조정 작업을 진행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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