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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비정규직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랜드 노사의 벼랑끝 협상은 마지노선으로 정한 18일 자정을 넘기면서도 끝내 타결을 보지 못한 채 난항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랜드 사태의 파국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19일 새벽 공권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노조측은 이날 밤 11시부터 이랜드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는 각각 분리교섭에 들어가고, 사측도 협상 데드라인 시한인 자정을 넘기면서 협상에 임했으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계산원의 정규직 전환 등 핵심 쟁점에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짓밟는 행위” 노사협상에 앞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랜드 노사의 교섭을 끝까지 지켜보겠지만 언제까지나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이 장관은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 등) 적절한 방법을 통해 매장 점거 상황을 해소하려 한다.”면서 “공권력 투입 시점은 법무부와 경찰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준비를 하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공권력이라는 폭력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절규를 짓밟는다면 전조직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전국 37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이랜드 노조가 농성 중인 뉴코아 강남점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 보고서를 내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 방침을 비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랜드 사측이 농성장 방화 셔터를 내린 뒤 용접 봉쇄한 것은 신체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감독기관인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 등에게 긴급 소방점검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장관 왜 서두르나 노사 분쟁에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 왔던 이 장관이 이랜드 사태에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데 대해 노동계는 2가지의 이유를 꼽는다. 무엇보다 소외계층을 돕겠다는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인해 출발과 동시에 큰 문제점을 노출한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고 싶은 이 장관으로서는 이랜드 사태가 현 정부의 마지막 남은 지지층에 등을 돌리게 하는 불씨로 작용할까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6년 이상을 끌어오다 이 장관이 취임한 이후 급물살을 탔고, 결국 입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학계 등에서는 법 자체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노동계 관계자는 “장관과 현 정부의 치적이 될 만한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시행 초기부터 비판받고 있는 데 대해 몹시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랜드 노사, 벼랑끝 협상 앞서 이랜드 노사는 오후 7시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에서 이랜드 노사와 뉴코아 노사 등 법인별로 각각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는 법인별로 홈에버 측은 홈에버 오상흔 사장과 이랜드 김경욱 일반노조 위원장이, 뉴코아 측은 뉴코아 최종양 사장과 뉴코아 박양수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측은 ▲18개월 이상 근무자 정규직화 ▲외주용역 1년후 폐지 ▲해고자 복직 등과 함께 임금동결 등 고통 분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3개월 이상 근무자 무조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노조측은 “외주화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점거 농성을 풀 수는 없으며 임금 동결 등 고통 분담 관련 내용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동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무응답층 재질문땐 격차↑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무응답층 재질문땐 격차↑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후보의 지지도 변화에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현재 어느 후보를 가장 지지하느냐.’고 한번만 물었을 때는 두 후보의 격차가 10.6%p(1차 조사)에서 5.7%p(2차 조사)로 좁혀졌다. 그러나 무응답층을 대상으로 ‘그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호감이 가는 후보는 누구냐.’고 한번 더 물었을 때는 10.2%p(1차)에서 11.3%p(2차)로 조금 더 벌어졌다. 충성도를 반영하는 ‘한번 묻는’ 방식’에서는 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반면 답변 유보층을 대상으로 ‘한번 더 묻는’ 방식에서는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나왔다. ●‘한번 질문’에 따른 지지도 변화 분석 이 후보의 지지율은 한번 질문만 했을 때 35.5%→28.1%→22.3%로 계속 하락했다.50대 이상(15.0%p), 고학력(16.3%p), 저소득층(17.8%p), 화이트칼라(24.0%p), 호남(20.8%p), 보수층(16.2%p)에서 하락폭이 컸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한번 질문 때 19.9%→17.5%→16.6%로 내려갔다.40대(5.8%p), 저학력(7.9%p), 블루칼라(14.1%p), 대구·경북(13.4%p), 중도(5.2%p)층에서 하락폭이 컸다. 한번 질문만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1주일간의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 폭이 박 후보보다 더 크다. 후보 검증 공방을 거치면서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남영(세종대 교수) KSDC 소장은 “한번 질문 방식에서 박 후보의 낙차폭이 적은 것은 박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이 후보 지지층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질문 방식에서 정반대의 현상을 보인 것은 후보에 대한 ‘호·불호’현상이 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 교수는 또 “박 후보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여전히 20%대에 머무를 정도로 외연을 확대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층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큰 특징이다. 부동층은 2월 36.3%에서 7월 1차 45.1%,2차 50.5%로 크게 늘었다. 남은 경선 기간 한달 동안 어느 후보가 이들 부동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낼 수 있느냐가 한나라당 경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번 더 묻는’ 방식에 따른 지지도 변화 분석 ‘한번 더 묻는’ 방식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도가 37.7%→36.0%→34.4%로 내림세를 보였다. 도덕성과 관련된 각종 검증 공방이 지속되면서 50대 이상 고연령층, 영남지역과 보수층, 화이트칼라층에서의 이탈이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22.9%→25.8%→23.1%로 ‘상승 후 하락’현상을 보였다.7월 1차 조사에서는 25.8%로 지난해 12월보다 2.9%p 올랐지만,7월 2차 조사에서는 23.1%로 오히려 2.7%p 하락했다. 취약계층인 40대, 자영업자, 고소득층, 고학력층, 서울의 지지율이 평균 지지율보다 훨씬 낮았다. ●동반 하락의 특징 이·박 두 후보간에 검증 공방이 펼쳐지면서 지지도가 동반 하락한 점도 눈에 띈다.7월 1차 조사에서는 ‘이명박 하락, 박근혜 상승’ 추이를 보였지만,7월 2차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지도가 하락했다. 이 후보는 7월 1차 조사에서 36.0%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7월 2차 조사에서는 34.4%로 1.6%p 하락했다. 저소득층, 주부, 보수, 부산·경남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나마 대구·경북과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박 후보의 지지율은 25.8%에서 23.1%로 2.7%p 하락했다.40대, 전문직, 농림어업, 중도, 대구·경북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 후보가 강세를 보여온 화이트칼라와 부산·경남에서는 지지율이 올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 맞설 후보적합도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 맞설 후보적합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범여권 후보 대상 지지도 조사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기에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손 전 지사를 꼽은 응답자는 29.2%에 이른다.2위의 정동영(8.6%) 전 의장에 비해 3배가 넘는다. 한명숙(3.5%) 전 국무총리, 이해찬(3.3%) 전 국무총리, 유시민(2.2%) 전 보건복지부 장관 순으로 나타났다. ●손학규 호남서도 정동영에 앞서 주목되는 것은 손 전 지사가 진보층과 호남, 친노세력, 열린우리당 지지층 등 모든 잠재적 범여권 지지계층에서 수위를 달렸다는 점이다. 이념 성향으로 볼 때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중도(28.9%)보다 진보층(33.8%)에서 더 높게 나왔다. 김형준 부소장은 “기존 진보세력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평가에다, 유연한 진보를 표방해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거부 메시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범여권의 핵심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도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26.4%를 기록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20.1%보다 6%p 앞선 수치다. 정 전 의장이 2003년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반감과 손 전 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 데 대한 호감이 결합된 현상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층에서도 손 전 지사에게 35.3%의 선호도를 보내 친노 후보들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른바 친노 후보들의 경우, 이해찬 3.6%, 한명숙 3.4%, 유시민 3.1%, 김혁규 0.8%, 김두관 0.5%에 불과했다. KSDC측은 이와 관련,“이는 전통적인 친노 세력이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념보다는 실용을 강조하는 과거 친노 지지세력들이 실용적 진보와 개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손 전 지사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열린우리 지지층선 유시민 2위 열린우리당 지지자층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손 전 지사가 27.8%로 1위였고, 유시민(16.7%), 정동영(13.9%), 한명숙(5.6%), 이해찬(2.8%) 순이었다. 이는 손 전 지사의 경쟁력이 높다기보다 범여권 후보들의 경쟁력이 기대이하로 낮기 때문에 드러난 결과로 판단된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손 전 지사의 범여권 경쟁력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진보층, 호남, 친노세력, 열린우리당 지지층 등 모든 잠재적 범여 지지층에서 손 전 지사가 다른 후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라고 KSDC측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대선 후보 지지도(6.2%)에서는 마의 10%대 벽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취약하다. 한나라당 출신 ‘이방인’으로서 태생적 한계와 향후 범여권 내에서 정체성 논쟁 바람이 세차게 불면 어떻게 휘청거릴지 모를 정도로 취약성을 갖고 있다. 국민의 절반(49.7%)이 범여권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점도 변수다. 다음달 말에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고, 범여권이 국민 참여경선에 돌입하게 되면 범여권 후보 지지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22.1%에 불과하다는 점은 범여권 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저조한 관심을 반영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정책토론 누가 잘했나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정책토론 누가 잘했나

    지난 6월 한 달간 진행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의 승자는 누구일까. 응답자들은 박근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한나라당 정책토론회를 시청했거나 뉴스나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내용을 접한 유권자들은 박근혜(29.4%), 이명박(25.0%), 홍준표(4.5%), 원희룡(1.2%), 고진화(0.7%)순으로 ‘가장 잘했다.’고 평가했다. 지지도를 묻는 일반 여론조사와 상이한 결과라 주목된다. 토론회 평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특성을 분류해 보면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고정 지지층과 밀접한 연관성이 나타난다. 이 후보의 경우 학력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진다. 반면 박 후보는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등 영남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보수적 유권자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결국 한나라당 정책토론회는 두 후보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지지후보에 대한 선호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강화효과’(reinforcing effect)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KSDC측은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근본적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정책토론회가 기대한 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또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보다는 한반도 대운하 등 특정 현안에 대해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고 , 토론회 진행 방식에 많은 문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당 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는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2%’가 부족했다. 정책토론회를 직접 시청하거나 언론 등을 통해 접한 유권자의 비중(45.4%)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정책토론회 후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변경한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그나마 주목되는 것은 20대(6.8%), 학생(10.2%), 서울 유권자(6.9%)들의 지지후보 변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고정 지지층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경선과 본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20대, 학생, 서울 유권자’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겹치는 영남, 특히 대구·경북지역과 보수적 유권자 집단에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책토론회로 인한 비(非)한나라당 지지층의 유입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서울신문·KSDC 공동-창간103주년 여론조사] 李·朴지지율 1주일새 동반하락

    [서울신문·KSDC 공동-창간103주년 여론조사] 李·朴지지율 1주일새 동반하락

    한나라당 대선경선 후보간 검증 공방과 ‘이명박 X파일’논란, 검풍(檢風)국면 등으로 지난 주에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하락 현상을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 실시한 ‘서울신문 창간 103주년 특집 여론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KSDC측은 “두 후보간 사생결단식 공방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는 두 후보의 지지도 추이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지난 7∼8일(1차 조사)과 14일(2차 조사) 두차례에 걸쳐 1주일간의 시차를 두고 실시됐다. 또 두차례 조사에서 ‘한번 물은’ 뒤 무응답층을 대상으로 ‘한번 더 묻는’ 방식을 채택해 각각 지지도 추이를 분석했다. 2차 조사에서 이 후보는 34.4%, 박 후보는 23.1%의 지지율를 얻어 11.3%p 격차를 보였다. 지지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무응답층을 대상으로 추가 질문을 포함한 수치다. ‘한번 질문’ 때 지지 후보를 밝힌 적극적 지지층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이 후보는 22.3%, 박 후보는 16.6%로 격차가 훨씬 줄어든 5.7%p로 나타났다. 앞서 1차 조사에서 이 후보와 박 후보는 ‘한번 질문’ 때 28.1%와 17.5%였으며 ‘한번 더 질문’을 포함하면 각각 36.0%와 25.8%였다. ‘이명박 X파일’공방이 갈수록 확산되던 1주일간의 지지율 차이를 비교하면 ‘한번 질문’ 방식에서 이 후보가 5.8%로 박 후보의 0.9%보다 낙차폭이 훨씬 컸다. 하지만 ‘한번 더 질문’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6%로 박 후보의 2.7%보다 오히려 낙차폭이 적었다. 경선 중반 판세의 최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19일 당 검증청문회와 검찰의 ‘X파일’수사 결과가 이같은 추이를 가속화할지,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한번 묻는’방식에서 부동층은 지난 2월 36.3%에서 7∼8일 45.1%,14일 50.5%로 대폭 늘었다.14일과 지난 2월 조사의 부동층 차이가 40대(17.8%p), 화이트칼라(25.6%p), 부산·경남(20.4%p), 보수층(17.5%p)에서 평균(14.2%p) 이상으로 상승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형준(명지대 교수)KSDC 부소장은 “부동층 가운데 보수층을 빼고는 이 후보의 지지계층”이라고 밝혔다. 범여권의 후보 구도 정리와 한나라당의 검증 추이, 검찰 수사 결과가 부동층의 표심(票心)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경선 국면의 주요 변수인 셈이다. 대선 후보가 가장 중시해야 할 정책으로는 81.8%가 경제 분야를 꼽았다. 재검토되어야 할 참여정부 정책으로는 부동산 분양원가 공개가 34.1%로 첫번째를 차지했다. 범여권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2차 조사에서 6.2%와 5.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1%와 4.1%로 뒤를 쫓았다. 이어 한명숙 전 총리(1.1%,2.0%), 이해찬 전 총리(0.8%,1.3%),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0.5%,1.0%)순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0.9%,1.5%를 차지했다. 이번 1,2차 조사는 각각 전국 성인 1000명과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각각 ±3.1%p와 ±3.7%p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범여 1대1 대결땐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범여 1대1 대결땐

    한나라당 후보와 범여권 단일 후보의 1대1 가상대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지켰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60.3%로 범여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15.7%)의 4배에 육박한 것이다. 특징적인 점은 한나라당 후보 지지도가 현재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명박 후보 지지도(36.0%)와 박근혜 후보 지지도(25.8%)를 합한 것과 비슷하다는 점이다.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경우 범여권과의 양자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지지했던 후보가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범여권 후보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가상대결 결과가 지속될 것이라 속단하기도 어렵다. 60%가 넘는 한나라당 후보 지지도에도 거품이 끼어 있다. 이른바 ‘한나라당 절대 고정층’의 규모는 최대 20%대 중반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고, 현재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으며,1대1 가상 대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절대 고정층’ 규모는 23.8%에 그쳤다. 물론 이것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고, 현재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으며,1대1 가상대결에서 범여권 후보를 지지한 ‘반한나라당 절대 고정층’(5.0%)의 규모보다는 훨씬 크다. 문제는 20%대의 절대 고정층으로는 ‘본선’에서의 승리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반한나라당 진영으로선 전열이 정비되고 상황에 변화가 오면 언제든지 반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봄직하다. 다만 한나라당 후보 지지층이 이·박 진영으로 뚜렷하게 양분돼 있다는 점은 한나라당으로선 축복이자 재앙이다. 두 후보가 ‘정권 탈환’을 위해 힘을 합친다면 ‘산술적 합’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지금과 같은 반목과 갈등이 경선 뒤에도 지속된다면 단일후보의 지지도는 ‘반토막’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李·朴의 오류와 한계

    등대는 일관되게 직선의 빛을 비춘다. 비바람을 뚫고 선박이 가야 할 길을 항상 뚜렷하게 제시한다. 정당의 정체성과 가치도 등대와 다르지 않다. 정책과 이념 중심의 정당 구조가 자리잡아야 각계 각층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사회 통합을 견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정당의 존폐를 이합집산의 흥정거리 정도로 여기는 일부 정파와 상대 후보나 현 정권을 물고 늘어져 반사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는 일부 세력은 우리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앞으로 한달 남짓한 기간은 우리 정당 정치에 그래도 희망이 남아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듯하다. 한나라당은 오는 19일 후보 검증청문회에 이어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달 17일 서울까지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를 갖는다. 범여권의 로드맵은 오리무중이다. 열린우리당내 친노파와 탈당파, 통합민주당내 대통합파와 친노 배제파, 손학규 진영, 시민사회세력 등 6개 그룹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제3지대 선취경쟁’에 빠져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14일 도라산역에서 시작한 순회 토론회를 22일 서울에서 마무리짓는다. 민주노동당의 토론회나 한나라당의 정책 검증이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이명박-박근혜’,‘노무현-이명박’의 정략적 대립구도와 네거티브 선거전략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한나라당의 전방위적 검증 무대가 이같은 기류를 심화시킬지, 정책 선거의 불씨를 되살릴지는 예단키 어렵다. 대선 정국을 주도하는 ‘노(盧)·이(李)·박(朴)’의 상호 역학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난주 ‘종부세·지방세 통합’을 골자로 하는 조세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청와대가 강력 반박한 것도 향후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지키려는 노 대통령과 반노(反盧)진영을 대표하려는 이 후보의 대립전선은 검증과 토론 과정에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층을 다잡고 반노 여론의 지지를 확장할 수 있는 부수 효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이 후보처럼 노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지역성·정체성의 한계를 지닌 박 후보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박 후보는 이 후보가 ‘검증 악재’속에서도 30%대의 지지율로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처지다. 박 후보의 지난 11일 고(故)장준하 선생 유족 방문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엿보인다. 선친의 이미지나 이념적 완고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호남과 수도권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가 “이 후보는 ‘오류’ 때문에 고전하지만, 박 후보는 ‘한계’ 때문에 추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검증과 토론 과정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할지, 이슈 중심의 포지티브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되는 이유다. 검풍(檢風)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X파일 공방이 정책 검증의 취지를 흐렸다면,X파일의 유통경로나 그 실체는 검증의 본질을 뒤덮을 정도로 파괴력이 클 수 있다.범여권 후보들까지 검증 국면에 뛰어드는 단계에 이르면 네거티브 검증으로 차별성과 반사이익을 꾀하겠다는 전략 자체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사적이다.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유시민 배제론/이목희 논설위원

    연말 대선에서 범여권 성적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 손에 달려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진보와 호남표가 결합해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親盧) 주자들까지 DJ와 연결고리를 복원하느라 부산한 배경이 된다. 반면 유시민 의원은 아직 DJ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야말로 순수한 친노인 것이다. 범여권 대통합의 최대 걸림돌은 ‘친노 인사’ 배제론이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대상으로 거론되다가 이제는 ‘유시민’으로 모아진다.‘왕의 남자,‘좌파 극단주의’,‘싸가지 없음’이 배제론의 주된 이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적 이해다. 유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집착해온 호남색 탈피에 의한 정권재창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가 통합신당이나 오픈프라이머리에 합류해 판을 흔들면 진보·호남표의 결집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의 ‘유시민 배제론’은 역으로 유 의원을 친노 대표주자로 띄울 공간을 만들고 있다. 광범위하게 ‘비호감’으로 분류되는 유 의원이지만 극렬 지지층의 기세는 만만찮다. 참정연·개혁당 핵심들은 참여시민광장을 만들어 유시민의 대선출마를 향해 벌써 뛰고 있다.‘유빠’의 목표는 ‘어게인 2002’다. 유 의원 진영은 참여정부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는 강운태 전 의원과 협력 등 나름대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처럼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의 여론지지도가 뜨지 않으면 유 의원에게 기회는 있다. 친노의 확실한 대표주자 자리를 꿰차면 단기간에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의 흥행성을 높이는 카드가 될 수 있고, 왜소화한 열린우리당이라도 끝까지 지켜 대선 막판에 합류하는 방안도 있다. 유 의원의 대선 행보에 단서가 있다.‘노무현=유시민’의 인식이 너무 강하다. 노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야 유 의원의 입지가 넓어진다. 그러나 최근 노 대통령은 지지도를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유빠’의 성원에도 불구, 친노 지지가 전체적으로 줄어든다면 ‘유시민 배제론’은 그를 ‘변절’시키거나, 정치판에서 아예 사라지게 할지도 모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범여후보 컷오프 통해 압축”

    “범여권 대선후보가 난립하고 있어 이대로는 TV토론이나 정책 토론회가 불가능해 ‘컷오프’(예비 경선)를 할 수밖에 없다.” 이목희 국민경선추진협의회(국경추) 공동 대표가 11일 범여권 경선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 이 의원은 “각 범여권 예비 대선후보 캠프측 대리인들끼리 경선 규칙에 대략적으로 합의가 되어가고 있다.”며 경선규칙이 상당히 구체화됐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 거론중인 후보들이 모두 함께 경선을 벌이는 것이 가능하나. 후보들을 정리할 건가. -당연히 정리할 거다. 컷오프해서 TV토론이나 정책토론이 가능한 적정 인원을 만들 예정이다. ▶컷오프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본격적인 경선에는 몇명이 참가하나. 자격심사와 여론조사를 통해 8명으로 압축한다는 설도 있다. -예비경선 방법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합의가 되어가고 있다. 하나의 방식을 쓸지, 복합 방식을 쓸지는 (각 후보측과) 더 논의해 봐야 한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변별력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다만 각 후보진영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공식 발표 전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곤란하다. 일부 언론에서 경선 본선 후보 숫자까지 보도하던데 아직 전혀 결정된 게 없다. ▶본 경선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 선거인단 규모, 여론조사 반영 여부, 당원 참여 비율과 경선 일정 등이 궁금하다. -지금은 말해줄 수 없다. 다음주 합의가 끝나면 그 다음주쯤 발표할 거다. 다만 합의 발표를 우리 대변인이 할지 아니면 예비후보들을 다 모아놓고 그 자리에서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견을 좁혀가는데 반발하는 후보는 없나. -크게 반발하는 후보는 없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면 이미 언론에 나오지 않았겠나. 물론 견해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큰 갈등은 없다. 우리는 한나라당처럼 경선 룰로 큰 잡음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국경추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과는 어떻게 경선룰을 조율하나. 나중에 반발할 가능성은 없나. -상관없다.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통합을 전제로 미리 경선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자기 사정이 있어서 안 왔다. 반발할 이유가 없다. 오지 마라고 봉쇄한 것도 아니지 않나. 기존 후보들이 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경선과정에서 한나라당 전통적 지지층들의 역선택 가능성은 없나. -1만명이나 2만명이 참가하는 거면 몰라도 100만명쯤 투표에 참가하면 역선택은 의미 없다. 아예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을 모아서 역선택을 한다면 모를까…. 만약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표를 모은다면 그게 감춰질 수 있겠나.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孫 끌어내리는 이해찬

    “결코 이 나라를 기회주의자에게 맡길 수 없다.(6월19일 대선출마 선언식)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념적으로 범여권 후보는 아니다.”(6월25일 강원지역 지구당 간담회) “범여권 후보는 국민의 정부나 현 정부에 함께했거나 집권 과정에 참여한 정당에 소속했어야 한다.”(7월3일 중앙일보 인터뷰) “같은 대학 나왔다는 것만 같고 살아온 길이 다르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몇십 년 몸담았고 저는 이쪽에 있었다.”(7월10일 대구 기자간담회)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이해찬(얼굴) 전 총리의 ‘태클’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사실상 손 전 지사를 겨냥한 정치공세에 나선 이후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약점으로 부각시키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는 공교롭게도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에게 구사해 톡톡히 효과를 봤던 전략이어서 흥미롭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총리 시절) 공공기관 이전문제를 논의하는 시도지사 회의 때 (손 전 지사가) 제일 (반대하며) 소리지르곤 했다.”며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비화까지 공개하며 자신이 범여권의 적자임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범여권 주자 중 지지율 2,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갈수록 격차를 벌리며 선두권을 질주하는 손 전 지사를 누를 수 있다는 ‘상품성’을 조기에 지지층에 어필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러나 이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아니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 뿐이지 전략적 차원의 발언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물론 손 전 지사측은 맞대응하면 판을 키워줘 이 전 총리만 좋은 일 시킨다고 판단하는 듯 직접적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공권력을 끌어들인 원죄/김종배 시사평론가

    [열린세상] 공권력을 끌어들인 원죄/김종배 시사평론가

    참으로 어지럽다.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검찰을 비난했다.“야당 후보 뒤캐기”를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배당한 것이 관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캠프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번 고소·고발 건은 단순 명예훼손사건으로, 사흘이면 수사를 끝낼 수 있다.”고 했고, 박형준 대변인은 ”계좌는 사생활의 핵심이므로 무작정 수사범위를 확대하면 곤란하다.”고 했다. 명백한 수사간섭이다. 어느 부서에 사건을 배당하고, 어떤 수사기법을 동원할지는 전적으로 검찰의 소관사항이다.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일이 아니다. 뿌리 깊은 불신감의 표출로 이해할 수 있다. 정치 검찰,‘권력의 시녀’가 수사를 통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해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니 다음이 걸린다. 검찰 수사를 끌어낸 당사자는 이명박 캠프다. 줄기차게 정권의 정치공작 음모를 주장한 이명박 캠프가 고소·고발장을 들고 ‘권력의 시녀’를 찾아갔다. 스스로 ‘권력의 시녀’의 정치공작, 선거개입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이율배반이다. 한 요소가 다른 요소를 배척한다. 그나마 관전자가 구성의 모순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유인책으로 보는 방법이다. 정권의 정치공작을 국민 앞에서 실증하기 위해 ‘권력의 시녀’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 캠프의 수사간섭 발언은 나중에 편파수사를 검증하는 잣대가 된다. 하지만 여기엔 까다로운 전제조건이 붙는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모두가 거짓이어야 하고, 이명박 후보는 무공해 인물이어야 한다. 검찰이 내놓을 편파적인 수사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할 근거자료도 구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을 완전히 납득시켜야 한다. 당장 또 다른 의문이 꼬리를 문다. 그럴 것이라면 ‘권력의 시녀’를 찾아갈 이유가 없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성의 있게 소명하면 됐을 일이다. 굳이 ‘상처뿐인 영광’을 자청할 이유가 없었다. 모든 걸 논리에 꿰맞출 수는 없다. 현실이 항상 질서 있게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있다. 일일이 소명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진정성을 홍보하기 위해 ‘이벤트’를 편 것일 수도 있다. 결과는 모른다.‘이벤트’가 성공하려면 검찰이 수사를 대선 이후로 차일피일 미뤄야 하지만 그런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검찰은 한나라당 경선 전에 수사결과를 내놓겠노라고 공언하고 있다. 경찰도 대운하보고서 변조·유출 의혹 사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한 바 있다. 국민이 고개를 끄덕인다는 보장도 없다. 의혹이 쏟아지고, 이에 맞서 이명박 캠프가 정권의 정치공작 음모를 주장했을 때 국민 반응은 분명했다. 음모설은 음모설대로 규명하고, 의혹은 의혹대로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국민이 여야의 패싸움에 휘말려 ‘내 편’‘네 편’으로 갈리는 시대가 아니다.‘내 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무조건 감싸는 시대가 아니다.‘너희’를 친다고 해서 ‘우리’가 결집되는 시대 또한 아니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란 사실만으로도 근거는 충분하다. 지금은 구체와 실증의 시대다. 주장보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구호를 제창하기보다는 설득을 해야 한다. 이명박 캠프는 이런 요청에 부응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다. 국민은 검찰을 바라본다. 검찰 수사를, 의혹을 실증할 수 있는 길로 여기고 있다. 그 길이 비포장도로인지 아스팔트길인지는 일단 걸어본 다음에 가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 정동영·통합민주 ‘적과의 동침’

    정동영·통합민주 ‘적과의 동침’

    ‘적과의 동침’은 이뤄질까. 한때 통합민주당이 주장한 이른바 ‘배제론’의 핵심 대상으로 거론되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5일 통합민주당 박상천·김한길 대표와 얼굴을 맞댔다. 불과 한 달 전과 너무 달라진 모습이다.3인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서로 손을 잡고 “이렇게 손 붙잡고 있어야지…”라며 장시간 손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회동 이후 “중도개혁 대통합 신당을 추진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가능한 한 추석 전에 국민경선을 종료키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립 서비스’와는 달리 정 전 의장과 두 공동대표의 속내는 각기 달라 보인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의장은 전통 지지층 복원을 위해선 통합민주당을 대통합의 대열에 끌어들이겠다는 셈법이다.‘대통합 주역’과 ‘호남 민심 확보’라는 수확을 거두며 ‘호남 맹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 전 의장은 “민주당이 빠진 대통합은 대통합이 아니다. 두 분이 대통합의 영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두 공동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박·김 대표는 정 전 의장과 궤를 달리한다.‘대통합’을 얘기하지만 범여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정 전 의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 중심으로 후보 중심 통합론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영입작전에 나선 것이다. 당내 여론의 주목을 받는 유력 주자가 없는 데다 의원 영입을 통한 세 불리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고조되는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수정인 셈이다. 통합민주당 주도의 세력통합을 위해서는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의 민주당 경선 참여가 ‘필요조건’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배제론’의 주창자였던 박 대표는 이날 “통합민주당이 열린우리당 주요 직책에 있었던 인사라 하더라도 정책 노선이 중도개혁주의에 동의한다면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포용성이 넓어졌다.”면서도 “중도개혁주의자들이 만든 신당이 중도개혁 대통합 신당”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래서 속내가 다른 세 사람간 ‘적과의 동침’은 한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한나라당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다. 급기야 권력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라는 조롱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세번째 눈물을 흘리지 않고 꿈에 그리던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그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국민 10명중 7명 정도가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에 사생결단식 검증 공방이 벌어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70%를 훨씬 넘던 한나라당 빅2의 지지도가 60%대로 떨어졌다. 더구나 민심 변화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20대,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빅2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국민이 골육상쟁의 한나라당 경선에 역겨워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근본 이유는 경선승리가 곧 본선승리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고 더구나 선거구도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는 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은 노무현·정몽준 간의 후보단일화 전까지는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새로운 선거구도가 만들어지자 한방에 무너졌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이념성향에 대해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비율이 39.8%로 ‘보수적이어야 한다’(17.3%)는 것보다 2배이상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상황 변화에 따라 모래성과도 같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이 끝나면 바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특성 때문에 내부 분열 요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동한다. 경선에서 패배한 측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선 승리 후보가 차라리 패배하는 것이 낫다는 불순한 의도를 실행에 옮길 개연성이 있다.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분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러한 징조가 보인다. 여하튼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풍요 속에 빈곤과도 같이 한나라당 정권교체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남은 경선기간 동안이라도 빅2가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권창출의 목표를 진정으로 공유하면서 뜨거운 동지애를 보여준다면 가능하다. 현재 여론지지 구조상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더라도 상대방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결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지지계층은 40대·중도·화이트칼라·수도권인 반면 박 전 대표는 여성·고연령·저소득·영남·보수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빅2의 지지층이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축복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경선 후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싹트게 되면 한나라당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정권창출이라는 것은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야당의 경우 끊임없이 참회하고 개혁하며 미래 세력을 규합하더라도 힘든 게 정권창출이다. 만약에 한나라당 빅2가 이를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검증을 계속한다면 대선 실패는 산사태처럼 올 수 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이 세번째 눈물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체되는 비운을 맞이할 수 있다. 누구 말대로 침몰하는 배에서 카드놀이를 한 무책임한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차베스식 ‘환란 치유법’ 한국 신자유주의에 대안?

    ‘차베스=대안’이란 등식이 최근 한국 진보진영의 뚜렷한 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대통령 차베스. 오는 6일부터 3일간 서울 덕성여대에서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공통어다. 포럼에선 ‘베네수엘라:차베스 정부의 식량주권 입법화 과정’ ‘베네수엘라의 개혁과 혁명’ 등을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된다.‘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한 견제를 목표로 베네수엘라가 주도하고 있는 ‘미주대륙볼리바르대안(ALBA)’에 대한 탐구작업도 벌인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당대) ‘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다’(시대의창) 등 차베스를 주인공으로 한 책들도 여럿 출간돼 있다.‘차베스 미국과 맞장뜨다’(시대의창)는 최근 5쇄를 찍었다. 인터넷에선 ‘한국 사회의 개혁, 그리고 차베스’란 만화도 인기를 모으고 있고,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국제뉴스도 넘쳐난다.‘차베스 미국과’의 저자 임승수씨는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그늘에서 대안을 꿈꾸는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사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런 ‘차베스 열풍’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진보진영의 고민 ▲한·미 FTA 타결로 커진 미국식 경제모델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식 참여민주주의의 실체 등…. 차베스에 대한 한국 진보진영의 지적탐구는 이런 갑갑함을 뚫기 위한 자구책 성격이 짙다. 최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목하는 쪽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이하 새사연)이다. 인터넷 정책토론공간인 ‘이스트플랫폼’엔 아예 ‘차베스 모델’이란 코너까지 만들어 지속적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신자유주의에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적 동의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면서 “이 문제의식에 가장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나라가 베네수엘라”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10여년 먼저 ‘IMF 처방전’을 받은 베네수엘라는 사회양극화 심화 등 세계화의 필연적 부작용을 한국과는 정반대 방법으로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49%에 이르는 빈곤층이 차베스 집권 이후 34%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차베스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우선적 근거다. 한국사회포럼 조직위원회 민경우 사무국장은 “베네수엘라와 차베스 대통령이 한국 현실의 대안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베네수엘라에서 한·미 FTA와 위기에 처한 농업의 대안을 찾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민 사무국장의 지적처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가 한국의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모델 자체가 완성형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도 양갈래로 나뉜다.‘희대의 혁명가’란 평가에 ‘포퓰리스트’와 ‘독재자’란 꼬리표가 동시에 따라다닌다. 현재 차베스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통합사회당이란 대중정당 건설을 통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국민에게 부여하는 정치실험을 진행중이다. 실험이 실패할 경우 차베스 한 사람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독재국가로 전락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베스는 과연 한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대안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한국 진보진영은 차베스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한국사회포럼은 어떤 곳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한국사회포럼이 변신을 꾀한다. 단체 활동가 중심의 ‘전문가 포럼’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대중포럼’ 형태로 전환한다. 이 같은 변화는 2007년 한국사회가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은 세계화진영의 전초기지인 다보스포럼의 대항마로 전 세계 반신자유주의 운동가들이 개최하는 세계사회포럼의 한국판이다. 노동, 평화, 여성, 민주화, 이주노동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 최대의 토론마당이다. 올해 포럼의 중심 주제는 현 시기 한국사회가 직면한 굵직굵직한 현안 중심으로 짜였다. 포럼 조직위원회가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미 FTA 저항 국제민중포럼’과 ‘식량주권 대토론회’. 민경우 조직위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한·미 FTA에 관한 대응은 저지싸움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FTA의 대안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크다.”면서 “농업 부문에서도 농민들이 ‘전업농업’이 아닌 ‘국민농업’이란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중포럼으로의 전환도 이런 고민의 소산이다. 민 사무국장은 “사안이 중할수록 소수 활동가가 아닌 대중의 문제의식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사람이 아닌 다수의 광범위한 문제의식이 결집돼야 대사회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87년 항쟁 20년, 민주화의 역설: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운동’,‘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 등의 비판적 토론도 예정돼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치권 “선거권 허용대상 어디까지냐” 이견

    헌법재판소가 28일 재외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선거법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은 각론에서 정파별로 상반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단기간 안에 선거법이 개정돼 재외국민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열린우리당은 헌법 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는 주민등록이 살아 있는 유학생, 주재원 등 해외 단기체류자에게만 우선 선거권을 주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단기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에게도 선거권을 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면에는 지지계층 차이에 따른 유불리 계산이 깔려 있다. 단기체류자의 경우 젊은 유학생이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많고 영주권자는 오래전 이민을 간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가 많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현재 관련 선거법 개정안이 7개나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좀처럼 심사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헌재 결정이 나온 이날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관련 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냈다. 이에 따라 6월 국회 처리는 물건너갔다. 이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오는 12월 대선부터 시행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은 “해외 불법 선거운동 등에 대한 각종 제어장치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일단 단기체류자에게만 선거권을 준 뒤 차츰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은 주민등록 여부로 선거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이므로 열린우리당의 주장은 또 다른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개인 노무현’ 선거법 憲訴] ‘후보 단일화’ 겨냥한 親盧 후보 띄우기?

    [‘개인 노무현’ 선거법 憲訴] ‘후보 단일화’ 겨냥한 親盧 후보 띄우기?

    승산이 희박해 보이는 헌법소원을 노무현 대통령이 끝내 강행한 이유는 뭘까. 진정성에 방점을 찍는 시각도 있다. 선거법의 모호성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으니 불합리한 법 규정을 바로잡아 보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1일 “헌법재판소에 갈 만큼 절박한 사정이니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지분 확장 노린 강수? 하지만 아무리 법적으로 ‘개인 노무현’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의 정치행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 이후 노 대통령의 발언과 이를 둘러싼 선거법 위반 논란이 한나라당 대선경선과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헌법소원까지 이어진 노 대통령의 ‘무한 질주’가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 정국을 겨냥해 시간적·공간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노 대통령이 사전에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갖고 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노 대통령이 범여권의 대통합에 회의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원칙과 명분 없는 대통합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정치세력간 이해조정도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노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도발’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경쟁을 목표로 자생력이 취약한 친노(親盧)후보에게 ‘기댈 수 있는 언덕’을 마련해 주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 대통령이 자기의 정치 지분을 확장하고, 이를 계속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잇따른 강수(强手)는 그 수단인 셈이다. 끊임없이 공격적인 이슈를 제기해 참여정부의 정치적 노선을 재천명하고, 유일한 자산인 도덕성과 정책 성과를 사수(死守)하려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의 대통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본다.”면서 “노 대통령의 행보도 김 전 대통령과의 경쟁 속에 정국 주도권을 쥐고 레임덕 없이 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노 진영 대선 어젠다 주도용? 현상적인 혼란과 갈등 속에서도 노 대통령의 정국 장악력은 친노 진영의 대선 후보군(群)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노 대통령의 행보는 친노 진영이 대선 어젠다를 주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이 정치적 쟁점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 친노 후보들의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정치 투쟁’이 실제 대선 국면에서 노 대통령 본인이나 친노 후보군의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것인지는 예단키 어렵다. 친노 후보군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나 정책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한 채 노 대통령의 ‘우산’ 속에 안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들쭉날쭉 여론조사의 진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열린세상] 들쭉날쭉 여론조사의 진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5년마다 수난이다. 대선이 있는 해가 되면 지지도에 불만을 가진 후보로부터 조작시비를 받는다. 또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다르다며 신뢰성을 의심하는 언론보도도 등장하며, 들쭉날쭉 지지도를 접한 국민의 항의도 만만치 않다. 아무 문항이나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고,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다.’는 비난은 대개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도에 집중된다. 최근 언론에 발표된 한나라당 유력후보들의 지지도를 놓고 소란스럽다. 조사기관마다 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국민도 헷갈리고, 보도하는 언론도 곤혹스러워한다. 물론 당사자인 대선후보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선주자의 지지도가 차이 나는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문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지지도 문항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이다.‘다음 대선주자들 중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과 ‘오늘 당장 선거가 있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이다. 전자는 당장의 투표행위를 가정하지 않은 ‘호감도’에 가까운 질문이므로, 적극적 지지층이 아니어도 대개 응답에 참여한다. 당연히 ‘모르겠다’는 응답 유보층은 줄어든다. 반대로 후자는 구체적인 행위를 가정하는 질문이므로 적극적 지지층이 아니면 후보 선택을 유보하므로 무응답층이 늘어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는 어떻게 물어봐도 별 차이가 없으나,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층에서도 지지도가 높은 이명박 후보는 질문방식에 따라 지지도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 사실 여론조사는 여러가지 까다로운 통계학적 전제들을 가진다. 무엇보다 여론조사에는 오차(error)가 존재한다. 모집단인 전체 국민을 일일이 조사하지 않고, 표본을 뽑아 결과를 내는 만큼 표집오차(sampling error)가 반드시 생긴다. 여론조사 옆에 항상 표기되는 표집오차는 장식이 아니며 법으로까지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표집오차 범위 이내에서 오르고 내린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표집오차 앞에 ‘95% 신뢰구간’이라고 표기된 말은 대개 100번 중 95번은 맞지만,5번 정도는 틀릴 수도 있으니 알아서 보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끔 오차 범위 이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를 과장하여 큰 변화가 있는 것처럼 그려놓은 도표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또 앞서도 설명했듯이 문항의 차이를 유심히 보아야 한다. 문항이 다른 데도 조사결과가 같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또 문항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보면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많은 조사기관들은 서로 다른 질문을 사용한다. 따라서 후보 지지도는 가능한 한 동일한 조사기관의 추이를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이 여러 조사기관들의 자료를 함께 비교한다면 반드시 문항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며, 그러한 차이에 대한 설명 없는 보도는 보는 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지지도에 목숨 거는 듯한 모습이 영 위태로워 보인다. 그동안 우리 정치에서 한때의 지지도라는 것이 무의미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여론조사는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이다. 국민의 생각을 한데 모아 정리해주는 장점이 있는 대신, 오차가 존재하는 등 그 한계도 명확하다. 또 조사방법이나 표집과정에서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계조차도 여론조사가 가지는 특성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여론조사는 유권자에게나 정치인에게나 어느 무엇보다 유용한 참고자료이기도 하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 ‘노대통령 발언’ 선거법 위반여부…세가지 시나리오

    “대통령의 헌법 투쟁이냐, 한나라당의 정치적 탄핵심판이냐.” 대선 정국이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체회의 유권 해석에 따라 또 한차례 요동치게 된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의 참평포럼 발언에 대한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결정한다. 선관위 유권 해석은 세갈래로 나눌 수 있다. 선거법 위반이라는 결정과 아니라는 결정, 그리고 절충형의 경우다. ●“선거법 위반→노대통령 행보에 치명타”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공무원으로서의 중립 의무(선거법 9조), 공무원 선거운동 금지(60조),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85조),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86조), 사전선거운동 금지(254조) 등을 위반했다며 노 대통령을 선관위에 고발한 상태다. 6일 선관위 주변에서는 이러한 고발 사유를 선관위원들이 대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결론내려지면 선관위에서는 노 대통령에게 협조 요청, 시정 명령, 경고, 수사 의뢰, 고발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수사 의뢰나 고발은 노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측은 선관위에서 ‘납득 못할 결론’을 내리면 헌법소원 절차를 밟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 헌법소원 청구자격이 없다는 게 헌법학자들의 다수 의견이어서 각하로 이어질 수 있다. ●“위반 아니다.→한나라, 검찰 고발 가능성”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게 된다. 청와대 압력에 헌법기관이 굴복했다며 대국민 투쟁에 나서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수 있다. 이런 기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 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핵선언’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직접 검찰에 노 대통령을 고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나라당은 선관위의 이런 결정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듯 노 대통령 퇴임 후 형사소추 가능성까지 지적한 상태다. 반면 노 대통령은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이러한 유권 해석을 토대로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 행보를 더욱 더 강도높게 펼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정국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는 분위기다. 법조계나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대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우세했고, 선관위는 이를 거역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위반…고발 않기→청·한나라 공방 계속될듯 정치적 중립의무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위반이라고 유권 해석을 내리고 나머지 선거운동 금지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협조 요청, 시정 명령 등 행정조치를 내리는 선에서 ‘타협’하는 경우다.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은 2004년에도 나왔던 것으로 선관위로서는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절충 가능성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공무원 선거운동 금지나 사전선거운동 금지 여부를 놓고 팽팽한 공방전을 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청와대에서는 17대 대선이 6개월 이상 남아 있고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대통령 발언을 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우, 이미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선거법에서 금지하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5) 교육 민주화 어디까지 왔나

    ‘우리는 더 이상 강요된 침묵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결심에 이르렀다.´1986년 5월10일 동토(凍土)의 교육현장에 ‘교육민주화선언’이 울려퍼졌다. 군사독재 정권의 폭압 통치에 항거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사·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부르짖는 목소리는 ‘참교육’을 향한 치열한 대장정을 예고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6월 항쟁 이후 그 움직임은 급속도로 커졌고, 마침내 87년 9월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가 결성된 데 이어 89년 5월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참교육 쟁취라는 구호 아래 출범했다. 그로부터 20여년. 수많은 교사들이 교단에서 쫓겨나는 고통을 감내하며 이뤄낸 교육 민주화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최근 전교조에 대해 투쟁 일변도로 변했다거나 교사들의 이익단체로 변질됐다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합법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시절과 대중 조직으로서 교육 운동을 펼치는 현재의 전교조는 교육 민주화와 관련해 어떻게 다르며 앞으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당시 교육 민주화의 산증인들과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로부터 교육민주화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군사주의 교육 잔재 여전 “교육 민주화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7대 위원장을 지낸 김귀식(73 전 서울시교육위원회 의장)씨는 고개를 저었다. 교육 부문에서도 상당한 민주화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뿌리 깊은 고질병은 여전하다는 쓴소리였다.“군사정권 시대의 병영 문화 잔재가 아직도 학교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교육도 신자유주의에 오염돼 ‘1등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1999년 1월 ‘교원노조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던 그였다. 하지만 교육 민주화의 대표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는 제도권 속에서 존재 이유를 상당부분 잃어버렸다. 그는 “학운위는 학교 민주화를 법제화한 엄청난 성과물로, 전교조가 그 도입 과정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교장의 독선을 합리화하는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사학법 재개정은 학생보다 유권자 보고 결정” 사립학교법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서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자고 하는데, 학생 입장에서 내린 교육적 판단이 아니라 사학이라는 엄청난 유권자를 보고 내린 결정”이라면서 “아이들의 민주화 의식은 학교에서부터 길러지는데 아이들은 배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에게는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교조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부 보수 언론이 침소봉대해 마치 전교조가 정부의 정책 추진에 발목만 잡는 집단인 양 잘못된 편견을 조장해 왔다.”면서 “물론 전교조도 정치적 대응을 줄이고 교육현장에서 연구한 것들을 실천하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변화에 한걸음 앞서 실천을 제9대 전교조위원장을 지낸 이수호(58)씨도 전교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교조가 처음 교육 민주화를 이끌었듯 다시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었다.“사회 변화에 비해 교원노조 운동 내용이나 방식이 적절하게 변화하지 못했습니다. 정책 반대에만 머물렀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는 대안을 제시하고 한걸음 앞서 실천하는 운동을 해 나가야 합니다.” 사학법 재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사립학교가 자금은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실제 운영만 교장·이사장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면서 “보수세력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외지역 공부방 지원사업 추진 교육 민주화 1세대인 이들이 전교조 합법화 등 제도적인 발판을 마련한 것과 달리 2세대들은 교육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치적인 투쟁보다는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대안과 대책을 실천하는 활동이다. 현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앞으로 교육 양극화 때문에 소외받고 있는 농·어촌과 도시빈민 지역,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교육복지 혜택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다음달 초부터 전국지역공부방협의회와 공부방 지원사업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관료주의적 행정에 교육의 質 구멍” 지난 4월 어느날, 경기 A초등학교 김모(49) 교사가 한창 오전 수업을 하고 있을 때 교실 책상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시교육청에서 보내온 공문이 팝업창으로 뜬 것이었다. “재학생 과거 병력을 파악하고자 하오니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씨는 날짜를 보았다. 바로 다음날까지 하라는 것이었다. 벌써 처리를 미뤄둔 공문만 5개나 되는 터에 또다시 공문이라니…. 김씨는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현직에 있는 교사들은 이처럼 관료주의적이고 실적중심주의적인 교육행정으로는 진정한 학교 민주화를 꽃피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과정 연구와 학생에 대한 관심은 뒷전인 채 학교는 점점 행정중심 사회로 변질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갖가지 불필요한 공문을 남발하는 교육 당국도 문제지만 교육청 기관 평가에서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서, 혹은 근무평정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과다한 업무 처리를 마다하지 않는 교장·교감을 비롯한 교사 사회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 B초등학교 최모(57) 교사는 “학교는 국가교육과정이 우선돼야 함에도 실제적으로는 교장 명령이나 교육청의 시책 사업이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과정에서 교육의 질 향상은 구멍이 뚫려버리고, 학생들에 대한 교육 기능이 점점 학원으로 밀려나가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학교장의 사상이나 관점이 학교 경영을 실제적으로 좌우하느니만큼 민주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교장 연수 프로그램이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C초등학교 하모(47) 교사는 교사 성장 프로그램이 미미한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의 연수제도는 승진을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할 뿐, 진정으로 전문성을 기르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 수급정책은 있지만, 교원 양성정책은 없다. 현재 교사는 노량진 고시학원에서 양성하는 것밖에 더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D고등학교 이모(32·여) 교사는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등한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씨는 “정년을 지키려는 기득권 교사들에 밀려 기간제 교사들은 재계약 불발, 정교사 임용 약속 불이행 등 갖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들에 대한 제도 개선 없이 학교민주화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새모델 ‘대안학교’는 “2000년 전교생 28명으로 폐교 직전에 이른 남한산초등학교를 교사 4명이 주축이 돼 살려냈습니다. 이때부터 공교육 틀 안에서 이른바 대안학교의 정신을 실현해나가는 교육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18일 경기 광주시 중부면 번천초등학교 서길원(47·전 전교조경기지부 정책실장)교사는 ‘공교육 혁명’ 활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작은학교 교육연대’와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사람들(schooldesign21)’을 이끌고 있다. ‘새로운 학교’라는 모델은 2001년 경기 광주시 남한산초교를 시작으로 이를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2002년에는 충남 아산 거산초교,2003년에는 전북 완주 삼우초교,2004년에는 경북 상주 남부초교,2005년에는 부산 금성초교 등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국가교육체제 내의 학교교육 틀을 가지고 대안교육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교육과정 내용은 일반 공립학교와 다르지 않되 활동의 면면은 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이다. 예를 들어 남산초교 120여명의 전교생들은 여름과 가을에 일주일씩 열리는 계절학교에서 공예 등 문화체험활동, 예술활동 등을 펼친다. 다른 학교 역시 지역 대학생·문화예술인·귀농한 전문가 등이 자원봉사자로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학생 딸(12)과 초등학생 아들(9)을 대안학교에 보냈다는 전교조 참교육실장 진영호(48)씨도 “일반 학교는 입시위주 교육으로 아이들을 황폐하게 만드는 것 같아 주저없이 대안학교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길원 교사가 속한 작은학교 교육연대 모임은 앞으로 산촌유학·귀농모임과도 연대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서 교사는 “진정한 교육민주화는 소수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학교 운동은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교육민주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언론학자 8명중 7명 “통폐합 반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찬반 여론은 조사기관, 방법에 따라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언론학자들은 8명 가운데 7명이 반대했고, 네이버 여론조사에서는 60%의 네티즌이 정부 정책에 찬성했다.CBS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기자실 통폐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22일 실시된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기자실 통폐합 조치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은 41.4%,‘언론사간 보도의 담합구조를 없애기 위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28.9%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은 반대 의견, 열린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지지층은 찬성 의견이 더 높았다.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였다. 반면 네이버가 22일부터 실시한 인터넷폴에서는 23일 오후 7시 현재 54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취재시스템 개선’ 항목을 선택한 네티즌이 61.5%(3370여명)로 조사됐다.‘반대-국민의 알권리 침해’ 항목은 36.9%(2000여명)가 선택했다. 한편 23일 본지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광운대 등 8개 대학 언론 관련 학과 교수 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명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찬성은 1명뿐이었다. 전화조사 결과 성대 이효성 교수만이 브리핑실·기자실 축소 등의 정책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기자들이 정부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면 되는 것이지 굳이 기자실을 통해서만 정부 부처를 알고 정보를 알아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부처에 기자실을 둘 필요가 없다.”면서 “이번 기회를 영역별로 취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이 과거 관행을 답습할 필요가 없다.”면서 “반발하기보다는 언론도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상현(연세대), 김승현(고려대), 김균(서강대), 박성희(이화여대), 이재진(한양대), 이기형(경희대), 김현주(광운대) 교수 등 나머지 7명은 ▲취재 자유의 제한 ▲비공식적 취재 관행 조장 ▲추진절차상 하자 ▲언론의 감시기능 제한 등의 이유를 들어 모두 반대 입장을 밝혔다.이문영 강아연기자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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