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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찬반 세력 싸움터 된 ‘BLM 문구’…그렸다 지웠다 (영상)

    트럼프 찬반 세력 싸움터 된 ‘BLM 문구’…그렸다 지웠다 (영상)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트럼프타워 앞에 그려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이하 BLM)는 대형 문구가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에 일종의 '싸움터'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신원 미상의 남성이 13일 정오 경 맨해튼 5번가 바닥에 그려진 BLM 문구 위에 페인트를 쏟아붓고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실제 당시 한 트위터 사용자가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는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둘러쓴 한 백인 남성이 BLM 문구 위에 붉은색 페인트를 쏟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이에 한 시민이 "당신 이름이 뭐냐"며 항의하자 이 남성은 재빨리 현장에서 도망쳤다. 보도에 따르면 BLM 문구는 지난 9일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직접 그린 것으로 불과 5일 만에 낙서 테러를 당한 셈이다. 이에대해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누군가 우리 BLM 문구를 훼손했으나 다시 원상태로 복구했다"면서 "BLM은 단순한 말 이상의 운동으로 결코 끝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 측은 "현재 신원 미상의 남자가 벌인 이번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면서 해당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현지언론은 뉴욕을 포함해 각 도시에 새겨지는 BLM 문구를 놓고 친 트럼프 세력과 반 트럼프 세력의 사이의 싸움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BLM문구를 뉴욕 트럼프타워 앞에 그리겠다고 밝힌 뉴욕 시장에 대해 "증오의 상징"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4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마르티네스시(市) 법원 앞 도로에 새겨진 BLM 문구가 검은색 페인트로 훼손된 바 있다. 이에 현지 검찰은 두 명의 백인 남녀를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성인권’ 외치는 정의당... 당심(黨心)은 심상정 이후 본다

    ‘여성인권’ 외치는 정의당... 당심(黨心)은 심상정 이후 본다

    심상정 대표 사과에 상반된 반응“잘했다”vs“불필요” 동시 연서명심 대표 측근에 이번 발언 설명혁신위선 지도체제 개편 논의심상정 사과에 당내 반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4일 “유족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심 체제 이후 정의당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발단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류호정 의원의 발언이었다. 지난 10일 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당신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의원도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라며 피해자를 감쌌다. 이에 대해 당내 친민주당 성향 지지자들의 반발이 있었고, 심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심 대표의 사과에 대해 당내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잘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핵심 활동가를 중심으로 “불필요했고, 잘못됐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현정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상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심상정 대표의 오늘 발언이 사회적 권력의 직간접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피해호소인과 연대하겠다는 용기를 낸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장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고 심경을 전했다. 당내 논란이 확산하자 심 대표는 14일 일부 핵심 활동가에게 전화해 “실패한 메시지였다”며 “지역의 민심을 다독이려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활동가를 중심으로 부글거리는 당심을 사전에 식히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찬반 연서, 같은 날 올라와···포스트 심상정 가능할까 정의당에서는 15일 서로 다른 성격의 연서가 당 내 공개되면서 갑론을박이 오가기도 했다. 정의당 경기도당의 한 당원 20대 남성 당원은 ‘류호정 비례의원 당원소환을 위한 연서명’을 받았다. 해당 당원은 연서명을 올린 설명문에 “박 전 시장 조문 논란에서 보듯이 류호정 의원의 돌발 발언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라며 “논란이 이어지는 중에도 언론에 인터뷰를 진행해 문제를 더 키웠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저스트 페미니스트)은 이날 ‘심상정 당대표의 의원총회 사과 발언에 대한 철회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연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여성주의자 모임은 연서명을 받는 설명문에서 “조문 거부가 추모 감정에 상처를 줬다고 전제한 발언이 조문 거부 자체를 사과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을 아니 할 수 없다”고 밝혔다.당내의 이 같은 반응은 심 대표 체제 이후의 리더십을 원하는 ‘당심’을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반영한 지도체제 개편안은 현재 정의당 혁신위에서 논의 중이다. 정의당 혁신위는 전국위원 안건 상정 등 당 대표가 가진 권한의 일부를 부대표에게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혁신위는 공동대표 체제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리더십 안정성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내세우는 노동에 더해 녹색·젠더 등을 전면에 내세우려고 논의 중이다. 젠더의식을 앞세운 젊은 정치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정의당이지만 숙제도 많다. 특히 심 대표라는 강력한 리더십 없이 당을 일정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숙제다. 이번 박 전 시장 논란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장혜영 의원 기존 당내 정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중적 지지도 중요하지만 진성당원체제로 돌아가는 정의당의 특성상 정파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박원순 장조카 “외삼촌, 여자문제에 관한 한 반푼이”

    박원순 장조카 “외삼촌, 여자문제에 관한 한 반푼이”

    고 박원순 서울 시장의 장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외삼촌 박원순 시장은 절대 그럴 위인조차 못된다”며 “여자문제에 관한 한 젊어서부터 반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추행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 특히 시민단체 출신들은 그런 쪽으로는 그야말로 젬뱅이지만 남성중심 한국사회에서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는 순간이 있다”며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멘탈이 무너지고 맥이 탁 풀리는 순간이 있는데 시청에 같이 있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만 100명에 가깝다는데 그들이 왜 진작 옆에 지키는 시장이 힘든 낌새를 못 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덧붙였다. 또 버티기 어려운 순간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고소한 그 비서가 잡아준 듯하다고 추정하며 “저놈들처럼 여자에 능숙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시장의 장조카는 아들 주신씨가 영국에서 귀국하기 전까지 상주역할을 대신했다고 밝혔다. 장례식을 유족들은 애초부터 가족장으로 조용히 마칠 생각이었지만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절대로 그렇게 보내드릴 수 없다. 정치적 후유증은 민주당이 짊어질 문제고 시민들과 시장님 지지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드릴 기회는 드려야 한다”고 주장해 서울특별시장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에 대해서는 “죽음으로 속죄했잖아요. 더 이상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라고 일갈했다. 박 전 시장 고소인 측이 발인 날 기자회견을 연 사실을 비난하며 “당신 주장이 100% 사실이 아니고 혹여 헛된 욕심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이 수사결과로 밝혀지면 어떤 방식으로 속죄할 것인가”라며 “주위의 정치꾼들이 제아무리 꼬드겼어도 그런 행동(기자회견)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의 장조카는 “외삼촌의 장례식에 휠체어를 타고 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턱을 맞추는 경사계단도 준비할 정도였고, 민주노총 관계자들도 흐느끼며 조문하고, 멀리 농촌에서 열일 제치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농부들, 젊은 신혼부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실 정도로 연로하신 노인분들 등등 각자가 박원순과 맺은 사연을 품고 오셔서 흐느끼거나 기절할 정도로 오열했다”며 “박원순이라는 사람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애도했다. 한편 그는 “안희정, 오거돈에 이어서 박원순까지…이제 16일이면 이재명 최종 판결이다”라며 “민주당 대선 잠룡들 제거 프로그램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채홍사’ 이어 또… 홍준표 “성 공유 일상화는 좌파 운동권 특징”

    ‘채홍사’ 이어 또… 홍준표 “성 공유 일상화는 좌파 운동권 특징”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좌파 운동권의 특징”으로 “성(性) 공유화를 일상화 한다”고 밝혔다. ‘채홍사’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빚은 지 이틀도 안 돼서 또 다시 자극적인 표현으로 여권을 공격한 것이다. 홍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오늘의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성추문 및 일부 맹목적인 진보진영 지지자들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홍 의원은 “좌파 운동권의 특징”이라며 “성 공유화를 일상화한다. 자기가 하는 일은 무얼 해도 정의다”라고 적었다. 이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및 앞서 벌어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잇따른 성추문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좀비의 특징”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선 “아무런 생각이 없다. 죽은 것 같은데 영혼이 없어도 살아 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을 비롯해 여당발 각종 비리 의혹이 터지는 중에도 비판은커녕 2차 가해를 일삼는 강성 지지자들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전날 발표된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 “자신의 임기도 망각한 채 국고 탕진만 노리는 사람 밑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만 불쌍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언급하며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채홍사는 조선 연산군 때 미녀를 뽑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일컫는다. 미래통합당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한때 보수정당의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단지 떠도는 소문을 입에 담는 것을 넘어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라며 “이분의 내심은 오히려 진상규명에 반대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국민 64%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 해야”(리얼미터)

    “국민 64%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 해야”(리얼미터)

    국민 60% 이상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전 시장 고소인 A씨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14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4.4%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9.1%였으며, 6.5%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 중 조사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41.4%로 절반 이하였다.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응답(50.8%)이 과반이었다. 열린민주당 지지자도 ‘조사필요’(42.9%)보다 ‘조사 불필요’(45.2%) 응답률이 높았다. 그러나 미래통합당(86.7%), 정의당(71.4%), 국민의당(66.4%) 등 다른 정당 지지층에서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훨씬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 필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20대(76.1%)와 30대(70.8%)에서 7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오만한 민주당 잇단 헛발질…끼리끼리 문화에 반성도 없다

    오만한 민주당 잇단 헛발질…끼리끼리 문화에 반성도 없다

    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기초의원 일탈n번방 변호인을 공수처장 추천위원에대선·지방선거·총선 연이은 압승이 ‘독’과거 투쟁경력 앞에서 기득권만 강화당내서도 “우려했던 상황, 자중해야”더불어민주당에 나날이 악재가 쌓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기초의원들의 절도·음주운전, 텔레그램 성착취 피의자를 변호한 사람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삼기까지 연이은 헛발질에 지지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이해찬 대표가 대독이 아닌 직접 사과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에 대한 영결식이 엄수된 다음날인 14일 민주당 일각에서는 뒤늦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희정, 오거돈 사태에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 실망이 적지 않다”며 “그동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성평등 교육 등이 형식적 수준에 그쳤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 등에서 연이어 압승하며 거대 여당으로 자리잡았고 열린우리당의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곳곳에서 실수가 벌어진 원인은 결국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피해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 전 시장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강조한 것도 시민단체와 민주화 운동 출신들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민주당에 자리잡은 끼리끼리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거의 투쟁 경력과 도덕적 우월성을 앞세워 권력과 기득권만 강화할 뿐 새로운 진보에 대한 고민과 과오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래통합당의 실수가 민주당을 유지시키는 유일한 동력이 돼 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마다 쉽게 이기다 보니 우려했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자중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13일 강훈식 수석대변인 대독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비판이 가라앉지 않자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사과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3일은 박 전 시장 영결식이었고 이 대표가 장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직접 사과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이 대표가 직접 사과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당내 재발 방지를 위한 의지를 보여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주춤했던 7월 국회가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2일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각각 의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박 전 시장 장례 마친 서울시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어제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경남 창녕으로 돌아갔다. 평생을 민주화와 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전 시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선한 영향력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수많은 지지자와 시민이 그를 애도하며 애통해하는 것은 느닷없는 그의 부재(不在)에 대한 아쉬움이 워낙 컸기 때문일 것이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은 선명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세력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장례 기간 중 문제제기에 극도의 불쾌감을 표명하며 일축한 탓이다. 이는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슈퍼여당의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 고인이 우리 사회에 끼친 막대한 공(功)에 대해선 합당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공인인 이상 과(過)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회피해선 안 된다. 피해를 호소한 고소인이 일상과 직장으로 돌아가려면, ‘공소권 없음’으로 묻어버리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한다. 일부 극단적 박 전 시장 지지층은 온·오프라인에서 성추행 고소인의 ‘신상털기’를 비롯한 2차 가해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고소인의 변호인들은 어제 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2017년 이래 4년간 계속됐고 △서울시 내부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묵살당했으며 △고소장 제출한 8일 당일 조사내용이 곧바로 박 전 시장에게 누출됐다. 고소인 측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내용을 자체 포렌식해 경찰에 제출했으니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2차 가해를 수사하려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여부도 선행해 규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성추행 피해 호소에 대한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에도 큰 책임이 있다. 고소인이 서울시에 피해를 호소했는데 ‘박 시장이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묵살하고, 감내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 아닌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위계에 의한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발칵 뒤집혔는데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서울시는 자체 감사 등으로 관련자들을 엄하게 징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 수사정보의 누출과 관련한 엄정한 조사도 필요하다.  피해자는 거대한 권력에 맞설 용기가 없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생각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성추행·성폭행과 관련된 소속 광역단체장이 3명째다. 이해찬 대표가 어제 공식 사과했지만 특단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 [씨줄날줄] 최초의 여성 미국 부통령/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최초의 여성 미국 부통령/김상연 논설위원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하는 커플을 우리나라만큼 자주 발견하기 쉽지 않다. 팔짱을 끼거나 어깨를 감싸고 걷는 연인은 거의 전무하고, 손을 잡고 다니는 커플도 많지 않다. 연인이 서로 껴안고 키스를 하는 광경도 흔치 않다. 우리 머릿속엔 막연히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사회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미국은 보수적인 나라다. 미국 사회가 개방적이라는 편견은 폭력, 섹스, 마약이 난무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이 크다. 영화는 비현실을 추구하는 법이다. 신대륙인 미국은 구대륙인 유럽보다 보수적이다. 동성 결혼을 세계 최초로 합법화한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네덜란드(2000년)다.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때는 2015년 연방 대법원판결 이후였다. 국왕이 있는 벨기에(2003년), 스페인(2005년), 영국(2013년)보다도 늦은 시점이었다. 200년이 넘는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 아직까지 여성이 대통령은커녕 부통령 자리에도 오르지 못한 것도 미국 사회의 보수성을 보여 준다. 대통령도 아니고 대통령 후보로 여성이 뽑힌 것도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처음이었다. 앞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당원(코커스)과 국민(프라이머리)들은 여성인 힐러리 대신 흑인인 버락 오바마를 후보로 선출했다. 누구를 후보로 찍더라도 ‘사상 최초’였지만 결과적으로 ‘사상 첫 여성’ 대신 ‘사상 첫 흑인’을 택했다. 여성 부통령도 1984년 제럴딘 페라로(민주당), 2008년 세라 페일린(공화당)이 후보로 지명됐지만 선거 패배로 1호가 되지 못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뽑힌 조 바이든은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여러 명의 여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태미 더크워스(52) 연방 상원의원이 급부상했다고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크워스는 이민자 출신의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를 뒀다는 점과 2004년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고 의족을 사용하는 군 출신이라는 이력으로 진보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두루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더크워스는 최근 친(親)도널드 트럼프 인사이자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건국의 영웅들의 동상 철거 문제에 대해 더크워스가 분명한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하자 “내 다리로 1마일만 걸어 보면 내가 조국을 사랑하는지 아닌지 알게 될 것”이라고 응수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만약 더크워스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고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은 비(非)백인이란 기록도 세운다. carlos@seoul.co.kr
  •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2016 어게인?’ 두 자릿수 우위, 격전지에서의 확실한 우위, 더욱 높아져 가는 승리의 가능성…. 그럼에도 미국 민주당이 여전히 불안한 것은 2016년에도 이랬기 때문이다. 이런 민주당을 더욱 불안케 만드는 분석 몇 가지가 더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는 12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 차이를 넓히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열정적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여론조사가 대부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트럼프에게 선거인단에서의 승리를 안겨 준 중서부의 유권자들의 정서를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던” 옛 일을 거론했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했던 당시 여론조사 104건 가운데 101건이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했고, 이 중 15개는 두 자릿수 차이를 보였다. 2건이 동률, 1건(펜실베이니아)만 트럼프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트럼프는 0.5% 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이 3개 주를 모두 휩쓸었다. 예상 밖 결과는 ‘열성 지지층’의 집중력을 계측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데, 트럼프는 여전히 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뜨뜻미지근한” 현상에도 민주당은 불안하다. 4년 전에도 샌더스 지지자 상당수가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또한 “젊은 흑인 유권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그렇다.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완전하게 압도적이지 않을 때마다 대선에서 패배했었다. 물론 민주당에 희망적인 요소들은 더 많다. 우선 여론조사기관들이 크게 각성했다. 4년 전 고등교육을 받은 유권자를 표본집단에 과다하게 책정한 것 등을 시정했다. 당시 놓쳤던 고교졸업 이하의 학력자들, 공화당을 선호하면서도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계층을 잡아내려 노력했다. 조사기관들은 2018년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고, 공화당이 상원 우위를 지킬 것이라는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체면을 조금 살렸다. 예측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이 줄어든 덕분에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 점도 민주당에 희망적이다. 눈에 띄는 무소속 후보가 없는 점, 부동층이 지난 대선보다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이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보고 승산 없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며 ‘항의투표’ 행태를 보였던 민주당원들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아성 텍사스주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접전 양상이라는 이날 CNN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을 더욱 흐뭇하게 했다. 각각 46%, 45%를 기록했다. 텍사스주는 1976년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그러나 마이클 듀카키스 전 민주당 후보는 최근 보스턴글로브 기고문에서 “여론조사 숫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듀카키스는 1988년 대선에서 조지 H W 부시 후보에게 두자리 숫자로 앞서다가 패했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 “빅텐트 고민할 때”

    ‘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 “빅텐트 고민할 때”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중도표 공략을 위한 ‘빅텐트’ 전략을 제기하며 같은 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성 부각에 나섰다. 공화당이 ‘포스트 트럼프’ 시기에 대비하려면 통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당내 지지층이 확고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선명히 하며 존재감을 세우려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한 호건 주지사는 “대선이 있는 11월에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모른다”면서 “공화당은 그것이 4개월이든, 4년이든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무엇이 일어날지 검토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지지자를 끌어들일) ‘더 큰 텐트’(a bigger tent) 정당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패배해 4개월 안에 임기를 마치든 ‘트럼프 이후’ 당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수하고 있는 백인 중심주의 및 분열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건 주지사는 “오늘의 정치, 워싱턴의 분열과 역기능에 완전히 좌절한 사람이 미국에 많다”고도 했다.  특히 호건 주지사는 2018년 중간선거 당시 민주당 강세 지역인 메릴랜드에서 중도층 공략으로 재선에 성공한 자신의 경험을 앞세웠다. 그는 “공화당원들은 분열적인 언사를 피하고 중간 지대를 찾아 시 외곽 거주 여성, 무당파, 소수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은 암 투병, 2015년 볼티모어 폭동·코로나19 대처 등을 통해 호건 주지사가 통치 경험과 개인 스토리를 쌓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AP는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층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대통령을 당내 인사들은 비판하기 두려워한다”며 “공화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국계인 유미 호건이 부인인 그는 ‘한국 사위’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지난 4월 부인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50만개를 공수해 왔을 당시 “돈 낭비”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미투’ 2년 4개월…위계에 의한 성폭력 계속‘직장 상사가 남사친’ 그릇된 인식 여전“조직장급 가해자 가중처벌 법제화해야”“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면도날 승부 폴란드 대선 결선 투표 … “누가 이겨도 법정 갈듯”

    면도날 승부 폴란드 대선 결선 투표 … “누가 이겨도 법정 갈듯”

    12일(현지시간) 실시된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보수파 인기영합주의 현직 대통령과 친유럽 성향의 자유주의 성향의 바르샤바 시장 간의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선거 후유증도 만만잖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투표자의 50.8%를 얻어 도전자인 라우 트샤스코프스키(49.2%) 바르샤바 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오차 범위는 ±1% 포인트(p)였다. 앞선 조사에서는 재선에 나선 두다 대통령이 50.4%로, 유럽의회(EC) 전 의원인 트샤스코프스키(49.6%)를 앞섰다. 이 조사의 오차 범위는 ±2% p였다. 선거 결과는 당초 예상했던 투표율 70%보다는 다소 낮은 67.9%여서 어떤 후보에 불리할지 불투명하다. 해외에 거주하는 부재자 5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출구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두다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에 수줍어하는 반면 해외 투표자들은 트샤스코프스키에 기우는 경향이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같은 초박빙 승부에 공식적인 결과는 일러야 13일이나 14일쯤 나올 예정이라고 이 통신이 전했다. 투표 직후인 이날 두다 대통령은 자신이 이겼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반면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은 개표가 종료되면 자신이 승자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바르샤바대의 한 정치학과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후보들 간의 득표 차이는 적고, 부정투표 보고가 있어 이번 선거는 결국 법정으로 향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관계 없는 우리는 완전히 분열된 국가에 살고 있으며, 후보들은 이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이겨도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어 타협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상원에 대한 지배력을 잃은 이후 집권 법과정의당(PiS)도 그 노선을 수정하지 않았다. 유럽의회 외교 전문가는 “두다 대통령의 2기 집권은 헝가리에서 벌써 일어난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이미 훼손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이 승리하면 폴란드가 여전히 유럽연합(EU) 주류에 한 발을 담그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발신하는 것이만 EU의 사법시스템 및 언론 영향력이 폴란드에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종차별 반대시위 ‘화약고’ 된 트럼프 타워…손가락 욕설·충돌 이어져

    인종차별 반대시위 ‘화약고’ 된 트럼프 타워…손가락 욕설·충돌 이어져

    미국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를 뜻하는 거대한 ‘Black Lives Matter’(이하 BLM)가 새겨진 맨해튼 트럼프 타워 앞은 시위자와 반대파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다. 해당 문구가 등장한 것은 지난 9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뉴욕 맨해튼 5번가 트럼프타워 건물 앞 길바닥에 새겨진 이 문구는 야당 민주당 소속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과 흑인 인권운동가 얄 샤프턴 목사 등이 시민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초대형 'BLM' 문구가 등장한 이후,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반대편에 서 '안티 BLM' 시위대뿐만 아니라 트럼프 지지자들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현장을 찾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게 손가락 욕설을 날리며 이들을 비난했다.‘트럼프’ 및 ‘미국을 안전하게 지켜달라’ 등의 문구가 쓰인 커다란 깃발을 흔들고,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기념촬영에 난입해 욕설을 뱉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묘사하는 과장된 기침이나 재채기 등의 몸짓으로 현장에 모인 이들을 비꼬았다. 종국에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 및 시위 반대자들 사이에 손가락 욕설과 폭언이 난무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타워 앞 도로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 사이의 ‘화약고’가 됐다면서, 향후 해당 장소에서의 충돌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초대형 BLM 구호가 트럼프타워 앞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강하게 반발하며 “증오의 상징이다. 경찰이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오랫동안 이곳에서 거주했으며, 2016년 6월 당시 대선 출사표를 던졌을 당시 거주지도 트럼프 타워였다. 그러나 백악관 입성 후에는 이곳을 자주 찾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자신의 공식 주소지를 이곳에서 플로리다주로 옮겼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는 사기!”…마스크 안쓰던 美 30대 남성, 코로나19로 사망

    “코로나는 사기!”…마스크 안쓰던 美 30대 남성, 코로나19로 사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사기'라고 굳게 믿으며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던 남자가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오하이오 주 포트 클린턴에 살았던 리처드 로즈(37)가 지난 4일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평범한 남성의 죽음에 현지 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페이스북에 남긴 그의 생전 글과 사후 친구들이 남긴 추모글 때문이다. 과거 미 육군에서 9년 간 복무하며 두차례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다녀온 그는 제대 후 고향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는 주위에 인정받는 남자였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를 자처하던 그는 수차례 그를 응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기라는 황당한 신념이 그의 머릿 속을 가득 채웠다. 로즈는 과거 "나는 X같은 마스크를 사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빌어먹을 사기 속에서 마스크를 사지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적었다. 결국 그의 황당한 신념은 코로나19 감염이라는 비극으로 돌아왔다. 지난 1일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불과 사흘 만인 지난 4일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로즈의 절친한 친구인 닉 콘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말 때문에 로즈는 온라인에서 '학살'을 당했다"면서 "누군가의 이같은 신념에 동의하던 동의하지 않던, 사망하면 일말의 동정심을 가져야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친구 로즈를 잃은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그가 선택한 행동 때문에 누군가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비극적인 부분"이라면서 "친구의 죽음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경고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재련 변호사 신상까지” 일부 지지자들, 원색적 비난 공세

    “김재련 변호사 신상까지” 일부 지지자들, 원색적 비난 공세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엄수된 가운데 일부 박 시장 지지자들이 성추행 혐의 문제를 제기한 단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성추행 혐의 거론한 여기자협회에 ‘X녀’ 비판 한국여기자협회는 지난 12일 “고인이 서울시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는 사실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할 사회적 책임이 고인을 애도하는 분위기에 묻혀선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권 지지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작성자는 한국여기자협회를 ‘X녀’로 지칭했다. 이 작성자는 “여기자협회 X녀 아니냐”며 “기자의 본분, 진실은 팽개치고 정치 행위를 여기자협회에서 했다”고 적었다. 한 이용자가 “형편없는 성희롱이다. 성적 비하하지 말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작성자는 “입진보들이 욕을 먹는 이유는 욕을 해야 할 때 욕하지 않고 님처럼 움츠러들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무서운 권력에는 찍소리 못하고 줄 거 다 줄듯이 아양 떨다가 고 박 시장님한테는 죽일 듯이 달려드는 뭐 그런 단체가 권력의 X녀협회라고 이름 지었다”는 글도 올렸다. 고소인, 고소인 변호사까지 ‘신상털이’ 박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 A씨 측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에 대한 ‘신상털기’도 계속되고 있다. 해당 변호사의 사진은 물론 학력과 이력, 가족관계를 상세히 공개한 글도 올라와 있다. 이 게시물엔 “고인께서 덫에 걸린 거 아닐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악취가 확 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이 커뮤니티엔 “난중일기에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고소인 추적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2017년 비서실엔 총 17명 근무. 고지가 보인다”며 “참교육을 시켜주겠다”는 글과 고소인으로 추정된다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커뮤니티 운영자는 ‘박 시장 고소인 관련 음해성 글을 자제해달라’는 공지를 올렸다.경찰, 故박원순 시장 고소인 신변보호 중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에 대해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복수의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박 시장을 고소한 A씨 측의 요청에 따라 관할 경찰서를 통해 고소인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쪽의 신변 보호 요청을 받아 보호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 설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 사례처럼 피의자 또는 피고소인이 사망할 경우 고소인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이후 경찰 여성청소년 기능이 청문감사실 기능과 연계해 피해자 보호에 들어간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 시장 비서 관노에 비유한 네티즌 사과하며 “김구 선생도…”

    박 시장 비서 관노에 비유한 네티즌 사과하며 “김구 선생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전 비서를 관노(국가에 소속된 종)에 비유했던 네티즌이 결국 사과에 나섰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란 글을 썼다가 질타를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고, 박원순은 이순신이 아니며, 피해여성은 관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네티즌의 ‘관노’ 발언이 아주 솔직해 높이 평가한다며 “친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세력)과 그 지지자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일 정도로 정직하게 보여준다”며 “한 마디로 친문의 눈에는 국민이 노비로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의 눈에는 여성이 관노로 보이는 것”이라며 “그들이 자자고 하자면 언제라도 잠자리에 들 의무가 있는 관노이며,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광장에 나가 촛불혁명을 한 대가로 졸지에 국민이 국가의 노비가 되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사과의 글을 올린 네티즌은 “많은 분들이 ‘관노’란 단어에만 민감한데 가장 수치스런 지금의 잣대를 박 시장을 공적을 허는데 사용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이순신 장군의 예는 지금으로 보면 수치스러운 부분”이라며 “이순신 장군의 수치스런 부분을 생각해보니 이것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관노 부분을 잘못된 예로 언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구 선생도 비슷한 일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노를 언급한 댓글이 게시된 동일한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신분제 사회에서 양반이 관비와 잠자리 한 것과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시장이 비서에게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한게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일인가”라며 저급한 비유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박원순 조문 둘러싼 무분별한 진영·세대 갈등 자제해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9일 이후 한국 사회 내부가 또다시 진영 간의 극심한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 인권변호사이자 유력한 정치인으로 살아온 박 전 시장의 업적을 내세우며 ‘애도가 먼저다’는 의견과 성추행 의혹으로 고발된 만큼 ‘죽음으로 덮을 수 없다’는 양론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자진해서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추모가 우선이라는 분위기 속에 여권은 조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성추행 의혹의 책임을 문제 삼아 조문 거부로 맞서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박원순씨 장례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청원은 어제 기준으로 50만명을 훌쩍 넘겼다. 특히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여성민우회도 서울시장상을 반대했다. 서울시 직원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무시한 채 성대한 장례식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반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영 논리로 갈라진 한국 사회의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박 전 시장은 한국 사회 탈권위와 평등의 상징이었다. 검사로 출발했으나 1980년대 인권변호사로 돌아서 ‘서울대 우 조교 성추행 사건’에도 참여했고, 1990년대 ‘참여연대’를 설립하는 등 시민운동에 큰 족적을 남겼으며, 정치인으로는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등을 확산시켰다. 일관성 있는 삶의 궤적에서 일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그 자체도 논란과 공분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도덕성을 무기로 한 시민운동 세력이 권력을 감시해 오다가 제도권 주류로 올라선 뒤에는 준열한 자기 검열이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가장 큰 우려는 피해를 호소한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다. 대대적인 조문행렬 속에서 여권 지지자들이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서울시 직원에 대한 신상털기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소셜미디어에서도 2차 가해성 발언이 확산되고 있다. 박 전 시장 자살로 경찰은 ‘공소권 없음’이라 했지만, 서울시 직원에게 ‘피해자의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해선 안 된다는 점을 여권 지지자는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2차 가해가 박 전 시장을 욕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통합당이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쟁점화할 방침이라는데, 이 역시 고소인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일임을 지적한다.
  • 검언유착 수사 갈등 재점화되나… 수사심의위에 쏠린 눈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지 말라는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윤석열(60·23) 검찰총장이 수용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수사의 전권을 쥐게 됐다. 다만 사건 관계인들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널A 이모(35) 전 기자 측이 신청한 심의위 개최 여부가 이르면 13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이 전 기자와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에 각각 의견서를 13일 오전 9시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해당 사건의 수사 방식을 두고 윤 총장과 추 장관은 갈등을 빚어 왔다. 대검찰청은 부장회의를 열고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서 이 전 기자와 한동훈(47·27) 검사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윤 총장이 수사에서 손을 뗄 것을 지휘했고, 윤 총장은 지난주 이를 받아들였다. 수사팀은 앞서 정한 방침대로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한 검사장을 소환조사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심의위가 이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 판단을 내릴 경우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사례처럼 수사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앞선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추 장관의 입장문 가안이 유출돼 범여권 인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간 것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 내에서 과거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인 이규진 정책보좌관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의혹에 대해 “마치 제가 과장들 대면보고를 받지 않고 보좌관을 방패로 삼고 면담조차 거절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비민주성을 생리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지난 8일 법무부와 대검의 협상안을 거부하는 장관 입장문 가안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에게 유출된 경위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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