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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신명잃은 ‘휘파람’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한국기자로서는 첫 근접 취재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던 감격과흥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결사옹위,김정일’을 외치며 꽃술을 쉼없이 흔들던 평양시민들의 함성 속에 홀연히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기자에게는 특종을 능가하는 설렘이었다.그런데 어느새 1년이 흘렀다. 기자는 방북취재단중 유일하게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는사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14일 우리측이 주최한 평양목란관 만찬 당시 특별수행원들 사이에 재빨리 끼어들어 찍은 것으로 한동안 집안 응접실에 자랑처럼 걸어놓은 적이있다. 단독취재의 하나여서 같이 간 타사 동료들로부터 당시 얼마나 원성을 들었던지…. 남북 평양정상회담은 취재의 긴장을 넘어 우리 사회에도‘김정일 신드롬’을 낳을 만큼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통일소녀가 부른 북한 노래 ‘휘파람’이 한때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노래’ 우선 순위에 오를 정도로 북녘 땅은 분단 반세기를 건너뛰어 우리에게 성큼 다가섰다. 이러한 민족적 화해무드는 결국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오랜 민주역정과 어우러져 노벨평화상으로 귀결되는 것을보고 기자는 취재현장을 떠나 데스크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흥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회담때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두리’가 지난 10일 서울대공원에서 새끼 5마리를 낳았다는 소식이 한돌을 기념하는 작은 경사다.학술단체들의 세미나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을 뿐 이렇다 할 기념행사나 축하모임하나 없다.청와대 역시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북·미 뉴욕 실무접촉이 14일 재개되고 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남북 당국자간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어서 대화기류에 호전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하지만 남북대화가 지지부진하고,경제상황도 좋지 않은 데다 가뭄·파업사태까지 겹치면서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 같다.최근 북한상선의 영해침범이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은 베일에 가려 온갖 추측을 자아낸 김 위원장을 ‘합리적인 지도자’로 우리네 안방까지 불러들였다. 북한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 놓았고 북한의 개혁·개방 추구를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도 가져왔다.1년반 만의 외환위기극복 선언이 개혁의 필요성을 반감시켰다는 지적이 있다.이러한 흐름이 의보재정 위기와 같은 실책과 얽히면서 결과적으로 ‘개혁 피로 증후군’을 불러왔다고 봐야 한다.남북관계도 정부 관계자들이 보수세력의 비판에 대응하면서 기대감을 부풀려 놓은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장관급 회담 등 모든 게 눈높이에 못미치는 답보상태다.결국 북한의 불확실성만 증폭시켰고 이로 인해 ‘북한 피로증후군’이 생긴 것은 아닐까. 남북정상회담의 감격이 사라진 현실에 아쉬움을 느낀다.한반도 냉전체제 해체가 꼭 남북간의 문제만은 아니므로 누구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7·4 공동성명 이후 남북관계가 늘성공적으로 진전돼온 것도 아니고,50년간의 반목과 갈등이하루아침에 치유될 성질의 것도 아닌 까닭이다. 다만 역사는 퇴행과 굴절을 반복하는 것같이 보이지만,긴눈으로 보면 진보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곱씹어보고 싶은 아침이다. 양승현 정치팀장 yangbak@
  • 한통·SKT 외자 8조원 유치 총력전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달러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쓰고 있다.두 ‘통신공룡’의 외자유치 목표는 7조∼8조원에 이른다.침체된 우리 경제에 ‘단비’를 가져다 줄 지 주목된다. 한국통신은 12일부터 이달 말까지 2차 해외 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한다.발행 물량은 정부가보유하고 있는 지분 17.78%(5,550만2,161주)로 규모는 25억∼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지난 99년 1차 발행에 이어 국내 기업의 해외증권 발행규모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13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 로드쇼,즉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14일 홍콩,15일 도쿄,18일 런던,28일 뉴욕 등 세계 20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한국통신은 정보통신부의 지원아래 유치에 총력전을 펴고있다.지난주 말 대규모 협상단을 미국에 급파했다.로드쇼는 물론 개별금융기관을 방문해 투자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상철(李相哲) 사장은 투자자들을 접촉하려고 11일 출국했다.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도 이 사장과 함께 로드쇼팀의 공동 수석대표로 거?浴綏? 했다. 해외 DR발행의 성공 여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마치기로 한 민영화 문제로 직결된다.한통은올 상반기에 정부지분의 해외 매각을 끝낼 계획이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다. 첫 단계인 전략적 제휴를 통해 15%(5,203만3,277주)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하다.둘째 단계인 해외DR발행마저 무산되면 민영화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통신은 99년 25억달러 규모의 1차 DR발행 때 성공을거뒀다.한통측은 이번에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호의적인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지나치게 저평가된 주식가치,초고속망의 고성장,다양한 수익원 창출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는다.반면 미국 경기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최대 걸림돌이다. SK는 지난해 초부터 일본 NTT도코모와 SK텔레콤 지분매각 협상을 계속해오고 있다.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방침을 세우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도코모측은 지난 4월 말 SK텔레콤을 상대로 마지막 실사를마쳤다. 그에 따라 지난달 초서류제안을 예정했다가 이달초로 연기한 바 있다.그러나 SK텔레콤측은 서류제안 접수여부 등에 대해 극도의 보안이다.SK측은 이달 말 NTT도코모주총에서 SK텔레콤 지분매입에 대한 공식 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SK측은 “원하는 가격에 다소 못미치더라도반드시 이번 매각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 SK그룹 전체의 채권 발행액은 각각 2,700억원이었다.올 1·분기에는 1조5,750억원,2·4분기에는 9,300억원으로 급증했다.NTT도코모측과 협상중인 매각물량은 SK㈜ 등이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 가운데 14.5%(1,293만주)에 이른다.주당 30만원정도로 계산하면 4조원 안팎으로 ‘돈고민’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태백 탄광촌 관광지로 바뀐다

    강원도 태백시 일대에 부동산 개발붐이 일고 있다.10여개의 민자유치 사업이 본격화됐고,주변 부동산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태백시에 따르면 탄광지역 개발사업에 따라 추진되는 민자사업은 모두 24개.이 가운데 골프장 호텔 등을 갖춘 15개의대규모 관광레저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버섯재배단지 조성 등의 지역특화사업과 도시환경사업도 계획돼 있다. ■오지가 관광지로 바뀐다 태백은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인구가 크게 줄고 지역경제도 쪼그라들었다.교통이 불편해대표적인 오지로 불리웠고 부동산 개발은 뒷전으로 밀려있던 곳이었다.그러나 지난 99년 탄광지역 종합개발 민자유치계획이 마련되면서부터 이 곳에도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이 시작됐다. 개발붐을 타고 부동산 값도 들먹거리고 있다.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태백시 소도동 일대 큰 길가 상업지는 평당 70만원을 호가하고,논밭도 평당 40만∼5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시내 상업지는 평당 1,000만원이 넘는 곳도있다.정선 카지노와 붙어있는 도시라서 부동산 개발붐이 활발할 것으로예상,투자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동산 개발붐 서학레저단지 조성사업은 36홀 규모의 골프장과 800실의 호텔을 짓는 대표적인 민자사업.길훈건설이사업자 지정을 받아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규모가 워낙 커 태백시와 민간이 공동 출자(자본금 1,000억원 규모)해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 명성(대표 김철호)이 사업자 지정을 받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태백관광레저사업은 지지부진하다.스키장과 콘도등을 건설키로 했으나 사업 이행보증과 설계가 마무리되지않아 태백시가 이달말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고 다른 사업자를 지정할 방침이다. 스키장과 콘도,호텔 등이 들어서는 백병산 스키장 건설사업도 추진되고 있다.모터스포츠 레저단지 개발사업은 공사를 시작했고,태백체험공원 조성사업도 첫 삽을 떴다. 화전 민속촌 공사는 이달말 착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청소년 수련단지 조성,휴양지 건설,관광협궤열차 운행사업도 계획돼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대기업, 악재로 속앓이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이 요즘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계속되는 경기침체에다 최근들어 크고 작은 악재(惡材)들이 불거진 탓이다.때문에 ‘잘나가던’ 대기업들도신규 사업확장보다는 악재 털어내기에 정신이 없다. [삼성] 삼성자동차 손실분담 문제가 또 다시 현안으로 불거졌다.“삼성계열사들이 구조조정본부의 요구에 따라 삼성차 손실을 부담했다”며 참여연대가 구조본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강구하고 나서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채권단도삼성차 손실보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삼성그룹 영빈관인승지원 등 계열사 재산을 압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잘나가던 삼성생명도 저금리 여파로 고전이다.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높은 이율로 확정부 배당을 줘야 하기 때문에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금리가 1%포인트만 떨어져도 1조원 내외의 순익악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에 따라 대규모 인원감축과 신상품 개발을 통한 특단의 경영혁신 대책을 강구 중이다.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아들인 재용(在鎔)씨에 대한 국세청의 증여세 추징문제도 ‘신경쓰이는’ 사안이다.국세청이삼성이 요청한 증여세에 대한 과세전 적부심사에 대해 회신을 미루고 있어 국세청과의 긴장관계는 이어질 것같다. [SK] 그룹의 효자인 SK텔레콤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경쟁사업자와 차등규제하는 ‘비대칭 규제’를 강화키로 하자 승승장구하던 그룹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맞고 있다.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이동전화시장 점유율을 50% 아래로 내려야한다.다음달부터는 다시 올려도 되지만 정통부가 계속 규제할 방침이어서 골치다. 특히 양승택(梁承澤) 정통부 장관의 비대칭 규제의지가 워낙 강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양 장관이 규제강화방침을 밝힌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계속 하향세다.SK텔레콤이 사업권을 따낸 IMT-2000(차세대이동통신) 비동기(유럽식)서비스 연기설도 악재다.SK텔레콤 지분을 일본 NTT도코모에 매각하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경쟁 통신업체인 한국통신이 보유중인 SK텔레콤의 지분을팔겠다고 나선 것 역시 신경쓰이게 하는 대목이다. [LG] IMT-2000 동기(미국식)사업의 참여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정부의 출연금 삭감방침으로 ‘해 볼만한 사업’으로보고 있으나 시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하나로통신이 이 사업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어렵사리 인수한 데이콤의 만성적자도난제 중 난제다. [현대자동차] 그룹분리와 함께 탄탄대로를 걸어왔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걱정거리가 한둘이 아니다.올 1월부터 처녀수출한 일본시장의 경우 연간 5,000대 판매를 예상했지만지난달까지 판매대수는 200여대에 그쳤다.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이 일본 MK택시와 제휴하는 등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이원화된 현대·기아차간의 조직과 영업망도 풀어야 할 과제다.별도 브랜드임에도 차종 중복으로 ‘제살깎아먹기 경쟁’이라는 지적들이 많다.통합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차그룹의미래 유망업종으로 보고 있는 금융부문의 참여도 현대생명의 경영위기로 매우 불투명해졌다. 주병철기자 bcjoo@
  • 정인봉의원 체포동의서 제출

    법원은 4일 지난해 4·13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의원 정인봉(鄭寅奉)피고인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체포요구동의서는 국회로 이관돼재적의원의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집행된다. 정 피고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법 형사23부(부장金庸憲)는 “정 피고인이 바쁜 국회일정을 이유로 그동안 19차례 열린 공판중 단 6차례만 출석,재판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면서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또 “정 피고인이그동안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체포동의요구서 내용에 구인뿐 아니라 구금까지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동의서가 국회에서 12일까지 가결되면 15일에,13∼26일 가결되면 29일쯤 정 피고인을 구인,범죄혐의 고지등의 절차를 밟아 구속한다는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사설] 선거무효판결이 남긴 것

    대법원은 지난 1일 제16대 총선의 동대문을(乙)선거에 대해 선거무효 판결을 내렸다.이로써 이 지역구 출신인 한나라당 김영구(金榮龜)의원은 작년 4·26총선 이후 처음으로재판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했다.이번 판결은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일종의 관행으로 여겨온 선거인 위장전입에 대해철퇴를 가한 것이다.동시에 불법·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대법원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재판부는 당선자인 김후보측과 낙선자로 선거무효 소송을제기한 민주당의 허인회(許仁會)후보측이 각기 14명과 9명을 위장전입시킨 것으로 판정하고,위장전입자 수의 차이가두 후보의 득표차 3표를 상회하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현행 선거법은 선거직전 주민등록을이전했다가 선거후 주민등록을 다시 옮겨가는 위장전입에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은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사실상 하지 않고 있다.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처럼 되어온 ‘선거용 철새주민’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선거인을 위장전입시킨 두 후보측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데대해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관계규정에 따라 재선거는 오는 10월 25일 실시된다.각 정당은 후보 공천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두 후보간에 위장 전입한 사람의 숫자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두 후보가 모두 선거무효의 원인이 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만큼 자숙해야 할것이다. 차제에 제16대 총선과 관련한 각종 선거소송이 지지부진한데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 현행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은 선거소송의 경우 1심은 6개월,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내에 재판을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1년이 넘도록 1심 및 항소심이 끝나지 않은 사건이 아직도 20여건에 달하며 이같은 지연 사유의 대부분이 정치인들의 재판불출석 때문이라고 한다.물론현재 진행중인 재판 가운데 1,2심 선고형량이 확정될 경우당선무효가 되는 현역의원들도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어쨌든 불법선거운동을 저질렀어도 당선만 되면면죄부를주는 일이 지금까지처럼 반복되어서는 안된다.사법부는 정치인이라고 해서 재판을 쉽게 연기해줘서도 안되며 국회도더이상 ‘방탄국회’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불법·부정선거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고는 정치개혁도 공염불에그칠 것이다.정치권은 이번 선거무효 판결을 계기로 각종정치개혁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 현대건설 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

    막판에 지지부진하던 현대 문제가 건설을 시작으로 하나씩 매듭이 풀려가고 있다.투신권이 현대건설 지원에 동참해 한 고비를 넘겼으나 추가부실 규모가 예상치를 다소 웃돔에 따라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오는 21일까지 GDR(해외주식예탁증서)발행대금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추가부실 3,855억 채권단의 채무조정계획을 다시 짜야할 정도는 아니다.하지만 부채비율은 채권단이 목표하고 있는 270%를 훨씬 웃도는 300%선이 될 전망이다.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현대건설 회생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가 부채비율 300% 미만이었는데 이를 약간 웃돌게 됐다”며“현대건설의 강도높은 자구이행과 구조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영화측이 산정한 추가부실 금액중 1,000억원 가량은 수용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경영진단을 맡은 아더 디 리틀(ADL)사의 보고서에 기대를걸었다. ■투신권 손실동참 투신사별로 각자 사정에 맞는 ‘손실분담’ 방법을 자율선택키로 했다.대부분의 투신사는 기존회사채 5,400억원어치를 연 9%대로 차환발행해주고 신규회사채 2,5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신규인수가 부담스러운 회사는 차환발행분 금리를 연 2.74%로 대폭 깎아주기로 했다. ■ADL,감원규모 등 최종제출 추가부실규모가 채권단이 내심 예상했던 3,500억원을 넘어선 만큼 향후 현대건설의 구조조정에 ADL의 보고서가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ADL은지난 21일 최종 경영진단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15일향후 3년간의 현금흐름 및 재무제표를 추정한 보고서를제출할 예정이다.경영진단 보고서에는 지난 3월의 중간보고서보다 감원규모 등 구조조정 대안이 훨씬 구체적으로제시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촉박한 일정도 문제 이달말까지 출자전환과 유상증자가마무리되지 않으면 현대건설은 하반기 수주활동에 막대한지장을 받게 된다.다음주까지 분담액을 확정한다는 게 채권단 계획이지만 매우 촉박하다.분담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되는 데다 유상증자분중 7,500억원의 CB(전환사채)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보증 확보도 난제이기 때문이다. 김성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
  • 근로시간단축 노사 입장

    올 노·사·정의 최대 화두는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문제다.노동계와 재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이 예상되는 만큼 살얼음을 걷는 형국이다. 30일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이 ‘연내 입법’ 의사를밝힌 것은 지지부진한 근로시간 단축논의의 물꼬를 트겠다는의지다. 노동부 관계자는 “7월 말까지 노사정위에서 일괄타결을 유도한 뒤 8∼9월 정부내 조율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지난해 10월 23일 노·사·정 3자의 원칙적 합의에도 불구,7개월 가까이 답보상태에머무르고 있다. 연·월차 휴가 조정과 근로시간 단축 일정, 초과근로 한도및 할증률 조정이 3대 쟁점이다.말썽많았던 생리휴가 문제는모성보호 관련법 통과때 연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유급주휴 조정 ▲탄력근로시간제도 확대 ▲근로시간 적용 제외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연·월차 휴가의 경우 월차는 폐지하되 연차 상한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근로시간 단축 일정도 현격한차이가 있다.노동계는 내년 1월부터 시행을 주장하지만 재계는상당한 유예기간 설정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종별·직종별 ‘단계적 도입’을 주축으로 3∼6년간의 유예기간 설정으로 가닥이 잡힐 듯하다.금융기관이나 대기업 등이 우선실시하고 시차를 두고 중소기업 등이 따르는 방안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2002월드컵 흑자대회 가능할까

    2002월드컵은 과연 ‘흑자 대회’로 기록될까-. 1조5,000억원이 넘는 경기장 건설비,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뒤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 일본과의 공동개최로 인한 수익분산 등. 인프라 구축에 든 돈과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들은‘흑자 월드컵’ 가능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 개최국의 사례를 볼 때 월드컵이 창출할파급효과를 고려하면 그에 따른 지출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KOWOC)는 입장권 수입 1,800억원, 국제축구연맹(FIFA) 지원금 1억달러(한화 약 1,300억원), 공식공급업체(서플라이어) 후원금 500억원, 기념주화 수익금 100억원,기타 수익금 300억원 등 모두 4,000억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경기 운영비와 통신·미디어 시설 구축에 지출되는 돈을 4,000억원으로 잡고 있어 총지출이 총수입 범위 내에서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경기장 건설비가 포함되지 않았다.또 경기침체로 인해 개막 1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서플라이어의 후원금이 목표액인 5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입장권 판매도 한국팀 경기와 준결승전 등 주요 경기를 제외하고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직위는 흑자 월드컵의 개념을 수입과 지출을 비교하는 단순 수지가 아니라 관광·특수 등 월드컵이 창출할 유형무형의 경제적 효과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보통신(IT)등 첨단산업과 스포츠산업의 성장,관광수입 증대,국가이미지제고 등을 감안하면 경기장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든 비용을 상쇄하고 남는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보고서에서 “월드컵이 3조4,707억원의 투자 및 소비를 발생시키고 11조4,797억원의 총생산유발, 5조3,357억원의 부가가치 증대, 35만496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조직위는 서플라이어의 후원금도 주택은행과 현대해상 등 2개업체가 350억원을 내기로 했고 추가로 4개업체와 계약을추진 중이어서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입장권 판매도 판매시기와 단체입장권 확대 등 판매방식을조정하는 방안을 FIFA와 협의하고 있어 큰 손실은 보지 않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IFA 공식 파트너인 현대자동차는 월드컵을 계기로 2010년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스포츠용품 업체들도 미즈노와 아식스가 64년 도쿄올림픽을통해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은 점을 거울삼아 자체 기획단을 발족시키는 등 대대적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관광에서도 1개월의 대회기간 중 4억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있을 것으로 문화관광부는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관광객 1명이 평균 1,250달러를 쓰는 것을 감안한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단지 예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현재월드컵 개최국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너무가라 앉은데다 특수를 겨냥한 관광상품 개발 등이 지지부진하다. 기껏 인형과 열쇠고리나 만드는 판에 박힌 기획으로는 흑자월드컵은 어림없다.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머리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을수 있는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경기가 열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위가 말하는 유형무형의 파급효과가 두고두고우리에게 미칠 수 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이근식 행자부장관 문답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벌써부터흔들린다고 야단이다.선거를 의식한 줄서기와 공직내부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진단이다.또 올 상반기까지 끝내기로 했던 지방자치법개정 작업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지난 3·26개각에서 내무행정의 사령탑으로 전격 발탁된 이근식(李根植)행정자치부장관이 최근 16개 시·도 순방을 마쳤다.이 장관을 만나 내무 행정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16개 시·도에 대한 순시를 마친 것으로 압니다.지방이 어렵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는데,현지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내무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가 3년만에 돌아와 현장을 살펴보니 그동안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공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이 달라졌고,공직자들도 관행으로 민원을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국민의 정부 출범후 2차례에 걸친 정부조직 개편 등 많은개혁작업을 펼쳤습니다.그러나 최근 정부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국가·지방공무원 6만3,000여명을 감축했고,올 연말까지 1만2,000여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입니다.97년말 93만명 대비 7만5,000여명이 줄어듭니다. 최근 정부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으나 행자부는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기준과 원칙을 갖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또 진정한 개혁을 위해 하드웨어적 개혁과 함께 인사청탁을 배격하고, 승진 등에 있어서 인사기준을 공개하는 한편,우수공무원특별승진제,상사외에 동료와 하급자가 참여하는 다면평가제도를 운영하는 등 개혁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국민의 정부 후반의 행정누수현상이 보인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특단의 대책이 있으신지요. 우선 부정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부패유발 사각지대에 대한 집중 감찰활동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본분을 망각하는 공직자는 중앙·지방의 감사역량을 총동원해 지속적인 특별감찰 활동을 전개하고,적발되면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일벌백계로 단호히 처리할 예정입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작업이 지지부진합니다. 원래는 올 상반기까지 개정 작업을 마련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늦어지고 있습니다. 9월 정기국회까지는 끝낼 생각입니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는 개정된 법에 의해 치를 것입니다. 지난 91년 시작된 지방자치제는 지방행정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합니다. 반면 지역이기주의 심화,선심성 시책추진과 전시성 행사로 행정력 소진,방만한 재정 운영과 일부 단체장들의 권한전횡,직업공무원제도 손상,대도시 광역행정의 수행애로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정부가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요소를 제약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지자제법 개정작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위직 공무원 사회에서 공무원 노조 설립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공무원노조 설립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습니다.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노조가 탄생하면 공직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우선은 법률에서 정한대로 공무원직장협의회를 충실하게 운영하고 그 다음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노조도입에 있어서는 국민들의 정서도 중요합니다.공무원들을 ‘철밥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노조까지 결성한다면 비난이 클 것입니다. 때문에 과격하고 성급하게 노조결성을 추진하기 보다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적절한 절차를 밟아 노조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통끝에 지난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법개정후 연금재정에 변화가 있는지요. 개정된 연금법에 따라 연금지급개시연령제 확대적용,연금평균보수제,소득심사제도 도입,법정부담률 인상 등으로 올해 8,000여억원의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연금문제로 인한 장래의 불안은 해소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도 각종 재해 재난이 예고되고 있습니다.중앙재해대책본부장으로서 풍수해 등 재해상황을 대비한 어떤 대책을 마련중에 있습니까. 올해 수방대책의 역점은 ‘인명피해의 최소화’와 ‘피해재발방지’에 두고 있습니다.수해예방사업으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에 705억원,소하천 정비사업에 1,540억원을 투입했고,신속한 재해정보 수집과 전파체계구축을 위해 기상청과 연계해 인명피해 없는 수방 대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입니다.또 계속되는 가뭄과 관련, 주민의 식수난 해결을 위해 동두천시에 교부세 10억원을 긴급지원했고,농업식수 해결을 위해 하천굴착 및 관정 등 용수개발비 104억원을 지원했습니다.앞으로도 양수기 등 한해대책장비를 총동원,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전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입니다.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 이후 소방력 확충과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별도 대책이마련됐는지요. 우선 소방공무원의 처우 및 복리후생개선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최근에도 나타난 바와 같이 현장 소방공무원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소방인력 충원을 위해 올해부터 매년 1,000명씩 5년간 소방공무원을 5,000명 증원하고 4,000명 규모의 ‘의무소방대’를 설치해 업무부담을 해소할 방침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중국산 묘??을 수입했다는 등 무궁화심기사업에 대해 획일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무궁화동산,무궁화 테마공원,꽃길조성 등 국토공원화사업과 연계한 조경사업입니다. 사업추진과정에서 국산 무궁화 묘목이 충분함에도 일부 업자들 이 폭리를 취하기 위해 싼값의 중국산 무궁화 22만본을 수입,국산으로 둔갑시켜 유통시킨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대해 정부는 국가상징인 무궁화를 중국산으로 식재한다는 것은 본 사업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고 국민들의 정서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국내산으로 식재토록 해당 자치단체에 행정지도했습니다.관련 업자에 대해서는 관계법에 따라 고발조치도 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대회가 꼭 1년 남았습니다. 우리의 성숙한 문화시민 의식을 보여주기 위해 전 중앙부처와 자치단체·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청결 질서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조직위원회 등의 운영인력 확보와 경기장·진입도로 건설 등에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또 그간의 지원상황에 대한 종합점검과 향후 체계적인지원대책 마련을 위해 ‘종합지원단’을 발족하는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홍성추·최여경기자 kid@
  • 한보철강 매각 ‘급물살’

    지지부진하던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재룡(鄭在龍)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22일 “분할매각이든일괄매각이든 매각대금을 많이 받는 쪽으로 동시 추진할 것”이라며 “매각자문사 선정을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대상자 확정을 위한 입찰과 초기협상이 곧 진행될 전망이다. ■공적자금 조기회수가 관건 캠코측은 공적자금 조기회수를위해 매각작업을 빨리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매각시한을 못박지는 않는다. ■분할,일괄매각 수용 채권단은 한보철강 당진공장 A·B지구를 분리매각한다는 방침이었다.컨설팅사인 부즈알렌 앤해미른사의 권고에 따른 것. 그러나 캠코측은 “A지구,B지구별 분할매각이나 A·B지구일괄매각이든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인정하는 곳에 매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RV 투자대상 확대 캠코는 6월말까지 3개의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를 만들 계획.2개는 이미 계약이 끝난 상태고나머지는 제안서를 받기로 한 상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워크아웃 대안 CRV제도 ‘표류’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 설립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기업구조조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이로 인한 잠재부실 부담만도15조원에 이른다. 17일 금융계와 CRV설립사무국에 따르면 최근 잇단 CRV 설립무산은 채권기관 이해관계나 경험부족에도 기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을 무리하게 대상기업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CRV란 정부와 채권단이 지난해 공적 워크아웃을 끝내면서새로 도입한 대안이다.개별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한데 모아 팔 건 팔고 살릴 건 살린다는 취지다. CRV는 이들 채권을 넘겨받아 보유하는 명목상의 회사(페이퍼컴퍼니)다.실제 관리는 별도의 자산관리회사(AMC)가 맡는다. ■성사 가능성은 신우·고합뿐 현재 CRV가 추진중인 기업은전체 워크아웃 기업 35개사중 대우계열사와 경상이익 실현기업을 제외한 15개사 정도다.이중 진도와 갑을은 CRV 설립이이미 무산됐다.오리온전기·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성사 가능성도 희박하다. ■채권부담 15조원 CRV설립 대상기업의 채권규모는 15조원이다.CRV 설립차질로 이들 채권이 고스란히 우리경제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왜 지지부진한가 먼저 경제현실보다 앞선 도입과 경험부족탓이다. 선례가 없는데다 실제 채권을 맡아 관리할 유능한자산관리회사(AMC)가 없어 채권단이 CRV설립에 소극적이다. 이성규(李星圭) 설립사무국장은 “더 큰 요인은 채권단이손실 확정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CRV로 채권을 넘긴다는 것은 곧 손실을 확정짓는다는 의미이다. ■금감위 비판론 대두 채권단 관계자는 “진도나 갑을은 두차례나 채무조정을 해줬음에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면서“회생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을 무리하게 CRV로 추진한 것이근본 실패요인”이라고 꼬집었다.이 때문에 지난해 상당수워크아웃 채권을 캠코에 매각하려 했던 채권단의 계획을 ‘모럴 해저드’라고 제지한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결국 부실을 키운 꼴이 됐다는 비판이다. CRV를 부실채권 정리수단으로 여기는 금융권의 인식전환도선결과제다. 안미현기자 hyun@
  • 국제전략연구소, 한반도 평화 전망 밝다

    남북한은 지난해 이룩한 평화적 분위기를 지속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과거 수년간에 비해 밝다고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16일 분석했다. 세계적 국제문제연구소로 런던에 본부를 둔 IISS는 이날 발표한 연례 조사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남한의 행복감은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당시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증발됐다”며 이로 인해 양국 지도자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불신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동안 경의선 복원공사 등 많은 사업들이 지지부진해지고 양국간 공식접촉도 동결됐다고 지적했다. IISS는 “과거 남한 사람들은 북한의 붕괴나 통일비용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북한 경제를 지원을 하는데 드는 비용도 걱정한다”며 한국의 ‘햇볕정책’에 있어 비용과 이익을 따지는 차별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보고서는 “”햇볕정책은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미국은 남한 정부에 당근과 함께 채찍도 사용하고 북한 지원에 있어 좀더 엄격한 조건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IISS는 “”이런 부정적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과거 수년간에 비해 전망이 훨씬 밝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으며 김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 이후 희망적인 변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씨줄날줄] ‘포럼, 화해와 전진’

    개혁성향의 여야 중진들과 과거 민주화운동에 몸 던졌던종교계·학계·법조계 인사들이 모인 ‘포럼,화해와 전진’이 오늘 창립대회를 갖고 출범한다.이 모임이 지향하려는목표는 창립취지문에 잘 나타나 있다.‘민족화해와 전진·경제위기 극복·지역주의 해소·정당 민주화’ 등 오늘날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경륜을 한데 모으자는 것이다.정치인들은 여야의 정파를 뛰어넘어 ‘공동선’을 추구하고,재야 각계 인사들은 시대적 소명에 부응할 정치문화 형성을 촉구·고무하는 장을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다짐이다. 국민들이 이 모임을 주목하는 것은 참여 인사들의 개혁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정치인들의 경우 비록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개혁을 주장하고 과거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이다.모임에 참여한 재야 인사들의 개혁성과 민주적 신념은 재론할 것도 없을 것이다.이들이 지적한 대로 민족의 앞날이 걸려 있는 민족화해는 지난해 일정한 진전을 보이다가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답보상태에 있는 가운데 반통일 세력의 공격까지 받고 있다.망국적인 지역주의는 극복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개인적으로는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다가도 정파적 이해가 걸리면 한통속으로 휩쓸리는 게 현실이다.경제개혁 또한 반개혁 세력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제2의 위기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우리 정치의 후진성을벗어나기 위해 정당의 민주화가 필수적인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나같이 활동적인 정계 중진들과 각계에서 신망을 받고있는 재야 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운 가운데 ‘공동선’에 기초해서 국가적 의제에 관해 공론을 모은다면 엄청난 사회적확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모임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큰 만큼 한가닥 걱정이 따르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것이다.출발만 요란하고 산출은 보잘것 없으면 어쩌나 하는걱정이 그것이다.그렇게 될 경우 국민들은 이 모임을 또 다른 ‘명망가 집단’쯤으로 치부하고 등을 돌릴 것이다.등을돌리는 게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안게 될 절망감이 더큰 문제다.‘포럼’ 참여 인사들은 이같은 국민적 여망을명심하고,국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공론을결집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장윤환 논설고문 yhc@
  • [사설] ‘의문사 규명’ 기간 연장해야

    지난해 10월 발족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민주당이 위원회 활동기한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우리는 이를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기회에 기간연장말고도 조사권확대 등 미흡한 부분을 개정해 의문사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현행법대로라면 위원회는 다음달 말까지 9개월간 가동하며3개월동안 한차례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이다. 또 50명에 불과한 조사관들이 발생한 지 20∼30년 된 사건 80여건을,공권력을 상대로 조사하게 돼 있다. 정당한 사유없이 조사에 불응하는 사람들을 기껏해야 과태료에 처하도록 규정했다든지,허위진술을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 등 위원회의조사기능은 현재 아주 미약하다.실제로 지금 위원회가 조사하는 의문사 가운데 결과가 나온 사례는,1982년 3월 서울삼성교 밑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신영수씨(당시 건국대생·21)사건을 단순사고로 처리한 것뿐이다. 해방후 우리 사회는 ‘반민특위’를 구성해 친일문제를 청산하려다 실패한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이번에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활동을 접는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과거에 공권력이 저지른 폭력에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로 끝나고 말 것이고,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해 지금 이 사회의 초석을 이룬 이들의 명예는다시금 회복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의문사 진상을 규명하자는 데 여야의 당리당략이작용할 까닭은 없다고 믿는다.여야 정당은 의문사 진상규명의 당위성을 공감해 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지난 9일에는 김대중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진상조사가 형식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정부기관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해당기관은 그 뜻을 이해해 진상밝히기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국가 테러리즘에 희생된 의문사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는것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다. ‘민주화 공과(功過)’를 다음세대에게 판단하게 할 수는 없다. 특별법 제정 취지를 살리는 법 개정을 통해 위원회가 목적한 바를 이루도록우리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 박노항 수사 안팎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박노항 원사에 대한 ‘조직적 비호’가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또 병역비리에 대한 합조단내부의 상납 관행에 대한 수사도 속전속결로 진행될 전망이다. 군 검찰이 4일 박씨 도피 직후인 98년 당시 국방부 합조단장이던 김보영(金寶榮·재직기간 98.1.28∼2000.1.22)예비역 소장과 직전 합조단장이던 조래원(趙來元·97.2.1∼98.1.23)예비역 소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달 25일 박씨가 검거된 뒤 지지부진하던 군 검찰의 수사가 단숨에 ‘합조단의 심장부’에 칼을 겨눈 것이다.수사결과에 따라 군 내부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실제로 이날 합조단은 발칵 뒤집혔다. 김동신(金東信)국방부장관도 “이번 수사에는 어떤 성역도없다”며 수사팀을 독려하고 있어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어디까지 튈지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군 검찰은 이날 김 전 단장을 상대로 합조단의 윤모·이모준위가 박씨를 만난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보고받은 뒤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윤·이 준위는 도피초기 박씨를 만나 수사상황을 전달해준 혐의로 구속돼 있다. 김 전 단장이 박씨 접촉 사실을 보고받고도 즉각 체포를지시하지 않고 ‘자수토록 설득하라’는 식으로 도피를 묵인·방조했다면 직무유기 혐의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것이 군 검찰의 설명이다.김 전 단장은 그러나 “자수시키고 싶었을 뿐 ”이라며 도피방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군 검찰은 일단 김 전 단장을 귀가시키는 한편 보강수사를 벌인 뒤 재소환할 방침이다. 조 전 단장은 상납 관행 등 병역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그는 현역 시절 박씨를 지나칠 정도로 편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98년 5월 군 검찰·합조단 상황 일지. ■23일 군검찰 박 원사에 대한 사전영장 신청,박 원사 20년근속휴가 6일 받음■25일 군 검찰 영장집행 시도,박 원사 도피■26일 합조단 윤모·이모 준위,헌병참모 K모 중령,B모 예비역 준위 등 박 원사 만남■27일 이 준위,김보영 합조단장에 박 원사 면담사실 보고노주석기자 joo@
  • 수산협력도 답보

    민간차원에서 현지에 투자하거나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추진되고 있는 수산업 분야의 남·북한 협력사업이 대부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수산 윤의구 대표는 2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남북 수산경제교류와 21세기청색혁명 실현’이란 심포지엄에서 ‘북한 수산업 어떻게접근할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표는 “M식품은 98년 3월 전복 등 어패류 채취 및수산물 가공사업의 승인을 받았으나 6,000달러를 투자하고도 북한측 파트너 교체문제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수산도 엘지상사와 98년 나진·선봉지역에서 가리비양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만3,000달러를 투자했으나 나진·선봉지역의 출입제한 조치로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또 전국어민총연합회가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추진해온 북한 은덕어장에서의 공동조업은 신변안전보장장치 미흡 등으로,A유통이 북한 동해안에 어선 10척을 제공하고연간 3만t씩 10년간 반입하려던 계획도 국내 어민들의 피해우려로 무산됐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사설] ‘구조조정 특별법’에 거는 기대

    정부가 ‘구조조정 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금융개혁의 시급성에 비춰볼 때 매우 의미있는 행보이다. 상시(常時) 구조조정시스템을 제도화하여 부실징후 기업을조기에 가려냄으로써 공적자금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공적자금이 들어간 금융기관을 조기에 민영화하고 은행 부실채권 비율을 연내에 5% 이하로줄인다는 방침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다시 옥죄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우리는 먼저 당정이 최근 금융·기업 구조조정과 경제체질 강화를 당면 최우선 목표로 제시한 것은 올바른 정책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사실 작금의 경제정책은 눈앞 위기를 모면하려는 데 급급한 나머지 금융시장 정상화와 기업체질 강화라는 당초의 목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없다.따지고 보면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된것은 대증요법에 치중한 정부 정책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5%로 대폭하향 조정하면서 그 주요 원인으로 기업·금융개혁 부진을지목했다.미국·일본 경기침체라는 외생변수에다 기업·금융개혁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겹쳐 시장 신뢰와 국내 수요기반이 약화됐다는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기업·금융개혁과 경기부양은 반드시 상충되는 과제라고생각하지 않는다.그렇더라도 구조조정의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경기부양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한국 경제는 금융·기업부실을 조기에 털어내지않을 경우 진짜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현대건설·현대전자 등 현대문제 처리가 채권단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있는 데다 대우자동차 해외매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정부는 부실기업 처리를 서둘러 매듭지어 대외 신인도가더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정치권은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구조조정 특별법’의 법제화에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말아야 한다.상시 구조조정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시장의 불안 심리를 하루라도 빨리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구조조정특별법 추진 의미

    정부가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기업구조조정 특별법은 부실기업 ‘신속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즉기업의 부실 여부를 미리 파악해 공적자금 등의 사회적인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제도적으로는 구축돼 가동중인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을 법제화해 제대로 작동하도록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왜 만드나=부실기업의 조속 처리를 위한 법무부의 도산3법(화의법·파산법·회사정리법) 통합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국회 재경위와 재정경제부는 지난 25일 도산3법 통합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정부가 상시적 퇴출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외국에서도 3법 통합에 10∼20년이 걸리기 때문에 3개 법안 내용을 아우르는 특별법을 제정해 즉각 시행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야 기업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내용이 담기나=기업부실 여부와 규모를 사전에 파악하는 제도적 보완에 초점이 모아진다.재경부 변양호(邊陽浩)금융정책국장은 “특별법안 내용이 현재의 제도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부실 여부를 미리 파악해 회생 또는 퇴출 여부를 빨리 결론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에 새로운 제도를 신설하기보다는 제도를 법제화해 시행에 구속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얘기다.부실기업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감사·채권은행·법정관리인 등의 의무와권한이 강화된다. 정부는 회생가능하다고 판정되는 기업은 살리되 그렇지않은 기업은 과감히 파산시킨다는 방침이다. ◇법무부 반발=법무부 관계자는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실정을 모르는 얘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도산3법의 통합은 법체계를 바꾸는 측면이 강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도산3법 통합작업은 독일이 20년,일본이 5년 걸렸다는 것이다. 박정현 박홍환기자 jhpark@
  • 병역비리 박노항 검거/ 검거 순간과 도피행각

    “박노항” “예” 단 두마디였다. 잠적 2년11개월 동안 군·검·경수사관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병역비리의 몸통’ ‘마지막 도망자’ 등으로 불리던박노항(朴魯恒·50) 원사의 검거 순간은 허망했다.은신처에들이닥친 수사관들이 이름을 부르자 얼굴에 머드팩을 한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순순히 수갑을 받았다. 25일 오전 10시 정각.서울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 33동 1113호 은신처 거실에서 얼굴에 마사지용 머드팩을 한 채 잠옷 차림으로 드러누워 있던 박 원사는 곧바로 국방부 검찰단으로 압송됐다.오전 11시 핼쑥한 얼굴로 사진기자들 앞에선 그는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자수를 해야 할지,자살을할지 고민했습니다.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란 말만 남겼다. 박 원사는 도피생활의 어려움 때문인지 눈에 띄게 살이 빠졌고,자주 이발을 할 수 없었던 탓인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발이었다.성형수술을 한 흔적은 없었지만 수사기관이박 원사의 변장에 대비,4가지 모습을 컴퓨터로 합성해 전국에 돌린 50만장의 수배전단에 나온 사진과는 딴판의 평범한중년 남자의 모습이었다. [검거작전] 박 원사의 꼬리는 전화 한 통화에서 잡혔다.지난 15일 박 원사의 누나 박모씨(57)와 형 박모씨(63)가 “부산으로 내려간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주고받은 것이다. 수사팀은 이날 의정부에 살던 누나 박씨의 뒤를 열차와 승용차편으로 나눠 밟았다.박씨는 충남 서천에 살고 있는 오빠 박씨의 집으로 갔다.이 때부터 수사방향을 가족중심으로 틀었다. 누나 박씨는 지난 24일 집에서 나와 서울 영등포역에서 택시를 타고 동부이촌동으로 향했고 이를 뒤쫓은 수사팀은 아파트 부근에서 택시를 놓쳤지만 끈질긴 탐문수사를 통해 박씨가 들어간 아파트동이 33동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수사팀은 33동 전체를 대상으로 아파트의 불이 켜지지도 않은 채배달된 신문이 없어지고 현관 앞에 달린 가스계기판을 통해가스를 사용하는 ‘문제의 집’을 수색한 끝에 결국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누나 박씨가 아파트단지 안 은행에서관리비를 내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 필름을 구한 것이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검거순간] 문제의 집이 박 원사의 은신처임을 확신한 수사팀은 전담수사팀 10명과 국방부 검찰단 수사요원 30명 등 40명을 총동원,‘D데이 H아워’를 25일 오전 10시로 정했다. 박 원사가 투신할 것에 대비,이삿짐센터에서 사다리차를빌려 베란다로 수사요원 2명을 투입하고,열쇠수리공을 동원한 수사관 8명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나머지는 아파트주위에 배치됐다.박 원사가 은신해온 방 3개짜리 32평형 아파트는 김모씨(70) 명의였으며,박 원사는 지난해 1월 1억5,000만원에 전세를 든 이후 이곳에서 1년3개월동안 칩거해온것으로 확인됐다. [도피행각] 박원사는 신창원(申昌源),이근안(李根安)과 함께 ‘3대 도망자’로 불릴 만큼 신출귀몰한 도피솜씨로 수사팀의 애를 먹였다.신창원은 지난 99년 7월 검거됐고,이근안이 같은 해 10월 자수했지만 박 원사의 행적은 묘연했다. 연인원 800명이상을 조사했고,소환조사자도 70명에 달했다. 수사팀은 박 원사의 친·인척집 11곳에 대한 잠복수사에주력하면서 불교신자인 그가 은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전국의 암자를 뒤졌으나 허탕을 쳤다. 노주석기자 joo@. *검거이후 수사 전망. ‘병역비리의 몸통’ 박노항(朴魯恒·50) 원사가 2년 11개월 만에 검거됨에 따라 그가 개입했던 병역비리의 실체와안개속 도피행적 등의 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박 원사가 개입한 병역비리의 대상이 주로 군장성을비롯,정·관·재계 유력인사,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제인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사회전반에 엄청난 ‘핵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박 원사의 비리는 병역비리 1차수사 당시원용수 준위(56)로부터 1억7,000만원을 받고 12명을 불법으로 면제시켜 준 것을 포함해 대략 100여건에 달한다.이과정에서 챙긴 돈도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주변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박 원사가 입을 열면 총체적 비리액수 및 비리연루 대상자 규모는예측을 불허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박 원사가 CT 필름 바꿔치기를 통한 병역면제,카투사 선발,보직조정 등 ‘병역비리의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신종 병역비리를 저질러 왔고 군장성 및 정·관계 고위층 자제가 주 대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고위층 자제에 대한 병역비리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박 원사의 검거는 정치권에도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야는 박 원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우리당은 문제 없다”며 병역비리 척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촉구했다. 하지만 여당은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조한 반면,야당은 편파사정을 경계해 미묘한시각차를 드러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한다”고 강조했으나 한나라당은 “병무행정이 바로잡히는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지난해 총선 직전 터진 ‘병풍(兵風)’처럼 야당 의원을 겨냥한 기획·편파사정의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국방부 검찰단과 검찰은 지난 2월 해체된 합동조사단을 재구성,박 원사를 상대로 그동안 개입한 병역비리와도피기간 중 행적을 밝히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노주석 김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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