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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계석] 개방형 예비선거 도입의 선결요건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오픈 프라이머리 토론회 최근 정치권에서 대선 후보자 선출의 방식을 두고 100%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제(Open Primary)의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열린우리당 주최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형 개방형 예비선거인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효과와 고려사항에 대해 진단한 한신대 조성대 교수의 발제문을 간추린다. 민주화 이전까지 한국의 정당조직은 집권을 위해 위로부터 대중을 동원하는 기형적 구조였다.1980년대 중반 민주화도 이런 정당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못했다. 민주화는 정치영역에 최소한의 경쟁원리를 도입했을 뿐, 오히려 다양한 정치관계법을 통해 새로운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진입을 제도적으로 봉쇄하는 계승형 카르텔 정당체제를 유지했다. 정당의 대중적 토양 침식과 유권자들로부터의 이탈은 정당개혁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주요 정당은 공직후보와 당 지도부의 선출권한을 일반당원 및 유권자들에게까지 확대하는 포괄성 확대개혁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참여 경선제의 도입이다. 16대 대선과 17대 총선에서 국민참여경선을 포함한 상향식 공천제도의 도입은 권위주의체제 아래 정당정치의 특징이던 제한된 정치적 동원, 정당엘리트와 당내 파벌간 경쟁정치를 청산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망을 확장해 카르텔 정당의 민주주의 결핍 현상을 극복하려는 시도였다. 개방형 예비선거 도입 시 그 형식과 파생되는 정치적 효과에 대한 고려사항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개방형과 폐쇄형 간의 형식적 차이에 대한 고려이다. 미국 폐쇄형 예비선거의 경우 당원등록의 요건을 최대한 완화시켰다는 점 외에 기본 성격은 유럽의 1인1표제와 동일하다. 폐쇄형의 경우 당내 파벌간의 경쟁적 당원 동원 등의 폐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고려돼야 한다. 당원 동원 폐해의 측면에서 개방형 예비선거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예비선거 장소에서 정당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을 표현하거나 기록하는 수준으로 등록요건을 완화함으로써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해 흥행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둘째, 특히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부문은 등록요건의 최소화가 유권자들에게만 국한돼야 하고, 후보자에게는 적용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등록요건의 최소화를 후보자에게까지 적용할 경우 당의 정체성과 기율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셋째, 미국의 특별 대의원제도와 같이 당내 엘리트들의 지분문제에 대한 고려이다. 만약 대통령후보 지명 대의원을 전적으로 일반 유권자들에게 의존할 경우 최종적으로 선출되는 후보나 정책은 전체 유권자들의 선호 분포에 따르게 된다. 미국의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한 타협으로 특별대의원제도를 두고 있다. 우리도 제도도입 시 이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하나의 대안은 특별대의원을 약 20%로 두고 비구속적(non-binding) 선택을 하게 하되, 그 선택이 예비선거의 최종 결과를 뒤집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특별대의원제도를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하는 문제이다. 미국 의회의 예비선거는 따로 특별대의원제도를 두지 않고 있으며, 폐쇄형이든 개방형이든 예비선거의 승자가 바로 국회의원 후보가 된다. 다만 전략공천과 같이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지명하는 제도는 불필요하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 유권자뿐 아니라 기간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며 오히려 정당 민주화의 퇴행을 가져올 수 있다. 다섯째, 예비선거 일정에 대한 고려이다. 정당지지도가 낮은 경우 흥행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일수를 늘려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대안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경우도 매일 선거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흥행을 유도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처럼 대통령 선거 당해 3월부터 7월까지 지역별로 예비선거를 실시해 정당 캠페인의 흥행 극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친노 ‘盧心대변’ 적극 행보

    친노 ‘盧心대변’ 적극 행보

    침묵하고 있던 ‘친노(親盧) 그룹’이 활동을 재개했나? 임기후반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여론상의 지지도가 떨어진 가운데 침묵하고 있던 친노그룹들이 최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계기는 8월 초 ‘문재인 법무장관 기용’문제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노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직후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확성기 같기도 하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그 무렵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 16일에는 친노직계 의원들의 모임인 의정연구센터가 행주산성 인근 음식점에서 결속력을 다지는 모임을 했다. 이보다 앞선 12일에는 노 대통령이 친노그룹의 ‘386의원’들을 비공개 오찬에 초청했다가 언론에 노출되자 취소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 밖의 외곽 친노 인사들도 활동을 재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은 18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들이 매일 오보를 하고 있고, 진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언론을 비판했다. 강 회장은 ““(언론은) 국가가 가야 할 정책을 계도하고 홍보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아이들 싸움처럼, 당파싸움을 되풀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옳은 일은 검증을 거쳐 도와줘야 하는데 신문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반대이고, 잘하는 것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에 앞선 16일,‘1219포럼’창립식 강연에서 “한국경제의 현주소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면 삼성이 최고의 아킬레스 건”이라며 삼성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도 이날 창립식에 참석해 “국민참여연대(국참)는 계절에 따라 이곳저곳 옮기는 철새를 배격해야 한다.”면서 “개혁적 정치인의 의식이 점점 퇴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친노 그룹들의 움직임에 대해 당에서는 노 대통령이 최근 여당 소속 의원들을 그룹별로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오찬·만찬을 갖는 것과 연계해 바라보기도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좋은 의미로는 당청이 결속력을 다지고 국민들에게 갈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국정을 잘 운영하자는 것이지만, 친노그룹의 강성 발언들과 노 대통령의 ‘식사정치’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말 어려움이 많다 이제 개혁은 끝났다”

    “정말 어려움이 많다 이제 개혁은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개혁은 끝났다.”면서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신문을 비롯, 한겨레, 한국일보, 경향신문의 논설위원들과 2시간 40분 정도 청와대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전반적으로) 정말 어려움이 많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는 이병완 비서실장,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 5명이 배석했다. 다음은 일부 신문 보도와 청와대 관계자 등의 전언을 통해 재구성한 현안별 주요 발언요지이다. ●“지지율 요즘엔 고민해” (자신의 지지율과 관련)고민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고민한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다. 정말 어려움이 많다. 내 지지율이 낮으니 옳은 정책도 훼손되는 것 아닌가 싶다. 요즘 내 지지도는 전임자들보다는 낫다. 임기가 이제 거의 끝나간다. 국회가 지난 8개월 동안 안 열리고 있다. 그런데 국회를 열라는 여론의 압력도 전혀 없다. 뭔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된다. 개혁은 끝났다.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문제뿐인데, 그건 성격이 청와대가 직접 다룰 것은 아닌 것 같다. ●“잘 물려줘야겠다.” 전시 작통권 문제와 관련한 비판이 많아 국책연구원에 자료를 만들어 보내라면 틀에 박힌 보고서가 올라온다. 다시 시켜도 소용없다. 지금 국책연구소들은 옛날부터 해오던 연구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요즘 다음에 ‘누가 오든 잘해 봐라.’는 식의 꼬부라진 마음과 잘해서 물려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이 반반이다. 지금은 잘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다. 정부 관리 통제만큼은 성실히 할 것이다. ●전시 작통권 환수,“노무현이 하니까 문제인 거 아닌가.” 작통권 환수가 잘못이어서가 아니라 노무현이 하니까 문제인 거 아닌가. 이승만 대통령이 전시에 급하니까 준 것이다. 사실상 헌법 위반 사항인데 초법적 통치행위로서 한 것이다.(작통권을)찾아오는 게 당연하고, 안 찾아 오려면 오히려 헌법을 바꿔야 한다. 결국 비상조치를 원상대로 회복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나를 좋아한다.” (부시 미 대통령과 관련),‘현재까지는’ 나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 통해서 들었다.‘기면(맞으면) 기고(맞고) 아니면 아니고 확실해서 좋다.’고 하더라.‘승부사다.’라고도 얘기했다. ●“(언론으로부터) 좌우로 협공 당하고 있다.” 기존의 차선에서 한 두 차선을 왼쪽으로 가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언론은 하늘에 헬기를 띄운 것과 같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내가 왼쪽으로 가면 왼쪽에다 기총소사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에 쏘아댄다. 어떻게 당하겠냐. 진보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수쪽에서는 전시 작통권 때문에 공격한다. 좌우로 협공 당하고 있다.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한 뒤 결과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보다 결국에는 언론에 당했고,DJ(김대중 전 대통령)는 세무조사 발표해서 당한 거다. 해도, 안해도 당하니까 나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는다. ●“북핵 관련, 좌절감 느껴” (6자회담에 대해)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좌절감을 느낀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 북한과의 대화는 공식적인 통로가 정확하다. 북한과의 비공식적 통로도 시도해 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다. 중국은 북핵이 없는 걸로 본다.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에 대해 더 이상 설득하기가 힘들다.9월 정상회담에서도 설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한나라당 고위인사에게 물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그렇게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노무현 대통령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작통권은 언제라도 돌려받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이 하면 괜찮지만 노 대통령은 안 된다고 했다. 작통권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라고 한나라당 인사는 강조했다.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노 대통령이 친북(親北)·반미(反美)를 표명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인사는 노 대통령을 친북·반미로 규정했다. 작통권 환수에 퇴임 후의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에서는 여야간에 안 싸워도 될 일로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서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미국과 거리를 둔 뒤 북한을 일방적으로 이롭게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의 여야 간에는 그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기에 오해를 풀기 어렵다. 지금 대권주자들의 행보를 보면 다음 정권에서도 비정상이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한나라당 주자들은 진보표까지 잠식하기 위해 개혁적인 것처럼 움직인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뉴딜정책을 내세워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다. 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보수와 진보를 마구 넘나든다. 정체성의 일대 혼란이다.‘속마음 따로, 겉마음 따로’라고 비쳐진다. 오해와 의심, 갈등의 혼란상이 계속된다. 표때문에 유연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가지에 대해서는 솔직해지자.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 세대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대북 햇볕정책과 채찍정책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 패권다툼을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미국·일본의 영향력을 줄이고 중국·러시아와 친해지는 것이 통일과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할지 대권주자들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정치권 물밑에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당선만을 위한 이합집산이 대세다. 또 지역분할 구도로 나아갈 조짐이 나타난다. 득표에 유리한 연대 역시 막을 길은 없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느냐,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가에는 의기투합한 뒤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 뉴라이트, 뉴레프트 등의 단체들은 합종연횡의 타당성과 후보의 이념스펙트럼 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상대편을 비난하며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작업이다. 대권주자와 여러 정파들의 이합집산이 옳은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북 정책과 대미 인식이 다른 정파가 손을 잡으면 ‘속임수’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적극 알려 지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특정 대권주자가 이 부분에서 오락가락하면 ‘비겁자, 기회주의자’의 낙인을 과감하게 찍어야 한다. 명망있는 몇몇 전문가들이 후보 성향 및 연대 검증을 위한 단체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백화점식으로 따져서 뭐가 뭔지 모르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두 가지 질문에 똑 부러진 대답을 듣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도록 유도해야 한다.“당신은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려 합니까?”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과의 유대에 더 중점을 두실 생각입니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영화 ‘예의없는 것들’ 살인청부업자 열연 신하균

    영화 ‘예의없는 것들’ 살인청부업자 열연 신하균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내기도 하고(화성으로 간 사나이), 극도로 광기어린 모습을 드러내기도(지구를 지켜라) 했다. 한없이 다정하고 해맑다가도(우리형), 한순간 악랄하게 변신(복수는 나의 것)도 했다. 어찌보면 눈에 띄게 잘 생기지도, 늘씬하게 잘 빠지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속에 특별함이 있는 배우. 신하균의 변신이 우리는 그래서 궁금하다. 순수와 광기를 한 몸에 지닌 그가 이번에는 혀가 짧아 슬픈 킬러로 다가왔다.“사회와 소통하지 못한, 소외된 아웃사이더죠. 내가 될 수도, 당신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의 눈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를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박철희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영화 ‘예의없는 것들’(제작 튜브픽쳐스·24일 개봉)에서 그는 ‘ㄹ’을 ‘ㄷ’으로 발음하느니 차라리 영원한 침묵을 선택한 살인청부업자 ‘킬라’다. 칼을 잘 쓴다는 이유로 살인청부업체에 ‘스카우트’된 킬라는 경찰을 피해 수시로 집을 옮겨야 하고, 피 냄새를 없애려 독한 술에 의지하지만 삶이 나쁘지만은 않다. 소위 ‘싸가지가 하한가를 치는’ 예의없는 인간들을 제거하는, 명분이 있는 살인이기에. 하지만 재래시장 재개발건으로 이득을 챙기려는 조직의 보스를 처리하는 작업에서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코믹 누아르를 표방한 이 영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담고 있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했다.“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약자의 이야기이지만 표현이 무겁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듯한 분위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심지어 섹스 중에도!) 역할이지만, 그의 대사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다고 해야 할 만큼 많다. 대사를 모두 내레이션으로 처리해 말과 행동을 따로 연기해야 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 무척 컸다고 했다.“촬영을 하기 전에 미리 내레이션 녹음을 해 감정을 익히고, 촬영을 모두 끝낸 뒤에 다시 세밀하게 보충했죠. 감독님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CD로 구워주기도 했어요. 느낌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긴 박 감독과는 이번 영화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감독이)구구절절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추상적이든 구체적이든 나 자신의 표현방법만 생각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보여주면 됐다. 그런 점에서 공통점을 찾고, 편하게 킬라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크린 밖에서 그가 생각하는 ‘예의없는 것들’은 어떤 부류일까.“약한 자를 괴롭히는 강자죠. 강자는 사회가 될 수 있고, 인간이 될 수도 있어요. 아주 포괄적이죠?” 이 영화가 ‘배우 신하균’을 새삼 다시 기억하게 만들 또다른 포인트 하나. 왜소하고 초라한 음지의 캐릭터를 즐겨 표현하던 그가 달라졌다. 예의없는 것들을 제거하는 그의 몸매는 무척이나 ‘예의바르다’. 가죽재킷(거의 유일한 극중 의상)을 벗어던지고 상반신을 노출하는 장면들에는 몸짱의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캐릭터의 질감을 살리려 운동으로 2∼3㎏을 줄였다. 진지하고, 과묵하기로 소문난 배우.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한다.“저,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거든요.” 그의 달라진 모습에서 쾌감을 충전받게 되는 건 오히려 그래서가 아닐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與 대권주자 홈페이지는 ‘조용’

    열린우리당은 인터넷에서도 불꽃이 꺼져 있다. 당 지지도가 역대 최저 수준이고 당내 예비대권 주자들의 지지율도 한자릿수에 그친 탓에 당원 게시판도 시들하고, 유력 대권주자들의 미니 홈피에 방문자도 뜸하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사퇴나 한·미자유무혁협정(FTA),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반환 등 현안에 대한 집권여당 간의 치열한 논쟁이 없다.다만 당원 게시판에는 각각 개혁당파와 실용파를 대표해 지난해 ‘빽바지와 런닝구’ 논쟁으로 시끄럽게 했던 흔적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15일 오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미니홈피에는 30여명, 정동영 전 의장의 미니홈피는 40여명,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는 20여명, 김두관 전 상임위원은 80여명 정도가 방문했다.정 전 의장 경우는 지난 6월 이후로 휴업상태지만 주로 “힘내세요.” “화이팅”과 같은 격려성 방문이 적잖다. 또 집권여당 관계자들에게 보내는 정책비판과 정치현실에 대한 반발들이 간혹 보인다. 김두관 전 상임위원의 홈피에 방문자가 많아 특이한데, 이는 이름이 비슷한 한 체육교사가 성폭행 사건을 일으킨 사건 탓이다. 김 위원측은 공지를 통해 ‘김 교사의 친인척 주장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한 방문객은 “인척이 아니라고 가만 있지 말라.”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당청 갈등과 관련해 한 당원은 “김근태 비대위원장 지지자와 유시민 장관 지지자가 ‘근민당’을 창당하면 어떠냐.”고 비아냥거린다. 또 다른 당원은 “차관 인사에 대한 변명도 없네.”라면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김근태의 뉴딜살리기’

    與 ‘김근태의 뉴딜살리기’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김근태 의장의 ‘뉴딜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 의장의 뉴딜 구상이 경제인 사면 축소와 청와대의 비토 움직임 등으로 역풍을 맞게 되자 핵심 당직자들이 속속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우원식 사무부총장은 13일 홈페이지와 이메일 서신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은 역사적 당위이며 민생은 최고의 개혁”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은 남쪽으로 오르든 북쪽으로 오르든 ‘민생문제 해결’이라는 산꼭대기에만 오르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70,80년대 운동권의 ‘선언적 외침’에서 나아가 이제는 ‘구체적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며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따뜻한 시장경제는 경영계와 노동계, 어느 한쪽의 포기가 아닌 상호 타협과 사회적 결단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민생의 산에)오를 수 있느냐를 물을 시점이 아니라 올라야 한다는 의지를 모두 함께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이계안 의장 비서실장도 홈페이지와 이메일 서신에서 “5·31 지방선거 이후 우리당이 절치부심하며 나라의 장래를 위한 귀중한 시험대를 맞고 있다. 되돌아 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뉴딜을 지지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으로 뉴딜에 부정적인 청와대와 정부를 압박했다. 우 대변인은 “당이 뉴딜 지지도를 전화 조사한 결과 찬성 62%, 반대 14%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서도 지지도가 70%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지원사격은 김 의장의 뉴딜 구상이 금주부터 시작되는 ‘노동계와의 대화’결과에서 기로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김 의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 이어 16일과 22일 양대 노총 지도부를 잇따라 방문, 뉴딜의 불씨를 살려나간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평화軍 올때까진 무력충돌 계속될듯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이어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로 한달여를 끌어온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지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오리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 결의 이행되기까지 일단 1만 50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 수용 직후 기자들에게 “평화유지군이 올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면서 “안보리 휴전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도 ‘가급적 빨리 철군’을 명시했을 뿐이다. 또 경제·군사제재와 같은 강제성을 담보하는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을 앞둔 12,13일 영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공격의 불을 뿜었다. 베이루트에 20기의 미사일을 퍼붓는가 하면 접경에서 30㎞ 올라간 리타니강까지 진격해 ‘완충지대’를 장악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이곳에는 향후 유엔과 레바논군 외에는 무장인력과 무기 등을 둘 수 없다. 헤즈볼라도 반격해 이스라엘 군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력 종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과 이스라엘이 생포한 헤즈볼라 전투요원의 처리,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프랑스가 평화유지군을 이끌 것이란 관측 속에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파견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전망이다. ●승리자는 누구? 겉으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승리자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 밖으로 헤즈볼라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이 뛰어남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고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영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반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지지도는 하락했다. 레바논 공격 초기 75%가 넘었던 총리 지지도는 최근 48%로 내려 앉았다. 진보지 하레츠는 총리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기대가 무너졌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좌파를 중심으로 전쟁에 염증이 제기됐다. 민간인 희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은 이 지역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모두 51억달러(약 5조원)를 썼다고 이스라엘 경제지 ‘더 마커’가 전했다. 직접 비용과 전쟁복구 비용, 국내총생산(GDP) 1.5% 감소 등을 감안해서다.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거점인 북부 하이파가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노출되면서 향후 이 도시의 고급인력 유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완곡하게나마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주변국 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태도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5차 중동전쟁’의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野 안보불안 조장” “靑서 逆안보장사”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연합뉴스 특별회견에서 자주권 확보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의 당위성과 추진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여야 공방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한반도 현실과 국익을 무시한 채 오기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반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안보 불안을 부추기며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는다며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여야는 오는 17일 윤광웅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회 국방위를 열어 전시 작통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10일 당 국제위원회와 통일안보특위를 잇달아 열어 정부의 작통권 조기 환수와 관련한 당 차원의 대책을 숙의했다. 또 국방위와 별도로 국회 정책청문회를 열어 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한편 16일 역대 국방장관과 군사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해 긴급 안보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호남을 방문 중인 강재섭 대표는 광주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역(逆)안보장사’를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작통권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시 작통권 조기 환수로 인한 국방비 증액은 남북 군비 경쟁과 북한 핵무장의 빌미를 제공하고 일본에 재무장을 통한 군사대국화의 명분을 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작통권 환수 찬반 세력을 자주파와 사대주의파로 이분화하려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며 “워낙 지지도도 낮고 여권 내부의 분열도 많고 하니까 작통권 환수로 일거에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전시 작통권 문제를 둘러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다음주 초 정책위 차원의 토론회를 열어 당 입장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주권국가가 자국 군대의 지휘권을 갖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미국도 ‘우리나라가 스스로 전시 작통권을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외국에 우리 군을 지휘해 달라고 조르는 정치세력들은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 통일외무통상위 여당 간사인 임종석 의원도 “어느 나라도 안보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않지만 동시에 어느 나라도 작통권을 외국 손에 맡기지 않는다.”며 “한나라당과 일부 세력들이 안보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가 경영의 장기 비전을 잃게 하는 것”이라며 역공했다.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노무현 대통령이 8일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함에 따라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 파동으로 촉발된 당·청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가져온 갈등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단 ‘탈당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을 둘러싸고 올 연말, 내년 초에 추진될 예정인 정계개편에도 노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盧대통령 구상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새 법무장관으로 결국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카드를 접고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 카드를 뽑았다. 노 대통령은 막판까지 ‘20년 지기’인 문 전 수석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정치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문 전 수석을 밀어붙였을 때 닥칠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문 전 수석은 자신의 법무장관 기용 논란으로 당·청 갈등만 확산되는 부작용을 빚자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다. 불필요한 정치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지 않으냐.”며 고사 입장을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인사수석 등에게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문 전 수석을 설득해서 인사를 하자.”는 의견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도 이날 오후 김 사무처장과 함께 문 전 수석이 포함된 인사추천위의 회의 결과를 노 대통령에게 올렸을 정도로 ‘문재인 카드’는 마지막까지 살아 있었다. 노 대통령 역시 미련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김 처장을 최종 낙점했다. 산적한 국정 현안의 처리와 함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다. 김 처장의 내정은 외형적으로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의 ‘윈윈 게임’이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측은 문 전 수석을 반대하던 의견이 존중됨에 따라 체면을 구기지 않은 데다 노 대통령 역시 ‘당과 함께 국정 항해’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물론 노 대통령은 문 전 수석의 ‘효용 가치’를 십분 고려해 결심했을 법하다. 언제든지 필요한 자리에 중용할 수 있는 ‘카드’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비서실장감’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노 대통령은 ‘문재인 카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을 일단 매듭지음에 따라 당분간 국정 과제의 추진과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드인사’ 논란에서도 홀가분해진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이달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사법개혁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여야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 사태 이후 꼬일 대로 꼬인 대북 정책, 주변국과의 불협화음, 전시작전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 등을 푸는 데도 힘을 쏟을 것 같다. 어쨌든 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고수해온 ‘문재인 카드’를 접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남을 듯싶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與의 득실계산 김성호 신임 법무장관의 내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은 드러내놓고 환호작약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한 듯한 자세다. 우선 “노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전제하고 “민심과 당심을 고려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측은 ‘법무장관 논란’의 불씨가 된 ‘문재인 카드’를 노 대통령이 결국 접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근태 의장을 겨냥한 노 대통령의 여러 언급을 감안하면 양측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돼 향후 정국의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인선 결과를 놓고 ‘친노 그룹’이 불만을 표시한 것만 해도 그렇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청와대)오찬 이후에 이미 예정된 것 아니냐.”면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합리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애초 8·6청와대 오찬 이후 또다시 대통령 앞에서 ‘노(No)’라고 말하지 못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당 지도부는 인사결과를 보고 “우리가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잘하지 않았느냐.”며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근태 의장 쪽은 ‘문 법무카드’가 강행됐을 경우 ‘퇴로’까지 고민했었던 만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부에서 청와대에 대한 당의 ‘완봉승’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청 모두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이 대세다. 다만 친노계열의 의원들로부터는 거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광재 의원은 “문 전 민정수석은 신임 법무장관을 검토하는 순간부터 극구 사양해 왔다.”면서 “당은 언론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 것이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절한 인사를 걸러내면 됐던 것”이라며 공개적인 인사권 논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백원우 의원도 “대통령이 ‘문 법무카드’에 대해 공식적 제안이나 비공식적 의사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당에서 ‘철회하라.’고 하면 어떡하냐.”면서 “결국 당청 간의 의사소통 부재, 정서상의 불일치가 갈등을 일으킨 만큼 해소해 나가야 할 과제가 생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 황장석기자 symun@seoul.co.kr ■ 향후정국 전망열린우리당의 하반기 항해 목표는 ‘정국운영의 주도권’ 확보에 맞춰지는 것 같다. 방향타는 ‘참여·정책’ 정당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탈당하지 않으면서 우리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을 준비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활동을 가속화하면서 9월 정기국회 때 민생법안을 중심으로 원내 차별화를 노리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통해 정치개혁에 시동을 걸겠다는 태세다.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태동은 애초부터 ‘시장의 신뢰를 받는’ 정당을 위한 기제였다. 현재 경영계 대장정을 마무리짓고 이어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방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대타협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책 등을 내실화해 정기국회 때 정책위와의 협의를 거쳐 입법화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월 정기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라크 파병 철군, 경제·민생 사안 등 각종 ‘인화성’ 사안이 즐비해 있는 시기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국민적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책을 앞세울 것”라고 밝혔다. 정기국회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정국 운영의 주도권 확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이 위원장은 “차별화 전략으로 당 지지도를 10%포인트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복안을 덧붙였다. 이쯤 되면 정치·정당개혁의 큰 틀로 구상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가 밑그림을 드러낼 전망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 운영방식과 의사결정 구조가 유권자 중심으로 변하게 되면 정책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기존의 이념·대중 정당에서 유권자·정책 정당으로 옮아가는 정치변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중계석] ‘민주정부 위기’ 주제 정기포럼-임혁백 고려대 정외과 교수

    중도좌파 지식인 모임을 표방하고 지난 3월에 출범한 좋은정책포럼이 8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민주정부의 위기와 진보개혁 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제4차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좋은정책포럼 공동대표인 임혁백 고려대 교수(정외과)가 발표한 ‘지속가능한 진보를 위한 한국 정치의 과제’를 간추린다. 2004년 총선 승리 이래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연이은 참패로 한국의 진보개혁세력은 존속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진보개혁세력으로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은 5·31 지방선거에서 단 1개의 광역단체장밖에 당선시키지 못함으로써 집권정당으로서의 위상이 무너졌다. 한국의 진보개혁세력은 보수 세력의 역사적 패러다임의 대변환에 대한 대응실패로 반사적 이익을 봤다. 한국 보수의 ‘실패의 위기’ 위에 연속으로 집권하게 되었다.‘햇볕정책’을 통한 남북화해 협력,IT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인터넷을 통한 젊은 세대의 자발적 정치참여 등이 연속집권의 공신이었다. 그러나 집권 이후 한국의 진보는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실현가능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했다. 위기의 징후는 여러 분야에서 발견되고 있다. 첫째,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 민주화를 이끌었던 진보개혁세력은 세계화와 대면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둘째, 참여정부는 ‘수권능력´(fit to govern)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선거에서 국민들은 깨끗하지만 무능한 진보보다는 부패하지만 유능하다고 믿는 보수를 선택했다. 셋째, 남북문제에 있어 진보개혁세력은 9·11사태 이후 변화된 국제환경하에서 민족공조와 국제공조의 균형을 잡는 데 실패했다. 탈냉전 이후 보수에 대해서 확고한 우위를 보여주었던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상실했다. 현재 진보개혁세력이 계속 집권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극히 부정적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자민당 일당 우위의, 일본의 55년 체제를 닮아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진보개혁세력이 다시 일어서서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자기혁신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국민적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기 위해 대통령과 정당간의 협치의 거버넌스가 확립돼야 한다. 시민사회와 정부 간의 소통의 통로도 열려 있어야 한다. 민주적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당, 의회, 선거를 통한 전통적인 책임성 확보에 더해 시민사회가 정부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세계화의 도전에 대한 응답도 있어야 한다. 한국의 민주화는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화가 초래할 사회적 불평등의 증가로 사회통합의 틀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또 민주화가 정치적 민주화를 넘어 사회적 민주화로 확장돼야 한다. 시민들은 정치적 권리를 넘어서 사회적 권리, 환경적 권리, 경제적 시민권을 가지고 있을 때 민주주의는 지속가능해진다. 한국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서 페미니즘, 환경, 인권과 같은 생활세계의 민주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정부가 유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추진에 있어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다. 민주정부가 국정수행에 실패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지도 때문이지, 국정운영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높은 대표성과의 불균형 때문이 아니다. 또 이해당사자, 시민단체, 지식사회가 참여하는 민주적 정책공론장을 확대 개방해야 한다. 집단간 첨예한 이익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사안의 경우 민주적 코포라티즘의 정책모델을 통해 정책결정의 갈등비용을 이해당사자와 공유하면서 추진할 수 있다. 정책의 수용자가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정책사안의 경우 이해당사자들의 참여하에 토의(심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동결정에 도달하는 심의민주주의 정책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민주정부가 권위주의의 폐쇄적 결정구조보다 우월한 정책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 즉 높은 대표성과 참여를 활용해야 한다. 정리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여당이 대통령 레임덕 재촉하나

    요즘 열린우리당의 주요 당직자들의 언행이 너무 나가고 있다.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교육수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의견은 내놓을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인선이 확정되지 않은 법무부 장관은 다르다. 공개적으로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발언을 미리 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대통령의 레임덕을 여당 스스로 재촉해 국정이 표류하면 누가 책임질 건가.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는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 전 수석의 기용에 당연히 찬반 견해가 있다. 반대론자들은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를 든다. 그리고 내년 대선 때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능력과 인품이 법무부 장관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여당은 이런 여론을 종합해 청와대에 조용히 전달하면 된다. 대놓고 반대의견을 말하는 것은 인기가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당 지지도를 만회해 보자는 의도로 비친다. 특히 특정인의 대권욕심이 깔려 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모두 ‘문재인 부적격론’을 언급했다. 이에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은 헌법적 권한”이라고 맞받아쳤다. 집권당과 청와대의 대화통로가 얼마나 부실하면 이렇듯 언론을 통해 갑론을박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그동안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를 해온 청와대측에 한편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를 비난해야 할 의무감이라도 있는 양 행동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한계를 넘은 인사갈등을 진정시켜야 한다.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이 만나도 되고, 다자 협의채널을 가동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사전검증이다. 후임자 발표에 앞서 추가 문제점은 없는지, 여론 흐름은 어떤지를 잘 살펴 김 교육부총리 인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 與 “대통령보다 당 선택할 수 밖에”

    ‘문재인 법무장관 임명론’을 놓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3일과 4일 연이틀 열린우리당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며 ‘문재인 카드’를 강행할 뜻을 강력히 시사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열린우리당의 책임있는 당직자의 말은 아주 강경해서 기자가 놀랄 정도였다.“노무현 대통령이 당과 여론을 생각하보다는 문재인 카드를 고집할 경우 우리는 대통령보다는 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은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대립전선에 서겠다는 차원을 넘어 각자 제 갈길을 갈 수도 있다는 말로도 해석될 만했다. 특히 이 당직자는 문재인 전 수석이 하자가 없다는 청와대측의 주장에 대해, 지난 5·31지방선거에서의 ‘부산정권’ 발언을 주된 하자로 거론, 배수진을 쳤다는 느낌마저 줬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닥을 기고 있는 지지도를 탈피해야 하는 당과 대선주자 진영으로서는 더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기류가 읽혀진다. 반면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문재인 카드를 양보할 경우 레임덕 수순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물러서기도 힘든 국면이라 할 수 있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장관은 대통령의 대리인으로서 생각이 같고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면서 문 전 수석의 장관 기용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참여정부와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법조계의 한 고위 인사는 “개인사업자인 변호사 출신들의 경우 요즘처럼 공직자에 대해 엄격해진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그는 또 “문 전 수석의 경우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있지만, 막상 국회 청문회가 시작되면 누가 시비를 걸 것이며, 얼마나 오래 끌 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이어 “현재 언론에서 거론하고 있는 후보자들의 경우 검증단계에서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조심스런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전 수석은 여전히 몇 배수 안에 들어있는 법무장관 후보”라면서 “이 비서실장의 발언은 임명되지도 않는 분에 대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우습고 인사권 침해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도 “대통령이 휴가 중이기 때문에 인사추천위원회 등이 열리지 않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이 ‘문 법무’를 강행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노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7일이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엔 사무총장’ 오늘밤 1차 예비투표…반외교 지지도 가늠자

    ‘유엔 사무총장’ 오늘밤 1차 예비투표…반외교 지지도 가늠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4일쯤(뉴욕시간) 유엔사무총장 후보로서 첫 검증을 받는다. 사무총장 선출 실권을 가진 유엔 안보리 이사국 15개 나라가 출마서를 제출한 후보를 놓고 1차 예비 투표(straw poll·바람에 밀짚을 날려 바람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스트로폴은 당락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1차 ‘여론조사’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안보리에 출마서를 낸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 스리랑카 출신의 자야나타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 등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반 장관의 지지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 이사국간 투표 용지 구분이 없다. 따라서 탈락보다는 본격 후보검증에 앞서 참고 자료로 활용하거나, 현격하게 선호도가 떨어지는 후보에게 ‘사퇴’의 기회를 주는 정도의 의미란 게 정부 당국자 설명이다. 한편 유엔 사무총장 출마 희망자는 이번 투표에 앞서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9월 말 예정인 본격 예비투표 실시 48시간 전에 후보등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반 장관 경쟁자들의 면면은 그때가 돼야 최종적으로 드러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후계구도 변화 촉각

    北후계구도 변화 촉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4년 부인 고영희씨가 사망한 이후 비서 출신의 김옥(42)씨를 새 부인으로 맞아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3일 “김정일 위원장은 2년 전 고영희씨가 사망하자 비서업무를 담당하던 기술서기 김옥이란 여성과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녀가)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김옥씨와 사이에 자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그의 등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옥씨는 1964년생으로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1980년대 초부터 고영희씨가 사망할 때 까지 김 위원장의 기술서기로 활동했다. 기술서기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 간부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직책으로 간부 1명당 1명의 간호사들이 배치된다. 김옥씨는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및 산업시설 시찰 등 국내 현지지도 수행은 물론이고 외빈 접견에도 참석했다.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당시 김선옥이라는 가명과 국방위원회 과장 직함으로 조 부위원장을 동행했으며, 월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과의 면담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씨는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사실상 김 위원장의 부인 자격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옥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남측 인사와 면담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 최측근에서 약을 챙겨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김옥씨는 성혜림씨나 고영희씨처럼 미인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스타일”이라며 “아주 똑똑하고 영리한 여성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성혜림씨와 사이에 정남(35)씨, 고영희씨와의 사이에 정철(25)·정운(22)씨 등 아들 3명을 두고 있어 후계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당·군 측근들에게 3대 세습이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며 후계논의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후계논의 금지령의 배경에 김옥씨의 입김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反盧·非한나라’ 성북 집결

    반(反)노무현, 비(非)한나라당 세력이 뭉치고 있다. 결사의 매개체는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조순형 후보다. 이인제 의원과 새정치국민연대 장기표 대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 대표적인 보수논객 유석춘 연세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조 후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장 대표는 22일, 이 의원은 23일, 김 목사는 24일 각각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유 교수는 인터넷 기고를 통해 “조 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국민에게 고발한 탄핵의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21일 석계역과 돌곶이역 등 표밭을 돌며 조 후보 지원사격을 한 한화갑 대표의 연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반노 비한’ 세력의 결집이었다. 그는 “정치가 잘못되고 지도자의 지도력이 부족할수록 조 후보 같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면서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열린당에 지도자가 고갈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선 “미래로 나가는 정당이 아니다. 과거만 얘기하고, 열린당을 견제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조재희 후보 캠프는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의 전반적인 우세 속에 민주당 조 후보마저 상승세를 타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자 ‘탈출구’를 찾느라 부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를 돕겠다는 인사들의 성향을 문제 삼아 “조 후보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공격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바다는 물을 뿌리치지 않는다.’는 뜻의 ‘해불양수(海不讓水)’란 말로 응수하면서 쉽게 공격이 먹혀드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다. 유종필 대변인은 “선거 때 조 후보를 존경한다 해서 도와주겠다는 분들을 뿌리칠 필요는 없지 않냐. 이분들은 각각 자기 나름의 국민적 지지를 갖고 있으니 조 후보에게 국민적 지지가 모이고 있다는 방증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가 선두인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와의 격차를 11∼12%포인트까지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무적인 표정이다. 최대 고민은 투표율이다. 최근 재보선 투표율은 2003년 10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47.1%를 기록한 뒤 30% 안팎에 그치고 있다. 한나라당 최 후보측은 민주당 조 후보의 추격세를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당 지지도 및 후보 지지도를 감안하면 뒤집기는 불가능하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창완 후보는 서민을 대변할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지만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날 성북지역을 돌아다보니 이런 논란, 저런 분석들은 그저 정치인들의 ‘전용물’에 불과한 인상이었다. 주민들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이었다. 석계역 근처 두산아파트 상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는 김모(46)씨는 “하루 한차례 부녀회에서 모 정당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단지내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은 없다. 폭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돌곶이역 근처에서 만난 회사원 한규만(35)씨는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탄핵을 주도한 조 후보 지원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주위에서 투표하겠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열린세상] 책임지는 관료,차분한 국민/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우리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역시 월드컵밖에 없는 것 같다. 이념으로, 지역으로 그리고 소득계층으로 갈라졌던 국론도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대∼한민국’ 함성에 사라질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월드컵이 너무 빨리 끝나버렸는지,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과 한·미 FTA 협상으로 다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친북·반북에 친미·반미로까지 국론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 나라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경제는 오랜 침체로부터 살아날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는데 설상가상으로 요사이 국제유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나라 살림은 날로 어려워지고 나라 빚은 쌓여만 가는데도 좀처럼 씀씀이를 줄일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 저출산 국가로, 제일 빨리 늙어가는 국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마저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밀려오는 위기의 조짐 앞에도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아직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지만 최악의 지지도와 레임덕으로 우리 대통령에게 문제해결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다음 대통령 그리고 다음 정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늑장 대처를 하면 그동안 지탱해온 한국경제라는 댐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관료, 정치인, 학자, 언론, 시민단체 등 주도세력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책임 있는 행동이다. 우선 관료들의 반성문부터 받아 보자. 과거 우리 국민들이 관료에 대해 갖고 있던 권위 혹은 부패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 대신 지금의 관료에게는 무책임 혹은 무사안일이라는 더 나쁜 이미지가 생겼다. 대부분 정책은 관료의 머리에서 시작되어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관료는 늘 애국심으로 무장되어 있는 것 같지만 상황논리와 정치논리 앞에 너무나 취약하다. 인기영합의 선봉에 서 있는 느낌마저 준다. 예를 들면 부동산 대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가 어느 순간 부동산만큼은 시장에 맡겨 둘 수 없다고 전혀 반대의 논리를 펼 수 있는 그들이다. 또 국민연금문제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 늘 괜찮다는 논리만 개발하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왜 관료의 이런 무책임성을 막지 못하고 책임소재를 따지지도 못하였나? 관료나 정치인의 책임은 선거를 통해 물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언론이다. 관료의 정책실패에 대한 심판은 법이 아닌 여론을 통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신문은 부수에, 방송은 시청률에 집착하였기에 전문성을 무기로 정부정책을 제대로 진단할 능력도, 여유도 없었다. 전문성보다는 늘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여론조사를 들이대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국민연금을 없애는 게 어떤가를 묻는 식의 여론조사를 할 정도이겠는가? 또 외환위기가 나자마자 금융소득 종합과세 때문이라는 여론조사를 주도하여 결국에는 유보시키는 데 기여하기까지 했다. 필자를 포함한 학자들 또한 책임이 무겁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여유가 없기는 언론 못지않다. 전문성 없이 무책임하게 나서기를 좋아하는 학자들의 가벼움도 국민들의 판단을 흐려놓는다는 점에서 큰 문제이다. 이젠 수습해야 한다.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든 모아야 한다. 국민들을 한데 모으는 데는 책임있는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 그게 관료건, 학자건, 그리고 언론이건 이념이 아닌 과학으로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조금만 더 차분해져서 누가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추고 있는가를 지켜보고 판정해야 한다. 우선은 그 정책을 누가 만들고 고쳤는지 정책에 꼬리를 다는 ‘정책실명제’를 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 [신나는 과학이야기] 진공 속 벨소리는 왜 안들릴까

    [신나는 과학이야기] 진공 속 벨소리는 왜 안들릴까

    요즘 일기 예보는 기상 위성 등 첨단 예측 장비를 이용해 보다 정확한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아이고, 다리가 이렇게 쑤시고 아픈 것을 보니 비가 올 모양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통해 날씨를 예측하곤 했다. 몸으로 기압과 기온의 변화를 감지했던 셈이다. 이런 기상의 변화는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공기의 존재 때문이다. 그러면 공기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을까. 먼저 공기의 힘, 즉 기압을 느껴보자. 식품을 보관하는 진공 용기를 준비한 뒤 피스톤을 이용해 통속의 공기를 빼내보자. 피스톤을 손바닥에 밀착시킨 다음 왕복 운동을 하면 피부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쉽게 열릴 것만 같은 용기의 뚜껑은 단단히 입을 다물고 열리지 않는다.1654년 독일의 게리케는 금속으로 만든 반구를 2개 포개서 공기 펌프로 반구 속의 공기를 뺀 뒤 말 16필을 이용해 떼려했지만 실패했다. 이를 통해 기압이 매우 큰 힘임을 알게 됐다. 진공 용기의 실험 역시 마찬가지다. 용기 내부의 공기 압력이 외부 압력(1기압)보다 작기 때문에 이것을 극복하려면 무려 말 16필 정도의 힘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뚜껑 위의 버튼을 누르면 ‘쉬익∼’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용기 안으로 들어가 쉽게 뚜껑을 열 수 있다. 공기는 1㎠에 약 1㎏의 힘으로 지면을 누르고 있다. 이 1㎏이라고 하는 것은, 면적이 1㎠에 지면으로부터 아득히 먼 상공의 높이까지 뻗어 있는 가늘고 긴 관을 생각했을 때, 관 속에 들어 있는 공기의 무게이다. 진공 용기를 이용해 다양한 기압 체험 실험을 해보자. 초코파이나 머시멜로, 풍선, 헤어 무스 등을 진공 용기 안에 넣고 피스톤으로 공기를 빼며 모양과 크기 변화를 살펴보자. 모두 내부에 거품의 형태로 공기가 차 있는 것들이므로 외부의 압력을 줄여주면 내부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져 부풀어 오르게 된다.‘왕초코파이’,‘왕머시멜로’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버튼을 눌러 갑자기 압력을 가했을 때의 모습은 반대가 된다. 진공 속에서 소리의 변화를 살펴볼 수도 있다. 휴대전화를 벨소리로 전환해 진공 용기 안에 넣고 전화를 걸어 벨소리를 들어보자. 피스톤을 이용해 용기 안의 압력을 줄여가면서 전화벨 소리 크기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리는 음파를 전하는 공기나 빛 등 매질(媒質)을 통해서만 전파된다. 매질이 없는 진공 중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진공이 만들어질수록 소리가 전달될 매질이 없어지므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탄산음료를 진공 용기 안에 넣고 피스톤을 움직여 압력을 줄이면 기포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병마개를 열면 용액 위의 이산화탄소의 압력이 감소해 기체가 용액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또 알코올을 넣고 압력 낮추기와 높이기를 반복하면 용기 안에 알코올 구름이 만들어져 뿌옇게 흐려졌다 맑아지는 것도 볼 수 있다. 밥은 5일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물은 5일, 공기는 5분만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없다고 한다. 여름휴가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나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공기의 보이지 않는 위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기 바란다.
  • ‘미래모임’ 미래는 없다?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모임인 ‘미래모임’이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래모임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급조된 모임이긴 했지만 당의 변화와 발전을 추동해낼 ‘신형 엔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단기간에 원내외 위원장 114명이 앞다퉈 참여한 것도 이런 기대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미래모임 단일후보였던 권영세 의원이 최고위원 경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내분 양상을 보이더니 급기야 와해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미래모임은 강경개혁파인 새정치수요모임과 온건개혁파인 푸른정책연구모임이 전대 이후 권 최고위원의 낙선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미묘한 갈등 기류를 형성해왔다. 당직개편과정에서도 푸른정책연구모임을 중심으로 한 온건개혁파들은 강재섭 대표의 당직 제의를 대거 수용한 반면,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독자 행보를 지속하며 강 대표체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미래모임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권영세·임태희 의원이 각각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를 받아들인 것도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주축으로 한 수요모임으로서는 못마땅한 눈치다. 푸른모임과 수요모임간 갈등의 촉발제는 전대 이후 수요모임측 일부 의원들이 선거 패인으로 ‘작전세력 음모론’을 거론하면서부터다.‘작전세력 음모론’은 미래모임의 개혁성향과 맞지 않는 TK(대구·경북)쪽 위원장들이 대거 들어와 강 대표 당선을 위해 남 의원보다 여론지지도가 떨어지는 권 의원을 단일후보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전대 이후 강 대표측의 당직 제의를 고사해오던 권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을 받아들인 시점도 ‘작전세력 음모론’이 제기된 이후였다. 급기야 수요모임은 20일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상 독자행보를 선언했다. 신임대표로 선출된 남경필 의원은 “앞으로 더욱 선명한 입장과 정체성을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결심 임박한 이재오 암자行

    결심 임박한 이재오 암자行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다.” 당 대표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색깔론’‘대권 주자 대리전 논란’ 등에 반발,6일째 칩거 중인 이 최고위원이 16일 기거하던 전남 순천 선암사를 떠나 인근 암자로 들어갔다. 측근 진수희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최고위원이 ‘사람들도 너무 많이 찾아오고 전화도 많이 와서 혼란스럽다.’며 오전 10시 선암사 인근 암자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의 최종 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준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측근 40여명과 함께 지리산 등반 도중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대권을 창출하려면 우파 대연합이 필요한 데 내가 수구보수 지도부에 있으면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구성한 새 지도부를 ‘수구보수’로 규정한 뒤 자신은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은 셈이다. 대의원들이 뽑아준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언급으로 풀이된다. ●사퇴 땐 거센 후폭풍 불보듯 하지만 그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면 당 내홍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불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새 지도부는 첫 걸음부터 불협화음에 시달리게 된다. 아울러 모처럼 고공비행하고 있는 당의 높은 지지도도 추락할 공산이 크다. 특히 전국적인 수해를 입은 시기에 한나라당이 내분으로 허덕거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최고위원도 그 책임의 일단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퇴 의사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훈 의원도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열린우리당이 역동성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친박 반박’ 논쟁을 벌이면서 서로 물어뜯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한 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사과할 부분과 양해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양해하면서 앙금을 털자.”고 촉구했다. 나아가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조기 과열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전대 기간에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으로 두 진영의 신경전은 가열됐다. 전대 이후 남경필·심재철 의원 등 이 최고위원측 인사들은 강재섭 대표측에 ‘색깔론 공세’ 관련 공식 사과를 촉구했고, 이에 강 대표측이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균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도 “전대 기간에는 두 대권 주자가 뒤에서 움직이는 국면이었지만 이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노골적인 세 대결이 예상된다.”며 “그 결과가 당에 드리울 그림자는 뻔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측근들 “극한 처방보단 ‘참여 속 당 변화 노력할것” 그러나 이 최고위원 측근 인사들은 이 최고위원이 사퇴라는 ‘극한 처방’보다는 ‘참여 속 당 변화 모색’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진수희 의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측근 인사들이 “당무에 복귀해 당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전대에서 보여준 국민의 지지와 대의원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간곡히 권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이같은 취지로 이 최고위원에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이 최고위원의 ‘보이콧’을 ‘이재오식 뒤풀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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