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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와 글로 쉽게 풀어낸 한국사

    앞선 철기문화를 지닌 가야는 왜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신라에 병합됐을까. 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온 정치부 기자 출신의 저자가 국력이 엇비슷한 소국들이 연합체를 이룬 가야의 정치적 배경과 신라와 백제의 간섭을 받아야 했던 지정학적 구도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한국통사가 역사 교육 강화라는 목표 아래 초등학교 5학년으로 내려온 것을 감안해 ‘한국사버스’(박찬구 지음, 니케주니어 펴냄)는 역사 속 한국의 주요한 장면 40개를 만화와 글로 쉽게 풀어 엮었다. 마치 버스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듯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고] 독도 문제와 한국의 국익/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고] 독도 문제와 한국의 국익/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처음 찾고,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에 대한 진실된 사과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한·일 외교 관계에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들 영토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동시에 신성한 일왕을 모독했다고 하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독도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독도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걸린 현안인 동시에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역사적 사안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의 처신에 관한 간결한 입장 표명은 한국인으로서는 통쾌한 일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심리적·현실적 이익을 안겨 주었고, 먼 미래의 한·일 관계에서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고 우리의 입장을 유추시키는 데 유용한 사료로 사용될 것이다. 일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0년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북방 4개섬을 방문하고 최근 러시아가 이 지역에 항만과 공항시설 개발을 본격화하는 것, 또 센카쿠 열도 문제나 난징 대학살 등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것은 모두 비슷한 이유에서 비롯됐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오늘날과 미래의 동아시아 안보 정세에 비추어 더 이상의 한·일 양국 관계 악화를 자제하는 것이다. 반인륜적 위안부 문제에 묵묵부답이고 걸핏하면 우리 영토를 탐내는 일본의 야욕에 대한 ‘강력한 경고’ 이후 필요한 것은 현실과 미래 공통 이익으로의 복귀이다. 냉전 이후 미·중 관계에서 나타나듯 국가 간 관계는 견제와 협력을 병행하게 돼 있고, 경직됐던 관계도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고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상화되는 것이 상례이다. 오늘날의 동아시아는 많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북한의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간과할 수 없는 우려의 대상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 7조 달러를 상회하고 급성장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토대로 전략무기 및 해·공군력 제고를 서두르면서, 자유주의를 거부하고 북한을 지원한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도 강화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및 몇몇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구축하고 북한을 지원하면서 반미 강대국으로 동아시아에 개입한다. 반면 미국은 강력한 아·태 국가로 존재할 것이라는 원칙과 의지를 계속 표명하지만, 국제 질서는 다극화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동아시아의 균형자인 미국은 새로이 구성되는 북·중·러 안보 협력에 대응해 미·일 동맹과 한·미 양자 동맹을 강화하면서, 이것이 유기적인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일본과의 안보협력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역사 문제로 인해 양국 협력에 다소 소극적인 한편, 역사적 관계나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G2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시아 안보의 미래, 한·미 관계, 또 한국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한·일 갈등의 무제한적 확산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도 과거의 잘못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현명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 “한국경제, 북한이 돌파구… 정치 잊고 經協 서둘러야”

    “한국경제, 북한이 돌파구… 정치 잊고 經協 서둘러야”

    “현재 세계 교역규모 12~15위를 왔다 갔다 하는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 자원 부국들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외교적 지위를 유지하려면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합니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역사연구소에서 만난 이광재(47) 전 강원도지사는 최근 펴낸 ‘중국에게 묻다’(학고재 펴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관련해 “남북은 통일이란 정치적 상황을 잊어버려야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중국 칭화대 방문연구원으로 중국에 머물던 그는 출판에 맞춰 한 달 기한으로 귀국했다. “지난 10여년 한국 정부의 관심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늪을 언제쯤 벗어날 수 있는가.’ 였다. 그러나 중국 석학들은 한국이 경제·외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먼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국가들의 리더가 되는 것과 남북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러시아와 협력하고 경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의 리더가 되기는 쉽지 않지만, 중·러와의 협력은 예상보다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등 극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월 취임 직후 극동부 장관직을 신설했고, 극동경영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창춘, 지린, 투먼 등 ‘장지투 프로젝트’를 통해 동해로 나오려고 한다. 중국·러시아와 협력할 것인지, 갈등할 것인지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출렁거릴 수 있고, 그 관계의 중심에는 북한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지사는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전 지사는 “북한의 지하자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6000조원이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철광석이 500조원 묻혀있다고 한다. 희토류도 있다.”면서 “한국에서 정치를 잊어버리고 북한과 경제교류에 힘쓴다면 북방경제의 특수가 일어날 수있고, 이 특수를 발판으로 현재의 한국의 경제·외교적 지위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열강에 둘러싸여 움쭉달싹하지 못했던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21세기에는 지‘경’학적으로 훨씬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내년 세계 경제는 무척 어려울 것이고, 그 돌파구를 북한을 중심으로 한 변화된 세계정세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거대한 중국시장이 있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으로 발전하는 러시아를 끼고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저렴한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한국에 들어온다면, 한국은 전 가구가 9%의 가스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일본과 사이가 나쁘지만, 한국과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중국화는 한국 책임이라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이 전 지사는 이 때문에 ”한국이 ‘제2의 조선’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를 잊고 북한과 경제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2011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북한과 중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한국-일본-미국을 다른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냉전’ 시대의 도래였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방한 불필요’ 발언, 일본 민주당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으로 이어진 2012년의 화두는 ‘신냉전’ 체제의 내부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간의 공고한 안보공조체제가 요구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최근의 동북아 상황은 한국외교의 비전 부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주장하고 이해를 구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구조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구조적 비관론의 핵심은 한국 외교의 태생적 한계론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 외교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한국 외교의 기본전제는 자국 이익 추구임을 잊지 말자는 타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외교에 대한 소극적· 폐쇄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파도를 적절히 타고 넘느냐는 외교력은 정부의 능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의 구조적 비관론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자국 외교에 대한 무기력증이 퍼지기 시작하면 외교는 더이상 국익의 대외적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권 말기에 시도한 ‘충격외교’는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거나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보다 공들여 구축했던 대외협력관계만 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장담했던 김영삼 정부는 이후 일본 하시모토 정권과 어업협정 개정 샅바싸움에서 어선납포외교에 당하고 아시아 통화위기 때에는 일본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민의 정책 지지가 정권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도 방문 다음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6%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지지도는 6월 31.4%, 7월 28.2%로 떨어지다가 8월 16일 31.5%로 약간 회복했다. 하지만 58% 이상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일 간 ‘외교전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외교는 기본에 충실한 외교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외교는 내치의 수단이 아니라 바깥세상(外)과 사귀는(交) 일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사귐이 깊어지고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그간 견지해 왔던 보편주의의 언어로 설명하던 외교정책 기조를 임기 말 들어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급선회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와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했다.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력에 기초한 군사동맹에서 범세계안보에 기여하는 가치동맹으로 격상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틀에서 논의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리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글로벌 코리아’ 외교를 주창해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신일본독트린과 비슷한 주권외교로 선회했다. 결국 한국 외교의 지속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건 새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한국 외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韓·中수교 20주년] 경제·통상 ‘절친’… 정치·안보 ‘서먹’

    한국과 중국이 오는 24일로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1992년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경제적·인적 교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대북 정책과 과거사, 영해 문제 등 정치적·외교적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19일 “한·중 관계는 경제는 뜨겁고, 외교는 미지근하며, 정치·안보는 냉랭하다.”고 평가했다. 수교 이후 경제협력은 비약적으로 진전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수교 당시 64억 달러 대비 35배 증가한 2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제1 교역대상국이다. 한국 역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의 3위 교역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0년 동안 양국 간 교역액은 연평균 22.7% 증가했고 10년 후인 2022년에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중(對中) 투자도 20년 동안 약 20배 증가해 중국은 한국의 두 번째 투자 대상국이 됐다. 하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아직 미미하다. 2011년 9월 누계기준으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348억 달러에 이르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FDI는 약 33억 달러에 불과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양국 간 경제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적 교류도 발전을 거듭했다. 1992년 양국 간 방문자 수는 13만명 수준이었으나 2010년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660만명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는 해마다 15%대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양국의 유학생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 수는 1992년 4000명 선에서 2011년 6만 7000명으로 16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정치·외교 관계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국 모두 6자회담 참가국이지만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북한을 감싸는 중국과 궁극적으로 통일을 추구하는 한국은 대북 정책에서 이견을 좁히기 힘들다.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와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에 대한 중국의 가혹행위 논란, 동북공정 등 과거사와 영해 갈등은 양국 관계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양국이 안고 있는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일만·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중·일 대학생 ‘평화대장정’

    성균관대(총장 김준영)는 8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에서 ‘글로벌 평화대장정’ 행사를 벌인다. 성균관대 재학생 100여명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대 학생 30명, 일본 와세다대 학생 30명이 참여해 9박 10일 동안 날마다 30㎞씩 같이 걸으며 동아시아 평화와 지정학적 이해를 공유한다. 아시아평화포럼과 스포츠 교류,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학생 문화의 글로벌화도 모색한다.
  • [열린세상] G2시대와 한국외교 방향/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주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G2시대와 한국외교 방향/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주스위스 대사

    2008년 뉴욕발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국제사회의 화두는 미·중(G2)시대이다. G2는 정치적으로는 이해가 충돌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으로 돈을 번 잉여 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사들이는 상호보완적이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미국의 국민총생산은 세계 총생산의 약 4분의1로 군사력, 과학기술, 소프트파워 등 총체적 국력에서 중국을 크게 앞선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5000달러로 미국의 10%에 불과하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지속하고 성장에 따른 지역·계층 간 부의 불균형 문제와 자유·평등 욕구의 사회적 확산을 잘 관리하면 2030년쯤에는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지 모른다. 구한말 역사는 반복하는가? 한반도 주변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있다. 2030년쯤에는 중국과 함께 러시아의 부활도 예견된다. 러시아의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이고 시베리아의 엄청난 지하자원을 동원하면 경제성장은 시간문제이다. 대(大)러시아를 표방하는 푸틴도 대통령에 복귀했다. 일본은 어떤가? 잃어버린 10년과 경제침체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이 일본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경제의 양과 질을 감안하면 여전히 제2의 경제대국이다.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군사력도 세계 3~4위 수준이다. 작금의 중국 부상과 미·중 갈등은 일본의 재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은 오늘날 경제와 군사력 모두 10위권의 강소국으로 성장했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되어 있고 북한은 핵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일본의 해양세력과 중국·러시아의 대륙세력은 앞으로도 갈등 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구한말의 역사가 반복되는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한반도는 이러한 주변세력의 부침에 따라 이해가 교차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어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어 왔다. 폴 케네디 교수의 지적처럼 한국은 ‘네 마리의 코끼리에 둘러싸인 작은 동물’ 의 모습이다. 네 마리의 코끼리 중에서 한 마리가 움직이면 다른 세 마리를 자극해 한반도는 희생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핸디캡‘을 갖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다. 네 마리의 코끼리 사이에서 한국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다섯 번째 코끼리가 되는 것이다. 어떤 전략과 대책이 필요한가? 첫째, 성장으로 국력을 증대해야 한다. 한국이 일곱 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했지만 아직 코끼리는 아니다.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외교는 허세이다. 새우의 외교로는 고래싸움을 막을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다. 복지는 필요하지만 가능한 한 적게 하고,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 그리스와 같이 복지국가의 실패를 뒤따라서는 안 된다. 눈앞의 선거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국가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국내 통일교육과 대외 통일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분단 상태에서는 코끼리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 통일을 부담스러워하는 시류에서는 새우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20여년 후 미·중 시대와 한반도 주변 4강체제가 자리 잡기 전에 우리는 통일을 이루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여 ‘30-80클럽’ 가입을 목표로 해야 한다. 3만 달러 소득과 8000만 인구는 미국, 일본, 독일 세 나라뿐이다. 그러면 명실공히 코끼리 대열에 서게 된다. 통일은 도전이지만 기회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셋째, 한·미동맹을 계속 굳건히 해야 한다. 중국과는 지금같이 경제를 중심으로 선린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외교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부상을 의식하여 미·중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려는 소위‘자주외교’는 위험하다. 안보에는 중간지대가 없다. 미국은 한국의 안보, 경제, 통일에도 중요하다. 독일통일 과정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상기해야 한다. 넷째, 국내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여 초당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동맹과 자주 같은 2분법으로 외교를 논의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력은 낭비된다. 북한을 포함한 잠재적 경쟁국에 어부지리가 될 수도 있다. 정치가 외교의 발목을 잡게 될 수 있다. 경제민주화보다 정치민주화가 먼저다. 통일이 대세가 되면 ‘ 민족끼리’ 주장도 스스로 사라질 것이다.
  • [열린세상]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들/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열린세상]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들/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참 세월이 빠르고 무상함을 새삼 느낀다. 이명박(MB) 정부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5개월이 지나 우리는 다음 정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747(연 7% 성장·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부국) 공약으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출범한 MB 정권도 종착역이 멀지 않았다. 핵심 공약을 달성하지도 못했지만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MB 정부 이후를 생각해 본다. 다음 정부에도 세계 경제의 쓰나미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최근 그리스·스페인 등 유럽발 재정위기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본질적인 위기이다. 격변기에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장착하는 동시에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무상복지, 양극화 문제, 부동산 버블, 가계부채 문제, 급격한 노령인구의 증가, 출산율 하락 등 산적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적 위기의 징후를 판단하고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분야별 위기사례를 수집·분석하고 예측 및 대응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위기관리 범주에는 풍수해와 같은 재난에서 촛불사태, 경제위기, 남북통일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한 위기 대처를 위한 행정시스템 구축방안도 강구하여 효율적·효과적 대응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남북관계 정상화와 지정학적 여건을 고려한 외교도 차기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남북관계의 경우, 경제적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생필품을 북한에 원가로 공급하여 수요를 창출하는 등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 외에도 금강산관광 재개, 경제협력회담의 정례화, 남북 간 철도연결사업 등 실현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 간 연결된 철도가 유럽까지 이어지게 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천문학적 수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과 교역량을 더욱 확대해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외교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또한 전세계 180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700만명의 해외동포 문제를 국가의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여러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한 해외동포는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다. 해외동포의 역량을 발굴하여 모국과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미래의 국가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으로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잘살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하고 기초질서를 확립하여야 한다. 성폭력, 음주폭력, 청소년폭력, 조직폭력 등 만연하고 있는 사회질서 파괴범에 대한 엄정한 심판을 통해 공권력을 회복하여야 한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안한 삶을 살 수 있는 반칙 없는 사회, 존경 받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돈과 권력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또한 그렇게 행하고 있는 문화를 바꿔야 국가의 장래가 있다.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여 부정부패를 척결하여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이 줄줄이 교도소로 가는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다음 정부는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대로 수립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정부로서,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시켜 줄 수 있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동시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 현안을 해결함으로써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해주었으면 한다. 임기 중에 모든 것을 내가 다 이루려는 독단을 버리고 씨만 뿌린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키우고 열매를 거두는 것은 그 다음 정부의 몫이라는 생각을 갖고 지속가능한 국가경영을 하길 기대한다.
  • 美클린턴 ‘中 포위작전’ 57년만에 라오스 방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1일(현지시간) 라오스를 방문한다. 미 국무장관이 라오스에 가는 것은 57년 만이다. 1975년 라오스 공산정권 수립 이래 양국 관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클린턴 장관은 미 국무장관으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또 지난달 3일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의 주요 기지였던 캄란만을 베트남전 종전 이후 미 국방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미국이 이처럼 과거 미국과 전쟁을 했거나 사이가 나빴던 나라들과 연쇄적으로 관계개선에 나서는 것은 미 국방·외교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떠오른 ‘중국 봉쇄’ 정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실제 클린턴 장관이 6일부터 시작하는 아시아 방문 국가를 보면 일본-몽골-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순으로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그림이다. 미국은 또 현재 하와이에서 진행 중인 림팩(환태평양 해군합동훈련)에 러시아는 초청하면서 중국은 제외함으로써 중국 봉쇄를 노골화했다. 한마디로 중국 포위를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는다는 식이다. 이번 클린턴 장관의 라오스 방문으로 미국은 아·태지역에서 북한을 뺀 모든 나라와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중국 봉쇄의 초기 구도를 완료했다. 미국의 전략은 중국의 세력팽창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미얀마 등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면서 순풍을 탄 형국이다. 중국은 자신들과 가까웠던 나라들이 하나 둘 미국과 손을 잡는 모습을 불안한 모습으로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청정에너지 메카 삼척] 국책·민자사업 101兆… ‘환동해 에너지 허브’로

    [청정에너지 메카 삼척] 국책·민자사업 101兆… ‘환동해 에너지 허브’로

    동해 바다를 조망하고 있는 조용한 어촌마을 강원 삼척시가 복합에너지 거점 도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폐광 지역으로 쇄락해 가던 도시에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종합발전단지, 그린에너지 복합산업단지 등 100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줄줄이 유치되면서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2007년 7만 700명까지 줄어들던 인구도 복합에너지 산업단지 유치가 시작된 2008년부터 빠른 속도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7만 4000여명으로 5년 만에 3300여명이 늘었다. 우울하던 도시가 희망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삼척시가 추진하는 복합에너지 거점 도시에는 러시아 같은 극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등을 바닷길이나 파이프라인으로 끌어들여 내륙으로 연계하는 에너지 허브 역할을 하는 것뿐 아니라 민자와 국가 발전단지를 많이 조성해 다양한 생산기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 포함됐다. 더구나 폐광 지역 이후 각광을 받지 못하던 무연탄도 이들 청정에너지와 함께 지역 발전을 이끄는 동력원이 될 것으로 점쳐져 시너지효과까지 기대된다. ●연말 원전 확정고시 땐 마을발전기금 6조 투입 지금까지 삼척 지역에 유치된 국책·민자 에너지사업만 101조원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2020년까지 인구가 3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창 석탄산업이 활기를 띠며 지역이 부흥했을 때를 능가하는 중흥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해안선을 끼고 있는 지역 특성을 살려 산업별로 원덕지구과 근덕지구로 산업단지를 나눠 조성하고 있다. 우선 원덕지구에는 1191만㎡에 이르는 광활한 제1에너지 산업단지를 건설 중이다. 이곳에는 LNG 생산기지(2조 8000억원)를 비롯해 종합발전단지(5조 9000억원), 클린에너지 콤플렉스(8조원), 에코파워 콤플렉스 산업단지(8조원), SNG 생산단지(6조원), SNG 생산시설(1조 5000억원), 국제무역항 호산항만 기지(1조 1700억원) 건설 등 모두 33조원이 투자된다. 에너지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국내외 기업체들로부터의 추가 투자 협약도 쇄도할 전망이다. 근덕지구는 제2, 제3 에너지단지로 나뉘어 대단위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제2에너지 산업단지(702만㎡)에는 그린에너지 복합산업단지(8조원)와 그린에너토피아(14조원), 친환경 화력발전소(11조원) 등에 33조원이 투입된다.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근덕지구 제3에너지산업단지는 660만㎡ 규모로 조성되며 이곳에는 원자력발전소(24조원)를 비롯해 스마트 원자로 실증단지(1조원), 제2원자력연구원(10조원)이 들어선다. 원자력 관련 산업에만 35조원이 투입된다. 특히 1400만㎾/h 생산 용량의 원자력발전소는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을 일으키며 갈등을 빚고 있지만 올 연말 정부에서 확정 고시되면 정부로부터 마을발전기금 6조 2000억원이 추가 투입돼 유치 대상인 대진·부남마을에 종합병원과 대형 스포츠센터 등이 건립되고 인근 덕산리 320가구도 집단 이주될 전망이다. 에너지산업 가운데 LNG 생산기지와 종합발전단지, 국제무역항 호산항만 기지 건설은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척돼 있다. 나머지 유치된 생산기지나 발전소들도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착수해 2020년쯤이면 대부분 완공돼 가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세계가스총회 참석 등 국제교류도 활발 에너지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한 국제적인 교류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시는 이달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세계 80여 나라 5000여명이 참가해 열린 세계가스총회에서 동북아 복합에너지 거점도시와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터미널 역할에 대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 각광을 받았다. 러시아 등 당장 천연가스를 끌어들일 나라들에 대한 믿음도 심어줬다. 삼척의 지정학적 당위성을 부각시키면서 복합에너지 거점도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안의 에너지산업과 별도로 내륙인 도계 지역에는 ‘유리 조형 문화 관광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주민들이 고루 산업 효과를 얻도록 하겠다는 복안에서다. 2015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유리질 석탄 폐석을 활용한 유리조형연구소와 유리갤러리, 유리박물관, 유리공예센터, 유리공방, 야외공연장 등을 만들어 특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명일 시 홍보계장은 “세계 경제를 이끌 복합에너지 거점도시 건설로 삼척이 환동해권의 에너지 중심 도시로 성장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청정에너지 메카 삼척] 러 ‘PNG터미널’ 유치 총력

    ‘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터미널을 잡아라.’ 강원 삼척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을 경유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터미널을 삼척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PNG사업은 러시아에서 우리나라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공사비까지 포함해 모두 120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규모다. 그 길이만 하더라도 러시아(150㎞)~북한 지역(740㎞)~우리나라(232㎞)까지 1122㎞에 이른다. 이 같은 PNG사업을 삼척에서 유치하면 기존에 건설 중인 원덕지구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등 각종 에너지산업단지와의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보더라도 한반도 동쪽 해안선을 따라 가스관로가 건설되면 길이도 최단거리일 뿐 아니라 천연가스 소비가 많은 일본으로의 수출길도 쉽게 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삼척~고성을 잇는 138㎞의 국내 가스관로 공사가 진행 중이고 충북 제천을 통해 내륙으로 이어지는 국내 가스관로도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인천 등 국내 어느 지역보다 유리한 입지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PNG사업은 이미 국내 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스프롬 간에 양해각서(MOU)가 교환됐고 북한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 간에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만큼 사업이 시작되면 3, 4년 만에 모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사업을 내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당장 올 연말이면 삼척시와 인천시, 평택시 가운데 한 곳이 터미널 유치 대상지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성모 시 정보자원정책과장은 “해상운송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가격이 싼 PNG사업이 삼척으로 유치되면 LNG 생산기지 등과 함께 동북아 최대 에너지 허브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PIIGS 세팀 4강, 그래서 축구다

    [스포츠 돋보기] PIIGS 세팀 4강, 그래서 축구다

    4강에 세 팀이나 ‘기어이’ 올라왔다. 포르투갈-스페인, 독일-이탈리아 대결로 압축된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4강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흥미진진한 ‘지정학적 매치업’으로 배치됐다. ‘이베리아 더비’로 불리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해상 패권과 식민지를 다투던 전통의 앙숙이고 독일과 이탈리아는 알프스 산맥을 등진 데다 1차 세계대전 때 총부리를 겨눴다가 2차 세계대전에선 추축국으로 한 배를 탄 인연으로 돋을새김된다. 더욱이 유로존 17개 회원국 가운데 재정수지 악화, 부동산 거품 붕괴로 촉발된 금융 부실, 높은 실업률이란 공통점으로 싸잡혀 ‘PIIGS’(돼지들)로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5개국 가운데 아일랜드와 그리스가 각각 이번 대회 조별리그와 8강전에서 짐을 싸고 세 나라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자국의 사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진다. 특히 이들과 준결·결승에서 맞붙을 상대로 독일이 자리 잡은 것도 흥미롭다. 독일이 유로존에서 이들 나라의 재정 및 금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돈보따리를 풀어야 할 ‘물주’(物主)로 프랑스와 함께 거론되기 때문이다. 축구에 정치적인 해석을 가미하는 건 어울리지 않지만 나라 살림이 거덜난 국가의 응원단이 대회를 개최하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까지 찾아와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몸부림을 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팬들이 적지 않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조별리그 1차전을 보기 위해 폴란드를 찾았다가 국민들로부터 ‘지금 축구 보러 다닐 때냐?’, ‘돌아오지 말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23일 독일이 8강전에서 그리스를 4-2로 따돌릴 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관중석에서 어깨춤을 추며 손뼉을 치는 모습을 중계로 지켜본 그리스 축구 팬들은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국민과 정치권, 금융계가 서로 경제난 책임을 돌리기에 바쁜 나라의 팬들이 유럽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 적지 않은 관광 수입을 안기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호경기의 과실은 독차지하려 하고 불황의 고통은 분담하지 않고 축구를 유일한 탈출구 및 스트레스 이완제로 삼는다는 지청구는 마땅한 것일까. 일진일퇴, 한반도에 언제 그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남유럽발(發) 재정·금융 위기 속에 새벽잠 설치며 선진 축구를 어깨너머로 살피느라 여념 없는 국내 팬들이 한번쯤 화두로 삼을 법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남미 진출 교두보 확보… 車 등 수출 ‘호재’

    중남미 진출 교두보 확보… 車 등 수출 ‘호재’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는 물론 글로벌 경제지도 확대의 의미가 있다. 콜롬비아는 북·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와 적극적인 FTA 정책으로 중남미의 FTA 허브로 꼽히는 나라다. 특히 콜롬비아는 지난 5월 미국과 FTA를 발효시켰고 올 하반기 유럽연합(EU)과 FTA가 발효될 예정이다. 박대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콜롬비아는 인구 규모가 4500만명으로 중남미 3위 국이며, 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GDP) 3200억 달러로 중남미 4위”라며 “석유와 석탄, 니켈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우리와 처음으로 FTA를 체결해 우리 기업의 수출·투자 확대와 자원협력 확대 등이 기대된다.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등 우리가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고 커피, 원유 등 콜롬비아의 원자재·자원을 수입하는 양국 간 보완적인 교역구조를 감안할 때 콜롬비아는 우리의 이상적인 FTA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는다. 양측은 협정발표 후 10년 이내에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인 승용차(관세율 35%)를 비롯, 현재 교역되고 있는 사실상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한·콜롬비아 FTA가 발효되면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타이어, 섬유, 플라스틱, 철강 등의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콜롬비아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19억 9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한·칠레 교역 규모인 72억 4000만 달러의 27% 수준이다. 한·콜롬비아 FTA가 국내 농수산물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쌀과 고추, 마늘, 사과 등 153개 민감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고, 닭고기 등 720개 주요 품목은 10년 이상에 걸쳐 관세가 철폐된다고 설명했다. 소고기는 꼬리 등 일부 부위가 제한적으로 양허 대상에 포함됐지만, 대부분이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검역관련 규정에 따라 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실적이 있거나 향후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방을 유도했다.”며 “라면과 음료, 비스킷 등 24개 주요 수출 관심품목이 즉시 철폐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시론] ‘연미통중’의 빛과 그림자/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연미통중’의 빛과 그림자/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한국은 북한문제로 말미암아 미국과 중국 간 협력과 갈등에 영향을 받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아시아 중심축 전략’이 한·미 동맹의 강화라는 빛을 발하면서 동시에 한·중 안보 관계의 발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5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한국 내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미 행정부나 우리 정부 모두 원치 않는 사안이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하는 우리의 근거를 스스로 없애는 셈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수정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된 이유는 중국의 비협조적인 대북 협상 태도에 대한 미 의원들의 불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의 부실, 특히 최근 중국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대 관련 부품을 북한에 수출한 일로 미 의회 내에 대중국 강경기류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6월 초 2020년까지 미 해군의 60%를 아·태 지역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지스함의 서해 배치를 선언하고 우리 정부는 국민 반감에도 이를 용인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으로서는 서해를 내해로 여기는 중국을 일본을 통해 견제하면서 미·한·일 3국의 해군 협력을 넓히려는 속내이다. 우리는 일본과의 군사비밀보호협정의 체결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 위협 억제라는 명분에도 중국 견제로 비칠 수 있다. 우리는 국민정서 말고도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한·일 간 안보협력의 수위를 결정하고 강화해야 할 입장이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 국방장관(2+2) 회담의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하고자 ‘포괄적인 연합방어태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포괄적 연합방어태세’란 우리 탄도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뿐만 아니라 탐지, 식별, 타격, 비행 능력을 포괄적으로 갖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는 하층방어체제로 미국의 광역·고층방어체제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미국 주도의 동북아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현재 300㎞를 800~1000㎞로 연장하자는 계획)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그 이유는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보다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망에 한국이 편입되는 문제에 더욱 민감하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주더라도 한미연합사는 존속시키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 평택 기지로 2016년까지 이전이 예정된 미 2사단을 한·미 연합부대로 개편해 한강 이북 지역에 잔류시키는 방안을 추진시키고 있다는 보도이다. 미 2사단의 주력이 한강 이북 지역에 주둔할 때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붙박이 전력이 되지만, 평택으로 이전한다면 필요할 때 해외로 차출되는 기동 전력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따져볼 것이다. 중국은 한·미 동맹의 강화가 북한의 핵과 돌출적 무력 도발에서 연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한·중 간 경제협력이 증대한다 해도 안보적 신뢰가 구축될 수 없다. 한반도의 안정된 평화야말로 한·미 동맹의 빛이 바래게 하는 길이다.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건설적·능동적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미 동맹의 과도한 강화나 대일본 안보협력의 수위를 높이는 일로 지역 세력경쟁에 연루되는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중·일 모두 전략적 의도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전략적 자제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하여 상호 전략적 의도에 대한 오해를 없애면서 사안별로 신뢰 구축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 美 육군 핵심전력, 한반도 오는 이유 알고보니

    美 육군 핵심전력, 한반도 오는 이유 알고보니

    미국이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사실상’ 무효화하는 효과를 목표로 주한미군 지상군 전력 증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군사 최우선 순위가 중국 봉쇄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급부상했다.”면서 “이에 따라 펜타곤(국방부)을 비롯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없던 일로 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존속시키는 게 최상이지만, 이미 전작권 전환 시기를 두 차례나 연기한 데다 양국이 여러 차례 확고하게 전작권 전환을 공언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효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은 예정대로 2015년에 하되, 차선책으로 미 육군 전력을 증강함으로써 사실상의 전작권 전환 무효화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 아래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고 말했다. 원래 전작권 전환의 요체는 육군 전작권 전환이다. 해·공군 전력은 미군이 워낙 월등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육군은 한국군이 주도한다는 개념에 양국이 공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한강 이북에 있는 미 2사단 병력 중 4000명과 아파치 헬기 부대 등을 빼내 이라크전 등에 투입했다. 또 2사단 소속 미군기지도 한강 이남의 평택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미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을 붙박이군에서 기동군화한다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으로 포장됐으며, 실질적으로는 한국에서 ‘놀고 있는’ 미군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동 전선에 투입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12일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이 헬기 1개 대대의 증강과 미사일 방어 전력 확충 계획을 밝혔고, 15일에는 주한미군 육군의 주축인 미 2사단을 경기 북부(동두천, 의정부)에 잔류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과 연계해 ‘후퇴’했던 핵심 미 육군 전력이 다시 원상복귀하는 셈이다. 특히 미 2사단에 한국군을 배속시켜 ‘연합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이 주목된다. 연합부대의 사단장은 미군 소장이,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이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는 한·미연합사 지휘체계와 같다. 소식통은 “연합사 해체의 대안으로 나온 게 미 2사단의 연합부대화로 보인다.”며 “이 부대가 지상군에 있어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 개념은 양국군이 동등한 지휘체계를 유지한 상황에서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2사단 연합부대화는 전작권 전환 개념과 정면 배치되는 게 사실이다. 지난 14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인 ‘연합 방어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한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 소식통은 특히 “미군 내부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일본 오키나와 해군 기지 이전과 함께 기지를 떠나는 미 해병 중 일부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내 미 지상군 병력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 오히려 강화되는 셈이다. 소식통은 “어차피 미 지상군 전력 증강 없이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첨단 정보·탐지 등의 기술에서 미군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무늬만 전작권 전환’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미군 주도의 연합부대가 창설되는 등 육군 전력이 보강된다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지상군 전력 증강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북 억지력 강화’는 여러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제1 목표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고, 둘째는 북한 급변사태 때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군으로서는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등으로 한반도 안보의 예측 불가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자칫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조연’으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한국 대선 이후 한국 내 여론에 따라서는 연합사를 존속시키고 전작권 전환을 실질적으로 무효화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지상군 증강은 전작권 전환 무효화 전략?

    美, 지상군 증강은 전작권 전환 무효화 전략?

    미국이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사실상’ 무효화하는 효과를 목표로 주한미군 지상군 전력 증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군사 최우선 순위가 중국 봉쇄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급부상했다.”면서 “이에 따라 펜타곤(국방부)을 비롯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없던 일로 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존속시키는 게 최상이지만, 이미 전작권 전환 시기를 두 차례나 연기한 데다 양국이 여러 차례 확고하게 전작권 전환을 공언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효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은 예정대로 2015년에 하되, 차선책으로 미 육군 전력을 증강함으로써 사실상의 전작권 전환 무효화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 아래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고 말했다. 원래 전작권 전환의 요체는 육군 전작권 전환이다. 해·공군 전력은 미군이 워낙 월등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육군은 한국군이 주도한다는 개념에 양국이 공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한강 이북에 있는 미 2사단 병력 중 4000명과 아파치 헬기 부대 등을 빼내 이라크전 등에 투입했다. 또 2사단 소속 미군기지도 한강 이남의 평택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미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을 붙박이군에서 기동군화한다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으로 포장됐으며, 실질적으로는 한국에서 ‘놀고 있는’ 미군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동 전선에 투입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12일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이 헬기 1개 대대의 증강과 미사일 방어 전력 확충 계획을 밝혔고, 15일에는 주한미군 육군의 주축인 미 2사단을 경기 북부(동두천, 의정부)에 잔류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과 연계해 ‘후퇴’했던 핵심 미 육군 전력이 다시 원상복귀하는 셈이다. 특히 미 2사단에 한국군을 배속시켜 ‘연합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이 주목된다. 연합부대의 사단장은 미군 소장이,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이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는 한·미연합사 지휘체계와 같다. 소식통은 “연합사 해체의 대안으로 나온 게 미 2사단의 연합부대화로 보인다.”며 “이 부대가 지상군에 있어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 개념은 양국군이 동등한 지휘체계를 유지한 상황에서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2사단 연합부대화는 전작권 전환 개념과 정면 배치되는 게 사실이다. 지난 14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인 ‘연합 방어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한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 소식통은 특히 “미군 내부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일본 오키나와 해군 기지 이전과 함께 기지를 떠나는 미 해병 중 일부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내 미 지상군 병력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 오히려 강화되는 셈이다. 소식통은 “어차피 미 지상군 전력 증강 없이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첨단 정보·탐지 등의 기술에서 미군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무늬만 전작권 전환’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미군 주도의 연합부대가 창설되는 등 육군 전력이 보강된다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지상군 전력 증강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북 억지력 강화’는 여러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제1 목표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고, 둘째는 북한 급변사태 때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군으로서는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등으로 한반도 안보의 예측 불가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자칫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조연’으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한국 대선 이후 한국 내 여론에 따라서는 연합사를 존속시키고 전작권 전환을 실질적으로 무효화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새로운 역할을 찾는 상하이협력기구/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새로운 역할을 찾는 상하이협력기구/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중국에서 지난 7일 폐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이 기구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 준다. 중국,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 회원국 정상들은 어느 때보다도 일치된 입장과 미래를 향한 청사진에 뜻을 모았다. 참가국들은 시리아 사태와 이란, 아프가니스탄 정세 등에 대한 독자적 입장을 담은 선언문을 채택했다. 폐막 선언문에서 “SCO 회원국들은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강압적인 권력 이양,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의 무력 개입과 외부 세력에 의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핵개발 의혹으로 서방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 문제와 관련, “무력을 통한 어떠한 해결 시도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집단 의사를 확인했다. 선언문은 “특정 국가가 일방적이고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으면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증강해 나가는 것은 국제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미국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추진 중인 유럽 MD 시스템 구축 계획을 비판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옛소련 영역이었던 타지키스탄 등 4개국은 한결 더 가까워진 모습으로 주요 국제 현안에서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국제 질서의 다극화 의지를 보였다.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계 경제질서를 다시 한번 주장한 셈이다. 정상들은 회원국 간에 철도, 도로, 항공, 통신, 에너지 분야 건설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경제협력 분야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를 위해 중국은 회원국들에게 1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 초국가적 범죄에 대한 조기 경보와 긴급대처 능력을 높여 SCO를 지역 안보의 지지대로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도 했다. 문화·교육 교류 강화 방안과 인적 교류 확대 약속도 이뤄졌다. 군사안보 분야 협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회원국들은 14일까지 타지크 북부 소그드 지역 초루흐 다이론 훈련장 등에서 회원국 군인 2000여명이 참여한 ‘평화의 사명 2012’ 훈련을 벌이며 안보협력 공조를 과시했다. 2003년 8월 카자흐스탄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1000여명의 병력이, 2010년에는 5000여명의 회원국 군인이 참여하는 등 SCO는 지금까지 아홉 차례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신뢰 구축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발전은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옛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지역 4개국의 지역협력 및 안보협의기구로 출범한 SCO가 다양한 역할 속에 주요한 지역 기구로 자리 잡았으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회의에서 SCO는 아프가니스탄을 옵서버로, 터키를 대화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6개 회원국 외에 인도·파키스탄·이란·몽골·아프가니스탄을 옵서버로, 스리랑카와 벨라루스·터키를 대화 파트너로 두게 되는 등 외연도 넓혔다. 일부에서는 SCO가 나토와 유사한 지정학적 동맹체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미국과 나토에 대항하는 군사동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지만 SCO는 대항적인 동맹체로 발전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SOC의 갈 길은 멀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안정적이지만 전략적 신뢰는 더 두터워져야 한다. 회원국의 입장과 목표가 다르다는 점도 있다. 당장 SCO는 나토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다시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지도 과제다. 미국이 참가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중요한 지역기구인 SCO의 역할은 지역 및 세계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와 강압적인 패권 유지에 균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주목 속에 SCO는 새로운 10년을 맞고 있다.
  • [데스크 시각] 제주 해군기지 해법/황경근 사회2부 차장급

    [데스크 시각] 제주 해군기지 해법/황경근 사회2부 차장급

    제주도에는 요즘 국내외 관광객이 들끓는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 지질공원에다 세계 7대 자연경관까지 요즘 제주의 가치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15만명 등 93만여명이 제주를 찾아 월 단위 관광객 수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제주는 요즘 섬 전체가 활기에 가득차 있다. 하지만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여전히 활기를 찾아 볼 수 없다. 강정마을은 요즘도 해군기지 찬반 논란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진다. 해군기지 반대 주민과 단체 등은 공사 중단, 기지 건설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제주도는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검증을 두고 중앙정부와 맞서고 있다. 정부는 국내 최고 전문기관에서 크루즈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15만t급 입출항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는 반면, 제주도는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사업을 추진하면서 크루즈가 드나드는 민·군복합형 관광 미항 건설을 먼저 약속한 만큼 충실하게 지키는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해군기지 일부 설계 변경과 함께 크루즈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 실시 및 재연 등 제주도의 요구를 수용했지만 제주도가 계속 몽니를 부린다며 매우 유감스럽다는 표정이다. 현재로서는 정부와 제주도는 서로 대화의 의지도 없어 보인다. 지정학적으로 제주 남방 해로는 우리나라 대양 진출의 절대 관문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무역 물동량의 99.7%, 원유는 100%가 들어오는 생명선이다. 세계 해양 물량의 14%가 수송되는 세계 교역의 중심해역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 남방해역은 천연가스, 원유 등 막대한 미래 해양자원의 보고다. 전시에 한반도의 증원 전력과 물자의 주 수송로인 남방해로를 지키는 제주 해군기지는 우리 안보의 필수 요충지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과거 참여정부에서 필요성을 인정하고 현 정부까지 일관되게 추진 중인 안보 국책사업이다.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정부와 자치단체, 해당지역 주민들이 서로 입장을 달리할 수 있는 게 민주사회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이라 하더라도 국가라는 큰틀에서는 서로 우선 공유하는 최우선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의 안보 문제다. 제주 해군기지 찬반 논란을 보면 국가 안보라는 최우선 가치는 뒷전이고 곁가지만 두고 정부와 자치단체, 주민들이 서로 충돌하는 형국이다. 해군기지 반대론자들은 평화의 섬 제주와 군사기지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반대운동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제주 해군기지사업 추진의 최우선 가치는 국가안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서 환경파괴 문제와 크루즈선 입출항 검증 등은 어쩌면 차선의 가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차선의 가치라 하더라도 해당 주민들과 해당 지역에서는 최선의 가치일 수도 있다. 정부가 그동안 제주도의 크루즈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 재연 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응한 것은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역이 우선 가치라 여기는 데 대해 나름대로 성의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처럼 국책사업을 빌미로 중앙정부의 돈을 끌어와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는 자치단체를 탓할 수만은 없다. 이는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열악한 재정난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국가 안보라는 최선의 가치를 우선 공유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자국의 영토에서 자국의 안보를 위한 군사시설 설치에 이토록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아마도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다. 강정마을과 제주도가 국가안보라는 최우선 가치를 인정하고 공유한다면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간단하다. 정부는 지역과 지역주민의 최우선 가치에도 변함 없는 성원을 보내야만 제주 해군기지 국책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kkhwang@seoul.co.kr
  • 韓銀 “돈 너무 풀려 국제유가 다시 급등할 수도”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하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 앞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일 ‘유가 변동 요인별 파급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2년부터 2008년까지는 수요가 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2009년 이후에는 공급, 투기 자금, 지정학적 리스크(예비적 수요) 등 복합 요인에 의해 유가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김웅 한은 계량모형부 차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엄청나게 돈을 풀었다.”면서 “최근에는 유럽 재정 위기 등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나 세계에 풀린 돈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면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요인별로 다르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유가가 10% 오르면 무조건 물가는 0.2% 포인트 오르고 성장은 0.2%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좀 더 선진화된 통계 기법을 적용한 결과 수요 요인에 의해 유가가 오르면 물가(0.25% 포인트)와 성장률(0.3% 포인트)이 모두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공급 요인에 의한 유가 상승은 물가를 0.19% 포인트 끌어올리고 성장률은 0.1% 포인트 끌어내린다. 앞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 등에 기인하는 만큼 물가와 성장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1.80달러 떨어진 101.59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분 인도 가격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86.53달러로 내려앉았다. WTI의 5월 한달 낙폭은 17.5%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최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광개토대왕과 칭기즈칸의 만남/울란바토르 이도운 논설위원

    지난 22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울란바토르로 가는 비행기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세계에서 몽골로 가는 항로는 단 세 곳뿐이다. 베이징, 모스크바, 그리고 서울. 한국과 몽골은 역사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몽골을 동북아시아라는 지정학적 측면에서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시각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동북아역사재단과 몽골과학아카데미의 공동학술회의가 그런 움직임을 대표한다. 이번 회의는 두 나라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공동대응한다는 취지로 열린 것이다. 중국은 고구려사를 자국화하는 것처럼 몽골의 칭기즈칸과 원 제국도 중국사에 편입해 가고 있다.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올해가 칭기즈칸이 탄생한 지 850년이 되는 해이자, 광개토대왕 사후 1600년이 되는 해”라고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과 몽골 간의 협력은 동북아에서 어떤 임팩트를 가져올까. ‘붉은 영웅’이라는 뜻을 가진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몽골인들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중국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에 둘러싸인 지리적 위치 때문에 두 나라의 협력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 그래서 몽골의 외교전략은 중·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완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러의 영향력을 완화해 나가기 위해 선택한 파트너가 미국과 인도, 호주, 일본, 한국이라고 현지의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북한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몽골은 한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려는 시도도 해봤다. 그러나 북한 측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양이나 몇 마리 더 보내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한다. 학술회의에 참석한 양국의 학자들도 두 나라 간의 정치적 협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 측의 한 참석자는 “몽골은 물론 베트남과도 동북공정에 대응한 학술회의를 해보니 결과적으로 (미·중·일·러로 좁혀진) 우리의 시야를 확대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태로 주 몽골대사는 “우리나라가 중앙아시아의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들에 다가가는 데 몽골이 아주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우리는 동북아라는 개념으로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동아시아라는 개념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으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입지가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울란바토르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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