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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장애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한 잔 하실래요?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지적·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동안 진출이 어려웠던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섰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등록 장애인은 모두 50만 704명으로 전국 장애인의 19.9%가 경기지역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경제활동이 가능한 장애인은 19만 5000명인데 비해 취업자는 17만 9000명으로, 평균 8.3%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비장애인의 실업률인 3.3%의 약 2.5배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3%에 그치는 등 저조한 실정이다. 경기지역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64곳으로, 2400여명이 취업훈련을 받고 있다. 사서보조원, 청소도우미, 주차단속, 우편물 분류 등에 920여명의 장애인들이 취업했다. 더불어 지자체와 공기업의 행정도우미로 536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경로당 안마사도 수원시 등 8개 시·군에 50여명이나 일하고 있다. 특히 직장내 직원들의 피로회복이나 건강증진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안마사로 고용해 서비스를 실시하는 ‘공공기관 헬스키퍼’ 사업의 경우 현재 삼성 SDS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서울과 분당사옥에서 10명 장애인이 근무 중이다. 웅진싱크빅(서울·파주) 사업장에도 4명의 장애인들이 근무한다. 민간기업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지자체나 보건소, 관공서 등에서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기 시작, 새로운 변화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전문점 종업원은 장애인들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직업으로 분류됐었다.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들은 이해력이나 순발력 등이 부족해 비장애인과 함께 생활할 경우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양주시의 경우 2008년 10월 개점한 ‘뜨란1호점’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면서 매년 확대해 현재 3호점까지 늘어났다. 남양주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고용 커피전문점에서만 12명의 지적 및 자폐성 장애인이 일을 하고 있다. 또 화성시도 2008년 8월 ‘해누리카페’를 개점한 데 이어 올해 중으로 2호점인 ‘해피하우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평택시도 지난해 ‘위드 커피’ 1·2호점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은 수원시, 남양주시, 평택시 등 10개 시·군에 걸쳐 14곳에 달한다. 자발적인 참여에 나선 지자체들은 새로운 직종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 장애인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완호 경기도 과장은 “현재 장애인들의 새로운 일자리 진출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민간기업의 참여나 사회적 인식 변화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에 새로운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또 지적장애인이나 자폐아 등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영농 분야나 세차, 재활용품 선별 등 새로운 직업 진출도 추진하고, 신체 장애인들은 정보기술(IT), 폐쇄회로(CC)TV 모니터 요원 등 분야로도 진출시킬 계획이다. 조정호 경기도 장애인일자리 담당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장애인일자리에 대한 고용률을 높이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애인들의 새로운 직종 진출은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고, 더불어 지자체는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킬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현실 외면한 ‘장애인 직업시설’ 개편

    현실 외면한 ‘장애인 직업시설’ 개편

    올 초 전면 개편돼 시행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하 장애인 직업시설) 유형’. 중증장애인에게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중증장애인을 장애인시설에서 내몰고 있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시설들에 보호·재활보다 생산성을 강조하다 보니, 생산성이 낮은 중증장애인들을 시설에서 내모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A장애인 직업시설에는 27명의 1~3급 중증 지적장애인들이 한달에 8만~9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다. 야외활동 등 여러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이 시설은 올 들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대폭 줄였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다. 이 시설 관계자는 “정부·지자체가 생산성을 높여야만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생산성 향상이 관건이어서 앞으로 1~2급 중증장애인은 결원이 생겨도 받기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서울시도 매출액 1억원을 기준으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바람에 우리 같은 영세 시설은 문을 닫게 생겼다.”며 생산성 향상이라는 경쟁 중심 복지사업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네 종류였던 장애인 직업시설이 올 1월부터 ‘근로사업장’과 ‘보호작업장’ 등 두 종류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전국 장애인 직업시설 417곳(2010년 기준) 가운데 ‘작업활동시설’(90곳)과 ‘직업훈련시설’(13곳)의 대부분이 보호작업장 등으로 전환됐다. 전환된 시설들은 임금을 최저 임금의 30% 수준에 맞춰야 한다. 평소 평균월급 6만~8만원을 제공하던 시설들이 당장 임금을 3~5배 높여야 하는 것이다.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사업비 지원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근로 기회를 주고, 직업시설이 노동에 상응하는 임금을 주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자는 게 목적”이라면서 “지원 예산도가 지난해 118억 8600만원에서 올해 242억 8600만원으로 올라 전반적으로 중증장애인에게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그중에서도 직업시설 이용 중증장애인의 76%를 차지하는 지적장애인 가족들은 반발했다. 2급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30)을 둔 김모(60·여)씨는 “지적장애는 다른 장애유형과는 달리 장애인 스스로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서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못한다. 그래서 지적장애인에게는 직업시설이 직장의 의미보다도 보호의 의미가 더 크다.”면서 “장애인 직업시설더러 생산성을 높이라고 하는 것은 생산성이 낮은 중증장애인은 받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고명균 장애인복지협회 사무처장도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시설도 외면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기존의 장애인 직업시설에마저 못 간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면서 “장애인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월급이 아니라 낮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는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어느 날 갑자기… 지능 저하 4~5세 수준된 딸, 정부 무관심에 11년간 ‘홀로 뒷수발’

    어느 날 갑자기… 지능 저하 4~5세 수준된 딸, 정부 무관심에 11년간 ‘홀로 뒷수발’

    이런 걸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할까. 11년 전 가을쯤이었다.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당시 스물셋이던 은주(34·여·가명)씨는 하룻밤 새 네살짜리 아이가 됐다. 꿈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했고, 말투도 어린아이처럼 바뀌었다. 상태는 점점 심해졌다. 누가 몸에 손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해도 비명을 질렀고, 수일 동안 잠을 자지 않았다. 대학 치위생과를 졸업한 뒤 치과에서 8개월가량 일하다 “좀 쉬고 싶다.”며 그만 둔 지 며칠 뒤의 일이었다. 집과 학교, 직장밖에 몰랐고, 부모 속 한번 썩이지 않던 그였다. 어머니 김선자(59·가명)씨는 밤마다 피눈물을 흘렸다. 결국 은주씨는 그해 정신과 병동에 한 달간 입원했다. 병원을 전전했지만 딱히 시원스레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의사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내성적인 성격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만 내놨다. “내 탓이야, 내 탓….” 어머니는 가슴을 쳤다. 20여년간 새벽부터 자정까지 가게를 운영하느라 힘들 때나 아플 때 딸 곁에 있어주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먹고사느라 내 새끼 아픈 걸 몰랐다.”면서. 편견도 모녀를 아프게 했다. “지적장애인은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인식 탓에 남에게 쉽게 은주씨를 맡길 수도, 드러내놓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정부 지원에 대한 홍보도 부족해 김씨는 2009년 주민지원센터를 찾아가기 전까지 은주씨가 지적장애 2급 대상자가 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주위의 냉대와 정부의 무관심을 딛고 김씨는 11년 동안 딸의 뒷수발을 해 왔다. 다행히 은주씨는 점차 호전됐다. 아직 약을 먹고 있고, 여전히 지능은 4~5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말 없이 벽을 응시하지도 않는다. 김씨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착하디착한 우리 애한테 이런 일이 닥칠 줄 몰랐다.”면서 “꽃다운 나이에 아기가 된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이 정도라도 나은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주씨는 이제 사회에 나갈 훈련도 조금씩 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봉제기술자(미싱) 양성과정 ‘희망박음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교육을 해주는 이곳에서 매주 월·수요일마다 옷 수선기술을 비롯해 친환경 장바구니(에코백) 제작, 봉제 등 전문기술까지 배운다. 센터 측은 교육을 수료한 참가자들이 센터 내 재활용품 매장인 ‘동그라미’ 매장과 연계해 옷 수선을 하거나 지역 내 봉제사, 미싱사 등 구인업체를 통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적장애인도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창업이나 취업이 가능하도록 정부차원에서도 컴퓨터 등 교육과 운동 치료 프로그램이 확대됐으면 한다.”면서 “생계가 어려운 지적장애 가족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녀는 이곳에서 희망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한다. 아직 손이 서툴러 바늘에 찔리고, 비뚤배뚤 깁기 일쑤지만 몇 년 안에 모녀만의 수선점을 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어머니는 말한다. “언젠가 우리 애가 혼자 남겨질 텐데…. 먹고살 수 있게, 사람답게 살 수 있게, 어미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지금부터 준비시켜야죠.”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전년대비 6% 늘어… 야외활동 많은 여름 집중

    실종되는 지적장애인의 수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하루에 19명꼴로 실종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피서철인 8월에 실종 신고가 집중되는 추세를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실종건수는 2008년 4864건, 2009년 5564건, 지난해 6699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20.4% 늘었다. 올해의 경우, 1월 426건, 2월 503건, 3월 575건, 4월 591건, 5월 672건, 6월 673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3440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19.1명이다. 이는 상반기를 기준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장애인 실종 신고건수를 월별로 보면 해마다 가정의 달인 5월과 휴가철인 8월에 실종 신고가 크게 증가했다. 날씨가 따뜻하고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에 지적장애인이 많이 실종되는 것이다. 5월과 8월 지적장애인 실종건수는 2008년 각각 458건과 444건, 2009년에는 505건과 595건, 지난해에는 640건과 650건으로 집계됐다. 다른 달의 평균 실종 건수 300건보다 훨씬 많다. 5월과 8월 지적장애인의 실종에 대해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는 “장애인들이 실내에 갇혀 있기 보다 야외활동하기를 유독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추운 겨울보다 물놀이나 여행 등을 즐길 수 있는 여름에 지적장애인들의 외출이 잦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복지협회 관계자는 “장애인 시설에서 지적장애인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지만 그들이 가진 장애의 특성상 방향을 찾는 인지력이 떨어지다 보니 길을 잃고 행방불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런 추세라면 올 8월에는 월 700여명의 실종 장애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강북구, 장애인 반려견 치료비 지원

    장애인 등 사람의 심신을 재활치료하는 방법으로 반려견을 이용한 동물매개치료가 주목받는 가운데 강북구가 이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중증장애인이 기르는 반려견에 대한 진료비 경감사업을 펼친다고 12일 밝혔다. 동물매개치료란 감정이 있는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치료 방법을 말한다. 서울대공원도 최근 한림대 성심병원과 사회공헌·환자치료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새끼 동물을 투입한 매개 치유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구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는 강북구 수의사협회 소속 21개 전 동물병원이 참여하며, 중증장애인의 반려견이 지역 동물병원에서 진료할 경우 진료비의 2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경감 대상은 지체·뇌병변 및 지적장애 1,2급 중증장애인이 기르는 반려견이다. 이용을 원하는 장애인은 본인이 직접 동물병원을 찾을 경우 장애인 신분증과 장애인 등록증(복지카드)을 제시해 진료를 받으면 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그림 통해 꿈과 희망 주며 살고 싶은데…”

    “그림 통해 꿈과 희망 주며 살고 싶은데…”

    경남 창원의 명곡교회에서는 지난 11일부터 ‘못다한 이야기’라는 소박한 그림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의 주인공은 지적장애 3급인 노태준(29)씨. 2009년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부터 ‘지적장애인 청년화가’로 알려진 주인공이다. 그의 이번 전시회가 특별한 것은, 어쩌면 생애 마지막 전시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폐암 4기 판정… 병세 급격히 악화 ‘노씨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가족들은 애써 그에게 이번 전시회를 마련해 주었다. 노씨가 지난해 6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던 것.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화가가 되겠다던 노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상심 속에 하루하루를 지내던 가족들은 급기야 지난 4월 주치의로부터 ‘길어야 2개월’이라는 선고를 전해 들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들어 노씨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가족들은 그가 그려 놓은 작품 30여점을 모아 부랴부랴 전시회를 열었다. 급하게 전시회를 준비했으나 장소가 마땅찮아 노씨가 다니던 교회를 전시장으로 삼았다. 작품 팸플릿도 그림과 안내문을 실은 간단한 엽서로 대체했다. 노씨가 처음 붓을 잡은 것은 고등학교 때. 미술을 전공한 교회 지인의 딸로부터 처음 그림을 배웠다. 주변에서는 “지적장애인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세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를 격려했다. 그 후 2006년부터 노충현 화백으로부터 그림을 배우며 유화와 드로잉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지적장애인 청년화가’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2009년 첫 개인전 ‘하느님이 채우신 그림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기독교와 풍경을 주제로 한 유화와 드로잉으로 구성됐다. 들판에서 기도하고 있는 예수를 그린 ‘광야의 기도’와 베네치아의 풍경을 담은 ‘물의 도시’가 가족들이 꼽는 대표작. 노씨는 힘든 암투병 기간 동안 그림을 5점밖에 그리지 못했다. 노씨의 어머니 최영혜(56)씨는 “암투병하느라 더 많은 그림을 그리지 못해 아들이 무척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광야의 기도’ 등 30여점 선보여 안타깝게도 생애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전시회에 그는 한 번밖에 가 보지 못했다. 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돼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매일 고열에 시달리는가 하면 호흡도 점차 가빠지고 있다. 가족들이 부를 때야 겨우 의식을 차리고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병상의 노씨는 가족들에게 “하느님이 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재능을 주셨기 때문에 전시회도 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찾아 주는 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씨는 “아들이 투병 중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장애인 수영 세계 랭킹 1위 조원상 선수 나홀로 훈련 왜…

    장애인 수영 세계 랭킹 1위 조원상 선수 나홀로 훈련 왜…

    조원상(18)군은 ‘장애인 수영계의 박태환’으로 불리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선수다. 2009년 7월 체코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비롯해 9개의 메달을 휩쓸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제정신지체경기연맹(INAS-FID) 글로벌게임스’는 지적장애인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대회로, 조군은 이 대회 배영 100m와 자유형 50m 부문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에 동메달 4개까지 추가해 한국을 빛냈다. 당시 조군의 공식 기록은 자유형 200m에서 2분 02초. 우리나라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가 세계 기록을 보유하기는 처음이었다. 이는 조군이 4살 때 장애 판정을 받은 이후 어머니 김미자(45)씨의 도움을 받아 거둔 값진 결과이다. 어머니 김씨는 “어릴 적 장애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수영장을 찾았는데, 원상이가 물을 좋아하며 재능을 보였다.”면서 “수영을 시작한 뒤에는 매사에 자신감을 보이고 몸도 아주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조군이 그렇게 좋아하는 수영을 그만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조군은 세계기록을 작성한 글로벌게임스에 대한장애인체육회(KOSAD) 지원으로 대비 훈련을 했고 대회에 참가했지만 지금은 그럴듯한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군은 뛰어난 수영 실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대학 측이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내세우며 선뜻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란다. 지적장애 2급으로 지능지수(IQ) 47에 불과한 조군에게 수능은 어떤 장애보다도 더 높은 벽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체육대학과 용인체육대학 등에 입학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어머니 김씨는 “지방 대학에서는 원상이가 입학하겠다고만 하면 수능 없이 받아주겠다고 했지만 너무 비싼 학비를 요구하는 바람에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조군은 홀로 수영 훈련을 하고 있다. 내년에 개최되는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조군은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될 경우 전액 KOSAD 지원으로 참가하게 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장애인 수영 사상 최초의 쾌거지만, 현재는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나 김연아 선수와는 처지가 너무 다르다. 매월 훈련비 등으로 400만원이 넘는 돈을 감당하기에는 조군의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얼마전에는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서 나와 더 싼 집으로 이주했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씩 맞는 면역력 주사는 앞으로도 4년 이상을 더 맞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군의 소원은 “수영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죽을 때까지 세계적인 수영 선수로 인정받아 청각장애인들에게도 수영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가 조군을 수영 선수로 키운 것은 “장애인들에게도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또 “원상이에게 수영마저 시키지 않았다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로 외롭게 살다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민간 대기업들이 장애인 실업팀을 유지할 수 없다면 지방자치단체라도 나서서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해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아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꿈을 중도에 포기할 처지에 놓였으니 내 장기라도 팔아 돈을 대고 싶다.”며 말끝을 흐렸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서울시 마을기업으로 일자리 창출

    서울시가 마을기업 64개를 새로 선정, 723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서울시는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95개 마을기업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64개를 최종 선정해 업체당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마을기업이란 지역공동체의 향토·문화·자연자원 등 지역 자원을 특화해 주민 주도의 사업을 만들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형 사회적기업을 말한다. 도봉구는 지적장애인의 자립재활사업체인 ‘장애우 두레 비전학교 학부모회’등이 선정됐다. 용산구는 자전거 배달 환경먹거리 업체인 ‘동자동 사랑방’ 등의 업체가 선정됐다. 구로구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인 ‘레인보 해피잡’, 은평구 ‘마을 n 도서관’ 사업, 관악구의 노숙인 자활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엔젤영농조합법인’사업과, 서초구 새마을부녀회의 ‘재활용나눔터’ 사업 등도 선정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자치구 공무원 ‘봉사 바이러스’ 확산

    자치구 공무원 ‘봉사 바이러스’ 확산

    자치구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위한 ‘행복 돌보미’로 나서고 있다. 행정 최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은 쉬는 시간을 쪼개 행정의 손길이 부족한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일부에 국한되던 활동이 전 직원, 나아가 퇴직자들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행복 바이러스’라고 할 만하다. 양천구 6급 이상 전 직원 255명은 31일 지역에 사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위기 가정 등과 1대1 자매결연을 맺었다. 수시로 이들 가정을 방문해 주거 환경을 살피고, 안부 전화를 거는 등 돌보미 역할을 한다. 명절이나 생일 등 기념일도 챙긴다. 9월부터는 모든 직원이 사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서초구 전 직원 1300여명은 매월 4시간 이상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벼룩시장 안전 요원에서부터 주차단속 보조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마라톤 동우회에 가입한 직원들은 시각장애마라톤 동우회와 자매결연, 운동을 함께 한다. 기독신우회 회원들은 경기 용인시의 한 요양원을 찾아가 목욕·김장 도우미를 하고 있다. 2006년 8월부터 470시간의 봉사활동을 한 직원은 최근 ‘봉사왕’에 뽑혀 6급(팀장급)으로 특별 승급하는 기쁨도 누렸다. 성동구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지역 복지시설과 아동센터 등에서 청소와 배식, 작업 봉사를 하고 있다. 웃음트레이너 자격증 소지자로 구성된 ‘하하호호 봉사단’은 지역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 보건소, 아동시설 등을 찾아 웃음 봉사를 하고 있다. 특히 퇴직자 170여명으로 이뤄진 성우회는 장애인 세상보여주기 봉사로 눈길을 끈다. 이들은 지난 28일 지적장애인 28명과 함께 왕십리에 있는 영화관을 찾아가 영화관람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중구 직원들은 자원봉사단을 꾸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6년째 도배나 집수리, 도시락·밑반찬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1390회에 걸친 이웃 사랑이다. 독거노인들의 건강과 안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말벗도 돼 외로움을 덜어 준다. 강서구 직원들은 돌아가며 법정 지원금이 없는 시설을 찾아가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한다. 손뜨개 봉사단으로 뛰는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모자와 장갑 등을 떠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광진구 공무원들은 지적 능력이 6~7세인 장애인들에게 사회성을 심어주는 재능 나눔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30여명의 봉사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월 1회 장애인시설을 방문해 풍선아트와 클레이아트 등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중곡동·능동·구의동 ‘작은 예수의 집’에서 장애인 20명과 풍선으로 동물과 꽃을 만들어 유치원생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주민생활지원과 박용식씨는 “처음에는 말이 없던 아이들이 갈수록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현석·강동삼기자 hyun68@seoul.co.kr
  • “다음엔 나도 우주로 가서 별을 볼래요”

    “다음엔 나도 우주로 가서 별을 볼래요”

    “별 어디 있어? 나도 별 볼래.”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지만 하늘의 별을 찾기 위해 천문대에 올라온 아이들의 표정엔 웃음과 기대가 가득했다. 지난 21일 오후 6시 서울 청림동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천문대에서는 ‘장애학생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천문교실’이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일곱 가정의 장애학생과 가족들은 저마다 우주에 대한 기대와 꿈으로 부풀어 있었다. 천문교실이 시작되자 천문대 2층에 장애학생과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어두컴컴한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만 반짝였다. 망원경 조립법과 천체관측에 대한 설명을 맡은 풍문여고 조용현(47) 지구과학 교사가 망원경 경통을 꺼내 보여주자 30여명의 가족들은 동시에 ‘와~’ 하고 감탄사를 질렀다. 30여분간의 수업이 끝나고 가족들은 천문대 밖으로 나가 직접 천체 망원경을 조립해 관측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적장애아동인 노량진초등학교 5학년인 임수정(11)군은 함께 온 어머니, 이란성 쌍둥이 형과 함께 맞은편으로 관악산이 보이는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수정이는 “별 볼래, 별 볼래!”를 외치며 형 수한이가 망원경 조립하는 것을 도왔다. 흐린 날씨에 별을 찾을 수 없자 형제는 천문대 건너편 멀리 있는 관악산 꼭대기의 국기봉을 찾기로 했다.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수정이가 주위를 뱅뱅 돌면서 망원경에 관심을 안 보이자 형 수한이는 수정이의 손을 이끌고 자신이 직접 초점을 맞춘 망원경을 보여줬다. 어머니 한혜숙(44)씨는 “이란성 쌍둥이인 형제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형이 항상 동생을 잘 돌봐줘 뿌듯했는데 오늘 두 아들에게 이런 선물을 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어머니, 누나와 함께 천문교실에 참석한 지체장애아동 한성진(11)군도 천체 망원경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 성진이는 누나가 망원경에 눈을 대고 있는 사이 경통 앞에 얼굴을 들이밀어 누나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어머니 김미옥(41)씨는 성진이의 손을 꼭 잡고 “날이 흐려 별을 직접 보지 못해 정말 아쉽지만, 아들에게 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천문교실을 주관한 정재숙 장학사는 “앞으로 더 많은 장애학생들과 가족들이 별을 보고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법원, 예방접종 후유장애 인과관계 인정

    홍모(14)군은 생후 7개월의 아기였을 때 DTa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와 소아마비 백신을 맞았다. 아기들이 필수로 접종하는 백신이었다. 다음 날부터 홍군은 하루에 다섯 차례씩 의식을 잃었고, 온몸에 경련이 일어났다. 접종을 한 보건소를 찾아갔지만 백신 부작용이 아니라고 우겼고, 다른 병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홍군의 증세는 날로 심해져 그해 12월 예방접종 피해보상액으로 242만원을 지급받았다. 더 큰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경련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치료를 계속 받았는데도 상태는 간질로 악화됐다. 결국 홍군은 간질장애 2급, 지적장애 3급, 종합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홍군의 아버지가 장애보상금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백신 투여 후 급성으로 경련이 발생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난치성 간질과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홍군을 대신해 부모가 이를 법정으로 가져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서태환)는 18일 홍군이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제기한 예방접종으로 인한 장애 인정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장애 인정거부 처분을 취소한다.”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백신을 투여받고 바로 하루 만에 복합 부분발작 장애 증세가 나타났으며, 이 같은 증세를 초래한 원인이 백신이 아니라는 의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면서 “간질 증세도 다른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DTaP백신과 영구적인 간질 발병의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마포구 장애인들의 ‘희망’ 전시회

    마포구 장애인들의 ‘희망’ 전시회

    뇌병변장애 1급 오성학(25)씨가 발가락 사이에 붓을 쥐고 ‘푸른 자전거’를 써내려 나간다. 팔이 불편해도 발이 있어 다행이다. 이를 지켜보던 강병인(49)씨가 말문을 연다. “자전거가 굴러가는 느낌을 살려보는 거야. ‘전’의 ‘ㄴ’을 둥글게 굴리니 바퀴 느낌이 나지? 또 ‘ㅓ’를 더 길게 빼면 자전거 모양을 글씨에 담을 수 있어.”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성산동 마포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장애인을 위한 마포 캘리그래피 교실’의 모습이다. 캘리그래피는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뜻한다. 이 수업을 이끈 사람은 바로 캘리그래퍼인 강씨. 지난해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울 개인전에서 ‘흥행 신화’를 이끌어 냈던, 캘리그래퍼계의 유명 인사다. 개인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기 위해 직접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캘리그래퍼 강병인씨 1년여간 무료 지도 홍익대 부근에 연고를 둔 강씨는 미술과 서예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장애인을 선발해 캘리그래피의 이론과 실기를 무료로 가르쳤다. 매주 목요일, 3시간씩 교육을 하면서 6명의 장애인을 제자로 키워 냈다. 강씨는 17일 “장애를 극복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냥 예술을 즐기라고, 단점이 곧 장점이라고 줄곧 강조했다.”면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한 학생도 있었다. 무엇보다 열심히 따라와 준 수강생들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기회도 마련됐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구청 로비에서 열리는 전시회 ‘희망’에서다. 강병인 캘리그래피연구소가 주관한다. 일종의 ‘졸업 전시회’인 셈이다. 19일 개막 행사에서는 테이프 커팅과 함께 박홍섭 구청장의 격려사, 수료생들이 직접 손글씨를 시연하는 행사도 준비돼 있다. ●20일부터 구청 로비에서 전시 전시회를 앞둔 강양욱(39·지적장애 2급)씨는 “아직 실력이 못 미쳐 부끄럽다.”면서도 “처음엔 글씨를 쓸 때 구도가 맞지 않아 종이를 접은 선에 맞춰 썼지만 지금은 종이를 접지 않아도 돼 기쁘다. 선생님한테 꾸중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칭찬도 종종 듣는다.”며 웃었다. 강씨는 올 한 해도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계속한 뒤 새해에는 지역 디자인 기업과 연계해 캘리그래피 사회적 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강씨는 “이들에겐 지금이 시작이다. 끝까지 애정을 가지고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서른한살인 시각장애 1급 문호씨가 피부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지난 주말 치른 필기시험 점수가 좋았다며 5월에 있을 실기시험을 준비 중이다. 현재 그의 고민은 눈썹다듬기. 실기 시험 중 눈썹다듬기 항목에서 감점당할까봐 걱정이란다. 멀쩡하게 눈 뜨고도 제 눈썹다듬기란 쉽지 않은데 시각장애인이 눈썹 정리라니…. 이 청년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연습을 할 수 있게 내 눈썹을 내줘야 하나. 갑자기 내 눈앞마저 막막해진다. 10여년 전 취재를 하다 만난 문호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시신경을 잃었다. 그럼에도 친구들의 고민 상담까지 도맡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씩씩했다. 특수확대경과 보조기에 의존해 책을 눈앞에 바싹 들이대며 탐독한 끝에 한국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수석입학했다.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도 땄다. 그렇게 문호씨의 소식은 늘 인간승리였고 감동이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 그는 ‘장애인용 직업’에 자신을 맞추는 중이다. “제가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죠. 잠깐 꿈은 접더라도….” 그는 컴퓨터 관련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가 그에게 원하는 일이 있다면 타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인 아들을 위해 수도권지역에서 무공해농장을 경영하며 공동체 생활을 꿈꾸는 권은수(56)씨의 아들 준영(32)씨는 10년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청소일을 맡아 한다. 권씨는 “어른이 되면 누구나 힘들어도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아들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았다. 한동안 준영씨는 출퇴근에 4시간이나 걸리는 직장을 다녀야 했고 아직도 월급은 80여만원이다. 상용근로자 평균의 30% 남짓한 액수라는 게 답답하다. 그래서 아들과 또 다른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독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권씨의 소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복지가 일자리라는 대통령의 지적은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말일 것이다.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 2만 3249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장애인 고용률은 2.24%. 전년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고,지난 20년간 4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요즘 같은 불황에 멀쩡한 사람도 직장 구하기가 힘들다는데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취업 체감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취업 장애인들은 단순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학력을 높여도 적성에 맞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을 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배울수록 직장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애써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 문호씨처럼 새 일을 찾아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장애인 복지비용을 통칭하는 장애급여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0.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2%에 크게 못 미친다. 장애인 가구 월 평균소득 역시 181만 9000원으로 전국가구 평균(337만원)의 54%에 불과하다. 그래서 장애인 가족들은 가장 시급한 서비스로 경제적 지원을 꼽는다. 장애인은 어떤 사람인가.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한 중도 장애가 70%라고 한다. 선천적 장애가 19.3%인 점을 감안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정상인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등록 장애인은 251만여명. 등록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복지가 맨 앞줄을 차지해야 한다고 본다. 장애인의 취업이 ‘인간승리’로 미화되는 나라가 어찌 선진국인가. 장애인이 일자리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 정의로운 사회다. hhj@seoul.co.kr
  • 초등생 유괴범 DNA에 덜미

    5년 전 서울 압구정동에서 초등생을 유괴했던 범인이 유전자(DNA) 수사로 덜미를 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4일 초등학생을 유괴해 부모에게 거액의 현금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인 김모(43)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2006년 6월 23일 오전 8시쯤 압구정동에서 등교하던 A(당시 8세)군을 자신의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경기 남양주의 야산으로 끌고 간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를 데리고 있다.”며 현금 2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김씨가 협박 전화를 걸기 위해 자신을 나무에 묶어 두고 자리를 비운 사이 “살려 달라.”며 주위에 도움을 요청, 인근 음식점 주인에게 발견돼 12시간여 만에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8월 택시기사로 일하던 중 지적장애인 여성 승객을 성폭행했다가 검거되면서 유괴 행각까지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성범죄 조사 과정에서 채취한 김씨의 DNA가 A군 유괴 당시 야산 나뭇잎에서 발견된 타액 DNA와 일치하자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어 A군으로부터 “당시 유괴범이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백발·파란 눈… “못 배운 한 풀었어요”

    백발·파란 눈… “못 배운 한 풀었어요”

    “가난이 웬수였죠. 배우지 못했다는 건 평생의 한이었습니다.” 송파구 마천동 신명주부학교 졸업을 앞둔 양서연(65)씨는 9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늦깎이 여고생인 양씨는 지난 시절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못 배웠던 설움을 10일 어엿한 졸업장으로 보상받는다. 비록 미인가 학교이지만 양씨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지난해 4월 고입 검정고시, 8월에는 대입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시 교육위원회 추천으로 검정고시동문연합회 장학금도 받았다. 그는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할 뿐”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최근 ‘막장 졸업식’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곳만큼은 그런 걱정이 없다. “여자는 소나 키우라.”는 설움을 딛고 배움의 길에 들어선 주부, 이국 땅에서 한국말 한마디라도 더 배우려 안간힘을 쓰는 외국인들에게 졸업장은 인생의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이요, 그간의 아쉬움이 고스란히 담긴 통한의 눈물이었다. 1년간 두번의 검정고시를 서둘러 치른 까닭에 대입수학능력시험을 포기했던 양씨는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로 지적장애인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지동 한림주부학교에 다니는 남경란(59)씨에게도 짧은 가방끈이 내내 짐이었다. 뜻밖의 사고로 학업을 멈췄다. 하지만 주부학교에서 공부 욕심을 마음껏 부려 요양보호사·라인댄스 1급 교사·한문 3급 자격증을 얻었다. 오는 16일 기다리던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한양여대 도예과 등 3개 대학에 합격하는 기쁨도 맛봤다. 캄보디아에서 온 새 신부 모리다(22)는 신명주부학교에서 한글학교 학업을 마쳤다. 유치원 교사로 가는 첫 걸음이다. 모리다는 검정고시 학원도 병행하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청일점으로 인기를 누리는 프랑스 새 신랑 줄리앙 자크 조엘(30)은 “아내의 나라를 알고 싶었어요. 이젠 처가식구들과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답니다.”라며 웃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한 덕분에 당당히 졸업생 대열에 올랐다. 전남 목포시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불리는 제일정보고등학교에서도 적잖은 졸업생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10일 졸업장을 받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 예능보유자 박종숙(57)씨는 진도에서 차를 세번이나 갈아타고 등교하는 열정을 보였다. 박씨는 순천 명신대 대학원에 진학한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되면 140학점을 인정받아 대학교를 수료한 것으로 쳐주기 때문이다. 일찍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밑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던 공병열(49)씨도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자율방범대와 자율방재단 재난안전구조대원으로 20여년을 한결같이 봉사한 그는 전남 강진 성화대 항공전기전자학과에 합격했다. 안타까운 졸업장도 있다. 못 배운 한을 풀고자 중·고교 문을 두드렸던 조모(여), 명모(여)씨는 재학 중 숨져 명예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경원·목포 최종필기자 leekw@seoul.co.kr
  • 여야 잠룡 설 연휴 ‘내실 다지기’

    여야 잠룡들은 최장 9일간의 설 연휴를 정국 구상 등의 내실 다지기에 할애할 계획이다. 본격 대권 경쟁까지 1년 이상 남기도 했지만, 사상 최악의 구제역 피해와 물가 상승 등 경기 불안 상황이 잠룡들의 행보를 움츠러들게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2일 59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특별한 축하 이벤트 없이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씨 부부 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친박근혜계 의원들 대부분이 설을 맞아 지역구 활동으로 바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최근 오색 가래떡을 설 선물로 보내 인사를 대신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설날 자택 개방 행사를 갖는다. 세배객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덕담을 나누며 음력 새해 첫날을 맞을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휴일에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연휴 기간 내내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연휴 동안 구제역 발생 지역을 위로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도리어 축산농가에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일과 3일 각각 예정돼 있는 독거 노인 돌봄 서비스와 남산 한옥마을 문화 체험 행사 참석 외에는 가족·친지와 함께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복지, 안보, 민생 등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 1일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용인 한울공동체에서 1박 2일간 봉사 활동을 하고, 이튿날에는 수원에서 택시기사로 변신해 민심 탐방에 나선다. 또 4일에는 최북단 대성동마을에서 1박 2일 동안 안보 정책을 구상한 뒤 5일에는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기로 했다. 야권 잠룡들도 설 연휴를 장외투쟁으로 소진한 기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며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구제역 축산농가에서의 봉사 활동을 준비했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해 잠정 보류했다. 대신 고아원 등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며 정치 행보를 정리할 생각이다. 지역구인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에 구제역이 번질까 봐 귀향 활동은 취소하기로 했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전북 전주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지역 어르신 및 아동 복지시설에서 2~3일간 봉사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 집필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유 원장은 오는 3월 전당대회 전까지 집필 활동과 정국 구상을 마무리하느라 나름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어떻게 폐지 주워 장학금 1억원을…” “나라가 살아야 우리도 사니까요”

    “어떻게 폐지 주워 장학금 1억원을…” “나라가 살아야 우리도 사니까요”

    “어떻게 폐지를 주워서 남 도울 생각을 다 하셨습니까.” “정부에서 도와주고 하는데, 고마워서 저도 남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31일 오후 서울 등촌동의 한 영구 임대아파트. 김황식 국무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88)씨의 두손을 꼭 잡으며 감사의 말을 건넸다. 황씨는 정부지원금과 폐지 수거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생계비를 모아 2006년부터 3차례에 걸쳐 1억원의 장학금을 강서구에 기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 뜻이었다. 김 총리가 “이제 몸이 불편해서 폐지 주워서 돕지는 못하시겠다.”고 걱정하자, 휠체어에 의지해 몸을 움직이면서도 “걸을 수는 있습니다. 나라가 있어야 하죠. 나라가 먼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김 총리는 이어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고 많이 보고 배울 것”이라고 격려했다. 황씨는 “그렇게 돼야 한다. 나라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면서 끝까지 나라 걱정뿐이었다. 이에 김 총리는 “젊었을 때 나라에서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 이제 조금 도와드리는데 그걸 이렇게 모아서 귀한 장학금으로 주시다니 국민들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석한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위안부 피해자들께서 여생을 편안히 보내실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황씨를 위해 준비해 온 자주색 점퍼도 건넸다. 김 총리는 오전에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시설 운영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먼저 영등포구에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은 그는 “우리 사회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도록 어르신들께서 정말 성실히 일해 주셨다. 우리나라 복지가 아직 외국에 비해 많이 미흡하지만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복지관 안에 있는 경로식당에서 노인들에게 직접 반찬을 나눠주는 배식 봉사 활동을 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김 총리는 이어 장애인복지시설인 강서구 ‘교남소망의 집’을 방문해 지적장애인들과 녹두전 등 설 음식을 같이 준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 나라의 선진화 척도 중 하나가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명절엔 나눔의 손길 더 절실해요”

    “명절엔 나눔의 손길 더 절실해요”

    29일 정오 무렵의 한가로운 점심시간. 서울 체부동 시각중복·중증장애아동 생활시설 라파엘의 집에는 온기가 넘쳐났다.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자, 한 숟가락만 더~” 하며 어르고 달래는 소리까지 더해져 한바탕 시끌벅적 소동이 벌어졌다.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 더해져 분위기는 더 포근했다. 이곳에서는 명진(13)군과 아버지 전수호(43)씨, 어머니 석주혜(41)씨 등 가족 3명이 장애 아동 4명에게 밥을 먹여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명진이와 아버지 전씨는 뇌병변과 시각·청각·언어장애 등을 앓고 있는 시몬(14)이와 도연(15)이의 식사를 도왔다. 석씨 역시 뇌병변과 지적장애 등을 가진 성영(15·여)이에게 밥을 먹여 주고 있었다. 정확한 의사표현이 어려운 데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장애아동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아이들은 국물이 뜨겁거나 목에 메일 때면 격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몸을 비틀어댔다. 특히 시몬이는 명진이가 떠먹여 주는 밥 숟가락을 거부하며 큰 소리를 질러댔다. 결국 식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다소 지친 표정의 명진이는 “그래도 밥은 다 먹어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석씨는 성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먹어야 안 아프지. 잘 먹는다.”라며 얼렀다. 40여분에 걸친 점심식사가 끝나고 나서야 명진이네 가족은 잠시나마 허리를 펼 수 있었다. 명진이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도 맺혔다. 가족들은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전씨는 명진이를 바라보며 “방학이라 요새 늦잠을 좀 자더니 오늘은 일찍 나와 봉사도 하고 기특하다.”고 등을 두드렸다. 명진이네 가족은 다가온 설 연휴를 앞두고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명진이네 가족이 라파엘의 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인연이 깊은 곳이다. 아버지 전씨는 이곳에서 대학 시절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명진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아버지가 해외출장 중이라 명진이와 어머니만 두 차례 이곳을 찾았다. 명진군은 “나눔의 손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아동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면서 “가족이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너무 즐겁고 보람된다.”고 말하고는 활짝 웃었다. 글 사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아동성폭력 범죄 3년새 69%↑…아동인구 10만명당 16.9건

    아동성폭력 범죄 3년새 69%↑…아동인구 10만명당 16.9건

    11살과 12살 두 딸을 둔 아버지 A씨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딸의 은밀한 부위를 문지르는 등 성추행을 하다 구속됐다. 대안학교 교사 B씨는 2007년 9월 지적장애 3급인 여학생(18)을 빈 교실로 유인해 강간하는 등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해 구속됐다. 부끄러운 어른들의 자화상이다. 이 같은 파렴치한 어른들이 늘면서 우리 사회의 13세 이하 아동성폭행 범죄가 3년 새 69%나 급증했다. 가해자는 이웃이나 친척, 친부 등 ‘아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성폭력 사건은 2008년 기준으로 아동인구 10만명당 16.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 10.0건, 2006년 12.6건, 2007년 14.7건 등 3년 사이에 69%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동성폭력 사건은 1017건으로 전년에 견줘 16.6% 줄었다. 하지만 올 들어 11월 말 현재 10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성폭력 사건 증가율이 감소세 또는 제자리걸음인 것과 대비된다. 특히 우리보다 성이 개방적이라는 일본은 아동인구 10만명당 성폭력 사건이 6.8건(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40% 수준이다.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아동성폭력 사건 발생 증가세가 훨씬 가파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석돈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은 “경찰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 부모와 아동보호시설 관계자 등이 함께 아동 성폭력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원스톱지원센터가 수사한 1020건의 아동성폭력 사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55.0%(561명)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이웃이 1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친아버지도 75명이나 됐다. 이어 선후배(59명), 교사·강사(54명), 친인척(50명), 동급생(13명), 친구(12명) 순이었다. 또 가해자의 22.9%(234명)는 19세 이하의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일자리 UP 희망 UP] 용인시 ‘쿠키트리’ 사업

    [일자리 UP 희망 UP] 용인시 ‘쿠키트리’ 사업

    “장가 가고 싶어요.” 경기 용인시 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에 있는 ‘쿠키트리’ 사업장. 장애인 7명 등 9명이 일자리를 얻고 희망을 키우는 현장이다. 16일 이곳에서 만난 최모(33·지적장애 2급)씨는 돈을 많이 벌어 결혼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1년여 전부터 이곳에서 과자를 만들며 새 삶을 얻었다. 숫자조차 인지가 불가능해 재료의 계량을 그림에 의지하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출근시간이 오전 9시지만 8시 20분이면 어김없이 작업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계를 못 봐도 시간을 어긴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백년초 등 이용 10여종 제작 쿠키트리는 고용노동부와 용인시로부터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아 지난 9월부터 감귤, 백년초, 녹차 등 제주 특산품 자연재료를 이용한 10여종의 쿠키를 만들고 있다. 하루에 수제쿠키 6종 50여개 세트와 반수제쿠기 300여봉을 만든다. 하루 들어가는 밀가루가 100㎏을 넘지만 장애인들은 일손을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이곳 사업장의 최고 기술자인 송모(31·여·지체장애 3급)씨는 사업장을 이끌어가는 재목. 한달에 85만원가량을 벌어 가사에 보탠다.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남편마저 장애를 안고 있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를 키우는 데 큰 힘이 되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지적장애인들은 틈틈이 영화를 보러가고 외식을 하기도 한다. 특성상 돈에 대한 애착이 없어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려는 시의 배려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쿠키는 제주도 관광상품 유통업체인 로하스 영주와 납품 협약을 체결해 제주 관광상품으로 판매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용인시와 산하 공공기관과, 용인지역 기업에 납품하고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일반인 판매에도 나섰다. 쿠키트리 사업장은 지난 11월 말부터 베이커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식빵, 마들렌 케이크 등을 이벤트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크리스마스 이벤트 상품으로 생크림 2종, 치즈, 고구마 등 4종의 크리스마스케익을 출시할 예정이다. 연내 장애인근로자 2명을 확충할 계획이다. ●새해 트위터 등 온라인 판매 확대 내년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온라인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매출을 20~30% 늘릴 방침이다. 이선덕 직업재활센터장은“시의 홍보지원과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 1년여 만에 주목받는 자활 기업으로 도약했다.”며 “경영수익과 공익적 가치를 아울러 창출하는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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