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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엄마 품에 돌아간 은혜… “너의 부모라서 행복했어”[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친엄마 품에 돌아간 은혜… “너의 부모라서 행복했어”[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10명 중 1명만 원래 가족 품으로죄책감에 아이 못 놓던 친모 설득월1회 만나고 사진 공유하며 위탁1년 뒤 자립한 친모와 원가정으로학대에 용변 못 가린 형제의 반전온가족 정성에 1주 만에 기저귀 떼지적장애 친부모 처벌·교육 뒤 복귀“1년새 한 가정 회복… 위탁은 치료” 가정위탁은 위기에 처한 아이를 위탁부모가 맡아 기르다 원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친부모에게 돌아가는 아이들은 10명 중 1명 수준이지만, 잠시나마 아이의 우산이 돼 준 위탁부모와 어렵게 아이를 다시 품에 안은 친부모는 남다른 인연으로 묶인 또 하나의 가족이 되기도 한다. “잠시만 저를 친정엄마라고 생각해 줄래요.” 조윤희(56)씨는 2022년 9월 스물일곱 엄마 강연지(가명)씨의 불안해하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당시 강씨는 꼭 잡은 두 살배기 딸 은혜의 손을 쉽사리 놓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이혼 등으로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위탁을 신청했지만 은혜와 떨어져 지내는 일에 큰 죄책감과 혼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힘들지만 다시 일어설 때까지만 아이가 우리 집에서 안정을 찾도록 하면 어떨까요.” 조씨의 끊임없는 설득에 강씨는 은혜의 손을 놔 줬다.딱 1년이 지난 2023년 9월 강씨는 은혜를 데리러 왔다. 은혜와 함께 살려고 ‘투잡’을 뛰면서 돈을 모았다. 빚을 정리하고, 작은 아파트 전세자금도 마련했다. 그사이 악을 쓰면서 울기만 했던 은혜는 조씨의 가정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전바울(37) 울산 가정위탁지원센터 상담사는 “위탁부모가 친모를 잘 다독여 주고 친모의 양육 의지를 자립 의지로 바꿀 수 있게 도와준 성공적인 사례”라고 했다. 하지만 은혜가 친모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은혜가 조씨 집으로 간 뒤 처음으로 강씨를 만나는 자리에서 은혜는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충격을 받은 강씨가 ‘은혜를 다시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다가 번복하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보다 못한 조씨가 “이러면 아이를 위해 좋지 않다”며 강씨를 설득했다. 이후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은혜와 강씨가 만났고, 조씨는 강씨를 위해 어린이집 사진첩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위탁아동의 일상을 모두 친모에게 공유하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행복해하는 은혜의 사진은 강씨가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버팀목이 됐다. “큰엄마, 내일 은혜 집에 놀러 오세요.” 이제 네 살이 된 은혜는 이런 말도 스스럼없이 꺼낼 만큼 상처에서 많이 회복됐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된 뒤에도 은혜는 조씨를 ‘큰엄마’라고 부른다. 방학이면 조씨는 아들 민이(8·가명)와 함께 은혜 집으로 향한다. 아직은 은혜를 돌보는 게 서툰 강씨를 위해 아동 교육에 관련된 행사에도 동석한다. 조씨는 “얼마 전에는 위탁부모 모임에 같이 갔다”며 “은혜 엄마도 생활이 안정되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였던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은혜에게 직접 말하지 못했지만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말도 조심스레 인터뷰에서 전했다. “은혜야, 잠시였지만 너의 엄마라서 정말 행복했어.” 몇 년 동안 맡았던 아이를 떠나보내는 건 위탁부모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김병기(60)·김막례(55)씨 부부는 4명의 위탁아동을 기른 ‘베테랑’이지만, 유준(13·가명)이를 보낸 뒤 일주일간 병원 신세까지 졌다. 2012년 미혼모인 친모 밑에서 돌봄을 받지 못했던 유준이는 3년 동안 김씨 부부 집에서 자랐다. 첫돌부터 네 살까지 어린 시절을 함께했기에 김씨 부부는 유준이를 쉽게 보내지 못하고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 앓아누웠다. “위탁부모 입장에서 언제나 아이를 보내는 순간이 가장 힘들어요. ‘원가정 복귀’가 목표인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은 찢어질 때가 있어요.” 유준이는 지금도 전북 진안에 사는 김씨 부부를 ‘진안 아빠’, ‘진안 엄마’라고 부른다. 방학 때마다 찾아오는 유준이 덕분에 부부는 다른 아이를 맡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유준이가 김씨 부부를 잊지 않고 돌려준 사랑 덕에 윤주(8·가명)·윤서(6·가명) 자매도 김씨 부부의 집에서 머물다 친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학대 피해로 발달이 더뎠던 아이들이 회복되고, 학대 당사자인 친부모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면서 아이들이 원래 가정으로 돌아간 이례적인 경우도 있다. 위탁가정이 치료의 공간이 되면서 무너졌던 한 가족이 일어선 사례다. 박영란(52)씨가 맡아 길렀던 기쁨(당시 9·가명)이와 소망(당시 4·가명)이는 지적장애가 있는 친부모 밑에서 방치된 채 자랐다. 형제는 용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였다. 박씨는 “애가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도 못 하니까 발음부터 가르쳤다”며 “기쁨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도 기저귀를 차고 학교에 다녔다”고 전했다. 기쁨이는 박씨 집에 온 지 일주일 만에 기저귀를 뗐다. 형제의 교육에 박씨 가족 모두가 동참했다. 입대를 위해 휴학한 셋째 아들이 형제와 함께 산책하면서 배변 훈련을 시켰다. 형제보다 먼저 박씨의 가족이 된 찬이(7·가명)는 소망이를 친동생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숫자를 가르쳤다. 여행을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는 형제를 위해 온 가족이 주말이면 바다로, 놀이동산으로, 동물원으로 향했다. 형제를 학대했던 친부모는 법적 처벌과 동시에 부모 교육을 받았다. 박씨는 “법원에서 전화가 와 ‘아이들이 부모의 처벌을 원하냐’고 물었는데 ‘처벌이 아니라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들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조차 모르던 친부모니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년의 교육 끝에 친부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가정 방문 조사에 합격했고, 형제는 1년 만에 박씨를 떠나 친부모에게 돌아갔다. 박씨는 “이제 엄마, 아빠하고도 잘 지낸다고 들었다”며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가정이 회복된 걸 보고 위탁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기쁨이와 소망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5명의 아이를 돌본 박씨는 앞으로도 위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두웠던 아이들 표정이 꽃 피는 듯 서서히 바뀌는 걸 볼 때가 있어요. 잠시지만 아이들의 부모가 되는 게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언제라도 우리 집 문을 열어 놓을 거예요.”
  • 서울, 장애인 자립지원 체계적 재정립… 시설 나와도 적응 돕는다

    서울, 장애인 자립지원 체계적 재정립… 시설 나와도 적응 돕는다

    음식물을 삼키고 뱉기가 어렵고 잘 걷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던 여성 중증 지적장애인 A씨(사망 당시 47세)는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가 운영하는 미인가 장애인시설에 거주하다가 이곳이 폐쇄되면서 2021년 3월 탈시설 장애인이 됐다. 시립 단기보호시설에서 살 곳을 마련해줬지만 조현병, 파킨슨병, 우울증 등 지병이 서서히 악화한 끝에 이듬해 4월 집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뇌경색이었다. 지적 장애 정도가 심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했던 남성 B씨(사망 당시 45세)는 지난해 7월 시설에서 벗어나 지원주택에 입주했다. 혼자 살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배변을 참는 습관이 심했고 병원 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올해 6월 만성변비, 대장폐색으로 두 차례 수술 끝에 장루를 달았다. 요양병원 입원을 고려하던 중 상태가 나빠지면서 끝내 숨을 거뒀다. 서울시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장애인 자립지원 제도를 체계적으로 다시 정립한다. 지난 13여년간 탈시설로 1277명의 장애인 시민이 지역사회에 정착했지만 자립 역량에 대한 객관적 평가 없이 무분별하게 퇴소가 이뤄지거나 사후 관리가 꼼꼼히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시는 장애인 자립지원 절차를 개선해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절차의 맹점을 보완하고 시설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먼저 내년에 39개 시설에 거주 중인 1900여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립역량 심층조사를 일괄적으로 실시한다. 우선자립, 단계적 자립, 시설거주 등 3단계로 평가한 후 우선자립 단계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립지원 계획을 수립한다. 기존에는 시설이 퇴소 적절성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의무적으로 의료인, 재활상담가, 자립지원기관 관계자,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전문적인 자립지원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퇴소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체험홈, 자립생활주택에서 일정 기간 거주한 후 지원주택이나 민간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절차도 마련했다. 퇴소 장애인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거주의 불편함과 자립 적응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만약 적응을 힘들어하는 장애인이 있으면 서울시가 자립 역량 재판정 심사를 실시해 시설 재입소 등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아울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입주자를 공정하게 선발하기 위해 소관 자치구가 입주자 선정위원회를 열어 심사하고 탈시설 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에 거주하는 재가 장애인의 입주 여부도 판단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이수연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장애 유형별, 건강상태, 의사소통 능력, 자립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애인 당사자의 주거선택권을 최우선으로 해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자립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각지대 놓인 경계선 지능인… “법제화로 국가 지원 체계 구축해야”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인 ‘경계선 지능인’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발달장애인(지적·자폐)은 관련법에 따라 활동서비스, 재활서비스 등을 지원받지만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국가 지원은 거의 없다. 법제화를 통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 699만명… 발견 늦고 대처 어려워 14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인은 699만명으로 추정된다. 인구의 약 13.6%에 해당한다. 학급별(30명)로 3~4명꼴이다. 인구에서 경계선 지능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IQ 70 이하의 지적장애인(18만 7300명 추정)보다 훨씬 크다. 어릴 때 발견해 맞춤형 치료를 하고 교육하면 인지 능력이 좋아질 수 있지만 학령기에 접어들어서야 확인되는 경우가 많고 학교에서도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돌봄기관이나 학원 등 사교육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학교·사회 부적응으로 범죄에도 쉽게 노출된다. ●결의안 통과돼도 변화는 더뎌 보건복지부가 경계선 지능 아동 맞춤형 사례관리서비스를 하지만 대상이 아동복지시설 보호아동이어서 제한적이다. 지난해 들어서야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경계선지능인평생교육지원센터’를 개관했다. 국회에는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에 관한 법률안’(국민의힘 최영희 의원), ‘경계선 지능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안’(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 등이 발의돼 있다. 지난달에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교육·자립 지원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변화는 더디다. 관련법 검토보고서에서 복지부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나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정립, 실태조사,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고,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장애인단체 등의 갈등만 촉발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 일대일 돌봄 10개월… “목공예 할래요” 소년, 말문도 마음도 열었다[94%의 기적, 나눔의 희망]

    일대일 돌봄 10개월… “목공예 할래요” 소년, 말문도 마음도 열었다[94%의 기적, 나눔의 희망]

    15살 세운(가명)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 속도가 더디다. 수업 시간 발표는커녕 또래 아이들과 소소한 대화조차 하지 못했고,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교한 적도 있었다. 친구들의 옷차림은 계절마다 바뀌었지만 세운이는 늘 겨울용 후드티 차림이었다. 학교에선 모자를 푹 눌러써서 아무도 세운이의 정수리를 보지 못했다. 늘 그림자가 드리운 아이, 얼굴이 어깨에 닿을 정도로 삐딱한 자세로 다니는 아이, 뒤꿈치를 들고 종종걸음 치는 아이. 세운이는 지능지수(IQ)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이다.‘느린 학습자’라고도 하는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가 71~84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70 이하는 지적장애인으로 분류된다. 다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5판)은 IQ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지적 기능이 개인의 처지나 예후에 영향을 줄 때’를 경계선 지능이라고 지칭한다. 의사소통 능력 등은 비장애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또래보다 학습력과 사회 적응력이 떨어져 구직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장애인이 아니어서 공적 지원은 없다시피 하다. 돌봄이 절실한데도 잊힌 존재. 세운이는 그런 아이였다. 세운이가 달라진 건 학교에서 파견 전문가에게 일대일 돌봄을 받고서부터다. 14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만난 이순희 학교사회복지사는 “입을 열지 않던 아이가 ‘목공예가 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기까지 반년, 후드 모자를 벗을 때까지 반년, 파견 전문가 선생님과 영화 관람을 하기까지 7~8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세운이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복권기금을 통해 마련한 경계선 지능 아동 사회 적응력 향상 지원사업 ‘나아가기’에 참여해 올 3월부터 10개월간 맞춤형 교육을 받았다. 학교로 파견을 나온 사회복지 전문가 3명이 세운이를 비롯한 아이 6명을 2명씩 맡아 밀착 지도했다. 학습 수준에 맞는 교재를 따로 구입하거나 제작해 방과 후 인지 교육을 하고, 일주일에 한 시간 사회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다. 전국 37개교 154명의 학생이 나아가기 사업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느린 학습자를 위한 ‘나아가기’IQ 71~84 학습·사회 적응력 떨어져파견 전문가 전국 154명 학생 지원수준 맞는 교재·방과 후 인지 교육사회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 형성건강하게 장기간 관계 맺음 ‘비결’가정 회복·가족들 교육 연결까지“고맙다고 말하는 아이 보며 전율공적 지원 있다면 인생 달라질 것”이 복지사는 “기존에도 학교에서 기초학력이 뒤처지는 아이들을 3~5명씩 모아 소그룹 학습 지원을 했지만 경계선 지능 아동들은 학습 능력 격차가 커 각각의 수준과 욕구를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사랑의열매 나아가기 사업을 통해 파견 전문가가 일대일로 맞춤 수업을 하자 아이의 인지 능력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수업이 버거운 아이에게는 초등학교 3~4학년 과정을 가르쳤고, 독해 능력이 낮은 아이는 동화책부터 읽게 했다. 유부초밥·김밥 등 음식 만들기 활동, 자존감과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보드게임, 위기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할극도 했다. 이 복지사는 “경계선 지능 아동은 타인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매우 커 누군가 ‘만원만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어떻게 거절하면 되는지 역할극을 통해 반복적으로 익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변화시킨 결정적 요소는 이런 커리큘럼이 아니었다. 이 복지사는 “이전에도 학교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 학습 지원을 했지만 일대일 교육은 시도하지 못했다”며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 본 적이 없는 아이가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와 일대일로 장기간 관계를 맺었던 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강조했다.담임교사와 가정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이 복지사는 “늘 담배 냄새를 풍기며 등교하는 아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 본인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흡연을 했다”며 “가정을 방문해 ‘아이가 달라져도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면 친구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니 가족들이 담배를 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담임교사는 아이의 긍정적 변화를 놓치지 않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독려했다. 아이가 우울해 보이면 파견 전문가팀에게 미리 귀띔했다.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신혜경 팀장은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펜 잡는 방법부터 가르친 아이가 있었는데 알아보니 어머니가 글을 못 읽어 아이도 어릴 적 소근육 발달 연습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이 가정을 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연결해 어머니도 글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가족이 모두 한집에 사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란 아이의 말을 듣고 아버지 직장 근처로 이사를 도와 분리된 가정을 회복시킨 사례도 있었다. 일대일 돌봄이 아니었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세운이는 고맙다는 말을 못 하는 아이였어요. 누가 먹을 걸 줘도 ‘고맙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 먹지 못하고 가 버리고는 했죠. 그랬던 아이가 얼마 전 붕어빵 굽기 수업 때 붕어빵을 가져다준 1학년 동생에게 ‘잘 먹을게. 고마워. 네가 붕어빵 어떻게 굽는지 보러 가도 되니?’라고 하는 거예요.” 이 복지사는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이제 세운이는 후드티만 입지 않는다. 뒤꿈치를 들고 걷지도, 삐딱한 자세로 다니지도 않는다. 불안 지수가 높아 영화관에 들어가지도 못했던 아이가 2학기 때는 파견 전문가와 함께 20분간 영화를 봤다. 이 복지사는 “이제 학교 밖에서도 활동하고 선생님들에게 많이 조잘대는 수다스러운 아이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이뤄져 학교에서 3년만이라도 아이들을 일대일 맞춤형으로 돌볼 수 있다면 아이들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사랑의열매
  •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 살해한 40대 “형 과하다”…판결은?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 살해한 40대 “형 과하다”…판결은?

    “가정폭력 주장했으나 오히려 남편 폭행”“사회에서 영구 격리해야” 무기징역 확정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아내에 대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43)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중학생이었던 아들 B(16)군과 함께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남편 C(당시 50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부동액을 넣은 주사기로 잠든 남편의 심장 부근을 찔렀고, 잠에서 깬 C씨가 저항하자 B군은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A씨는 둔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아들 B군은 C씨의 시신을 욕실에서 훼손한 혐의(사체손괴)도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하며 폭행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오히려 남편이 A씨가 던진 술병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소주를 넣은 주사기에 눈이 찔리는 등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전국부 취재에 따르면 2005년 결혼한 A씨는 언어장애가 있었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남편과 자주 다퉜는데, 부부싸움 할 때마다 남편이 본인을 비하한다고 느꼈고 분노는 점점 커졌다. 특히 남편 사업이 실패하면서 부부 갈등은 극에 달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귀가한 남편과 또 말다툼을 벌이다 소주병을 던졌고, 남편은 왼쪽 머리 부위가 찢어졌다. 같은 달 20일에는 A씨가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잠자던 남편의 눈을 찔렀다. 이 일로 남편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아내를 위협했고, 두려움과 적개심에 사로잡힌 아내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최면진정제 등 약물과 농약을 남편이 먹을 음식에 타 살해하려다가 실패한 A씨는 평소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큰아들을 끌어들였다. A씨는 범행 전날 “아빠를 죽이자”고 제안했고, 아들 B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큰아들인 B군은 평소 아빠를 미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부부싸움을 할 때면 두 아들에게 “돼지 ××”라고 부르는 등 욕설을 자주 했다고 한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과거 사업 대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C씨는 아내와 아들에게 “두 아들을 보고 싶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노트에 “힘들 때마다 처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어린 B군이 다 헤아리긴 어려웠다. 술에 취하면 폭언하는 아버지에게 B군이 마음의 상처를 받아 증오의 감정이 쌓였을 것이라고 경찰은 봤다.B군은 범행하던 날 한 살 어린 남동생(당시 14세)에게 “오늘은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 소년은 과거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남동생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부터 피시방에 있다 이튿날 새벽에 귀가한 B군의 남동생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동생은 사건 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A씨와 B군은 범행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시신을 승용차 뒷좌석에 싣고 친정으로 향했다. A씨는 “아이 아빠가 죽었다”며 자연사로 위장해 처리하려 했으나, 친정어머니가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가라”고 해 차를 돌렸다. 범행도구와 피 묻은 옷은 친정집 주변 야산에 버렸다. 이들 모자는 C씨의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119에 “아빠가 방에서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피를 흘리고 위급해 병원에 데려가려고 차에 실었다”고 허위 신고했다. 이후 시신에서 타살 흔적이 드러나자 B군은 “아빠는 가정폭력이 심했고, 이날도 엄마를 폭행해 말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아빠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군 단독범행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만 15세 소년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적어 보인다”며 기각했다. 영장 기각 후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벌여 B군과 A씨가 공모한 증거를 찾아내고 모자를 모두 구속했다. 아빠가 가정에서 폭언이 아닌 폭력을 일삼았다는 B군의 진술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B군은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부풀렸다”고 실토했다.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B군에게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B군은 항소를 포기했다. B군은 “그냥 아빠가 죽으면 엄마, 아빠 안 싸우니까. 스트레스 안 받고, 동생도 울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감옥이 너무 편하다. 엄마·아빠가 안 싸우니까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빠에게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 교도소에서 공짜로 재워주고 밥도 주는데 그게 어떻게 죗값을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기징역이든, 뭐든 반성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재판부에 100차례 넘게 반성문을 제출한 A씨는 1심 선고 전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시댁 식구들에게 사과한다. 가정의 불행은 나 혼자 짊어져야 했는데 아들에게 고통을 주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심 역시 “범행 경위와 수단, 잔혹한 수법을 고려할 때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참회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 내용에 항소심을 뒤집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보고 변론 없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 70대 여성 시신 부패상태로 발견···3살때부터 보살핌 받던 중증 장애 50대 조카는 구조

    70대 여성 시신 부패상태로 발견···3살때부터 보살핌 받던 중증 장애 50대 조카는 구조

    7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부패 상태로 발견됐다. 보살핌을 받던 함께 살던 중증장애인 50대 조카는 곡기를 거른 채 방치돼왔지만 무사히 구조됐다. 7일 전남소방본부와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8분쯤 순천시 행동 한 빌라에서 A(7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요양보호사의 신고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집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들어갔다. A씨는 안방 침대 위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채 숨져있었다. A씨의 옆에는 지적장애 1급 조카 B(54)씨가 침대에 누워 거동하지 못하는 쇠약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어 혼자서 거동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언니가 숨진 뒤 B씨를 3살때부터 혼자 50여년 동안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순천시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지난 1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고혈압과 당뇨 등 각종 지병을 앓고 있던 A씨가 숨지자 B씨가 물과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수급자인 B씨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파견해 지원을 받아왔다. 지난달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다리를 다쳐 순천시가 대체 인력을 구하려고 했으나 A씨가 반대해 다른 직원을 배치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자연사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 등을 의뢰할 예정이다.
  • 아내는 출산하러 갔는데…아내 후배 데려다준다며 성폭행

    아내는 출산하러 갔는데…아내 후배 데려다준다며 성폭행

    아내가 출산하러 간 사이에 아내 후배인 여성을 성폭행한 20대 남편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최나영)는 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 혐의로 20대 중반의 남성 A씨를 직구속 기소했다. 직구속 기소는 검찰이 불구속 상태로 송치된 피의자에 대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속기소 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지난 3월 아내가 출산으로 집을 비운 사이 아내의 친한 후배인 피해 여성 B씨(20대 초반) 일행과 술을 마셨다. A씨는 B씨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안심시킨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자 B씨에게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 나올 때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한 혐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B씨가 갑자기 처벌불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수사 검사가 피해자 조사 등으로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지인인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함은 물론 2차 피해를 가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농후해 직구속 기소했다”며 “검찰은 향후에도 아동, 장애인 등 자기방어 능력이 취약한 약자 대상 범행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조희대 후보자의 ‘소통과 절제의 언어’/박준영 변호사

    [열린세상] 조희대 후보자의 ‘소통과 절제의 언어’/박준영 변호사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해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이렇게 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관련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법상 피의자에게 보장되는 권리 이외의 다른 요인으로 형사 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는 이해된다. 하지만 19일간 단식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야당 대표를 상대로 한 말이라 차갑게 느껴진다. 한 장관은 야당의 행태를 지적할 때 이런 식의 화법을 자주 구사했다. 한 장관의 발언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임 법무장관 박범계 의원은 더 센 발언을 하고 싶지만 참는다며 “잡스럽다”고 되받아쳤다. 민형배 의원은 훨씬 더 거친 표현을 쓰고 싶은데 참는다며 “맛이 좀 갔다”고 표현했다. 한 장관의 발언이 국무위원으로서 지나쳐 보이고 이에 대한 맞대응이라지만 원색적이고 감정적이다. 이런 언쟁이 지지나 비판만 부르는 게 아니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게 문제다.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0회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 시상식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갈수록 정치인들의 언어가 과격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면서 “일부에서 혐오와 배제, 막말과 극단의 언어가 넘쳐나고 있으며 팬덤에 기대어 스스로 저차원적 정치의 수렁에 빠져들기도 한다”고 했다. 국회는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관철해야 하는 곳이다. 국회의원들은 치열하게 논쟁해야 하고 그 수단이 말임에도 막말로 인해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즘 서로 간에 신뢰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품격 있는 말과 정연한 논리’가 더욱 간절해진다. 나는 재판 과정에서 ‘말과 논리의 힘’을 경험했다. ‘수원 노숙 소녀 사건’으로 불리는 수원 10대 소녀 상해치사 사건에서였다. 의욕과 체력은 넘쳤지만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던 변호사 3년차에 ‘능력 밖의 사건’을 맡았다. 노숙인 2명과 가출 청소년 5명의 수사 과정에서의 자백이 허위임을 밝혀야 하는 사건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15년 전 법원에 제출했던 변론 요지서를 다시 본다. 부끄럽다. 장황하게 문제만 나열한 채 핵심을 짚지 못했다. 감정 섞인 문장들은 냉철함과 거리가 멀었다. 핵심 관계자인 지적장애인에 대한 증인신문도 어려웠다. 일상에서 자주 배척을 경험하고 때로 공격을 당하는 이른바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나는 큰 소리로 쏘아붙였고, 그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모순을 지적하며 진실을 끌어내려고 했다. 그는 더 위축됐고 말을 삼켜 버렸다. 재판장이 직접 나섰다. 이 자리가 무서운 장애인에게 따뜻한 언어로 다가갔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가 얼굴을 들며 입을 열었다.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판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겁을 먹고 한 허위 진술을 그제서야 번복했다. 당시 검사는 증언을 마친 이 장애인에 대한 위증 수사를 곧바로 시작했다. 얼마 뒤 선고된 무죄 판결에는 ‘증인의 진술 태도와 진술 내용에 장애로 인한 문제가 있다고 전혀 느낄 수 없다’는 문장이 담겼다. 사실 인정의 전제인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의 증명력 판단은 대법원이 존중해야 한다는 법 논리를 강단 있게 반영했다고 본다.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했다. 억울한 청소년들이 누명을 벗었고, 용기를 낸 장애인을 위증 수사에서 지켜 냈다. 그리고 먼저 판결이 확정된 노숙인의 재심과 소년원에 가 있던 형사미성년자의 보호처분 변경으로 이어졌다. 이들에게 자유를 찾아 준 이는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다. 조 후보자의 언어는 쏘아붙이는 현란한 언어가 아닌 ‘절제된 언어’였다. 침묵과 여백을 사용하며 기다려 주는 ‘소통의 언어’였다. 인사청문회가 우리의 ‘정치 언어’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하이데거).
  • ‘그알’ 백지원 실종사건… 방송 하루 전날 극적 발견

    ‘그알’ 백지원 실종사건… 방송 하루 전날 극적 발견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 나온 실종사건의 주인공 백지원씨가 방송 직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일 방송된 그알은 중등도 지적장애가 있는 백씨의 실종사건을 다뤘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후 1년여 동안 연락이 끊기고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아 생사가 불분명하던 상황이었다. 그알 제작진은 백씨 주변에 머물며 대출사기에 악용하는 무리가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들의 정체를 추적했다. 그리고 방송 하루 전날인 1일 금요일 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이 경기 오산에서 백씨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가족이 처음 실종 신고를 했을 때 서울의 한 모텔에서 지인 최모씨와 함께 머무는 게 확인된 바 있다. 최씨는 대출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수배돼있던 인물로 첫 실종신고 이후 백씨와 최씨의 행방이 묘연해 실종이 장기화됐다. 백씨 집으로는 백씨 명의로 전세자금 1억원이 대출됐고 이자 160만원이 연체됐다는 독촉장, 통신요금 500여만원, 휴대전화 할부금 연체고지서까지 총 1억 1000만원에 달하는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지적장애인인 백씨를 이용해 누군가 그를 범죄에 이용하는 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제작진은 방송 전날인 실종수사전담팀으로부터 백씨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수사전담팀은 첩보단서를 입수해 12월 1일 금요일 저녁 7시 18분쯤 경기 오산의 한 원룸에서 백씨를 찾았고 현장에는 최씨도 함께 있었다. 백씨는 최씨가 하루 한 끼 정도만 밥을 차려주고 원룸 안에서 최씨로부터 감시받는 상황이었고 자신의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 휴대전화 개통된 것은 모르고 있었다. 아직 수사 중이지만 최씨 역시 누군가의 지시로 백씨를 감시해왔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족들은 아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경찰과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알 측은 “지적장애인인 백씨를 이용해 전세대출 사기를 일으킨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계속해서 그들의 실체를 파헤쳐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 16년 넘게 무임금에 국민연금까지 가로챈 공장장이 받은 형량

    16년 넘게 무임금에 국민연금까지 가로챈 공장장이 받은 형량

    지적장애인에게 16년 넘게 배추 운반 등을 시키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주지 않고 심지어 국민연금마저 가로챈 공장 운영자가 실형을 확정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준사기, 횡령,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71)씨는 2005년 3월~2021년 9월 자신이 운영하는 김치 공장에서 지적장애인 B씨에게 배추 운반, 청소 등을 시켰다. 그러나 B씨가 일하는 동안 A씨는 B씨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그는 B씨에게 “임금을 매달 통장에 입금하고 있다”라거나 “나이가 더 들어 양로원에 갈 때 한번에 주겠다”라는 식으로 B씨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일하는 B씨에게 A씨는 학대까지 가했다. 2021년 4~7월 B씨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걷어차는 등 폭행했고, B씨를 회사 근처에서 알몸으로 30분간 배회하도록 하는 등 정서적인 학대를 가하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나이가 들어 퇴직할 때 퇴직금 2900여만원도 주지 않았고, 심지어 B씨 계좌에 입금되는 국민연금 수급액 중 1600여만원을 자기 마음대로 꺼내 쓰기도 했다. A씨가 B씨에게 가한 재산상 손해는 약 2억 5000만원에 달했다.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과 자기 가족만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16년 6개월간 B씨로부터 빼앗은 자유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려줄 수 없다”라고 질책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A씨는 2심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B씨를 장기간 가족처럼 돌봐왔으므로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준사기, 근로기준법 위반 등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통장에 임금을 넣고 있다”라고 거짓말한 점, B씨가 공장을 사업장으로 한 직장건강보험에 가입된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A씨가 B씨에게 근로 대가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한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다만 A씨가 1·2심에서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3000만원씩 공탁하고, B씨 계좌에 국민연금 횡령액 1600여만원을 입금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징역 3년 6개월에서 3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 박유진 서울시의원, 경계선 지능인 눈높이에 맞는 공공행정서비스 제공 촉구

    박유진 서울시의원, 경계선 지능인 눈높이에 맞는 공공행정서비스 제공 촉구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구 제3선거구, 행정자치위원회)은 지난 23일 2024년 평생교육국 소관 예산안 심의에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과 관련해 폭넓고 점진적인 지원과 적극적 노력을 주문했다. 경계선 지능인은 전국 최소 350만~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서울의 경우 약 120~130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능력으로 인해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자”를 말하며, 이들은 법적으로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과 복지정책에서 소외됐으나 2022년 6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며 경계선 지능인 실태·현황조사 및 생애주기별 맟춤형 평생교육, 자립 지원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박 의원은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 설립으로 그간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던 경계선 지능인의 실태조사 및 지원이 가능해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계선 지능인의 편의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제도적, 정책적 지원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일례로 ‘징계처분, 집행정지, 근저당, 가압류, 가처분’ 등 다양한 행정 용어를 언급하며 “행정 용어의 경우 일반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면서 “용어 순화 또는 정비 등의 노력을 통해 그들의 눈높이에서도 무리 없이 공공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약자와의 동행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지역 발달장애인 증가추세, 의료 지원 등 거점병원 지정은 소홀

    전남지역 발달장애인 증가추세, 의료 지원 등 거점병원 지정은 소홀

    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이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1만 4000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의료 지원 등 거점병원 지정은 소홀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 발달장애인의 의료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발달장애인법’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도 등에는 1개소 이상의 의료기관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으로, 1개소 이상의 행동발달증진센터를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전남과 대구, 대전, 울산 등 9곳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및 행동발달증진센터가 설치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다. 현재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을 설치한 광역지자체 현황은 서울 3곳과 강원도 2곳을 비롯 경기와 인천, 충북, 부산, 경남, 전북도에 1곳씩 운영중이다. 전남도의회 행정감사에서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지정 추진에 지지부진한 전남도의 소극적 대응에 특단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호진(나주1) 전남도의원은 “지난해부터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지정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전남도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편리하게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다양한 치료 재활서비스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준종합병원 지정 등 거점병원 지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남도내에는 또 경계선 지능인이 23만 5000여명으로 추정되면서 전국 최초로 ‘경계선 아동치료센터’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제시돼 결과가 주목된다.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70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되는 수치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능력(IQ 71∼84)으로 어휘력, 학습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칭한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린다. 제21대 국회에 경계선 지능인의 권리보장이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법률안 세 건이 계류 중이다. 김정희(순천3) 전남도의원은 “전남도의 내년도 경계선아동 관련 예산은 아예 빠져 있고, 도내에는 발달 검사기관이나 치료기관이 없어 서울에서 하루 치료를 받고 올 경우 70여만원 비용이 소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전남에 전국 최초로 경계선아동치료센터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 지적장애인 의붓딸 삼더니…추행도 모자라 7년간 월급 뺏은 부부

    지적장애인 의붓딸 삼더니…추행도 모자라 7년간 월급 뺏은 부부

    지적장애 3급 의붓딸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7년 동안 월급을 빼앗은 노부부가 항소심에서 형량을 감경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 심현근)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A(73·여)씨와 남편 B(74)씨에게 각각 징역 1년과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각 10개월을 선고했다. 복지시설을 운영하던 A씨 부부는 2009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의붓딸 C씨가 받은 급여와 수당 7890여만원을 95회에 걸쳐 현금으로 찾거나 이체하는 방법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2009년 3월 3일 C씨를 의붓딸로 삼고 일주일 뒤 범행을 시작했다. 지적장애 3급인 C씨가 자신들이 운영 중인 복지시설로부터 월급 명목으로 받는 급여와 수당을 챙긴 것이다. 이들은 1심에서 “의붓딸 C씨가 통장을 관리했고, C씨가 스스로 돈을 찾거나 C씨로부터 동의받고 사용했을 뿐이므로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증거 조사 결과 A씨가 통장을 보관하면서 사용했고, 남편 B씨도 이를 알면서 적극적으로 용인하고 인출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의붓딸 강제추행 하기도…항소심서 ‘감형’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A씨 부부가 자신들의 지위와 C씨의 지적장애, 지속적인 성폭력 범죄로 인한 C씨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해 횡령했다고 봤다. 실제로 B씨는 C씨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죄로 지난해 11월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B씨는 그전에도 숙식을 제공하며 돌보던 남성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자 이를 제압하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수사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초범인 점, B씨는 강제추행죄·폭행치사죄와 동시에 판결할 때와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뒤늦게나마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 하동서 장애 여성 성추행한 장애인 활동지원사 구속 송치

    하동서 장애 여성 성추행한 장애인 활동지원사 구속 송치

    지적 장애가 있는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 등)로 60대 장애인 활동 지원사가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남 하동군 한 장애인 활동 지원 기관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달과 이달 지적장애 2급인 20대 여성 B씨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A씨는 ‘피부염을 치료해주겠다’며 B씨를 강제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혐의는 B씨 부모가 해당 기관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달 7일 A씨를 붙잡은 경찰은 증거인멸을 우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2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하동군은 해당 기관에서 A씨를 사직 처리했다고 24일 밝혔다. 군은 “해당 기관과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진주시 소재 경남서부해바라기센터 의뢰해 전문적인 상담과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원제공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며 “장애인활동지원사 서비스 대상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결과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이 확인되면 기관에 3개월 업무정지 또는 최대 5000만원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전남에 전국 최초 ‘경계선아동치료센터’ 설치되나

    전남에 전국 최초 ‘경계선아동치료센터’ 설치되나

    전남지역에 경계선 지능인이 23만 5000여명으로 추정된 가운데 전국 최초로 ‘경계선 아동치료센터’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70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능력(IQ 71∼84)으로 어휘력, 학습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칭한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린다. 제21대 국회에 경계선 지능인의 권리보장이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법률안 세 건이 계류 중이다. 김정희(더불어민주당·순천3) 전남도의원은 최근 열린 전남도 보건복지국 소관 2024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은 올해 대비 23.93% 늘었지만 발달재활서비스 사업과 지역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지원센터 예산은 모두 감액편성하고 경계선아동 관련 예산은 아예 빠져 있다”며 “전남에 전국 최초로 경계선아동치료센터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첫째와 둘째 아이가 초등학생으로 1년 넘게 상담해 온 다자녀가정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 아이들은 발달장애 바우처 지원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경계선에 있는 상태다. 전남에서 발달 검사기관이나 치료기관을 백방으로 알아봤으나 찾을 수 없어 서울에서 검사를 받고 매주 서울을 왕복하며 치료받고 있다. 아이들 1시간 놀이치료 비용이 22만원이고 교통비, 식비까지 하면 하루 70여만원 비용이 매주 들어간다. 아이들 아버지는 차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수백㎞를 달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일반 학생들은 급식에 학용품, 체험학습, 여행까지 보내주고 있는데도 전남도는 이같은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아이가 어렸을 때 발달지연을 치료하면 치료기간도 줄일 수 있다”며 “언어치료의 경우 6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데 치료 적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난독증, 기초학력 부진, 은둔 이런 것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어떤 부모는 유치원 교사가 용기를 갖고 말해줘서 아이가 발달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며 “초등학교 신입생이 연간 1만 3000여명 정도 되는데 발달 검사나 발달재활 치료 부분을 교육청과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남도 보건복지국이 교육청이나 희망인재육성과, 여성가족정책관실과 협업해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발달 지연, 경계선 아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은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경계선아동치료센터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전남지역, 경계선 지능인 23만 5000여명 추정

    전남지역, 경계선 지능인 23만 5000여명 추정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경계선 지능인이 23만 50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700만명으로 전체 13%에 해당되는 수치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능력(IQ 71∼84)으로 어휘력, 학습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칭한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린다. 제21대 국회에 경계선 지능인의 권리보장이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법률안 세 건이 계류 중이다. 김정희(더불어민주당·순천3) 전남도의원은 최근 전남도 보건복지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우려를 통해 이같은 문제점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난독증, 기초학력 부진, 은둔형 외톨이 등은 결국 발달장애와 관련이 있다”면서 “적기에 개입해 대처하면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 그동안 수 차례 강조했는데도 전남도가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그는 “전국 14개 광역시·도가 조례로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일부 교육청도 조례에 따라 경계선 지능 학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김 의원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계선 지능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앞으로 상당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남도가 컨트롤타워가 돼 교육청과 협업을 통해 경계선 지능인의 조기 발견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경계선 지능인을 방치하면 ADHD를 보이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남도가 검사비를 지원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발달재활서비스 예산도 늘려 제대로 대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100명 중 14명 IQ 71~84”…경계선 지능인 700만 육박

    “100명 중 14명 IQ 71~84”…경계선 지능인 700만 육박

    지능지수(IQ)가 71~84로 평균보다 낮지만 장애 판정을 받지는 못하는 ‘경계선 지능인’이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공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경계선 지능인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인은 IQ 정규분포도에 따라 지난 5월 기준 전체 인구의 약 13.6%, 약 699만명으로 추정된다. 100명 중 14명이 경계선 지능인에 해당하는 셈이다. 지적장애 지능지수 기준은 70 이하지만 지능지수가 1이라도 높으면 지적장애 판정을 받지 못한다. 경계선 지능인이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성인기에 접어들면 구직이 어렵고 직업활동을 시작하더라도 부적응으로 인해 지속적인 근로가 힘들어 자립이 쉽지 않다. 이에 조기 진단과 치료, 교육이 중요하다. 복지부에서는 돌봄 종사자가 1년 간 최대 50회까지 인지학습과 사회성, 정서, 자립 등에 대한 서비스와 학업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경계선 지능인 대상으로 평생교육 지원센터를 개관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경기도 역시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기 위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4월 경계선 지능인 지원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와 조기진단 시스템, 특성에 맞는 교육, 자립, 가족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국회에는 허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계선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허영 의원은 “현재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정의와 지원에 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습 부진아, 사회 부적응자 등의 낙인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 규정이 부재해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부모 교육, 부모상담서비스 실시와 함께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시청 직원 출신, 日 ‘33세 최연소 女시장’ 됐다

    시청 직원 출신, 日 ‘33세 최연소 女시장’ 됐다

    “왜 개인 맞춤형 행정을 펼칠 수 없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책임감과 사명감에 떨리지만 모든 세대에게 다가가 성장해 나가는 마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일본 교토에서 탄생한 여성 최연소 시장 가와타 쇼코(33·무소속)는 13일 당선이 확정된 후 이런 소감을 전했다. 전날 교토부 아와타시에선 건강 문제로 중도 사임한 호리구치 후미아키(71) 전 시장을 이을 시장 선거가 진행됐다. 가와타 당선자는 호리구치 전 시장의 추천으로 시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도쿄대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 교토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2015년 교토시청에서 생활보호 업무 등을 담당했고, 자민당 소속 산토 아키코 참의원(상원) 의원의 비서를 지내며 정관계 경력을 쌓았다. 그는 고등학생 때 5살 아래 지적장애인 동생에 대한 교육 행정 지원의 문제점을 보면서부터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지원을 받기 위해 고생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맞춤형 행정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특히 교토시청에서 생활보호업무를 하면서 복지제도 실태를 목격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를 차 안에 방치하는 등 육아를 포기하는 사례도 봤다. 그런데 아동상담소는 일이 너무 많아 업무가 마비되는 일도 경험했다”고 돌이켰다. 가와타 당선자는 ‘33세’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에 나서 그동안 겪은 다양한 복지 문제 해소와 18세까지 의료비 무상화를 약속하는 등 젊은층을 겨냥한 정책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어진 NHK와의 인터뷰에서는 “기업 유치 촉진, 역 주변 개발 등을 확실히 추진하고 복지 충실화에도 전력을 다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와타 당선자 이전 최연소 여성 시장 기록은 2020년 도쿠시마현 도쿠시마시에서 당선된 나이토 사와코 시장으로 당시 36세였다.
  • 日 최연소 33세 여성시장 탄생…“책임감에 떨린다”

    日 최연소 33세 여성시장 탄생…“책임감에 떨린다”

    일본 교토에서 일본 내 여성으로서는 최연소 시장이 탄생했다. 13일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교토부 아와타시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가와타 쇼코 후보가 당선됐다. 올해 33세인 가와타 당선자는 2020년 36세로 도쿠시마현 도쿠시마시 선거에서 승리한 나이토 사와코 시장의 최연소 여성 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건강 문제로 중도 사임한 호리구치 후미아키(71) 전 시장의 추천을 받아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당선됐다. 나라현 나라시 출신인 가와타 당선자는 교토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2015년 교토시청에서 생활보호 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후 자민당 소속 산토 아키코 참의원(상원) 의원의 비서를 지내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 5살 아래 지적장애인 동생에 대한 교육 행정 지원의 문제점을 보면서부터다. 동생의 교육 지원을 받기 위해 부모가 고생하는 모습을 본 그는 “왜 개인 맞춤형 행정을 펼칠 수 없는 것인가”라고 의문이 들었고 그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교토시청에서 생활보호업무를 하면서 본 복지 실태도 그가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뜻을 더욱 굳히게 했다. 가와타 당선자는 “부모가 자녀를 차 안에 방치하는 등 육아를 포기하는 사례도 봤고 연계해야 할 아동상담소는 업무가 너무 많아 일이 마비되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와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33세’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18세까지 의료비 무상화를 공약하는 등 젊은층을 공략해 승리를 거뒀다. 그는 “책임감과 사명감에 떨리는 기분”이라며 “모든 세대에게 다가가 성장해나가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전체 최연소 시장은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 효고현 아시야시 시장으로 당선된 26세의 다카시마 료스케 시장이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도 가와타 당선자처럼 18세까지 의료비 무상화를 공약했고 소셜미디어(SNS) 유세로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내 당선됐다.
  • “같은 마을 남성들이 지적장애인 성폭행”…가해자들 잇따라 ‘징역형’

    “같은 마을 남성들이 지적장애인 성폭행”…가해자들 잇따라 ‘징역형’

    강원에서 여성 지적장애인이 여러 남성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들이 최근 1심에서 잇따라 중형을 선고받았다. 모텔이나 제빵업을 운영하는 가해자들은 구직 면접과 직원 채용 등을 빌미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 강원 평창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이 여러 남성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 여성과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 등 총 4명을 준강간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인 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이들이 공동으로 저지른 범죄는 없는 것으로 봤다. 구인 광고로 유인해 성폭행…1심 징역 7년 가해자로 지목된 A(52)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모텔 구인 광고 글을 보고 연락이 된 지적장애인 여성 B씨를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났다. 이후 채용을 도와줄 것처럼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원주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A씨는 “B씨의 구직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함께 모텔 방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간음한 사실이 없다”면서 “B씨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이수웅)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장애인 준강간)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구직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모텔 방에 들어갔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구직활동을 도와 주기 위해 모텔 객실 안으로 데려갈 이유가 없고,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이 있음에도 다른 모텔로 데려갔다”며 “이런 점을 미뤄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면접 등을 핑계로 범행한 점으로 볼 때 죄책이 무겁고 죄질도 나쁘다”며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죄책을 면하려고만 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현재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빵집사장도 직원인 B씨 성폭행…보조금 편취 이 사건은 피해자 B씨가 집 주변 편의점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사는 모습을 본 편의점 종업원이 B씨로부터 ‘성폭행당해 임신테스트기를 산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A씨를 비롯해 모두 4명이다. 이 중 A씨와 함께 구속기소 된 50대 제빵 업체 대표 C씨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강원 지역에서 빵 제조·판매업을 하는 C씨는 지인의 소개로 직원으로 고용한 B씨를 2021년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매장 화장실, 본점 내실과 사무실, 호텔 객실 등에서 4차례 간음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에게 임금을 50만원만 지급했음에도 100만원 이상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지자체로부터 2021년 11월부터 6개월간 인건비 명목의 보조금 6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규직 일자리 취직지원사업에 따라 근로자 1인당 월 100만원을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C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호감 표현에 연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동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씨는 일부 범행 과정에서 B씨에게 ‘부모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고, B씨의 동의 없이 옷을 벗기거나 벗었던 옷을 다시 입지 못하게 한 사실이 재판부가 채택한 증거 조사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처음부터 추가 대출을 받는 데 이용하고자 B씨를 매장 직원으로 고용했을 뿐만 아니라 급여 자료를 꾸며 보조금을 부정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전적 이익을 얻거나 성적 만족을 얻는 데에 이용하려 한 범죄 정황이나 동기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며 “장애인 준강간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엄벌 탄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C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다. 한편 불구속기소 된 1명은 강릉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올해 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사망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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