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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그러지지 않는 ‘성난 佛心’

    31일 전국 전국의 사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정부의 종교편향 항의 법회에서는 스님과 불교신도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사찰에서는 목탁소리보다는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피켓과 구호소리가 나왔다. 낮 12시30분부터 조계사 경내에서는 스님과 신도들은 ‘종교차별 금지 입법’,‘이명박 정부 참회’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조계사를 찾은 신도 신장옥(72·여)씨는 “범불교도대회 이후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것은 결국 2000만 불자를 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무시도 이런 무시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사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법회에서 “요즘 사회는 서로 종교가 안 맞으면 (일꾼들이 서로) 품앗이도 안한다는데 이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사회 구성원은 종교가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해야 하며, 하나가 될 때 국가도 힘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힘 있을 때 힘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하고, 힘 있는 사람은 힘 없는 사람을 도와야 하는 것이 바로 자비정신”이라고 지적했다. 지관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나 현 정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종교 편향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은 이날 오전 11시 2500여명의 스님과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법회를 열고 “부처님의 법을 무시하거나 능멸한다면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0일 낮 12시40분쯤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안에서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의 전 주지인 삼보(60) 스님이 흉기로 자해했다. 삼보 스님은 준비해 온 A4 용지에 ‘이명박 정권은 불교 탄압 중단하라.’고 혈서를 쓴 다음 흉기로 배를 세 번 자해하고 쓰러졌다.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던 조계사 종무원들과 신도에 의해 발견돼 곧바로 119 대원에게 응급 치료를 받고 경기도 일산 동국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에 따르면 삼보 스님은 강원도 삼척 기원정사에서 지내왔으며 이날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계사 재무국장인 도문 스님은 “혹여나 스님들이 할복이나 손가락을 태워 부처님께 바치는 소지(燒指)공양을 할까 내부적으로 많이 걱정했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조계사의 한 스님은 “정부의 종교편향이 계속된다면 스님들의 할복 등 돌발 행동들이 재발될 수 있다.”면서 “종단 내부적으로 소지공양이나 할복과 같은 행동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스님들이 현 정부에 대해 너무 크게 분노하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도 “제2의 삼보스님이 생기지 않도록 이명박 정부는 종교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 1국] 도요타 덴소배,한·중전 완패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 1국] 도요타 덴소배,한·중전 완패

    제2보(13∼23) 25일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도요타 덴소배 16강전에서 한국은 32강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목진석 9단 등 3명만이 8강에 올랐다. 이창호 9단이 박문요 5단에게 불계패당한 것을 비롯해 한국은 4차례의 한·중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부진을 보였다. 중국은 한국전의 완승으로 한층 기세가 오른 가운데 16강에 오른 4명의 기사가 그대로 8강에 진입했다. 반면 일본은 장쉬 9단이 러시아의 샤샤 3단을 꺾으며 간신히 전원 탈락의 수모를 모면했다. 8강전에서는 이세돌 9단과 셰허 7단, 조한승 9단과 구리 9단, 목진석 9단과 박문요 5단, 장쉬 9단과 류싱 7단이 각각 맞붙는다. 흑이 좌하귀를 직접 움직이지 않고 먼저 흑13과 같이 우하귀를 굳힌 것이 최근 들어 유행하는 수법. 백으로서도 흑이 손을 뺀 만큼 14로 협공한 것은 당연한 돌의 흐름이다. 백20은 언뜻 발이 느린 수처럼 보이지만 자체로 한수의 가치가 충분한 곳. 백이 이곳을 게을리 하면 흑이 (참고도1) 흑1로 붙이는 수가 통렬해진다. 계속해서 백이 2로 막아 버티는 것은 상당한 무리. 흑3,5로 뚫고 나오는 순간 백의 포위망은 속절없이 돌파 당한다. 흑21을 선수한 뒤 다른 큰 곳을 향할 수 있다는 것이 흑의 자랑. 좌하귀는 백이 (참고도2)와 같이 삶을 추궁해도 흑4로 찌르는 수가 항상 선수로 듣고 있어 흑이 두 눈을 만드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Seoul In] 새달 1일까지 다중이용시설 점검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추석 연휴를 앞두고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다중이용시설과 건축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다중이용시설인 대형할인마트, 종합병원, 공공기관 등 11곳, 중·대형 공사장 12곳, 소규모 공사장 95곳 등 사고발생시 피해규모가 큰 시설을 집중 점검한다. 불법 증·개축 등 용도변경 사항, 피난통로 지장물 설치 등 피난사항 등 기타 건축물 유지관리 규정에 위반된 사항이다. 건축과 2289-1045.
  • 주말·휴일 야외활동 큰 지장 없어

    광복절 연휴인 16일 낮부터 17일 오전까지는 야외활동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16일에는 오전에 한두 차례 비가 내린 뒤 오후에 개겠고,17일에는 오후부터 차차 흐려져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16일에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부지역과 제주도는 흐리고 한두 차례 비가 오겠고, 중부지역은 구름이 많고 아침이나 오전 한때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4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예상된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군제대 후 ‘돌아온 오빠들’ 영광 되찾을까?

    군제대 후 ‘돌아온 오빠들’ 영광 되찾을까?

    지난해와 올 봄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스타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군 복무로 2년여의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그들의 첫 복귀작 소식은 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배우들에게도 첫 복귀작 선택은 배우 생활의 터닝포인트라 매우 중요하다. ‘어떤 장르의 작품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캐릭터를 소화하는가’에 대한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 오빠들의 귀환, 그 엇갈린 명암 윤계상의 경우는 전역 후 SBS 주말드라마 ‘사랑에 미치다’를 통해 한결 나아진 연기를 선보이며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병역 비리에 연루돼 전역 후에도 한동안 비판에 시달렸던 장혁도 복귀작인 MBC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를 통해 안정된 연기로 안티를 팬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성도 MBC 드라마 ‘뉴하트’를 통해 완소남으로 거듭나며 군입대 전보다 더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하지만 군 복무 후 스타들의 컴백이 항상 밝은 것만은 아니다. 송승헌은 전역 후 영화 ‘숙명’으로 돌아왔지만 전국관객 85만 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을 동원하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재석도 소집해제 후 120억 원이 투입된 SBS ‘로비스트’로 복귀했지만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다. 이정진도 소집해제 후 MBC 주말드라마 ‘9회말 2아웃’으로 컴백했지만 시청률 부진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첫 작품 선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 많은 작품과 시나리오를 받고도 고민 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가 앞으로 연기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 첫 복귀작, 그들의 선택은? 이처럼 배우들의 군 복무 후 첫 작품 선택은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고수는 올해 4월 25일 소집해제 후 첫 복귀무대로 연극을 선택했다. 드라마와 영화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연극을 통해 복귀한 고수는 ‘연극열전 2- 조재현 프로그래머 되다’의 다섯번째 작품인 ‘돌아온 엄사장’을 통해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고수는 ‘돌아온 엄사장’의 제작발표회에서 복귀작으로 연극을 택한 이유를 “드라마와 영화를 구분 지으면서 복귀작을 찾고 있지는 않았다. 평소 연극에 관심이 많았고 기회가 된다면 연극 무대에 서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소집해제 된 소지섭은 첫 국내 복귀작으로 영화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배우의 꿈을 가진 ‘깡패’로 돌아왔다. 소지섭은 일본 영화 ‘게게게 노 기타로 천년의 저주 노래’로 일본에서 먼저 선을 보였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4년 만의 첫 선을 보이는 셈이다. 지난 12일 열린 영화의 제작보고회를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소지섭은 “4년 만에 인사를 드리는 거라 부담감이 컸다. 오래 쉬면서 연기를 너무 하고 싶을 때 이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대감을 안고 촬영에 임했다.”며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정훈도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제작비 250억 원의 블록버스터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연정훈이 맡은 역은 검사 동욱 역으로 함께 출연하는 송승헌과 연기대결을 펼치게 된다. 원빈도 2006년 11월 무릎인대 십자파열로 의병제대 후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로 복귀하게 된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출연 섭외가 이어졌지만 한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던 만큼 스크린 복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원빈은 9월 중 크링크인 예정인 영화에 지장이 생길까봐 무릎 철심 제거 수술까지 미루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군 복무 후 첫 복귀작으로 드라마와 영화 등 각자의 방향을 잡은 그들의 선택에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윤계상 (SBS ‘사랑에 미치다’), 장혁(MBC ‘고맙습니다’), 송승헌 (영화 ‘숙명’), 연정훈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원빈 (영화 ‘우리형)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시각]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데스크시각]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집안 어른 한 분은 오래 전부터 이명박(MB)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는 MB의 당선이 유력해졌을 무렵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이라고 흐뭇해 했다. 그러면서도 “MB는 경솔한 측면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성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MB의 반대자 중에서도 비슷한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추진력 속에 담겨진 조급성이 장기적 안목이 요구되는 국정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이러한 우려는 MB정권 출범 이후 현실화되고 있다. 국정 전반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난맥상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마음만 앞선 아마추어리즘의 소산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성과를 빨리 내려는 성급함이 빚어낸 결과를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만큼 국민들은 박하지 않다.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정권에 대한 평가를 벼랑으로 내몰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행착오 차원이 아닌, 보수세력의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부조리와 좋지 못한 의도가 담긴 행위까지 관대할 수는 없다. 청소년들은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교육정책에 절망한다.0교시와 우열반이 부활되는 등 숨막히는 현실이 촛불의 배후가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정부가 발표한 인터넷 여론에 대한 규제책도 지나친 처방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네티즌들이 해외 사이트로 활동공간을 옮겨 ‘사이버 망명’을 시도하는 현실이 좌절감을 대변한다. 대부분 가장인 중년들은 계속 강조되는 ‘경제위기론’에 불편해 한다. 경제는 심리다. 자꾸 안좋다고 하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경제논리를 알 만한 사람들이 정도 이상으로 위기를 내세우고 있다. 경제공약을 잊어 달라는 주문이겠지만, 그 수법의 야비함에 더 배신감이 든다. 대통령은 연신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지만 실제 행보는 거리가 멀다. 참모들은 대폭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대통령의 지혜를 돕는 책사(策士)도, 직언을 하는 지사(志士)도 보이지 않는다. 노년층은 북한과 일본에 대한 대응력 부재에 허탈감을 느낀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독도문제 등 외교적 사안이 생길 때마다 일관성 없고 매끄럽지 못한 대처가 되풀이돼 한나라당 지지세력 내에서도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20%대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권위주의 정권 이후 느껴보지 못했던 음습한 기운의 소생이다. 검찰과 경찰이 뭔가 움직이는 듯한 모습, 공영 언론매체에 대한 장악 시도, 심각한 수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 등이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한다. 공적인 시스템은 정권 분위기를 타게끔 돼 있다. 서울경찰청이 시위대를 검거한 경찰관에게 성과급을 주려 했던 데서 그것을 본다. 비난 여론 때문에 없던 일로 됐지만, 참여정부 때 같으면 가능한 발상이었겠는가. 권력기관들이 동원돼 KBS 사장에 대한 초법적인 해임처리를 강행한 것도 어두웠던 시절의 기억을 추스르게 한다. 일국의 정치문화 수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권력기관의 심리상태다. 이것이 또다시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한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래서 지난날을 기억하는 소시민들은 불안한 눈길로 주시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실용’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민주적 가치와 대립되는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용이라는 명목 아래 시대정신이 훼손되어서는 안되며, 민주적 가치에 반하는 것을 정상적인 실용으로 볼 수도 없다. 우리는 실용이 모든 것을 거꾸로 돌리는 마법의 상자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문화마당] 꼴찌에게 박수를/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꼴찌에게 박수를/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베이징에서 날아오는 승전보에 온 국민이 열광하고 있다. 그야말로 폭염의 열대야를 이기는 한 줄기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금메달을 딴 수영의 박태환, 유도의 최민호, 사격의 진종오는 물론 남녀 양궁 선수단의 경기 모습과 그들의 인생역정이 매일 방송을 비롯해 여러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정말 장하고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영광의 무대 저편에선 왠지 허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예선 탈락한 선수와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은 더욱 찾아 보기 어렵다. 근대 올림픽은 1896년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4년마다 열리는 평화와 친선의 제전이요 축제다.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이 정치적 이유로 서방 국가들에 의해 보이콧되는 바람에 반쪽 대회가 된 아픈 역사도 있었지만 스포츠를 통해 온 세계가 하나 되는 평화의 장인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올림픽이 최근 들어 죽기살기식의 메달경쟁의 장이 되고 철저한 1등주의가 지배하는 살벌한 약육강식의 싸움터로 변해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올림픽정신의 위기다. 오늘로서 베이징올림픽이 일주일째를 맞았다. 아직 열흘이 남아 있는 셈인데 그간 우리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보며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역도 여자 53㎏급에 출전해서 은메달을 목에 건 윤진희 선수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금메달지상주의가 판치는 우리의 현실에서 그녀는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으련만 은메달에 그친(?) 선수답지 않게 활짝 웃는 모습으로 시상대에 섰다.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를 대견해 하며 축복하는 듯한 모습 속에서 경기장에 있는 응원단이나 지구촌의 시청자들에게 스포츠맨십 코리아를 유감없이 각인시켜 주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유도 남자 60㎏급 최민호 선수의 연이은 한판승 우승은 한여름 무더위를 그야말로 한판에 날려 보냈다. 결승전 승리 후 감격에 눈물 흘리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간의 훈련의 고통과 지나온 세월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날 결승전에서 최 선수에게 다리잡아 메치기로 진 올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인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파이셔 선수를 잊을 수가 없다. 그는 경기 후 감격에 겨워 매트에서 일어날 줄 모르는 최 선수를 일으켜 세우며 진심어린 축하를 건네고 관중 앞에서 최 선수의 팔을 치켜 올려 우승자를 흔쾌히 예우하는 의연함을 보여 주었다. 패자인 그의 모습에서 오히려 올림픽정신에 걸맞은 승자의 모습을 보았다면 애국심에 흠이 가는 것일까. 경기는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찰나의 방심, 미세한 심적 동요, 예기치 못한 컨디션의 난조로 긴 세월 각고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최선을 다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우승자가 된 것 아닐까. 패자는 승자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경의를 보내고, 승자는 패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응원단이나 시청자는 모두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올림픽,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의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 열흘 동안 우리는 또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환호성과 장탄식을 토해 낼 것이다.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세계 최고로서의 예우와 그간의 땀의 결실에 대한 보상으로서 마땅히 큰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보내자. 은메달, 동메달을 딴 선수에게도 값진 성과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과 관심을 보여 주자. 우리나라 메달 레이스에 지장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노메달리스트와 꼴찌에게도 그래도 잘했다고 앞으로 더 잘하라고 더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자.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Beijing 2008] “항암치료는 개인전 7연패 뒤에”

    “개인전 7연패를 하고 나면 11월엔 저도 항암치료를 받을 겁니다.”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6연속 금메달 행진을 만들어낸 문형철(50) 여자대표팀 감독이 갑상샘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 감독은 치료조차 미루고 여자 선수단을 지휘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갑상샘암이란 뜻밖의 결과는 지난해 12월 양궁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일제히 받은 신체검사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은 후, 날마다 무리를 한 것이 몸에 치명적이었던 셈이다. 그는 올 1월 갑상샘암 절제수술을 강행했고,4월엔 항암치료도 받았다. 하지만 방사선 동위원소치료는 올림픽이 끝난 뒤인 11월로 미뤘다. 예후가 좋아 치료를 잘 받으면 생명엔 지장이 없다지만 약은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14일 여자양궁 개인전 7연패에 도전하는 문 감독은 “치료만 잘 받으면 살 만큼 살 수 있다고 하니 일단은 올림픽이 먼저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 [한국인의 질병] (47) 심근경색

    [한국인의 질병] (47) 심근경색

    지난 4월 3인조 혼성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본명 임성훈)의 사망으로 ‘심근경색’(심장마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가 2006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혈관질환인 심혈관·뇌혈관 관련 사망률이 2006년 전체 사망자의 23%(5만 6388명)를 차지했다. 사살상 암(27.4%)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996년 1만명당 3.57명에서 2006년 4.15명으로 증가했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범수(43) 교수는 “암은 조기진단이 가능해지면서 환자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은 식습관 변화 등의 원인으로 환자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어요. 그만큼 보건교육이 잘 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혈관질환에 대한 조기검진에 관심이 적어요. 정확성이 50%에 불과한 심전도만 보고 안심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언덕 오를 때 호흡 곤란 겪으면 의심 심근경색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때 생긴다. 끊임없이 뛰어야 하는 심장에 영양분이 들어오지 않으면 갑자기 정지하는데 이것이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의 가장 흔한 증상은 극심한 ‘가슴 통증’이다.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전조 증상’부터 경험한다. 언덕을 오를 때 가슴통증이 있거나 호흡곤란을 겪었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가슴 통증은 목이나 어깨로 뻗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사라지기도 해서 가볍게 여기는 환자가 많다. 심근경색의 주범은 흡연과 음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려 동맥경화를 부르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끊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생활습관병도 심근경색 발병에 한몫한다. 따라서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치를 정확하게 알고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심근경색 위험이 낮은 혈압은 130㎜Hg, 이완기 80㎜Hg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지러움증 등의 이상이 없다면 115㎜Hg,75㎜Hg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건강 과신 과격한 운동 위험 몸에 나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3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최근에는 심근경색을 완벽하게 예방하기 위해 10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찬가지로 혈당도 10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운동은 ‘양날의 검’이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서 운동을 하다가 오히려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심장에 해가 될 수 있다.“운동은 쉬엄쉬엄 즐겁게 하라고 권합니다. 호흡곤란을 느끼면 운동을 중단하고 진단을 받아야 하죠. 병원 진단을 통해 자신의 건강 수준을 알고 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40세 지나면 정밀검사 받아야 전문가들은 40세가 지나면 심장초음파와 운동부하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찾아 오기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대체로 50세 넘어 병원을 찾는데 술·담배를 즐기는 사람은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심장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빠른 병원 이송이 관건이다.30분∼1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술을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시간을 넘겨 도착하면 목숨은 부지했다고 해도 후유증이 적지 않다. 특히 가슴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리 어머니들은 가슴 통증이 있어도 ‘괜찮아지겠지.’라면서 참고 지내는 경향이 많아요. 문제가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와야 합니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해도 심부전이 생겨 가슴통증과 호흡이 가쁜 후유증이 이어질 수도 있지요. 더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게 되는 거지요.” 병원을 찾으면 급히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게 된다. 보통 ‘스텐트’라고 불리는 금속관을 혈관에 집어넣는데 3개까지만 건강보험이 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혈관이 막힌 곳이 5곳 정도 되면 치료비만 1000만원을 넘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심근경색 환자가 늘고 있어 추가적인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발병 뒤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해주는 병원이 부족해 여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연·조기 진단이 예방 지름길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심근경색에 해가 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품은 식품일 뿐 ‘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을 한번 이상 경험했다면 심장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재활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민간요법에 의지하다가 오히려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겨 더 많은 치료비를 쓰는 경우도 흔하다. “금연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에 오는 증상을 무시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심근경색이 생기면 무시하지 못할 치료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이 병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혼다, 국산차 비교시승 ‘제물’

    “붙어보자, 일본차. 나와라, 혼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GM대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 맥스와 혼다 CR-V 비교시승회가 열렸다.GM대우가 언론인을 대상으로 연 행사였다. 사흘 뒤인 9일에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모터 트랙에서 자동차 동호회원들이 같은 차종의 비교시승을 경험했다. 15m 간격으로 세운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과 8m 반지름의 원을 도는 원선회, 급정차 등 테스트 코스 3곳을 도는 동안 돋보인 것은 윈스톰 맥스의 자세제어장치(VDC)와 전복방지장치 등 전자장치들이었다. 슬라럼과 원선회 테스트에서 윈스톰 맥스는 바깥쪽으로 밀리지 않고 코스를 따라 돌았고, 급제동 코스에서 브레이크는 밀리지 않는 고집스러움을 보여줬다. 반면 1995년 출시된 뒤 세계 160여개국에서 250만대 이상 팔렸고 국내 시장에서 올들어 7월까지 2354대가 팔린 혼다 CR-V는 다른 차원의 매력을 발산했다. 핸들링은 부드러우면서도 다이내믹했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달려 나가려는 듯이 반응했다. 두 모델을 비교시승 대상으로 삼기에는 적절한 면과 적절하지 않은 면이 섞여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혼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국산차 메이커들이 너도나도 혼다를 비교시승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의문은 더 커졌다. 현대차는 다음달까지 ‘글로벌 넘버원 품질체험 시승센터’에서 쏘나타와 어코드를 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혼다차와의 비교시승 행사가 잇따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무조건 수입차가 좋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현대차측은 10일 “국산차와 일본차의 맞비교 행사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고 장점을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는 혼다 견제 의도다. 혼다는 중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1665대를 판매하는 등 올들어 8056대나 팔았다. 수입차이지만 가격대는 국산차와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메이커들이 유난히 비교시승 대상으로 혼다를 많이 선택하는 것은 만만하기 때문도 있지만 견제 의도도 다분히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어찌 보면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보급형 수입차 정책’을 편 혼다의 ‘숙명’이기도 한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주공·토공 통·폐합 수도권 개발 차질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폐합되면 인천과 경기 부천·김포 지역의 대형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정부의 방침에 따라 토공과 주공이 합쳐지면 두 공사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인천시의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이 상당 기간 지체되고, 사업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하는 지적이다. 토공은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와 영종 하늘도시 조성사업에 12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을 인천시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구 검단신도시에 대한 보상 작업도 시작한다. 또 김포 지역에서는 김포도시개발공사와 함께 경전철(김포 한강신도시∼김포국제공항) 및 김포고속화도로 건설 등을 하고 있다.이를 포함한 김포 한강신도시 사업에는 2012년 말까지 총 9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주공 역시 인천시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루원 시티(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지구)’ 건설사업을 2013년까지 매듭짓기로 하고 토지, 지장물, 영업권에 대한 보상에 나서 협의율이 현재 70%대에 이르고 있다. 인천시는 이에 발맞춰 사업 대상지역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전·월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다음달 초부터 주거이전 비용 등을 지급할 예정에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이 통·폐합되면 입법 및 법인설립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데다 서로 다른 기관의 특성상 사업 추진이 연속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천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토공이나 주공과 공동시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통·폐합되면 사업이 제 속도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시 관계자도 “두 기관은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제각각 설립목적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Beijing 2008] 올림픽 44년만에 쾌거 자유형 400m 아시아新

    언제부터인가 ‘국민 남동생’에게 당연한 것처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 기대됐다. 사람들은 은·동메달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처럼 얘기했다. 박태환(19·단국대)의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을 터. 그가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했지만, 올림픽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게다가 정상급 선수들의 실력은 백지장 차이여서 미묘한 변수에도 승부는 뒤바뀌기 마련. 하지만 박태환은 모두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10일 베이징 내셔널아쿠아틱센터(워터큐브)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것. 박태환은 한국이 올림픽 수영에 도전한 지 44년 만에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해 워터큐브에 애국가가 울리도록 했다. 아시아인이 올림픽 자유형 남자부에서 우승한 것은 일본의 데라다 노보루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한 뒤 72년 만. 자유형 400m에선 사상 처음이다. 박태환은 전날 예선에서 3분43초35로 한국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날 1.49초를 단축, 하루 만에 한국기록을 고쳐 쓴 것은 물론, 전날 장린(예선 2위·3분43초32)에게 내준 아시아기록도 되찾았다. 박태환에 이어 장린(중국·3분42초44)과 라슨 젠슨(미국·3분42초78)이 은·동메달을 나눠 가졌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그랜트 해켓(호주)은 초반 오버페이스를 한 탓에 3분43초84로 6위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0초69로 가장 빠른 출발신호 반응속도를 보였지만 잠영에서 뒤처져 50m까지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슬금슬금 속도를 붙인 박태환은 200m 지점에서 해켓을 간발의 차로 제친 뒤 폭발적인 스트로크로 앞서 나갔다. 안간힘을 쓰던 해켓은 체력이 떨어져 300m 이후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박태환은 이날 오후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73(6위)을 기록,16명이 겨루는 준결에 올랐다. 예선 8조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1분46초48)와 겨룬 박태환은 “옆 레인에선 처음 겨뤄봤다. 너무 잘하는 선수라 하나하나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11∼12일 자유형 200m와 15,17일 자유형 1500m에서 또 다른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기도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경기도는 8일 도립공원인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달 25일 남한산성 내행전에서 열린 ‘남한산성 관광 활성화대책회의’에서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복원·정비해 수원 화성 못지않은 관광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에 따라 현재 추진중인 남한산성 복원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시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는 지난 2000년부터 481억원을 들여 성곽, 행궁 등의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곽의 경우 전체 2만 550m 가운데 북문∼동장대를 비롯한 2024m 구간 복원이 완료됐고 제9암문∼제2남옹성 등 3개 구간(총 526m)이 올 연말까지 복원된다. 행궁은 상궐 72.5칸과 좌전 26칸이 모두 복원됐고 하궐 154칸이 내년 12월까지 복원된다. 도는 토지와 지장물 등 매입과 공원조성 등 주변 정비사업도 내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경기도는 남한산성 복원정비사업이 완료된 직후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도 관계자는 “우선은 남한산성에 대한 복원정비사업을 잘 마무리해 남한산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며 “남한산성 복원정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靑, 교과·농식품·복지장관 임명 강행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법정시한인 5일까지 도착하지 않음에 따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6일 공식 임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과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정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원구성을 계속 지연시킬 경우 민주당을 배제한 채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구성한 제3 원내교섭단체와 ‘부분 원구성’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선 대변인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못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면서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정공백이 더 이상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회주의의 파괴”라며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3명의 장관을 인정할 수 없으며 향후 모든 책임은 독선적인 청와대와 무기력한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Beijing 2008 D-2] 최민호 “부상도 첫金 못 막아”

    “베이징올림픽은 제게 잊지 못할 대회가 될 겁니다. 지금 이 모든 것이 행복합니다. 반드시 금메달로 매듭을 짓겠습니다.” 5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낸 한국대표팀 첫 금메달의 유력 후보 최민호(28·한국마사회·유도 60㎏급)는 오른 다리를 절룩거리고 있었다. 짐가방을 실은 카트도 동료의 손에 의지해 함께 밀면서 들어온 것. 원인은 오른발 새끼발가락이 엄지발가락만큼이나 퉁퉁 부어 올랐기 때문이다. 최민호는 한달여 전 훈련 중 다친 새끼발가락에 이날 새벽부터 염증이 도졌다고 말했다. 새벽 1시30분부터 통증이 엄습해 잠을 못 잤고 아침 일찍 한 병원을 찾았지만 도핑 우려 때문에 주사를 맞지 못하고 돌아왔다.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뒤 경희의료원에 들러 도핑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는 확답을 듣고 주사를 맞아 부기를 뺀 상태. 아침까지만 해도 걷지도 못했던 터라 상당히 신경이 쓰일 법도 했지만 최민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최민호는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첫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체중 조절에 실패한 탓에 막상 실전에선 다리에 쥐가 나 피를 한 말이나 뽑아낸 끝에 동메달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도 있지만, 이젠 훌훌 털어버렸다. 두 체급 위의 선수들이 알고도 당한다는 ‘명품 업어치기’는 더욱 예리해졌고, 체력·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최민호는 “아테네 때는 이맘 때 체중이 (한계 체중보다) 6.5㎏이나 오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5㎏밖에 초과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힘이 하나도 안 들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4년 전에는 (한국선수단) 첫 금메달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시행착오도 겪었고 훈련도 충분히 해 전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라며 금메달을 자신했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도 “(최)민호의 부상은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면서 “4년 전에 비해 노련미와 경험 등에서 훨씬 성숙한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를 올림픽 방송 해설자로 밀어낸 남자 73㎏급의 샛별 왕기춘(20·용인대)은 “죽기 살기로 하면 금메달도 문제 없습니다. 많이 긴장되지만 (우승했던) 지난해 세계선수권보다 컨디션은 오히려 좋습니다.”고 밝혔다.왕기춘은 오히려 “아버지께서 표를 못 구해서 암표를 알아보고 계십니다. 기자분들은 표가 있습니까.”라고 농담(?)을 할 만큼 여유있는 모습이었다.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행안부, 유해사이트 차단시스템 도입

    인터넷 해킹을 통한 공공기관의 중요자료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유해사이트 차단시스템’이 전격 도입된다. 행정안전부는 5일 불법 사이트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인터넷 사이트의 URL(인터넷 사이트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 가령 http://www.mopas.go.kr)에 대해 주제별로 접속 정책을 설정, 접속을 차단하거나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전 부서에 우선 웹하드·파일을 주고받는 메신저 등의 자료유출 가능성이 높은 사이트, 테러·불법 동영상 전송 등으로 적발된 불법사이트를 전면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악성코드 전파나 사이버 공격 경유지로 이용되는 보안 취약 사이트도 점검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부 업무용 네트워크와 외부 인터넷 망을 오는 10월 완전 분리해 개인 이메일로는 업무자료 송수신을 원천적으로 금지해 자료 유출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감사원, 정연주 KBS사장 해임요구

    감사원, 정연주 KBS사장 해임요구

    감사원은 5일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에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8일로 연기해 개최될 예정인 KBS 이사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서울 삼청동 본관에서 감사위원회를 열어 정 사장에 대한 해임 요구를 포함한 ‘KBS 특별감사 결과’를 확정, 발표했다. 감사원의 해임 요구는 현재 공석인 감사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 6명 중 과반수인 4명 이상이 찬성해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임·직원의 비위가 현저하다고 인정될 때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KBS 사장에 대한 임용제청권자는 KBS 이사회장, 임용권자는 대통령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KBS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해마다 228억∼1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정 사장 취임 이후인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172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또 적자 상황에서 다른 정부투자기관에 비해 2배 높은 임금인상률을 나타냈고,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퇴직금누진제를 적용하는 등 방만경영을 지속했다. 아울러 팀장 보직·해임 등 인사 전횡도 이번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감사원은 “위법할 뿐만 아니라, 타당성이 없는 방송시설 투자사업을 추진해 사업비를 낭비하는 등 정 사장의 비위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해 해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정 사장이 법인세 환급소송을 취하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결정함에 따라 정 사장에 대한 배임혐의 고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다만 정 사장이 4차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감사원 질문서에 정 사장이 직접 서면으로 답변했고, 답변서를 토대로 감사결과를 처리하는데 지장이 없어 별도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2048년, 한국의 미래는?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2048년, 한국의 미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2048년, 우리는 과연 어떤 한반도에서 살게 될까? 이 땅의 어린이들은 어떤 과일을 주로 먹고, 저녁 식탁에는 어떤 생선이 주로 올라올까? 올해는 유엔이 정한 ‘행성 지구의 해’다. 밀레니엄을 맞은 것도 아닌데 유엔이 ‘지구’를 꺼내든 것은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존립 기반인 생태계 자체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수십만년 전의 빙하기와 달리 지금의 기후변화는 시시각각 현실로 다가오는 ‘인류 멸망의 시나리오’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앞으로 1.5∼2.5도 더 오르면 홍수와 가뭄, 폭풍, 사막화, 전염병 창궐 등으로 전세계 동식물의 20∼30%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위원회 회의에서는 한반도 등 아시아 지역이 다른 곳보다 기후변화에 더 취약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기후변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전문가들 의견을 모아 한반도 기후변화의 미래 모습을 전망해 봤다. ●2050년 평균기온 2000년 대비 3도↑ “2048년 어린이들은 한국의 대표 과일을 사과가 아닌 키위·바나나로 여길 것이다.‘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시작하는 애국가 2절의 가사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를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야기할 한반도의 가장 큰 변화는 식물 북방한계선의 북상이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2050년 한반도 평균 기온은 2000년보다 섭씨 3도,2080년에는 5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수량도 각각 17% 정도씩 증가한다.IPCC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식물 한계선이 북쪽으로 150㎞가량 이동한다. 때문에 현재 한국의 대표 수종인 소나무, 전나무 등이 2035∼2040년쯤부터 급격히 줄어들고,2080∼2100년 무렵에는 현재 볼 수 있는 식물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전망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서영호 박사는 “평균 기온이 2도 정도만 올라도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하고는 품질 좋은 ‘후지’ 사과를 생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역에는 비둘기 대신 앵무새?” “지금 우리가 여름 철새로 알고 있는 왜가리, 백로 등을 2048년의 어린이들은 한반도의 따뜻한 기후에 적응한 텃새로 배울 것이다. 지금 서울역을 가득 메운 비둘기 대신 구관조·앵무새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2050년에는 동물 생태계도 심각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한반도 대표 식물이 사라지면 숲속에 살던 동물도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국립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 바다의 온도가 2∼3도가량 높아지면서 대구,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은 사라지는 대신 참치, 문어, 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팀장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는 동남아에서 건너 온 것으로 추정되는 모기에 의해 열병이 퍼져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우리도 한반도 기후변화로 새롭게 출현할 열대 질병에 대한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구·농구하던 한강 둔치 수상공원? “2048년의 어린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꽁꽁 언 한강을 건너 피란을 갔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다. 수상공원으로 변한 한강 둔치에서 아버지 세대의 어른들이 축구나 농구를 했다는 사실도 믿지 않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슈퍼태풍과 폭염 등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2048년 무렵에는 여름나기가 사람들에게 공포 그 자체로 느껴질 수도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1년 중 물에 잠기는 날이 10일을 넘지 않던 한강 잠수교는 한강 수위가 점차 높아져 영원히 물 속에 잠길 가능성이 높다. 매년 물난리를 겪던 한강 둔치의 축구장과 농구장은 수중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제주대학교 문일주 교수(해양기상학)는 “지난 55년간 한반도의 영향을 준 태풍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20∼30년간 지금보다 강력한 위력을 갖춘 슈퍼태풍의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밥상에 쌀밥 오르기 힘들 수도 지구온난화는 주식인 쌀·보리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쌀은 기후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는 곡식이다. 기온 상승은 벼가 여무는 것에 지장을 줘 쭉정이가 늘어나게 만든다. 지금의 속도로 온도가 계속 올라갈 경우 2100년 한반도의 평균 벼 수확량은 10에이커(약 40㎢) 당 802㎏으로 현재보다 14.9% 줄어들고, 곡창지대인 전남 등 남서해안지방의 경우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화진 박사는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지구온난화 피해에 대비해 국가적인 미래 예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형 류지영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정신분열병

    [한국인의 질병] 정신분열병

    “정신분열병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하면 충분히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홍경수(45) 교수는 ‘정신분열병’(schizoprenia)이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분열된(schizo) 마음(prenia)’이란 라틴어에서 유래한 정신분열병은 병명이 풍기는 것만큼이나 환자가 다양하다. 그러나 환자와 의료진, 가족이 합심하면 환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증상이 극적으로 조절되기도 한다. 정신과학계는 우리 국민의 1% 정도가 정신분열병을 앓는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국민을 5000만명이라고 보면 환자가 50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주변에는 사회적인 편견을 두려워해 정신분열병 발병 사실을 숨기는 환자가 더 많다.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이 대표적 원인 정신분열병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학계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등의 균형이 깨질 때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리쇠뭉치속의 공이가 뇌관을 때리듯이 정신분열병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신분열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환청’과 ‘망상’이다.“증상이 심해지면 환청이 계속 들리기도 합니다. 환청은 자신의 관심사와 개인적인 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환자를 크게 위축시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견디기가 쉽지 않아요.” 환청, 망상과 동반되는 증상은 논리적인 오류다. 주변에 돌아가는 일에 대해 정신분열병 환자는 종종 논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대화를 할 때 동문서답을 내놓기도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피해망상을 많이 호소한다. 무언가 물어봐도 대답을 잘 하지 못하고 횡성수설하기도 한다. 청소년은 성적이 떨어지고 점점 친구 만나기를 꺼려한다. 예전과 달리 옷차림, 몸매에 신경쓰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환자도 있다. 또 심령술, 종교, 철학에 빠지거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한다. 일할 의욕이 줄어들고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환자도 많다. 이런 증상은 대인관계를 악화시켜 집에 틀어박혀 지내게 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근 개발된 2세대 항정신병약은 부작용이 작아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된다. 약을 계속 복용하지 않으면 1년 안에 약 7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약을 먹어도 재발 위험이 있다. 이런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 수준에 그친다. ●치료약 좋아져 진학등 정상생활 적잖아 1980년대만 해도 정신분열병 환자가 치료에 성공해 대학에 입학하면 뉴스거리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신분열병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약을 먹으면 정신이 몽롱해진다고 믿는 환자가 많다. 또 중독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약을 먹지 않으면 오히려 정신기능이 더욱 저하돼 영원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약을 멋대로 끊었다가 발작에 가까운 이상증세를 나타내는 환자도 많다. 약물 치료를 받은 뒤에도 병원을 꾸준히 다녀야 한다.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사회심리학적인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회사나 학교 등 공동체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지 모의실험을 하기도 한다.“전체 환자의 30%는 병을 치료한다고 해도 언제 재발할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항정신병약은 항고혈압약과 같아요. 평생 먹는다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치료받으면 의사가 자연스럽게 복용량을 줄여줄 것입니다.” ●환자에 스트레스 안주는 가족 배려 중요 스트레스도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가족들은 환자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이 좋다. 가족들은 환자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인 편견도 없애야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다. 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위험은 거의 없다. 정신분열병을 ‘귀신들린 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마음이 약한 사람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모두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편견일 뿐이다. “최근 정신과학계도 정신분열병에 대한 병명 개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얼마나 사회적인 편견이 심했으면 이름을 바꾸겠습니까. 생명보험사들도 정신분열병 환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죠. 그들도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기업회생 검토… 협력업체가 걱정

    Q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방의 중소 건설업체입니다. 금융권 채무 상환을 유예 받으면 조업을 하면서 수년 내에 정상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통합도산법에 의한 기업회생절차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여 이미 발생한 모든 채무의 지급을 중단하게 된다면 저희 회사에 목매고 있는 하수급업체가 연쇄도산을 할까 걱정입니다. -양천지(가명·53세)- A회생절차가 개시되거나 그 이전에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그 이전의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채무에 관하여 지급을 금지하게 되고 회생계획에 의해 정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획일적으로 지급을 금지하게 되면 질문하신 바와 같이 하수급업체의 연쇄도산을 야기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해당 회사의 계속도 위험해지기 때문에 통합도산법은 이것을 방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실무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이 소액채권을 변제 받지 않으면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회생채권이라도 일부 또는 전부를 우선변제할 수 있도록 법원이 허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은 회생절차가 추구하는 채권자 공동이익의 증진에 방해가 되기에 인정되는 특례규정입니다. 특히 건설이나 소프트웨어 개발같이 인적 자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업의 경우에는 협력 업체에 대한 미지급이 발생하면 근로자의 생계가 위협 받고 이들이 흩어지게 되면 프로젝트 자체가 해소될 위험이 있기에 자금이 있는 한 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이것은 아주 작은 협력업체인 경우에는 법률상 일반의 상거래채권으로 인식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용역을 제공하게 한 것을 원인으로 한 것인지라, 직접적인 종속노동 관계가 없다는 것을 빼고는 공익채권인 임금 채권에 해당된다는 면에서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회생채권을 변제하지 않으면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입니다. 과거의 공급으로 인해 발생한 회생채권에 대하여 대금 지급을 유예한다는 이유로 공급자가 앞으로의 거래를 거절할 사실상 힘이 있는 경우가 그중 하나일 것이고, 그 전형은 전기·도시가스 요금입니다. 미납을 이유로 단전 조치를 행하면 대체공급처를 발견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전기·도시가스 공급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행태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요금 결정에 있어서 일일이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고 또 계약 체결의 거절을 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규제 받는 등 공공성이 큰 유틸리티 사업자의 우선변제 요구는 나름대로 합리성이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즉 전기료, 가스료는 자금 사정이 허락하는 한 회생절차 개시 이전의 것이라고 해도 변제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원재료 납품업체 기타 일반 상거래 채권자의 경우에는 과거의 회생채권을 우선 변제 받을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회생절차 진행 이후로도 계속 납품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 발생한 채권은 공익채권으로서 다른 채권에 우선하기에 훨씬 안정적 지위를 가질 수 있고, 상인에게 거래선의 확보 이상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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