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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을 삼켜 버린 ‘배고픈’ 엘리베이터

    남성을 삼켜 버린 ‘배고픈’ 엘리베이터

    터키 수도 이스탄불 아야자가(Ayazaga) 지하철 역의 고장난 엘리베이터 속으로 승객 한 사람이 빨려들어간 사고 순간을 지난 26일(현지시각)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상 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다수의 시민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이미 고장나 시민들은 엘리베이터를 걸어서 내려가고 있다. 또 다른 시민들은 고장을 진작에 눈치 챈 듯, 옆 콘트리트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온 순간,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움직임과 동시에 계단이 열리며 남성을 순식간에 삼켜버리고 다시 닫힌다. 그리고 잠시후 동작을 멈춘다. 놀란 승객들이 달려오지만 갇혀 버린 남성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결국 연락을 받은 구조대가 현장에 달려왔고 남성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데 한 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다행히 이 남성은 안전하게 구출됐고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하며 고장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영상=BTM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대법 “동료 여자친구 성적 비하 사관생도 퇴교 정당”

    동료 생도의 여자친구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관생도의 퇴교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계위원회 심의에 변호사가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방어권이 보장됐다면 퇴교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조모씨가 육군3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퇴교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씨는 2014년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한 뒤 동료 생도들과 그 여자친구에 대해 성적 비하 발언, 폭언, 인격모독 행위 등을 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에 조씨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징계처분서 미교부를 이유로 퇴학 취소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학교는 이듬해 훈육위원회 심의를 다시 열어 퇴교처분을 내렸다. 조씨는 심의에 조씨의 변호사가 출입을 거부당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관 생도 징계위원회 심의에 대리인 참여를 허용하는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사의 참여를 거부한 조치는 잘못”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조씨가 징계위원회의 심의 출석통지서를 받을 당시에 구체적인 징계 혐의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만큼 조씨의 방어권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시아 최대’ 의정부 컬링장, 일반인도 이용 가능…2시간에 11만~14만원대

    ‘아시아 최대’ 의정부 컬링장, 일반인도 이용 가능…2시간에 11만~14만원대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의정부 컬링 경기장이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이 경기장은 컬링의 대중화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의정부 컬링 경기장은 녹양동 실내빙상장 옆에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2964㎡ 규모로 건립됐다. 국제규격인 길이 50m, 폭 4.75m짜리 레인 6개와 243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췄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종길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은 “의정부 컬링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라며 “5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여기서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컬링장 바닥에 얼음을 얼리는데 20일 이상 소요된다. 이후 바닥 온도를 영하 5∼7도에 맞춰 잘 관리하면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의정부시는 세계적인 수준의 아이스 메이커 4명을 별도로 채용하고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CO₂) 냉각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 컬링장 가운데 유일하게 스톤 보관함도 설치됐다. 스톤을 바닥 온도에 맞춘 보관함에 넣어두면 경기를 바로 치를 수 있다. 다른 컬링장은 스톤을 레인 주변에 그냥 놔두는데 이 경우 이틀 이상 지나야 경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빙질에 이상이 생겨 경기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 스피드 돔 카메라(스톤 추적 카메라)가 설치돼 생동감 있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으며 자동 리프트 조명장치도 특징이다.의정부컬링장은 일반인도 이용하는 컬링 경기장으로 2007년 문을 연 경북 의성군에 이어 두 번째다. 컬링 저변 확대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건립비 99억 8000만원 가운데 50억원을 지원했다. 시 역시 엘리트 컬링보다 생활체육 컬링에 맞춰 경기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용료를 조례로 정했다. 컬링장은 두 시간씩 하루 4번 운영된다. 사용료는 두 시간 기준이며 시간대별로 평일 11만∼12만원, 토요일과 공휴일 13만 2000∼14만 4000원이다. 시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컬링장 개장식을 연다. 개장을 기념하고자 김은정 등 컬링 국가대표팀을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남측 향해 ‘불장난’ 비난 왜?

    북한, 남측 향해 ‘불장난’ 비난 왜?

    북한은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우리 군이 전투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F35A 도입 등이 자신들을 겨냥한 ‘불장난’이라고 주장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현 정세 흐름에 배치되는 위험한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군부는 몇 해 안에 미국으로부터 F-35A 스텔스전투기 40대를 끌어들여 공군에 실전 배비(배치)하려 하고 있다. 우리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꾀하며 장거리공중대지상미사일 타우루스의 도입을 다그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남조선군부는 우리를 겨냥한 ‘신작전계획’이라는 것을 완성했다. 그것은 전쟁초기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부터 전면 타격을 가하기 위한 도발적 불장난 각본”이라며 “이것은 대화 상대방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며, 모처럼 마련된 북남화해와 단합의 분위기에 역행하는 위험천만한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북남관계사는 속에 품을 칼을 버리지 않고서는 진정한 화해와 단합을 도모해 나갈 수 없고, 설사 어떤 합의가 이뤄져도 하루아침에 백지장이 되고 만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며 “남조선당국자들이 아직은 모든 것이 살얼음장 위에 놓여있다는 소리를 하면서도 불순한 군사적 대결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평화를 운운하지만 속으로는 딴 꿈을 꾸고 있다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힘으로 우리를 시험하려 들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빚어내게 될 것이며,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하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순재 주연 ‘덕구’, 촬영장 눈물바다 된 사연 공개

    이순재 주연 ‘덕구’, 촬영장 눈물바다 된 사연 공개

    영화 ‘덕구’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순재가 촬영장에서 부상 투혼을 펼쳤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아역배우 정지훈이 직접 전하는 따뜻했던 제작 현장 영상이 공개됐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사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이순재는 촬영 현장에서 부상투혼을 할 만큼 열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랭크인 날 ‘덕구 할배’가 ‘덕구’와 ‘덕희’를 부엌에서 씻기고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 촬영에서 이순재는 시골집의 높은 문지방에 걸려 넘어졌다. 방수인 감독은 “너무 놀라서 다리를 잡았는데 피가 나고 있었다. 머리가 하얘졌었다”라며 다급했던 당시 현장 상황을 말했다. 이어, “죄송해서 눈물이 났는데, 스태프들도 다 같이 울어서 눈물바다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이순재는 다쳤던 당일 아침 촬영장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첫 촬영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해 비밀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수인 감독은 “한겨울에 추위와 싸웠고, 인도네시아 해외 촬영 때는 한여름 더위와 싸웠다”며 그의 열연이 있었기에 ‘덕구’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공개된 제작기 영상은 아역배우 정지훈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아 ‘덕구’의 시점에서 현장 스토리를 전달해 귀여움을 더했다. 이순재, 장광, 성병숙 등 대배우들이 아역배우 정지훈, 박지윤을 친손자처럼 돌보며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하모니를 선보인다. 배우 이순재 부상투혼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제작기 영상 공개만으로 따뜻함을 예고하는 영화 ‘덕구’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전체 관람가. 91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소포 연쇄 폭발·학교 총기 난사…공포에 질린 美

    소포 연쇄 폭발·학교 총기 난사…공포에 질린 美

    같은 날에 연달아 5·6번째 터져 범인은 24세 백인… 자폭 사망 메릴랜드 5주 만에 총기 사고 17세 남학생, 학생 2명 향해 쏴 잇단 폭발물 사고와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20일(현지시간) 여섯 번째 정체불명의 소포 폭발물 사건이 일어났으며 플로리다 고교 총기사고 이후 5주 만에 또다시 학교 내 총기사고로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크게 다쳤다.현지 매체들은 이날 오후 7시쯤 텍사스 오스틴의 기부 물품 가게인 굿윌센터에서 소포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사고로 다쳐 병원에 후송된 30대 남성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텍사스 경찰 관계자는 “여섯 번째 폭발물은 엄밀히 말해 폭탄이 아니라 소이탄 장치 같은 것으로, 앞선 소포 폭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쯤 샌안토니오 북서부 셔츠의 페덱스 배송센터에서 다섯 번째 폭발물이 터져 직원 한 명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 오스틴에서는 이 밖에도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4건의 연쇄 폭발사건이 발생,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텍사스주 경찰은 이 연쇄 폭발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가 21일 새벽 경찰에게 쫓기던 끝에 자폭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탄 차를 미행하다 오스틴 라운드록에서 포위했고, 그 직후 용의자가 차 안에서 폭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용의자는 24세 백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범행 수법이 갈수록 진화한다는 점이다. 18일 오스틴 남서부 주택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20대 남성 2명이 주변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크게 다쳤으며, 범행 용의자는 철사를 덫으로 놓는 ‘트립와이어’로 폭탄을 터트린 것으로 드러났다. 트립와이어는 보행자나 차량이 철사를 건드리면 기폭 장치가 작동되는 수동식 폭파 기법이다. 이전 세 차례 사건에선 주택 현관문 앞에 배달된 소포를 열었을 때 폭탄이 터졌다. 이후 3건은 일반 도로와 페덱스 배송센터, 상점 등에서 터졌다. 장소는 다르지만 소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CNN은 “미국 사회가 ‘택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면서 “수사당국은 사회에 불만을 품은 테러범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70마일(약 110㎞)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 렉싱턴파크의 그레이트 밀스 고교에서 한 남학생이 다른 학생 2명을 향해 반자동 권총을 발사, 범인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두 명의 학생이 다쳤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스틴 와이엇 롤린스(17)가 수업 시작 15분 전인 이날 오전 7시 45분쯤 복도에서 16세 여학생과 14세 남학생에게 글록 반자동 권총을 발사했다. 총상을 입은 여학생은 위독하고 남학생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보안담당관인 블레인 개스킬은 총격 시작 1분도 안 돼 롤린스와 총격전을 펼쳐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청년 일자리 아우성인데 취업문 좁히는 대기업

    정부는 2월 청년실업률이 9.8%로 치솟자 재난 수준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들의 상반기 공채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보면 대기업의 12%가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한 182개 기업 중 80곳, 44%는 아직 채용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독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기업들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등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와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기업들 사정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혁신과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이 빈말에 그칠까 걱정된다. 현대차와 SK·LG그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연쇄 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간 122조원을 투자하고 8만 3000여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통 큰 투자’가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들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압박할 게 아니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과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과 복지 수준 격차를 줄여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보다 근본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시적 대책으로는 청년 실업자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어제 국방부 등이 발표한 ‘청년장병 취업·창업 활성화 대책’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군의 전투력 유지에 지장 없는 범위 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연간 전역자 중 구직을 고민하는 6만 9000여명의 취업·창업을 지원한다는 목표가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육군본부가 추진 중인 시범사업을 확대한 것으로 대통령의 질책 이후 부랴부랴 만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청년 실업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2022년부터 청년 경제인구가 줄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진단은 너무 안이하다. 지속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 정부 청년 일자리 대책의 핵심이어야 한다.
  • ‘덕구’ 이순재 부상 투혼 “아이 보호하면서 넘어져..촬영장 눈물바다”

    ‘덕구’ 이순재 부상 투혼 “아이 보호하면서 넘어져..촬영장 눈물바다”

    배우 이순재 부상 투혼 사실이 알려졌다.20일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 제작사 측은 “이순재가 촬영 현장에서 부상 투혼을 이어갔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순재는 극 중 ‘덕구(정지훈)’와 ‘덕희(박지윤)’를 부엌에서 씻기고,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하는 도중 시골집의 높은 문지방에 걸려 넘어졌다. 특히 당시 5살이던 덕희 역의 박지윤을 안고 넘어지면서 아이가 다칠 것을 염려해 아이를 먼저 보호하면서 넘어졌다. 이에 대해 방수인 감독은 “너무 놀라서 다리를 잡았는데 피가 나고 있었다. 머리가 하얘졌었다. 미안해서 눈물이 났었는데, 스태프들도 다 같이 울어서 눈물바다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이순재는 부상을 입었던 당일 아침 촬영장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스탭들이 걱정하거나 첫 촬영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해 비밀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수인 감독은 “이순재가 한겨울 추위와 싸웠고, 인도네시아 해외 촬영 땐 한여름 더위와 싸웠다. 그의 열연이 있었기에 ‘덕구’의 진정성 있는 얘기가 완성될 수 있었다”며 이순재 부상 투혼을 비롯한 그의 연기 열정에 감탄을 보냈다. 한편 이순재 부상 투혼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5월 개봉.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멕시코 해변서 패러글라이딩 관광객끼리 공중 충돌사

    [여기는 남미] 멕시코 해변서 패러글라이딩 관광객끼리 공중 충돌사

    해외여행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멕시코의 해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관광객 2명이 공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1명이 사망했지만 업체로부터 보상을 받긴 힘들어 보인다. 업체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서명까지 받아둔 탓이다. 멕시코 오악사카주 푸에르토 에스콘디도의 해변에서 최근 벌어진 사고다. 멕시코시티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간 43세 남자가 해러글라이딩을 하다 함께 하강하던 또 다른 관광객과 충돌했다. 바닥에 곤두박질한 남자는 구조대에 의해 인근 앙헬델마르 의료센터로 옮겨졌지만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사망했다. 사고를 당한 또 다른 남자는 타박상 등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뒷수습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스카이 다이브'라는 업체를 통해 패러글라이딩을 했다.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허술한 업체였다. 경찰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고객이 사고를 당했을 때 책임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사고가 나면 배상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서명을 받기도 했다. 사고가 당해도 업체에겐 절대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각서를 들이밀며 서명을 하도록 했다. 현지 언론은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전 무심코 서명한 문서 때문에 사고배상이 복잡해질 듯하다"면서 여행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땐 보험가입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엘우니베르살 영상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방북 인사 “북한 경제, 그다지 나쁘지 않아”

    방북 인사 “북한 경제, 그다지 나쁘지 않아”

    북한 경제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금융거래나 투자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북한 인사의 전언이 있었다고 최근 방북했던 일본 언론인이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20일 RFA에 따르면 1월 중순 평양을 방문했다는 일본 ‘주간 동양경제’ 후쿠다 게이스케 편집위원은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RFA 취재진에 “그다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1년 반 만의 방북이었다는 그는 “슈퍼마켓이나 상업시설에 가보면 상품도 많이 있고, 식품, 일용품, 생필품 이런 것들은 북한 국산품이 늘어났다. 이런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쿠다 편집위원은 자신이 만난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의 리기성 교수가 경제 제재가 일으키는 몇 가지 문제를 언급했다고도 RFA에 전했다. 후쿠다 편집위원은 “무역거래에서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금융, 특히 외부에서 금융거래가 어려워졌다. 또 하나는 투자가 거의 안 온다, 그리고 요새 과학기술분야에서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리 교수가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평양, 원산 등의 시내 건설현장에서 기계나 크레인 등을 수입할 수 없어 건설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는 말도 여러 번 들었다고 후쿠다 편집위원은 말했다. 그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얘기를 북한관리들이 직접 했느냐’는 RFA 기자의 질문에는 “미국과도 일본과도 대화를 하고 싶다. 역시 대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량 저수지 추락…식사하던 경찰이 물 속 뛰어들어 구조

    차량 저수지 추락…식사하던 경찰이 물 속 뛰어들어 구조

    차량이 저수지에 추락해 승객들이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에 경찰과 시민들이 물 속에 뛰어들어 이들을 구조해냈다.19일 낮 12시 38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 30~40대 여성 6명이 탄 카니발 승합차량이 3m 깊이의 저수지 물 속에 빠졌다. 사고 직후 여성 4명은 빠져나왔지만, 2명이 차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사고 차량이 빠진 곳은 인근 식당 주차장 근처였다. 당시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김종호 여성청소년과장과 심형태 경비교통과장, 이종택 수사과장 등은 식당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이미 차량은 물 속에 있었고, 먼저 빠져 나온 여성들이 차 안에 2명이 더 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시민 1명과 경찰 3명은 저수지로 뛰어들어가 잠수, 차 안에 있던 2명을 구해냈다. 물에 빠졌던 여성 6명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에 빠진 사람들은 댄스학원 원장과 수강생들이었다. 경찰은 식당 주차장에 주차하는 과정에서 운전 미숙으로 차량이 저수지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방에 봄이 오는 순서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방에 봄이 오는 순서

    요즘은 낮이 되면 방 안보다 밖의 온도가 더 높다. 툇마루에 앉아서 해바라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방 앞뒤 마당과 뜰을 거닐며 다리 근육의 긴장을 풀기도 한다. 산방 뒤에 심은 산수유는 이미 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끼니때마다 창 쪽으로 뻗은 산수유 한 가지에 달린 꽃들에게 눈을 주곤 한다. 변함없는 일식삼찬의 식탁이지만 산수유 꽃 덕분에 식당 분위기는 환해진다.마당가의 매화나무는 게으름을 부리고 있다. 백매와 청매, 홍매의 꽃망울들이 아직도 늦잠을 자고 있다. 그래도 꽃망울이 개화하는 동작은 찰나다. 애벌레가 날것으로 변해 날개를 펴듯 순식간에 피어난다. 연못에는 동면에서 깬 개구리들이 알을 듬성듬성 놓아 후사를 기약하고 있다. 개구리 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다. 낱낱이 흩어져 있지 않고 둥근 진(陣)을 만들어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고기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한 생존본능인지도 모르겠다.산중에 오래 살다 보니 봄이 오는 순서를 나도 모르게 체득한 상태다. 위도나 고도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내 산방의 경우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런데 올봄은 지난겨울 동장군의 위세가 대단했던 까닭에 그 순서가 뒤죽박죽돼 버린 듯하다. 사립문 쪽에 자라던 차나무 잎들은 동해를 입어 숫제 누렇다. 동백나무 이파리들도 오글오글하다. 봄소식을 맨 먼저 알리는 꽃은 2월 중순쯤에 영상 6, 7도만 돼도 개화하는 복수초다. 그런데 마당가 바위 밑에서 피고 지던 복수초가 소식이 없다. 몇 번이나 녀석이 자라던 자리를 찾아가 살펴보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두 번째로 봄소식을 전해 주는 바깥식구는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산수유 꽃은 산방의 봄소식을 그런 대로 전해 주고 있다. 세 번째로 피는 꽃은 산방 마당가의 매화나무들이다. 사랑방 앞의 홍매와 태산목과 짝이 된 백매, 검둥개인 ‘지장’이 집 앞에 있는 청매다. 매화나무 꽃들이 피어야만 개구리들이 동면에서 깨어나 울음소리를 터트리는데, 올해는 그 순서가 뒤바뀌어 혼란스럽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실을 시처럼 함축해서 기록해 둔바 그 글은 다음과 같다. 매화꽃 하나 둘 피어나면/ 개구리 응답하듯 울음소리 냈지/ 올해는 매화나무 개화보다/ 개구리 울음소리 먼저 듣는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개구리들의 절절한 반란이겠지. 네 번째로 봄소식을 전해 주는 바깥식구는 휘파람새다. 꼭두새벽부터 산방 앞뒤 산자락에서 후이후이 하고 2월이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던 철새다. 그런데 3월 중순이 다 돼 가고 있는데도 함흥차사다. 아침 일찍 편두통 때문에 일어난 안식구가 비몽사몽간에 휘파람새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나는 곧이듣지 않았다. 새벽에 글 쓰는 습관이 있는 내가 순라군이 야경 돌듯 손전등을 켜고 이미 산방을 한 바퀴 돈 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산방에 봄소식을 알려 주는 바깥식구는 수선화이다. 작년 같으면 벌써 향기를 퍼트리고 있을 수선화이지만 올해는 땅에서 겨우 5센티미터 정도밖에 올라와 있지 않다. 인색한 느낌이 들지만 수선화 입장에서는 얼어 죽지 않고자 위기의 매뉴얼을 작동했을 터이다. 한편 위와 같은 순서를 밟다가 마지막으로 진달래와 벚꽃이 피고 뻐꾸기가 울면 산방은 봄의 절정이 됐다. 올해는 산수유 꽃만 산방에 제때를 어기지 않고 봄소식을 전해 준 것 같다. 그렇다고 산방에 봄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봄은 봄. 지난 3월 13일은 법정 스님 입적 8주기였다. 스님께서는 불일암 뜰에 심은 매화나무를 보고는 “매화보살, 올해도 피었는가?”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스님께서는 병석에서 나를 보고 싶으면 불일암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오늘따라 불일암 매화나무의 안부가 그립다. 며칠 전에는 나의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의 완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 인근에서 가졌는데, 그 여파인 듯 잊고 지냈던 동창, 지인들의 전화를 많이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산중의 고요하고 외로운 일상으로 스며들고 싶다. 꽃들이 피고 지는 산중이야말로 나만의 왕국이자 신세계이니까.
  • ‘구미 주민 재산권 침해·물부족·수질 악화’ 이견 팽팽

    ‘구미 주민 재산권 침해·물부족·수질 악화’ 이견 팽팽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대구시와 구미시가 이견을 보이는 핵심 쟁점은 크게 4개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상수원보호구역 확대 지정으로 인한 주민 재산권 침해 문제다. 대구시는 해평광역취수장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대구시 취수원을 이전하면 낙동강 하류 밀양·창원·부산 등도 상류로 취수원을 옮기겠다고 주장하면 어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상수원 상류 이전 도미노가 우려된다는 것이다.●“낙동강 하류 상수원 연쇄 이전 우려” 두 번째는 낙동강 유지수량 감소로 구미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4대 강 사업 보 설치와 군위, 부항, 영주, 성덕 등 4개 댐의 완공으로 용수 공급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구미시는 갈수기 안동댐 저수율이 떨어지면 구미시도 사용할 물이 모자란다고 반박한다. 또 대구취수원인 강정고령보가 구미취수원인 칠곡보보다 수량이 17만t이나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낙동강 유량 감소로 인한 구미지역 수질 악화다. 구미공단 2011개 입주업체 중 272개 업체에서 하루 18만t의 폐수를 방류하고 있다고 대구시는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고도정수처리를 한 대구수돗물에도 법정기준치 이내이지만 미량의 유해화학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구미 상류지역에도 4830여개의 기업체, 봉화 석포제련소 등 수질오염원이 존재한다면서 대구시는 낙동강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해 18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미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관로 매설 구간 재산권 침해 최소화” 마지막으로 관로 매설 구간 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경우 매설구간 대부분이 국유지이고 지하로 매설돼 이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구미시는 매설구간 도시계획과 개발행위가 제한돼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별거 중 아내 찾아 흉기 휘두른 60대…아들까지 부상

    별거 중 아내 찾아 흉기 휘두른 60대…아들까지 부상

    별거 중이던 아내와 아들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경기 군포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66)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의 한 주택가에서 아내와 아들에게 미리 준비해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함께 살던 아내가 한 달여 전 자신의 폭행으로 집을 나가 군포의 다른 가족 집에 머물며 만남을 거부하자 아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가한 A씨 아들은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있다가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가운데 30대 아들이 크게 다쳤지만 두 명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 달여 전 A씨의 폭행은 경찰에 신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전북 남원 시내에서 순창으로 방향을 잡아 시내를 막 벗어나면 오른쪽으로 널찍한 절터가 나타난다. 만복사가 있던 자리다. ‘춘향가’의 몇몇 고전소설 판본에는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관아로 행차하기에 앞서 만복사를 찾아 노승들이 춘향을 위해 재를 올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장면은 김연수제 판소리 ‘춘향가’에도 있다. 춘향을 월매가 만복사에 시주하고 불공을 드린 공덕으로 낳은 자식으로 그리고 있다.잘 알려진 대로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금오신화’의 한 편으로 ‘만복사저포기’를 남겼다. 저포(樗浦)는 윷놀이다. 양생(梁生)은 부처님과 내기를 해서 이긴 다음 아름다운 처자를 만나 이승의 3년에 해당하는 꿈같은 사흘을 지내고는 헤어진다. 이 처자는 왜구에 죽은 혼령으로, 이후 양생도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다는 줄거리다.소설 속 여주인공이 부처님에게 바친 축원문에는 당시 사정이 담겨 있다. ‘지난번 변방의 방어가 무너져 왜구가 쳐들어오자, 싸움이 눈앞에 가득 벌어지고 봉화가 여러 해나 계속되었습니다. 왜적이 집을 불살라 없애고 노략하였으므로, 사람들이 동서로 달아나고 좌우로 도망쳤습니다.…그런데 날이 가고 달이 가니 이제는 혼백마저 흩어졌습니다.’지금 만복사에 가면 텅 빈 마당에서 높이 1.6m의 당당한 석제 불좌(佛座)를 만날 수 있다. 소설에서도 양생이 불좌 뒤에 숨어 아름다운 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대목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불좌가 아닐까 싶다. 매월당과 시대를 초월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최척전’을 지은 현곡 조위한(1567∼1649)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 휘하에서 종군한 인물이다. 이 소설은 최척과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성 옥영의 사랑이야기를 뼈대로 정유재란 당시 남원이 왜군에 함락됨에 따라 가족이 붙들려 가거나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과 기적적인 재회를 그렸다. 소설 속에서 최척은 만복사에서 가까운 동네에 산다. ‘춘향전’이 조선 후기 남원의 사회상을 드러내고 있다면 ‘만복사저포기’와 ‘최척전’은 각각 조선 초기와 중기 왜적의 침입에 따른 살육과 파괴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남원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산 기슭이다. 왜구의 세력은 단순한 해적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만복사저포기’가 묘사한 대로 왜구는 고려말, 조선초에 가장 극성을 부렸다. 특히 14세기 후반기 피해가 가장 커서 고려 멸망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역사학계는 고려시대 왜구의 발생을 크게 두 시기로 나누고 있다. 1223년 현재의 김해인 금주에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1265년까지 10차례 이상 침입했는데, 대부분 선박 2~3척 규모였다. 왜구는 1350년부터 연안뿐 아니라 내륙에도 출몰한다. 해안 조창에서 걷은 세곡을 수도로 나르는 조운선이 공격 목표가 되자, 고려가 세곡 운송의 상당 부분을 육운(陸運)으로 전환한 것이 이유의 하나가 됐다. 대형 선단을 이룬 왜구는 개경이 지척인 강화 교동도에도 출몰했고, 조정은 천도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른다. 조선 건국 이후에도 왜구는 태조가 즉위한 뒤 5년 동안에만 53차례나 침입했다. 황산대첩비는 고려시대 왜구의 남원 침입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신우(辛禑) 6년(1380) 경신 8월, 왜적의 배 500척이 진포에 배를 매고 하삼도에 들어와 연해 주군(州郡)을 도륙하고 불살라서 거의 없어지고, 인민을 죽이고 사로잡은 것도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조선은 우왕을 신돈의 자식이라 하여 ‘신우’라 했다. 왜구가 충청·전라·경상도를 휩쓴 참상은 ‘만복사저포기’와 매우 닮아 있다. 당시 고려는 금강 하구 진포에 정박한 왜구의 선단을 최무선 장군의 화포로 모두 불사르는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자 퇴로를 잃은 왜구는 지금의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 경남 함양을 떠돌며 살인, 약탈, 방화를 자행한다. 이어 남원으로 몰려들어 운봉 인월역 황산에 진을 친 왜구를 당시 양광·전라·경상 삼도도순찰사 이성계가 섬멸한 것이 황산대첩이다. 황산대첩비는 1577년(선조 10) 이 싸움의 현장에 세운 것이다. 만복사는 남원 시내 서쪽에 자리잡고 있지만, 황산대첩비를 찾으려면 자동차를 타고 시내에서 동쪽으로 20분쯤 달려야 한다. 이성계가 어린 두목 아지발도(阿只拔都)가 이끈 왜구를 무찌른 현장이다. 당시 지명 인월(印月)은 이후 인월(引月)로 바뀌었다. 부처의 교화가 세상 곳곳에 비친다는 월인천강(月印千江)에서 따온 듯한 불교적 이름이 황산대첩 당시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어두운 밤 보름달을 끌어올려 왜구를 물리쳤다는 설화 속 의미로 대체됐다. 황산대첩비는 일제강점기 수난을 겪는다. 조선총독부는 ‘학술상 사료로 보존의 필요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존재가 현 시국의 국민사상 통일에 지장이 있는 만큼 철거함은 부득이한 일’이라면서 ‘서울로 가져오기엔 수송의 곤란이 적지 않고, 그 처분을 경찰 당국에 일임하는 바’라고 했다. 결국 1945년 1월 폭파됐고, 지금의 비석은 1957년 복원한 것이다. 그러니 대첩비는 받침돌과 지붕돌만 옛것이다. 하지만 파비각(破碑閣)에 비석 조각이 남아 있으니 역사적 의미는 훨씬 커졌다. 100m 남짓 떨어진 곳에는 어휘각(御諱閣)이 있다. 이성계는 대첩 이듬해 함께 싸운 원수와 종사관들의 이름을 이곳 바위에 새겼다. 일제는 이 글씨도 정으로 쪼아내 지금은 알아볼 수가 없다. 황산에 승전의 역사가 있다면 남원 시내에는 패전의 역사가 곳곳에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곡창 호남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를 패전의 원인으로 지목한 왜군은 정유재란을 벌이면서 전라도를 먼저 점령하고 북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희다수가(宇喜多秀家)가 이끈 왜군 5만 6000명은 1597년 8월 13일 남원을 공격했다. 남원성은 전라 병사 이복남과 명나라 부총병 양원의 3000명 군사가 지키고 있었다. 남원 백성들까지 모두 1만명이 합심해 싸웠지만 모두 순절하고 말았다. 왜란이 끝난 뒤 시신을 합장하고 1612년(광해군 4) 사당을 세웠다. 지금의 만인의총은 옛 남원역 근처에 있던 것을 1964년 옮긴 것이다.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을 남원성의 흔적은 시내에서 만인의총으로 가는 중간에 일부가 남아 있다. 옛 남원읍성의 서북쪽 모서리에 해당한다. 시내 남문로 골목 안에 있는 관왕묘도 왜란의 흔적이다. 남원싸움 이듬해 명나라 장수 유정은 대군을 이끌고 왔는데, 1599년 자신들의 수호신인 관우의 사당을 지었다. 성 동문 밖에 있던 것을 174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관왕묘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담 너머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박근혜, 국선변호인 통해 공천 개입 혐의 전면 부인

    박근혜, 국선변호인 통해 공천 개입 혐의 전면 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된 ‘공천개입’ 사건 국선변호인을 통해 옛 새누리당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불법 관여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 장지혜(35·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확인된 피고인의 의사는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라며 “해당 내용을 보고받지 않았고 승인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구체적인 의견을 밝힌 부분이 있어 다음 기일에 내용을 정리해 진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구속이 연장된 이후 재판에 나오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법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선고를 앞둔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이날 함께 재판이 열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국선변호인단과의 접견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다만 장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직접 접견했는지, 유영하 변호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받았는지 등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장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의 의견과 별개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법리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피고인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사이에 범죄를 실현할 의사의 합치가 이뤄진 시간, 장소, 내용이 명시돼야 한다”며 “또 공소사실에 적은 내용만으로는 어떤 후보자를 위해 경선 운동을 했는지 특정이 안 돼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후보자는 특정돼 있지만, 공소장 기재가 적정한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0대 오벤저스’ 숨 고르고 GO!

    ‘50대 오벤저스’ 숨 고르고 GO!

    연일 경기에 피로 쌓인 듯 노르웨이에 일격…2-9 기권패 스웨덴과 저녁 경기 심기일전 샷 성공률 높아져 4-2 승리 ‘오성(五姓) 어벤저스’는 14일 하루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낮에 열린 노르웨이와의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예선 8차전에서는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안 좋은 경기 내용으로 완패했지만 스웨덴과의 저녁 경기(9차전)에서는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승리했다. 빡빡한 경기 일정 탓에 평균 나이 50.8세의 우리 대표팀은 체력 저하를 호소하며 주춤했지만 이내 기운을 되찾으며 4강 9부 능선에 올랐다.한국 휠체어 컬링 대표팀은 이날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있었던 두 번의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노르웨이에 2-9로 패한 반면 스웨덴전에선 4-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7승 2패로 캐나다와 함께 12개팀 중 공동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공동 4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이상 5승 4패)와는 2승 차이가 나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다. 만약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지더라도 ‘타이브레이크’(4위 결정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오성 어벤저스는 노르웨이전에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맏형’ 정승원(60)은 샷 성공률 25%로 부진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기 중반 이동하(45)로 교체했지만 그도 샷 성공률이 13%에 그쳤다. 마지막 7~8번 스톤을 맡는 차재관(46)마저 42%에 불과해 승부를 뒤집기가 어려웠다. 특히 6엔드에선 마지막 샷을 하우스 중앙에 올리기만 해도 그만이었지만 차재관은 힘 조절 실패로 하우스에 미치지 못하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이 탓에 대거 4점을 내주면서 한국은 게임 포기를 선언했다. 경기 후 차재관은 “아직도 마지막 샷에 부담을 느낀다. 연일 경기가 계속돼 피로가 쌓인 것도 지장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은 스웨덴전에서는 달랐다. 1~2엔드에서 거푸 불리한 선공을 잡고도 1점씩 뽑아냈다. 3-2로 쫓기던 6엔드에서는 일부러 마지막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날리며 ‘블랭크’(두 팀 모두 점수를 얻지 못한 엔드)를 만든 뒤 7엔드에 1점을 수확했다. 8엔드에서 차재관이 7번 스톤으로 ‘더블 테이크아웃’(두 개의 스톤을 쳐냄)을 기록하자 장내는 ‘대~한민국’이 울려 퍼졌다. 낮 경기에서 부진했던 정승원과 차재관이 샷 성공률을 72%와 78%로 끌어올리며 본래 모습을 되찾은 것이 주효했다. 우리 대표팀은 예선 마지막 날인 15일 영국(오전 9시 35분), 중국(오후 2시 35분)과의 경기에서 4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선수단 오늘 귀환

    북한 선수단 20명이 경기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예정대로 15일 되돌아간다. 시각장애 선수 최보규를 도와 남북 성화 봉송에 나섰던 노르딕스키 마유철(27)과 개회식 때 선수단 기수로 나섰던 김정현(18)은 14일 강원 평창의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1㎞ 좌식 스프린트 경기에 출전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했다. 각각 3분59초48로 36명 중 31위, 4분23초87로 32위에 자리했다. 12명이 겨루는 준결승엔 나서지 못했다. 무릎 아래를 절단한 하지장애 선수 마유철과 김정현은 앞서 지난 11일 크로스컨트리 15㎞ 좌식에서도 29명 중 26위와 27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로 참가해 대회 일정을 모두 끝낸 둘은 관람석에 인사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하며 자리를 떴다. 표정은 밝았다. 북한의 동계패럴림픽 출전은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7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선수 2명과 임원 18명으로 꾸린 선수단을 평창에 파견했다.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4명은 폐회식까지 참석한 뒤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북한 선수단에 15일 오찬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 회장은 “북한과는 장애인 스포츠 교류를 위해 앞으로 계속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 선수들은 동계올림픽 때와 달리 좀 경직된 모습이었다. 올림픽 땐 대규모인 데다 미디어 노출도 더 잦아 미소를 자주 지었다. 하지만 마유철과 김정현은 미소도 아끼는 모습이었다. 무뚝뚝한 편이었다. 신의현은 “(15일 돌아간다는 얘기를 듣고) 북한 선수들에게 열심히 해서 또 만나자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조심스러워서 선물은 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포기하지 않는 점은 닮았다. 마유철과 김정현은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끝까지 완주했다. 올림픽 땐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10㎞ 프리스타일에 나섰던 리영금이 레이스 도중 미끄러져 부상을 입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출전자 90명 중 89위로 골인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중국 넘고 아리아리!

    중국 넘고 아리아리!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리는 강릉컬링센터에서 요즘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나라는 예선전 공동 선두를 달리는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 팀에서 절묘한 샷이 나올 때마다 3000여 관중석을 꽉 메운 홈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한다. 덕분에 경기에 들어서기 전 서로 손뼉을 부딪히며 곁들이는 구호 아리아리(‘없는 길을 찾아가거나 길이 없을 때 길을 낸다’는 뜻의 우리말)에도 잔뜩 힘이 들어간다. 가뜩이나 큰 소리로 유명한 중국의 경우 최근 좋은 성적 때문인지 주변을 놀라게 할 정도로 기합이 크다.‘컬링 오벤저스’(다섯 명의 성씨가 모두 다른 것을 빗댄 별명)는 13일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아침 핀란드와의 6차전은 11-3 대승을 거두며 전날 독일에게 당했던 대회 첫 패배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첫 엔드부터 4점을 뽑아낸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5엔드에는 차재관(46)의 호쾌한 더블 테이크 아웃(두 개의 스톤을 쳐냄) 덕분에 4점을 다시 추가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7엔드에도 3점을 쌓자 핀란드는 기권(굿 게임)의 악수를 건넸다. 저녁 스위스와의 7차전에서는 김정숙 여사가 관중석을 찾은 가운데 6-5 승리를 거머쥐며 2연승을 달렸다. 3-3으로 맞서던 6엔드가 승부처였는데 후공을 잡아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6-4로 앞서던 8엔드에서 스위스는 스톤 두 개를 하우스에 꽂아 넣으며 연장전 돌입을 노렸지만 차재관이 침착하게 스톤 하나를 제거해 경기를 매조졌다. 6승(1패)째를 달성한 한국은 중국과 나란히 예선 공동 1위에 안착했다. 한국은 12개 팀 중 상위 4개국끼리 치르는 준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8승을 거두면 예선 통과가 안정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14일 노르웨이, 스웨덴, 15일 영국, 중국과의 대결이 남았다. ‘맏형’ 정승원(60)은 “독일전 패배를 잊고 남은 경기를 모두 잡자는 다짐을 하고 나섰다”며 “관중의 응원도 힘이 됐다. 상대 팀들은 다소 지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중국을 가장 경계하게 된다. 스스로 기분을 업(up)시키면서 상대를 기죽이기 위해 경기 도중 소리를 많이 지른다”며 “물론 중국과는 같은 아시아 팀이라 매우 친하게 지낸다. 나랑 경기하면 소리를 많이 지르지 않을 텐데”라며 웃었다. 중국의 기합을 경계했지만 정작 ‘컬링 오벤저스’ 중 가장 파이팅이 넘치는 사람은 정승원이다. 상대 투구 땐 조용하다가도 한국 팀이 스톤을 던진 뒤에는 ‘으아~’하고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내질러 힘을 불어넣고 있다. 정승원은 “내가 침울하면 팀도 침체되더라. 반대로 소리를 질러서 분위기를 살리면 팀도 잘 된다. 4강전도 하고 결승도 가야 해서 목을 아끼고 있다. 지금 기합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웃었다. 이어 “중국과 결승에서 만나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다. 스포츠맨십에 입각하되 소리를 지르고 파이팅하면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태극전사 스토리] 놀이기구도 못 탄 겁 많았던 ‘울보’ 설원 위 펄펄 날다

    [태극전사 스토리] 놀이기구도 못 탄 겁 많았던 ‘울보’ 설원 위 펄펄 날다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는 선천성 지체장애를 지닌 데다 부모나 친척도 없는 무연고 영아였다. 초등학교 땐 ‘겁 많은 울보’였다. 높은 곳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빠른 것을 탈 엄두도 내지 못해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는 친구들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같이 타자는 소리엔 손사래를 치며 뒤로 물러섰다.10여년 후 어느덧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로 성장한 박수혁(18)이 12일 강원 정선 알파인스키경기장에서 가파른 슬로프를 쏜살처럼 내려오자 복지시설 교사 이수경(47)씨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박수혁은 서울 은평구 소년의 집에 잠시 머무르다 생후 18개월 때인 2002년 장애복지시설인 경기 광주 SRC 보듬터로 옮겼다. 이씨는 이날 처음 박수혁을 만나 지금까지 곁을 지키며 성장과 자립을 돕고 있다.이씨는 박수혁을 이렇게 떠올렸다. 어려서부터 승부욕은 최고였다. 학교나 보듬터 체육대회 때 달리기에 나가 지기라도 하면 매우 속상해하며 이씨에게 떼를 쓰고 울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일반 학교의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학급을 다닌 박수혁은 축구, 농구, 피구 경기에 열성이었다.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아 반팔을 입을 때 오른팔 부분이 보이도록 소매를 걷어붙이고 다녔다. 친화력도 좋아 학교 친구들을 보듬터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한두 번 놀림을 받은 듯한데 긍정적인 성격이라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티 없이 맑았지만 명확한 꿈을 갖지 못하던 박수혁에게 스노보드라는 꿈을 심은 사람도 이씨였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여느 또래와 마찬가지로 방에서 게임만 하던 박수혁에게 육상을 시켰고, 그해 제주에서 열린 전국학생장애인체육대회에 내보냈다. 빼어난 운동신경에 두 다리가 튼튼해 육상을 시켰지만 곧 걸림돌에 부딪혔다. 왼팔만으론 몸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기회가 찾아들었다.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할 상지장애 스노보드 선수를 찾던 노성균 당시 감독이 학생장애인대회에서 박수혁을 알아봤다. 박수혁은 “겁나지만 재밌을 것 같다”며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처음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만 두 달이 걸렸고,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려고 무서움을 꾹꾹 참으며 남들보다 보드를 더 탔다. 이젠 내려올 때 속도를 즐기게 됐다. 박수혁이 무사히 경기를 마치고 관중석 앞을 지나자 이씨는 한걸음에 달려 나갔고 두 사람은 크게 손을 흔들며 서로 고마움을 나눴다. 이날 박수혁은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상지장애(SB-UL) 경기에서 전체 22명 중 21위에 그쳤지만 이씨는 대견하다며 감격했다. 이씨는 “훈련 뒤 보듬터에 와 게임을 하는 수혁이에게 ‘열심히 뛸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라’며 잔소리도 많이 했다”면서 “힘든 훈련에도 포기하지 않아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눈가는 또 촉촉해져 있었다. 정선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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