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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우울한 붉은땅…큐리오시티가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화성

    [우주를 보다] 우울한 붉은땅…큐리오시티가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화성

    머나먼 붉은 행성에서 탐사를 이어가고 있는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영상을 공개했다. 마치 화성 땅 위에 서 있는듯 현지의 모습이 생생히 보이는 이 영상은 지난달 9일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것이다. 현재 큐리오시티가 있는 위치는 베라 루빈 능선(Vera Rubin Ridge)으로 이곳에서 탐사로봇은 땅에 구멍을 뚫어 성분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영상을 보면 최근 화성을 강타한 모래폭풍은 잠잠해졌으나 여전히 하늘은 우울한 암갈색이다. 또 큐리오시티의 시야에는 저멀리 최종 목적지인 샤프산이 보이고 '발' 밑에는 스토어(Stoer)라 불리는 현재 뚫고있는 드릴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큐리오시티의 동체 위에 쌓여있는 흙먼지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NASA 측은 "최근 큐리오시티가 이 지역 표면에 두 차례 구멍 뚫기을 시도했으나 단단한 바위를 만나 실패했다"면서 "다행히 부드러운 표면의 스토어를 뚫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면 베라 루빈 능선 지역이 왜 침식에 강한 지 이유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큐리오시티가 왕성하게 탐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오래 전부터 화성 땅을 누벼온 또다른 NASA의 탐사로봇 오퍼튜니티는 여전히 연락두절 상태다. 화성 땅에서 14년 째 탐사를 이어온 오퍼튜니티는 5월 말 부터 화성에 불어온 거대한 모래폭풍을 만나 생존투쟁에 들어갔다. 화성의 4분의 1 가량을 휘감은 이 모래폭풍 탓에 오퍼튜니티는 지난 6월 10일 통제센터에 마지막 신호를 보낸 후 연락이 끊겼다. 모래폭풍으로 태양빛이 차단돼 에너지원이 사라지자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휴면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후배’인 큐리오시티는 흔히 원자력 전지로 알려진 RTG(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를 사용하고 있어 먼지가 하늘을 가려도 탐사에는 지장이 없다.   지난 2012년 8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게일 크레이터 부근에 내려앉은 큐리오시티는 소형차만한 크기로 하루 200여m 움직이며 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분석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해 왔다. 실제로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할멈이 삶을 내려놓자, 영감은 이성을 놓았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할멈이 삶을 내려놓자, 영감은 이성을 놓았다

    “할마이가 덩치가 이래 크단 말야. 영감이 돌보면서 억수로 힘들어했어. 그래서 니캉 내캉 죽자 이래뿐 거라. 순간적으로 해뿌린 거제. 그리고 지도 자살할라꼬 칼로 찔라뿟지. 1㎝만 더 들어가도 죽었을 긴데….”경북 포항에 사는 김금자(81·여·가명)씨는 12년 전 일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5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이상용(당시 74세·가명)씨가 2006년 8월 아내(71)를 살해한 사건이다. 이씨는 집에서 망치(#①)로 아내를 10여 차례나 내려쳤다. 이어 과도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장기가 밖으로 나올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이웃들이 급히 병원으로 옮겨 살아났다. 이씨는 뇌졸중으로 왼쪽 팔다리가 마비된 아내를 홀로 15년간(#②) 간병했다. 오랜 간병으로 자신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사건 5년 전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했고 두통과 이명에 시달렸다.(#③) 아내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영감 제발 나 좀 죽여도”(#④)라며 울부짖었다. 이 사건은 서울신문이 취재한 ‘간병살인’ 중 애틋함과 잔혹함이 동시에 나타난 사연이다. 당시 이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보기로 했다. 이씨를 직접 만나는 게 최선이지만, 이미 7년 전 지병으로 작고했다. 당시 수사 기록과 판결문, 지인들을 취재한 녹취록을 전문가에게 보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권일용(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객원교수, 강덕지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범죄심리과장 등 3명이 도움을 줬다. 망치 #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범행도구에 주목했다. 강 전 과장은 “이씨 정신 상태가 정상이었다면 결코 이런 둔기를 쓰지 않는다. 식사를 끊거나 독극물을 쓰는 등 (피를 안 보는) 다른 방법도 많다. 정신이 붕괴해 이런 판단 자체를 못 했고, 순간적으로 눈에 보이는 걸 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오랜 기간 지속된 애정과 분노, 즉 ‘양가감정’(서로 대립되거나 모순된 감정)이 순간적인 자극(트리거)으로 인해 과도한 폭력을 동반한 공격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때 이씨 심리는 공황 상태나 다름없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씨는 경찰에서 아내를 어떻게 내려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권 교수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씨는 과거 폭력 전과가 전혀 없다. 15년 #② 장기간 지속된 간병도 이씨 심리를 추론하는 단서다. 이 교수는 “‘간병 고통’은 참고 견딘다고 희망이 보이는 게 아니다. 간병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점점 인내심을 잃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전 과장은 “사람은 행복해지려는 욕망보다 고통을 피하려는 욕구가 훨씬 강하다. 하지만 간병 고통은 벗어날 수 없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15년간 간병한다는 건 본인이 아닌 이상 절대로 알 수 없는 고통”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6~7개월 전 간병 고통은 극에 달했다. 아내는 거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이씨가 1시간마다 대소변을 받았다. 자녀들도 생활고 등으로 이씨 내외를 돕지 못했다. 며느리들이 가끔 와 반찬을 건네 주고 가는 게 전부였다. 교통사고 #③ 이 교수는 “간병으로 본인 건강을 챙기지 못한 이씨가 여러 가지 병을 앓으면서 인지장애가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자기조절력’(몸과 마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졌고, 충동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씨는 당시 이미 건강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야 한다”며 “본인도 삶의 의욕이 떨어지면서 ‘너 죽고 나 죽자’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적장애를 앓는 경우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감정은 무력감을 발생시키고, 이 무력감이 애정과 분노의 ‘양가감정’ 속에서 지속됐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죽여줘 #④ 아내의 ‘촉탁’은 이씨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강 과장은 “사실 이씨도 아내의 상태가 악화되자 ‘인제 그만 갔으면…’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아내의 울부짖음은 노인들이 흔히 하는 ‘오래 살면 죽어야 해’ 같은 우스갯소리가 아닌 진심을 담은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아내의 이런 말이 임계점에 도달해 끓는 물처럼 이씨의 이성을 붕괴시켰다”고 덧붙였다.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이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아내가 혼자 소변을 보려고 발버둥을 치다 넘어져 울고 있었다고 한다. 아내가 “영감 나 좀 죽여서 편하게 해도. 이렇게는 못 살겠다”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방으로 달려가 망치를 들었다. 이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서 살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아내가 먼저 포기하니 이씨의 조절 능력이 완전히 상실됐다”고 설명했다. 이씨 변호인은 재판에서 촉탁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촉탁살인은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요구로 그를 살해하는 걸 말한다.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가볍다. 그러나 법원은 “아내가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나머지 흥분해 일시적으로 격정된 상태에서 한 말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 오는 날 영감이 벌컥 우리 집 문을 여는 기라. ‘감빵에서 어찌 이리 빨리 나왔능교’ 물으니 ‘당신들 덕에 풀려났다’ 하더라카이.” 이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풀려났다. 그간 아내를 열심히 간병했고, 이웃들이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집단으로 낸 게 정상참작됐다. 이후 이씨는 이웃들과 자주 왕래하는 등 나름 평온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일명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로 불리는 이들 세 전문가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철한 판단을 내린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접하고서는 모두 한마디씩 덧붙였다. “마누라 죽이고 자기만 살았다고 비난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런 문제를 가진 노부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사회적 보장제도가 있더라도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국가가 직접 이들을 찾아내 보살필 필요가 있다.”(이 교수) “이씨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붙이는 건 사건을 이해하는 올바른 시선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으면서 그에게 책임만 물어선 안 된다.”(강 전 과장) “경찰 시절 수없이 많은 사건을 분석했지만, 이런 사건은 참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권 교수) 포항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포항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가족 간병 4명 중 3명 “경제적 압박”… 월평균 191만원 지출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가족 간병 4명 중 3명 “경제적 압박”… 월평균 191만원 지출

    가족 간병은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이다. 아픈 가족을 돌보며 환자 못지않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지만 돌아보면 허무하게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대가 따윈 없다. 하루하루 의료비 부담은 쌓여 가지만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할 판이니 경제적으로 감당할 능력은 점점 줄어든다.서울신문이 한국치매협회, 네이버 ‘뇌질환 환우 모임’ 등과 함께 가족 간병인 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3.9%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료비 부담’(35.1%)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사직’(26.3%)과 ‘근무시간 단축’(25.4%)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한 달에 감소한 수입이나 지출 증가 규모를 적은 결과 평균 191만원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로 따지면 2292만원이다. 가족이 아프면 일단 금융상품에 손을 댔다. 53.1%가 적금이나 보험을 깼다. 다음 단계는 빚이다. 40.1%가 대출을 받았다. 이런 영향으로 32.5%는 신용등급 하락을 경험했다. 집을 처분한 예도 16.6%나 됐다. 경제적 어려움은 간병인에게 가정불화 등 또 다른 고통을 가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65세 이상 부모를 간병하는 400명(의료비 1000만원 이상 지출)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일부 결과를 서울신문에만 제공했다. 이 자료를 보면 40.8%가 ‘부모 의료비 부담으로 가족 간 갈등이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공무원 이중호(가명·49)씨는 자궁경부암을 앓는 모친(82)을 간병하느라 지난 1년간 1500만원을 썼다. 자식들 중 자신이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어 치료비를 떠안았지만, 어느 순간 경제적 압박과 가정불화까지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 ‘간병으로 시간이 없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았다’는 답변도 63.5%나 나왔다.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47.8%)거나 ‘자녀 양육에 지장이 있다’(33.8%)는 호소도 있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스카랑 자카르타] 친절했던 봉사자 불친절했던 운영

    언제나 친절하고 밝은 미소를 지어 주는 자원봉사자들만 아니었다면, 찌푸려진 미간을 펴기 어려울 정도의 일들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재한 뒤 6개월이 흘러 찾아온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현장은 종종 황당하기까지 했다. 운영상 미비점으로 곳곳에서 지적을 받았던 평창올림픽이 얼마나 잘 치러진 대회였는지, 비판 기사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우선 ‘검색대’는 왜 필요했을까 가장 큰 의문이었다. 경기장 내 흐름과 소통에 큰 지장을 초래하면서도 늘 허술했다. 술을 들고 통과해도 제지받지 않을 정도였다.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고 위험한 액체를 반입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곤 했다. 선수촌 시설도 아쉬웠다. 방과 침대가 너무 좁아서 육중한 몸매를 지닌 선수들은 불편하게 잠을 청해야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잠자리가 불편해 수면이 너무 부족하다”며 투덜거린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3대3 농구 남자 선수들은 배탈을 겪은 뒤 “선수촌 식당 샐러드에서 락스 냄새가 났다”고 말했고, 탁구의 양하은(24)을 비롯한 대표팀의 상당수는 장염을 앓기도 했다. 셔틀 버스는 운영 횟수가 너무 적고, 한국어 전문 통역사는 아예 없는 실정이었다. 2부제를 실시했음에도 자카르타의 악명 높은 교통체증은 여전했다. 대회 운영의 실수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조추점이 두 번이나 이뤄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와중에 인도네시아는 최근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각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뉴스AS] 1500만원 호화 시찰에도… 감시는커녕 금배지 눈치보는 권익위

    [뉴스AS] 1500만원 호화 시찰에도… 감시는커녕 금배지 눈치보는 권익위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닌 국회의원들은 거침이 없었다. 1회 출장에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받은 사례가 수두룩했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지방의회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민간기관이나 단체의 지원을 받은 공직자가 여행 목적이나 금액을 밝히지 않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사실상 혈세로 해외 여행을 다녀왔지만 권력기관 공직자들을 제어할 방법은 없었다.서울신문은 지난 7월 26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의 해외 출장 지원 실태 점검’ 발표를 계기로 권익위에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이를 통해 최근 637쪽에 이르는 2016~2018년 공공기관 해외 출장 지원 자료를 넘겨받아 2일까지 전수조사했다. 공개된 정보에는 큰 허점이 있었다. 우선 권익위의 ‘국회 눈치 보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피감기관으로부터 해외 출장비를 지원받은 국회의원 38명, 지방의원 31명의 명단을 비공개한 것이다. 권익위는 “감사·감독에 관한 사항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하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댔다. 국회는 이미 지난 5월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규정을 바꿔 금지한 바 있다. 그런데도 권익위는 ‘자료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궁색한 이유를 들어 정보를 비공개 처리했다. 물론 정보공개법은 관련 조사가 끝나면 모든 내용을 공개하도록 해 ‘시간끌기’라는 인상마저 준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간사는 “국회의원 명단은 비공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데도 민감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제외시킨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세금도둑 잡아라’는 지난달 22일 국회의원 38명의 명단을 공개하도록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또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방위사업청 등이 국회의원에게 지원한 사례도 ‘군사, 외교 사항은 비공개할 수 있다’는 정보공개법 예외 조항을 들어 비공개했다. 대신 나머지 피감기관 명단과 지원내용, 민간기관·단체로부터 출장비를 지원받은 공공기관 정보를 공개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에게 출장비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진 피감기관은 모두 14곳이었다. 이 가운데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12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보훈처, 수출입은행,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각 4건, 국무총리 비서실 3건, 기획재정부, 재외동포재단 각 2건 등이었다. 수출입은행(1625만원), KOICA(1590만원), 한국국제교류재단(1509만원), 보훈처(1381만원), 기재부(1348만원) 등 5개 기관이 국회의원 또는 보좌진에게 지원한 1인당 출장비는 1000만원을 훌쩍 넘어 ‘황제 출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출장의 질’이다. ▲보훈처 ‘독립운동사적지 실태 확인’ ▲기재부 ‘조세정책 개발을 위한 해외 선진사례 연구’ ▲국무총리 비서실 ‘현지 정책 연수’ ▲재외동포재단 ‘미국 지역 한글교육 실태 파악’ ▲‘동포사회 격려와 현안 청취’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현장 점검’ 등은 공식적인 행사로 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KOICA는 목적이 불분명해 외유성 출장이 의심되는 ‘현지시찰’이 7건,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국제교류, 의회외교, 현지행사’가 7건이었다. KOICA는 국회의원 해외 출장 지원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일자 내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의회를 지원한 공공기관도 15곳이었다. 강원 양구군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기관은 모두 1~2건이었다. 내용은 국회의원 해외 출장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현지시찰과 교류 행사였다. 양구군 ‘러시아 알혼시 국제교류’, 울산시 울주군 ‘평화통일 정책 마련을 위한 안보 시찰’, 충북 영동군 ‘민주평통 평화안보지역 연수’, 전남 함평군 ‘해외 안보연수’, 경기 의정부시 ‘선진 폐기물처리시설 견학’, 성남도시개발공사 ‘현지시찰’,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 ‘선진지벤치마킹’ 등이다. 그나마 경남 창녕군은 행사 목적이 분명한 ‘영산 줄다리기 보존회와 일본 센다이 큰 줄 줄다리기 보존회 교류’를 내세웠다. 권익위는 “행사 목적상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해 특정인 선정이 불가피할 때 합리적인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면 공식적인 행사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을 관계’인 민간기관으로부터 해외 출장비를 지원받은 공공기관 중에서는 서울대가 1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672건, 한국가스안전공사가 464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특이한 것은 서울대였다. 식약처는 국제회의, 포럼, 심포지엄 참석 사례 25건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해외 기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규칙(GMP) 검증을 위한 공식 업무였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출장도 대부분 현지기관 검사가 목적이었다. 반면 서울대는 목적이 불분명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목적란에 ‘기타’라고 표기한 것이 43건이나 됐다. 이 사례들 중 13건만 해외 출장비 지원액을 표기했고 나머지는 아예 금액이 없었다. 민간기관의 지원을 받아 공공기관 담당자가 현지시찰을 나간 사례는 69건이나 됐다. 단순 현지시찰은 국회의원 사례처럼 공식적인 행사로 인정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중앙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2건)뿐 아니라 한국교육개발원(2건), 문화재청(1건) 등의 공공기관도 포함됐다. 그 밖에 대구시(3건), 서울시(1건), 경기도(1건), 제주도(1건)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경기 남양주시(3건)·광주시(2건), 서울강남문화재단(2건), 구로문화재단(2건) 등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이 다수 포함됐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피감기관이나 민간기관이 국회의원이나 공직자 해외 출장을 지원하는 것은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심각한 도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사실상 뇌물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국회의원 윤리강령’과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제정했지만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하원 의원이 민간으로부터 해외 출장을 후원받으면 출장 30일 전에 윤리위원회에 신고해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출장을 마치고 난 뒤에도 15일 이내에 출장 보고서를 하원 사무총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각종 출장경비 사용 내역과 활동 내역이 모두 포함된다. 456쪽에 이르는 하원 윤리지침서에는 출장과 관련한 규정이 빽빽하게 나열돼 있다. 영국 하원도 300파운드(약 43만원)를 넘는 금액을 지원받으면 출장 경비, 출장 기간, 출장 목적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등록부’에 등록해야 한다. 김 회장은 “해외 출장에 지원한 금액과 동선, 목적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자료 공개를 계기로 모든 기관이 투명하게 해외 출장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윤리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고속철 속도까지 줄인 ‘폭염’, 코레일 안전대책 추진

    이례적인 폭염에 레일온도가 높아지면서 KTX 등 열차 감속 운행을 실시했던 코레일이 폭염 안전대책을 추진한다. 역사·승강장 냉방설비 구축 및 확대, 차량 단열재 강화를 통한 냉방효율 향상, 레일온도 저감을 통한 서행구간 최소화, 사물인터넷(IoT)시스템을 이용한 냉방제어 기술 개발 등에 2023년까지 380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31일 코레일에 따르면 반복되는 폭염에 대비해 열차 안전운행과 고객불편 해소를 위해 레일온도 측정구간을 세분화한다. 현재 고속선은 35㎞, 일반선은 50~70㎞에서 레일온도를 측정하는데 내년 여름부터 고속선 12㎞, 일반선 20~30㎞로 단축할 계획이다. 레일온도 실시간 자동검지장치를 75개소에서 150개소로 확대함으로써 온도 상승에 따른 서행 운전 구간을 축소할 수 있게 된다. 또 매년 5월에는 레일온도 감소 효과가 있는 차열성 페인트를 정기적으로 도포하고 내년 6월까지 폭염에 취약한 선로 26개소에는 자동 살수장치를 설치해 레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모든 역 맞이방과 승강장에 냉방 설비를 설치하고 부평·왕십리 등 하루 2만명 이상 이용하는 역에는 대형 선풍기와 송풍기를 배치해 폭염에 따른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열차 창문에는 열 차단 필름을 붙이고 지붕에 단열페인트를 도색해 무더위에 외부온도의 영향을 줄여 냉방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또 내년 5월까지 무궁화호를 비롯한 일반열차 출입문 양쪽에 벽걸이형 냉방기를 추가 설치하고 통풍 그릴을 개선해 냉방용량을 늘린다. 경인선(동인천∼용산) 급행전동열차 중 구형 차량에는 에어커튼을 설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승차율을 분석해 객실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양대권 안전혁신본부장은 “폭염이 해마다 반복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급격한 온도 변화에 신축이 적은 신소재 전차선 등 이상기후에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울산시 산업단지 진입도로 국비 109억 확보

    울산시는 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예산으로 2019년도 국비 108억 8000만원을 확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확보된 국비는 울주군 온양읍 일원 GW일반산단 진입도로 35억원, 장현일반산단 진입도로 32억원, 모바일테크밸리일반산단 진입도로 12억 6000만원, 에너지융합일반산단 진입도로 29억 2000만원 등이다. GW일반산단 진입도로 개설은 2021년 완료예정이다. 총사업비는 296억원으로 신설 국도 7호선 접속지점부터 산업단지까지 총연장 2.5㎞, 폭 8∼13m(왕복 2차선)이다. 또 2021년 완료예정인 장현일반산단 진입도로 개설은 총사업비 206억원으로 삼일교부터 장현교차로까지 총연장 0.6㎞, 폭 20m(왕복 4차선)다. 모바일테크밸리일반산단 진입도로는 북구 달천동 일원, 에너지융합일반산단 진입도로는 서생면 일원에 개설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체들의 생산 계획에 지장이 없도록 신속히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청각 장애 열아홉 살의 세상을 듣는 방식

    청각 장애 열아홉 살의 세상을 듣는 방식

    열아홉살 수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자신만 아는 수화로 완벽한 대화를 한 덕에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수지는 귀가 안 들리는 것쯤이야 얼굴에 점 하나 있는 것과 같은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해 왔다. 사람들은 좀 달랐다. 늘 수지를 불편해하고 동정했다. 외톨이가 돼 버린 수지를 유일하게 위로한 건 앞을 거의 못 보는 친구 한민과 한민의 개 마르첼로다. 수지는 자신을 배려하는 한민과 매번 조건 없이 환한 얼굴로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르첼로를 보면서 조금씩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신인 작가 정은의 첫 소설인 ‘산책을 듣는 시간’은 작가가 10여년 전 친구들과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동시 녹음을 담당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헤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 중 자신이 극히 일부만 들으며 살아왔음을 깨달은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적은 소리를 듣는다는 이유로 청각 장애라는 단어를 만든 게 불합리해 보였다”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를 뿐인데 우리는 늘 장애를 가진 이들을 오해하고 만다. 장애가 자신의 인생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라고 여기지 않는 수지와 한민을 보면 그 생각이 얼마나 낡고 편협한지 새삼 깨닫는다. 홀로 살 집과 일자리를 구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는 수지와 한민에게 감각보다 중요한 건 삶을 향한 긍정적인 의지뿐이다. 기타를 공동 구매한 뒤 밴드를 결성한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든 곡 ‘미스 블랙홀’에는 두 사람이 세상에 바라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늘 그래 왔던 방식이 아니라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라고. ‘먼 곳을 돌아와 우리에게 도착하는 날/블랙홀이 태어나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그 소리는 아직도 우주를 여행하죠/우주가 태어나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눈을 감고 귀를 닫아야만 들을 수 있어요/눈을 감고 귀를 닫아요/그래야 들을 수 있어요.’ 장애와 가족의 부재,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라는 묵직한 주제를 어둡지 않게 그려낸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뿔난 여론에… 금융위 “전세대출 규제, 무주택자는 제외”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고소득 무주택자들의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겠다던 방침을 하루 만에 전격 철회했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거센 비판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무주택 가구는 소득과 관계없이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받는데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1주택자의 소득 요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확정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무주택자의 경우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주택금융공사는 전날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주택 보유자는 물론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이 넘으면 전세보증상품을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혼부부 8500만원, 1자녀 가구 8000만원, 2자녀 가구 9000만원 등으로 소득기준을 차등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수요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소득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부고]

    ●홍재자씨 별세 라종일(전 국가안보보좌관·전 경희대 교수·가천대 석좌교수)씨 부인상 강남성모병원, 발인 9월 1일 오전 7시(02)2258-5940 ●윤상목(전 수원지방법원장)씨 별세 강희(미국 존슨컨트롤스 이사) 창희(KBS 디지털뉴스부 기자) 혜연씨 부친상 오경환(연세대 교수)씨 장인상 김미정(다미솔언어연구원장) 김수지(서울대병원 의사)씨 시부상 2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 9월 1일 오전 7시(02)2227-7580 ●나원순씨 별세 이재완(전 전남도 학무국장)씨 부인상 정행(컴앤씨 대표이사) 용행(화천기공 이사) 연숙(전북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강행(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씨 모친상29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8시(062)527-1000 ●지창대씨 별세 성구(한화투자증권 채권상품팀장)씨 부친상 29일 인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5시 30분(032) 890-2114 ●장태임씨 별세 김수태(파주시청 환경정책과 환경기획팀장)씨 모친상 29일 파주 보람요양병원 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11시 30분(031)947-9444
  • 취업 규칙에만 있는 ‘겸업 금지’… 겸업 규제, 법·제도는 없어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겸업 금지’를 명시한 취업규칙을 풀어 달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취업 금지 조항이 노동자들의 휴식과 비밀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사기업에서 취업규칙으로 겸업을 전면 금지하는 건 헌법 제15조에 명시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01년 서울행정법원에서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은 개인의 사생활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기업질서나 근로제장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업을 두고 노사 간 논쟁이 오가는 건 이 부분을 규제할 법과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93조에는 업무 시간, 수당, 퇴직 등 취업규칙의 필수기재사항을 명시하고 있지만 겸업과 겸직에 관한 내용은 없다. 고용노동부가 만든 표준취업규칙에도 관련 내용은 빠졌다. 법조계에서는 입법보다 취업규칙 개선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한다. 박수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용자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겸직, 겸업이 금지되는 범위를 취업규칙에 규정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유튜브 운영하다 잘릴까봐… ‘디지털 부업’ 눈치보는 직장인들

    유튜브 운영하다 잘릴까봐… ‘디지털 부업’ 눈치보는 직장인들

    최근 삼성전자의 사내 관심사 중 하나는 ‘직장인 유튜브 허용 여부’다. ‘일과 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도 되느냐’는 사내 익명게시판 질문에 ‘하고 싶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지난 21일 회사가 ‘유튜브용 카메라 개발을 위한 사원 설문조사’를 시행했을 땐 직원들 사이에 경계령이 돌았다. 순수하게 카메라 개발을 위한 설문인지, 사원 중 ‘부업형 유튜브 창작자’를 색출하려는 작업인지 사측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설문 문항 중 유튜브를 하는 목적을 묻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유튜브 채널 운영은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행 뒤 직장인들이 찾아낸 ‘저녁 활동’ 중 하나다. 유튜브 커뮤니티인 크리에이터 연구소를 운영하는 박준섭(28)씨는 “최근 열린 유튜브 원데이클래스 인원 18명 중 7명이 직장인이었다”면서 “유튜브 제작에 관심을 표시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국내 30대 기업 대부분에서 ‘영리활동 겸업’을 금지한다는 사내규칙(내규)을 채택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한 대기업 직원은 “요즘 같은 ‘N잡 시대’에 직장인이라고 ‘대도서관’과 같은 유튜브 스타가 되고 싶지 않겠느냐”면서도 “회사 내규는 헌법의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괜히 그러다 회사에서 잘릴까 봐 실행은 꿈도 못 꾼다”고 털어놨다. 반세기 전 평생직장 시대 만들어진 기업 내규가 디지털 세대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겸업 금지 내규를 유지하는 기업과 겸업 유튜버를 지향하는 직원 간 갈등은 콘텐츠를 올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 직장인은 “그동안에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가 유행했지만 회사가 이를 통제할 명분은 없었다”면서 “유튜브가 획기적으로 개인 콘텐츠 창작자에게 수익모델을 제공한 게 오히려 기업이 근로자의 온라인 활동을 통제할 근거가 되어 버렸다”고 푸념했다. 창작자와 수익을 나누는 게 유튜브의 성공 비결인데, 그래서 오히려 국내 직장인들의 창작활동이 위축되는 모순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 유튜버들은 기업 이미지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콘텐츠 위주로, 혹시 적발돼도 무사할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한다. ‘브이로그’처럼 일상을 다루는 장르가 주를 이루는데, 이때에도 업무내용이나 회사사람들 얼굴이 카메라에 비치면 통편집하는 등 ‘자체 검열’을 한다. 유튜브 컨설턴트인 황대선 컨설튜브 대표는 “직장인 창작자들은 인사고과 등에 반영될 것을 우려해 동료 얼굴이 안 나오는 방송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런 제약조건을 다 피하다 보니 한국 인기 유튜브 채널은 먹방이나 안정감을 주는 소리 위주 콘텐츠(ASMR) 일색이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정부가 나서 직장인의 ‘디지털 부업’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 초 일본 후생노동성이 직장인 대상 부업 촉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가이드라인은 본업에 지장을 주거나, 기업 비밀이 누설되는 경우, 회사 명예를 손상시키는 경우, 본업과 같은 분야여서 회사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겸업을 불허하도록 설계됐다. 금지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다. 가이드라인이 생긴 뒤 코니카, DeNA, 로토제약 등이 부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요즘 일본 각지에서는 인터넷 부업 관련 세미나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일본 설문업체 NEXR 조사에 따르면 부업을 하는 사람들 중 66.3%가 인터넷 관련 직업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사진 판매업, 중고 제품 재판매업, 광고제휴업, 온라인 비서 등이 짬을 내 참여할 수 있는 직군들이다. 송일영 노무법인 세움 대표 노무사는 “회사는 직원이 회사 업무에 집중하길 원하기에 겸직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싶어 하지만, 이런 강압적인 취업 규칙이 오히려 직원들의 창의력을 없애고 숨어서 몰래 부업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일본처럼 겸직이 가능한 범위와 제한 사유를 구체화해 투잡 양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와우! 과학] 악몽 꾸게 하는 유전자 찾았다…수면치료 길 열려

    [와우! 과학] 악몽 꾸게 하는 유전자 찾았다…수면치료 길 열려

    매일 밤 꾸는 꿈 때문에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실험쥐를 상대로 렘(REM) 수면을 관장하는 유전자를 정밀 분석했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와 조류에게서 관찰되는 렘수면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가 깨어있는 상태를 뜻한다. 사람과 동물은 잠을 잘 때 깊은 잠을 자는 비렘수면(논렌수면, NREM)과 얕은 잠을 자며 기억을 되살리고 꿈을 꾸는 렘수면을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렘수면은 전체 수면시간의 2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악몽은 얕은 잠인 렘수면의 주기가 잦아질 때 주로 찾아온다. 연구진은 렘수면을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역할에 주목했다. 아세틸콜린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 가운데 ‘Chrm1’과 ‘Chrm3’ 유전자가 렘수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진이 이들 유전자 중 한 개를 제거하자 쥐의 수면 시간은 평상시보다 82~118분 짧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들 유전자 두 개를 모두 제거했을 경우, 제거하지 않은 쥐에 비해 렘수면 시간이 거의 없었다. 유전자를 제거하지 않은 쥐의 평균 렘수면 시간은 70여 분이었다. 구체적으로 Chrm1만 파괴한 쥐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모두 줄어들었고, Chrm3만 제거한 쥐는 렘수면 시간만 크게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렘수면이 감소하거나 거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악몽을 포함한 꿈을 꾸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렘수면이 거의 사라진 쥐의 경우 발육이 늦고 기억장애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매우 활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렘수면 단계가 사라지는 것은 예상외의 결과였다.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트라우마 또는 수면장애 치료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치킨값 받고 돌아가는 배달원에 느닷없이 흉기 휘두른 40대

    치킨값 받고 돌아가는 배달원에 느닷없이 흉기 휘두른 40대

    치킨 배달원에게 느닷없이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20분쯤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자택에 치킨을 배달하러 온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치킨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피해자 B씨를 쫓아가 흉기를 휘둘러 목 뒷부분에 상해를 입혔다. 놀란 B씨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다리 골절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치킨값을 정상적으로 치른 뒤 갑자기 B씨를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치킨 배달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서 실랑이가 있었던 것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된 A씨는 자신이 정신병력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정신병력을 조회하는 한편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해미 남편 황민 “축구보며 술자리 후 장소 옮기다가 사고”

    박해미 남편 황민 “축구보며 술자리 후 장소 옮기다가 사고”

    배우 박해미의 남편인 황민(45)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뮤지컬 단원 등 2명이 숨지고 자신을 포함한 3명이 다쳐 경찰이 수사 중이다. 2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1시 15분 경기도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나들목 인근에서 황씨가 몰고 가던 크라이슬러 닷지 승용차가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배우 5명 중 A(20·여)씨와 B(33)씨 등 2명이 숨지고 황씨를 비롯한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친 사람들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황씨는 “회식하면서 아시안게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전 축구경기를 본 뒤 단원들과 2차로 더 술을 마시기로 하고 차를 몰아 교외로 가던 중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만취한 황씨와 단원들이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고 장거리 운전을 한 까닭에 대해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사고차량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하는 한편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고로 숨진 배우들은 구리시내 대학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부상자들은 각기 다른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 받고 있다. 황씨는 최근 아내 박해미와 함께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으며, 박해미는 이날 오후 자신의 새 뮤지컬 출연작 ‘오! 캐롤’ 프레스콜에 불참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중국] 응급실 찾아와 애완견 치료하라며 난동부린 남자

    한 남성이 새벽에 병원 응급실에 나타나 자신의 애완견을 치료해달라며 억지와 협박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 중국 남부 광시자치구 난닝에 있는 민주 병원의 성명에 따르면, 지난 26일 새벽 4시 검은색 벤츠 차량 한대가 병원 응급실에 나타났다. 당시 응급실에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많은 외상 환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차에서 급히 내린 남성은 의사의 팔을 세게 붙잡고 다리 부상을 입은 자신의 애완견 골든 리트리버를 치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의사는 즉시 남성을 제지하면서 “이러시면 곤란하다. 이곳은 병원 응급실이고, 돌봐야 할 많은 환자들이 있다. 여기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남성에게 “이 곳은 동물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친 애완동물을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그는 갑자기 흥분해서 개를 치료하라며 의사의 셔츠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휴대전화로 당직 의사를 촬영하면서 “개가 잘못되면 당신 책임”이라며 위협했다. 그런 협박에도 의사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가리키며 그에게 동물병원으로 가보라고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남성은 의사의 말을 듣기는커녕 감정이 더 격해져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울기 시작했다. 눈물도 통하지 않자 그는 “자오라는 성을 가진 의사를 기억할 것”이라며 계속 고함을 쳤고, 문을 발로 차며 추태를 부리기 시작했다. 결국 남성은 병원에 도착한지 20분 만에 병원 보안 팀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 해당 병원 간호사는 “개의 부상이 그리 심각해보이지 않았다. 왼쪽 뒷다리에 6~7cm 상처가 있었지만 출혈은 없었다.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없고, 생명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동물병원으로 가라고 전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7일 현지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 중에 있으며 수사가 종료되면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도 “의료진과 환자들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당국과 계속 협력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옥천서 네 모녀 숨진 채 발견… 채무 시달리던 ‘가장’이 범인

    충북 옥천에서 40대 가장이 채무를 괴로워하다 아내와 딸 3명 등 가족 4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살을 시도한 가장은 대전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6일 옥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 53분쯤 옥천군 옥천읍 A(41)씨의 아파트에서 그의 부인 B(39)씨와 딸 3명이 서로 다른 방에서 숨져 있는 것을 B씨의 여동생이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사망자들은 이불로 덮인 상태로 입 주위에 거품 흔적이 있었다. 흉기 등에 의한 외상은 없었다. A씨는 B씨의 시신 옆에서 흉기로 자해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B씨 여동생은 언니가 이날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자 집으로 찾아갔다가 끔찍한 현장을 목격했다. B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대전 여동생 집에서 지내다 온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딸들은 8·9·10세다. 경찰은 “A씨로부터 빚 때문에 가족들을 죽이고 자살하려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옥천읍에서 검도체육관을 운영하는 A씨가 수억원의 빚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숨진 B씨도 최근 여동생에게 “빚을 져 많이 힘들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일가족 4명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캐기 위해 27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집 안에 있던 약의 성분 분석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수면제 성분으로 보고 있다. A씨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일단 A씨가 약물 등을 이용해 가족들을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게 의사의 소견”이라며 “A씨가 안정을 찾으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악성 뇌종양 5년 생존율 61%…‘붕대 감는 일’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악성 뇌종양 5년 생존율 61%…‘붕대 감는 일’ 없다

    돌연변이 발생… 전되는 경우 드물어 새벽~아침 두통·구토 유발 땐 의심해야 심하면 안면신경 마비·간질발작 증상도 MRI·CT로 종양 크기·범위 한눈에 파악 최소 부위 절개·내시경 수술 흉터 최소화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라고 하면 ‘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게 1200~1300g으로 크기가 양배추만 한데 몸 전체를 관장합니다. 걷기, 말하기, 숨쉬기, 감각, 기억 등 모든 인간의 행동은 뇌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런 뇌에 종양이 생기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일 겁니다. 악성 뇌종양은 TV드라마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뇌종양이 생기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요. 26일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확인해 봤습니다.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5%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 뇌하수체선종은 97%, 신경초종은 94%로 모두 90%를 넘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 악성 뇌종양도 살펴봤습니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로 생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신경교종은 38%, 역형성 성상세포종은 24%, 저등급 성상세포종은 61%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었습니다. ●흡연·전자파 등으로 발병 추정 그럼 뇌종양은 왜 생길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유전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족’을 떠올리는데 실제 유전성은 낮다고 합니다. 장종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우리 몸에 뇌종양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뇌종양이 발병한다”면서도 “다행히 가족이나 친척에게 유전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주와 흡연, 화학물질, 외상, 바이러스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뇌종양을 스스로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한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뇌종양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장 교수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새벽과 이른 아침에 심하다가 낮에는 서서히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간혹 자다가 깰 정도로 강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뇌종양이 있으면 자고 일어난 다음에도 계속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장 교수는 “자세를 바꾸거나 기침을 할 때, 운동을 할 때 두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아의경우 머리가 크고 눈이 밑으로 내려앉으면서 정상아에 비해 서거나 걷는 것이 느린 특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변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팔·다리 마비, 간질 발작,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뇌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두통 계속되면 정밀 검사 필요 뇌종양이 신경계 밖으로 전이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다만 종양 세포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투하면서 성장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방사선, 항암제 치료가 쉽지 않은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발 위험은 높은 편입니다. 다행히 의료용 영상 기술의 발달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장 교수는 “진단뿐 아니라 수술 중 종양을 정확하게 절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도 뇌종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개골 전체를 절개해야 해 환자의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 전체를 붕대로 ‘터번’처럼 감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영상 장치의 발달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수술과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침습 수술은 MRI와 특수 감지장치를 활용해 종양과 가장 가까운 부위를 찾고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합니다.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한 뇌 내시경 수술은 코, 눈썹 등 더 좁은 부위로 기기를 넣어 뇌손상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합니다. 고용량의 방사선만 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도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설 교수는 “뇌종양은 예방법이 없고 조기 진단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안과, 비뇨기과 등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 데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꼭 전문의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고]

    ●이용만씨 별세 영호(넥슨 홍보실 부실장)씨 부친상 26일 안양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7시 (031)382-5004 ●김도영씨 별세 박수인(광주MBC 취재부장)씨 장인상 25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9시 (062)527-1000
  • [메디컬 인사이드] 뇌종양이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

    [메디컬 인사이드] 뇌종양이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

    돌연변이로 발생…유전되는 경우 드물어새벽~아침 두통·구토 유발 땐 의심해야심하면 안면신경 마비·간질발작 증상도 MRI·CT로 종양 크기·범위 한눈에 파악최소 부위 절개·내시경 수술 흉터 최소화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라고 하면 ‘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게 1200~1300g으로 크기가 양배추만 한데 몸 전체를 관장합니다. 걷기, 말하기, 숨쉬기, 감각, 기억 등 모든 인간의 행동은 뇌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런 뇌에 종양이 생기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일 겁니다. 악성 뇌종양은 TV드라마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뇌종양이 생기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요. 26일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확인해 봤습니다.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5%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 뇌하수체선종은 97%, 신경초종은 94%로 모두 90%를 넘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 악성 뇌종양도 살펴봤습니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로 생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신경교종은 38%, 역형성 성상세포종은 24%, 저등급 성상세포종은 61%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었습니다. ●흡연·전자파 등으로 발병 추정 그럼 뇌종양은 왜 생길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유전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족’을 떠올리는데 실제 유전성은 낮다고 합니다. 장종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우리 몸에 뇌종양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뇌종양이 발병한다”면서도 “다행히 가족이나 친척에게 유전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주와 흡연, 화학물질, 외상, 바이러스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뇌종양을 스스로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한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뇌종양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장 교수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새벽과 이른 아침에 심하다가 낮에는 서서히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간혹 자다가 깰 정도로 강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일반적인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뇌종양이 있으면 자고 일어난 다음에도 계속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장 교수는 “자세를 바꾸거나 기침을 할 때, 운동을 할 때 두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아의경우 머리가 크고 눈이 밑으로 내려앉으면서 정상아에 비해 서거나 걷는 것이 느린 특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변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팔·다리 마비, 간질 발작,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뇌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두통 계속되면 정밀 검사 필요 뇌종양이 신경계 밖으로 전이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다만 종양 세포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투하면서 성장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방사선, 항암제 치료가 쉽지 않은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발 위험은 높은 편입니다. 다행히 의료용 영상 기술의 발달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장 교수는 “진단뿐 아니라 수술 중 종양을 정확하게 절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도 뇌종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개골 전체를 절개해야 해 환자의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 전체를 붕대로 ‘터번’처럼 감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영상 장치의 발달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수술과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침습 수술은 MRI와 특수 감지장치를 활용해 종양과 가장 가까운 부위를 찾고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합니다.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한 뇌 내시경 수술은 코, 눈썹 등 더 좁은 부위로 기기를 넣어 뇌손상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합니다. 고용량의 방사선만 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도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설 교수는 “뇌종양은 예방법이 없고 조기 진단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안과, 비뇨기과 등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 데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꼭 전문의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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