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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천 살리기’ 지자체들이 나섰다

    ‘탄천이 살아난다.’ 서울시 강남구, 경기도 성남시, 용인시 등 탄천이 지나는 지자체에서 탄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강의 가장 중요한 지류인 탄천 정화는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서울 시민의 젖줄인 한강 수질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탄천부활’ 합창 탄천은 총연장 35.6㎞로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에서 발원한다. 성남시와 서울시 송파구·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유입된다. 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 하수가 탄천으로 흘러든다. 겨울에 많은 철새들이 날아들면서 지난 2002년 송파구와 강남구 지역이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질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평균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02년 19.8에서 지난해 21.9으로 악화됐다. 성남시 분당과 용인시 구성, 수지 등에서 나오는 생활 하수량도 덩달아 늘었다. 잉어 등 어류들이 폐사하는 사례까지 자주 보고됐다. 이에 따라 강남구와 성남·용인시 등 탄천이 지나가는 지자체는 자연형 하천사업의 타당성조사 및 실시설계까지 마쳤다.‘탄천 살리기’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강남,390억원 투입 강남구는 최근 ‘강남구 탄천 자연형 하천사업 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강남구를 지나는 8.3㎞ 구간에 모두 39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07년까지 탄천을 자연 생태가 복원된 자연형 하천으로 만든다. 이번 계획의 ‘0순위’는 수질 개선사업이다. 인위적인 여과보다는 자연 여과를 이용한다. 강남구는 구간에 습지를 대거 조성해 하수가 습지를 통과하면서 자연 정화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BOD를 10 미만까지 끌어내릴 예정이다. 생태계 보전·복원도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탄천은 외래수종의 ‘천국’이다. 환경부가 유해 식물로 지정한 환삼덩굴이 탄천 주변 풀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다. 강남구는 이곳의 환삼덩굴을 제거하고 갈대, 억새 등 자생수종을 심어 생태계를 원래대로 되돌린다. 이밖에 깊게 파인 하천 바닥을 복원, 어류가 한강에서 탄천까지 쉽게 오갈 수 있게 한다. 핵심보전지구 주변 완충지역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관을 정비하기로 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성공적으로 끝난 양재천 자연생태복원 사업의 경험을 살려 탄천도 훌륭하게 복원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하상 정비에 주력 탄천의 중류인 성남시도 지난해부터 탄천 생태를 되살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탄천에서 성남시 구간은 모두 15.8㎞로 지자체 가운데 가장 길다. 성남시는 2007년까지 120억여원을 투입해 탄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기로 했다. 특히 식생여과대와 하상여과 시설 등 생태적 수질정화 방식을 도입한다. 또 물고기가 쉽게 오갈 수 있는 어도도 조성한다. 여수·분당·동막천 등 탄천의 지천에 대한 생태복원 사업도 내년부터 시작된다. 모두 100억여원을 투입해 자연형 하천으로 만든다. 또 산책로, 자전거도로와 함께 각종 체육시설을 탄천 주변에 만들어 시민들이 쉽게 올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꾸민다. 용인시도 올해 40억여원을 들여 탄천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살아있는 하천’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한전, 차라리 서울에 그냥 둬라

    여당이 한국전력의 지방이전문제를 놓고 거듭 고심 중이라고 한다. 어느 곳으로든 옮겨야 하는데, 지자체간 유치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망설이는 눈치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전지를 섣불리 확정했다가는 탈락지역의 민심이반이 우려돼 아예 지금처럼 서울에 그냥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정당이 유권자의 표를 의식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공기업 이전은 집권당이나 특정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장래를 내다보고 추진되는 사업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명색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답시고 벌이는 사업에 당리당략이 끼어드니 결정이 쉬울 리 있겠는가. 눈치없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특정 공기업을 유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속이 훤하게 보이는 추태를 벌이려고 공기업 이전 약속을 국민 앞에 내놓았는가. 한전의 경우 9개 광역 시·도가 1순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매출 23조 6000억원, 당기순익이 2조 9000억원이었다. 해마다 지방세만 800억∼1000억원을 낸다. 유치하면 5000억원 이상의 지역총생산(GRDP) 유발효과에다 수만명의 고용창출 등 다른 공기업보다 5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자체들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판국에 집권당이 중심을 잡기는커녕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공기업을 10개 시·도에 하나씩 일괄 배치하겠다는 정부의 방식도 문제다. 선심쓰듯 나눠 줄 사안이 아니지 않은가. 대통령의 임기내 업적에 집착하면 무리가 따른다. 기왕에 벌인 균형발전 사업이라면 공기업의 특성과 지역의 재정·발전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일정한 이전기준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런 뒤에 공기업과 지자체를 설득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순서다. 국가의 발전보다 집권에 활용할 요량이면, 한전이라도 그 자리에 두는 것이 그나마 후유증을 줄이는 일이다.
  • 대전 ‘장애인차별’ 신고 최다

    대전 ‘장애인차별’ 신고 최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처음으로 지역별 장애인 복지수준을 평가한 결과 서울과 다른 지역간의 수준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예산이 풍부하다고 장애인 복지수준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어서 장애인 복지정책이 지자체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부자 자치단체 복지예산 낮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교육·소득 및 경제활동 등의 부문에서는 지역간 격차가 비교적 적었으나 재활서비스와 보건의료, 복지행정 등의 부문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울산, 부산, 대구, 대전, 인천 등은 모두 70% 이상의 탄탄한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지만 복지수준에 있어서는 하위권을 기록했다. 장애인단체총연맹 남정휘 정책팀장은 “돈이 많은 광역단체에서 오히려 장애인 지원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이 지자체들의 장애인 복지정책 의지를 의심케 한다.”면서 “등록장애인 수는 전국 평균 이상이면서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53%)을 밑도는 전북, 충남, 강원, 제주, 경남이 오히려 서울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라고 말했다. 1인당 장애인 복지예산은 서울이 84만원으로 가장 많고 제주도가 80만원, 울산과 충북이 49만원, 대전이 42만원, 대구 41만원, 광주 40만원에 비해 전남은 9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서울과 전남간 무려 75만원의 차이가 났다. 총 예산 중 장애인 복지예산의 비율은 충북이 2.1%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2.0%, 전북 1.75%, 제주 1.6%, 대전 1.52% 순이었으나 전남은 0.3%, 부산 0.75% 수준이었다. 특히 전체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11곳에서 올해 장애인 복지예산이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에서는 무려 58.3%나 예산이 삭감됐다. 반면 경남(63.2%), 대전(28.8%), 전북(15.8%), 전남(13.2%), 경기(0.9%)에서는 예산이 증가했다. ●11개 시·도 올 복지예산 삭감 장애인 복지행정을 심의·조정하는 위원회가 없는 지역도 있으며, 위원회가 있더라도 대부분 회의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원회 수는 서울과 경기도가 3개로 가장 많았으며, 회의 횟수도 서울에서는 10회, 경기에서는 2회 개최됐으나 부산, 강원, 충남, 경북, 경남, 제주 이외 지역은 아직 위원회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평가부문 가운데 장애인을 위한 행정지원 부문과 재활서비스 부문에서 지역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복지예산과 장애인 복지행정 수준은 서울 100을 기준으로 제주(63), 경기(62)의 순서를 보였다. 대구, 전남, 경북은 차례로 38,37,35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장애인에게 재활의 기회를 주는 재활서비스 분야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했다. 요양 및 생활시설 수, 재활지원센터 등을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100을 기준으로 인천 11, 경기 10, 울산 8로 10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장애인이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에 대한 평가에서는 충남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광주와 전남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4위였다. 그러나 서울과 인접한 인천과 경기는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단체총연맹측은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와 교사들이 서울에 편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같은 수도권인 이 지역에 교육인력이 부족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활서비스·행정부문 격차 가장 두드러져 재활병동 수와 의료비 지원비율 등을 분석한 보건의료 지원 부문에서는 제주가 1위, 대구가 2위, 경북이 3위를 했다. 서울은 7위를 기록했고 인천, 경기, 울산 순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다는 서울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 등 권익보호 부문에서는 1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차별이 가장 적은 곳은 충남, 충북, 전남으로 나타났다. 반면 차별 관련 진정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지역은 대전, 서울, 울산 순이었다. 또 ‘소득과 경제활동 분야’에 있어서는 지역적 편차가 가장 적어 경제활동과 취업지원 등에서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은 전국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 및 주택편의시설 수준은 충남지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이 2위, 강원 3위, 대전 4위, 전북 5위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및 주택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 충북, 부산, 광주, 제주 등이었다. 소득 및 경제활동 부문에서는 전북이 가장 높았으며 서울이 2위, 대구 3위, 충남 4위, 광주 5위, 충북 6위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대전과 전남은 최하위권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성범죄자 시군구별 순위공개

    다음달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을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별로 순위를 매겨 공개한다. 이에 따라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많이 사는 지역과 적게 사는 지역이 공개돼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위원회는 23일 다음달 중순 ‘8차 신상공개’부터 이같이 공개 방식을 바꾼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0년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뒤 지금까지 공개한 성범죄자 8000여명이 사는 기초자치단체별 순위도 함께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 성범죄자 신상은 한글·한자이름과 시·군·구별 주소, 생년월일, 범죄사실 요지, 직업 등만 공개하고 있다. 관보에는 가·나·다 순으로, 인터넷에는 시·군·구별로 성범죄자의 신상을 싣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이같은 정보를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별로 ‘○○구 몇 명’하는 식으로 성범죄자가 많은 순에 따른 순위와, 인구 수 대비 성범죄자 비율도 공개한다. 현재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은 매년 두 차례 공개하고 있다. 최영희 위원장은 “해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자는 차원에서 지자체별 순위를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순위를 매긴다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흥가가 많은 구는 환경 자체가 성범죄자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반면,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주택가 등 주거지가 대부분인 구에서는 그 비율이 당연히 낮을 것이라는 논리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만 해도 도로 하나 차이로 행정 구역이 나뉘는 현실에서 경계가 애매해 통계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위원회는 이와 함께 내년부터 유아나 청소년 관련 기관·시설의 책임자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조만간 개정하기로 했다. 유치원이나 놀이방, 초·중·고, 학원 등 관련 기관·시설의 장은 청소년위원회에 요구, 시설 주변에 사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경찰서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성범죄자의 이름과 사진, 자세한 주소까지 살펴볼 수 있다. 공개 대상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두 차례 이상 저지른 ‘고위험군’으로 한해 평균 30∼40명에 이른다. 위원회는 또 단 한 차례라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5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성범죄자가 취업하는 기관 및 시설의 장이 대상자를 해임하지 않으면 우선 해임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사법처리를 받는 가해자는 연간 2300여명에 이른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씨줄날줄] 보육보험/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각종 아이디어 짜내기가 활발하다. 정부와 국회에 별도 위원회가 구성됐고 한나라당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현상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결혼식예식장 사용료 보조, 신생아출산 축하금 지급 등으로 인구늘리기에 성공한 곳도 있다지만 본격적인 대책은 못 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 프랑스 등의 사례로 볼 때 우리도 해법은 출산 및 자녀양육 지원과 여성의 일자리 보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주고, 출산 때문에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다는 믿음을 줘야만 여성이 마음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임신 초기부터 출산 및 영유아 관련수당은 물론, 가족수당 등 각종 현금급여를 제공하는 데 더하여 정부가 모든 보육과 유아교육과정을 책임진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각종 휴가제도와 시간단축 근무제도를 도입해 자녀를 돌보면서 취업이 가능하도록 했고 양육에서 남성참여를 제도화하여 자녀양육이 부모의 공동책임임을 확실히 했다. 한때 세계 최저까지 떨어졌던 프랑스의 출산율은 현재 1.89명으로 아일랜드에 이어 EU국가 중 2위를 자랑한다. 이런 성공의 밑바탕에는 확실한 정책의지와 재정 뒷받침이 있다. 일본의 경우 다양한 보육제도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산율 제고에는 실패했다. 정부정책이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했고 기업들도 육아휴직제 등을 기피해 여성이 가정과 직장일을 병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일본이 ‘육아보험’이란 새제도로 국면타개에 나선 모양이다.20세이상 국민으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해 아이를 낳는 사람에게 보육비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를 안 낳는 사람에겐 돌아오는 게 없다. 낳든 안 낳든 육아비를 함께 부담하니 ‘아이는 국가의 자산’임을 이보다 확실히 보장해주는 방법은 없을 듯싶다. 국내서도 최근 한 대기업 연구소가 ‘독신세’도입을 제안한 적이 있다. 만혼과 결혼기피 풍조에 벌칙을 가해 결혼을 장려해 보자는 취지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5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이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를 선택할 수 없다면 사회적 책임이라도 나눠 져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사설] 잇단 부동산대책 부작용도 생각하길

    정부가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보유세율 단계적 인상 등 보유·거래세 강화방침을 천명한 데 이어 이틀만에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임야와 농지 매입을 제한하고 지정시점을 앞당기는 토지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부동산 투기로는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투기를 동반한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잘못된 보유세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또 개발사업이나 용도지역 변경 때 입안단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의무화하는 것도 뒷북행정이라고 할 만큼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재건축 규제 강화에 이은 최근의 대책들은 공급 제한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성격이 짙다. 공급을 통한 수요 충족이라는 시장원리와 맞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공급 위축은 시차를 두고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후유증을 낳기 마련이다. 따라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외에는 노후화된 아파트단지나 도심지역의 개발 방식이 없는 상황에서 대체 수단 제시없이 무작정 억누르기만 하는 것은 문제다. 특히 내년부터 3년 동안 보유세를 2배 올리겠다는 것은 급속한 세부담에 따른 조세저항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지자체들이 재산세를 깎아주면서 벌어졌던 ‘재산세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 정책이 성공하려면 시장이 인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선 안된다. 내용 못지않게 시기와 강도가 중요한 이유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경쟁적으로 강공책을 쏟아내려고 할 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도 조망해야 한다. 부작용이 없는 정책이야말로 최선의 정책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감사원·지자체 짙어지는 ‘전운’

    감사원과 지방 자치단체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국 250개 지자체에 대한 감사를 앞두고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단은 최근 감사원을 항의방문, 감사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자체 회장단 감사원 항의방문 공동회장단 대표인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등은 지난 4일 감사원장을 만나 ‘지방감사제도 개선 건의안’을 제출했다. 면담은 1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이에 앞서 공동회장단은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감사원 감사에 대한 거부입장을 밝혔었다. 공동회장단은 건의안을 통해 “자치단체들이 감사원뿐만 아니라 행정자치부, 지방의회 등으로부터 과잉감사를 받고 있다.”면서 “중복감사와 과잉감사로 행정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지적했다. 공동회장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윤철 감사원장은 “민선자치 10년이 경과됐지만 지자체들이 지방기금 남용설에 제3섹터 부실운영, 이벤트성 행사 등으로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는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강해이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과정에서 전 원장의 고성이 밖으로 새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공동회장단측은 감사원이 지자체에 대한 감사를 강행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동회장단 관계자는 “지자체 고유업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측은 “헌법과 감사원법에 따른 원칙적인 감사”라고 일축하고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250개 지자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지만, 중복감사를 피하기 위해 서면감사를 병행하고 있다.”면서 “과잉 또는 중복감사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9일부터 4개지역 암행감찰 감사원은 기관운영감사대상인 서울시 등 6개 광역시와 행자부, 시·도로부터 최근 감사를 받은 100개 지자체에 대해서는 실지감사가 아닌 서면감사로 대신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3년간 감사를 받지 않은 지자체가 전체 67%(168개)에 달하는 만큼 감사사각지대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감사원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다음달부터 본격 시작되는 지자체 감사에 앞서 우선 오는 9일부터 30명으로 구성된 지역기동감찰반을 가동, 중부·영남·호남·충청권 등 4개 지역에서 암행감찰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경남도의 은퇴자 모시기 경쟁

    경남의 일선 시·군들이 인구증가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시지역의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농촌지역이 이미 65세 이상의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지자체들의 이러한 노력은 인구 감소속도를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처하려면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일과 노후생활을 연계할 수 있는 농촌지역이나 지방의 중소도시가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별도의 조례까지 제정하며 다양한 실버 프로그램과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는 경남 지자체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의욕만 앞섰지 수요자인 은퇴 중산층들을 유인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다.1990년대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겨난 고급 실버타운이 성공리에 정착단계에 접어든 것은 맞춤식 공급방식을 통해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베끼기식’ 프로그램으로 덤벼들었다가는 한두해만에 문을 닫은 ‘은퇴농장’의 복사판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는 중앙정부나 농업기반공사 등 일부 공기업이 추진하려는 실버시범사업의 진행과정을 면밀히 분석한 뒤 지자체 특성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본다. 섣부른 민자유치보다는 실버타운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의 재정 여력은 반드시 감안돼야 한다. 특히 실버사업이 단체장의 치적용 사업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 대형 공공기관 10개 시·도에 한곳씩

    대형 공공기관 10개 시·도에 한곳씩

    정부는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공공기관을 10개 광역시·도에 일괄배치키로 했다. 건설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2일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에서 한국전력,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 이전효과가 큰 공공기관을 수도권과 대전·충남·제주를 제외한 10개 광역시·도에 시·도별로 1개씩 일괄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공공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공공기관들은 산업특화 기능군, 유관기능군 등으로 묶어 대전을 제외한 12개 시·도에 지역전략 산업을 고려해 배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말까지 수도권 발전대책을 포함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이전계획이 완료되면 전체 180개 공공기관은 시·도별로 10∼15개 기관(직원수 2000∼3000명)씩 분산 배치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전대상 기관의 이전지역 결정방식과 관련,“정부 일괄배치, 기관-지자체간 합의, 지역별 할당제를 놓고 검토한 결과 정부 일괄배치가 최선의 대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도별로 1개의 혁신도시를 건설해 다수의 공공기관들을 집단이전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이날 이전대상인 10개 대규모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희망 지역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주택공사는 충남, 토지공사와 도로공사는 충북, 가스공사는 인천을 1순위로 꼽았다. 석유공사는 인천, 광업진흥공사는 충남, 농업기반공사는 전북,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충남, 관광공사는 충청권을 가장 높게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은 유치경쟁이 심한 점 등을 이유로 이전희망 지역을 제시하지 않았다. 공공기관이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을 선호한 반면 지자체들은 주로 ‘빅5’로 불리는 한국전력, 주택공사, 토지공사, 도로공사, 가스공사에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또 정부는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인원, 지방세 납부실적, 전체 예산을 근거로 대규모 공공기관과 평균 공공기관의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전이 평균 공공기관의 5.3배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주택공사 3.5배, 토지공사 3.2배, 도로공사는 2.8배, 가스공사는 2.0배 순이었다. 이날 발표로 일단 정부의 청사진이 나왔지만 확정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공기관들이 수도권 인근지역을 이전희망지로 꼽은 것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어긋나는 것이다. 또 희망기관과 희망지자체가 서로 엇갈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교통정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공공기관이전에 들어가는 총비용은 12조원으로 추산되나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자산(토지·건물) 매각대금은 8조 7000억원”이라며 “3조 3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추가 재정소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특별회계를 만들거나 (정부가) 차입하는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뒤 “특별회계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며 현재 정부에서 (특별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모 군청 전직원의 70% 이상이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부당 소득공제를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감사원이 벌인 공직비리 직무감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민간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이용해 탈세를 공공연하게 하다 적발되곤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같은 수법을 사용해 집단적으로 탈세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국고보조금 지급 업무를 소홀히 해 국고낭비를 초래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감사원은 250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이같은 비리가 근절될 때까지 연중 감사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측은 성명서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할 조짐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자칫 충돌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이 단체로 부당 소득공제 감사원은 지난해 초 일부 지자체 직원들 사이에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이 유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직무감찰을 벌인 결과, 전라북도의 모 군청 본부와 7개 읍·면 사무소,3개 보건의료원 등 소속 기관 직원들이 지정기부금 공제제도를 악용,2년간 탈세를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사찰과 교회 등 종교단체로부터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았다. 군 전체 소속 공무원 480여명 가운데 70%를 웃도는 350여명이 연루됐다. 이들이 탈세한 금액만도 1억 1000여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조사결과 해당 군청 공무원들이 2002년부터 2년간 총 723건의 지정기부금 공제신청을 했으나, 이 중 123건(17%)을 제외한 600건(83%)이 허위신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신청된 600건 가운데 388건은 실제 기부사실이 없음에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았고, 나머지 212건은 기부금액을 부풀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27일 “탈세에 가담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 해당 공무원을 모두 징계하지는 않았다.”면서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관리책임자 4명을 징계조치하고, 가산세를 포함해 총 1억 2000여만원에 대해 환수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금품 수수 및 공금유용 금품을 수수하다 적발된 공무원도 다수다. 서울시 모 구청 공보과 관계자 A씨 등은 구청 홍보업무를 처리하면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고, 명절에 인사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성남시 모 구청 지방건축주사보 B씨는 건축허가 사용승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위를 이용, 건축업자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200만원 상당의 텔레비전 1대를 받아냈다. 공공예산을 제 돈 쓰듯 유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문화관광부 소속 한국청소년상담원의 고위인사 C씨는 기관 예산 400만원을 명목없이 직원들에게 선심성으로 지급하는 등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C씨는 또 2002년 공무를 위한 해외출장 기간 중 개인적으로 여행을 한 데 이어 2003년에도 무단으로 11일간 해외여행을 했다. 특히 야근 등 특근매식비용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청 소속 D씨는 특근매식비용을 결제하기 위한 관용카드를 관리하면서 업무용카드를 개인카드처럼 사용했다.D씨는 자신의 술값 50만원 등 총 87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본인과 동료들의 음주비용으로 물쓰듯 사용했다. ●불성실 등 근무기강 해이 건설교통부 소속 감정평가업무담당 E씨는 서울시가 감정평가를 의뢰한 토지에 대해 최고 7억원 이상까지 가격을 과다하게 산정해 행정차질을 빚게 했다.E씨의 불성실한 업무처리 때문에 빚어진 과실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또한 시흥시 본청이 2003년 학교가 들어설 용지 부근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 금지시설인 경륜장외매장의 설치를 승인하는 등 부적절하게 건축사업을 승인한 사례도 상당하다. 제식구 감싸기식의 행정처리도 적지 않았다. 재정경제부 F씨는 4·5급 인사와 근무평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4년 이상 휴직중인 사무관을 중간에 복직한 것처럼 처리했다. 그 결과 해당 사무관은 휴직 중에도 복직된 것으로 처리돼 인사발령을 받는 등 인사상의 혜택을 받았다. 그 외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대상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실적조사 등 관리를 허술하게 해 보조금을 과다 집행하는 등 국고손실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군에서는 자생란 재배단지 조성사업 대상자에게 온실공사 명목으로 8억여원을 지급했으나 회사측이 온실공사에 들인 비용은 4억여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업무수행에 있어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감사원에 접수되는 민원을 바탕으로 연중 직무감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주택가격 공시 ‘민원 봇물’

    주택가격 공시 ‘민원 봇물’

    오는 30일 확정고시될 단독·다가구·연립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이 졸속으로 지정되면서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부과할 경우 과세 형평성 시비에 따른 납세의무자들의 조세저항이 우려되고 있다. ●졸속으로 정해진 공시 가격 24일 재정경제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단독·다가구 주택 450만 가구와 연립주택 226만 가구의 소유자들에게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개별 공시가격을 열람시킨 결과 지자체별로 접수된 불만이 수천건에 달했다. 개별 공시가격은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로 지금까지는 아파트와 전용면적 50평 이상의 연립주택에만 기준시가를 고시했다. 정부는 새로 확정될 공시 가격이 시가의 80% 수준이라고 발표했으나 지역에 따라 60∼70%가 상당수며 50%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지역은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청의 경우 단독·다가구 주택 1만여건 가운데 10%인 1000여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서초구청에서는 1200여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같은 불만 사항을 지자체들이 재조사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무리여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재개발 지역은 개발이익을 포함시키지 않아 공시가격이 시가의 50%에도 안된 경우도 있다. 단독·다가구 주택은 감정평가법인들이 산정한 표준주택가격을 토대로 일선 지자체들이 정했다. 연립주택은 한국감정원이 산정작업을 맡았다. 문제는 감정평가법인들이 단독·다가구 주택 450만 가구 가운데 고시가격의 기준으로 삼는 표준주택이 3%인 13만 5000 가구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감정평가법인의 한 관계자는 “3%의 표준주택만으로 나머지 97%의 주택 가격을 설정한 셈”이라며 “최소한 표준주택이 15%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기간도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9일까지 40일에 그쳐, 표준주택 가격이 제대로 산정했는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지자체들은 개별주택의 구조와 용도, 면적, 사용승인일자, 내용연수 등을 다각적으로 따져 가격을 확정해야 함에도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실상을 반영하지 못했다. 수원시의 관계자는 “직원 30여명이 4만여건의 단독·다가구 주택을 맡다보니 1인당 1300건씩 가격을 산정했다.”고 털어놨다. ●형평성 논란 따른 조세저항 우려 과세 형평을 꾀하기 위해 도입된 주택가격 공시제가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가는 비슷한데 장부에만 의존하다 보니 공시 가격과 부과될 세금이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말부터 취득세·등록세의 과표가 공시가격으로 바뀌고 양도·상속·증여세에는 7월부터 적용된다. 지자체 관계자는 재산세의 경우 세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부담의 증감보다 같은 가격의 부동산에 다른 세금이 나오는 게 문제”라며 “나만 세금을 많이 낸다면 누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광주 “정치적 의도·선거용” 경기·인천등 “통상적 업무” 담담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일제 감사에 대해 자치단체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통상적인 업무감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서울시 등 일부자치단체에서는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감사를 받는 서울시의 경우 겉으로는 “통상업무 차원의 감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지어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의 감사로 볼 때 청계천복원사업 등 특정분야에 집중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교부금이 내려간 사업 외에도 예산이 쓰인 모든 사업 전반이 감사대상이 되는 통상적인 업무감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감사에서 정치적인 의도 등이 드러나면 별도로 대응할 문제”라며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부산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부산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평소 자체감사를 강화한 데다 아직 정확한 지침이 전달되지 않아 어떤 분야가 집중감사 대상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산하 기관의 인사문제, 단체장의 비리문제 등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감사원의 수시감사가 너무 잦아 감사준비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올들어서만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대책 ▲산업단지 조성 ▲지방축제 ▲지방채 발행 ▲지방도로 건설 공사집행 등의 분야에 5차례에 걸쳐 감사원 감사가 실시됐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자치단체에 대한 종합감사가 사라지고 분야별 수시 감사가 도입된 이후 감사원의 감사가 너무 잦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전북도 감사관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감사원의 감사 배경 등을 중점 논의하고 6월부터 실시될 감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특히 예산편성 집행, 인허가, 업무추진비, 재해복구계약, 민간단체보조금 현황 등 주요 감사대상 업무에서 지적받지 않도록 부서별로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광주시, 전남도는 이번 감사원 감사의 초점을 선거에 두는 분위기다. 많은 공무원들은 민선자치 출범 이후 일선 지자체가 단체장의 선거 캠프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인사문제가 집중 감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직 없이 대기 중인 4급이상 공무원이 3명에 달하는 등 인사의 난맥상은 앞서 행정자치부 종합감사에서도 지적돼 김진선 지사가 경고, 조명수 행정부지사가 훈계조치를 받았다. 도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중립과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감사를 실시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인천시 등 나머지 지자체들도 “정기감사일 뿐이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시점이라 자칫 단체장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박성철 위원장은 “감사원이 인력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국가기관도 아니고 자치단체에 상주 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지방 길들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조만간 노조 차원에서 감사거부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정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대박? 쪽박?넉넉지 않은 지자체들 드라마세트장에 수십억씩

    대박? 쪽박?넉넉지 않은 지자체들 드라마세트장에 수십억씩

    ‘대박을 위한 투자인가, 민선단체장의 업적과시용인가.’ 인기드라마 ‘겨울연가’로 드라마 세트장 유치경쟁이 일면서 자치단체가 혈세를 드라마 세트장에 쏟아붓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표면적으로는 지역이미지 제고 및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선 돈이 조금 들더라도 드라마 세트장 건립은 불가피하다며 투자로 봐줄 것을 주문한다.TV가 가진 막대한 전파력과 홍보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유치전은 점점 치열해지고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넉넉지 않은 지자체 살림에 수십억에 이르는 거액을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드라마에 투자하는 것은 무모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를 유치하거나 시청료를 받아 살림이 넉넉한 방송국이 드라마 제작비를 지자체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에 찬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투자용, 홍보용 알쏭달쏭 자치단체들은 세트장 유치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도박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드라마 세트장 유치에 혈안이 돼 있을까. 자치단체들은 우선 드라마 인기를 등에 업고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 일부 이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은 드라마가 방영될 때와 그 후 ‘반짝’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역경제도 세트장 주변 상인들에게 한정될 뿐 주민이 고루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다. 충남 금산군 ‘대장금’ 세트장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건택(52)씨는 “드라마를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예약만 하고 늦게 오는 일이 잦아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장사가 영 신통치 않았다.”면서 “지금은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겼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자치단체들은 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트장을 유치하려 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대형 세트장이 필요한 사극이 주로 지방에 집중되고 있지만 학술·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짝퉁’이 얼마나 상품가치를 보장해줄지는 의문이다. 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이 있는 전북 부안군은 이순신 장군과 무관한 곳이다. 드라마 세트장 유치는 전 주민에게 골고루 주민편의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 목적인 ‘행정행위’의 본래 기능과 어긋나는 측면이 많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것보다는 자치단체의 다른 속내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SBS드라마 ‘서동요’ 세트장을 유치한 충남 부여군 관계자는 남얘기하듯이 말했지만 “표를 먹고사는 민선 아니냐.”며 솔직한 속내를 내비췄다. 그는 “관선은 월급만 타면 그만이지만 민선은 다르다.”며 “문화시설, 이벤트 등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있는데 지방에서 뭐 할 게(뭘로 띄우느냐)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벤트성 세트장 유치를 통해 단체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음을 족히 짐작케 한다. 김무환 부여군수는 “선거와 전혀 무관하다.”면서 “무왕은 백제 사비시대를 꽃피운 왕이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유치했다면 주민들이 얼마나 실망했겠느냐. 세트장 건립비 부담은 관례가 그래서 했다.”고 밝혔다. ‘서동요’의 경우 오는 9월 중순부터 반년간 방영, 종영된 이후 2∼3개월까지 그 효과가 지속된다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때까지 현직 군수는 그 덕을 볼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세트장을 유치하려 하고, 드라마제작사들은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률 10% 밑돌아 SBS가 박경리의 소설대로 최 참판댁을 건립해 놓은 경남 하동을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 활용할 것이냐를 놓고 미적거린 것도 지자체에 세트장 조성을 떠넘기기 위해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하동군은 세트장 유치를 위해 군비 19억 1500만원을 들여 최 참판댁이 있는 마을에 초가 18동·물레방아·초가장터 등을 추가로 조성해줬다. 운군일 SBS 드라마국장은 “한류문화가 왕성한 시기에 드라마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지역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지역이익이 만나 만들어지는 지자체의 세트장 건립비 부담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 홍보실 관계자는 ‘시청료 받는 공영방송에서 세트장 건립비를 자치단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외주제작사에 문제가 있다.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부여군과 ‘서동요’ 세트장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전북 익산시 관계자는 “드라마 세트장 유치는 성공률이 고작 5∼10%인 도박으로 지나가면 그만”이라면서 “대부분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이 거액의 주민혈세로 세트장을 유치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양은경 교수도 “형편이 어려운 자치단체가 큰 재원이 있는 방송사에 지자체의 일부 이익이나 개인 홍보를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들인 만큼 돈을 빼낼 수 있는지, 또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감사원, 4개광역단체도… 운영실태 집중조사

    감사원이 중부와 충청, 호남, 영남권 등 4개 권역에 직원을 상주시켜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의 공무원 개입행위 등을 감시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 250개 지자체 상시감사에 이어 서울시 등 5개 광역자치단체의 운영실태에 대해서도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감사원은 18일 이같은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감사강화 대책’을 마련해 이날부터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서울신문 4월15일자 6면 보도) 대책에 따르면 감사원은 다음달부터 특별조사국 직원 30명을 중부·충청·호남·영남권에 상주시켜 내년 5월 실시될 지방선거와 관련한 유력인사 줄서기와 편파적인 인사 단행 등 ‘공직자 편가르기’를 집중 감사할 예정이다. 또 출마 예정자의 치적 홍보나 이를 위한 선심성 예산 집행 등의 선거개입 행위도 단속키로 했다. 감사원은 또 직원 300명을 투입, 오는 6월부터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34개 지방자치단체 등 250개 자치단체 전체에 대한 감사에 나선다. 법적 근거없는 부담금 부과와 소모성 행사를 통한 예산낭비, 사회단체나 민간인에 대한 특혜지원 등이 집중 감사대상이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이날부터 서울시를 시작으로 충북·전남·강원·경남 등 5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 들어갔다. 재무와 조직, 인사, 인·허가 등 기관운영 실태 전반이 감사 대상이다. 서울시의 경우 청계천 복원사업이 중점감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신행정수도와 관련한 시위에 예산을 지원했는지 여부도 감사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지자체의 고질적인 예산낭비와 인사전횡, 행정편의 사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충북도는 지난 2001년 6월 사업 타당성이 없는데도 선거공약 사업이라는 이유로 컨벤션센터 건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 결국 사업도 끝내지 못한 채 투자비 152억원을 날렸다. 또 각 지자체들이 청사를 경쟁적으로 신축한 결과 공무원 수는 감소했는데도 서울 A구청 등 24개 지자체의 청사규모는 이전보다 평균 2.5배 커졌다. 강원도 B시 등 2개 지자체는 법령의 근거도 없이 축제 관련 예산 324억원을 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인조직에 출연했다. 서울의 C구청을 비롯,77개 자치단체는 법적 근거도 없이 조례를 제정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로손괴자부담금,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등으로 1424억원을 부당하게 부과했다. 전남의 한 기초자치단체장은 2003년 12월 검찰 수사때 모 공무원이 자신의 비리연루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무보직 발령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③황혼의 쉼터 아쉽다-주거문화 현주소

    [큐! 아름다운 노년] ③황혼의 쉼터 아쉽다-주거문화 현주소

    노인들의 가족 구성과 주거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의식변화 때문이다. 손자·손녀들을 돌보는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 황혼을 편하게 즐기려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른바 ‘통크족(Two Only No Kids)’으로 불리는 노인들은 주거·건강·여가활동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복합 실버타운을 선호한다. 이런 노인들의 욕구충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유료 실버타운 조성에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무분별한 시설 난립은 자칫 부실운영 등 부작용마저 우려되고 있다. ●지방정부 직영 노인복합타운 1곳에 불과 전북 김제시 하동 일대 부지 2만여평에 자리잡은 노인종합복지타운. 이곳은 지난 1996년 보건복지부의 노인종합타운조성 시범사업으로 조성돼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노인종합복지타운이다. 입주금이 저렴하고 비교적 시설도 잘돼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때문에 입주 대기자가 많이 밀려 있다는 설명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6일 오후. 이 복지타운에 들어서자 노인들의 유행가 노랫소리가 귀청을 울린다.“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노랫소리를 따라 찾아들어간 곳은 매주 한번씩 열리는 노인 가요교실. 전직 여교사 출신 강사의 지도아래 30여명의 노인들이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노인전용주택(아파트)과 노인요양원, 노인종합복지관, 야외공연장 등 시설물이 정갈하다. 여기저기 산책을 즐기는 노인들의 모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시설 곳곳에서는 게이트볼과 탁구를 치는 노인들의 함성소리가 흘러나왔다.2001년 초 입주했다는 임만순(71) 할아버지는 “살기가 너무 편하고 노래도 배우고 운동을 하다 보면 마치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든다.”면서 “모두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친구하며 지내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또 자식들이 함께 살자는 제의를 뿌리치고 부인(75·최용순)과 함께 노인복지타운 입주를 선택했다는 김영준(80세) 할아버지는 “노인들이 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이곳 노인들은 “자식들과 함께 살다 보면 손자라도 봐줘야 되고 서로가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노후를 좀더 자유롭게 보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노인 의식변화로 수요자 급증 복지타운 단지내에서 반장님으로 통하는 원영희(71) 할머니. 노래, 게이트볼 등 취미활동과 치매·중풍노인들의 요양시설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복지타운에 입주한 할머니 20명으로 구성된 ‘소리모아봉사단’ 총무를 맡아 매주 비슷한 또래지만 병마와 싸우는 할머니·할아버지의 말벗이 돼주고 청소와 목욕 등을 돕는다. 복지타운관리사업소 김성희 소장은 “유명세가 알려지면서 입주 대기 신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 6월이면 290여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추가로 완공돼 대단위 복지타운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5000여평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일본 스가모 거리처럼 노인들의 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가와 실버거리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제시의 재정자립도가 18%로 형편없이 낮아 시설확충에 드는 예산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인들의 주거개념이 바뀌면서 유료로 운영되는 노인복지주택과 요양시설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유료로 운영되는 노인전용 복지주택과 요양시설은 124곳에 달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 노인들만이 선택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제시에서 직영하고 있는 노인복지타운은 11평형 1350만원,17평형 2000만원,23평형 2700만원의 입주 보증금만 내면 된다. 월평균 관리비는 평형별로 1만5000∼3만 3000원 정도 들어간다. 고가로 차별화된 고급실버타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급 실버타운의 경우 식사와 1대1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해 10억원 이상 호가하는 곳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삼성 노블카운티와 서울 시니어스타워, 인천실버타운 등이 고급화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치·조성 봇물, 부실 우려도 삼성 노블카운티 이호갑 운영팀장은 “실버타운은 자식들의 봉양을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한데 가라앉은 건설경기의 활로를 뚫기 위해 뛰어드는 측면도 있다.”면서 “복지에 대한 철학과 목표를 가진 업체선정 및 자격을 엄격히 규제하는 등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간 차원의 실버타운 조성붐을 타고 지자체들도 도시 은퇴자 등 노인들을 겨냥한 대규모 복합노인복지타운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이미 부지를 확보해 공사를 시작했고 전북 순창, 전남 곡성 등도 참여를 구체화하고 있다. 노인복지타운 등 노인복지시설은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자체적으로 건립, 운영할 수 있다. 노인복지타운 유치신청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구감소에 따른 인구유입 정책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대단위 노인복지타운을 조성하려는 측면도 있다.”면서 “재정 자립도가 부실한 지자체에서 중앙정부 지원없이 시설을 짓고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유료타운4곳 추진 복지부 서신일 과장 “노인 복합주거단지 시범모델 제시할것”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인전용 복합주거단지 시범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올해 전국 4곳에 유료 노인복지타운 조성업무를 맡은 복지부 서신일(보건복지시설확충TF팀) 과장은 요즘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노인복지타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령화사회의 대책으로 대규모 노인복지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노인들의 의식변화에 따른 주거형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서 과장은 17일 “조만간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월 말까지 최종부지 4곳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2007년이면 입주가 가능하도록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지는 도심과의 교통이 유리한 농어촌지역으로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한 선정위원들이 현지 실사 등을 통해 결정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지만 민간기업에서 운용하고 있는 시설 등을 돌아보고 노인주거환경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요즘 무분별한 실버타운 조성붐에 대해 정부가 나서 규제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정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시장경쟁원리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만들어져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하는 대규모 노인주거단지의 운영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자체가 직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의견을 함께 제시했다. 정부가 나서서 조성하려는 농어촌복합 노인주거단지는 중산층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보다 싼값에 노인들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서 과장은 “시범조성하는 4곳의 노인주거단지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며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고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 등은 앞으로 정부에서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독도 영유권분쟁 한달] 진정국면 들어간 ‘反日 감정’

    [독도 영유권분쟁 한달] 진정국면 들어간 ‘反日 감정’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한 지 16일로 한달이 된다. ‘독도 사태’가 촉발되자 경북도가 시마네현과 관계단절을 선언하는 등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일본과 교류를 중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제는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일감정과 현실이 혼재 한·일 자치도시간 민간교류는 상당부분 냉각됐다.15일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에 따르면 일본 도시와 자매결연한 국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81곳 가운데 절반 가까운 40곳에서 교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매결연을 파기한 곳은 경북도와 대전 2곳이다. 그러나 시마네현 오다시와의 자매결연 철회를 선언한 대전시는 아직 시의회 의결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 자매결연 파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류중단을 선언한 곳은 9곳이다.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제정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경기도 이천시가 교류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강원도와 횡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 뒤를 이었다. 울산시, 전북도, 서산시 등 9곳은 교류를 맺은 일본 지자체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같은 자치단체의 대일 교류중단과 항의 선언은 지난달 25일까지 1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다. 청주시와 보은군은 일본측에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일본과의 행사를 취소한 곳은 4곳이며, 항의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14곳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매결연 파기, 행사취소 등 실제로 교류중단이 행동으로 이어진 곳은 15곳이며 항의조치 검토, 입장표명요구 등 25곳은 압박하는 수준이어서 교류중단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 영천시의 경우 아오모리현 구로이시시와의 자매결연 파기문제를 3월말 열린 임시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으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상정을 포기하고 대일 비난성명만 채택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3월로 예정됐던 ‘한·일 우호도시 친선교환경기 사전협의회’를 무기 연기했다. 경북 김천시는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와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5월과 7월 양 지역을 오가며 갖기로 한 기념행사를 보류했다. ●교류중단 역풍도 한발 앞서 대응조치를 취한 지자체는 역풍을 맞고 있다. 시마네현과 자매결연을 파기한 경북도는 곤혹스럽다. 오는 5월 경북 포항에서 있을 동북아 자치단체연합(NEAR)사무국 개소식에 시마네현을 초청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40개 회원 지자체가 참석하는 행사에 유독 시마네현만 초청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경북도의 입장이나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북 경주시는 피해를 입은 경우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2005 한국의 술과 떡축제’에 일본 나라현 나라시와 후쿠이현 오바마시 등의 떡제조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키로 했으나 들끓는 여론에 밀려 초청을 포기했다. 결국 행사장에 일본 떡 부스 2곳이 설치되지 않아 대회규모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이에는 이’ 대응방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울산시의회가 지난달 17일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를 경남 마산시의회가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조례제정 직후 마산시의회 사무국에는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격려전화가 쏟아졌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신중한 처신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전문가들 “감정적 대응은 역효과” 그러나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화경(58)영남대 독도문제연구소장은 “일본의 속셈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경호(51)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되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면서 “지자체들의 교류중단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반대로 달리는 관용차량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필요 이상의 관용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혈세낭비를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지난 2001년 7월부터 종전 지자체가 관용차량을 보유할 때 감안하도록 했던 지자체 인구 규모별 차량 기준대수를 폐지, 관용차 관리·운영권을 지자체 자율에 넘기면서 차량을 무분별하게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 수가 21만 9000여명인 경북 경산시의 경우 14일 현재 총 99대의 관용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별로는 승용차 및 지프 26대를 비롯해 승합차 13대, 화물차 36대, 청소차 3대, 구급 및 진료차 6대, 이동수리차 2대, 기타 13대 등이다. 이는 인구수가 두배가 훨씬 넘는 인근 포항시가 172대(경산의 1.7배)의 관용차를 갖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인구가 100만에 가까운 성남시가 260대의 관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도 편차가 크다. 경산시 보유비율로 환산하면 성남시는 500여대의 관용차를 보유해야 한다. 또한 경산시 관용차 가운데 배기량 800cc 이하 경차도 5대에 불과하다. 인구 70만에 육박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가 2년여전부터 경차 20여대를 들여와 허가와 단속 등의 업무에 투입하고 있는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성남시는 자전거도로를 확충해 3년여전부터 공무원들의 지역내 출장업무에 자전거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인구가 불과 5만 7000여명인 울진군도 무려 69대의 관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용차의 차량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운전기사 급여, 기름값, 수리비, 보험료, 공과금, 감가상각 등을 포함해 연간 대당 15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필요한 관용차량으로는 단속 등의 업무를 제외한 공무수행과 의전용 차량 등이다. 특히 경산시 의회는 승용 및 승합차 각각 2대씩, 모두 4대가 배정됐으나 세워두기가 일쑤로 예산낭비의 표본이 되고 있다. 남아 도는 관용차량을 개인용무 등에 이용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경산시에서는 지난 13일 하위직 공무원 6∼7명이 승합차량을 이용해 점심식사를 다녀오다 재산관리담당 부서장에게 적발됐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들이 불필요한 관용차량을 대폭 줄이는 대신 각 실·과·소에 일정액의 기름값과 수리비 등 차량 유지·운행경비를 지원하는 방법 등의 개선책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경북도 내 23개 지자체별 관용차량 보유현황은 경주시 170대, 구미시 143대, 청도군 66대 등 모두 2487대이지만 이 가운데 경차는 그나마 경산시가 가지고 있는 5대가 전부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부동산세 개편 출발부터 ‘삐끗’

    부동산세 개편 출발부터 ‘삐끗’

    ‘공평과세’를 목적으로 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이 출발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정책의 힘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자칫 ‘불공평과세’ 시비에 휘말릴 전망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주택 재산세율 인하경쟁이 불붙은 탓이다. 이대로 가면 비(非)수도권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세금부담이 더 커지는 게 불가피하다.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세제개편을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데서 온 후폭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기존 재산세율을 상하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지방세법상 탄력세율 제도를 활용해 잇따라 주택 재산세율을 내리고 있다. 같은 값의 집이라도 세율을 내린 지자체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 곳 주민들보다 세금을 덜 내게 된다. 특히 재산세율 인하가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비수도권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게 됐다.‘동일 가격, 동일 세부담’이라는 원칙이 도입 첫해부터 크게 훼손되는 셈이다. ●수도권 중심 줄줄이 인하 바람 성남시는 지난달 말 재산세율을 50% 내리는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어 용인시는 이달 11일, 구리시는 12일에 같은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 지방의회 통과를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재산세율 인하를 검토중인 고양시는 이달 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주변 지자체들의 인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세율을 그대로 적용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수원시는 이번에는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천·안양시도 재산세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서울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시 자치구들은 건설교통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공동주택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서울시가 보유세제에 따른 모의실험 결과를 내놓으면 세수 감소폭 등을 따져본 뒤 인하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보유세제 개편으로 세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세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전전긍긍 중앙정부…불가피 지방정부 재산세율 인하 움직임이 확산되자 행정자치부는 지난 13일 전국 시·도 행정 부시장·부지사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산세율을 내리는 지자체에는 국세로 거둬들이는 종합부동산세를 나눠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세율 인하를 결정하거나 고민중인 지자체들은 과표 상승으로 세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종부세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또 지방세법에는 지자체들이 재산세율을 상하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역점을 두고 법을 만들어 올해 시행키로 한 종부세 등 개편 부동산세제는 출발도 하기 전에 맥이 빠지게 됐다. 그러나 반대로 수도권의 재산세율을 안 내릴 경우, 이쪽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돌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수도권의 경우, 가격이 비싼데도 규모가 작고 오래된 건물은 재산세가 적었지만 올해부터 토지와 건물이 통합돼 시가의 80% 수준으로 공시가격이 정해지면서 과표가 크게 오르게 된다. 표심을 의식해야 하는 지자체장들로서는 세율 인하를 외면하기 힘든 셈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보유세제 개편으로 전국 주택의 70%는 재산세가 줄어들고 나머지 30%는 늘어난다.”며 “세금이 올라가는 주택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세연구원 노영훈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과표 상승에 관여하지도 못하면서 주민들의 조세저항은 직접 떠안게 되는 속사정이 있다.”면서 “지난해 종부세 도입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의견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인 중앙정부 정책의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지자체 ‘무료 문화행사’ 뜬다

    지자체 ‘무료 문화행사’ 뜬다

    서울시는 올 여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매주 두 차례 무료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선거법 상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은 예정대로 서울광장에서 ‘한여름밤의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문화관광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기존 선거법에서 금지됐던 지방자치단체의 문화행사를 대폭 허용한 덕분이다. 그동안 제동이 걸렸던 서울시와 각 자치구를 포함해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무료 문화 사업의 숨통이 트인 것은 물론,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막아왔던 빗장이 한꺼번에 풀린 셈이다. ●기존 선거법,‘무료행사 NO’ 8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관광부가 최근 ‘지역 문화예술·관광·체육·청소년 진흥시책 기본지침’을 만들어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만들어진 이 지침은 최근 서울시내 각 구청을 비롯한 전국 기초자치단체에도 전달됐다. 이러한 지침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3월 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무료 문화행사를 기부행위로 보고(112조 1항) 이를 연중 제한(113·114조)하도록 강화했기 때문이다. 문예진흥법이나 지방재정법, 지자체 조례 등에 근거하지 않은 무료 문화행사는 불법이라는 뜻이다. 선거를 1년 앞둔 시점부터는 지자체장의 이름을 밝히거나 지자체장이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행사는 원천적으로 금지된다(86조 3항). 내년 6월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오는 6월부터는 구청이나 구청장 이름으로 할 수 있는 행사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지난 1월 중앙선관위는 공선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는 전국 지자체의 올해 예정된 문화행사들을 골라내 통보했다. 서울 132건을 포함, 전국적으로 573건의 행사가 지적됐다. 이에 따라 송파구의 경우 ‘석촌호수 여름음악회’와 ‘한성백제문화제’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해당 지자체들의 사업취소 및 재검토가 잇따랐다. ‘문화행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자체의 지적과 함께 ‘중앙선관위가 문화 향유권을 빼앗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는 지침을 통해 지자체의 무료 문화행사를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무료영화, 청소년 쉼터 등 가능 개최할 수 있는 문화행사는 크게 ▲문화예술 ▲관광 ▲체육 ▲청소년 ▲문화산업 기반확충 ▲문화공간 운영 등 6개 부문이다.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을 활성화하고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에 지원하는 것 등이 가능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지역별 공연예술행사와 순회음악회 등 찾아가는 문화행사, 야외 공연행사 등이 허용된다. 전통 재현행사는 물론, 무료영화 상영회도 열 수 있다. 관광 부문에서는 지자체가 지역의 역사·생태 자원을 관광자원으로 발굴하고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게 했다. 관광휴양지를 조성, 각종 특산물축제와 지역문화제 개최 등도 허용됐다. 청소년 분야에서는 청소년 단체를 지원하고 청소년을 위한 연극·음악제·축제 등을 열 수 있다. 청소년 쉼터·상담실 지원, 청소년 문화지대 조성 등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하거나 체육교실을 운영하는 등의 체육부문 행사의 제약도 사라졌다. 지자체가 주관이 된 체육의 날 행사도 계속 열린다. 이밖에 ▲독립영화제·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나 도서·출판전시회 등 문화산업 기반확충 ▲구민·문화회관 등 지역 시설에서의 주민 대상 무료 교양강좌나 공연·전시행사 등 문화공간 운영도 제한이 풀렸다. ●“복지행정 규제도 풀어야” 다만 무료 문화행사는 최근 2년 평균 실시 횟수에서 130%를 넘어서면 안 된다. 또 선거일 60일 전 문화행사 금지 조항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그대로 적용된다. 서울시 문화국 관계자는 “이번 지침에 따라 서울시의 문화 행사 운영의 폭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경로당이나 장애인 시설 등을 도울 수 있는 복지 행정은 여전히 선거법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면서 “문광부 지침과 유사한 보건복지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인천 민원모니터제 ‘이름뿐’

    인천시 일선 자치단체가 민원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민원모니터제’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인천시 각 구·군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원받아 위촉된 민원모니터 요원들이 생활현장에서 주민불편 사항, 공무원 친절도, 제도 개선점 등을 발견해 지적하면 지자체들은 이를 행정에 반영시키는 민원모니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자체는 모니터요원들의 활동에 걸맞은 지원과 교육을 시키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운영, 실적이 미미해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25일 A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자체모집한 86명으로 모니터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에 따른 보상 등 지원이 없는데다 교육도 지난해 1회 실시한데 그쳐 모니터요원 중 20여명은 지난해 활동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또 2001년부터 동별로 4명씩을 추천받아 모니터제를 운영하는 B구청 역시 지난해 모니터요원 84명이 활동한 실적이 50여건에 불과하다. 이밖에 C구청 역시 매년 2차례씩 실시하는 직원전화 친절도 조사에 참여한 모니터요원에게 하루 1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했을 뿐 다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니터요원 박모(34)씨는 “처음에는 내 고장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했으나 구청이 갈수록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만뒀다.”며 “먹고 살기도 바쁜데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모니터제에 누가 참여하겠느냐.”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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