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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산서 취수, 국내 유일 자연 용천수 생수

    백두산서 취수, 국내 유일 자연 용천수 생수

    국내에 300개 이상의 생수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며 올해 생수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심 백산수가 국내 유일 자연 용천수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수는 지하에 파이프를 매설해 뽑아 올리는 방식으로 취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맥이 섞일 가능성이 있고 물 성분으로 일정한 미네랄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반면 백산수는 외부의 압력 없이 자연적으로 솟아 나오는 용천수로 사시사철 동일한 수질이 특징이다.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물이기 때문에 자연 훼손이 적고 고갈의 염려도 없다. 백산수는 백두산에 내린 비와 눈이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화산암반층을 따라 장시간 통과하면서 불순물을 걸러낸 물이다. 또 마그네슘과 칼슘 등의 미네랄 성분이 적절한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농심은 생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2003년부터 아시아와 유럽, 하와이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최고의 수원지를 찾았다. 백두산 해발고도 670m에 위치한 내두천은 청정원시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취수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농심 백산수가 유일하다. 아울러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에서 3.7㎞ 떨어진 생산라인까지 별도의 수로를 연결해 백두산 청정 원시림을 해치지 않고 백산수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백산수공장은 100%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로 취수부터 생산, 물류, 출고까지 모든 과정에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다. 혹시 모를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뜻이다. 물을 병에 담는 보틀링 공정은 에비앙 등 글로벌 생수업체 설비를 담당하는 독일의 크로네스사가 담당하는 등 기술력 높은 파트너사들을 선정했다.
  • [열린세상] 글로벌 기후위기가 식량위기인 이유/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장

    [열린세상] 글로벌 기후위기가 식량위기인 이유/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장

    세계적으로 역대급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제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극한기후에 대한 뉴스가 전혀 낯설지 않다. 얼마 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에서는 지름이 10㎝나 되는 야구공만 한 우박이 떨어져 인명 피해가 나고 많은 가축이 폐사했다. 베이징과 허베이 등 중국 북부 지역에서는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연속 40도를 넘는 폭염과 가뭄으로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 면적의 2배에 해당하는 300만ha의 농경지에 심은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파나마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글로벌 물류 요충지인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행이 제한되면서 미국, 브라질 등 주요 농축산물 수출국의 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 곡창 지대인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올해 곡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우리나라도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와 농작물 침수, 가축 폐사, 농경지 유실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전 세계에서 가뭄, 홍수, 태풍, 폭설, 우박, 산불 등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그 강도도 세지고 있다. ‘예전에 경험했던 기후가 아니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기후위기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기후위기가 불가피하게 식량위기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은 특성상 기온, 강우량 등 기후 조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빈번한 자연재해는 농작물 생산 감소뿐 아니라 품질 저하 현상을 동시에 일으킨다. 과거보다 식량 부족과 가격 폭등의 식량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주요 요인이 기후위기인 것이다. 실제 기상이변으로 식량 공급 불안정이 현실화되면서 식량 가격 상승이 전반적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전 세계 식량 사정은 잉여의 시대에서 부족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80억명인 세계 인구는 2050년 약 95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 증가와 중국, 인도 등 개도국들의 국민소득 증가로 인한 농식품 소비 증가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 식량 생산이 현재보다 약 60%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세계 식량 생산은 기후변화, 농경지 감소 및 물 부족 등 때문에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글로벌 식량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대규모 식량 수입국으로 식량 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이 20.2%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적정 가격으로 원하는 물량만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글로벌 식량 공급의 불확실성으로 원하는 물량을 필요할 때 적절한 가격으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 식량은 국민의 생존과 건강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원천이자 행복한 삶의 기초다. 일반 공산품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급등할 때 소비를 미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품인 식량은 소비를 늦출 수 없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식량 확보는 시대를 초월한 모든 국가의 핵심적 정책 목표이자 해결 과제다. 식량을 충분히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공급하지 못하거나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글로벌 기후위기로 인한 재앙적 식량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략과 실천 방안 마련에 정책적 관심과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단독] 파묻힌 전쟁의 아픔, 끝까지 기억하다[정전협정 70주년]

    [단독] 파묻힌 전쟁의 아픔, 끝까지 기억하다[정전협정 70주년]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났다. 35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 경사가 족히 45도는 넘을 것 같은 가파른 언덕을 넘자 이번엔 피가 거꾸로 쏠릴 것 같은 아찔한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롤러코스터 같은 보급로를 따라 지난 20일 강원 철원군의 820고지 7사단 중대본부에 도착했다. 사방을 둘러보니 빽빽한 숲이 끝없이 이어졌다. 강원 철원, 화천군 일대를 가로지르는 철책과 점점이 자리잡은 남측 일반전초기지(GOP), 불과 4㎞ 북쪽 울창한 숲에 북쪽 초소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비로소 이곳이 70년 전 최대 격전지인 백암산 전투 현장이고 전쟁의 참상을 담은 국민가곡 ‘비목’(碑木)의 모티브가 됐던 장소란 걸 체감할 수 있었다. 70년째 끝나지 않은 전쟁의 참상과 아득하기만 한 평화를 향한 염원이 축약된 공간이다. “전망이 좋은 곳일수록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열한 전투는 곧 수많은 전사자와 실종자를 의미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안순찬 팀장은 “혹서기에 잠시 중단됐던 백암산 일대 유해발굴사업을 다음달부터 재개한다”면서 “이 부근은 정전협정 체결 직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방부 직할기관으로 창설된 국유단은 6·25 전사자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국군전사자 유해 1만 1000여구를 발굴했다. 백암산 전투는 정전협정 조인 직전인 1953년 7월 14~18일 화천군 북쪽 백암산 부근에서 벌어졌다. 정전협정 체결을 앞두고 한 뼘이라도 더 땅을 확보하기 위해 마지막 공세에 나선 중공군 제60군이 백암산 일대를 점령하면서 전투가 시작됐다. 육군 제5사단이 반격에 나섰지만 험난한 지형과 중공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공격이 지체되자 제6사단 7연대가 5사단에 배속돼 백암산을 우회해 북쪽으로 진출한 뒤 정상을 탈환했고 이어 철원군 내성동리와 등대리 방면으로 전진해 금성천~북한강 방어선을 확보했다. 이 방어선이 그대로 군사분계선이 되면서 당시 방어선을 따라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이 70년째 이어지고 있다.당시 제5사단은 중공군 3761명을 사살했지만 우리 측 570여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다. 수많은 유해가 수십 년 동안 제대로 수습이 안 된 채 방치됐다. 1960년대 백암산 일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던 한명희 작사가가 ‘비목’의 가사를 쓴 계기 역시 무명용사 무덤에 나무만 세워 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창용 조사담당은 “인근 주민의 증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전쟁 직후 전사자들 시신을 모아 태우는 일을 했던 경험을 들려주면서 서럽게 울던 게 기억난다”면서 “그 할아버지가 증언했던 곳에서 실제 유해를 찾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은 한국과 미국, 중국 측 자료를 교차 검증하는 문헌조사에서 시작한다.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구술 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전쟁 당시 지도와 대조하며 현장을 답사하는 현장조사까지 거친 뒤 구체적인 발굴지역을 선정한다. 1년에 8개월가량이 출장인 데다 여비 규정상 출장비 지급기준이 5만원(시도 기준)에 불과해 자비로 밥을 사 먹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들을 움직이는 건 “선배 전우에 대한 책임감”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유해발굴은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안 팀장은 부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우연히 유해발굴사업을 알게 된 뒤 “군인으로서 보람 있겠다”는 생각에, 신진욱 조사담당은 대위 전역 뒤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소명감 때문에 자원했다. 대학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다 지난해 합류한 ‘막내’ 이 조사담당은 국방부 근무지원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할 당시 중국군 유해 송환 버스를 운전했던 인연이 있다. 국유단 관계자들은 “비무장지대(DMZ) 남북공동 유해발굴이 하루빨리 재개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DMZ 유해발굴사업은 2018년 남북 9·19군사합의로 201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철원군 화살머리고지에서 실시됐다.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백마고지에서 진행했지만 올 들어 잠정 중단됐다.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유해발굴을 현장에서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안 팀장은 “DMZ에 묻힌 국군 전사자 유해는 1만여구로 추정된다”면서 “DMZ는 인위적인 훼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해발굴에 성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유해가 70년이나 되면서 훼손이 많이 진행됐다. 더 늦기 전에 남과 북, 거기에 미국까지 함께 공동으로 DMZ 유해발굴사업을 해서 유족들 품으로 되돌려 보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신뢰 회복 과제로...선관위 ‘尹 대학 동기’ 김용빈 신임 사무총장 임용

    신뢰 회복 과제로...선관위 ‘尹 대학 동기’ 김용빈 신임 사무총장 임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부 승진 관례를 깨고 35년 만에 외부 출신 사무총장을 맞는다. 지난 5월 고위직 인사들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 이후 외부 인사의 수혈이 필요하단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선관위는 25일 김용빈(64) 사법연수원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사무총장에 외부 출신이 임용된 건 1988년 사임한 법제처 출신의 한원도 전 사무총장 이후 35년 만이다.선관위는 “1994년 청양군 선관위원장 등 7번의 공직선거를 관리한 경험과 선관위 업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선관위를 쇄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임용 배경을 밝혔다. 그간 내부 승진 형식으로 사무총장을 기용해온 선관위는 지난 5월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이 자녀 특혜 채용 논란으로 사퇴한 후 조직 쇄신 차원에서 외부 출신 인사를 물색해왔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란 이유로 감시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당시 선관위는 자체 쇄신안으로 사무총장직 외부 개방을 포함해 면접위원 전원 외부 인사 위촉, 외부인 중심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공약했다. 그러나 첫 외부 인사 영입부터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야권 등 일각에서는 신임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79학번)라는 점을 들어 “정부의 선관위 장악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선관위의 내부 승진 방침은 정권 입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취지인데,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를 임명하는 것은 스스로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단 지적이다. 선관위는 신임 사무총장이 윤 대통령과 별다른 친분이 없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신임 사무총장은 공정성 시비 속 조직 쇄신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김 사무총장은 임명장을 받고 난 뒤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라는 사실 때문에 중립성 시비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공직자의 자세는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하는 데 있다”면서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근 40년 동안 사적인 왕래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 사적인 면은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용빈 신임 사무총장 누구? 김 신임 사무총장은 경기 포천 출신으로 중경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1990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 각급 법원을 거쳤다.
  • [정전70주년] ‘비목(碑木)’ 모티브 됐던 6·25 격전지에서 되새기는 오늘,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묻다

    [정전70주년] ‘비목(碑木)’ 모티브 됐던 6·25 격전지에서 되새기는 오늘,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묻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났다. 35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 족히 45도는 넘을 것 같은 가파른 언덕을 넘자 이번엔 피가 거꾸로 쏠릴 것 같은 아찔한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롤러코스터같은 보급로를 따라 지난 20일 강원 철원군의 820고지 7사단 중대본부에 도착했다. 사방을 둘러보니 빽빽한 숲이 끝없이 이어졌다. 강원 철원, 화천군 일대를 가로지르는 철책과 점점이 자리잡은 남측 일반전초기지(GOP), 불과 4㎞ 북쪽 울창한 숲에 북쪽 초소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 곳이 70년 전 최대 격전지인 백암산 전투 현장이고, 전쟁 참상을 담은 국민가곡 ‘비목’(碑木)의 모티브가 됐던 장소란 걸 체감할 수 있었다. 70년째 끝나지 않은 전쟁의 참상과 아득하기만 한 평화를 향한 염원이 축약된 공간이다. “전망이 좋은 곳일수록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열한 전투는 곧 수많은 전사자와 실종자를 의미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안순찬 팀장은 “혹서기에 잠시 중단됐던 백암산 일대 유해발굴사업을 다음달부터 재개한다”면서 “이 부근은 정전협정 체결 직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방부 직할기관으로 창설된 국유단은 6·25 전사자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국군전사자 약 1만 1000여구를 발굴했다. 백암산 전투는 정전협정 조인 직전인 1953년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강원 화천군 북쪽 백암산 부근에서 벌어졌다. 정전협정 체결을 앞두고 마지막 공세에 나선 중공군 제60군이 백암산 일대를 점령하면서 전투가 시작됐다. 육군 제5사단이 반격에 나섰지만 험난한 지형과 중공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공격이 지체되자 제6사단 7연대가 5사단에 배속돼 백암산을 우회해 북쪽으로 진출한 뒤 정상을 탈환했고, 이어 철원군 내성동리와 등대리 방면으로 전진해 금성천-북한강 방어선을 확보했다. 이 방어선이 그대로 군사분계선이 되면서 당시 방어선을 따라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이 70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제5사단은 중공군 3761명을 사살했지만 우리 측 570여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다. 수많은 유해가 수십년 동안 제대로 수습이 안된 채 방치됐다. 1960년대 백암산 일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던 한명희 작사가가 ‘비목’의 가사를 쓴 계기 역시 무명용사 무덤에 이름도 없이 나무만 세워둔 모습이었다고 한다. 신진욱 조사담당은 “인근 주민 증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전쟁 직후 전사자들 시신을 모아 태우는 일을 했던 경험을 들려주면서 서럽게 울던 게 기억난다”면서 “그 할아버지가 증언했던 곳에서 실제 유해를 찾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은 한국과 미국, 중국측 자료를 교차검증하는 문헌조사에서 시작한다.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구술 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전쟁 당시 지도와 대조하며 현장을 답사하는 현장조사까지 거친 뒤 구체적인 발굴지역을 선정한다. 1년에 8개월 가량이 출장인데다 여비규정상 출장비 지급기준이 5만원(시도 기준)에 불과해 자비로 밥을 사먹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들을 움직이는 건 “선배 전우에 대한 책임감”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유해발굴은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안 팀장은 부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우연히 유해발굴사업을 알게 된 뒤 “군인으로서 보람있겠다”는 생각에, 신 조사담당은 대위 전역 뒤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소명감 때문”에 자원했다. 대학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다 지난해 합류한 ‘막내’ 이창용 조사담당은 국방부 근무지원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할 당시 중국군 유해 송환 버스를 운전했던 인연이 있다. 국유단 관계자들은 “비무장지대(DMZ) 남북공동 유해발굴이 하루빨리 재개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DMZ 유해발굴사업은 2018년 남북 9·19군사합의로 201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철원군 화살머리고지에서 실시됐다.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백마고지에서 진행했지만 올들어 잠정 중단됐다.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유해발굴을 현장에서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안 팀장은 “DMZ에 묻힌 국군 전사자 유해는 1만여구로 추정된다”면서 “DMZ는 인위적인 훼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해발굴에 성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유해가 70년이나 되면서 훼손이 많이 진행됐다. 더 늦기 전에 남과 북, 거기에 미국까지 함께 공동으로 DMZ 유해발굴사업을 해서 유족들 품으로 되돌려 보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中서 성폭행 수감’ 前엑소 크리스, 징역 13년 비공개 항소심

    ‘中서 성폭행 수감’ 前엑소 크리스, 징역 13년 비공개 항소심

    성폭력 혐의로 중국 법원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 전 멤버 크리스(중국명 우이판·캐나다 국적)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25일 열렸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시 제3중급인민법원은 크리스에 대한 강간죄와 집단음란죄 2심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법원은 재판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심리 과정에서 법률에 따라 크리스의 각종 소송 권리를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조만간 크리스에 대해 항소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크리스는 2018년 7월 1일 자택에서 다른 사람과 결탁해 여성 2명과 음란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1~12월 자택에서 술에 취한 여성 3명을 성폭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의 범죄는 전 여자친구 A씨의 폭로로 드러났다. A씨는 17세 때 크리스로부터 성폭행당했으며 그가 팬미팅 등을 빌미로 여성들에게 접근했고, 여성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크리스는 해당 주장을 강력 부인했으나, A씨의 자세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2021년 7월 결국 구속됐다. 베이징 차오양구 인민법원은 지난해 11월 진행한 1심에서 크리스에 대해 강간죄로 징역 11년 6개월을, 집단음란죄로 징역 1년 10개월을 각각 선고하며 두 가지 범죄를 합쳐 징역 13년을 내렸다. 중국에서 강간죄는 통상 3~10년형에 처하는데, 크리스에게는 더 무거운 형량이 매겨졌다. 재판부는 또 형기를 채운 뒤 크리스를 해외 추방하라고 관계기관에 명령했다. 이 같은 판결에 따라 크리스는 중국에서 형기를 채운 뒤 국적지인 캐나다로 추방될 전망이다. 크리스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 순천시,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최종 선정··· 325억 투입

    순천시,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최종 선정··· 325억 투입

    순천시가 25일 전라남도에서 추진한 300억 규모의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시군이 주도하고 도에서 지원하는 대규모 발전프로젝트 방식으로 분야별 전문가 평가단이 사업계획서와 현장평가 등을 거쳐 선정했다.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는 전남 22개 시·군 중 1개 시·군을 선정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민선 8기 전라남도 공약과 연계한 지역특화 대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 1995년 순천시와 승주군 통합 이후 소멸위기에 처한 승주읍 일원을 바이오산업 특화 단지로 조성한다는 구상 아래 지난 1월부터 ‘스마트 생물전환 산업화플랫폼 111 프로젝트’를 주민과 함께 기획했다. 도농통합 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승주읍 일대를 새싹삼 생산·유통 거점 지역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모사업은 전남 22개 시·군 중 19개 지자체가 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순천시민들의 관심 또한 높았다. 시는 지난 3일 1차 심사에 합격해 발표심사 대상인 8개 지자체에 포함됐다. 19일 발표심사와 현장평가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승주읍민 400여명이 자발적으로 현장평가 장소에 집결해 열띤 응원전을 펼치는 등 승주읍 선정의 의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인구소멸 위기지역이 아닌 순천시가 최종 지자체로 선정된 것은 의미가 크다. 시는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아 타 지자체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우수한 사업내용과 사후 활성화를 위한 기반 인프라와 운영인력 등을 갖춘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시는 2026년까지 지역 천연자원을 활용한 사람과 자연을 잇는 생물전환 바이오 산업 고도화 플랫폼을 구축 할 계획이다. 생물전환 GMP 시설 구축, 지역 바이오산업체 육성 및 지원, ICT 연계 스마트챔버 보급 등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산업과 선진 농업의 연계를 통한 성공모델을 제시해 전남 전체 시·군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다. 사업 예정지인 (구)승주군청은 1998년 순천제일대학교에 매각 돼 제일대 승주캠퍼스로 활용됐으나 학생 감소 등을 이유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시는 (구)승주군청을 매입해 바이오 특화 단지로 조성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기업 사업화 지원으로 100년의 먹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방침이다. 노관규 시장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지방에서 생활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 이번 프로젝트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승주읍 일원을 생태경제 핵심축인 그린 바이오산업 허브로 조성해 지역 신규 소득원 창출, 지방소멸 대응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순천시 성공모델을 전남 22개 시·군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순천대학교와 함께 5년 동안 100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30’사업의 본지정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와 연계협력을 통해 순천대를 농업 중심의 세계적인 강소 지역기업을 육성하는 혁신 대학으로 발돋움 시켜나갈 계획이다.
  • 호치민에 거대 성매매 업소 운영한 한국인 3명 체포 [여기는 베트남]

    호치민에 거대 성매매 업소 운영한 한국인 3명 체포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호치민 시내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거대 성매매 업소가 적발돼 한국인 운영자 3명과 현지 관리인들이 체포됐다. 뚜오이째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24일 호치민시 경찰국 형사과와 호치민 1군 경찰이 연계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규모 성매매 업소를 적발했다고 전했다. 호치민시 경찰청은 한국인 A(48,남), B(46,여), C(25,남)와 현지인 2명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또 다른 현지인 두 명은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A와 B는 호치민시 1군 부이 뜨 쉬안 거리에 무허가 노래방 30룸을 갖춘 음식점을 차리고, 주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손님만 받았다. 현지 여성 접대부들은 성매매 대가로 230만~380만동(약 12만~20만원)을 받아 매니저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여성 접대부 80여명, 서비스 직원 20여명이 있었으며, 총지배인 C는 성접대를 원하는 외국인이 나타나면 호텔, 고급 아파트 등으로 접대부들을 보냈다. 식당 앞에는 항상 3~5명의 경비원이 보초를 서고, 다양한 경보 시스템 등을 갖춰 철저한 경비 태세를 갖췄다. 또한 4명의 운전사가 대기했다가 손님과 접대부들을 이동시켰다. 식당에는 여권 확인을 거친 외국인이나 고객이 보증한 손님만 입장이 가능했고, 평소 출입문은 굳게 닫아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증거 수집 기간을 거친 뒤 수사를 진행해 한국인 운영자 3명, 여성 접대부 52명, 서비스 직원 20명과 일부 외국인 손님들이 노래방을 이용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또한 현지인 브로커가 식당의 여성 접대부들과 손님들을 호텔로 데려간 뒤 성매매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호텔 룸 2곳에는 한국인 2명과 접대부가 있었다. 한국 남성 두 명은 음식점에서 식사와 술을 하고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낸 뒤 매니저의 중개로 여성 접대부 2명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털어놨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B는 재빨리 달아나 껀터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 숨어 있다 경찰에 체포됐다. B는 캄보디아로 도주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한국인 운영자들은 성매매를 통해 월 40억동(약 2억1600만원)이 넘는 돈을 벌기 위해 여성 접대부들에게 손님을 유인하도록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찰의 감찰을 피하고자 현지인 2명에게 1억 2000만동(약 649만원)을 주어 관계 당국과 협상을 벌이도록 지시했다.  
  • ‘아저씨’ 벌써 13년 전…원빈, 농부됐다

    ‘아저씨’ 벌써 13년 전…원빈, 농부됐다

    오랜 시간 배우 활동을 쉬고 있는 원빈의 근황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저번에 원빈 근황 보니까 쿠킹 클래스하고 참기름 짜서 지인들 나눠준다던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농촌 라이프 즐기시는 분이 왜 피부도 깨끗하게 예쁘냐”라고 그의 외모를 언급했다. 원빈과 이나영의 주변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최근 “무려 원빈 이나영 부부가 직접 기른 아로니아즙. 오랜만에 운동 갔다가 get! 너무 써서 생즙으로 먹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나 쓴 걸 먹으면 나영 언니처럼 예뻐지나요”라는 글을 SNS에 작성해 화제가 됐다. 꾸준히 작품활동 중인 이나영과 다르게 13년째 연기를 쉬고 있는 원빈의 근황에 누리꾼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네” “참기름 탐난다” “농사짓고 참기름 짜는 원빈이 실제 근황이라니”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농부일 듯” 등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빈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 이후로 현재까지 연기를 쉰 채로 광고로만 얼굴을 비추고 있다. 이마저도 몇 년에 한 번씩 찍기 때문에 근황이 쉽게 알려지지 않는 중이다. 2015년에는 아내 이나영과 결혼해 같은 해 아들을 품에 안았다.
  • 구토하는 선배 등 두드려주다 다툼…함께 술마시던 지인 살해 20대

    구토하는 선배 등 두드려주다 다툼…함께 술마시던 지인 살해 20대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만취해 구토하자 등을 두드려주는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나 몸싸움 끝에 지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2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20분쯤 수영구 광안동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선배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B씨가 만취해 화장실에서 구토하자 A씨가 등을 두드려줬으나, B씨가 자신을 때리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다툼이 일어났다.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 끝에 A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B씨를 여러차례 찔렀다. 이 장면을 본 A씨의 연인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日호텔서 발견된 ‘머리 없는 시신’…4주만에 머리 찾아

    日호텔서 발견된 ‘머리 없는 시신’…4주만에 머리 찾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한 호텔에서 머리 없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약 4주 만에 남성의 머리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됐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이 전날 오전부터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피해자의 머리로 보이는 것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머리가 피해자인 것인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3시쯤 삿포로 스스키노의 한 호텔에서 남성 A(62)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객실 욕실에서 발견된 A씨는 머리 부분이 없는 상태였다. 목에는 칼로 절단된 듯한 흔적이 있었다. 홋카이도 에니와시의 직장인인 것으로 전해진 A씨의 사인은 출혈성 쇼크였다. A씨는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다른 1명과 함께 해당 호텔에 입실했다. 이 인물은 다음 날 오전 2시쯤 호텔을 혼자 빠져나갔다.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24일 사체 손괴·유기 혐의 등으로 다무라 루나(29)와 그의 아버지인 다무라 슈(59)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25일 루나의 어머니인 다무라 히로코(60) 역시 부녀와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A씨로 추정되는 머리 부분은 이들 셋이 함께 살고 있는 집에서 나왔다. 경찰은 루나와 A씨가 지인이었던 것으로 보고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의 혐의 인정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사건 현장인 호텔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두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와 호텔에 입실한 것은 루나로 보고 있으나 흉기 준비 등 그의 아버지도 관여한 흔적을 발견해 공범인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A씨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등이 현장에 없던 것으로 미뤄 이들이 A씨의 신원 특정을 늦추기 위해 머리와 소지품을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 “주민 소통이 최우선”… ‘중꺾마’ 광진 행정으로 숙원사업 착착 [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주민 소통이 최우선”… ‘중꺾마’ 광진 행정으로 숙원사업 착착 [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김경호 서울 광진구청장은 지난 1년간 구민들로부터 “반응이 빨라져서 좋다. 구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그동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해묵은 숙원사업들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속속 추진됐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이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주민과의 소통이 동력이 됐다. 김 구청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을 주민과 함께 소통하며 채워 나간 귀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구민들이 뽑은 민선 8기 광진구 10대 뉴스 결과를 발표했다. “군자역 사거리 유턴차로 설치 및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 1.5배 확대가 1위로 선정됐다. 군자역 유턴차로 설치는 13년간 주민들이 요구한 사안이다. 능동 주민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 균형을 잡은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결 방안을 찾아 노력한 결과 지난해 10월 27일 공사를 완료했다.”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이 확대되면 어떻게 변화하는가. “광진구는 1960~70년대 급속히 늘어나는 도시인구의 주거지 확보를 위해 고급주거지로 개발된 지역이라 주거 비율이 매우 높고 상업지역이 현저히 낮은 특징을 갖고 있다. 약 50년이 지난 지금은 변화된 생활상, 노후된 시설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졌다. 이런 구민들의 염원을 담아 도시개발과 발전의 밑거름을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 상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중곡동 157-1 일대 약 16만㎡ 대상지의 상업지역이 4만 7016㎡에서 7만 1736㎡로 2만 4720㎡ 증가했다. 이로써 지하철 5·7호선 더블역세권인 이곳에 주거복합 고밀복합개발의 여건이 마련된다. 군자역 일대를 문화와 업무·주거가 어우러진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도시 발전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강변역 일대 불법 노점상을 갈등 없이 정비해 눈길을 끌었다. “군자역 유턴차로 설치를 전광석화처럼 추진했다면 노점상 정비의 기조는 ‘느리지만 천천히’였다. 행정의 힘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인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구는 상인들과 꾸준히 대화를 이어 갔다. 보행에 불편을 주는 기간이 길었고 안전 이슈까지 더해졌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소통하며 느리더라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취임 1주년 출근길에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는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 “일을 할 때는 재미있어야 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조직도 행복하고 구민들에게도 친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편한 사항 등에 대해 직원들이 편하게 제안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조직문화와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변화와 민선 8기에 대한 구민과 직원들의 긍정적인 기대가 ‘공공기관 청렴도 2등급 달성’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정, 소통, 친절을 기반으로 올바르고 투명한 구정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 -도시계획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광진구청은 구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책임이 있는 기관이다. 행정이란 0.5발짝 앞서가거나 뒤에서 주민들과 같이 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시계획은 그동안 3~4발짝 뒤에 있었다. 주민들은 빨리 오라고 하는데 반응하지 못했다.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꼭 해야 할 것은 역세권 고밀개발이다. 9개 역세권에 상업지역을 고르게 배분해야 한다. 중곡동 지역에 번듯한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범으로 해야 중곡동 개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지역개발 추진 상황은. “지난해 12월 자양4동 57-90 일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사업 후보지 공모에 선정됐다. 지난 4월부터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은 구 동부지방법원, KT 부지인 자양동 680-63 일대로 총면적 7만 8147㎡에 달한다. 여기에 전국 최초로 광진구청 신청사(18층), 첨단업무단지(31층), 호텔·오피스텔(34층), 1363가구의 공동주택 7개 동(26~48층) 등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현재 공정률은 약 31%로 2024년 말 완공이 목표다.” -강변역 일대 동서울터미널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 확정적이지 않지만,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통해 강변역 주변의 교통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되는 건 분명하다. 강변역 주변 도로의 경유 없이 동서울터미널과 강변북로를 직접 연결하는 대형버스 진출입 시설 설치, 강변역과 한강 및 동서울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 데크 조성 등 교통체계를 개선하고, 보행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이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랜드마크로 조성될 수 있도록 사전 협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초 인터뷰에서 정치인과 행정가 중에서 후자에 가깝다고 했다. 변함이 없는가. “없다. 나는 일하기 위해서 온 일꾼이다. 행복한 광진구를 위해 뛸 것이다.”
  • [세종로의 아침] ‘비수급 빈곤 리포트’를 마치며/백민경 사회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비수급 빈곤 리포트’를 마치며/백민경 사회부 차장

    사회에서 고립된 채 병마와 생활고로 고통받던 ‘수원 세 모녀’가 세상을 등진 지 1년이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세 모녀의 불행을 잊었을 것이다. 세 모녀의 주검이 발견된 옆집 주민조차 이사 온 지 1년이 안 돼 이웃의 비극을 알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119주년 창간기념으로 13명의 사회부, 전국부 기자로 구성된 특별기획취재팀을 꾸렸다. 팀장을 맡아 지난 3개월간 수원 세 모녀처럼 기본적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조차 받지 못하는 저소득 가구인 ‘비(非)수급 빈곤층’을 팀원들과 일일이 발로 뛰어 찾았다. 제도권 밖 위기가구의 목소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태와 허점,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짚어 또 다른 세 모녀의 비극을 막자는 취지였다. 친구, 지인, 가족은 물론 117개 기관의 협조와 도움으로 찾아낸 비수급 빈곤층의 실태는 생각보다 더 처참했다. 채민국(67·가명)씨 부자도 그중 하나다. 이들은 일용직 근로자였다. 오랜 막노동으로 처음엔 아버지가 몸져누웠고, 나중엔 아들이 허리를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 아들은 대인기피증이 생겨 5년째 방문을 걸어 잠갔다. 아내와는 20년 전 사별했다. 이런 채씨 부자의 한 달 생계비는 15만원. 채씨가 매달 받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에서 아파트 월세 15만원을 제한 금액이다. 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일이 다반사였고 굶어야 하느 날도 부지기수였다. 채씨는 160㎝ 중반의 키에 몸무게가 45㎏ 정도였다. 채씨가 2021년 초부터 부산시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찾았지만 기초수급 대상에서 번번이 배제됐다.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같은 증빙 서류들을 마련할 수 없는 탓이었다. 채씨 부자는 7년 전 지인의 소개로 33㎡(10평) 집에 임대차 계약서 없이 들어갔다. 여름에는 곰팡이, 벌레와 사투를 벌이고 한겨울에는 가스가 끊겨 찬물로 세수해야 하는 집이었지만 보증금 없는 월세 15만원에 감지덕지하며 이사했다. 월세가 몇 달 치 밀려 있던 채씨는 집주인에게 계약서를 써 달라고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런 채씨 부자를 위해 나선 사람이 김상현 부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이다. 그는 2021년 5월 집주인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임대차 계약서를 받았다. 행정 절차상 문제가 해결되며 채씨는 그해 7월 기초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기까지 2~3개월 동안 김 팀장은 복지관을 통해 식료품과 생필품, 의료비도 지원했다. 지난해 2월엔 소극적이고 말주변 없던 채씨가 김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김 팀장은 “채씨가 먼저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뜻밖의 이야기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채씨가 수급자로 선정되며 본지 기사에는 담지 않았던 이야기다. 이웃의 관심이, 복지업무 관련 종사자들의 헌신이 빈곤층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복지 담당 공무원과 공무직 직원들은 적은 인력에도, 박봉에도 위기가구 지원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제 국회가 비수급 빈곤층을 품기 위한 입법으로 제도의 틈새를 메워야 할 때다. 빈곤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사회구조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기준 완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한부모 가정 특례 등은 모두 법 개정 사안이다. 이제 국회가 일할 때다.
  • [단독] “행복추구권 침해” “축복 속 죽음을”… 조력사망 합법화 투쟁 나선 사람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단독] “행복추구권 침해” “축복 속 죽음을”… 조력사망 합법화 투쟁 나선 사람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5> 가족 그리고 죽음을 돕는 사람들 희소 질환인 척추협착증을 앓던 캐나다 국적의 캐서린 카터(당시 89세)는 2010년 스위스로 건너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듬해 그의 딸 리 카터는 국가를 상대로 조력사망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어머니가 집에서 편하게 죽을 권리를 빼앗겼다는 이유였다. 긴 소송 끝에 2015년 캐나다 대법원은 자살 조력을 위법으로 규정한 현행법이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캐나다 조력사망 합법화의 시발점이 된 ‘카터 판결’이다. 캐나다는 물론 스페인, 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조력사망을 합법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력사망이 꼭 필요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법적 투쟁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하반신 마비 환자 이명식(62)씨는 국가가 조력사망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당사자들이 나서 법 바꿔 나가야” “언제까지 제가 이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제겐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2019년 5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터를 잡았다. 집을 얻고 청소를 하던 중 허벅지에 알레르기가 생겼다. 인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더니 금세 증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았다. 그게 불행의 시작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와 잠을 청했는데, 정신을 차린 건 40일이 지난 뒤였다.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두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죽을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병원에서는 원인 미상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척수염이 생겼고 바이러스가 뇌와 척수로 번져 하반신에 마비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마치 덤프트럭이 두 다리를 밟고 지나가는 듯한 통증이 계속된다”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하반신 마비는 다리가 물렁물렁한데 제 다리는 뻣뻣하게 굳어 있어요. 그 상태에서 마치 다리를 꽈배기처럼 비트는 고통이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어요.” 대소변을 해결하는 문제는 물론이고 숨 쉬는 것과 밥 먹는 것조차 점차 고통스러운 일이 됐다. 마약성 패치를 몸에 붙여도 통증은 쉽사리 가시질 않았다. 그가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는 ‘10 가운데 9’. 이씨는 “세상에 그 어떤 고통도 내 고통과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처음에는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이겨 냈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통증과 함께한 지 3년. 이씨는 지난해 스위스에 있는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와 페가소스, 라이프서클 등 4개 단체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씨가 ‘그린라이트’(조력사망 승인)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법상 그가 뜻하는 대로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하기는 쉽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탓에 스위스로 가려면 누군가 함께해야 하지만, 동행자가 자칫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헌법소원을 내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이씨는 자신의 고통을 국가가 낫게 해 주지도 못하면서 평화로운 죽음조차 가로막는 현행법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력사망을 허용한 나라들의 경우 존엄사의 한 방법으로 이뤄진 조력자살에 대해 동행자나 조력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폐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씨는 “내가 필요해서 스위스로 가려는 것일 뿐”이라면서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자살방조죄를 씌우는 건 선택권마저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법제화되려면 이를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자신처럼 끝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국민 80%가 찬성한다는데 정작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조력사망을 원하지만 주변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숨어서 요구하면 무슨 소용 있나요. 저 같은 당사자들이 모여 법을 바꿔야지요.” 법조인들이 모인 한국존엄사협회가 이씨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다혜(법학 박사) 회장은 “우리의 임종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의료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 볼 시기가 됐다”며 “죽을 권리와 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존엄사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아버지의 비극, 남은 사람들은 안 돼” “우리나라에도 안락사가 있었다면 아버지를 좀더 편안하게 보내드릴 수 있었을 겁니다.” 직장인 이상혁(49)씨는 2017년부터 세 차례 헌법소원을 냈다. 불치병으로 죽을 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사람에겐 안락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를 막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취지였다. 이씨가 홀로 법적 투쟁에 나선 건 16년 전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다. 아버지는 2007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모든 걸 제쳐두고 치료에 전념했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항암 치료도 소용없었다. 암세포가 몸집을 키우면서 아버지는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밭은 숨을 몰아쉬며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모습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뼛속 깊은 곳까지 전이된 암세포들은 고문하듯 환자를 괴롭혔다. 진통제도 소용없었다. 골통(骨痛)이 시작되면 이씨의 아버지는 “몸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는 말을 되뇌었다. 뼈가 약해지면서 체위를 바꾸는 일조차 쉽지 않아지자 욕창이 찾아왔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버지는 침대를 세우고 일주일을 꼬박 앉아서 지냈다. 눕는 순간 숨이 멈춘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차라리 죽는 게 더 편안할 정도의 고통으로 느껴졌어요. 폐암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라는 말을 절감하게 만들었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을까. 아버지는 힘에 부친 듯 “이제 침대를 내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곤 밤새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다가 심장이 멈췄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극도의 고통에 시달렸던 아버지를 보내며 그는 “남은 가족은 그렇게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아버지를 보낸 뒤 우연히 TV에서 조력사망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TV에 등장한 암환자는 가족의 축복을 받으며 죽음을 맞았다. 고통과 비극, 슬픔뿐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완벽히 대비됐다. 이씨는 법을 바꿔 보기로 결심했다. 조력사망이 도입된 나라들은 국가가 법적으로 존엄사를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5년 직접 안락사 법안 초안을 작성해 광화문광장에 가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로 뛰어가 입법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 헌법소원에 나섰다. 누구나 존엄한 죽음을 맞을 권리가 있지만 국가가 제도를 만들지 않아 헌법 제10조인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를 각하했다. 국회가 안락사 절차를 마련할 입법 의무가 없고 안락사 문제는 법학에서부터 종교적, 윤리적, 철학적 문제까지 연결돼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세 번의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는 당시 헌재 결정문들을 보여 주며 ‘졸작’이라고 평가했다. 나라가 죽음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지 않은 것이 결정문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씨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조력사망을 합법화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에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5만명이 청원에 동의하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칠 수 있다. 본회의에서 채택된 청원은 국회 또는 정부에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80%가 넘는 높은 찬성 여론에도 사람을 모으는 게 쉽지는 않다. 과거 세 번의 국민동의청원 모두 1000명을 넘기지 못했다. 조직 없이 혼자 법을 바꾼다는 것에 한계를 느끼지만 여전희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안락사 찬성률이 10% 포인트 이상 낮았던 덴마크(70%)도 올 들어 안락사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순식간에 국민동의청원이 목표치를 넘어섰더군요. 꾸준히 알리다 보면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5> 가족 그리고 죽음을 돕는 사람들 조력사망으로 가족이 떠나면 남은 가족은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갈까. 후회일까, 위안일까. 서울신문은 조력사망 이후 남은 가족의 심경을 듣고자 지난 8개월간 한국인 조력사망자의 가족들을 찾아 나섰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복수의 가족 중 한 분의 허락을 받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한국 언론에서 조력사망자의 가족 인터뷰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8월 26일 호주 국적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가 스위스 바젤에서 조력사망했다. 허씨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폐암 말기 환자였다.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재발했고, 주치의가 말한 기대 여명도 이미 수개월을 넘긴 상태였다. 마지막 순간, 14년 만에 해후한 아들 한울(27·가명)씨가 곁을 지켰다.●씨도둑질은 못하는 법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속담이 떠오른 건 한울씨가 보여 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이목구비부터 미소까지 부자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아버지는 스위스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의연하셨어요.” 지난 5월 강원도의 한 소도시에서 만난 한울씨도 그랬다. 2년 전 여름 스위스에 다녀온 일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아버지를 만나고, 떠나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3박 4일의 여정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한울씨의 모습에서 사진 속 그의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한울씨에게 ‘아버지가 곧 죽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2021년 8월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아버지는 기억 속 흐릿한 존재였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버지와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2007년 아버지를 만나러 호주로 가 한 달간 함께 살았던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늘 그리운 건 아니었지만 마음 한편으론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14년 만에 폐암 말기 아버지와의 만남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아들을 찾았다. 폐암 말기 환자가 된 아버지는 조력사망을 결정했고, 얼마 뒤 스위스에 ‘죽으러 간다’고 했다. “잘 자라 줘서 고맙다. 이제야 찾게 돼 미안하다. 용서를 빈다. 다만 나는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는 메시지에 한울씨는 “전혀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이야기였다. 한울씨는 학교 수업시간에 ‘안락사’나 ‘존엄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접하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막연히 생각했다고 한다. 그 선택을 아버지가 했다. 무려 1년 전부터 계획한 일이었다. 호주에 살고 있는 아버지와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스위스에 함께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도 차마 “같이 갈 수 있느냐”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동행을 제안한 건 어머니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데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한울씨는 그날로 여권 발급을 신청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끊어 주었다. 조력사망 시행을 하루 앞두고 부자는 스위스 바젤에서 만났다. 한울씨는 네덜란드를 경유해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아버지가 머물고 있던 호텔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직접 방문을 열고 아들을 맞이하며 “반갑다”고 말했다. 한울씨는 “스위스에서의 모든 일이 특별했지만 아버지와 처음 만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기억보다 훨씬 나이 들고 살도 많이 빠지고 수척해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암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구나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동행한 가족과 친구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아버지는 그 말을 꺼냈다. 사람들은 아버지가 선택을 되돌리길 바랐다. 한울씨와 함께 비행기를 탔던 아버지의 지인은 “아들도 만나게 됐으니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식으로 말려 볼 생각”이라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한울씨가 스위스로 가기 전 가까운 형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그도 “신앙인으로서 조력사망은 찬성할 수 없다. 네가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했다. 한울씨는 복잡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말리고 싶은 마음보단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존중하고 싶었어요. 아버지가 암의 고통이 너무 컸다고 하셨거든요. 남은 치료는 암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연명하는 일뿐인데 그걸 더 받는 게 맞나 싶으셨대요. 건강한 저는 그 고통을 모르잖아요. 이미 마음을 굳힌 아버지한테 ‘더 참고 치료를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자는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병든 아버지는 못 보는 사이 청년이 돼 버린 아들에게 묻고 살았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이혼하게 된 이유부터 떨어져 지내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지갑에서 작은 사진 하나를 꺼냈다. 사진 속에는 서너 살쯤 되는 어린 한울씨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20년 넘은 오래된 사진이지만 구겨짐 없이 잘 관리된 듯했다. 아버지는 사진을 건네며 “한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힘겹게 병마와 싸워 온 이야기와 왜 스위스로 와야만 했는지를 차분히 설명했다. “한울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이 말을 또 했다. 당신은 끝이 정해진 시한부의 삶이라며 너무 걱정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그런 아버지에게선 죽음을 눈앞에 둔 자의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넌 아직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겠지만 나는 더는 삶에 기대가 없단다. 살 만큼 살았어.” 밤은 이야기로 채워졌다.●그는 마지막 농담을 던졌다 마침내 26일 아침이 밝았다. 아버지는 전날 밤부터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한울씨는 “아버지도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도 잠이 안 오더라고 하셨다. 지난날을 돌아보느라 그럴 수도 있고, 이제 계속 잘 건데 왜 자느냐 싶었을 수도 있고, 여러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젤 외곽에 있는 조력사 장소로 가기 전 아버지의 호텔방에 사람들이 모였다. 아버지는 “연예인이 된 것 같다”는 농을 던졌지만 분위기는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한 사람씩 시계를 선물했다. 한울씨는 ‘남은 인생의 시간을 소중하게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조력사 단체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도착한 시설은 언뜻 보면 차고같기도 하고 목공소같기도 한 외관이었다. 아버지가 누워 있는 침대를 빙 둘러선 사람들 사이에서 흐느낌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울씨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별 인사였다. 아버지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감정의 동요를 일절 내비치지 않았다. 아버지는 조력사를 돕는 직원이 약물이 담긴 링거액을 걸고 “준비가 되면 밸브를 돌리라”고 안내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밸브를 돌렸다.●동행들에게 시계를 선물한 아버지 그 순간 한울씨는 몇 주 전 군에서 받은 공수훈련을 떠올렸다고 한다. 헬기를 타고 1800피트(548.64m) 상공에 올라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훈련이었다. 차례를 기다리며 먼저 뛴 동료들이 무사히 착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낙하산은 펴질 것이고,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죽을까 봐 두려웠다. ‘내가 아버지였다면 저 밸브를 돌릴 수 있을까.’ 울음 소리가 커졌지만 한울씨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더 추억을 남겼다면 좋았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그 시점에선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아버지가 스스로 선택한 대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신 모습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냥 잠자듯 떠나셔서 그게 참 다행이에요.” 임종을 함께 지켰던 아버지의 지인들은 그 순간에 대해 “이미 절반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모습이었다”,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한울씨는 “어쩌면 더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신 걸 수도 있다. 본인마저 두려워하면 같이 온 사람들은 더 힘들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 후 2년이 흘렀다. 한울씨는 그날 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중이다. 장교로 임관해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치료의 가능성이 있었다면 저도 (조력사망을) 반대했을 수 있겠지만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스스로 마무리하겠다는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누군가가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서 동행을 요청한다면 저는 같이 갈 거예요. 마치 멀리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는 마음으로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조력사망 희망자들이 얘기하는 가족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직 존엄을 지킬 수 있을 때 먼 이국 땅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정을 지지하는 가족도, 반대하는 가족도, 차마 반대는 못 해도 함께 가지는 않겠다는 가족도 있었다. 한울씨는 시간을 되돌려도 스위스에 가겠다고 했다.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당신이 할 수 있을 때 마무리하겠다는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당신의 마지막 말씀처럼 아버지는 자살한 게 아닙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히잡 쓰고 ‘덩기덕’ 집밥 강의 ‘삼매경’… K컬처에 스며드는 UAE [창간 기획]

    히잡 쓰고 ‘덩기덕’ 집밥 강의 ‘삼매경’… K컬처에 스며드는 UAE [창간 기획]

    한류동호회원, 10년간 11배 급증K팝 이어 한글·사물놀이까지 인기“한국 유학·취업 고려 학생들 늘어”관광·미술·클래식 등 교류 확대도 중동에서 ‘한류 붐’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에 따르면 2012년 2166명이던 UAE의 한류동호회원은 지난해 2만 4063명으로 10년간 11.1배나 급증했다. K팝, K푸드뿐 아니라 사물놀이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지난달 14일 UAE 아부다비의 야스 아일랜드에 있는 주UAE 한국문화원에서 홍미정 강사는 “닭갈비는 한국의 춘천이라는 도시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으로 요리교실을 시작했다. 아부다비 현지 한식당에 다녀온 경험을 얘기하던 수강생들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인도에서 온 나이여르 사킴(42)은 “금융계 종사자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한국이 늘 궁금했고, 지난해 한국 여행도 다녀왔다”며 “그 후부터 한식과 사랑에 빠졌다. 김치와 나물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홍 강사는 한국인들이 즐기는 음식 그대로, 즉 ‘날것’을 현지인들이 배우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 중에 특히 ‘집밥’을 먹고 싶어 한다”며 “비빔밥도 식당에서 파는 것처럼 예쁘게 꾸며 담은 것이 아니라 양푼 비빔밥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원 요리교실이 현지 재료로 김치, 나물 등 한식을 쉽게 요리하는 법을 알려 주는 데 주안점을 둔 이유다. 한국문화원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과 함께 사물놀이, 민화, 태권도, 규방공예, 한국무용 등 전통문화 강좌도 있다. 현지인들은 보통 K팝이나 K드라마를 좋아하다가 한글, 한국말, 한국문화, 전통문화에 차례대로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용희 한국문화원장은 “과거 K팝 위주 인기에서 넷플릭스 효과로 드라마와 영화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예전에는 20대 여성이 주로 한국문화에 열광했는데, 최근에는 30·40대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원이 최근 대형 쇼핑몰 영화관에서 한국영화제를 개최했는데 개막작 ‘헌트’는 물론 사극 ‘올빼미’도 인기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사물놀이 수업은 현지 학생의 요청으로 재개됐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이곳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세종학당 학생과 간담회를 했는데 그중 한 명이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다’며 강좌 재개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사물놀이 수업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한국문화원 중앙홀에 저마다 장구, 북 등을 챙겨 양반다리로 앉았다. 이들은 서툰 한국어지만 ‘쿵더러러러’ 등 구음과 판소리 ‘사설’ 등을 해냈다. 림(22·여)은 “‘꽃보다 남자’를 보면서 한국 드라마에 입문한 뒤 한국에 관한 것은 모두 좋아하게 됐다”며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사물놀이 수업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곽준혁 강사는 “타악기는 다른 악기에 비해 비교적 쉬운 편이라 금방 배운다”며 “두 시간 수업 중 10분 쉬는 시간에도 다들 연습을 할 정도로 학생들이 열정적”이라고 말했다.한국문화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수업은 세종학당으로 총 8단계의 난도가 있다. 완전 초보부터 한국으로 대학·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고급 단계까지 다양하다. 교사 신향씨는 “예전에는 K드라마나 K영화를 자막 없이 보기 위해 한국어를 배웠는데, 요즘에는 한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취업을 고려하는 학생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샤(25·여)는 “몇 년 전 조카가 한국에 수술받으러 갈 때 같이 갔는데 한국 사람들 모두 친절해 좋았다”며 “내년에는 한국에서 어학원 수업을 듣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 웃어른을 공경하는 것 등 한국과 UAE가 유사한 문화를 갖고 있어 친근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오는 11월 샤르자에서 열리는 도서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는 등 윤석열 대통령 방문 이후 양국 간 문화교류가 무르익은 분위기”라며 “지난 5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3대 관광 박람회에서도 아부다비관광청이 한국관광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관광 분야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현대미술, 발레, 클래식 등 문화교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K관광 로드쇼’ 미국인 10만여명 몰렸다

    ‘K관광 로드쇼’ 미국인 10만여명 몰렸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K팝 경연대회 ‘댄스투코리아’에서 한 참가팀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와 타임스스퀘어 등에서 연 K관광 로드쇼는 현지인 10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목포 공원 주차장서 여성 장교 숨진 채 발견

    목포 공원 주차장서 여성 장교 숨진 채 발견

    목포 공원 주차장서 해군 여성 장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오후 5시 45분쯤 전남 목포시 한 공원에 주차된 차량에서 해군 여성 장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을 군사경찰에 인계했다. A씨는 최근 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사 경찰은 A씨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세계적 실크 명산시 경남 진주에 실크박물관 건립...2025년 준공

    세계적 실크 명산시 경남 진주에 실크박물관 건립...2025년 준공

    세계적인 실크 명산지인 경남 진주에 실크산업 활성화 구심점 역할을 할 ‘진주실크박물관’이 건립돼 2025년 상반기 문을 연다.진주시는 24일 문산읍 삼곡리 1672-2번지에서 진주실크박물관 착공식을 했다. 이날 착공된 진주실크박물관은 총사업비 215억원을 들여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2932㎡ 규모로 건립된다. 진주시는 사양화된 실크산업 재도약과 활성화를 위한 거점 시설로 실크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2021년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설계공모를 거쳐 당선작을 선정한 뒤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이날 착공식을 했다. 진주실크박물관 주요시설은 실크의 역사와 변화 등을 다양한 주제로 전시할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실크를 이용한 각종 상품을 제작 판매하는 카페·아트숍, 제직기 실물 전시와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융합 문화공간인 파노라마영상실, 다양한 기획 및 체험행사 결과물을 전시하는 기획전시실 등이다.이날 착공식에는 조규일 진주시장과 김진부 경남도의회의장,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 문산읍과 충무공동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규일 시장은 “진주실크는 100년을 이어온 지역 전통 산업이며 진주는 세계 5대 실크 명산지 가운데 하나로 국내 실크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건립되는 실크박물관이 섬유산업 쇠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실크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다음달 ‘교사 생활지도’ 가이드라인…교권침해도 생기부 기록하나

    다음달 ‘교사 생활지도’ 가이드라인…교권침해도 생기부 기록하나

    교육부가 다음달까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정리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중대한 교권 침해에 대한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면서 “일선 학교 현장 선생님들의 생활 지도 범위와 방식 등에 대한 기준을 담은 고시안을 8월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시안 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어 당장 2학기부터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사노동조합·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교직 3단체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협의해 정당한 교육 활동의 범주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면서 “아동학대로 신고된 접수를 토대로 정당한 교육 활동이 무엇인지, 무엇이 아동학대인지 명시해 교원의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세세한 교육 활동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한 만큼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도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도 휴대전화 소지나 사용 등에 대해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순 있다”면서 “주의를 줬음에도 불응한 경우 검사나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시안에 담게 된다”고 밝혔다. ‘교사가 학생의 교실 퇴장이나 반성문 작성, 교무실 대기, 자는 학생을 깨워서 서게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지’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8월에 제시하겠다”고 답변을 아꼈다. 학생의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을 생기부에 기록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교원단체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생기부에 기록할 경우 오히려 (교사들이) 더 많은 소송에 휘말리는 가능성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도 “법적 송사가 일 년 내내 학교를 감쌀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석승하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악성 민원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생기부 기록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를 줄이기 위해 민원 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가 직접 민원을 받지 않고 학교별 대응팀을 통해 민원을 먼저 접수해 전달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교육청도 녹음 전화기 보급을 확대하고, 학교에 전화하면 갑질 근절에 대한 안내 설명을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 민원 전화는 담당 교사가 직접 받는 게 아니라 전담 콜센터 등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학부모가 연락하는 긴박한 상황도 (어떻게 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즉시 교육청이 주도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육청 내 담당 직원과 변호사 등 50명으로 지원단을 꾸린다. 지원단은 교권 침해 발생 초기부터 교사 상담, 교권보호위원회 대리 출석, 검·경 조사 대응, 소송 수행을 맡는다. 경찰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학교 관계자와 숨진 교사의 지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를 통해 A교사가 학교폭력 사안을 담당하며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고 과도한 민원에 교육지원청에 불려 가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학교는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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