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지위 경쟁
    2026-09-17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자 사망
    2026-09-17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한 대화
    2026-09-17
    검색기록 지우기
  • 전임교원
    2026-09-17
    검색기록 지우기
  • 울산 남구
    2026-09-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51
  • 창원·고양·수원·용인 등 인구 100만 넘는 4개 기초시, 특례시 공동 추진 시동

    창원·고양·수원·용인 등 인구 100만 넘는 4개 기초시, 특례시 공동 추진 시동

    경남 창원시와 경기도등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급 4개 기초시가 ‘특례시’ 추진을 위한 공동 대응기구를 구성해 활동에 나섰다. 고양·수원·용인·창원 등 4개 시는 12일 창원시청에서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준 고양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허성무 창원시장과 4개시 시의원, 시민대표 등 200 여명이 참석했다.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행·재정적 권한을 가지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 유형이다. 4개 시는 이날 출범행사에서 특례시 추진을 민선 7기 시정 최우선 과제로 정해 반드시 실현하며, 이를 위해 정치권 설득과 입법지원활동 및 총선공약화로 정치적 이슈화 하는 등 특례시 쟁취를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창원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은 4개 시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시의원과 시민단체, 시민 대표 등 시 마다 5명씩 모두 24명으로 구성됐다.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은 앞으로 특례시 법적지위 및 자치권 확보를 위한 공동과제 발굴·추진, 특례시 신설 법제화 지원 및 정부와 정치권의 공감대 구축, 시민 염원 결집과 민·관·대의기구 공조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4개 시를 돌아가며 일년에 4차례 정기회의를 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중앙정부의 획일적 지방자치제도 아래서는 도시성장력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 출범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등이 추진하는 ‘특례시’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가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특례시’라는 법적지위 및 명칭과 ‘광역시급’ 행·재정적 자치권한을 갖는다. 창원시는 특례시가 되면 재정 확보로 세수가 늘어나 시 현안사업과 시민복지사업 등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고 지역맞춤형 행정서비스 제공 등 광역급 행정수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를 거치지 않고 중앙정부와 직접 교섭을 할 수 있어 각종 국책사업 및 국책기관 유치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특례시가 되면 도시경쟁력 강화와 시민 삶의 질 제고 등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시민 자긍심이 높아지고 도시브랜드 위상도 올라가는 등 무형의 간접적인 파급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시는 전임 안상수 시장의 광역시 승격 추진 공약에 따라 안 전 시장 재임 4년 동안 ‘광역시 승격’ 추진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이 바뀌면서 전임 시장의 광역시 승격 정책은 폐기 됐다. 허성무 시장은 광역시 승격은 정부정책 방향과 정치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돼 광역시 승격 정책은 중단하고 대신 특례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광역시 승격 대신 ‘특례시 실현’을 민선7기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에 나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함께’…눈물로 쏜 6연패

    ‘함께’…눈물로 쏜 6연패

    개인전 첫 전원 결승 탈락 아픔 딛고 대만 승점 5-3으로 제치고 극적 우승언니가 흔들리면 동생이 받쳐 주고, 동생이 흔들리면 언니가 중심을 잡아 줬다. ‘믿고 보는’ 한국 여자양궁이 개인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6연패를 일궈냈다. 장혜진(31·LH), 강채영(22·경희대), 이은경(21·순천시청)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 승점 5-3으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로써 여자 양궁은 1998 방콕대회부터 6회 연속 아시아 정상을 굳건히 지켰다. 또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1차례의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9번 우승해 최강의 지위를 유감없이 확인했다. 여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앞서 개인전에서 장혜진과 강채영이 8강과 4강에서 차례로 패해 출전 대회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해 흔들렸으나 단체전에서 가뿐하게 결승까지 오른 뒤 정상을 지켜냈다. 나이는 큰언니와 막내동생뻘이지만 세 선수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 줬다. 종합대회가 처음인 이은경이 첫 발부터 10점에 꽂아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위기는 있었다. 그러나 맏언니 장혜진이 마지막 화살도 10점에 꽂으며 1세트를 이겨 승점 2를 먼저 챙겼다. 2세트 두 발이나 8점에 쏴 대만에 승점 2를 내준 한국은 3세트 대만과 나란히 모두 10점 4발, 9점 2발을 쏴 승점 1씩을 나눠 가졌다. 한국은 마지막 5세트 첫 3발에서 1점을 뒤졌지만 이후 3발에서 2점을 만회해 극적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양궁 선수들은 1년에도 몇 번이나 동료와 적을 오간다. 아시안게임, 올림픽보다 힘들다는 대표선발전과 엔트리 경쟁 때문이다. 장혜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를 당시 강채영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엔트리 싸움을 벌였다. 장혜진이 막판 뒤집기로 강채영이 다 잡은 올림픽 티켓을 놓쳤을 때 둘은 부둥켜안고 엉엉 울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강채영이 이은경을 상대로 막판 역전에 성공해 개인전 엔트리를 거머쥐었다. 서로를 넘어야 하지만 경쟁은 함께일 때 서로를 뭉치게 하는 힘이 됐다. 장혜진은 2014년 인천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메달을 쌓았다. 일찌감치 정상급 실력을 보였지만 종합대회와 인연이 없던 강채영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막내 이은경은 첫 아시안게임을 금빛으로 장식하며 유망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한편 오진혁(37·현대제철), 김우진(26·청주시청),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 등 남자 리커브 단체팀은 결승에서 대만에 3-5로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2014년 인천대회에서 9연패에 실패한 뒤 두 차례 연속으로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돌아섰다. 콤파운드 혼성 결승에 출전한 김종호(24·현대제철)-소채원(21·현대모비스)도 150-151, 1점 차로 대만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아마존·MS ‘AI 음성비서’ 뭉쳤다

    플랫폼 공유… 내년 전세계 통합서비스 애플 ‘시리’·구글 ‘어시스턴트’와 3파전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아마존의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를 통합한다. AI 음성비서 시장은 아마존MS 연합과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 3파전으로 압축되며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15일(현지시간)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해 이날부터 각각 상대방의 플랫폼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의 시험을 거쳐 늦어도 내년에는 전 세계에서 통합 서비스를 펼칠 방침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로 모바일 쇼핑에 강한 아마존의 경쟁력과 PC에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한 MS의 강점이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MS 코타나 이용자는 코타나를 통해 아마존에서 제품을 주문할 수 있으며,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 사용자 역시 코타나로 캘린더에 일정을 입력하거나 이메일을 쓸 수 있다. 윈도10이 설치된 PC 이용자나 삼성 하만카돈의 인보크 스피커 사용자도 코타나를 이용해 알렉사가 지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과 MS는 앞서 지난 1년간 AI 음성비서 기능 통합을 위해 협상과 연구·개발(R&D)을 병행해왔다. AI 음성비서 시장은 선발주자 애플이 주도했다. 애플은 2014년 IT 업계 최초로 ‘시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애플이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바람에 시리는 다른 서비스와 결합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었다. 후발주자인 아마존은 2014년 11월 알렉사를 시장에 선보였고, MS는 2015년 5월 코타나를 선보이며 AI 음성비서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알렉사와 코타나는 각각 4만 5000개, 250개의 명령어를 처리한다. MS는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음악스트리밍이나 알람과 같은 기능은 아직 사용할 수 없으나, 머지않아 여러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관행을 끝내야 할 때다/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린세상] 관행을 끝내야 할 때다/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이 법은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 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조 내용이다. 이 법은 제35조 제1항에 ‘이 법에 의한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하에 공정거래위원회를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공정위를 둔 목적이 바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조다.그런데 그간 공정위의 행태는 설치 목적과 전혀 맞지 않았다. 먼저 공정위라는 공적인 조직을 통해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 구성원들이 과도한 힘의 집중을 이용해 부당하게 취업 알선이라는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불공정한 취업 거래를 통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취업 경쟁을 방해했다. 그 결과 창의적인 기업 활동이 저해돼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었다.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제1조와 정확히 반대되는 행태다. 결과는 참담했다.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줄줄이 구속됐다. 또 다른 간부들에 대한 소환도 예상된다고 한다. 피의 사실도 ‘공정’(公正)이라는 간판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4급 이상 퇴직 간부들의 재취업을 반강제적으로 대기업에 떠맡겼다. 고시 출신은 2억 5000만원, 비고시 출신은 1억 5000만원이라는 연봉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기본 2년의 취업 기간에 1년 더 연장할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정했다는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 정도면 취업 알선이 아닌 취업 강요임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지적하려는 것은 이런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조직인 운영지원과를 동원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쉬쉬하면서 취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직 전체가 동원돼 당연하다는 듯 이뤄진 일이라는 뜻이다. 이런 일은 통상 관행(慣行)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된다. 다 아는 것처럼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을 그대로 한 것이라는 뜻이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보니 무엇이 잘못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 도덕관념이 마비된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관행은 공정위에만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조직이건 어떤 일에 대해 으레 그렇게 하는 방식이 있다. 누구나 용인할 뿐만 아니라 아무도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 그게 일하기도 쉽고, 조직이나 개인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들은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십년 동안 해오던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문제의식이 점점 사라져 결국에는 한 줌의 거리낌조차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누군가 잘못됐다고 느끼더라도 일부러 외면해 버리게 된다. 실제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수사기관에 소환되는 많은 사람들이 관행이라는 변명을 들이댄다.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하지만 관행은 내부의 부정과 비리를 은폐하는 이름이나 다름없다. 관행이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 문제가 드러난다. 그것은 사실 당연한 것이다. 외부인의 눈으로 보면 누가 보아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일반인의 도덕관념도 변했다. 예전 같으면 그러려니 했던 것이 더이상 그렇지 않게 됐다. 구조적인 부정과 비리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세상이 아닌 것이다. 관행을 바꾸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다. 많은 경우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나 조직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바꾸지 않으면 개인도, 조직도 살아남기 어렵다.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것만이 조직이 사는 길이고, 개인도 사는 길이다. 바꾸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느 조직이건 법률이나 정관에 조직의 존재 목적이나 작동 방향이 규정돼 있다. 그것은 외부를 향해서만 작동하는 규범이 아니다. 외부를 향하기 전에 조직 내부에서 자주 되새겨야 하는 규범이다. 그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관행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가장 쉬운 길이다. 이제 관행을 끝내야 할 때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천연잔디 95%의 하이브리드 개발한 이효상 대표가 말하는 잔디 구장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로마의 신전,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전, 베이징의 자금성···, 이중 어느 곳에도 방문객들을 반기는 푸른 목초지는 없다. 개인의 집과 공공건물 입구에 잔디를 심는다는 생각은 중세 말 프랑스와 영국 귀족들의 저택에서 탄생했다. 대저택 입구에 깔린 정갈한 잔디는 누구도 위조할 수 없는 지위의 상징이었다. ‘나는 부자이고 힘이 있다. 그리고 이 푸르른 사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땅과 농노를 소유하고 있다.’ (중략) 산업혁명으로 중산층의 폭이 넓어지고 잔디 깎는 기계와 자동 스프링클러가 발명되자, 갑자기 수백만 가구가 자기 집 마당에 잔디를 깔 수 있게 되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은 부자의 사치에서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바뀌었다. -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발췌. ●‘푸르른 사치’ 잔디밭, 부와 권력의 상징 작은 잔디밭은 서울 도심의 공공건물 앞에도 있다. 여기에 꽂힌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한다. 관리의 어려움에 공대 받으리라. 이런 잔디는 스포츠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축구나 골프, 크리켓과 럭비, 테니스 등의 경기는 파릇한 잔디밭에서 한다. 특히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기장 잔디는 훼손이 심하고, 관리에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한 이효상(55) GSTG 대표는 “짓밟히고 하찮은 풀 정도만 알았던 잔디가 선수들을 보호하고 경기에 박진감을 더하죠. 이런 잔디를 귀중하게 보호해야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탄탄한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비전을 찾지 못해서” 입사 5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1994년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카펫과 쿠션, 산업자재 등을 수입해서 국내에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재난 수준의 폭양이 내리쬐던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안쪽 구석에 있는 그의 회사를 찾았다. 사무실로 올라가는 입구의 마당에는 푸르게 잔디가 깔려 있었다. ‘이런 폭염과 가뭄에도 잔디가 잘 자라나?’ 하고 자세히 보니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여 있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잔디로, 살짝 청량감을 주었다. -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잔디가 많이 알려졌다.☞ 러시아월드컵의 12개 경기장 가운데 8개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렸지요. 이런 잔디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대표 선수들이 축구화를 평소 경기 때보다 더 많은 10켤레를 준비했다더군요. 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깐 것은 러시아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엄격한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는 것이죠.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많은 구장이 하이브리드 잔디를 조성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유럽 명문 구단들,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까는 추세”- 유럽 어떤 구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나.☞ 우리 회사가 납품해 깐 대표적 구장으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영국의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프랑스 생제르맹 등 명문 축구 클럽들입니다. 구단뿐 아니라 선수들이 만족해 해요. 크리켓과 럭비 등의 경기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과 일본 닛산 스타디움에도 했습니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해외 14개의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배했지요. 올해에는 15개 이상 설치할 것같습니다. 물론 외국 기업들이 납품해 깐 구장들이 더 많겠지만 정확히 조사가 되지 않아서···. - 이 정도면 인기가 급상승이네요. 하이브리드 잔디란.☞ 우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를 최대한 살려주는 것입니다.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의 생장점 훼손을 방지하는, 말하자면 천연잔디를 보호하는 형태죠. 태클과 슬라이딩 등 거친 플레이에서 선수들도 보호해야죠. 우리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 인조잔디 5%로 구성됩니다. 천연잔디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이지요. 그러면서 운동장을 균일하게 유지하구요. 음료수 병 뚜껑을 만드는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인조잔디를 매트 형태로 매우 듬성듬성하게 잔디판을 직조합니다. 인조잔디의 털 길이는 65mm로 맞추고요. 이 잔디판 위에 모래와 천연잔디 씨를 뿌려 40~45mm를 덮어두지요. 보름정도면 싹이 납니다. 오륙 개월 지나면 완벽한 경기장 여건이 되지요. 천연잔디가 지상으로 20mm 이상 촘촘하게 자라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어우러지지요. 보통 축구장에서는 잔디 길이가 20~25mm가 표준입니다. 이 하이브리드 잔디판은 10년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잔디, 경기장 효율 3배 이상 높여”- 하이브리드 잔디의 인기 비결은.☞ 특히 축구 경기를 보면 골대 앞 잔디가 문드러져 흙이, 바닥이 드러난 경우를 왕왕 봅니다. 심할 경우 골프장의 디봇처럼 흙이 팬 곳도 보이고. ‘논두렁’이라고 하죠. 골대 앞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많고, 태클이나 슬라이딩이 많기 때문이죠. 태클이나 슬라이딩하다보면 잔디가 덩어리채 뜯겨 나오죠.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공의 불규칙 바운드로 선수들 경기력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는 균일해 이런 걱정이 없어요. 공의 리바운드와 충격흡수, 에너지 복원 등은 FIFA의 테스트를 통과했거든요. 관건은 선수들이 슬라이딩하거나 태클을 했을 때도 운동장 보호 뿐만 아니라 몸값이 엄청나게 비싼 선수들을 부상에서 보호해야 하지요. 여기에 기술적 노하우가 있습니다. 100% 천연잔디일 경우 30일밖에 사용 못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일 경우 100일 사용 가능합니다. - 설치 비용이 비싸지 않나요.☞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설치하고 천연잔디 씨를 뿌려 키우면 ㎡당 45~50달러 정도 듭니다. 축구 운동장은 주변까지 하면 1만㎡이니 45만~50만 달러가 들죠. 천연잔디가 적정하게 자랄 때까지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죠. 반면 농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키워서 운동장에 설치했다가 잔디가 상하면 걷어내 다시 농장으로 보내 관리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에 85달러 정도 듭니다. 큰 행사가 있다면 D데이에 맞춰 최상의 상태로 행사를 치르는 식으로···. 이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의 비싼 땅을 놀리지 않고 거의 매일 운영할 수 있지요. 경기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린 여주에 잔디농장이 있습니다. 천연잔디 설치는 이보다 훨씬 싸죠. ㎡에 15달러 정도이지만 수시로 관리하고, 뜯겨 나간 잔디 부분을 보식하는 비용 등을 따지면 만만찮습니다. 2년 정도 지나면 하이브리드가 훨씬 경제적입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보통 10년은 가거든요.- 하이브리드 잔디 전망은.☞ 잔디는 사막의 땅 중동에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한편으론 하이브리드 잔디 월드컵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만큼 품질과 친환경 경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해외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전 세계 잔디시장에서 천연잔디 65%, 인조잔디 30%, 하이브리드가 5% 비율로 추산됩니다. 이게 앞으로 천연잔디 시장을 잠식해 하이브리드가 40%로 늘고, 천연잔디가 30%로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많이 깔리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인조잔디의 매트인 고무 성분은 중금속 문제로 청소년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지요. 몇 년 전부터 서울 서초구와 지방 도시의 학교에서 천연잔디를 심었다가 6~10개월 뒤에 싹 죽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 재정상 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사토나 맨땅으로 두자니 1970~80년대의 운동장과 같기도 하고. 그래서 거의 무관리 시스템의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해 보급할까 합니다. ●“2002년 후 잔디 한 번도 교체 안 한 경기장도도 있어”- 국내 축구장 잔디 관리 실태는.☞ 민간 골프장에도 잔디 공사를 많이 하였습니다만, 축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 이후 한 번도 잔디 교체를 하지 않은 경기장도 있었고, 선수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축구장 전체를 인조잔디로 바꾼 곳도 있습디다. 일부에서는 하이브리드 잔디는커녕 잔디 교체도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스포츠에 천연잔디를 투자하는데 그동안 매우 인색했습니다. 요즘은 인식이 조금씩 바뀝니다. 오는 21일쯤에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양묘장 100㎡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확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다음달 20일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골대 앞 부분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식재할 계획입니다. 유럽 명문 구장에 비하면 한참 늦지요. - 하이브리드 잔디 개발 계기는.☞ 인조잔디 분야에는 2004년부터 뛰어들었지요. 중국에 공장을 만들어 인조잔디를 팔았지만 ‘저급’ 취급을 받았습니다. 4~5년하다 국내에서 제조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러면서 ‘왜 인조잔디는 인조잔디이고, 천연잔디는 천연잔디여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많았죠. 그때부터 하이브리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2011년 처음으로 인조잔디 가운데 천연잔디가 자라나는 시스템 도입에 성공했죠, 골프장 그린 주변에 많이 보급했습니다. 지금도 많이 팔리는 효자 상품이죠. 이걸 더 개선시켜 천연잔디를 95%까지 확대한 것이 현재의 하이브리드입니다. 이를 국내외에 특허 출원 중입니다.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완전 친환경 하이브리드 개발 계획”- 사업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때는.☞ 4년 전에 동업하던 파트너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거죠. 20년간 같이 일했던 후배인 동업자랑 “내일 봅시다.”하고 저녁에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에 사망한 거죠. 그 후배는 40대 후반이었는데···. 노(老) 부부들이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겪는 심적 상실감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죠. 삶에 의욕도, 의미도 없고 회의감이 들어서 사업을 접으려고 했는데···, 여기에 생계를 매다는 직원 10여명이 뭐하냐 싶더라고요. 그런 슬럼프 극복에 직원들의 힘이 컸지요. 연매출 150억원이지만 이젠 직원들에게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일에 집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아픔을 극복했죠. - 사업의 큰 전환점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거치면서 였죠. 자고 나면 환율이 100원씩 올라 1달러에 2000원이 넘었지요, 직원이라고 딸랑 3명뿐이었죠. 주거래처였던 대만의 포모사가 많이 봐줬죠. 겨우 3~4년 거래한 포모사가 뭘 보고 우리를 도와준 것인지···.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IMF를 고비로 사업의 기반이 잡힌 거죠. 그때 경험으로 환차손, 환율 데미지를 대비해야 했어요. 수입 판매 뿐만 아니라 수출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조를 시작한 겁니다. 처음 당했던 어려움은 독립해 나와서 3~4년쯤 지나서 1억 2900만원을 부도 맞았던 거죠. 어음 때문이었죠. 1억 2900만원은 30대 초반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에겐 정말 큰 돈이었습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서 저렴한 자투리 카페트를 헐값에 수입해와서 짜집기를 해서 당구장에 팔아 파산 위기를 넘겼죠. 당시 국내 당구장 바닥에 깔린 얼룩덜룩한 카펫, 기억나시죠? 우리 손을 거친 것이죠. 어음 거래의 교훈을 얻었죠.- 더욱 친환경적 하이브리드가 필요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제품을 더 연구해서 모두 분해되어서 땅으로 돌아가는 친환경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별도로 긁어낼 필요가 없겠죠. 다른 회사 제품들과는 한 차원 더 높은 제품이 될 것입니다. 선수들이 슬라이딩했을 때 마찰열을 최소화하고자 폴리에틸렌을 썼지만 이것도 천연소재로 바꾸려고 여러 재료를 실험 중입니다. 지금까지 실험한 식물성 재료가 대체로 뻣뻣하더라고요. 분해 시점도 잔디 활착에 맞게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유럽은 47도 예보까지, 찜통더위가 불러온 뜻밖의 파장들

    유럽은 47도 예보까지, 찜통더위가 불러온 뜻밖의 파장들

    한반도도 마찬가지지만 유럽도 가마솥처럼 끓고 있다. 며칠 안에 스페인 남부과 포르투갈에선 섭씨 47도 이상 수은주가 오른다는 예보가 있다. 스웨덴 최고봉 높이가 4m가 낮아졌다는 보도도 있었고 싹양배추가 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유럽 전역에 번진 폭염 후유증 가운데 신기한 것들만 영국 BBC가 골랐다. 지난달 더위 때문에 눈이 녹아 케브네카이세 산이 스웨덴 최고봉 지위를 잃었다. 군힐드 니니스 로스크비스트 스톡홀름 대학 지리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이렇게 명확하게 보게 돼 매우 무서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부터 31일까지 높이가 4m나 줄었다. 스위스 물고기들도 부풀려 얘기하면 ‘튀겨지고’ 있다. 그래서 일부 주에서는 이들이 질식하지 않도록 비상 구조반을 가동했다. 수온이 섭씨 27도 이상 오르면 많은 종이 살아남질 못한다. 콘스탄스 호수는 25도까지 올랐다. 여러 지역에서 위험에 처한 물고기들을 더 시원한 물로 옮기는 작업이 행해졌다. 하지만 콘스탄스 호수와 라인 강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위스 군대는 장병들이 반팔, 반바지를 입도록 허용했고 경찰견은 신발을 신겨 뜨거운 포장도로의 열을 차단하게 했다. 채소를 싫어하는 이들에겐 희소식이겠지만 싹양배추(Brussels sprout) 농부들이 재배를 포기해 유럽인 식탁에서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자도 마찬가지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엄청 무더운 여름과 혹독한 겨울이 예보돼 지난해보다 많이 감산될 것이다. 성탄 만찬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나쁜 소식이지만 채소를 싫어하는 이들에겐 좋은 소식이다.인간만 땀을 뻘뻘 흘리는 건 아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에게 공급하는 먹이를 최대한 시원하게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프랑스 남서부 라 팔미레 동물원에서는 육식동물들에게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류를 얼음으로 얼려 공급하고 있다. 채식동물들은 얼린 과일류를 즐겨 먹는다. 발트해에서는 독성 조류가 해안에 떠밀려와 수영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스웨덴에서는 사람들에게 아예 바닷물에 들어가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 핀란드 환경재단인 SYKE는 최근 10년 동안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독일 서부 보쿰에서는 경찰이 폭동 진압에 쓰던 물대포를 나무에 물 주는 데 쓰고 있다. 베를린, 함부르크 등 이 나라 전역, 심지어 앙겔라 메르켈 총리 관저 바깥까지도 물세례를 받는다. 심지어 경쟁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지난주 베를린 경찰은 트위터에 프랑크푸르트, 뮌헨, 심지어 국경 너머 오스트리아 빈까지 물대포 분사 실력을 겨뤄보자고 부추겼다. 프랑크푸르트가 제안을 받아들여 사진을 증거로 올렸다. 하지만 뮌헨과 빈 경찰은 일축하면서 최근에 비가 한바탕 쏟아져 그럴 일이 없어졌다고 놀려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배터리업계 깜짝 실적… 中과 1위 겨룬다

    배터리업계 깜짝 실적… 中과 1위 겨룬다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호조 삼성SDI, 2분기 매출액 53% 급성장 LG화학 전지 매출 1조 4940억 사상 최대 보조금 업은 中 CATL 세계 점유율 1위 국내업계 “생산거점 선점·기술로 대응”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업계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을 독점해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중국 업계가 ‘배터리 굴기(堀起)’를 예고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전지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2분기 매출은 2조 2480억원, 영업이익은 152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3.1%, 2696.5% 뛰어올랐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와 ESS 등 전지 부문의 매출은 1조 727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8%에 이른다. LG화학의 2분기 전지 부문 매출은 1조 494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지난해 말 42조원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은 6개월 만에 60조원을 돌파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업계를 고객사로 둔 국내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출하량만 놓고 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는 중국의 CATL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CATL은 4311.1MWh를 출하해 부동의 1위였던 파나소닉(4302.5MWh)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호장벽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을 독점한 결과다. 향후 시장을 주도할 기술력과 수주 잔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출하량 4위(2125MHh)인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선도적 지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를 경계하고 있다. CATL은 최근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BMW와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CATL은 애플 아이폰 배터리 공급사로 유명한 모기업 ATL의 기술을 이전받아 기술력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국내 업계는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을 선점하고 기술 진입 장벽을 높여 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폴란드, 삼성SDI는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지난 3월 헝가리에서 착공식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아직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2%에 지나지 않아 어느 업체가 어떤 기술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지 예측이 어렵다”면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기술 격차를 벌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택배 서비스 나서는 스타벅스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택배 서비스 나서는 스타벅스

    “커피 배달 시대가 되돌아왔다.” 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음식 배달업체인 ‘어러머’(餓了麽·Eleme) 중국에서 커피 배달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스타벅스와 어러머의 제휴는 이번 주 후반 공식 발표될 예정이며 배달 서비스는 올해 가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스타벅스 벨린다 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올 가을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시작해 내년에는 중국 전역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스타벅스가 이례적으로 커피 배달에 나서는 것은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중국에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는 지난해 기준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7% 증가했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9월 중국 차량호출사이트 선저우유처(神州優車)의 전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첸즈야(錢治亞·42)가 설립한 토종 브랜드 루이싱(瑞幸·luckin) 커피가 저렴한 가격과 스쿠터 배달 서비스로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중국에 660개의 매장을 문을 연 루이싱 커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을 받은 후 30분 이내에 배달하지 못하면 돈을 받지 않고 있다. 영국의 커피체인인 코스타커피는 중국 내 매장을 459개 열었으며, 2022년까지 12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도 향후 10년간 중국에 150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300억 위안(약 4조 9000억원)이며, 2022년까지 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권익위 내부고발자 보호·보상 전담조직 신설

    청렴사회 민관협의체 운영 인력 보강 정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공익신고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자 내부고발자를 보호·보상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만든다. 행정안전부는 권익위에 부패행위와 공익침해행위 신고자 보호를 위한 심사보호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부고발자 관리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권익위 기능과 조직을 재설계한 것으로, 공익신고 심사와 신고자 보상 업무를 맡을 인력도 함께 보강한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부패행위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지위·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해 이익을 챙기거나 공공기관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것을 뜻한다. 공익침해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경쟁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행안부는 우선 권익위 내 부패방지국의 일부 조직을 가져와 심사보호국을 신설한다. 앞으로 부패방지국은 반부패 정책을 총괄하고 심사보호국에서는 신고 심사와 신고자 보호·보상 등 신고자 관련 업무를 맡는다. 여러 기능이 혼재된 지금의 부패방지국 체계로는 내부고발자 보호가 쉽지 않고 분야별 특성에 맞춘 정책개발·수행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부패·공익 신고 유형에 따라 보호·보상 절차를 다르게 처리하던 현행 방식을 개선해 신고 유형에 관계없이 신고자의 관점에서 보호·보상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부패행위 신고는 보호보상과에서, 공익신고는 공익보호지원과에서 담당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고자 보호 업무는 신고자보호과에서, 보상업무는 신고자보상과에서 전담한다. 여기에 공공·기업·시민사회 등 사회각계가 참여하는 ‘청렴사회 민관협의체’ 운영에 필요한 인력 1명도 보강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권익위 조직개편으로 내부고발자가 최초 신고부터 마지막 보상 단계까지 신분 노출을 비롯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보호·보상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면서 “민관이 함께하는 반부패 정책 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권익위 조직개편…내부고발자 전담 조직 신설

    권익위 조직개편…내부고발자 전담 조직 신설

    정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공익신고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자 내부고발자를 보호·보상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만든다. 행정안전부는 권익위에 부패행위와 공익침해행위 신고자 보호를 위한 심사보호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부고발자 관리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권익위 기능과 조직을 재설계한 것으로, 공익신고 심사와 신고자 보상 업무를 맡을 인력도 함께 보강한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부패행위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지위·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해 이익을 챙기거나 공공기관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것을 뜻한다. 공익침해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경쟁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행안부는 우선 권익위 내 부패방지국의 일부 조직을 가져와 심사보호국을 신설한다. 앞으로 부패방지국은 반부패 정책을 총괄하고 심사보호국에서는 신고 심사와 신고자 보호·보상 등 신고자 관련 업무를 맡는다. 여러 기능이 혼재된 지금의 부패방지국 체계로는 내부고발자 보호가 쉽지 않고 분야별 특성에 맞춘 정책개발·수행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부패·공익 신고 유형에 따라 보호·보상 절차를 다르게 처리하던 현행 방식을 개선해 신고 유형에 관계없이 신고자의 관점에서 보호·보상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부패행위 신고는 보호보상과에서, 공익신고는 공익보호지원과에서 담당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고자 보호 업무는 신고자보호과에서, 보상업무는 신고자보상과에서 전담한다. 여기에 공공·기업·시민사회 등 사회각계가 참여하는 ‘청렴사회 민관협의체’ 운영에 필요한 인력 1명도 보강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권익위 조직개편으로 내부고발자가 최초 신고부터 마지막 보상 단계까지 신분 노출을 비롯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보호·보상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면서 “민관이 함께하는 반부패 정책 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가맹본부·건물주 갑질 막을 법안 국회서 ‘쿨쿨’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에 수년째 먼지만 쌓여 가는 소상공인 보호 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15일 나왔다. 현재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인 소상공인 보호 법안으로는 임차인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외에도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지역상권 상생발전법 제정안 등이 있다. 가맹본부의 갑질을 막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수십 건도 소관 상임위에 묶여 있다. 대표적으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6월 발의한 개정안은 가맹본부의 리모델링 공사 비용 부풀리기 등을 막고자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심사가 더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6년 6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주요 내용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회사의 지분 요건을 현행 상장회사 30%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기본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소상공인에 대해 새로운 정책 대상으로서 법적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소상공인 사업영역의 보호에 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 처리에 신경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본사 로열티, 임대료, 카드가맹점 수수료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영세 소상공인과 최저임금 노동자의 다툼이 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으로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반시장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대통령 공약을 조정해야 한다”며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임금 지급 능력 등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무역전쟁, 과학기술 강화의 계기로 삼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무역전쟁, 과학기술 강화의 계기로 삼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정치·경제 환경이 자못 엄중하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벌써부터 삐걱거린다. 고용도 성장도 부진하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노동을 둘러싼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7월 6일 0시 1분 미국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대응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분열하는 세계, 다자주의의 쇠퇴 그리고 포퓰리즘의 부상은 미·중 무역전쟁을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사태로 비화시킬 수도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수출의 37%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한국 경제는 다시 한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고통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계 무역이 1% 감소하면 1년 동안 한국 경제의 수출과 성장이 각각 1.08%와 0.48%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욱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2020년 대통령선거 등 미국의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한 품목인 전자제품, 자동차, 신소재, 부품, 전자제품, 철강, 인공지능, 의료기기 등에 주목해야 한다. 패권 다툼에 돌입한 양국 모두 과학기술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미국은 과학기술을 글로벌 리더십과 국가 경쟁력 유지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중국몽(中國夢)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운 시진핑 국가주석은 경제력, 주권국 지위와 함께 기술경쟁력을 초강대국의 3대 요소로 명시하고 과학기술을 ‘경제의 주요 싸움터’라고 비유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제조업에 첨단기술을 결합해 제조업의 수준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특히 인재와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결돼 더 중요하다. 과학기술 관련 각종 지표에 나타난 우리의 위상은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고 수준(4.24%)의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상대적으로 얕고 기초과학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낮은 원천기술 비중과 핵심기술의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에 기술수지 적자가 지속된다. 그런 측면에서 산학관 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공공도서관처럼 지역사회 곳곳에 직접 실험해 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경험적 지식을 축적할 환경을 조성해 주면 좋을 것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350개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기술굴기에 나선 중국은 상하이에만 메이커 스페이스가 500개 이상이라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동연구, 공동특허 등 국제협력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 참여해 선진 경험과 지식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과 비(非)대기업 간 R&D 투자의 양극화도 문제다. 2017년 삼성, LG,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민간 R&D 투자의 62.7%를 차지했다. 기업 간, 산업 간 격차 확대 및 협력 축소로 인해 한국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넛지가 필요하다. 첨단기술은 수많은 실패와 노력의 결과물임을 상기하고 단기 성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R&D 지원뿐 아니라 감사원의 감사도 단기 성과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가치 있는 기술개발의 지원군이 될 수 있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가 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북돋아 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규제개혁은 관료주의 타파와 함께 일하는 국회가 선결 조건이다. 그런데 정부가 약속한 규제 샌드박스는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가 일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갈 수가 없다. 국민들의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얼마 전 특허를 많이 보유한 이탈리아의 중견기업 롤드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R&D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장기적 시각 그리고 산학관 연계와 협력’이라는 롤드사 최고경영자의 발언이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확한 좌표를 제시한다. 이번 무역전쟁은 압도적 기술력만이 경쟁력임을 보여 주고 있다.
  • 민생이 우선이다… ‘경제·일자리’ 키워드 꺼내 든 지자체장들

    민생이 우선이다… ‘경제·일자리’ 키워드 꺼내 든 지자체장들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가 2일 닻을 올렸다. 태풍 ‘쁘라빠룬’에 따른 재난 위기로 적잖은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취소했지만 일제히 취임사를 발표하며 지방정부 출범에 걸맞은 각오를 밝혔다. 취임사에는 각 지역 단체장이 앞으로 4년간 이끌 핵심 지방행정과 사업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도·농 각 지역 특색에 맞춘 미래 정책과 사업들이 주를 이뤘지만 희망하거나 미해결 상태인 지역 현안도 담겨 있다.하지만 이전 단체장과 마찬가지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여전히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초선인 오거돈 부산시장은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내세웠다. 그는 이를 위해 물류 및 해양산업 첨단시설이 설치된 초대형 항만, 24시간 국제공항,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는 철도를 갖추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강조하며 원전 안전의 근본 대책 수립을 거론해 눈에 띄었다. 역시 초선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잃어버린 울산의 경쟁력’을 되살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은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 시장은 “일자리 재단·정보센터를 신설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래 도시’다운 맞춤형 다짐도 있었다. 세계적 생태·문화·관광자원을 바탕으로 문화 중심도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 시장은 취임 ‘결재 제1호’로 시민신문고위원회 구성에 서명했다. 시민과 기업의 권리와 이익이 침해될 때 구제하는 시장 직속의 독립 기구다. 취임 전부터 관사 부활로 ‘개혁 아이콘’ 이미지에 먹칠을 하며 구설에 오른 이용섭 광주시장은 ‘혁신·소통·청렴’이란 3대 시정 원칙을 내놓았다. 이 시장은 “공직자는 시대정신과 시민권익을 위해 혁신에 힘써야 한다”면서도 “전임 시장들의 좋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도 혁신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 끝에 직원들에게 메모지를 나눠주고 “시장에게 바라는 걸 써 주면 시정에 참고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드루킹’ 특검으로 홍역을 치르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취임식 대신 가진 취임선서와 인사말에서 ‘새로운 경남’을 강조하며 “경남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배려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편을 갈라 싸우는 어리석은 도지사는 되지 않겠다”며 “진보와 보수, 서부와 동부, 도시와 농촌, 내륙과 바다를 뛰어넘어 경남도민 모두의 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인사청탁 공무원은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그는 “내가 (도청에) 들어오고 나갈 때 공무원이 나와 인사하지 마라”며 의전과 행사의 간소화도 주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분향소가 있는 통영 충무체육관을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취임식 최소에 앞장(?)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억울함이 없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공정’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강자의 횡포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지위보다 할 일을 하는, 권한보다 책임을 더 중시하는, 약속은 꼭 지키는 도지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경기도를 남북 간 교류협력과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3선의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화와 번영, 강원시대’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걸고 “강원도가 남북평화와 협력시대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최 지사는 이번 마지막 임기 안에 강릉~고성(제진) 동해북부선, 경원선 철도, 춘천~철원~원산 고속도로, 속초~원산 크루즈, 양양공항~갈마공항 등 남북 4대 연결축을 성공시켜 한반도 평화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강원도를 ‘평화특별자치도’로 지정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지사는 특별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은 다음 강원도에서 남북 공동 시범 자치구역을 운영하면서 남북일제(南北一制)와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경북 동해안을 통일시대에 대비한 북방경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동해안고속도로 조기 건설, 영일만의 북방경제 거점화, 동해안·일본·북한·중국·러시아를 잇는 동북아 해양관광벨트 구축 등을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념과 정당을 뛰어넘어 인재를 구하겠다”면서 무소속 단체장다운 구상을 드러냈다. 그는 “어떤 권력과 이념,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도 도민 위에 있지 않다”며 도민 중심의 도정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새로운 도정을 시작하면서 소속된 정당도, 손잡은 정치세력도 없다”며 “공직을 개방해 제주도민과 함께하고 제주도민만 바라보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선의 송하진 전북지사는 이번에도 농업을 ‘제1 도정과제’로 꼽은 뒤 전북을 대한민국의 농업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좋은 일자리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어 제2·제3의 김대중을 배출하겠다”고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어르신이 행복한 충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국에서도 빠른 충남의 고령화 문제를 복지정책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내세웠다. 일정 부분 진척된 ‘행정수도 완성’ 못지않게 시민 주권 분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구 30만명이 넘은 세종시는 민선 7기가 끝나면 50만명을 바라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시민 삶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부터 챙기고 보여 주기식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6·13 민심] 진보정당의 약진… 지역→이념으로 정치지형 격변 조짐

    녹색당 신지예 청소년이 뽑은 서울시장 진보 젊은층들 시각엔 민주당도 보수당 정의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이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국회 의석 수가 훨씬 많은 보수정당보다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정치 지형이 격변하는 조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 결과 정의당은 10석을 확보하며 더불어민주당 47석, 자유한국당 24석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바른미래당은 4석, 평화당은 2석에 그쳤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은 9석으로 민주당 238석, 한국당 133석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바른미래당은 2석, 평화당은 3석을 차지하는 데 불과했다. 정의당의 국회의원 의석 수는 6석으로 바른미래당(30석), 평화당(14석)과 비교해 규모는 훨씬 작지만 이번 선거에서 얻은 성과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을 뛰어넘는 수준인 셈이다. 또 정의당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시·도의원을 배출하기도 했다. 국회 의석이 1석도 없는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 32명의 후보를 출마시켰다. 비록 단 1명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지만 녹색당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녹색당 고은영 제주지사 후보는 3.5%의 득표율로 김방훈 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3위를 했다. 녹색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는 1.6%의 득표율로 3위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5위를 기록한 정의당 김종민 후보보다 1000여표가 더 많았다.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점을 선거 내내 강조한 신 후보는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한 달만 더 (선거운동 기간이) 있었으면 김문수 한국당 후보도 이겼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또 다른 진보정당인 민중당은 구·시·군의원 선거에서 11석을 확보하는 소소한 성과를 냈다. 2016년 촛불혁명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이 사상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시점에 나타난 진보정당의 약진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보수와 진보는 한국당과 민주당으로 구분됐지만 사실 이념보다는 지역구도에 기반한 구분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이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참패하면서 지역구도가 크게 완화됐다. 이와 동시에 진보정당이 약진했다는 것은 정치 지형이 이념 구도로 변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보수를 대변한다고 자처해 온 한국당식 정치가 퇴조하는 가운데 소수자 인권 강조, 환경보호 등 진보적 가치를 내세운 정의당과 녹색당이 진보의 영역을 차지하면 민주당은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밀리게 된다. 결국 정의당이나 녹색당이 진보, 민주당이 보수로 재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이 뽑은 서울시장에 녹색당 신지예 후보가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당선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는데, 진보 성향이 강한 청소년들 시각에서는 민주당을 보수당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안보 문제 등 보수의 가치만을 놓고 경쟁한 기존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녹색당이 환경 문제와 여성의 사회적 지위 등 삶의 질 쪽으로 이슈를 제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국당이 배척받은 건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추구한 게 아니라 자기 권력욕과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진보정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가치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AMD vs 인텔의 CPU 코어 전쟁. 어디까지 갈까?

    [고든 정의 TECH+] AMD vs 인텔의 CPU 코어 전쟁. 어디까지 갈까?

    일반적인 개인 사용자용 PC에 사용되는 CPU는 최근 몇 년간 2-4개의 코어를 장착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6개 이상 코어를 사용하는 CPU는 비교적 고성능 제품군으로 팔리거나 혹은 서버용으로 판매되었습니다. 비록 AMD가 1모듈 2코어 구조의 8코어 CPU를 판매하기는 했지만, 인텔의 4코어 CPU보다 못한 성능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던 상황이 바뀐 건 작년부터입니다. AMD가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이 좋은 8코어 라이젠을 내놓자 인텔도 6코어 CPU를 내놓으면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AMD가 전문가를 위한 고성능 CPU 시장을 염두에 두고 12코어/16코어 스레드리퍼 CPU를 내놓자 인텔 역시 최대 18코어를 지닌 스카이레이크 X 프로세서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경쟁은 서버 영역까지 이어져 인텔은 최대 28코어, AMD는 32코어 CPU를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CPU의 머리에 해당하는 코어(core) 숫자를 늘리는 코어 전쟁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과 AMD 모두 지난 수일 사이 놀라운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첫 포문은 인텔이 열었습니다. 컴퓨텍스에서 인텔은 모든 코어가 5GHz로 작동하는 28코어 56스레드 CPU를 공개했습니다. 비록 이 CPU에 구체적인 가격, 명칭, TDP 등 상세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텔은 기술 데모가 아니라 실제로 올해 4분기에서 시장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텔은 이미 작년에 28코어 제온 플래티넘 CPU들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제온 플래티넘 8176의 경우 베이스 클럭 2.1 GHz에 터보 클럭 3.8GHz, TDP 165W인 제품으로 가격은 8719달러입니다. 모든 코어를 5GHz로 작동시키면 과연 얼마나 전력 소모와 발열이 클지 상상이 잘 안 되는 수준인데, 현지에서 소식을 전한 아난드텍에 의하면 이 데모 시스템은 1770W의 냉각 성능을 지닌 Hailea HC-1000B 수냉식 쿨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건 나와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여러 정황상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는 전력 소모도 크고 가격도 매우 비싼 제품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28코어 5GHz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로 어떻게 가능했는지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AMD는 좀 더 현실적인 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24코어 및 32코어 스레드리퍼 2세대가 그것입니다. 3GHz 베이스 클럭과 터보 클럭 3.4GHz로 TDP는 250W입니다. 1세대 스레드리퍼가 12/16코어에 TDP 180W였던데 비해 코어 숫자가 두 배로 늘었지만, TDP가 두 배로 늘지 않은 것은 12nm 공정 개선과 터보 클럭을 낮춘 데 있어 보입니다. 물론 250W TDP는 일반적인 CPU가 100W를 넘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발열이나 전력 소모가 큰 편이지만, 고성능 수냉식 쿨러와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면 현재 나와 있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감당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구체적인 가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격 역시 기존의 스레드리퍼를 생각하면 훨씬 합리적인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서버 영역에서 판매 중인 에픽 CPU 시장을 잠식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인지 성능 제한은 두고 있습니다. 에픽처럼 8채널 DDR4 메모리가 아니라 4채널 DDR4 메모리로 메모리 대역폭을 절반으로 줄인 것입니다. 대규모 메모리를 다뤄야 하는 서버 영역에서는 속도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대신 가격은 더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소식은 'AMD가 7nm 공정의 2세대 에픽 CPU의 실리콘을 지금 가지고 있다'(silicon in labs now)라고 공개한 부분입니다. 샘플링은 올해 하반기, 출시는 내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인텔의 10nm 공정이 주춤한 사이 AMD가 7nm 공정 CPU를 출시하게 되면 아무리 CPU 업계 1위의 공룡인 인텔이라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인텔 역시 10nm 공정 제품을 대량 양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회사 모두 공정이 미세해지면 코어 한 개가 차지하는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은 코어를 탑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지금 같은 경쟁 상황에서는 가급적 더 많은 코어를 넣어서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일반 사용자용 CPU는 4,6,8코어가 대세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코어를 지닌 CPU를 같은 값에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이것이 인텔과 AMD의 CPU 코어 전쟁을 많은 이들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유일 것입니다. 28코어든 32코어든 당장에 필요 없는 사람이 대다수지만, 덕분에 6코어, 8코어 CPU 가격이 낮아지거나 혹은 같은 값에 10코어, 12코어 CPU를 살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경쟁은 항상 환영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中,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가격 담합 조사

    스마트폰社 불만·해외 견제 분석 중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가격 담합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가 3일 전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 반독점국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이후 지난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가격조사국, 상무부 반독점국, 공상총국 반독점국 등이 합쳐져 세워진 시장감독기구다. 반독점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은 기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배경에 가격 담합을 통한 시세 조정과 끼워팔기와 같은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마이크론에 대해 소환 조사 및 교육을 하는 ‘웨탄’(約談)을 진행했다. 상무부는 웨탄을 통해 지난 수분기 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 경쟁을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은 이들 3사의 가격 독점 행위가 판단되면 과징금이 4억 4천만~80억 달러(약 4730억~8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관례적인 것으로 우리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 확인이 불가능하다.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SK하이닉스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급등에 따른 중국 업체들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당국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 제재 후 ‘반도체 굴기(堀起)’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의 외국업체 견제 심리도 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칸이 불타오르고 있다… ‘버닝’ 2000석 매진, 기립 박수 5분

    칸이 불타오르고 있다… ‘버닝’ 2000석 매진, 기립 박수 5분

    19일(현지시간) 폐막을 앞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시네아스트들의 신작이 초청돼 경합 중이다. 개막작인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에브리바디 노스’를 시작으로 장뤼크 고다르, 자파르 파나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스파이크 리, 스테판 브리제 등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이 차례차례 베일을 벗고 있는 가운데,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지난 16일 저녁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처음 공개됐다.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000여석 대극장은 밀물처럼 몰려든 관객들로 꽉 차 보조석까지 준비했다. 상영관 밖에는 ‘‘I’m burning(버닝) to see it’(이 영화를 보고 싶어 불타고 있어요) 등의 피켓을 든 채 초청장을 구하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서사의 근간은 같지만 몇 가지 설정에 변화를 주었고, 소설의 종결부에 한 챕터를 더해 영화만의 결말을 만들었다. ●8년 만의 복귀작… 전작 뛰어넘다 영화는 소설가를 꿈꾸는 ‘종수’(유아인)가 고향 친구인 ‘해미’(전종서)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돈 많은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과 묘한 삼각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인물의 과거에 대한 구구한 설명은 생략하고 대사보다 행동으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은 ‘위대한 개츠비’ 같은 벤은 물론이고 종수와 해미에 대한 궁금증도 극대화시킨다. 종수는 윌리엄 포크너 소설 속의 인물과 닮아 있고, 노을 앞에 옷을 벗고 춤을 추던 해미는 어느 날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미스터리에 쌓여 있는 것은 세 인물 모두라고 할 수 있다.이들 모두가 비닐하우스처럼 불투명한 메타포라면 원관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세 사람의 경제 계급적 좌표가 이 질문에 힌트를 제공한다. 넓고 쾌적한 벤의 빌라와 종수, 해미의 좁고 지저분한 공간 대비에서 오는 이질감이 그 첫 번째 단서고, 종수의 ‘한국에는 위대한 개츠비가 너무 많아’라는 푸념이나 ‘쓸모없고 불필요한 것들은 태워 버려도 된다’는 벤의 오만함이 두 번째 단서다. 벤과 해미의 수직적 거리 사이에서 해미와 훨씬 가까이 있는 종수는 나름의 결심을 하고 만다. ●‘버닝’ 수상 여부 19일 폐막식서 판가름 영화 곳곳에는 이 감독의 전작들이 보여 준 특징들이 화석처럼 남아 있다. 가령 ‘초록물고기’의 분노와 복수, ‘오아시스’의 계급적 갈등, ‘시’가 천착했던 범죄와 도덕, 예술 등의 소재가 ‘버닝’에도 틈틈이 녹아들어 있다.그러나 가장 최근작이었던 ‘시’로부터도 무려 8년이란 세월이 흐른 만큼, 현대적인 문법을 시도한 점이 영화를 새로운 영역으로 인도한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많아졌고, 편집점도 한 템포 빨라졌고, 거의 사용하지 않던 스코어도 종종 삽입해 스릴러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중요한 것은 이창동 감독이 지금, 이 세대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버닝’을 경쟁 부문에 올라 있는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시킨다. 장뤼크 고다르는 ‘이미지의 책’을 통해 수십년 전부터 보여 준 이미지와 사운드의 실험을 계속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만비키 가족’에서 보여 준 특유의 가족 서사에 ‘세 번째 살인’의 모티브를 살짝 얹어 놓았다. 자파르 파나히의 ‘스리 페이스’, 스파이크 리의 ‘블랙 클랜스맨’ 등도 그들의 과거 작품들의 총집산이라 할 만큼 안정적이다. 그들은 이런 작품들만으로도 작가로서의 명성과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계속 이런 식이라면 그들 최고의 작품은 결코 미래의 필모그래피에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작품들과의 경쟁보다 자신의 전작들을 뛰어넘는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거장 감독들에게 ‘버닝’은 좋은 모델이다. 이 감독은 오랜 휴지기 동안의 고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었는지 입증했다. 공식 상영 후 객석의 기립 박수는 5분간 이어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은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로 평했고,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최고의 연출력으로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 심장이 멈출 듯한 경험을 안겨 줬다”고 극찬했다. ‘버닝’의 수상 여부는 19일 폐막식에서 판가름난다. 무엇보다 이창동의 작품을 인내하며 기다려 온 관객들에게 ‘버닝’은 그 자체로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In&Out] 인터넷 생태계 ‘평형’을 위한 상생협력/곽정호 호서대 경영학과 교수

    [In&Out] 인터넷 생태계 ‘평형’을 위한 상생협력/곽정호 호서대 경영학과 교수

    생물학에서는 생태계를 이루는 객체의 종류와 수가 급격히 변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생태계 평형’이라고 한다. 평형 상태에서 어느 순간 자연적 혹은 인위적 원인으로 특정 객체가 없어지거나 늘어나면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져 모두가 파멸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는 서로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질 때만 유지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세계에서 최근 자주 접하는 용어가 인터넷 생태계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ICT 산업이 진화하며 새 체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마치 생물학적 생태계와 비슷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그러나 인터넷 생태계는 자연적인 생태계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안정한 특성을 갖는다. 짧은 시기에 급속한 기술발전이 진행되어 오는 등 환경 변화가 매우 빨라서다. 인터넷 생태계 내 기업들의 주도권 다툼이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고, 피해가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최근 국내 ICT 산업의 생태계 평형 붕괴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 사이 문제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앱마켓 판매액, 유튜브·검색 광고료를 포함해 국내에서 연간 3조여원의 매출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네이버 앱 이용 시간은 정체된 반면 유튜브 이용량은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구글은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도 73%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급속한 지배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무정보 미공개, 망 이용대가 미부담 등 생태계 지위에 걸맞은 책임은 외면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 사업자 간의 역차별 문제로 이어진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해외 사업자 대비 높은 운영비용으로 인해 곧 경쟁우위를 상실할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국내법에 맞춰 매출에 대한 세금, 고품질 동영상서비스를 위한 망 이용대가를 네트워크 사업자에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 열리지만 정작 5G 시대 인터넷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덜한 분위기다. 인터넷 산업이 ICT의 핵심 인프라로 지속가능하려면 생태계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 주체 간의 공정경쟁과 협력관계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동일시장에서는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경쟁규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에 기반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면,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도 동일한 규칙에 의해 경쟁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생태계의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역차별, 투자비 보전 문제 등 생태계 교란 이슈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 상생 협의체’ 같은 정부, 플랫폼 사업자, 네트워크 사업자가 포함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사업자 간 협력을 기초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응력 및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이미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으로 생태계 평형 되찾기에 나섰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매출의 최대 5%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과 인도도 세제 개편에 착수했다. 망 이용대가에 있어서도 트래픽 비율이 계약조건을 초과하는 경우 글로벌 사업자가 일정 부분 대가를 부담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