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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칭은 평화당 앞세워, 대표는 정의당 앞세워… 새달 2일 출범

    명칭은 평화당 앞세워, 대표는 정의당 앞세워… 새달 2일 출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진통 끝에 29일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했다. 교섭단체 명칭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으로 평화당을 앞세운 대신 초대 원내대표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이용주 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양당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키로 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공동교섭단체는 ‘국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공동대응과 ‘8대 정책공조 과제’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등의 6개 조항이 포함됐다. 양당이 신경전을 벌였던 교섭단체 명칭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약칭 ‘평화와 정의’)으로 정했다. 초대 원내대표에 노 원내대표를 선임하고 이후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와 2개월 단위로 번갈아 원내대표를 맡기로 했다. 상임위원장은 하반기 원내 구성에서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정의당이 31일 개최되는 전국위원회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승인을 마치면 양당의 절차가 마무리된다. 다음달 2일 국회에 등록 절차를 거쳐 공식 출범한다. 양당은 새 교섭단체의 활동 기간을 20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로 결정했다. 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 등 원내 20석으로 구성된 새 교섭단체가 출범하면 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새 교섭단체의 범진보 진영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구성된 범보수 진영의 2대2 구도로 재편된다. 특히 정의당은 진보정당으로는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해 그동안 소수정당으로 당했던 설움을 씻고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꿈을 이뤘다. 당장 ‘제4 교섭단체’가 정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개헌은 물론이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임박한 4월 임시국회의 현안 처리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쥘지 주목된다. 새 교섭단체는 곧바로 협상단을 구성해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양당은 중·대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역 의원 중 6·13 지방선거 출마자가 나올 경우 교섭단체 붕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원내 20석이 최소 요건인 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평화당에게 현역 의원 지방선거 차출 불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추후 이용호·손금주 등 무소속 의원의 합류가 이뤄진다면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 이 원내수석은 “교섭단체 운영 과정에서 추가로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를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전공노, 9년 만에 합법화

    2009년부터 법외 노동조합으로 있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9년 만에 합법 노조가 됐다. 앞으로 전공노는 노동조합 명칭을 쓸 수 있고,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임명권자 동의에 의한 노조 전임 활동 등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다만 공무원은 공무원노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파업 등 단체행동권은 행사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전공노가 지난 26일 제출한 제6차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검토해 29일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 전공노는 그동안 규약에서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했고, 다수 해직자가 임원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2001년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으로 출범한 전공노는 2006년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된 이후인 2007년부터 합법 노조로 활동했다. 하지만 2009년 12월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으로 합쳐진 이후 정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근거 조항이 공무원노조법에 위반된다’며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 공무원노조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면직·파면 또는 해임되면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다. 다만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도록 돼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공노는 합법화를 위한 내부 논의와 함께 고용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전공노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조항을 개정하는 안건이 가결됐고, 26일 개정된 규약을 포함해 6차 설립신고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전공노가 정부와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공직사회 내부의 건전한 비판자로서 개혁을 견인하고, 공공부문에서 상생의 노사 관계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합원 규모가 9만명인 전공노는 현재 10만명 규모의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2만명의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노조)과 함께 정부와의 단체교섭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노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불법 노조라는 부당한 낙인을 걷어냈을 뿐”이라며 “공무원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 개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을 이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내연녀 협박·제자 장학금 갈취한 교수 징역형

    제자의 장학금을 갈취하고 내연녀를 상습적으로 협박한 대학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29일 공갈과 강제추행·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북 모 사립대 교수 A(6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1월 여제자(21)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며 두 손으로 허벅지를 움켜쥐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결별을 요구하는 내연녀에게 “배신에 대한 대가를 맛보게 해주겠다”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197차례에 걸쳐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장학금을 받은 제자가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하자 “원래 나에게 200만원을 다 줘야 하는데 150만원만 가져오라”면서 150만원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장학금까지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 직후 직위 해제됐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A씨가 ‘내 뜻대로 하지 않으면 학점이 안 나갈 것이다. 나한테 잘 보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너 졸업 안 시킬 수도 있어’라고 말해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학교수란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의 장학금을 편취하고 강제추행까지 했다”며 “또 내연녀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땅콩회항’ 조현아 칼호텔 사장으로 복귀

    ‘땅콩회항’ 조현아 칼호텔 사장으로 복귀

    기내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이륙을 지연시킨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재판을 받았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했다.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전 부사장을 등기이사(사장)으로 선임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던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하는 것은 3년 4개월 만이다. 그는 ‘땅콩 회항’ 사건 직후인 2014년 12월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만 유지했었다. ▶ ‘땅콩회항’ 조현아 복귀설…박창진은 팀원 강등후 종양수술 앞둬 조 전 부사장은 그룹 호텔 경영 경험이 있어 칼호텔네트워크로 복귀, 호텔 관련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인인증서 폐지 올해 안에 현실화

    공인인증서 폐지 올해 안에 현실화

    공인인증서 폐지가 올해 안에 현실화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30일부터 입법예고하고 40일간 일반 국민과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이 개정되고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된다. 과기정통부는 공포부터 시행까지의 기간 중 하위 법령을 정비할 예정이다. 국회 내에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법안을 논의하는 것은 국회 권한이므로 정부가 시행 시기나 통과 전망을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법안 마련 과정에서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고,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기존 공인인증서 제도 및 관련 규제를 대폭 폐지하고, 민간 전문기관을 통한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제를 도입해 다양한 전자서명 기술·서비스가 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전자서명산업 발전과 국민들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수단을 제공하는 등 인터넷 이용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공인·사설인증서 사이의 구분을 폐지하고 전자서명으로 통합해 차별을 없애고 동등한 법적효력을 부여한다. 법령의 규정이나 당사자 간 약정에 따른 전자서명은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고, 그 외의 전자서명도 전자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명으로서의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않도록 해 전자서명의 법적 효력을 명확히 했다. 개정안은 또 전자서명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제’를 도입한다. 과기정통부장관은 전자서명에 관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기준 등을 고려해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을 마련해 고시할 수 있으며, 전자서명인증사업자는 평가기관의 평가와 인정기관의 확인을 거쳐 해당 전자서명인증업무가 운영기준을 준수한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현행 제도와 같은 수준의 가입자·이용자 보호장치를 유지토록 했다.이에 따라 증명서를 발급받은 전자서명인증사업자는 요금, 이용범위 등 포함된 업무준칙을 작성·게시하고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또 업무를 중단하거나 폐지하는 경우에도 가입자에게 해당사실과 보호조치를 사전에 함께 통보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다양한 전자서명수단 이용 활성화를 위한 조항이 포함됐다. 불가피하게 개별법령에서 특정 전자서명수단을 사용하도록 제한할 경우, 법률이나 대통령령 등 상위법령에 근거를 두도록 했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공인인증’으로서의 특권적 지위는 박탈되지만, 여러 인증수단 중 하나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인인증서로 획일화된 전자서명시장에 기술·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고,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수단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등 인터넷 이용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에 이어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개정안 전문은 과기정통부 홈페이지(www.msit.go.kr/업무안내/법령정보/입법·행정 예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의견이 있는 기관, 단체 또는 개인은 5월 9일까지 통합입법예고센터를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1999년 전자서명법으로 도입된 현행 공인인증서 제도는 과도한 정부 규제로 인해 전자서명의 기술·서비스 발전과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공인인증서 중심의 시장 독점을 초래, 국민의 전자서명 수단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작년 9월부터 관계부처 협의, 전문가 토론회,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 올해 1월 22일 규제혁신토론회에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 2월 초 시민단체, 법률전문가, 인증기관 등이 참여한 4차 산업혁명위원회 규제·제도혁신 해커톤과 법률전문가·이해관계자 검토회의 등을 거쳐 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차 ‘지주사’ 대신 ‘오너일가 지분매입’ 정공법

    현대차 ‘지주사’ 대신 ‘오너일가 지분매입’ 정공법

    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추진 MK 부자, 모비스 지분 직접 매입 4조~5조 들 듯…양도세만 1조 그룹측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 공정위 “시장 요구 부응, 긍정적”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지 못했다. 계열사가 계열사 꼬리를 무는 순환출자는 오너 일가가 이른바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주문해 온 만큼 현대차그룹의 ‘숙제 제출’은 예정된 순서였다. 그런데 적어 낸 답안지가 다소 의외다. ‘지주사 전환’이 아닌 ‘오너 일가 지분 직접 매입’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에도 돈이 많이 들지만 후자는 더 많은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78%를,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 33.88%를, 기아차가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갖고 있는 구조다.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털어내면 연결고리는 자연스럽게 끊어지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내지는 지배적 계열사가 되는 셈이다. 정몽구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이 거의 없다. 현대글로비스 주식만 23.3%를 갖고 있다. 따라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 정 회장 부자(父子)는 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가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다. 증권가는 정 회장 부자가 해당 지분을 사들이는 데만 4조 5000억원(27일 종가 기준)가량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등을 팔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식 처분에 따른 양도소득세만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화되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부품 사업에 더 집중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를 제고하자는 측면에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면서 “지분 거래까지 마무리되면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 주가는 이날 급등했다. 구체적인 개편 시점은 7월 말이 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안이 각사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고 현대모비스 주식 변경 상장,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 추가 거래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전환 대신 지분 매입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은 후계 구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대차그룹 측은 “승계 작업을 병행하려면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대주주가 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면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며 개편 이후에도 정 회장이 그룹의 대주주 또는 지배적 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주사 대신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한 데 대해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정부가 지시한 순환출자 구도를 모두 해소하면서도 가장 간편한 길을 택한 듯하다”면서 “앞서 삼성물산의 인수합병 학습효과 등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로 인해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대주주 지분 거래 과정에서 적법한 비용을 부담한 건지에 대해 엄격한 사회적 잣대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대차그룹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데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짧게 논평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손 꼭 잡고’ 유인영, 테이블 위에서 윤상현 유혹 ‘아슬아슬’

    ‘손 꼭 잡고’ 유인영, 테이블 위에서 윤상현 유혹 ‘아슬아슬’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유인영의 도발적인 테이블 유혹이 포착됐다.28일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측은 윤상현, 유인영의 아슬아슬 긴장감 넘치는 투샷을 공개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아내 현주(한혜진 분)와 평화롭게 가정을 꾸리며 살던 도영(윤상현 분) 앞에 첫사랑 다혜(유인영 분)가 나타나 긴장감을 자아냈다. 더욱이 다혜는 도영(윤상현 분)이 건축가로서 재기의 발판이 될 JQ 신축 설계의 책임 이사로 등장,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도영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현주는 도영을 위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충격 고백을 전해 얽히고 설킬 세 사람의 관계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가운데 윤상현과 유인영의 은밀한 밀실 대화가 포착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한층 더 과감해진 유인영의 도발이 담겨 있어 시선을 강탈한다. 유인영은 윤상현의 바로 앞 테이블에 걸터앉아 윤상현을 내려다 보고 있다. 윤상현을 은근히 도발하는 듯 아찔하게 드러낸 유인영의 뒤태가 보는 이들의 숨을 멎게 할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런가 하면 오묘한 빛이 반짝이는 밀실의 분위기와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모습이 어우러지며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윤상현은 굳은 자세로 정면만을 응시한 채 유인영의 시선을 피하려 하고 있다. 반면 유인영은 이 상황이 흥미롭다는 듯 더욱 바짝 윤상현에게 다가서고 있다. 입가에 흐르는 유인영의 미소에서 여유가 흘러 넘친다. 과연 두 사람이 이토록 은밀한 대면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극중 아내인 한혜진을 향했던 윤상현의 굳건한 믿음이 계속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극중 도영을 향한 다혜의 유혹이 더욱 과감하고 거침없어질 것”이라며 “더불어 이 장면을 통해 그토록 다혜가 도영을 옭아매려 한 진짜 이유가 밝혀지는 동시에 다혜가 도영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넬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질 것이니 방송을 통해 확인 해달라”고 전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2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In&Out] #Me Too, 우리는 몇몇 괴물이 아니라 구조를 바꾼다/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In&Out] #Me Too, 우리는 몇몇 괴물이 아니라 구조를 바꾼다/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여성들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 놀란 것은 그녀의 용기였지 내용이 아니다. 여성에게 미투 뉴스는 전혀 낯설지 않은, 꺼내기 힘들었던 내 기억과의 고통스러운 대면이다. 그의 기억이 나의 기억으로 이어져, 그 목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용기는 언론과 SNS, 각자의 공동체에서 오랫동안 닫았던 진실을 꺼내 드는 증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변화를 여는 목소리에, 세상의 질서가 무너지기라도 하듯 ‘사이비 미투, 모든 미투는 정당한가, 남자들의 자구책은 펜스룰뿐, 공작, 변질…’이란 말들이 떠다니며 한 치의 변화조차 용납하려 들지 않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세상의 질서란 무엇일까.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나를 존경하는 이에게, 힘이 약한 이에게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마음껏 전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바로 오늘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그 질서인가.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개인의 고통은 조직의 목표를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씨 뿌리는 수컷의 본능’이 마땅한 것으로, 성희롱 언사에도 분위기를 깨지 않고 웃는 것이 예의라고 일상을 관장당해 왔다. 법에 호소했지만, 오히려 조사과정에서 더 참혹하게 조사를 받고 그 이후에 역고소를 당했던 피해자와 죄를 짓고도 유유히 풀려나던 날의 가해자에게 이 나라는 과연 같은 나라, 같은 법이 적용되는, 같은 국민이었을까. 그렇게 이 나라의 법은 성폭력의 가해행위를 용인하고,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 삼으며 성폭력을 연애관계로, ‘마땅히 따르고 지켜야 할’ 것으로 둔갑시키곤 했다. 견뎌야 했던, 감춰야 했던 개인의 진실을 밟고선 이 땅의 질서는 마땅히 더 크게 흔들려야 한다. 이제 와 성폭력의 문제를 몇몇 ‘괴물’의 문제로 봉합하고 떼어내려 하지만, 그 규범과 질서 속에 성폭력을 저지르는 ‘괴물’을 용인하고 두둔하고, 키워 왔던 조직의 문화와, 법률이, 그 해석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괴물은 개인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죄어 온 조직이며, 사회이자, 규범이다. 이제 겨우 두 달이 되었을 뿐인 미투 운동에 가해지는 백래시(반격)며, 요란한 정부의 발걸음을 보면서 이제는 바뀐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변한 것은 목소리를 내었던, 그에 귀 기울였던 이들의 각성과 용기일 뿐 놀랍게도 세상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유엔의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부의장의 “성폭력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의지이지만 7년 전 CEDAW에서 지적했던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걸 보고 한국 정부에 의지가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사법시스템은 여전히 가해자들 편을 들고 있다”는 얘기처럼. 폭행과 협박의 동반이 있어야만 성폭력이 됨을 얘기하는 법률, 기울어진 해석을 하는 사법시스템, 피해자가 조직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가해자가 지지받는 조직문화와 피해자가 되레 역고소를 당하는 상황,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는 넘쳐나는 정부의 대책들을 이 모든 사회가 의지를 갖고 바꿔 가야 한다. 왜 말할 수 없었는 가를 주목하면, 삭제시켜야 할 우리의 제도와 문화가 보인다. 이제 겨우 용기 낸 목소리가 변화를 여는 것으로 의미화될 때, 말할 수 있는 조건은 비로소 시작된다. 더 이야기하자. 이 싸움의 끝을, 우리가 바라는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하는 것은 단 몇몇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공기처럼 옥죄어 왔던 아주 오래된 규범과의 싸움이니까.
  • 병영 내 미투 한 달 반 새 13건 접수

    “2차 피해 우려 피해자 신고 주저” 병영 내 미투 신고가 최근 한 달 보름 동안 모두 13건 접수됐다. 군 당국은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들 중 1명을 구속하는 등 신속히 수사 및 징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상명하복이 엄격한 군 조직 내에서 그동안 남성 상관들에 의한 여성 부하 상대 성폭력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는 점에서 미투 신고가 13건에 불과한 것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방부가 병영 성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달 설치한 ‘성범죄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는 지난달 12일부터 모두 13건의 성폭력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유형별로는 성희롱 8건, 강제추행 3건, 준강간 1건, 인권침해 1건 등이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남성 상관이 여성 장교, 부사관, 군무원 등에게 사무실이나 회식 자리에서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술자리에서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피해자는 대부분 초급 여성인력으로, (성폭력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지휘계선상에서 발생했다”며 “피해자를 보호한 가운데 공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F는 피해 여군들이 여전히 신고를 주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일선 부대 상담관을 통해 적극적인 신고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 전역한 여성 간부들의 신고 창구도 새로 개설했다. 국방부는 “성폭력 피해자가 망설임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도출하는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군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군 부사관급 이상 여성 간부는 전체 간부 중 5.9%, 1만여명에 이른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김정은 첫 訪中] 7년 만에 재개된 北·中 ‘기차 외교’

    [김정은 첫 訪中] 7년 만에 재개된 北·中 ‘기차 외교’

    김정일 방중 때 사용 열차와 달라 새로 제작한 집무용 객차 가능성 김정은, 댜오위타이 국빈관 숙박 하루 숙박료 5350만원 ‘최고급’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우고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특별 열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에 사용한 열차와는 다른 열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열차는 김 위원장 집권 후 새로 제작한 집무용 객차일 가능성이 크다. 27일 베이징역에서 포착된 북한 열차는 김 국방위원장이 이용한 ‘1호 열차’와 외형이 거의 흡사했다. 열차 앞부분에 붉은 번호판이 부착돼 있고 녹색 바탕의 객차 옆면에 노란색 선이 그려져 있어 당초 이 열차는 김 국방위원장이 2000~2011년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던 당시 사용했던 열차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 열차의 정면에 부착된 고유번호는 김 국방위원장의 열차 번호였던 ‘DF11z-0001A’가 아니라 ‘DF11z-0002A’다. 특히 앞쪽 옆면에 기차의 속도를 뜻하는 문자가 한자인 것으로 볼 때 중국에서 김 위원장을 위해 선물했거나 제공한 열차일 가능성이 크다. 기차 주변에는 중국어 표지가 곳곳에 붙어 있다. 김 국방위원장의 열차에는 한자가 아니라 한글이 적혀 있었다. 실제로 김 국방위원장의 집무용 객차는 현재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유품관에 전시돼 있다. 이번에도 북한 최고 지도자가 특별 열차를 이용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북·중 간 ‘기차 외교’가 재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북한이 효율성이나 외교적 일반 관례에서 벗어난 기차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북한식 외교에서 기차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월한 지위를 나타내는 ‘우위(優位)의 상징’이어서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열차는 중국의 국공내전 때 북한이 중국을 지원했다는 상징”이라며 “중국의 모든 관련 기차 노선을 정지시켜야 하는 복잡한 절차와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만 그런 편의를 제공하던 특별한 대우”라고 강조했다. 김일성 주석 시절에는 기차에 오른 뒤 중국에 방중을 통보하기도 해 북·중 관계에서 우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2011년 취임 이후 첫 공식 외국 방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국가원수급’ 의전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리무진과 버스, 구급차 등 20여대의 차량 행렬이 베이징 도심을 통해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이 묵은 댜오위타이 18호각은 하루 숙박료가 5만 달러(약 5350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숙소다. 그럼에도 경호나 의전은 선대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때 김여정 방중설이 나돌았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10년 5월 방중 때 랴오닝성 단둥역 주변에는 200여명의 군경이 배치됐고, 다롄에서는 승용차 10대와 중형버스 10대에 구급차까지 지원됐다. 톈진~베이징 구간은 120㎞ 고속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베이징 중심가를 지날 때는 30분간 왕복 10차로 중 5차로를 제공했다. 통상적인 국빈 방문 때는 2차로만 통제돼 왔다. 김일성 주석이 1991년 난징을 방문했을 때는 역에 레드카펫이 깔렸고, 시민들은 인공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은 김 주석이 묵는 호텔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연구비 수억원을 쌈짓돈처럼 쓰다 쇠고랑 찬 사립대 교수

    지도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부풀려 신고하고 그 돈을 갈취한 한 사립대 교수가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양대 교수 한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정부와 기업 연구과제 29개를 수행하면서 대학원생 연구원의 월급을 일부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모두 6억 4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을 허위 기재해 산학협력단에 인건비를 청구하기도 했다. 한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에게 같은 비밀번호의 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이 통장을 선임 연구원이 모아 관리하도록 했다. 이후 산학협력단에 연구원 인건비로 학생당 석사 과정 월 180만원, 박사과정 월 250만원을 청구하고 실제로는 석사과정 학생에게 월 30만~70만원, 박사과정에게는 월 90만~100만원만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씨는 연구비 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 등을 돌려받는 일명 ‘카드깡’으로 약 28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연구비 카드로 문구점에서 잉크토너 등을 구매하면서 물건값보다 과도한 금액을 결제했다. 해당 문구점 사장은 실제 금액보다 더 결제된 차액으로 한씨가 원하는 신발, 골프의류 등을 대신 구입해 전달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문구점 사장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겼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인도 여성 최초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실화…‘당갈’ 예고편

    인도 여성 최초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실화…‘당갈’ 예고편

    인도 역대 최고 흥행작 ‘당갈’(레슬링을 가리키는 힌디어)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전직 레슬링 선수 ‘마하비르 싱 포갓’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포기한 선수다. 아들을 통해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 그의 희망은, 딸 넷이 태어나면서 좌절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두 딸이 동네 또래 남자아이들을 흠뻑 혼내고 들어온 것을 보고 잠재력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 특별한 레슬링 특훈이 시작된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조롱에도 첫째 기타와 둘째 바비타는 아버지의 훈련 속에 재능을 발휘한다. 그들은 승승장구 승리를 거두며 국가대표 레슬러로까지 성장해 마침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하지만 연이은 패배가 이어지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된다. 영화 ‘당갈’은 두 딸을 인도 최초의 국제대회 여성 레슬링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아버지의 성공 신화를 그린 감동 실화다. 이 작품은 인도 역대 최고 흥행작인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를 가뿐히 제치고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두 딸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특훈과 함께 건장한 남자아이들을 시원하게 제압하는 첫째 기타의 경기장면, 또 ‘당갈 당갈’이라는 중독성 넘치는 노래 가사가 어우러져 극의 넘치는 에너지를 예상케 한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에서 레슬러로서 성장하는 두 딸을 통해 아빠가 이루고자 했던 금메달의 꿈을 이루게 될지 궁금케 한다. 특히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르 칸이 ‘세 얼간이’,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등으로 세운 흥행 기록을 다시 넘어선 점 또한 눈길을 끈다. 레슬러 딸 역에는 3000명이 넘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파티마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 등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수개월간 직접 레슬링을 배워 실제 국가대표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당갈’은 4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161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스승이 없는 사람들/박상숙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스승이 없는 사람들/박상숙 문화부장

    ‘내가 해봐서 아는데….’최근 영어의 몸이 된 전직 대통령의 ‘유행어’(?)다. 한밤 구치소로 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른 건 최근 ‘미투 태풍’에 낙엽처럼 떨어진 거장들의 몰락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3평짜리 독방에 갇힌 그는 누구나 알다시피 자수성가의 상징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민생 현장에서 만난 청소부, 호떡장사, 식당 주인 등에게 늘 저 문구로 시작하는 훈수 아닌 훈수를 늘어놨다. 저 말에는 ‘(고생이든 뭐든)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유아독존식의 자신감이 담겨 있다. 남자들은 늘 가르치려 든다며 신조어 ‘맨스플레인’이 만들어진 것처럼 성공한 남성들은 경청보다 훈수 두기에 바쁘다. 여기에 나이까지 들면 병은 더 깊어진다. 일가를 이룬 인물일수록 ‘전능자’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아무 말이나 해대는 것이다. 비리 혐의로 투옥된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미투 가해자가 된 고은, 오태석, 이윤택, 김기덕이나 미투 바람을 조롱한 소설가 하일지와 진보 경제학자 윤소영 등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빛나는 시간을 바치고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이다. 그랬던 청춘들인데, 왜 ‘꼰대’나 ‘개저씨’가 돼 스스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걸까. 최근 읽은 ‘속국 민주주의론’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일본 사회를 총체적으로 분석, 비판한 이 책은 일본에서도 ‘왕년에 잘나갔던 할아버지들’이 말썽을 일으키는지 이에 대한 진단도 담았다. 저자들은 ‘단나게이’(旦那藝)의 소멸에서 원인을 찾는다. 단나게이는 성공한 사람들이 여가로 배우는 전통 무용·소리나 무예 등을 말한다. 예로부터 일본에선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도달한 사람은 50세쯤 되면 단나게이를 익혔다. 인간은 정기적으로 꾸지람을 들어 가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자각해야 지성이나 감수성을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다. 단나게이는 원로들을 다시 ‘초심자’로 만들어 에고가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문화적 장치였다. 나이가 들어 높은 지위에 오른 권위자일수록 스승이 없으니 전능자가 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릴 수 없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장년층과 노년층 남성들을 향해 “무엇이든 배우라”고 역설한다. “어렵고 도전이 되는 환경과 일은 겸손을 가르친다.” 천재적 배우로 통하는 미국의 말런 브랜도도 생전에 일부러 질책받을 위치에 자신을 둔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분야에서 왕이 된 사람들일수록 스스로 가장 ‘바보’가 되는 상황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도 개선장군을 맞으며 ‘메멘토 모리’를 외치고, 솔로몬왕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늘 가슴에 새겼다고 한다. 자아가 암세포처럼 증식하고 팽창하는 것을 경계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지혜였다. 오래전 지방 법원 판사로 근무하고 있던 지인과의 대화가 떠오른다. 3년차 판사였던 그는 검도를 배우려다 만 사연을 들려주며 푸념했다. “사범도 수련생도 다 젊은데, 나보다 어린 애들 앞에서 지적을 계속 받으니까 쪽팔려서 못하겠더라고.” 학창 시절 새것을 배우려는 겸손함과 호기심으로 충만했던 그가 고작 법관 생활 몇 년 만에 그야말로 ‘영감님’이 된 것이다. 초심자의 길을 포기하면 에고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는다. ‘너희들이 뭘 알아, 내가 다 안다’는 오만과 편견 속에서 갑질과 경거망동이 자라나는 것 아닐까. 노년의 삶을 안전하고 품위 있게 영위하려면 ‘영원한 학생’을 고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okaao@seoul.co.kr
  • ‘땅콩 회항’ 논란 조현아 경영복귀 초읽기

    ‘땅콩 회항’ 논란 조현아 경영복귀 초읽기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만간 호텔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26일 항공·호텔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다음달 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콩 회항’ 사건 직후인 2014년 12월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지 3년 4개월 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집행유예 확정 이후 꾸준히 나왔다. 그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내던 조 전 부사장은 올해 1월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며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하는 분위기가 흐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확한 복귀 시점이나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6·13 선거현장] 충북지사 물갈이냐, 3선이냐

    [6·13 선거현장] 충북지사 물갈이냐, 3선이냐

    6·13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3선을 준비하는 이시종 현 지사와 도전장을 내민 새로운 후보로 열기가 뜨겁다.이 지사는 지난 8년간의 도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3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충북호’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희망의 땅, 기회의 땅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고 노련한 1등 선장에게 계속 맡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10회로 관료 출신인 이 지사는 1995년 충주시장 선거에 이어 국회의원, 도지사 등 과거 일곱 차례 선거에서 모두 당선됐다. 그러나 당 안팎의 도전자 견제도 만만치 않다. 재선 당시 이 시장이 선거 26일 전에야 출마 선언을 한 것과 달리 이번엔 선거 86일 전에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일단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오제세 의원이 지난 1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충북 청주시에서 17대부터 내리 4선 의원을 하고 있는 오 의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행시 11회 출신인 오 의원은 당내 ‘경제통’으로도 불린다. 오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이 지사는 8년 하셨고 저는 처음 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천 화재 참사의 1차 책임은 이 지사에게 있다”, “(당선되면) 예산 낭비인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취소하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오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현역 의원 출마 자제 기류에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민주당 후보 접수까지 마쳤다.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박경국 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공천을 확정했다. 행시 24회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오랜 기간의 행정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충북에서 다년간 공직 생활 끝에 부지사까지 올랐고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제1차관을 지냈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서 “낡고 고루한 행정으로는 충북의 희망을 찾을 수 없고,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과 함께 한국당 후보로 경쟁하던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탈당 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로 입당해 도지사 후보로 등록했다. 기업인으로 활동해 온 신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삼국지 조조무덤 발견...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에도 가짜 논란은 여전

    삼국지 조조무덤 발견...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에도 가짜 논란은 여전

    중국 허난성의 평원지대에서 발견된 고분이 삼국지 위나라의 시조인 조조(155∼220)의 묘로 최종 확인됐다.26일 중국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허난성 문화재고고연구원은 허난성 안양현 안펑향 시가오쉐촌에 위치한 동한시대 무덤군에서 조조와 조조 부인 2명의 무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난성은 2009년 12월 이 지역 무덤군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조조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무덤을 발견, 연구 분석 작업을 진행해왔다. 발굴팀은 고무덤 주변의 분토 기반, 천도통로, 동부 및 남부 건축물 등을 포함한 주요 구조를 밝혀내고 조조와 맏아들 조앙의 모친 류씨, 다른 아들 조비, 조식의 모친 변씨가 매장돼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묘원 안에서는 모두 남성 1명, 여성 2명 등 3구의 유해가 발견됐는데 이중 남성 유해는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60세 전후의 나이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덤 구조와 소장품, 역사 기록 등을 분석해 이 남성이 조조라고 결론을 내렸다. 삼국지 위서에 조조의 정실부인 변씨가 70세 전후에 숨진 뒤 조조 묘에 합장됐다는 기록에 따라 여성 노인 유해는 변씨인 것으로, 젊은 여성 유해는 일찍 숨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첫째 부인 류씨인 것으로 추정됐다. 주묘 부근에서 발견된 작은 묘혈은 당시 전사한 뒤 시신을 찾지 못한 조앙의 의관총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국지 위서의 무제기에는 건안 23년(218년) 노년기의 조조가 자신의 장지로 메마른 고지대를 골라 분봉을 하지 말고, 나무도 심지 말며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라는 영을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발굴단장 판웨이빈 연구원은 아들 조비가 부친의 유지를 지키지 않고 성대한 장례를 치렀으나 후대에 도굴되는 것을 우려해 묘지 부근에 세웠던 건축물을 철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시 장례 규격으로 보면 황제 1급에 해당하는 장례였다. 삼국지에서 유비, 손권에 맞선 간웅으로 그려진 조조는 후한 조정을 장악해 제도를 정비하고 인재를 등용해 세력을 크게 확대했으며 스스로 위왕으로 봉하면서 황제와 마찬가의 권력과 위세를 행사했다. 조조는 220년 낙양에서 죽은 뒤 무왕의 시호를 받고 업성의 고릉에 묻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조 사후 조비가 위왕의 지위를 계승한 뒤 헌제로부터 선양을 받아 위나라 황제가 됐고 조조는 무황제로 추존됐다. 조조 무덤이 맞다는 중국 당국의 결론에도 진위 논란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분묘 발견 후 중국의 고고학자들은 출토된 비석 글씨가 현대의 것과 유사하고 조조 생전에 쓰지 않았던 ‘위무왕’이란 명패가 나타난 점을 들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함께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바꿔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성명서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건은 만연한 권위주의와 억압적 위계 구조의 산물”이라고 적시하며 이를 조사하고 지지하는 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성폭력 폭로 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의 방아쇠를 당긴 건 문화예술계였다. 지난달 14일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에 대한 성폭력 고발 후 미투 운동은 폭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조사단’(특조단)은 관가에서 주시받는 ‘핫한’ 조직이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시한부 조직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관심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정부 기관 세 곳이 합작한 첫 기구라는 점에서다.특조단장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부단장은 현완교 문체부 감사관이 맡았다. 조형석 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장 등 인권위 공무원 3명, 조현나 문체부 서기관 등 문체부 공무원 3명, 여가부 산하 서울해바라기센터가 공조한다. 특조단 직무는 문화예술계 실태 조사뿐 아니라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고발 조사-가해자 수사 의뢰-피해자에 대한 심리·법률적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백서 발간 및 제도적 개선이 핵심이다. 특조단이 급조된 기구라는 점은 특조단 조사관들도 인정한다. 아직 공식 예산이 편제되지 않아 문체부의 예비비가 우선 투입되고, 피해자 조사실 등 사무 공간과 인력 지원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사 총괄을 맡은 조형석 과장은 21일 “이전부터 구상된 게 아니라 폭발적인 미투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만들어졌다”면서도 “성폭력 사건들의 공소시효 완성과 상관없이 사건 자체를 규명하고 법적·제도적 개선까지 수립하는 사후 업무까지도 포괄해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까지 특조단이 조사에 착수한 문화예술계 성폭력(성희롱·성폭행·강제추행) 사건은 12건에 달한다. 사건 접수 후 조사 여부 결정까지 신속히 이뤄진다. 특조단이 판단하는 ‘골든타임’은 만 48시간이다. 기획팀장인 조현나 서기관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특조단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 확보 차원에서 신속히 사건 조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단 한 건도 소홀히 다루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조단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일반 사회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조형석 과장은 “일반적인 성폭력은 위계 구조상 일대일로 발생하지만 문화예술계의 경우 한 명의 가해자에 피해자가 다수이고, 도제식 문화 속에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연출가 이윤택 사례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20여년 동안 17명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 캐스팅 권한을 쥔 연출가 혹은 예술감독이라는 지위와 상명하복식 지시를 받는 배우(단원)라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나오는 위력이 작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은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해 온 피해라는 점이다. 조형석 과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명확한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거나 폐쇄적인 영역 내 도제식 영향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고, 위계가 모호하거나 사적 관계 속에서 보호 주체가 불분명한 점 등은 향후 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특조단 측은 출범 후 문화예술단체들과 가진 비공개 릴레이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쇼잉하지 말라”는 당부였다고 전했다. “특조단 출범을 정부의 전형적인 전시 행정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았어요. 형식적이거나 관료적으로 사건에 접근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특조단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끝까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백서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공동 목표가 됐습니다.”(조형석 과장·조현나 팀장)특조단 활동 기간인 100일이 끝나도 제보된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끝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리 절차도 확정됐다. 중대 사안의 경우 사법 당국으로 수사를 이첩하지만 그보다 약한 행위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해당 단체에 대한 감사, 가해자 징계 및 지원 배제 등 사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조형석 과장과 조현나 팀장은 “미투 운동은 거대한 빙산 밑에 감춰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과 관점을 바꿔 나가는 변혁으로 이해한다”며 “조사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폭력의 실체들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경력씨의 하소연… “보고서·칸막이가 공공의 적”

    [커버스토리] 나경력씨의 하소연… “보고서·칸막이가 공공의 적”

    민간 경력자 일괄채용제도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전문 인력이 1000명을 돌파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부처별로 선발하는 개방형 직위나 특별채용 인력이 계약직이 대부분이라 공직사회에 잠시 머무는 ‘철새’에 가깝다면 민간 경력자들은 여느 공무원과 처우나 신분이 같아 ‘텃새’로 커 나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민간 경력자와 기존 공직사회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제도 시행 초기인 탓에 민간 경력자들이 ‘반민반관’(半民半官)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는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의 틀을 깨야 한다. 민간 경력자 일괄채용제도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봤다. “아니, 그 좋은 삼성전자를 왜 그만둬요? 연봉이 반 토막 날 텐데 괜찮겠어요?”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12년 동안 일하다 2012년 민간 경력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들어온 유재영 지역경제총괄과 사무관(5급)은 지금도 면접시험 당시가 생생히 기억난다고 한다. 자신의 경력을 정부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등 직무 관련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5명의 면접관 모두 삼성전자를 그만둔 이유를 물어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비해 박한 공무원 연봉을 두고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도 많았다고 한다. 유 사무관은 “솔직히 돈 때문이었으면 민간 경력직 채용에 응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LG전자 등 경쟁사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삼성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우리나라 산업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공직사회에는 유 사무관처럼 민간 경력직으로 채용된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 직원부터 변호사, 경제학 박사 등에 이르기까지 출신은 다양하지만 민간 경력직 도전 이유는 한결같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보다 국가와 국민이 먼저’라는 것이다. 게임업체에 근무하다 2015년 민간 경력직에 합격한 윤복근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과 사무관은 “민간 기업은 사장이나 주주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일하니까 좀더 명분 있고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입사한 윤태운 가맹거래과 사무관도 “직접 법과 제도를 만들거나 개정하는 부분으로 업무를 확장해 보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취업준비생들이 ‘정년이 보장된 안전한 직장’이라는 이유로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업무량이 많아 야근을 밥 먹듯 하고 민간 기업에 다닐 때보다 연봉도 줄었지만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에 다니다 2015년 산업부에 입사한 류창환 에너지안전과 사무관은 “현장에서 느낀 점들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면 정책이 좀더 현실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공무원에 도전했다”면서 “직접 만든 정책이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을 때 받는 성취감이 민간 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다 온 민간 경력직들이 공직에서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통계학 박사인 전우철 공정위 경제분석과 사무관은 자산운용사에 다니다 2014년 공정위로 옮겼다. 전 사무관은 ‘공정위 업무에 통계학이 왜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공정위 주요 업무가 기업들의 담합 행위나 대기업의 지위 남용 행위를 적발하는 것인데 이런 불법 행위를 저지르면 기업 수익이나 제품 가격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업의 재무제표 등 각종 통계를 분석해 이런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것이 업무”라고 소개했다.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도 공직사회 적응에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하는 시스템’이 민간기업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소속 A사무관은 “민간은 프로젝트의 성과가 중요하지만 공무원은 법령 준수 등 절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업무를 보기가 까다로웠다”면서 “사기업은 신입이든 경력이든 사원을 뽑으면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하지만 공직사회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했고 사수로부터 배우는 도제식이어서 업무 파악에도 한참 걸렸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B사무관은 “예전에 다니던 기업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다들 도와서 일을 처리했다”면서 “하지만 정부부처는 국 밑에 과, 과 밑에 계가 있어서 공무원마다 맡은 업무가 명확히 구분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협업은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회부처 소속 C사무관은 공직사회 적응이 힘든 이유로 ‘보고서’를 꼽은 뒤 “민간에서는 주로 말로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으로 보고를 하는데 공무원은 반드시 정해진 틀에 맞춰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됐지만 아직도 보고 절차가 복잡해 업무를 보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이른바 ‘공채 순혈주의’도 아직은 넘기 힘든 벽이다. 나이와 경력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합격 후 각 부처로 뿔뿔이 흩어지는 민간 경력자들은 서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애환으로 꼽힌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특별히 텃새라고까지 말하기는 그렇지만 공직사회는 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으로 나뉘는 기수 문화가 여전하다”면서 “민간 경력직은 고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7급이나 9급 공채도 아니기 때문에 기수 문화에서 소외된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조직 내에서는 때로는 ‘외딴섬’처럼 비쳐지고 있고 아직은 ‘우리만의 길’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회부처의 E주무관(7급)은 “5급은 5급대로 7급은 7급대로의 길이 있지만 민간 경력직은 아직 역사가 짧고 인원이 적다 보니 그런 길이 없어 안타깝다. 해외연수 등 일부 경쟁에서 배제된다는 느낌도 있다”면서 “업무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조직에서 눈에 띄게 차별을 당한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아직은 민간 경력직들이 기존 공무원과 하나가 되기에는 넘기 힘든 벽이 있다고 느낀다”고 토로했다. 민간 경력자 출신들의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혁신처 관계자도 “어느 부처에 가든 다른 공채 입사자에 비해 수적으로 소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책임감의 무게도 적지 않다고 한다. F사무관은 “공무원이 된 이후 말과 행동이 조심스러워진 부분은 어찌 보면 단점”이라면서 “민간에 있을 때는 어떤 말을 해도 개인 의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여겨져 책임감이 많이 따르고 항상 긴장하고 준비를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G사무관은 “정부 정책이라는 게 가계,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전체는 물론 다른 나라의 입장까지 생각해 갈등을 조정해야 해 민간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예산을 따내고 법을 만들어서 국회에 대응하는 업무도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렇듯 책임감은 커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는 미흡하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성과 중심인 사기업의 경우 자신의 능력에 따라 연봉 인상, 승진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지만 공직은 여전히 연공서열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H사무관은 “공직에서는 해외 유학 등 일부 보상이 있기는 하지만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약하다”면서 “민간 경력직 도전을 고민 중인 후배들 중에 창의적, 도전적, 성과지향적인 사람이라면 민간 기업에 남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자치광장] 용산구 치매안심마을에 대한 기대/김연식 서울 용산구 행복드림담당관

    [자치광장] 용산구 치매안심마을에 대한 기대/김연식 서울 용산구 행복드림담당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화 ‘벤허’의 주인공 찰턴 해스턴,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가장 미국적인 대통령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로널드 레이건.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한 시대를 풍미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지위에 오른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역사적 평가가 따르는 인물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치매관련 증상으로 말년을 힘겹게 보냈다는 것이다. 엄청난 부와 명예가 있고 명망이 높아도 치매는 구별 없이 찾아와 인간의 비극적인 말로를 맞게 한다. 치매는 기억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장기적으로 점차 감퇴해 일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주는 넓은 범위의 뇌 손상을 의미한다. 의학적인 해석은 뒤로하고 인간의 삶은 결국 살아가는 과정에 대한 본인과 가족, 지인들과의 기억의 공유라고 하겠다. 그런데 어느 날 평생 살아온 본인의 자취가 기억에서 지워지는 공포를 느낀다면 어떨까. 평균수명이 늘다 보니 치매노인을 돌보는 배우자나 자녀 또한 고령화돼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이른 바 노ㆍ노 케어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치매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고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통계는 우리를 더욱 암울하게 한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인 708만명으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치매환자는 72만명이다. 2030년에는 치매유병률 10%인 127만명까지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조속한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작년 9월,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발표했다. 치매노인에 대한 1대1 맞춤형 상담, 사례관리부터 돌봄, 치료에 이르는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용산구는 치매환자 증가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존의 통제·격리 위주에서 탈피하여 자율적인 일상생활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선진운영체계를 구축하고자 전국 최초로 치매안심마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문 의료인력을 포함해서 마트, 이·미용실, 영화관, 카페 등의 편의시설을 갖춰 치매노인들이 시설 내에서 최대한의 일상생활이 가능토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는 사업 성공을 위해 국내는 물론 치매정책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호그벡 마을과 일본 등의 사업모델을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 반드시 성공적인 한국형 사업모델이 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용산구민과 서울시민의 응원을 기대해 본다.
  •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분권 이뤄지면 4년 단임도 상관없어… 총리 역할은 확대돼야”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분권 이뤄지면 4년 단임도 상관없어… 총리 역할은 확대돼야”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 박홍기 편집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차선책’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단계적 개헌론’을 화두로 던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분권만을 담은 단계적 개헌도 해 볼 수 있다고 시사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총리의 역할을 충분히 존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며 “총리 역할이 지금보다 확대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야 4당이 주장하는 국회 선출 방식의 총리추천제는 아니지만 권력분산이라는 측면에서 야당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대통령 개헌안이 26일 발의되는데 여야 조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개헌에 대한 국민 지지가 굉장히 높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결단해야 한다. 논의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 일부를 나도 져야 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까지 개헌의 성공을 위해서 분투할 생각이다. →국민소환, 총리선출 등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 안을 반대하는데. -개헌은 국민과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개헌이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발의하면 그것이 정당 간 개헌 관련 논의를 추동하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모두 합의할 수 있으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또 다음에 또 하고 하는 게 순리다. 개헌과 관련한 각 정당의 말을 들으면 엄청난 틈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 발의안도 성안 과정에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보고서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토지공개념과 같은 아주 일부만 정파 간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뒤로 미루면 개헌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마련된다. →총리 선출 방식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데. -대통령이 총리 역할을 충분히 존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총리 역할이 지금보다 확대되는 게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가 현행 총리 선출 방식보다 진일보한 안에 합의할 수 있다면 저는 그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계적 개헌을 하자는 건가. -그게 차선이라는 것이다. 최선은 빨리 합의해서 지방선거에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정파의 지도자가 결단을 못 하고 시기 등에 합의를 못 하면 당장 할 수 있는 개헌안을 합의해 놓고 나중에 처리하자고 합의한 뒤 다음 기회를 보자는 것이다. →여야의 노력이 있다면 개헌 시기가 연기될 수 있나. -아직도 51% (합의)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설령 그게 안 되더라도 당장 4월까지는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 안이 발의되면 국회에서 표결해야 된다. 개헌 성공이 내 최고 관심사인데 그게 훼손될 수 있다. →시기가 연말까지라도 되면 가능하다는 건가. -차선이라는 거지 최선은 아니지만. →개헌에서 분권이 가장 핵심이라고 했는데. -현행 헌법이 87년 체제를 만들어 내면서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역할을 다했다. 더욱 발돋움하고자 헌법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그래서 개헌이 시대정신이다. →대통령 4년 연임과 같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분권이 이뤄지면 4년 단임이든 연임이든 관계없다. 이전에 5년 단임 개헌안을 만들 때도 너무 권력이 집중돼 있는데 장기집권하면 안 된다고 7년에서 5년으로 임기를 제한했다. 지금은 4년으로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분권이 확실히 이뤄지면 단임이나 연임이나 중임이나 별 관계 없으며 중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4년 연임도 좋다. 단 분권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가 포함된 것은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고유한 아이디어가 아니고 국회 자문 안에 들어 있던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국민이 대의민주주의만 갖고는 만족 못 한다. 그래서 실현가능한 직접민주주의 성격의 제도 도입이 민주주의를 좀더 활성화했다고 본다. 그런 것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안이다. →대통령 안이 부결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상황까지 가지 말고 그 이전에 합의를 하자는 것이다. 그럼 그 합의안을 갖고 대통령에게 이해를 구해 대통령 발의안을 철회한다든지 그런 논의를 할 수 있다. 지금 합의를 못 하면 결국 대통령안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을 수 없고 잘 안 되면 개헌에 어려움이 올 수 있으니 그 길로 가지 말고 합의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대통령 안에 대한 견해는. -똑같은 안이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야당의 협조를 받아야 개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에 현 시점에서 빠른 시간 내에 국회에서 합의안을 만들고 물론 합의안을 만들 때 대통령 안도 충분히 반영하는 토대에서 합의안을 만들면 대통령에게는 이해를 구할 수 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개헌안과 지방선거를 따로 하면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 또 돈도 더 든다.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일복이 많은 사람이라서 다른 의장에 비해 제가 일 폭탄을 맞았다(웃음). 제일 어려운 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다. 잘못하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다당제가 됐으니까 협치를 해야 되는데 협치의 수준이 충분하지 못했다. 의회 내에서 협치는 어느 정도 해 왔지만 의회와 정부 간 협치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그런 부분은 미흡했다. 그리고 작은 일일 수도 있지만 청소노동자를 국회직화한 것도 나로서는 보람 있는 일이었다. →교섭단체가 4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카운터파트가 늘어나는 거니까 힘이 들 거다. 그런데 오히려 양당 체제보다 이렇게 다당제가 더 국정운영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양당제는 서로가 비토(거부권) 파워가 있기 때문에 한쪽이 박차고 나가버리면 끝장이다. 이제 곧 4개가 되면 하나가 빠져도 셋이 하겠다고 하면 굴러가는 가니까. 국회 운영이라는 차원에서는 오히려 다당제가 양당제보다 좀더 낫다고 생각한다. →남북, 북·미 관계가 급변하고 있는데 어떤 생각인지. -북한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북) 제재이지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까지 3자가 모이는 상황까지 와서 그나마 참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 본다. 하루아침에 일괄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정말 아주 용의주도하게 하면서 (북한에) 속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이 잘한다고 평가한다고 들었다. 국민하고 소통하는 거라든지, 자신이 국민하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든지, 남북문제를 잘 관리하는 등 상당히 성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국회하고 협치가 잘 안 된다. 국회 책임도 있지만 청와대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잘하고 있는데 과정 관리에 좀더 잘하면 좋겠다.→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됐다. 불행한 역사를 막을 방법은. -불행한 역사를 ‘대통령 잔혹사’라고 얘기한다. 그런 것이 우리 헌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게 바로 개헌을 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한테 너무 많은 권력이 주어지고 경우에 따라 그 권력이 자신의 허물을 감추는 데까지도 활용이 되는 게 현 체제의 문제다. 대통령의 권한을 좀 내려놓아야 한다. →개헌안에 대통령이 권한을 내려놨다고 보이는 상징적인 것이 있나. -총리를 어떻게 하느냐, 장관을 어떻게 하느냐 그 부분을 빼놓고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내려놓았다. 감사원을 독립기관화한다고 하지 않나. 국가원수 지위를 삭제한 것도 실질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이 좀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금 야당은 옛날 여당이 하던 얘기를 180도 달리하고 있고 지금 여당은 또 그 반대로 야당 때 하던 걸 또 180도 바꾸고 있다. 180도 바꾸지 말고 90도씩만 바꿔라. 그럼 만나지 않느냐. 대한민국에 영원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다. 맨날 네가 여당 할 거 같으냐고 여야 의원들에게 말한다(웃음). →차기 의장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면. -인내심이 있고 협치를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차피 4개 교섭단체와 함께 의회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협치가 돼야 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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