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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아무리 비영리 조직이라 하더라도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그 부담은 스스로 안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수의 비영리 조직들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선한 동기만으로도 존재의 당위성을 부여받을 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영리조직들이 대부분의 운영 자금을 기부금이나 세금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도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의도한바 성과를 달성해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이다. 한국에서는 (사)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대표가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을 탄생시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빈곤층의 희망메신저’로서 20년 동안 환경운동을, 그 중 13년을 공익재생에너지 ‘나눔발전소’를 설립 운영하여 2018년 기준 30억원을 에너지빈곤층에게 기부하였다. 이는 중견기업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융비용을 제외한 순익의 50%는 에너지 빈곤층에, 50%는 발전소에 재투자를 실천하며 사익보다 공익 우선의 비영리단체로서의 사명을 오롯이 실천하고 있다. “10년 후 반드시 100억원의 이익을 내서 어려운 이웃 100만명을 살리고 싶다”는 그의 결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 민간과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영리와 비영리 영역을 넘나들며 공익을 실천하는 모범적 경영사례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전문성의 무기를 장착한 ‘나눔발전소’의 공익사업 성과에 시대를 앞서가는 김태호 대표에게서 시대정신과 애민사상을 엿 볼 수 있다. 편집자 주→환경, 재생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사회 첫걸음, IMF가 대한민국을 뒤덮던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시 가치있는 진로! 뭐 이런 고민을 했다면 배부른 소리였지요. 지금은 자원순환사회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미화 이사장이 제 둘째 누나인데요, 누님의 영향으로 20년 전, 유엔환경계획(UNEP)에 입사하게 되어 환경문제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현재의 저를 외길로 살아가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래를 리드할 이슈들을 분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된 것들이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입니다. 지구온난화로부터 닥쳐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는가? 태양과 바람으로 충분히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자본의 전력 장치산업에서 작은 태양전지로 필요한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민주적인 에너지 전환의 시대가 올 것인가? 이러한 시대 화두를 성찰하고 성찰하여, 마침내 저는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것이 시대의 진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을 통해 ‘에너지기본법’ 제정을 주도적으로 하셨는데요. -2000년 6월, 전국의 260개 시민단체가 모여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최초로 선언을 하고 당시 설립한 단체가 에너지시민연대입니다. 다가올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민인식이 낮은 상황이었고 관련 법률도 미비하였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한 조례를 서울특별시에 제안하여 2002년 대한민국 최초로 에너지기본조례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현재는 모든 지자체가 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례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에너지기본법’이 필요하였고, 저는 이 법률안의 작성을 주도하여 2005년 최종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관련한 개별법들이 통일된 철학 없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지향이 분명한 에너지법의 골간이 세워진 것입니다. 에너지기본법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에너지빈곤가구를 법률로 정의하였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에너지빈곤가구란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비용, 즉 광열비로 지출하는 가구를 의미합니다. 에너지가 의식주만큼이나 중요한 필요재이기에 이를 국가책임의 문제로 끌어올린 최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이 법률 제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국가기관입니다. 지금도 에너지빈곤가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요.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에너지의 날’도 이 때 제정되어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에너지기본법’ 제정 당시에 설립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우리 단체는 이러한 운동의 과정 중에 나온 결실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나 빈곤문제를 시민, 시민단체 스스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주체가 되고, 청정전력을 생산하는 행위도 하며, 재무적 재화를 스스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주권자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200여명이 발기하여 (사)에너지나눔과평화를 출범하고 햇빛과 바람으로 세상을 구할 방주 역할을 자임하며 그 첫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영리활동을 하는 비영리, 공익을 위한 비영리의 영리 그 첫 실험이 시작된 것이지요.→그럼, 대표님께서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단체를 설립하셨네요. -맞습니다. 사단법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대안적 환경경제단체입니다. 기존에 전례가 없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이면서 경제단체인 것이지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1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설치, 운영하여 원자력발전소 1기를 대체하고, 이를 통해 1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여, 1000만명의 빈곤가구를 재무적으로 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건립하는 발전소는 전력판매를 통해 당기순익의 50%는 에너지빈곤층 지원, 나머지 50%는 동일 목적의 나눔발전소에 재투자합니다. →이러한 사업배당이 가능한 단체의 구조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비영리 (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영리의 (주)나눔발전소, (주)불가리아나눔발전소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되며, 모든 영리법인의 주식은 비영리가 전량 보유합니다. 그리고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내에 총 21개 태양광발전소가 상황에 맞게 분리,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비영리의 이사회에서 의결합니다. 개인 지분이 없으니 개인배당도 없으며 비영리법인에 배당된 당기순이익은 전액 공익사업으로 사용합니다. →단체의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활동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태양광발전소인 ‘나눔발전소’를 직접 운영하여 온실가스를 줄이고 전세계 빈곤층을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지원프로그램 또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고효율 가전제품으로 디자인하여 지원사업에서도 에너지전환을 적용합니다. 셋째는, 타NGO와 기관의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운동을 지원하며, 해외지원의 거점구조를 지속적으로 개발합니다. 지난 13년간 우리단체의 활동 성과로는 환경분야에서 2018년까지 총 21기 7000㎾의 태양광 나눔발전소를 설치하여, 매년 1000만◇(키로와트시)의 청정전력을 생산하여 매년 2500가구에 전력을 상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있습니다. 둘째, 나눔발전소 전력판매 수익으로 2018년말까지 국내에서 총 4424 빈곤가구와 아동청소년 1120명, 16개 시설을 지원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 시작한 해외지원사업의 경우, 베트남과 몽골의 전기 미공급 8개 학교, 1개 병원에 풍력태양광병합발전시설을 지원하여 전기 없는 상황에 있었던 약 6만명의 해외 어린이들이 형광등과 선풍기, 컴퓨터의 수혜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몽골의 아스랄트 병원을 지원했을 당시, “캄캄한 수술실을 벗어나 아기가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는 간호사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단체의 국내외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의 누적 총액은 30억원 수준인데 향후 10년 내에 100억원 목표 달성을 확신합니다. →지난 2016년 11월 ‘그린애플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을 국내 비영리단체로는 처음으로 수상하셨는데요.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The Green Organisation´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유럽연합, 영국왕립예술협회, 영국환경청이 공식 인정하는 유럽 최고의 친 환경상으로 1994년부터 매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기관이 참가해 경쟁을 통해 선정합니다. 시민, 지자체, 기관 등 다양한 사회 주체와 함께 공익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햇빛전력을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저감에 기여한 것과 전력판매를 통한 순익의 100%를 다양한 에너지복지사업과 아동청소년 교육복지사업 등 국내외 빈곤층 지원사업을 통해 에너지를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적 권리로 보장될 수 있도록 기여했고,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킨 것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희망메신저 역할을 하시는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비영리의 영리활동은 투명성과 공정성에 철저하게 실천하여야 합니다. 영리사업만을 하는 기업보다 더 투명하여야 하며, 인허가, 부지확보, 입찰과정에서도 공정한 시장의 룰을 지켜야 합니다. 둘째, 영리사업의 지분은 단 1%라도 개인배당은 안되고 이익 전액을 공익에 사용하는 공익성입니다. 셋째, 비영리의 투자는 안정적이어야 후속 투자를 견인할 수 있는 레버지리 효과로 확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고의 기술과 투자전문성을 가져야 하기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태양광산업계가 어려운데,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태양광이 어려운 이유를 먼저, 모듈 등 주요 자재의 국산화 비율이 상당히 저조하다는데 있습니다. 즉 가격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정부의 연도별 보급비율이 낮고,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이 둘째 이유이고, 마지막으로 주민수용성입니다. 국산자재의 사용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국산제품 인지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시민단체도 이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협력한다면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는 현행 RPS(Renewables Portfolio Standard, 발전의무할당제) 제도 추진시 투자자의 투자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안정적 시그널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2012년 폐기한 FIT(Feed-In Tariff·발전차액지원제도)의 재도입을 통해 시장에 안정성을 주고 투자심리를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보완제도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임야의 임시사용허가 문제, 태양광발전의 경사도 규제, 1메가와트 이상 발전소의 의무고용 등 규제도 완화할 것을 정부는 적극 고려해 봐야 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견해는. -한 번의 사고로 국가의 백년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원전 설비가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사고는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원전의 경우 한 번의 사고가 국가 전체의 장기간 침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원전사고는 태양광 사고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원전은 지금 포기해도 60년 이상을 가동하여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타당하고 그래서 계속 추진하여야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김태호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1968년 경상북도 영덕군 출생 학력사항 2018.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식품산업관리학과 졸업(경제학 박사) 1997.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졸업 1995. 2 (서울)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1987. 2 (포항)대동고등학교 졸업 경력사항 현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주)나눔발전소 대표이사, (사)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 2000~2005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1997~2000 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 근무 2004~2007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전문위원 2007~2008 대통령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 전문위원 2017~현재 산업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2015~2018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위원회’ 실행위원 2019~현재 ‘서울시 에너지정책위원회’ 위원 2009~현재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대표위원 2006~2009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 2003~2006 ‘서울시에너지위원회’ 위원 연구실적 2018 (논문) 소규모 태양광발전 가치평가를 통한 RPS 제도개선(동국대학교) 2012 (논문) 전과정평가를 통한 마늘의 탄소배출량 산정연구(한국유기농업학회지) 2012 (논문) 시설원예농가의 재생에너지 적용가능성 평가(한국유기농업학외지) 주요활동 공익형 태양광발전소(나눔발전소 운동) 설치 및 확산운동 주도 ‘북한재생에너지 지원’ 운동 주도 ‘제3세계 에너지빈곤 학교, 병원 지원운동’ 주도 ‘국내 에너지빈곤가구, 청소년, 학교 지원운동’ 주도 ‘에너지기본조례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기본법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의 날 제정’ 주도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전국화 주도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변협은 중세의 길드가 아니다

    [이종수의 헌법 너머] 변협은 중세의 길드가 아니다

    최근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들의 생계가 어렵다며 직역 수호와 함께 신규 변호사 배출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객관적인 비교 통계로도 우리 경우에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터무니없이 적고, 여느 일반 시민들에게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데도 말이다. 변호사 숫자가 미국의 경우 100만명이 넘고 독일도 약 30만명이다. 우리는 이제 고작 2만명을 넘겼는데, 이렇듯 앓는 소리다. 변협은 우리나라에는 법조 유사 직역 종사자들이 많아서 단순히 변호사 수로만 따지면 안 된다며, 이들 유사 직역의 통폐합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변호사들이 많은 다른 나라들에도 변협이 주장하는 유사 직역 종사자들이 많기는 매한가지다. 오히려 더 많다. 변호사 수가 비교적 적다고 하는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는 인구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변협의 이 같은 직역이기주의는 10년 전 로스쿨제도 도입 당시에 로스쿨 전체 입학 정원을 2000명으로 묶는 것으로, 그리고 지금은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이 아니라 과거 사법시험과 마찬가지로 선발시험으로 묶어 두려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변협은 진입자들이 많아지면 법률시장에서 수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로써 공공성이 약화될 것을 한편 염려하지만, 변호사 수와 공공성은 애당초 상관성이 약하다. 과거에 수가 적었을 당시에 변호사들이 공공성에 더욱 헌신했다는 증좌가 별로 없고, 오히려 최근에 배출되는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공익 변호사들이 함께 늘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면, 이른바 ‘양질 전환의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오늘날 공공성이 강조되는 직업이 어디 변호사뿐이겠는가. 변호사 직업에는 법상 이른바 ‘가입강제’가 적용된다. 즉 변호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추고 변협에 등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의사나 약사, 변리사 등 소위 ‘사’ 자가 붙은 좋은 직업들이 대부분 그렇다. 헌법적으로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단체에 가입하지 않을 소극적 결사의 자유가 부인되는 셈이다. 해당 직업의 공공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법상 가입 강제가 적용되는 변협, 의협 등의 직능단체들이 그간 공공성에 얼마나 큰 무게를 느껴 왔는지가 또한 의문이다. 지금도 일부 직업군에 여전한 직능단체 가입 강제는 중세 유럽에서 횡행했던 길드제도의 유산이다. 길드와 춘프트는 상공업자들의 직능별 폐쇄적인 동업자 조합인데, 해당 업종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는 물론이고 이후 영향력을 점차 키워 가면서 도시를 정치적으로 지배하기도 했다. 예컨대 메디치 가문이 득세했던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당시 모두 스물한 개의 길드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일곱 개의 큰 길드 중에서도 법률가들의 길드인 아르테 데이 주디치 에 노타이의 권위가 가장 컸다고 한다. 길드는 동업자들 간의 상호 공존을 위해 신규 진입자 수를 적절히 통제하고, 경쟁 원리를 포기하는 대가로 유족지원금과 산재보상을 제공하는 등 나름의 사회부조 체계를 갖추기까지 했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와 관련해 국내 여러 헌법 교과서에 빠짐없이 인용되는 유명한 독일 판례로 소위 ‘약국 판결’이 있다. 1958년에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신규 약국의 개설 시 거리 제한이 적용되던 당시 바이에른주의 약국법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잉 침해한다며 위헌으로 결정했다. 해당 법 조항에는 인접한 지역 안에 여러 약국이 과다 개설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로 인한 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한다는 나름 그럴듯한 명분이 있기는 했다. 이 위헌 결정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로부터 경제적 엄숙주의와 경제보호주의에 대항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며 학계와 언론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어렵사리 자격증을 땄으니 이들 모두가 다 잘살아야 하고, 그래서 신규 진입자 수를 통제해야 한다는 발상은 법률서비스 확대라는 시대적 요청은 전혀 아랑곳없다는 기득권 논리이고 사다리 걷어치우기나 다름없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의치가 않으면 미국이나 독일에서처럼 택시운전대를 잡을 수도 있다. 변협에는 지켜야 할 밥그릇이겠지만, 변호사가 되겠다며 퀭한 눈을 비비고 밤잠을 설쳐 가며 공부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실로 절박한 꿈이다. 농사꾼 전우익 선생이 오래전에 쓴 책의 제목이 이렇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사설] 최악 면한 美 자동차 관세, 면제국 지위 꼭 관철돼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고율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가열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마당에 미국이 자동차 관세 폭탄마저 터트린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둔 것은 다행이다. 다만 기대했던 한국차의 관세 면제가 이번에 확정되지 않은 점은 대단히 아쉽다. 그래도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포고문을 통해 유럽연합(EU)과 일본, 그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연기를 밝히면서 “재협상이 이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근에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고려했다. 이들 협정이 시행되면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관세 면제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FTA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볼 때 추후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다. 이번 관세 연기 조치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관세 면제국 지정에 대한 청신호도 켜진 셈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자동차 분야에서 상당 부분 양보한 한미 FTA 개정 협정에 만족한다지만 얼마든지 다른 꼬투리를 잡아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다. 지난해 미국에 수출된 완성차는 81만대로 전체 수출의 33%다.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 가격은 최대 12% 올라 2조 890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지역경제와 일자리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건 불문가지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합심해 면제국 지위를 반드시 관철시키길 바란다.
  • 공공기관 불공정 관행 뿌리 뽑는다…감사원, 49개 기관 한 달 감사 착수

    감사원이 민간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나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부담을 전가하는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공공기관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은 20일부터 한 달간 한국전력, 대한석탄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49개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한다. 우선 법령·계약 등에 없는 비용이나 책임을 업체에 전가하는 행위, 민간업체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 계약상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해 민간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행위 등을 집중 감사하기로 했다. 또 부당 수의계약이나 입찰제도 변칙 운영 등을 통해 특정업체에 특혜를 부여하거나 법적 근거 없이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등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도 점검한다.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거나 불공정한 약관을 운용해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용역업체 직원 등 상대적 약자에게 불공정한 대우를 하는 행정편의적 관행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감사 대상 공공기관은 한국전력을 포함한 공기업 36곳, 한국농어촌공사 등 준정부기관 5곳, 한전원자력연료 등 기타공공기관 8곳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남자선수 177명 성추행한 운동부 주치의...美 체육계 또 발칵

    남자선수 177명 성추행한 운동부 주치의...美 체육계 또 발칵

    미국 체육계가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는 학교 운동부 주치의로 일했던 리처드 스트라우스 박사가 수십년 간 100명이 넘는 남자선수를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1979년부터 1996년까지 이 학교에서 근무한 스트라우스는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법률회사에 조사를 의뢰한 오하이오주립대는 스트라우스가 남자선수 177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라우스는 목이 아파 찾아온 운동부 학생의 생식기를 만지는 등의 추행을 저질렀다. 이 학교 레슬링 선수였던 닉 너터는 스트라우스가 20차례의 검진 중 19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마이클 V. 드레이크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학을 대표해 스트라우스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이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과거 해당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운동부 학생들과 코치는 물론 학교 관계자와 오하이오주 담당 공무원들까지 스트라우스의 행각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모두 쉬쉬하는 등 공공연한 비밀에 부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996년 무렵 스트라우스 박사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지만 학교 측은 운동부 주치의 지위를 박탈했을 뿐 교수직은 유지시켰다고 전했다. 또 수사당국이 학교 밖 개인 진료소에서의 의료 행위를 허용해, 그가 성추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방조했다고 밝혔다. 당시 스트라우스의 개인 진료소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했던 간호학과 출신 브라이언 개럿은 “그의 성폭력을 직접 목격한 뒤 그만뒀다”고 증언했다. 또 “학교와 주당국 모두 스트라우스의 행각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분노했다.결국 스트라우스 박사는 1년 후 총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캠퍼스 의사로서의 지위를 회복시켜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총장이자 당시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총장이었던 E. 고든 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명예퇴직을 허용했다. 학교 측의 다소 관대한 처사에 불만을 품은 피해 학생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스트라우스 박사는 67세이던 지난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도 피해 학생들의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미국 교육부 인권청은 오하이오주립대가 스트라우스 박사의 성추행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신속하고 공정하게 대응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만약 위반 사항이 밝혀지면 학교에 투입되는 연방 기금을 삭감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미국 대학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지게 한 ‘래리 나사르 사건’을 연상시킨다. 30여년간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는 아동 포르노물 소지는 물론 미성년자를 포함한 300여명의 여자 체조선수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징역 140년~360년에 이르는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나사르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조재범 코치 사건과 비교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AP통신이 뽑은 2018 스포츠뉴스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교회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록(76)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성지용)는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에 대해 원심 판결보다 가중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 목사 측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만민교회 탈퇴 세력과 연계한 피해자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무고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60대 중후반이었던 이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거대한 교회를 상대로 하는 싸움이 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소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게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한다는 주장은 아무리 살펴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2011~2014년 이 목사는 왕성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었다’, ‘피해자가 작성한 다이어리가 조작됐거나 허위 기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 목사 측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가 인정했던 피해자들의 ‘심리적 항거 불능’ 상태에 대해서는 2심 재판부도 판단을 같이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대부분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만민중앙교회에 다녔고 이 목사의 교리와 설교 내용에 따라 절대적 믿음을 갖고 순종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목사가 ‘새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영혼과 육체가 하나가 되는 모임이 지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구조에 따라 나아간 점에 비춰보면, 심리적 항거 불능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서 성관계를 했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시점 등이) 특정되지 않아 다 기소되지 못하고 일부 부합되는 내용만 발췌해서 기소된 내용만 이 정도”라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잘 모른다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변명만 하고 있고, 피해자들이 조직적으로 무고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의해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신도 8명을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에 접어들어 피해자 1명에 대한 공소사실이 추가됐고, 3개 피해 사실 중 증거 자료로 입증된 1개가 항소심에서 추가로 유죄가 됐다. 지난달 말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목사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중국과 미국, 하다하다 ‘공룡 종주국’까지 경쟁 나서

    [특파원 생생리포트]중국과 미국, 하다하다 ‘공룡 종주국’까지 경쟁 나서

    무역전쟁으로 불붙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공룡 종주국’ 지위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번졌다. 영국에서 19세기에 공룡 화석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200여 종의 공룡 화석이 발굴됐다. 과거에는 미국이 가장 많은 종류의 공룡 화석이 나온 국가였지만, 지난 20년간 중국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공룡 화석을 발굴해냈다. 17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은 270종류 이상이다. 이는 미국을 압도해 공룡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주장이 중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공룡 연구에서도 세계 최전선에 있으며 공룡 역사 연구에 대한 이론적 틈새를 중국이 메울 수 있다고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여전히 이론적으로 이견이 있는, 공룡이 새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증거도 중국에서 발굴된 화석과 연구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룡 종주국에 대한 중국의 야심을 보여주는 장소 중의 하나는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 산야에 있는 수이다오(水稻) 국가공원이다. 하이브리드 벼를 실험하고 재배하는 이곳을 지난해 4월 보아오 포럼이 열릴 때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방문했다. 시 주석의 방문에 이어 1년여 만에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들이 모두 논 가운데 세워졌다. 2017년까지 중국에서는 277종류의 공룡 화석 323개가 발굴됐고, 수이다오 공원에는 중국에서 나온 모든 공룡 화석이 실물 크기로 재현돼 있다. 실물 크기의 공룡은 울음소리도 내고 관람객이 단추를 누르면 움직이기까지 한다. 중국고생물학회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수이다오 공원의 공룡 관광지에서는 밤이면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가 어우러진 공연도 펼쳐진다. 이는 과학 교육을 실제 현장으로 옮기자는 중국의 교육 목표가 반영된 현장이기도 하다. 백악기부터 쥐라기까지 공룡 모형이 1.5㎞ 길이의 논 가운데 산책로에 세워졌으며 작은 것은 높이 20㎝, 큰 것은 38m에 이른다. 지난해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해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하이난을 찾는 많은 어린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건립된 장쑤성 창저우의 공룡 공원도 공룡 종주국으로서 중국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곳이다. 공룡박물관과 공룡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 호텔 등이 한 데 있는 복합관광단지로 중국 내 순위 5위 안에 드는 테마파크다. 테마파크 안의 공룡박물관은 중국 지질박물관과 창저우시 정부가 합심해서 세웠다. 쓰촨성 즈공시의 공룡박물관도 미국의 국립박물관이나 캐나다의 공룡 공원 못지않은 수준으로 중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즈공 박물관은 아시아 최초의 공룡박물관으로 실제 공룡 화석이 발굴된 곳과 불과 7㎞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연간 700만명의 이상의 방문객이 찾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공룡화석을 보유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여성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76)의 항소심 선고가 17일 내려진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성지용)는 이날 오후 1시 50분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목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목사는 2010년 10월부터 5년간 자신의 지위와 권력, 신앙심을 이용해 신도 8명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고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신도는 10여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이 목사를 고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종교의 권위에 대한 절대적 믿음으로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처지를 악용해 장기간 상습적으로 추행·간음했다”며 이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10년 동안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 목사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피해자들은 모두 고등학교·대학교 등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마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범행을 일체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고,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회개 편지 내용을 공개하는 등 내밀한 사생활까지 들춰내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해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열린 항소심 2차 공판 준비기일에서는 “2010년부터 이 목사의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해 간음이나 추행을 저지를 수 없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들과 단 둘이 만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과 이 목사 측은 피해자 등 30여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수장 구속한 檢 칼끝, MB·박근혜 청와대로

    靑 치안비서관·정무수석 보고 체계 타깃 조윤선·현기환 前수석 집중 조사 대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선거에 개입한 전직 경찰 수장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의 칼끝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2과, 정보국,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정무수석으로 이어지는 청와대-경찰 보고 체계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상대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개입 정도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법원은 전날 강 전 청장의 영장을 발부하는 한편 강 전 청장의 후임이었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화진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의 영장은 모두 기각했다. 이들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세워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강 전 청장을 제외한 하급자 3명에 대해선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볼 때 구속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낮은 직급에 대해선 구속될 만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박기호·정창배 치안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와 같은 취지다. 사건 당시 박 치안감은 경찰청 정보심의관, 정 치안감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있었다. 강 전 청장의 구속은 정보경찰 사건의 형사 책임이 ‘경찰청장’급부터 있다는 법원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각된 전현직 경찰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단 ‘윗선’을 향해 바로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강 전 청장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정보를 만들었다. 그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몰랐다”고 진술한 만큼 지시를 내린 청와대 측 관계자가 누구인지 규명하는 작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청장이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2년간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조윤선·현기환 2명이 거쳐 갔다. 혐의에 오른 경찰 고위 간부들 대부분 역시 청와대 파견 근무를 거쳤다. 특히 검찰은 이번 구속 혐의 핵심이 된 ‘총선 개입’ 시기에 정무수석을 역임한 현 전 수석이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명품 밀수’ 조현아 모녀에 징역형 구형…이명희 “직원들에 미안”

    ‘명품 밀수’ 조현아 모녀에 징역형 구형…이명희 “직원들에 미안”

    국적기를 이용해 명품을 들여온 혐의를 받은 조현아(45·불구속 기소)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명희(70·불구속 기소)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16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 심리로 열린 관세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추징금 6200만원, 이 이사장에게는 징역 1년 및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32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적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지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수척한 얼굴로 최후진술을 하면서 “법적인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다가 “이 미련한 사람의 부탁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이 자리에 함께 오게 됐다”며 “우리 직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 잠시 울먹였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이날 조 전 부사장 모녀의 밀수 범죄에 가담한 대한항공 직원 2명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대한항공 직원 2명에게는 상부 지시로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8월,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 모녀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피고인들이 대한항공 문서수발 시스템의 편리함을 우연히 알게 돼 범행한 것이지 처음부터 밀반입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반입한 물품은 대부분 의류나 아이들 장난감 등 생필품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사치를 일삼은 것도 아니었다”고도 했다. 직원들의 변호인도 선처를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2012년 1월부터 6년 동안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시가 89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5차례 대한항공 여객기로 들여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이사장도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여객기로 밀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4년 1∼7월에는 자신이 산 3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꾸며 세관에 신고한 혐의도 있다. 한편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도 조 전 부사장 모녀와 같은 혐의로 세관 당국에 입건됐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동영상] 제프 쿤스의 ‘토끼‘ 1084억원에 낙찰, 실제로 보면 “허망할 수”

    [동영상] 제프 쿤스의 ‘토끼‘ 1084억원에 낙찰, 실제로 보면 “허망할 수”

    미국의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조형 작품 ‘토끼’가 생존 작가의 작품으로는 가장 비싼 작품의 지위를 되찾았다.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 작품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해 9110만 달러(약 1084억 540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현대 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화 ‘예술가의 초상’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9030만 달러에 팔려 작성했던 종전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반 년 만에 갈아치웠다.또 지난 2013년 5840만 달러에 낙찰된 ‘풍선 개’(오렌지색)란 조형 작품으로 호크니 이전에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쿤스가 ‘현존하는 가장 비싼 예술품‘ 타이틀을 되찾은 것이기도 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토끼’는 풍선처럼 공기로 부풀린 은색 토끼를 스테인리스강으로 주조한 약 1.04m 높이의 작품이다. 자세한 얼굴 묘사가 없고, 손에 당근을 들고 있다. 쿤스가 1986년 만든 세 점의 정식 작품과 한 점의 시험작 가운데 하나로 유일하게 개인 소유로 남아 있었다. 미국의 출판 재벌 SI 뉴하우스 주니어가 1992년 당시로서는 고가인 100만 달러에 사들였으나, 지난 2017년 뉴하우스의 사망 이후 유족이 경매에 내놓았다. 쿤스의 가장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인 ‘토끼’는 예술계의 통념에 도전한 현대 미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크리스티 측은 경매에 앞서 “20세기 예술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라며 “딱딱하고 서늘한 외관이지만 어린 시절의 시각적 언어로 다가간다”고 묘사했다.이날 크리스티의 ‘전후 현대 예술 경매’를 주관한 알렉스 로터는 ‘토끼’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상징하는 “완벽한 남자의 반대이자 조각의 종말”이라며 “쿤스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자 20세기 후반 가장 중요한 조각”이라고 말했다. 낙찰자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부친이자 미술상인 로버트 므누신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000만 달러에서 시작된 이날 경매에서 므누신 등 네 입찰자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가격이 올라갔다. 쿤스는 최근 여러 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가 경신이란 희소식을 받아 들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2013년 ‘풍선 개’ 시리즈 이후 커다란 호황을 누리던 현대미술 경매 시장에서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2280만 달러에 낙찰된 알루미늄 조각상 ‘플레이 도’가 최근 5년 동안 그의 최고가 기록이었다.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표절 논란 끝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고, 지난 2015년 발생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 프랑스 예술계로부터 거절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또 ‘라 치치올리나’란 예명으로 알려진 전직 포르노 배우 일로나 스탈러와 부부 시절 노골적인 관계를 묘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작가의 생존 여부와 관계 없이 미술품 경매 사상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로 지난 2017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030만 달러에 낙찰됐다. 하지만 그 뒤로 위작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폭행 싫어하는지 몰랐으니 무죄” 법원 ‘솜방망이 처벌’에 日사회 ‘분노’

    “성폭행 싫어하는지 몰랐으니 무죄” 법원 ‘솜방망이 처벌’에 日사회 ‘분노’

    주말인 지난 11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의 3개 대도시에서는 ‘플라워 데모’(꽃 시위)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손에 꽃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법원의 잇딴 무죄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성폭력 피해자와 인권단체 회원들이었다. 최근 일본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선고가 잇따르면서 피해자 및 관련단체 등의 집회, 법률 개정 요청 등 단체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상식적으로 유죄가 확실시되는데도 무죄가 선고되고 있는 것은 일본 형법이 ‘저항할 수 있느냐 없느냐’ 여부를 성폭행 처벌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성폭행 무죄 선고 4건이 줄줄이 이어진 게 기폭제가 됐다. 3월 12일 후쿠오카지법이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여성이 성관계를 싫어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것을 비롯해 시즈오카지법, 나고야지법 등에서 연달아 피고인들이 무죄로 풀려났다. 특히 26일 나고야지법에서 친딸(19)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재판부는 딸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과 14세 때부터 성적 학대를 받아 ‘저항하기 어려운 심리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항거불능 상태는 아니었다”고 무죄의 이유를 댔다.성폭력 피해자들로 구성된 단체 ‘스프링’은 지난 13일 ‘동의없는 성관계’의 경우 ‘저항 불능’ 여부 등과 상관 없이 무조건 처벌이 가능토록 하는 조항을 형법에 신설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법무성(한국의 법무부)과 최고재판소(대법원) 양쪽에 제출했다. 최고재판소에 대해서는 성폭력 피해의 실태 및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재판관에 대해 연수를 실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13세부터 20세까지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인 야마모토 준(45)스프링 대표는 나고야지법 판결에 대해 “나 자신도 아버지에게 저항하기는 어려웠다”면서 “동의없는 성행위가 죄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바꿔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및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인터넷에서 형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동의없는 성관계는 이유를 불문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등 피해자의 관점에 성범죄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형법을 개정해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만 형사처벌의 잣대로 삼거나 ‘친족이나 교사, 회사 상사 등 지위나 관계를 이용한 성관계’를 포괄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을 새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명 참여자는 현재 3만명을 넘어섰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요즘 세대는 왜” 선입견, 창의성을 억눌러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요즘 세대는 왜” 선입견, 창의성을 억눌러요

    로스트(lost) 제너레이션, 비트(beat) 제너레이션, 히피세대, X세대, 밀레니얼세대, Z세대. 지역과 시대를 떠나 젊은 세대를 규정하는 단어들은 항상 만들어져 왔습니다.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와는 뭔가 다른 별종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일종의 ‘구별짓기’ 차원일 것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세대 간 인식 차이는 멀게는 3만년 전 구석기 시대 스페인 알타미라 벽화나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출토된 점토판에서도 나타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벽화와 점토판에는 “요즘 애들은 문제가 많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말이 새겨져 있다지요. 성장 소설이나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같은 예술작품에서는 청년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풍족하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그리며 기성 세대와 갈등을 겪는 것을 주요 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예술작품이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 간 세대 차이가 당연하다는 선입견을 강화시킨다는 지적이 있기도 합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세대 차이란 성장해 온 사회문화적 조건과 환경, 그 속에서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볼링그린주립대,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조지아대, 샌디에이고주립대 실험심리학자들은 2000명에 가까운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젊은 세대는 자기중심적이며 권리만을 주장한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해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약 1000명의 대학생과 다양한 연령대의 724명을 대상으로 젊은 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218명의 공립대 학생과 376명의 사립대 학생에게 다시 한 번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사회과학 분야 연구를 할 때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인식차를 파악하기 위해 공립대와 사립대 학생을 구분해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청소년(12~17세), 청년(18~25세)들은 다른 세대들이 본인들을 바라보는 견해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실제 모습과는 다르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공립대나 사립대 학생들 모두에게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집안의 재력과는 상관 없이 기성 세대의 관점에 반감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성년(26~40세), 중년(41~60세), 노년(60세 이상)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젊은 세대가 사회나 국가에서 요구하는 의무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하다는 고정관념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성년층 이상에서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실제보다 과장돼 있는 경향이 크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조슈아 그럽스 볼링그린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느 시대나 기성 세대는 젊은 세대가 자기중심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그런 사회적 낙인이 젊은 세대의 창조성을 억누르고 사회 변화의 역동성을 잃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세대 간 갈등을 줄여 사회 통합에 나서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가 자주 눈에 띕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edmondy@seoul.co.kr
  • 제 식구 ‘경찰총장’ 감싼 채 끝난 버닝썬 수사

    제 식구 ‘경찰총장’ 감싼 채 끝난 버닝썬 수사

    ‘의혹 핵심’ 승리·유인석 영장 기각까지 50명 93차례 조사하고도 ‘헛발’ 지적 유착 의혹 신고자는 성추행 기소의견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동업자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 등의 ‘뒷배’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아 온 현직 경찰 윤모(49) 총경에게 경찰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결론이다. 경찰이 “조직 명운을 걸겠다”고 강조해 온 버닝썬 사태 수사가 마무리 수순이지만 본질로 꼽혔던 유착 의혹은 별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검경 수사권 논쟁 국면에서 경찰의 수사력을 의심하는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씨, 가수 정준영(30) 등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씨가 2016년 7월 강남에 개업한 주점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단속당하자 수사 내용을 확인해 유씨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시 윤 총경의 부탁을 받고 단속 내용을 확인해 준 강남경찰서 경제팀장 A경감에게도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고, 수사 담당자인 B경장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은 윤 총경이 유씨로부터 접대받은 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수사를 통해 윤 총경이 식사·골프를 대접받은 사실을 밝혀냈지만 법적으로 죄를 묻긴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윤 총경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유씨와 모두 4차례 골프 치고, 6차례 식사했다. 또 승리의 단독 공연 티켓 등 모두 3회에 걸쳐 티켓을 받았다. 금액으로 치면 268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엔 액수가 적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 법의 형사처벌 요건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 초과’다. 다만 경찰은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처분 대상에는 해당된다고 판단해 감찰부서에 통보해 징계나 인사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사건 개입 시점(2016년 7월)과 최초 골프 접대 시점(2017년 10월)이 시기적으로 1년 이상 차이 나고, (골프·식사) 비용 일부는 윤 총경이 내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흥업주와 경찰 간 유착의 ‘몸통’으로 의심받아 온 윤 총경 수사가 일단락됐지만, 여론을 설득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유착 수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명명백백히 밝히겠다”,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금융계좌 추적, 통화 내역 분석, 거짓말 탐지기 등 광범위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경찰은 윤 총경을 6번, 유씨 8번, 승리 6번 등 총 50명을 93차례 조사했고,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1만 4000여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하지만 윤 총경에게 비교적 가벼운 혐의인 직권남용만 적용한 데다 버닝썬 사태의 중심인 승리의 구속영장이 15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민망한 상황이 됐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김상교씨 폭행 사건과 관련해 클럽 영업이사 장모씨 등 2명을 폭력 혐의로 송치했다. 또 김씨에 대해서도 버닝썬에서 여성 4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키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강신명, 증거인멸 우려” 구속…경찰도 맞불 檢수사 ‘신경전’

    “강신명, 증거인멸 우려” 구속…경찰도 맞불 檢수사 ‘신경전’

    법원 “朴시절 총선 개입 의심할 만하다” 이철성 前청장·김상운·박화진 영장 기각 경찰, 김수남 前검찰총장 직무유기 입건 檢, 서울경찰청·수서경찰서 압수수색 성매매 업소 단속 정보 유출 정황 수사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하면서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검경이 각각 전직 수장을 상대로 한 공개수사를 매개로 상대 조직에 대한 실력 행사에 나선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강신명 전 청장에 대해 “피의자가 영장청구서 기재 혐의 관련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같은 구속사유도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화진(현 외사국장)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관련자 진술 및 문건 등 증거자료의 확보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정창배, 박기호 치안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법리적 평가 여부만 다투고 있고, 지위·역할 등 가담 경위나 정도에 참작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혐의는 인정되나 직급상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며 곧바로 전직 경찰청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으로 예민한 시점에 정치적 목적을 갖고 영장을 청구했다’고 비판했지만, 검찰은 ‘오랫동안 진행하던 수사를 미룰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을 향한 경찰의 ‘맞불’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도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가 고발된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해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은 같은 달 30일 사건을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임 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인 조사 이후 김 전 총장 등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경은 경찰 유착·비리 의혹과 관련된 사건도 각각 갖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이날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 광역단속팀과 수서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태국 여성을 고용한 성매매 업소의 업주로 의심되는 박모 전 경위가 경찰에게 단속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은 경찰이 클럽 ‘버닝썬’ 관련 경찰 유착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한 날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을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이자 경찰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버닝썬과는 별건이고, 이경백과도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경찰은 “망신주기용 수사”라며 반발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총선 개입’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이철성 전 청장은 기각

    ‘총선 개입’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이철성 전 청장은 기각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55)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이철성(61)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구속된 지 7개월 만에 또다시 전직 수장이 정치 관여 의혹으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불미스러운 광경을 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강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혐의와 관련한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며 강신명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신명 전 청장 재임 시기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철성 전 청장과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일한 박화진(56) 현 경찰청 외사국장, 김상운(60)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신 부장판사는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관련자 진술 및 문건 등 증거자료의 확보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10일 강신명 전 청장 등 4명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신명 전 청장 등은 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청 정보국은 지역 정보 경찰 라인을 활용해 친박 후보들이 어느 지역구에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공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현안들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과 김 전 국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2~2016년 차례로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여당에 비판적인 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하는 등 위법한 정보 수집을 한 혐의도 받았다. 또 경찰청 정보국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에서 활동하는 진보 진영 인사들을 제압할 방안을 구상해 청와대에 제안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3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마쳤다.이날 오전 10시 22분쯤 법원에 도착한 강신명 전 청장은 ‘전직 경찰청장으로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경은 어떤지’, ‘불법 선거개입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경찰과 제 입장에 대해 소상하게 소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신명 전 청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선거동향 등 정보를 수집해 넘겼을 뿐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청와대가 판단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강신명 전 청장을 상대로 불법 정보활동을 어떻게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보강조사를 한 뒤 이 전 청장 등과 함께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 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경찰 전직 수장들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경찰 쪽에서는 의도적인 경찰 ‘망신 주기’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날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의 고발을 토대로 김수남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검·경이 결국 서로의 전직 수장에 대한 공개수사에 나서며 충돌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가운데, 강신명 전 청장이 구속되면서 당분간 검찰과 경찰 간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국가급행사 ‘비’ 초청 공연…한한령 거두나

    중국의 초대형 국가급 행사에 한류 스타 비(정지훈)가 초청돼 개막 공연에 참여했다. 비는 이날 개막한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의 축하 행사의 하나로 중국중앙(CC)TV 등이 주최하는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초대받아 공연을 펼쳤다.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는 2015년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최를 건의한 것으로 중화문명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아시아권의 단결을 모색하는 국제행사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1회 행사를 개최한 이후 정례화한 수입 엑스포가 중국의 경제적 지위를 과시하는 국제행사라면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는 중국의 문화적 위치를 알리는 국제행사인 셈이다.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수만 명의 관객과 함께 중국 최고 지도부도 대거 관람했다. 비 외에 중화권 최고 인기 스타 청룽과 피아니스트 랑랑, 엑소 멤버 레이 등 아시아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 공연에는 한국 전통무용인 삼고무 공연도 중국, 일본 타악팀과 함께 펼쳐졌다. 공연장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이 개최된 곳으로 비는 1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올림픽 개막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비의 공연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내려진 이후 사실상 처음 한국 연예인이 중국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는 시 주석이 직접 참여하는 초대형 국가 행사라 비의 출연이 한한령 철폐의 신호탄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에는 비의 공연 외에도 한국 영화 ‘서편제’, ‘워낭소리’,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 등 세 편이 초청받아 상영되며 무형문화재 및 미술 전시회도 열린다. 시 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아시아 문명으로 이집트 룩소르 사원, 싱가포르의 센토사 등을 들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총선 개입’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오늘 구속심사

    ‘총선 개입’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오늘 구속심사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신명(55)·이철성(61) 전 경찰청장의 구속 여부가 15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강신명 전 청장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수사 필요성에 대해 심리한다. 강신명 전 청장 시절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낸 박화진(56) 현 경찰청 외사국장과 김상운(60)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도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10일 강신명 전 청장 등 4명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신명 전 청장 등은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청 정보국은 지역 정보 경찰 라인을 활용해 친박 후보들이 어느 지역구에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공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현안들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과 김 전 국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2~2016년 차례로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여당에 비판적인 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하는 등 위법한 정보 수집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직 경찰 수장 2명의 구속영장이 동시에 청구되자 경찰 쪽에서는 의도적인 ‘망신주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무원의 조직적 선거개입은 민주 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사건처리 시점을 임의로 조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경찰 정보라인과 청와대의 연락책 역할을 한 박기호 전 경찰청 정보심의관과 정창배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구속영장을 지난달 26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검찰은 “‘직급상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않다’는 취지의 기각”이었다면서 “보완 조사를 하고 신중히 판단한 결과 기각된 대상자의 윗선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적극행정 면책 강화, 승급·승진 보상도 강화해야

    정부가 소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은 문책하지 않는다는 ‘공무원 면책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국정과제나 다수부처 연관 과제로 정책조정을 거쳐 결정된 ‘고도의 정책사항’에 문제가 있으면 현재는 실무자도 문책 대상이나 앞으로는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실무직 공무원은 문책에서 제외한다. 적극행정 면책 요건은 현행 국가이익, 국민생활 편익정책 집행에다 불합리한 규제 개선, 공익사업 추진 등을 추가했다. 인허가 등 대국민 서비스 분야의 적극행정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 정권의 적폐 청산 과정에서 실무직은 징계를 받았지만, 지위체계에 있던 고위직은 면책됐던 어이없는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책에서 제외하는 고의·중과실 배제 추정 요건도 사적 이해관계가 없을 것, 충분한 검토, 법령상 행정절차나 필요한 보고절차 이행 등 4가지 요건을 사적 이해관계 없이, 해당 직무를 처리하면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경우로 완화했다. 이 밖에 제도나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어 감사원이나 자체 감사기구의 사전컨설팅을 토대로 업무를 처리하고 당사자가 대상 업무와 사적 이해관계가 없다면 이 역시 면책한다. 인사혁신처 등 관련 부처는 이런 내용의 개정안을 오늘 일괄 입법예고한다. 역대정부마다 공무원의 무사안일, 보신주의 행태를 비판하며 공직사회 혁신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제도와 규정이 없으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라도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특히 적폐 청산 과정에서 감사나 수사 등으로 불이익을 받는 동료 공무원들을 지켜보면서 문서가 아니면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이번 면책규정 강화를 계기로 공무원이 무사안일, 보신주의 행태에서 벗어나 국민의 가려움을 긁어 주는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또 정부는 소극행정은 강하게 징계하고 적극행정의 효과가 큰 경우 승급이나 승진 등 보상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
  • “학생과 그림으로 대화하면 부족한 마음을 알게 되죠”

    “학생과 그림으로 대화하면 부족한 마음을 알게 되죠”

    20년간 미술 치료… 농어촌서 교직 생활 스승의 날 227명 정부 포상·2740명 표창“학생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저는 그 방법으로 그림을 택한 것일 뿐이고 학생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죠.” 15일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옥조근정훈장(5등급)을 받는 김선도 전남 정남진산업고 교감은 제자들 덕분에 큰 훈장을 받았다며 웃음을 지었다. 1987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김 교감은 1999년 미술치료연수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20년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해 오고 있다. 그는 미술치료 연수 뒤 미술수업에서 처음 만났던 중2 제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대화를 거부한 ‘선택적 함구증’을 보인 학생이었다. 김 교감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도록 한 뒤에 그 그림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가족 그림을 통해 아이가 가정폭력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대화를 통해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갔다. 결국 학교에 등교해 한마디도 하지 않던 제자는 미술치료를 받고 1년 뒤 선생님과 친구들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다. 김 교감은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대개 그림을 그려 보도록 하면 그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서 “그림을 매개로 대화하다 보면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학교에 더 적극적으로 다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이켰다. 김 교감은 대부분의 교직 생활을 농어촌 지역에서 보내며 미술치료를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김 교감을 포함한 227명에게 정부포상, 2740명에게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 홍조근정훈장(3등급)을 받는 박다예 대구산격초 교장은 대구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를 경영하며 지역사회와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학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들의 조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행복나눔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해 학교와 가족 간 소통의 문을 넓혔다. 녹조근정훈장(4등급) 수상자인 최성식 세종 보람고 교장은 학교 부적응 학생과 취약계층 학생들의 개별지도를 적극 지원한 공을 인정받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는 교권 침해와 관련한 교원들의 치료비 부담과 구상권 행사 지원,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등이 포함된 교원지위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을 마련 중”이라면서 “선생님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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