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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소송 져도 패소비용 다 내라?”…잔인한 민사소송법 헌재行

    “공익소송 져도 패소비용 다 내라?”…잔인한 민사소송법 헌재行

    장애인들이 공익적 목적의 소송까지 패소자가 소송비용을 전부 부담하도록 한 현행 민사소송법의 위헌 여부를 따져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익소송을 위축시키는 장벽으로 꼽혔던 ‘패소자 부담주의’ 규정이 또다시 위헌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7개 단체는 1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소송법 98조와 109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패소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비용에 승소자의 변호사 보수도 포함한다고 규정한다. 헌법소원 청구인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지하철 단차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휠체어 장애인 장모씨와 전모씨다. 장씨와 전씨는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 간격이 넓어 장애인들의 이용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2019년 7월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승소가 확정된 서울교통공사는 원고 1명당 500만원씩 1·2심 변호사 보수 전액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장씨와 전씨는 비용이 과하다며 서울고법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그마저 기각되면서 직접 헌법소원에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공익소송에도 적용되는 ‘패소자 부담주의’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한 최용문 민변 변호사는 “공익소송은 그 특성상 양 당사자의 지위가 대등하지 않아 증거의 편재로 인한 입증 부담이 크고 패소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뒤 “현행 민사소송법은 이러한 특수한 소송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조미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도 “이 사건 원고들은 소송비용을 부담하려면 월세 보증금을 빼야 한다”면서 “공익소송 패소자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는 현행 제도는 사실상 사회적 약자가 스스로 패소비용까지 부담할 여력이 없다면 재판청구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공익소송 비용 관련 규정이 오랜 시간 시민사회와 법조계에서 논의된 만큼 이제는 헌재가 전향적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국회를 향해 현재 계류 중인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박주민·양정숙 의원이 공익소송에 대해 패소자 부담주의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바 있다.
  • ‘전북 원팀’ 국회의원-전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

    ‘전북 원팀’ 국회의원-전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들이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2023년도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협력을 다짐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처음 개최된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에는 김관영 도지사와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 정운천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전북 국회의원과 서거석 교육감, 14개 시군 단체장 전원이 참여했다. 2023년 국가 예산은 기획재정부 1차 심의가 끝나고, 현재 쟁점사업 등에 대한 2차 심의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전북도에서는 분야별 주요 핵심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김관영 도지사는 국가균형발전 사업에서 전북권이 소외되지 않고 타 초광역 권역들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오늘 예산정책협의회는 ‘전북 원팀(One team)’의 출정식”이라면서 “앞으로 정치와 이념을 뛰어넘어 도민과 민생을 위해 일하는 전북 원팀, 전북도민의 꿈을 이뤄주는 드림팀(Dream team)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라고 말했다.
  • 담보 과대평가 초과 대출받은 전 새마을금고 이사장 ‘집행유예’

    담보 과대평가 초과 대출받은 전 새마을금고 이사장 ‘집행유예’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 조정환)는 15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금융기관에서 대출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모 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A(58)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씨는 2020년 11∼12월 담보 물건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자신과 가족 명의로 대출한도액을 초과해 9억 5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사장 지위에서 대출 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받으며 해당 새마을금고에 손해를 끼친 점 등은 죄질이 무겁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금액을 모두 갚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 “美 주도 열차 타되, 반중 깃발 흔들면 안 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美 주도 열차 타되, 반중 깃발 흔들면 안 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지난 6월 29~30일)는 글로벌 안보 전략의 변곡점이자 신냉전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표현된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나토의 신개념 전략 때문이다. 더 큰 틀에선 중러를 표적으로 삼아 미국이 대서양 및 인도·태평양 전략을 하나로 묶어 미국의 절대적 패권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토 회의 이후 달라질 국제 질서에 대한 우리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명시했던 나토는 12년 만에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명시했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이 나토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나토의 변화 뒤엔 미국이 그리는 글로벌 전략이라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변화의 원인은 첫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에 있고, 둘째 자본주의 국제 분업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경제 안보 시대’가 도래했으며, 셋째 남중국해에서 공격적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손을 잡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복잡한 국제 정세를 나토 정상회의에서 종합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대서양·인태 동맹의 반중 연합전선 미국은 그동안 대서양 동맹의 공간과 역할을 유럽으로 한정하고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해 러시아에 대항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주요 거점’ 형태로 공동 대응이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 동맹을 통한 방어체계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은 두 동맹체제와 ‘연맹하는’(federated) 형태로 중국·러시아·북한 등의 도전에 대응하려 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 외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우방국을 초청한 것은 이들 국가에 나토의 모자를 씌워 반중 전선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보수 정권의 전통적 외교정책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나 전략적 모호성이 국익을 실효적으로 담보하지 못했고 대북정책에서도 무원칙과 혼선을 불렀다는 판단에서 나토 정상회의 참가가 결정됐다. 미중 ‘경제전쟁’을 축으로 국제 관계가 과거 냉전기의 동서 대립을 방불케 하는 신냉전 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우리가 어중간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도 현실이다. ●11월 美 중간선거… 일시휴전 가능성 미중의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적대적 공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 적대적 공존체제를 통해 미중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분점할 것이란 의미에서 ‘미중 카르텔’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양국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따라 협력과 대결을 오가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수세에 몰린 상태다.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발등의 불’인 인플레이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일 미중 무역전쟁 최고 책임자들이 ‘휴전’을 타진하는 화상회의도 있었다. 초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선 대중국 관세 인하로 물가를 낮추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회담을 앞두고 ‘일시 휴전’의 길을 탐색 중이다. 미 재무부는 “양국 간 거시경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 안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중미 양국과 전 세계에 이롭다”고 밝혔다. ●차이나리스크 대비책 세워야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정부 대외정책 변화의 핵심은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개념이다. 국제 정치와 군사협력을 축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안보외교가 자국의 경제안보를 최우선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 분업화 체제에서 성장한 중국이 부품·소재·중간재 공급을 장악한 상황이 싫은 미국은 중국을 배제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게 제1의 목표다. 미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존 국제 무역의 판 자체가 바뀐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서방과 함께 반중 전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은 우리의 현실에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차이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자는 시장 다변화의 목소리도 높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수출의 25%,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경제 의존성이 단시간 내 해결되긴 어렵다. 북핵 문제 해결의 주요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중 전선 구축이란 미국의 목적을 위해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미국에 무작정 끌려가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열차(질서)에 올라타되 노골적으로 반중 깃발을 흔들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우방국들을 한데 모으는 상황에서 중국이 특정 국가를 콕 찍어 사드 때처럼 보복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점점 커지는 반중 정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할 경우 외교안보 차원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인들의 노골적인 대중 혐오나 선동성 발언은 한중 관계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시즌’ 흡수합병한 ‘티빙’ 국내 최대 OTT로 우뚝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시즌’이 마침내 합병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OTT가 탄생하면서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 ENM과 KT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각사가 운영하는 OTT 티빙과 시즌 간 합병안을 결의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예정된 합병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KT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OTT가 탄생하면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중심이 되는 웨이브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티빙이 402만명, 시즌이 157만명이다. 단순 합산하면 559만명으로, 웨이브의 424만명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은 올초부터 예고된 사안이었다. CJ ENM과 KT는 이미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발표하고 콘텐츠 공동 제작 등을 밝히는 등 협력을 이어 왔다. ‘티빙·시즌’ OTT가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을지도 업계 화두다. 여전히 넷플릭스 사용자 수(1118만명)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시킨 KT스튜디오지니의 역량에 티빙의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백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 입장에선 이번 합병을 통해 KT에서 개통되는 스마트폰이나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티빙 앱을 선탑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관계자는 “향후 자사의 서비스 방식이나 KT통신·유료방송 서비스와의 제휴, 요금제 등은 계속 조율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토종 OTT 간 경쟁만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에 맞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되지만 국내에서도 대규모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소규모 OTT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중인·향리 후손은 어떻게 엘리트가 됐을까

    중인·향리 후손은 어떻게 엘리트가 됐을까

    출생을 넘어서 황경문 지음/백광열 옮김너머북스/584쪽/3만 2000원 평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양반도 아닌 중인, 향리, 서얼, 무반, 서북인 등 조선시대 제2 신분집단을 연구한 책이다. 한 권의 족보를 그리듯 근대 한국의 인맥을 낱낱이 살폈다. 저자가 주로 들여다본 건 이 집단의 후손들이 현대 한국의 출현에 미친 영향이다. 제2 신분집단 후손들의 지위 상승은 거의 전적으로 출신에 좌우됐던 조선의 신분 사회에서 벗어나 교육과 부 등 다양한 요인이 지위를 결정하는 근대 한국으로의 전환을 보여 준 획기적인 현상이었다. 현 한국 사회 역시 선진국으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또 다른 특권과 기회 불평등이 안착할 토양 위에 선 셈이다. 이 같은 과거를 살펴 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다. 대부분의 중인들에겐 특성이 있다. 바로 부(富)다. 유명한 역관과 의원, 화원 등 중인들에겐 믿기 어려울 만큼의 부가 있었다. 조선시대 때는 위계의 척도였던 관직에 접근하기 위해 부를 활용하기 어려웠지만 20세기 초엔 훨씬 용이해졌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중인 관료들은 정부 상층의 신진 세력으로 격상됐다. 왕실 묘자리 지관을 아버지로 둔 육당 최남선처럼 제2 신분집단의 후손들은 부유하고 인맥도 풍부한 선대의 도움 아래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향리 이야기도 풍성하다. 호장, 이방 등 전국의 향리들은 토지 소유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 경북 예천의 경우 20세기 초 4개 대지주 가문이 모두 향리 가계였다. 향리 후손들은 선조의 부를 활용해 신학문에 힘을 쏟았다. 한글학자 최현배는 울산 호장의 아들이었고, 이상정·상백·상화 등 대구의 삼형제도 향리 가문 출신이었다. 동북부 변방 출신의 조선 태조 이성계가 유독 평안도, 함경도 등 서북 출신들을 배척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 문벌을 중시한 조선의 양반들이 서북인들과 교유하지 않은 건 당연했다. 서북 지방에 양반 계급이 드문 이유다. 하지만 이동휘, 안창호, 조만식, 박은식, 김구, 이승만 등 20세기 전반 한국의 명사 인명록은 서북 출신을 빼고 작성할 수 없을 정도다.
  • “내 계좌에 모르는 비트코인이 들어와 썼다”…‘재물 아니다’ 무죄

    “내 계좌에 모르는 비트코인이 들어와 썼다”…‘재물 아니다’ 무죄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횡령·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는 ‘재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부장 문보경)는 배임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 대한 항소심을 열어 1심의 징역 6월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 27일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로 출처 불명의 6.6 비트코인(당시 시가 8070만원)이 들어오자 보관하지 않고 돈으로 환산하거나 또다른 가상화폐를 구매하는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1심을 맡은 대전지법 공주지원은 “착오로 이체된 비트코인을 A씨는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그대로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유죄로 보고 징역 6월을 선고한 뒤 “다만 A씨와 원래 주인 사이의 신임 관계가 다소 약하고, 원래 주인에게 이를 변제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가상자산은 현재 법적으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고, 거래에 위험이 수반돼 형법에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행법상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가 이를 사용·처분한 경우 형사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적 실체가 없어 사무적으로 관리되는 디지털 전자정보에 불과해 현행 형법이 규정한 재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A씨와 원래 주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A씨가 신임관계에 의해 가상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배임죄는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성립한다.
  • 마침내 티빙-시즌 합병…‘토종 OTT’ 합종연횡,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

    마침내 티빙-시즌 합병…‘토종 OTT’ 합종연횡,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

    국내 최대 규모 OTT 탄생…웨이브 제치고 1위단순 합산 6월 MAU 559만명…넷플릭스의 절반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시즌’이 마침내 합병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OTT가 탄생하면서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 ENM과 KT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각사가 운영하는 OTT 티빙과 시즌 간 합병안을 결의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예정된 합병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KT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OTT가 탄생하면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중심이 되는 웨이브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티빙이 402만명, 시즌이 157만명이다. 단순 합산하면 559만명으로, 웨이브의 424만명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은 올초부터 예고된 사안이었다. CJ ENM과 KT는 이미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발표하고 콘텐츠 공동 제작 등을 밝히는 등 협력을 이어 왔다. ‘티빙·시즌’ OTT가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을지도 업계 화두다. 여전히 넷플릭스 사용자 수(1118만명)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시킨 KT스튜디오지니의 역량에 티빙의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백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 입장에선 이번 합병을 통해 KT에서 개통되는 스마트폰이나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티빙 앱을 선탑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관계자는 “향후 자사의 서비스 방식이나 KT통신·유료방송 서비스와의 제휴, 요금제 등은 계속 조율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토종 OTT 간 경쟁만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에 맞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되지만 국내에서도 대규모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소규모 OTT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티빙-시즌 합병, 국내 최대 OTT 탄생한다…“‘우영우’에 자신감”

    티빙-시즌 합병, 국내 최대 OTT 탄생한다…“‘우영우’에 자신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시즌이 합병한다. 14일 KT는 CJ ENM과 함께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내 OTT 경쟁력 강화와 K-콘텐츠 성장 가속화를 위해 시즌과 티빙의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티빙은 CJ ENM에서 분사한 OTT 서비스 회사로, CJ ENM의 지분율은 약 57%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가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출범시킨 회사로, 시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케이티시즌이 1 대 1.5737519다. 이에 따라 시즌을 티빙으로 합병하고 시즌의 100% 지분을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3월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해 양사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티빙·지니 초이스’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세번째 협력이다.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최근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공 가도를 달리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KT그룹은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CJ ENM과 협업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코로나19 장기화…한·미·일·중 4개국 고교생 심리에 어떤 영향 미쳤나

    코로나19 장기화…한·미·일·중 4개국 고교생 심리에 어떤 영향 미쳤나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는 사이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미래 비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됐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청소년연구센터는 ‘4개국 고교생들 중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확신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이 꼽혔다’면서 이는 비교 대상국인 한국과 미국, 일본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청소년연구센터가 한·미·일 각국 연구기관과 연계해 지난해 12월부터 각국 고교생의 학습과 운동, 대인관계, 자기인식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중국 고교생 3435명, 한국 고교생 1838명, 미국 고교생 1784명, 일본 고교생 4132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랴오양, 난징, 정저우, 시안, 청두 등 6개 지역의 24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중국 고교생 10명 중 9명(88.5%)이 ‘장래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이와 비슷한 비중(94.6%)으로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7명(71%)은 ‘미래를 위한 뚜렷한 목표를 설정했다’고 했다. 특히 ‘장래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한 중국 고교생은 한미일 3국과 비교해 3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또한, ‘미래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현재를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이들은 중국이 67.9%로 한국 고교생(69.8%)보다 다소 낮았지만, 미국(67.2%), 일본(66.7%)보다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중국 고교생 장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95.4%)고 답변한 비중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행복하게 살고 싶다(95.3%), 시간적,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다(94.2%), 고소득 직군에 취업하고 싶다(92.6%), 전문기술이나 기능, 자격증을 보유하고 싶다(92.6%), 유명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한다(91.7%),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원한다(8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 중국청년보는 ‘중국의 정치과 경제, 문화 등이 부단하게 발전하면서 중국 고교생의 국가 정체성과 미래 비전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면서 ‘비교 대상국과 비교해 중국 고교생의 미래 비전은 낙관적이며 목표가 뚜렷하다는 특징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조사 결과 중 한미일 3국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유명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비중이 16~50%이상 중국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6년 한미일중 4개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등학생의 미래 목표’에 대한 연구 결과와 비교해 중국 고교생의 명문대 진학 희망 비중과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답변 비율이 10~11%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고교생들의 미래에 대한 목표와 기대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 싶다’, ‘명문대 입학을 원한다’고 답변한 학생들의 비중이 각각 10%, 8%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또, 한국 고교생들 역시 이 시기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답변한 비중이 13% 가량 하락했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답변한 이들의 비율도 9% 낮아졌다.
  • “현대 명성 재건”… 현정은 회장 마지막 승부수

    “현대 명성 재건”… 현정은 회장 마지막 승부수

    “정몽헌 회장은 생전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의 퇴보를 막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혁신만이 우리의 살길입니다.” ‘왕자의 난’을 비롯한 숱한 경영 위기에 ‘차포’를 떨군 현대그룹. 그나마 그룹의 자존심을 지키는 현대엘리베이터가 198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본사를 충북 충주로 옮기며 ‘충주시대’를 열어젖혔다. 한때 재계 1위에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쪼그라든 현대그룹의 옛 명성을 재건하기 위한 현정은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라는 분석이 많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충주 스마트 캠퍼스 대강당에서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회사는 디지털 전환, 혁신 제품 출시 등 5가지 전략과제를 토대로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글로벌 엘리베이터업계 ‘톱5’ 도약 등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도요타의 렉서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같은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향후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첨단 로봇이 즐비한 자동화 공장이다. 17만㎡ 부지에 세워진 공장은 명칭을 ‘스마트 캠퍼스’라고 지을 정도로 고효율의 자동화 설비들이 대거 설치됐다. 이날 미디어에 처음으로 공개된 공장에는 사람이 일하는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문과 벽, 천장을 생산하는 1공장(F01) 조립라인에서는 총 45대의 산업용 협동로봇이 바쁘게 제품을 조립하고 있었고, 무인 지게차는 정해진 공정에 맞춰 필요한 자재들을 스스로 운반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공장 사업비는 총 3320억원으로, 4차 산업 혁명의 여러 기술을 구현할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향후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을 78%까지 끌어올리고 생산 규모도 현재 2만 5000대에서 2028년 3만 5000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된 현대전자 시절 경기 이천에 작은 부지를 확보하면서 시작된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은 연간 2만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부지가 좁아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회사가 내린 결론이다. 회사가 후보지를 물색하던 중 국토 중앙에 위치해 전국으로 제품을 운송하기 적합한 충주를 낙점했다. 충주에 이 정도 규모의 제조기업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엘리베이터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그룹의 경영권 분쟁,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굵직한 사업들을 떼어낸 현대그룹의 마지막 알짜사업이다.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후계자였던 정몽헌 회장 사후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현대가 며느리’ 현 회장이 충주를 발판 삼아 명가의 지위를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 등 지역 정치인 외에도 오너 일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우리 선조들이 넘나들었던 ‘하늘재’는 문경과 충주를 하나로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였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늘재’를 닮아 단순히 건물의 층간 이동 수단을 뛰어넘어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는 통로이자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 안갯속 전망대, 제자리걸음 로봇… 속터지는 인천 청라 입주민

    안갯속 전망대, 제자리걸음 로봇… 속터지는 인천 청라 입주민

    영상문화복합단지, 시티타워, 로봇랜드 등 인천 청라국제도시 핵심 사업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해 입주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3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부터 청라국제도시 5-4블록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토지 18만 8000㎡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 스튜디오·미디어센터·업무시설·위락시설 등이 들어서는 청라영상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스트리밍 시티㈜가 제안해 본격화했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사업 승인 조건인 자본금 확보와 외국인 투자 비율 30% 이상 확보 등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월 스트리밍 시티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회수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달 중 사업자를 다시 공모할 예정이다.청라시티타워 건설사업도 6년째 표류 중이다. 이 사업은 청라호수공원 인근 3만 3058㎡에 개성까지 조망 가능한 높이 448m 규모의 전망대 등을 짓는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사업이다. LH가 2016년 10월 보성산업·한양·타워에스크로우 특수목적법인을 사업 시행자로 선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재원은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이 낸 분양대금 약 3000억원이다. 여러 차례 유찰 끝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5300억원으로 급증한 공사비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이달 중 포스코건설과의 시공 계약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로봇 테마파크와 로봇 관련 기업·시설을 집적화하는 로봇랜드 조성사업도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지 규모는 76만 9279㎡에 이르고, 전체 사업비는 7113억원이다. 2009년 특수목적법인 설립 후 2012년 12월부터 본격 추진됐지만 전체 사업 부지 중 테마파크 및 관련 부대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어 민간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로봇타워와 로봇R&D센터 등 1단계 사업이 완료됐지만 후속 사업이 답보 상태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 인천로봇랜드 조성을 위한 기반시설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청라’ 건설도 1년여간 제자리걸음이다.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고 SSG 랜더스를 창단한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청라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통 큰 투자를 약속한 후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스타필드 청라 완공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돼야 청라의료복합타운 아산병원 완공 등으로 수익이 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 출협,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형사 고발…“결제 시스템 강제는 위법”

    출협,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형사 고발…“결제 시스템 강제는 위법”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구글이 지난달부터 외부 결제 아웃링크를 금지한 ‘인앱 결제 의무화’와 관련해 13일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출협은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구글이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 사업자에게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한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출협은 구글이 일방적으로 약관을 개정해 서비스 제공자가 반드시 인앱 결제를 이용하게 하고, 수수료가 저렴한 외부 사이트 등으로 연결을 막는 방식으로 인앱 결제를 강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료품, 의류 등 제품 구매나 대여, 운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앱 개발자에는 바뀐 약관을 적용하지 않고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만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이 한국 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약관을 변경해 구글플레이 결제 외에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대체결제 수단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아웃링크를 둘 수 없도록 했고, 서비스 제공자가 구글플레이 결제를 이용하지 않고 대체결제 수단만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협은 이 밖에도 구글이 자사 결제 서비스에 유리한 사용자경험(UX) 구축을 요구하고,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업데이트를 허락하지 않고 앱을 삭제하는 등의 불이익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협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고객 감소로 이어지고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영구히 상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협은 일부 전자책 출판업체와 웹소설 작가 등과 함께 구글의 갑질 행위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민사소송 및 가처분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개발업을 겸하는 대형 출판사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인천 청라국제도시 핵심사업 줄줄이 지연

    인천 청라국제도시 핵심사업 줄줄이 지연

    영상문화복합단지, 시티타워, 로봇랜드 등 인천 청라국제도시 핵심사업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3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부터 청라국제도시 5-4블럭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토지 18만 8000㎡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 스튜디오·미디어센터·업무시설·위락시설 등이 들어서는 청라영상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스트리밍 시티㈜가 제안해 본격화했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사업승인 조건인 자본금 확보와 외국인 투자 비율 30% 이상 확보 등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월 스트리밍 시티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회수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달 중 사업자를 다시 공모할 예정이다.청라시티타워 건설사업도 6년째 표류 중이다. 이 사업은 청라호수공원 인근 3만 3058㎡에 개성까지 조망가능한 높이 448m 규모 전망대 등을 짓는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사업이다. LH가 2016년 10월 보성산업·한양·타워에스크로우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재원은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이 낸 분양대금 약 3000억원이다. 여러차례 유찰 끝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5300억원으로 급증한 공사비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이달 중 포스코건설과 시공계약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로봇 테마파크와 로봇 관련 기업·시설을 집적화하는 로봇랜드 조성사업도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지 규모는 76만 9279㎡에 이르고, 전체 사업비는 7113억원이다. 2009년 특수목적법인 설립 후 2012년 12월부터 본격 추진됐지만 전체 사업 부지 중 테마파크 및 관련 부대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어 민간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로봇타워와 로봇R&D센터 등 1단계 사업이 완료됐지만 후속 사업이 답보 상태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 인천로봇랜드 조성을 위한 기반시설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청라’ 건설도 1년여 간 제자리 걸음이다.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고 SSG 랜더스를 창단한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청라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통큰 투자를 약속한 후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스타필드 청라 완공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돼야 청라의료복합타운 아산병원 완공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이순한 의원은 “10년여 전 청라국제도시에 주민들이 입주하기 전 부터 결정됐던 사업들이 민자유치로 추진되면서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인천경제청이 민간시행 및 건설업체에 너무 끌려 다녀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 카마스터’의 노조 활동을 방해한 자동차 판매 대리점주 집행유예

    카마스터’의 노조 활동을 방해한 자동차 판매 대리점주 집행유예

    대리점 소속 자동차 판매원인 ‘카마스터’의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자동차 판매 대리점주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0단독 류영재 판사는 자동차 판매 대리점주 A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1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시간의 부당노동행위 예방 교육 수강, 3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의 범행은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의 건전한 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억제함으로써 근로 조건 유지·개선, 노동관계의 공정한 조정을 저해하는 것으로 위법성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16일께 자신의 대리점 소속 B씨 등 카마스터들에게 ‘어떠한 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판매연대(금속노동조합 자동차판매연대)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된 확약서를 작성하게 해 노조 조직·운영을 지배하거나 그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가 2019년 1월 14일 다른 카마스터들과 함께 자동차판매연대에 가입하거나 노조를 조직하려 한 것 등을 이유로 B씨와 판매용역 재계약을 거부하고, 노조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고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 신(神)과 만나는 맥주 ‘트라피스트 비어’를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신(神)과 만나는 맥주 ‘트라피스트 비어’를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감사’를 뜻하는 헬라어 ‘유카리스테인’(Eucharistein)에서 유래한 용어 성찬식(Eucharist)은 예수 그리스도가 체포돼 처형되기 전 제자들과 가진 ‘최후의 만찬’을 기리는 종교 의식이다. 지금도 교회에서 이 행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쓰이는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하기에 기독교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과거 유럽에서 성찬식에 쓸 와인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재료인 포도가 특정 기후 조건에서만 재배돼 산지가 제한돼 있었고 지금처럼 교통과 수송, 무역도 발달하지 않아 포도주를 양조할 수 있는 수도원도 많지 않았다. ‘꿩 대신 닭’이랄까. 많은 수도원에서 상대적으로 와인보다 양조가 쉬운 맥주로 성찬식을 치르기 시작했다. 이들 수도원이 사랑한 맥주가 바로 ‘트라피스트 비어’(Trappist Beer)다.신을 섬기는 수도사들이 술을 만들어 판다는 사실은 다소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에는 종교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역사적 배경이 담겨있다. 수도사들은 종교적 믿음을 통한 정신적 수행과 몸을 움직이는 육체적 수행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맥주를 만드는 일은 이 두 가지 수행 모두에 연관돼 있다. 1098년 프랑스 동부 시토(Citeaux)의 베네딕도회 몰렘 수도원의 원장이던 로베르(Robert de Molesme)는 기존 수도회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고 ‘원시 수도회로의 회귀’를 목표로 시토회(cistercian)를 세웠다. 이 수도원은 수도사들의 일부 계율을 완화해 단식 기간에 맥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단 이 맥주는 수도사들이 직접 빚게 했다. 여기에는 수도원들이 자신의 힘으로 생존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었다. 시토회는 12세기에 전성기를 맞아 유럽 전역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수도원의 양조 기술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수도회의 성격이 변질되면서 회칙을 따르지 않는 사례가 속속 생겨났다. 종교개혁 이후로 사정은 더 나빠져서 북유럽에서는 시토회 수도원이 모두 사라지기도 했다. 이에 프랑스에서 수도원 개혁운동이 일어났고 1664년 ‘시토회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혁신 수도원인 트라피스트(Trappist)가 생겨났다. 트라피스트 비어는 여기서 태동했다. 수많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이 맥주는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과 향으로 사람들 곁을 지켰다. 1933년부터 공식적으로 ‘트라피스트 비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했고 시토회 수도원 맥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맥주가 인기를 얻자 여러 민간 양조장에서 짝퉁 맥주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아예 대놓고 ‘트라피스트’라는 이름까지 도용했다. 이에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의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이 힘을 모아 1997년 국제트라피스트협회(The International Trappist Association·ITA)를 설립했다. 수도원에서 양조되는 맥주와 와인 등 모든 제품에 대해 ATP(Authentic Trappist Product) 인증을 부여했다. 이 인증을 얻으려면 ITA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트라피스트 비어는 반드시 수도원 안에서만 만들어져야 하고 수도원이 규정한 생산 방식과 규범을 모두 지켜야 한다. 맥주를 통해 얻은 이윤은 상업적 목적과 무관해야 하고 양조 관련 업무는 반드시 수도 생활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다만 종교의 힘이 갈수록 약해지는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유럽에서도 수도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폭격이나 금속 징발 등으로 양조장이 사라져 트라피스트 비어의 명맥이 끊긴 수도원도 다수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수도원에서 생산됐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트라피스트 비어로 인정받지 못하는 제품도 많아졌다. 이에 벨기에 맥주협회는 이런 맥주들을 보호하고자 1999년 새로운 인증을 발표했다. 바로 ‘벨기에 수도원 맥주 인증’(ErKend Belgisch Abdijbier·Certified Belgian Abbey Beer)이다. 흔히 업계에서 ‘에비 비어’(Abbey Beer)로 불린다. 트라피스트 비어는 단순히 맛과 향으로만 가치를 증명하는 맥주가 아니다. 역사적 가치와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전설이 복합적으로 버무려져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 사람들은 트라피스트 비어만의 독특한 양조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타우트나 아이피에이(IPA) 등 어떤 종류의 맥주라도 상관없다. ITA의 인증 기준에 부합하기만 하면 트라피스트 비어 명칭을 쓸 수 있다. 이 맥주의 진정한 가치는 맥주의 양조기법이 아니라 맥주를 통해 신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는 인간의 수행과 노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종교적 지식이 일천한 필자로서는 트라피스트 비어를 마셔도 맥주에 담긴 수도사들의 영적 수행의 고뇌를 느끼진 못했다. 그래도 이 맥주를 통해 사랑과 평화, 관용 등 종교가 추구하는 여러 가치를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이 맥주에 커다란 고마움이 느껴졌다. 유행과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 크래프트 비어의 세계에서 트라피스트 비어는 오늘도 묵묵히 수도원이 추구하는 ‘신과의 소통’이라는 목적에 따라 맥주를 빚고 있다. 아쉽게도 유럽의 많은 수도원에서 양조 후계자가 나오지 않아 명맥이 끊어지는 곳이 늘고 있다. ‘신이 죽었다’는 현대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긴 해도 트라피스트 비어는 분명 보존할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병 속에 담긴 역사와 발자취까지 알게 된다면 그 어느 맥주보다 개성있고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 아사히글라스 해고 근로자 직접고용해야

    아사히글라스 해고 근로자 직접고용해야

    아사히글라스가 사내 하청업체 해고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항소심 선고결과가 나왔다. 대구고법 민사3부(부장판사 손병원)는 13일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 22명이 아사히글라스 한국 자회사인 AGC 화인테크노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사측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아사히글라스가 사내 하청업체 해고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유리제조업체 일본기업인 아사히글라스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입주해 있다. 아사히글라스 파견 근로자 178명은 2015년 6월 사내 하청업체 GTS가 노조 결성을 문제 삼아 해고를 통보하자 원청회사인 아사히글라스를 불법 파견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는 등 법적 투쟁을 벌여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지휘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1심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미국의 반중 전선에 무작정 끌려가는 것은 韓 국익 훼손”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미국의 반중 전선에 무작정 끌려가는 것은 韓 국익 훼손”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6월29~30일)는 글로벌 안보전략의 변곡점이자 신냉전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표현된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나토의 신개념 전략 때문이다. 더 큰 틀에선 중러를 표적으로 미국이 대유럽 및 인도태평양 전략을 하나로 묶어 미국의 절대적 패권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포스트 나토회의’ 국제질서의 우리의 대응전략을 살펴보자. 지난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명시했던 나토는 12년 만에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명시했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이 나토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나토의 전략 변화 뒤엔 미국이 그리는 글로벌 전략이란 큰 그림이 숨어있다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지만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과 자본주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경제 안보 시대’의 도래 등 다층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미국의 입장에서 복잡한 국제정세를 나토정상회의에서 종합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볼수 있다. 대서양·인도태평양 동맹의 반중 연합전선미국은 그동안 대서양 동맹의 공간과 역할을 유럽으로 한정해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해 러시아에 대항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주요 거점’ 형태로 공동대응이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 동맹을 통한 방어체계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은 두 동맹체제를 ‘연맹하는(federated) 형태’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도전에 대응하려 한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4개 우방국을 초청한 것은 아태국가들에게 나토의 모자를 씌워 반중전선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수형 수석연구위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보수정권의 전통적 외교정책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많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나 전략적 모호성이 국익을 실효적으로 담보하지 못했고 대북정책에서도 무원칙과 혼선을 불렀다는 판단에서다. 미중 ‘경제전쟁’을 축으로 국제관계가 과거 냉전기의 동서 대립을 방불케 하는 신 냉전 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어중간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미중 일시휴전 가능성 미중의 패권경쟁이 장기화되면서 ‘적대적 공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 적대적 공존체제를 통해 미중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분점할 것이란 의미에서 ‘미중 카르텔’로 용어도 등장했다. 양국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따라 협력과 대결을 오가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당장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수세에 몰려있다.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발등의 불’인 인플레이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 최고 책임자들이 ‘휴전’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초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선 대중 관세 인하로 물가를 낮추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회담을 앞두고 ‘일시 휴전’의 길을 탐색 중이다. 미 재무부는 “양국 간 거시경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안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중미 양국과 전 세계에 이롭다”고 밝혔다. 정교한 차이나 리스크 대비책 세워야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정부 대외정책 변화의 핵심은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개념이다. 국제정치와 군사협력을 축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안보외교가 자국의 경제안보를 최우선하는 쪽으로 변화된 것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화 체제에서 성장한 중국이 부품·소재· 중간재 공급을 장악한 상황에서 중국을 배제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것이 미국의 제1의 목표다. 미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존 국제무역의 판 자체가 바뀐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서방과 함께 반중 전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은 우리의 현실에선 피할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차이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자는 시장 다변화의 목소리도 높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수출의 25%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경제 의존성 해결이 단시간내에 어렵다. 북핵 해결의 주요 지렛대를 잃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중 전선 구축이란 미국의 목적을 위해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면서 미국에 무작정 끌려가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열차(질서)에 올라타되, 노골적 반중 깃발을 흔들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우방국들을 한데 모으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를 콕 찍어 사드 때처럼 보복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점증하는 반중정서를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외교안보 차원의 국익 극대화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인들의 노골적인 대중 혐오나 선동성 발언은 한중 관계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화가가 그린 화가/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화가가 그린 화가/미술평론가

    1907년 여름 사전트는 동료 화가이자 친구인 윌프리드 글렌, 그의 아내 제인과 여행을 떠났다. 세 사람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출발해 피렌체, 페루자 등을 거쳐 9월에 로마 남동쪽 프라스카티에 이르렀다. 이곳에 있는 빌라 토르롤니아의 바로크식 정원은 그 아름다움으로 화가들을 끌어들였다. 제인은 분수 난간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다. 드레스 위에 흰 작업복을 입고, 푸르스름한 베일로 고정한 모자를 쓰고 있다. 셔츠 바람인 윌프리드는 붓 한 다발을 손에 쥔 채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다. 물을 뿜는 분수가 이 장면에 시원함과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작업 중인 아내의 진지한 모습과 눈을 지그시 감은 남편의 느슨한 태도가 대조적이다. 이렇게 여성이 일하는 옆에서 남성이 빈둥거리는 설정은 희귀하고 신선하다. 20세기에 들어와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부분도 있겠으나 글렌 부부의 자유분방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장면이다. 이들은 가고 싶은 데를 다니며 산 코즈모폴리턴이었고 관습에 구애받지 않았으며 그런 삶을 받쳐 줄 만한 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전트는 초상화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장르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그리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화가다. 그가 활동한 ‘도금시대’의 미국 벼락부자들은 광을 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다.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고급스럽게 드러내게 해 주는 화가에게 왜 돈을 아끼겠는가. 20세기 들어와 아방가르드 예술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초상화는 해체되고 있었으나 사전트의 화실에는 사교계 부인들과 사회 명사들이 줄을 섰다. 일이 많을수록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했다. 사전트는 여름이면 주문을 밀어 두고 훌쩍 떠나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을 여행했다. 그가 여행 중 그린 수채 풍경화들은 고객의 요구에 맞춘 초상화와 뚜렷이 구별된다. 신중한 구성, 품격을 강조한 초상화와 달리 풍경화는 붓 터치가 빠르고 산뜻하다. 이 그림은 그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풍경 속에 있는 화가 부부의 모습이 스냅 사진처럼 자연스럽다. 윌프리드와 제인은 함께 그림을 그리며 평생 해로했다.
  • 요양보호사·가사노동자도 ‘연대 울타리’… 일하는 여성 다시 뭉친다

    요양보호사·가사노동자도 ‘연대 울타리’… 일하는 여성 다시 뭉친다

    일하는 여성들이 다시 연대하고 있다. 여성들의 노조 조직률은 20년 만에 6%대를 회복했고, 여성 조합원 비율(민주노총 기준)은 성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인 35.8%를 기록했다. 10여년 만에 양대 노총을 포함한 6개 단체가 ‘여성노동연대회의’를 출범하고, 오랜 세월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던 가사노동자나 요양보호사 등도 노조의 첫발을 뗐다. 실제 노조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의 가입 비중이 늘었다. 민주노총에서 2013년 여성 조합원의 수는 15만 6000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22.9%였다가 2021년 현재는 40만 4000명으로 35.8%까지 늘었다. 여성들의 노조 조직률은 1980년 17.0%를 기록한 이래 하락을 거듭하다가 2009년 5.0%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2019년 현재 20년 만에 6%를 돌파했다. 학교나 병원 같은 ‘여초’ 직장들, 여성들이 많이 속한 비정규직 직장 구성원들의 노조 편입이 늘며 생겨난 추세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학교 비정규직 여성들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민주여성노조 가입과 여성 비율이 높은 요양, 돌봄, 의료 사업장 등에서의 유입이 증가했다”며 “전체적으로 조직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여성 조합원의 증가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사안별 대응 벗어나 ‘공동 모색’ 일터에서의 성차별을 뚜렷이 인지해 ‘일하는 여성’으로서 사안을 넘나들며 연대하는 것도 요즘 경향이다. 지난 1일에는 6개 여성단체가 ‘일터의 성차별 해소’를 주창하며 ‘여성노동연대회의’를 발족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고용·노동 성차별이 악화한 상황에서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가 연대회의 출범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참여 단체는 양대 노총이라 불리는 한국노총·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다. 연대회의는 10여년 만에 부활한 여성노동운동 연대체다. 2009년 49개 여성노동단체가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을 발족한 이래 단체별·사안별 대응이 늘며 연대체 활동은 약화됐다. 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여성 노동 단위들이 성별 임금 격차나 채용 성차별 등에 대해 사안별로 연대하다 보니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며 “노동시장 안에서의 성차별을 드러내기 위한 공동의 모색을 해 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노동 인정받은 가사·돌봄직도 조직화 ‘노동자’의 권리 개념이 희박했던 직종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으며 조직화를 꾀하기도 한다. 지난달 16일 가사노동자법 시행과 함께 가사노동자를 조직한 최초의 노조가 출범했다. 2012년 발족된 한국가사노동자협회를 뿌리로 하는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다. 조합원은 150여명이지만 앞으로 협회 전체 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다. 최영미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은 “가사노동자법 시행이 노조 발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며 “노동자성을 되찾음과 동시에 1980년대 ‘여공’으로 일하며 노조의 기억이 남은 5060 세대들이 창립 멤버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분과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사회서비스원노동조합이 통합해 출범한 돌봄노조도 비슷한 맥락이다. 노우정 돌봄노조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 3000명 중 95%가량이 여성”이라며 “코로나19 시기 필수 노동자로 호명됐지만 법정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부여하는 규정이 5명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됐음에도 휴일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현실 등으로 인해 노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교섭은 남자? 여성 대표성 제고해야 여전히 ‘남초’인 노조에서 여성들의 낮은 대표성은 심각한 문제다. 노조 간부 자리에는 여성들이 진출하지 못하거나 교섭국처럼 실제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되는 곳에는 남성들이 많다. 노조 여성국장, 여성 몫 부위원장들이 “성평등 단협안을 만들어 놔도 교섭위원은 남성이라 실제 교섭 과정에서 논리가 체화되지 않은 남성 교섭위원이 사측을 설득할 의무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차별 해소와 노조 내 성평등 구현이 깊게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노조에서 먼저 여성 대표성을 제고해야 직장 내 성평등 실현도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육아·돌봄이 여성들의 발목을 잡는 한편 여성이 노조 간부가 되는 경우 사용자 측에서 승진 누락 등의 불이익을 주는 일이 더 많다고 들었다”며 “성평등 단협안 등을 통해 여성 교섭위원 수를 늘리고, 사내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여성들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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