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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佛 “그리스 구제 자발적 민간참여” 합의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로화의 생존, 유럽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말대로 위기감에 내몰린 유럽이 입장차를 좁히며 돌파구 찾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에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독일과 프랑스는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민간부문의 참여가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강경하던 독일이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굽히고 들어간 것이다. 같은 날 그리스 정부도 대규모 개각을 단행, 경제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날 유럽연합(EU)도 그리스 구제금융 1차 지원금 가운데 6월 지급분(120억 유로·약 18조 4800억원)을 예정대로 집행할 전망이라고 밝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다소 떨어뜨렸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구제금융안에서 어떤 민간부문의 참여도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유로화가 없으면 유럽도 없다.”는 인식 아래 양국 정상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민간의 역할을 보장하기 위한 4가지 기준으로 ▲자발적일 것 ▲디폴트와 같은 신용사건을 피할 것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지를 받을 것 ▲신속하게 확정할 것 등을 제시했다. 양국 정상은 오찬에 앞서 “민간투자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를 자발적으로 연장하는 것이 유로화를 안정시킬 해법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54) 국방장관을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1년 6개월간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고 재정긴축안을 마련했던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은 환경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좌천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는 이르면 19일 치러진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월 지급분을 다음 달 초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디폴트 시나리오는 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와의 협의 아래 그리스가 당장 필요한 돈을 채워 주고,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방식을 둘러싼 유럽국 간의 이견은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2단계 접근법’을 통해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비켜가겠다는 것이다. 렌 위원은 “그리스에 6월 지급분이 지원되면 최소 9월까지는 그리스 국채 상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U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19~20일 예정된 EU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안의 내용과 조건,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성격 등이 논의되고 이에 대한 결정은 다음 달 11일 EU 재무장관 정례회의에서 내려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교직원들의 보험·연금 등에 사용되는 ‘법정부담금’을 등록금으로 메워온 사립대들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에서는 수백억원씩의 수혜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지원사업은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문가들은 대학 설립 운영 규정을 어기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학교는 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교과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수혜를 받은 145개 대학 중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립대 본교와 분교는 모두 120곳에 달했다. 비율로는 무려 82.7%나 된다. 법정부담금은 교직원의 연금·보험 등을 위해 필요한 재원으로, 사학재단이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으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재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등록금으로 법정부담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교직원 보험·연금 등 등록금으로 메워 학교별로 살펴보면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숙명여대는 62억원의 재정지원사업비를 받았다. 25억 8000여만원(29.6%)을 덜 낸 고려대도 지원사업비로 무려 748억원을 챙겼다. 26억 9000만원(96.4%)의 법정부담금을 덜 낸 서강대도 293억원을 재정지원사업비 명목으로 타갔다. 419억원의 지원사업비를 타낸 영남대는 18억 7000만원(42.5%)의 부담금을 안 냈다. 이 밖에 ▲한국외대 61억원(법정부담금 31억 7000만원 미납) ▲홍익대 65억원(31억 8000만원 미납) ▲경희대 256억원(35억 2000만원 미납) ▲숭실대 150억원(18억 2000만원 미납) ▲동국대 384억원(65억 8000만원 미납) 등으로 법정부담금을 교비에 부담시키면서도 교과부의 재정지원사업비 혜택은 꼬박꼬박 챙긴 셈이다. 이처럼 사립대들이 법정부담금을 안 내고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국고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원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할 때 적용하는 운영 규정 준수 등에 대한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더라도 수억~수십억원을 지원받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은 다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미납大 국고지원 차별방안 추진 전문가들은 법정부담금 미납 등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해 국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과징금 형태로 1억원, 2억원씩 부과해봐야 규정을 어겨서 얻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그보다 학교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지원 규모를 줄이는 등 구체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학재단에 대해 재정지원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재단의 잘못 때문에 대학이 피해를 본다는 문제가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손학규 수도권·젊은층 지지율 상승

    손학규 수도권·젊은층 지지율 상승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수도권 유권자와 20~30대 젊은 층에서 지지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차기 대선주자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격차를 좁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다. 지난달 초 조사와 견줘 서울에서 박 전 대표는 8.4% 포인트 떨어진 4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손 대표는 42.1%로 9.6% 포인트 올랐다. 경기·인천은 41.3%로 같은 기간 동안 4.7%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지지율의 경우,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각각 49.2%와 37.6%였다. 재·보선 직후 조사 때보다 격차가 줄었다. 연령별 조사에서 손 대표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4.0%와 46.8%의 지지를 얻었다. 박 전 대표는 같은 연령대에서 34.0%와 44.5%에 그쳤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과 저축은행 사태 등은 사회적 신뢰도에 대한 문제로 특히 수도권과 젊은 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라면서 손 대표가 두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여론을 탄 것으로 분석했다. 손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중수부 폐지와 특수수사청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3대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도 “방법의 어려움을 말하지 마라. 등록금 지원책의 수혜 범위를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것”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부분 더부살이…주거·보육지원 가장 시급 한부모가정도 동등한 가족 형태라는 인식을”

    “대부분 더부살이…주거·보육지원 가장 시급 한부모가정도 동등한 가족 형태라는 인식을”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위축돼 있던 미혼모가 센터의 지원과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이영호(49)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2009년 6월 센터의 개소와 함께 ‘미혼모들의 어머니’가 됐다. 미혼모와 그들의 자녀들이 편견과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는 센터를 거쳐간 많은 미혼모들의 변화된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돼야 할 것이 아직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을 서울 구로동 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혼모는 ○○○이다.’ 센터장이 생각하는 미혼모란. -미혼모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보통엄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보이고 먹이고 싶고,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일반가정의 부모들과 똑같다. 미혼모를 ‘보통이 아니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이다. →미혼모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가. -첫 번째가 주거와 보육지원이다. 미혼모들은 임신 또는 출산과 동시에 집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나와 지인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주거 마련과 보육지원은 미혼모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육·취업지원이 아무리 훌륭해도 참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0대 미혼모들에게는 교육지원이 가장 절실한데. -그렇다. 이 때문에 우리 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미혼모대안교육 프로젝트 ‘캥거루스쿨’을 운영한다. 학업을 중단한 미혼모들이 검정고시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각종 문화체험과 진로탐색 등을 통해 앞으로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달에는 위탁형 대안학교인 ‘도담학교’를 센터 위층에 개교할 계획이다. 학적을 갖고 있는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해 일반학교와 같이 정규수업을 받고, 여기에 더해 체육시간에는 임산부 요가, 가정시간에는 양육 기술과 부모교육 등을 가르치는 대안학교다. 도담학교를 졸업하면 원래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미혼모 지원책 중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잘 마련된 지원책을 복지담당자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 미혼모들의 말을 들어보면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 가장 가까운 지자체를 찾아 도움을 청해도 복지담당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을 포기하는 것이 허다하다.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센터의 향후 계획은. -한부모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환경조성사업’에 힘쓸 계획이다. 편견 없이 미혼모 등 한부모가정을 동등한 가족 형태로 인정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정보지원사업’ 역시 중요하다. 한부모를 위한 정책·지원·생활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질적인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4) 당찬 그녀들의 희망 메시지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4) 당찬 그녀들의 희망 메시지

    친척들은 “손벌리지 말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우연히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봤던 직장 동료는 이후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미혼모들은 저마다 그렇게 마음에 큰 생채기 하나씩을 안고 산다.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하다.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직장까지 다니는 그녀들이지만 얼굴과 실명 공개는 대다수가 꺼린다. 자신의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혹여나 다른 가족이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그러나 미혼모들은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것이다. 언젠가 이 사회가 편견 없이 그들을 바라봐 줄 그 날을 기다리면서. ‘미혼모들의 희망 메시지’는 엄마들의 심경과 소망을 인터뷰해 재구성했다. 이름은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가명 처리했으며 나이와 출산시기, 지역 등의 순서로 표기했다. ▲김은아(36세·2010년 6월 출산·신대방동 거주) 정부에서 미혼모를 위한 보육비 등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으면 저소득 한부모가정 신청이 어려운 부분이 있답니다. 적어도 어린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라면 소득기준에 상관없이 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혼모라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행복합니다.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컸으면 좋겠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홍세나(28세·2011년 4월 출산·가양동 거주) 일 때문에 지방을 자주 왔다갔다 합니다. 지방에도 미혼모를 위한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고, 보육료 지원방식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혼모의 경우 가족들이 모르는 부분도 많고 외면하는 부분이 있어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저처럼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선뜻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요청도 하기 힘든 미혼모들에게 비공개적으로 지원을 받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엄마니까요. 미혼모라는 편견 없이 그저 우리 아이 잘 키우며 지내고 싶습니다. ▲박민희(23세·2010년 12월 출산·서교동 거주) 꼭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미혼모들만 있는게 아닙니다. 저는 원래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복학하자니 등록금이나 학자금 대출 모두 부담이 크네요.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대학생들에게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면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또 법적으로 아이 아빠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양쪽의 사랑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아빠와 한달에 한번씩 왕래를 가지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희주(19세·2010년 10월 출산·청림동 거주) 미혼모에 대한 복지 혜택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는 시설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곳에서 지내다 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미혼모들이 많더군요. 지방에는 미혼모가 출산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출산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서 아이 낳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 주세요. 앞으로의 꿈은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내년에는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세요. ▲은주희(19세·2010년 4월 출산·금호동 거주) 바라는 건 한가지입니다. 남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미혼모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요. 남과 똑같은 방식으로 바라봐 주세요. 아이를 위해서 앞으로 회사에 취직을 할 텐데, 취업할 때 미혼모라고 해서 무조건 안 된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하게 봐주세요. 지금 아이가 13개월인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기만을 희망합니다. 학교에 입학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아빠가 없다고 놀리지 않는 사회가 되길. 혹 그렇더라도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이겨내길 기도해 봅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 ‘파란불’

    지방세 감면이 지방세특례제한법으로 일원화되면서 납세자 혼선이 줄고 지방재정과 지방세 감면 간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31일 기획재정부 소관으로 돼 있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지방세 감면규정을 지방세특례제한법으로 옮기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지방세 감면은 지난해 1조 3000억원 규모로 전체 지방세 감면의 9.3%에 이른다. 그동안 입법 소관 부처는 기획재정부인데 반해 유권해석 등 법 운영은 행안부에서 담당해 납세자들 불편이 잇달았다. 또 국세 중심으로 돼 있는 조세특례제한법은 지방세 감면 때 지방재정 보전에 대한 사전 검토가 부족하거나 지자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빚어졌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모든 지방세 감면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따라서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존의 감면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관 예정인 감면 조문은 22개로 농어업인과 기업 지원, 수송·교통 지원, 국토·지역개발 지원, 저축 지원 등이다. 농어업용 주행에 대한 자동차세 면제, 세금우대저축 이자소득 지방소득세 면제, 영농어조합법인 조합원의 배당소득 지방소득세 면제 등이 대표적이다. 행안부는 일몰시한이 설정돼 있지 않은 지방세 감면에 대해서는 시한을 새로 설정할 방침이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있는 지방세 감면 사례 중 57%가 일몰 규정이 없다. 주로 기업 관련 지원책이 대부분이다. 창업한 중소기업에 대한 취득세 면제나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취득세 감면 등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이관으로 인해 기존 지방세 감면 혜택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 일몰이 도래하는 조항도 취약계층, 서민대상 감면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나라 “소득세 감세 철회” 가닥

    한나라당이 고소득층에 대한 추가 감세 방안을 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기업 등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에 대한 감세도 철회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인 조세정책이자 주요 대선공약이었던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방안에 대한 정책기조가 ‘좌클릭’으로 선회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추가 감세 철회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발언에 나선 11명 가운데 7명이 철회를 주장했고 4명은 감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인 8800만원 이상 소득층에 2% 포인트 추가 감세하기로 한 것을 철회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법인세·최고세율을 유지하되 과표구간 신설 및 기업 지원책을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당시 참석한 의원이 30여명에 불과해 조만간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다시 의총을 열기로 했다. ‘MB노믹스’의 핵심 정책이었던 감세안에 대한 철회 의견이 모아지는 데에는 그만큼 의원들의 절박함이 담겼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한 의원은 “지역구 사정이나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스탠스 등 때문에 철회로 기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유정현 의원은 “한나라당이 추가 감세를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지역에서 부자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제를 맡았던 김성식 의원은 “추가감세 철회는 국민이 바라는 한나라당 정책 쇄신의 첫 단추”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친이계 나성린·조해진·차명진 의원 등은 정책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며 철회에 반대했다. 그러나 감세 철회 시 임시투자세액 공제 유지,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추가 신설 등의 대안을 내놓아 절충 가능성을 남겼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활동을 당초 예정대로 6월 30일 종료하기로 했다. 법원·검찰개혁안에 대한 여야 합의안은 오는 20일까지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 이견차가 큰 특수수사청 신설, 대법관 증원안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검·경수사권 문제는 ‘경찰의 수사개시권 인정, 검찰의 지휘수사권 존속’이라는 원칙을 세워 국무총리실로 넘긴 뒤 검찰 및 경찰과 협의해 조문화 작업을 하도록 제안했다. 여기서 합의된 조문을 가지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안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친부인 남성에 양육비 지급 의무화案 추진

    전문가들은 미혼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 주거지원 등의 지원책이 미혼모들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미혼모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미혼모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월 5만원’으로 대표되는 미혼모 양육비 지원에 대해 “미혼모가 직접 양육을 하게 하기보다 시설에 보내거나 입양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미혼모가 양육하는 자녀의 친부로 확인된 남성에게 양육비 지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내용을 취지로 하는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이 오는 6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생계수급비의 혜택 또한 미혼모에게는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혼모의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일 경우에도 부모가 경제적인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권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혼모들은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가족들과의 갈등으로 갈라선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경우 부모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실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희정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미혼모에 대한 주거지원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한부모가정은 국민임대주택 공급대상에 포함되지만 보증금이 최소 1000만원 이상이어서 미혼모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권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20대 여성의 실질 임금을 고려하면 미혼모들이 그 정도의 목돈을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미혼모가 수급권자인 경우 신청할 수 있는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은 보증금이 수백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그러나 미혼모들은 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고령, 장애, 다자녀 등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당첨되기 어렵다. 권 사무국장은 “미혼모에게 적용되기 어려운 주거 지원책이 미혼모의 자립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허남순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미혼모들이 출산 이후에도 머물 수 있는 시설이 보다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산 전 미혼모들을 위한 시설은 대개 출산 뒤 3~6개월 정도면 퇴소하는 것이 원칙이다. 허 교수는 “중간의 집 형태의 시설을 늘려 미혼모들의 자립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3) ‘음지’로 내모는 정책부재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3) ‘음지’로 내모는 정책부재

    가족과 사회의 싸늘한 시선 속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은 여전히 우리사회 ‘음지’에 있는 사회적 약자다.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은 저마다 미혼모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실제 미혼모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달랐다. 미혼모들은 저마다 필요한 부분이 달랐지만 “금전적 지원 외에도 미혼모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미혼모 지원책은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 자립지원 사업’이다. 만 25세 미만의 미혼모가 아이를 직접 양육할 경우 월 10만원의 아동 양육비와 2만 4000원의 아동 의료비를 지급하고, 학업을 중단한 미혼모를 위해 연 154만원의 검정고시 학습비 또는 고등학교 교육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최저생계비 150% 이하’라는 조건이 걸려있다. 기초수급권자는 제외돼 대상은 더욱 한정된다. 실제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이 사업에 책정한 예산 121억원은 절반에 불과한 60억원 가량만 집행됐다. 올해에는 예산이 57억원이나 삭감된 64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자신이 미혼모인 것을 드러내기 싫어해 신청이 저조했다.”면서 “앞으로 홍보와 인식개선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소년 미혼모 지원에 집중하는 사이 25세 이상 성인 미혼모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월 5만원의 양육비로는 아이들 분유값 대기도 벅차다. 그래서 성인 미혼모들은 “돈보다 미혼모들을 위한 취업·창업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낳기 전 여행가이드로 일했던 미혼모 김윤영(35)씨는 “미혼모들에 대한 집중적인 창업 및 취업 프로그램 연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베테랑 가이드였던 김씨는 아이를 갖고 직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출산 후 다시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김씨는 “경험을 살려서 여행사에 취직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가이드일을 하기가 어렵기도 했죠.” 김씨는 좌절했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무슨 일이든 구해야 했다. “생전 안 해 본 일도 닥치는 대로 구했어요. 식당일, 서빙도 일자리를 주기만 하면 좋았죠.” 단기 아르바이트직은 안정성이 없었다. 김씨는 지금도 집 근처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하루 5시간씩 파트타임으로 근무한다. 김씨는 “직업훈련이 안 되면 할 수 있는 일은 노동일밖에 없어요. 미혼모들을 위한 체계적인 직업교육과 취업도움이 가장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현재 미혼모들이 참가할 수 있는 직업훈련은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여성가장훈련’이 있다. 고용부는 ‘미혼여성으로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근로능력이 없는 여성’, ‘기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는 여성’ 등이 직업훈련을 신청해 참가할 경우 한달 5만원의 교통비와 6만원의 식비를 제공하고 있다. 미혼모 보호시설과 지원기관도 더욱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도별 1곳에 불과한 미혼모지원 거점 운영기관은 접근성이 떨어진다. 황은숙 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은 “경제적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미혼모지원 거점 운영기관을 늘려 미혼모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의 미혼모 시설은 임신한 여성이 출산 때까지 머물 수 있는 미혼모보호시설과 24개월 미만의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중간의 집), 이후에도 머물 수 있는 모자원 등 세 단계로 이뤄져있다. 그러나 2010년 12월 기준 보호시설은 전국에 32곳, 중간의 집은 23곳, 모자원은 18곳에 그쳐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권희정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보호시설에서 최장 1년, 중간의 집에서 2년, 모자원에서 3년 등 최장 6년까지 시설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서 “이후에도 미혼모 가족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보호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첫 경제센서스 제대로 하고 활용하자

    국내에서 산업활동을 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2011 경제 센서스(총조사)’ 방문조사가 어제 시작됐다. 다음 달 24일까지 이뤄진다. 인터넷 조사는 이달 말까지다. 경제 센서스는 국내 산업 전체에 대한 고용·생산·투입 등의 총량 및 구조 등을 파악하는 전수조사다. 조사 시기와 항목이 달랐던 기존 산업 총조사와 서비스 총조사를 통합한 게 경제 센서스다. 같은 시점에서, 통일된 기준으로 국내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대상은 330만개 사업체다. 이 중 4인 이하 영세 사업체만 280만개다. 국내 최고기업인 삼성전자의 기흥공장부터 동네 미용실, 호프집까지 모든 사업체가 조사대상이다. 영세 사업체의 경우는 매출액과 종업원 수 등 공통항목만 조사한다. 5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산업별 특성항목도 조사한다. 경제 센서스는 지난해 말 실시했던 인구·주택 센서스만큼 중요하다. 경제 센서스를 통해 모든 사업체의 산업구조 및 정확한 경영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한 국가 기본통계 작성을 위한 보다 정확한 기초자료로도 활용된다. 영세 자영업 실태도 파악할 수 있다. 태양광·풍력 등 차세대산업으로 주목받는 녹색산업의 현황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멕시코 등 많은 국가에서 경제 센서스를 하는 이유는 정확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정부정책을 펼 수 있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 및 기술혁신 등으로 산업구조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활동 다양화 및 글로벌화, 첨단 신산업의 출현 등으로 산업구조 통계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 번거롭더라도 사업체에서 경제 센서스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국가가 영세 자영업자 정책 등을 세우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가 정확히 마련될 수 있다.
  • 與 “반값 등록금 최우선 과제로 추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22일 무상 교육을 포함한 대학 등록금 인하 방침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4일, 또는 25일 조찬회동을 갖고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 원내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등록금에 대한 국가와 정부, 당의 입장은 단순한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쇄신의 핵심은 바로 등록금 문제라는 첫 번째 민생문제에서부터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계적 도입땐 재정부담 줄어” 그는 “무상 등록금도 배제하지 않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무상으로 될지, 반값으로 될지에 대해서는 국민결단도 필요하고 국가재정, 국가철학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근 당정이 이명박 정부의 대선공약인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6월 국회에서 해당 상임위 등을 통해 토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선 국가 장학제도를 비롯한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중위 소득자(소득구간 하위 50%) 자녀까지 소득구간별로 대학등록금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재정부담액과 관련, 정부 추계로 4조 9000억원라는 자료가 있다지만, 중위 소득자까지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경우 재정부담은 반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며 “다만 아직 정책위 차원에서 재정 규모를 확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 실현에 필요한 재원을 추가 감세 철회와 세계잉여금, 세출 구조조정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과학기술 분야 정책위 부의장인 임해규 의원은 2009년 반값 등록금 재원 마련을 위해 내국세의 8%를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지원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친이계 한 의원은 “아직 추가 감세에 대한 당론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재원이 투입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포퓰리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는 반값 등록금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등록금은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계속 올라 반값 등록금 정책은 공수표가 될 정도였다. 교과부가 지난달 전국 4년제 대학의 등록금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평균 등록금이 800만원 이상인 국공립대는 50곳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사립대학교도 정부의 동결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학교가 등록금을 올렸다. 의학계열은 12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 때문에 정부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대학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리는 게 아니라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취지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장학혜택이 총 등록금 부담의 절반 정도가 되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등록금 800만원 이상 50곳 현재 대학 등록금 관련 지원책은 든든학자금제도와 성적 장학금을 꼽을 수 있다. 든든학자금제도는 등록금을 대출받아 취업 뒤 갚도록 하는 제도로 소득하위 70%의 가구의 자녀가 대상이다. 성적장학금은 소득 하위 50%의 가구 자녀가 대상이다. 하지만 든든학자금의 경우 거치기간 동안 이자가 누적돼 상환부담이 큰 복리이자인 데다 성적제한 등 까다로운 신청자격과 복잡한 신청절차 등으로 학생들은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는 실정이다. 성적장학금도 실제 혜택을 받는 학생은 성적이 A학점 이상인 30만명 가운데 2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등록금 인하 추진은)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인다는 기존 정책을 재강조했다는 의미”라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관련 등록금 지원 정책들이 좀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김효섭기자 cool@seoul.co.kr
  • 서울 21만 홀몸노인 ‘맞춤형 복지’

    서울 21만 홀몸노인 ‘맞춤형 복지’

    시내 노인 100만 7000명 가운데 홀몸 어르신은 21만 7000명에 달한다. 5명 중 1명은 홀로 살고 있다. 서울시는 갈수록 늘어나는 홀몸 노인을 위해 ‘통합 복지서비스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만 65세 이상 독거노인 21만 6000명(응답자 8만 2776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9.7%(3만 7923명)가 건강>주거>식생활>일상생활>소득보장>사회참여 순으로 서비스 욕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라 시는 식사, 일상생활, 주택, 주거 환경, 건강, 후원 연계 등을 전담할 거점기관을 25개 자치구별로 설치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는 2014년까지 추진할 중점 과제도 확정했다. 우선 저소득 노인 밑반찬과 식사배달 대상을 현재 8800명에서 2만 6800명으로 3배쯤 확대한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식사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밑반찬 급식단가를 올 하반기부터 한 끼당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한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안부 확인, 가사·간병 지원 등의 서비스를 3만 3520명에서 4만 8900명으로 늘린다. 저소득 등급외 노인들에게 안부확인 등을 지원하는 돌봄 기본서비스의 경우 수혜자를 2만 2000명으로 늘리고 말벗서비스도 6000명에서 향후 3년 안에 1만명으로 확대한다. 긴급 콜 기능과 움직임 감지 단말기가 부착된 ‘안심폰’도 55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돼 있다. 아울러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전등 점·소등 기능을 할 수 있는 리모컨을 2만 5000명에게 지급하고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높이를 낮출 수 있는 싱크대도 2500명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홀몸 노인의 66%가 무주택자임을 감안, 노인공동생활주택을 58개소에서 88개소로 늘리는 한편 임대주택 보급 때 독거노인 2∼3명이 공동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 공공 일자리의 20% 이상을 홀몸 노인에게 제공한다.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은 “앞으로 25개 거점기관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복지혜택을 제공해 이중수혜·과잉복지를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세계 녹색시장 2020년 1조弗… 국가경쟁력 핵심으로

    세계 녹색시장 2020년 1조弗… 국가경쟁력 핵심으로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지구촌 이슈로 대두되면서 환경산업이 국제시장 질서를 재편하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과 친환경적 개발이 지구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와 연관된 녹색 환경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전문가들은 세계 녹색 환경산업 시장 규모가 2008년 780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 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의 녹색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환경산업의 현주소를 긴급 진단한다. ●2009년 환경수출 2조 5000억원 우리나라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국가 정책의 각 분야를 이끌어갈 주요 과제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언급했다. 녹색성장은 환경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환경 오염방지와 지속가능한 환경개선을 기반으로 탄소시장, 녹색산업, 에너지 산업이 주요 동력이다. 녹색성장의 출발점은 결국 환경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환경기술의 개발과 산업의 육성은 녹색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국내 환경산업 시장 규모(2009년 기준)는 44조원으로 2005년 대비 1.8배 증가했고, 매년 15% 이상 성장을 계속해 왔다. 환경산업 해외 수출 규모도 2003년 5000억원에서 2009년엔 2조 50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6.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펀드 조성 유망기업 발굴 나서 정부도 환경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9년 4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발족시켰다. 또한 환경 산업체의 창업과 경영지원, 전문인력 양성, 수출 지원 등 성장 단계별 지원 정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 좀 더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올해 환경 연구개발(R&D)에 1조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2조 5400억원, 지식재산권 3508건, 논문 3963건, 기술료 601억원 등의 연구 성과와 444건의 특허기술을 발굴해냈다. 올해에는 선진국 대비 환경기술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해외진출 희망 기업에 총 173억원을 지원했다. 그 결과 총 2100억원의 신규 수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는 신기술에 대한 시제품 제작과 실증화 검증, 시장개발을 위해 기업별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또한 환경산업 지원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미래형 환경기술 개발부터 시제품 생산, 해외 마케팅까지를 총괄하는 ‘녹색환경산업 복합단지’ 조성을 위해 1560억원의 국고를 투입했다. 녹색환경산업 복합단지는 10대 핵심 녹색환경기술 업체를 유치해 기술개발과 실증 테스트 시설, 대기업과의 상호협업을 위한 매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남과 영남지역에는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특화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환경산업 종합기술 지원센터’도 건립 중이다. 환경부는 2009년부터 연 100억원의 환경산업 육성 융자금을 조성, 지난해까지 44개 기업을 지원했다. 또한 담보력이 부족한 영세 환경산업체에 대해서는 기술보증지원과 민간금융 녹색 패밀리론 자금도 연간 5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녹색 환경산업체 투자 촉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유망기업 발굴에 나서는 한편 환경 전문인력도 2013년까지 9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검증·현장 위주 지원을”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중소 환경 산업체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운 데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절차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경기 시흥에서 산업체를 운영하는 정해문(53) 사장은 “환경부가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특정 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 절차도 간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체 이승덕(48) 사장은 “환경부의 신재생 에너지 분류에 대한 정의부터 애매모호하다.”면서 “실적 위주의 정책보다는 철저한 기술검증과 현장 위주의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상일 원장은 “환경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신흥 해외 환경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면서 “좋은 기술을 가진 환경 산업체 발굴과 지원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기술 해외진출은 2007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인도네시아, 2009년에는 캄보디아와 아제르바이잔, 중국에 이어 2010년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탄자니아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는 알제리, 모잠비크, 몽골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60% 향상된 2800억원의 환경산업 수출 목표를 세웠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신문산업 위기는 언론자유의 위기 프레스펀드 도입해 실질 지원해야”

    “신문산업 위기는 언론자유의 위기 프레스펀드 도입해 실질 지원해야”

    신문기금(프레스펀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신문산업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근본적 신문 지원제도 도입 촉구’ 토론회에서 “언론진흥기금과 지역신문발전기금 등 현재 신문 발전을 목표로 운영 중인 대책들은 실제 효과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언론진흥기금은 지원 대상이 광범위한 탓에 인터넷신문, 잡지 등이 급증하면서 종이신문에 대한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신문사의 경영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종이신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신문발전기금도 대상 사업자 급증으로 명목뿐인 지원책으로 전락한 상태”라고 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문지원법안’,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의 ‘신문법 일부 개정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신문지원 대책들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현 국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산업의 위기는 다양성을 전제로 한 언론자유의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될 것”이라면서 “신문 지원은 신문을 만드는 언론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 콘텐츠 생산의 주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문 지원에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서대 이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18세 이상 인구 20만명에게 매주 신문 1부 무료보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신문사에 집행하는 정부 광고에 대해 수수료를 감면해 주기만 해도 연간 100억원 이상의 직접 지원효과가 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프레스펀드 도입 등 법안의 핵심적인 내용을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마련, 이른 시일 내에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미혼모 ‘현주소’는…해마다 6500명이상 늘지만 정부 지원책은 ‘제자리’

    갈수록 미혼모의 수는 크게 늘고 있지만 미혼모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한부모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미혼모는 해마다 65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부모 가정 지원 예산은 복지 후진국의 실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995년 9만 400 0명이었던 미혼 한부모가 2000년에는 12만 3000명, 2005년에는 14만 2000명으로 늘었다. 2010년에는 한부모 가족 추산치인 149만 명 중 19만 6000명이 미혼모로 추산되고 있지만 추정치만 있을 뿐 사실상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미혼모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지원책 역시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혼모가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인 ‘한부모 가족 지원법’은 홀로 자녀를 키우는 미혼모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해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미혼모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한달 양육비 5만원으로는 아이들 학용품이나 간식도 사주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나마 지난해 한부모가족지원법에 특별 조례가 만들어져 만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월 10만원의 양육비, 2만 4000원의 아동의료비가 주어진다. 청소년 미혼모가 검정고시학원에서 수강할 경우에는 115만 5000원 한도 내에서 수강료와 교재구입비가 지원된다. 그러나 청소년 미혼모 자립 지원예산은 작년 121억원에서 올해는 절반인 64억원으로 대폭 깎여 시행 2년 만에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지원 정책이 방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혼모의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지원 정책은 여전히 청소년 등 10대 미혼모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 30대 이상 미혼모가 2000년 2.8%에서 2008년 16.7%로 증가한 데 비해 10대 미혼모는 2000년 53.3%에서 2008년 30%로 줄었다. 권희정 한국 미혼모지원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정부의 지원정책이 거꾸로 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30대 이상 미혼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연령대가 높은 미혼모일수록 양육 의지가 높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차라리 고아원에” 입양 부추기는 미혼모정책

    “차라리 고아원에” 입양 부추기는 미혼모정책

    국내 입양 대기 아동수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 1960~70년대의 빈곤기도 아닌데 입양 대기 아동이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미혼모 자립지원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입양아 85%가 미혼모 자녀 최영희(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혼모가 아동 한명을 양육할 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양육비는 월 5만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만 24세 이하인 청소년 한부모라야 고작 15만원이 지원된다. 미혼모들 상당수가 학생이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어 정부가 지원책으로 내놓은 대출임대주택 우선공급 등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동복지시설에 소속된 아동은 기초수급자로 지정돼 생계비·학용품비 등을 포함해 1인당 월 105만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다. 그룹홈(공동생활 가정)의 경우에도 월 107만원 가량을 지원받는다. 가정위탁의 경우는 한달에 양육보조금 10만원을 포함해 25만원 가량이 지원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미혼모에게 아이를 직접 키우기보다 시설에 맡기거나 입양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상진(한나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국내로 입양된 1314명 중 미혼모 자녀가 84.9%(1116명)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런 실태를 반영하듯 우리나라의 국내·외 입양아 수는 2008년 2556명에서 2009년 2439명으로 다소 줄어들다가 지난해 2475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영희 의원은 “시설과 그룹홈에 대한 지원이 흡족한 것은 아니지만 친부모가 아이를 직접 양육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지원구조이며, 이런 조건이라면 누가 아이를 직접 키우려 하겠느냐.”면서 “낙태보다 출산을 선택하게 하고, 입양보다 친부모의 직접 양육을 장려하기 위해서라도 미혼모 지원정책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혼모 “양육비·교육비 가장 어렵다” 미혼모 쉼터에서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상담 자원봉사를 하는 김길애씨는 “미혼모들은 상당수가 미성년인데다 혼자 육아를 하면서 직장까지 다니기 어려워 대체로 소득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어려운 경제적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양 기관에 아이를 맡기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혼모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심각한 문제임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혼모들은 자녀 양육시 가장 어려운 문제로 ‘양육비와 교육비’(63.1%)를 꼽았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책이 부족한 것은 예전부터 지적된 문제”라면서 “미혼모는 경제적 어려움에다 사회적 편견까지 이중, 삼중의 고충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가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SOS 10대들의 性] (하) 전문가 좌담

    [SOS 10대들의 性] (하) 전문가 좌담

    요즘 청소년들의 성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행동 수위는 높아졌지만 성문화는 왜곡돼 있는데, 원인은 사회와 어른들에게 있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지나친 경쟁과 입시 중심의 교육, 어른들의 성 상업화가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더디지만, 학교와 가정,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별개의 인간일 뿐 아니라 성적 욕구를 지닌 존재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동 아하!서울시립성문화센터(아하센터)에서 여섯 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청소년 성(性)문화’를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모임에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이명화 아하센터장,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정유성 서강대 학생처장(교육학 교수),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대표, 이명선 인디여성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청소년 성행동 수위 높아졌지만….” 김찬호(이하 김) 최근 10년,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변화가 지체된 영역이 존재하며,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성(性) 영역이 아닐까 싶다. 이명화(이하 화) 과거에는 성이라는 주제가 감춰야 할 것이었지만 요즘은 중학교 2학년이 성관계를 할 정도로 성 행동 수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성교육이 그동안 성폭행 예방, 10대 임신문제 등 이슈 중심의 캠페인에다 순결교육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성적 의사결정능력을 키우는 쪽이어야 한다. 이윤상(이하 상) 지난 10년, 성을 둘러싼 변화 중 가장 큰 것이 법제화다. 성폭력, 성매매 등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공감대가 생겼고, 그 결과 성폭력특별법, 성매매특별법 등 많은 법과 정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인식이 제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헤픈 여자가 강간당한다.’는 인식 등의 이중적인 성적 잣대는 여전하다. 청소년 문제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기도 하고, 성적 자율성과 주체성을 가진 주체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사회가 방향을 못 잡고 있다. 정유성(이하 정) 현재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받는 교육은 실제 아이들의 삶과 관련이 없다. 학교는 청소년들의 삶과 욕구를 인정하지 않는데, 성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겠나. 화 청소년 성문화, 나아가 한국 성문화는 여전히 폭력적이고 상업적이다. 청소년들끼리 몸을 찍어서 휴대전화로 보내거나, 음란물을 모방하는 성폭력이 늘어나는 현상 등을 보면 과거와는 또 다른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우옥영(이하 우) 10년 전 당시 교과부에서 일선 학교에 성교육 지침을 내렸지만, 성교육 교과서도 제작되지 않은 데다 관련 교사 교육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그냥 각자 알아서 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했다. 그때보다야 낫지만 지금도 부족하긴 하다.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중·고등학교에서 보건과목을 선택한 학교가 10%밖에 안 된다. 선택하지 않은 90% 학교에서 성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명선(이하 선) 사회 전체적으로 섹슈얼리티는 개방됐지만 청소년들은 성적 욕망을 인정받지 못한다. 성적 욕망이 없는 존재, 혹은 있어도 통제 돼야 하는 존재로 파악되고 있다. 청소년이 성을 주장하거나 실천하면, 위기청소년으로 묶여버린다. 과거라면 이들이 성 행동을 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을 나이인데…. ●“부모·자녀 사이 성 인식 간극 줄여야 화 현장에서 보면, 학부모와 자녀들 사이의 성 인식에 대한 간극이 너무 크다. 외출한 부모들이 집에 갔더니 아이들이 성관계를 하고 있더라는 상담 사례가 없지 않다. 아이는 학교도 계속 잘 다니고, 이런 상황이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는데 부모한테는 이게 심각한 문제다. 그 간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 우리 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너희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 주체야. 그러니까 너희는 ‘No.’ 할수 있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Yes.’라고 할 수 있다고 가르치지는 못한다. 성행동을 두고 “책임질 수 있는 데까지”라고 유예를 시키지만, 그럼 책임은 언제부터 질 수 있나, 애매하다. 그래서 저는 딸에게 “법적으로 19세”라고 말해주고 만다. 정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을 사유화한다. 자식을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내 새끼만 괜찮으면 좋다는 완강한 가족주의를 보인다. 부모만이 아니라 사회도 학교도 청소년들의 존재를 대상화하고 수단화하고 있다. 그러니 청소년들의 욕구, 특히 성적인 욕구는 당연히 무시된다. 우 또 다른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경제활동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애들이 “나 성적으로 자유롭고 싶어.”라고 했을 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없다. 타이완에서는 학생이 임신해도 학습권이 보장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지원책이 없다. 김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삶의 주인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성교육의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한다. ‘Yes’라고 말할 수 없는 건 어른들이 청소년기를 그렇게 보내지 못한 데 대한 질투가 아닐까(다같이 웃음). ●“청소년 성문화,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선 성에도 남녀 청소년의 권력관계가 있다. 남학생들의 경우는 성경험을 해도 별 문제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여학생들은 성관계에서 ‘No.’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을 겪는다. 왜냐하면 남자친구가 심리적으로 불편해 하고, 상처를 받을까 봐, 또 가출한 여학생은 의지할 곳이 없어질까 봐…. 정 남자 아이들도 몸이나 욕망, 관계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지하다. 매체에서 말하는 겉으로 드러나는 욕망이라던가 하는 것밖에 모른다. 걱정이다. 우 스웨덴은 청소년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해 주는 나라다. 청소년들이 언제든 성 상담은 물론 진료까지 무료로 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 의료인, 보건교사, 상담사, 심리사 등이 팀을 이뤄 아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놀라웠다. 화 청소년의 성행동 수위는 높아지고, 우리 사회의 성폭력 등 성에 관한 문제는 심각하지만 지원 시스템은 부족하다. 아하센터와 같이 청소년성교육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곳은 전국 38곳, 서울 6곳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정부가 현장의 성교육 전문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 앞으로는 새로운 성문화를 위한 물적 토대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평등성이나 젠더 감수성까지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 어른들의 반성과 각성이 더해져야 한다. 상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하지만 성교육 의무화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결국 공교육 현장은 진지하지 않았다. 매번 초등학생 성폭력사건이 일어나면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서로를 탓하지만 10년, 20년 전에 정말 진지했다면 오늘의 모습은 확실히 달랐을 것이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황영철의원 “한·EU FTA반대는 농민과의 약속”

    황영철의원 “한·EU FTA반대는 농민과의 약속”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농민 때문이다. 농민과의 약속이 당론보다 훨씬 중요하다.” 지난 4일 밤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는 초선 소장파인 황영철 의원이 유일했다. FTA로 피해를 입을 축산업자들이 많은 강원 홍천·횡성군 출신이어서 그의 반대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른 농촌 지역 의원들과 달리 반대 의사가 워낙 강했다. 황 의원은 9일 정부·여당에서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반대하겠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았다. 황 의원은 “선거 당시 농민을 대표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진보 농민단체도 나를 지지했다.”면서 “지지해 준 계층을 대변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서울에 따로 거처를 마련하지 않고 매일 4시간씩 들여가며 출퇴근하고 있으며, 상임위도 줄곧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고집했다. 그는 “미국 의원들 가운데서도 자동차 산업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은 FTA를 반대하고, 농축산업 지역 의원들은 찬성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농식품위 소속 의원들마저 FTA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가 추진하는 FTA는 농민 손해를 기본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나는 한·미 FTA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회의 전에 원내대표에게 ‘당론으로 결정하지 말고, 의원들 소신에 맡기자.’고 부탁했고, 반대 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 측에도 ‘어차피 여·야·정 협의에 따라 통과될 수밖에 없다면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반대 논리를 편 뒤 농촌 지원책을 더 많이 따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황 의원은 “한나라당은 당초 약속대로 6월 국회에서 유통법과 농가지원법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野 “한·미FTA 상정 단계부터 막겠다”

    미국 의회 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강경파였던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의원이 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미국 측의 비준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 국회에서의 비준안 처리에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4일 한·유럽연합(EU)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되는 ‘반쪽짜리’였다. 그동안 정부·여당에서는 “한·EU FTA에 대해서는 야당과 큰 이견이 없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순조롭게 처리될 것으로 낙관했었다. 그러나 전례 없던 여·야·정 협의를 통해 중소상공인 및 농어업인에 대한 피해지원책까지 마련해 놓고도 야당의 반대로 오랜 진통을 겪어야 했다. 한·미 FTA의 비준 절차는 더욱 첩첩산중이다. 지난 2008년 12월 폭력사태까지 빚으면서 겨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던 비준안은 지난 4일 44곳의 번역오류가 드러나 철회됐다. 정부가 비준안을 수정한 뒤 다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겨야 한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 단계부터 막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한·미 FTA 비준 거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외통위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5일 “한·EU FTA는 당내에서도 찬반 이견이 있었지만 한·미 FTA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 “비준안을 처리하려면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 투자자 국가 간 소송조항 삭제 등 이익의 균형을 맞춰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여당이 강행처리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상황을 무시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야당과 토론을 한 뒤 표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미국보다 늦게 처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한 뒤 이번 여름 내내 FTA에 대한 모든 쟁점과 문제점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한·EU FTA는 번역오류 및 4·27 재·보선으로 야권연대가 형성되면서 정략적인 연계가 처리를 지연시켰다.”면서 “야당은 정략적 이유로 국익을 외면하고 함부로 물리력을 행사해선 안 되고 여당도 야당의 요구사항에 대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미혼모’ 명칭 퇴출된다…”주홍글씨 미혼모에 새이름을”

    ‘미혼모’ 명칭 퇴출된다…”주홍글씨 미혼모에 새이름을”

    미혼모.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 이름은 ‘낙인’이다. 지우기 힘든 주홍글씨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제과점 주인을 꿈꾸던 ‘17세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 노래’<2010년 9월 29일 자 11면> 보도 이후에도 그랬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악플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에게 ‘죄인’의 굴레를 씌웠을까. 서울신문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의 달을 맞아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한다. 그들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도 함께 나섰다. 서울신문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전환하기위해 명칭 공모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부족한 지원책, 대안 등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미혼모에 대한 새 이름 짓기 공모전은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http://seoulhanbumo.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온라인(hanbumo@seoul.go.kr)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상작은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미혼모 관련 단체 등에서 ‘미혼모’를 대체하는 단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가족·친구도 등 돌려요”… 편견에 두번 운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도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정부나 공공기관에조차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 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 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뜻을 모았다. 이날 발족식에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서울신문과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미혼모들이 말하는 ‘미혼모’ “제가 미혼모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사람들 눈빛이 변해요. 아이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고요. 저희는 변한 게 없는데….” ‘편견 가득한 눈빛과 싸늘한 반응’. 미혼모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다. 특히 미혼모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이들을 더 위축되게 만든다. 지난해 홀로 자녀를 출산한 최서원(30·가명)씨. 그녀는 미혼모를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최씨는 “주변에서 미혼모라고 하면 언제든 아이를 두고 도망갈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 ‘살다 보면 한번쯤 큰일이 닥칠 텐데 그때 도망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혼모를 “가장 후회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미혼모들은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홀대하거나 차별할까 봐 두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특이한 내 성씨를 딴 아이의 이름을 함께 말하자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면서 “혹시 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거나 차별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서울 청림동에 사는 미혼모 박소은(19·가명)씨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8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박씨는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하고 빨리 아이를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가는데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은데 우리 같은 미혼모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아이를 낳고 기르니 슈퍼우먼이지요.” 박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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