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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시장 활성화 9년간 1兆 ‘헛돈’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004년 전통시장특별법까지 제정해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시장경영진흥원(시경원)이 내놓은 ‘지역밀착형 전통시장 육성 지원 제도에 관한 연구’에서 나온 평가다. 시경원은 중소기업청 산하 특수법인으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소프트웨어 뒷받침 없어 예산 낭비 시경원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사업의 경직성을 꼽았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전통시장이 경쟁 업계와 차별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입로·주차장·아케이드 등 기반시설 확충에만 치중, 차별성이 사라진 ‘붕어빵’ 시장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기청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시설 및 경영현대화에 1조 1900억원을 투입했다. 지원받은 시장이 770여개로 전체 시장(1517개)의 50%에 이른다. 그러나 투자금 대부분이 시장 및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아케이드와 간판 정비, 고객 쉼터 등 눈에 보이는 성과물 설치에 집중됐다. 선심성·무계획적 지원 방식도 문제로 드러났다. 당연히 지원한 사업비 대비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지원 대상 시장이 대도시의 대형 시장에 집중된 데다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돼 사업이 완료된 시장은 47%에 불과했다. ●중구난방 지원… 사업완료 47%뿐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 효과는 미미했다. 시경원이 현대화 사업을 실시한 시장(57개)과 미실시한 시장(22개)을 비교 조사한 결과, 시설개선이 매출 증가보다 감소 속도를 줄이는 정도에만 그친 것으로 평가됐다. 시경원 관계자는 “10년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지만 한계에 도달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지원방식이 복잡하고 상인들의 주먹구구식 영업방식 등으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경원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대도시 시장 위주에서 벗어나 지역밀착성이 높은 읍·면의 시장(전체 시장의 20%) 지원 필요성을 제안했다. 상권 범위를 대도심 기준(1㎞)보다 확대(5㎞)하고 시장을 재배치(통폐합)하고 지역특화상품을 개발하면 내실 있는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빈 점포를 문화와 교육의 장, 사랑방으로 조성해 과거 지역의 상업 중심지로서 시장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접근 필요성도 제시했다. 김대희 중기청 시장상권과장은 “전체 시장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최하위인 ‘E’ 등급은 지원에서 제외하고 잘되는 시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설 계획”이라며 “자생력이 떨어지는 시장은 자연 소멸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2012 ‘저성장시대’ 사는 법] 취약계층 지원방식 바꿔야

    [2012 ‘저성장시대’ 사는 법] 취약계층 지원방식 바꿔야

    저성장 시대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이들은 장애인,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등 취약계층이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재정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재정지원을 위한 법적 체계는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져 엉성하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원스톱 지원’을 위해 재원 투입과 함께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1일 법제처의 연구용역보고서 ‘취약계층에 대한 사용료, 수수료 등의 감면에 관한 법령 정비를 위한 연구’에 따르면 시청료 등 방송요금은 장애인,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중 등록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는 면제인 반면 노인과 한부모 가족은 면제 대상이 아니었다. 지하철, 기차 등 교통비용은 등록장애인과 노인이 감면대상이고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 가족은 제외됐다. 전기요금과 과태료는 노인(65세 이상)만 감경 대상이 아니며, 상수도 요금·문화활동비는 한부모 가족만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철도요금 감면대상에는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은 포함되지만 고속철도(KTX)는 제외됐다. 기초생활 수급자의 경우 장애인과 달리 교통요금 감면이 없어 이 부분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립박물관이나 국립미술관의 관람료를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니라 차상위계층에도 감면해 줄 것을 제언했다. 이외 항공 역시 국민의 생활에 매우 중대한 역할을 미치는 필수공익 사업이기 때문에 운임에 감면 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노인의 지하철요금 일괄면제는 오히려 국가예산의 낭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취약계층마다 수수료 및 사용료가 다른 것은 취약계층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부처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등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통합법과 같이 획일적인 기준보다는 조례 등 하위법령에서 감면 내용을 각각 명시하되 보건복지부가 현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조세 감면이나 급여 지원보다 사용료 및 수수료 감면의 방식이 취약계층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술이나 담배, 도박 등 필요하지 않은 곳에 현금을 사용해 실제 긴요한 교통, 통신, 문화 등의 공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Weekend inside] 울산 북구 마을기업 1호 음식점 ‘사랑길 제전장어’ 인기

    [Weekend inside] 울산 북구 마을기업 1호 음식점 ‘사랑길 제전장어’ 인기

    울산 북구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는 제전마을. 주민 160여명의 조그만 어촌이 최근 외지인들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나서 60~70대 노인들만 남았던 이 마을에 북구 마을기업 1호인 음식점 ‘사랑길 제전장어’가 들어선 이후 나타난 변화다. 제전마을은 한때 전복과 장어, 복어 등 각종 수산물로 번성했던 곳이다. 1980년대에는 ‘제전 숯불장어’가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영남권 최고의 ‘맛’으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자 주민들 간에 갈등의 연기가 솔솔 피어올랐다. 자연스럽게 제전장어의 명성도 점차 쇠락의 길을 걷다 결국 이름만 남고 사라져 버렸다. 한번 시작된 도미노 현상은 그칠 줄 몰랐다. 살길이 막막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고, 힘든 바다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마을은 빈집을 지키는 노인들만 있는 곳으로 전락했다. 김명찬(57) 어촌계장은 “1980년대 당시 제전장어가 유명해지면서 포구를 중심으로 자고 나면 포장마차가 하나둘 늘어났다.”면서 “점포를 가진 사람들이 구에 철거 민원을 제기하면서 점포와 포장마차 간 갈등이 빚어져 결국 모두 망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0년 뒤. 마을기업 하나가 한동안 조용했던 어촌을 다시 북적이게 하고 있는 중이다. 말이 좋아 마을기업이지, 고작해야 직원 5명뿐인 식당이다. 그런데 변화치곤 제법 떠들썩하다. 입소문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문을 연 지 고작 4개월이다. 이유가 뭘까. 우선, 이 마을기업이 1980년대 ‘깜짝 돌풍’을 일으켰던 제전장어의 맛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이 즐거우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법. 실상, 더 중요한 건 이 식당이 우리에게 이름조차 익숙지 않은 울산시 북구의 ‘마을기업’ 1호라는 점 때문이다. 마을기업은 향토, 관광, 문화, 자연자원 등 지역 자원에 기반을 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중심의 내실 있는 경영으로 지역 발전은 물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랑길 제전장어’의 탄생 배경과 딱 맞아떨어진다. 국·시비 총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마을회관을 식당으로 리모델링해 문을 연 것이 지난 7월이다. 영업을 시작한 이후 수십년간 조용했던 제전마을에는 그야말로 활기가 돌았다. ‘사랑길 제전장어’는 김 어촌계장이 대표다. 주민 5명이 함께 운영을 거들고 나섰다. 식당을 운영하는 건 5명이지만, 실제로는 마을 전체 주민들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민다. 식당은 기존 마을회관 1·2층을 리모델링했다. 주 메뉴는 장어구이. 넓게 펼쳐진 동해의 푸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전망이 사이드 메뉴다. 2층 벽에 걸린 1950년대의 아스라한 제전항 사진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하는 훌륭한 애피타이저다. 김 어촌계장은 “1980년대 제전장어는 영남권 최고의 맛으로 이름을 날렸다.”면서 “마을기업이 4개월 만에 자리를 잡으면서 다시 ‘제전장어’의 옛 명성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흥분했다. ‘제전장어’는 지금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매월 올리는 매출액이 무려 3000만~4000만원이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빼도 일정 부분 수익이 남아 새로운 장어 맛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구워서 파는 수준을 넘어 포장·택배 등 다양한 판로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김 어촌계장은 “제전항의 장어는 자연산 돌미역을 먹고 자라 다른 곳의 장어보다 굵기도 좋고, 육질도 부드럽다.”면서 “숯불에 구워 먹는 장어는 씹는 식감이 탁월하고, 양념도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장어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고 자랑한다. 그는 “물론, 잃어버린 제전장어의 명성을 되찾고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게 우리 가게의 목표이긴 하지만, 젊은 일꾼들이 다시 몰려들고, 그 옛날 번성했던 제전마을을 다시 만드는 게 진짜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마을기업을 중심으로 주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어촌계장의 말을 증명하듯 ‘사랑길 제전장어’는 최근 행정안전부 주관 ‘2011년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전국 500여개 마을기업과 경쟁을 벌여 최종 16개 우수 마을기업에 포함된 것이다. 상금으로 받은 사업개발비 2000만원은 덤이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내년 대학등록금 10% 인하…당정, 1조5000억 지원 추진

    내년 대학등록금 10% 인하…당정, 1조5000억 지원 추진

    정부와 한나라당은 17일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1조 5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 10% 인하를 위해 내년 정부 예산 1조 5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할 방침이다. 당정은 국회에서 민생예산 2차협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김성식 당 정책위부의장이 전했다. 김 부의장은 “최종 합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부와 의견 접근을 이뤘다.”면서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 방안과 지원방식에 관한 세부적인 설계를 거친 뒤 지원금액을 발표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와 관련해서는 무이자 적용 대상을 소득 하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군복무 중인 현역 사병들에 대해서는 이자를 일괄 면제하기로 했다. 김 부의장은 “이에 따라 한국장학재단의 출연금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역 사병들에 대한 이자 지원에는 약 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장학금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 및 규모는 다음 달 7일 3차 당정협의에서 확정될 계획이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18일 당정협의를 갖고 하반기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정부는 수도권 민간 매입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의 대책을 단독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6조원은 기초노령연금 ‘2.5배’… 내년 재원 마련도 불투명”

    “6조원은 기초노령연금 ‘2.5배’… 내년 재원 마련도 불투명”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느라 재정상태가 부실해진 상황에서 등록금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07년 299조원이던 국가채무가 현재 4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6조 8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23일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에 필요하다고 밝힌 3년간 재정 지원규모 6조 8000억원은 올 한 해 동안 정부가 도로 건설·보수 등에 투자하는 예산(6조 2447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의료급여, 자활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생활보장 예산 7조 5240억원에 육박한다. 지급 대상 확대에 대한 요구가 많은 기초노령연금(예산 2조 8253억원)을 2.5배로 늘릴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방문규 재정부 대변인은 이날 “당·정 협의에서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와 고등교육 재정 확충 필요성, 대학 구조조정 필요성 등에 대해 합의했지만 지원 규모는 지원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1조 5000억원의 재원 마련도 아직 미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1조원은 매일 1000만원씩 273년을 모아야 하는 돈”이라며 “예산 마련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1조 5000억원이면 올 한 해 군인들의 급식·피복비(1조 6461억원)에 쓰일 돈과 맞먹는다. 정부는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지원 확대에 합의한 만큼, 등록금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지 않을 수 없을 전망이다. 올해 대학에 지원되는 고등교육 예산은 5조원이며 이 중 국립대학 인건비와 운영비가 2조원가량, 등록금 지원은 5000억원 규모이기 때문이다. 예산 마련을 위해서는 교육재정 분배의 구조조정과 교육 예산 자체의 증가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2010~2014년 교육 예산을 매년 8.0%씩 늘려 2014년 52조원을 쓰겠다는 계획안을 마련했고 이 중 고등교육 분야는 5조 9800억원이다. 한나라당이 2014년에 등록금 부담 완화에만 필요하다고 추계한 6조 8000억원은 정부의 중기 재정전망을 완전히 벗어난 규모다. 초·중등교육에만 쓰이는 교육재정부담금은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예산으로 이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부담금 문제는 교과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열린 교육 분야 재정토론회에서도 토론자들은 초·중등 예산을 보다 신축적·합리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고등교육 분야의 재정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조언했다. 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예산이 35조원이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반값등록금 6조8000억 결국 혈세?

    반값등록금 6조8000억 결국 혈세?

    “전체 등록금을 반값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5월 22일 황우여 원내대표)→“소득 하위 50% 계층에 등록금 절반 지원”(5월 24일 김성식 정책위부의장)→“내년 등록금 부담 15% 인하”(6월 23일 황우여 원내대표) 한나라당이 2014년까지 총 6조 8000억원의 재정과 1조 5000억원의 대학 장학금을 투입해 대학등록금을 3년 동안 30% 이상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당장 내년에 투입해야 하는 재정 지원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재정규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국민들의 기대감만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임해규 당 등록금TF 단장이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표한 ‘등록금 부담 완화 및 대학 경쟁력 제고방안’은 우선 내년 예산 가운데 1조 5000억원의 국가 재정 지원과 5000억원의 대학 자구 노력을 통해 명목 등록금의 15%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담고 있다. 이어 2013년 2조 3000억원, 2014년 3조원을 국고로 지원해 총 6조 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황 원내대표가 화두를 던진 반값 등록금의 재정 규모는 6조원 안팎이었다. 구체적인 재원 규모를 놓고 현실성이 모호해지자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소득 하위 50% 계층에 한정한 반값 등록금 지원 조건으로 2조 5000억원을 내세웠다. 그러나 확정안에선 1조 5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정부에서는 조달이 어렵다고 맞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방문규 대변인은 “재정지원 규모와 지원방식 등은 짚어 볼 점이 많아 후속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 정도는 노력하면 관철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만 설명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미흡하다. 임 의원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내년에 재정이 조금 확대될 것”이라고만 말했고 “제도를 잘 짜는 것은 교과부의 몫”이라고 떠넘겼다. 당·정·청 “구체적 대책 협의” 한편 당·정·청은 오후 청와대 별관에서 회동을 갖고 “당이 발표한 등록금 완화 대책의 배경과 방향에는 공감한다. 다만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서 당과 협의해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이 전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작년 부실大에 혈세 116억 쏟아부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의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부실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면에서는 부실 대학에 매년 막대한 정부 재정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밑빠진 독에 물 붓듯 대학 부실을 조장해 온 것이다. 15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이주호 장관은 반값 등록금과 함께 연일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역설하고 있다. 이 장관은 최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도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병행 추진하겠다.”면서 “하반기부터 대출제한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및 컨설팅을 추진해 통폐합, 학과개편, 정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해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2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대상 대학을 전체 대학의 15%인 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학자금 대출제한을 받은 대학 23곳은 사실상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지난해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가운데 결산공고를 하지 않은 4곳을 제외한 19곳에 투입된 정부 보조금은 116억원으로, 2009년보다 무려 80억원이 늘었다. 정부가 학교 경영상태와 재정형편이 나쁘다며 학자금 대출까지 제한했으면서도 이면에서는 각종 사업 명목으로 막대한 재정을 지원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이들 대학은 대부분 올해 신입생을 절반도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을 하는 등 학생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이나 외국인 유학생들도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나 재학생 충원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학교도 있다. 이런 실태는 이들 학교의 자산현황에서도 드러났다. 한 대학의 자산은 2009년 372억원에서 2010년 39억원으로 무려 89.3%가 급감했다. 또 다른 대학도 전년 1353억원이던 자산이 2010년에는 324억원에 불과해 한 해에만 1000억원의 자산이 사라졌다. 사실상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부실 대학을 퇴출시킬 수단이 없다는 점. 때문에 지난해에도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으로 분류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을 택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불법 학생모집 등 구조조정을 고의로 지연하는 대학을 폐쇄하거나 사립재단을 해산하는 등의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령을 준비 중”이라면서 “아울러 국립대는 재정 지원방식 변경을 통해 통폐합을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4) 당찬 그녀들의 희망 메시지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4) 당찬 그녀들의 희망 메시지

    친척들은 “손벌리지 말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우연히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봤던 직장 동료는 이후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미혼모들은 저마다 그렇게 마음에 큰 생채기 하나씩을 안고 산다.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하다.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직장까지 다니는 그녀들이지만 얼굴과 실명 공개는 대다수가 꺼린다. 자신의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혹여나 다른 가족이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그러나 미혼모들은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것이다. 언젠가 이 사회가 편견 없이 그들을 바라봐 줄 그 날을 기다리면서. ‘미혼모들의 희망 메시지’는 엄마들의 심경과 소망을 인터뷰해 재구성했다. 이름은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가명 처리했으며 나이와 출산시기, 지역 등의 순서로 표기했다. ▲김은아(36세·2010년 6월 출산·신대방동 거주) 정부에서 미혼모를 위한 보육비 등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으면 저소득 한부모가정 신청이 어려운 부분이 있답니다. 적어도 어린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라면 소득기준에 상관없이 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혼모라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행복합니다.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컸으면 좋겠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홍세나(28세·2011년 4월 출산·가양동 거주) 일 때문에 지방을 자주 왔다갔다 합니다. 지방에도 미혼모를 위한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고, 보육료 지원방식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혼모의 경우 가족들이 모르는 부분도 많고 외면하는 부분이 있어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저처럼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선뜻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요청도 하기 힘든 미혼모들에게 비공개적으로 지원을 받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엄마니까요. 미혼모라는 편견 없이 그저 우리 아이 잘 키우며 지내고 싶습니다. ▲박민희(23세·2010년 12월 출산·서교동 거주) 꼭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미혼모들만 있는게 아닙니다. 저는 원래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복학하자니 등록금이나 학자금 대출 모두 부담이 크네요.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대학생들에게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면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또 법적으로 아이 아빠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양쪽의 사랑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아빠와 한달에 한번씩 왕래를 가지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희주(19세·2010년 10월 출산·청림동 거주) 미혼모에 대한 복지 혜택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는 시설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곳에서 지내다 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미혼모들이 많더군요. 지방에는 미혼모가 출산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출산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서 아이 낳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 주세요. 앞으로의 꿈은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내년에는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세요. ▲은주희(19세·2010년 4월 출산·금호동 거주) 바라는 건 한가지입니다. 남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미혼모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요. 남과 똑같은 방식으로 바라봐 주세요. 아이를 위해서 앞으로 회사에 취직을 할 텐데, 취업할 때 미혼모라고 해서 무조건 안 된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하게 봐주세요. 지금 아이가 13개월인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기만을 희망합니다. 학교에 입학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아빠가 없다고 놀리지 않는 사회가 되길. 혹 그렇더라도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이겨내길 기도해 봅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어린이집 159곳에 친환경 쌀 지원

    서대문구는 이달부터 구립·민간 어린이집 159곳에 친환경 유기농 쌀 구입비 5억 4000만원 전액을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구는 친환경 식자재 구입비율을 지키는 어린이집에 대해 급식·간식비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 친환경 식자재 구입비율을 지키지 못한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58%에 달한다. 급식·간식비 지원을 받은 어린이집이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현재 정부지원 보육시설의 경우 친환경식자재 구입비율을 50% 이상, 민간보육시설의 경우 30% 이상 준수해야 한다. 민간시설의 경우 올 들어 40% 이상으로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으며 내년엔 50%로 정부보육시설과 똑같이 적용돼 부담도 커진다. 이에 구는 기존 지원방식을 변경, 친환경 식자재 구입비율 준수 여부와 상관없이 친환경 유기농 쌀 구입비를 지원키로 했다. 친환경 유기농 쌀은 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전북 완주군 고산농협에서 제공받는다. 이 쌀을 구입했다는 영수증을 제출하면 아동 1인당 월 5000원 범위에서 쌀 구입비를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정옥진 보육가족과장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민간 어린이집들이 친환경 식자재 구입 부담 때문에 보육서비스까지 엉망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친환경 식자재 구입비율 50% 이상을 지키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에는 지난해처럼 아동 1인당 1만원씩 친환경 급식·간식비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ODA 선진화계획] 평가결과로 본 ODA 문제점

    [ODA 선진화계획] 평가결과로 본 ODA 문제점

    21일 열린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는 ‘2010년 국제개발협력 소위평가 결과’도 확정됐다. 이는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개발협력(ODA) 유·무상 통합평가시스템에 따라 이뤄진 시범평가로, 원조기관 사이의 연계부족 및 사후관리체계 미흡 등 현재 이뤄지고 있는 ODA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평가소위원회에서는 캄보디아에 대한 ODA 추진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29개 부처 및 기관에서 1억 1900만 달러를 지원했다. 2010년 현재 10개 기관이 66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차별적인 지원방식으로 캄보디아 경제발전과 빈곤퇴치에 기여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캄보디아는 바테이 지역의 농촌개발 시범사업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캄보디아 농촌개발부는 “농촌개발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남성층이 늘어나고, 토지가 비옥해졌다. 농장비 개선 등을 통해 농가수익이 3배 이상 증가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이 지역제한적인 단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서 전국적으로 사업효과를 전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실제 추진과정에서 원조대상국이 직접 참여해 경험을 축적하거나 기술을 전수받는 시스템이 미흡했다. 대부분 사업수행기관이 기본적인 기술 보급을 위한 초청연수만 실시할 뿐이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기술 전수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분절화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추진 중인 66개 사업들이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농업분야에서 5개 기관이 8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연계성을 찾기 어려웠고, 기타 중점분야에서는 3년 동안 지원사업이 1~2개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시론] 지역산업 국가 지원체계 개선해야/한상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시론] 지역산업 국가 지원체계 개선해야/한상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오늘날처럼 국가 간 경제활동의 장벽이 점점 더 낮아지는 상황에서 지역산업의 경쟁상대와 시장도 국제적 범위로 확대된다. 아무리 작은 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그것의 품질, 가격, 기술, 디자인 수준이 세계적이지 않으면 큰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지방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말이 결코 지방을 치켜세우고자 하는 구호만은 아니다. 그래서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사활을 걸고 매진해 오고 있다. 문제는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들이 지역적 독자성을 강조한 나머지 우후죽순 격의 지역 간 경쟁체제를 유발하였고 그 결과, 지역여건의 비교우위에 기반을 둔 분업에 의한 집중(集中)효과와 관련 산업과 지역 간의 협업에 의한 집적(集積)효과를 약화시켜 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지방분권을 확대해 나가면서도 동시에 지역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체계와 정책방향이 개선되어야 한다. 첫째, 중앙정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 간의 분명한 역할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우선 기초자치단체는 그 지역만이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해서 집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이 잘되니까 따라하는 식’의 레드오션(red ocean)은 피해가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광역자치단체인 시와 도는 특색있고 체계적으로 광역단위의 지역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재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스스로 조정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권역별, 광역별 국가산업지도를 크게 그리고 각 지역 간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여 상응하는 재원을 배분해 주어야 한다. 그때그때의 민심에 따라서, 혹은 정치적 힘의 크기에 따라서 지원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동시에 지방이 하기 어려운 로봇, 의료, 우주 항공, 원자력, 생명공학 등 첨단 핵심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감으로써 중앙과 지방 간에 ‘개발과 지원-통합과 조정-창의와 생산’이라는 산업분권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산업 지원예산의 배분체계를 개선하여야 한다. 우선, 국가의 지역산업 지원예산 규모 변화가 지역산업, 나아가 국가산업의 성장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 자구노력이나 민간의 역할에 대한 지나친 기대로 인하여 국가지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국가예산배분을 R&D 지원이나 생산인프라 구축과 같은 생산적·투자적 성격보다는 복지나 문화 등의 소비적·분배적 재정지출에 치중하게 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산업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예산지원을 무한정 떠맡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하루속히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키워줄 수 있는 방안들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세와 지역경제의 연계 강화를 통해 ‘경제활성화→지방세 확충→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자구노력을 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부가가치세 5%의 지방소비세 규모를 10%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현재의 소득할 주민세를 지방소득세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지역산업 발전의 주역인 지방의 기업들이 보다 폭넓은 기회를 가지고 다양한 창조적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지방산업단지 조성, 산학클러스터의 지원, 전문기술인력 양성 지원, 기업도시의 확대, 그리고 기업의 지방유치를 위한 행정지원 및 세제혜택, 인센티브사업의 확대가 그 예이다. 요컨대, 지방자치시대에 있어서 지역산업의 발전을 위한 국가산업 및 지원체계도 지방분권과 궤를 맞추어 합리적 역할 설정과 재원 배분방식이 재설계되어야 하며, 국가지원이 있으되 분권화의 대세에 밀려서 각 지방의 요구에 따라 골고루 나누어 주는 식의 안일한 지원방식으로는 우리의 지역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하여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 키워나갈 수 없다.
  • “노벨상에 왕도는 없지만 물리학·화학 유리”

    “노벨상에 왕도는 없지만 물리학·화학 유리”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과학자를 양성하는 방법 같은 것은 없다. 정부와 대학은 과학자 개개인이 어떻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가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노벨상은 과학자들의 노력에 따른 개인적인 성과로 봐야 한다.” ●“노벨상이 궁극적 목적이 돼선 안돼” 한국 기초기술연구회 과학위원인 영국 맨체스터대 앨런 노스 부총장은 23일 방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노벨상에 대한 열망이 큰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노벨상은 궁극적인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24년 설립된 맨체스터대는 2만 5000명의 학부생과 1만명이 넘는 대학원생이 재학하는 영국 최대의 대학으로 지금까지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안드레 가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도 맨체스터대에 재직 중이다. 노스 부총장은 “맨체스터대는 규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처럼 일부 학생과 연구진에 집중하는 엘리트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서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특별한 혜택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도 노벨상을 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벨상을 빨리 받고 싶다면 학문의 흐름을 읽기 쉽고 방향이 명확하게 보이는 물리학과 화학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물리학 및 화학의 경우, 발견하고 입증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이를 풀어내는 것만으로 노벨상에 다가설 수 있지만 생물학과 의학은 연구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이 많이 도출되는 만큼 체계적인 지원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힘들다고 했다. 엔도르핀을 최초로 발견한 한스 코스테리츠 에버딘대 교수의 제자로 왕립학회 회원이자 마약 연구의 권위자인 노스 부총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스위스 볼륨 연구소 연구실장,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미국과 유럽, 학계와 기업을 아우르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노스 부총장은 “미국은 다른 나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구비 지원을 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결과물에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은 특화된 전략을 세우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미국 주도의 과학기술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섭하지 않는 연구지원으로 유명한 유럽 각국의 과학기술 지원방식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막연한 연구과제 대신 정부예산 심사 단계에 아예 기업인들을 참여시켜 연구성과가 어떤 결과물을 내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는 계획을 제출한 과학자들에게 지원을 몰아주고 있다는 얘기다. ●“한인 과학자들 귀국하지 않는데 충격” 노스 부총장은 특히 “미국에서 많은 한인 과학자들을 만나 봤는데, 적극적이고 자신의 연구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다만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충격적이었다.”며 한국의 과학정책을 의아해했다. 글 사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거대 농협’ 은행·유통사업 독립될까

    농협중앙회에서 신용(은행)사업을 금융지주회사로 떼어내고 경제(유통)사업은 경제지주회사로 독립시키는 농협법 개정안이 오는 22~23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오른다. 1993년 이후 17년째 진행 중인 ‘공룡조직’ 농협의 제 모습 찾기가 이번에는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7일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던 농협과의 이견이 조율됐고, (보험을 관장하는) 금융위원회에서도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 유예하는 안에 대해 대체로 양해를 한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농식품위 법안심사소위에 농협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했던 이유는 부족 자본금 지원과 조세특례, 보험업 전환조건 등에 대해 농협이 정부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농협과 농식품부가 이견을 좁히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우선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 이후 필요한 6조원가량의 부족 자본금을 전제조건 없는 출연 형태로 지원해 달라던 주장을 철회했다. 법 개정 이후 자산 실사를 거쳐 자본금 규모와 지원방식을 정하자는 정부안을 받아들였다. 경제·신용사업이 독립법인으로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세금은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감면해 주기로 했다. 농협 측은 사업 분리시 8000억원, 사업 분리 후 운영과정에서 연간 4000억원 수준의 추가 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회의 공제사업을 분리해 농협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간 유예해주는 것 역시 양측이 합의를 봤다. 하지만 돌발변수는 곳곳에 남아 있다. 농협이 지난 8월 국회 농식품위 의원 18명에게 조직적으로 후원을 독려했다는 입법로비 의혹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청목회 수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증폭될 경우 농협법 개정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 정상회의/달라질 경제위상·효과] IMF 대출제도 개선으로 금융위기 예방

    ‘코리아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특별 연설에서 공식 제안한 의제다. 추진 방향은 국가별 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 개선과 시스템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안정 메커니즘(GSM) 구축 등 두 가지다. IMF 대출제도 개선은 우리나라가 1998년 금융위기 때 겪었던 경험에 기반을 뒀다. 즉, 위기를 앞둔 국가들에 미리 적절한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 위기를 막고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나라들이 금융시장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IMF 지원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은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획기적 변화이며 서울 G20 정상회의의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M의 경우 다소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시스템적 위기 징후가 있으면 해당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다. 지역별로 존재하는 다양한 금융안전망과 IMF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통화교환 협정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체계’(CMIM)나 유로존의 ‘유로안정기금’(EFSF) 등에 IMF의 재원과 감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위기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난 8월 말 IMF 이사회는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 도입을 골자로 한 대출제도 개선안을 승인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IMF의 개선된 대출제도를 공식 환영하고 이를 지역금융안전망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수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李대통령 기자회견] “개헌은 국회가 중심… 국민과 이해관계 가지고 논의해야”

    [李대통령 기자회견] “개헌은 국회가 중심… 국민과 이해관계 가지고 논의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면서 글로벌 환율문제, 개발의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헌, 남북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주요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 개헌 이 대통령은 개헌논의와 관련, “대통령이 하겠다, 안 하겠다가 아니라 국민과 여야가 이해관계를 가지고 해야 하며, 국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저는 직접 관여하거나 주도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원론적인 언급은 G20 이후 여권 지도부를 중심으로 공론화될 개헌 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대통령이 개헌보다는 행정구역개편이나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더 오랜시간 동안 강조한 것을 놓고 개헌 추진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경제구역으로서는 한 지역(area)인데도 100년 전 농경지 중심일 때 만든 행정구역에 따라서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가 지역감정을 유도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뒤 “국가가 진정으로 화합하고 발전하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미 FTA 한·미 FTA 체결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G20 정상회의 이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은 세계경제에 우리가 자유무역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데에도, 미국의 입장으로 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국 모두에 산업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미국이나 한국의 일자리를 더 창출할 수 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양국은 미국산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기준 등 미세한 부분에 대한 조정을 남겨 놓고 있으며, 오는 11일 양국 정상회담 직후 최종합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이 대통령은 지난번 경주회의에서 환율문제 하나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경상수지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균형을 잡자는 대안을 제시해 첨예하게 맞선 중국·미국 등의 국가로부터 환율문제 합의를 이뤄 냈음을 설명하면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 같은 합의를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며, 경주에서 합의한 그 정신에서 정상들이 한걸음 더 나아가서 자유롭게 토론해서 아마 어떤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합의에 참여해 준 중국 정부에 고맙게 생각하고, 또 정상회의에서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긍정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G20 의제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새로 추가한 의제로 개도국에 대한 지원방식을 상세히 정해 G20 차원에서 ‘다년간 행동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자금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도국의 자체 성장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의 단순한 재정적 원조를 넘어 개도국이 성장 잠재력을 키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마 개도국에 혜택을 주는 100대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데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관계 이 대통령은 개발 의제와 관련, 북한도 해당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질적인 빈국의 하나이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게 되면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과 같은 모델을 가지고 참여를 하라’, ‘국제사회 개방을 하라’ 하는 이런 조건을 맞추게 되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정할 개발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문제에 있어서도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적으로 이건 북한 당국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이후 남북정상회담 추진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구민도 시민이다/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구민도 시민이다/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서울시장을 만나서 예산협조를 요청하면 난감해하는 인상이 역력하더라. 하지만 구민이 모여서 시민이 되고 시민이 모여서 국민이 되는 것 아니냐.” 내년도 예산 때문에 절치부심하는 서울시내 한 자치구청장의 하소연이다. 자체 재원이 구 전체 예산의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침체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줄여야 할 판이어서 조정교부금 추가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응이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다. 요즈음 자치구청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도 예산이다. 만나는 구청장마다 예산타령이다. 이미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조정교부금 지원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올려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2010년 기준 지자체별 재정자립도를 보면 서울시는 83.4%이며 25개 자치구 평균은 49.3%이다. 노원(27.4%), 중랑(30.5%), 강북(31.7%) 등은 평균치 이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내년도 시 예산을 올해보다 30% 줄인다.”고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세제 개편 등 제도적 요인에 따른 것은 별도로 하더라도 경기불황에 따른 세수감소는 서울시나 자치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조정교부금 재원인 취득·등록세는 2006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2006년 4조 351억원에서 2007년 3조 5577억원, 2008년 3조 4901억원, 지난해 3조 3516억원이다. 내년도 목표치는 3조 4305억원이지만 결산시점에는 이보다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복지 확대 여부도 빠뜨릴 수 없는 이슈다. 민주당 출신 구청장들은 너나 할 것없이 무상급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가 마련한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은 지난 25일 구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안을 시교육청 등과 재원분담 주체 등을 놓고 추가 논의하기 위해 보류시킨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조길형 구청장으로서는 교육도시 영등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으리라. 조 구청장은 시의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에 16억원을 들여 관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할 계획이었다. 영등포구 의회 관계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개 자치구는 급식 관련 자치조례가 있고 우리 구를 비롯한 나머지 7곳은 관련 조례가 없었다.”면서 “이번에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만들어 추진하려 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시의회 무상급식 조례안의 향배와 관계없이 영등포구의 무상급식 조례안은 다시 상정해 통과시킬 수 있어 지역의 여론수렴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무상급식 공약도, 학습 준비물 없는 학교 만들기 공약도 다 좋다. 재원만 풍족하다면 뭘 못할까. 하지만 현재의 경기불황이 하루아침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다면 시장과 구청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주민과 시민을 위해 재정난 속에서도 동반성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신규사업 착수 여부는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말 현재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를 통틀어 7782억여원에 달하는 체납 지방세를 징수할 특단의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시세 징수교부금 지원방식으로 액수기준뿐만 아니라 발급건수 기준을 추가하고 지원비율을 상향조정하는 것도 대안이다. 나아가 시로서는 조정교부금 조정이 어렵다면 재산세 공동과세 시행으로 재산세가 감소하는 일부 자치구에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재정보전금을 몇년 더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agleduo@seoul.co.kr
  • 11번가, 창업 및 인재양성 ‘e-Biz 창업지원단’ 발대식 개최

    11번가, 창업 및 인재양성 ‘e-Biz 창업지원단’ 발대식 개최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11번가는 19일 본사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e커머스 창업 및 인재양성을 위한 ‘e-Biz 창업 지원단’ 발대식을 진행했다.11번가는 대학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직업선택의 장을 마련하고 창업 아카데미 및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등 대학생들과의 산학협동을 위한 정보교류와 청년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 ‘e-Biz 창업 지원단’을 창단했다.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창업이 청년실업해소 및 대학졸업생 진로선택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창업을 통해 안정적인 평생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고 있다.특히 독일의 경우에는 매년 대학졸업생 30만명이 창업을 시작하는 등 창업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에 11번가는 서울대, 고려대, 숙명여대 등 전국 100여 개 대학과 산학협력 제휴를 맺고 오는 2010년 가을학기부터 ‘11번가 창업 아카데미’를 진행한다.또한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함께 개최한다.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은 물론 성공적인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총 상금은 4천만원 상당이며 수상자 중 11명에게는 11번가 인턴으로 특별 채용된다. 11번가 셀러로 입점하는 이들에게는 셀러 맞춤 교육 및 전문MD 컨설팅, 창업지원금 등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차별화된 혜택이 주어진다.11번가 총괄 정낙균 본부장은 “이번 창업지원단 출범이 대학생들에게 사회진출을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을 제공, 취업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며 “11번가는 내년 200여개 대학으로 강좌를 확대하고 ‘e-Biz 창업 지원단’을 시작으로 향후 대학생 창업에 대한 패키지 지원방식을 점차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인천 기초단체 재정자립도에 발목

    인천 기초단체 재정자립도에 발목

    인천지역 10개 기초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구·군 단체장이 대부분 교체되면서 각종 공약이 제시됐지만 평균 30%에도 못 미치는 낮은 자립도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인천시와 각 구·군에 따르면 올해 10개 구·군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24.9%다. 시내 8개 구가 30.7%, 농어촌지역인 강화·옹진군이 19.1%다. 8개구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곳은 계양구와 남구로 각각 21.4%와 21.7%다. 인천국제공항 덕에 자립도가 가장 높은 중구도 50.1%에 그치고 있다. 구·군 재정자립도는 최근 5년새 계속 떨어지거나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개 구 가운데 2005년보다 재정자립도가 오른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평균이 2005년 40.4%에서 올해 30.7%로 떨어졌다. 강화·옹진군 평균은 같은 기간 16.8%에서 19.1%로 조금 올랐으나 여전히 20% 미만이다. 구·군 재정자립도는 한해 일반회계 예산총액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자립도가 30%이면 예산이 1000억원일 때 700억원은 국가나 인천시에 의존해야 한다는 얘기다. 낮은 재정자립도는 지역경제의 리트머스 시험지 격이다. 일자리가 적고 기업이 없을수록 자립도가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지역의 성장동력이 사라진다.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선거로 뽑힌 기초단체장의 재량은 떨어진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 예산을 기대면 기댈수록 지역 단위의 지방자치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박우섭 남구청장은 “낮은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에 근본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며 “인천시가 각 구·군에 주는 교부금 지원방식을 바꿔야 한다. 취득·등록세의 경우 현재 절반만 구·군에 배정되는데 비율을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구가 세금을 더 걷을 순 없고 당장은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낭비소지를 줄이고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하반기 분야별 주요정책은

    하반기 분야별 주요정책은

    정부가 2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은 크게 서민생활 보호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표경기의 빠른 개선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면서 “체감경기가 개선되도록 하는 데 최우선으로 정책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이후 모두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던 공공요금을 최대한 묶어 보겠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이미 60%가량 재정을 집행해 남은 실탄은 40%뿐이다. 일부 서민정책과 일자리대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 때문에 나온다. ■ 일자리 - 포스트 희망근로 8만4000개 준비 정부는 이달 말 끝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 후속으로 ‘포스트 희망근로’를 준비 중이다. 재원 4700억원은 행정안전부가 경상경비를 절감해 마련한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는 8만 4000여개. 정부는 일자리를 많이 늘린 기업이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같은 금융공기업에서 돈을 빌릴 때 우대해주기로 했다. 고용을 위한 프로그램도 새로 짠다. 다음달엔 중장기 국가고용전략을 수립한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벌여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장·단기 청년고용대책을 마련한다. 여성,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고용실태 파악 역시 강화한다. 취업 인프라도 강화한다. 민간 직업소개소를 전문화하고 대형화해 일자리 중개시장의 규모를 좀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민·관 합동으로 해외취업 협의체를 구성해 특정 국가에 맞는 맞춤형 인력을 공급한다. 하지만 논란도 예상된다. 기업이 노동자를 많이 뽑으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32개인 파견 허용업종의 수를 조정하고 근로시간 계좌제도 준비 중이다. 근로시간 계좌제란 야근 등 초과근무를 하면 받는 초과수당 대신 그 시간만큼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 서민 - 임시·일용직 소득파악후 국민연금 가입 정부는 현재 200만명이 넘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의 정확한 소득을 파악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상조와 다단계 등 서민피해가 많은 분야의 법과 제도도 손질한다. 또 세법상 기부금 체계를 단순화하는 대신 기부금을 받는 단체의 공익성 기준은 강화하기로 했다. 희망키움통장 가입 기준도 근로소득이 77만원(3인 기준)이상인 가정에서 66만원 이상으로 완화된다. 희망키움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일을 통해 번 돈을 적립하면 민간단체가 일정액을 매칭해 지원하는 제도다. 수혜자는 1만 8000가구에서 3만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수급대상 기준을 벗어나더라도 일정기간은 의료비 지원을 계속한다. 일용직 근로자의 원천징수 세율이 8%에서 6%로 낮아지는데, 약 247만명이 해택을 누릴 전망이다. 대학생이 학교에서 받는 근로 장학금은 비과세를 추진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이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 대상에서 탈락하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 병원비 - 국가건강정보 포털 만들어 의료비 공개 건강보험의 보장비율을 바꾼다. 감기 등 가벼운 질병에 대한 본인부담은 늘리고 암이나 심장, 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에 드는 병원비 부담은 덜게 한다. 10월부터 척추나 관절질환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비를, 유방암이나 다발성 골수증 환자는 항암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와 동네 병원을 묶는 ‘단골의사제’ 도입도 검토된다. 의료비의 투명성을 위해 8월에는 국가건강정보 포털도 만든다. 성형수술이나 한약조제비용 등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의료비를 병원마다 비교할 수 있게 된다. ■ 소상공인·농민·여성 - 농지 맡기고 연금 받는 역모기지 도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의 불합리한 관행도 손을 본다. 하청업체에 부당하게 낮은 납품단가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대규모 실태조사를 시행한다. 또 현재 대기업과 1차 협력사 위주로 시행 중인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을 공기업, 유통분야,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자영업자를 위해 골목슈퍼의 현대화, IT화 등을 지원해 ‘현대식 점포(나들가게)’를 올해까지 2000개가량 육성한다. 농촌에 사는 노인들을 위해 ‘농지연금제도’도 시행한다. 농지연금제도는 농촌 노인들이 국가에 농지를 맡기는 대신 연금을 받는 일종의 역모기지론이다. 현재 농촌의 고령화율은 34.2%로 우리나라 평균 10.6%보다 3배 이상 높다. 반면 1년간 농사로 올리는 수익이 1000만원이 안 되는 농가가 77.5%, 연금을 받지 못하는 곳도 45.7%가량 된다. 정부는 2025년까지 1만 5000가구 이상을 가입시킨다는 목표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현행 50만원인 출산장려금을 늘리는 한편 보육비 지원방식도 다양화(종일제→반일 또는 시간)하기로 했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출산한 다자녀 가구는 세금을 덜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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