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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영이탈’ 씌워, 승전보 도착 날 참형…비운의 희생양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진영이탈’ 씌워, 승전보 도착 날 참형…비운의 희생양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조선군이 참패를 거듭하던 임진왜란 초기 양주 해유령전투는 누구나 인정하는 육전(陸戰) 최초의 승전이다. 부원수 신각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며 조선군과 백성 모두에게 왜적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신각 장군은 한강방어전에서 패퇴하면서 도원수가 아닌 유도대장 진영에 합류했다는 이유로 해유령 승전이 조정에 알려진 바로 그날 처형되고 말았다. ●양주에서 군사 수습해 왜군 요격 신각 장군은 출생 연대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574년 경상좌수사, 1576년 경상우병사, 1587년 경상도방어사로 무관의 요직을 거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좌수사에 임명된 해는 왜란이 일어나기 18년 전이다. 종친이어서 32세에 전라우수사에 올랐을 이억기 장군을 예외로 하면 경상좌수사 당시 신각은 40세가 넘었을 것이다. 1592년 신각은 아무리 적어도 60세 안팎이 아니었을까 싶다. 5월 16일 해유령 승전을 선조수정실록은 이렇게 적고 있다. ‘신각은 처음 부원수로 도원수 김명원을 따라 한강에서 방어했는데, 김명원의 군사가 패하자 이양원을 따라 양주에서 흩어진 군사들을 수습했다. 마침 응원하러 온 함경 병사 이혼을 만나 군사를 합쳐 진을 결성했는데, 마을에 흩어져 약탈하는 왜병을 양주의 게재(蟹嶺·해령)에서 요격해 패배시키고 70급을 베었다. 왜적이 우리나라를 침범한 뒤로 처음 이런 승전이 있었으므로 원근에서 모두 의기가 용동하였다.’ 용동(聳動)이란 솟구쳐 뛰어오르는 듯한 움직임을 가리키니 백성 모두가 승전 소식에 뛸 듯이 기뻐했다는 뜻이다. 게재는 오늘날의 해유령(蟹踰嶺)이다. 게가 넘나들었다는 ‘게너미고개’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해유령은 파주 광탄과 양주 백석을 잇는다. 광탄은 한양에서 개성으로 가는 의주대로에서 혜음령과 임진강의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한양도성을 점령한 왜군은 다시 북상해 임진강에서 조선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보급이 충분치 않았던 왜군은 주변 지역을 약탈했는데 이들을 노린 기습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해유령의 양주 쪽 경사면인 백석읍 연곡리에는 해유령전첩지(戰捷地)가 조성됐다. ●김명원, “불복종” 패전 책임 물타기 그런데 승전은 어이없는 비극으로 마무리되고 만다. 신각은 임진왜란 역사에서 가장 억울한 장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징비록’은 도원수 김명원이 임진강에서 올린 장계에 ‘신각이 제멋대로 다른 곳으로 가는 등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고 썼다. 우의정 유홍이 글을 읽은 대로 임금께 보고했다. 조정은 신각을 처형하려 선전관을 보냈는데, 그 순간 신각의 승리 소식이 전해졌다. 조정에서는 부랴부랴 다른 선전관을 보내 처형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이미 신각은 죽은 뒤였다고 했다. 신각의 처형은 조선군이 임진강전투에서도 패퇴한 5월 18일 직후인 듯하다. 김명원은 임진강 방어에는 나름 성공하고 있었지만, 대치가 열흘이 넘어서자 선조는 조급해졌다. 게다가 ‘적군이 서울에 들어와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했는데, 멀리서 오느라 발이 부르트고 피곤해 쓰러져 있으니 몽둥이를 가지고도 격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소문마저 전해졌다. 선조는 도원수에게 ‘임진강을 건너 왜군을 무찌르고 한성을 회복하라’고 재촉했지만, 왜군의 기세를 알고 있던 김명원은 조심스러웠다. 선조는 명나라에 갔던 주청사 한응인이 연경에서 돌아오자 여진족을 상대로 풍부한 전투 경험을 쌓은 평안도 정예병력까지 모두 맡기면서 김명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한다. 한응인은 충주 전투에서 순절한 도순변사 신립의 아우로 함남병사를 지낸 수어사 신할로 하여금 임진강을 건너도록 했다. 신할은 백전노장인 원수별장 유극량의 만류에 ‘늙은 겁쟁이’라고 모욕을 주며 군사를 몰아붙였다. 유극량이 분전했지만 조선군은 몰살당하다시피 했고, 건너편의 병력마저 흩어져 버렸다.●선조, 정치적 처형 결정 당시 신각과 경상좌병사 이각의 처형은 임진강 전투의 오판에 따른 비판에서 비껴 가려는 선조의 ‘정치적 결정’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럴수록 동래성 방어전을 회피한 데 이어 울산병영성마저 버리고 새벽에 도주한 이각과는 달리 신각의 처형에는 조정 내부에서도 상당한 성찰이 있었던 듯하다. 광해군 시대 편찬된 선조수정실록이 ‘신각이 비록 무인이기는 하나 나라에 몸바쳐 일을 처리하면서 청렴하고 부지런하였는데, 죄없이 죽었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원통하게 여겼다’고 적은 것도 그렇다. 김명원도 신각에 대한 ‘군율(軍律) 시행’으로 한강 방어 실패 책임의 일부는 그에게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선조수정실록에는 ‘유도대장 이양원은 당시 산골짜기에 있었으므로 상황 보고가 끊겼고, 김명원은 부원수 신각이 이양원을 따른다고 핑계대고 도망쳤다고 장계를 올려 처벌할 것을 청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하지만 선조가 보낸 선전관은 신각이 어디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신속히 달려가 목을 벴다. 신각이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을 조정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비변사가 신각을 명령불복종으로 군법에 회부할 것을 청하는 내용의 선조실록 기사에는 ‘심지어 도원수가 이문하여 잡아가려 하였으나 버티면서 꼼짝도 하지 않으므로 도원수도 어쩔 도리가 없어 장계를 올린 것’이라는 대목이 보인다. 이문(移文)이란 기관과 기관 사이의 소통이다. 김명원이 유도대장 이양원 진영에 신각의 도원수 진영 복귀를 촉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뜻인 듯싶다. 왜적은 5월 3일 서울에 무혈입성했다. 김명원은 한강을 방어하는 도원수, 이양원은 한양도성을 지키는 유도대장이었다. 앞서 조정은 이양원을 도성을 방어하는 수성대장으로 임명하고 이진·변언수를 각각 좌·우대장, 신각을 중위대장으로 보좌토록 했다. 그런데 조정은 신립 장군이 충주에서 패하자 수도 한양을 버리는 파천을 결정하고 이양원을 임금이 도성 밖에 거동할 때 도성을 지키는 유도대장(留都大將)으로 다시 발령하면서 신각도 이양원 휘하에서 김명원 휘하의 부원수로 옮겨 임명한다. 조정은 한양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양원은 “병조가 뽑은 군사는 4500명인데 도성은 3만의 성가퀴에 궁가(弓家)가 7200이니 한 궁가에 한 사람식 배치한다 해도 절반도 채울 수 없으니 증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성가퀴는 성벽 위에 쌓은 낮은 담장, 궁가는 활을 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명색이 도원수인 김명원의 군사 역시 10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징비록 ‘김명원 무기 버리고 도주’ ‘징비록’은 ‘제천정에 머물고 있던 김명원은 적이 밀어닥치자 그저 바라만 볼 뿐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무기와 화포를 모두 강물 속에 버린 후 옷을 갈아입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양에 있던 이양원 또한 한강을 지키던 병사들이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자 이미 글렀다 생각하곤 양주로 도망쳐 버렸다’ 고 썼다. 제천정은 서울 한남동에 있던 정자다. 며칠 전까지 이양원 휘하의 중위대장이었던 신각이다. 우의정 이양원 휘하로 들어가 싸우는 것을 ‘도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월 말의 연성대첩(延城大捷)은 신각의 비극적 죽음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전 연안부사 이정암이 이끈 의병이 왜군의 나흘 밤낮 공격을 격퇴하고 연안성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신각의 연안부사 시절이 떠올랐다. 1591년 3월 옥천 선비 조헌은 왜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상소를 했는데 답이 없었다. 조헌은 아들 조완도를 시켜 평안감사 권징과 연안부사 신각에게 참호를 깊이 파고 성곽을 수리해 수성전(守城戰)을 준비하도록 글을 보냈다. 권징은 크게 웃으면서 ‘황해도와 평안도에 왜적이 올 리가 있겠는가. 돌아가 그대 부친에게 부디 다시는 이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하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각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적의 공격에 대비해 대대적으로 성을 수리하며 방어전을 준비했다. 이듬해 왜란이 일어나고 이정암이 연안성을 지켜내자 고을 사람들은 신각을 기리는 비석을 세워 그 공을 기렸다는 것이다. 선조수정실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권징은 임진강 전투 당시 경기감사로 신할과 왜군 공격에 뜻을 모아 조선군을 참패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신각의 무덤은 알려진 것이 없다. 황해도 연안에 고을 사람들이 세웠다는 비석이 남아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 일제 침탈의 아픔 녹아 있는 용산…애국선열 정신 계승 도시로 우뚝

    일제 침탈의 아픔 녹아 있는 용산…애국선열 정신 계승 도시로 우뚝

    “용산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심이자 일제강점기 침탈의 아픔이 녹아 있는 곳입니다. 독립투사들의 행적을 널리 알리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후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기에 그들의 값진 발자취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하루 뒤인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야외무대에서 안중근 의사 얘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의 한 장면이 펼쳐졌다. “우리들 이 한 손가락, 조국을 위해 바칩니다”라는 ‘단지동맹’ 노래가 끝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애국선열의 도시 용산’ 선포식에 참석한 주민, 독립운동 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200여명이 뜨거운 박수로 호응한 것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용산구는 발 닿는 곳곳마다 선열들의 흔적이 스며 있는 하나의 야외 박물관”이라며 “애국선열의 도시 선포로 숭모의 의지를 굳건히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말 일이 아니라 향후 총 5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 조성과 같은 지역의 핵심 발전 사업과 연계해 애국선열 도시의 토대를 놓을 것”이라며 선포식의 의미를 설명했다.선포식이 열린 효창공원은 용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의 성지’다. 김구,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등 7위 선열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지난 11일엔 효창공원 안에 있는 의열사(7위 선열과 안중근 의사 영정을 모신 곳)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임시정부 요인의 넋을 추모하는 숭모제가 열렸다. 용산구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2일까지를 ‘애국선열의 도시 선포 기념주간’으로 정했다. 독립운동가들의 명언을 담은 깃발 110장을 이태원로와 효창공원 곳곳에 달아 이를 알리고 있다. 용산아트홀 전시실에서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을 기리는 특별 전시회도 진행 중이다. 선포식 후 특별전 개막식을 찾은 성 구청장은 최재형 선생의 가족사진과 연해주 항일투쟁 중심지 신한촌의 사진 등을 살펴보며 “막대한 재산을 가진 최재형 선생은 독립운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생의 위업을 기리기 위한 변변한 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가 꿈나무종합타운 청사에 최재형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후원에 나서며 조금이나마 후손된 도리를 해 나가고 있다”며 “용산은 애국선열의 도시로 우뚝 서서 선열들을 늘 기리며, 그 무한한 헌신에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STOP PUTIN] 젤렌스키 “마리우폴의 우리 군 없애면” 러 군 “이미 다 몰아내”

    [STOP PUTIN] 젤렌스키 “마리우폴의 우리 군 없애면” 러 군 “이미 다 몰아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저항 중인 자국군을 없앤다면 러시아와의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와의 인터뷰에서 “(마리우폴에 있는) 우리 군대, 우리 사람들을 없앤다면 (두 나라의) 어떤 협상도 중단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영토와 국민을 두고 협상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협상의) 교착 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리우폴은 보로?카(가 당한 피해)의 10배가 될 수 있다”며 “보로?카와 같은 곳이 많아지면 질수록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보로?카는 러시아 군이 퇴각한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로 막대한 민간인 희생이 빚어진 곳이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최우선 공략 목표로 삼고 포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이곳을 방어하는 아조우(아조프)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는 5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마리우폴 도시 지역 전체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RI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방부는 “마리우폴의 전체 도시 지역이 완전히 소탕됐다”며 “우크라이나 그룹의 나머지는 현재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 지역에 완전히 봉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목숨을 구할 유일한 기회는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아울러 이날까지 마리우폴에서 숨진 우크라이나 군인 수가 40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해군 수장이 침몰한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 호에서 구조된 선원들에게 계속 해군에서 복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는 해군 수장인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제독과 다른 2명의 장교가 해군 장병 약 100명 앞에 서 있는 26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은 예브메노프 제독과 장교들이 군인 한 명에게 말하는 모습도 담고 있다. 다만 국방부는 이들의 만남이 언제 진행됐는지 알리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3일 흑해에서 작전 중이던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 호를 겨냥해 넵튠 미사일 4발을 발사했는데 두 발이 명중해 큰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호는 결국 이튿날 침몰했다. 다만 러시아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탄약이 폭발한 ‘사고’라고 주장하면서도 모스크바 호 침몰 직후 키이우 외곽의 넵튠 제조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사고’ 이후 선원 500명 모두 구조됐다고 밝혔다.
  • [포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8주기 추모식

    [포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8주기 추모식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이 16일 인천가족공원 추모관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4·16 재단이 주최한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신은호 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피해 가족과 시민의 깊은 슬픔을 위로하고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한다는 주제 아래,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 5·3 합창단과 현악 4중주의 추모 공연, 추모객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인천시는 이번 추모식을 통해 바닷속에 가라앉은 진실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의 염원을 이어나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돼 있다.
  • 김부겸 총리, 사천해양경찰서 개서식 참석

    김부겸 총리, 사천해양경찰서 개서식 참석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경남 사천시 사천해양경찰서 개서식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춰볼 때 해양경찰의 인력과 장비, 예산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다음 정부에도 이 부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꼭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경남서부해역은 전국에서 해양치안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인데, 그동안 관할 해경관서가 통영해양경찰서 한 곳뿐이어서 지역주민과 해양경찰들이 모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사천해양경찰서가 생기면서 구조대응시간이 최대 1시간10분에서 35분으로 절반이나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난주 제주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해양경찰 헬기 추락으로 숨진 해양경찰들을 언급,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 고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린다”며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사진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경남 사천·남해·하동 등 서부 경남 바다를 담당할 사천해양경찰서 개서식에 참석해 순직해경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 민주당 송하진 전북지사 ‘컷 오프’ 재심 간다

    민주당 송하진 전북지사 ‘컷 오프’ 재심 간다

    “여론 조사에서 1위를 하고 민주당 후보 적합도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후보를 컷 오프하는게 시스템 공천이고 쇄신 공천입니까.”, “민주당이 대선에 패배하고도 밀실 야합으로 잘나가는 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하는 것을 보니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4일 4차 회의를 통해 전북도지사 후보 신청자 5명 중 송하진 현 도지사와 유성엽 전 의원을 경선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컷 오프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특히, 민주당 전북지역 단체장 후보들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착수한 가운데 전북지사 후보 경선에서 송 지사가 배제되자 민주당 공천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터져나오고 있다. 송 지사 캠프도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어서 민주당 전북지역 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파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지사의 컷 오프 소식을 전해 들은 전북도민들은 대부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이다. 민주당이 컷 오프 시킨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많은 의혹을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송 지사가 지금까지 실시한 전북도지사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한데다 공직 후보 선출 후보 심사에서 15% 가산점 대상인 1급 포상을 받았는데 컷 오프 시킨 것은 민주당이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송 지사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연임하고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중앙정치 무대에서 중량급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도 도민들이 경선 배제를 의아해 하는 이유다. 69세의 고령으로 3선 도전은 무리라는 지적은 상대 후보들이 내세우는 선거전략이지 선택은 도민들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송 지사는 공관위가 제시한 후보자격 기준에 부적격 사유가 없을뿐 아니라 적합도와 면접심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의 원칙 없는 경선 배제 결정에 대한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문에 송 지사의 컷 오프 배경에 특정 정치세력의 ‘작업설’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정상적인 경선으로 승산이 없으니 가장 앞선 후보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렸다는 것이다. 단체장으로 경쟁력이 높은 공직자 출신 송 지사를 배제하고 정치인들끼리 해보자는 패거리 정치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전북지역 정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송 지사의 컷 오프설이 나돌았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경쟁 후보들의 캠프 관계자들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온 컷 오프설은 최근들어 정설처럼 굳어졌다. 민주당 공관위가 컷 오프를 결정하기 전에 특정 후보 캠프에서는 ‘송하진 지사 컷오프 결정됐습니다’라는 소식이 SNS를 통해 공유되기도 했다. 이는 경쟁후보들이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내 준적이 없는 송 지사를 공동의 적으로 보고 컷 오프 작업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는 결정적 증거다. 또 A후보가 비대위를 접촉하고 B후보가 공관위를 접촉해 송 지사의 컷 오프를 요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파다하다. 여기에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조종을 하고 있다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결탁해 광역단체장 후보를 역량과 성과 검증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지방선거 공천을 관리해야 할 김성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공관위원으로 참석해 송 지사의 컷 오프를 강하게 요구한 것도 뒷말이 무성하다. 송하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전북도당위원장은 적어도 전북지사 공천심사에서 제척돼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데 반대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컷 오프를 이끌어낸 것은 밀실야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4일 공관위의 전북도지사 후보 심사 과정에서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는 송 지사의 경선배제를 두고 격론을 벌일 때 김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송 지사의 전북지사 경선 컷 오프는 민주당 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3선도전 이유만으로 경선 조차 참여하지 못하게 컷오프 한 것은 중앙 정치권의 권한남용으로 비춰지고 공관위원의 구성도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당 차원에서도 송 지사 경선 배제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지사 측도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어서 민주당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 어느새 8번째 세월호의 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어느새 8번째 세월호의 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지워지지 않도록 기억하고 기록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광주와 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추모행사가 열린다. 8년 전 그날을 맞는 16일 진도 팽목세월호기억관 앞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매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 주기에 맞춰 진행되는 기억식은 세월호참사 피해 가족과 시민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생명 존중과 안전 사회 건설을 다짐하는 자리다. 행사는 이날 오후 2시40분부터 오후 4시16분까지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과 진도대책위 등이 주관한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목포공동실천회의 등이 후원하는 행사에서는 전남영재드림오케스트라와 진도국악고 학생들이 나서 추모 공연을 선보인다. 이날 오후에는 세월호 참사의 현장이었던 진도 팽목항 기억공간을 찾아 ’세월호 기억공간 지키기 캠페인’도 연다. 최근 진도군이 진도항 개발사업을 이유로 참사의 아픔이 담긴 팽목 기억관의 자진철거 요구와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데 대해 광주와 전남지역의 세월호 활동가들과 연대해 팽목항 기억공간 조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를 수습했던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는 15일 안산 시민 20여 명이 자전거를 타고 안산까지 가는 4·16자전거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다음 날인 16일 안산에 도착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또 목포 원도심의 갤러리 나무에선 세월호 8주기 기록전시 ‘기억의 봄, 열다’가 30일까지 개최된다. 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무움직임연구소가 유가족, 시민, 예술과와 함께 길거리 전시, 몸짓마당극 공연, 설치미술, 거리행진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남도교육청에서도 오는 22일까지 추모기간을 운영한다. 도교육청은 ‘제1회 416 생명과 안전 전남청소년 작품공모전’을 열고, 학생회 주관의 SNS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세월호 참사 교육 자료 등을 일선 학교에 배포하고,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계기수업을 하도록 했다. 제주지역에서도 추모의 상징인 ‘노란 리본’이 달린다. 세월호 제주기억관 8주기 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제주기억관 8주기 프로젝트 ‘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 with 청소년’이 15일부터 17일까지 봉개동 세월호 제주기억관에서 실시된다. 전시와 간담회, 먹거리 부스, 영화제, 청소년 체험 부스, 공연, 분향소 등이 운영된다. 세월호 제주기억관 8주기 준비위원회는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사회를 위해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그 희망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교육청도 오는 29일까지 ‘세월호 8주기 추모 기간’을 갖는다. 추모 기간 도교육청 외부와 본관 1층 로비에 추모 현수막을 게재하고, 노란 리본이 달린 나무와 화분을 비치해 세월호의 아픔과 교훈을 함께 추모하고 기억한다.
  • 푸틴, ‘서방 스파이’ 색출 나섰다…연방보안국 관료 150여 명 숙청

    푸틴, ‘서방 스파이’ 색출 나섰다…연방보안국 관료 150여 명 숙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최고의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관료들을 대거 숙청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구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FSB의 고위 관료 150여 명이 해임됐다고 전했다. 서방의 러시아 군사 정보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빠른 승리를 거두지 못한 군사적 실패에 대해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체로 해임된 관료들은 해외 첩보 부문을 담당하는 제5국 소속이다. 제5국은 푸틴 대통령이 1998년 FSB 국장이던 시절 창설을 이끌었던 부서이기도 하다. 크렘린궁은 지난달 세르게이 베세다(68) FSB 제5국 국장에게 가택 연금 조치를 내렸다. 공식적으로는 자금 횡령 혐의로 조사했지만, 서방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략을 사전 입수해 폭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베세다 국장은 가택 연금 후 해임됐고 모스크바의 레포르토보 교도소로 이송돼 수감됐다. 이 교도소는 1930년대 스탈린의 ‘대숙청’을 집행했던 내무인민위원회(NKVD)가 고문과 심문을 위해 사용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더타임스에 “베세다의 교도소 수감 조치는 러시아의 다른 엘리트층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은 베세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략 정보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은 베세다를 해고하거나 시베리아 한직으로 보낼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푸틴이 정보 유출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은 FSB의 다른 관료들 역시 침공전 우크라이나의 실정에 대해 크렘린궁에 허위 정보를 보고한 혐의로 구금됐다고 전했다. FSB 관료들은 우크라이나군이 푸틴의 러시아군을 해방자로 환영하고 거의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전선에서 철수한 뒤 돈바스 지역 등 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방은 돈바스 지역 내 러시아군의 병력 규모가 기존 대비 최대 3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도 맞대응에 나섰다. 북부 지역에 있던 부대를 돈바스로 이동시키며 전투를 준비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 “성숙한 시민의식·의료계 헌신…팬데믹서 더 빛난 빛고을”

    “성숙한 시민의식·의료계 헌신…팬데믹서 더 빛난 빛고을”

    광주시 방역 이끈 이달주 복지건강국장 확진 감소세…곧 일상회복 가능 350병상 광주의료원 차질없게 ‘코로나 엔데믹’이 가시화되면서 광주시민들도 모처럼 봄꽃구경에 나서는 등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광주시 방역당국의 사령탑 이달주 복지건강국장(사진)은 11일 “시민의 성숙한 공동체의식 그리고 방역·의료 관계자들의 노력과 희생이야말로 방역 모범도시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국장과 일문일답 -광주지역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평가한다면? “지난 2020년 2월 3일 광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광주는 각종 방역정책을 선제 적용하는 것은 물론 백신 접종률도 전국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등 ‘방역 모범도시’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는 해외입국자 선제검사,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 초대형 선별검사소 설치, 최단시간 내 결과통보 등 적극적인 방역정책을 선제 도입,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백신접종률도 3차 접종 66.1%, 면역저하자 등에 대한 4차 추가접종 24.5%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광주 시민의 높은 공동체의식과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방역 및 의료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임신부 등 감염취약계층의 방역엔 문제가 없었는지. “광주는 시·구·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등이 모두 참여한 민·관협업체계 운영을 통해 전국 어느 지역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확진 전에 진료받던 산부인과에서 진료와 분만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어린이 확진자는 소아특화거점전담병원 9곳, 345개의 병상을 확보해 맞춤형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도 민관TF를 구성, 24시간 상담창구와 ‘검사 전담’ 차량을 운영하는 등 확진자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상적인 일상은 언제나 가능할까? “광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스텔스 오미크론 우세종화, 고령 확진자 발생률 증가, 재감염 사례 증가 등에 따라 당분간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현재 상황처럼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지역민들께서도 개인과 가정의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등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감염병 재난상황 대응을 위한 ‘광주의료원’ 설립은 잘 되고 있는지. “광주는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이 없는 공공보건의료 취약지역이다. 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병원 병상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는 등 각종 절차를 거쳐 상무지구 도심융합특구(마륵동)에 350병상 규모의 의료원을 건립하기로 확정했다. 현재 필요한 예산 중 국비 10억원을 확보한 상태여서 차질없는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전쟁·시위 다 잘못됐다” ‘중간 미국인’ 목소리 분출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4>]

    “전쟁·시위 다 잘못됐다” ‘중간 미국인’ 목소리 분출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4>]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임기 첫해인 1969년 한 해 동안 베트남에서 미군 1만 1780명이 사망했다. 1965~68년 베트남에서 사망한 3만 6540명에 비해 적지 않은 숫자였다. 1970년 2월, 파리 근교에서 헨리 키신저 안보보좌관과 북베트남 대표 레득토(1911~1990)가 비밀리에 만났으나 평화협상에 진전은 없었다. 3월 18일, 캄보디아 총리이던 론 놀(1913~1985)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노로돔 시아누크(1922~2012) 국가원수는 중국으로 망명했다. 론 놀은 캄보디아 영토에서 북베트남에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베트콩으로 가는 군수물자 창구이던 시아누크 항구를 봉쇄했다. 닉슨은 캄보디아에 친미 정권이 들어선 것을 반겼다. ●닉슨, 캄보디아에 지상군 작전 명령 4월 20일, 닉슨은 미군 15만명을 추가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인들은 베트남전쟁이 끝나가고 있으며, 평화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디. 하지만 그 순간에도 B52 폭격기 편대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영토에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었다. 4월 30일, 닉슨은 미군과 남베트남 정부군이 캄보디아로 진입해서 작전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상군을 캄보디아로 투입하는 작전에 대해 로저스 국무장관과 레어드 국방장관은 반대했지만 닉슨은 강행했다. 닉슨은 혼자 결정을 하면서 당시 개봉된 영화 ‘패튼’을 여러 번 보았다. 닉슨은 자신이 2차 대전 막바지 전투를 승리로 이끈 패튼 장군처럼 기억되기를 원했다. 미군과 남베트남군은 각각 5만, 3만 병력을 동원해 사이공에서 80㎞와 50㎞ 떨어져 있는 캄보디아 영토 내 북베트남 기지 2개 지역을 향해 진군했다. 북베트남군은 미군의 공습과 지상군을 피해 캄보디아 내륙으로 후퇴했다가 미군과 남베트남군이 철수한 뒤에 접경지대로 다시 돌아왔다. 지상군을 투입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캄보디아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1969년 가을 미국의 모라토리엄 시위 후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반전 운동에 다시 불을 지폈다. 대학 캠퍼스에선 시위가 불같이 일어났다.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에선 학생들이 ROTC 건물에 불을 지르고 도심 상가에서 소요를 일으켰다. 상황이 심각함을 느낀 시장이 주지사에게 방위군 출동을 요청했다. 5월 4일, M1 소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캠퍼스에 진입한 방위군은 최루탄을 투척해 학생들을 해산시키려 했다.●켄트주립대학에서 울린 총성 학생들은 최루탄을 받아서 방위군 쪽으로 다시 던지는 등 강력하게 저항했다. 그때 별안간 방위군이 실탄 사격을 했고 이로 인해 학생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사망한 남학생 한 명은 시위를 구경하면서 지나가던 중이었다. 미국에서 학생이 시위를 하던 중 경찰이나 군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처음 발생한 것이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5월 한 달 동안 일어났다. 미시시피 잭슨주립대에서 경찰이 시위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해 흑인 학생 두 명이 사망하는 등 캠퍼스는 혼돈 그 자체였다. 전쟁에 반대하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워싱턴 DC로 모여들었다. 경찰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친 백악관은 고립된 진지처럼 보였다. 5월 8일 저녁, 닉슨은 기자회견을 열고 베트남에서 추가로 15만명을 철수시키는 약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날 밤 잠을 거의 자지 못한 닉슨은 새벽 4시에 수행원만 대동하고 워싱턴몰에 있는 링컨기념관을 방문했다. 닉슨은 마주친 학생들과 간단한 대화를 했고 뒤늦게 달려온 당직 비서와 함께 의사당을 둘러보고 시내 호텔에서 조식을 한 뒤 백악관으로 귀환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이 소식을 들은 참모들은 놀라고 걱정했다. 켄트주립대에서 사망한 학생 중 한 명이 뉴욕시 출신이었다. 그의 시신이 뉴욕의 부모 곁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대학생들이 시위를 계획했다. 당시 뉴욕시장은 존 린지(1921~2000)였다. 진보적 공화당원으로 하원의원을 지내고 1965년 선거에서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린지는 베트남전쟁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었다. 린지는 5월 8일을 켄트주립대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로 선포했다. 학교를 휴업하고 시청 청사에 반기(半旗)를 게양하도록 했다. 5월 8일 아침, 대학생들이 맨해튼 증권거래소와 유서 깊은 페더럴홀 앞으로 모여들었다. 오전 11시가 돼 갈 무렵 시위대는 1000명을 넘어서 제법 큰 집회를 형성했다. 11시 30분, 갑자기 근처의 세계무역센터(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건물) 등 고층건물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수백 명이 안전모를 쓴 채로 대학생 시위대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USA, USA”를 외치면서 시위하는 대학생들을 향해 거칠게 다가갔다. 이들은 “America, Love It or Leave It”(미국을 사랑하든가 아니면 떠나라)라는 피켓을 들고 대학생 시위대와 충돌했고 닥치는 대로 학생들을 폭행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학생들을 폭행하는 노동자들을 제어하지 않았다. 그날 뉴욕 경찰은 노동자 편이었다.●블루칼라 노동자들의 반란 500명 이상으로 늘어난 노동자 집단은 “린지를 잡아와라”(Get Lindsay!)를 외치면서 시청 청사로 몰려가서 반기로 게양한 성조기를 완전히 올려 버렸다. 경찰관들은 이 모습을 즐기듯 보았다. 안전모를 쓴 노동자들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장발 학생들의 머리채를 끌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등 마구 다루었고 그로 인해 학생 100여명이 부상했다. 노동자들이 대학생 시위를 힘으로 제압한 이 사건은 ‘하드햇 폭동’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며칠 동안 시위를 벌였고 5월 20일에는 항만 노동자들이 합세해 15만~20만명이 맨해튼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존 린지 퇴진’, ‘붉은 시장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었다. 고층빌딩에서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은 창문에서 색종이를 뿌려 이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건설토목 및 항만 노동자들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블루칼라인데 이탈리아, 그리스, 폴란드 등 동남부 유럽 이민 후손이 많았다. 앵글로 백인과 달리 가톨릭 교회에 다니는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이들은 본인이나 가족이 2차 대전,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경우가 많았다. 뉴욕시 경찰관들도 그 점에선 마찬가지였다. 1970년 1월 5일자 타임지는 ‘중간 미국인’(The Middle Americans)을 ‘그해의 인물’로 선정해 커버로 다루었다. 베트남전쟁은 잘못이지만 반전 시위도 잘못이며, 인종 차별은 부당하지만 범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백인들을 타임지는 ‘중간 미국인’으로 지칭했다. 타임지는 이들이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는데, 바로 이들이 목소리를 크게 낸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본 닉슨은 자기가 말한 ‘조용한 다수’가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생각했다. 5월 26일, 닉슨은 피터 브레넌(1918~1996) 토목건설노조 대표 등 뉴욕 시위를 이끈 노조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서 환담을 나누었다. 브레넌은 ‘Nixon’이라고 쓰인 안전모를 닉슨에게 기증했다. 1972년 대선을 앞두고 브레넌은 닉슨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1968년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강력한 노조가 4년 만에 공화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닉슨 대통령은 브레넌을 노동장관으로 임명했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정당이던 공화당이 백인 블루칼라 계층과 손을 잡은 것이다. 복지 지출을 확대하고 경찰력을 약화시켜 뉴욕시를 재정적자와 범죄의 수렁에 빠뜨린 존 린지 뉴욕시장은 1973년 12월 임기가 끝나자 시청 건물에서 혼자 걸어 나왔다. 중앙대 명예교수
  • [월드피플+] ‘인신매매 위협’ 우크라 피란민 여성 돕는 英 군인 출신 경호원

    [월드피플+] ‘인신매매 위협’ 우크라 피란민 여성 돕는 英 군인 출신 경호원

    인신매매 위협에 놓인 우크라이나인 여성들을 돕는 한 자원봉사자 경호원의 활약상이 공개돼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일요판인 ‘메일 온 선데이’는 9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국경 도시 메디카에서 활동 중인 영국인 자원봉사자 빌리 라이트(38)를 소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만에 호주 여행 중 폴란드로 건너왔다는 라이트는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출신으로, 국경 일대를 순찰하며 우크라이나 피란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범죄를 막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개인 경호원이었던 그는 메일 온 선데이 기자를 보더니 국경 근처 카페 밖에 앉아 있는 건장한 남성 2명을 손으로 가리켰다. 두 남성은 모두 휴대전화를 보다가 이따금 피란민 여성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저기 있는 두 남성은 커피 한 잔도 시켜놓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다. 특정한 누군가를 찾고 있다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일행 중 한 명이 문제의 두 남성 중 한 명의 휴대전화 화면을 몰래 촬영해보니 우크라이나 피란민 여성 사진이 12장이나 담겨 있었다. 그는 “폴란드의 인신매매 조직은 우크라이나 희생자를 찾기 위한 감시자를 두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는 보통 20대 딸을 둔 나이 든 여성이나 10대 딸을 둔 젊은 여성이다. 젊을수록 표적이 되기 쉽다”며 “현재 20대 여성의 인신매매 가격은 14만 5000파운드(약 2억3000만 원)”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부터 피란민 여성의 사진을 찍어 이쪽 감시자들에게 보낸다”고 덧붙였다.그의 일행은 불과 15분 만에 8명의 남성 인신매매 용의자를 발견했다.그는 “감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몰래 사진을 찍어 반인신매매 단체나 경찰과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때때로 우리는 일반 자원봉사자들과 섞이기 위해 형광 재킷을 입고 피란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낯선 남성이 피란민 여성들에게 다가가서 차로 유인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만 행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운동복 차림의 두 남성이 한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원하는 곳까지 차를 태워줄 수 있는데 타겠냐고 묻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재빨리 휴대전화 구글 번역기에 “조심해. 이 지역엔 인신매매범이 있다. 낯선 사람에겐 아무것도 받지 말라”고 작성하고 우크라이나어로 번역한 후 여성에게 보여주며 주의하도록 했다.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어를 할 줄 모른다. 번역기는 가장 좋은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일행은 인신매매 용의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격일로 6시간씩 교대하며 활동한다. 순찰 파트너인 제이크 스미스(35)는 “휴대전화 화면 사진이 찍힌 남성은 지난주에도 다른 우크라이나 여성 사진을 갖고 있었다. 르비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가족으로 9살에서 13살 사이의 여자아이 2명과 이들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 2명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일행은 피란민 여성이 위험에 처해 있는 한 계속해서 국경 지대에 머물 계획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최전방에 나서고 싶어 한다. 따라서 국경 지대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만일 내가 한 명의 여성이나 여자아이를 더 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송영길 “오세훈 이기는 후보 어디 있겠나…국민 감동 얻어내야”

    송영길 “오세훈 이기는 후보 어디 있겠나…국민 감동 얻어내야”

    전략공천론 반박, 경선 참여 의지“싸워달라는 요청에 부응한 것”“의원 몇 명이 자기 생각 강요”“유엔 제5본부 서울유치 등 청사진”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공식 공모 절차를 거쳐 마감됐으니 그에 따라 경선하면 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출마에 대해 당내 비판이 이어져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는데 그간 논란에 대해 작심하고 의견을 밝힌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제 출마에 대해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다. 그러면 당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국회의원 몇 명이 자기 생각을 당원들에게 강요할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당의 서울시장 공천 신청이 마감됐음에도 당내에서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한다며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를 정면 반박하며 경선을 통해 당의 후보로 선출 받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앞서 서울 영등포를 지역구로 둔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문제의 후보군을 거르고 최후 호출용 당내 후보군을 대비시키되, 지방선거 전체 승리를 바라본 신상품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시간이다. 이들에 대한 검토와 타진을 제안한다”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병원 민주당 의원,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등 4인을 후보군으로 거론한 바 있다. 김 의원의 4인방 언급은 전략공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간도 촉박한데, 갓 쓰고 망건 쓰다 장 다 파한다는 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오세훈 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어디 있겠느냐며 경선으로 공약을 홍보할 기회를 주지 않고 ‘레디 메이드 허니’, 즉 이미 만들어진 꿀단지를 찾아다니는 수동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국민의 감동을 얻어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자신의 출마에 반대하는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그런 열정과 시간이 있으면 진작 서울시장 후보를 찾고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것도 안 하다가 송영길이 나간다니 공격하는 것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그래도 제가 마중물이 돼 6명이나 등록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마감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신청에서 서울시장 후보에는 송 전 대표와 재선 박주민 의원, 열린민주당 출신의 정봉주·김진애 전 의원, 김송일 전 전남행정부지사, 김주영 변호사 등 6명이 신청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자가 다시 출마하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에는 “지금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분들이 누가 있느냐. 다 공동선대위원장 아니냐. 지금 당을 이끄는 분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그는 “싸움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 앉아 있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 아니면 누가 보더라도 질 거라고 생각해 감히 출마 선언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을 위해 다시 한번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며 “국회의장 도전 기회도 포기하고 현역 의원 임기 2년도 포기하고, 당을 위해 싸워달라는 요청에 부응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당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략과 관련해서는 “오세훈 시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맞서 민주당의 부동산 솔루션을 제시할 후보가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개선 의지를 가진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부동산 투기 천국으로 돌아갈 위험이 매우 크다. 이런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준비했다”며 “또 하나로 유엔 제5본부를 서울에 유치해 글로벌 국제도시의 위상으로 만들 준비를 했다. 다음 주에 구체적 청사진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 주유소 옆 배수로에 버려진 민간인 시신들

    주유소 옆 배수로에 버려진 민간인 시신들

    러시아군이 물러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마을 부차(Bucha)에서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안긴 가운데 또 다른 마을에서도 민간인이 집단매장된 흔적이 확인됐다. 키이우 도심에서 약 50km 떨어진 부조바(Buzova) 마을에서 민간인 시신 수십 구가 발견됐다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부조바가 속한 지역인 드미트리우카를 관할하는 타라스 디디치는 현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신들이 주유소 인근 배수로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가 주요 전장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동부 돈바스로 옮긴 후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던 지역에서 숨진 민간인 시신이 대규모로 발견되고 있다.지난 2일에는 키이우 북서부 외곽의 소도시 부차에서만 300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다. 서방을 비롯한 전 세계는 이 사건을 ‘부차 학살’이라고 부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 학살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보로디안카 등 다른 도시에서 부차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4일 키이우 주변에서 최소 410구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점령지에 대한 추가 수색이 이어지고 있어 희생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STOP PUTIN] 우크라 당하는데 유엔 안보리 무력하다고? 비관과 낙관 사이

    [STOP PUTIN] 우크라 당하는데 유엔 안보리 무력하다고? 비관과 낙관 사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호소하는 연설을 들었을 것이다. 그는 “유엔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은 뒤 “국제법이 먹히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답하려면 즉각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의 퍼갈 킨 기자는 과거를 들추거나 이번 전쟁을 멈추지 못해 벌써 1100만명 이상이 집을 버리고 피란 길에 나선 것을 봤을 때 국제사회가 대동단결할 수 있을지 9일(현지시간) 긴 글로 돌아봤다. 알파벳으로 200자 원고 100장을 훌쩍 넘겼다.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인연 등에 대한 감상 등을 건너 뛰고 최대한 줄였다. 결론부터 얘기할까. 우크라이나인들의 수많은 희생은 역사에 가장 커다란 약속 파기로 비롯된 일이다. 2차 세계대전의 충격파 속에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얘기에 뿌리를 둔 얘기다. 르비우는 킨 기자 본인에게 인류의 최악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침략의 결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일깨운다고 했다. 르비우 대학 법대 졸업생 라파엘 렘킨이 대량학살 제노사이드(genocide)란 단어를 창안했기 때문이다. 나치 홀로코스트에 질색해 1944년 이 말을 썼는데 4년 뒤 유엔이 국제법의 범죄로 규정했다. 렘킨의 동창 허시 라우터파흐트는 저유명한 1945~46년 뉘른베르크 재판 때 나치 지도자들을 기소하며 처음 이 단어를 인류애에 반한 범죄에 써먹었다. 둘 다 유대인이었으며 20세기 초반 몇십년 동안 르비우에서 공부했다. 당시 그 도시는 렘베르크로 불렸는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 속해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제국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았다. 이 도시의 유대인이 모두 사라진 것은 우크라이나가 나치에 완벽하게 협력했기 때문이었다. 둘의 생각은 1945년 유엔 헌장의 문구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지금 르비우는 또다시 커다란 역사적 트라우마에 중심이 되고 있다. 킨 기자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 부차에서 처형되듯 살해된 민간인 시신들을 보면서 르비우에서 온 변호사들의 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고 털어놓았다.1994년 르완다에서 있었던 일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노사이드 2주째에 유엔 안보리는 평화유지군 병력을 2000명에서 270명으로 줄여 버렸다. 벨기에 요원 10명이 르완다 군에 살해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달리 르완다는 지정학적 중요성도 없었다. 미국과 다른 열강들은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며 개입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만 낳게 된다며 거절했다. 그렇게 투치족 난민들은 남부 부타레에서 극렬 무장집단과 병사들에게 도륙 당했다.그로부터 일년 뒤인 1995년 7월 라트코 믈라디치 장군 휘하 보스니아 세르비아 병사들이 스레브레니차 마을에 진주한 뒤 8000명의 남성과 소년들을 사살했는데 네덜란드 유엔 평화유지군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두 제노사이드는 안보리가 유엔 헌장의 자구 해석에 매달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1945년의 약속은 정치적 의지 부족과 분열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다. 1990년대 겪은 끔찍한 일들은 국제법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제노사이드를 막지 못하면 적어도 처벌할 수 있어야 했다. 해서 두 나라 문제로 법정이 세워졌다. 아울러 캄보디아와 시에라리온에서의 대규모 살인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다루는 재판도 열렸다. 시에라리온의 민간인 살해를 막기 위해 유엔이 군사작전을 펼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알바니아 민족을 코소보에서 축출하는 일을 끝내기 위해 개입했다. 세계는 이제 제노사이드와 인류애에 반하는 범죄를 항시 다루는 법정을 세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998년 세워져 심각한 인권 유린 사례들을 단죄했다. 유엔 산하는 아니었지만 회원국들의 손으로 긴밀히 협력해 창설됐다. 2009년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 민간인 학살을 지시해 ICC에 제노사이드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국가 원수란 오명을 얻었다.2차 대전이 끝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소로 응분의 처벌을 받게 하는 것만 아니라 미래의 전쟁 지도자들이 민간인의 권리를 짓밟기 전에 다시 생각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첫 날부터 바로 문제가 생겼는데 현재 우크라이나 전범에 대한 최근 논쟁에도 그림자를 뻗치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로마조약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세 나라는 법정을 세우지 않아 이들 나라는 ICC 사법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안보리가 표결해 승인하면 사법권이 인정되지만 비토권을 갖고 있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을 침략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기소하면 ICC가 힘을 못 쓰게 된다는 것이다. ICC가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주체들을 전범으로 수사하려 했을 때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할 가치가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군을 단죄하려는 데 반대하는 신호로 ICC 수석검사를 제재하기로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장 자치주에서 위구르족을 제노사이드한 혐의로 중국 관리들을 수사하려던 시도 역시 중국이 ICC 회원국이 아니란 이유로 무산됐다. 전범 변호사인 필립 샌즈 교수는 초강대국의 이런 태도는 “한 쪽으로 치우친 정의”를 빚어내는데 힘이 부족한 나라가 기소되더란 것이다. “약자에게 이런 규칙, 강자에게 이런 규칙이 주어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법적 질서도, 심지어 진짜 법적 질서도 아니다.” 샌즈 교수의 할아버지도 르비우 출신이며, 증조모는 나치에 살해됐다. 그 역시 푸틴과 그의 장군들을 기소하는 특별국제법정을 세울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고 찬동하는 이들은 미국과 영국의 이중 기준을 탓하고 있다. 샌즈 교수는 2003년 미국 주도로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세계 여론이 양분됐음을 지적했다.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나중에야 침공이 불법임을 인정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 그리고 당신이 거둔 것에는 당신의 이중기준도 포함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영국을 반박하는 수사 장치로 이라크 예를 들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을 가리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특별한 장소”를 쳐들어갔다고 했다. 현실에서 국제 외교에 힘입어 전후 평화를 누린 황금기는 없었다. 열강들은 묵시록에서와 같은 핵전쟁을 하지는 않았지만 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 한반도와 알제리, 콩고,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앙골라,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야 등등이다. 일부는 부분적으로나마 열강들의 대리전이었다. 갖가지 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고 완충 역할을 하는 중에 4000명 이상의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샌즈 교수는 “부분적으로 두렵지만 부분적으로 낙관적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1945년 나치가 패함으로써 만들어진 법적 질서를 파괴할 수 있거나 어쩌면 발전시키고 강화할 수 있다. 난 후자의 견해에 더 기울어진다. 기나긴 게임이다. 이 보 진전하면 일 보 물러난 뒤 다시 나아간다. 그저 원칙을 믿고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유엔이 최근 달라졌다는 징후는 있다. 193개 회원국이 모두 모인 총회가 침공을 규탄했고,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시켰다. 중국이 반대했고 인도가 기권했다. 유엔 회원들의 3분의 2는 도덕적 신호에 반응했다. 제노사이드와 전범 처리에 경험 있는 유엔 관리 출신은 열강들의 정치학 렌즈로만 현재 세계질서를 바라보면 실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무케시 카필라 교수인데 수단의 유엔대표부에서 일하며 다르푸르 살육을 제노사이드로 인식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주도했다.“옳은 것과 그른 것, 선과 악의 싸움에는 수많은 행동이 있기 마련이다. 나쁜 녀석 편에만 모두가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미얀마를 기소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예를 들었다. 1945년 유엔 법정이 세워졌을 때만 해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기소해야 가능했다. 해서 미얀마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 감비아가 로힝야족 무슬림을 박해했다는 이유로 기소하는 바람에 피고가 됐다. 카필라 교수는 최근 들어선 “보편적 사법권” 개념이 발전돼 자국 영토에서 피고를 체포하면 전범 피의자를 재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독일 검찰이 시리아 장교를 살인 및 고문, 성폭행 혐의로 기소할 수 있었다. 안보리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와 초강대국을 대변한다는비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인도를 비롯한 남반구, 남미는 지금도 외면받고 있다. 안보리를 확대하는 것도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카필라 교수는 비토권으로 인한 교착 상태를 뚫는 방편으로 총회의 권능을 강화하는 것을 들었다. “안보리가 교착되면, 왜 한 멤버가 더 큰 심판 노릇을 떠맡는 메카니즘을 만들면 되지 않나. 총회 말이다. 훨씬 민주적이며 안보리가 합의에 이르도록 압력을 높일 수도 있다.” 중국과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등 영원한 5강(Permanent Five)이 자신의 영향력을 지우는 데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카필라는 “칠면조들은 크리스마스에 한 표를 던지지 않는다”고 빗댔다. 하지만 그는 시민사회운동이 최근 기후변화 등에서 진전을 이루는 데 힘있는 압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도 현실이 되곤 한다.” 유엔 헌장이 건넨 약속의 중심에는 여러 나라들이 힘을 합쳐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군대를 보내 평화를 지키고 세계는 인권 유린을 처벌할 것이란 믿음이었다. 정의를 찾게 하고 미래의 범죄를 예방한다는 뜻이었다.우크라이나 위기가 고도로 갈등을 증폭시켜 진솔하게 국제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변화의 순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독일 총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여러 국가의 일방적인 행위가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는 점을 슬프게 돌아봤다. 동독에서 자라나 초강대국들의 적대가 드리운 그늘을 잘 아는 그는 망각의 위험을 경고했는데 특히 2차 대전을 살아 경험한 이들이 세상을 등지는 일의 의미를 걱정했다. “우리가 지금 살펴야 하는 것은 역사의 중요한 교훈이 옅어져가는 역사의 한 국면에 들어서지 않게 하는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원화된 세계질서가 2차 대전의 교훈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상기시켜야 한다.”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기억하라는 것이 메시지이며 과거로 끌려가지 않게 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킨 기자는 결론 내렸다.
  • 현대판 민며느리제?…홍콩 16세 입양 소녀, 혼인 강요 폭로 파문

    현대판 민며느리제?…홍콩 16세 입양 소녀, 혼인 강요 폭로 파문

    신중국 수립 후 중국 대륙과 대만 양쪽 모두에게 '분홍색 작가'라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 있었다. 베이징대 교수 출신의 작가 선충원으로 그는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을 관철하거나 학설을 이야기 하는 대신 중국인과 자연에 대한 글을 썼는데,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소소’(萧萧)다. ‘후난에서 온 소녀’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됐던 이 작품의 배경은 1920년대 중국 향촌에서 성행했던 중국판 민며느리제도인 ‘통양시’(童养媳)의 야만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작품 속 주인공 소소는 12살에 3살 남편에게 시집온 민며느리였다. 소소는 시댁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남편의 보모처럼 성장한다. 성인이 된 소소는 스스로가 민며느리제의 희생자이면서도 자신이 낳은 아들이 3살이 되던 해 그와 똑같은 처지의 민며느리를 새로 들이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실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 나이의 여성을 불법으로 매매해 성인이 될 때까지 노동력을 착취하고, 이후에는 친아들과 혼인을 강제했던 ‘민며느리’ 풍습은 1950년대 중국에서 현대식 혼인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중국 신문학 시대의 작품에서나 등장할 법한 악명높은 민며느리 사건이 최근 홍콩에서 발생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홍콩 매체 더 스탠다드는 올해 16세의 미성년자인 A양이 최근 페이스북 익명의 제보 페이지에 ‘양부모 두 사람이 자신을 민며느리로 삼기 위해 입양했고, 청각 장애를 앓는 친오빠와의 결혼을 강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고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 거주 중인 A양은 그가 출생한 지 불과 4개월이었을 무렵 현재의 양부모에게 입양됐고, 입양 당시 이미 양부모에게는 생후 10개월의 친오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자신이 장차 민며느리를 삼기 위해 데려와서 기른 여자 아이에 불과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었다. 그는 “얼마 전부터 엄마가 내게 어떤 남자와도 데이트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요했다”면서 “엄마는 매일 집 밖의 남자들은 모두 나를 해치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주장했고, 아빠는 한술 더 떠서 친오빠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비상식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양은 “아빠는 내게 친오빠를 볼 때 그가 남자로 느껴지는 지를 물었고, 또 그가 얼마나 매력적인 남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이상한 질문을 했다”면서 “오랜 고민 끝에 내가 이 집에 민며느리를 목적으로 입양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청각 장애가 있는 오빠의 혼인을 위한 목적으로 나를 입양했다”고 했다. 이 같은 A양의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A양의 양부모의 행동에 대해 ‘소름끼친다’, ‘누구도 A양에게 민며느리가 될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A양의 결혼 상대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녀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푸젠성 부녀인권연합회 권익부 궈옌 부부장은 “민며느리 문제는 혼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혼인법 위반 사건으로 인간성에 대한 훼손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또, 푸젠성 사회과학원 옌정 원장 역시 “민며느리 사건의 핵심은 낙후된 경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지역의 균등한 경제 발전이 필수”라면서 “사회 전체가 이 특수한 집단인 민며느리들에게 집중해 그들이 조기에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반면, 정부 당국은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둥하이현 천칭수이 당서기는 “민며느리 사건은 역사적 유산이 남아 있는 탓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자유로운 연애가 대부분인 현대 사회에서 문제가 될 만한 민며느리 사례는 가능성이 적다. 또, 양부모가 길러준 은혜에 갚기 위해 친오빠나 친남동생과 결혼하려는 여성의 자율적인 선택까지 정부가 직접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STOP PUTIN] 러시아군, 피란민 운집한 철도역에 집속탄 50명 희생

    [STOP PUTIN] 러시아군, 피란민 운집한 철도역에 집속탄 50명 희생

    수천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한 열차 역에 집속탄 공격이 가해져 어린이 5명 등 50명이 숨지고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나의 폭탄 안에 새끼 폭탄 수백 개가 들어 있어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비인도적 무기를 피란민들을 겨냥해 사용한 것이어서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끔찍한 잔학성”이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영철도회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쏜 토치카-U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이 주의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열차역을 타격해 지금까지 적어도 50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단일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로는 지난 2월 24일 침공 이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역 주변에는 숨졌거나 다친 이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이들의 소지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등 아비규환이었다. 역 근처에서 수거된 미사일 잔해에는 러시아어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라고 적혀 있었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도네츠크주 당국은 당시 약 4000명의 피란민이 역사와 플랫폼 등에 몰려 있었다고 전했으나 정확한 숫자를 확인할 수 없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돈바스 지역과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에 대한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고 지난 6일 해당 지역에 긴급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이날 공격에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비인도적 무기라는 공감대 속에 2008년 100여국이 집속탄 사용 금지에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 시설을 공격한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 당시 열차역 주변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없었다면서 러시아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들이 저지르는 ‘악’에는 한계가 없다.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경고했다. 서방권의 규탄 성명도 잇따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키이우(키예프)를 방문 중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트위터에 “이 부당한 전쟁을 피하려는 민간인의 탈출로를 차단하고 인간적 고통을 야기하는 또 다른 시도”라고 개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민간인을 겨냥하는 것은 분명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며 “그곳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경악스럽다”고 한 뒤 러시아가 일으킨 부당한 전쟁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라며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당한 이유를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맞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민들의 대량 탈출을 막고서 이들을 자국군 병력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려 했다”며 역 근처에서 발견된 토치카-U 전술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에서만 사용돼온 것이라며 러시아군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 세월호 8주기 맞는 목포서 노란 물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8주기 맞는 목포서 노란 물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세월호가 거치되고 있는 목포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목포지역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를 세월호 8주기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기억식과 기록전시 등 추모행사를 갖는다. 16일 오전 10시에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을 갖는다. 매년 세월호 선체 앞에서 열리는 기억식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깊은 슬픔을 겪은 희생자를 위로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는 행사다. 이번 8주기 기억식은 기억사, 추모음악공연, 시낭송, 몸짓 퍼포먼스, 선언문 낭독, 세월호 치유의 춤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오후에는 세월호 참사의 현장이었던 진도 팽목항 기억공간을 찾아 광주와 전남지역의 세월호 활동가들과 연대해 ‘세월호기억공간 지키기 캠페인’을 한다. 12일부터 30일까지는 세월호 8주기 기록전시 ‘기억의 봄, 열다’가 목포 원도심에 소재한 갤러리 나무에서 열린다. 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무움직임연구소가 세월호 참사이후 유가족, 시민, 예술가와 함께 길거리 전시, 몸짓마당극 공연, 설치미술, 거리행진 등 다양한 표현을 통해 시민참여로 창작하고 기록한 조형작품을 선보인다. 전남지역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명과 안전 전남청소년 작품공모전’도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안전한 나라에 대한 희망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미술부문과 영상부문으로 전남에 재학중인 초, 중,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 입상자는 전남도 교육감과 416재단 이사장,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수상과 발표 전시회도 갖게 된다. 최송춘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대표는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나가는 길을 멈출 수 없다”며 “희생자를 기억하고 함께하는 마음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는 날까지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2017년부터 416연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의 연대를 통해 세월호 잊지않기 홍보활동과 안전한 사회제도 마련을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 [STOP PUTIN] ‘우크라 병사가 러군 포로 사살하는 동영상’ BBC 체크 결과는

    [STOP PUTIN] ‘우크라 병사가 러군 포로 사살하는 동영상’ BBC 체크 결과는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군인으로 보이는 병사가 생포한 러시아군 포로로 추정되는 이들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는 러시아 군복을 입은 네 남성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영상이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에 처음 공개됐는데 그 중 한 명은 손이 뒤로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머리에 상처가 있고 피를 많이 흘린 채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나머지 한 명은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남성이 욕설을 섞어 “버리고 가자”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그냥 두고 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이어 숨을 헐떡이는 남자를 향해 여러 발의 총을 쏘고, “러시아 방어군이 여기 있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이어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비추는데 화면에 나오지 않는 남성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자 턱수염 남성도 “영웅에게 영광을”이라고 화답한다. 러시아어로 조지아인을 뜻하는 “그루지니”라는 말도 들리고 “우리 땅에 오지 마라”는 외침도 들린다.BBC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 수도 키이우 서쪽 드미트리우카 외곽 도로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우카에서 이르판과 부차를 연결하는 도로였다. 지난달 31일 구글 스트리트 뷰로 촬영한 사진과도 맞아 떨어진다. 도로의 핏자국까지 일치한다. 방송의 리얼리티 체크 팀은 동영상이 촬영된 날이 언제인지 밝혀내지 못했다면서도 도로의 그림자 위치 등을 봤을 때 같은 달 29일 저녁이나 조금 앞선 시간에 촬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총격을 가한 이들이 우크라이나 군인인지, 희생된 이들이 러시아군 포로가 맞는지 따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의 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흰색 완장을 차고 있다. 그런데 흰색 완장은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민간인들에게 찰 것을 권했던 것이기도 하다. 반면 서 있는 군인은 팔에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파란색 완장과 우크라이나 국기가 붙여져 있다. 이것만으로 총격을 가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쪽이고, 죽임을 당한 군인이 러시아임을 확인할 수는 없다. 모두가 러시아어를 쓰는데 우크라이나인들도 모두 두 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 국적을 가릴 단서가 되지 못한다. 또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쪽으로 보이는 사람 중 턱수염이 있는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잡혔는데, BBC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는 한 조지아인의 얼굴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의 우방이자 대표적인 반(反) 러시아 국가다. 방송은 이 조지아인의 이름을 파악했지만 확인 절차가 끝나지 않아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그 동영상을 보지 못했지만 그런 영상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규칙을 지킨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을 위반하는 개별 사건이 있을 수 있으며 그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BBC의 분석 결과는 아직 단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인 듯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코멘트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계속 확인되는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 사방십리 밤낮으로 글 읽는 소리 끊이지 않게 한 경상우도 성리학의 중심… “지식 철저 실천” 울림 큰 가르침 [이동구의 서원 산책]

    사방십리 밤낮으로 글 읽는 소리 끊이지 않게 한 경상우도 성리학의 중심… “지식 철저 실천” 울림 큰 가르침 [이동구의 서원 산책]

    “좌 안동 우 함양.” 경남 함양군 수동면에 위치한 남계서원(溪書院)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들은 어구다. 궁궐을 중심으로 유학자와 뛰어난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영남의 선비골은 안동과 함양이었다는 뜻이다. 함양 주민들은 여전히 ‘성리학의 본고장’이라는 자부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은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두류산(지리산) 일대로 낙향한 이후 함양을 중심으로 사방 십리는 밤낮으로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며 함양이 문향(文鄕)임을 자랑했다. ●김종직 학맥… 지역유림 부조로 건립 함양은 지리산의 영향권이라 첩첩산중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실제 분위기는 개방감과 평온함이 가득하다. 남동쪽으로 산청군, 북동쪽으로 거창군, 북서쪽으로 전북 장수군, 남쪽으로 하동군, 남서쪽으로 전북 남원시와 접해 영호남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이다. 5~6세기에는 가야의 영향권에 있었고 7세기 초엔 신라와 백제가 주도권을 놓고 다퉜던 곳이다.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고 교류됐던 지역인 것이다. 남계서원은 점필재의 학맥으로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함께 조선(동방) 5현으로 꼽히는 일두(一) 정여창(鄭汝昌·1450~1504)을 배향(제향)하기 위해 설립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이 1543년 설립된 지 9년 뒤인 1552년(명종 7년)의 일이다. 이 지역 출신의 유학자 강익, 박승임, 정복현 등의 주도로 지역 내 유림들이 쌀과 곡식을 부조하면서 건립의 초석을 다졌다는 것에 대해 유림들은 지금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더구나 함양지역 유림들은 임금께 사액을 청해 1566년(명종 21년)에 조정에서 편액과 서책을 하사받고, 남계로 사액됐다. 소수서원, 임고서원, 수양서원에 이어 네 번째 사액서원이 된 것이다.●매월 통독회에 조식 등 참여 남계서원에서 교육활동이 시작된 것은 1562년(명종 17년)부터. 봄가을의 춘추향사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올리는 삭망분향례를 행한 후 통독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통독회에는 남명 조식을 비롯해 경상우도의 대표적인 학자들이 참여했다. 강회에는 20~30명씩 참석했는데 이들은 남명학파의 핵심들이었다. 남계서원과 남명 조식의 후학들을 길러낸 덕천서원 출신 중에는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의병 활동을 벌인 인물들도 있다. 남계서원의 원규를 보면 서책을 가장 중요하게 취급했음을 알 수 있다. 건립 초부터 서적의 마련과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책을 관리하는 직책을 별도로 두었을 정도다. 기증과 구매 그리고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도서의 목록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김윤수 일두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당시 서원 건립에 대한 협조와 찬조를 바라는 권선문(勸善文)이 남아 있다”고 했다. 정유재란으로 불타기 이전부터 소장됐던 서책 100여권의 목록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지방관들이 기증한 책들이 상당수인데 관리들이 순행이나 부임 시 서원에 들러 책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정유재란으로 남계서원의 서책 상당 부분은 약탈당하거나 불에 탔다.●대중을 향한 발걸음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남계서원도 다른 서원들과 마찬가지로 대중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일반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의 젊은 청년과 학생들이 서원과 성리학, 나아가서는 우리 고유의 문화 예절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여순상 남계서원 총무이사는 “성리학의 본거지라는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해 젊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면서 먼저 서원 탐방길의 사자성어 안내문을 소개했다. 견득사의(見得思義·눈앞의 이익을 보면 정의를 생각하라) 등 논어의 사자성어 30여개를 풀이한 안내 표지판을 세워 서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되새김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좀더 깊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해설사 2명도 배치해 뒀다.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은 서원에서 펼칠 ‘마당극’이다. 이 원장은 “남계서원과 관련된 충절의 표상, 창립 유공자, 사화에 희생된 분들을 기리고 서원의 역할을 젊은이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한 마당극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고 했다. 시나리오가 개발되면 인근 거창군의 국제연극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서원에서 정기적인 마당극을 공연한다는 복안이다. 올 2월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원 체험 프로그램(한옥스테이)을 위해 체험시설 3개동(최대 50명 수용)을 완공, 운영하고 있다. 양기영 한옥스테이 대표는 “가족 단위로 하루이틀 머물면서 서원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문화재청, 함양군 등과 함께 3년째 이어 오고 있는 ‘백세청풍을 탐하다’라는 주제의 탐방프로그램과 빛축제 형식의 미디어 파사드, 개평 한옥마을 등과 연계한 탐방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남계서원이 대중에게 친숙하고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강의 공간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자치단체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공간 구별’ 한국 서원의 전형 남계서원은 한국 서원 건축의 전형을 보여 주는 곳이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제향공간, 강학공간, 유식공간이 위치와 높낮이로 명확히 구별된다. 남계서원 이후 지어진 서원들은 대부분 이를 바탕으로 지형과 건물을 배치해 유교적 이념과 교육적 효과를 배가시켰다. 남계서원 입구에는 홍살문과 하마비가 있다. 서원이 신성한 구역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서원이 자리잡은 형국을 풍수에서는 연화부수형이라고 하는데 주변에 산이 높지 않고 시내를 중심으로 양쪽에 평야가 펼쳐져 있어 시야가 편안하며 활발한 느낌이다. 남계서원의 북쪽 승안산 기슭에는 정여창 선생의 묘소가 있고 선생의 후손이 살고 있는 개평마을도 남계 건너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등 제향인물의 연고지에 설립된 서원의 전형적 사례이다. 남계서원의 정문 역할을 하는 건물이 풍영루(風詠樓)다. 한 사람이 겨우 오를 수 있는 좁은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정면 3칸(5.4m), 측면 2칸(3.6m) 규모의 2층 누각마루가 펼쳐진다. 남계서원 앞에 펼쳐진 자연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풍영루에서 남계서원의 사방으로 바라보이는 것은 평평한 들판과 유유히 흐르는 냇물, 푸른 숲과 아름다운 저녁노을이다. 이곳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편안해져 자연 속에서 자맥질하는 듯하다는 게 유림들의 평가이다. 서원에서 대자연과 혼연일체가 돼 심오한 경지에 이를 수 있는 풍경으로 정여창의 기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누각으로 평가된다. ●건물에 새겨진 교학 이념 서원의 교학 이념과 공부 방법은 강당과 각 방의 당호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남계서원의 강당 이름은 명성당(明誠堂). 중용에서 따온 것으로 참된 본성을 밝히는 것이 교학 이념임을 알게 한다. 지식을 온전히 익히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자는 의미이다. 정여창이 추구했던 학문의 본질과도 맥이 통한다. 명성당 양쪽 좌우에는 유생들의 기숙사 격인 양정재(교육을 함으로써 사람을 바르게 기르는 것은 성인의 공덕)와 보인재(군자는 글로 벗을 사귀고 벗으로 인을 실천한다)가 있다. 특이한 것은 성리학적 용어들로 무장된 다른 건물들과 달리 정여창을 모신 사당에는 이름이 없다. 성인의 경계에 있는 배향 인물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공간에는 그 어떤 당호조차 필요치 않았다는 의미가 아닐는지. 공동기획 : 서울신문·(재)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 산불 2시간 내 집합… 한 달 8시간씩 교육 “우리 마을을 지켰다”

    산불 2시간 내 집합… 한 달 8시간씩 교육 “우리 마을을 지켰다”

    지난달 4일부터 피어오른 산불은 무려 213시간 지속되면서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시 등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울진·삼척 산불을 잡는 데 많은 이의 노력과 희생이 따랐다. 여기에는 고향을 지키는 ‘의로운(義) 용기(勇)’ 하나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뛰어다닌 1300여명에 이르는 의용소방대원들도 있었다. 7일 전화로 만난 김성찬 울진의용소방대 연합회장은 그때 일에 대해 “우리가 사는 곳이니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4일 낮 12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군청 전화를 받자마자 오후 2시까지 죽변면 비상활주로로 의용소방대원들을 집합시켰다. 전국에서 몰려오는 소방차에 길 안내를 하고, 교통통제와 주민대피, 산불 진압과 잔불 정리 등에 참여했다. 여성의용소방대원 320여명은 급식차도 운영했다. 산불로 뜨겁게 달궈진 돌을 피하다 미끄러지는 바람에 대원 두 명이 다치는 일도 있었다. 그는 20년 전 삼척에 큰불이 났던 때를 떠올렸다. “불길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걸 처음 봤는데 정말 놀랐고 무서웠어요. 그때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울진군에서 수산업 유통 일을 하면서도 22년이나 의용소방대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울진의용소방대원 540명에 대해 그는 “모두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서 자원한 사람들”이라며 “대부분 10년차 이상이고 한 달에 8시간씩 정기교육도 꾸준히 받으며 제 몫을 해낼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이 사는 후포면은 동해안에 있어서 해수욕장도 여럿이다. 여름에는 의용소방대원들이 시민수상구조대 역할도 한다. 김 회장은 “한번은 술에 취한 여성이 파도에 휩쓸린 걸 발견해서 구조한 적이 있다”면서 “동해는 서해와 달리 바닥이 갑자기 깊어지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술을 마시고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19일은 제1회 의용소방대의 날이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의용소방대의 노력을 인정해 줘 기쁘다”면서 “의용소방대는 지역을 지키는 버팀목이다. 그렇다 보니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 특성에 맞는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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