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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내년 총선 분당 갑 출마 선언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내년 총선 분당 갑 출마 선언

    김용(더불어민주당) 전 경기도 대변인이 23일 성남시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4월 총선에서 성남분당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정치와 행정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들과 성남시를 바꿨고 경기도를 변화시켰고 이제 국민을 위한 국회로 되돌려 낼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6, 7대 성남시 의원으로서 성남시민들을 위해 일했고, 경기도 대변인으로서 경기도민을 위해 일했다”며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재개발 사업 중단을 선언한 LH와의 투쟁을 시작으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공원화사업의 추진과,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이제는 전국적인 정책으로 확산 중인 성남형 3대 복지정책 등 오로지 성남시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며 이뤄낸 성남의 자랑스러운 성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민들과 함께 성남시를 바꾸고, 경기도민들과 함께 경기도를 바꿔온 저 김용이 국회를 바꾸고 나라를 바꾸기 위해 나섰다”며 “성남과 경기도를 바꾼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를 국민을 위한 국회로 바꿔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실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 명품도시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분당신도시는 이제 입주 30년차를 맞이했다. 점점 낡아가는 주거환경문제를 목전에 두고 있고 끊임없는 주변 대체 신도시 개발로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은 활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대한민국은 제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인 분당 판교가 주도할 것이며 그렇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소통가이자 실천가인 지역일꾼이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인 김 전 대변인은 성남시의회 의원, 민주당 교육연수원 부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소통특별위원을 맡고 있다. 성남분당갑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같은 민주당 소속의 김병관 의원이다. 현직 의원인 김병관 의원과의 치열한 당내 공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금요칼럼] 장수가 가야에 거는 기대/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장수가 가야에 거는 기대/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전라북도 동부산악지대의 무주·진안·장수를 흔히 ‘무진장’이라 부른다. 세 고장에 임실까지 더해 하나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묶일 만큼 인구가 적다. 지난주 찾은 장수는 한우와 사과, 고추, 토마토 등을 특산물로 꼽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그런데 이런 장수가 지금 ‘가야’를 앞세워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장수에는 외지인이 느끼기에 약간의 흥분마저 감돌고 있었다.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의 호의로 침령산성을 둘러보는 길이었다. 오지의 이미지였는데, 어느새 대전통영고속도로와 새만금포항고속도로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로 바뀌어 있었다. 대전통영선에서 새만금포항선으로 갈아타고 장수나들목으로 나서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군산대 발굴팀을 만나기로 한 곳은 장계면사무소였다. 터널과 교량이 줄지은 산악지대 고속도로는 장계로 접어드는 순간 눈앞이 훤히 트였다. 해발 400m를 넘나드는 고지대에 자리잡은 장계분지는 고대사회 소국 하나는 충분히 부양할 만큼 넓어 보였다. 실제로 장수의 인구는 현재 2만 5000명 남짓이지만 한때는 20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장수의 경제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장계분지와 그 남쪽의 군청이 자리잡은 장수분지가 바탕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200기가 넘는 장수의 가야고분은 장계분지와 장수분지를 둘러싼 구릉지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80기 남짓한 가야 무덤이 밀집된 장수군청 동남쪽의 동촌리 고분군은 최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지역 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장수가야가 흥미로운 이유는 다른 가야 지역에서는 보이지 않는 봉수의 존재 때문이다. 장수에서는 모두 21곳에서 봉수가 확인됐다. 유적 내부에서 가야시대 토기편이 나와 운영 시기를 짐작게 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장수 및 주변 지역 봉수의 양상을 종합하면 이 신호가 전하는 종착지는 장계분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장수의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이루는 1507m의 남덕유산, 동남쪽으로는 1279m의 백운산이 우뚝한데 두 봉우리의 사이가 영남으로 이어지는 육십령이다. 장수에서는 60곳 남짓한 제철유적도 발견됐는데, 가야가 ‘철의 왕국’으로 발돋움하는 바탕이었을 것이다. 덕유산 줄기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 사이의 대적골에서는 일관공정을 갖춘 대규모 제철유적이 3㎞ 길이로 드러났다. 육십령은 화적떼가 출몰하는 바람에 60명은 모여야 마음 놓고 넘어갈 생각을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는 무거운 철제 교역물을 산너머로 옮기는 데 많은 일꾼이 동원됐던 양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해석도 등장하고 있다. 모두 11곳에 이른다는 장수의 산성은 이렇듯 ‘제철왕국’을 둘러싼 산봉우리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다. 사륜구동 자동차로 갈아타고 올라간 침령산성 정상부의 집수정은 듣던 대로 볼만했다. 그보다 산성에서 바라보이는 주변 풍광은 더욱 장관이었는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라는 것은 어럽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산성을 지금 드러난 모습으로 증개축한 것은 후백제라지만, 가야도 당연히 중요성을 인식했을 것이다. 지표조사에서도 가야계 토기 조각이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장수는 가야를 중심으로 하는 고대 유적의 보고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여기에 점심으로 먹은 독특한 삼계탕 맛은 일품이었고, 장수 사과도 감탄할 만큼 달고 시원했다. 장수가 가야 역사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그날을 생각해 보면 이 고장 사람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침령산성이라는 유적 하나를 보러 떠난 가벼운 나들이에서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장수라는 역사문화도시를 새로 발견한 매우 의미 있는 하루였다.
  • ‘풀뿌리 자치’인가 ‘전시효과’인가 전국에 퍼지는 읍면동장 주민투표

    ‘풀뿌리 자치’인가 ‘전시효과’인가 전국에 퍼지는 읍면동장 주민투표

    광주 광산구 시행 후 세종·제주로 확산 광주 서구는 선거인단 모집에 2배 참여‘풀뿌리 민주주의의 구현 vs 보여 주기 전시효과’ 1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세종·제주·수원·전남 순천 등 지방을 중심으로 동장(면장, 읍장)을 주민 선거로 뽑는 직접민주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투표는 해당 지역 주민 가운데 선거인단을 모집해 진행하는데 최근 투표가 이뤄진 광주 서구 농성1동의 경우 전체 주민 1만여명 가운데 최소 3%(300명)를 선거인단으로 모집했으나 2배인 6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 광산구가 2014년 전국에서 처음 수완동장을 ‘주민투표제’로 임명했으며 요즘 들어 이를 채택하는 지자체가 부쩍 늘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 14일 주민투표를 통해 농성1동장 후보 2명을 뽑았다. 3명의 지원자 중 1·2위 2명을 인사위원회에 통보했고, 인사위는 1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해 서구청장에게 추천한다. 경남 고성군은 지난 12일 고성읍장 주민추천제 선발심사 투표를 통해 총 6명의 지원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상리면 부면장 김현주(52·여)씨를 고성읍장으로 뽑았다. 인사위 의결을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임명한다. 지방행정사무관(5급)인 동장은 구청에 발령 나면 과장, 동주민센터에 발령 나면 동장이다. 동장은 구청 과장과 달리 인허가권이 없고 사회단체 등에 보조금을 지원할 권한도 없어 한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역 여론이나 민원을 파악해 전달하고 이를 중간에서 조율하며, 직능단체 회의에도 정기적으로 나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주민 바로 옆에 있는 일꾼이란 점에서 역할이 크다. 이에 따라 열정 있는 공무원이 동장 선거제로 임명되면 생활환경도 개선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선출 과정이 진짜 선거처럼 세밀하지 못해 지자체장과 소수의 힘 있는 주민세력이 담합해 뽑으면 주민보다 단체장을 포함한 소수를 위한 동장을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선출직인 지자체장은 동장이 주민과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암묵적으로 지방선거 1년 전, 빠르면 2년 전부터 요지에 자기 사람을 동장으로 내려보내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다. 이런 의미에서 동장 선거제는 연공서열이 중요한 지자체 공무원 사이에 발탁 승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평이다. 광주의 한 기초단체 공무원은 “직선제 동장은 6급 중에서 뽑는 것이기 때문에 선출은 곧 5급 승진을 의미한다”면서 “단체장이 승진 대상이 아닌 특정인을 읍면동장 후보로 내세워 ‘승진’을 암묵적으로 보장하고, 해당 동장 등은 고유 업무보다 단체장의 차기 선거를 위한 인맥 관리에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대한민국 민주주의 미래’ 영화초등학교 학생단 서울시의회 방문

    ‘대한민국 민주주의 미래’ 영화초등학교 학생단 서울시의회 방문

    지난 22일 동작구 대방동에 소재하고 있는 영화초등학교 6학년 학생 42명이 서울시의회를 방문했다. 대방동을 지역구로 포함하고 있는 김경우 의원(동작2·더불어민주당)은 환영사를 통해 “대한민국과 서울시, 그리고 동작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학생들이 서울시의회를 방문해줘서 대단히 기쁘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학생들이 지방자치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깨닫고,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꿈과 희망을 크게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및 학생 지원 확대를 통해 학생들 각자가 꿈꾸는 미래에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1962년 개교한 영화초등학교는 ‘꿈과 사랑이 영그는 모두가 행복한 혁신인성학교’라는 비전 아래 현재 487명(남 242명, 여 245명)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동작구의 대표적인 공립초등학교로서, 이번 방문학생들은 의회 본회의장에 들러 서울시의회의 역사와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지방자치의 기본이 되는 지방의회의 구성 및 체계에 대해 이해하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학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찰서 얼굴 붉힌 김정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 호통

    시찰서 얼굴 붉힌 김정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 호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를 하고 있는 의료기구 공장에서 결함을 지적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노동당 관계자들을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건하고 있는 묘향 산의료기구 공장을 현지지도하셨다”며 수십여 개 대상의 신축·증설·개건공사가 마무리 단계에서 진척되고 있는 이 공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의 면모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면서도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결함들도 있다. 건축 시공을 설계와 공법의 요구대로 질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건 현대화 상무(TF)에 동원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과 설계일꾼들이 제때에 당 중앙에 보고하고 마감 공사를 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능공들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겠는데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어째서 기능공 노력(노동력)을 추가 동원시키는 문제까지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있는가”라고 엄하게 질책했다.심지어 김 위원장은 외부 벽체 타일면의 평탄도가 보장되지 않고 미장면이 고르지 못하다는 등 공사의 세부 결함을 일일이 지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기능이 높은 부대를 시급히 파견해 주겠다”며 부족한 점을 바로잡고 연말까지 ‘구실을 바로 하는 공장’으로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 의료기구 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에도 방문해 현대화와 관련해 각종 지적을 한 곳이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공장에 대해 ‘농기계 창고’,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 ‘보건부문에서는 벌써 몇 해째 틀어박혀 동면하면서 빈 구호만 외치고 있다’, ‘중앙당 부서들부터가 당의 방침 집행에 대한 관점과 자세가 틀려먹었다’ 등의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이날 시찰에는 김여정·조용원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정남·홍영성·현송월·장성호 등 당 간부,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다만 최근 금강산과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시찰에 잇따라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보이지 않았다. 같은 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나라 살림살이를 먼저 생각하는 입장에 서자’는 글에 “일부 단위의 일꾼들은 아직까지도 나라 살림살이의 주인이라는 자각이 없이 전기절약사업을 소홀히 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함흥흄관공장이 ‘교차생산(전력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시간을 안배한 생산) 조직’을 짜고들지(빈틈없이 준비하지) 않아 해당 지역의 전력관리에 지장을 줬다며 “자기 단위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나라의 귀중한 전기를 망탕 낭비하는 것은 결코 스쳐지날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정은 “타일 평탄하지 않다. 이런 것까지 내가 지도해야 하나”

    김정은 “타일 평탄하지 않다. 이런 것까지 내가 지도해야 하나”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있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를 하고 있는 의료기구 공장에서 결함을 지적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노동당 관계자들을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나아가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이 자신과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꾸짖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건하고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셨다”며 수십여 개 대상의 신축·증설·개건공사가 마무리 단계에서 진척되고 있는 이 공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의 면모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흡족해 하면서도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결함들도 있다. 건축 시공을 설계와 공법의 요구대로 질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건 현대화 상무(태스크포스)에 동원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과 설계일꾼들이 제때에 당 중앙에 보고하고 마감 공사를 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능공들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겠는데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째서 기능공 노력(勞力·노동력)을 추가 동원시키는 문제까지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있는가“라고 꾸짖었다. 심지어 외부 벽체 타일면의 평탄도가 보장되지 않고 미장면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까지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건설기능이 높은 부대를 시급히 파견해 주겠다”며 부족한 점을 바로잡고 연말까지 ‘구실을 바로 하는 공장’으로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이 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에도 방문해 여러 지적을 한 곳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농기계 창고’,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며 “보건 부문에서는 벌써 몇 해째 틀어박혀 동면하면서 빈 구호만 외치고 있다”, “중앙당 부서들부터가 당의 방침 집행에 대한 관점과 자세가 틀려먹었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도 김여정·조용원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정남·홍영성·현송월·장성호 등 당 간부,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강봉훈 노동당 자강도 위원장도 타 지역 간부로서는 이례적으로 동행했는데, 자강도에 밀집한 군수공장들이 공장 현대화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금강산과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시찰에 잇따라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직설적으로 질책하는 일은 여러 차례 목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영매체들도 부진한 단위를 공개 지적하고 있다.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나라 살림살이를 먼저 생각하는 입장에 서자’는 글을 통해 “일부 단위의 일꾼들은 아직까지도 나라 살림살이의 주인이라는 자각이 없이 전기절약사업을 소홀히 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함흥흄관공장이 ‘교차생산(전력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시간을 안배한 생산) 조직’을 짜고들지 않아 해당 지역의 전력관리에 지장을 줬다며 “자기 단위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나라의 귀중한 전기를 망탕 낭비하는 것은 결코 스쳐지날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40년 전 ‘UFO 공중전’ 목격한 호주 쌍둥이 형제의 증언

    40년 전 ‘UFO 공중전’ 목격한 호주 쌍둥이 형제의 증언

    약 40년 전 UFO를 목격한 쌍둥이 형제의 증언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호주 뉴스코퍼레이션은 1980년 미확인비행체를 봤다는 쌍둥이 형제 필 틴들과 롭 틴들(49)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1980년 2월 7일 목요일 밤 9시 30분쯤. 호주 남부 올드게이트 상공에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나타났다. 필은 “침대에 누워 있는데 롭이 달려와 이것 좀 보라고 잡아끌었다. 창문을 열어 보니 하늘에 노란색 물체가 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10살이었던 틴들 형제는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에 넋을 잃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필은 그 물체가 스털링 지역 쪽으로 흐르는 계곡과 능선 위에서 왔다 갔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집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형제의 증언에 따르면 노란색 빛을 내는 비행체는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어 가며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붉은 빛을 내는 더 큰 비행체가 나타났다. 마치 노란색 비행체를 밀어붙이려는 듯 붉은색 비행체가 근접하면서 두 비행체 사이에는 공중전이 벌어졌다.필은 “두 비행체가 쫓고 쫓기는 추격적을 벌였다. 지그재그로 상공을 가로질렀으나 소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란색 비행체는 보이지 않는 힘에 잡히기라도 한 듯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앞뒤로 흔들렸다고 밝혔다. 그러다 힘에 겨운 듯 비상착륙을 시도한 노란색 비행체가 그만 나무 사이로 추락하고 말았다. 틴들 형제는 “주위를 맴돌던 붉은색 비행체는 곧 멀리 사라졌고, 이윽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 노란색 비행체도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다. 그 사이 15분이 흘러 있었다”고 증언했다. 형제는 곧장 달려가 부모님에게 UFO 목격담을 전했지만, 핀잔만 들었다. 다음 날, 지역 신문에 UFO 추락 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등장했다. UFO를 목격한 건 틴들 형제뿐만이 아니었던 것. 뉴스코퍼레이션은 당시 AP통신이 작성한 기사를 토대로 또다른 목격자 데릴 브라운(당시 21세)의 이야기를 전했다. 틴들 형제가 UFO를 목격한 날 밤, 인근 농장 일꾼 브라운은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브라운은 “TV를 보는데 밖에서 개 짖는 소리가 크게 났다. 그리고 바로 나뭇가지들이 심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아이들을 방 안에 있게 한 뒤 나가 보니 말 농장 근처 나무 사이에 처음 보는 물체가 걸려 있었다”고 밝혔다. 또 1m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미확인 물체는 쾌속정 모양과 비슷했으며 아무런 소리나 빛도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호주UFO연구소가 브라운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는 다음 날 AP통신에 보도됐다. 브라운은 경찰을 데리고 현장에 갔을 때 그 물체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틴들 형제는 그날 밤 자신들이 목격한 게 UFO라고 확신하고 있다. 필은 “그간 개인적으로 조사를 많이 했다. UFO를 목격했다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접촉하기도 했다”면서 “100% 외계 비행체”라고 자신했다. 필보다는 외계생명체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롭 역시 마찬가지다. 롭은 “만약 그날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인지 추측해내야 한다면, 외계에서 온 것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그렇게 소리 없이 빠르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이 80년대 기술로 가능한 것이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강남, 기분 좋은 변화 숨은 주역 시상

    서울 강남구는 오는 23일 오후 3시 구청 본관 3층 큰회의실에서 지역을 빛낸 주민과 단체를 대상으로 ‘제28회 강남구민의 상’ 수상식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구는 지난 7월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6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다. 최고 영예인 구민대상은 김승취씨가 받는다. 김씨는 강남사랑나눔이동푸드마켓 운영위원으로 33년간 지역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와 봉사로 나눔의 삶을 실천해 오고 있다. 봉사상 개인부문은 강남사랑환경지킴이 단장으로 24년간 환경보전을 위해 솔선수범해 온 안창남씨가, 봉사상 단체부문은 다양한 장학 사업을 펼쳐온 세곡나눔장학회가 수상한다. 통일 안보상 개인부문은 박현건씨, 모범납세상 법인부문은 엔씨소프트, 아름다운 기부상 단체부문은 도화엔지니어링이 각각 뽑혔다. 수상자에겐 상장과 메달이 수여된다. 구는 1994년부터 모범 구민을 선정, 시상해 왔다. 우정수 주민자치과장은 “지역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구민이야말로 ‘기분 좋은 변화’의 숨은 주역들”이라며 “구정을 빛낸 일꾼들과 함께 ‘품격 강남’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금요칼럼] 전쟁 전문 박물관의 화해 특별전/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전쟁 전문 박물관의 화해 특별전/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국립진주박물관이 지난 1일부터 ‘조선 도자, 히젠의 색을 입다’ 특별전을 하고 있다. 히젠은 일본 규슈 북부의 사가현과 나가사키현 일대를 가리킨다. 일본 자기의 발상지로 명성이 높다.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아리타야키’나 ‘이마리야키’가 생산되고 수출된 고장이다. 이 지역은 조선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으니 두 나라 자기 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이해를 높이는 전시다. 특별전이 신선한 것은 박물관의 성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주박물관은 1984년 가야 전문 박물관으로 출범했다. 1992년 가야의 옛 수도에 국립김해박물관이 지어지기 시작하면서 진주박물관은 이듬해 임진왜란 특성화 박물관으로 성격을 바꾸었다. 임란 당시 진주대첩이 벌어진 진주성에 자리잡은 박물관이다. 한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전쟁 전문 박물관이 두 나라 국민에 보내는 일종의 문화적 화해 메시지는 특별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일본의 도자기 문화를 한국이 전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란 때 끌려간 조선 도공들이 일본 자기 산업의 기초를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임진왜란 이전의 일본을 도자기 불모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 아닐 수 없다. 고려시대 엄청난 수량의 송·원대 청자를 싣고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중국화물선의 행선지도 일본이었다. 그들 역시 일찍부터 고급 도자기 수요가 폭발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15세기 후반 이후 다도가 유행하면서 조선 찻그릇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일본의 다도가 소박하고 여유로운 멋을 즐기는 특유의 미의식을 담고 있는 만큼 화려한 중국 청자보다는 자연스러운 조선의 분청사기나 백자가 어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이 국보로 떠받드는 조선 찻그릇도 우리 눈에는 그저 시골집 밥그릇일 뿐이다. 그러니 임란 당시 납치한 도공도 광주 분원의 관요 사기장이 아니라 공주나 남원의 지방 가마 일꾼들이었다. 임란 이전에도 일본은 조선에 찻그릇 수출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찻그릇의 생산과 수출입 교섭을 조선에서는 동래부사, 일본에서는 쓰시마번주가 맡았는데 삼포의 왜관이 무역창구로 활용됐다. 창원 웅천은 공식적인 수출 자기의 생산거점이었던 것 같다. 민간이 주도한 일본인 취향의 찻그릇 생산도 활발했는데, 30개 남짓한 분청사기 가마의 흔적이 보이는 고흥 운대리는 비공식적 수출 자기의 생산기지였던 듯하다. 남해안 가마에서는 국내에서 분청사기 생산과 유통이 소멸된 이후에도 일본 수출용 분청사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 자기는 곧 한국 자기’라는 우리의 인식과는 달리 임란이 끝나고 반세기 남짓 지나면서 히젠 자기에서 조선 도자의 분위기를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히젠은 명청 교체기 경덕진 가마에 불이 꺼진 시기를 틈타 중국 것을 모방한 자기를 유럽에 수출해 큰 재미를 보기도 했는데, 곧 자신들의 미의식을 담은 그릇들을 생산해 낸다. 히젠 특유의 채색 자기는 유럽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화된 히젠 채색 자기는 일본에 갔던 조선통신사가 선물로 받아오기도 했다. 200점 남짓한 특별전 출품작은 이런 스토리를 일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의령원 출토품에 가장 눈길이 갔다. 영조의 손자로 사도세자의 장남인 의소세손은 세 살 때인 1752년 요절했는데 부장품 가운데 뚜껑 달린 히젠 채색 그릇 두 점이 들어 있었다, 히젠 채색 그릇은 18세기 중반 양산 통도사 스님들의 사리구로도 쓰였다. 히젠 자기가 조선 사회에서도 상당한 대접을 받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특별전을 보면 일본 자기에 가졌던 고정관념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르겠다. 화해의 출발점은 서로에 대한 가감 없는 이해가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된다. 이 가을 진주성과 남강, 진주박물관과 진주냉면을 묶은 주말여행을 추천한다.
  •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지난주 그리스 북부의 번화가 메소지온 거리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 일꾼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건물에서 가져갈 수 있는 걸 전부 들고 나와 차에 실었다. 뜯어내다 만 간판엔 ‘황금’(Golden)이라는 글자가 사라지고 ‘새벽’(Dawn)만 남았다. 건물은 최근 몇 년 동안 그리스를 넘어 유럽을 강타했던 신나치 정당 황금새벽당을 상징해 왔다. 하지만 이제 너덜너덜한 깃발과 부서진 간판이 이 극우 정당의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2010년 아테네 시의회 입성, 2012년 국회 진출, 2015년엔 7% 득표율로 제3당까지 올랐던 이 정당은 지난 7월 2.93%를 득표해 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국가 지원금을 받지 못해 건물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가디언, 폴리티코 등 외신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잇달아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고통받던 서민들이 전통적 정당·의회 정치와 유럽연합(EU)에 반감을 가지면서 국수주의, 민족주의, 반세계주의 등을 내세운 극우 정당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극우 정치세력은 소득 불평등과 실업, 이민자 증가와 저숙련 일자리 부족 현상으로 불안에 빠진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줬다.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를 증폭시켜 이들의 효과적인 선거운동 도구가 됐다. 2010년 초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극우 정치세력은 최근 수년 새 급격하게 성장해 2017년 전후로 유럽 대부분 국가 의회에서 의석을 얻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전체의 4분의1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했다. 이들은 지금도 범유럽 정치세력으로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 결과는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예시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2015년 서유럽을 관통한 난민 이슈를 타고 인기를 거둔 자유당은 2017년 총선에서 보수 국민당과 연정을 이뤄 부총리, 국회부의장 등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점유율이 약 10% 포인트 떨어지며 무너졌다. 당 대표이자 부총리였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는 자신이 일으킨 부패 스캔들 탓에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참패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는 극우 동맹당을 이끌며 지난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 내무장관과 부총리에 올랐다. 최근까지 인도주의 단체의 난민 구조선을 자국 항구에서 몰아내며 반이민 정책을 강행해 왔다. 그는 EU 회원국 내 다른 극우 정당들과 연합해 유로화에 반대하는 범유럽 연합체 조직을 추진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조기 총선을 통해 총리가 될 생각으로 이탈리아 연정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오성운동은 그가 주장한 조기 총선을 거부하고 중도좌파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당연히 살비니와 동맹당 인사들은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정부에서 물러났다.2012년 프랑스 대선에서 약 18%의 지지율로 파란을 일으킨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결국 당을 주류 정치권으로 끌어올린 뒤 2017년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약 34%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올 초 노란조끼 운동의 격렬한 시위에 힘입어 마크롱 대통령을 흔들었음에도 그의 지지율을 빼앗아 오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 뒤 ‘국민연합’으로 당명을 바꾼 국민전선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정당 중 1위를 차지해 승리한 듯 보이지만 2014년 선거보다 훨씬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게 가디언의 분석이다. 스페인에서 지난 4월 무려 24개 의석을 확보하며 처음 국회에 입성한 극우 복스당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성폭력 관련 법률들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2017년 10월 분리독립이 무산된 카탈루냐 지역에 대해 자치권 회수를 주장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거기까지였다. 사회당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정부 구성에 실패했음에도 인기를 잃지 않고 있으며, 복스당은 여론조사에서 계속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영국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을 격파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의제를 선점했으면서도 지난 6월 자국 보궐선거에서는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추진에 성공, 보수당의 잔류파를 쳐내고 진정한 브렉시트당을 만들길 기대했지만 이 계획도 실행이 어려워졌다. 최근 독일 지방선거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브란덴부르크주와 작센주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폴리티코는 독일 주류 정당들이 지방의회나 국회 어디에서도 AfD에 권력을 주지 않기로 결심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AfD는 11% 정도 득표하며 2017년 총선 득표율(12.6%)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폴란드와 헝가리에선 아직 극우 포퓰리즘이 번창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폴란드를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인종주의적 포퓰리즘과 가톨릭 국가주의, 사회보수주의에도 불구하고 다음 총선에서 과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체코에선 극우 성향의 총리가 공산주의 몰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에 직면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선 진보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럽 유권자들은 극우 포퓰리즘 정책이 빈곤과 사회 불평등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걸 확인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무서운 상승세가 꺾이게 된 공통의 이유다. 시민들은 달콤하게 들렸던 말들이 가짜뉴스였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반자유주의적이고 극단주의로 흐르기 쉬운 정책과 언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이런 인식 전환의 이유는 각 나라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프랑스의 경우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안정돼 여권이 견고한 지지를 받아서다. 오스트리아에선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스에선 황금새벽당 당원 69명이 살인 사건 등 폭력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극단적인 이유도 있지만, 포퓰리즘 정권의 긴축정책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극우 세력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었던 이민자·난민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우선 의제에서 밀려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유럽을 강타한 이상고온현상과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호소 등으로 유럽의 의제가 기후변화 쪽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기존 정치세력은 극우 포퓰리즘을 견제하기보다 녹색 이슈를 선점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극우주의가 다시 팽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불평등, 긴축과 난민에 관한 두려움, 세계화·자동화에 따른 실업 등 포퓰리즘이 들어섰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그대로 남아 분노의 정치에 싹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세력은 주류 정치 무대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더이상 의제를 정하기 위해 권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난민·이민과 같이 언제든 뜨거워질 수 있는 문제에 관해선 이미 의제가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난민과 유로존 내 이민자들을 잘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하던 유럽은 이제 타당한 난민 신청도 허가되기 어려운 진입장벽과 ‘유럽요새’를 강화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흐름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거침없다” ‘삼시세끼’ 박서준 출격 ‘산촌 호미네이터’ 등극

    “거침없다” ‘삼시세끼’ 박서준 출격 ‘산촌 호미네이터’ 등극

    ‘삼시세끼 산촌편’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온다. 비주얼과 센스를 겸비한 박서준이 정선을 찾은 네 번째 게스트로 활약한다. 4일 방송되는 tvN ‘삼시세끼 산촌편’ 9회에서는 박서준의 본격적인 활약을 살펴볼 수 있다. 박서준은 “저 오늘 거침없습니다”라며 거침없는 일꾼 모드를 장착하고 나선다. ‘세끼 하우스’ 곳곳을 말 그대로 ‘거침없이’ 누비며, 멤버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곁에서 나타나는 센스를 발휘한다. ‘염셰프’ 염정아의 옆에서 요리 보조는 물론, ‘불의 요정’ 박소담의 불 피우기를 서포트하고, 멤버들과 똑같은 팔 토시와 텃밭 노동용 의자를 착용한 채 열정적인 호미질까지 선보인다. 박서준은 남다른 열정 가득 일꾼 모드에 일명 ‘산촌 호미네이터(호미+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고. 평소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일하는 염정아조차 “서준이 땅 파는 속도를 내가 못 쫓아가겠다”라며 놀라고, 윤세아는 “(서준이가) 일머리가 있다”는 칭찬을 덧붙인다. 네 사람의 손발 맞는 노동력에 주어진 일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나 새로운 문제에 부딪힌다고 전해져 호기심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세끼 하우스’ 냉장고 털이 2탄이 펼쳐진다. 쪽파, 마늘, 황태, 달걀 등 그동안 ‘킵(Keep, 보관)’ 해둔 식재료들을 활용해 황탯국을 끓이는 것. 또한 직접 수확한 싱싱한 채소들로 더덕구이와 영양 만점 가지밥을 준비한다. 가마솥 불 맛이 더해져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산촌 스페셜 건강식이 금요일 밤 침샘을 자극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양슬기 PD는 “9회에서는 지난주 손칼국수에 이어, 더덕구이와 가지밥 등 집안 식재료를 십분 활용해 산촌 밥상을 채우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다. 또한 네 번째 산촌 손님 박서준과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과 손발을 맞춰 환상의 노동합을 자랑하며 가을 텃밭 작업을 해나갈 예정이다. 박서준과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의 새로운 케미스트리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삼시세끼 산촌편’은 지난 8월 ‘삼시세끼 산촌편과 함께하는 나무 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공약대로 ‘삼시세끼 산촌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통합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하며,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숲을 조성하는 데에 함께 힘을 보탰다. 지난 9월 28일 소나무, 돌배나무 등 1000그루의 나무를 강릉시 옥계면에 식수하며 숲 조성에 참여한 것. 이는 삼시세끼 건강한 식재료를 선물하는 고마운 산을 응원하는 취지에서 진행된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출연진 또한 “여러분의 많은 참여 덕분에 ‘삼시세끼’가 1000그루의 나무를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심게 되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강원도 정선으로 떠나 펼치는 산촌 생활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능한 지방일꾼 뽑는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공모

    유능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2019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공모대회’가 열린다. 거버넌스지방정치대상 공모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달 20일 부터 11월 1일 까지 ‘지역의 미래,한국의 미래, 민주주의의 미래’란 슬로건을 내걸고 2019 거버번스 지방정치대상 공모대회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시상 대상은 주민생활 편익 증진, 행정혁신, 자치분권 혁신, 미래개척, 정치문화 혁신 등 5개 분야다. 심사기준은 거버넌스 구현, 성취도(성과창출), 혁신 파급력, 창의성·참신성, 자기계발이며 이중 ‘참여와 파트너십의 거버넌스 원리를 구현하고, 로컬거버넌스를 활성화하였는가?’하는 구현도에 가장 높은 배점을 한다. 대상자 접수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다. 후보는 스스로 응모하거나 일반 시민이 추천할 수도 있다. 대상자는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구분해 대상 1명, 주제 분야별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선정한다. 심사 기간은 9월 11일부터 30일까지 이며, 시상은 11월 1일 ‘2019년 대한민국 정책컨벤션&페스티벌 대회장’에서 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서른 살이 됐지만, 지방의원의 각종 이권 개입부터 도박, 폭행, 성범죄, 음주 추태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아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거론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이번 공모대회는 ‘참여와 파트너십’ 거버넌스를 구현하고 있는 유능하고 건강한 지방정치인을 발굴해 국민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활동사례 보고회를 열고 수상자 활동 책자(가칭 21세기 자치분권 민주주의 지도자)를 발간하는 등 우수사례 콘텐트도 만들 예정이다. 또 수상자 네트워킹인 ‘21세기 민주분권 정치지도자 클럽(가칭)’을 조직해 경험과 과제를 공유하고 정례연찬회와 연례 심포지엄을 추진한다. 대회 주관단체인 (사)거버넌스센터는 ‘거버넌스 국가 구현’을 비전으로 활동하는 연구실행, 지역혁신 솔루션 전문기관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배는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돌았다. 기념할 일 없고 부끄럽기만 한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이 되는 27일 한낮,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대교 아래를 ‘평화의 배’는 지나가지도 못했다. 대교 아래 오른쪽 기슭을 통과하면 벽란도에서 건너와 짐과 사람을 부리던 부두가 나온다고 했는데 예서 멈추라고 했다. 서해 5도와 북한 황해도 해주 사이에는 중화기가 잔뜩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이곳부터 경기도 파주 장단까지는 중립수역이다.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이곳만은 서로 무기를 배치하지 말기로 했다. 한강과 임진강, 개성부터 흘러온 예성강까지 세 강줄기가 모여 예로부터 조강(朝江)으로 불렸던 이곳은 뭍과 바다가 만나던 곳이며 문명이 꿈틀거린 곳이다. 실제로 지금의 연백과 개성 땅 모두 이남이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3년 동안 이곳에 피난와 막 산다고 해 지금도 막촌으로 불리는 대룡시장 사람들은 마실 다녀오듯 연백으로 넘어가 농작물을 돌아보고 오곤 했다. 이날 오전 11시 강화 외포리 선착장을 출발한 평화의 배는 두두둥 북을 두드리며 30분 뒤 교동면 월선포에 도착했다. 제6회 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벽란도 뱃길을 열다’를 작은 주제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김영애(63) 사단법인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는 월선포 무대에서 평화문화제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 9시 전만 해도 비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10시쯤부터 물러나 땡볕이 됐다. 김 대표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요즘 부쩍 뜨고 있는 대룡시장 얘기로 입을 열었다. “5년 전 고향인 교동에 돌아왔는데 대룡시장처럼 실향민들의 애환이 담긴 공간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열 가게만 남기고 폐업한 상태라 너무 안타까웠지요. 이곳에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어 이를 저지하고 어르신들 붙잡고 설득해 옛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으로 꾸몄더니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자긍심도 살리고, 교동의 역사와 중요성도 알려 남북한은 물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벽란도~교동 섬을 알리는 일을 여생의 숙명으로 삼게 됐어요.”옛 새천년민주당의 수석전문위원으로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가족계획, 정신대 문제,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을 하다 차츰 통일과 평화 등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미국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 정의평화대학원에서 갈등전환학 석사 학위를 땄다. 커리큘럼 외에 현장 체험도 요구해 제주 강정마을에서 6개월 머무르며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접목하려 했다. 고향에 정착하며 민주평통 강화군협의회장 공개채용에 뽑혀 평화 일꾼으로 나서게 됐다. 해박한 지식과 경륜이 반영돼 논리 있는 언변에다 지역 일꾼들에게 서슴 없이 다가가 말을 붙이고 대룡마을 어르신들 챙기는 살뜰함에 열정까지 갖췄다. “제 DNA에는 남북한이 모두 있어요. 어릴 적부터 연백에서 피난 오신 부모에게 들은 얘기가 각인돼 있고요. 어쩌면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게 들려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생각해요.” 2005년 시작한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2008년까지 진행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하지 않다가 지난해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와 달리 이날은 어린 참가자들이 부쩍 늘어 더 좋다고 했다. 동원하느라 힘들어겠다고 하자 김 대표는 “하나도요. 모두 자발적으로 오신 거랍니다. 해마다 대룡시장을 찾는 이들 가운데 3만명 정도에게 열심히 벽란도를, 중립수역을 알린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땡볕 아래에서 강화초등학교 합주단은 벽란도를 통해 오는 손님들을 맞는 대빈창 사신 맞이로 열심히 연주를 들려줬고, 송천초등학교 학생들은 합창을 들려줬다.김 대표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역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몇분 남지 않은 실향민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자제 분들도 마음의 문을 쉬 열어주지 않으세요. 섬 속의 섬이란 피해 의식이 상당해요. 강화읍 사투리와 여기 어르신들 사투리도 완전 다르거든요”라고 답했다. 그의 꿈이야 물론 벽란도 뱃길을 다시 여는 것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읽게 한 환영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지난 23일 강화해안순환도로 2공구가 개통됐다. 해안철책이 걷혀지고 서해 남북평화도로인 영종~신도 구간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면서 남북을 잇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확성기도 철거되고 55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84배에 이르는 서해 바다가 조업구역으로 확장됐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월선포 선착장을 출발한 두 번째 평화의 배는 최근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처럼 교동대교 아래 한강하구선 어로한계선 아래를 맴돌며 세 강의 물을 합치는 제를 올리고 월선포로 돌아왔지만 사람과 사람, 물길과 뱃길을 잇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황제의 옥새3] 조선 찾아온 40대 백인 여성의 정체는

    [황제의 옥새3] 조선 찾아온 40대 백인 여성의 정체는

    올해는 3·1운동 발발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서울신문은 100주년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6월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제물포항에서 기차(1900년 개통된 경인선)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기차가 남대문정거장(남대문역)에 들어섰다. 한 여성이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나라에서 보기 드문 백인이었다. 이 불안한 곳에 혼자서 여행하려고 오다니. 내 마음 속에서 신사도 정신이 피어 올랐다. 그 여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는 플랫폼에서 내려 오지 않고 그녀가 짐꾼, 인력거꾼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살폈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짐들이 너저분하게 흩어졌다. 삮꾼들이 이 영국인 여행자에게서 서로 짐을 가져가겠다고 싸우고 있었다. 그녀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듯 했다. 이때 내가 개입했다. 일꾼들을 제지하고 그 여인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이 낯선 동북아시아 한 가운데서 나같은 백인 남자를 만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를 보자 어찌나 반가웠던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껑충 껑충 뛰었다. 나는 통역인 겸 관광 가이드 역할을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걸었다. 약간 기묘한 느낌을 풍기는 한마리 새 같았다. 금발에 간간히 흰머리가 섞여 있었다. 흰색 말에 회색 줄무늬를 넣은 듯 했다. 초췌한 얼굴에 흰색 도료를 바른 것처럼 웃을 때마다 화장이 갈라졌다. 다소 넓게 퍼진 입술에는 간단히 립스틱을 발랐다. 다만 짙게 분칠한 얼굴과 달리 보라색 눈빛만은 젊은이의 그것처럼 밝게 빛났다. 비극적으로 하룻밤 사이에 젊음을 잃어 버린 여인 같다고나 할까. 아직 남아있던 젊음의 매력이 눈 속에 그대로 살아 있었다.그녀는 11월에 피어난 마지막 과꽃 같았다.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줄기는 시들었지만 꽃 속 두 개의 보라색 점만큼은 별처럼 반짝였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그녀는 남성들이 입는 여행용 코트 같은 플라운스 스커트를 입었고 척탄병(수류탄을 던지는 병사)이 입는 낡은 자켓을 걸쳤다. 그리고 도요새의 날개처럼 거친 재료로 만든 스코틀랜드 모자도 쓰고 있었다.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영국인 전사들의 그림에서 본 것과 비슷했다. 그녀는 젊을 때부터 남자에게 한번도 기대본 적이 없거나 자신의 의지를 단 한 번도 굽히지 않은 급진적 여성단체 회원 같았다. 독신으로 살면서 우간다(당시 영국의 식민지) 소요 사태에 헌신하거나 네팔의 억압받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을 전파하는 일도 잘 할 듯 싶었다. 사실 이런 일을 하는 영국인 여성들은 자국보다는 극동 지역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이 40대의 고상한 영국 여인에게 마차를 함께 타자고 권했다.”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녀는 영국 특유의 높은 톤의 갈라진 어조로 말했다. “서울은 새로온 외국인을 환영하는 방식이 꽤 독특하네요. 삯꾼들이 서로들 내 짐을 가져가려고 하는 걸 보니까요.” 나는 그녀에게 이제 긴장을 풀라고 말하며 내 손을 뻗었다. 우연히 그녀의 손가락 끝이 내 손등에 닿았다. 만약 그녀가 이상한 화장으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리지 않았다면 이 느낌은 나에게 더 큰 떨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황제의 옥새’는 4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부 “연락사무소 개소 당시 개성공단 점검… 설비 반출 정황 안보여”

    정부 “연락사무소 개소 당시 개성공단 점검… 설비 반출 정황 안보여”

    정부가 지난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의 공장 설비를 점검했으며, 북측이 남측 기업의 설비를 반출한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고 24일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연락사무소 개소 준비 차원에서 관련 기반 시설 점검을 위해 공단 관리 유경험자들이 작업했다”며 “(이들이) 북측의 인력 지원 요청으로 동파 방지 작업에 입회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기업 시설 상태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최근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바와 같은 ‘설비 반출’ 등의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날 “북한이 지난해부터 개성공단에 있는 공장 설비를 무단으로 이전해 임가공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중국에 주재하는 익명의 북한 무역일꾼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개성공단 지역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우리 측 인원이 24시간 상주를 하고 있다”며 “보도와 같은 동향은 전혀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실제 연락사무소 개소 과정에서 남측은 북측에 기업인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공단을 잘 관리해달라는 요청을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전달했으며, 이에 북측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남측 기업인을 대신해 개성공단 설비 등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답변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개성공단에 잠금·봉인장치…설비반출 주장 허위”

    “北 개성공단에 잠금·봉인장치…설비반출 주장 허위”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에 있는 남측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 반출해 ‘외화벌이’에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준비 당시 남측 인력들이 공단 내 기업 공장들을 점검한 결과 설비가 잘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초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 연락사무소 개소 준비 작업인력 등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준비를 위해 개성공단에 직접 들어갔다. 방북한 남측 인력들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공단에 들어간 이후 2회에 걸쳐 전체 기업 공장들을 대상으로 순회점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준비를 위한 남측 점검단의 방북은 기존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시 남측 인력들이 공장을 직접 둘러본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순회점검 목적은 공장 내 전기안전점검 및 동절기 건물 내 수도 송·배수관로 동파방지 관련 작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순회점검에는 10여년 이상 공단에서 근무한 인사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전체 공장 점검 결과 설비를 뺀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관계자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측 당국이 모든 건물마다 철저히 잠금장치와 종이로 인쇄한 ‘봉인 마크’를 문 쪽에 붙이는 등 봉인조치를 하고 건물경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측은 공장건물에 인력을 배치해 경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부침입을 막기 위한 센서 장비도 작동시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이 개성공단 내 설비를 임의로 반출해 사용하고 있다는 최근 일부 매체의 보도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앞서 23일 “북한이 지난해부터 개성공단에 있는 공장설비를 무단으로 이전해 임가공의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중국에 주재하는 익명의 북한 무역일꾼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락사무소 개소 과정에서 남측은 북측에 기업인들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공단을 잘 관리해달라는 요청을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전달했으며, 이에 북측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남측 기업인들을 대신해 개성공단 설비 등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답변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개성공단 지역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우리 측 인원이 24시간 상주를 하고 있다”며 “보도와 같은 동향은 전혀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역발전 주역 ‘지방행정의 달인’ 찾습니다

    새달 21일 접수 마감, 10월쯤 결과 발표 행정안전부는 서울신문사와 월간지방자치, NH농협은행과 함께 ‘제9회 지방행정의 달인’ 후보자를 다음달 21일까지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방행정의 달인’ 시상식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에 탁월한 성과를 낸 지방공무원을 발굴하고자 2011년 시작됐다. 지금까지 모두 130명이 달인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곽인선 서울시 주무관이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곽 주무관은 땅값을 도면에 나타내는 지가현황도면(LPMS)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는 10개 분야에서 10명 안팎을 선발한다.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을 모은 뒤 민·관·학 관련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달인 선정위원회의’가 세 차례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쯤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올해는 ‘적극행정’ 분야를 신설하고 ‘국민 추천제’도 도입한다.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직접 우수 공무원을 추천해 현장의 숨은 일꾼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발된 공무원에게는 정부 포상과 장관 표창이 주어진다. 특별승진이나 특별승급 등 인사상 특혜와 단기 국외연수 등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지방행정 우수사례 모음집인 ‘달인학 개론’ 집필에 참여할 기회도 얻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10대 알바생 5명 관찰기국내 구직시장은 ‘전쟁터’다. 그만큼 살벌하다는 얘기다. 치열한 각축장에서 10대만큼 만만한 존재도 없다. 서울교육청·여성가족부 등의 조사를 보면 10대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 중 30% 이상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저임금 등 노동권을 침해받는다. 노동하는 10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정말 시궁창일까. 서울신문은 직접 확인하고자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10대 5명과 협업해 이들의 일상을 관찰, 기록했다.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3주간이다. 또 노동 전문가 3명에게서 이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겪은 부조리는 없었는지 분석했다. 현실은 어땠을까. 일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김현우 - 공부 포기했어?… 도돌이표 같은 질문 3월 28일 “왜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어. 공부는 포기했어?” 반주를 걸친 손님이 도돌이표 같은 질문을 또 던졌다.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젠 그러려니 한다. 경북 구미에 사는 김현우(18·가명)군은 학교를 마치면 곧장 가게로 향했다. 인문계고에 다니는 현우가 알바를 시작한 건 애견미용학원 비용을 보태기 위해서다. 하교 시간은 오후 6시. 가게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터라 숨 돌릴 틈도 없다. 같은 시간 친구들 대부분은 학원으로 향한다. 가게에 도착해 손님 수대로 반찬을 세팅하고, 쉴 새 없이 그릇을 나르다 보면 퇴근시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전문가 조언①> 3월 29일 ‘금요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평소보다 두 배는 많은 손님이 몰리기에 사장님은 웃지만, 알바생에겐 마(魔)의 요일이다. 그래도 이 고깃집 업주는 자애로운 편이다. 금요일엔 현우보다 한 살 어린 알바생을 1명 더 쓴다. 10개 남짓한 테이블을 치우고, 반찬을 담고, 고기 자르는 손놀림이 빨라진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내야 하는 학교 수행평가 따윈 생각할 틈이 없다. 근로계약서도 쓰고, 시급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 주는 이만한 알바 자리는 찾기 어렵다.② 주말마다 웨딩홀 뷔페를 다시 전전하긴 싫다. #이기문 - 80군데 연락해 어렵게 구한 주말 알바 3월 31일 광주에 사는 이기문(18·가명)군은 오전 10시 출근해 세숫대야만 한 기름통 3개에 튀김용 기름을 가득 채웠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기문이는 여행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 오전 11시가 되자 팔 토시를 끼고, 얼굴에는 기름이 튈까 봐 알로에크림을 바른 채 기름통에 냉동 돈가스 135개를 넣고 튀겼다. 이곳에 오기 전 기문이는 80군데 넘는 가게에 연락을 돌려야 했다. 어렵게 구한 알바 자리다. 석 달간 정들었던 이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주 토·일요일마다 하루 7시간씩 근무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이 줄면서 지금은 하루 4시간 일한다. #박지연 - 주휴수당 안 주려고 퇴근시간 꼼수 4월 1일 광주의 한 국숫집에서 일하는 박지연(16·가명)양은 월급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2주간 일한 시간과 시급을 곱해보니 몇만원이 비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용기 내 “월급을 좀 덜 주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사장은 “수습기간이라 처음 한 달은 시급 8000원이야”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③ 4월 2일 ‘망하지 않을 만큼만 장사가 됐으면 좋겠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6시 가게로 출근한 지연이는 고되게 일하다 이 생각이 들었다. 장사가 잘되든, 안 되든 통장에 꽂히는 최저임금 수준 급여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식당의 전천후 일꾼이다. 반찬을 내어 가고, 주문받고 나서 그 내역을 포스기에 입력하고, 주방에 알린다. 덮밥 주문이면 밥을 퍼서 주방으로 전달하고, 덮밥 위 재료가 완성된 뒤에는 깨나 김가루 토핑을 뿌려 손님 상으로 가져가는 것도 지연이의 몫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면 테이블도 치운다. 4월 4일 ‘주휴수당은 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연이는 “저는 그거 자격이 안 돼요”라고 했다. 지연이는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근로계약서를 썼다. 근로계약서에는 퇴근시간이 오후 8시 30분~9시라고 돼 있다. 공식마감이 오후 8시 30분이고 뒷정리를 하면 9시쯤 끝나는데 사장은 지연이를 오후 8시 40분쯤에 보낼 때도 있다. 지연이는 “3시간씩 5일 일하면 주 15시간이 되기 때문에 사장이 일주일 1~2일은 일찍 보내려 한다”고 했다. 10~15분씩 더 일해도 출퇴근카드에 적혀 있는 퇴근시간은 8시 30분이다.④ 4월 5일 지난 주말 돈가스 가게를 그만둔 기문이는 일주일째 알바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저희는 시급 6000원이에요. 그 이상은 못줘요.” 그나마 시급이라도 알려주는 이 편의점은 친절한 편이다. 공고에 ‘시급은 협의’라고 써 놓고는 막상 전화하면 협의가 아니라 통보하는 가게가 적지 않다.⑤ “이번 가게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30분 정도는 줬으면 좋겠어요.” 기문이가 내건 다음 알바의 조건에 주변 친구들은 “눈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⑥ #김원우 - 용역업체 수수료 떼면 최저임금 안돼 4월 7일 김원우(18·가명)군은 지난 주말부터 일주일째 20군데 넘는 가게에 문자를 보냈다. 1년 전 학교를 그만둔 원우는 알바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웨딩홀 뷔페, 전단지, 택배 상하차 등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모두 섭렵했다. 원우는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고, 딱 최저임금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원우는 하루짜리 알바라도 하려고 웨딩홀 뷔페 알바 용역업체 사이트에 신청서를 냈다. 4월 9일 전날 밤늦게 용역업체에서 ‘4월 9일 오전 10시까지 OO호텔로 올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오전 10시에 호텔에 도착하니 뷔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지부터 묻는다. 원우는 “몇 번 일한 적이 있다”고 했고, 곧장 유니폼을 입고 연회장에서 식기와 냅킨을 테이블 위에 놓는 일을 시작했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회장 음식을 서빙하고, 다시 빈 그릇을 수거한다. 길었던 행사가 끝나니 다시 이전의 연회장 모습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오후 6시 30분.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이 초과됐지만, 일당은 8시간만 계산된다. 손목이 저리고, 발바닥은 불이 난 듯 화끈거리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알바다. 시급 9000원짜리는 흔치 않다. #최보연 - 주유소 출근 3일간은 한 푼도 못 받아 4월 11일 최보연(17·가명)군이 8개월 넘게 일한 주유소를 그만둔지는 한 달 정도 지났다. 보연이는 일하던 주유소 사장을 노동청에 신고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보연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5시간씩 일했지만,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또 첫 출근날부터 3일간은 아예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교육과 실습이라는 명목에서다.⑦ 4월 12일 보연이는 올해 초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휴수당 말을 꺼내면 잘릴까 봐 사장에게 당장 말을 하지는 못했다.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해 아까웠다. 일을 그만두고 최근 주유소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사장은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답장만 보내고, 연락이 없다. 신고를 하자니 절차가 복잡할까 두렵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4월 13일 원우는 운 좋게도 웨딩홀 뷔페 알바를 다시 구했다. 하는 일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예식장 뷔페는 일반 행사 때와 달리 날라야 하는 접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전 9시 출근해 모두 4번의 예식을 치르고 나면 어느덧 오후 6시다. 400석 규모의 뷔페에서 7명이 일했는데, 이 정도면 알바생을 꽤 많이 쓴 편이다. 일당은 최저임금에 딱 맞춘 6만 6800원. 여기서 용역업체가 2300원(임금의 3.3%)을 수수료로 떼고 원우에게는 6만 4500원이 입금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셈이다. 4월 15일 원우는 여전히 구직 중이다.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수습 3개월간 시급의 90%만 지급’, ‘학생은 시급 7500원’ 등 대부분 10대라는 이유로 돈을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원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을 준다. 동네 작은 규모의 가게는 ‘근로계약서’라는 단어조차 꺼낼 수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알바 자리는 대학생들의 몫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원우는 하루라도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다. 시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술집이나 호프집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되면 야간에도 일할 수 있고, 알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4월 18일 지난 3주간 원우는 웨딩홀 뷔페 등 하루짜리 알바만 3번 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구하지 못했다. 수습기간 한 달이 지난 지연이는 이제 최저임금을 받는다. 기문이는 30곳 넘게 전화를 돌린 끝에 이틀 전 면접을 보고 이날부터 피자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번 피자집은 최저임금을 준다고 한다. 보연이는 노동청에 사장을 신고했다. 노동청 공무원이 불러서 나갔는데 사장도 나와 있었다고 한다. 보연이는 “사장을 직접 마주해야 해서 당황했다”며 “돈을 일부 돌려받았지만 사장과 분리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우는 평소처럼 일을 한 뒤 업주와 회식을 했다. 현우는 “최저임금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도 지금 사장님이 말해 줘 알게 됐다”면서 “세상에 나쁜 사장님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어떻게 관찰했나 서울신문은 성인인 기자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청소년 주요 구직 업종의 노동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10대 5명(고교생 3명·학교 밖 청소년 2명)과 협업했다. 10대 섭외에는 특성화고연합회, 청소년 유니온, 특성화고노동조합, 알바노조,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하자센터, 즐거운교육상상 등 청소년 단체와 각 지역의 청소년노동인권센터, 교육청,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도움을 받았다. 10대 노동자 5명이 매일 업무 전후 전화와 메신저,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전해 주는 업무 일지를 토대로 현실을 파악했다. 정리된 일지를 토대로 노동 전문가 3명(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이원희 노무사)에게 위법성 여부 등을 자문받았다. 아직도 노동현장에 있는 10대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모두 익명 표기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사설] 위법·막말 논란 얼룩진 4·3보선, 유권자가 바로잡아야

    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에서 국회의원 2명과 기초의원 3명이 오늘 새로 선출된다. 문재인 정부 3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게 한 치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하지만 각 당의 사정이 아무리 절박하다 해도 유세는 법 테두리 안에서 진행돼야 마땅한데 막판에 도를 넘는 과열 양상으로 여러 논란과 의혹이 불거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지원 연설에서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느냐”고 발언했다. 창원·성산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여영국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출마시켰다. 정의당은 “금도를 넘은 패륜 행위”, “묵과할 수 없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에선 “사실에 부합하는 얘기”라며 문제 될 게 없다고 반박하지만, 지역 정서를 감안한다면 굳이 이런 표현을 썼어야 했나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통영·고성의 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캠프 인사가 지역 신문기자에게 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네며 우호적인 기사를 써 달라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선관위는 어제 관련자를 통영지청에 고발했다. 정 후보 측이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면밀히 규명하고, 만일 사실이라면 불법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하는 스포츠 경기 규정에 아랑곳없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한 행동도 꼴불견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 일행이 경남FC 경기장 안에서 유세해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경남FC는 20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여영국 후보도 지난달 2일 이정미 대표와 함께 농구 경기장에 들어가 ‘5 여영국’이라고 쓰인 머리띠를 두르고 응원해 선관위가 조처했다. 총선에서는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혼탁한 선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유권자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인 만큼, 현명한 투표로 좋은 일꾼을 뽑길 기대한다.
  • “日정부, 원자력 발전 위해 후쿠시마 주민 건강 방치”

    “日정부, 원자력 발전 위해 후쿠시마 주민 건강 방치”

    “올해 1월 일본 후쿠시마현에 사는 한 소녀가 연간 100mSv(밀리시버트) 이상 방사능에 피폭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코피를 심하게 흘리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 고민이 큽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들의 건강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숀 버니 독일 그린피스 핵 수석 전문가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이날 그는 2018년 10월 한 달간 후쿠시마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피폭량을 조사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최전선에 선 노동자와 아이들’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팀에 따르면 2017년 3월 일본 정부가 피난 지시를 해제한 후쿠시마현 나미에·이타테 지역의 방사선 준위는 국제 권고(연간 1mSv) 보다 많게는 10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이 여전히 위험하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버니 수석은 “주민들이 해당 지역으로 돌아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고령자는 방사능 피폭 때문에 질병에 걸리기도 전에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능 오염 구역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 문제도 심각하다고 조사팀은 지적했다. 후쿠시마에서 제염(방사능 오염 제거) 업무를 했다는 이케다 미노루씨는 “우리는 이곳에서 인간 대접을 받은 적이 없었다. 다른 일꾼은 이 상황을 노예제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버니 수석은 “후쿠시마에서는 폭력조직인 야쿠자가 저임금으로 제염노동자들을 모집한다. 노숙자를 동원하고 보건자료를 위조하는 등 범법행위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에 사는 어린이들도 상당한 수준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대피 명령이 풀린 나미에 소재 학교 근처 숲에서 측정한 방사선 준위는 시간당 1.8μSv(마이크로시버트)였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제염 방사선 장기 목표치로 설정한 시간당 0.23μSv를 10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다. 조사팀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지역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지 못했음에도 주민 대피 명령을 해제한 이유를 ‘원자력 발전 추진 계획’ 때문으로 봤다. 버니 수석은 “일본은 너무 넓은 면적이 방사능에 오염돼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안전한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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