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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차기 원내대표 선거 시점 신경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됨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후보자들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예견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랐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물밑에서 선거운동을 해 온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즉각 출마 선언 일정을 잡으며 공개경쟁에 나섰다. 새누리당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임기 도중 사퇴하면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도 함께 사퇴 처리된다. 당은 원내대표가 사퇴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3일 전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자는 2인 1조로 출마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자의 원내대표 사퇴 시점을 놓고 계파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자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측은 25일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일요일을 사퇴 시점으로 정한 것에서 1월 이내에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대표 측은 이 후보자의 사퇴 시점을 월요일인 26일로 하고 선거를 내달 2일쯤 치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친박계는 선거를 서두르기를, 비박계는 선거를 하루라도 더 늦추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원내대표 양강 후보로 꼽히는 4선의 이주영 의원과 3선의 유승민 의원은 이날 곧바로 출마 선언 일정을 잡았다. 이 의원은 25일 당사에서 출사표를 던지기로 했다. 유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이 의원은 친박계는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수습을 잘 마쳐 준 데 대해 큰 고마움을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유 의원은 원조 친박계 의원이면서도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원내대표 후보자들이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누구와 짝을 이룰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역 안배 측면에서 볼 때 수도권 출신 의원을 향한 구애전에서의 승자가 원내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원내대표 경쟁 ‘러닝메이트 구인난’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쟁 구도가 지역 안배 문제를 놓고 복잡한 함수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출신 성분은 내년 총선에서 해당 지역 표심과 직결될 뿐 아니라 당내 권력 구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PK(부산·경남) 출신 이주영(4선, 창원 마산합포) 의원과 TK(대구·경북) 출신 유승민(3선, 대구 동을)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 중 양강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영남권 출신인 까닭에 수도권이나 충청권의 3선과 짝을 이루면 원내대표는 따 놓은 당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이 두 지역에는 마땅히 정책위의장을 할 만한 의원이 없는 상황이다. 충청권 3선은 이완구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낸 정우택 의원뿐이며, 수도권에는 이미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영 의원을 비롯해 한선교, 황진하 의원 등 상임위원장급만 남아 있다. 홍문종·나경원 의원은 정책위의장보다 원내대표 쪽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남권으로 눈을 돌려보면 3선의 장윤석·정희수·김재경 의원 등 정책위의장 후보로 손색이 없는 인물들이 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PK 출신인 데다 양강 후보까지 각각 PK, TK이기 때문에 지역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다. 또 계파까지 고려하면 셈법이 더더욱 복잡해진다. 과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조합을 보면 ‘이한구(TK)-진영(서울)’, ‘최경환(TK·친박)-김기현(PK·친이)’, ‘이완구(충청·친박)-주호영(TK·친이)’ 등과 같은 식으로 조화를 이뤄 왔다. 정책위의장을 할 3선 의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수도권의 재선 의원에게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 러시로 공석이 발생해 한 달여간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따라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나 ‘대세론’보다 ‘러닝메이트’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 무슨 뜻?…‘삭족적리’ ‘지통재심’ 등 2, 3위에

    ‘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 무슨 뜻?…‘삭족적리’ ‘지통재심’ 등 2, 3위에

    ‘지록위마’ ‘삭족적리’ ‘지통재심’ ‘올해의 사자성어’ 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27.8%)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록위마는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라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록위마를 잇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삭족적리’(削足適履)로 170명(23.5%)이 선택했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박태성 부산외대 러시아·중앙아시아학부 교수는 삭족적리를 고른 이유에 대해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통재심’(至痛在心)은 교수 147명(20.3%)의 지지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이 사자성어는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뜻이다. 지통재심을 추천한 곽신환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건이 우리의 마음에 지극한 아픔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 할 마음자세”라고 말했다. 이밖에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가 146명(20.2%)의 선택으로 4위, 여러 갈래로 찢겨지거나 흩어진 상황을 가리키는 ‘사분오열’(四分五裂)이 60명(8.3%)으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36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들이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가리는 설문조사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상원 경찰청 차장·윤종기 인천청장… 출신지역·입직 경로 비교적 고른 안배

    정부는 1일 경찰청 차장에 이상원 인천지방경찰청장을, 새롭게 치안정감 자리로 승격된 인천청장에 윤종기 충북청장을 내정했다. 또 부산청장에는 권기선 경북청장을, 경기청장에는 김종양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승진, 내정했다. 치안정감은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다음으로, 13만명 경찰 가운데 6자리밖에 없는 고위직이다. 구은수 서울청장과 황성찬 경찰대학장은 유임됐다. 출신 지역과 입직 경로 안배는 비교적 철저하게 이뤄졌다. 치안정감 승진자의 출신지는 충북(이상원), 경북(권기선), 전남(윤종기), 경남(김종양)이다. 구 청장은 충북, 황 대학장은 경남 출신이다. 승진자들의 입직 경로 또한 간부후보 30기(이상원), 경위 특채(윤종기), 행시 특채(김종양), 경찰대 2기(권기선) 등으로 균형을 맞췄다. 구 청장은 간부후보 33기, 황 대학장은 경찰대 1기다. 6명의 승진자를 포함한 20명의 치안감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에 김정훈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생활안전국장에 조희현 서울청 생활안전부장, 경비국장엔 이중구 서울청 경비부장, 정보국장에 조현배 정보심의관이 각각 승진, 내정됐다. 경찰청 박경민 대변인은 중앙경찰학교장으로, 이승철 사이버안전국장은 제주경찰청장으로 승진했다. 경찰청 기획조정관에는 최현락 대전청장이, 수사국장에는 정용선 경찰교육원장이 전보됐다. 또 김성근 울산청장은 경찰청 외사국장으로, 김덕섭 제주청장은 경찰교육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청 차장에는 장향진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광주청장에는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 대전청장에는 김귀찬 경찰청 수사국장, 경기청 제2차장에는 박상용 충남청장이 전보됐다. 이 밖에 강원청장에는 정해룡 경기청 제2차장, 충북청장에는 윤철규 경찰청 경비국장, 충남청장에는 김양제 서울청 차장, 전북청장에는 홍성삼 경찰청 외사국장, 경북청장에는 김치원 경찰청 정보국장이 전보됐다. 한편 지난해 치안감 승진 인사 당시 친박(친박근혜)계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친동생으로 특혜 시비가 불거졌던 서범수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울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실질적인 증·감액 심사를 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16일 가동됐다. 2주간의 국회 ‘예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되면서 이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부의된다. 때문에 여야는 당장 이날부터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산안조정소위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만큼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겠다는 여야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에는 해를 넘겨 올해 1월 1일 아침에 예산안을 처리해 빈축을 샀다. 예산소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뒤 예결위로 넘어온 예산안에 ‘메스’를 대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그래서 어느 지역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새누리당에서는 7·30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안겨 주겠다”고 공약해 당선된 이정현 최고위원이 위원으로 정해졌다가 막판에 강원도 춘천의 김진태 의원으로 바뀌었다. “강원 출신 의원이 예산소위에 3년 연속으로 배제됐다”는 반발 때문이다. 순천·곡성을 탈환해야 하는 야당이 지역구 예산을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판단도 이 최고위원이 빠지게 된 이유라고 한다.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의도다. 이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예산소위 복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호남 예산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비례대표인 홍의락 의원이 빠지고 제주갑의 강창일 의원이 예산소위 위원으로 합류했다. 예산소위 위원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은 결국 의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예산소위 위원이 되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다”는 대전제만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가 예결위원을 1년 했는데 2년을 했으면 지역구에 빌딩 몇 채를 더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이 최고위원이 호남 예산을 더 챙기려고 예결위원이 됐듯이 예산소위 위원도 자기 지역구 예산을 얼마든지 더 챙길 수 있다”면서 “쪽지 예산이 없을 수가 없고 카카오톡 예산이라는 말도 농담 삼아 하는 얘기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 최대 쟁점 항목으로는 ‘무상복지 예산’, ‘박근혜표 예산’,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관련 예산’ 등이 꼽힌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예산소위 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최소 5조원 이상을 삭감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증액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서 “타당성 결여된 밀어붙이기식 예산, 권력형·특혜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핵심 사업 예산에 대한 대규모 ‘칼질’을 예고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 예산’이라며 지키기에 나섰다.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 첫해부터 유명무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은 부실·졸속 심사를 우려하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내달 9일 전에만 처리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소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당이 내달 2일 처리를 불문율로 정하고 야당을 협박하는데, 2일 처리는 여당의 대폭적인 양보 아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정치연 전대준비위 구성… 위원장에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게임의 규칙’을 다루는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대준비위) 구성을 마친 가운데 예비 당권 주자들의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대권 주자의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예비 주자들이 ‘불출마 대 출마’ 양쪽으로 이견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 1차 발표를 마친 지역위원장 선정까지 끝마치면 예비 주자들의 경쟁 구도가 보다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향후 지역위원장이 당 대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선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니 주자들로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잠재적 당권 주자 및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정세균 비대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권 후보 전대 불출마론을 놓고 “그럼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 된다는 식의 뺄셈정치를 해선 위기 극복이 어렵다. 덧셈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박지원 비대위원은 “다음에는 반드시 집권을 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대권 후보는 일반적인 당무보다는 대권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권-당권 분리론이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저도 그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리론’을 꺼내 들었다.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문재인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한 채 당권 도전 결단 시점에 대해서만 “연말까지는 시간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전대준비위는 4선의 김성곤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임된 가운데 3선의 이상민, 최규성 의원이 부위원장을, 조정식 사무총장이 총괄본부장을 각각 맡는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범주류 의원들이 적절히 안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특정 계파에 소속돼 있지 않고 이 의원과 최 의원은 각각 비노·중도 성향,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로 분류된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 중 213명을 확정, 발표하고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진성준, 한정애 의원이 맞붙은 서울 강서을 등 나머지 지역은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키로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워킹스쿨버스 확대·인생이모작 지원… 강서구가 달라져요

    워킹스쿨버스 확대·인생이모작 지원… 강서구가 달라져요

    강서구가 민선 6기 4년 동안 추진할 핵심 사업 70건을 선정하는 등 ‘중단 없는 도약, 명품도시 강서’를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구는 워킹스쿨버스(통학구간 안전하게 동행) 확대 운영과 안심귀가 마을버스 도입, 베이비부머를 위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신설, 마곡지구 어르신 종합센터·데이케어 센터 건립, 시립한방병원 유치 등 민선 6기 핵심 사업 70개를 선정,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5기부터 이어온 고도제한 완화와 방화대로 조기개통, 의료관광특구 지정, 마곡지구 첨단도시 건설 등 사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구는 이번 6기 공약사업이 더 효율적이고 알차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이행실태 관리체계도 함께 구축했다. 사업별로 관리번호를 부여해 추진부서 상시 점검과 분기별 공약이행 평가, 연 1회 공약사업 성과보고회 등 사업 추진에 대한 꾸준한 이행실태를 점검·평가한다. 평가 결과 부진하거나 지연되는 사업은 보고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와 함께 구 홈페이지 ‘열린 구청장실’ 코너에 공약실천계획서, 공약이행 현황, 평가결과 등을 공개하여 구정업무에 대한 주민 관심도와 신뢰도도 높이기로 했다. 특히 추진 중인 공약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평가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는 ‘주민배심원제도’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운영된다. 주민배심원제란 주민의 눈높이에서 공약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한 주민참여형 평가 제도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수행과 대표성 확보를 위해 주민배심원단은 19세 이상의 주민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 성별·연령·지역을 안배해 30~40여명으로 구성한다. 구는 주민배심원제도 정착 땐 주민과의 소통으로 신뢰행정의 모델을 발굴·확산해나감으로써 진정한 구민을 위한 구정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현송 구청장은 “주민과의 약속이자 미래 투자인 공약에 가장 중요한 게 실천이다. 끊임없이 주민과 소통으로 모든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野 조강특위 15일 첫회의 지역위원장 선정 본격화 계파간 대리전 치열 예상

    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을 선정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오는 15일에 연다고 12일 밝혔다. 다음달 중순까지 당 조직 재건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조강특위 구성에서는 계파가 대체로 고루 안배됐다는 평가가 많다. 김태년·유은혜·윤관석·장하나·허성무(범친노무현그룹), 김영주·오영식(정세균계), 이윤석(박지원계) 등을 비롯해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주승용·송호창 의원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계파 갈등이 잠잠할 것이란 관측은 드물다. 이번에 결정되는 지역위원장 배분의 파급력이 내년 초 결정될 당권, 2016년 총선 공천 영향력으로 직결되는 무게감이 더해져서다. 조강특위 위원을 발언 창구로 삼아 계파들끼리 대리전을 펼칠 상황이란 얘기다. 계파 갈등과 함께 한편으로 초선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국지전’ 역시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들은 당 지지세가 약한 강원·충청·경상권보다 수도권 지역 출마를 노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48개 선거구 중 새정치연합 의원이 없는 지역구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9곳(강남·서초·송파·양천)을 포함해 18곳에 그친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서울 강서을을 향한 구애가 뜨겁다. 비례대표인 진성준·한정애 의원이 일찌감치 지역 사무실을 내고 경쟁에 돌입했다. 여기에 남인순 의원과 이 지역에서 16대 의원을 지낸 김성호 전 의원 이름이 나온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통합하기 전 민주당 김한길 전 대표 체제에서 지역위원장을 배정받은 김기준(서울 양천갑), 백군기(경기 용인갑) 의원도 지역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청년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인 전남 순천·곡성 지역 탈환을 벼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박영선, 이상돈 카드 철회…다음 카드는 내부인사?

    박영선, 이상돈 카드 철회…다음 카드는 내부인사?

    박영선, 이상돈 카드 철회…다음 카드는 내부인사? ’박영선호’ 새정치민주연합 비상체제가 잇단 자충수로 출범 두 달여 만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의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다. 원내대표로서 마련한 두 차례의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안을 당 안팎에서 거부당하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으로서 추진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마저 극심한 당내 반발로 철회되는 등 심각한 리더십 위기에 봉착해서다. 특히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투톱’ 공동비대위원장 체제 구상이 정식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하루만에 물거품이 된 것이 뼈아팠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정기국회 의사일정으로 가뜩이나 골치 아픈 상황에서 비대위 구성까지 무기한 연기됨으로써 삼중고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비대위원장 자체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선택지는 당 내부로 좁혀지게 됐다. 지난 12일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희상 정세균 김한길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주요 계파별 중진들과의 회동에서도 상당수 참석자들이 박 원내대표에게 외부 인사의 비대위원장 영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안경환·이상돈 교수 이후의 대안은 아직 없다”면서 “당내 지분을 가진 주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계파 간 이해를 초월하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은 내년 초 전당대회의 룰을 정하고 조직강화특위 구성과 지역위원장 인선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여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요 계파 간 이해가 상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신망이 두터운 중도 성향의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이 그 대상이다. 심지어 앞서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한 김부겸 전 의원도 다시 급부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총선과 지방선거 모두 40% 이상의 득표율을 올려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선 원외 중진이라는 점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외부 비대위원장 논란 과정에서 주요 계파들의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중도 인사를 위원장에 앉히더라도 비대위원 구성은 계파별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차기 비대위원장도 박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끊임없는 ‘흔들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7·30 재보선 참패 후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한 새정치연합이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외부 전문가를 배척하고 계파 간 안배를 위주로 한 ‘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하게 됐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구·사업 부진 속 불용예산만 1000억”

    “연구·사업 부진 속 불용예산만 1000억”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결정권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과학자들이야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돈 먹는 블랙홀’이라는 욕만 먹다 보니 의욕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관계자는 20일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을 몇 차례나 반복했다. 그는 “처음부터 정치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계속 상황이 바뀌니까 너무 지친다”고 푸념했다. IBS는 2006년 당시 학술진흥재단 사무총장이었던 민동필 전 서울대 교수가 ‘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서 연구하는 도시’를 주창하며 만든 ‘은하도시 포럼’에서 시작됐다.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되면서 대선 핵심 공약으로 떠올랐다. 구체화 과정에서 지역안배, 예산배분 논란에 더해 정치권 외압까지 작용했고 ‘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뜬금없는 명칭이 붙었다. 첫 단추가 어그러지니 줄줄이 문제가 터졌다. 부지 선정을 두고 정치권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기능지구’, ‘거점지구’의 개념을 도입해 IBS와 중이온가속기는 대전·충청 지역에 설치하고 경북과 광주에 분원을 설치하는 타협안을 내놨다. 한 군데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근본적인 구상이 깨진 것이다. 원장을 뽑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부는 세계적인 학자를 영입하겠다며 ‘사이언스’, ‘네이처’ 등에 공고를 내고 공무원들을 해외에 파견해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초대 원장은 원장추천위원장이던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연구단장 50명을 뽑아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지원키로 했지만 과학계 내부에서도 “한국에 그 돈을 쓸 연구자는 몇 안 된다”는 우려가 빗발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선정이 진행되고 있다. 한 화학과 교수는 “현재 21명의 연구단장도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절대 없다”면서 “학자로서 이미 생명이 끝난 사람 상당수가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IBS는 자체 연구시설은커녕 사무실도 없이 대덕특구의 KT빌딩에 세들어 있다.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 역시 당초 완공 시점인 2017년까지 착공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가속기 사업을 총괄하던 김선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6월말 돌연 사퇴한 뒤 학교로 돌아갔다. 각종 사업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지난해와 올해 배정받고 쓰지도 못한 불용예산만 1000억원이 넘는다. 서울 사립대의 한 교수는 “연간 5000만원이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실이 많은데 IBS가 생기면서 그마저 연구비가 끊긴 연구팀이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김요환 대장, 권오성과 육사 34기 동기

    국방부는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으로 사의를 표한 권오성(대장·육사 34기) 육군참모총장의 후임으로 김요환(대장·육사 34기) 육군 제2작전사령관을 내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내정자는 8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임명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영의 악습과 적폐를 척결하고 선진 강군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육군참모총장 및 대장 인사를 조기에 단행한다”며 “김요환 대장은 병영문화 혁신과 군 기강 확립의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권 참모총장 후임으로 육사 34기 동기를 내정한 이번 인사는 대대적 물갈이보다 내부를 추스르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지역 안배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전북 출신이다. 국방부는 이 밖에 대장급인 육군 3군사령관에는 김현집(중장·육사 36기) 합동참모차장, 제2작전사령관에는 이순진(중장·3사 14기) 항공작전사령관을 각각 내정했다.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던 권혁순(대장·육사 34기) 현 3군사령관은 이번에 조기 교체됨에 따라 앞서 사의를 표한 권 육군총장과 함께 전역하게 됐다. 군 당국은 3군사령관의 교체가 정상적인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나 윤 일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28사단이 3군사령부의 예하부대라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국방부는 중장급 이하 육군 후속 인사는 예정대로 오는 10월 중에 실시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 동생 지만씨의 육사 37기 동기생들의 약진 여부가 관심이다. 김 내정자는 선이 굵은 야전 작전 분야 전문가로 꼽히며 부인 이현숙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전북 부안(58세) ▲경신고 육군사관학교 ▲3사단장 ▲수도군단장 ▲육군참모차장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줌 인 서울] 동작구 “아이들 보육문제 다같이 머리 맞대요”

    [줌 인 서울] 동작구 “아이들 보육문제 다같이 머리 맞대요”

    ‘상한 간식, 구타 교사….’ 우리 자녀가 매일 가는 어린이집의 현실을 바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무상보육으로 정부의 지원은 늘었지만, 시민들 체감으로는 보육의 질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서울 동작구에선 보육정책 질적 향상 해법 찾기에 나선다. 동작구는 오는 12일 영·유아 부모, 보육 교사와 전문가, 구청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구의 보육정책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보육정책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주요 정책 결정에 앞서 주민, 관계자들과 함께 깊이 있는 토론 시간을 갖겠다는 이창우 구청장의 의지를 담았다. 단순히 형식적인 토론에 그치지 않고, 내년도 예산 편성과 주요 업무계획에도 반영된다. 구는 대규모의 정책토론회가 주제를 분산시키거나 참가자들의 발언 기회를 제약하는 등의 형식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데 착안, 알찬 토론회가 진행되도록 참여자를 대상별로 안배해 30명 이내로 정했다. 이번 토론회 참가자는 영·유아 부모 11명, 보육교사 6명, 어린이집 원장 9명, 동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장, 구청장, 관계 직원 등 30명이다. 학부모는 지난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동작구 보육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집했다. 보육교사는 지역 내 소재한 어린이집 가운데 근무경력이 5년 이상인 교사들의 신청을 받아 선발했다. 토론회는 가정복지과장의 ‘동작구 보육정책과 예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곧바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보육정책과 예산편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에 들어간다. 공병호 오산대 아동보육과 교수가 진행을 맡는다. 이 구청장은 “동작구의 전체 예산 가운데 보육예산의 비율이 약 21%”라면서 “막대한 예산이 들고 아이들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보육정책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주민들이 공감하는 보육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7·30 재보선 후폭풍-힘 받은 靑·여권] 與사무총장 유승민 ‘삼고초려’… 비서실장 김학용 내정

    7·30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직 인선에 골몰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금명간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을 비롯해 비서실장, 사무부총장 등 인선을 확정한 뒤 다음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방점은 ‘실세형 당 대표 체제’, ‘계파를 아우르는 탕평 인사’에 찍혔다. 당 살림과 조직을 책임지고 향후 공천까지 관여할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에는 대구·경북(TK) 3선 유승민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비서실장에는 재선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이 31일 임명됐다. 김 대표는 5선 대표 체제에 걸맞게 당직 역시 무게감 있게 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특히 새 최고위에 TK 출신 인사가 전무해 사무총장 인선에는 지역 안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간접 경로를 통해 유 의원에게 제안을 했지만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인 유 의원이 고사하면서 카드가 잠시 접히는 듯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여전히 삼고초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도우며 한배를 탔지만 이후 박 대통령과 멀어진 점에서 비슷하다. 탕평 인사를 내세운 김 대표로서는 지난 전당대회 때 서청원 의원을 지원했던 유 의원 카드가 제격인 측면도 크다. 같은 TK 3선으로 중립 색채가 강한 친박계 김태환(경북 구미을)·장윤석(경북 영주) 의원 등도 후보군이나 김 대표와 스킨십이 깊지 않은 게 약점으로 꼽힌다. 친박계인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7·30 재·보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제 소임을 마쳤다. 이제 당 혁신의 밀알이 되겠다”며 사의를 표했다. 김학용 의원은 친김무성계로 분류된다. 7·14 전당대회 때 김 대표를 적극 도왔고 이번 재·보선에서도 전 경기도당위원장으로서 평택·김포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섰다. 위상이 강화된 여의도연구원장에는 비박(비박근혜)계 4선 정병국 의원, 전당대회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3선 권오을 전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의 자리도 관심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호남권, 청년·여성 몫으로 배려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주의 벽을 깨고 전남 순천·곡성에서 살아 돌아온 이정현 의원이 18대에 이어 이번에도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도로에서 시간 버리는 휴가는 그만… 경남 마산 기차로 떠나 볼까

    도로에서 시간 버리는 휴가는 그만… 경남 마산 기차로 떠나 볼까

    거리가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 경우는 흔하다. 먼 거리를 장시간 운전해서 다녀와야 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정의 휴가철에 승용차로 이동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데 기차라면 다를 수 있다. 이동할 때만큼은 두 손과 두 발이 자유로우니 말이다. 그렇게 경남 마산(현 창원)을 다녀왔다. 현지에서의 이동은 카셰어링으로 해결했다. ●귀머거리 남편의 애틋함… 무학산 만날고개 옛 마산은 독특한 곳이다. 빼어난 산과 바다, 그리고 1970~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낡은 골목 풍경이 어우러져 있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마산어시장에서 쏟아 내는 싱싱한 해산물이 마산 맛의 근간이다. ‘맛라도’라 불리는 전라도와 견줄 만하지 싶다. 여정의 첫걸음은 무학산(舞鶴山·761m)이다. 무학산 둘레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마산의 전경을 굽어보자는 뜻이다. 무학산은 마산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진산이다. 둘레길은 무학산 능선을 따라 21㎞가량 완만하게 이어져 있다. 시간과 체력을 안배해야 하는 외지인은 핵심 구간만 선택해 걸을 수도 있다. 대개의 도보꾼들은 만날고개에서 팔각정까지 왕복 코스, 또는 서원곡 유원지나 봉화산 봉국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호한다. 만날고개에서 서원곡 유원지까지는 세 시간 안팎, 봉국사까지는 네 시간 안쪽에 닿는다. 시간이 없다면 만날고개 인근의 편백숲까지만이라도 발걸음하길 권한다. 만날고개는 딸을 귀머거리에게 시집보내야 했던 어미와 청상과부가 된 딸, 그리고 자신의 아내를 위해 목숨을 버린 귀머거리 남편의 애틋한 전설이 서린 곳이다. 지금도 이 전설을 토대로 해마다 음력 8월 17~18일에 만날고개 일대에서 ‘만날제’가 열린다. 주민들이 추석날에 이웃과 갖던 만남 행사였는데 이제 이 지역의 대표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다. 마산을 찾은 날, 줄기차게 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에도 모기는 쉼 없이 달려든다. 기피제를 뿌려도 별무신통이다. 숲은 깊다. 장끼와 까투리가 고개 하나 돌 때마다 푸드덕대며 난다. 도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두꺼비도 곧잘 눈에 띈다. 무엇보다 편백숲이 인상적이다. 둘레길 곳곳에 편백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만날공원 왼쪽과 무학농장 일대엔 편백숲 삼림욕장도 조성돼 있다. 무려 1만그루에 달하는 편백나무가 식재됐다고 한다. 둘레길에서 보는 마산은 확실히 남다르다. 곳곳에서 쇠락한 항도의 서정과 마주할 수 있다. 길은 대체로 완만한 편이지만 간혹 된비알도 만난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가고파 꼬부랑길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은 ‘골목길 투어’에 맞춤한 곳. 성호동 달동네의 452m 골목길을 벽화로 다듬었다. 좁디좁은 골목이지만 어디서나 마산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오션 뷰’다. 무학산 둘레길의 서원곡 유원지 코스 아래에 있다. 벽화마을 아래엔 옛 임항선(臨港線) 철길이 남아 있다. 전북 군산의 경암동 철길처럼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는 철로다. 예전엔 마산항 제1부두선, 또는 마산임항선 등으로 불렸다. 마산항에서 석탄과 부두화물 등을 싣고 도심을 가로지르다 보니 당연히 시민들에겐 불편하고 위험한 길이었을 터. 철길은 2011년 폐선됐고, 요즘은 주민들이 산책로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철길이 새로 얻은 이름은 ‘그린 웨이’다. 아마 낡은 잔재를 털고 푸르고 밝은 길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담았을 텐데 정체성을 잃은 영어식 이름을 듣자니 쓴웃음만 거푸 나온다. 옛 철길의 길이는 5.5㎞다. 주변에 코스모스 등의 꽃을 심고 조형물도 세웠다. 번듯해진 철길 대신 낡은 풍경을 보고 싶다면 성호동 쪽으로 가면 된다. 이 구간도 분단장한 흔적은 역력하지만 철길 주변의 옛집 등에서 희미하게나마 옛 모습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사계절 꽃향기가 솔솔… 황금 돼지섬 ‘돝섬’ 마산 앞바다엔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다. 돝섬이다. ‘돝’은 ‘돼지’의 옛말이다. 김해 가락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이 섬에 들어와 금빛 돼지로 변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황금돼지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섬은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화계원과 3.2㎞의 산책로, 마창대교와 어우러진 출렁다리, 공작 등 새들을 사육하는 조류원 등으로 이뤄졌다.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작품 20점도 전시돼 있다. 산책로는 해안길(1.4㎞)과 숲속길(1.8㎞)로 나뉜다. 걷는 데 각각 40여분쯤 걸린다. 바다와 산을 훑어보았다면 이제 허기진 배를 채울 차례다. 마산은 먹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맛집 순례를 여행 아이템으로 삼아도 될 정도다. 중심지는 마산어시장이다. 예서 반경 1㎞ 안에 맛집이 수두룩하다. 마산의 별미로 꼽히는 아귀찜을 먹기 위해서는 오동동 ‘아구찜거리’로 가야 한다. 표준어는 아귀찜이지만, 마산에서는 어디를 가도 ‘아구찜’이라 부른다. 마산 아귀찜은 한겨울 찬바람에 20~30일 말린 아귀가 주재료다. 요즘 식감 좋은 생아귀를 쓰는 경우도 많은데 토박이들이 권하는 아귀찜 재료는 단연 육질 단단하고 쫄깃한 말린 아귀다. 말린 아귀를 요리 직전에 불려 콩나물, 미더덕을 넣고 재래식 된장과 고춧가루로 버무려서 쪄 낸다. ●눈과 배를 채워 줄 쫄깃한 아귀· 개운한 복 맑은탕 아구찜거리 아래쪽엔 복거리가 형성돼 있다. 매콤한 매운탕도 좋지만 개운한 국물 맛으로 보자면 역시 맑은 탕이 제격이다. 가격도 무난한 편. 가장 싼 은복은 1인분 8000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까치복은 1만 5000원 정도다. 참복은 2만원, 복껍질무침도 1만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장어골목은 어시장에서 큰길 건너 바닷가를 끼고 형성돼 있다. 족히 400~500m 정도 되는 거리 양쪽에 장어집들이 다닥다닥 매달려 있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유카(www.youcar.co.kr)는 코레일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카셰어링 프로그램이다. 30분 단위로 쪼개 차를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렌터카와 다소 다르다. 유카 거점은 전국 67개 역에 마련돼 있다. 보유 차량은 150대. 경차 레이와 소형차 프라이드가 운행되고 있다. 프라이드(휘발유) 차량의 경우 표준요금은 시간당 7700원이다. 유카 회원은 성수기와 비수기, 주말과 주중에 따라 다양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사실상 유카 이용자와 유카 회원은 동의어나 다름없다. 앱 스토어에서 유카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에 깔아야 차 문을 여닫는 스마트 키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10시간 이상 이용할 경우엔 일일 요금이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라 목요일 오후 1시에 차를 빌려 이튿날 오후 6시 30분 반환했을 때 카셰어링 요금은 8만 9140원이었다. 총 29시간 30분을 쓴 비용이다. 여기에 유류비가 가산된다. 차 안에 비치된 신용카드로 먼저 주유를 하면 비용은 유카 회원 등록 시 함께 등록한 신용카드(법인카드도 가능)로 나중에 결제된다. 결제액은 주유량과 관계없이 자신이 운행한 총거리에 ㎞당 190원을 곱한 금액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2명까지는 기차가 승용차보다 비용 면에서 더 저렴할 것”이라며 “10시간 이상 유카를 이용하면 렌터카보다 비용이 비싸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에서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비용으로 따질 수 없는 강점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반드시 차를 빌린 역에 반납해야 한다. 돝섬까지는 월포동 돝섬유람선터미널에서 오전 9시부터 30분 단위로 유람선이 오간다. 소요 시간은 10분 남짓. 선비는 왕복 6000원이다. →잘 곳 온천욕을 겸하고 싶다면 마금산 근처 북면온천 단지를 찾으면 된다. 다만 관광지가 몰린 마산합포구 등과 떨어져 있어 오가는 데 시간이 적잖이 소요될 수 있다. 시내에선 돝섬유람선터미널 주변에 깔끔한 모텔이 몰려 있다.
  • 대거 영전 인사… 적체 해소 ‘만사경통’

    대거 영전 인사… 적체 해소 ‘만사경통’

    유례없는 인사 적체에 시달리던 기획재정부의 숨통이 확 트였다. 장관급(국무조정실장) 승진 1명, 차관 승진 4명(기재 1·2차관, 관세청장, 조달청장), 차관 수평 이동 1명(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등 1급 이상 6명이 대거 움직이면서 후속 인사를 할 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온통 흐리던 기재부 인사 기상도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열흘도 안 돼 활짝 갠 셈이다. 1급 등 후속 인사는 이르면 다음주에 단행될 전망이다. 25일 단행된 장·차관급 후속 인사의 최종 승자는 기재부와 최 부총리라는 말이 나온다. 기재부는 연쇄 승진 인사가 가능해졌고, 최 부총리는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의 힘을 정부 안팎에 과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장(추경호)과 경제수석(안종범)의 보좌를 받는 최 부총리의 정책 추진력과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재부의 향후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관급 이상으로 영전한 내부 인사만 5명에 달하는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1급 인사는 청와대 검증 작업이 필요해 이르면 다음주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정은보 차관보가 유력하다.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과 최상목 정책협력실장 등도 후보군에 들어 있다. 정 차관보 자리는 최 실장과 김철주 경제정책국장이 경합하는 양상이다. 은 국제경제관리관의 세계은행 이사설도 나온다. 2차관으로 승진한 방문규 예산실장 자리에는 송언석 예산총괄심의관과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예산총괄심의관을 지냈던 김규옥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의 복귀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장으로 이동한 김낙회 세제실장 자리는 문창용 조세정책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홍 비서관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김형돈 조세심판원장이 세제실장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규 재정업무관리관의 조달청장 부임으로 비게 된 재정업무관리관에는 최광해 공공정책국장, 이태성 재정관리국장, 곽범국 국고국장 등이 두루 거론된다. 개방형 직위라 다른 자리에 비해 공석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원목 기획조정실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내정됐다. 국세청은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야 해 후속 인사가 8월 중순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이전환 차장이 물러났기 때문에 국세청의 1급 네 자리 가운데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두 자리가 비어 있다. 1급인 김연근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수평 이동설과 나동균 광주지방국세청장, 원정희 조사국장, 심달훈 법인납세국장 등의 승진이 예상된다. 임 후보자와 김 부산청장이 대구·경북(TK) 출신이라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인 나 광주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또 나 광주청장은 1년 6개월 동안 기획조정관으로 국회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원 국장은 육사 36기 출신이다. 조사국장은 1급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자리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여야, 재·보선 ‘카드 전쟁’ 치열

    여야가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상대방이 가진 카드를 엿보기 위해 치열한 두뇌 싸움을 하고 있다. 거물급 후보에게는 거물급으로 맞선다는 정면 돌파 전략과 함께 거물급 후보를 신진 인사가 잡게 하는 이른바 ‘다윗과 골리앗’ 전략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약체 후보 출마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흘려 상대방이 방심하게 만든 뒤 거물급 후보를 내세워 허를 찌르는 전술도 거론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누가 나설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도 “새누리당의 공천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카드 게임에서 상대방의 패를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심리전을 펼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공천은 상당히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에 새누리당은 김문수 경기지사 카드를 생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정치 신인인 금태섭 대변인의 출격 가능성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6·4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16% 포인트나 뒤진 곳이기 때문에 김 지사 정도의 거물급을 내보내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김 지사가 나서더라도 금 대변인에게 고전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야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오는 26일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할 것에 대비해 서대문을 공천도 준비 중이다. 새정치연합은 계파 안배 차원에서 친노무현계나 ‘손학규계’, ‘김대중계’ 인사를 서대문을에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거물급 인사의 출마가 거론되는 만큼 새정치연합은 김영호 서대문을 지역위원장과 같은 신진 인사로 역전극을 써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수원을(권선구)·병(팔달구)·정(영통구)의 눈치작전은 서울보다 더 심하다. 새누리당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수원정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카드도 남아 있다. 그러나 수원 출마가 유력한 새정치연합 손학규 상임고문과의 맞대결은 원치 않고 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수원에선 거물급은 거물급으로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중)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중)

    ●왕권의 존엄성을 성곽에 세우다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최고의 풍수지리서인 ‘택리지’를 지은 청화산인 이중환은 한양도성을 보고 “온 나라 산수의 정기가 모인 곳”(一國山水聚會精神之處)이라고 평가했다. 한양도성은 한양을 둘러싼 백악~낙타산~목멱산~인왕산 등 내사산(內四山) 능선을 따라 흐른다. 성곽은 암벽을 만나면 멈춘다. 자연이 인공을 대리하는 절묘한 경관이 펼쳐진다. 성곽을 따라 걷노라면 내가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잊게 된다. 평지에 세워진 성곽이 안팎을 차단하는 데 반해 한양도성 성곽은 안과 밖을 분리하고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열려 있다. 성곽이 산수(山水)와 한 몸을 이루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경관이다. 평지에 네모 반듯하게 구획된 중국식 성과는 뚜렷하게 다른 조선만의 것이다. 조선 개국의 기획자이자 서울의 설계자였던 정도전은 ‘한양팔경’에서 “성은 높아 철옹인데 천 길이요/구름은 봉래산 둘렀는데 오색일세/해마다 상원(上苑)에는 꾀꼬리와 꽃인데/해마다 서울사람들 놀며 즐기네”라고 도성의 풍광을 맘껏 읊었다. 성종 때 온 명나라 사신 동월은 ‘조선부’에서 “높고 높은 삼각산으로 자리를 정했고/푸르고 푸른 수많은 소나무로 덮였다/산들이 성벽을 둘러싸며 훨훨 나는 봉황이 환히 빛나고/모래가 소나무 뿌리에 쌓여 있어 흰 눈이 갓 갠 듯하다”고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한양도성 성곽은 도성 출입자를 통제하거나, 침입자를 막는 단순 용도에 머물지 않았다. 성 밖을 파서 연못으로 만든 해자(垓子)가 없다는 것은 방어개념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도성 밖에서 도성 안으로 드나드는 8개의 크고 작은 문 중 숭례문 밖 남지(南池), 흥인지문 밖 동지(연지), 돈의문 밖 서지(반송지) 같은 연못을 조성한 것은 물의 부족과 화기를 막으려는 풍수기법이었다. 성문은 도성 중심에 있는 보신각 종루에서 울리는 인경(밤 10시)과 파루(새벽 4시)의 종소리에 맞춰 열고 닫았다. 성문의 개폐가 곧 통행금지와 해제를 뜻했다. 한양도성 내 일상생활의 시작과 끝이 한양도성 성곽에서 비롯되고 맺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양란으로 무너진 도성 성곽을 숙종이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지어 허술한 방어체계를 보완한 숙종의 속마음이 ‘비변사등록’에 드러나 있다. 숙종은 “처음부터 도성은 넓고 커서 지키기 어렵다고 여겼다. 도성의 축조가 당초에 성을 지킬 계책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원래 견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왜 조선 왕들은 도성 축조에 매달렸을까 그렇다면 조선의 역대 왕들이 그토록 한양도성 성곽의 축조와 개·보수에 매달린 까닭은 무엇일까.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 사이의 통치질서를 확인하고, 외적 방어와 내부 적대세력을 물리칠 수 있다는 국력을 표현하면서, 왕권의 존엄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이다. 무릇 성(城)이란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지배이데올로기의 경관적 표출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남아 있는 한양도성 성곽은 조선 태조가 18㎞의 울타리를 처음 정한 이후 역대 왕이 개·보수를 거듭한 육백 년의 역사 층위가 오롯이 살아 있는 희귀한 문화유산이다. 이렇듯 큰 수도성곽이 유지돼 남은 것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고고학적 조사와 문헌기록, 성벽에 새겨진 축조 당시의 기록을 통해 살펴보면 태조, 세종, 숙종, 순조 등 네 임금이 주로 쌓았는데 시대에 따라 각각 다른 석축기법이 성곽에 남아 있다. 개국조 이성계는 내사산을 따라 도읍의 윤곽을 정한 자리에 성을 쌓았다. 고구려 때부터 전해 오던 산성 축조기법을 주로 썼고 성곽의 3분의2는 흙으로 쌓았다. 이성계는 석재를 구하려고 문무 양반 관료들에게 의무적으로 돌을 바치도록 독려했으나 쉽지 않았다. 왕권을 강화한 세종은 흙 성을 메주 크기의 돌로 바꿨다. 현재의 한양도성 성곽을 사실상 재축조했다고 볼 수 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도성은 무용지물이었다. 선조는 싸울 의지도, 겨를도 없이 몽진 길에 올랐다. 파죽지세로 올라온 왜군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카가 흥인지문 옹성의 위세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평양성 전투가 60일을 끈 것을 참작하면 조선관군이 한양도성에서 버텼다면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40여년 후 병자호란에 휘말렸다. 청은 항복 조건에 ‘성벽을 수리하거나 신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다. 인조가 남한산성에 들어가 45일간 결사항전하자 함락에 실패한 분풀이였다. 이후 축성 행위가 공식적으로 금지됐지만, 조선 국왕들은 청의 감시를 틈타 도성과 산성의 개·보수를 암암리에 진행했다. 숙종과 순조 때는 무너진 곳을 보수하면서 장정 4명이 들 정도의 크고 반듯반듯한 돌을 사용하는 등 성석(城石)의 대형화와 규격화를 꾀했다. 조선왕들은 태조에게서 성곽 쌓기라는 유전인자를 물려받은 것처럼 보인다. 성곽 돌에 새겨진 이름과 지명 등을 ‘각자성석’(刻字城石)이라고 하는데 서울시 한양도성도감에 따르면 2013년12월 현재 한양도성에는 모두 252개의 각자성석이 존재한다. 각자성석에 나타난 시대를 분석한 결과 14명의 임금 이름이 등장하는데 확인이 불가능한 44개(17%)는 제외됐다. 이 중 세종 때 것이 113개로 44%를 차지했고 순조 40개(15%), 태조 23개(9%). 숙종이 19개(7%)의 순서였다. 그래서 어느 임금 때, 어느 지역에서 동원된 인력이 성곽을 쌓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태조 대의 토성은 남산 일대에 일부 남아 있고 세종대에 쌓은 돌 성이 현재 남아 있는 성곽 12km 중 메주돌 부분이다. 이성계는 1, 2차에 걸쳐 98일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4대문(숭례문·흥인지문·숙정문·돈의문)과 4소문(소의문·광희문·혜화문·창의문)의 이름을 지었다. 토성이 칠할, 석성이 삼할을 차지했다. 토성이 장마에 무너지자 세종은 43만명의 병력을 동원해서 견고한 돌 성으로 개축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웠다. 당시 호구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인구는 672만명이었고 도성 인구는 10만명이었다. 일부 신하들을 중심으로 인력동원의 문제와 석재난 등을 들어 중국사신이 드나드는 무악재~남산 부분만 돌로 쌓자고 건의했으나 상왕인 태종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세종은 반대 의견이 빗발치자 10만명을 줄여 32만 2400명의 동원을 결정했다. 석공 등 장인 2211명은 별도였다. 태조 때 봄·가을 2차례에 걸쳐 19만 7000명을, 고려 현종 때 개경 나성 축조에 23만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역사였다. 도성 인구의 3배를 넘는 인력이 전국 팔도에서 몰려들었다. 세종은 엄격했다. 병력을 늦게 보낸 경상도 관찰사에게 죄를 묻고, 수령은 봉고파직시켰다. 태종과 세종은 수시로 술을 내려 격려했다. 공사는 38일 만에 끝났지만 872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다친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도성에 쌀이 동나고 전염병이 돌아 희생자가 더 늘어났다. ●조선 최대 역사(役事)가 최고 역사(歷史)로 남다 한양도성 축조는 막무가내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역사정과 인구에 따라 인력과 담당구역을 균등하게 분배했다. 부역은 고달프지만 불평하지 않도록 과학적으로 안배됐다. 태조 1차 축조 때 동원된 인력은 평안도의 안주 이남과 함길도의 함주(함흥)이남,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에서 11만 8049여 명이 동원됐다. 청천강 이북과 함경도 국경지역은 국방상의 이유로 제외했다. 황해도, 경기, 충청도 등 도성 가까운 지역 인력은 차후 보완 및 보수를 위한 예비인력으로 남겼다. 농번기를 피했고 도성에서 먼 곳과 가까운 곳이 서로 겹치지 않게 했다. 성터 전체가 영조척(營造尺·약 30㎝)으로 5만 9500자이므로 백악에서 시계방향으로 600자(약 180m)씩 97개 구간이다. 97개 구간을 천자문 순서에 따라 하늘 천(天)~조상 조(吊)까지 차례로 순서를 정하고 담당 구간을 균등 배분했다. 예를 들면 동북면 함주 이남에서 동원된 1만 953명은 백악마루에서 숙정문까지 구간을 맡았는데 천(天), 지(地), 현(玄), 황(黃), 우(宇), 주(宙), 홍(洪), 황(荒), 일(日)까지 9개 구간이며 맡은 길이는 5400자였다. 4만 9897명으로 팔도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동원된 경상도는 혜화문에서 숭례문까지 41개 구간을 맡았다. 어느 구간을 맡든 1인당 평균은 0.493자로 같았다. ●조선의 국혼 깃든 도성 축조… 항일의병 촉발 원동력 공사의 감독체계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했다. 총감독으로부터 아래로 점차 구역별 책임자가 늘어나는 피라미드식 그림이 나온다. 하나의 자호(字號) 구간은 600자 구간을 다시 6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눠 100자(약 30m)를 가장 작은 구역 단위로 삼았다. 판사, 부판사, 사, 부사, 판관이라는 감독관을 두었다. 성곽을 담당한 지역의 이름과 감독자, 석공의 이름을 돌에 새겨 무너지거나 부실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물었다. 요즘 서울시내 보도블록에 시공자의 이름을 새기는 ‘공사 실명제’가 이때 이미 실행된 셈이다. 도성 축조의 대역사는 신생국 조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팔도에서 몰려든 장정들은 한양에 모여 공동작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타지방의 정보를 얻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다. 도성을 오가는 과정에서 생전 처음 이웃 고을과 먼 고을을 보고 물산을 터득했다. 도성 축조는 단순한 부역동원이라기보다 당시 백성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넓힌 일대 사건이었을 것이다. 태조와 정도전, 무학대사의 이야기와 세종과 한양의 풍광에 대한 얘깃거리가 방방곡곡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조선 초 한양도성 성곽 축조로 말미암아 조선이라는 나라의 건국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그때 처음 본 한양에 대한 인상이 내 자식은 한양으로 벼슬살이를 보내겠다는 서울중심주의를 형성했을 것이다. 한양도성과 성곽의 축조는 ‘역사’(役事)가 아니라 ‘역사’(歷史)가 되었다. 조선이 오백 년이라는 긴 수명을 유지한 원천이 됐다. 내 손으로 지은 도성의 위용을 경험한 백성의 마음속에 조선이라는 나라의 국혼이 깃들었다. 이것이 의병과 위정척사, 항일의병을 촉발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선임 기자 joo@seoul.co.kr
  • [사설] 개혁과 통합에 초점 맞춘 개각돼야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선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정부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해 실질적인 2기 내각을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그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데다 오는 16일부터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는 일정을 감안하면 응당 조속한 개각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한 인사검증 작업도 얼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개각에 걸린 의미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멀게는 박 대통령이 천명한 국가 개조의 출발점이며, 당면한 정국에 있어서는 지난 1년 4개월 이런저런 논란을 빚어온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일대 전환이 이뤄지는 분기점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 한편 우리 사회가 이 같은 비극을 딛고 일어서도록 할 동력을 확보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어떤 개각이 돼야 하는지는 진도 앞바다에 잠긴 세월호에 답이 있다. 바로 개혁과 통합이다. 관료사회를 중심으로 사회 각 부문에 켜켜이 쌓여 있는 적폐를 거둬내고, 비정상의 낡은 관행들을 쓸어내기 위한 개혁을 시작하는 개각이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그 개혁의 막을 박 대통령은 개각으로 올려야 한다. 마땅히 인선의 기준 또한 개혁을 향한 추진력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다. 집권 후 첫 조각(組閣)이 국정 5년의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가 놓였다면 이제 강력한 리더십으로 각 부문 개혁을 이끌 내각이 요구된다. 관료나 학자 대신 정무적 감각과 추진력, 개혁성을 갖춘 정치인을 중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은 개혁을 추진할 능력 못지않게 그럴 자격을 갖춘 인사라야 한다는 점이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서 보듯 개혁을 이끌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외려 개혁 대상으로서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면 이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를 떠나 정부의 개혁 동력 자체를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다. 청와대의 인선 작업이 지금 박 대통령의 낙점만 남겨 놓은 상황이라면 마땅히 개혁 능력보다 개혁 자격을 우선해야 한다. 일개 장관이나 참모의 개혁 능력보다 사회 전체와 국민 개개인의 개혁의지를 북돋우는 것이 국가 개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박 대통령은 깊이 새겨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개각은 그 자체로 통합적이어야 한다. 지역 안배가 요구된다. 지금 청와대와 정부, 검찰 등 이른바 권부는 부산·경남(PK) 출신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아무리 능력을 우선한 인사라 강변한들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역 안배가 국민통합의 충분조건일 수는 없으며 이를 넘어 국정 운영 자체가 국민 통합을 지향해야 함은 분명하나 지역 안배를 외면한 인사로 통합의 첫발을 뗄 수도 없는 일이다. 정파와 이념의 반경도 넓혀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권 인사도 과감하게 중용하는 협치(協治)의 국정을 펼쳐야 한다. 통합은 야당에 요구하기 전에 집권세력 스스로 실천해야 할 과제다. 이번 개각에서마저 ‘인사가 망사(亡事)’라는 비판을 듣는다면 박 대통령의 집권 중반 국정은 정처 없이 표류하게 될 것임을 박 대통령은 명심해야 한다.
  •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담합→공정거래위원회 적발 후 제재→제재 불복 소송→다시 담합.’ 기업의 담합 행위는 매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호산업은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을 뻔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으로 금호산업을 포함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15개 건설사에 대해 지난달 2일부터 6개월~2년간 국내 공공공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해 4대강 사업 참여 시 대규모 담합 사실이 적발됐고 대구 지하철 3호선, 경인아라뱃길, 부산 지하철 1호선 등에 대해서도 무더기 담합 판정이 내려진 상태라 공공공사 입찰 제한 및 과징금 축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처분으로 인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지난 4월 24일 조달청을 상대로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 제재와 관련한 공공공사 입찰 자격 제한 행정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금호산업은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공공공사 입찰에 문제가 없게 되는 등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업체 간 판매 지역의 안배, 시장 점유율 판매량 제한 등과 같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공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처럼 법으로 금지한 행위를 명백하게 저질러 이익을 나눠놓고도 반성 없이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3일 “정부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입찰 가격을 올리면 낙찰받기 어려워지고 낙찰을 바라고 입찰 가격을 너무 내리면 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로서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사전에 논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부터 건설사들이 가격 경쟁을 통한 저가 수주의 피해보다는 서로 이익을 나눠 피해를 줄이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왔고 또 여기에 최저가 낙찰이라는 가격 중심의 수주제도가 복합적으로 얽히다 보니 담합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번한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로 회사의 손실이 커지자 최근 담합과 관련해 처음으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대우건설 전직 이사들 10명을 상대로 466억 6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이 4대강 사업 등에서 입찰 담합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4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해 회사가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담합으로 인한 회사 손실과 나아가 대규모 관급공사 입찰에서 불법행위를 해 시장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담합 외에도 기업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공정위에 사건이 접수된 사례로 불공정행위 위반이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접수 734건 가운데 가장 많이 위반한 유형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389건)였다. 또 불공정거래행위 가운데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킨 유형으로는 ‘거래상 지위남용’(191건)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부당한 고객 유인’(81건), ‘거래 거절’(31건) 등 순으로 많았다. 거래상 지위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갑을(甲乙) 관계’라는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하고 대형 유통업체 판매사원 임금도 대리점에 전가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123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한편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거래거절 사례로는 지난해 녹십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 있다. 녹십자는 2010년 2월 서울대병원 정주용 헤파빅 구매입찰에서 낙찰받은 A 도매상에 대해 물량 한정을 이유로 헤파빅 공급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헤파빅을 구할 수 없었던 A 도매상은 어쩔 수 없이 B 도매상에게 입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해 서울대병원에 물량을 공급했고 납품 지연으로 지연 배상금까지 물게 됐다. 공정위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제약업체가 병원의 의약품 경쟁입찰 제도를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소비자보호 관련 법률 위반 사건 접수는 지난해 992건으로 이 가운데 유형별로는 ‘표시광고법’ 위반이 4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사례로는 소셜커머스 사업자인 위메프가 시정명령을 받은 것이 있다. 소셜커머스업체의 비방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였다. 위메프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유튜브 동영상 광고에서 ‘구빵 비싸’ 등의 표현을 사용해 경쟁사 쿠팡을 비방하고 자신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가장 저렴한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 동일 상품을 비교한 결과 티셔츠와 운동화 등 24개 품목에서 쿠팡의 상품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들의 다양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징금 등의 징계를 내릴 때 부과 기준, 감경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공개해야 공정위의 징계에 대한 신뢰와 함께 기업들 스스로가 잘못된 행위를 깨닫고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보공백 최소화… 지역 안배·청문회 통과까지 ‘다목적 포석’

    안보공백 최소화… 지역 안배·청문회 통과까지 ‘다목적 포석’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가안보실장과 후임 국방장관 인선을 한꺼번에 단행한 것은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가안보실장은 안보의 컨트롤타워여서 공백에 대한 부담이 크다. 안보실장에는 진작부터 김관진 국방장관이 1순위로 거명됐다. 무엇보다 군 출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조가 분명했고 업무의 연속성을 중요시했다.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자리이긴 하지만 과거 국방장관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었고, 3년 반이 넘는 장관 재직 기간 높은 국민적 신망을 얻은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도 별 고민거리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지역 안배부터 군내 평가, 청문회 통과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고민한 듯 보인다. 그런 점에서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거명된 인물 가운데 가장 ‘무난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이날 야권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한 내정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청주 출신이고 할아버지가 독립군 출신인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 때 합참의장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 그다지 큰 흠결이 없었다”고 일단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와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내정자의 사례에 비춰 합참의장 퇴임 이후의 행적을 중심으로 청문회에서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한 정도다. 김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는 “청와대 안보실장은 외교·통일 문제까지 다뤄야 하고 한반도 긴장완화, 남북 화해협력, 동북아 평화를 모색하는 시각에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므로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면서 “국방부 장관의 역할과 안보실장의 역할은 다르다. 김 장관이 지난 3년 6개월간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동안 남북관계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동시 발표가 예상됐던 국가정보원장 인사는 미뤄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안보의 또 다른 한 축인 국정원장은 현재 검증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검증이 끝나는 대로 내정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실장으로 군 출신을 염두에 둔 만큼 후임 국정원장은 ‘민간인’ 출신으로 물색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 전신인 안기부 2차장을 지낸 이병기 주일대사나 김숙 전 국정원 1차장 등 외교관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다가 어느 시점부터 대상을 확대하면서 인선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정치인들이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인사 발표로 후임 국무총리 지명 등 남은 인사는 6·4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투표와 선거 분석, 평가라는 정치적 이슈들이 진행될 마당에 굳이 후임 총리를 발표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휴가 끝나는 6월 둘째주가 다음 인사 발표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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