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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청주공항 급성장,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

    [세종로의 아침] 청주공항 급성장,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

    며칠 전 충남 보령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입길에 오른 단어는 ‘청주공항’이었다. 충남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충북 청주에 웬 관심일까 싶었다. 이들이 밝힌 관심의 요지는 ‘지금이 중부권 관광 외연 확장의 호기’란 것이다. 그 근거는 이렇다. 요즘 청주공항은 여행업계의 ‘치트키’다. ‘유령 공항’이라 조롱받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말이다. 이유야 간명하다. 외래관광객 숫자가 괄목할 만큼 는 데다, 정부가 중부권 관광 활성화의 주요 포스트로 키우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항버스 8개 노선 신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중 세 개가 청주공항과 경북 북부·동대구, 전북 전주·완주, 충남 서산·당진 등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노선이었다. 청주공항이 충남과 영호남 일부, 강원 남부 등의 수요를 흡수하는 거점 공항으로 떠오른 걸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행객 숫자도 놀랍다. 청주공항의 여객 수용 능력은 한 해 500만명 정도다. 지난해 청주공항 이용객은 내·외국인 합쳐 약 467만명에 달했다. 최근 몇 년간 이용객이 급증하며 이제 ‘포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일본 시장의 변화가 극적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역대 최대 외국 탑승객(약 194만명)을 기록한 지난해, 일본 노선의 탑승률은 77.7%에 달했다. 특히 삿포로 노선은 91.8%로 압도적이었다. 이제 매월 평균 13만명가량의 일본인이 인천공항이 아닌 청주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는 한국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는 강한 신호다. 오랫동안 한국 관광은 인천공항~서울~부산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골든 루트’에 의존해 왔다. 충청, 전라, 강원 등은 동선의 바깥이었다. 그 난제를 청주공항이 풀어 가고 있다. 청주공항의 성장세는 중부권에 주어진 시험대다. 이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도록 충청권을 관광 패러다임 변화의 테스트 베드로 삼을 필요가 있다. 목표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방향은 정교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공항에서 관광지까지’의 동선을 끊김 없이 설계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개념이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다. 고정된 노선과 시간표 없이 이용자의 실시간 호출에 따라 운행 경로와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교통 모델이다. 청주공항을 DRT 허브로 삼을 경우 설계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외국인이 같은 방향의 여행객과 자동 매칭돼 합승 차량이 배차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본어·영어 인터페이스는 기본이고 예약부터 결제까지 단번에 처리돼야 한다. 둘째, 계절과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겨울 성수기에는 속리산·단양 방면에 집중 배치하고, 비수기에는 소규모 운행으로 효율을 유지하는 식이다. 셋째, 지역 숙박업소·식당·관광지의 데이터를 연동한다. 관광객의 이동 패턴이 쌓이면 다음 시즌 운행 계획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일본 돗토리현이 계절별 순환 버스와 DRT를 결합해 다이센산 일대에서 진행한 운행 체계가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청주공항의 슬롯(이착륙 분배) 문제도 대승적 차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청주공항이 ‘지연 출도착이 어색하지 않은 공항’이라 조롱받는 이유는 군과 슬롯을 공유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국가 안보와 관광산업을 같은 위치에 놓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거의 유일한 대안은 활주로 신설이라 보이는데, 이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 외풍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 숙박업소의 역할도 중요하다. 다국어 안내문, 지역 관광지 연계 패키지 제공 등은 기본이다. 관광객을 위한 ‘여행 컨시어지’ 기능을 숙박업소가 자연스럽게 수행한다면, 지역 전체가 하나의 관광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작은 변화들이 정교하게 맞물릴 때 패러다임도 변한다. 청주공항은 지금 그 문턱을 넘는 중이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기고] AI 시대, 데이터 강국의 길

    [기고] AI 시대, 데이터 강국의 길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새 출발한 것은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의 성능이 알고리즘 못지않게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에 좌우되는 시대에 국가는 데이터를 행정의 부산물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다뤄야 한다. 우리에게도 인구·고용·복지·산업·지역 데이터를 아우르는 방대한 자원이 있지만 그동안 부처와 기관의 벽을 넘지 못해 정책과 산업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 데이터처 출범은 이 단절을 해소하고 데이터로 국정을 설계하는 체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데이터처가 추진 중인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토대가 될 것이다. 핵심은 공공안전·재난 대응·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 가치가 큰 데이터를 국가가 책임지고 지정·관리하는 데 있다. 부처와 민간이 안전하게 연계·결합·분석할 수 있는 길도 연다. 이는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보자는 선언을 넘어 데이터 품질을 진단하고 메타데이터를 표준화하며 안전하게 활용하는 전 과정을 국가 책임 아래 두겠다는 의미다. 전문 지원 체계가 갖춰지면 데이터 보유기관의 부담은 줄고 민간의 혁신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다만 데이터 강국의 전제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데이터’다. AI 연구의 무게중심도 모델 규모에서 학습 데이터의 질로 옮겨 가고 있다. 데이터처가 추진하는 AI 친화적 메타데이터와 통계 온톨로지는 생성형 AI의 환각을 줄이고 데이터의 출처·정의·산식·갱신 주기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장치다. 정확성, 완전성, 일관성, 시의성 같은 품질 기준이 함께 작동해야 결합 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국민·기업·연구자가 같은 데이터를 놓고 토론할 수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도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AI를 활용해 품목별 가격 변동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상시 물가 모니터링 체계’나 통신, 기상 등 환경 변수를 융합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인구 밀집도 예측’은 국민에게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소득이동 데이터베이스(DB)·사회보장DB 같은 부처 간 융합데이터는 흩어진 정책 영역을 한 줄로 꿴다. 지역맞춤형 생활인구와 지역투자 동향 지표, 행정리별 생활 기반 통계지도도 부처 칸막이가 낮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고품질 데이터가 민간으로 흘러갈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데이터 산업의 자생력이 자란다. 동시에 국가데이터는 강한 권한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 통계 비밀보호, 민간 데이터의 정당한 권리, 자료 제공 기관의 부담을 함께 살피는 신뢰의 규칙이 필요하다. 비식별화와 안전한 분석환경, 장기 보존과 폐기의 투명한 기준은 활용을 늦추는 장벽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활용의 안전장치다. 특히 민감한 데이터일수록 미개방 자료의 구조를 보존한 재현자료 확대 등 새로운 방식을 통해 외부 전문가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가 제도 안에 자리잡아야 한다. AI 시대의 국가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모으느냐보다 얼마나 책임 있게 연결하고 정확히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정책이 평균이 아니라 생활의 차이를 보고 설계되도록 하는 것이 데이터 경쟁력의 핵심이다. 데이터처가 앞으로 범부처 협력의 중심에서 법과 기술, 신뢰를 함께 세워 간다면 한국은 데이터 소비국을 넘어 데이터로 정책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 데이터처가 여는 데이터 강국의 길은 국민이 믿고 쉽게 쓰는 데이터 위에서 더 안전하고 공정하며 유능한 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이영섭 동국대 통계학과 교수
  • 서울 민심의 ‘리트머스지’… 무대 바꾼 경찰 vs 나경원 보좌관[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서울 민심의 ‘리트머스지’… 무대 바꾼 경찰 vs 나경원 보좌관[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동작구는 양천·영등포와 더불어 서울 민심의 ‘리트머스지’로 꼽힌다. 20대 대선 당시 서울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5.7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50.56%였는데, 동작에선 각각 45.74%, 50.51%였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린 ‘을’은 ‘강동이 아닌 동작이 강남 4구’란 정서가 짙다. 나경원 의원이 3~5선을 한 배경이다. 탄핵으로 치러진 21대 대선조차 15개 동 중 이재명 대통령이 과반을 얻은 건 상도3동뿐이다. 8번의 구청장 선거는 진보·보수가 4번씩 이겼다. 총선에서 보수 거물 나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무대를 바꿔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선 나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정태 후보가 나섰다. 민선 8기 박일하 후보는 개혁신당으로 출마했다. “35년 경찰행정 경험 구정에 활용동작을 성수동 같은 핫플레이스로”민주당 류삼영 후보“동작은 서울의 지리적 중심입니다. 동작의 이점을 살린 특색 있는 개발로 성수동 같은 핫플레이스로 만들겠습니다.” 류삼영(62) 더불어민주당 동작구청장 후보는 25일 인터뷰에서 “사당역과 이수역, 노량진역 등은 유동 인구가 많지만 제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보행로를 확충해 자동차 도로로 단절된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등 맞춤형 개발을 통해 동작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4기 출신인 류 후보는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설립에 반대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징계받고 경찰복을 벗었다. 2024년 총선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엔 구청장 후보로 나섰다. 그는 “낙선한 뒤 쉬지 않고 구민을 만났다”면서 “35년 경찰행정을 경험했고, 이재명 정부와 발맞출 수 있는 제가 동작을 서초·강남·영등포 못지않은 곳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분야는 재건축”이라면서 “당선되면 구청장 직속 재개발 추진단을 만들어 개발 구역별로 매니저를 파견해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류 후보는 “젊은 인재가 많이 모이는 노량진 고시촌은 지역 발전 특구로 지정해 4차 산업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면서 “중앙대와 숭실대, 총신대와 협의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형 쇼핑몰·대기업 분사 유치로베드타운 아닌 자족도시 만들 것”국민의힘 김정태 후보“동작은 서울 중심에 있지만 베드타운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형 쇼핑몰, 대기업 분사 유치를 통해 자족도시로 만들어야 합니다.” 김정태(51) 국민의힘 동작구청장 후보는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나 백오피스(업무지원시설) 유치 여건이 충분하다”면서 “태평백화점이 폐점하면서 사라진 대형 쇼핑몰을 유치해 일과 여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자족도시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처음 동작에 터를 잡은 뒤 나경원 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한 김 후보는 충북대병원 상임감사(2023~2026년),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건설분과 부위원장(2026년)을 거쳤다. 그는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직접 관여했던 이수~과천 복합터널, 서리풀 터널 사업 등을 통해 정책이 어디서 막히고 어디서 풀리는지 지켜봐 왔다”면서 “동작이 필요로 하는 인물은 정치적 수사로 설득하려는 사람이 아닌 행정의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며 제가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당선되면 재개발·재건축을 투명하게 구민에게 공개하겠다”면서 “진행 단계와 행정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개판을 구청에 설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재건축은 속도만 강조하면 갈등이 폭발해 5년을 잃게 된다”면서 “권역별 묶음 설계, 절차 투명화, 약자 동반 정비사업 등 3가지 원칙으로 바르고 멀리 가는 정비사업을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초선 심정으로… 李가 부른다면 역할 가리지 않겠다”[6·3선거 재보선 후보 인터뷰]

    “초선 심정으로… 李가 부른다면 역할 가리지 않겠다”[6·3선거 재보선 후보 인터뷰]

    “청학역 중심 송도-연수 유기적 연결당·정부 막론 李에 도움 될 일 할 것” 6·3 국회의원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5일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 시민 반응이 훨씬 뜨겁다”며 “초선의 심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이날 인천 유세 도중 서울신문과 만나 “(복당 후 첫 선거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제가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항상 ‘생계형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는데 저 스스로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국민의 억울한 눈물을 닦아주는 그런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을 바꾼 힘, 연수를 새롭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송 후보는 “인천시장 선거 때는 지역이 넓어 깊게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구석구석 돌면서 연수의 속살을 많이 알게 됐다”며 남은 선거 운동 기간 주민 이야기를 경청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송도국제도시와 연수 원도심을 별개의 지역으로 볼 게 아니다. 두 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시너지가 난다”며 “제가 추진하는 ‘청학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은 그 핵심 축”이라고 설명했다. 청학역을 중심으로 제2경인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수인분당선, 주안송도지선을 엮어 교통 허브로 만들고 이를 송도국제도시, 남동국가산업단지와 연결해 인적·물적 교류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송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부터 이재명 대통령 시계를 차고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을 지키고 뒷받침하기 위한 선거”라며 “이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 보니 연수 시민들의 기대가 커진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김남준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는 데 대해선 “제 선거를 치르는 것도 벅찬 일이지만 전직 당대표이자 중진 의원 출신으로 송영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월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과연 어떤 게 이재명 정부에 가장 큰 도움이 될지, 당선이 되고 나서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공백기를 거쳐 복귀하는 만큼 제가 먼저 어떤 구체적 자리를 원하거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전체적인 정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저를) 부른다면 당의 역할이든, 외교·안보 등 정부 차원의 역할이든 가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 올해 정책금융 252조… 단순 대출 넘어 성장 엔진 돌린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올해 정책금융 252조… 단순 대출 넘어 성장 엔진 돌린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한국산업은행 ‘국민성장펀드 운영’“규모보다 산업 전반의 성장에 집중”IBK기업은행 ‘생산적 금융 모델 강화’“기술형 소상공인 육성에 자금 공급”수출입은행 ‘해외 수주와 수출 확대’“투자·보증·운영 결합한 패키지 지원” 연간 예산 규모가 700조원을 넘지만 재정만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복지·연금 등 의무지출 비중이 커지면서다. 또 첨단산업은 재정 집행이 몇 달만 늦어도 경쟁력이 흔들리는데, 연 단위 예산과 복잡한 절차 중심의 재정 시스템만으로는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52조원으로 잡고, 이 가운데 150조원 이상을 첨단전략산업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이 단순 지원 수단이 아니라 산업 성장의 ‘엔진’ 역할까지 맡기 시작한 셈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산업은행이 있다. 산은은 산업화 시기 자동차·조선·철강·반도체 등에 장기 시설자금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셀트리온·리벨리온·퓨리오사인공지능(AI) 같은 혁신기업 투자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운용까지 맡고 있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를 둘러싼 ‘대기업 투자 논란’에 대해 선을 긋는다. 단순히 대기업 한 곳에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협력사, 지역 인프라까지 후방 산업 전반으로 파급된다는 설명이다.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기업 규모보다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키우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서울신문에 “이번 정부 들어 생산적 금융이 화두가 된 것은 대한민국의 ‘진짜 성장’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며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운용을 산은에 맡긴 것도 산업·기업 분석 능력과 장기 시설자금 공급 경험, 인프라 금융 역량, 폭넓은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기술형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 저변을 넓히고 있다. 배전반·변압기 부품 업체 해종하이텍의 기술등급(T3)과 성장 가능성을 재평가해 약 37억원을 공급했고, 특허 8건과 인증 23건을 보유한 방송장비 업체 지니트에도 운전자금을 공급했다. 모두 직원 수 4~9명의 기업들이지만 전력·반도체·방송통신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 공급망에 연결돼 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담보보다 산업의 미래성과 기술 경쟁력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입은행은 생산적 금융의 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이른바 ‘K-마셜플랜’이다. 전력·담수화·액화천연가스(LNG)·공항·항만 같은 인프라 사업을 개별 사업으로 보지 않고 전후 복구 전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금융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투자·보증·운영 금융을 결합해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패키지 금융’ 모델에 가깝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중동의 총성이 멈추는 순간, 수은은 우리 기업과 함께 재건 현장의 맨 앞줄에 설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와 수출 확대를 적극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우주 읽고 드론 띄우고 지역 키우고… 현장 품은 금융의 대변신[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우주 읽고 드론 띄우고 지역 키우고… 현장 품은 금융의 대변신[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책상 위 숫자였던 금융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 여의도에서 출발한 돈이 위성의 눈과 뇌가 되고, 부산 앞바다에서 드론을 띄우며, 제주 기업을 키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몰렸던 자금이 기술과 산업, 지역으로 이동하는 ‘생산적 금융’ 실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인공위성 스타트업에 투자기술·성장성 함께 검토해 적극 지원자본 잠식 해소… 기업 경쟁력 강화25일 서울 여의도 텔레픽스 사무실.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는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 위성사진이 떠 있었다. 같은 장소를 찍은 ‘이전’과 ‘이후’ 영상이 겹쳐지자 활주로 일부가 검게 변했다. 엔지니어가 화면을 확대했다. “여기 보시면 항공기 최소 4대 이상이 파괴된 걸로 추정됩니다.” 인공지능(AI)이 기체 전면부와 날개 손상, 주변 화재 흔적까지 자동으로 표시했다. 현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위성 데이터와 AI만으로 피해 규모를 읽어낸 것이다. 텔레픽스는 자체 큐브위성 ‘블루본’과 AI 분석 솔루션 ‘샛챗’을 결합해 분쟁 지역과 산불, 원자재 흐름까지 분석하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경북 산불 때는 위성 사진 전후 비교를 통해 의성군 피해 면적을 약 108㎢로 계산했고, 글로벌 항만에 쌓인 원자재 규모도 위성 데이터로 읽어냈다. 은행 입장에서 이런 회사는 ‘익숙한 고객’이 아니었다. 공장 담보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도 부족한 기술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재무제표 대신 기술과 산업 가능성을 먼저 봤다. 우리은행은 투자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우선주로 전환해 텔레픽스의 자본잠식(누적 적자로 자본금이 줄어든 상태)을 해소했다. 이후에는 위성 운영 경험과 데이터 축적 능력, AI 모델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가 자금을 공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담보 부족으로 대출이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미래 기술력을 함께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텔레픽스는 최근 헝가리 정부의 지구관측 위성 프로젝트(HULEO)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카메라 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 IBK기업은행, 드론 기업에 51억 지원투자받은 후 다른 곳과 협업도 가능“자금 마련 어려움 풀고 경영에 집중”지난 22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비행 공역. 드론 프로펠러 8개가 동시에 굉음을 내자 대형 기체가 순식간에 떠올랐다. 강한 바닷바람에도 드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관제실 모니터에는 비행거리와 고도, 배터리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이곳은 해양드론기술이 운영하는 드론 배송 거점이다. 앱 ‘나라온’으로 주문하면 바다 위 선원들에게 드론이 직접 물건을 배달한다. 관계자는 “선원들이 짜장면과 멀미약도 주문한다”며 “바다 위 편의점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대 50㎏까지 운반 가능하다. 참치 어군 탐지 사업으로 성장한 해양드론기술은 최근 드론 배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황의철 대표는 “초기에는 자금 조달 부담 때문에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흐름이 바뀐 건 IBK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IBK창공’ 참여 이후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IBK벤처투자·IBK캐피탈 등 계열사를 통해 총 5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다른 투자사 협업도 쉬워졌다. 수주 선박은 2년간 12척에서 올해에만 20척이 추가됐고, 필리핀 선사와 6척의 계약도 따냈다. 하나증권, 지역 스타트업 발굴·육성투자처 서울서 지역 현장으로 이동자본시장 연결하는 ‘투자 사다리’생산적 금융은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사무실에는 스타트업 자료가 늘 빼곡히 붙어 있다. 투자 심사역들이 지역 기업 대표들과 연달아 미팅을 이어 가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올해 부산·제주·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지역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부산에서는 창경센터가 만든 59억원 규모 펀드에 하나증권이 직접 5억원을 넣었다. 대형 증권사가 부산 초기기업 투자에 참여한 첫 사례다. 자금의 80% 이상은 부산 기업에 투자된다. 제주에는 10억원 규모 AI·인공지능전환(AX) 투자 자금이 투입됐다. 핵심은 투자 판단의 중심이 서울에서 지역 현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역 창경센터가 기업을 발굴하면 금융사가 후속 투자와 자본시장 연결까지 맡는다. 지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과 증시로 이어지는 ‘투자 사다리’가 처음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 창경센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책 지원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민간 금융사가 직접 내려와 지역 기업을 키우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생산적 금융으로 총 43조 8980억원을 공급해 연간 목표액의 54.5%를 달성했다. 정부의 기업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투자와 대출이 동시에 빨라진 영향이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자금을 산업과 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 민형배, 전남 동·서남권 찾아 민생현장 ‘광폭 행보’

    민형배, 전남 동·서남권 찾아 민생현장 ‘광폭 행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 닷새 동안 광주와 전남 동부·서남권을 찾아 ‘광폭 유세’를 이어갔다. 민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광주지역 5개 자치구 전역을 돌며 지지층 결집과 투표 참여 호소에 집중했으며, 이튿날부터 전남 서남권과 동부권 유세에 본격 나섰다. 서남권 유세에서는 생활 밀착형 민생 행보가 이어졌다. 민 후보는 진도 조금시장과 해남 매일시장, 강진터미널과 완도 중앙시장을 돌며 민생경제와 농수산업 위기, 지역소멸 문제를 직접 청취했다. 동부권 유세에서는 산업 전환과 생태·관광 성장 전략 제시에 집중했다. 민 후보는 구례 5일장과 순천 웃장, 광양 옥곡 5일장, 여수 이순신광장과 수산시장 등을 잇달아 찾으며 권역별로 마련한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곳곳에서 벌어진 유세 현장에서는 민심의 호응이 뜨거웠다. 광주 양동시장에서는 상인들이 “꼭 당선돼 시장을 살려달라”며 손을 잡았고, 진도 조금시장에서는 “TV보다 더 젊어 보인다”는 상인의 농담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 후보의 고향인 해남의 매일시장에서는 을 찾았을 때는 “우리 남편도 마산면 사람”이라며 반가워하는 상인도 있었다. 민 후보는 때마침 점심 식사 중이던 상인들이 “한 숟가락 뜨고 가시라”고 권하자 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구례 5일장과 순천 웃장, 여수 수산시장에서도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곡성 장미축제장과 광주 수완지구 거리유세에서는 차량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시민도 많았다. 민 후보는 손을 흔드는 차량 번호를 직접 호명하며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는 등 현장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민 후보는 강행군 유세 속에서도 공동체 회복과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24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방문한 백양사·송광사에서는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라는 봉축 표어를 인용하며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공감했다. 이에 앞선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를 맞아 찾은 봉하마을에서는 추도식 도중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 후보들과의 정책 연대도 활발했다. 민 후보는 24일 광양의 매화, 곡성의 장미, 구례 산수유 축제를 하나로 연결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봄꽃 관광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정책 연대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정인화 광양시장 후보,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 장길선 구례군수 후보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민 후보는 “섬진강의 봄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봄으로 만들겠다”며 “개별 축제를 연결해 세계인이 찾는 K-봄 관광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25일 여수에서는 서영학 민주당 여수시장 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와 여수국가산단 미래산업 전환, 해양관광·마이스 산업 육성 방안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두 후보는 여수를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마이스 거점으로 육성하고, RE100 기반 미래형 산업 전환과 여수엑스포장 활성화에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남해안 관광·생활경제 현장 행보도 이어졌다. 민 후보는 이날 여수 이순신광장과 수산시장, 순천 웃장, 곡성 장미축제장을 잇달아 찾으며 관광·생태·생활경제 현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어 광주 신창IC 퇴근인사와 수완지구 거리유세를 통해 직장인과 청년층 등 도시 생활권 민심 공략에도 나섰다. 선거 초반 닷새 동안 민주당 원팀 행보와 지도부 지원 유세도 뜨거웠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4일 민 후보와 함께 순천·광양·담양·여수 등을 돌며 통합특별시장 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진도 유세에는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함께 했고, 순천 유세에는 손훈모 순천시장 후보와 오하근 전 전남도의원이 함께하며 민주당 결집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민 후보는 “민주당은 하나로 힘을 모을 때 늘 승리했다”며 “여수·순천·광양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민 후보가 선거 시작 이튿날인 22일부터 25일까지 전남지역 유세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총 1443km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360km를 이동하는 강행군으로, 광주와 해남 땅끝마을을 6차례 오가는 거리다. 민 후보의 ‘전남광주대전환’ 선대위는 “이번 선거는 통합특별시의 성공적인 출범과 전남광주 미래 성장판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남은 선거기간에도 시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며 투표 참여 운동과 현장 유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재선 도전’ 최재훈 국힘 달성군수 후보…“중단 없는 지역 발전 완성”

    ‘재선 도전’ 최재훈 국힘 달성군수 후보…“중단 없는 지역 발전 완성”

    재선 도전에 나선 최재훈 국민의힘 대구 달성군수 후보가 ‘중단 없는 지역 발전’을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40세로 전국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된 최 후보는 “대형 사업을 반드시 완성해 지역민께서 맡겨주신 책임을 끝까지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5일 최 후보 측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그는 “지난 4년은 더 큰 달성의 미래를 설계하고 단단한 기반을 준비해온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달성의 연속성 있는 발전을 위해 이번 재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군민을 향한 무거운 책임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초선 임기 동안 일궈낸 굵직한 성과를 내세웠다. 제2국가산업단지 추진과 국가 로봇테스트필드 유치, 대구산업선 철도 및 도시철도 1호선 연장 추진,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확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 후보는 “달성의 미래 성장 기반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왔다”며 “현재 달성군은 전국 군 단위 인구 1위, 10년 연속 출생아 수 1위라는 대기록을 쓰고 있다”고 군정 운영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여기에 청렴도와 안전지수, 혁신평가 등 행정 전반에서도 대외적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공인받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달성 미래를 위한 5대 비전으로 ▲경제 도시 ▲교통 도시 ▲교육 도시 ▲문화관광 도시 ▲체감복지 도시 등을 제시했다. 최 후보는 “군민의 삶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는 달성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선거 기간 형식적인 유세에 그치지 않고, 9개 읍·면의 민생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 군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슴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 우주 읽고 드론 띄우고 지역 키우고…현장 품은 금융의 대변신[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우주 읽고 드론 띄우고 지역 키우고…현장 품은 금융의 대변신[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담보 대신 기술… 금융이 우주로 갔다 대출 넘어 투자로… 바다 위 드론 키운 생산적 금융지역까지 내려간 돈… 금융권 ‘생산적 금융’ 속도전 책상 위 숫자였던 금융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 여의도에서 출발한 돈이 위성의 눈과 뇌가 되고, 부산 앞바다에서 드론을 띄우며, 제주 기업을 키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몰렸던 자금이 기술과 산업, 지역으로 이동하는 ‘생산적 금융’ 실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대신 기술’에… 위성 선점한 우리은행 25일 서울 여의도 텔레픽스 사무실.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는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 위성사진이 떠 있었다. 같은 장소를 찍은 ‘이전’과 ‘이후’ 영상이 겹쳐지자 활주로 일부가 검게 변했다. 엔지니어가 화면을 확대했다. “여기 보시면 항공기 최소 4대 이상이 파괴된 걸로 추정됩니다.” 인공지능(AI)이 기체 전면부와 날개 손상, 주변 화재 흔적까지 자동으로 표시했다. 현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위성 데이터와 AI만으로 피해 규모를 읽어낸 것이다. 텔레픽스는 자체 큐브위성 ‘블루본’과 AI 분석 솔루션 ‘샛챗’을 결합해 분쟁 지역과 산불, 원자재 흐름까지 분석하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경북 산불 때는 위성 사진 전후 비교를 통해 의성군 피해 면적을 약 108㎢로 계산했고, 글로벌 항만에 쌓인 원자재 규모도 위성 데이터로 읽어냈다. 은행 입장에서 이런 회사는 ‘익숙한 고객’이 아니었다. 공장 담보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도 부족한 기술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재무제표 대신 기술과 산업 가능성을 먼저 봤다. 우리은행은 투자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우선주로 전환해 텔레픽스의 자본잠식(누적 적자로 자본금이 줄어든 상태)을 해소했다. 이후에는 위성 운영 경험과 데이터 축적 능력, AI 모델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가 자금을 공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담보 부족으로 대출이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미래 기술력을 함께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텔레픽스는 최근 헝가리 정부의 지구관측 위성 프로젝트(HULEO)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카메라 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 ●대출에서 투자로… 드론 띄운 기업은행 지난 22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비행 공역. 드론 프로펠러 8개가 동시에 굉음을 내자 대형 기체가 순식간에 떠올랐다. 강한 바닷바람에도 드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관제실 모니터에는 비행거리와 고도, 배터리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이곳은 해양드론기술이 운영하는 드론 배송 거점이다. 앱 ‘나라온’으로 주문하면 바다 위 선원들에게 드론이 직접 물건을 배달한다. 관계자는 “선원들이 짜장면과 멀미약도 주문한다”며 “바다 위 편의점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대 50㎏까지 운반 가능하다. 참치 어군 탐지 사업으로 성장한 해양드론기술은 최근 드론 배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황의철 대표는 “초기에는 자금 조달 부담 때문에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흐름이 바뀐 건 IBK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IBK창공’ 참여 이후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IBK벤처투자·IBK캐피탈 등 계열사를 통해 총 5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다른 투자사 협업도 쉬워졌다. 직원 수는 2023년 11명에서 현재 60명 이상으로 늘었다. 수주 선박은 2년간 12척에서 올해에만 20척이 추가됐고, 필리핀 선사와 6척의 계약도 따냈다. ●“4대 금융 돈 받아보긴 처음”… 하나가 지역에 놓은 ‘투자 사다리’ 생산적 금융은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사무실에는 스타트업 자료가 늘 빼곡히 붙어 있다. 투자 심사역들이 지역 기업 대표들과 연달아 미팅을 이어 가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올해 부산·제주·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지역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부산에서는 창경센터가 만든 59억원 규모 펀드에 하나증권이 직접 5억원을 넣었다. 대형 증권사가 부산 초기기업 투자에 참여한 첫 사례다. 자금의 80% 이상은 부산 기업에 투자된다. 제주에는 10억원 규모 AI·인공지능전환(AX) 투자 자금이 투입됐다. 핵심은 투자 판단의 중심이 서울에서 지역 현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역 창경센터가 기업을 발굴하면 금융사가 후속 투자와 자본시장 연결까지 맡는다. 지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과 증시로 이어지는 ‘투자 사다리’가 처음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 창경센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책 지원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민간 금융사가 직접 내려와 지역 기업을 키우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생산적 금융으로 총 43조 8980억원을 공급해 연간 목표액의 54.5%를 달성했다. 정부의 기업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투자와 대출이 동시에 빨라진 영향이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자금을 산업과 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 재정에서 금융으로 ‘산업 엔진’ 이동…투자 국가 시대 열렸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재정에서 금융으로 ‘산업 엔진’ 이동…투자 국가 시대 열렸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1회]

    재정으론 부족했다… 금융이 산업 성장 엔진으로산은은 국민성장펀드로, 기업은행은 기술 소상공인으로수은은 ‘K-마셜플랜’… 생산적 금융 무대 확장 연간 예산 규모가 700조원을 넘지만 재정만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복지·연금 등 의무지출 비중이 커지면서다. 또 첨단산업은 재정 집행이 몇 달만 늦어도 경쟁력이 흔들리는데, 연 단위 예산과 복잡한 절차 중심의 재정 시스템만으로는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52조원으로 잡고, 이 가운데 150조원 이상을 첨단전략산업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이 단순 지원 수단이 아니라 산업 성장의 ‘엔진’ 역할까지 맡기 시작한 셈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산업은행이 있다. 산은은 산업화 시기 자동차·조선·철강·반도체 등에 장기 시설자금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셀트리온·리벨리온·퓨리오사AI 같은 혁신기업 투자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운용까지 맡고 있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를 둘러싼 ‘대기업 투자 논란’에 대해 선을 긋는다. 단순히 대기업 한 곳에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협력사, 지역 인프라까지 후방 산업 전반으로 파급된다는 설명이다.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기업 규모보다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키우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서울신문에 “이번 정부 들어 생산적 금융이 화두가 된 것은 대한민국의 ‘진짜 성장’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며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운용을 산에 맡긴 것도 산업·기업 분석 능력과 장기 시설자금 공급 경험, 인프라 금융 역량, 폭넓은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위 정책금융 역량과 산업 육성 경험을 총결집해 미래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기술형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 저변을 넓히고 있다. 배전반·변압기 부품 업체 해종하이텍의 기술등급(T3)과 성장 가능성을 재평가해 약 37억원을 공급했고, 특허 8건과 인증 23건을 보유한 방송장비 업체 지니트에도 운전자금을 공급했다. 모두 직원 수 4~9명의 소규모 기업들이지만 전력·반도체·방송통신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 공급망에 연결돼 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담보보다 산업의 미래성과 기술 경쟁력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입은행은 생산적 금융의 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이른바 ‘K-마셜플랜’이다. 전력·담수화·액화천연가스(LNG)·공항·항만 같은 인프라 사업을 개별 사업으로 보지 않고 전후 복구 전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금융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단순 대출이 아니라 투자·보증·운영 금융을 결합해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패키지 금융’ 모델에 가깝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중동의 총성이 멈추는 순간, 수은은 우리 기업과 함께 재건 현장의 맨 앞줄에 설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와 수출 확대를 적극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남권 찾은 정원오 “강북·서남권 교통 격차 해소…교통 공약 발표”

    서남권 찾은 정원오 “강북·서남권 교통 격차 해소…교통 공약 발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5일 “강북·서남권처럼 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역의 이동권부터 확실히 바꾸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촘촘한 대중교통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서울 강서구, 양천구, 금천구, 영등포구 등 서남권 4개 지역을 잇달아 찾으며 첨단 산업 육성 비전, 교통 인프라 구축, 주거 환경 ‘착착 개선’ 등을 통한 ‘서남권 대도약’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심야 ‘서브웨이 팔로워 버스’와 서울형 공공셔틀버스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서울 시내 교통혁명’ 공약을 발표하면서 “교통 불평등은 단순한 이동 문제를 넘어 시민 삶의 격차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 후보는 버스노선을 지하철 중심 체계에 맞춰 재편하는 ‘심야 서브웨이 팔로워버스’와 서울형 공공셔틀버스를 도입해 ‘30분 통근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환승 체계와 버스 인프라를 개선해 지하철 역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버스 의존도가 높은 강북·서남권의 교통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는 강서구 마곡나루역 앞 지역유세에서 “민주주의하에서 선거는 일 잘하는 사람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것이고 일 못하는 사람은 투표로 심판해서 바꿔서 새롭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 잘하는 대통령 뽑았듯이 이제는 서울 차례”라면서 “일 잘하는 서울시장 뽑아서 우리도 효능감 좀 느껴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후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앞 지역유세에선 “저는 ‘착착 개발’로 목동 아파트 재건축 그리고 신월동, 신정동, 목동 재개발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추진해서 노후화된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삼성역 부실시공이 언론에 공개됐음에도 지금까지 한 번도 찾아가지도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가지 않은 것은 오세훈 시장의 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금천구 씨티렉스쇼핑몰 앞 지역유세에서 “교통이 불편한 사각지대마다 마을버스와 공공셔틀버스를 투입해서 여러분들의 출퇴근길을 집에 나와서 5분 내에 만날 수 있도록 교통이 편한 금천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 잘하는 대통령, 일 잘하는 시장, 일 잘하는 국회의원, 일 잘하는 구청장이 힘을 합치고 시의원, 구의원들이 같이 힘을 뭉친다면 금천구 발전에 날개를 달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집중 유세에서도 “상습 수해 지역이던 성수동을 예방 위주로 해서 최근 5년 동안 침수 사고 제로를 만들었고, 최근 5년 동안 대형 인명 사고, 안전사고 제로를 만들었다”면서 “이런 실력으로 서울을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자연재난에 요행 없다”…인천시, 3중 방어벽 구축

    “자연재난에 요행 없다”…인천시, 3중 방어벽 구축

    인천시가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후재난에 대비해 농축수산 분야 전반에 걸친 ‘3중 방어벽’ 구축에 나섰다. 시는 농업용 저수지와 방조제, 축산·수산시설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과 재해보험 지원, 24시간 상황실 운영 등을 포함한 농축수산 재해예방 종합대책을 본격 가동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우선 지난 한 달간 관내 농업용 저수지 56곳과 방조제 114곳, 시설하우스 등 재해 취약시설에 대한 전수 안전점검을 완료했다. 특히 총저수량 20만 ㎥ 이상 대형 저수지 20곳에 대해서는 3년 주기의 실전형 비상대처훈련을 실시해 집중호우와 제방 붕괴 등 극한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 수산 분야 대응도 강화된다. 시는 오는 6월까지 낚시어선과 양식장 시설을 집중 점검하고, 지역 내 13개 지방어항의 안전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또 기상특보 발효 시 즉시 어선 출항을 통제하고 양식시설 결박 조치에 들어가는 등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축산농가 지원과 재해보험 확대도 추진된다. 시는 폭염 피해에 취약한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냉방시설 설치를 긴급 지원하고, 총 54억 원 규모의 농·축산업 재해보험 가입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를 줄이고 영농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시는 이와 함께 오는 10월까지 ‘재해대책 상황실’을 상시 운영하며 시와 군·구 간 실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장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폭염 대응과 온열질환 예방수칙 홍보도 병행한다. 시는 이번 대응체계를 시설 점검과 현장 대응, 사회적 안전망을 결합한 ‘3중 방어벽’으로 설명했다. 사후 복구보다 사전 예방 중심으로 재난 대응 체계를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 [홍기빈의 미래완료] 이란 전쟁 이후의 AI 산업

    [홍기빈의 미래완료] 이란 전쟁 이후의 AI 산업

    시장은 ‘리질리언트’ 즉 회복탄력성이 크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온갖 악재에도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해 비관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급속한 주가 회복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해석들을 자주 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일파만파의 상황 전개, 특히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상황에서도 그러한 낙관적인 해석이 장기적으로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섣부른 비관론을 펼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상황에서 어떤 조건이 창출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 AI 산업이 아직 경제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이룬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AI는 자본재의 성격과 소비재의 성격이 모두 있지만, 두 부문 모두에서 아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구독료 수입은 분명히 늘고 있지만 이것이 현재의 폭증하는 투자를 감당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히 투자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추론 비용도 함께 늘고 있다는 문제이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을 위해 빅테크 어느 곳도 이 비용을 감당할 만큼 구독료를 인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기업들끼리의 거래에서도 수익 전망이 밝지 않다. AI를 구입한 기업들이 단순히 기존 인력을 해고하고 대체하는 용도가 아니라 실제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루어야 하지만,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일을 이루어 내는 기업은 아직 18개 기업 중 1개꼴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AI 빅테크 기업들끼리는 상호 순환 출자 등에 의존하면서 내부의 자금 순환으로 장부를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가능할 수는 없다. AI 기업들은 조만간 외부로부터 실제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론적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은 이전의 절반인 0.7%로 떨어졌으며 4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실업률은 4.4%에 달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환경 전체를 바꾸어 놓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과 금리 상승 압박 두 가지만을 생각해 보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는 사라졌고, 금리 상승은 현실적인 가능성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화될 수 있다. 그리고 에너지 비용 또한 크게 상승했다. 현재의 AI 산업은 전기와 유동성 두 가지를 한없이 잡아먹으며 연명하고 있다. 그런데 에너지 비용 상승과 신용 조달 비용이 모두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벌써 AI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위치를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으며,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도 대응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모두 비용 상승의 압박을 낳을 것이며, 현재와 같이 미래 수익의 꿈에 의지해 자가발전할 수 있는 상태를 빨리 정리하라는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글이 화제였다. AI는 물론 그것과 결합된 제조업과 소비재들의 등장이 다가오면서 반도체는 이제 특정 산업의 중간재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 문명 전체를 떠받치는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기본적인 물건이 될 것이며, 이는 어쩌면 반도체 산업이 기존 순환 주기를 벗어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규모 이윤을 낳는 기초 인프라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논하면서, 그에 적합한 거시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분명한 설득력과 중요한 적실성을 가진 고민임은 틀림없지만, 이란 전쟁 이후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고려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많은 이들이 이란 전쟁의 조속한 종식과 그 이전의 정상 상태로의 회귀를 기대하고 있다. 전쟁의 끝이 임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가져온 충격은 지구적 경제의 구조를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을지도 모른다. AI 산업도, 반도체 산업도, 이러한 새로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라면 이제 절반에 불과한 것이 될 수 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반도체’ 평택·화성·용인, 서울보다 전기 더 썼다

    ‘반도체’ 평택·화성·용인, 서울보다 전기 더 썼다

    평택·화성·용인 연간 합계 54.1TWh서울 50.4TWh… 평택·화성 85% 차지 한전은 원자재값 올라도 요금 동결전기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에 한숨“200조 부채에도 적자 폭 더 커질 듯” 국내 반도체 산업의 ‘메카’인 경기 평택과 화성, 용인 세 곳에서 소비되는 전기량이 서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산업과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빨아들이는 업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며 국내 전력 소비량은 해마다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는 200조원이 넘는 ‘부채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논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팔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왜곡된 전기요금 구조 탓이다. 에너지전환포럼과 그린피스가 전력거래소 통계를 분석한 결과 경기 평택·화성·용인의 전력 소비량이 2024년 기준으로 서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자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평택 21.77TWh(테라와트시), 화성 21.37TWh, 용인 11.09TWh로 집계됐다. 세 지역의 합산 전력 소비량은 54.14TWh로 930만 인구가 사는 서울시의 전력 소비량 50.4TWh보다 많았다. 평택 한 곳에서 소비되는 전력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21.9TWh)과 맞먹었다. 국내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 인프라가 있는 울산, 여수 등의 전력 소비량도 많았다. 이는 전력 소비량이 첨단 산업의 발달과 비례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과 AI 산업 발전으로 앞으로 전력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전기 수요가 급증해도 전기를 공급하는 한전의 경영 위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국내 전기요금이 시장 논리보다 정치적인 이유와 국민 복지·물가 정책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발전 단가를 결정하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전기요금 동결’로 기업과 개인에게 가는 부담을 적자로 흡수하는 구조가 고착화했다.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오르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경제의 기본 원리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낮은 시기에도 높은 마진을 붙이지 못한다. 많이 팔수록 구조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비용이 늘어나는 기형적인 역마진 구조에 갇혀 있는 셈이다.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 했을 때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지 않아 한전은 막대한 적자와 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부채를 갚는 데 전력을 다했지만 아직 206조원이 남아 있다. 한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4조 39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영업이익은 3조 7842억원으로 0.8% 증가하며 깜짝 실적을 냈다. 하지만 중동전쟁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2분기부터는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전기요금 구조로는 한전이 또다시 원가 충격을 적자로 흡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올리자는 말도 못 꺼내는 상황에서 한전의 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처럼 직원들이 월급을 반납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 [사설] 완판 국민성장펀드, 투명 운용으로 혁신성장 마중물을

    [사설] 완판 국민성장펀드, 투명 운용으로 혁신성장 마중물을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첫날 6000억원 규모의 87%가 팔리며 사실상 완판됐다. 증권사 온라인 물량은 10분 만에 동났고,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개점 전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3주에 걸쳐 판매하려던 물량이 하루 만에 소진된 것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 기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컸음을 보여 준다. 금융위원회는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등만 가입할 수 있게 한 서민형 비중을 20%로 배정했는데, 은행권 실제 판매에서는 이 비율이 40%에 육박했다. 최대 40% 소득공제, 배당소득 9.9% 분리과세, 손실 20% 정부 우선 부담이라는 파격적 혜택이 5년 환매 제한이라는 한계를 상쇄하며 서민의 목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흥행이 펀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 출시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일반 국민 평균 수익률이 연 2.37%, 재정 보전을 빼면 0.7%대에 그쳤다. 국민성장펀드가 원금 보장 없는 최고 위험단계 상품임도 잊어선 안 된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하반기 추가 공급도 신중해야 한다. 하반기 6000억원을 더 모으면 재정도 1200억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 당초의 5년 단계적 조성 계획이 흔들리면 내년 이후 모집에도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단기간에 자금이 몰리면 펀드 운용사들이 양질의 투자처를 충분히 발굴하지 못해 부실 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선착순 대신 추첨제를 병행하고 청년·지역 배정 물량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참여 기회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펀드 성공의 진정한 잣대는 자금이 흘러들어간 산업의 도약 여부다. AI·반도체·이차전지 등 투자 대상 12개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열리고, 가입자도 의미 있는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들 산업이 성과를 내면 정책펀드에 기대지 않고도 같은 섹터를 겨냥한 민간 펀드와 벤처캐피털이 자생적으로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 ‘치유의 꽃’ 활짝 핀 태안… 30일간 183만명 힐링

    ‘치유의 꽃’ 활짝 핀 태안… 30일간 183만명 힐링

    원예산업·치유농업 가능성 증명특별관마다 주말 7000명씩 발길생산유발 3667억 등 경쟁력 확인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예 치유를 주제로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양공원에서 열린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방문객 180만명을 넘어서며 대한민국 원예 치유 산업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30일간 꽃지해안공원 일원에서 펼쳐진 박람회가 24일 폐막했다. 누적 방문객은 183만 1682명을 기록했다. 박람회는 ‘자연에서 찾는 건강한 미래’를 주제로 꽃과 치유를 결합한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감상’ 위주의 기존 꽃 박람회와 차별화된 특별관·국제교류관·치유농업관·산업관 등은 원예산업과 치유농업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원의 초대, 황금 화원, 빗방울 정원, 꽃의 속삭임, 꽃밭의 낮잠, 나비의 숲 등 총 6개 특별관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치유 체험 등이 결합한 특별관마다 주말에는 하루 7000명 이상의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13만 송이 튤립이 화려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광장 정원은 중앙광장 시계탑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또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 22개의 야외정원마다 방문객들에게 인생 사진을 선물했다. 세계 각국 정원문화도 연일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박람회를 계기로 태안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박람회 기간 총소비지출액은 1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산유발효과 3667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374억원, 취업유발효과 2909명이다. 국제박람회로서의 성과도 거뒀다. 해외 35개 국가와 국내외 151개 기업들이 박람회에 참여했다. 수출상담회에서는 화훼·치유·헬스·푸드 분야에서 해외 바이어들과의 90억원 규모 업무협약(MOU)이 이어졌다. 부모와 함께 폐막식을 찾은 한 30대 부부는 “아이부터 부모님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박람회였다”며 “태안의 자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특별했다”고 말했다. 홍종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박람회 성과를 바탕으로 충남과 태안을 대한민국 대표 ‘국제 원예치유 도시’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인사가 만사”…민형배, 통합특별시 인재 발굴 나섰다

    “인사가 만사”…민형배, 통합특별시 인재 발굴 나섰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통합특별시의 미래 산업전략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비전을 함께 설계할 인재 발굴에 나섰다. 민 후보 선대위는 2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려 있다”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신성과 전문성, 현장 경험 그리고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폭넓게 추천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천 대상 분야는 AI, 반도체, 모빌리티, 에너지, 문화콘텐츠, 바이오헬스, 통합돌봄, 도시혁신, 관광, 농축수산업, 농생명, 해양, 청년창업 등이다. 민 후보 측은 민형배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인재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연구기관·대학·스타트업·시민사회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지역 안팎의 인재를 폭넓게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재 발굴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산업과 현장을 이해하고 미래 발전전략을 마련·실행할 수 있는 실용형 혁신 인재 풀을 구축하기 위한 구상이다. 민 후보 측은 ‘인재영입TF’를 꾸려 추천받은 인재를 대상으로 전문성, 조직운영 능력, 행정 환경 적응력,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복안이다. 민 후보 선대위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기존 행정의 연장선이 아니라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 모델을 만드는 일”이라며 “좋은 정책도 결국 사람이 실행해야 성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을 아는 사람, 현장을 아는 사람, 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찾겠다”며 “통합특별시의 성장 엔진이 될 인재들을 추천해달라”고 강조했다. 인재 추천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추천인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미래인재 추천 링크(https://link24.kr/7x8X4gt)에 접속해 추천 대상자의 성명, 소속과 직함, 전문 분야, 주요 경력과 활동 등을 입력하면 된다. 한편, 민 후보는 이날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순천 송광사부터 광양, 여수까지 전남 동부권에서 총력 유세를 펼쳤다. 특히 이날 민 후보 유세에는 정청래 당대표가 주요 일정에 동행, 민주당 지지층 결집과 투표 참여 독려에 힘을 보탰다. 민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장성 백양사 주지스님과의 아침 공양을 시작으로, 정 대표와 함께 순천 송광사 주지스님 차담 후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민형배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불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지역 공동체의 화합과 상생을 기원했다. 민 후보는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봉축드린다”며 “부처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모두가 평안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 후보와 정 대표는 이어 곡성·구례·광양 정책 공동선언문 채택과 옥곡5일장 민생 탐방, 담양 유세까지 함께 소화하며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민 후보는 또 여수 부영3단지 사거리 유세 현장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적 출범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높은 투표율과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 후보 선대위는 “통합특별시의 안착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투표율 제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푸틴, 이러다 전쟁 패배?…본토 뚫린 러시아, 1700㎞ 밖에서 공격 받아 [핫이슈]

    푸틴, 이러다 전쟁 패배?…본토 뚫린 러시아, 1700㎞ 밖에서 공격 받아 [핫이슈]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에서 무려 1700㎞ 떨어진 러시아 페름 지역의 화학 공장을 공격해 생산을 중단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엑스에 “러시아 메타프락스 화학 공장을 공격해 생산을 중단시켰다”면서 “이번 공격은 러시아 화학 산업에 대한 중요한 장기 제재”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은 해당 공장은 러시아 군수업체 수십 곳에 제품을 공급해 왔으며, 특히 항공기 부품과 드론, 미사일 엔진, 폭발물 제조업체 등이 주요 거래처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요 군수산업 시설 중 한 곳을 공격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감사를 표한다. 해당 공장은 단순한 민간 화학 시설이 아니라 러시아 무기 생산의 상류 공급망”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은 공장 부지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에 사용한 무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화학 산업 시설 집중 타격하는 우크라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화학 산업시설뿐 아니라 석유 시설에 대해 집중 공격을 가해왔다. 앞서 지난 22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에 “우크라이나 군이 밤새 러시아 야로슬라블 지역의 정유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야로슬라블은 우크라이나에서 약 70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키리시 정유시설, 우크라이나에서 1500㎞ 이상 떨어진 페름주 정유시설 등을 목표로 한 공습을 감행해 왔다. 특히 투압세 정유공장은 수일간 화재가 계속되면서 인근 지역에 오염물질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이달 들어 전날까지 러시아 석유 시설 11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집요한 석유 시설 공격은 러시아의 유정 폐쇄를 압박하고 있다. 유정은 정유시설 가동 중단 등으로 한번 생산량을 줄이면 산유량을 회복하기 어렵고 아예 불능화되기도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9일 SNS에 “러시아 석유 기업들이 유정 폐쇄에 직면해 있다. 이는 러시아에 매우 큰 고통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우크라가 학생 기숙사 공격, 10여명 사망”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란 전쟁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격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학교 기숙사를 공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22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에서 스타로빌스크 대학의 건물과 학생 기숙사를 공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현재까지 사망한 사람은 최소 16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도 40여 명에 이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숙사 주변에는 군사 시설이 없다. 방공 시스템을 노린 공격이라고 변명할 근거도 없다”며 “드론 16기가 같은 장소를 세 차례 타격했고 이는 실수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우크라이나가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는 주장은 조작된 정보”라며 “우리는 스타로빌스크 대학 인근의 루비콘 부대(드론 부대) 사령부 중 하나를 타격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 김대중 통합교육감 후보 ‘500만 메가시티’ 교육혁명 승부수…“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김대중 통합교육감 후보 ‘500만 메가시티’ 교육혁명 승부수…“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전남·광주 교육계가 ‘통합’과 ‘특성화’를 축으로 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교육감 후보가 내세운 ‘500만 메가시티’ 비전은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 생존 구조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교육과 산업, 복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차별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는 24일 곡성·구례·벌교 등을 잇달아 방문해 지역민을 만나며 적극적인 유세에 펼쳤다. 김 후보는 특히 지역 위기의 본질을 “교육 사슬의 단절”로 규정하며 “교육이 무너지면 청년이 떠나고, 결국 지역 공동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어 “초·중·고 교육이 대학과 일자리, 정주 여건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지방소멸이 가속화됐다”며 “김 후보가 제시한 통합교육 모델은 끊어진 연결고리를 복원하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이 강조하는 핵심은 ‘사람이 머무는 지역’을 만드는 교육 체계다. 그동안 혁신도시 조성이나 기업 유치 등 다양한 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됐지만 인구 감소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전남과 광주를 하나의 교육 생태계로 묶어 “아이 교육 때문에라도 전남·광주로 가고 싶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교육 경쟁력이 곧 정주 경쟁력이라는 논리다. 김 후보 측은 오는 2026년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2050년 ‘500만 메가시티’ 완성을 목표로, 교육·일자리·복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이번 공약 가운데 주목받는 분야는 ‘중학교 Food 특성화 교육’이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을 공교육 단계에서부터 도입해 지역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특성화 교육을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와 교육을 직접 연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역 농생명 산업과 식품산업 기반이 강한 전남의 특성을 반영해 미래형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러한 모델이 청소년들의 지역 정착 기반을 강화하고, 동시에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특성화 교육 성공 사례가 축적될 경우 외부 교육 수요까지 흡수해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구상이 단순한 선거용 구호를 넘어 지방소멸 대응 전략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이제 지방의 경쟁력은 산업단지 규모보다 교육 생태계에서 갈린다”며 “교육과 일자리, 복지를 하나로 묶는 접근은 기존 지역정책과는 결이 다른 시도”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며 “전남·광주 통합교육은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우동선] 지방선거 관심 저조, 이색 공약에 유권자 ‘솔깃’

    [우동선] 지방선거 관심 저조, 이색 공약에 유권자 ‘솔깃’

    6·3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각 후보의 이색 공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경험 등에 기반한 아이디어가 선거 참여를 유인하는 단비가 되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대전형 경력 보유 여성 성장 사다리’를 내놨다. 허 후보는 여성새일센터 중심 직업훈련에서 나아가 구직지원금·인턴십·고용장려금을 하나로 연결한 통합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임신·출산·육아·가족 돌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전업주부, 장기 경력 공백 여성 등이 대상이다. 경력 보유 여성에게 월 30만원의 구직지원금을 최대 3개월간 지급하고 인턴십(2~3개월)을 연계한다. 채용 기업에는 고용장려금을 지원해 구직을 원하는 여성 채용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는 시민 참여형 건강 인센티브 제도인 ‘건강 캐시’를 건강·복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3GO 건강 캐시(걷GO·타GO·받GO)’는 걷기·달리기 활동과 자전거·대중교통 이용 실적을 통합 관리해 현금성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했다. 시민이 월 20일 이상 활동하면 월 최대 4만원, 4인 가족 기준 연간 최대 192만원의 혜택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대전형 시민참여 공공 헬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기반 데이터 수집·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과 달리 충남은 무산된 행정통합이 화두다. 충남지사에 도전한 박수현 민주당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모두 임기 내 통합을 실현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박 후보는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과 충남의 첨단 제조·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해 수도권과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취임 즉시 행정통합 협의체를 가동해 연내 통합법 당론 채택과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충남·대전 통합으로 경제과학 수도를 완성하고 제1청사를 홍성 내포신도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2028년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시장을 선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어르신 프리미엄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약속했다. 75세 이상 노인과 요양시설 입소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단백결합 백신 접종비 우선 지원과 접종 이력 관리, 찾아가는 접종 상담 체계 구축 등을 담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교육감 후보들은 공약을 통해 유권자에 어필하는 모양새다. 대전시 교육감에 도전한 맹수석 후보는 ‘학교 체육 활성화’를 강조한다. 맹 후보는 학교별로 아침 시간을 활용해 스포츠 동아리와 건강 체력 교실 등을 지원하고 지역별 교육장배 스포츠클럽 대회를 부활해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 증진과 인성교육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성광진 후보는 학교 평등 예산제와 교육취약지역 지원을 통해 지역과 계층에 따른 교육 기회 차이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성 후보는 교육 격차가 단순 성적 문제가 아니라 교육 기회와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교육 취약지역에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고, 기초 학력과 진로·진학 지원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영춘 충남 교육감 후보는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 교육 활동 중에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소송을 ‘국가책임제’로 전환해 교사의 면책 기준 강화를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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