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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쇄신·시국진정 “양면포석”/노 총리 퇴진의 뜻과 개각전망

    ◎“미루면 민심수습 실기”… 당 의견 수용/김 대표 위상강화,「노­YS」라인 구축/후임 총리 현승종·최호중·정원식·조순씨 물망 노재봉 국무총리의 전격적인 사표제출로 총리를 포함한 내각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각의 시기는 24일께 단행될 것으로 보이며 그 폭은 4∼5명으로 소폭이 될 가능성이 크나 내각의 얼굴인 총리가 포함됨으로써 내용면에서는 사실상 전면개각의 성격을 띠게 될 것 같다. 후임 총리로는 현승종 한림대 총장,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정원식 전 문교장관,조순 전 부총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후임 총리 인선기준과 관련,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인품이 중후한 원로 ▲정치권으로부터 바람을 잘 타지 않는 인사 ▲가급적 영남지역 출신 배제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각대상 부처 장관으로는 이종남 법무,정영의 재무,김정수 보사부 장관 등이 관측되고 있다. 22일 노 총리의 전격적인 사표제출에 따라 개각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금주중 개각단행의 큰 틀은 이미 지난 17일의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간의 단독회동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미 노 총리의 경질을 약속했고 그 시기도 이번주를 넘길 경우 실기한다는 YS(김 대표)의 진언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YS 회동 이후 청와대 참모들이 노 총리 퇴진에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며 설령 개각을 하더라도 그 시기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 것은 노 대통령이 「회동」 내용을 함구한 채 내각단합과 여권의 결속만을 강조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이 노 내각 개편의 결심을 굳히게 된 데는 김 대표의 시국수습 수순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내각개편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이를 더 미룰 경우 민심수습에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더욱이 내각개편을 둘러싼 설왕설래로 국론분열 양상까지 보이는 마당에 개각의 시기를 놓칠 경우 예상치 않은 사태발전이 있을 수도 있고 광역의회의원선거로의 국면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없다고 파악한 것 같다. 또 노 총리 입장으로서도 자신의 퇴진이 여당에서조차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행정조직의 이완과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서도 사표제출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의 시국수습은 결국 노 총리 경질 등 내각개편→정치·경제·사회개혁 등 특별담화→광역의회선거정국 돌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관계자들은 노 총리의 전격 사표제출이 노 총리의 용퇴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노­YS 회동의 합의결과에 따라 「모양갖추기」의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총리의 퇴진으로 특징지어질 이번 개각은 짧게는 시위정국의 선거정국에로의 전환의미와 함께 길게는 여권의 차기대권구도의 향방,노 대통령의 종반 통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개각이 이뤄지게 된만큼 그 동안 혼미를 거듭해온 시위정국은 일단락되고 이번주를 고비로 광역의회의원선거정국으로 국면이 크게 바뀔 것 같다. 민자당이 오는 24일 공천자 심사위를 열고 내주 중반인 29일 공천자를 최종확정할 예정이어서 내주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선거정국으로의 국면전환과 함께 여야간 첨예한 대결로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여야관계도 긴장을 풀고 서서히 대화를 활성화시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여권의 대권구도는 이번의 노 내각 퇴진으로 김 대표의 위상이 상당수준 단단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민자당,내각 할 것 없이 여권의 정국운영 결정권은 노 대통령­김 대표의 「노­YS」 라인으로 굳어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일련의 시위정국 수습의 핵심관건으로 노 총리의 퇴진이 야권은 물론 민자당내에서조차 부각된 데는 차기 대권경쟁구도를 「양김(김영삼 대표·김대중 신민당 총재) 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양김의 정치적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지난 연말 노 대통령이 노 총리를 기용하면서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하여 어떤 구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노 총리도 분명한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었고 가령 「대안」은 아니라 해도 김 대표의 대권후보 조기확보 행보를 견제하는 「카드」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의 노 총리 퇴진은 YS의 입장에서 볼 때 대권행보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박철언 파동 이후 월계수회의 거세,시위정국의 증폭으로 인한 노 총리의 퇴진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과 여론의 압력이 작용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김 대표의 「희망사항」대로 된 것은 그의 특유한 「바람정치」와 탁월한 정치감각의 결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93년 총선 겨냥한 민심수습 포석/불,로카르총리 왜 경질했나

    ◎실업자·빈민층 증가등 실정만회 처방/집권 10년 미테랑의 친정체제 재구축 15일 단행된 프랑스의 국무총리 경질은 사회당정부에 차츰 등을 돌려가는 민심을 수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93년 총선을 염두에 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다목적 정치구도로 해석된다. 미셸 로카르 총리의 사임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돌았었다. 집권 만 10년을 넘긴 프랑스의 사회당정권은 최근 들어 내치면에서 갖가지 실정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야당의 공세와 민심 이탈 현상이 두드러져 왔던 게 사실이다. 며칠전 하원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현정부의 사법권 침해를 이유로 제출된 로카르 정부 불신임안이 보여주듯 사회당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어 왔으며 사회당의 선거자금 변칙조달 사건 등도 로카르 정부에게는 큰 짐이 되어 왔다. 또한 코르시카 분리주의운동을 무마시키기 위해 제정된 「코르시카 특수지역설정안」도 현정권에 의해 원안이 크게 변질된 채 통과돼 비난의 표적이 되어 왔다. 특히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높은 부분은 경제적인 측면으로 실업자가 늘고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 사회당 정권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지적되어 왔다. 즉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초기에는 실업자수가 2백만명 선이었으나 최근의 통계는 2백6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부각되지 않던 이른바 「신빈곤층」이 1백만명이나 되어 좌파집권에 따른 사회정의 구현이란 이상이 헛된 꿈으로 드러났으며 이념적으로도 실패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현상들은 사회당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93년 총선에서 사회당이 패배할 수밖에 없으며 이 시점에서 총리와 내각을 새 인물로 교체,이반되어가는 민심을 되돌려 보자는 처방전을 내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복잡한 파벌로 구성된 사회당내에서도 로카르를 헐뜯는 목소리가 높았으며 특히 95년 대통령선거에서 미테랑의 후계군으로 부상되고 있는 롤랑 파비우스파,리오넬 조스펭파 등의 집중공격을 받아왔다. 그러나 물러나는 로카르 총리의 입장으로서는 사회당의 실정에 대한 「속죄양」이라기보다는 적절한 때에 한발 물러선다는 「작전상 후퇴」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즉 로카르측에서는 더 이상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총리직에 연연함이 없이 물러나 95년 대통령선거를 기다리겠다는 계산을 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크레송 총리가 새로운 정부수반으로 기용됨으로써 당정관계는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녀는 장관직을 4번이나 거친 4선의원으로 프랑스정계의 원로이며 미테랑과의 오랜 교분으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점을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미테랑의 친정체제 강화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크레송 신임 총리는 인구학박사이면서도 경제문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프랑스가 당면한 실업문제·신빈곤층 문제의 해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며 아울러 사회문제 대처에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명 「대서양주의자」이기도 한 크레송 총리는 유럽통합 및 유럽전체의 국제적 위상강화 등을 주장해왔으며 그러면서도 대미 또는 대소관계에서는 문호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지론을 펴고있다. 그녀는 일본 쪽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나 그동안 한국을 두 차례나 방문한 경험이 있는 등 지한파 인사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한불관계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조기수습론」 대두/부심하는 민자… 당무회의 안팎

    ◎“시국타개할 가시적 처방 시급” 주장/박 최고위원등 중진들도 동조 양상/“당정서 「퇴진」시기 조절 착수” 분석도 시국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목소리를 자제하던 민자당내 일부 중진의원들이 15일 시국수습을 위해 노재봉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여야 대치정국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열린 민자당 당무회의에서는 그동안 민심수습을 위해서 노 총리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내심을 가졌음에도 공식 언급을 자제해오던 민주계가 일제히 나서 노 총리 퇴진 촉구의 포문을 열었다. 민정계 일부 중진 의원들도 민주계 주장에 동조했으며 공화계 당무위원들은 침묵을 지켰으나 회의의 전반적 분위기는 총리퇴진 등의 수습조치가 조속히 단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당무회의에는 이춘구·박준병·이한동·심명보·이자헌 의원 등 민정계 중진 다수가 광역의회 후보 추천문제 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역구로 내려가 불참한데다 민주계 당무위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노 총리 사퇴 불가피 쪽으로 분위기를 몰고간 느낌도 있어 민자당의 총의를대변한다고 단언키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11일 노태우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서 개각 필요성을 적극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삼 대표는 물론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등 당 수뇌부가 모두 노 총리의 퇴진은 시간이 문제이지 수습책의 일환으로 단행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평소 보수적이고 야권에 끌려다니는 것을 싫어하던 김 최고위원도 이날 당무회의가 끝난 뒤 『침묵도 의사표현의 하나』라며 대다수 당무위원들의 노 총리 사퇴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민자당측이 이같이 시국수습에 대해 적극적 태도로 나오고 있는 것은 재야운동권의 과격시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물가 등에 대한 불만까지 겹쳐 「세월이 약」이란 식의 자세로는 난국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장 다음달에 광역의회선거가 있고 내년초 14대 총선도 임박한 상황에서 여론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소속 의원들의 절박한 심정도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이에 더해 정치복원을 위해서는 장외로 나가려는 야당을 제도권내에 붙잡아둘 필요가 있으며 야당이 장내에 남는 명분으로 요구하는 총리퇴진을 수용함으로써 정권자체를 타도하려는 재야운동권과 야당을 분리시킬 필요도 느낀 듯하다. 민자당이 조기수습책 마련의 목소리를 높인 이후 정부·여당의 시국대처방향은 대충 두 갈래로 나눠 전망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날 당무회의 발언내용이 「반란성」에 가까우며 앞으로 청와대와 당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리란 분석이 있을 수 있다. 당무회의에서 민정계의 오유방 의원이 정부·여당내의 강성인사들을 비판하면서 정부의 시국대처방향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 여권이 강·온 양극으로 분열될 수 있는 조짐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노 내각 퇴진 문제를 놓고 당정간 은밀한 검토가 진행되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위기상황에서 내분을 야기시키는 일은 서로 자제할 것으로 보여 「적전분렬」사태까지는 가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둘째는 청와대 쪽에서 노 내각의 조기퇴진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그 교감아래 당무회의 발언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즉 청와대측도 외부적 강경자세와는 달리 난국수습을 위해서는 노 내각 퇴진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고 따라서 당무회의는 「모양갖추기」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이 맞다면 노 내각 개편이 조만간 이뤄지고 개각폭도 넓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민자당 움직임에 대한 청와대의 첫 반응은 『당장 개각은 어렵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이 시점에서 총리교체 등을 한다면 재야운동권의 기세가 올라 양파껍질 벗기기식의 체제전복을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섣불리 개각을 할 경우 노 대통령이 통치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측도 그간 야당 요구나 재야운동권의 시위에 밀려 총리교체 등은 할 수 없지만 6월 광역선거를 앞두고 분위기를 쇄신키 위해서는 이달 하순이나 다음주초 일부 개각을 단행하는 문제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청와대측이 검토했던 것보다는 개각시기가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며 17일쯤으로 예정된 노 대통령과 김 대표의 정례회동 결과가 주목되고 잇다. ○당무회의 속기록 다음은 이날 회의에서의 대화내용 요지. ▲박용만 의원=지금 이 사태는 분명히 난국이다. 민심을 빠른 시일내에 수습해야 하며 정부·여당은 자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김종기 의원=정치적 불안에 경제난이 겹쳐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들이 기댈 언덕이 없어 방황하고 있으며 정치권이 노력하지 않으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노 총리는 겸허한 자세로 물러가야 한다고 본다.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수서사건·강군사건 등 나라를 술렁이게 한 책임을 지고 노태우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황낙주 의원=강군 장례행렬을 보고 나라가 큰일이구나 실감했다. 집권당은 국민에게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뭔가 새로운 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예로 평화적인 시위집회는 보호하되 이를 어겼을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신상우 의원=지난 토요일 시위현장을 보니 국민들이 최루가스 때문에 눈을 부비면서도 정부에 대한 욕을 하더라. 부산도 민심이 생각보다 차가웠다. 집권당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국민들과의 대화의 폭을 넓혀야 한다. 수습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18일까지 수습안을 마련하고 20일 국민들에게 이를 제시하도록 하자. ▲이종찬 의원=김영삼 대표의 복안을 기다려 왔는데 아직 없는 것 같다. 신 의원의 수습방안 마련 제의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사태수습을 하면서 정부여당이 자충수에 의해 사태를 악화시킨 과거의 전례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여유를 갖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타스크 포스(특별대책반)라도 만들어 백지위에 현명한 처방을 종합적으로 내리는 단안이 필요하다. ▲박관용 의원=이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기대감을 가졌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부가 단안을 못내리면 당이라도 단안을 내려야 한다. 내각 사퇴는 최소한의 처방이라 본다. 당장 이에 따른 단안을 내려야 한다. ▲남재희 의원=20일쯤 일시 당무회의를 소집,시국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인사문제는 적기가 아닌 것 같다. 행정부에 이상하게 비춰질 우려도 없지 않으니 신중하게 인사문제를 다뤘으면 한다. ▲김영삼 대표=정부여당이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집권당으로서 정치력의 발휘가 중요하다.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노 대통령과 만났을 때 한시간 넘게 여러 가지 얘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인사에 관한 한 신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습방안을 강구,국민들에게 밝히도록 하자. 필요하다면 임시 당무회의 개최도 고려할 수 있다. ▲오유방 의원=정부는 그동안 사태수습이 아니라 악화 쪽으로 가게 한 것 같다. 제발 「청와대당국자」니 「당 고위간부」니 하는 식의 익명으로 강성발언을 못하게 해달라. 이같은 익명의 강성발언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국민감정을 격화시키는 역작용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시국처방 이견… 여야 긴장대치

    ◎물가등 국민불만 요인제거… 수습주력/여/강군 장례에 거당지원,본격 장외투쟁/야 명지대 강경대군 장례식을 앞두고 시국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은 각계 의견을 수렴,종합적인 수습책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야권은 내각퇴진 등의 정치공세와 재야와 연대한 장외투쟁 등을 병행하는 등 여야의 시국처방이 서로 달라 정국의 혼미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13일 노태우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당 고문들과 오찬회동을 갖고 시국수습 문제를 논의했으며 확대 당직자회의를 열어 이른시일내 민생안정 대책을 세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번주 중 일련의 각계 의견수렴 및 조정작업을 거쳐 적당한 시기에 민심수습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는 내부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종합적인 수습책 발표에 앞서 보안법개정에 따른 구속자석방,사면복권 등 사법적 후속조치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최근의 시국불안에는 물가앙등·부동산폭등 등 민생문제가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는 분석이 강해 수습책에는 민생확립방안 등이 강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자당은 이날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6월 중순의 광역의회선거에 대비,22일까지 후보공천을 매듭짓는 등 지자제 선거정국으로 조속히 국면전환을 해나가기로 했다. 신민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강군 장례식에 김대중 총재를 비롯한 대다수 당직자와 소속의원들이 참석키로 하고 조화·만장·차량지원 등 거당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신민당은 이번주까지 ▲노 내각사퇴 ▲백골단해체 및 평화적 집회시위보장 ▲구속자석방 등 3개 항의 요구에 대한 여권의 대응을 지켜본 뒤 별다른 수습조치가 없을 경우 19일로 예정된 대전집회를 시발로 「제한적 장외투쟁」을 통해 보다 강도높은 대여공세를 펴나가기로 했다. 김대중 총재는 『국민들이 예측불허의 상황을 원치 않기 때문에 신민당은 제도권내 정당으로서 정치투쟁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강경장외투쟁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강군 장례식에 총재단 등모든 당직자가 적극 참여키로 하는 한편 현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장외투쟁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의 시발로 오는 19일 부산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갖기로 했으며 서울·인천 지역에서의 집회는 오는 25일쯤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국가보안법 개정안과 경찰법이 법절차를 무시한 채 통과됐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 외언내언

    정다산은 「목민심서」(율기육조편)에 이런 말을 남겨 놓고 있다. 『근래 한 가지 폐단이 당쟁의 습 속에서 나온 것이 있다. 색목을 같이 하는 사람이면 지면의 있고 없음,도움을 주고 받음의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호수를 계산하여 물건을 보내는 일이 그것이다』 ◆공직자가 내 녹봉에 여유가 있어야 남에게 베푸는 것이지 관가의 재물을 빼내어 사인을 도와주는 것은 예가 아니라면서 부연한 말. 색목이란 당파를 뜻한다. 이 말에서 오늘의 우리 일부 혼례식 청첩장돌리기 풍속을 연상하게 된다. 설사 색목을 같이 하지 않은 경우라도 지면의 있고 없음,도움을 주고 받은 일의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자그만 꼬투리만 잡히면 『밑져야 우표값』식으로 보내는 경우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폐단을 가장 통감하는 사람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 아닐까 한다. 당선에 중요한 구실을 해준 사람의 경우야 또 그렇다 치자. 얼굴도 모를 사람이 누구 누구의 이름을 대면서 우리 혼사 축하해 주십사고 『모십니다』를 보낸다. 지역 주민의 비위를 거스를 수 없는 처지고 보면 더러 큼직한 화환도 보내야 하는 울며 겨자먹기. 물론 「보통시민들」도 겪는 일이다. ◆지난 풀뿌리 선거로 당선된 시·군·구의원들에게도 이런 경조사 청첩장이 밀려드는 모양이다. 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세비나 받는다. 인상결의를 두고 말썽도 따랐던 세비. 하지만 그 세비로도 출신구 경조사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 수는 없다. 정다산에 따르자면 『내 「녹봉」에 여유가 없어서』. 한 데 풀뿌리 의원들에게는 그런 「녹봉」마저 없다. 그래도 감당해 낼 만한 경제력을 지닌 경우가 없진 않겠으나 그렇지 못한 「일꾼」의 경우 딱해진다. 일일이 가자니 주머니 사정이 어렵고 안 가자니 인심을 잃을 것 같고. ◆우리의 청첩장 풍속은 한 단계 성숙되어야 한다. 경조사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어온 미풍양속을 해풍악속으로 전락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현실은 많이 잘못돼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 러시아공 대통령 직선 결정 안팎/모스크바=김영만 특파원

    ◎고르비·옐친 재대결 소 권력체계 “양분 위기”/옐친 당선 확실시… 보혁격돌 불가피/발트 3국 독립·연방해체 재촉할듯 러시아공화국이 오는 6월12일 공화국 대통령을 직선키로 함에 따라 소 연방내의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정치적 갈등이 빠른 속도로 절정을 향하고 있다. 소련 내부의 정치적 혼란은 어떤 의미에서든 증폭이 불가피해 보인다.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직선이 초래할 권력구조상의 변동은 경우에 따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한 개의 축으로 하고 있는 국제정치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 연방 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화국에 주민 직선에 의한 강력한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소련 권력핵심부의 거대한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어렵지않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러시아 최고회의 의장인 급진개혁파 옐친 세력이 공화국 대통령 직선을 주장,관철시킨 주된 이유이자 목적이기도 하다. 크렘린과 러시아대통령간의 권력 양극화 협상이 가장 쉽게 상정할 수 있는 직선 이후의 모습이다. 나아가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사실상 소 연방권력의 정점이 되고 현재의 크렘린이 내각제하의 대통령과 같은 모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직선이 소 연방의 권력구조에 충격을 주리라 보는 것은 물론 개혁파의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는데서 비롯된다. 공화국 인민대표대회가 대통령 직선과 선거일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5일 모스크바는 선거가 실시될 경우 옐친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심가에서 만난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이 옐친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보수세력들이 투표에 반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공화국의 급격한 친옐친화 분위기는 그러한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5일의 직선안 투표에서 보수파는 마지막 반대연설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보다 앞서 옐친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안건이 통과된 4일 회의만 해도 보수파인 고랴체바 최고회의 부의장 등이 『우리 아이와 우리의 운명을 옐친에게 맡기는 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격렬한반대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투표에서 보수파는 참패를 했고 이날의 분위기가 5일의 투표에서 반대연설의 필요성마저 무의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공화국 주민들의 분위기를 반영한 4∼5일의 투표결과는 두개의 주요한 정치적 결사행위가 있고 난 이후에 나왔다. 대의원들간에 지난 2일 친옐친이거나 옐친 지지세력임이 분명한 「러시아 연방대의원그룹」이 진보적 공산당원·민주당원·진보무소속대의원들에 의해 구성된 것이 그 하나다. 이어 3일에는 연방대의원 그룹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역시 진보적인 공산당원들에 의해 「민주주의를 위한 러시아 공산당원그룹」이 결성됐었다. 이들 그룹은 전체 대의원의 80% 정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두차례의 대규모 시위,지난 2일의 물가인상 조치에 이어 나타나고 있는 고르바초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현상이 이들 결사에 이어 두개의 주요한 안건이 통과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시지역과는 달리 러시아공화국의 농촌지역은 보수적 공산당 지도부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농촌에서의 공산당 영향력 잔존이나 연방정부의 옐친 반대 노력도 보수파의 승리를 예상토록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공산당은 출마후보를 고르는 일만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옐친파의 승리를 가정할 경우 개혁파는 보수파에 앞서는 권력의 정통성을 확보하게 마련이다. 카자흐·우즈베크·아제르바이잔 등의 다른 공화국에 이미 대통령이 있지만 간선에 의해 선출된 것이고 또한 공화국의 세력면에서 러시아공화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러시아공화국은 소련 전체인구의 절반,면적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소련의 모든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만큼 러시아공화국이 소련에서 갖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같은 공화국의 직선대통령이 주민이 선거를 통해 수치로 구체화 시켜준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사실상 연방정부가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옐친이 직선대통령이 될 경우 소 연방의 권력구조가 대지각변동을 일으키리라고 보는 것도 이때문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내각제하의 대통령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될지 모른다는 가정도 여기서 나오고 있다. 보수파와 개혁파간의 주쟁점인 경제개혁의 방향 및 속도문제,신연방조약 체결문제 등은 선거결과에 따라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재론될 수밖에 없다. 또한 러시아공화국에서의 독립성 강화는 연방이탈 움직임을 오래전부터 가시화시켜온 발트연안국들에 새로운 희망과 여건을 만들어 주게될 것으로 보여 연방해체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게 된다. 지난달의 국민투표에 이어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명운을 건 2차 대회전이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직선이다. 지난 국민투표가 구조적으로 양자간의 무승부를 가능케 했다면 대통령 직선은 어느 일방의 완전한 승리,완전한 패배를 필요조건으로 한다. 어쩌면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이번 재대결로 소련의 역사가 새로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쿠르드족/현대판 엑소더스 중동의 새 불씨로

    ◎이라크지역 난민 운명 어찌될까/이라크서 쫓기고… 터키선 입국 거부/“최악의 민족 재난” 여론속 미는 방관 3백50여 만 명에 이르는 이라크내 쿠르드족의 반란이 「1개월 천하」로 끝남에 따라 정부군의 보복학살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대탈출이 이뤄지고 있다. 터키와 이란 등 인접국들이 이들의 입국을 꺼려하는 가운데,눈 덮인 산악지대에 피신한 쿠르드족들 가운데 상당수가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죽어가기 시작하는 참혹한 상황마저 벌어져 국제사회 최대의 인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쿠르드족은 지난 88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할라비야 한 마을에서만 5천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두려워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군대를 피해 도망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잠옷 바람의 맨몸으로 집을 떠나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 탈출하는 쿠르드족과 동행한 영국 BBC방송의 톰 크레이버 기자는 3일 터키군 병사들이 터키 쪽으로 몰려오는 쿠르드족의 머리 위로 위협사격을 가해 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있으며,『휠체어에탄 채 버려져 있는 다리 없는 남자와 산고로 얼굴이 뒤틀린 채 바위 틈에 몸을 숨기려는 여자,맨발로 눈 속에서 울고 있는 소년,잠옷 바람으로 집을 떠나 추위에 떨고 있는 노파를 보았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대변인 제바리는 2일 밤 현재 20명의 어린이가 혹독한 추위로 숨졌다고 말했다. 최소한 20만명의 쿠르드족이 피난처를 구하고 있는 터키는 이들의 입국을 불허,국경봉쇄 조치를 계속하는 한편 구호대책을 포함해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25만명 이상의 피난민을 받아들인 이란도 『금세기 사상 최악의 인간재난』이라고 인권에 대한 유엔의 무관심을 비난했으며,프랑스도 쿠르드족 민간인들에 대한 이라크 정부군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프랑스가 식량·의약품·담요·옷 등 1백50t 상당의 구호품을 터키와 이란 국경을 통해 쿠르드족에 전달할 예정이고 영국이 1천만달러의 긴급구호지원금을 약속했을 뿐이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대한 불개입방침을 거듭 재확인하면서 유엔의 공식휴전결의가 승인된 뒤 난민들에 대한 긴급지원을 고려하겠다는 느긋한 태도다. 이라크 영토의 5분의1을 점령하고 있고 이라크에 대해 실질적으로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이 이같이 쿠르드족에 대한 후세인의 무자비한 진압을 묵인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쿠르드족의 독립은 이라크의 분열을 의미하고 터키·이란·시리아·소련 등 인접국들내에 퍼져 있는 쿠르드족의 독립의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중동지역의 새로운 질서 정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라크 남부 시아파 반군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들의 득세가 결국은 이라크가 이란의 회교혁명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화할 것으로 우려했었다. 말하자면 미국은 후세인이 계속 집권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이라크의 레바논화나 시아파 또는 쿠르드족을 집권대체세력으로 만들어 장기적인 중동 정정불안의 불씨를 키우기는 더더욱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후세인을 대체할 마음내키는 상대가 없기 때문에 일단 반란이 진압되고 난 뒤 이라크 군부내에서 후세인을 축출해주기를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반란이 장기화될 경우 이라크 정부군 내부의 단결을 공고히 해 오히려 후세인의 입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가 아직도 패전의 후유증에 시달려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서 하루빨리 내전이 수습되는 것이 군부내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데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개입하지 않는 표면상의 이유로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라크국민들로 하여금 후세인 타도투쟁에 나서도록 부추겨놓고 이제와서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한다는 비난을 의식,뒤늦게 쿠르드 반군 대표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그들의 견해를 듣는 등 형식적인 여론무마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와 스커드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유엔 안보리가 3일 채택한 걸프전 정식종전결의안과 전쟁피해 보상 및 경제제재등을 무기로 후세인에 대한 퇴진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지난 2월말 이라크의 「항복선언」과 때를 맞춰 거사,한때 북부 쿠르디스탄지역의 95%까지 장악했던 쿠르드족은 과거 71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강대국의 「약속 불이행」으로 독립의 꿈을 묻어둔 채 비참한 운명의 길을 걸어가야만 하게 됐다. 아리안 계통인 쿠르드족은 선사시대부터 쿠르디스탄지역에 거주해오다 16세기초 오스만터키의 지배를 거쳐 1차대전 종전 후인 1920년 세브르조약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약속받았으나 이행되지 않은 이래 끊임없이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독립국가를 갖지 못한 지구상 최대 민족인 쿠르드족은 터키에 1천만명,이란에 5백만명,이라크에 3백50만명,시리아에 60만명,소련에 30만명이 살고 있다.
  • 이라크 무력화… 아랍권 세력균형 도모/미의 종전선언 배경과 과제

    ◎“더이상 파괴는 군사력 불균형 초래”/금수조치등 계속,후세인 실각 유도 예기치 않았던 이라크군사력의 조기붕괴가 걸프전쟁의 조기휴전을 가져왔다. 부시 미 대통령은 27일밤 다국적군의 대이라크 공격중단을 선언함으로써 걸프전쟁은 개전 43일만에 종전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 휴전이 이라크의 공격행위 중단,다국적군 포로석방,유엔 결의안 수락여부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꼬리를 달았지만 이 조건의 수락은 이미 이라크가 유엔에 공식통보한 것이기 때문에 걸프지역에서 총성이 멎을 것은 틀림없다. 부시 대통령의 휴전선언은 다국적군의 쿠웨이트 해방후 미·영군이 2차대전후 최대의 탱크전에서 이라크군의 정예 8개 공화국수비대를 격파함으로써 쿠웨이트 점령에 동원됐던 50만 이라크군에 대한 파괴를 실질적으로 완료한 뒤에 나왔다. 이는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이번 전쟁에서 다국적군측의 주요 목표로 설정했던 쿠웨이트 해방과 더불어 사담 후세인의 주변국가 위협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이라크군사력 파괴가 달성됐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더이상의 이라크군 파괴는 앞으로의 중동평화와 안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계산도 휴전선언의 배경에 깔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걸프지역에 안정이 이뤄지려면 이라크·이란·시리아 등 간에 적당한 세력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군사전략가들의 주장이다. 또한 부시의 휴전선언은 다국적군측의 과잉파괴행위를 비난하는 세계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6일 이라크에 대한 학살행위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미소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동등지에서도 반격능력을 상실한 이라크군에 대한 다국적군의 무차별 공격작전을 비난하는 반미시위가 잇따랐다. 특기할 일은 부시가 이번 전쟁의 정치적 목표로 삼았던 사담 후세인의 제거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전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워싱턴은 이라크군의 참담한 패배로 사담 후세인이 더이상 정치적 승리를 주장할 수 없고 국내의 입지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제는 비군사적국제제재를 통해 후세인의 목을 계속 조이겠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다. 미국은 이라크 재건에 필요한 돈을 후세인이 확보할 수 없도록 이라크의 원유수출을 봉쇄하는 유엔의 경제제재 조치를 계속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이는 이라크의 전쟁피해 복구를 막자는 것이라기보다 후세인에 대한 민심이반을 촉신시켜 결국 실각으로 몰고 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 후세인이 군사력을 재건할 수 없도록 이라크에 대한 군사 및 전략물자의 금수조치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쿠웨이트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탱크 대포 등 이라크 보유무기의 숫자 및 형태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부시 행정부는 대이라크 제재의 유엔 의존과는 대조적으로 전후 중동의 안보체제 구축은 유엔과 무관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이미 방침을 세워 놓았다. 이 문제의 초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주변국들의 지역협의체로서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걸프협의회」(GCC)에 모아질 것이다. 이 협의회는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요 당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이집트등과 장기간 연계되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미정부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남부 이라크의 비무장화 방안은 미 정부내에서 검토가 계속 되고 있는 사안이다. 일부에선 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선 골치아픈 문제를 많이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어떤 경우건 이라크 영토내에서의 미군 역할의 장기화엔 흥미가 없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다. 이라크 남부를 다국적군이 일시 점령 통치할 경우 그 임무는 조속히 아랍군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은 말했다. 이밖에도 앞으로 워싱턴이 시급히 다뤄 나가야 할 정치 및 안보 문제로는 ▲미군개입 축소방침 ▲전쟁피해 복구 ▲아랍『이스라엘 평화노력 활성화 ▲이 지역 국가간 경제적 불공평 해소 ▲국비경쟁 억제 등을 들수 있다. 이 문제들에 대한 다국적군 국가들의 접근방법은 다양하다. 예컨대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 지역내 빈부국간 부의 분배를 돕기 위한 중동개발은행의 창설을 제의하고 있으나 허드 영 외무장관은 역내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영국은 또 다국적군이 이라크 영토내에 일정기간 주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중동평화회담에 대해 미영은 즉각 개최에 소극적이나 프랑스는 종전후 곧 이를 소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가하면 군비통제와 관련해 캐나다는 유엔에 의한 세계정상회담 개최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탈리아는 지중해 평화회담을 제의하고 있다.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종전조건과 전후 중동의 청사진 등을 단일화하기 위해 영·불·독 등 주요 우방국 외무장관들과 협의를 개시한데 이어 내주엔 중동 우방국들을 순방할 예정이다. ○부시대통령 연설문/요지 『쿠웨이트는 해방됐다. 이라크군은 패배했다. 오늘밤 쿠웨이트 국기는 다시 한번 자유·주권 국가의 수도 위에 날리고 있으며 우리 대사관 위에는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늘밤 24시,정확히 말하면 지상전이 개시된지 1백시간,사막의 폭풍작전이 개시된지 6주일만에 미국 및 연합국의 모든 군대가 전투작전을 중단할 것을 선언한다. 연합국쪽의 이같은 작전 중단이 영구적인 휴전이 될는지 여부는 이라크에 달려있다. 공식휴전을 위해 연합국이 제시한 정치·군사적 조건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한다. ▲이라크는 즉시 모든 연합군 포로들과 제3국인,사망한 모든 사람들의 유해를 석방해야 한다. ▲이라크는 모든 쿠웨이트인 인질들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 이라크는 또한 쿠웨이트당국에 지상과 해상에 깔린 모든 지뢰와 기뢰의 위치와 특성을 통지해야 한다. ▲이라크는 모든 적절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들을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 여기에는 쿠웨이트를 합병한다는 이라크의 지난해 8월 결정을 취소하는 것과 이라크의 침략이 초래한 손실과 타격,인명피해를 보상할 책임을 원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리는 이라크 정부가 군지휘관들에게 48시간 이내에 전투작전의 지정한 장소에서 연합군측의 상대방을 만나 휴전에 따르는 군사적인 측면을 협의하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 나는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에게 유엔 안보리가 회의를 열어 전쟁을 정식으로 종결시키는데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할 것을 명령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며 우리는 파괴를 원치않는다. 다국적군은 다른 해결방안이 없어 전쟁을 감행했으며 우리는 이라크가 이웃과 함께 평화속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의 영도에 따라 운영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베이커 장관은 전후처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중으로 중동지역을 순방할 계획이다. 전쟁은 이미 끝났다. □안보리 대 이라크 12개 결의안 결 의 안 개 요 660호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규탄 90.8.2 △이라크군의 즉각적 무조건적 철수요구 661호 △이라크와의 교역 및 금융거래 금지 8.6 (대이라크 경제제재 규정) 662호 △이라크 쿠웨이트합병 무효선언 8.9 △이라크에 합병철회요구 664호 △이라크 억류 모든 외국인석방 요구 8.18 △쿠웨이트주재 외국공관 폐쇄명령 철회요구 665호 △경제제재 조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다국적군에 8.25 해군력 사용허가(이라크항해 선박수색권 포함) 666호 △이라크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원조허용,원조허용 9.13 상황은 안보리만이 결정 667호 △쿠웨이트주재 프랑스 등 외교공관에 대한 이라크 9.16 군의 침입규탄 669호 △이라크에 대한 식량·의약품등 인도주의적 원조는 9.24 안보리의 제재위원회만이 허가할 수 있음을 강조 670호 △이라크와점령 쿠웨이트내로 오가는 모든 항공화물 9.25 운송금지(인도주의적 경우 제외) 674호 △쿠웨이트와 제3국이 당한 전쟁피해와 경제적 손 10.29 실의 보상책임이 이라크에 있음을 규정. 이라크 군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증거수집 요청 677호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에 쿠웨이트의 인구등록과 11.28 시민권에 관한 기록을 보관할 것을 요청 678호 △이라크군의 91년 1월15일 전쿠웨이트 철수를 11.29 위해 「모든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 부여
  • “수서파문 문책”… 당정개편 초읽기

    ◎“정국분위기 일신”… 후임선정 고심/건설 김진영·서울시장 이상연씨 유력시/행정수석 노건일·심대평·윤성태씨 거론/총무 김용태·이종찬 사무총장 이춘구씨 물망 수서지구 특별공급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전모가 18일 발표되게됨에 따라 이 사건의 정치권에 대한 파장을 최소화하고 국정분위기 일신을 위한 당정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태우대통령은 18일 상오 청와대에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당직개편을 포함한 정치적 마무리방안을 보고받은 뒤 이어 이날 하오에는 노재봉 국무총리를 불러 문책인사에 따른 각료임명제청 절차를 거쳐 빠르면 이날 하오 당정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이번 수서사건의 정치적 조기수습을 위해 검찰수사발표에 뒤이어 가능한 빨리 후속문책인사를 단행한다는 복안 아래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통치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건의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정해창 비서실장,손주환정무·김영일 사정수석 등은 설날연휴에 이어 일요일인 17일에도 대책을 숙의,민심수습차원의대폭적인 당정개편방안과 문책성의 소폭개편방안을 놓고 검토끝에 일단 후자쪽으로 방향을 굳히고 이를 노대통령에게 건의했다는 후문. 이에따라 문책인사의 대상에는 수서사건에 따른 직접적인 행정책임이 있는 박세직 서울시장과 이상희 건설부장관으로 압축했으나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과 직속상관인 이상배 청와대 행정수석에게 감독소홀의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고 판단,이수석도 경질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것. 한때 수서 민원처리와 관련한 당정회의에 참석했던 정부측 최상급자인 이승윤부총리도 민심수습차원에서 다른 경제각료와 함께 경질이 검토되었으나 가급적 문책인사로 국한한다는 방침과 그리고 이부총리 등 경제팀이 지난해 3월 입각해 아직 1년도 채 안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질대상에서 배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후임에는 이상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건설부장관 후임에는 김영진 토지개발공사 사장이 각각 유력시되고 있으며 행정수석비서관에는 노건일 내무차관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심대평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윤성태 보사부차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당직개편과 관련,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이 당내문제로 발생한 사안이 아닌 만큼 최소한의 인사로 매듭짓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원내 사령탑인 원내총무의 경질 정도로 매듭될 것으로 당주변에서는 관측. 따라서 원내총무가 바뀔 경우 현재 김윤환 원내총무가 경북세인점과 평민당과 깊숙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대구지역에 연고권을 갖고 있는 김용태·이치호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종찬·이한동의원의 낙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사무총장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다면 그동안 끊임없이 노출되던 당내 계파간 대립·반목을 해소,일사불란한 체제를 유지하고 노대통령의 친정체제를 강화키 위해서는 이춘구 전 민정당총장의 기용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나 김중권의원도 거론. ○…당정개편과 함께 국회의장인책을 포함한 국회직 개편설도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으나 국회의장이 사퇴할 경우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돼있어(국회법 19조) 법적인 사퇴절차 보다는 정치·도의적 책임을 천명하는 수준에서 수습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
  • 후세인의 모험…“조기 지상전 유인”/이라크는 왜 카프지를 기습했나

    ◎“전격선공”… 침체된 군 사기 만회작전/다국적군 전력 탐색·「겁주기」 분석도 지난달 17일 걸프전쟁이 발발한 이래 다국적군의 계속된 공습으로 땅속에 움츠려있기만 하던 이라크군이 첫 기습선제공격을 가하고 나섬으로써 걸프전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걸프전쟁의 제2라운드라 할수 있는 지상전이 이라크의 선제공격으로 그 서막이 오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라크는 30일 이번 공격이 「지상전의 첫 신호탄」이라고 선언했으며 이번 공격은 지난달 26일 후세인대통령 주재로 열린 혁명최고회의에서 계획했던 것이라고 발표,그동안 몇차례 있었던 우발적인 교전상황과는 전혀 성질이 다른 것임을 시사했다. 다국적군의 전력탐색을 위해 행한 것으로 보이는 이라크군의 이번 기습공격은 이라크 지상군의 전력과 다국적군의 허점을 한꺼번에 노출시킨 듯하다. 이라크 지상군병력은 31일 하오 다국적군의 대규모 반격으로 퇴각하기는 했으나 교전 이틀동안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며 격렬히 저항,그 규모에 비해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이라크는 이번 공격에 구식 T55탱크와 장갑차 등만을 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우디국경 공격에 성공함으로써 다국적군 지상방어망은 허점을 드러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라크가 29일 야음을 틈타 카프지내 정유시설에 미사일공격을 가한 뒤 투항을 위장해 국경을 넘어 진격해 왔다고 전해 국경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사우디군과 다국적군과의 교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이번 공격은 본격적인 지상전에 대비한 탐색전의 성격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들은 후세인대통령이 본격적인 지상전이 벌어질 것에 대비,다국적군의 전략과 작전지휘체계 등을 사전에 탐색,사전준비를 갖추기 위해 이같은 모험을 감행했다고 지적한다. 이들 전문가들은 또한 이번 공격은 다국적군의 연이은 공습에 따른 이라크 국내 민심동요를 막고 지상전에서의 「작은 승리」로 침체된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도 풀이한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의 기습공격은 조기 지상전을 유도하려는 후세인의 복선이 깔린 계획된 전략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라크는 개전이래 다국적군의 계속된 공습으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엄청난 군전력의 손실을 맛보았다. 비록 핵심부대의 전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지 모르나 기타 지상전을 위한 병참·보급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 지기 때문에 공군력에만 의존하며 지상전 태세가 미비한 다국적군의 허를 찔러 조기에 지상전을 유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후세인대통령의 의도를 간파한 미국은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조기 지상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이번 공격을 지상전의 첫 시작이라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계획표에 따라 전쟁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일 미 백악관은 『이라크군의 기습공격이 지상전의 개시를 뜻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기습공격으로 미 해병 12명이 사망한 이 시점에서 미국은 이라크가 언제든지 다시 공격해 올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과 함께 국내의 반전분위기를 고려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돼 지상전 개시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길 가능성은 보다 높아졌다. 더욱이 이라크의 이번 공격은 단순히 지상군만을 동원했던 것이 아니라 이라크해군 전함 6척까지 동원된 수륙양명 작전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은 장차 다시 있을 이라크군의 선공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본격적인 조기 지상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생필품 사재기·유언비어 집중단속

    ◎각부처,사회안정 대책마련에 부산/귀국 교민들에 전·월세자금 지원/근로자엔 임금의 80%까지 수당 지급/항만·공항검역 강화… 대규모 행사 연기 페르시아만 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정부의 각 사회관계부처는 즉각 비상대책회의를 개최,사태진전과 관련한 갖가지 대책을 강구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각 부처는 이날 즉각 「페만사태 대책본부」를 설치,24시간 운영체제에 들어갔으며 휴가중지,예정된 행사취소 또는 무기연기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내무부는 전쟁발발 소식에 접하자 안응모장관 주재로 상·하오 3차례에 걸쳐 치안대책 관계관·민방위대책 관계관·지역경제대책 관계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페르시아만 전쟁에 따른 사회안정 및 에너지절약 대책 등을 논의했다. 안장관은 특히 전직원의 휴가중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페만전쟁과 관련한 유언비어 살포와 매점매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선 시도뿐만 아니라 시군구에도 비상대책반을 설치,▲민심순화 및 사회안정 ▲지역방위태세 확립 등에도 힘쓸 것을 지시했다. 한 고위간부는 『비상시국일때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난국극복을 위한 기획기사나 내핍생활 등을 유도하는 계도기사를 보다 많이 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교통부는 이날 상오8시30분부터 임인택장관 주재로 간부회의를 갖던중 8시50분쯤 임장관이 전쟁발발 소식을 통보받고 즉시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등 부산히 움직였다. 교통부는 이에따라 강동석 기획관리실장을 반장으로 대책반을 편성,상오10시 회의를 열어 육운 항공 해운 등 분야별로 이번 사태에 따른 세부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기민성을 발휘했다. 대책반에서 마련한 19쪽 분량의 대응책은 곧 임장관에게 보고됐고 임장관은 이를 이날 하오 국무회의에 올려 정부안으로 확정시켰다. 노동부는 직업안정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17일부터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꾸는 한편 해외고용부 직원 10명을 동원,현지 근로자의 움직임을 일일히 체크하고 외무부 등과 협의해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근로자의 안전대피에 주력했다. 이와함께 현지에 나가있는 업체들과도 긴급연락망을 갖추고 철수·대피근로자들의 임금 및 사후대책을 논의했다. 노동부는 이들 근로자들이 대피 또는 철수할 경우 그 기간동안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라고 각 업체에 지시했다. 또 대피근로자들이 위험지역에 머물때에는 10%의 위험수당을 지급하고 철수근로자들에게는 항공료와 함께 퇴직금도 지급하도록 하는 한편,이들에게 다른지역으로의 취업알선에 우선권을 주고 이들이 국내 건설현장에 취업을 원할때에도 가능한 인력을 모두 흡수해 철수근로자들의 대책에 만전을 기할 방침을 세웠다. 문화부는 전국민이 비상체제에 들어간 점을 감안,19일 국립극장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키로 했던 「연극·영화의 해」 선포식을 무기 연기했다. 또 23일과 24일로 예정된 신년음악회에 대해서도 사태의 추이에 따라 연기 또는 축소 실시를 검토키로 했다. 보사부는 사회복지 심의관을 반장으로 한 비상대책반을 구성,의정·약정·위생국 등에서 소관사항을 지원키로 했다. 철수교민 4천9백70여명(순수교민 1천9백10·공관원 및 기업체 직원 3천70명)에 대해선 재해구호법상 이재민으로 적용하고 이들에게 필요시 3개월간 전월세자금 지원 등 장기구호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상자의 경우 도착즉시 공항에서 부상종류에 따라 지정종합병원으로 후송토록 하고 서울시 12개 구민회관을 임시숙소(1천7백90명 수용)로 정했다. 특히 민간의료인의 파견문제에 대해서는 전쟁지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고려치않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세균전의 영향이 우리나라까지 미칠 것으로 보진않으나 관련지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의한 각종 풍토병 감염우려에 대비,입국시 공항에서 검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검찰은 17일 페르시아만 전쟁과 관련,사업자가 담합하여 가격을 결정·변경하는 행위나 유류 최고가격을 위반해 판매하는 행위,유류 등 각종 물품에 대해 폭리를 목적으로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 등을 집중단속하라는 내용의 「물가안정 저해사범 단속지침」을 전국 검찰에 시달했다. 검찰의 이번 조치는 최근 페르시아만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공공요금 인상조치에 따라 물가불안 심리가 극에 이른 상황에서 지자제 선거 등을 앞두고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와 물가안정 시책에 역행하는 사범이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를위해 경찰·지방행정기관·유관단체 등과 합동으로 단속전담반을 편성하고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 이를 적발했을 경우에는 바로 고발조치하고 인·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 등을 함께 취하기로 했다.
  • 「12·27」대폭 개각의 의미

    ◎「친위체제」 구축,집권후반 통치 강화/권력중추에 「내사람」 배치,「누수」를 방지/내각­청와대비서진 교류… 일체성 도모/노총리 행정수완 관심사… 경제운용기조 유지 노태우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용인포석이 완료됐다. 「노재봉내각」의 출범을 가져온 「12·27 전면개각」과 청와대비서진의 대폭강화 개편은 집권후반기를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끌고나가기 위한 노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내년 2월이면 5년 임기의 3년을 보내고 나머지 2년을 남겨 두게 되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후반기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통치권 누수현상을 극소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지방의회의원선거에 이은 지방자치단체장선거,14대 국회의원총선거,그리고 차기 정권의 향방과 민자당의 정권재창출 여부가 달려 있는 14대 대통령선거 등 정치대사를 정치·경제·사회적 동요없이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집권후반기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노 대통령의 「12·27 전면개각」은 3갈래의 큰 특징적 흐름이 있다. ○내각직할체제 구축 첫째는 내각에 대한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와 함께 내각·청와대·안기부를 3축으로 하는 확실한 친위체제를 구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통령중심제하의 내각은 당연히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는 것이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무총리라는 중간단계의 역할과 내각의 「얼굴마담」이라는 총리의 성격 때문에 간접적인 장악의 측면이 없지 않았다. ○3축에 「강성」이 포진 그러나 이번처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비서실장을 곧바로 총리로 기용한 것은 대통령의 생각이 바로 총리의 생각으로 직결됨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곧 노 대통령의 내각직할체제를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노 대통령의 장관에 대한 통제·관장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또 노 총리의 기용과 함께 당사자들의 출중한 능력도 능력이지만 자신의 경북고 후배인 서동권 안기부장을 유임시키고 역시 경북고 후배인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을 발탁함으로써 권력중추부의 3핵심에 「확실한 내사람」 「강성인물」로 친위체제를 구축한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노 대통령­노 총리의 이른바 「노·노체제」가 집권후반기에 나올 수 있는 각종 도전을 물리치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장갑장치」를 구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둘째,내각과 청와대의 유기적인 일체성을 도모하면서 청와대의 정치적 기능 및 통치 사정의 강화를 들 수 있다. 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의 총리 기용 자체가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지만 그 동안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수석비서관 사이에 간헐적으로 나타났던 불협화음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집권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각 부처 장관들은 상대적으로 대통령과의 접촉기회가 많은 청와대수석비서관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고 부처 업무집행이 청와대비서진에 의해 종속되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노 총리 외에 최창윤 정무수석의 공보처 장관 진출,최영철 노동부 장관의 청와대정치특보,이상연 보훈처 장관의 민정수석 진출 등 내각과 청와대비서진의 교류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호남 출신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한 최영철노동장관을 정치특보로,서울부시장·안기부1차장을 역임한 이상연 보훈처 장관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것은 또한 지자제 실시 등을 앞두고 청와대의 정치적 기능 및 민심동향 파악기능을 강화시킨 것이다. ○「범죄와 전쟁」은 계속 또 기존의 민정비서실에서 사정·법률부문을 떼어내 사정수석비서관으로 독립시킨 것은 집권후반기의 통치사정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셋째,경제운용의 기조는 계속 유지하고 범죄와의 전쟁 등 치안질서 확립도 현재의 방향대로 지속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경제팀의 총수인 이승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정영의 재무장관의 유임,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의 유임은 노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경제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승윤 경제팀은 「총체적 위기」속에서도 9%의 경제성장 달성,물가 한자리 수 지키기를 완수한 점 등이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에도 제조업의 활성화,부동산투기 억제,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공정한 경제규칙의 적용 등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다. 안응모 내무·이종남 법무장관의 유임은 전쟁중에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 게 좋다는 말처럼 「범죄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겠다는 노 대통령의 분명한 의사표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치안 관계장관의 유임은 「일단 유임」으로 보아야 하며 그것은 내년에 가서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문책성 개각 제1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에서 최호중 외무장관을 새해부터 부총리로 격상되는 통일원 장관에 임명한 것은 그 동안 6공정부가 심혈을 기울여온 북방정책을 외교일선에서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소련과의 수교,한소정상회담의 성사에 따른 공로를 노 대통령이 높이 사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체육 입지에 주목 「12·27개각」의 주목되는 대목은 박철언 의원의 체육장관 임명과 최병렬 공보처 장관의 노동장관 임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박 체육장관은 지난 4월 민자당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에게 「도전」했다가 정무장관직에서물러난 지 8개월 만에 다시 의원겸직 각료로서 내각에 롤백함으로써 향후 역할과 여권내 입지가 크게 주목된다. 6공의 북방정책을 개척했고 민자당내 월계수회를 이끌면서 정치적 파장을 확대해온 그가 남북한 대화의 일익도 맡을 체육장관에 임명된 것은 포스트 노 대통령의 구도와 관련,「속성과정」을 밟고 있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민자당내 민주계 일부에서 박 장관이 전국구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밑바닥에는 박 장관을 차제에 당에서 배제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애물단지」가 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최 노동장관은 지난번 민방 선정문제의 대처자세에서도 잘 나타났듯이 소신과 추진력을 겸비한 「노태우 친위대」의 강성인물이란 점에서 노사안정과 산업평화정착에 대한 노 대통령의 결연한 자세의 일단을 보인 것이다. ○“미국통” 상공에 기대 이봉서 상공장관의 임명은 최근 한미 통상마찰에 따른 양국관계의 일신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통이자 동자부 장관을 역임했던 점이 감안된 것 같다. 임인택 교통·송언종 체신장관 임명은 호남지역 배려 케이스로,윤형섭 교육장관·이상옥 외무장관·최창윤 공보처 장관 임명은 각기 해당분야의 적임자 또는 과거의 경력을 감안한 인사로 볼 수 있다. 박세직 서울시장의 임명은 노 대통령과 함께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6공에서 안기부장까지 역임한 「친위인물」을 중요포스트에 포진시킨다는 방침의 하나로 보여진다. 「노·노체제」를 중심으로 한 강성인물 포진으로 특징지어진 이번 「12·27 전면개각」은 노 대통령 집권후반기의 통치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국정을 과연 원활하게 수행해나갈지는 미지수라고 해야겠다. 행정경험이 부족한 노 총리가 정치적 외풍이 강할 것으로 보이는 집권후반기의 기능과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따라 이번 용인포석의 승패가 좌우될 것이다.
  • 대권경쟁의 변수… 차기후보들 탐색전(「새 전개」 지자제:8)

    ◎두 김씨 진퇴의 분수령… 세확보 작전/차세대 주자들,세대교체 확산 노려 지자제선거가 가시권안으로 접근하면서 차기를 겨냥하고 있는 대권주자들은 지자제선거 국면을 대권전략과 연계시키고 있어 선거 결과가 이들의 전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결과는 향후 대권구도와 불가분의 함수관계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광역의회에는 정당공천이 허용됐다고는 하나 지자제선거 속성상 정당의 영향력이 국회의원선거에 비해 현저하게 미약한 점을 감안하면 4·26총선으로 빚은 지역색 현상도 변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만일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자신의 의도대로 비호남권,즉 영남·중부권에서 기존의 야성표를 흡수,몇 명의 당선자라도 낼 경우 김 총재의 차기대권 전략은 보다 유리한 입지에서 추진될 수 있으나 또다시 지난 총선때처럼 지역당의 한계를 절감하는 결과를 초래할 때에는 제3의 세력과 제휴해야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도 3당통합 이후 사실상 3당통합의 심판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에서 60% 이상 당선율을 내는 압승을 거두어야만 여권의 2인자,나아가서는 차기대권 후보로서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우려하듯이 민자당이 독식하고 있는 중부권의 상당부분이 야권이나 무소속에게 잠식당하거나 수도권지역에서 여소야대의 결과에 직면할 땐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문제로 거센 당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민심의 향배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골이 심화되고 있어 기존정당에 대한 거부감을 감안할 때 와해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민주당이 의외로 대체정당으로 득세,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차기대권 경쟁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자제선거 결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미 차기대권 주자로 자임하고 있는 양 김씨 외에도 민주당의 이기택 전 총재를 비롯,일부 민정계 중진의원들도 지자제선거 국면이 자신들의 대권레이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아래 출격채비에 부산하다. 이번 지자제선거를 차기대권 경쟁의 예비전 또는 탐색전으로 파악하고 있는 양 김씨는 지자제선거가 새해에 접어들면서 예고되는 세대교체론의 회오리바람을 잠재우면서 차기대권 주자를 사실상 양김 대결구조로 압축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양김 퇴진 또는 세대교체론을 통한 차기대권의 접근을 꿈꾸고 있는 이 전 민주당 총재와 일부 민정계 중진의원들은 지자제선거라는 투쟁공간을 통해 여론조사결과 70%를 상회하는 정치권의 세대교체열망을 세력화함으로써 양김 퇴진의 압력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중 김 민자대표는 지자제실시로 당내 후보 다툼의 단계는 마무리 된 것으로 보고 범여권 세력을 김 대표의 기치 아래 집결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김 대표 진영은 지자제선거가 본격화되면서 김 평민총재가 전국을 누빌 경우 위기의식을 느낀 범여권 세력들이 김 총재에 필적하는 인물은 김 대표 밖에 없다는 현실을 절감,김 대표 주변으로 급속히 흡수될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반면 지자제선거를 13대 총선 이래 계속된 대권 레이스의 장기전략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있는 김 평민총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최대 취약점인 「지역성」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일차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특히 지자제선거가 그 속성상 범여권인사간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 아래 지자제선거의 후유증으로 범여권이 분열되는 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양 김 진영의 이같은 「장미빛」 설계와는 달리 이들의 「거세」를 노리는 차세대들의 도전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차세대는 지자제선거에서 양 김의 대결이 과열,호남권과 영남권이 각각 1당 지방의회가 되는 사태가 초래되거나 타락 부정선거가 난무할 경우 양 김씨에 대한 귀책론과 세대교체론,양김퇴진론이 비등해질 것으로 보고 그 틈을 헤집고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차세대 주자 중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총재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전 민주당총재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혐오감과 평민당에 대응하는 비호남권 야당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 여세를 몰아 대권레이스에 뛰어든다는 계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지난 13대 총선 당시 차기대권 도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종찬 민자당 의원도 내년 1월말경 깃발을 들고 나서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에게 차기 전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민정계 의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최근 민정계 의원들의 세력화작업에 치중하고 있는 이 의원은 내년 1월말 1차적으로 비민주적인 당운영 방식을 쇄신하기 위한 임시전당대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형태로 당지도부,특히 김 대표를 겨냥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6공 출범 이래 차기대권을 향해 암중모색중인 박철언 민자당 의원도 지자제선거를 계기로 그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자제선거운동에서 지역구 출신 의원에 비해 상대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는 박 의원측은 지자제선거에서 당조직을 통한 공식활동보다는 자신의 사조직인 월계수회 세력확장의 자연스런 계기로 삼으려는 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김윤환 민자당 총무,이한동 민자당 의원,박찬종 민주당 부총재 등도 선거지원을 통한 세 확장작업과 여론의 향배 및 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로 이번 지자제선거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앞서가는 민주… 뒤쫓는 공화/1주 앞둔 미 중간선거 어찌돼가나

    ◎금융스캔들ㆍ경제악화 등 겹쳐 고전 공화/92년 대통령선거 겨냥,총력전 채비 민주 1주일 앞으로 다가선 미국 중간선거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승세가 뚜렷이 점쳐지는 가운데 막판 표다지기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부유층 과세문제를 둘러싸고 의회에서 벌어졌던 논쟁과 경기후퇴에 대한 항간의 불안심화는 공화당의 인기하락을 촉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공화당 후보들은 민심이탈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실토하면서 1982년의 중간선거 때처럼 이번에도 공화당 참패가 재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치적 2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도 띤 이번 선거에선 연방의회 상원 1백석중 34석,하원 4백35석 전원과 50개주 가운데 36개 주지사 그리고 46개 주의회의 6천이 넘는 의석을 개선한다. 현재 민주당은 공화당에 대해 주지사에서 29대 21,상원에서 55대 45,하원에서 2백62대 1백75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개선될 36개 주지사는 민주 20대 공화 16으로 분포돼 있다. 민주당은 소속 상원의원의 전원 재선은 물론 현재보다 하원 12석,상원 1석,주지사 4석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ㆍ공화 양당은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ㆍ텍사스ㆍ플로리다 등 이른바 빅 스리(Big Three)와 일리노이ㆍ오하이오 등 유력주의 주지사 장악이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구 재조정과 92년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지사 탈환 목표를 세워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지금 미국인들은 불만에 가득 차 있다. 10년전 이란의 미국인 인질 억류사태로 미 국민감정이 극도로 악화됐었을 때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 미국인은 22%에 불과했다. 워싱턴 포스트지와 ABC­TV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금 이 수치는 그때 보다도 못한 19%다. 이란사태 때 미 국민의 71%는 미국이 잘못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72%가 그런 답변을 하고 있다. 올해가 만일 대통령선거의 해였다면 공화당 기수 조지 부시는 끝장났을 것이다. 취임후 줄곧 상승가도를 달려온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10월초부터 곤두박질하기 시작했다. 예산협상의 난항,급격한 경제 악화,실업률 상승,증권시세 하락,부시의 아들도 관련된 5천억달러 규모의 금융(S&L)스캔들 그리고 세금문제가 부시에 대한 지지도를 취임후 최저로 떨어뜨린 것이었다. 중동문제는 민주ㆍ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큰 쟁점으로 부상하지는 않았지만 공화당 후보들은 혹시 1958년 레바논 파병 직후의 선거때처럼 공화당 패배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공화당은 부시 대통령의 세금신설반대 선거공약 포기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사기를 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도 이번에 공화당 후보를 죽이는 건 민주당 후보의 높은 득표율이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의 낮은 투표율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시는 민주당의 중세 및 예산낭비 정책을 공격하면서 공화당 후보데 대한 지원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금문제를 둘러싸고 왔다 갔다했던 그의 태도와 공화당의 내분표출로 인해 부시의지원이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철학빈곤,경제위기,부유층에만 혜택을 주려는 세금문제,금융스캔들,낙태 제한 등을 갖고 공화당을 공격중이다. 민주당은 특히 「부시의 문제점은 경제에 관한 메시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안제시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월 스트리트 저널과 NBC 방송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경제와 세금문제를 더 잘 다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많은 공화당 후보들은 세금문제와 관련,부시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미칠 화를 피하기 위해 공화당의 1988년 신세반대 공약을 옹호하고 나서거나 올해 민주당이 성사시킨 부유층 중과세정책에 한 다리 끼어드는 작전을 쓰고 있다.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 폭풍이 선거일(11월6일)을 강타,과거 어느때보다도 많은 현역 의원들을 탈락시킬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역의원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아무리 고조되더라도 하원의석의 10% 이상이나 상원의석의 20% 이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많은 지역에서 선거구가 현역에게 유리하게 획정돼 있어 신인의 도전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치자금도 현역이 신인에 비해 10배는 더 모금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재출마 하원의원 가운데 약 3백75명과 최소한 16명의 상원의원 그리고 주의원의 90%인 약 5천6백명은 이미 당선권에 들어가 이 지역의 선거전은 사실상 끝난 상태다. 또한 경쟁자가 없는 상원의원 4명(민주 공화 각2명)과 하원의원 81명(민주 46,공화 35)의 선거구에서는 선거전이 개시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하원의 경우 무투표당선 예상자가 이렇게 많기는 1950년 이래 처음이다. 재출마 하원의원중 낙선 위기에 처한 사람은 16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예상이 모두 적중하더라도 그건 낙선의원 숫자가 7명밖에 안됐던 2년전과 비교할 때 재선율이 98%에서 96%로 불과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현역은 물리치기 어렵다는 일종의 정치적 체념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 이후에도 「민주당 의회와 공화당 행정부」라는 미국정치의 역할 분담 도식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 “민심수습ㆍ문책” 함께 겨눈 보각/「9ㆍ19」3부장관 경질의 함축

    ◎“전례없는 전격”… 통합스타일 변화 예고/무책임ㆍ무소신 공직자 과감히 배제/집권 후반기 「누수현상」 예방도 겨냥 9ㆍ19 3개부처 전격개각은 민심수습 차원과 문책성을 함께 겨눈 보각인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의 특징은 이같은 평면적인 분석보다는 이 인사에 담긴 노태우대통령의 집권후반기 통치스타일의 변모 예고라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6공출범 이후 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문제가 누적되고 인사요인이 쌓여가면서 여론이 끓어오르면 진을 빼는 장고 끝에 단행하는 것이 통례였다. 인사의 충격성,분위기 쇄신의 효과가 반감되더라도 외형적 모양 갖추기와 여론의 수렴이 강조되는 듯한 형태였다. 그러나 이번 개각은 전광석화같은 속결성에 종전과 다른 새로운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대통령만이 갖고 있는 인사 고유권한을 십분발휘,집권 후반기의 통치권행사를 확실히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는 3당통합에 따라 민자당내 민주계 영입 케이스로 입각한 강보성농림수산부장관을 경질하면서 계파별 안배를 완전 배제하고 김영삼대표최고위원 등 어느 누구와도 사전협의를 하지 않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번 인사의 구체적 배경을 보면 우선 권영각건설부장관은 한강유역 수해와 관련한 민심수습차원의 문책인사로,강보성농림수산부장관은 「무능력」 인책과 팀웍이 없는 각료배제로,주병덕충북지사는 공권력위신 훼손 케이스로 분석된다. 권 장관의 교체는 수해와 관련한 포괄적인 민심수습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지난 8월20일 건설부 직제개편에 따른 건설부직원들의 집단 항명사태로 물의를 일으켜 지휘책임문제가 한때 거론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청와대는 직제개편의 방향이 옳고 권 장관의 업무추진력과 소신을 높이 사 더이상 문제를 삼지 않기로 했었다. 청와대의 고위소식통도 『소신있는 권 장관의 경질은 매우 아쉬웠으나 수해에 따른 민심수습차원에서 불가피했다』고 말하고 있다. 강 장관의 경질은 행정경험이 없는 정치인 출신으로 국가경제전반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을 곧잘 펴왔고 특히 우루과이라운드와 관련한 농정의 추진과정에서 지나치게 일부 농민들의 일방적 주장을 대변해 각료로서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인기관리에 집착한다는 비판을 내각안에서 들어온 것이 주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성환에서 열린 농어민후계자대회에서 연설도중 농민들의 야유에 밀려 하단한 행동도 장관으로서의 체통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농림수산부실국장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농민의 불만고조가 언론에 집중 보도됨으로써 농림수산부의 위상을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획기적인 예산지원만이 유일한 농어촌대책이라는 등 농정의 전문성이 결여된 주장으로 일관해 경제각료들의 팀웍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한 점도 이번 경질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감사위원에서 도백으로 기용된 지 6개월도 채 못돼 경질된 주 지사는 지난 14일 충북 단양지역의 수몰지역 시찰때 국도를 점거한 수재민들에게 붙들려 그들이 미리 준비한 「이번 수재는 충주댐 설계 당시 수몰선 책정을 잘못한 데서기인하므로 피해를 전액보상하고 수해지역민을 이주시켜 줄 것을 약속한다」는 각서에 서명하고 그 자리를 모면함으로써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을 해 노 대통령의 진노를 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강 장관이 농민의 야유에 물러난 것이나 주 지사가 무책임하게 각서에 서명한 행위는 공권력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킨 것으로 매우 중대하게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집권 후반기에 나타나기 쉬운 통치권 누수현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지난 2년 동안 풍토병처럼 되어온 「집단행동을 통한 목적 관철」의 사회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명감과 책임감에 투철한 공직상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전격인사의 중요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후임인사로 조경식농림수산,이상희건설,허남훈환경처장관의 기용은 다소 신선미면에서는 일반의 기대에 미흡한 것이 사실이지만 풍부한 행정경험과 경제부처간의 팀웍을 중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격개각을 통해 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의 몇가지 통치방식과 방향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것은 그때그때 문제가 있을 때는 지체없이 인사를 단행,내각을 긴장시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무책임하고 소신없는 공직자는 과감히 배제하며 공권력의 권위를 확실히 세워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개각이 있었다고 해서 연말연시를 계기로 한 개각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5ㆍ7특별담화에서 「연말까지 정치ㆍ경제ㆍ사회안정」 약속을 한 이상 이에 따른 평가와 함께 후속조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자리수 물가안정」 성패와 관련,이승윤경제팀의 진퇴문제가 남아 있을 수 있고 연말까지의 경제ㆍ사회상황 추이에 따라서는 보다 폭넓은 민심수습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내각차원을 넘어 무기력한 정치권에 새 분위기를 유도하고 집권 여당의 국정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민자당총재로서 핵심당직에 대한 인사도 전격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 어디 좀 물어봅시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지금 서울ㆍ중부지방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불과 이틀동안 1년간 올비의 3분의 1이 쏟아져 야단들인데 1년동안 할일의 반의반도 못한 국회와 선량들은 여전히 한가롭다. 대저 국회란 무엇이고 국회의원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모름지기 국회의원부터 되고자 한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은 정치를 해야하는 사람들인데 오늘날 우리 국회의원들은 정치를 아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자 아니한다니 묘한 노릇이다. 그러면 그들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결코 말장난이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그러니 지금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으며 도대체 어디쯤 서 있는가. 어디 좀 물어봅시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름은 그들에게 너무 덥고 지루하고 길다. 정치인들은 그래서 가을을 기다린다. 여름내내 정치인들은 출신지역구를 오르내려야 한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 하고 적당히 외유도 즐겨야 한다. 가을정국에 대비해 활동비도 조달해야 하고 생계도 꾸려가야 하는 의원들에게 여름은 한가하지 않다. 하한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의 변칙과 소란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80명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떠나버렸다. 그런저런 모양들이 국민들에겐 한심스럽게 비춰졌던게 사실이었다. 올 여름 더위는 유난히 화끈했다. 스스로 이러저리 밀리던 정치인들도 올 여름 더위는 지겨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삽상한 가을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위로해 줄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제 저간의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 스스로 황폐화시켰던 정치판을 원상복원 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열렸다. 그에 앞서 야당의원들이 홧김에 내던졌던 사퇴서도 국회의장의 「불가」판정으로 반려됐다. 한여름 더위동안 장외에서만 빙빙돌며 서로 소 닭쳐다 보듯 하던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마침 국회의장이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베푼 만찬에 함께참석해서 한 밥상에 앉았었지만 대화하지 않고 신경전만 벌이는 듯 했다. 활짝 열린 국회의사당의 한 복판인 본회의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치의 마당인 국회는 여당만으로 개회식만 치러놓고는 장날 아침에 폐장이 되고만 형국이다. 의원 제위는 언젠가의 유행어처럼 『왜 맨날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되받을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안팎정세를 살피건대 그들만 갖고 그럴 수 밖에 없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우선 퇴색할대로 퇴색한 그들의 정치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지극히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하고 사과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무너져서는 안될 마지막선이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먼저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의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도 안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해서 다수의 힘으로 날치기식 변칙강행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초여름 이래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돼 있고 민심이 정치를 떠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날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란 건달들이나 하는 사업으로 치부된 적이 있었다. 자기와 무관한 일에 걸핏 잘 덤벼들고 풍을 치며 휘젓고 다니는 시정잡배를 건달이라 한다. 고전적 의미에서 대개 정의구현을 지상의 과제로 한다는 정치를 그런 건달들이나 하는 짓으로 봤다는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사실이 그런 적도 있었다. 허황된 꿈과 자기 도취속에서 무위도식 하면서도 온통 민족이요 민중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모여 판을 꾸몄다. 그러니까그들이 일궈내는 정치 또는 정치판은 건달들의 놀이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을 가만 놔두고 볼 국민들도 아니다. 국회가 열렸는데도 정치판은 휑덩그러니 찬바람만 불고 있다. 정치과잉도 안좋지만 정치부재는 더욱 큰 일이다. 대화는 커녕 갈등만 깊어간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감은 또한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의사당으로 뛰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그 정치인들이 아무리 자존과 자재의 원칙아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고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한다 해도 가장 소중한 원리 즉 일상성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변칙과 강행,그로인한 무책임한 탈출이 다시 더 있어서는 안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냐고 따져도 할말 없을 것이다. 국정을 꾸려가는 막중한 위치에서는 위세과시나 투정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직무유기가 된다. 여야의 줄다리기가 그러하다. 지금 정치는 부재이고 정국은 위기이다. 사태를 되돌릴 책무를 지닌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시 한번 묻고자 하는 것이다.
  • 하루빨리 정치력을 복원하라/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사설)

    정치인들에 있어 9월과 더불어 다가온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관한한 여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그 여름에 밀려 하한정국이 된데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변칙과 소란으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80명의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보따리를 싸들고 의원회관을 떠나기까지 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겐 한심하게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훨씬 높아진 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맑게 해 줄 것이고 정치인들도 이제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이 스스로 떠났던 정치의 마당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우선 정기국회가 열린다. 그에앞서 야당의원들이 무책임하게 내던졌던 사퇴서도 반려됐다. 또 그보다 앞서서 지난 6일 밤엔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바도 있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남북회담의 힘으로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선 퇴색할 대로 퇴색한 정치력을 복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본회의장의 제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여야는 우선 대화부터 해야 한다. 북한과도 대화와 교류를 해 나가는 마당인데,여야간의 대화는 몇달째 단절된 채로 방치된 상태였다. 우리는 대화조차 두절됐던 저간의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안중에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과 긴장완화,군축과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지금 중동지역 한 곳에서는 벌써 한달 이상이나 급박한 전쟁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한 대화 역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내외정세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어째서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 앞에서 소모적인 힘겨루기와 지분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고 야당의원들 사퇴서가 반려된 시점이니 만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무척 겸손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며 여론을 읽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성실하게 걸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안되지만 그를 빌미로 이른바 날치기식 변칙통과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 자세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여름 이래정치판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한기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한 상태가 돼 있고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기국회가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새해 예산심의는 물론이거니와 선거법개정이나 지자제실시 논의,각종 문제법안,남북문제 접근 등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크게는 개헌논의도 부각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현안들중 어느 것 하나 여야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다. 또한 그 정치적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면하려거든 여야는 하루속히 본연의 자세를 찾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 양보에 있다. 그런데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또한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함께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번 국회의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과거 흔히 보아온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정계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정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달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정치가 내팽개쳐졌고 방치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정치부재와 위기정국의 실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외압이 무거운 때에 내부가 흩어진다면 그로부터 야기되는 일의 그르침에 대해서는 여야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간의 이해타산으로 국가적 과제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다.
  • “대치정국 새이슈” 함평·영광보선/「서의원자리」메우기…여야의 대응

    ◎“호남 민심의 척도”… 관심 집중/민자 교두보 노려 조용한 국지전 계산/평민 당선장담속 「사퇴」 따른 명분 고심 밀입북사건으로 재판을 받아오던 서경원의원이 24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음으로써 의원직을 자동상실 당했으며 이에따라 오는 12월6일이전에 서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함평·영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함평·영광 보궐선거는 야당의원들의 의원직사퇴서 제출로 인한 경색정국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준비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더욱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13대 대통령선거와 총선등을 통해 평민당이 아성을 구축해 놓은 호남지역의 민심향방을 알아보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의원은 지난해 6월28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지난 4월20일 2심에서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았으며 24일 대법원확정판결을 받았다. 현행 국회법 129조2항에서는 의원이 법에 규정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때는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있다. 국회의원선거법에서는 금고이상의형을 선고받은 자는 피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날 대법원에서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형이 확정된 서의원은 이날자로 의원직을 잃게 됐다. 현역 지역구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상실하게 되면 국회의장은 국회법 130조에 따라 15일이내에 대통령과 중앙선관위에 궐원을 통고해야 하며 정부는 궐원통지를 받은 뒤 90일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토록 되어 있다. 이를 날짜별로 풀어보면 서의원이 24일자로 의원직을 박탈당함으로써 국회의장은 다음달 7일까지 대통령및 선관위측에 궐원을 통고해야 하며 그로부터 90일이내인 12월6일이전에 보궐선거가 실시되게 된다. 국회의장실측은 서의원의 확정판결내용을 법원으로부터 접수하는 즉시 궐원을 정부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실제로는 11월말이전에 보궐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보이며 민자당측은 농번기·국회예산심의일정 등을 감안,11월초쯤으로 잠정선거일자를 잡고 있다. 의원선거법 144조에는 보궐선거에 의해 당선되는 의원의 잔여임기가 1년미만일 때는 선거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13대의원 임기가 1년8개월여가 남아있어 이번 경우는 반드시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된다. 13대 들어서 동해와 서울 영등포을에서 재선거가 실시됐고 보궐선거로는 대구서갑 진천·음성에 이어 이번 함평·영관이 3번째이다. ○…민자당은 2선경력으로 12대때 정무장관을 지낸 조기상씨를 일찍부터 후보로 정해놓고 조용한 가운데 지역구활동을 계속해왔다. 민자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의 선전으로 13대 총선당시 황색바람에 휩쓸려 여당불모지가 된 이곳에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자체분석으로도 승산이 적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민자당은 평민당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계층과 그룹들을 추출,이들을 집중공략한다는 선거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되도록 중앙정치의 영향을 배제,조용한 「국지전」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평민당은 의원직사퇴서 제출에 따른 조기총선실시를 주장하는 마당에 보궐선거문제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보선과 관련한 공식적인 논평은 유보하고 있는 상태. 김태식대변인은 24일 『현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말할 입장은 아니며 사퇴정국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고 요구하고 더 이상의 언급은 회피. 지역특성상 평민당후보의 당선은 틀림없지만 사퇴정국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지속될 경우 선거참여의 명분을 어떻게 내세워야 하느냐가 평민당이 안고 있는 선결과제. 평민당이 의원직사퇴서 제출의 연장선상에서 보선에 불참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 평민당 관계자들은 『일단 선거에서 당선된 뒤 의원직사퇴서를 제출하면 명분상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를 개진하며 선거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눈치. 그러나 평민당의 구체적인 태도표명은 현재 진행중인 야권통합논의에 있어 평민당과 재야측이 1차시한으로 잡아놓고 있는 정기국회개막일인 9월10일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실정. 평민당은 서경원의원이 지난해 6월 구속된 다음날 서의원을 당에서 제명시킨 뒤 함평·영광지구당을 부위원장들이 계속 관리토록 했고 중앙당에서 현역의원 지역구와 다름없이 수시로 지원. 당의 유보적 입장과는 달리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10여명의 자천타천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는등 정작 선거보다는 공천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이 지역 출신의 3선 경력인 이진연씨와 11대 민한당의원을 지낸 이원형변호사,당정책연구위원인 안평수씨,민권국장인 김연관씨,대통령선거당시 영광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기수씨 등. 이진연씨는 13대째 김대중총재와의 거북한 관계로 공천에서 탈락,탈당까지 했지만 범야권세력 규합이란 분위기에 편승해 기회를 엿보고 있고 이원형씨는 4·26총선 당시 서울 은평을구에서 출마했다가 5백여표차로 떨어진 한을 고향에서 풀겠다는 입장. 가장 유력한 공천후보자로 거론되는 안평수씨는 서울법대출신으로 재학시절의 운동권경력과 한국은행에서 10여년을 근무한 경제통이라는 점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후문.〈김명서·이목희기자〉
  • 한반도 주변정세에 초당대처/노대통령­김대중총재 회담

    ◎내각제ㆍ보안법 개정엔 이견/「광주보상」ㆍ특위해체 협조 요청 노대통령/지자제의 「정당추천」 강력 요구 김총재/“화염병 투척등 폭력행위 불용” 의견일치 노태우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김대중평민당총재와 회담을 갖고 한소 정상회담 결과 등을 설명하고 향후 정국운영 전반에 관해 논의,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에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으나 내각채임제 개헌ㆍ지자제ㆍ국가보안법 개정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내각책임제 개헌문제에 대해 『현재 민생문제등 시급한 국가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개헌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정부형태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하고 『개인적으로는 6ㆍ29선언 당시 내각제가 민주발전에 바람직한 제도라고 밝혔듯이 지역감정 격화ㆍ선거전 과열 등 대통령직선제의 부작용을 생각할 때 언젠가는 이 문제를 다함께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혀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대통령은 또 『헌법이 보장한 임기이상 더하거나 장기집권의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이와관련,김 평민총재는 『노대통령은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할 권리가 없으며 대통령직선제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면서 『노대통령이 순수내각제이건 2원 집정부제이건 임기를 마친 후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점과 올해안에는 개헌을 하지 않겠으며 개헌을 하기에 앞서 평민당과 상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지자제 실시 및 국가보안법 등 현안법안 문제를 논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함으로써 오는 18일 개회되는 임시국회가 파란이 예상되는등 정국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김 평민총재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한마디로 이렇다할 합의를 보지 못했고 소득도 없었다』면서 『오늘 회담을 통해 여당이 야당을 야당으로 여기지 않고 다수의 힘으로만 밀어붙이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이제는 우리도 심각한 결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여당과의 강경대결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노대통령은 김 평민총재가 지방의회선거에 있어 정당공천제를 도입하거나 정당공천을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을 두자고 주장한 데 대해 『지자제선거까지 과열현상을 빚고 정치적 대결현상을 만들어 지역감정 등을 격화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우려치 않을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여야가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 협의,가능한 한 연내에 실시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김 평민총재가 3당통합을 거론,국민심판을 받기 위한 총선실시를 요구한 데 대해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면 되는 만큼 다른 당의 통합을 이유로 총선 실시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노대통령은 김 평민총재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한 것과 관련,『전향적으로 검토하겠으나 현재로는 남북관계에 기본적 변화가 없으므로 신중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폐지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김평민총재는 물가 등을 감안,임시국회에서 추경편성을 하지 말도록 요청했으나 노대통령은 『추경은 민생문제ㆍ농어촌문제ㆍ도시교통문제ㆍ환경문제등에 대처키 위해 불가피하다』고 대답했다. 노대통령은 김 평민총재의 구속자 석방건의에 대해 『지금까지는 인내와 관용으로 대해 왔지만 이제는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서도 폭력과 범법행위에 대해 분명히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과거와 같이 구속자들을 정치범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광주보상법이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고 5공관련 특위가 해체되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국군조직법ㆍ남북교류협력법ㆍ남북협력기금법 등도 여야가 협의,통과처리토록 해달라고 김 평민총재의 협력을 당부했다. 노대통령과 김 평민총재는 광주 미문화원에 대한 화염병 투척사건과 관련,다같이 우려를 표시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 외언내언

    중국 복건성과 광동성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유입된 외국자본 덕에 연해부 실업가들의 마음이 북경에서 소원해지고 있다고 한다. 복건성에만 대만으로부터의 투자가 약 7억5천만달러는 투자되어,그곳 실업가들은 마르크스주의같은 건 아랑곳 없이 대만 실업가처럼 스위스고급시계,금목걸이 따위를 걸고 다닌다는 것. 그런 그들의 풍요에 빈곤한 내륙쪽 인민들은 적대감정을 키워가고 있다고 한다. ◆대만이 대륙반공의 전진기지로 요새화해 놓은 금문도는,복건성을 마주보고 있다. 공격수비체계도 그쪽을 향해 갖춰져 있을 것이다. 거기에 중화기 대신 자본을 쏘아 댔더니 민심이 돌아서서 그들의 중앙을 역공하는 형국이 된 것 같다. ◆우리의 속수무책한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이야기할 때면 그 핵심적인 요인으로 「경제적 차이」가 제일 먼저 거론된다. 다른 원인도 많이 있지만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차별받아 못살게 된 것」이 원한의 씨앗임을 알게 된다. 이 차별적 현상이 집권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인 것 같다. ◆그러나 조금 색다른견해도 있다. 외국과의 문물교역을 받아들이는 문호의 위치에 있는 고장이 풍요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부산항이 무역,밀수따위,번성한 교역의 중심인 시대가 오래 계속되었으므로 경상도의 풍요에 기여했다는 설이다. 딴은 부산사람은 통도 크고 기름지게 사는 사람도 많다. 인구비로 보아 서울보다 많은 듯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서해안시대가 열리는 미래에는 서해에 면한 지역이 더 풍요로워질지도 모른다. 그때는 우리의 지역감정도 달라질지 모르겠다. ◆「우리의 소원은 지역감정 해소」임을 외치며 조국을 찾아온 해외동포들이 국토순례길을 나서고 있다. 밖에 나가서 보면,전라도도 그립고 경상도도 그립다.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가 똑같이 그립다. 그 그리운 곳이 발기발기 찢겨 있는 일이 그들의 순례길을 재촉했을 것이다. 분열세균의 화신같은 지역감정을 언제까지 끼고 살아야 하는지 딱하고 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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