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지역 민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맹비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직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강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금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25
  •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둘다 출중하지만 급조된 후보… 인물보다 당보고 찍겠다”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둘다 출중하지만 급조된 후보… 인물보다 당보고 찍겠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부산 사상과 함께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다. 친박(박근혜)계 6선인 새누리당 홍사덕 의원과 민주통합당 4선의 정세균 의원이 격돌한다. 두 중진은 양당의 텃밭인 대구와 전북을 포기하고 상징성이 있는 종로를 택했다. 두 사람의 어깨에는 비단 종로의 승패만 걸린 게 아니다. 총선까지 남은 30여일간 펼쳐질 두 사람의 우열은 서울의 나머지 47개 선거구는 물론 113개 수도권 선거구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멀게는 12월 대선에까지 너울이 이어질 수도 있다. 홍 의원이 공천을 받은 지 하루 지난 6일 종로의 민심을 살폈다. ‘정치 1번지’에 대한 정치적 자긍심과 빈부의 차가 큰 지역 특성에 대한 경제적 아쉬움을 함께 품고 있는 주민들은 모처럼 펼쳐질 중량급 대결에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정치1번지 주민답게 정치적 호불호를 뚜렷이 나타냈다. 종로에서 맞붙게 되는 여야의 두 중진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다. 하지만 종로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다. 청운효자동주민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이종훈(50)씨는 “정세균은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고 홍사덕은 MBC에도 나온 사람 아닌가.”라면서 “걸출한 사람들이 우리 지역 후보가 된 것 같다. 둘 다 출중하다.”고 호감을 나타냈다. 두 후보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명확히 갈렸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황광용(65·구청 도로과 공공근로자)씨는 “정세균은 순수하고 깨끗한 면이 있어서 말하는 것을 보면 때가 많이 묻지 않았다.”고 좋게 평가한 반면 “홍사덕은 닳고 닳은 사람인데, 세파를 많이 겪었고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사람 다루는 데 노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사덕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부 박윤정(46)씨는 “정세균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인 데 반해 홍사덕은 패기있고 정직한 이미지다. 그동안의 행보는 둘 다 상당한 경력들을 갖고 있어 비교하기 어렵고 성격으로 봤을 때에는 홍사덕이 낫다.”고 평가했다. 선거 때마다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펼쳐 온 지역답게 정당 선호도도 팽팽하게 갈렸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한동(42)씨는 “어느 당이 잘한다 말하기는 어렵고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은 노조 쪽에 가깝다.”면서 “쟁취니 투쟁이니 뭔가 남에게서 뺏으려는 느낌이라 싫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강모(56)씨는 “새누리당은 현재 상당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쇄신 확률이 높고, 친노계 위주의 민주통합당은 보복성 정치 가능성이 있다. 정권 탈취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한 뒤 “공천 물갈이가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박근혜에게 몰릴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영조(52)씨는 “이명박 정권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안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욕을 먹고 있지 않나. 인물도 중요하지만 난 당을 보고 뽑는다. 이번에는 민주당 정세균”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대신 제3당을 찍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창신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유용빈(49)씨는 “정세균이나 홍사덕이나 다 마찬가지다. 기존 정치인들이 싫다.”면서 “서민들을 위해서 잘해 줄 사람이 필요하고 그래서 난 제3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고령인구가 많은 탓일까. 청년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전화로 연결된 회사원 김의현(28)씨의 답변은 정치1번지의 엇갈린 표심과 고심을 함축하고 있었다. “둘 다 급조된 사람들 아닌가요. 차라리 지금 의원인 박진이 나왔었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정당은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데, 사람은 홍사덕이 나아 보입니다.” 토박이들이 많고, 그만큼 오래도록 한 곳에서 ‘정치’를 지켜봐 온 주민들이라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인식도 남달랐다. 강수씨는 “공천은 의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한테 따라 붙는 식솔들, 측근들 전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면서 “한 명의 의원이 물갈이되면 그 아래 줄줄이 딸린 사람들도 다 바뀐다. 전부 유착 관계가 있기 때문에 누구를 뽑을지 신중해야 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황비웅·송수연·최지숙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할 때/최치봉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할 때/최치봉 사회2부 부장급

    19대 총선을 한달 남짓 앞둔 요즘 광주 ‘동구’가 시끄럽다. 민주통합당이 ‘개혁공천’의 상징으로 자랑해 온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각종 불법과 탈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사건은 전직 동장인 조모(64)씨가 지난달 26일 선관위의 현장 단속에 걸린 뒤 건물 5층에서 뛰어내려 숨지면서 비롯됐다.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특정 정당의 선거인단을 조금 무리한 방법으로 모집하다가 적발됐다고 목숨까지 버릴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머물렀던 사무실에서는 조직적인 관권 개입 의혹과 불법적인 동원선거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 정당정치의 어두운 속살과 지방자치의 모순이 까발려지는 것을 공무원 출신인 그가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사건 현장이 주민들의 문화·생활 공간인 주민자치센터(옛 동사무소)란 점부터 이런 의혹을 짙게 한다. 압수품을 보면 행정기관만이 취급하는 가구주 명부를 비롯해 선거인단 대리등록 수첩, 비상대책추진위원회 문건, 명절 선물목록, 예금통장, 동향보고서 등 동원선거를 의심케 하는 각종 자료가 망라돼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이 ‘광주 동구’에서만 벌어지고 있을까.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란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A씨는 “사조직 운영과 금품제공 등 불법과 탈법은 사람 간 유대가 상대적으로 강한 농어촌 지역이 더 심하다.”며 “특히 각 정당이 ‘공천=당선’이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지역일수록 그런 경향이 짙다.”고 귀띔한다. 이런 부작용은 국회의원의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천 영향력에서 비롯된다. ‘공천 은혜’를 입은 단체장 등은 총선 때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되갚으려 할 것이다. 그래야만 차기 공천이 또다시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의 선거를 돕는 체제가 되풀이되면서 각종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친다. 업무추진비, 홍보비, 교육비, 포괄사업비 등 각종 명목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돕거나 생색을 내는 데 세금이 사용되기 일쑤다. 국회의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공천한 단체장이 지역 유지 등 유권자를 평소에 관리해 주니 이보다 더 좋은 제도가 있겠는가. 그래서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에는 ‘마이동풍’이다. 때문에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18대 임기가 끝나는 5월 29일이면 자동 폐기될 전망이다. 공천권 제한을 담은 이 개정안은 지방자치 시행 17년 동안 수차례 청원 입법 등의 형태로 발의됐지만 단 한번도 법사위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사장된 유일한 법안으로 꼽힌다. 이번 ‘광주 동구의 사태’는 이 제도의 고질적인 병폐가 그대로 드러난 만큼이나 시사하는 바도 크다. 제도를 고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란 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폐지를 또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들은 올 총선과 대선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기 북부권의 시·군 공무원과 한국지방자치학회, 지역의 시민단체 등도 서명운동과 세미나 등을 통해 이에 가세하고 있다. 오직 국회의원들만이 소극적일 뿐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욕심 탓이다. 자신들이 입만 열면 내세우는 ‘정치개혁’은 이런 기득권의 포기가 우선돼야 가능해진다. 그런 까닭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가 최근 국회의원의 공천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 중이란 소식은 신선하게 들린다. 19대 국회에서는 의원 스스로가 ‘정당공천제’의 개선에 앞장서고, 단체장은 본연의 생활행정 실현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개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cbchoi@seoul.co.kr
  • “文은 ‘사상’을 정거장 이용… 난 지역밀착”

    최연소 새누리당 후보로 5일 부산 사상 공천이 확정된 ‘정치 초짜’ 손수조(27) 후보는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맞붙게 된 손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구를 떠날 자와 남을 자의 구도로 생각하며 문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지역 유권자에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선거 전략에 대해 “지역 유권자들은 문 고문이 대권을 위해 사상을 정거장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선거를 또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며 “권력지향적 정치가 아닌 지역밀착형 후보로 표심을 잡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공천 확정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돈이나 조직이 있는 게 아니고 대단한 경력이 있지도 않다.”며 “손수조에게 공천을 준 게 아니라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에게 준 것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질문에는 “지역 유지와 지방의원들에게 부지런히 인사를 하려고 한다.”며 “서민의 딸로 상식적인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제시했다. 손 후보는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는 ‘지방선거 공천권 포기’ 등 10대 특혜 포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친박계 6선 중진으로 ‘정치 1번지’ 종로에 전략 배치된 홍사덕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 서구 민심부터 수습하는 등 표정관리에 나섰다. 강재섭 전 의원이 대구 서구 출마를 철회한 데다 홍 의원 본인도 종로에서 출마하면서 지역 유권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정은 없지만 종로 공천에 대해 숙의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4선의 민주당 정세균 의원과 빅매치를 벌이게 된다. 정 의원과의 일전에 대비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홍 의원은 “아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홍 의원은 국회부의장, 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송수연·이성원기자 songsy@seoul.co.kr
  • 한광옥 탈당 속 민주 공천심사 재개

    한광옥 탈당 속 민주 공천심사 재개

    옛 민주계(동교동계) 원로인 한광옥 상임고문과 이훈평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틀 동안 중단된 민주통합당 공천 심사가 이날 재개됐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의 지적을 일단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데 따른 것이다. 당 공심위는 고창·부안, 군산, 김제·완주 등 전북 지역 7곳과 광주 광산갑, 북갑 등 4곳에서 공천심사를 진행했다. 강 위원장은 심사에 앞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히 공천 심사를 했다.”며 “당내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주어진 역할을 흔들림 없이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심위도 3일까지 진행되는 호남 지역 심사에 대해 개혁 공천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에 일반적인 공천 기준만으로는 민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없다는 인식이다. 공심위가 제 역할을 하며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세 차례 발표된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반발이 큰 데다 강 위원장이 공천 책임을 당 지도부에 돌리는 데 대한 비판도 커 향후 심사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표가 공언했던 시스템에 의한 인적 쇄신도 구현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현역 의원 물갈이는 전무하다. 특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의원들이 줄줄이 구제받아 지난 17대 ‘박재승 공천’보다 도덕성이 후퇴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이날 탈당한 한광옥 상임고문은 “개혁 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소위 친노 세력이 당권 장악을 위한 패권주의에 빠졌다.”며 “한나라당에 정권을 빼앗긴 세력이 반성 없이 민주당의 주류가 돼서 그들만의 향연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민주계 학살은 근거 없는 계파별 비난’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친노 후보들이 많은 부산·경남(PK) 지역에 대한 공천 결과를 먼저 발표하다 보니 친노 부활이 두드러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투신 사망 사건’이 발생한 광주 동구에 대해 당초 전략공천하려던 방침에서 후퇴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해당 지역구 예비 후보인 박주선 의원이 출마하려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 묘청과 김부식

    [선택! 역사를 갈랐다] (2) 묘청과 김부식

    1135년(고려 인종 13년) 정월 묘청이 서경(지금의 평양)에서 반란을 일으켜 국호를 대위라고 선포했다. 또 천개라는 연호를 쓰고 ‘하늘이 보낸 충의로운 군대’라고 표방했다. 개경 정부는 김부식을 총사령관으로 삼아 토벌군을 파견해 14개월 만에 진압했다. 이 내전은 그보다 9년 전에 일어난 이자겸의 정변과 함께 고려 중기 정치 격변을 대표하고, 이후 무인정변(1170년)으로 이어지는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등 의미가 적지 않다. ●흔들리는 고려사회 고려왕조는 12세기에 접어들 무렵 번영의 고조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대외적으로도 평화기였다. 그렇지만 점차 사회모순이 드러나기 시작하여, 부가 편중된 가운데 가난에 몰린 농민들이 저항했다. 지배층 내에서는 문벌과 신진관료들 사이에 이해다툼이 일어나고 국정 운영방안을 놓고도 분열이 생겼다. 그 결과 이자의의 난, 이자겸의 난 등 변란사건들이 이어졌다. 더구나 그 시기에 여진족이 흥기하여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었다. 본래 여진족은 고려의 영향권 안에 있으면서 부모의 나라로 인식했다. 그러다가 세력이 강성해져서 1115년에 금을 세우고 황제를 칭했다. 금은 거란과 송을 공격하는 한편 고려에 군신관계를 강요했다. 당시 집권했던 이자겸 세력은 굴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대외교가 불가피함을 들어 그 요구에 따랐다. 서경의 승려였던 묘청은 이자겸 세력을 숙청한 직후 정계에 등장했다. 실추된 왕권을 강화하려는 국왕과 측근관료, 비상한 수단을 써서라도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보거나 대외적 자존심을 고양하려고 하던 인물들이 묘청을 지지했다. 묘청은 왕조 중흥의 혁신적 비전을 제시했다. 풍수도참설에 따라 서경으로 천도하면 국력이 강해지고 주변국들이 복속할 것이라고 했다. 수도 이전이라는 비상한 방법을 통해 국가를 혁신하자는 주장이었다. 또 황제를 칭하고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해 국격을 높이며, 금을 정벌하여 국치를 해소하자고 주장했다. 그때는 이자겸의 난 과정에서 개경의 궁궐이 소실되고 왕의 권위가 추락했으며 여진에 대한 사대로 대외적 자존심까지 손상된 상황이라서 호응을 받을 수 있었다. 더구나 풍수도참설이 국초부터 유행하면서 태조 왕건이 서경은 우리나라 지맥의 근본이고 대업을 길이 이끌어갈 땅이라고 유훈을 남겼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었다. 묘청은 백두산 호국신 등을 모시는 팔성당을 설치하고 제사를 올린다든지, 비밀리에 기름떡을 대동강 물속에 가라앉혀 두고 기름이 조금씩 새어 나와 오색 빛깔로 물 위에 떠오르게 한 다음 신룡이 침을 토해 대동강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렸다고 주장하면서 서경천도론을 선전하였다. 그러나 김부식 등은 묘청세력의 주장이 위험하다고 여겼다. 수도 이전은 그 추진세력에게 정치 주도권이 넘어가고 기득권 세력에게는 타격이 될 것이었다. 그런 이해관계를 배제하더라도, 김부식은 유교 관료정치와 사회윤리 구현에 애쓴 인물이었다. 그는 사회가 혼란할수록 종교에 의지한 기복적이고 비상한 정치행위보다 합리적인 유교이념에 바탕을 두어 지배질서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외적으로는 막강한 군사대국 금에 대적하여 모험하기보다 사대외교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현실적으로 볼 때 종교에 의탁한 기복적 전시성 행사는 효과가 의심스럽고 그런 식으로는 사회문제가 해결될 리 없기 때문에, 추진세력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묘청이 민심을 끌려고 조작했던 술수들이 마침내 탄로 나고 자연재해까지 자주 발생하면서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상실했다. 이는 묘청 일파가 정치적으로 실세(失勢)한다는 것을 뜻했고, 이에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서경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조선 역사상 일천년래의 제일대사건”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역사가 신채호는 묘청의 서경반란을 우리 역사상 의미가 가장 큰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주 독립이 그의 역사의식에서 최대의 화두였다. 나라를 잃은 것은 일제의 침략 때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사대주의가 만연해 자주성을 상실한 탓이 크고 그 사대주의는 고유의 자주적 사상을 짓누른 유교문화에 기인했다고 파악했다. 그는 서경반란을 고유의 낭가사상 대 유교사상, 바꾸어 말해 자주적·진취적 사상 대 보수적·사대적 사상의 대결로 이해했다. 그리고 그 대결에서 전자가 패하고 후자가 승리했기 때문에 우리 역사가 독립적·진취적 방면으로 진전되지 못했으니, 그 내전이야말로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은 시대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런데 천하관의 관점에서는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중화문명국이나 강국에 대한 화이론적 또는 형세론적인 사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천하관과 고려가 해동천하의 중심으로서 황제를 칭하고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는 다원적 천하관 등이 국초부터 공존해 왔다. 그런 가운데 사대외교를 하더라도 고려 국내에서는 황제국의 위상을 갖추고 팔관회의 국가의례에서 여진, 일본, 심지어 송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조하를 받았다. 묘청이나 김부식의 주장이 갑자기 튀어나와 대립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12세기에 여진족이 성장해 고려에 군신관계를 요구하면서 고려가 해동천하의 중심이라는 인식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응방안의 차이가 내전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그리고 그때 금국정벌론이 타격 받은 뒤 몽골의 간섭으로 이어지는 동안 고려의 자존적인 천하관이 위축되고 말았다. ●정치개혁의 두 가지 길, 혁신과 보수 묘청이 일으킨 내전은 근본적으로 지배층 내의 국정인식 차이에서 연유했다. 고려 중기에 사회모순이 드러나고 국운이 쇠퇴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그에 대한 대응책, 특히 정치개혁에 대한 인식 차이가 내전으로 번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자겸 세력을 숙청한 직후 1127년(인종 5년)에 이른바 ‘유신(維新) 조서’를 발표했다. 이 조서는 정변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서 민생 안정, 관리 기강 확립, 관직 구조 조정 등을 개혁안으로 제시했다. 당시 정계에는 국왕 측근 세력과 김부식 세력이 있었고, 발표 직전에 국왕이 서경에 행차해 묘청을 만나고 있었다. 조서의 내용은 그 세력들이 합의한 것으로서 유교적 왕도정치에서 강조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유신’이라는 새로운 개혁정치를 표방한 것은 당시 정치권에서 위기상황이라고 공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후 정파 간에 국정인식의 차이가 벌어져 갔다. 묘청과 정지상 등의 신진관료들은 국왕 측근 세력과 어울려 기왕의 체제로는 개혁에 한계가 있으니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제를 칭하고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자는 주장은 국왕권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고, 금국정벌론은 부국강병책을 통해 대외적 위신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서경으로 수도를 이전하자는 주장은 풍수도참설과 전통적인 서경 중시 사상에 의탁해 혁신적 의제를 제시하고 정치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위의 두 주장을 현실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당시 윤언이처럼 칭제건원론에는 찬동하지만 서경천도와 금국정벌론에는 비판적인 인물도 있었으나, 보통 이 세 주장은 한 세트라고 여겨졌다. 그런 주장에 반대한 김부식 세력은 반개혁론자였을 뿐인가? 그는 수도 이전이나 부국강병책 등은 민생의 곤란과 사회혼란만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런 혁신적 제도 개혁보다는 인격 수양에 바탕을 둔 도덕적 지도력의 확보가 우선이라고 보았다. 정치담당자가 소양을 갖추지 못하면 아무리 제도를 개혁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백성들의 부담만 늘리고 정치가 왜곡될 뿐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변동기의 사회상황에 대응하려면 유교이념과 윤리 교육에 힘쓰고 그에 기반해서 정치·사회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운영에서 국왕의 전제력 강화나 측근 세력이 권력을 농단하는 것을 경계하고 재상 중심의 관료정치를 중시했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라면 강대국에 사대하는 것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내전의 결과 우리는 묘청과 김부식에게서 사회 변동에 대응한 위기 극복의 두 가지 방안을 볼 수 있다. 묘청은 수도 이전과 같은 비상한 조치를 통해 국왕의 전제력을 강화하고 부국강병책을 기획했다. 그렇지만 술수를 부려 이벤트성 행사를 자주 하고 서경에 궁궐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를 벌이는 바람에 백성들의 부담을 늘리고 정치적 입지가 사상적·지역적으로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 비합리성과 함께 정권 장악에 조급한 나머지 실패하고 끝내 내전을 일으켜 고통을 안겼다. 반란 직후 묘청은 내분으로 살해되고, 이후 정부의 강경자세를 확인한 서경 지역민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항쟁으로 바뀌었다. 김부식은 유교적 합리주의에 충실하고 도덕적 지도력의 확보가 통치의 근간이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면 현실상황도 개선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내전 진압에서 중심역할을 맡았다. 그의 주도하에 정국이 안정되고 금과도 우호를 유지했다. 그러나 혁신 개혁을 저지하고 지배질서의 안정을 우선시한 나머지 실효성 있는 개혁방안 마련에 미흡했고, 그 결과 수구적으로 비추어졌다. 뒤이어 의종 때에는 보수적 개혁방안도 이어지지 못했다. 국왕 측근 세력 중심으로 기복적 종교행사와 관념적으로만 태평성대라고 선전하는 데 치중했다. 그 결과 정치적으로 파행을 빚어 결국 무인정변이 일어나고 농민, 천민의 항쟁이 폭발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채웅석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 서울신문·푸른역사 아카데미 공동기획
  • 야권 연대 판 깨지나

    4월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야권연대특별위원회 협상대표는 24일 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상을 끝낸 직후 “야당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무공천 지역과 경선지역 등에 대해 일주일 째 논의하고 의견차이를 좁히고자 노력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진보당도 자료를 내고 야권연대 협상이 깨졌음을 알렸다. 우위영 진보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17일부터 진행된 진보당과 민주당 간 야권연대 협상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이명박-새누리당 심판과 야권의 완승을 위한 전국적 야권연대 타결은 국민적 여망이자 절박한 민심의 요구였음에도 이에 부응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그동안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영남권을 제외한 수도권 10곳, 호남·충청·강원·대전 지역 등에서 10곳을 야권연대 전략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주장해 왔다. 우 대변인은 “수도권 10곳은 정당지지율을 최소한 반영한 것이며 호남 등 10곳은 상징적 수준”이라면서 “10+10은 야권연대 돌풍을 일으키기 위한 최소한의 호혜와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수도권 4곳과 호남·충청·강원·대전을 모두 합쳐 1곳만 야권연대 전략지역으로 하자고 제안했다는 게 진보당 측의 설명이다. 진보당은 “야권연대는 사실상 민주당에 의해 거절된 것으로 확인한다.”면서 “우리 당은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며 민주당의 전향적 변화 없이는 야권연대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협상이 ‘줄다리기’ 과정인 건데 오늘 협상이 잘 안 됐다고 해서 야권연대 협상이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시 논의를 해서 총선 승리,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수습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근혜 “정수장학회 문제 법대로… 정치쟁점화 말라”

    박근혜 “정수장학회 문제 법대로… 정치쟁점화 말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4·11 총선의 격전지가 될 부산을 찾았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부산 방문은 동남권 신공항 무산,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싸늘하게 식은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였다. 여기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낙동강 벨트’ 지역의 친노(親) 인사 공천으로 본격화된 야풍을 조기차단하는 데도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일궈낸 10·26 보궐선거의 부산지역 승리를 재현하고 새누리당의 정책 쇄신을 전달하며 문재인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상임고문이 출마한 사상구는 가지 않았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은 “낙동강벨트 선거구에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면서 “박 위원장이 방문해 선거를 조기 과열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바닥을 훑었다. 동래 우체국 비정규직 집배원 간담회, 부산항만공사(BPA) 방문, 영상예술고 학생들과 학교폭력 간담회 등을 열었다. 여기서 새누리당의 최근 정책쇄신안을 전하고 현장의 서민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문 상임고문이 연일 정수장학회에 대한 파상공세를 퍼붓는 데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즉석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아무 관계도 없는 저한테 자꾸 누구를 사퇴시키라고 하는 것은 얘기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부산일보 노조가 원하는 것은 장학회의 경영권을 내놓으라는 건데 그것은 이사회하고 이야기할 문제지 제가 나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하자가 있으면 있는 대로 법적으로 해야지, 정치적으로 얘기를 만들어 풀려고 하는 건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으로 배출된 많은 인재들의 명예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동래우체국 방문 때는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 이호진 지부장 등 10여명이 건물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최필립 이사장 등 5명의 정수장학회 이사진을 모두 퇴진시키는 게 명실상부한 사회 환원”이라면서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역 숙원인 해양수산부 부활에 대해선 “해수부 부활까지 포함해 여러 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면서 “총선보다는 대선에서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인프라이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서 모두가 결과를 인정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면서 20일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 때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20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단호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이뤄지고 있는 당 쇄신작업에 대한 의지와 현안에 대한 의견에 한 시간 가까이 할애했다. 그러면서 ‘약속’과 ‘신뢰’를 열 차례 이상 언급했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엿보였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는, 박 위원장으로서는 4년여 만에 생중계로 진행된 것이었다. 토론 초반의 질문은 총선 전략에 몰렸다. 이날부터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이 시작되는 등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공천 심사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언급을 최대한 피하고 “원칙과 시스템에 의한 공천”이라는 일관된 답을 내놨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의 자진 용퇴론이나 친이(친이명박)계에 대한 공천 배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에서 심사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다만 친이계에 대해서는 “당이 추진하는 쇄신방향과 부합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라면서 “친이니 측근이니 하는 분들도 다 그런 기준에 맞춰 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부터 “과거의 잘못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 과감한 쇄신을 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원론적인 답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박 위원장은 최근 연일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하고 있다. 형용사가 ‘깨끗한’에서 ‘완전한’으로 바뀌는 등 강도도 세졌다. 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와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묻자 박 위원장은 잠시 웃으며 머뭇거렸다. 이어 “현 정부 들어서 경제는 좋아졌지만 국민들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고 답한 뒤 “소통의 문제도 많았고 양극화도 심화됐다. 이런 부분들을 과감히 고쳐나가야 한다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정책이 바꿔져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서도 “과연 그것이 해답이 되었는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최근 더욱 논란을 빚고 있는 이 대통령의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사죄드리고 죄송하게 생각하면서 이제 우리가 확 바꾸자 해서 당의 가장 중요한 정강정책을 완전히 바꿨다.”고 강조했다. 옛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에 이어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 보수진영의 총선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이 같다면 얼마든지 같이 갈 수 있다. 그리고 같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해 봐야 할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의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폐족’(廢族)이라는 단어도 사용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들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고 한번 추진한 정책은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해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두고 “현 정부에서 완전히 폐기한 정책이지만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지금 약속 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입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가들에게 결정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야권에서 탈환을 노리는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언급하면서다. 그는 “더 좋은 후보, 더 좋은 정책을 반드시 실천하는 모습으로 그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권 주자로서 대세론에 안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는 원래 대세론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국민들을 만나 뵙고 소통을 강화하면서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답을 내놨으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가볍게 웃어 넘겼다.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리더십 문제에 대한 지적을 두고는 “정치인은 국민을 대신해서 아주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스스로 많이 엄격하게 자제해야 되는 임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권력을 이용해 탈취한 장물”이라고 공격했던 정수장학회에 대해서는 “저는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둬서 그 뒤로는 저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수장학회에서 분명하게 입장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불신이 악순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모두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로서는 대북정책이 더 진화해야 하고 북한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특사 등을 통한 방북 의사를 묻자 박 위원장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월요 포커스] 여야 공천심사 포인트

    [월요 포커스] 여야 공천심사 포인트

    4·11 총선 승패의 열쇠를 쥔 여야의 후보 공천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주말부터는 공천 신청자가 1명인 지역을 시작으로 여야 간 공천 대진표도 짜여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20일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닷새간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심사를 벌인 뒤 단수후보 신청 지역을 대상으로 조기 공천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13일부터 공천심사를 시작한 민주당도 이번 주 초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다. 명단에는 단수 후보 신청 지역 52곳에 대한 심사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화된 여야의 공천 포인트를 짚어 본다. ■ 새누리, 단수후보 조기공천 최대관심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친박(박근혜)계와 쇄신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단수 후보를 조기 공천할지가 가장 ‘뜨거운 감자’다. 현역 의원이 ‘나홀로’ 신청한 지역은 모두 16곳이다. 이 중 김선동·김호연·서병수·유정복·윤상현·이상권·이학재·이혜훈 의원 등 8명이 친박계, 권영진·김세연·황영철 의원 등 3명은 ‘박근혜 체제’를 뒷받침하는 쇄신파다.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단수 후보 중 결격 사유가 없고 경쟁력이 뛰어난 후보는 조기 공천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기 공천이 ‘친박 특혜’ 논란으로 번질 경우 반대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들이 영입 인사에게 지역구를 내주고, ‘낙동강 벨트’ 등 야당과의 격전지로 뛰어드는 ‘자기 희생’을 보여 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당의 텃밭인 ‘강남 벨트’에 대한 전략 공천의 폭과 수위도 관심사다. 현역 의원 재공천이 특혜라는 시선이 있는 데다 돈 봉투 사건 등으로 민심 흐름에도 ‘빨간불’이 켜져 물갈이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개혁성·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새롭게 진용을 짜야 한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현재 서울 강남 3구 6개 지역구(송파병 제외)와 강동갑·을, 양천갑, 용산, 경기 성남 분당갑·을 등 12곳이 강남벨트로 분류된다. 이 중 현역 의원이 없는 5곳(강남을, 강동갑, 양천갑, 분당갑·을)에서 전략 공천에 무게가 실린다.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나머지 7곳에서도 이른바 ‘파격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친이(친이명박)계를 상징하는 거물급 인사들의 재공천 여부도 주목된다. 현 정부와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 2008년 18대 총선 당시의 ‘친박계 공천 학살’과 정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려 있다. 그 중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과 친이계 대선 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의원, 18대 공천 때 당 사무총장이었던 이방호 전 의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민주, 호남 물갈이 대대적? 소폭? 민주통합당 공천 심사의 하이라이트는 이번 주 시작될 호남 물갈이다. 인적 쇄신에 대한 민주당의 기본 방침은 인위적 물갈이 대신 현역 의원에게 정치 신인들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남 지역은 민주당 기득권의 상징 같은 곳이기 때문에 공천개혁 의지를 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하위 25%에 대한 인위적 물갈이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이 공천개혁 선명성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확산되고 있다. 18대 총선 당시 무려 6.8대1에 이르던 호남권 평균 경쟁률이 4.01대1로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인 2.9대1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도 호남 물갈이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 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광주의 경우 인적 쇄신 압박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5선의 박상천(전남 고흥·보성)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호남에서도 다선 의원들이 정치 신인들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이 어떻게 결론 날지도 관심이다. 양당은 19일까지 사흘간 협상을 벌였지만, 당 지지율에 따라 출마 지역구를 나누는 문제를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경선이나 전략 공천을 하게 될 지역 결정 논의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야권연대가 매듭지어져야 민주당의 전략 지역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서울 은평을, 노원갑, 도봉갑 등 야권연대 대상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을 제외하고 공천 심사를 진행 중이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가 출마하는 경기 고양 덕양갑도 심사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 서울에서는 노원병·성북갑 등이, 울산에서는 남구갑과 북구가, 부산에서는 영도와 해운대기장갑, 경남에서는 사천과 창원을 등이 야권연대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이미경 민주 총선기획단장 “수도권 50곳 접전지역… 낙관못해”

    이미경 민주 총선기획단장 “수도권 50곳 접전지역… 낙관못해”

    민주통합당이 ‘총선 낙관론’에 급제동을 걸었다. 이미경 4·11총선기획단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후보들은 예전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아져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을 갖고 뛰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50개 지역은 접전 지역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아예 “부산에 나온 유명한 분들이 다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150석은 못 넘는다.”고 못 박았다. 한나라당의 표밭이던 부산·경남(PK)지역에서도 민주당의 돌풍이 예상된다는 섣부른 전망이 잇따라 나오자 전통적 보수표의 결집을 우려해 수뇌부가 직접 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영·호남 의석수 차이 커 핸디캡” 이미경 단장은 “17대 총선 ‘탄핵 열풍’속에서도 간신히 151석을 차지했다.”며 “새누리당이 가진 기본 지지도와 영남이 68석이고 호남이 31석이라는 지역구도 등 상당한 핸디캡을 안고 있다. 낙관하기 힘든 빡빡한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본부장도 “현재의 구도에서 ‘조용한 접전’으로 간다면 절반을 넘길 수 없다.”며 “수도권 경합지역 50개를 누가 점령하느냐에 따라 의석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부산 사상과 북·강서을, 경남 김해을 등 관심 지역구 3곳을 일컫는 ‘낙동강 벨트’라는 표현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에 마치 전선을 그은 듯한 인상을 줄 경우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입당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낙동강 벨트’라는 표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우상호 “부산 낙승해도 150석 넘기 어렵다” 우상호 본부장은 총선 전략으로 ▲야권통합 ▲이슈 선점 (정권심판론·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 ▲인물 우선을 꼽으면서 “경선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들도 핸디캡을 안고 밑바닥 민심을 훑는 선거운동으로 경선에서부터 화제를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야권연대가 이뤄지고, PK이슈가 먹혀 옆 지역으로 확산돼야 한다.”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 전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0~21일 경선후보자를 중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FTA 혈투·낙동강 전투·동문 결투… 여야 격전 시작됐다

    FTA 혈투·낙동강 전투·동문 결투… 여야 격전 시작됐다

    민주통합당에 이어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 신청을 마감하면서 주요 격전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각 당의 공천심사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가 가려져야 전선(戰線)이 확실해지겠지만 일단 공천 신청 현황만 놓고 보면 18대 공천 때와는 양상이 크게 다르다. 당시 호남에 집중됐던 민주당 예비 후보들이 이번에는 수도권과 영남권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여야 간 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은 종로·중구·성동을·광진갑·서대문갑·양천갑·동작을·강남을 등에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MB(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라 불리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조윤선 의원이 새누리당 내 ‘예선’을 치러야 한다. 이곳엔 이미 민주당에서 정세균 전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중구에는 10·26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했던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KBS 앵커와의 예선전 이후 호남 지역구를 버리고 상경한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빅매치가 예정돼 있다. 강남을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여야 대리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 전현희 의원과 한·미 FTA를 강력 반대해온 정동영 전 최고위원 등이 출마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여기에 ‘한·미 FTA 전도사’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 공천설도 거론되고 있다. 성동을에선 새누리당 김동성 의원과 민주당 임종석 사무총장이, 동작을에선 6선의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와 4선의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대결이 예상된다. 서대문갑에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새누리당 이성헌 의원,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이 4년 만에 ‘선후배’ 간 리턴매치를 펼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낙동강 벨트’에서의 격전도 주목된다. 야권 대권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사상구에는 권철현 전 주일 대사와 ‘MB맨’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등이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곳을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북·강서을에는 민주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3선인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구 수성갑에는 민주당 김부겸 최고위원이 지역구인 경기 군포를 떠나 출사표를 낸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3선인 이한구 의원 등 새누리당 예비 후보 8명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 광주 서구을에는 이정현 의원이 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야권 연대가 이뤄질 경우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의 지역구(경기 고양 덕양갑), 강기갑 의원의 지역구(경남 사천)에서의 격돌도 예상된다. 경남 사천에는 지난 총선에서 강 의원에게 참패한 이방호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재도전하고 고양 덕양갑에는 같은 당 손범규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이현정·허백윤기자 hjlee@seoul.co.kr
  • 與 ‘남부권 신공항’ 공약 뺀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은 16일 4·11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면서 당 안팎에서 논란을 빚어 온 ‘남부권 신공항 사업’을 공약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주영 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위 공약 검토회의 결과, 총선공약개발본부 산하 국토균형발전팀에서 검토했던 신공항 관련 공약은 중앙당에서 제시하지 않기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총선 전까지는 논의하지 않겠다.”면서 “지역 차원에서 시·도당이나 개별 의원이 자율적으로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중앙당 차원에서는 공약으로 내놓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상의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동의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그때 가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는 신공항 사업이 대구·경북은 물론 호남까지 아우르는 남부권 차원에서 추진될 경우 현 정부가 백지화를 선언한 동남권 신공항의 유력한 후보지였던 부산권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역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 지역구인 김무성·정의화·서병수·김세연·이종혁 의원은 이날 이 의장을 찾아 남부권 신공항을 총선 공약에서 제외할 것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볼썽사나운 여당의원 지역구 ‘통폐합 싸움’

    4·11 총선이 다가오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 차 때문에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신의 선거구가 다른 선거구와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은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간사와 몸싸움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제 여 의원과 새누리당 정개특위 간사인 주성영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고성이 오가는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경남 남해·하동군이 지역구인 여 의원은 주 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인접 지역구(경남 사천시)와 합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것을 좋아할 국회의원은 없다. 그렇더라도 이런 식은 곤란하다. 선거구는 인구수에 따라 정해지는 게 원칙이다. 정개특위는 그제 파주·원주시는 분구(分區)하고, 세종시 지역구는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역구 중 일부는 통폐합할 수밖에 없다. 남해·하동군의 인구는 10만 4342명으로 영남 지역 중 가장 적다. 통폐합이 거론되는 다른 영·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이렇게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에 비춰 보면 여 의원의 행태는 지나치다. 법과 원칙을 잘 지켜야 할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물론 여 의원만 비판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여야는 지난해 11월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안을 무시했다. 정개특위는 용인시 기흥구의 인구는 36만 7700명으로 이번에 분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외했다. 기흥구를 분구하면, 영남이나 호남 지역구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인구는 9만 4000명으로 인구 하한선(10만 3469명)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충청권의 민심을 의식, 신설하기로 했다. 정치권이 정해진 원칙을 지키지 않으니 여 의원도 할 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피곤하고 부아가 치민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사설] 여야 모두 ‘空約 의원’ 공천서 걸러 내라

    여야가 4·11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천 작업을 본격화한다. 어제 공천 신청을 마감함으로써 각 당이 예열을 끝낸 공천 심사의 시동이 걸렸다. 그러잖아도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주요 정당은 목전의 총선 승리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 회복을 통해 연말 대선에 대비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공천혁명’을 완수하기 바란다. 물론 여야는 그동안 입버릇처럼 ‘클린 공천’을 되뇌어 왔다. 하지만 선거 승리와 참신한 인재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요즘 각 당의 공천 창구마다 후보자의 비전과 도덕성 논의는 뒷전인 채 지명도와 당선 가능성에 대한 셈법만 무성한 게 그 방증이다. 공천 쇄신이 잡음 없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천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지역구 후보자들의 경우 자신의 지역 유권자들에게 제시할 미래 청사진, 즉 공약이 당연히 주요 심사 기준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각 당의 공천심사위원회(혹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심사 과정에서 후보자 공약의 옥석을 철저히 가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정치풍토는 어땠나. 선거철만 되면 개별 출마 희망자들이 온갖 달콤한 공약을 봇물처럼 쏟아냈지만 그때뿐이었다. 공천 과정에서 실현가능한 공약인지 제대로 걸러진 적이 없어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만 부추겼다. 요즘 수원·대구·광주 등 지역구에 군공항을 끼고 있는 여야 의원들이 군공항이전법에 총대를 메고 있는 전후 사정을 보자. 원유철 국방위원장이 “양심상 못하겠다.”며 직권으로 상정을 거부하긴 했다. 하지만, 애당초 군공항 이전이 해당 지역구 의원들만 나선다고 쉽게 될 일이었던가. 대체 부지나 소요 재원을 고려하지 않고 지역민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차원에서 덜컥 약속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민심을 잡기 위한 공약(公約)이 ‘안 되면 말고’ 식의 공약(空約)으로 타락한다면 그 피해는 유권자와 국민이 입게 된다. 지역구 공약도 반드시 국가 차원의 재원 조달 등 실현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제 한국매니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총선공약 이행정보 공개 거부 의원명단이 주목된다. 여야는 공천 심사과정에서 어차피 이행이 안 될 공약을 내거는 후보를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 알아사드 ‘개헌카드’ 던졌다

    국내외에서 거센 퇴진 압력을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헌법 개정안의 핵심은 일당독재를 끝내고 다당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개헌안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오는 26일 개헌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앞선 지난 10일 헌법개정위원회로부터 새 헌법 초안을 제출받았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시리아 헌법 개정은 지난 11개월간 반정부 시위대가 요구해 온 핵심 사항이다. 국영TV의 보도에 따르면 새 헌법안에는 “시리아의 정치체제는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반하며 권력은 투표를 통해 민주적으로 행해진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시리아의 현 헌법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집권 바트당을 국가 및 사회의 지도부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에서는 1963년 바트당이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새 헌법안에는 신생 정당이 종교나 직업, 지역적 이해에 근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현재 반정부 시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무슬림형제단 등의 창당이 제한될 수 있다. 또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탱크로 무장한 정부군이 포위한 데다 통신이 거의 단절된 상황이어서 전면적인 국민투표 실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
  • 저축은행법 주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법’ 처리를 둘러싸고 소급입법과 형평성 등의 논란이 거세지면서 법안 통과에 부정적인 기류가 빠르게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14일 여야는 일단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법사위원회에 상정한다는 데는 동의한 상태지만,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주춤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뚜렷한 태도를 유보한 채 일단 법사위 논의를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언론 등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해 금융위원장이나 법무부 장관의 의견을 법사위에서 들어볼 것”이라면서 “법사위에서 의원들끼리 논의해 보고 표결 여부 등을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법사위 박준선 새누리당 간사도 “간사 협의 결과 일단 법사위 소속 의원들과 논의해 보기로 했다.”면서 “법사위 논의 결과에 따라 바로 통과될 수도 있고, 소위에 회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이 법안 처리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인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못해 현재 저축은행 처리에 대한 입장은 유보 상태”라고 말했다. 법사위 이춘석 민주당 간사는 “안건 상정은 합의해 놓은 상태지만 저축은행법 외에도 선거법 등 시급히 논의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여야가 이처럼 고심하는 것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저축은행 구제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다 여론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16일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고 추가 논의를 거칠 가능성이 크지만 지역 민심 등을 고려할 때 향배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 출신인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장 등은 “의원 3분의2 이상이 동의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을 압도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또한 “저축은행 사태는 정부의 정책 오류와 감독 부실 때문에 터진 것이므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에 동의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 이현정·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민주 한명숙號 출범 한달…선거 앞두고 과제 산적

    민주 한명숙號 출범 한달…선거 앞두고 과제 산적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15 전당대회에서 모바일투표와 대의원 투표 모두에서 승리, 즉 민심과 당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권을 거머쥔 뒤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초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합당해 출범한 ‘한명숙호(號)’는 위력적이었다. 당 지지율은 단번에 40% 가까이 치솟아 새누리당을 앞섰다. 4·11 총선 제1당은 당연시됐다. 환호는 짧았다. 인사 파열음이 터졌다. 재판 중인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은 오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미경 의원을 총선기획단장에 임명하고 공천심사위원도 동문인 이대 출신들을 다수 임명하며 논란을 불렀다. 486 친노 중심 당직 인선도 뒷말이 무성했다. 소외세력의 불만이 커졌다. 정권탈환을 노리면서도 운동권적 행태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 지역 한 예비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대표가 직접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가 FTA 발효 정지 서한을 전달한 것 등은 과격한 인상을 줘 중립적 시민들이 민주당을 등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지율 급등에 들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측근·권력형 비리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비등, 지지율이 올랐는데 민주당 지지로 착각해 오만한 행보를 반복하며 지지가 식어 가고 있다는 것. 총선 대승이 아니라 자칫 1당 자리도 위험하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지율에 취해 야권연대 없이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착시 현상으로 연대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백~수천표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에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많이 낼 예정인데 연대를 안 하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는 것. 결국 공멸을 피하기 위해 14일 통합진보당이 제안한 총선 연대에 민주당도 적극 응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다소의 불협화음은 불가피했겠지만 이제부터라도 계파 간 실질적인 화학적 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 공천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 감동을 줘야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언론, 계파 간 밀월 기간이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한 대표는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보여 줘야 한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 석패율제 도입 혼란, 여성 15% 의무 공천 등 정책 현안에 대한 혼선을 되풀이할 여유가 없다. 한 대표가 15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당 혁신 구상을 밝힐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19대 향해 뛰는 여성들

    19대 향해 뛰는 여성들

    정치권이 19대 총선에서 쇄신 공천의 일환으로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장치들을 경쟁적으로 마련하면서 출사표를 던지는 여성 후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 후보 명부를 살펴본 결과 10일 현재까지 후보 등록을 완료한 여성 후보는 총 132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54.5%(72명)는 당선 가능성이 큰 서울과 경기 지역에 몰렸다. 서울 지역 여성 예비 후보 가운데 새누리당은 11명, 민주통합당은 16명이었고, 경기도에선 새누리당 12명, 민주당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의 지역에선 0~7명 정도의 여성들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전국 여성 예비 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40명으로 동수였다. 새누리당에선 현역 여성 의원 가운데 서울에 나경원(중구)·배은희(용산)·김혜성(마포갑)·정옥임(양천구갑)·김을동(송파구병) 의원이, 그리고 경기에 전재희(광명시을)·박순자(안산시단원구을)·이은재(용인시 처인구) 의원, 부산에 손숙미(중·동구) 의원 등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비례대표인 이두아·송영선 의원 등은 대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새 얼굴로는 신은경 전 KBS 앵커가 눈에 띈다. 박성범 전 의원의 부인인 신 전 앵커는 나경원 의원과 함께 중구에 나란히 출사표를 냈다. ‘탈북 여성박사 1호’인 이애란(48)씨도 인재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씨는 1997년 탈북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북한전통음식연구원장으로 탈북자들에게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엄마’로 출연한 필리핀 귀화 여성 이자스민(35)씨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그는 필리핀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인과 결혼해 이주여성 봉사단체를 이끌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미경(서울 은평을)·김유정(서울 마포을)·추미애(서울광진을)·김상희(경기 부천소사)·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 등이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새누리당에 비해 현역 의원 비율이 적고 전 국회의원이나 정당인, 정치 신인이 많은 점이 특징이다.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 지역구 15% 이상을 여성 후보로 공천키로 하는 등 여성 의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 지역구 245곳에 모두 후보를 배출할 경우 37곳 이상에서 여성 후보를 내야 한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2008년 18대 총선 때 8%였던 여성 후보 공천 비율을 2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남성 후보들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한명숙 대표와 공천심사위원회는 요지부동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역구 후보 공천 경선 때 해당 지역구 여성 의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되 비례대표 여성 의원은 10%, 출마 경험이 없는 여성 후보에게는 20%의 가산점을 본인의 득표수에 더해 주기로 하는 공천 방식도 마련했다. 새누리당은 여성 정치 신인에게 가산점 20%를 주기로 결정했다. 여성 정치 신인들에게 정치 참여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다른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전문성을 갖춘 여성 후보들을 최대한 영입해 여성 표심은 물론 세심한 정치를 앞세워 싸늘해진 민심을 돌릴 계획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표만 생각한 저축銀 지원 특별법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그제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상 예금자와 불완전판매 후순위채 가입자에게 피해액의 최고 55%까지 보상하는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예금자 보호 한도를 6000만원까지 높이고 3년간 한시적으로 저축은행 예금에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추진하려다 반대에 부딪히자 예금 보호 한도는 그대로 두고 보상을 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일종의 꼼수로, 총선을 겨냥한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이다. 물론 선의의 피해를 본 저축은행 고객들의 아픔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는 은행 경영진과 대주주,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런 마당에 지역구 의원들이 돕겠다고 나서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하지만 특별법 자체가 엄청난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자기 책임에 따른 투자원칙에 반(反)하는 것으로, 금융시장에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금융질서를 뒤흔든다. 보호대상이 아닌 후순위채 보상은 법과 원칙을 부정하는 행위다. 형평성 시비도 그렇다. 특별법의 보상 범위는 2008년 9월 이후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등 19개 저축은행이다. 그렇다면 2008년 9월 이전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과 향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저축은행에도 특별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 저축은행 외에 신협, 새마을금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 재원 마련 역시 논란거리다. 특별법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액은 1000억원 남짓 된다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은행 예금자와 보험 가입자 등을 위해 적립해둔 예금보험기금을 아무런 동의 없이 빼내 쓴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난해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위해 예금보험기금 가운데 특별계정을 신설해 2026년까지의 예금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금융권에서 이미 15조원을 꿔다 쓰지 않았는가. 국회 정무위의 특별법 추진안은 재고돼야 한다. 총선 때 몇 석 건지려고 얄팍한 술책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최악의 선례를 만든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치권이 민심을 얻기 위해 법치를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제2, 제3의 저축은행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게 먼저다.
  • [열린세상] 김정일 위원장은 어떤 북한을 물려주고자 했을까/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김정일 위원장은 어떤 북한을 물려주고자 했을까/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는 16일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번째 생일이다. 북한은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의 신격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로 제정하였으며, 동상과 영생탑을 건립하기로 하였고, 뒤이어 ‘김정일훈장’과 ‘김정일상’을 제정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서 3대 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하늘 위에서 흐뭇한 마음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을까? 그가 아들에게 물려준 북한은 어떤 상황인가? 2008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김 위원장은 후계체제 구축작업을 서두르기 시작하였다. 안정적이고 탄탄한 통치기반을 마련해 주고자 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서 군사·안보 측면에서 위협요소를 제거하고자 하였으며,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외교·경제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려고 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망가진 계획경제의 생산활동을 회생시키려고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소위 ‘강성대국’을 물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북한에서 ‘강성대국’이란 “국력이 강하고 모든 것이 흥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러움 없이 사는 강국”이라고 정의된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8년 노동신문을 통해서 처음으로 ‘강성대국’이라는 정치적 구호를 제시하였다. 이후 2007년 말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100돌이 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에 진입하는 해’로 제시하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경제분야를 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아들에게 ‘보다 안정되고, 발전한 경제’를 물려주려고 한 것으로, 이것은 주로 네 가지 영역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공식부문 생산활동의 정상화, 둘째는 국가재정능력의 확충, 셋째로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의 마련, 마지막으로 주민생활의 수준 향상 등이 그것이다. 공식부문 생산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북한은 최근 수년 동안 4대 선행부문(전력·석탄·금속·철도수송)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도 이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재정능력의 확충은 크게 두 방향에서 추진되었다. 하나는 정부의 재정조달능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화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북한은 이를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여 정부의 발권력을 확보하였으며, 최근에는 외환거래를 금지시킨 바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의 마련은 대외무역구조와 산업구조의 개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제한된 지역을 경제특구라는 이름으로 개방하거나, 투자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외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CNC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한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지식경제강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주민생활의 수준 향상은 고난의 행군 이후 당국의 물자 배급이 중단되면서 이반된 주민들의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출발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생활 향상에 경제정책의 우선권을 두면서 경공업제품의 증산과 질 제고, 식량 공급의 증대 및 전력문제의 해결 등을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은 유훈을 내세워 경제강국 건설을 독려하고 있다. 이 중에서 평양시 살림집 10만호 건설사업은 가장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는 측면에서는 식량문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중단된 식량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강국 진입’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김 위원장의 유훈이자 치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주민들의 기대감만 높여 놓고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