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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주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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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 /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 /진경호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님.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을 겸허하게 읽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탈당행렬과 정계개편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정치인 노무현이 절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을 기치로 한 열린우리당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매진해 온 정치인 노무현의 가치가 좌절될 위기라고 했습니다. 당을 등진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말하는 통합신당이 무슨 당이냐, 지역당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정당의 가치에 공감합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은 비단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만의 과업이 아닐 것입니다. 이 나라 모든 정당과 국민이 이뤄내야 할 책무입니다. 열린우리당을 떠난 정치인들이 또 다시 지역주의의 망령에 영혼을 맡기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밝힌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과 울분에는 떨칠 수 없는 몇가지 의문이 듭니다. 먼저 정당의 소명입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은 분명 소중히 해야 할 가치입니다만 정당은 이를 넘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한 이념노선과 일관된 정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내세운 좌파적 신자유주의라는, 형용모순의 불분명한 정책 노선의 희생자입니다. 당을 등진 인사들의 이념노선을 따지기에 앞서 지난 3년여 당의 정책노선부터가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의 진보 논쟁에서도 지적됐듯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반부패·탈권위의 민주주의에는 성공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했습니다. 이념에 바탕을 둔 정책정당 중심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데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권위주의 정부의 성장주의를 우선시했고, 그 결과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노대통령이 견지해 온 당·정 분리 원칙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라크 파병, 한·미 FTA와 같은 어젠다 앞에서 열린우리당은 줄곧 무기력했고, 한나라당에 대한 대연정 제의는 당을 뿌리부터 흔들었습니다. 김근태·정동영·천정배·이해찬·한명숙·유시민·김두관씨 등 여당의 중진과 유력인사들을 모조리 입각시킨 것도 대통령으로선 당·정 협력이고, 본인들은 국정경험을 쌓는 기회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으로선 구심력의 상실이었습니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대통령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의 차이입니다. 먼저 노 대통령은 이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의 과도한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비켜가려는 방편이라면 체면을 구길 일입니다. 진정성도 의심 받을 뿐입니다. 대통령과 정치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노 대통령의 현란한 행보에 열린우리당은 그저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 한 탈당파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에게 감금돼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인 노무현’에게 포박돼 있는지 모릅니다. 당을 박차고 나간 창당 동지들도 지역주의를 향해 몸을 던지는 것보다 노무현으로부터의 탈출이 더 다급했다고 봅니다. 정치인 노무현이 여권의 붕괴에 좌절하는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 노무현의 실종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연말 대선 너머로 정치인 노무현은 어떤 정치를 그리고 있습니까.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맡긴 것은 2008년 2월24일 자정까지의 대한민국 국정입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靑·친노-비노 결별 수순

    靑·친노-비노 결별 수순

    노무현 대통령이 7일 ‘대통령’이 아니라 ‘정치인’의 이름으로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올렸다.‘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라는 제목이다. 최근 정치상황을 바라보는 절박감을 표현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무원칙한 구태정치”가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창당정신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글의 요지다. 노 대통령은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두라. 정치는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친노와 비노, 청와대와 탈당파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결별 수순으로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 대통령은 두 전직 의장을 겨냥,“일부 사람은 당을 깨고 나갔고, 남아 있는 대선주자 한 사람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한 사람은 당의 경선참여를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서 “그렇게 하면 과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나. 창당 정신에 맞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가망이 없을 것 같아 노력할 가치도 없다 싶으면 (남은 사람들이 창당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그냥 당을 나가면 될 일”이라면서 “굳이 당을 해체하자는 것은 희생양 하나 십자가에 못박아 놓고 ‘나는 모른다. 우리와는 관계없다.’고 알리바이를 만들어 보자는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열린우리당의 진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당명이나 형식을 고집하고, 사수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통합을 하더라도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역사를 지키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며, 당을 통째로 이끌고 지역주의 정치에 투항하자는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이 걸림돌이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남과 충청이 연합하면 이길 수 있다는 지역주의 연합론은 환상”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질서정연한 통합은 수용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질서정연한 통합’이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지 않고 ▲지역당으로 회귀하지 않으며 ▲경선에 승복하는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은 이날 성명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각에서 2·14전당대회의 ‘대통합 신당’이라는 합의정신을 깨고 대선을 포기하려는 듯한 패배주의적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의 틀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장도 “대통령이 특유의 독설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아무리 미워도 말은 가려서 하라.”고 맞받았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후보와 당, 그리고 정체성

    “후보보다는 당, 당보다는 정체성이 이번 대선에서는 중요하다.” 정치권 고위인사의 17대 대선 관전법이다.‘정당의 생명은 정체성과 영속성’이라는 명제와도 맞닿는다. 단 한 차례의 재·보선 패배로 술렁이는 한나라당의 본질적 취약성, 지역주의 부활 조짐에 따른 두 유력 후보의 파괴력 약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당과 정체성을 뒤로 물리고 ‘얼굴’ 찾기에 급급한 열린우리당이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도보수 성향인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한나라당이 이 정도 사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것은 당의 구조와 정체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한나라당은 그동안 정치 상황에 따라 누렸던 혜택을 걷어내고 내적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선후보 경선룰을 손질하는 과정에서도 갈등이 있겠지만, 후보 개인보다 정당의 안정성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 개인보다 정당안정성 중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10년 지켜 보니 못 살겠다. 갈아 보자.’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나라당이 미래지향적 비전과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구태와 반사이익에 안주하면 대선 정국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보선에 이은 정치인의 연쇄 방북은 한반도 평화 메시지와 맞물려, 일시 잠복해 있던 대북 정체성 문제를 또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재계 인사들과 오는 2일부터 3박4일간 북한을 방문, 남북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학술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5일 방북길에 오른다. 앞서 북측 민화협 초청으로 방북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은 3박4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30일 돌아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5월에는 남북 혹은 4개국 정상회담 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등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유력 대선후보들이 한반도 평화 논의 등 이념 정체성 문제에 정면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설득력 있는 한반도 평화 담론을 제시하지 못한 일부 대선후보가 검증의 도마에 오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대선후보들 이념정체성 정면노출될 듯 재·보선 이틀 후 출범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성격이나 파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가포럼은 일부 정당이 돈 공천과 지역구도, 인물 위주의 이미지 정치, 인위적 정계개편의 답습에 매몰된 시점에 ‘정책세력화’를 시도하고 나섰다는 점에 스스로 의미를 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평가포럼을 친노의 ‘정치세력화’로 해석하는 것은 3김식 계파 정치에 젖은 시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정책을 한나라당이 받아도 좋고, 열린우리당이 받아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존 정당의 대립구도보다 정책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관계자는 “가치와 정책을 지키다 야당을 하면 또 어떠냐. 정권을 놓지 않으려고 집착하면 과거 정치로 돌아간다.”며 이른바 ‘노무현이즘’의 승계론을 피력했다. 평가포럼이 주요 국정 어젠다의 계승과 정책 정당의 구조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정당 정책인프라부터 늘리자/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국회·정당 정책인프라부터 늘리자/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올대선은 정책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선거 때마다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는 정책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외쳤지만, 매번 정당들은 정책 대신 지역이나 이념, 혹은 정치 구호로 유권자들을 유인하였다. 왜 정책선거가 되어야 하는가. 정당간의 정책대결만이 한국 사회의 고질병인 지역주의와 이념갈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최대목표는 선거 승리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정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타 정당과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내세움으로써 더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정책과 공약으로 경쟁하여 더 많은 지지를 얻어 낼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당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편가르기 방식을 찾게 된다. 지금까지 지지자 동원을 위해 사용하였던 방식이 지역주의와 이념대결이었다. 선거에서 지역주의가 본격적으로 활개치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 이후의 일이다. 그전까지는 권위주의 정권은 안정과 경제성장을 내세웠고 야당은 민주주의 회복을 호소하였다.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 대 민주화라는 대결구도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각 정당은 지역주의를 선거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대선에서는 지역주의 대신 보수 대 진보라는 정치구호가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지역주의와 이념대립은 소모적 갈등을 양산시켰을 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주의나 이념대립 대신 정책과 공약이 정당 간 경쟁의 기본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전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닌 듯하다. 아직도 번영·평화·개혁이라든지 선진한국과 같은 정치구호만 요란스럽게 들려올 뿐 우리의 당면과제인 부동산과 교육문제 그리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하는 약속은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정책대결 없는 선거가 향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있다. 왜 그런가. 이는 우리 정치가 구체적 정책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점검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치원생들에게 대학생 수준의 시험을 치게 하는 격이다. 우리 정치가 정책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정책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가진 정책생산 인프라를 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국회에서 정책생산을 담당하는 조직은 예산정책처와 법제실 그리고 입법조사과가 있다. 정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인력을 보면 예산정책처는 50명 그리고 법제실과 입법조사과는 20명 정도이다. 한편 미국의회를 보면 정책조사를 지원하는 의회조사국(CRS)에 800명, 연방정부 회계를 감사하는 일반회계국(GAO)에 3200명의 인력이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하원과 상원 위원회에 3300여명의 스태프들이 의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의원들의 보좌관 수도 한국은 6명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하원의원은 20여명, 그리고 상원의원은 50명 정도의 보좌관을 두고 있다. 이처럼 열악한 정책인프라를 가진 국회와 정당에 정책선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정치권을 비판하기에 앞서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정치놀음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아까운 국고를 더 줄 수 없다고만 볼 것이 아니다. 국회가 행정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생기는 예산낭비는 얼마나 많으며, 온 나라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으로 내몰아서 생기는 국력낭비는 또 얼마인가. 국회와 의원들에게 정책인프라를 갖춰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결코 아까워할 일이 아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 “주내 개헌 공론화”… FTA설득 과제로

    2004년 이후 해마다 3월12일이면 청와대 관계자들은 아픈 상처를 떠올린다.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가결한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3주년을 맞았다. 청와대는 조용한 분위기다. 새삼스럽게 탄핵 당시를 기념할 일이 뭐가 있냐고 말한다. 정치적 다수파의 소수파에 대한 총공세라는 성격이었지만 탄핵 추진의 빌미가 됐던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는 법해석의 차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올 대선정국에서 대부분의 이슈가 선거 중립문제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탄핵’으로 불릴 만하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을 했다가 탄핵 위기에 몰렸던 이후 정치지형은 격랑의 세월을 거쳐 왔다. 탄핵으로 형성됐던 헌정사 최초의 여대야소 국면은 허물어졌다. 탄핵 3년, 그리고 참여정부의 남은 1년. 청와대의 남은 핵심과제는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이미 소수당이 된 열린우리당과도 공식적으로는 결별한 마당에 얼마나 추진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탄핵 파동 이후 치른)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패했더라면 원내 연합세력에 실질적 정권을 넘겼을 것”이라고 했다. 취임 2주년 당시 대국민연설에서 지역주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노 대통령은 올해엔 한발 더 나아가 개헌정국의 도래를 선언했다. 이번 정권 내에서는 4년 연임제와 대선·총선 시기 일치 등 권력구조 개편에 맞췄지만 지역주의 극복 제도와 사회 기본권 조항 등으로까지 개헌논의 확장을 시도할 태세다.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인 문재인 대통령 정무특보는 지난달 부산지역 간담회에서 “87년 체제의 발전을 위해서 헌법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개헌이 필요하다. 다음 정부에서 하더라도 논의의 실마리는 열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노 대통령의 조건부 개헌안 발의 용의도 양보안이라기보다 대선주자들에 대한 압박용으로 비친다. 차기 정부로 개헌 발의를 넘기려면 각 당과 대선주자들이 개헌안에 대한 합의와 대국민공약 제시를 선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오는 15일부터 공청회를 여는 등 정부의 개헌 공론화 작업은 재개된다. 한·미 FTA는 노 대통령의 ‘선진통상국가’론과 관련이 있다. 공식석상에서 “90년대 WTO 체제 편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FTA는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 “노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은 ‘공약을 지키는 대통령’이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 온다. 이와 관련, 최근 노 대통령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사회투자국가’에 관해 입장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비전2030 이후 사회투자국가론은 국가적 어젠다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치플러스] 김원웅 “대선경선 출마”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7일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개혁·민족진영의 후보로 나서겠다.”며 대선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국회 통외통위원장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살아온 길이 역사가 가는 길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심판 받고 싶다.”고 말했다.3선인 김 의원은 “저는 여야 정치인을 통틀어 한번도 지역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한번도 3김 신세를 지지 않은 유일한 정치인”이라며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다른 정치인과 차별되는 정치적 자산”이라고 지역주의 극복을 주된 화두로 던졌다.
  • [씨줄날줄] 대통령 차남/진경호 논설위원

    ‘대통령 아들의 불행’은 우리 대통령사의 특징 중 하나다. 역대 9명의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차남 재용)·김영삼(차남 현철), 김대중(차남 홍업,3남 홍걸) 대통령의 아들 4명이 권력형 비리로 감옥생활을 했다. 다른 대통령의 아들들도 평탄한 삶을 산 경우는 흔치 않다. 공교롭게도 비리로 옥고를 치른, 즉 권력의 핵심에 있던 대통령 아들은 대부분 차남이다. 그 상관관계는 설명할 길이 없으나 ‘소통령’으로 불린 현철씨는 물론 홍업씨도 아태재단부이사장 등을 맡아 막후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다. 재용씨 또한 부친 비자금의 상당부분을 관리했다. 이 불행한 대통령 아들들의 상당수가 정치인이 되려 했던 점도 우리 대통령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전두환 대통령 장남 재국씨와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정계입문을 시도하다 부친들의 비자금 사건으로 뜻을 접었고, 현철씨는 지난 2004년 총선 때 경남 거제에 도전장을 냈으나 한나라당의 견제와 지역구민의 외면으로 도중하차했다.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은 DJ의 장남 김홍일 의원의 바통을 이번엔 홍업씨가 이어받을 모양이다.4·25 국회의원 재·보선 때 무소속 후보로 전남 무안·신안에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비서 출신 한화갑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내놓은 지역구다. 사실 정치세습이야 ‘대물림’이 자랑인 일본을 따를 수 없다. 자민당 중의원 292명 중 111명(38%)이 부친 지역구를 물려받았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미국도 하원의원 22명이 부자 정치인일 정도로 ‘패밀리 정치’가 늘고 있다. 유념할 점은 이들 국가 모두 이를 개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업씨 출마 소식에 민주당이 부산하다. 그가 당선되도록 후보를 내지 않을 태세다.DJ 비서 출신 설훈 전 의원은 “그의 출마가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범여권 통합의 ‘용매’로 쓰자는 말이다. 심지어 한 전 대표는 방송에 나와 “민주당을 키우느라 DJ를 팔았는데, 홍업씨를 외면하면 유권자들이 뭐라 하겠느냐.”고 ‘정치적 의리’를 내세웠다. 재용씨나 현철씨가 싸늘한 지역민심에 주저앉았던 것과 딴판이다. 누가 3김정치가 끝났다고, 지역주의가 극복되고 있다고 했나.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노대통령 기자회견] “부동산 버블 붕괴 걱정하는데 경착륙 없을 것”

    [노대통령 기자회견] “부동산 버블 붕괴 걱정하는데 경착륙 없을 것”

    # 남북정상회담 “북핵기본 가닥없이는 남북 얻을게 없어”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저는 이 시기에 잘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순차로 이뤄져야 한다.6자회담이 큰 틀이다. 북핵 문제의 기본적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은 북쪽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남쪽은 얻을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일은 순차로 해야 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이기 때문에, 회담에 대해 전 그동안 별로 공들이지 않았다. #여당과의 관계 “통합·신당론 모두 지역당이라 말하기 곤란” 처음에 나왔던 신당론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지역당 회귀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뒤에 통합론, 신당론이 다양하게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통합론, 신당론 모두를 지역당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혼돈스러운 상황이 됐다. 통합론, 신당론을 얘기하는 사람들 모두를 지역주의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몇몇 사람에게는 지역주의 동력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라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아주 유감스럽다. 통합을 얘기하는 분들이 중도통합노선이라고 한다. 저는 우리당이 중도통합노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못할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 내부에 성향들의 차이가 있어서 같이 못 하겠다고 하는데 좀 차이가 있더라도 크게 뭉쳐야 하는 것이 정당의 원칙이다.‘크게 뭉쳐서 갑시다.’라고 말하고 싶다.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전당대회가 아니었나. 옛날에도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전대를 해서 당을 수습하고 위기를 극복하고, 당의 뿌리를 굳건히 해서 당을 지켜왔다. #개헌·임기단축 문제등 “정략적으로 발의한게 아니라 여러해동안 검토” 갑자기 정략적으로 발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 검토에 검토를 거쳐 내놓은 것이다. 임기단축, 단호하게 말씀드리겠다. 절대로 없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 한때 고려해 봤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고려는 오로지 개헌 기회를 한번 더 연장시키기 위해 고려한 건 사실이지만 적절치 않아 접었다. #대선 “쟁점은 언론이 주도… 경제정책에 차별화 불가능” 핵심쟁점은 결국 언론이 주도하는 것 아닌가. 언론에 영향받은 국민이 주도하든지. 다음 시대정신은 많은 사람들이 경제라고 하시는데 경제정책은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경제정책에 무슨 차별성이 있나. 한번 해보라. 사회복지, 사회투자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사회적 자본, 사회의 민주주의와 공정한 사회질서, 인권, 이런 역사적인 문제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게 돼 있다. 그런 차별성을 갖고 전선이 이뤄지는 게 도리다. 그건 제 희망사항이고 어디로 갈지 예측하는 건 아니다. 제 희망은 그게 차별성이고 거기서 논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는 기본이다. 차별성은 이것으로 가야 한다. 저는 사회복지에 대한 의지, 민주주의와 사회적 자본에 대한 인식, 그리고 성실성, 이런 것이 쟁점이 되는 게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 북핵문제 “북한이 핵실험 할지 말지 함부로 말하면 안돼” 제가 대통령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무겁지 않아야 할 말은 무겁지 않아도 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굉장히 무거운 말이다.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제가 가능성이 있다, 없다를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제 판단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 # 부동산정책 “목숨걸고 부동산 투기해도 재미 못볼 것” 부동산 버블 붕괴를 걱정하시는데 제가 보고받은 바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경착륙하는 일은 없을 거다. 버블도 서서히 꺼질 수는 있지만 갑자기 꺼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관찰하고 관리하겠다. 올해도 보유세 제도가 나왔지만 내년에도 나온다. 그 다음에는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과표 현실화와 보유세 제도가 결합돼 있어 더 많이 나오게 돼 있다. 보유세 제도가 정착되는 건 기본이고 모든 거래가격이 법원 등기부에 기록된다. 여기에 근거해서 양도소득세가 과세될 거다. 그 위에 직접적인 가격통제 제도도 복원됐고 강력한 공급정책을 만들어 내놨다.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다. 그저 공급정책이 아니라 공공부문의 공급정책이다. 유동성 통제도 확실히 하고 국세청 세무조사도 확실히 할 것이다. 목숨을 걸고 부동산 투기를 해도 재미를 못 볼 거다. 더 올라가면 더 강력한 것을 준비해서 내겠다. 서민은 무리하지 말고 형편대로 알맞게, 무리해서 빚내서 사지 말라.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다. 헌재에서 깨질 정책도 없고 다음 정부에서 바뀔 정책도 없다. # 한·미FTA협상 “문건유출 막을 수 없다… 방지시스템 상반기 도입” 문건유출은 막을 수가 없다. 어느 나라에나 있다. 미국도 강경·온건파에서 이런 저런 정보들이 다 나오는 것이다. 막을 수가 없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막으려 하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문건 유출이) 없도록 하는 시스템이 금년 상반기 중 도입되면 보고서 한 장이라도 유출될 경우 유출된 기록은 다 나오게 된다. 국회에서 (FTA 문건이) 없어진 것은 공무원 실수인지, 국회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양쪽 다 잘못 아닌가.FTA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무조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지만 협상을 하면서 안 하려고 하면 불성실한 자세다. 타결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손해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면밀히 따져서 할 것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여야 대선주자 엇갈린 반응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여야 대선주자 엇갈린 반응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여야 대선주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범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은 대체로 환영했으나 한나라당 ‘빅3’는 차기 정권에서 다뤄야 한다고 일축했다. 고 전 총리측은 9일 “잦은 선거로 인한 국력 낭비를 막기 위해 2008년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의 임기가 동시에 시작되는 이 기회에 임기를 조정하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연임제 및 정·부통령제 도입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에 따라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측은 “대통령 말이 다 맞다. 개헌의 당위성과 원칙에 관해 잘 언급했다.”고 환영했다. 김 의장측은 “책임 정치 실현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87년 헌법체제로 가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정략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장측은 통합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개헌카드를 들고 나온 배경을 경계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대통령 연임제가 이뤄지면 국가적으로 수백조원의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또다시 20년을 이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빅3’는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정략적 술수’로 보고,“차기 정권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 참 나쁜 대통령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측은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며, 각 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해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차기 정부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도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갖고 지금 당장 논의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개헌은 차기 정권의 임기 초기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는 5년 단임제를 선호하지만 4년 연임제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측은 “4년 연임제로의 개헌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다음 정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대선 전 개헌 논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권영길 의원측은 일단 환영 의사를 밝힌 뒤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정책정당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중선거구제로 가는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hisam@seoul.co.kr
  • 안희정 “원칙없이 당 깨는것 싸울 것”

    “아무 원칙 없이 당을 깨자는 것에 대해 싸울 것이다.” 지난 ‘8·15특별사면’에서 복권된 뒤 좀체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노무현 대통령의 386 왼팔’ 안희정씨가 19일 첫 공식 무대에 섰다. 명계남씨와 노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 등이 결성한 ‘참여포럼’이 주최한 ‘1219 4주년 강연회’에서다. 행사엔 대통령 후원자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안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어떤 선진국이 대선을 앞두고 정당을 깨고 바꾸고 하느냐.”며 강연 내내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를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세력의 핵심은 기치와 명분, 가치”라면서 “분노하는 것은 이 태풍의 눈을, 힘의 원천이 되는 원칙을 지도부가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선 “정책의 패배와 집권세력의 도덕적 부패로부터 나온 게 아니다.”면서 “낡은 정치와의 싸움이 마지막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이 고개만 넘는다면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왕으로 통치되는 대한민국, 대선때면 후보마다 당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후진적 한국정치가 극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의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집권 후반기 대통령의 국정 수행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대통령은 정당과 헌법에 대해 말할 수가 없다. 그러면 당이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총알은 빗발치는데 누구 하나 낮은 포복으로 나아가지 않고 참모본부에 모여앉아 작전만 짠다.”고 말했다. 한편 오랫동안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삼가온 천호선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이날 저녁 마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초청 특강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지역주의와 타협하고 이를 온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는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시론] 노무현 대통령이 할 일/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시론] 노무현 대통령이 할 일/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정치의 새로운 아이콘이었다.‘바보 노무현’의 극적인 대통령 당선은 한국정치의 변화 가능성과 방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특정 지역에 압도적 지지기반을 가진 카리스마적 1인 보스가 끌어가던 사당정치, 지역정치 극복의 가능성이 보였다. 돈이나 색깔론, 언론의 위력도 낡은 질서를 거부하고 새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기대를 꺾지 못했다. 그래서 16대 대선은 ‘주춧돌 선거’라 평가받았다. 노무현 당선의 가장 큰 원동력은 그의 정치적 행보가 시대정신인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국민에게 주었다는 점이다. 낡고 썩은 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했던 국민이 노무현 후보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게 된 것은 그의 일관된 정치역정 때문이었다.‘노무현 바람’은 ‘노무현 개인’에 대한 기대와 지지라는 좁은 뜻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국민이 정치인 노무현에게 희망을 걸게 된 것은 ‘국가지도자로서의 역량과 자질’보다는 ‘일관된 소신과 원칙의 정치’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의 극복과 언론개혁이란 현안에 대해 보인 ‘일관된 개혁적 태도’는 새로운 정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4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역대 최저이다. 레임덕과 임기단축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은 마침내 5·31지방선거에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열린우리당에 대해 엄정한 심판을 내렸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노라 했지만 속으로는 억울할지도 모른다. 열심히 했는데 국민이 몰라준다고 서운해할지도 모른다. 왜 이런 상황이 빚어졌을까. 우선 노 대통령과 국민의 인식이 서로 달랐던 것 같다.‘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노 대통령이 믿었던 일과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국민이 기대했던 일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국정목표는 ‘깨끗한 정치, 잘 사는 나라’로 집약할 수 있다. 참여정부는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부패청산, 정치개혁, 지역주의 극복에 힘을 쏟았고 성과도 거두었다. 이는 국민도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바랐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일자리 창출, 부동산 안정, 양극화 해소 등에서 성과가 없었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었다. 노 대통령의 리더십은 민주적 리더십이다. 토론공화국, 탈권위, 대화와 타협 중시, 국민참여 등이 모두 민주적 리더십의 징표이다. 사회갈등과 현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겠다는 탈권위적·민주적 태도는 참여정부의 코드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노 대통령의 민주적 리더십은 이중적 성격을 지녔다. 권력기관의 탈권위주의가 이루어졌고, 정책결정과정의 거버넌스도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연정, 한·미FTA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으로 엄숙한 결단을 내리곤 했고, 이들이 민심을 떠나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열린우리당은 새판짜기를 꾀하고 있다.2004년 총선에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여대야소를 이룬 뒤 백년 갈 정당을 만들겠노라고 기염을 토했던 열린우리당은 3년도 안돼 간판을 내려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통합신당이건 재창당이건 중요한 것은 새 판이 지역이 아니라 정책을 중심으로 짜여져야 한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남은 1년 동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 “탈당 도움안돼… 책임 다할것”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6일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제안 이후 국정 표류와 정계재편 문제에 대해 줄곧 발언의 강도를 높여 왔다. ‘이제 할 말을 하겠다. 더 이상 여의도 정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라는 의중을 표현하기 위해서다.4일 청와대 브리핑에 띄운 노 대통령의 ‘우리 모두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는 A4용지 5장 분량의 글은 잇단 발언의 ‘결정판’에 가깝다. 최근 거론된 임기 및 당적 문제에서부터 열린우리당의 진로, 국정운영의 난맥상 해법 등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편지의 주요내용이다. ●“직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일이 없다. 지난해 사학법 개정 이후 1년여 동안 중요한 법안의 대부분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어려웠다. 여야에서 모두 관리내각, 중립내각, 거국내각 등 여러 가지 제안이 무성하다. 그러나 합의가 없는 한 실행이 불가능한 제안들이다. 인사권마저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은 참으로 어렵다. 가끔 여당도 야당과 같은 주장할 때 답답하다. ●국정표류, 여소야대 정치구도 역대 정부 후반기마다 대선을 앞둔 야당의 정치공세와 여당의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국정이 어려웠다. 단지 대통령 개인의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소야대, 그것도 지역구도하의 다당제와 결합된 여소야대라는 최악의 정치구도가 그 원인이다. 정책보다 지역간의 정치적 대립과 불신에 바탕한 지역구도는 대화와 타협을 불가능하게 한다. ●“차별화와 탈당, 해답될 수 없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처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책임을 통감한다. 대통령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 차별화와 정부·여당의 균열은 당의 지지도나 대통령 후보들의 지지도를 올리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와 다른 조건이 많다. 권력형 비리는 없을 것이다. 또 당정분리 원칙을 세우고 당무에 개입하거나 여당을 통제하지 않았기에, 과거처럼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권력투쟁이 발생할 이유도 없다. ●“지역당은 안 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고자 기득권을 포기하고 결단했던 열린우리당이 다시 지역구도에 기대려 한다면, 이는 역사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당의 정체성은 더욱 중요하다. 당의 진로와 방향은 정책과 노선을 어떻게 변화·발전시킬 것인지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한다. 또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보여준 지도력의 훼손과 조직윤리의 실종을 바로잡는 노력부터 선행돼야 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與신당파 “지역당이라니” 분통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통합신당=지역당’이라는 발언이 알려지자 발칵 뒤집혔다. 대다수 의원들이 통합신당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수의 친노(親盧)그룹을 제외하곤 짜증과 냉소, 비판이 대세를 이뤘다. 한마디로 정면 반발이다. 김근태 의장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채 “어지럽다.”,“속이 쓰리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언급을 최근 당정청 4인회동에서 던진 공개질의에 ‘사실상’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핵심 측근은 “그렇다면 이제 노 대통령은 당원의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당이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1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당청 협의 강화’를 촉구하는 한편 정기국회 이후 당을 ‘민생회복 총력체제’로 재편할 방침을 선언하기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이름을 지키든 신당을 만들든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것은 버리지 않을 것이니 대통령께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뼈 있는’ 논평을 냈다. 통합신당에 공감하는 대다수 의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은 어차피 내년 대선에서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분도 아닌데 인내하고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체 대통령의 진의가 뭔지 묻고 싶다. 힘에서 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은 알겠는데 이젠 당에 남겠다는 말은 아예 안 했으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정봉주 의원은 “탈당을 기정사실로 해놨다면 탈당 이후 국을 끓여 먹든 밥을 해먹든 그건 남은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당=지역당’이란 노 대통령의 인식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목희 의원은 “우리는 지역당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우리와 그 정도까지 거리가 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춘 의원은 “지역주의 신당은 나 역시 반대한다.”면서 “노 대통령이 탈당을 하고 말고는 대통령의 판단과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인 이석현 의원은 “통합개혁세력이 지역주의를 초월해서 뭉치자는 것이 지역주의냐.”면서 “영호남이 손잡아야 지역주의가 없어진다는 식의 생각 자체가 지역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청와대는 한마디로 ‘부산신당’”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반면 친노그룹에선 전혀 다르게 해석했다. 이화영 의원은 “대통령께선 지역주의 극복 전국정당의 단초를 열린우리당에서 보고, 그런 취지에 본인이 필요하다면 남아 있고 그렇지 않다면 당을 떠나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사실상 당에 최후의 통첩을 했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은 “당이 제대로 해달라며 당에 가진 애정을 다시 한번 원론적으로 표현하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도부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년 의원은 “정계개편에 골몰해 당의 창당정신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당헌개정을 만들어 내고 대통령, 청와대와 대립하며 탈당권유니 최후통첩이니 하는 쓸 데 없는 용기와 불필요한 관심을 거둘 때”라고 밝혔다.구혜영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與·민주당 통합이 최우선 과제”

    “與·민주당 통합이 최우선 과제”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은 여권의 정계개편 구상에 대해 “영호남 민주세력이 다시 모여 전국정당화의 기반을 복원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과의 양당 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전 의원은 6일 오마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통합을 통해 민주세력의 본류를 만들고 평화·개혁·민생경제의 과제별로 연대해나갈 세력과 인물이 결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혀 양당통합 후 ‘고건신당’ 등 제3세력의 흡수·연대 방안을 제시했다. 최근 법무법인 아주의 대표변호사에 취임한 추 전 의원은 “어느 누구도 대통합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맞추지 않고서는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고건신당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 양당 통합을 ‘지역주의로의 회귀’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그는 “인과관계를 혼동한 아집”이라며 “민주당이 지역정당이 된 것은 분당이 초래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도로 민주당식’ 양당 통합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그는 “왜 그렇게 호남 사람들을 못 믿는지 모르겠다.”며 “노 대통령이 더 잘해서 한나라당에 가 있는 사람들(영남 개혁세력)을 이쪽으로 견인시켜서 민주세력의 틀을 더 확장시키면 희석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의 오찬 회동과 관련,“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을 듣고도 오찬을 함께 한 것은 지지층에게 중요한 시그널(신호)을 주고 어떤 신뢰를 주는 것이다. 교감이 있었을 거라는 믿음을 다들 가질 것으로 본다. 노 대통령은 그런 기대에 반하는 행동은 안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극=분당’ 발언과 관련,“민주당이 호남에 고립된 것을 포함해 전체 민주세력이 지리멸렬해진 상황을 안타까워한 것”이라며 “통합을 통해 이런 비극과 모순을 극복하라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세력의 정체성을 ‘평화민주개혁세력’이라고 규정한 뒤 “무엇보다도 민주세력의 실추된 자존심·자신감·명예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열린우리당이 너무 시끄럽다.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는 망각한 채 정계개편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서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통합신당론’과 도로 민주당은 안된다는 ‘재창당론’으로 나뉘어 친노(盧) 그룹과 반노·비노 그룹간의 첨예한 세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당 해체냐, 당 사수냐의 선택이다. 당청 갈등도 위험 수위를 오락가락한다. 급기야 김한길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실정치에서 손을 떼줄 것을 요구하는 ‘하극상’의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 국면이 심화된 데는 대권 예비주자인 천정배 의원의 지난달 29일 발언을 빼놓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천 의원은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주춧돌 역할을 한 ‘천·신·정’ 트리오의 한 명이다. 개혁 성향이 돋보인다 해서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노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더욱이 그는 노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후보 경선의 깃발을 들었을 때 이를 지지한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우리당이 출범하기 전 민주당 신·구주류간 갈등이 치열할 때는 노 대통령의 뜻을 가장 충실히 실천한 ‘향도’역이란 얘기도 들었다. 그만큼 노 대통령과 천 의원은 동지적 관계였다. 당시 천 의원은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이나 보수당처럼 100년 이상 지속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장담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특히 지역주의 극복과 아래로부터의 공천을 골자로 한 정당 개혁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했었다. 비스름한 시기에 이광재 청와대 상황실장의 경질을 주장하면서는 “노무현 정부는 수십년, 아니 수백년간 민초들이 피흘리고 싸우고 희생해서 가까스로 만든 정부”라고 했던 천 의원이다. 그런 그가 당의 간판을 내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통합신당 논의를 공식 제안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그 많은 명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며 산고 끝에 당을 만들어 놓고 3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사실상 당을 해체하는 쪽에 섰으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것도 3년 전 낯 뜨거울 정도의 난투극 끝에 이혼한 민주당과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 도의적 측면에서 한번쯤은 당의 간판으로 대선이나 총선을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천 의원은 그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행사에도 참석했다. 대권까지 노리는 그로선 호남이란 전략적 요충지를 버릴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것들은 포말 정당의 주역이었음을 자기고백하는 것에 진배 없다.100년 정당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쳐 놓고는 어떤 이유에서 3년 만에 간판을 내리겠다고 하는지 천 의원은 대국민 속죄록부터 써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정치사의 망령인 지역주의 복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렇게까지 이른 데는 노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국민들의 커다란 실망감과 경제적 낭패감은 상상 이상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이합집산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북핵 실험으로 남남갈등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명분과 원칙, 이념적 좌표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국 정도(正道)로 가야 훗날 훌륭한 평가를 받게 된다. jthan@seoul.co.kr
  •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권 인사들은 현재의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차기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10%대의 당지지율과 현재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당내 ‘잠룡’들의 한자리 숫자의 지지도를 감안했을 때 2002년처럼 ‘노란색 돌풍’을 일으킨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란 뜻이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10·25재·보궐 선거의 참패 앞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보수화되는 정치환경에서 또다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여당은 정계개편을 통해 대선의 동력을 찾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친노세력의 동향 등 3가지 변수를 극복해야하는 게 선결 과제일 것이다. ●고건은 신당논의에 참여하나 열린우리당의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러브 콜’은 일방적이다. 유력한 대권주자들 중에서 그래도 여당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무소속의 그밖에 없다. 범여권 인사로 두 자리 숫자의 인지도·지지도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의 어설픈 국정운영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고 전 총리의 대과없는 행정가의 모습에서 위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측은 최근 고 전 총리가 “여권의 통합신당 논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자 크게 고무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그 후 침묵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고 전 총리는 여권에서 신당의 틀을 완벽하게 정비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대를 기다리지,‘오픈프라이머리’와 같은 경쟁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여당이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올라갈 것인가 40%대의 공고한 지지율을 자랑하는 한나라당과 10%의 열린우리당. 때문에 여당 의원들 대부분은 18대 총선에서 ‘배지’를 뗄 각오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대표적 ‘잠룡’인 정동영 전 의장은 정계개편보다 자신의 지지율을 현재 5% 수준에서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정계개편의 동력이 되려면 유의미한 지지도가 필요하다. 한 측근은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릴 방법은 고향인 호남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26일 전북대에서 강연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당에 복귀한 뒤 강연 정치를 시도했지만, 인지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낮은 지지율은 김근태 의장 등 여당 잠룡들이 조기 정계개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여당이나 잠룡들은 지지율 제고를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다소 과격한 수준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영남권 유권자와 광범위한 친노세력을 의식할 때 운신의 폭이 좁다. ●친노 세력은 과연 침묵할까 조기 정계개편과 ‘헤쳐 모여’식 신당 창당 논의에 가장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당내 세력은 친노 세력이다. 이광재 의원은 “조기 정계개편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여당과 참여정부의 패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계개편 논의가 내년 전당대회 때까지는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노 측에선 “지금 정계개편 논의를 시작하면 여당은 더이상 여당이 될 수 없다.”면서 “지역주의 극복, 시대정신 구현이라는 창당정신을 버릴 것이냐.”고 반문한다. 친노 세력들은 정계개편이 ‘손쉬운’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전문가들이 보는 ‘2007 시대정신’

    정치 전문가들은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사회 흐름에 맞춰 ‘다층 복합 구조의 시대정신’이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 내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는 대선 주자들이 민주화나 선진화 등의 ‘거대담론’보다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미세 담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형준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는 대선의 시대정신이 단층보다 복합적인 다층 구조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국민통합 ▲경제회생 ▲남북문제 ▲양성평등 등 4대 과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국민 통합은 개별 후보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즉 정계개편을 매개로 영·호남의 통합에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다. 영·호남(지역주의) 통합은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정치실험이라는 점에서 더욱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민주화를 위해 ‘YS(김영삼)-DJ(김대중) 연합’이 필요한 것처럼 ‘고건(호남)-박근혜(영남) 연대’나 ‘손학규-천정배 연합’ 등의 정치적 실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의 정상호 교수는 내년 대선은 사회의 여러 이슈가 복합화, 다층구조로 치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중도층의 유권자들을 흡수하려면 일원적보다는 다원적 캐치프레이즈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 분야에 대해 “좀더 다원적인 입장과 확고한 철학을 토대로 공교육에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대선주자들이 국익과 대중경제 등 거대 담론에만 몰두해 있다.”고 지적한 뒤 중소·자영 상공인들과 서민·중산층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정치 컨설턴트)도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줬느냐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삶의 질’ 문제가 주요 이슈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2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클린턴 후보가 이 문제를 들고 나와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며 거대 담론 중심의 선거를 경계했다. 반면 김윤재 국제변호사(정치 컨설턴트)는 복지 철학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문제의 경우 미국식과 유럽식의 사회복지 모델 가운데 지향점을 찾아 한국적 현실과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사회 양극화 극복을 위한 방향과도 맥이 닿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북한문제와 관련,“이분법적인 대북 접근은 이념 대립만 증폭시킬 뿐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우선 순위와 방식을 정해 소모적인 ‘대립구도’를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시사평론가인 김종배씨는 우리 사회의 보수화 경향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피로증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경제 문제가 결합돼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민주화 세력의 반발에 따른 보수화 경향은 자연스런 흐름이지만 극우 보수화로 치달을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의장 “의원들 대통령비판 당연”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14일 “정부와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5·31 지방선거 패인을 분석해 보니 좋은 후보들을 낙선시킨 당 지도부와 대통령, 정부가 원망스러웠다.”는 말도 했다. 김 의장이 지방선거 패인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의 책임론을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의장은 이날 7·26 재·보선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마산을 방문, 지역 기자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마음에 안들게 하기 때문에 국민이 선거에서 당을 심판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정계 개편과 관련,“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선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며 21세기 시대정신인, 국민통합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추가 성장으로 다시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공학적인 정계개편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현행 대통령 단임제는 헌법적 결함이고,87년 체제의 한계”라며 ‘원포인트 개헌’으로 4년 중임제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또 당청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에 한번 당선되면 (각종)선거가 본인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민심과 멀어진다.”면서 “대통령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강원도 하늘길·뱃길 끊길라

    “하늘길과 뱃길은 활성화시켜야겠는데, 지역 이기주의와 항운업체의 취항 무산 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열악한 강원도내 항공·항운노선이 삐걱거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13일 강원도와 시민들에 따르면 도를 오가는 항공·항운편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달 7일부터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양양∼김포간 제주항공 노선을 놓고 원주지역 주민들이 “원주∼제주 탑승객을 빼앗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동해 속초항∼러시아 자루비노항 노선을 오가는 동춘항운과 함께 동해항∼러시아 자루비노항 노선에 취항하려던 대룡항운 측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취항 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항공노선의 경우 양양공항 활성화와 수도권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74인승 제주항공을 투입해 양양∼김포노선을 하루 2차례씩 운항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주시와 지역 주민들은 “강릉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주민들이 원주공항을 통해 제주를 오가며 이제 겨우 공항이 안정을 찾아가려는데 양양∼김포노선이 생기면 원주공항이 타격을 입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원주∼제주노선은 하루 1차례 운항되고 있다. 도에서는 “자칫 소지역주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조심스레 진화에 나서고 있다. 동해항을 통한 러시아 뱃길도 추진 6개월 만에 좌초 위기에 처했다. 2000년부터 속초항을 이용해 러시아와 중국 무역길을 연 동춘항운과 함께 제2의 항운회사인 대룡항운 측이 동해항을 이용해 지난 5월부터 취항하려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사업포기를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를 통해 오가는 여객 수송이 지난해까지 연간 5만 7000여명에 그치고 물동량도 컨테이너 7049TEU, 자동차 2259대에 머물러 더이상 늘고 있지 않는 데다 동해항 터미널부지 개·보수 비용도 수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취항 포기 이유다. 더구나 해양수산부가 기존 동춘항운 측의 기득권 유지를 허가 조건으로 내놓은 것도 악조건이다. 강원도 관광정책과와 해양개발과 관계자는 “어려운 지역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제주항공이 투입되고 대룡항운이 새로운 뱃길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당장의 이익보다 좀더 장래를 가지고 하늘길과 바닷길이 열리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오늘의 눈] 한나라당에 묻는다/박찬구 정치부 차장급

    노무현 대통령의 화두는 도전적이다.“한 시대의 막내가 되고 싶다.”며 3김정치로 상징되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는 바람을 표현한 것도 한 사례가 될듯 싶다. 열린우리당도 5·31 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를 고민했다. 비세(非勢)를 뒤집기 위해 호남을 안고 가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구상은 유혹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동영 당의장 측근의 표현처럼 “지더라도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수 없다.”는 원칙은 노 대통령의 화두와 맥이 닿아 있다. 정치고비마다 재연되는 지역주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개혁의 ‘초심’으로 읽힐 만하다. 표심을 얻진 못했지만 “어떻게 만든 우리당인데…”라는 격정에서 87년 체제를 넘어서려는 여권의 진정성을 굳이 폄하할 이유를 찾긴 어렵다. 정치권이 지방선거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이율배반적인 팍스아메리카나의 질서를 강요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역풍은 비정부기구로부터 거세게 불붙고 있다. 여야의 뒤늦은 호들갑이나 도심 시위로 인한 퇴근길 시민의 불편한 표정이 FTA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노동시장과 정규노동, 재화와 공공서비스로부터 ‘배제’된 장기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빈곤층은 그나마 시위에 나설 여력도 없는 소외된 그늘이다.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탈출구 없는 쳇바퀴를 맴돌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한·미 FTA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나라당의 7·11전당대회에서는 동시대의 화두인 탈(脫)지역주의나 FTA의 고민을 읽을 수 없었다.‘박심’(朴心)은 있었지만, 민심은 실종됐다.‘미사일’과 ‘영남’은 위력을 발휘했지만, 민생 대안과 통합의 메시지는 찾기 어려웠다. 정치학자들은 박근혜의 서진(西進)과 고건의 동진(東進)을 차기 대선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로 여긴다.FTA의 후폭풍이 97년 쇼크 못지않게 심각할 것이라는 각계의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묻고 싶다. 민심의 순풍을 타고 있다는 한나라당은 과연 시대와 역사를 제대로 고민하고 있는가. 박찬구 정치부 차장급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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