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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2002/노후보 마지막 유세 “정치 새시대 함께 열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주의 극복을 역설한 데 이어 최대 승부처인 서울로 이동,밤 늦게까지 ‘마라톤 유세’를 펼치며 막판 표몰이에 전력을 쏟았다. 노 후보는 이날 선거운동 마감시간인 자정까지 강서 양천 용산 마포 은평성북 성동 관악 동대문 등 서울시내 15개 유세장을 돌며 한 표를 당부했다.특히 서울 명동과 종로 유세에서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이 총출동,퇴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강조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분열 극복의 절호의 기회” 노 후보는 투표일까지 남은 마지막 24시간을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강조하는 데 온 정력을 쏟았다.이번 대선이 수십년간 이어내려온 지역주의를 허물고 새로운 국민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아침 후보로서의 마지막 기자회견도 지역주의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그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동서화합을 위해 희생하고정치생명을 던져왔다.”면서 “우리 정치를 왜곡시켜온 분열의 지역주의를청산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부산에서의 잠못 이루는 밤’ 노 후보는 전날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이날 아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평소 밤에 잘 자는 편인데어제는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부산 시민의 최종 선택을 기대하는초조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열렬한 지지를 바라는 그의 속마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다.그는 “저는 부산에서 세 차례나 낙선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대통령후보가 돼 서울과 경기,강원,호남과 충청,제주 등 전국곳곳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제 영남만 도와주시면 제가 전국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남은 제가 태어난 곳이자 대통령후보가 된 오늘의 저를 키워준 곳”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한 뒤 “이제 영남이 앞장서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특히 “부산과 마산은 지난 4·19와 79년 부마항쟁,87년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를열어냈던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동서화합의 물줄기를 열어주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 손으로 새로운 정치를” 노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공격하기보다 새로운 정치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서울 용산 거리유세에서 노란 풍선을 들고 있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이 어린이들의 소박한 꿈이 우리 정치인들의 목표가 되는 사회,소박하지만미래를 향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요청했다.이어 “1인당 100명씩 (지지자를) 더 모으는 ‘일당백’의 정신으로 여기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노 후보는 중랑 테크노마트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지지자들을 겨냥,사표 방지를 위해 지지를 몰아줄 것을 부탁했다.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그러나 이번에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저를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명동입구 유세에서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본부장은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로 빈곤과 독재,IMF의 고비를 넘었고이제 한 고비만 넘으면 희망이 보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정 대표는 “돼지저금통을 동전으로 가득 채우듯 우리 정치도 감격과 감동으로 가득 채우겠다.”고 다짐했다.노 후보는 종로 유세에서 “50대 젊은 지도자인 정 대표와 제가 손잡고 새로운 정치를 완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서울대 재미동문회 “지역할당 반대”

    서울대 미주지역 동문회(회장 李龍洛) 소속 회원들이 지역할당제를 강력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과 11월호 ‘재미 서울대동창회보’를 통해 서울대의 지역할당제 추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내달 서울대 정운찬(鄭雲燦·56) 총장과 면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오는 25일까지 미주지역 동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뒤 다음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창섭(韓昌燮·문리대 62년졸) 전 뉴욕지구 동창회장은 동창회보에서 “지난 57년 입학할 당시에도 서울대 신입생들의 50% 이상이 약 10개의 명문고로 채워졌다.”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게 이 제도의 취지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장 우수한 학생을 가장 공정하게 선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는 지금까지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 졸업 후에도 한국근대화에 크게 기여해 명성을 쌓아왔다.”면서 “지역할당제는 결국 지역 경쟁으로 몰아가 모교를 저질화시키고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방안”이라고지적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사설]우리 미래, 투표에서 나온다

    대통령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남았지만,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새로이 엄청난 자료를 내놓기는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세 차례의 TV 합동토론회도 16일 끝났고,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대형 공약도 모두 제시된 상태다.이제는 20% 가까운 부동층을 겨냥한 막판 득표활동으로,보충 공약을 발표하거나,또는 상대 후보에게 정치적 공세를 펼 수 있는 일부 지역 거리 유세전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더라도 유권자들은 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과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어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에 맞서 ‘기능별 수도화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충남지역으로 옮겨와 과학기술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막판 충청표심을 파고 들었다.노 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김대중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있는 세력과 인사들에게 응분의 책임 물을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현 정권과 단절 의지를 분명히 했다.한나라당 지지층이 요구하는 ‘부패정권 심판’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이번 대선은 3김 정치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21세기 첫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국민 대축제’이다.기표소에 들어가기 전까지어느 후보의 공약이 진실성을 지니고 있는지,또 어느 후보가 지역주의와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선거운동을 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유권자들의 선택에 국가의 미래와 민족의 명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금권과 관권선거의 악습이 많이 사라지면서 선거문화가 한단계 상승된 것으로 평가된다.이제 유권자들의 선택이 이를 뒷받침해줄 때다.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TV 토론 등에서 제시된 정책과 공약을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을 권한다.지역과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선택 기준을 귀중한 한 표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 선택2002 사회·문화·여성 TV토론/막판 주도권 잡기 시작부터 신경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등 세 대통령 후보는 16일 저녁 이번 대선의 마지막 TV합동토론에서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이면서 표심(票心)잡기에 온힘을 다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상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회창·노무현 후보는 종반 선거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듯 이날 토론주제인 사회·문화 분야는 물론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 다른 쟁점을 넘나들며 2시간 내내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계속했다. 두 후보는 애써 정제된 표현을 쓰려고 했으나,행정수도 이전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선 종종 가시돋친 거친 언사를 구사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시종 날을세웠다. 하지만 이날 토론도 역시 형평성 논란을 우려,사회자가 공정성을 앞세운 기계적인 진행에 치중해 심도있는 정책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평을 받아다음 대통령선거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회자 주재 토론도 치열 고려대 염재호 교수가 한 후보에게 질문하고 다른 두 후보의반론하는 순으로 진행됐지만 신경전은 예상외로 치열했다.앞서 기조발언부터 세 후보는 열띤 신경전을 시작했다. 특히 세 후보는 언론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려,이회창 후보는 국민의 정부가 실시한 언론사 세무조사 등을 강하게 비판했으나,노 후보는 일부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언론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권 후보는 다른 두 후보를 양비론으로 공세했다. 하지만 문화산업 개방 문제나 취업여성의 자녀 보육문제 등 많은 유권자들의 생활 문제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는 권 후보가 “세 당의 공약이 큰 차이가 없다.”고 두차례나 언급,이회창 후보도 동의를 표시할 정도로 각론상의 미세한 차이만 보였다.그러나 민감한 주제인 의약분업 문제에 대해선 노·이 후보가 항생제나 주사제의 사용량이 각각 “줄었다.”“늘었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보간 3자토론 더 후끈 교육개혁 문제부터 이회창 후보는 작심한 듯 “교육개혁은 이 정권이 가장실패한 정책”이라고 노 후보를 겨냥하면서 “노·정 단일화로 정책 공조 한다고 했는데 정몽준씨는 고교평준화 및 교육부 폐지 주장을 펴는 등 교육정책이 상반된다.”고 공격했다. 이에 노 후보는 “정책협의 과정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서 “따라서 정책혼선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그리고 국민의 정부에서 실시한 교육정책들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교육 개혁의 큰 방향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권·이 후보가 노 후보에게 “정몽준 대표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약속했는데 교육문제를 정 대표에게 맡겼는지 밝히라.”고 정치성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정책에 따른 후보간 정책연대의 모습도 보였다.노무현·권영길 후보는 노인복지나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유사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이회창 후보를 협공하기도 했다.이에 이 후보가 연금재정 유지 문제와 관련한 세부내용을 들며 “노 후보는 정직해야 한다.”고 말하자 노 후보가 곧바로 “토론장에서는 상대에 대한 예의도 지켜주어야 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불꽃 튄 양자토론 노무현·권영길,권영길·이회창 후보 사이의 맞대결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회창·노무현 후보간 양자대결이 긴장속에서 진행됐다.하지만 이회창후보는 권영길 후보와의 토론서도 노 후보를 현 정부의 후계자라고 공격하는 등 시종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특히 이 후보는 교육재정 문제에 대해 노 후보에게 질문을 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을 포기하고 그 비용 6조원을 교육재정으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고 행정수도 이전공세로 즉각 전환했다.이에 노 후보도 수도권 과밀화로 인한교통문제 환경문제 주택문제 등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선 행정수도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비장한 정리발언 노 후보는 “고향에 가면 호남당이라고,중앙당에서는 호남 아니라고 구박받으며 6번 출마해 4번이나 낙선해 좌절할 뻔했지만 국민들이 일으켜 세워주었다.”면서 “국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지역주의,권위주의,3김 정치라는 낡은정치를 청산하고 정치를 바꾸어 보겠다.”고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이 후보도 감성접근법을 택했다.이 후보는 “오늘 마지막이다.5년간 야당으로서 많은애를 썼으며 모든 걸 버렸고,심지어 가족까지도 희생을 했다.”면서 지난 11월 사망한 부친의 마음 고생도 소개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뛰고 싶다.”고 읍소했다. 권 후보도 질세라 “파리특파원 등 잘 나가던 언론인을 그만두고,보수정치권의 장관직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민주노동당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면서 비장한 정리발언을 마쳤다. ◆장외서도 밀고당기기 토론장 밖에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먼저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거짓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무차별로 보내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즉석 보도자료를 돌렸다. 같은 당 이미경 대변인도 “이 후보의 보육예산 공약은 공허하다.”라는 논평을 내자,옆에 서있던 한나라당 정영호 부대변인이 반발하면서 양당간 험악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춘규 김상연 김미경기자 taein@
  • 선택2002 사회.문화.여성 TV토론/세 후보 마무리 발언

    ◆이회창 후보 마무리 발언 오늘이 마지막이다.5년동안 야당으로 많은 애를 썼다.야당이기에 바닥에 내려왔고 그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97년 당선됐더라면 못 배웠을 것이다.얼마전 돌아가신 아버님도,가족도 제가 후보란 이유로 모략을 받았지만,이것도겪어야 할 희생이라고 본다.모든 것을 버렸다.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깨끗하고 정직한 정부를 만들고 싶다.저를 선택해 달라. ◆노무현 후보 마무리 발언 지난 14년 정말 어렵게 정치했다.고향에 가면 호남당이라고,중앙당에 가면호남이 아니라고 푸대접받았다.6번 선거에 출마,4번 낙선했지만 국민통합이라는 목표 하나 때문에 좌절하지 않았다.여러분이 돈과 계보도 없는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제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지역주의,권위주의 등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정치를 바꿔보고자 한다. ◆권영길 후보 마무리 발언 19일은 정치와 나라,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선택의 날이다.진보정당이 여기까지 오는 데 50년 걸렸다.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민노당이 자리를 잡았다.파리특파원으로 잘 나가는 길을 버리고 고난의 길을 택했다.우리 아들 딸들에게는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 줘야 한다.민노당이 표를 많이 받을수록 그 희망은 빨리 이뤄진다.걱정없는 새 세상을 만들자.
  • [키워드로 보는 2002지구촌]④블록화 붐

    지역권별 짝짓기는 냉전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됐다.그러나 지난 10년간 정치적 선언에 그치던 통합은 올들어 경제와 안보분야의 통합으로 한단계 발전했다.유럽은 동서의 분단을 넘어 정치 경제 안보 분야에서 하나된 유럽으로가는 초석을 놓았다.블록화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던 아시아와 중동에서도 지역통합이 시작됐다. 올해 유럽은 지역통합의 미래를 보여줬다.지난 1월 1일부터 유로랜드(유로화 사용국가)12개국 3억인구가 단일통화를 쓰고 있다.단일 통화권은 지난 12∼13일 열린 코펜하겐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앞으로 20여개국으로 넓혀질 전망이다. 코펜하겐 정상회담은 현 유럽연합(EU)15개국에 구 공산권과 발트해 연안 국가 등 중·동유럽 10개국이 2004년 EU에 가입하는 것을 최종승인했다.“유럽의 분단은 끝났다.”는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의 선언처럼 EU는 유럽전체를 아우르는 국가연합이 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의 군사적 동반관계 구축 합의다.이번 합의로 EU는 나토의 군사시설을 사용하고작전계획을 공유할 수 있다.EU는 지난 99년 6만명의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했으나 나토와의 관계설정에 실패,실행되지 못했다.이제 EU는 인도주의적 목적과 평화유지활동에 사용될 자체 군사력을 갖는다. 이번 합의는 나토의 ‘동진(東進)’과 함께 더 큰 의미를 갖는다.세계 최대 집단안보기구로 대서양 양안의 19개국이 참여한 나토는 지난달 21일 2004년부터 구 공산권 국가 7개국을 신규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냉전시대의 적대국이던 구 소련의 영토까지 안보영역을 넓혀 동구가 더 이상 유럽의 위협이 아니며 동반자임을 확인한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경제통합이 시작됐다.지난달 4일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10개국은 2004년께 단계적인 관세면세조치를 시작해 2010년께에 자유무역지대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인구 18억명으로 세계 최대며 경제규모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EU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 산유국 협력체인 걸프협력협의회(GCC)도 15일오는 1월1일부터 5%의 단일 관세율을 적용하는 관세동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세계 원유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GCC회원국들은 2005년 공동시장 창설,2010년 단일통화 채택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지역통합협정이 맺어졌다고 해서 다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회원국간경제력 격차나 외교적 이해관계가 큰 걸림돌이다. 2005년 공식출범하기로 선언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는 농업보조금에 대한 회원국간 이해관계로 협상이 교착상태다.좌파 정권이 집권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출범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2005년 출범은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지역주의가 다자주의로 발전하기보다는 지역간 경쟁을 심화시켜 세계적자유무역을 저해할 거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386세대가 본 W세대]개성과 감성 ‘톡톡’ 인터넷 캐릭터 ‘스노 캣’

    인터넷에 요즘 10, 20대가 좋아하는 ‘스노 캣(snow cat)’이라는 캐릭터가 살고 있다.자그맣고 통통한 고양이인 스노 캣은,의인화한 고양이 즉 고양이의 탈을 쓴 사람으로 세상만사를 귀찮아 하는 ‘귀차니즘’이라는 유행어를만들어 내기도 했다.귀차니즘이란 ‘저쪽에 물이 있다.목이 마를 때 어떻게하나?’란 질문에 ‘마셨다 치자.’는 식으로 생각하고 답한다. 순진하고 무기력한 아이 같기도 하고,때론 냉소적인 지식인 같기도 한 귀여운 아웃사이더 스노 캣.외로움 잘 타고,게으르고,만사가 귀찮은 듯하고,사람들하고 잘 섞이지 못한다.하지만 주류사회에 서늘하면서도 귀여운 일격을 날리는 것이 주특기! 이를테면 ‘콩쥐팥쥐’는 콩을 좋아하는 쥐와 팥을 좋아하는 쥐 이야기라는 식의 패러디가 횡행한다. 매일 홈페이지(www.snowcat.co.kr)를 찾아가 일기를 읽는 마니아들은 미묘한 동질감을 느낀다.이런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안도감과 연대감.스노 캣은많은 사람과의 교류를 꿈꾸지 않는다.오히려 아무하고도 교류하지 않고 꼼짝없이 방에 틀어박혀 혼자 살기를 꿈꾼다.그래서 스노 캣은 누구나 좋아하는캐럭터는 아니다.불끄기가 싫어서 엄마가 방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 꺼달라고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TV 프로그램 소개 지면을 펴놓고 하루종일 채널을 돌리면서 뒹굴뒹굴 굴러본 사람에게 어울린다. 그래서 마니아들은 어김없이 인터넷 특유의 ‘리플 달기’를 통해 이러한아이콘과 콘텐츠를 확산시켜 간다.스노 캣이 좋아하는 펫 메스니의 음악,쿨픽스 디지털 카메라,폴 오스터의 소설,주성치의 영화는 이들 마니아 집단의공통문화다.이쯤 되면 스노 캣은 젊은이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문화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그래서 수적으로는 적지만 그들 나름대로 하나의 세계를 갖는 스노 캣 마니아들이 거기 있다.스노 캣의 성별은 남자도여자도 아니다.내가 하는 것이 좋은 것이고 최선의 세계다.스노 캣은 바로‘나’이고,나를 둘러싼 문화이자,라이프스타일 코디네이터이다. 홍익대 미대를 나온 작가의 사회 진출과 함께 1997년 탄생한 이 캐릭터는다양한 사회의 양상 중에서,특화한 한 면을 잡아내었다.어떻게 보면 반사회적이고 반문화적이기조차 한 이 문화 생산자는 그래서 더욱 마니아 집단을사로잡는 것인지도 모른다.감성과 가치관까지를 공유하지만,주류를 꿈꾸지도 집단화하지도 않는 개별적 공동체.그들은 독립적으로 살기를 꿈꾸며,또 살아 있는 캐릭터를 공유한다. 한가지 덧붙이자.그렇다면 그들은 일방적으로 스노 캣을 모방하는가? 그렇지 않다.그들은 끊임없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클럽을 만들고,피드백을하고,의사소통을 한다. 스노 캣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스무살의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개성과 감성의 독특한 집합체로 보는 것이다.출신지로구분하는 이상한 지역주의도 없다.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세상이 재편된다는 것은 매력적이다.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세상의 다원성이 강화되어 간다면,이것은 분명히 진보다.
  • [오늘의 눈] 윈윈전략 필요한 광주·전남

    광주시와 전남도가 최근 박람회·경륜장·전국체전 유치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 선임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들사안에 대한 양 시·도의 인식 또한 판이하게 달라 해결점을 찾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이로 인해 한뿌리인 시·도민의 갈등이 심화되고 급기야 ‘소지역주의’가 싹트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박태영 전남지사와 이윤석 전남도의회 의장은 최근 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선임 때 ’기명 공개투표’를 이유로 이 단체의 이사장인 박광태 광주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이 의장은 “연구원장 선임을 백지화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연구원을 설립할 것”이라며 분리 의지까지 드러냈다.전남도직장협의회도 최근 성명을 내고 “박 시장이 사사건건 전남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광주시 역시 공식적으로 대응하진 않고 있지만 내심 ‘불쾌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지역 발전을 위해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할 뿐인데 ‘무슨소리냐.’는 식이다. 상대방의 행태에 대해 도는 ‘딴죽 걸기’로,시는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각각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 교체라는 극약처방으로 전격 발탁된 박 시장은 정치적 논리에따라 ‘도청 이전 반대’를 외쳤고 박 지사는 “이미 결정된 만큼 계획대로추진하겠다.”고 맞섰다. 두 시·도지사는 취임 이후 현안 논의를 위한 공식적인 만남을 단 한차례도갖지 않았다.대신 취임 일성으로 각각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엑스포 및 경륜장 유치 등 ‘돈 되는 사업’ 따오기에 혈안이다. 각자가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다.그러나 과도한공명심 경쟁으로 치달을 경우 그 피해는 시·도민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양 단체장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공동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최치봉 전국팀 기자 cbchoi@
  • [열린세상]시계추의 정치가 필요하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어느 사회고 진보와 보수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일찍이 프랑스 혁명의회에서 급진파는 왼쪽,그리고 수구파는 오른쪽에 우연히(?) 앉다 보니그 이후 진보는 ‘좌’요,보수는 ‘우’라는 인식이 심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간의 양심을 상징하는 심장은 왼편에 있다.영어권에서는 오른편을 가리키는 ‘right’라는 단어는 옳다는 의미도 또한 지니고 있다.결국 양심과 정의가 같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좌우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자본주의를 극복하려 했던 공산주의가 무너진 원인이 자유와 경쟁에 대한 경시에 있었다면,자본주의가 버텨온 배경은 사회주의적 요소까지도 배제하지않는 부단한 자기 개혁에 있다. 우리의 경우 선거,특히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좌우논쟁이 이뤄진다.문제는건강한 이념논쟁이 아니라 치졸한 색깔 칠하기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이런현실은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서구사회에서 원래 자유주의란 자본주의의 주역인 부르주아를 위한 것으로출발했지만 노동계급이라는 피지배층과의 계급타협을 통해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그러나 우리의 경우 좌우이념의 도입이 과거 민족독립이나 국가건설을 위한 방법론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사상적·제도적인 합의공간으로서 자유주의는 설 땅을 갖기 어려웠다.게다가 남북은 좌우 이데올로기에 의해 첨예하게 갈려 왔다.이 와중에서 북한은 주체사상이라는 명분 아래 사회주의로부터 점진적으로 이탈하여 왔고,남한이 권위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된 것은 근래에 이르러서다.좌우이념으로 포장한 두 체제 사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민중보다 권력의 지배도구로 왜곡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남한의 경우 ‘보수’ 없는 극우나 반동이 나오게 된 것이나,현실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가 진보와 동일시된 것도 기형적인 남북분단체제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좌우논쟁은 실체가 없다.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건전한보수’가 없는 가운데 일종의 극우내지 반동 세력이 자본주의의 개혁을 시도하는 ‘합리적 진보’마저 북한식 공산주의자로 내몰아 왔다.또한 일부 급진적 세력은 마르크스주의의 고전적 계급혁명의 이상에 빠져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하려는 ‘건전한 보수’를 인정하기 보다 부르주아와 자본주의의 수호자로 볼 뿐이다.결국 좌우극단은 있어도 두 가지를 균형지을 중도좌우는 입지가 매우 약하다. 한국사회에 진정 필요한 존재가 건전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다.이들은 좌우극단 사이의 대립을 완충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서구사회가 만들어 놓은 자유민주주의도 결국은 이들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다.정당정치가 좌우정책의 틀에서 이뤄지고 국민들은 경제·복지·교육·실업 등 사회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다.유럽에서 1990년대 중도좌파 정당의 득세가 2000년대에 와서 중도우파 정당에 의해 교체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바로 시계추의 정치다.기득권은 없다.좌우는 모두 기회를 갖는다.결국은 이념의 포장보다 현실의 성과가 중요하다.수시로 좌향좌와 우향우를 통해 목표에도달하는 실용주의 정치다.색깔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멕시코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다.지난날 멕시코는 일당독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면 그 다음은 우파 대통령이 집권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그 시계추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멕시코는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재작년 여야 사이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과 세대 사이의 단층이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균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생동기에 입각한 생산적 좌우 정책대결이필요하다.이 과정에서 우리 정당정치도 지역주의,계층대립,세대격차를 넘어정책에 충실함으로써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다.시계추의 정치는 좌우를 포용해야 된다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 미 듀크대 초빙교수
  • 브루스 커밍스 교수등 주제발표/동아시아 비전 국제학술회의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주최하는 ‘동아시아 공동 체-비전과 전략’국제학술회의가 오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T J 펨펠 교수 등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동아시아를 중심으로한 공동체 건설의 구상과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다. ‘비교의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지역주의’‘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실제’‘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전략과 정책적 처방’등 3개 회의로 나뉘어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커밍스 교수와 펨펠,폴 에번스(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필립 슈미터(이탈리아 EUI),쓰네카와 게이이치(동경대)교수 등이 나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역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와 ‘한국전쟁의 기원’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커밍스 교수가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역사·경제·안보 영역에 대한 고찰-지역적 레짐의 정당화 모색’이라는연구주제를 발표하는 것을 비롯, 에번스 교수가 ‘동아시아 지역주의-미국 중심의 태평양 질서에 대한 보완인가,대안인가?’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녹색공간]위험한 환경문맹

    1955년에 태어난 필자는 ‘국민학교’ 입학 때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질 때까지 한 대통령 밑에서 살았다.머리가 커지면서 그 일이 얼마나 틀려먹은 일이고,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고,그 세월을 거쳐 성인이 되고 만 억울함과 분함은 지금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조국 근대화’와‘반공’이 강요된 시대적 화두였고 국가와 인식은 거기 맞춰서 착착 돌아갔다.한치의 반란도 허용되지 않던 철벽의 시대였다.어떤 방식으로든 그 동토의 세월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여전히 있다.그런 생각 속에서 지난번,대선주자들의 1차 TV토론을 지켜보면서 문득 필자는 30여년 전 ‘박정희’와 ‘김대중’이 붙었을 때와 이번 대선주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비교하게 되었다.생각해 보니,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있었다.대선 주자들은 여전히 이 나라 민초들의 표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무기가 ‘레드 콤플렉스’와 ‘지역주의’라는 사고방식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특히 과거의 일로 공격을받은 노무현후보가 “정치 초년병 때완 달라졌습니다.”,그 비슷한 궁색한 말을 하자 이회창 후보가 잽싸게 “아 그럼,우(右)로 돌아서셨군요.”하고,마이크가 손에서떠났는데도 안방까지 흘러들어올 수 있는 목소리로 맞장구칠 때에는 그런 느낌이 확인되는 절정의 순간이었다.얼마 전 모신문사에 전격 입사한 김용옥기자는 “내가 노무현이라면 이렇게 답했을 것을” 하고 시험장 바깥에서 훈수를 두는 것을 보았지만,그것은 똑똑한 김기자가 거기 앉았다 해도 나중에 자신의 미흡한 응변에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은 노후보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벽보를 보니 일곱 명의 후보가 지도자가 되려고 얼굴을 내걸었다.찬바람이몰아치는 골목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얼굴을 일별하면서 “모두 마찬가지다.한 가지가 빠져 있어.”라고 중얼거리게 된다.그들 모두 ‘내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가정법으로 내건 공약이라는 게 ‘박정희-김대중’ 시절 공약의 동어반복인 것만 같다.모든 주자들이 표현은 다르지만,‘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원칙있는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하지만 인류 전체가 종의 동시적 절멸이냐,그 파국을 지연시키며 공생을 선택할 것인가,하는 치열한 현실인식에서 비롯한 ‘살림의 공약’과 ‘희망의 약속’은 보이지 않는다.모든 주자들이 지금보다 더풍요로운 사회와 지금보다 더 정의로운 배분을 약속하고 있다.하지만 그런사회를 만들어 유지하기 위해 치르게 될 미증유의 대가,즉 생명파괴와 자원고갈,기후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히 결여돼 있다. ‘고르게 가난한 사회’를 주장하면서 10년 넘게 ‘녹색평론’을 펴내고 있는 김종철교수가 언젠가 탄식한 적이 있다.“물과 공기가 오염되고 숲이 사막화하고,마음 놓고 먹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이제 거의 없다.그런데 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까?” 그것은 대선주자들이 스스로에게도,국민에게도,역사에도 거짓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정직한 사람과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구별되는 듯도 하지만,그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치명적인 한계는 산업사회적 삶에 대한 반성이 근원적으로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그들이 건설하려는 사회가 ‘빙산을 향해 돌진하는 호화여객선’이라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그런 위기감에서 비롯된 혁명적인 삶의 혁신을 주장하는 일이 표를 모으지 못할 일이어서 기만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더 문제다.대선주자들에게 우리 사회나 개개인이 닫힌 생태계 속의 한 고리에 불과하다는 교육을 철저하게 다시 시켜야 할 때이다. 최성각 소설가 풀꽃세상 사무처장
  • [사설]폭로·비방전 안 통한다

    대통령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폭로·비방전이 도를 지나치고 있어 걱정스럽다.선거 초반부터 ‘도청 의혹’이 불거지더니 이제는 ‘부동산 투기’ ‘주가 조작’ ‘관권 선거’ 공방 등 끝간 데 모를 의혹들이 난무하고있다.지난 5일 하루에만도 폭로·비방에 뒤따르는 고소·고발이 5건에 이르는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는6일 흑색선전과 폭로전의 중단을 선언했다.선거 전략의 하나인지,실천이 뒤따를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일단 자성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환영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밑도 끝도 없이 의혹만 부풀리는 폭로와 비방전에 짜증을내고 있다.흑색선전은 말 그대로 ‘흑색’일 뿐이라는 것도 유권자들은 잘알고 있다.각 정당과 후보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폭로와 비방이 지지도상승이나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것이다.지난간 일,검증도 안 되는 사안들을 선거일에 임박해 들고 나오는 후보진영의 저의를 유권자들은 손바닥보듯이 알고 있다.아무리 흑백을 가리자며 고소·고발전을 펼쳐봐야 시간상 그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중에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결과는 드러내놓지 못할지라도 각 후보측과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및 판단에는 최근의 폭로와 비방이 지지율 상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오히려 폭로와 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전략은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을 부추기고,투표를 외면하게 할 우려도 높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과거에 비해 군중동원 등 금권·타락선거,색깔 논쟁,지역주의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긍정적인 측면도 상당히 많다.이처럼 유권자들이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폭로와 비방을 계속한다면 결국에는 냉담한 반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폭로,비방,흑색선전,고소,고발 등은 후유증만 남길 뿐 얻을 게 없다는 것은 지난 선거도 증명하고 있다.정당과 후보자들은 정책대결을 펼치는 데만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 수도권 부동층잡기 총력

    12·19대선이 2주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1차 TV합동토론을 마친 각 후보 진영이 4일부터 전체 유권자의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층 잡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날 “어제 한 차례 TV토론을 본 뒤부터 부동층유권자들의 지지후보 선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양강(兩强)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노무현(盧武鉉) 후보 진영은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부동층이 판세를 가를 중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이날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부동층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경기 일산과 인천 부평·남구·연수구,경기 부천 등지에서 잇따라 유세를 갖고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부패정권을 심판,나라다운 나라를만들어야 한다.”고 ‘부패정권 심판론’으로 부동층 표심에 호소했다. 노 후보도 서울 명동과 인천,경기 안산·안양 등지에서 거리유세를 통해 “권위주의,지역주의,철새정치 등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를만들겠다.”며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파고들었다. 여론조사기관인 TNS의 박동현(朴東鉉) 차장은 “현재 연령별로는 30∼40대,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에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집중 포진된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앞으로 남은 두 차례 TV 합동토론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TV토론 일정이 오는 10일과 16일 등 두 차례라는 점을 감안하면,일부부동층 표심은 막판까지 안개속일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투표일 1주일 전쯤에는 부동층이 10% 이내로 감소할것으로 보이지만,투표일 직전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꽤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이경형 칼럼]후보 선택의 자(尺)

    대선 후보들의 3일 밤 1차 TV합동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정책 비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TV 토론은 각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이나 현안에대한 견해를 시청자들이 즉석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 있다.그러나 그 같은 순기능에 따른 후보 차별화가 이번 토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보기는 어렵다.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단서들을 충분히 공급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후보 입장에서 보면,대통령 선거운동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에 관한 정보를부단히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반면 투표 행위는 유권자들이 이들정보를 자신의 자(尺)로써 측정하여 찬·반을 따지고,판단의 결과를 반영하는 일이다. 이렇게 볼 때,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어떤 잣대로 후보를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우선 유권자들이 각자의 잣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현 정치문화에 대해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사실 이번 대선은 한국 정치사에서 큰 획을 긋는 선거다.민주-반민주 대결구도에서 민주화를 쟁취했던 양 김 시대가 가고,동시에 지역할거주의·보스정치·권력부패로 대변되는 ‘3김 정치’를 마감하는 선거인 것이다.바꿔 말해 21세기 선진 민주정치를 향한 새로운 정치문화의 틀을 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여기에서 유권자들은 각자 후보를 선택하는 잣대에 지역 정서를 부추기는후보,독선적인 후보,시스템을 존중하지 않는 후보를 걸러 낼 수 있도록 분명한 눈금을 새겨 넣어야 한다.어떤 후보라도 지역주의에 의존하는 언행을 할경우,여지없이 감점을 매겨야 한다.과거 3김이 개인적인 카리스마에 의해 정당과 조직을 움직였다면,다가오는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은 회의체와 시스템에 의해 창출되어야 한다.그런 특성을 가진 후보를 잘 골라내야 한다. 다음,유권자들이 설사 후보 선택의 자를 만들었다 해도,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계량하려면 그것들의 부피와 무게와 색깔이 객관적으로 서로 달라야만 가능하다.그런 점에서 언론매체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후보간 정책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설명해줘야 한다.이번 TV 토론은미흡한점이 없진 않지만 정책의 차별화에 관한 단서를 일부 제공했다.그 중 가장분명한 것이 대북 정책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상호주의,검증을 통한 햇볕 정책의 수정,북핵 개발의 기정 사실화,우라늄 핵폭탄의 한반도내 폭발 가능성 등의 견해를 밝혔다.이에 비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현 대북정책을 지속해야 하며,비록 비용이들더라도 북핵 문제는 대화를 통해 풀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남북 화해·교류를 넘어 평화협정 체결을 강조하면서,제네바 합의는 북·미 양쪽이 모두 위반했음을 지적했다. 이번 후보 선택에서 중요한 이념적 리트머스 시험지는 바로 대북 정책이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이런 점에서 유권자들이 대북 문제에 관한 자신의 이념적 좌표를 한번쯤 설정해보고,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 개혁이나 부패 청산,지역주의 문제도 토론의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각후보들이 강조하는 포인트만 달랐지,대북 정책처럼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국정원 도청 의혹,DJ 양자론,노·정 후보 단일화,특검제 등도토론 메뉴에는 올랐으나 입씨름 수준에 그쳤던 것이다. 앞으로 경제 및 사회 분야에 관한 두 번의 TV토론이 남아 있다.후보들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미리부터 후보들의 정책을 계측할 수 있는 자를 준비해야 한다.확대되는 빈부 격차,농업 개방,의료보험,교육 평준화 등 바로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이 후보 선택에 따라 정책의 방향이 완전히달라지게 된다. 우리의 정치문화를 바꾸고,새로운 지도력을 창출하는 것은 후보들이 아니라 바로 유권자들이다.그래서 유권자들의 진정한 선거의식 혁명이 요구되는 것이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선택2002/TV합동토론/李, 시종 미소띤 얼굴 盧, 분명한 말투 부각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세 후보는 예상대로 현안별 인식과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토론은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가 정면 대결의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두 후보를싸잡아 비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이 후보는 시종 미소 띤 얼굴로 핵심 이슈는 거의 다 짚은 반면,노 후보는 비교적 느리면서도 분명한 말투로 안정감을 부각하려 애썼다.권 후보는 일반국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진보진영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로 삼는 느낌이었다.세 후보는 그동안의 토론에서 약점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듯 당초 예상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때 메모를 살펴가면서 과거 발언과 행적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예리한 공세를 펴면서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노 후보는 평소 이미지와 달리 직접적 공세를 자제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데 공을 들였으며,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에선 감성에 호소했다.반면 권 후보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자주 구사했다. ◆정책대결 세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신경전을 펼쳤다.노 후보는 “정치가 통째로바뀌어야 한다.국민과 제가 이미 새로운 정치를 시작했다.”며 정치개혁과세대교체를 주장했다.이 후보는 부패청산론을 내세워 노 후보를 견제했다.“5년 전 온 국민이 IMF 극복에 동참했으나 이 정권은 권력 부패비리로 국민들을 좌절시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권 후보는 분배구조 왜곡 등을 지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세 후보의 색깔은 첫 주제인 북핵문제에서부터 드러났다.구체적 해법에서노 후보가 지속적인 대화와 남한의 주도적 해결을 주장한 반면 이 후보는 경제제재 등 상호주의를 통한 강력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권 후보는 북·미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듯한 목소리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주장했다.권 후보는 “우리당이 지난 6개월간 외롭게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뭘 했느냐.”고 공격하자 이·노 후보는 앞다퉈 “침묵한 게 아니라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펄쩍 뛰었다.그러자 권 후보는 기습적으로 “그러면 이 자리에서 우리 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데 공동서명합시다.”고 즉석 제안을 했다.권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다시 한번 이 제안을 했다. 국정원 도청의혹 문제에 대해서도 세 후보는 공세의 날을 한껏 세웠다.노후보는 “한나라당 자료를 보면 나도 피해자”라며 도청의혹과 자신을 분리하려 했다.권 후보는 “이 후보가 문건 입수경위를 밝히지 못하면 정치공작이고,문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노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상호토론 공방 후보간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세 후보의 설전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은 여러 계파가 갈등을빚고 있지만 우리 당은 계파가 없는 민주정당”이라고 하자 노 후보는 “1인 독재로 계파가 없는 것이 오히려문제”라고 받아쳤다.권 후보는 “한나라당·민주당 모두 정치개혁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후보단일화를 집중 공격했다.“성향과 이념이 다른 두 분이 어떻게 정책공조를 이룰 수있느냐.”면서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주요 정책에 관해 서로 다른데 어떻게 공조를 이뤄갈 것이냐.”고 따졌다.권 후보도 “노 후보는걸어온 길과 걸을 길이 정 대표와 다르다고 하더니 언제부터 이런 소신이 바뀌었느냐.”고 가세했다.이에 노 후보는 “5년 전 이 후보는 조순(趙淳) 전총재와 한나라당을 만들면서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서로 지분을 나누고,당권 협상을 하지 않았느냐.우리는 아무 밀약이 없다.양당간에 정책 공조를논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공세에 노 후보는 “이 후보는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제왕적 행태를 보이는 등 3김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역공을 시도했다.이에 이 후보는 “호남에서는 ‘김대중 정권의 자산과 부채 모두를 상속했다.’고하고,부산에 가서는 ‘나는 꾀가 많아 자산만 상속하겠다.’고 하는 노 후보야말로지역주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반격했다. 세 후보의 공방은 부패문제로 접어들면서 비등점으로 치달았다.권 후보가“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민주는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 후보는 “대통령 아들 비리로 국민들이 좌절할 때 노 후보는 동교동계를 업고 장관까지 했다.”고 화살을 노 후보에게 돌렸다.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급하셨던 모양인데…,그럼 이 후보는 김현철씨 비리 때 뭐 했느냐.”고 되받았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재수하고 있다.5년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국민께 송구스럽고 많은 책임감 느낀다.”면서 “자기 전에‘제가 합당치 않으면 제쳐둬라.그렇지 않으면,가야 할 길이라면 국민의 뜻에 따를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청산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특권없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는 사회,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는확신과 미래가 있다.”고 새 정치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서민들이 가슴 펴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제가 200만표받으면 10년,500만표 받으면 5년,1000만표를 받으면 당장 될 수 있다.저에게 던지는 표는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의미 있는,살아 있는 표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오석영 이두걸기자 jade@
  • [사설]정책대결 가능성 열었다

    16대 대선 들어 처음으로 3일 밤 열린 후보간 TV 합동토론은 정책 대결의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북핵 문제를 비롯,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통일방안,도청 의혹,지역주의 청산 등 정치·외교·통일 분야의 주요 현안을 놓고 나름대로의 견해와 정책 방향을 밝힘으로써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하나의 단서를 제공했다고 본다. 실제 이날 토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핵심 현안을 놓고 비켜가지 않고 맞섰다.특히 세 후보 모두 부패척결과 정치개혁,특검제 등에 대해 확고한 실천 의지를 보이고,반미 감정 치유를위해 SOFA 협정 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또 대북정책에 있어 한나라당 이 후보와 민주당 노 후보간 차이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도 TV 합동토론의 성과라고 하겠다. 그러나 총론적으로 볼 때 대북 정책 이외의 현안에서는 강약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동소이한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이 후보는 ‘부패정권 청산’,노후보는 ‘낡은 정치 청산’,권 후보는 ‘진보 정치’를 내걸었으나 호소력은 약했다고 본다.‘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개헌 문제에 관해 이렇다 할 토론이 없었던 것은 유권자의 궁금증에 비추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앞으로 남은 경제·사회 분야 토론은 각론에 관한 심도 있는 상호 비판과대안 제시를 더욱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첫 토론인지라 공정성을 지나치게강조한 나머지 토론이 탄력성을 잃어 지역주의 극복과 단일화 협상,국정원도청 의혹에 대해 후보간 논쟁이 미지근했던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첫 합동토론이 소모적인 공방이나 인신공격이 자제되고 어느 정도품격을 유지한 가운데 진행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이를 계기로 최근 폭로·비방전으로 기울던 선거전 양상이 노선 대결,국정 비전 제시의 정상 궤도로 진입하기를 기대한다.나아가 핵심적 현안에 대해서는 추가 토론을 병행했으면 한다는 시청자의 지적을 토론 주최측은 경청해야 할 것이다.
  • 세후보 정치·외교·통일분야 첫 TV합동토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3일 저녁 제16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첫 TV 합동토론을 갖고 도청의혹과 후보단일화 밀약 여부,지역주의 청산 방안,북한 핵문제 해법 등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정치·외교·통일분야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제1차 TV토론은 사실상 이·노 양강구도로 전개중인 이번 대선전에서 부동층의 표심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 향후 대선판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에서는 후보간 발언시간이 엄격히 제한됐고,특정 사안에대한 집중토론이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이 기대했던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검증이나 미래지향적인 대안제시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후보간 직접토론에서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 간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노 후보와 정몽준씨는 이념이 다른데 정씨가 요구중인 정책 단일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라고 비판하며 밀약 의혹을제기했다.또 노 후보를 ‘현정권 후계자론’으로 밀어붙였다. 이에 노 후보는 “정 대표와는 아무런 갈라먹기 밀약도 없고,지금은 정책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중일 뿐”이라고 해명하고,이 후보를 ‘낡은 정치인’이라고 규정하며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맞섰다. 특히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되고 국정원의 도청 의혹과 관련,‘공작정치’‘한나라당 정치공작’이라고 상대를 비난하면서 설전을 벌였다.이 후보는 “문제의 본질은 국가정보기관이 불법 감청을 해 왔다는 것이며검찰이 수사하면 제보자도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으나,노 후보는 “이번 자료는 (사설)공작기관의 전문가들이 만든 것”이라면서 검찰의 전면수사를 촉구했다. 세 후보는 또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한목소리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그러나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SOFA 개정을 위한 세후보들의 공동서명은 불발됐다. 북핵문제와 관련,이 후보는 “북한측이 핵을 보유한 것은 중요한 문제”라면서경제지원과 상호 연계방침을 밝혔으나 노 후보는 한국이 주도,대화를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권 후보는 “북한도 핵개발 계획을 철회해야 하지만 미국도 북한을 위협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토론은 KBS의 주관으로 고려대 염재호(廉載鎬) 교수가 사회를 본 가운데 KBS,MBC,SBS,YTN을 비롯해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2차 경제·과학 분야 합동토론은 오는 10일 MBC 주관으로,3차 사회·문화·여성·언론분야 토론은 16일 SBS 주관으로 각각 실시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선택2002/TV합동토론

    ★부패.낡은정치 청산 3일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각각 비장의 카드인 ‘부패정권 청산론’과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상대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공격 받은 후보는 반박에 그치지 않고,즉각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역공을 취했다.이 때문에 반박과 재반박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불꽃튀는 설전이 펼쳐졌다. 노 후보가 먼저 공격을 취했다.이 후보가 3김식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주장이었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3김정치를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1인정치와 가신·측근정치,지역주의 의존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이 후보 자신과 가족들이 이런저런 부정부패 혐의를 많이 받고 있는데 3김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나는 3김과는 너무 다르다.그분들을 존경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연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오히려 노 후보는 후보가 된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시계까지 보여주면서 부산시장 후보를 내달라고 그랬지 않았느냐.또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서는 ‘김대통령의 부채와 자산을 다 상속하겠다.’고 해놓고,부산에 가서는 ‘내가꾀가 있어서 부채는 빼고 자산만 상속했다.’고 그랬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얼마전 유력 일간지가 여론조사를 한 것을 봤는데,국민의 66%가 ‘이 후보가 3김과 같거나 더하다.’고 응답했다.”며 “이 후보가 뭐라고 말하더라도,국민들은 이 후보가 옛날정치와 너무 똑같다고 보고 있다.”고 재역공을 취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시 “노 후보가 정몽준씨와의 후보 단일화를 여론조사로해서 그런지 매사를 그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 같은데,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생각해보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두 아들과 처조카 등 권력 실세가 비리에 연루된 지난 5년간을 다른 정권과 비교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며 “노 후보가 권력실세인 동교동계의 뒷받침으로 장관과 후보까지 올랐는지 모르지만,권력부패의 실상은 정직하게 봐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노 후보는 “나도 민주당원이어서 김 대통령의 과오에 책임이 없다고말할 염치는 없지만,이 후보가 나를 두고 부패와 연계돼 후보가 됐다거나 동교동의 힘으로 후보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말”이라며 “내가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동교동계가 밀지 않은 것은 천하가 알고 있다.”고받아쳤다. 이어 노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본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이 후보는 노 후보도 현 정권의 부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를 향해 “이 정권 들어 대통령 아들까지 관련된 부정부패가 극성이어서 온 국민이 좌절했는데,그때 노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고물었다. 이 후보는 특히 “대통령 아들 비리가 불거졌을 때 노 후보는 특검제에 반대했고,민주당내 정풍운동 때도 노 후보는 반대하면서 동교동계를 비호했다.”며 “그 덕에 장관까지 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나는 특검제를 반대한 사실이 없고,내가 장관이 된 때는 정풍운동이 일어났을 때보다 1년이른 2000년이어서 말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특히 “그러는 이 후보는 97년 총선 때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안기부예산 1200억원을 끌어다 선거자금으로 썼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는데 그때 무엇을 했느냐. 또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아들 김현철(金賢哲)씨가 구속됐을 때는 무엇을했느냐.”고 역공을 취했다.그러면서 “이 후보가 남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 후보의 반박이 계속됐다.그는 “지난 5년간 야당으로서 총풍·안풍·세풍·병풍 등 중상모략에 대해 충분히 조사받고 10만원짜리 계좌까지 추적당했다.”면서 “일부는 무효가 됐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는데 무조건 덮어씌우면서 부정부패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이 후보의 동생이 재판받은 것은 사실이고,측근인 서상목(徐相穆) 의원도 재판받았다.”고 거듭 몰아세운 뒤 “이 후보 부인이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표와 어음번호까지 제시됐는데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는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나고 다른 재판은 끝나지 않았는데 무조건 중상모략해서 재판에 가면 다 비리인가.”라고 거듭 항변했다. 두 후보의 공방을 보고 있던 권영길 후보는 “이 후보와 노 후보가 서로 ‘정치개혁’이란 토론주제와 관계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도적 개선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양측을 힐책했다. 권 후보는 “두 후보가 부패정치를 심판하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 신장개업당’이다.”고 싸잡아 비난한 뒤 “김현철씨가 돈을 더 받았는지,김홍업씨(김대중 대통령 아들)가 더 받았는지판단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권 후보는 이어 “부패한 부정축재 재산 몰수법을 만들고,부패연루 정치인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 부패청산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몰수하고 쳐내면 속시원하겠지만 몰수보다 부패를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한 뒤 “하지만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출발을 만드는 틀에서 권 후보의 제안도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과거의 모든 부패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혼란을 빚을 우려가 있는 만큼,권력형 범죄에 대해 시효를 연장하거나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재산형성의 전 과정을 소명토록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북핵.남북문제 이날 TV합동토론회에서는 북핵개발 파문 등 남북관계 및 통일 문제가 이번대통령선거의 최대 현안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듯 세 후보는 뜨겁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후보간 일대일 토론에서도 가장 대치됐던 주제였다. 북핵 문제 해결방안,바람직한 통일방안,탈북·납북자 문제 등의 주제에서는 크게 봤을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 사이에 팽팽한 의견의 대립선이 그어졌다.노 후보와 권 후보간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보수적’이라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시종 원론적이면서도 국민의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노 후보는 보수층들이 우려하는 ‘급진적,반미’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권 후보는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남북문제와 통일문제 등에 대한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공감했다. 구체적인방안으로는 이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금 지원은전면 중단해야 한다.대북지원을 계속한다면 무엇으로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강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경제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 후보는 “북핵개발 문제는 남북문제이기도 하지만 북미간에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면서 제네바 합의의 상호 위반 사실을 지적한 뒤 “대북지원을 비롯한 상호 교류협력 약속은 지켜가는 속에서 북핵개발 포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끈질긴 대화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처리를 강조한 권 후보는 “문제의 발단이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제네바 합의를 어겼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핵문제 발생의 책임이 북미에함께 있다고 말했다.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지지한다.”며 상호주의와 대북 검증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반면 노 후보는 “화해와 협력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남북간에 상호주의와 검증을 앞세우는 것은 상호 신뢰를 축적하는데저해요소”라고 남북간 신뢰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권 후보 역시 “70만군대를 20만으로 감축하는 것과 남·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소파개정문제 반미 시위 확산과 함께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SOFA 개정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하나같이 개정을 역설했다. 따라서 SOFA 개정을 둘러싼 정책 차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주한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발생후 일관되게 시민단체들과 SOFA 개정운동을벌여온 민노당의 권 후보가 이·노 두후보에 대해 정책의 ‘순수성’ 공세를 폈고,두 후보는 “우리도 나름대로 했다.”며 방어했다. 권영길 후보는 “처음부터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전국 서명운동을 벌인 것은 민노당이었다.”면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두 후보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권 후보는 특별협정을 체결,미군에 제공되는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SOFA의 모법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회창 후보는 “권 후보가 침묵했다고 하는데 분명히,SOFA의 개정과 부시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해 왔다.”고 반박하고 부시 대통령이 한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이어 “우리나라의 외교 목표는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며,이를 위해선 어느 나라에 대해서건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후보 역시 “SOFA 개정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얘기해 왔다.”면서재판권 이양을 위한 국회의 SOFA 개정대책위에도 전체 34명 의원중 27명이민주당 소속의원이라고 맞받았다.그는 “SOFA를 비롯한,한·미 관계의 잘못은 과거 우리가 미국에 추종하고 비판없는 외교를 해 왔기 때문”이라면서“지난해 노근리 사건으로 주민들의 시위 때 이회창 후보가 반미라며 걱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권 후보는 세 후보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할 것을 즉석에서 제의하기도 했다.특히 노 후보에게 성명 채택을 거듭 요청했는데,노 후보는 “시민단체가 아닌,대통령 후보로서 성명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면서 공세를 비켜갔다.한편 이회창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해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다,최근 통일후에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뀐 배경을 추궁했다.노 후보는 “초선의원 때 남들과 어울려 성명을 냈다.”면서 “그후 점차 더 배우고,많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니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을알게 됐다.”며 판단잘못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도청의혹.검찰 독립 한나라당에 호재로 여겨졌던 국정원 도청의혹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적극적 자세로 맞받아쳤다. 노 후보는 우선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그는 “실제로 도청 여부와주체에 대해 판단할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한나라당이 선거때 (도청 의혹을) 내놓은 것을 보면 나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나를 돕는 사람들이 도청당한 걸 보면 나 역시 피해자인데,한나라당은 왜 피해자를공격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껴갔다.또한 “만약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공작을 하기 위해 도청을 했다면 이회창 후보는 왜 도청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어 “5년 전에도 공작기관 문서로 상대방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한나라당이 지저분한 물건을 자꾸 만들어내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하고 비신사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료 공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문제의 실질은 불법 도·감청 자체”라면서 어떻게정보가 나왔느냐고 따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극장에 화재가 발생,‘불이 났다.’고 하는 사람에게 ‘극장에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예도 들었다.이 후보는 자료공개와 관련,“검찰이 제대로 조사하게 되면 제보자에 대한 것도 공개할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도청의 핵심은 2가지”라면서 “이회창 후보는 입수 경위를 밝히지 못한다면 정치공작이라고밖에 볼 수 없으며,도청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노무현 후보는 후보로서의 자격이 상실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공격했다. 한편 검찰독립 방안과 특검제 도입 등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당선되면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검사보직권 등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주면 법 질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특검상설화는 반대하나 한시적인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는 기존당론을 재확인했다. 노무현 후보는 “검찰이 지금부터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의 신뢰가 축적될 때까지는 특검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특검제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여야가 바뀔 때마다입장을 바꿔왔는데 그래서는 검찰 중립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 참여 속에 검찰 중립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지운기자 jj@ ★후보단일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이후보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후보단일화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는 이념도 다르고 정치지향점도 다르다.”면서 포문을 열었다.그는 “최근 (후보단일화에 실패한)정몽준 대표도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고 적절한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노무현후보에게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대표와는 일반적인 정책에 관해 합의한바가 없다.”면서 “앞으로 조율을 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노 후보는“오히려 이 후보의 한나라당에 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동거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역공을 폈다.한나라당에 개혁파와 보수파가 뒤섞여 있다는 점을지적한 셈이다. 이 후보는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중요한 정책에서 노 후보와정 대표는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정책공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는 “정 대표는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 후보는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비했다.이어 “정 대표는 고교평준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렇게 중요한정책이 다른데 정책공조가 되겠느냐.”고 공격했다. 노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재반박했다.그는 “정 대표와는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아무런 밀약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5년 전 이 후보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순(趙淳) 민주당 총재와 손잡고 한나라당을 만들 때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 지분을 나누고,당권을 나눴다.”면서 “(하지만)정 대표와는 ‘잘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정책도 얘기해 보자고 해서 단일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는 달리)갈라먹기의 약속이 없었다는 것만은 명백하다.”고 반격했다. 제3자적인 위치에 있는 권영길 후보는 “노 후보와 정 대표의 단일화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 후보쪽의 손을 들어주었다.권 후보는 “노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거나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철학과 소신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지만,걸어온 길이 다른 정 대표와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정 대표는 재벌 2세인데 노 후보가 어떻게 후보단일화에 동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역주의 청산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남의 탓으로 돌렸다. 먼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지역주의에 대해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먼저 당다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3역이 다 영남출신이고,국회 상임위원장 9명가운데 8명을 영남사람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역탕평책을 말하겠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노 후보에 대해서도 “김대중(金大中·DJ) 정권이 들어서서 편중인사로 지역감정이 불 붙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역주의 문제를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호남 지역 출신을 많이 채용하는 등 탕평인사를 했다면 반(反)DJ 정서는 안 나타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나는 여섯번 선거에 출마해서 4번 떨어졌는데 모두다 지역주의에 저항하다가 떨어졌다.”면서 본인이 지역주의의 피해자임을강조했다. 노 후보는 또 “한나라당은 3당합당으로 호남을 고립시킨 당이고,이 후보는지난 98,99년 영남지역을 다니면서 지역주의를 많이 부추기지 않았느냐.”고 말하고 “지금도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호남사람이다. 노 후보는 DJ의 양자다.’라고 하는 것은 지역주의로 재미를 보자는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중앙이 갖고 있는 재정권과 인사권을 지방에 이양시켜야 지방자치가 활성화된다.”면서 “정당명부제를 먼저 실시하는 것과 함께 중대선거구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는 “권 후보가 말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제도보다정치권에서 이를 악용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범죄”라고규정하고 “적어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불신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시론]신물 나는 폭로정치

    선거일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각후보의 유세장에는 제법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고 있다.그러나 이번 선거의분위기는 이전 같지는 않은 듯하다.세 김씨가 정치적으로 퇴장하면서 과거우리 사회를 분열시켰던 지역감정이 가라앉았고 그만큼 선거 분위기도 차분해진 탓일 것이다. 유권자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차분하게 선거를 바라보는 것에 비해 후보자측의 움직임은 과거에 비해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후보자 각 진영은 여전히 폭로와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캠페인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국정원이 정치인들과 언론인 등에 대해 불법적으로 도·감청을 했다고 폭로하였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자금 수수와관련된 폭로로 맞서고 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선거는 지난 정부의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장이다.따라서 현 정부의 실정과 정책적 문제점을 비판하거나 혹은 잘한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일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마땅히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또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 행해지는 후보자의자질에 대한 상호 평가 역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이런 점에서 본다면 여야간에 벌어지고 있는 폭로전 역시 정부의 실정이나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보다 자극적인 방법을 통해 극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에 대한 폭로가,정부와 민주당이 폭로 내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폭로의 내용 자체가 충격적인 탓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실제로 도·감청과 관련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선거는 이처럼 후보자들이 적절하게 제기한 문제에 대해 선거 운동 기간 동안사회적 토론을 통해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해 주는 효과적인 제도적 장치이다. 그러나 지금 각 후보자간에 행해지는 폭로는 정치,사회적 문제의 해결이나효과적인 상호검증을 위한 적절한 문제 제기라고 보기 어렵다.지금 제기되고 있는 폭로는 부정적 현상에 대한 비판과 문제 제기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 해결까지 염두에 두고 제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짧은 선거 운동 기간을 감안할 때 폭로된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가 선거 전 밝혀지길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지금 두 후보자 진영간에 전개되는 폭로전은 사실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만인 선거용 이슈인 셈이다.불법 도·감청과 같은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안 역시 정략적인 선거용 이슈로 ‘폭로'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사회적 토론은 물론 실체적 진실도파악하기 어렵게 되었다.무성한 ‘설'과 도청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감만 고조된 셈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치고 빠지는' 식의 무책임한 폭로전은 제기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발전으로 이끌어 가는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오히려 국민들의 의혹과 불안감만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는 또다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정치적 냉소주의로 이어지게 하는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이야기한다.3김의 사당 정치와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다.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폭로전에서 보듯이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여야 후보들의 모습은 여전히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낡은 부대에 새 술을 담을수 있을까? 국민들은 안타깝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 정치학
  • “이회성씨 통해 대선자금 제공”/민주 ‘세경 검은돈 ‘맞불

    민주당이 최근 한나라당의 잇단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 폭로에 대해 맞불을놓기 시작했다. ㈜세경진흥 김선용(金善龍) 부회장이 2일 “지난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동생 회성(會晟)씨에게 선거자금 22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자,이를 쟁점화한 것이다. 그동안 ‘국정원 도청’으로 수세에 몰렸던 대선정국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조순형(趙舜衡)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회창 후보 동생인 회성씨가 2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현금(수표)도 모자라 어음으로까지 받았다.”면서 “더욱이 이번 사건은 이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의 10억원 수수 의혹과 연관돼 있어 분노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기양건설은 공적자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문건에서도 기양건설의 헐값 매각으로 공적자금 440억원이 증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노무현(盧武鉉) 후보는정치를14년 했고,나는 정치를 시작한 지 6년밖에 안 됐으니 내가 새정치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정치입문 6년만에 이렇게 부패한 정치인도 일찍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선대위 전체회의에서도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어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부산에 내려가 청중을 조직적으로 동원,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등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척결해야 할 낡은 정치”라고 주장했다.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이회창씨가 정치의 중심에 서면서 정치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며 “야비한 공작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공격했다.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이후보의 주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민주당은 노 후보 하나만 경상도고 나머지는 다 전라도다.”(1일 허태열 의원),“97년 대선에선 대구에서 70%가 나왔어도 실패했으니 이번엔 더 많이 표를 몰아주자”(11월29일 강재섭 의원)는 등 구체적인 예를 적시했다. 홍원상 이두걸기자 ws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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