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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준 정치비평] 세종시 해법에 대한 단상

    [김형준 정치비평] 세종시 해법에 대한 단상

    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여권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퇴로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먼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세종시 원안 추진은 “양심상 어렵다”며 “적절한 시점에 국민에게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정치는 신뢰인데, 신뢰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문제는 한나라당의 존립에 관한 문제”라며 “원안에다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α)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수정론보다 원안 고수론에 대한 지지가 더 많은 데서 보듯이 현재까지의 민심은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듯하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세종시 추진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은 것 같다. 한 유력 주간 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이미지가 ‘이전에 비해 더 좋아졌다.’(10.2%)는 응답보다 ‘더 나빠졌다.’(39.8%)고 대답한 쪽이 훨씬 많았다. 마치 생선회를 뜨는 데 청룡도를 사용한 것과 같이 정부가 세종시를 다루는 방식이 거칠고 투박하며 정교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진다. 물론 정부가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하고 이 대통령이 여론몰이를 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론과 관련해 국민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논란이 되는 정책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성이 결여됐을 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이 세종시 발전에 더 기여하느냐는 본질의 문제를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오직 한나라당 내전의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으로 되지 않으려면 첫째, 친이-친박계 모두 독단적인 ‘가치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책임과 효율, 신뢰와 지방균형발전 모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들이다. 하지만 무를 싹둑 자르듯 어느 한쪽의 가치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우월감에 도취되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만이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극단적 배격주의로는 결코 세종시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둘째, 같은 정당의 구성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대방에게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는 감정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적 사익 추구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친박계의 한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친이계를 향해 “거의 조직적으로 정적 죽이기에 나선 것 같은데, 청와대의 지침인가, 아니면 총리가 원하는 바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당 내에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배제하는 것은 패거리 싸움이지 정치가 아니다. 셋째, 각 계파의 원로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물밑 대화를 진행시키면서 정부 수정안이 나올 때까지 모두 논쟁을 유보해야 한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기구가 발족된 만큼 친박계도 적극 참여해서 왜 원안이 고수되어야 하는지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원안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추구해야 할 가치의 방향과 방법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들의 퇴로없는 충돌로 증오와 배제의 비생산적 정치가 고착화되고 있다. 방향만 옳으면 방법이 서투르고 과격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하면서 오로지 방법만 옳으면 그만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세력도 있다. 둘 다 모두 잘못된 것이다. 친이-친박계가 방향도 옳고 방법도 옳은 길을 함께 찾을 때만이 내전은 종식되고 비로소 세종시 문제는 벼랑끝에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세종로 어디로] ‘세종시 수정案’ 연내로 앞당긴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 방향과 내용을 담을 최종안 발표 시기를 당초 내년 1월에서 오는 12월로 한달 가량 앞당기기로 했다고 9일 복수의 여권 인사가 전했다. 세종시 수정을 둘러싸고 여권내 갈등 기류가 날로 증폭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정·청은 1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운찬 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정 대표는 8일 정 총리와 가진 당·정·청 긴급 회동에서 “정부가 연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당의 한 측근이 9일 전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내 수정안 마련, 내년 초 논의 종결’을 목표로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세종시 여론수렴 특위’가 모든 당원 동지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이 기구를 통해 당내 논의를 가속화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친(親)박근혜계는 사실상 논의를 보이콧하겠다고 천명, 당내 의견 정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는 정 대표가 전날 전화로 세종시 논의를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에 친박계가 참여할 것을 부탁한 데 대해 본인이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것을 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저와 상의하실 일이 아니라고 (정 대표에게) 말했는데 엉뚱하게 보도가 됐다. 오늘 정 대표에게 전화해, 하지 않은 이야기가 자꾸 나오면 통화하기도 겁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한 초선의원은 최근 박 전 대표와 친박계 일부 의원들이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세종시 TF 참여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TF에 대해 “잘못된 원칙을 가지고 만든 TF”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이계진 의원이 TF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직자로서 들어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이 의원은 “논의기구에 당직자는 당연직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어 참여했다. 수정이든 원안 고수든 선입견을 갖지 않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이 전날 정 대표의 부탁을 받고 친박계 의원들을 접촉해 세종시 TF에 참여할 것인지를 타진했으나 참석하겠다는 의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당직자 필참’ 원칙을 세운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친이·친박 간의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친이 직계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유력한 대권 후보로서 차기 대권을 겨냥한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적 사익 추구의 행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반면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이날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가 박 전 대표에게 세종시 문제의 공을 넘기는 것은 박 전 대표를 원칙론자에서 반대론자로, ‘신뢰의 정치인’에서 ‘표만 생각하는 정치꾼’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李대통령, 세종시 원안추진 천명하라”

    “李대통령, 세종시 원안추진 천명하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4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국민에게 지난 대선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 (여권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흔드는 것은 내년도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지역주의 음모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원안 추진과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이전 변경 고시의 발표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4대강 사업을 “국가적 재앙”이라고 규정하고, “4대강 사업은 국가의 미래 비전도 아니고, 강을 파헤친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급박한 사업은 더더욱 아니다.”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의 전면 수정도 요구했다.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4대강 사업을 중단하면 최소 93조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 3~5세 무상교육, 대학생 반값 등록금, 정규직 전환지원, 기초노령연금의 2배 인상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 틀니 지원, 결식아동 지원, 저소득 가구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 지급 등 민생예산을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관련법 논쟁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절차상의 위법성과 권한침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실상 국회에서의 재논의를 권고했다.”며 한나라당에 재개정 협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신종플루 확산, 자영업 위기, 쌀값 폭락 문제 등에 대해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지원 전략인 ‘자영업 전략 지도’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자영업 지원특위’ 설치도 제안했다. 쌀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비축미의 구매가격 현실화와 매입량 확대, 대북 쌀 지원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과잉 수사와 정치보복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라며 국회 내 검찰 개혁 특위 구성을 거듭 요구했다. 최근 불거진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제안한 ‘국회 선진화 방안’에 대해선 여당의 날치기와 강행처리 근절,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 선언, 모든 안건의 여야 합의 처리 약속 등을 전제로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빗나간 여론조사… 적중한 변수

    “여론조사는 빗나가고, 변수는 적중했다.”이번 10·28 재·보선 결과가 내놓은 또 다른 성적표다.여야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경쟁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벌이며 민심을 짚었다. 판세를 분석해 우세 지역을 다지거나, 열세 지역에 지원을 늘리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28일 밤 투표함이 열리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와 민주정책연구원은 모두 반전의 쓴맛을 봐야 했다. 이 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승패가 엇갈렸고, 예상 득표율도 10%포인트 안팎의 오차를 보였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강원 강릉을 뺀 나머지 선거구 모두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때문에 28일 밤 민주당 선거상황실에 환호성이 넘쳐날 때도, 뒤풀이 장소에서 지도부와 당직자가 축배를 들 때도, 민주정책연구원 관계자들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한 정치전문가는 29일 “여야가 ‘일꾼론’, ‘심판론’을 내걸고 정면충돌하다 보니 선거가 과열돼 투표참여율도 사상 최대치까지 올라갔고, 그래서 야당을 지지하는 ‘숨은 5%’가 10%, 15%로 늘어났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 정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만 매달려 일희일비하는 현상이 벌어지다 보니 중앙당에서 과장된 결과를 흘려 열세지역을 응원하거나, 우세지역을 더 독려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상대 당이 과장된 정보에 휘말리는 일도 있었다.”고 귀띔했다.반면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는 당초 변수로 꼽혔던 소(小)지역주의가 투표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유권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음성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 후보의 당선이 이를 방증한다.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의 출신지역인 괴산이 52%의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경회 후보가 출신지인 진천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여당 지지층을 잠식하며 또 하나의 변수인 ‘무소속 돌풍’을 실현시킨 것도 경 후보에겐 상처가 됐다.다만 괴산은 이번 재·보선에서 ‘지고도 지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경기 안산상록을 재선거에서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당선돼 괴산 출신 국회의원 탄생의 바람을 이뤘기 때문이다.경기 수원장안에서 승리한 민주당 이찬열 당선자는 ‘인하대 출신 국회의원’의 명맥을 지켜냈다.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구본철·홍장표 전 의원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어 인하대 인맥이 끊어질 듯했지만, 이 당선자가 여의도에 입성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10·28 재·보선 D-2] 충북 4개군 “집토끼 지켜라” 막판 총력전

    [10·28 재·보선 D-2] 충북 4개군 “집토끼 지켜라” 막판 총력전

    “이젠 결집력 싸움이다.” 25일 초박빙 접전지인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는 어느 정도 표심(票心)이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유난히 심한 소(小)지역주의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신 지역별 결집력의 밀도차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다. 선거 초반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각 후보는 부동층 공략보다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자유선진당 정원헌, 민주노동당 박기수, 자유평화당 이태희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2강(强)1중(中)’ 판세를 형성한 한나라당 경대수, 민주당 정범구, 무소속 김경회 후보는 선거운동 막판 사흘을 출신 지역의 결집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별 유권자는 음성이 7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진천 4만 7000여명, 괴산 3만 1000여명, 증평 2만 5000여명 순이다. 괴산 출신인 경 후보는 괴산의 압도적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에 지역 결집력까지 더해 음성 출신의 민주당 정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몽준 대표 등 지도부는 휴일을 맞아 증평과 진천 장터를 누비며 지원 사격을 했다. 정 후보는 오전 내내 음성 성당과 교회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는 26일 충북을 찾는다. 진천 출신인 김 후보는 4개군의 무당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4개군 가운데 유일하게 출신 후보가 없는 ‘증평’ 표심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최재옥 증평 선거본부장은 “괴산의 표 결집과 함께 중립지인 증평에서의 선전이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민주당 조창환 증평본부장 역시 “지역 최대 현안인 괴산·증평 통합론에 반대하는 증평의 민심이 정 후보 당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소속 김 후보 쪽의 정호성 본부장은 “부동층에 숨어 있는 지지층과 증평 표심을 보태 반전을 연출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음성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10·28 재·보선 열전] ②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10·28 재·보선 열전] ②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의 표심(票心)은 둘로 나눠져 있었다. 정부의 세종시 원안 수정 기류와 음성·진천 혁신도시 축소 움직임에 불안한 민심은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동조했다. 반면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힘이 될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4개군(郡)이 한 선거구로 묶여있다 보니 저마다 자기 군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주의 성향도 두드러졌다. 4개군의 인구 편차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전체 유권자 17만 4800여명 가운데 40.2%인 7만 200여명이 밀집한 음성군에선 지역현안인 음성·금왕읍에 들어설 태생국가산업단지와 음성·진천 혁신도시 조성 문제를 선거와 연계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세종시 수정 움직임에 이어 지역 발전 계획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금왕읍에서 부동산업체를 운영하는 민항기(48)씨는 16일 “인접지역의 세종시 문제도 그렇고 음성·진천에 추진 중이던 혁신도시도 요즘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배임수재 혐의로 징역1년의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잃은 민주당 김종률 전 의원이 음성 출신이다 보니 여권에 대한 반감은 더했다. 읍내리에서 10여년째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김 전 의원이 야당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다 보니 의원직을 잃게 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지역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도 드러냈다. 하지만 1년 전 타지에서 옮겨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윤희(36·여)씨는 “타지 출신 사이에선 지역을 위해 힘이 될 후보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권자 18.1%를 보유한 괴산군에선 이 지역 출신인 경 후보에 대한 지지가 뚜렷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경진(29)씨와 괴산 토박이인 개인택시 운전사 전모(55)씨는 “검사장 출신인 경 후보가 인물 면에서 돋보인다.”고 말했다. 유권자 27.2%를 보유한 진천군에서는 진천군수 출신인 무소속 김경회 후보에 대한 향수가 짙었다. 진천중앙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서형석(38)씨는 “낙하산 후보를 뽑아봤자 지역에 도움이 안 된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김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4개군 가운데 유일하게 출신 후보가 없는 증평에선 신중론이 대세였다.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따져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증평읍내에서 40년째 이발사로 일하는 손사원(65)씨는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정원헌·민주노동당 박기수·자유평화당 이태희 후보 등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였다. ‘반짝’ 정치보다는 생활밀접형 정치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진천읍내에서 만난 주부 박모(46)씨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은 역사책에나 나올 유물이 됐다. 입학사정관제니 특목고니 돈 들이는 제도 말고 지역 편차를 줄이는 교육정책이 아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성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나이 73세. 이탈리아 최대 민방 메디아셋과 유명 축구클럽 AC밀란을 소유한 억만장자. 각종 추악한 스캔들을 몰고 다니면서도 총리만 세 차례 오른 정치인. 바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다. 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자랑하던 그에게도 고민이 생겼으니 좌파 세력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온갖 비판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승승장구해 왔던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인생은 이런 고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면책특권 박탈이 “좌파 사법부, 좌파 대통령의 음모”라는 그의 성토에서도 왠지 모를 자신감마저 묻어 나온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왜 이탈리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지난 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 키지궁전의 기자회견장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 나라를 이끌 유일한 적임자는 바로 나”라며 목소리를 높일 때 인근 티베르강 맞은편에서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진보진영의 학생·근로자들은 “우리의 미래를 훔친 XX”라며 총리를 성토했지만 주목 받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시위대의 구호는 금세 허공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패배주의적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시위에 나선 고교생 실비아 칸니조(16)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총선에서 공산당이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실패했음을 상기시키며 “좌파진영은 이미 산산조각 났다.”고 말했다. ●대안없는 이탈리아 정치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 총리 등 고위 공직자의 면책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며 베를루스코니는 사법적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그가 순순히 총리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베를루스코니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이탈리아 일간 일 지오르날레의 12일 보도는 그의 정치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전문가들은 온갖 추문과 부패 혐의에도 베를루스코니가 건재할 수 있는 비결로 견제세력의 부재를 꼽는다. 그가 1994년 처음으로 총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마니 풀리테’(90년대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수사) 이후 이탈리아 정계가 초토화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했던 정당은 공산당뿐이었고, 역설적으로 베를루스코니는 손쉽게 우파 세력을 연합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견제세력이 없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특히 중도좌파 정부를 이끌다 지난해 1월 사임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 이후 이탈리아의 좌파 정당들은 사실상 국민의 머릿속에서 ‘증발’됐다.”고 전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 당일 여론조사에서도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은 68%에 이르렀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56%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그의 지지율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국민 여론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지만, 야당 내 유력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호재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적은 오히려 내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정 파트너인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이 더 많은 재정적 자치권을 원하며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적 이미지에서 스캔들 메이커로 일각에서는 그를 현대판 ‘카이사르’에 비유한다. 끊임없는 정치적 야망과 여성 편력, 위기관리 능력 등이 카이사르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미지 관리에도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4년 총선 승리 당시 베를루스코니는 국민에게 자신의 가족 사진첩을 선물했다. 그의 어릴 적 모습과 아내와의 다정한 한때, 성공한 기업가가 된 모습 등을 담은 사진첩은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각종 추문으로 얼룩진 그가 ‘가정적 남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1978년에는 슈퍼마켓으로 재건축될 뻔했던 밀라노의 유서 깊은 극장인 ‘테아트로 만조니’를 인수하며 ‘문화재 지킴이’의 명성을 얻기도 했다. ●전체 방송시장 90% 점유 북부보다 소외됐던 남부지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도 그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야당 지지도가 높았던 남부 이탈리아인들은 정부의 엄청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이등 국민’ 의식을 자연스럽게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성공의 가장 큰 배경으로 ‘언론장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3개의 민영방송은 물론 공영방송 RAI의 이사진까지 장악한 그는 전체 방송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또 그는 2차대전 이후 가톨릭 문화가 지배하던 방송에 ‘성문화’를 주입시킨 장본인이다. 낯 뜨거운 TV 영상은 정치 무관심을 불러왔고, 이는 각종 추문에도 그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는 얘기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伊·日정상 입지 ‘흔들’

    伊·日정상 입지 ‘흔들’

    ■ 사면초가 베를루스코니 총리 - 伊헌재, 총리 면책권 위헌 판결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검찰 소추를 막았던 면책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부패, 탈세 등 혐의에도 면책특권을 이유로 검찰 소추에 불응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로서는 사법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은 사임을 요구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정부 내에서도 조기 총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또 1990년대 이탈리아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 수사인 ‘마니폴리테(깨끗한 손)’에 이어 또다시 사법부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궁지에 몰린 베를루스코니는 헌재를 “좌파 재판관으로 가득 찬 정치집단”이라고 공격하고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까지 비난했다. 그러자 총리의 핵심 연정파트너까지 총리에 대항할 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응수, 정국이 사분오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헌재·대통령 비난 헌재는 지난해 7월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과 총리, 상·하원 의장 등 4명에 대해 재임 동안 검찰 소추를 받지 않도록 보장한 고위공직자 면책법이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서 15명의 헌재 재판관 중 9명이 면책권 박탈에 손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헌 결정은 항소할 수 없으며 검찰과 베를루스코니는 다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90년대 두 차례 공판에서 위증해준 대가로 영국인 변호사 데이비드 밀스에게 60만달러(약 7억원)를 건넨 혐의 등 3건 이상의 법정 공방이 재개될 전망이다. 또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007년 공직을 대가로 의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자신이 소유한 투자금융사 피닌베스트가 1991년 경쟁사인 CIR그룹을 누르고 이탈리아 최대 출판기업인 몬다도리출판사를 인수할 당시 담당 판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7억 5000만유로의 배상판결을 받기도 했다. ●사법권, 정쟁의 중심으로 베를루스코니는 “헌재 결정이 국정수행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사를 밝혔다. 특히 각종 추문에도 불구, 여전히 지지율이 높은 만큼 조기 총선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을 이끄는 움베르토 보시가 “국민들의 분노를 거역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연정 파트너들이 조기 총선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또 선거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더라도 이후 벌어질 법정 공방으로 사법적 사망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위헌 결정으로 이탈리아 사법 권력은 90년대 ‘마니폴리테’ 이후 또다시 정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설상가상 하토야마 총리 - 5만엔 이하 소액헌금도 허위기재 │도쿄 박홍기특파원│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정치자금 허위기재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는 5만엔(약 65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금에 대해서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허위기재한 혐의가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관리단체의 회계담당자인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검찰에서 소액 기부금의 허위기재를 진술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만엔 이하의 소액기부는 수지보고서에 기부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검찰은 기재 여부를 떠나 ‘허위기재’가 법에 위반되는 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가운데 5만엔 이하의 소액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억 8000만엔에 달했다. 전체 개인 기부액의 60%다. 이에 따라 사망하거나 기부하지 않은 사람 명의의 허위기재액 규모는 지금껏 알려진 5만엔 이상 기부자 90명, 193건의 2177만엔보다 크게 늘어날 것 같다.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허위기재된 기부액은 모두 하토야마 총리의 허락을 얻어 총리의 개인재산 관리회사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계를 담당하는 비서로서 개인헌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체면이 걸린 문제였다.”며 자금을 잘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더욱이 관리단체는 이름을 빌린 ‘가짜 기부자’ 가운데 75명에 대한 세금공제 신청서류를 총무성으로부터 받아갔다. 또 정치자금을 낸 일부 기부자는 수시보고서의 명단에서 삭제된 사실도 밝혀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추가해명에 대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의원 참패 이후 힘을 못쓰는 자민당은 오는 26일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사건을 집중 추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하토야마 총리가 스스로 설명, 책임을 다하도록 국회에서 따지겠다.”며 벼르고 있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법 개정 논의가 자칫 거시 제도의 개편에만 초점을 두지 않나 염려된다. 모든 제도는 그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서 제도를 평가할 때에는 제도 자체의 장단점은 물론 우리 실정에 어떤 제도가 가장 적합한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나아가 그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즉 제도 운영의 방식은 더욱 중요하다. 같은 정치제도라 해도 운영방식에 따라 성패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으로 이원정부제와 대통령제를 복수로 제안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삼권분립을 강화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원정부제에서는 일반 행정에 관한 권한을 의회에서 선출된 국무총리에게 이양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한다. 대신 대통령은 내각 불신임과 국회 해산권을 가져 국회를 견제한다. 일견 대통령과 국회 간의 권력 분산과 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국회 사이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원정부제는 성공할 수 없는 제도다. 이원정부제 하에서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며, 일반 행정은 국무총리의 몫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모든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사회에서 외치와 내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 아무리 세세한 규칙을 정하더라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사이의 권한 다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또 다른 권력구조 개편방안으로 4년 중임제의 미국식 순수대통령제를 제안했다. 잦은 선거로 인한 사회갈등 심화와 경제적 낭비를 없애기 위해 4년 중임제로의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행정부에 속해 있는 예산편성권과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이관하고,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삭제하는 순수대통령제로의 개편 역시 권력분립을 위해 옳은 방향이다. 다만 국회의 권한 강화와 함께 효율적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야만 순수대통령제가 성공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국회는 예산 편성은커녕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와 입법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정책 인프라를 지금과 같은 상태로 방치한 채 그 권한을 강화한다면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만 높일 것이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그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회의원 보좌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고 국회의 전문 인력 숫자도 지금보다 열 배 이상 증원해야 한다. 여야 간의 소모적 갈등을 없앨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함께 진행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선에 있어서도 거시적 제도와 미시적 운영방식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의 소선거구를 대폭 줄이면서 권역별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가 거대정당에 유리한 데 비해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선택이 의석으로 정확히 반영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영남에서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져 지역주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현재와 같이 비례대표 명부작성의 권한이 당 지도부에 집중되어 있다면 정당운영의 비민주성과 정치부패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명부 작성 방식을 면밀히 준비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수백 년 된 대의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 제도적 개편으로 우리 정치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마땅히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 자체의 개편과 함께 그 같은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 또한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열린세상] 개헌논의의 셈법/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논의의 셈법/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세계적으로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 또는 이원집정제 등 정부 형태를 규정하는 헌법을 처음 만들거나 새로 고칠 때는 정치인이나 정당의 합리적인 계산이 작동한다. 자신이 권력을 획득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대신 상대방이 승리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정부 형태나 제도를 선택하게 마련이다. 헌법의 제정이나 개헌은 날카롭게 대립하는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주고받는 타협과 절충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민주주의나 고상한 대의는 오히려 뒷전이다. 현재 한국의 개헌논의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개헌논의는 피하고 싶은 주제이다. 자신의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과업이 그늘에 가릴 수 있고 정권 초기부터 임기말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엊그제 4년 중임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입장을 밝혔다. 정말 환영할 만하다. 지금 국회의 과반수를 장악하고 여러 가지로 다음 전국선거(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한나라당은 개헌에 그나마 적극적이다. 다음 집권에 더욱 유리한 정부 형태로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칼날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은 개헌에 대하여 다분히 미온적이다. 민주당은 현재 개헌을 통과시킬 국회 안에서 소수파에 불과하고 다음 전국선거의 승리를 이끌 인물도 많지 않다. 현재 시작된 개헌논의에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은 속된 말로 독박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정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다른 야당에도 마찬가지이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선뜻 개헌논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면 차기 주자에 따라 선호하는 정부 형태가 각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선두주자인 박근혜 의원은 줄곧 4년 연임의 정부통령제를 대안으로 꼽아 왔다. 잘만 하면 2012년부터 8년간 청와대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고 기록이 된다. 이에 비해 대통령제를 제외한 정부 형태를 선호하고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제를 개헌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국회의원들은 대체로 유력한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민주당 차기 주자들은 현재 개헌의 대안에 대해서는 섣불리 입을 열지 않는다. 개헌 논의와 거의 같이 따라다니는 결선투표제의 도입도 비슷하다. 정부통령제는 득표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러닝메이트 사이에 지역적인 안배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지역주의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결선투표제는 적어도 이념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인접한 정당끼리 선거연합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제2차 투표에서 표를 몰아주고 선거 뒤에 자리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전라도 지역에 기초한 민주당이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좁은 이념정당에는 결선투표제가 더욱 매력적이다. 예를 들면 대선에서 아무도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없어 최고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에 가는 상황이 있다. 결선투표에서 이념정당은 2위 안에 든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고 그 대신 노동부나 보건복지부 등 관심 있는 장관 자리를 요구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그러나 어떠한 정치제도이든 특별히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하는 법은 없게 마련이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한나라당도 집권하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선거연합을 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치인이나 정당의 이해를 극대화하려는 각자의 셈법에 따라 한국의 개헌논의가 너무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 결과 이번에 개헌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선거가 너무 빈번해 정치가 매우 불안정한 한국으로서는 20년 만에 돌아온 선거의 동시화를 꾀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여유가 없는데 정말 걱정이 태산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MB 선거구제 언급에 엇갈린 정치권

    MB 선거구제 언급에 엇갈린 정치권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선거구제 개선과 관련해 중·소선거구제 병행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정당별, 출신지역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허태열 의원은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지역주의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많아 정개특위에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내 영남 출신 의원 사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부산 출신인 이종혁 의원은 “중선거구제 도입의 목표가 지역주의 타파라고 하지만 지역감정 문제는 ‘3김(金)정치’의 산물인 만큼 선거구제 개편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면서 “책임정치 구현에도 맞지 않고 시대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출신의 권영진 의원은 “지난 11~13대 국회 때 중·대선거구제 실시로 지역별 독식 구도를 타파한 선례가 있다. 농촌은 소선거구제, 도시는 중선거구제를 적용하는 도·농복합 선거구제를 실시하면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안’이라면서도 실현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 자리를 늘려 지역구 대(對) 비례대표를 1대2 수준까지 바꿔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면서 “현재 정치권은 복잡한 문제들을 동시다발로 처리할 여력이 없는 만큼 행정구역 개편을 먼저 논의하는 식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윤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 모두 장단점이 있어 완벽하지 않지만 차선책으로 중선거구제가 좀 더 낫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MB정치 실험의 파격성과 가능성

    [김형준 정치비평] MB정치 실험의 파격성과 가능성

    집권 2년차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MB) 대통령이 파격적이고 다차원적인 정치 실험을 시작했다. 그 핵심에 ‘중도실용 친서민 노선 추진’, ‘선거제도 및 행정체제 개편 제안’, ‘여권 대권 경쟁 구도의 조기 점화’ 등 3대 실험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까지 중도실용 친서민의 정치 실험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 때 10%대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권 출범 초기의 50%대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급상승했다. 역대 정부는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차기 대권구도와 개헌 문제는 집권 후반기에 주로 제기했다. MB는 이러한 관행을 무시하고, 집권 초기에 개헌을 포함해 민감한 정치 개혁 이슈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정치 철학이 다른 개혁 성향의 비한나라당계 인사를 총리로 발탁하고, 유력한 대권 후보인 정몽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권내 ‘박근혜-정몽준-정운찬’의 3각 경쟁 체제가 구축되었다. MB의 이러한 정치 실험들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역대 정부가 집권 2년차 후반기에 보여 주었던 대통령의 정치구상 등을 면밀하게 고찰하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년차에 국정운영 기조를 세계화로 바꾸면서 정치개혁을 추진했다. 그 여파로 김종필(JP)이 민자당에서 축출되고 당은 민주계가 중심이 되는 친정체제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JP의 축출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의 참패를 가져왔고, DJ의 정계복귀를 가능하게 했다. 임기말에 ‘9룡 경쟁시대’가 열렸지만 결과는 DJP 연대에 성공한 야당에 정권을 내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는 IMF 조기 극복이었지만 정치 목표는 신당 창당을 통한 전국 정당화였다. JP와 한나라당 내 일부 개혁 세력을 포함하는 새천년 민주당을 창당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1996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지 못했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DJ가 당 총재직을 내놓으면서 만든 ‘국민참여 경선제’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수를 획득하자 기득권층의 해체를 기조로 4대 개혁 입법을 추진했다. 개혁 성향이 강한 이해찬 의원을 총리로 발탁해 강도 높은 진보 개혁을 주도했다. ‘개혁 대통령-개혁 총리’라는 틀 속에서 실질적인 책임 총리제의 정치 실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유력 대권 후보들을 내각에 조기 포진시키면서 관리했지만 집권당의 무기력을 가속화시켰고, 집권 말기에는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면서 결국 한나라당에 정권을 뺏겼다. 여하튼 5년 단임제하에서 집권 2년차 후반기를 맞이하는 대통령은 다가올 전국 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운명을 건 정치실험을 단행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그런데 이러한 실험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의 철학과 리더십에 달려 있다. 자신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오만과 자신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독선은 실패의 씨앗으로 잉태되었다. 만약 MB의 중도 실용 노선이 단순히 다가올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한 국면전환용 구상이라면 성공하기 어렵다. MB의 중도 실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용과 개혁’이라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분배·균등·투명·분권·민족공존 등 진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들을 중도 실용에 녹여 포용해 가야 한다. 정치 개혁에서는 여권이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차기 대권구도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유혹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때만이 비생산적인 정치와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한 MB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비로소 열릴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데스크 시각] 市 통합, 市長들만의 잔치? /박건승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市 통합, 市長들만의 잔치? /박건승 사회2부장

    시·군·구 통합이 지방자치단체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경기 성남시와 하남시가 통합 추진을 선언한 이후 릴레이식 깜짝 발표가 이어지면서 자율적으로 행정구역을 합치겠다고 나선 지자체들이 20곳을 훌쩍 넘어섰다. 지자체간 자율통합 작업이 외견상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행정구역을 시대변화에 맞게 주민생활권과 경제권 등에 따라 적정 규모로 광역화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리적·역사적·정서적 동질성이 강한 행정구역들을 생활권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행정의 효율화 측면에서도 불가피하다. 문제는 행정구역 통합 추진 과정에 지자체장들의 요란한 목소리만 있을 뿐, 정작 통합의 주체이자 내용물이어야 할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민 의견을 제대로 들어 보지 않고 통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지자체장들, 상대 지역과 충분한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행정구역을 합치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나선 지자체들이 도처에서 눈에 띈다. 주민들의 의사는 뒷전인 채 지자체장들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얼마 전 경기지역의 두 시장은 시 통합 방침을 전격 발표한 직후 지역사회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았다. 통합 발표 전 지역사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략적 계산에 따라 통합 추진에 나섰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한 시장의 경우 통합결정 과정에서 시의회까지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두 시장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는, 지역발전을 위한 충정”이라고 강변했지만 지역사회에선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두 시장의 소속 당에서조차 주민의견 수렴없이 서둘러 통합 방침을 발표한 것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설 정도다. 경기지역의 또 다른 두 시의 통합 추진 과정도 입에 오르내린다. 한 시장이 상대 시장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 방침을 공표한 것이 화근이었다. 급기야 상대 시장이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고 통합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도의 A시 시장은 B시와 통합하겠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엊그제 도에 냈다가 보기 좋게 ‘한 방’ 얻어맞았다. B시의 시장이 즉각 “A시가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두 시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두 시를 합해도 인구가 적어 통합의 의미와 효과가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B시 시장은 한술 더 떠 이달 말까지 통합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유권자의 과반 이상을 끌어모을 계획이라고 했다. 경기도 역시 A시 시장만의 일방적 요구가 담긴 건의서를 행정안전부에 그대로 전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A시 시장의 체면이 우습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율통합에 뛰어든 모든 시장들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행정구역 통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지자체장들에 대해서는 통합의 주체가 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들이 주도하는 통합은 지역 안에서, 또 지역 사이의 분열과 갈등을 키울 뿐이다. 주민이나 통합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한 채 통합을 추진했다가 나중에 주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주민들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소지역주의가 더 고착화된다는 것은 앞서 진행된 동(洞) 통폐합이 가르쳐 준 교훈이다. 행안부는 시·군 자율통합 일정을 신축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통합건의 신청서 접수 기한을 최대한 늦춰 지자체장들이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통합 대상 지자체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이 빠진 행정구역 통합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건승 사회2부장 ksp@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미국 의료보험 개혁과 인종문제/최광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미국 의료보험 개혁과 인종문제/최광숙 국제부 차장

    미국인 한 무리가 배를 타고 망망대해에서 쿠바로 향하고 있다. 미국에서 치료 받을 처지가 못 되는 이들이 병원을 찾아가는 길이다. 부자 나라라고 자부하는 미국인들이 자신의 병든 몸을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에 의탁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은 9·11테러 당시 긴급 구호활동을 벌이다 다친 ‘영웅’ 소방관들이었다. 이들은 미국보다 시설이 열악하지만 쿠바 병원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치료를 마쳤다. 그것도 무료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코’(sicko·환자의 속어)의 한 장면이다. ‘화씨 911’ 등으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파헤쳐 온 그는 이 영화에서 미국 민영보험제와 병원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료보험 개혁이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것을 보면서 남의 나라 일이긴 하지만 걱정스럽다. 개혁의 좌초라는 측면에서의 염려도 있지만 혹시나 이 문제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인종문제’로 흐르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물론 미국은 오바마라는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킴으로써 인종문제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보여 주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말이 더 맞지 않나 싶다. 오죽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하버드대 교수와 백인 경찰 간의 싸움에 흑인 교수를 두둔했다가 사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을까. 의료보험 개혁과 인종문제가 뜬금없는 일 같지만 미국의 역사를 보면 무관하지 않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시도한 의료보험 개혁이 실패한 것은 명백히 흑백 인종문제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트루먼의 의료보험 개혁안이 좌절된 것은 당시 미국의학협회가 500만달러(현 2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전방위 로비를 펼친 탓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남부 민주당원들이 국민의료보험 도입을 결정적으로 방해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남부 정치인들은 국민의료보험이 체계화되면 각 지역 병원에 인종차별 폐지를 강요할 것으로 생각했고, 그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백인들에 대한 의료혜택 제공보다 백인들의 병원으로 흑인들이 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종문제는 우리의 지역감정 문제와 닮은꼴이다. 둘 다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졌다. 인종·지역간 차별은 사사건건 국민 갈등과 분열을 초래, 국민통합의 가장 큰 장벽이 됐다. 우리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듯 미국 정치인들이 인종문제를 교묘히 선거 등에서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비슷하다. 특히 최근 의료보험 개혁에 인종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의료보험 개혁 추진으로 인한 오바마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분노한 백인 남성’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백인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이탈했던 50세 이상의 블루칼라 백인 남성들이 오바마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의료보험 개혁을 놓고 보수·진보의 대립을 넘어 계층·세대별 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인종문제까지 가세한다면 의료보험은 또다시 별 성과 없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인들이 의료보험 개혁 문제에 인종문제를 개입시켜 정치적 득을 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나라 일이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볼 수 있게 하자는 개혁 프로젝트가 비본질적인 이슈로 무산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최광숙 국제부 차장 bori@seoul.co.kr
  • [사설] 통합정치 리더십 보이지 못한 昌의 한계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어제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심 대표의 총리 기용을 둘러싼 이회창 총재와의 불협화음이 주요 원인이다. 심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을 하는 이회창 총재와 당을 같이할 수 없다.”며 탈당했다. 심 대표는 지역기반인 충청권에서조차 4.6%의 지지율에 불과한 것은 선진당이 국가발전과 지역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 총재를 비난했다.심 대표의 탈당은 선진당을 충청권 맹주로 자리매김한 두 사람의 갈등에서 빚어졌지만 이회창 총재의 리더십에 적지않이 상처가 될 것이다. 이 총재와 심 대표의 ‘엇박자’는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진당 태동부터 심 대표가 이끌던 국민중심당계가 소외되면서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왔다. ‘심대평 총리설’을 둘러싸고 이 총재가 초강경 거부 의사를 견지하다가 급기야 파국을 맞은 것이다.그동안 이 총재의 ‘1인 정당’식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존재해 왔다. 선진당 내의 여러 의견을 보다 큰 틀에서 수용해 통합의 정치로 발전시키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앞으로 당내 갈등과 혼란을 수습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심 대표는 ‘국무총리를 안 맡겠다.’고 선언하면서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언급대로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국민과 국가를 위한 화합정치를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선진당은 당장 원내 교섭단체의 지위가 사라지고 심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의 추가 탈당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 대표의 탈당이 지역구도와 정국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지만 지역과 이념 갈등을 털고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 MB “지역주의 해소 앞장서 달라”

    MB “지역주의 해소 앞장서 달라”

    이명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단과 오찬을 한 데 이어 27일에는 청와대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과의 연이은 오찬과 만찬은 여의도 정치권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통령의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한나라당이 앞장서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면서 선거구제 개편 문제 등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개헌 논의를 여당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암시적으로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여당으로서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달라.”며 당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밖에도 또 8·15 경축사에서 밝힌 중도실용과 통합의 국정운영 기조, 친서민 정책 등에 여당이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안 원내대표도 “마침 오늘 국회도 정상화됐으니 다음에는 여야 3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9명을 모두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이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음주 단행될 개각 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날 만찬에 대해 여권은 이 대통령의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이 국회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이제야 정치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한 것 같다.”며 “개헌과 행정구역, 선거구제 개편 등 당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찬에는 당에서 안 원내대표 외에 김정훈 수석부대표, 신지호 정미경 원희목 김동성 박보환 성윤환 이학재 장제원 부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시론] DJ 이후 시대의 리더십/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DJ 이후 시대의 리더십/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다차원의 시대 선도자였다. 한국 정치사에 여러 번의 획을 그으며 여러 번 시대변화를 선도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국가건설이라는 큰 획을 긋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라는 큰 획을 그은 데 비해, 그는 민주화라는 획,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획, 남북화해라는 획 등 여러 차례 획을 그었다. 역대 대통령 중 누가 더 위대한지 비교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그가 수차례에 걸쳐 시대변화의 주인공이었다는 데 이의를 달 수 없다. 물론 그 명암이 분명히 있고 아직도 논란을 낳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족적을 남기며,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지만 시대구분의 여러 계기를 제공했다. 민주화는 김 전 대통령이 선도한 시대변화 중 첫 번째이고 가장 널리 칭송받는 것이다. 권위주의적 탄압을 인동초(忍冬草)처럼 참으며 민주화를 견인한 공로는 참으로 크고 결정적이었다. 야당 지도자로서 추락한 국회의 권위를 지키고 꺼져 가는 정당정치의 불씨를 살리며 민주화를 향한 희망을 불어 넣은 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유신 시대와 제5공화국 시대에 이어 민주화 시대가 등장할 수 있었다. 그가 이끈 두 번째 시대변화인 지역주의 구도의 형성은 칭찬보다는 비판을 더 받는다. 1987년 민주 대 반민주 대립구도가 깨지자 김대중·김영삼·김종필 3인은 각기 지역주의 감정을 조장하며 지역주의 시대를 열었다. 물론 김 전 대통령은 오래 차별받아 소외된 호남을 살려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나름대로의 의도를 지녔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역 간 반목과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민주화나 지역주의 시대가 평생의 경쟁자이자 동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합작품인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도한 세 번째 시대변화인 남북화해는 그만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햇볕정책’, 정상회담과 6·15선언, 금강산 관광 등으로 상징되는 남북화해 시대는 그의 오랜 신념 덕에 그 첫 걸음을 뗄 수 있었다. ‘일방적 퍼주기’였고 북핵 개발을 오히려 도왔다는 비난이 있지만, 남북 긴장은 적어도 한동안 크게 줄었다. 시대 선도자로서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이념의 사회적 분출에까지 이어졌다. 이념적 폐쇄성을 면치 못하던 우리 사회는 그의 당선 자체, 그리고 그의 적극적 시민사회 지원정책과 남북교류 노력으로 인해 이념적 다양성의 시대에 접어들 수 있었다. 이념의 분출이 지나쳐 남남갈등이 격화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쨌든 후임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 정립된 이념적 대립구도라는 시대추세의 기저에는 김 전 대통령의 원초적 역할이 있었다. 이처럼 여러 갈래의 시대흐름을 이끌며 그는 공과를 함께 남겼다. 우리의 과제는 이 중 공은 살리고 과는 줄이는 것이다. 민주화를 성숙시키되 방종과 아집으로 흐르지 않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되 지역감정을 북돋우지 않고, 남북화해를 진행시키되 그 효과성을 따지고, 이념의 다양성을 중시하되 추상적 이념대립이 구체적 현안 중심의 대화를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제 누가 이런 방향으로 시대를 이끌까? 누구보다 김 전 대통령이 거쳤던 직(職)을 현재 맡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그의 공과를 헤아리며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개인적 리더십이 작동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오늘의 사회상황은 개인보다 제도·시스템 중심의 새 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시대를 이끌어야 할 이유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설] 국회 정상화로 화해·통합 뒷받침하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우리 사회에 화해와 화합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시절 대한민국 민주화의 쌍두마차인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국민 통합을 위해 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라디오연설을 통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강조하며 정치개혁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앞서 8·15경축사에선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할 뜻도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서거가 만든 사회적 화해 분위기를 국민 통합으로 한차원 끌어올리는 몸짓들이다. 김 전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 핀 화합의 꽃을 어떻게 가꿔내고 결실을 맺게 하느냐는 이 나라 구성원 모두의 책무라 본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하고 지역구도, 이념대립의 벽을 허물 제도들을 갖춰나가는 일이 뒤따라야 한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을 위한 정치에 신명을 바치라는 게 고인의 뜻”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옳은 자세라 할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정부 여당은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부터 지역의 벽을 허물고, 야당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친정이라 할 민주당도 호남을 벗어나 전국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주력해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을 향한 호남의 애정에 기대면 기댈수록 당의 울타리는 좁아질 뿐임을 자각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일주일 남았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들어가기 바란다. 행정체제 개편 등 지역주의를 완화할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정세균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잘 받드는 것이 민주당의 책무”라 했다. 대의민주주의에 평생을 바친 고인이야말로 원내에서 싸우고 대안을 제시하는 민주당을 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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