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지역주의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봉사단체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4·15 총선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석기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3
  • [선관위 정치개편안] 권역별 비례대표, 지역주의 완화…지역구 축소 반발 거셀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4일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은 권역별 비례대표·전국동시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한 정당 민주주의 확대, ‘먹튀 방지’를 통한 혈세 낭비 차단에 방점이 찍혀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 및 석패율제는 전국을 6개 권역(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최종 결정)으로 나눠 의원 정수 300명 중 지역구·비례대표 비율을 인구비례에 따라 2대1 범위 내에서 정하게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지역구 246석, 비례 54석 중 비례 의석수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선관위가 사실상 비례의원을 100명까지 늘리도록 권고한 셈이다. 또 지역구 출마 후보자도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로 동시등록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했더라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주의 폐해를 완화하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시·도별 인구수와 의석수 간 편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후보자 득표수가 출마 지역구 유효 투표수의 3%에 미달하거나 소속 정당이 해당 권역 지역구 당선자의 20% 이상을 점유한 경우에는 당선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 입법화 여부는 미지수다. 당장 지역구 의석수를 줄여야 하지만 올해 선거구 재획정과 맞물려 의원들의 거센 반대를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동시 국민경선제는 대선은 물론 총선·지자체장 선거 등 주요 선거에 모두 적용하고 총선·단체장선거는 어느 한 정당만 참여해도 국민경선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뽑을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안심번호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선택’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새누리·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이 동시에 합의하지 않는 한 국민경선제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국민 참여가 낮을 경우 혈세 낭비와 대표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지구당제 부활 역시 찬반론이 팽팽할 전망이다. 풀뿌리 정당조직인 시·군·구 지구당 제도는 ‘돈 먹는 하마’로 지목되면서 2004년 3월 정치개혁법인 ‘오세훈법’ 통과 때 폐지됐다. 지구당 제도가 한때 고비용 정치의 주범으로 몰렸지만 생활정치 활성화 측면에서 부활이 필요하다는 게 선관위의 의견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은 의원사무소에서 당원협의회 업무를 겸임할 수 있지만 원외위원장은 불가능해 정당 민주주의에 위배되고 투명한 회계 운영도 어렵다”면서 “선거문화가 정착돼 탈법적 자금 수요가 거의 사라진 측면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구·시·군당이 직접 당원을 관리하고 당비를 받을 수 있고 중앙당의 지원도 가능하다. 다만 회계 책임자가 정치자금 회계보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고비용 선거구조가 재현되거나 음성적인 돈 정치 폐해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당장 사무실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용만 해도 매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먹튀 방지’ 조항은 선거일 전 11일부터 후보자의 사퇴를 금지하도록 했다. 후보자가 선거일에 임박해 사퇴해도 선거보조금을 챙길 수 있는 현행 선거제도의 맹점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사실상 대선에 임박한 후보자의 사퇴를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2년 대선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이정희 후보가 선거 불과 사흘 전에 중도사퇴해 보조금 27억원을 챙긴 것을 계기로 국고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혈세 낭비를 방지하면서 거소·사전투표로 이미 투표한 유권자표가 사표화되는 것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로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입법과정에서 야당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군소야당으로선 야권연대 형식을 통한 후보 단일화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선관위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여야는 모두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조만간 가동될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신중하게 숙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20대 총선부터 승자독식의 정치, 지역주의가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먹튀 방지 조항이 보편타당한 대안인지는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완구 임명동의안 통과] 與 155명 투표해 찬성 148… 표 단속에도 최소 7표 이탈

    [이완구 임명동의안 통과] 與 155명 투표해 찬성 148… 표 단속에도 최소 7표 이탈

    여야는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새누리당은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후 1시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보이콧, 참석 후 반대표결, 참석 후 퇴장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2시 이전부터 본회의장에 착석하기 시작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도 속속 입장했다. 새정치연합은 2시 40분쯤 표결 참여를 결정했다. 야당은 전날 심야 비공개회의에서 사실상 표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발목잡기 정당 이미지를 벗고, 충청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양수겸장 전략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표의 ‘호남총리’ 발언으로 충청 여론이 뿔난 상황에서 본회의 보이콧을 했다간 총·대선까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도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날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임명안을 자율투표에 부쳤다. 여야 공히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 반대결과가 나오거나 예상외로 표 차가 엇갈릴 경우 불어닥칠 역풍을 경계한 조치로 해석됐다. 통합진보당의 해산으로 재적의석이 295석으로 줄어든 가운데 281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새누리당 155명, 새정치연합 124명, 무소속 2명(정의화 의장, 유승우 의원) 등이다. 결과는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였다. 가결을 위한 141표보다 간신히 7표가 많았다. 여당에서 예상 밖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임명동의안은 턱걸이로 통과됐다. 찬성률(52.7%)은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이한동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야당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했을 때 여당에서 7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야당에서도 찬성이 나왔다고 치면 여당 이탈표는 7표 이상이 된다. 정 의장과 무소속 유승우 의원이 여당 소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권 반란표는 9표로 늘어난다. 무효표 5표가 전부 여당에서 나왔다고 해도 최소 2표의 반대표가 발생했다. 새누리당은 안도한 가운데 당혹감도 역력했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표결에선 승리했지만 국민에게 졌다”고 자평했다. 이날 임명동의안 통과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다행”이라고 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론 없이 자유투표에 맡겼는데 일부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것은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승리했다”면서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한 총리가 된 것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와 본인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의 총리가 아닌 만큼 낡은 지역주의를 버리고 대한민국 총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임명동의안 처리를 통해 각자 실리와 명분을 챙긴 셈이 됐다. 여권으로선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에 이어 3번째 총리 후보마저 낙마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며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반쪽 총리’라는 타격을 입게 된 이완구 총리로선 개각안 제청을 시작으로 책임총리를 구현하며 ‘상처뿐인 영광’을 극복할 과제를 안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표결 참여를 통해 국정 파트너로서 명분을 살리고 이 총리의 부적격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날개 돋는 김부겸

    날개 돋는 김부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공을 들여 온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에게 다시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수도권 3선의 기득권을 버리고 고향인 대구에 있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 의원과 수성갑에서 맞붙어 39.9%의 높은 득표율을 얻고도 아깝게 졌다. 6·4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와 야당 후보로는 역대 최다인 40.3%를 얻고 새누리당 권영진 당선자에게 패했지만 당시 수성갑에서는 유일하게 권 당선자를 앞지르기도 했다. ‘지역주의의 벽’ 앞에 석패한 뒤 다음 기회를 바라보던 김 전 의원에게 이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한 것은 분명한 호재로 평가된다. 최근 김 전 의원은 2·8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해 달라는 당 안팎의 요청에도 “대구 수성갑에 당선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을 야당에 내줄 수 없다는 여당 내 인식이 팽배하고, 대구·경북(TK) 민심이 그를 선택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특히 불출마 선언으로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린 이 의원의 선택이 TK 민심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김 전 의원이 내건 지역주의 타파 기치가 여권 내 세대교체 바람이라는 ‘벽’에 또다시 부딪힐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여권에서는 수성갑에 도전할 후보군으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대구 동구을의 유승민 원내대표나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 차출설이 나오기도 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노무현 정권은 공7 과3… 과거 부정만 하면 역사 성립 안 돼”

    “노무현 정권은 공7 과3… 과거 부정만 하면 역사 성립 안 돼”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난 12일 아침 7시 30분 서울 태평로의 서울신문을 출발한 자동차는 8시 30분이 넘어서야 금천구의 서해안고속도로 입구에 도착했다. 고속도로부터는 탄탄대로. 1시간 20분 만에 충청남도 홍성군에 도착했다. 이중환이 ‘택리지’에 “충청에서 가장 좋은 땅”이라고 기술한 내포에서는 신도시 개발이 한창이었다. 아직 황톳빛 대지가 곳곳에 알몸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2년 뒤면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라고 도청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안희정 지사 역시 행정가로서, 정치가로서 스스로를 열심히 개발 중이었다. 철학과 출신인 안희정 지사의 말은 다소 관념적인 느낌을 줬지만, 사유와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는 모습도 보였다. 안 지사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새정치연합의 2·8전당대회는 친노와 비노의 대결이었다고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너무 폭이 좁은 평가다.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첫째, 야당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호남에 고립돼 있었다. 이런 당이 지역주의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느냐의 관점이 있다. 둘째, 늘 분열해 온 진보 진영이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이냐의 관점이다. 그런 점에서 박지원·문재인·이인영으로 표현되는 각각의 축은 새정치연합의 절실함을 대변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호남 고립구도 탈피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나. -지역에 상관없이 그 정치인이 어떤 지향과 목표를 세웠고, 어떤 포부와 비전을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 영남 출신 뽑았다고 호남 고립 구도를 극복했다고 볼 수도 없다.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당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는데.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이 “당분간 일본과의 정상회담이 없다”고 하면 “왜 아베와 만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나? 문 대표로서는 여야가 정당의 구분 속에서 두 개의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은 갈등을 풀어 보자는 것이었으니 좋은 취지대로 이해해야 한다. →만약 안 지사라면. -그건 여러 가지다. 나중에 대표가 된다면 말씀드릴 일이다.(웃음) →문 대표와 안 지사는 한마디로 어떤 관계인가. -…(즉답을 못 하고 잠시 머뭇)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아, 동지라고 해야죠. 저는 연배나 경륜, 시대의 흐름으로 봤을 때 문 대표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전대 얘기로 돌아가자. 박지원 의원이 표를 많이 얻었다. -오늘 점심에 중국집에 간다고 해서 일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상대를 지지했다고 그것이 나를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새정치연합, 야당이 잘돼야 한다는 뜻에는 모두가 같다. →이인영 후보가 예상보다 고전했다. 당내에 세대 교체의 열망은 없는 건가. -결과적으로 이 후보에게 큰 힘을 실어 주지 않았다. 두고두고 고민해봐야겠다. 하지만 어떤 시대의 세대 교체든지 엄청난 격변 같고 파격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성장하듯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세대 교체다. 이 후보와 같은 노력이 쌓인다면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도 이뤄지지 않을까.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이 너무도 무기력하다. 왜 그럴까.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처럼 변명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묻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가장 크게는 야당이 민주정부 10년의 역사 속에서 계승할 것, 발전시킬 것을 구분하고 정리하지 못했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 말기에도 그랬고, 노무현 정부 말기에도 그랬다. 실패했다고 하면서 당을 분열시켰다. 잘못된 역사를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집권 세력이 되면 그 역사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재산도 빚도 다 상속 대상이다. 빚은 내 것이 아니라고 재산만 챙기는 집안을 누가 존중할까. 우리 당이 혁신할 것과 그 역사 속에 서야 하는 것을 구분하지 말자. 그 역사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 →‘문재인호(號)’는 무기력한 야당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지도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에서 신뢰의 자산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정치적 리더십에서 가장 좋은 토대는 신뢰다. 또 구체적인 당내 현안에 대해 구체적 방향을 갖고 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문 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대표로 뽑을 만큼 충분한 자질이 있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에 출마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인가. -우리의 후보로 뽑히면 당연히 지지해야죠. 하지만 아직 2017년 대선에 대한 경쟁구도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공사로 치면 입찰 공고도 안 났고, 대학으로 치면 아직 입시 공고도 나지 않은 상황 아닌가. →안 지사가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인가. -아, 그건 아니에요. 제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게 아니라 우리가 구체적인 절차와 규정이 만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지 한 인간의 친소 관계와 인격을 갖고 승복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호남 총리론’이나 고속철도(KTX) 노선을 둘러싸고 충청과 호남이 갈등하는 구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신경이 쓰이나. -KTX 호남선 논란을 보자. 코레일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 원칙만 갖고 접근하면 풀릴 문제다. 그것을 정치 의제화하고 정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떤 의제든지 “우리를 깔보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오해가 생긴다. 지역감정은 상대를 공격하기에 유효한 수단이지만, 그러한 정치 행위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박 시장이 정치지도자로서 잘 성장하고 있다고 보나. -대한민국 수도의 대표를 맡고 있으니 그 과정에서 지도력이 훈련되리라 본다. 더 깊어지고 튼튼해져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박 시장이 시민운동할 때 아름다운가게 사업 같은 것을 했는데, 무척 실사구시적이고 실용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 의원은 ‘새 정치’의 아이콘이었다가 지금은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느 시대에서나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새 정치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존재하는 ‘상수’다. 새로운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새 정치는 진행형, 끊임없는 과제다. 모든 과정이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문제 의식이 더 깊어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기대해 보려고 한다. →‘증세 없는 복지’ 논란 어떻게 보나. -이 논의가 너무 지엽적이고, 선거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고 있다. 성장을 위한 재정, 복지를 위한 재정이 따로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복지도 시혜냐 선별이냐는 관점도 지엽적이다. 핵심은 소득은 늘지 않고 빚은 느는 가계와 개인이 어떻게 지출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 가계비용 지출에서 가장 큰 것이 주택, 교육, 의료다. 이 세 가지에 돈을 쓰니 지출할 돈이 없다. 이 세 가지를 공공지출로 보충하고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 →전국에서 주목하는 충청도 사람이 세 명이다. 반기문, 안희정, 이완구. 이완구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잘할 것으로 기대하나. -이 후보자가 총리로 인준을 받는다면,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으니 한 정부의 총리로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잘 풀어 가기를 기대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온다면 환영하겠나. -지역의 선배로서 좋은 활동을 해 주기를 바라고…. 그런데 정치를 너무 가정과 전제로 질문하면 드릴 말씀이 별로 없다.(웃음) →노무현 정권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공7, 과3’으로 평가해 달라. 과거를 부정적으로만 보면 역사가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면, 이명박 정부에 복수를 하고 싶었나. -대통령은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자리다. 그 권력을 누군가를 어떻게 하라고 쓸 수 없다. 그것을 개인의 사적 감정이나 정파의 감정으로 쓴다면 너무 불안하지 않을까. →이명박 정권이 밉지 않았나. -억울함이 있거든 그 억울함을 줬던 사람에게 보란 듯이 잘 사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복수다. 마음에 미움의 대상이 있더라도 자신이 올바르게 잘 사는 것이 가장 큰 극복이다. 모든 과거가 똑같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감옥에도 가고 국정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좌절과 상실감을 어떻게 다스렸나. 구속도 못 막은 노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은 없었나. -노 전 대통령과 나에게 그 정도의 신뢰는 있다. 노 전 대통령과 제가 주고받은 신뢰와 존경, 사랑은 어떠한 시련도 견딜 만하다. 또 당시에 대통령이든 저든 국민들이 깨끗한 정치를 하라고 요구했으니까. →친구인 이광재 전 지사는 정권의 2인자가 됐다. 질시감은 없었나. -내 친구 광재라도 일 잘하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가져야지. 난 이게 뭐야 하면 내 인생도 불행해지고 우정도 깨지는 것이다.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통합 나선 ‘무대’

    통합 나선 ‘무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설 연휴에 앞서 전통시장, 병원을 찾으며 잇단 서민·통합 행보에 나섰다. 김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신장전통시장을 찾아 명절 물가를 점검하고, 당 중소기업소상공인특위 주최로 시장 상인들의 고충을 듣는 제2차 민생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우리나라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라면서 “서민 경제가 살아나야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공장이 돌아가고 세금이 들어오면서 국가가 성장하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시장 탐방에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원유철 정책위의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 박대출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정부에서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대형마트와의 상생 차원에서 김군선 신세계 그룹 부사장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앞서 김 대표는 당직자들과 시장을 돌아보며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해 떡, 과일 등의 제수용품과 족발, 강정 등을 샀다. 간담회 이후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와 애국지사를 위문하고 병원 운영 현황을 점검하는 등 소외계층을 돌아봤다. 전날 김 대표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지난 1월 1일 신년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은 통합 행보 차원으로 해석됐다. 집권 여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2011년 당시 황우여 대표권한대행 이후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망국병인 지역주의,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진 서민 대통령이었기에 정치인으로서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전날인 17일에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초청해 떡국 오찬을 함께 하며 조용한 설을 맞을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역대 정부에서도 세금 이슈는 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세금 이슈가 현실 정치를 본격적으로 뒤흔든 대표적인 사례는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도입 논란이 꼽힌다. 종합부동산세는 ‘고액의 부동산 소유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누진율로 과세하는 매우 공격적인 정책이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를 ‘세금폭탄’으로 규정하고 반발했고 이 같은 공격은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감세 정책을 내세운 한나라당은 2007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고 같은 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특히 과세 시점이 12월 1일이었기 때문에 2007년 말 대선을 앞두고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과 과세 대상인 부유층의 사회적 영향력 등으로 종부세가 더욱 대선 표심을 자극했다는 시각도 나왔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부과 기준을 올리고 전체 세율을 낮추는 등 종부세를 무력화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중반인 2010년 당시 정부의 감세 기조에 대해 여권에서 철회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정건전성을 해친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는 소득·법인세율 인하 시점을 법안 처리 2년 뒤인 2012년으로 미루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등 여당 내 소장파가 감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여권의 감세 논쟁은 최근 새누리당과 정부의 증세 논란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직접적인 증세는 아니지만 준조세인 건강보험료의 인상도 부담스러워했다. 2011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당초 예정된 건강보험료 인상 발표를 미루기도 해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입법부에서 세금을 둘러싼 정당 간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부터다. 당시 10석의 의석수로 첫 원내 진출을 이룬 민주노동당이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며 진보적 조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의회 내에서 펼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진영이나 여야를 막론하고 조세 이슈에 대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처럼 입법부가 세금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납세자의 ‘불만’이 선거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념이나 지역주의가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유권자들이 경제 이슈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정치권의 증세 논란은 선진국형 정치로, 이 같은 논쟁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제는 표심을 얻기 위해 세금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다른 두 후보가 대기업이라면 저는 중소기업 후보다. 기존 계파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창업가 정신을 되살리겠다. 최저임금 1만원, 당 대표 정치자금 전면 공개 등 혁신을 실천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후보는 자신을 벤처기업에 빗대는 등 ‘시장 친화적’ 어휘로 후보 3명 가운데 가장 왼쪽에 선 공약을 설명했다. ‘강경·돌출 행동을 일삼는 돈키호테형 정치인 이미지’를 지닌 486 그룹에 속하지만, 대중 행보보다 대안 모색에 시간을 쏟는 ‘햄릿형 정치인’의 면모를 지닌 이 후보의 특징이 묻어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8~9일 실시한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 후보의 강점으로 ‘대안정책 제시 능력을 포함한 야당성’을 꼽았고, 약점으로 ‘대중성’을 꼽은 바 있다. 대중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는 이 후보가 17·19대 징검다리 의원인 데다, 초선 시절 당내 비주류인 김근태계로 분류되며 당직에서 배제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역으로 16·18대 징검다리 낙선 기간이 이 후보에게 ‘독’이 된 것만은 아니란다. 이 후보는 낙선했을 때 ‘생활정치’에 눈을 떴고, ‘김대중의 향우회 조직→노무현의 노사모 조직→3대가 함께할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의 정치조직’과 같은 정치적 구상을 숙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때 숙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대교체·권력교체’를 강하게 주장 중인 이 후보를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어 →‘빅 2 구도’로 명명된 전대 일정이 중반을 넘어섰다. 제3의 후보로서 ‘이인영 바람’이 느껴지는가. -변화의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부족해 과감하게 터뜨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남은 전대 기간 동안에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고 민생을 강조하고 당의 혁신을 일관되게 얘기하는 흐름을 이어 가겠다. 이미 당의 기득권을 쥔 다른 두 후보가 ‘1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민생, 생활, 민주 정당을 위해 ‘99의 변화’를 원할 때 선택지는 이인영이다. →전대 후반 세대교체 바람보다는 ‘단일화 가능성’이 거세진 느낌도 있다. -계파와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고 있는 중에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다. 나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문재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이론이 공허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소득을 늘릴지 답이 빠져 있어 옛날 콘텐츠의 반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올려서 소득을 늘릴 것인가. 아니다. 적정 임금이 보장돼야 우리 경제의 비대한 자영업자 부문이 조정되고, 내수가 살고, 소득이 높아질 수 있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임금이 높아져야 세계 최장 노동시간이란 멍에를 벗고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청·장년층이 통합 주도해야 →386으로 정계에 입문해 586이 됐다. 50대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외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197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외칠 때 이미 10여년 이상 정치를 한 상태였다. 세대교체란 통합을 주도할 세력이 장·노년층에서 청·장년층으로 바뀌어, 야당이 젊어지고 국가가 젊어지는 길을 말한다. 또 하나, 야당의 기본 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새 정치’를 바라는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 김대중의 민주당이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내세웠다면 이제 복지국가 완성과 통일국가를 실현할 새로운 구상을 그려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야당은 ‘3무 1반(무상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세웠는데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당의 세대교체를 통해 더 발전시킬 복지 이슈로 무엇을 제시할 생각인가. -예를 들어 ‘예방적 복지’가 있을 수 있다. 뇌졸중, 치매와 같은 질환이 걸렸을 때 무상의료 정책이 마련돼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병에 걸렸을 때 인간의 존엄이 크게 파괴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가 미리 자기공명영상(MRI) 검진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현된다면 가계의 뇌졸중, 치매 염려증에 국가가 일부 책임을 보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정치연 의원 설문조사] 문재인 ‘대중성’ 박지원 ‘당 장악력’ 이인영 ‘야당성’ 최대 강점

    [새정치연 의원 설문조사] 문재인 ‘대중성’ 박지원 ‘당 장악력’ 이인영 ‘야당성’ 최대 강점

    문재인 후보는 친노(친노무현)계를 장악했을까. 재선·3선인 486은 정치권에서 한 일이 없을까. 박지원 후보의 관록은 시대적 소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서울신문 정당팀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68명(52.3%)을 대상으로 지난 8~9일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새롭게 떠오른 의문들이다. 지금까지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선 주로 ‘빅2(문재인·박지원) vs 스몰 1(이인영)’ ‘비호남 2(문재인·이인영) vs 호남 1(박지원)’ ‘대권(문재인) vs 당권(박지원) vs 미래권력(이인영)’ 등 전력에 기반한 구도가 제시됐지만, 의원들은 전국정당으로의 세 확장·혁신과 같은 미래지향적 의제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집계됐다. ① 문재인은 친노의 수장인가 당 대표 후보들을 동료로 직접 접하는 의원들의 인식은 후보들의 대중적 이미지와 다소 격차를 보였다. 먼저 문 후보는 ‘친노 수장’이란 이유로 전대 초반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정작 의원들이 꼽은 문 후보의 최대 강점은 ‘대중성’(75.4%)이었다. 문 후보의 약점으로는 ‘계파성’(63.2%)이 꼽혔다. 이어 ‘당 장악력’(15.8%), ‘야당성’(7.0%), ‘대중성’(1.8%), ‘불공정 공천 우려’(1.7%)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기타 의견으로 호남 포용력 약화, 비우호적인 언론 환경도 문 후보의 약점으로 꼽혔다. 강점으로 대중성, 약점으로 계파성이 꼽힌 문 후보에 대해 ‘당 장악력’을 의심하는 의원들이 꽤 많이 포진한 점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친노는 일종의 프레임”이란 문 후보의 평소 지론과 겹치는 대목이 있다. ‘당 장악력’을 약점으로 꼽은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친노계가 다른 계파의 강한 견제를 받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던 반면, 문 후보가 친노계를 제어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는 정반대 기류도 강했다. ② 486의원 정치적 성과는 486 정치인 중 한 명으로 대중에게 인식된 이 후보의 전대 도전이 486계의 의정활동을 재평가할 요인이 될지도 조사 결과 새롭게 떠오른 관전 포인트다. 이 후보의 강점으로 의원들은 ‘야당성’(45.8%) 및 ‘참신함과 혁신성’(3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야당성’을 꼽은 의원들은 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바가 ‘장외투쟁과 같은 강경 대응 방식’이 아니라 ‘대안 제시와 같은 의회주의적 야당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486=강경파’로 취급되는 기존 인식과 다소 결이 다른 결과로 해석됐다. 이 후보의 약점으로는 ‘대중성’(45.7%), ‘당 장악력’(40.7%), ‘미숙함’(8.5%), ‘계파성’·‘불공정 공천 우려’·‘야당성’(1.7%씩)이 꼽혔다. “이 후보 지지자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수도권 의원은 13일 “이 후보의 대중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전대가 빅2 중심으로 흐른다면 전대 흥행·혁신 논의 점화 측면에서 당에 좋을 게 없다”며 이 후보가 출마 일성으로 내세운 ‘세대교체’ 의제에 공감을 피력했다. ③ 박지원은 관리형 리더인가 정치 구력이 가장 오래된 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여러 역량에 대해 균형 잡힌 평가를 받았다. 의원들은 박 후보의 강점으로 ‘당 장악력’(50.0%)을 가장 높이 샀다. 이어 ‘대중성’(20.7%), ‘야당성’(15.5%), ‘계파성’(13.8%) 측면에서도 박 후보는 고르게 강점을 인정받았다. ‘관리형 리더’로서 박 후보의 관록을 의원들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역으로 박 후보는 약점 측면에서도 두루 지적 받았다. 동료 의원들이 ‘지역주의를 포괄하는 계파성’(27.6%), ‘참신성의 부재와 옛 정치인 이미지’(22.4%), ‘불공정 공천 우려’(22.4%)를 꼽은 대목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박 후보 자체에 대한 평가’ 대신 ‘시대적 흐름에 맞는지에 관한 평가’에 좌우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박 후보의 또 다른 약점으로는 ‘대중성’(13.8%), ‘당 장악력’(10.3%), ‘야당성’(3.5%) 등이 꼽혔다. 호남의 한 의원은 “박 후보가 개별 전투에서 가장 뛰어난 장수란 점은 자명하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전체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 최고의 카드가 될지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원들이 인식한 당 대표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을 당원과 여론이 공감할지, 그래서 당심(75%)과 민심(25%)이 참여할 전대 표심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조사에 임한 의원들은 스스로의 입지를 최대한 고려하는 고도의 정치적인 계산 능력을 발휘했다. 예컨대 선수에 따라 구분해 보면, 3선 이상 중 설문에 응한 18명 중 6명(33.3%)이 ‘공정 공천 기반 강화’를 전대의 최우선 의제로 꼽은 반면 조사에 임한 재선 13명 중 공천을 전대 의제와 연결 짓는 의원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3선 이상은 공천 물갈이 대상에 들기 쉬운 반면, 재선은 무난하게 공천을 받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총선승리” vs “정치경험” vs “세대교체”

    “총선승리” vs “정치경험” vs “세대교체”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 3인이 ‘2·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스타트를 끊으며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문재인·박지원·이인영 등 당 대표 후보 3인은 10~11일 제주, 경남, 울산, 부산을 순회하며 각각 ‘총선승리론’, ‘정치 경험 강조’, ‘세대교체론’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합동연설회는 다음달 1일까지 전국 17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문 후보는 11일 울산 남구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230여명의 대의원 앞에서 “이순신 장군은 열두 척만 가지고도 승리했다. 병사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기 때문이다. 저 문재인은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며 “총선 지휘부를 뽑는 이번 선거에서 저 문재인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자제한 채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한 것이다. 박 후보는 정치 경험과 정치력을 내세우며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저는 두 번의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을 했고 당 지지율 38%의 신화를 만들었다”며 “싸울 때는 싸우고, 감동적인 협상을 이끌어 낼 사람이 누구냐”고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2002년 호남이 노무현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지역주의를 넘어섰듯, 이제 경남에서 문재인·박지원 시대를 넘어서 세대교체를 선택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당 대표 후보 3인은 지역 공약을 놓고도 경쟁을 펼쳤다. 문 후보는 “경남을 기계산업, 조선해양, 항공을 선도하는 신산업수도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고, 박 후보는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강원 이 6곳에 2명씩, 광역·기초의원에게도 비례대표 국회의원 진출을 각 1명씩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신년 인터뷰] “朴대통령, 한반도 평화의 출구 열면 성공한 대통령 될 것”

    [신년 인터뷰] “朴대통령, 한반도 평화의 출구 열면 성공한 대통령 될 것”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확률상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통령, 역사에 남을 대통령의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반전이 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공약했던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복지정책은 골든타임을 놓쳤고 동력도 잃었다”고 전제하면서 “남은 하나인 한반도 평화의 출구를 열 수 있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 3년차에 5·24 대북제재 조치와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고, 남북 정상회담을 이뤄 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결심하면 절대 지지층(보수층)도 반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내달 8일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원장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한부 수장인 그는 5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국정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수첩에 적힌 내용을 불러 주기만 하는데 어느 누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근본적 문제는 시스템으로 하지 않고 박 대통령이 만기친람(萬機親覽)하는 것이고, 수첩 보고 찍는 인사로 현 정부 인사는 ‘망사’(亡事)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문 위원장은 이날 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부실하다. 특검 외에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 대통령이든 대통령 할아버지든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근혜 정부에 대한 우려는 뭔가. -국가 경영 능력이 탁월해도 국민통합을 못하면 빵점이다. 하나라도 빵점을 맞지 않는 것이 제일 현명한 대통령인데 기본적인 것도 못하고 있다. 100%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선출과 동시에 소통을 하지 않고 만기친람으로 혼자 다 하다 보니 전부 심부름꾼, 몸종 그리고 십상시만 주변에 있다. 소통 시스템이 붕괴돼서 그런 건데 실세가 없는 게 더 문제고 시스템상 실세는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에 국민대통합 인사 등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는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망사가 됐다. 편파적이다. 특정 지역 인물들이 권력기관의 장을 섭렵하는 건 유신시대에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있어서 주위의 평판이 엉망인 사람들은 진작에 걸러졌고 장관들도 면접을 봤다. 그 정도로 검증을 철저히 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정책 검증만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청와대가 도덕성 문제를 걸렀을 때 가능한 얘기다. 병역, 위장 전입, 세금 탈루 등을 기본 필수과목으로 이수한 인사들이 줄줄이 오니까 도덕성 검증만 하다가 끝난다. 국회에서 정책 검증만 했으면 좋겠다. →청와대 시스템을 ‘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대통령의 만기친람 때문에 그렇다. 시스템으로 하지 않고 수첩 보고 사람을 찍은 뒤 문고리한테 시키는 거다. 그러면 문고리는 문고리 바깥에 있는 정모씨를 시키든지. 그런 방법은 영락없이 안 된다. 오는 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지켜보면 무슨 이야기든 다 나올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차 목표는. -박 대통령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 중 하나다. 기본 지지층 25%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지하다 보니 업적을 쌓을 수 있는 대통령의 자질이 돼 있는 셈이다. 그래서 모든 혁신은 1년 안에 끝내야 한다고 그동안 수차례 박 대통령에게 조언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해 골든타임을 놓쳤다. 3년차부터는 한반도 평화에 초점을 맞춰 남북 정상회담 개최,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해제 등을 결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100%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덕담만 했나. -덕담만 했겠나. 대통령 반응은 진지했다. (대통령) 표정을 보면 느낄 것이다. 내가 (박 대통령을) 신뢰하니까 나를 아직 신뢰하지 않을까. 신년 인사회에서 대통령에게 ‘영국 국민은 런던 템스강의 의사당 불빛이 꺼지지 않는 한 편안하게 잔다’는 격언을 소개하며 여당도, 야당도, 대통령도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지난해 9월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나를 믿고 법안 단독 처리를 연기했다가 여권에서 완전히 ‘똥’ 됐는데 이후 여야 협상 타결로 영웅이 됐다고 박 대통령에게 얘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시더라.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본격 가동된다. 국회에서 다룰 문제가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연히 국회에서 다뤄야 한다. 검찰에서는 범법 행위가 드러나면 그때 하는 것이고 국회는 100조원 이상의 국고 낭비를 한 정책적 실수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법부 책임과 정책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분명하게 해서 다음에는 이런 정책적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여권은 왜 이명박 정권만 문제 삼느냐고 하는데. -자원외교 착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거다. 그런데 탐사 위주로 했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회사를 사 버린 이명박 정부와는 기본 접근법이 다르다. 그 정권은 자원외교 과정에서 영국에 있는 복덕방 같은 걸 중간에 통했는데 거기서 말도 안 되는 액수가 브로커 비용으로 들어갔다. 이걸 안 따져서야 되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드시 국조에 출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도 망신 주기 위해 전직 대통령을 부르는 건 반대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자원외교에 책임 있는 사람이면 대통령이든 대통령 할아버지든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9·11테러 청문회 당시에도 미국은 대통령부터 국무장관까지 다 증인으로 나와서 1200여명이 증언했다. 당당하면 나와야지.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데 안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 떳떳하면 떳떳할수록 본인이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될 것 아닌가. 아무 변명도 없이 넘어가면 국민들이 너무 억울하다. →내달 전당대회의 흥행 성적이 시원찮지 않나. -흥행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가 뻔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데 전 지금 역동적이라고 본다. 다만 계파 싸움이나 영호남 지역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미 많이 경고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혁신과 통합으로 같이 나아가면 멋진 정당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혁신과 통합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하나를 잃으면 바보가 된다. →야당이 정국 현안에 끌려다닌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지난 100일간 제일 먼저 당내에서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비노무현계)가 싸우는 게 없어졌다. 그렇다 보니 언론에서 볼 때 조용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싸우지 않는 게 정상인 거다. 대화와 토론, 그리고 수많은 타협으로 합의를 해 나가는 게 성숙한 정치인 것이다. 야당이 무기력한 게 아니고 유연성을 갖고 쉬운 것부터 합의를 했다. 여야가 손을 잡으면서 가는 것, 이건 오히려 박수 칠 일이고 정치가 성숙돼 가는 과정으로 봐 달라. →당내 ‘제3신당론’, ‘분당론’ 등이 나오는데 또 분열될 가능성은. -정동영, 정대철 상임고문은 현재 우리 당의 상임고문이고 한 분은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다. 그런 위치에 있으신 분들이 쉽게 당을 버리고 나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당해 달라고 하고 비판하는 게 좋다. 민주정당 안에서 다른 생각을 얼마든지 말할 수 있고 그것이 곧 다양성의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분의 주장이 다르다. 한 분은 당의 성향이 우클릭해야 한다는 것, 한 분은 좌클릭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하란 말인지 모르겠다. 전 어느 쪽이든 극단적인 것은 안 된다는 중도다. 만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대한민국 헌법상 지키자는 게 보수라면 나는 ‘왕보수’이고 경제민주화, 복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게 진보라면 ‘왕진보’이기도 하다. 전 제 길을 꿋꿋이 갈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입장은. -해산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그 해산이 어디에서 결정이 됐나. 대한민국 헌법에 기초하고 헌법을 해석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에서 했다. 그 결정은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헌법의 기본정신인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 차기 대선 후보군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장점만 말하는 게 좋겠다.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천성’이다. 시장에 부임하고 나서부터는 ‘현장성’이 돋보인다. 문재인 의원은 ‘휴머니즘’이 있다. 인간주의에 가깝고 사람이 선하다.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지성을 꼽을 수 있겠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유연성이 눈에 띈다. 장점만 얘기 한 거다. 단점은 없다. 다 좋은 자질이야. 근데 난 하나 안 물어보나. →스스로 평가하기에 문 위원장의 장점은 뭔가. -전 열정이다. (웃으며) 근데 이제 다 식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지원 “야당 강하게… 통합대표 될 것”

    박지원 “야당 강하게… 통합대표 될 것”

    박지원 의원이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재인 의원은 29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비노(노무현)계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던 김부겸 전 의원과 중도 성향 김동철 의원은 지난 26일 정세균 의원에 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와 불출마 선언이 교차하며 새정치연합 전대가 본격적인 구도 형성 국면을 맞고 있다. 박 의원은 “정부·여당에 맞서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고 타협할 때는 감동적인 양보도 할 수 있어야 하는, 싸움도 잘하고 타협도 잘하는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면서 “분열과 침체의 늪에 빠진 당을 살리는 ‘통합 대표’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나는 어떤 계파로부터도 자유롭고, 오직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만 생각한다”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 지지를 받는 문 의원과 차별 전략을 꾀했다. 박 의원은 회견에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이인영 의원은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의 선수 입장을 환영한다”면서 “시니어와 주니어, 과거와 미래, 관성과 혁신, 노장의 노련함과 신예의 패기가 맞붙는 건곤일척의 대격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문 의원은 이날 전화 통화로 서로의 출마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에서 두 번의 도전으로 조금 얻은 이름이 있다 하여 그걸 앞세워 더 큰 것을 도모하는 것은 과분한 것”이라며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무엇보다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돼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 싶다”며 ‘지역주의 타파’에 자신의 사명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도 “계파 패권주의의 단단한 울타리를 넘을 수 없었다”면서 “당장의 이전투구에 뛰어들기보다 당내 중도개혁 세력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노선과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철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국내 분산 개최는 적극 검토해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여부를 놓고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부 종목 분산 개최를 허용하는 ‘어젠다 2020’이 통과되면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그제 회견에서 “평창 주도로 치르겠다”고 말해 분산 개최론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강원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IOC 제안에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더 심각한 내출혈을 일으키기 전에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는 해법을 도출할 때다. 올림픽 개최권이 이제 더는 축복만은 아니다. 오죽하면 국제사회에서 부러워하기는커녕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겠나. 빚잔치로 끝난 1998년 나가노, 2010년 밴쿠버 동계 대회 등을 거치면서 ‘알뜰 올림픽’ 개최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IOC의 ‘어젠다 2020’도 갈수록 올림픽 유치 경쟁률이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한 고육책인 셈이다. 바깥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우리 내부는 어떤가. 정부가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강릉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해 개·폐회식장으로 쓰는 안을 내놓자 강원도가 펄쩍 뛰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구 4000명에 불과한 횡계리에 1300억원을 들여 ‘올림픽 플라자’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의 건설비 부담 비율을 높이려고 강원도의회가 “개최권을 반납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다. 이런 갈등이 IOC의 분산 개최 제안을 부른 꼴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일부 종목의 국가 간 분산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올림픽 개최가 훈장일 수만은 없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국민경제에 큰 주름살만 남는다면 곤란하다. 강원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도 엊그제 “아무런 재정 대책도 없는 평창올림픽이 다 같이 죽을 길로 도민들을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큰 재앙을 맞지 않으려면 분산 개최를 사안별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IOC가 일본과의 일부 종목 분산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국내 분산 개최가 차선의 대안이다. 대체 서울월드컵경기장, 태릉의 빙상장, 무주스키장 등 기존 시설을 증·개축해 최대한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비율이 높지 않은가. 제대로 된 정치인은 다음 선거보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법이다. 중앙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 그리고 강원도 모두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이제라도 열린 자세로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열린세상] 연금의 사회학/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연금의 사회학/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사막이 견딜 만한 것은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고 회색의 12월을 두근거림으로 바꿔 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직의 매력은 ‘안정성’과 ‘연금’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도마에 올랐다. 아시아 사회의 전통적 연금 구실을 했던 자녀도 노후의 의지가 되기는커녕 부양의 부담이 되고 있다. 모두가 불안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주는 공무원연금은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기 쉽다. 월세 수입으로 노후의 안정을 마련한다든지, 주식 투기로 노후 설계를 하는 것은 사회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연금은 ‘불로소득’, ‘세금 먹는 하마’로 인식되는 경향이 높다. 최근 연금의 경제적인 차원이 강조되면서 연금 고갈론, 연금 국가재정 부담론, 부담의 차세대 이양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대체로 경제학적이고 산술적인 계산에 입각한 분석에 ‘세대의 정치학’을 끌어온다. 지역주의 정치학의 폐해만큼 세대의 정치학도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취업 전선의 아들을 부양하는 부모의 연금은 사실 가족이라는 틀로 한데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개인 단위로 그리고 비용과 효용으로 평가하는 단순 경제학의 한계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이미 확인됐는데도 우리 사회에서 정책 제안은 산술적 경제 담론에 의존한다. 실제 경제 담론의 핵심 개념인 비용, 효용, 생산성 등의 지표에는 사회심리학적인 측면이 포함돼 있다. 연금도 마찬가지다. 연금에는 부패방지적 측면, 공공성에 대한 장기적인 기획, 공무에 대한 자부심, 위엄 등의 경제 외적 요소가 숨어 있다. 무엇보다 연금은 사회임금이다. 사회임금은 공동체를 지키는 버팀목이고 협동경제의 근간이 된다.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나라들은 협동경제의 비중이 크고 사회임금의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으로 사회임금의 비중을 높이는 연금의 상향평준화가 필요하다. 내가 얻는 전체 소득은 개인소득과 사회임금으로 구성된다. 물론 개인소득도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비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자산소득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소득에서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가 경쟁력도 높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회원국 중 사회임금 수준이 칠레 다음으로 가장 낮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소득에서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2.9%에 불과하다. OECD 평균 40.7%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비율은 스웨덴 51.9%, 프랑스 49.8%, 독일 47.5%, 영국 37.8%, 미국 25%, 칠레 11.3%이다. 인간은 경제적 삶만 살고 있지 않다. 정치적 삶과 사회적 삶을 함께 산다. 사회적인 삶과 개인적인 삶은 한순간도 단절돼 있지 않고 항상 연결돼 있다. 우리 모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복수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의 원칙 위에서 사회임금이 지불된다. 사회임금으로서 공무원연금을 보는 연금의 사회학적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금리도 낮고 주가도 불안정하다. 불안이 ‘묻지마 자영업 창업’을 부추긴다. 상대적으로 월세 수입이 있는 층만 노후가 안정되는 사회라면 문제가 아닐까. 사회임금으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비율이 높아야 유효 수효도 높고 공공성도 지켜질 수 있다. 1990년대는 최고경영자(CEO) 대통령론이 무성했고 공무원 교육을 기업에 위탁하는 것도 당연시됐다. 효율성이 공공성을 압도했다. 효율성의 이름으로 공기업 민영화를 단행한 나라들은 사회공동체라는 딛고 있는 발판을 스스로 허무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최근 미국 중간선거와 함께 제시된 직접민주제적 의안 가운데 최저임금 상향 안이 통과된 반면 교사의 실적 평가 안은 부결된 것을 보아도 시절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연금 개혁 문제에서 공무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연금의 사회성 의미도 반감된다.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이 될 때 연금의 사회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 개혁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연금 관리의 민주성·투명성 그리고 사회적 통제다.
  • 남한 면적 14분의1 철원~횡성 1개 선거구 될 판… 농어촌 반발

    남한 면적 14분의1 철원~횡성 1개 선거구 될 판… 농어촌 반발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간 인구 편차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선거구 재획정 문제가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의원의 ‘생명줄’이 달린 문제이다 보니 여야 할 것 없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구수가 미달돼 지역구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지역구 의원들은 백가쟁명식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게리맨더링’(기형적인 선거구 나누기)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 논의 상황과 향후 전망을 6하원칙(5W1H)에 맞춰 풀어 본다. <왜> 지역구 인구 격차 2대1 이하로 맞춰야 헌법재판소 결정이 정치권에 다양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헌재는 이미 2001년에 ‘한 표의 가치’가 너무 달라 평등하지 않다며 선거구 간 인구수 차이를 3대1 이하로 맞추라고 결정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이를 2대1 이하로 맞추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헌법 정신에 맞게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선거구를 인구 비율로만 가르는 건 국회의원이 지역 대표성을 나타내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헌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대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여야는 보통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는데 올해는 헌재 결정으로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해 미리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 <누가> 국회 개입 싸고 김무성·김문수 입장차 현행법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제3의 기구에서 선거구 획정 실무작업을 하더라도 국회가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재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주도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란 지적이 많다. 게리맨더링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여야의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개인적으로 선거구 획정에 대해 국회에서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선거구 획정 마지막에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거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혁신위원회 김기식 간사는 “혁신위는 중립적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결정한 안을 별도 심의 없이 바로 국회 본회의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했다. <언제> 정개특위 구성 野 서두르고 與 느긋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은 “즉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서두를 것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기국회 중인 데다 다음달 2일 시한으로 예·결산 심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굳이 정기국회 기간에 만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기국회 동안 정개특위 활동 일정, 기간 등에 대해서만 여야가 논의하고 본격적인 논의는 내년부터 하자는 뜻이다. 2016년 4월 총선에 앞서 선거구 조정을 하려면 내년 9월까지 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선거구 획정 논의를 했던 과거의 예를 보면 획정 대상 선거구 의원들의 반발 등에 밀려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논의가 마무리됐다. 2012년 4월 총선 두 달 전인 2월에야 의석수를 300석으로 1석 더 늘린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디를> 부여·청양·공주 여야 이해 충돌 예상 지난 9월 현재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의 인구는 12만 8062명, 인접한 홍천·횡성 인구는 11만 5957명으로 두 곳 모두 합구 대상이 됐다. 기계적으로 두 선거구를 합치면 남한의 6.96%, 14분의1에 해당하는 면적이 1개 선거구가 된다. 농·산·어촌 의원들이 표의 등가성 외에 지역 대표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헌재 결정이 정치권에 미친 파장은 확산일로다. 결정 직후 도·농 간 갈등이 예상됐다면 보다 세밀하게 지역별 이해관계의 분화가 이뤄졌다. 예컨대 분구 대상인 군산의 인구는 27만 8119명으로 상한선인 27만 7966명을 조금 넘는다. 현재 단일 선거구인 군산이 2개 선거구로 분리될 수도 있다. 경남의 양산(28만 8754명), 김해을(31만 797명), 경북의 경산·청도(30만 2387명) 등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영남은 새누리당 의원 간, 호남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간 선거구 조정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주의의 중립지대인 충남에 여야 간 대결이 예상되는 유일한 지역구가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여·청양(10만 4059명)과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의 공주(11만 4870명)가 그렇다. <무엇을>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논의할 듯 선거구획정위원회와 정치개혁특위 등이 구성되면 논의는 선거제도 개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의 극복, 사표 방지, 소수의 참여보장, 표의 등가성 확보 등을 ‘대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이 거론된다. 중선거구제는 한 지역에서 2~5명을, 대선거구제는 6명 이상을 뽑는 제도다. 사표 방지가 가능하지만 군소 정당이 난립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지역별 득표 수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제도다. 특정 정당의 지역 싹쓸이를 방지해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이 별반 차이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 석패율제는 근소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방안이다. 사표를 방지하고 지역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현행 비례대표뿐 아니라 현행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과도 정면 대치된다는 측면이 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지역구 의원과 정당에 각각 한 표씩 행사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일당독식’을 방지할 수 있다 보니 현재 야당이 주로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도시 지역구 늘고 농촌은 감소 불가피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뒤 여야 모두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징후는 지역별 이해관계를 따지는 ‘도농 대결’ 양상이다. 헌재 결정대로라면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 지역구는 늘어나고 인구밀도가 낮은 농어촌은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지역구 존립 위기를 맞은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은 여야가 함께 ‘주권 지키기 모임’을 결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공동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 등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정책 기조에 역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껏 선거구 획정이 ‘지역구 늘리기’로 끝난 경우가 많았듯 이번에도 여야가 ‘밥그릇 챙기기’ 식의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는 의심의 시선도 많다. 일단은 여야 모두 “정치 불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석을 더 늘려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고 지역구를 늘리는 ‘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예산 따내기 담합’으로 비치는 영호남 만남

    지난해 말 경북·전남 지역 여야 국회의원 26명이 정치권에서부터 지역 갈등의 파고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자며 만든 단체가 바로 ‘동서화합포럼’이다. 올 1월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고 3월엔 답방으로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기도 했다. 국민 대통합의 결정적 단초인 영호남 화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영호남이 하나가 되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진작부터 있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호남에 제2의 지역구 갖기 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민망할 정도로 보잘것없었다. 영호남 지역주의는 근래 들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여전히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다. 평소에는 잠복해 있다가도 선거 때면 으레 코브라처럼 고개를 바짝 쳐든다. 결코 만만찮은 지명도와 명망을 지닌 인사도 영호남 ‘적지’(敵地)에서 출마하면 여지없이 패하고 만다. 지난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것을 놓고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 정도였으니 지역주의의 벽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동서화합포럼이 출범했을 때 많은 국민은 모임의 진정성을 반신반의하면서도 한 가닥 기대를 걸었다. 고착화된 지역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균열을 낼 필요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구 의원들이 보여 준 것은 이벤트적 성격이 짙은 전직 대통령 생가 교환방문 같은 일 외에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동서화합포럼 의원들이 그제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랜만의 회합인 만큼 동서화합을 위한 다양한 지역 현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힘을 모아 예산을 많이 따내자는 것 외에는 주목할 만한 얘기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예산을 많이 따와야 한다”고 한 영남 지역구 의원이 있는가 하면, 어느 호남 지역 의원은 “(예산만) 책임져 주시면 저희 전남 발전을 위해 영혼을 팔겠다. 최경환 부총리를 비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파는 꼴 아닌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절감으로 전국이 끌탕인 마당에 대구∼광주 간 88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조기에 완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을 때 이미 동서화합포럼의 진정성은 의심받은 터다. SOC 사업을 밀어 주는 것이 영호남 화합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닐 것이다. ‘예산공조’를 위해 특정 지역 국회의원 수십 명이 무리를 짓는 것은 자칫 ‘담합’으로 비칠 수도 있다. 동서화합이란 이름의 욕망의 정치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영호남 지역구 26곳 지각변동… 수도권·충청은 의석수 늘어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영호남 지역구 26곳 지각변동… 수도권·충청은 의석수 늘어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 편차 기준을 ‘2대1 이하’로 정한 30일 헌법재판소 결정은 1995년(4대1)과 2001년(3대1) 두 차례에 걸쳐 강화된 기준의 결정판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며, ‘2대1 이하’ 기준을 맞추려면 지난달 인구 기준으로 전체 246곳 중 최소 62개 선거구의 구획 조정이 불가피하다. 62곳의 선거구 경계를 바꾸다 보면 주변 선거구도 변해야 한다. 어렵사리 선거구 구획을 조정한 다음에는 도농 간 지역격차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타격은 여야를 가리지 않을 전망이다. 영남권에서 인구 상한선을 넘은 선거구는 5곳이고, 인구 하한선을 못 채운 선거구는 9곳이다. 호남권에서는 상한선 이상 선거구가 4곳, 하한선 미달 선거구가 8곳이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호남권이 더 불리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영남에서 더 많은 선거구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전남 지역 한 의원은 “농·산·어촌 지역 주민들의 복지 문제를 어떻게 대변할 것인가”라고, 영남권 의원은 “선거구 획정을 제대로 못하면 국회에서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성곤(전남 여수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명을 내고 “도농 간 정치력 격차가 벌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예상된다”며 보완 입법을 강조했다. 의원들의 생사를 결정짓는 내용의 헌재 결정을 놓고 여야 간보다 도농 간 의견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충청권의 분위기는 다르다. 서울에서는 은평을, 강남갑, 강서갑 등 3곳이 상한선 이상 선거구인데, 현행 갑·을 지역구에서 갑·을·병으로 분구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역으로 성동을과 중구 등 2곳은 합구 대상이다. 특정 아파트 단지 등을 편입시키며 게리맨더링과 같은 ‘정치 공학’을 발휘할 여지도 있다. 경기도 선거구 중에서는 16곳이 상한선 이상 선거구다. 지난해 11월 헌법 불합치 헌소를 제기했던 정우택(청주 상당구) 새누리당 의원은 “그동안 획정된 선거구가 충청도민에게 불리했다”면서 “6월 기준 충청권 인구는 529만여명, 호남권은 525만여명으로 두 지역 인구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표의 등가성 측면에서 헌재 결정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라면서도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해 헌재 요구대로 내년 말까지 62개 이상 선거구 개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농촌 인구는 자꾸 줄어드는데, 그 군 나름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이 얽혀 있다”면서 “단순히 인구 비율만 갖고 선거구를 획정하면 지역구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지역구인 부산 영도 역시 이완구 원내대표의 충남 부여·청양,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경북 군위·의성·청송 등 여당 주요 당직자의 지역구도 하한선 미달 선거구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선거구 획정 협상을 주도할 여야 혁신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경기도를 지역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신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은 “인구 대비 표의 등가성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만큼, 선관위가 조속한 시일 내에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원혜영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행위원장은 “지역주의 극복, 소수세력 등 다양한 정치세력 참여 차원에서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를 적용하고, 그 외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며 현행 소선거구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선거구 조정 결정은 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현행 소선거구제 전면 검토,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비례대표 숫자를 늘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벌써부터 백가쟁명식 해법이 제시되듯 헌재 결정은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부를 전망이다. 소선거구제 재검토 논의는 정치 지형을 바꿀 파급력을 안고 있고,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더라도 향후 정치권 갈등은 불가피하다. 가상준 전남대 정외과 교수는 “인구통계적 측면에서 충청 지역의 정치권 입김이 커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다만 호남 지역구 수가 줄면 이에 상응해 영남지역도 줄여야 한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어 향후 선거구획정위의 행보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 분석] 선거구 62곳 조정 ‘회오리’… 20대 총선 지형 확 바뀐다

    [뉴스 분석] 선거구 62곳 조정 ‘회오리’… 20대 총선 지형 확 바뀐다

    2016년 20대 총선의 정치 지형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의 인구 상·하한선 기준이 달라져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역별 의석수 변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차제에 선거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 제도가 권력 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헌법개정 논의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30일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구) 새누리당 의원 등이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 별표1에 대해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에 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와 함께 현행 3대1인 선거구별 인구 편차 기준을 내년 12월 31일까지 2대1 이하로 개정하라고 국회에 입법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19대 총선 기준으로 전체 선거구 246곳 중 62곳(25.2%)이 전면 조정된다. 헌재는 “인구 편차를 3대1 이하로 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표 가치의 평등은 국민 주권주의의 출발점으로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구가 적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의 투표수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의 투표수가 많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대의 민주주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촉각을 세웠고 야권은 소선거구제 등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대도시 인구밀집 현상이 심화되는데 지역 대표성 의미가 축소되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 훼손을 막기 위해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졌다”고 논평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이라고 환영하며 현행 소선거구제의 전면 재검토 등을 주장했다. 소선거구제 재검토가 현실화되면 현행 선거 체제에서 나타났던 지역주의, 양당 구도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 “MBC ‘신경민 의원 막말파문’ 정정보도 하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자신에 대한 MBC의 ‘막말 파문’ 보도와 관련, “허위 보도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친정’인 MBC와 기자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정정 보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MBC는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 보도를 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루 200만원씩 간접강제금이 부과된다. MBC와 기자 2명은 함께 2000만원의 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당시 MBC의 보도에 대해 “언론기관의 지위를 이용해 자사 간부들에 대한 비판에 대응한다는 사익적 목적에서 비롯된 방송”이라고 판단했다. 지역주의와 학벌주의 타파라는 공익 목적의 보도라는 MBC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MBC는 2012년 10월 16~22일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를 통해 모두 6회에 걸쳐 신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MBC 보도국 간부의 출신 지역과 대학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이에 신 의원은 “해당 간부의 이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일 뿐”이라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2000만원의 배상 책임만 인정했으나, 항소심은 1심에서 기각한 정정 보도 청구까지 인용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문화 In&Out] 기운 것 바로잡으랴 원형 유지하랴 첨성대 복원 딜레마

    [문화 In&Out] 기운 것 바로잡으랴 원형 유지하랴 첨성대 복원 딜레마

    ‘첨성대’(국보 제31호)가 북쪽으로 기울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시달리며 나타난 자연적 현상이란 해석부터 일부러 건축 때부터 원활한 천문 관측을 위해 살짝 기울여 놨다는 설명도 있다. 100년 전 사진에서도 첨성대의 기울어진 모습이 일부 확인되는 건 이 같은 설을 뒷받침한다. 분명한 사실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첨성대가 기울어 왔고 지금은 누가 봐도 확연히 구분할 만큼 눈에 띈다는 점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첨성대의 구조모니터링은 1981년부터 거의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기울기 측정이 행해진 것은 2009년 10월부터다. 당시 기단 중심과 꼭대기 정자석의 중심을 연결선 삼아 측정한 수치는 북쪽으로 200㎜, 서쪽으로 7㎜ 기울어져 있었다. 5년 만인 지난 1월 조사에선 북쪽으로 204㎜ 기울어 4㎜가 더 벌어졌다. 서쪽은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18일 경북 경주시 역사유적지구에서 마주한 첨성대는 위태로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문화재청의 그간 설명과는 차이가 났다. ‘문화재가 자리한 지역의 지자체가 일차적인 책임을 진다’는 지역주의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문화재 당국의 방기를 묵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태껏 첨성대 구조의 안정성을 판단할 명확한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콘크리트 현대 건축물의 경우 안전점검 범위 등이 법으로 명시됐지만 첨성대는 상황이 다르다. 북쪽 지반이 정말 약해서, 점점 더 기울어질 것 같다면 지금은 괜찮더라도 전면 보수를 생각해 봐야 할 때라는 지적이 문화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동행한 탁경백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첨성대는 현재로선 건축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지반 약화가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지반 안정화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지반 안정화 작업 역시 간단하지 않다. 탁 학예연구관은 “첨성대를 떠받치는 하부구조 파악을 위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는 1300여년 전 첨성대가 세워진 시기의 신라 건축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마땅한 문헌기록조차 없어 당시의 흙다짐 기법은 물론 일반적 건축물의 구조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다. 콘크리트를 사용해 우격다짐 식으로 지반을 강화할 수 있으나 이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다. 일제강점기 콘크리트를 사용해 해체와 재조립을 거친 석굴암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곳곳에 틈새를 드러낸 첨성대를 불국사 석가탑처럼 기단부터 해체해 다시 복원하는 과정이 조만간 요구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탁 학예연구관은 “현재 문화재 복원 기술로 첨성대를 해체해 다시 재조립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도 “그럴 경우 첨성대의 원형을 잃었다는 비난을 감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최근 경주시는 첨성대 주변의 지반을 안정화한다며 주변 지하수 분포도를 조사하고 있다. 첨성대 밑의 지하수량이 많아 첨성대가 점차 기울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지하수를 빼내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는 것이다. 깊이 40m의 구멍 4개를 뚫어 첨성대 주변에서 지하수 시추 작업을 벌이는 이 작업은 가벼운 지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첨성대를 놓고 다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문화재 당국이 나서 첨성대가 앞으로 하중을 얼마나 견뎌 낼 수 있는지 이른바 ‘지내력’부터 다시 조사하는 게 첨성대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는 지름길이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 선출된 권력의 위선과 배신/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 선출된 권력의 위선과 배신/박찬구 논설위원

    선출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유권자에게 서약한 신뢰와 원칙, 대의와 가치를 올곧게 실천하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과 거대 정당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근본적으로 갖게 되는 의문이다. 결론은 회의적이다. 자본의 이윤보다 사람 중심의 가치를 지향하고 권력의 달콤한 향유보다 공복으로서 사심없는 헌신을 우선한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라고 합리화하기에는 이 땅의 권력이 너무나 참담하게 비인간과 몰가치의 아집과 탐욕에 매몰돼 있다. 국가와 정부는 구조와 수습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세월호 사건의 책임을 은폐하고 회피하는 데 급급하고 의회 권력은 행정부의 책임을 추궁하기는커녕 그들만의 정쟁에 눈이 멀어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출된 권력이 빚은 참사이며 권력의 주인인 유권자의 비극이다. 여야는 참사 167일 만에 유가족 반발을 무릅쓰고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합의’라는 문구가 가증스러울 정도로 위선과 배신으로 얼룩진 야합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 여당 지도부가 서로 포옹하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 모습은 이기적인 권력의 섬뜩함과 냉혹함을 자아낸다. 유권자의 뜻을 받들어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책무를 지닌 의회정치의 본령이 무너진 날이다. 합의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있겠지만 유가족 역시 선거에서 그들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이다. 한 표의 가치가 수천만 표의 가치보다 가볍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게 그들이 외치는 민주주의 정신 아닌가. 제대로 된 특별법을 관철하겠다던 제1야당은 대의도 명분도 소신도 없이 유가족의 참여를 배제한 채 옹색한 들러리를 자처했다. 세월호의 부담을 털어낸 듯 웃고 있는 여당이나 책임감 없이 계파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야당이나 후안무치한 권력의 전형이다. 최고권력이라고 하는 대통령은 어떤가. 참사 34일째가 되던 날,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는 발언과 눈물의 진정성은 유가족들의 거듭된 면담 요구를 거절하고 진상 규명의 바람을 차벽으로 에워싸면서 희석되고 무색해졌다. ‘대통령의 7시간’을 방어하는 일이 ‘최종 책임’의 실체와 경위를 밝혀 진상을 규명하고 후대에 교훈을 남기는 일보다 더 위중한 것인지 묻고 싶다. 검찰 수사 결과는 윗선에 면죄부를 주고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특별법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권력을 위임한 국민은 선거철만 지나면 지역주의 정치의 졸(卒)로 전락하고 권력의 수첩에서 지워지는 게 우리 정치의 민낯이다. 선출된 권력이 제왕적 권한과 지역 패권에 안주하며 공동체의 이슈를 외면하고 왜곡하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논의의 출발점은 다시 정치 개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새삼스러운 이슈는 아니다. 대선 공약도 있고 전문가 제언도 숱하다. 대통령 권력 분산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한 개헌, 비례대표제 확대와 상향식 공천 등 선거·공천제도 혁신, 정책 정당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이 그 밑그림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그들만의 밀실 논의로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이 되어선 유권자의 권리 회복은 지난한 일이다. 프리츠 파펜하임은 ‘어떤 형태의 권력이든 유혹적’이라는 말로 권력의 속성을 해부했다. 권력 자체의 개혁은 온전하고 소망스러운 내용을 담기 어렵다는 뜻이다. 87년 체제가 소수 정치 엘리트 간의 타협으로 지역주의와 권력집중 구도를 온존시키고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이루지 못한 한계를 보인 점을 떠올려야 한다. 시민사회의 폭넓은 참여가 보장되지 않고는 진정한 개혁을 담보할 수 없다는 교훈이다. 유권자가, 국민이 정치와 개혁의 중심으로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시민운동과 각종 선거를 통해 권력의 일탈과 오만에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하고 경고를 보내야 가능한 과업이다.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아침 해를 맞을 수 있다. c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