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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아닌, 시민이 이끄는 민주주의란

    국가 아닌, 시민이 이끄는 민주주의란

    2년여 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혼란스러웠다.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로 진화하고 있는 시대에 그 공약은 각계각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주류의 목소리와 이해관계에 무게중심을 더 둘 수도 있다는 위험이 내포돼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사회 곳곳에서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비판을 토대로 소통이 이뤄져야 할 민주주의 공간이 국민 내부의 갈등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조정·관리하기 위해, 또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던 공적 기능과 윤리가 기업, 언론, 시민사회 등으로 넓게 퍼져 스며들어가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미시 민주주의’라는 담론을 내놓고 있는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미시 민주주의의 더욱 실제적인 모델로 ‘생활민주주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조 교수가 내놓은 저서 ‘생활민주주의의 시대’(나남 펴냄) 속 생활민주주의는 이분법적 가치 분류를 지양하는 탈이념의 민주주의 모델이며, 수평적이고 네트워크적이며 참여적인 정치양식 자체를 구현하는 정치 질서를 일컫는다. 그에 따르면 시민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실질적 시민주권으로서 자율의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생활주권주의’, 국가와 정당이 개인과 책임을 공유하는 ‘생활책임주의’, 마지막으로 공공적 질서를 기반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연대하는 ‘생활협력주의’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환경, 여성, 평등, 인권, 반핵, 복지, 소수자 등의 이슈로 시도되는 시민운동의 정치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생활정당 모델의 출현이다. 특히 생활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여전히 논란 속에 있는 복지담론에 접근하면 비판의 여지와 생활정치의 활동 공간은 더욱 넓어진다. 재정의 소요, 분배 등의 문제로 국가 시혜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복지담론은 국가중심적 정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는 한계를 내비치고 있다. 조 교수는 자아실현과 자기확장의 정치과정으로서 복지의 생활정치적 재구성을 촉구한다. 그가 제시하는 생활민주주의는 국가주의 정치패러다임에 갇혀 보수주의, 지역주의, 권위주의, 파벌주의 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한국의 정당정치를 겨냥한다. 실제 생활정당 모델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나 ‘중도개혁정당’ 등과는 거리가 있다. 시민, 노동, 생태기반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만큼 생활시민, 노동시민, 생태시민이 주체가 되며 분권정당, 합의정당, 참여정당의 운영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사무총장은 10일 “개인이든 단체든 대가성 없는 정치자금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의 표만 권력이 아니라 정치자금도 권력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정치자금에는 다 꼬리표가 있다”면서 “꼬리표를 숨길 게 아니라, 그 흐름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법인·단체의 후원금 기부를 허용해야 한다는 선관위 제안과 관련, 기부 대상을 풀어주는 대신 자금 출처와 용도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후원금은 출처를 밝혀야 하지만 연간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의 직업란에 정당인이나 회사원 등으로 불명확하게 기재돼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처럼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당에서 실효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독일과 뉴질랜드 등이 적용하고 있다. 소선거구제는 사표가 많이 나온다. 예컨대 유권자 표를 30% 얻었는데 의석 수를 40% 가져갈 수도 있다. 유권자 의사를 100% 반영하는 게 비례대표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직접 뽑았다는 효능감이 떨어진다.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의 장점을 조화시키는 게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유권자 의사를 선거에 그대로 투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지역주의를 완화시키는 수단으로 효과적일까. -제3공화국 이전만 해도 호남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얻은 표가 영남보다 많았다고 한다. 이후 선거에서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심화시켰고, 이를 극복하려면 정치 제도를 바꿔야 한다. 최소한 영·호남에서 각각 열세에 있는 정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면 유권자들은 소신대로 투표할 수 있고, 그 결과 지역주의를 완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도 지역주의 해소 수단이 되나. -완전국민경선은 수도권 등 여야 경합지역에서는 불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영·호남 등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지역에서는 사실상 유권자의 선택권이 없다. 영·호남처럼 본선 경쟁이 무의미한 곳일수록 의미가 있고, 정당 정치를 무력화한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될 수 있다. →경선에서의 ‘동원 선거’ 폐해는 어떻게 차단하나.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국민 참여형 경선은 선거인단을 구성할 때 보통 후보들이 모아와서 한꺼번에 입당시키거나 후보별로 모집하는 방식이었다. 여론조사 경선도 해봤지만, 여러 폐단이 나왔다. 이를 탈피하려면 지역 유권자 전체를 선거인단에 넣어야 한다. 물론 완전국민경선에서도 참여율이 떨어지면 동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처럼 제한된 사람만 참여하는 것보다 폐단을 줄일 수 있다. →완전국민경선과 시·군·구당(옛 지구당) 제도가 정치 신인에게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자가 결합하면 현역 교체는 거의 불가능해질 수 있다. 두 제도가 가져올 폐단의 극치다. 따라서 완전국민경선을 해도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정당에는 후보를 거르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공천 심사를 통해 무자격 후보를 걸러내고 자기 당의 이념이나 정책에 부합하는 후보를 2~3명으로 압축한 뒤 지역 유권자들에게 물어 최종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공천 심사와 완전국민경선이 상호 보완관계여야지 어느 한쪽으로 책임과 권한이 쏠리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 →시·군·구당이 필요한 이유는.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에 의원 사무소를 두고,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연구소 등의 이름을 내걸고 사실상 지구당 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 잠재적인 범법자라는 ‘불편한 정치’를 더이상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헌법 8조는 정당이 국민 의사 형성에 필요한 조직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당법으로 지구당을 규제한다는 것은 국가 권력이 정당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고 헌법적 가치에도 반하는 것이다. →2004년 지구당 폐지 당시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도 많았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측면이 있다. 당시 축·부의금은 물론 당원 단합회·연수회, 창당대회, 후보자 선출대회·연설회 등을 선거 운동의 방편으로 활용하다 보니 관광버스 수십 대가 동원되고 밥값·교통비·선물비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구조였다. 지금은 모두 금지됐다. →지구당 부활이 가져올 정치의 순기능은 무엇인가. -지구당이 없어짐으로써 정치의 왜곡 현상이 심해졌다. 지구당이 있을 때는 원외 위원장들도 현역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조직을 갖출 수 있었고, 후원금도 모을 수 있었다. 현역과 원외 사이에 제도적으로는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는 얘기다. 지구당을 없애면서 원외는 조직과 돈을 모두 잃은 것이다.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정치가 왜곡돼 있다. →법인·단체의 후원금에 대한 규제 완화도 ‘정치 왜곡’을 바로잡는 수단인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구당을 되살려주면 당비를 받아 운영한다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진보정당은 몰라도 대중정당은 당비를 자발적으로 내는 충성 당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도 대관 업무를 통해 ‘정치권 줄대기’나 ‘후원금 쪼개기’라는 불편한 현실 속에 있다. 기업들이 선관위를 통해 투명하게 기탁하면 이를 각 정당에 의석 배분율이나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고, 그 돈을 중앙당이 아니라 시·군·구당에서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선관위 구상이다. →후보자 사퇴 시 선거지원금 반환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라는 정치 현상을 유권자가 표로 심판하면 되는데 왜 법으로 막으려 하느냐는 반대 논리가 우세하다. 하지만 후보가 사퇴했는데도 세금에서 충당되는 선거보조금을 반환하지 않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 투표용지를 인쇄한 이후에 후보가 사퇴하면 유권자 선택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 후보 단일화든 사퇴든 ‘데드 라인’은 필요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與 “영남 아성 붕괴” 불만… 野선 입장따라 견해차

    선관위의 권역별 비례대표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당에 불리한 안’이라며 떨떠름한 입장이다. 새누리당에서 배출되는 호남권 비례대표보다 새정치연합의 영남권 비례대표가 훨씬 많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TK(대구·경북) 지역보다 PK(부산·경남) 지역의 여당 아성이 무너진다는 점에서 이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반면 야풍에 취약한 수도권 의원들은 “중원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TK(대구·경북) 지역 중진 의원은 “선관위 안을 지난 19대 총선 당시 투표율에 대입하면 영남권 비례대표는 새누리당 16석, 새정치연합 7석이 배분된다”며 “새정치연합이 실제 19대 총선 당시 영남에서 단 3석을 얻은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부산권의 한 의원은 “호남에서 새누리당이 얻을 수 있는 비례의석은 1석밖에 없는데 누가 찬성하겠는가”라면서 “여소야대와 군소정당 난립으로 여당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지역주의 해소 효과도 적고 농어촌 지역대표성도 떨어지는 안”이라고 반대했다. 비례대표를 2배로 늘릴 경우 지역구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군소 지역 의원들의 반발 움직임도 나왔다. 반면 서울의 한 의원은 “수도권은 바람이 불 때마다 지역구 정당이 바뀌는 등 안정적 의정활동을 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면서 “권역별 비례대표를 통해 수도권 비례의석 수를 늘리면 이런 단점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켠에선 “여야 이해득실에 맞춰 국회 정치개혁특위 차원에서 대폭 가위질이 이뤄질텐데 선관위 안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소선거구제 기반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을 놓고 야권 내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큰 틀에서 대체로 일치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정의당은 의원 정수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2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 선출 후 처음으로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를) 대선 때부터 공약했다. 이번에 중앙선관위가 제출한 의견을 보면 야당은 대체로 공감을 많이 하고 있고 그런 부분을 (국회에서 설치될) 정치개혁특위에서 활발히 논의하고 의장께서 독려해달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당내에서는 의원들마다 의견이 갈린다. 유성엽 의원은 “정치환경 개선이나 영호남 지역구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찬성 의견을 드러냈다. 반면 이윤석 의원은 “지역의 민원을 대의하는 역할도 있고, 입법부의 고유권한도 있는데 중앙선관위가 지역구 의원 수를 줄이는 것은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상당히 심각하게 논의해 볼 사안”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관위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과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민감한 의원 정수 문제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역구 조정으로 인한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패율제라는 장치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제안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주장해 온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당 지지도와 의석 점유율간 불비례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② 권역별 비례대표제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② 권역별 비례대표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정치 개편안의 핵심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구 출마자가 비례대표 후보로 동시에 등록한 뒤 지역구 낙선자 중 해당 권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올린 낙선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뽑는 방식이다. 정치권의 뿌리깊은 지역주의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각 영남과 호남에 대한 기득권 포기, 군소 정당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 차단, 지역구 의원의 경우 선거구 통·폐합에 따른 반발 등이 풀어야 할 숙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경우 개헌 논의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력이 큰 이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따라 비례의석을 100명으로 확대할 경우 영남 지역에서 야당 비례대표가 10석까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 지역에서 여당 비례대표 배출은 1석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회 입법조사처 김종갑 입법조사관이 만든 ‘선거제도 개혁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확대할 경우 19대 총선을 기준으로 새누리당은 46석,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39석, 통합진보당(2014년 말 해산) 11석, 자유선진당(2012년 새누리당과 합당)은 4석의 비례의석을 각각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불모지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 각각 5석과 2석을 차지하고 진보당도 PK에서 2석, TK에서 1석을 얻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1석을 챙기게 된다. 새누리당은 정당별 득표수를 특정 수로 나누고 그 몫이 큰 순서로 의석을 배분해 가는 방식을 적용할 경우 호남에서 비례대표는 0석이 될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전국 권역을 7개로 구분한 결과로 강원은 경기·인천, 제주는 호남과 같은 권역으로 묶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눈 선관위 개정안과 차이는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개정 취지는 비슷하다. 시뮬레이션을 확대해 300석(지역구 200석·비례대표 100석)을 기준으로 따져 보면 새누리당이 138~139석, 민주당은 117~119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통합진보당(34석), 자유선진당(9~10석)의 의석수를 고려하면 ‘여소야대’ 구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진보정당의 분열 등 달라진 현재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연구 결과를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누리, 영남·5060만 믿다간 선거 필패”

    새누리당이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권, 5060세대에만 의지했다가는 내년 이후 총·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자체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는 여권 텃밭’, ‘고령화=보수 정당 지지’라는 정치 등식이 이미 깨졌다는 자성 아래 ‘지역·세대주의에 기대서 무작정 표를 구걸해선 미래가 없다’며 여권에 경종을 울려 주목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판단의 오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세대·지역별로 두 차례 발간해 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대선 당시 연령대별 유권자 비율, 투표율·득표율을 단순 기준으로 2022년 대선을 예측하면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령층일수록 투표율·여권 득표율이 높아지는 ‘연령 효과’ 덕분이다. 그러나 일명 ‘세대 효과’를 감안하면 반대로 새누리당이 ‘49대51’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돌풍,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사태 및 양극화 등을 겪은 2040세대가 중장년층에 접어드는 2022년엔 이들이 여전히 진보적 정체성을 유지할 성향이 더 높다는 것이다. 특히 5060세대는 이미 사안별로 보수, 진보를 오가는 중도 수렴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2년 대선은 45~55세 구간의 중원 유권자가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보수 정권 10년의 피로감을 넘을 고용·복지·노후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영남 지역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특히 TK보다 PK 지역의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PK 득표율이 40% 선에 육박했고, 지난해 부산시장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49.3%를 얻어 불과 2만여 표 차로 석패한 것 등이 이를 방증한다. 향후 경남 지역 기반의 야권 후보 출마 시 여당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또 수도권의 영남 출신 유권자들도 새누리당을 무조건 지지하지 않는 만큼 중원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연구원 핵심 관계자는 “시대 변화에 맞는 맞춤형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면서 “산토끼를 구하다 집토끼를 잃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권역별 비례대표, 지역주의 완화…지역구 축소 반발 거셀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4일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은 권역별 비례대표·전국동시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한 정당 민주주의 확대, ‘먹튀 방지’를 통한 혈세 낭비 차단에 방점이 찍혀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 및 석패율제는 전국을 6개 권역(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최종 결정)으로 나눠 의원 정수 300명 중 지역구·비례대표 비율을 인구비례에 따라 2대1 범위 내에서 정하게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지역구 246석, 비례 54석 중 비례 의석수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선관위가 사실상 비례의원을 100명까지 늘리도록 권고한 셈이다. 또 지역구 출마 후보자도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로 동시등록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했더라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주의 폐해를 완화하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시·도별 인구수와 의석수 간 편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후보자 득표수가 출마 지역구 유효 투표수의 3%에 미달하거나 소속 정당이 해당 권역 지역구 당선자의 20% 이상을 점유한 경우에는 당선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 입법화 여부는 미지수다. 당장 지역구 의석수를 줄여야 하지만 올해 선거구 재획정과 맞물려 의원들의 거센 반대를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동시 국민경선제는 대선은 물론 총선·지자체장 선거 등 주요 선거에 모두 적용하고 총선·단체장선거는 어느 한 정당만 참여해도 국민경선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뽑을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안심번호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선택’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새누리·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이 동시에 합의하지 않는 한 국민경선제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국민 참여가 낮을 경우 혈세 낭비와 대표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지구당제 부활 역시 찬반론이 팽팽할 전망이다. 풀뿌리 정당조직인 시·군·구 지구당 제도는 ‘돈 먹는 하마’로 지목되면서 2004년 3월 정치개혁법인 ‘오세훈법’ 통과 때 폐지됐다. 지구당 제도가 한때 고비용 정치의 주범으로 몰렸지만 생활정치 활성화 측면에서 부활이 필요하다는 게 선관위의 의견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은 의원사무소에서 당원협의회 업무를 겸임할 수 있지만 원외위원장은 불가능해 정당 민주주의에 위배되고 투명한 회계 운영도 어렵다”면서 “선거문화가 정착돼 탈법적 자금 수요가 거의 사라진 측면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구·시·군당이 직접 당원을 관리하고 당비를 받을 수 있고 중앙당의 지원도 가능하다. 다만 회계 책임자가 정치자금 회계보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고비용 선거구조가 재현되거나 음성적인 돈 정치 폐해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당장 사무실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용만 해도 매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먹튀 방지’ 조항은 선거일 전 11일부터 후보자의 사퇴를 금지하도록 했다. 후보자가 선거일에 임박해 사퇴해도 선거보조금을 챙길 수 있는 현행 선거제도의 맹점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사실상 대선에 임박한 후보자의 사퇴를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2년 대선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이정희 후보가 선거 불과 사흘 전에 중도사퇴해 보조금 27억원을 챙긴 것을 계기로 국고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혈세 낭비를 방지하면서 거소·사전투표로 이미 투표한 유권자표가 사표화되는 것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로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입법과정에서 야당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군소야당으로선 야권연대 형식을 통한 후보 단일화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선관위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여야는 모두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조만간 가동될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신중하게 숙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20대 총선부터 승자독식의 정치, 지역주의가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먹튀 방지 조항이 보편타당한 대안인지는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완구 임명동의안 통과] 與 155명 투표해 찬성 148… 표 단속에도 최소 7표 이탈

    [이완구 임명동의안 통과] 與 155명 투표해 찬성 148… 표 단속에도 최소 7표 이탈

    여야는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새누리당은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후 1시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보이콧, 참석 후 반대표결, 참석 후 퇴장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2시 이전부터 본회의장에 착석하기 시작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도 속속 입장했다. 새정치연합은 2시 40분쯤 표결 참여를 결정했다. 야당은 전날 심야 비공개회의에서 사실상 표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발목잡기 정당 이미지를 벗고, 충청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양수겸장 전략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표의 ‘호남총리’ 발언으로 충청 여론이 뿔난 상황에서 본회의 보이콧을 했다간 총·대선까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도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날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임명안을 자율투표에 부쳤다. 여야 공히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 반대결과가 나오거나 예상외로 표 차가 엇갈릴 경우 불어닥칠 역풍을 경계한 조치로 해석됐다. 통합진보당의 해산으로 재적의석이 295석으로 줄어든 가운데 281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새누리당 155명, 새정치연합 124명, 무소속 2명(정의화 의장, 유승우 의원) 등이다. 결과는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였다. 가결을 위한 141표보다 간신히 7표가 많았다. 여당에서 예상 밖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임명동의안은 턱걸이로 통과됐다. 찬성률(52.7%)은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이한동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야당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했을 때 여당에서 7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야당에서도 찬성이 나왔다고 치면 여당 이탈표는 7표 이상이 된다. 정 의장과 무소속 유승우 의원이 여당 소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권 반란표는 9표로 늘어난다. 무효표 5표가 전부 여당에서 나왔다고 해도 최소 2표의 반대표가 발생했다. 새누리당은 안도한 가운데 당혹감도 역력했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표결에선 승리했지만 국민에게 졌다”고 자평했다. 이날 임명동의안 통과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다행”이라고 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론 없이 자유투표에 맡겼는데 일부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것은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승리했다”면서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한 총리가 된 것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와 본인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의 총리가 아닌 만큼 낡은 지역주의를 버리고 대한민국 총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임명동의안 처리를 통해 각자 실리와 명분을 챙긴 셈이 됐다. 여권으로선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에 이어 3번째 총리 후보마저 낙마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며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반쪽 총리’라는 타격을 입게 된 이완구 총리로선 개각안 제청을 시작으로 책임총리를 구현하며 ‘상처뿐인 영광’을 극복할 과제를 안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표결 참여를 통해 국정 파트너로서 명분을 살리고 이 총리의 부적격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노무현 정권은 공7 과3… 과거 부정만 하면 역사 성립 안 돼”

    “노무현 정권은 공7 과3… 과거 부정만 하면 역사 성립 안 돼”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난 12일 아침 7시 30분 서울 태평로의 서울신문을 출발한 자동차는 8시 30분이 넘어서야 금천구의 서해안고속도로 입구에 도착했다. 고속도로부터는 탄탄대로. 1시간 20분 만에 충청남도 홍성군에 도착했다. 이중환이 ‘택리지’에 “충청에서 가장 좋은 땅”이라고 기술한 내포에서는 신도시 개발이 한창이었다. 아직 황톳빛 대지가 곳곳에 알몸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2년 뒤면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라고 도청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안희정 지사 역시 행정가로서, 정치가로서 스스로를 열심히 개발 중이었다. 철학과 출신인 안희정 지사의 말은 다소 관념적인 느낌을 줬지만, 사유와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는 모습도 보였다. 안 지사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새정치연합의 2·8전당대회는 친노와 비노의 대결이었다고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너무 폭이 좁은 평가다.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첫째, 야당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호남에 고립돼 있었다. 이런 당이 지역주의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느냐의 관점이 있다. 둘째, 늘 분열해 온 진보 진영이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이냐의 관점이다. 그런 점에서 박지원·문재인·이인영으로 표현되는 각각의 축은 새정치연합의 절실함을 대변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호남 고립구도 탈피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나. -지역에 상관없이 그 정치인이 어떤 지향과 목표를 세웠고, 어떤 포부와 비전을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 영남 출신 뽑았다고 호남 고립 구도를 극복했다고 볼 수도 없다.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당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는데.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이 “당분간 일본과의 정상회담이 없다”고 하면 “왜 아베와 만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나? 문 대표로서는 여야가 정당의 구분 속에서 두 개의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은 갈등을 풀어 보자는 것이었으니 좋은 취지대로 이해해야 한다. →만약 안 지사라면. -그건 여러 가지다. 나중에 대표가 된다면 말씀드릴 일이다.(웃음) →문 대표와 안 지사는 한마디로 어떤 관계인가. -…(즉답을 못 하고 잠시 머뭇)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아, 동지라고 해야죠. 저는 연배나 경륜, 시대의 흐름으로 봤을 때 문 대표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전대 얘기로 돌아가자. 박지원 의원이 표를 많이 얻었다. -오늘 점심에 중국집에 간다고 해서 일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상대를 지지했다고 그것이 나를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새정치연합, 야당이 잘돼야 한다는 뜻에는 모두가 같다. →이인영 후보가 예상보다 고전했다. 당내에 세대 교체의 열망은 없는 건가. -결과적으로 이 후보에게 큰 힘을 실어 주지 않았다. 두고두고 고민해봐야겠다. 하지만 어떤 시대의 세대 교체든지 엄청난 격변 같고 파격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성장하듯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세대 교체다. 이 후보와 같은 노력이 쌓인다면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도 이뤄지지 않을까.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이 너무도 무기력하다. 왜 그럴까.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처럼 변명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묻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가장 크게는 야당이 민주정부 10년의 역사 속에서 계승할 것, 발전시킬 것을 구분하고 정리하지 못했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 말기에도 그랬고, 노무현 정부 말기에도 그랬다. 실패했다고 하면서 당을 분열시켰다. 잘못된 역사를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집권 세력이 되면 그 역사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재산도 빚도 다 상속 대상이다. 빚은 내 것이 아니라고 재산만 챙기는 집안을 누가 존중할까. 우리 당이 혁신할 것과 그 역사 속에 서야 하는 것을 구분하지 말자. 그 역사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 →‘문재인호(號)’는 무기력한 야당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지도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에서 신뢰의 자산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정치적 리더십에서 가장 좋은 토대는 신뢰다. 또 구체적인 당내 현안에 대해 구체적 방향을 갖고 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문 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대표로 뽑을 만큼 충분한 자질이 있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에 출마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인가. -우리의 후보로 뽑히면 당연히 지지해야죠. 하지만 아직 2017년 대선에 대한 경쟁구도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공사로 치면 입찰 공고도 안 났고, 대학으로 치면 아직 입시 공고도 나지 않은 상황 아닌가. →안 지사가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인가. -아, 그건 아니에요. 제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게 아니라 우리가 구체적인 절차와 규정이 만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지 한 인간의 친소 관계와 인격을 갖고 승복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호남 총리론’이나 고속철도(KTX) 노선을 둘러싸고 충청과 호남이 갈등하는 구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신경이 쓰이나. -KTX 호남선 논란을 보자. 코레일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 원칙만 갖고 접근하면 풀릴 문제다. 그것을 정치 의제화하고 정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떤 의제든지 “우리를 깔보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오해가 생긴다. 지역감정은 상대를 공격하기에 유효한 수단이지만, 그러한 정치 행위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박 시장이 정치지도자로서 잘 성장하고 있다고 보나. -대한민국 수도의 대표를 맡고 있으니 그 과정에서 지도력이 훈련되리라 본다. 더 깊어지고 튼튼해져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박 시장이 시민운동할 때 아름다운가게 사업 같은 것을 했는데, 무척 실사구시적이고 실용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 의원은 ‘새 정치’의 아이콘이었다가 지금은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느 시대에서나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새 정치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존재하는 ‘상수’다. 새로운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새 정치는 진행형, 끊임없는 과제다. 모든 과정이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문제 의식이 더 깊어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기대해 보려고 한다. →‘증세 없는 복지’ 논란 어떻게 보나. -이 논의가 너무 지엽적이고, 선거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고 있다. 성장을 위한 재정, 복지를 위한 재정이 따로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복지도 시혜냐 선별이냐는 관점도 지엽적이다. 핵심은 소득은 늘지 않고 빚은 느는 가계와 개인이 어떻게 지출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 가계비용 지출에서 가장 큰 것이 주택, 교육, 의료다. 이 세 가지에 돈을 쓰니 지출할 돈이 없다. 이 세 가지를 공공지출로 보충하고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 →전국에서 주목하는 충청도 사람이 세 명이다. 반기문, 안희정, 이완구. 이완구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잘할 것으로 기대하나. -이 후보자가 총리로 인준을 받는다면,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으니 한 정부의 총리로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잘 풀어 가기를 기대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온다면 환영하겠나. -지역의 선배로서 좋은 활동을 해 주기를 바라고…. 그런데 정치를 너무 가정과 전제로 질문하면 드릴 말씀이 별로 없다.(웃음) →노무현 정권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공7, 과3’으로 평가해 달라. 과거를 부정적으로만 보면 역사가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면, 이명박 정부에 복수를 하고 싶었나. -대통령은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자리다. 그 권력을 누군가를 어떻게 하라고 쓸 수 없다. 그것을 개인의 사적 감정이나 정파의 감정으로 쓴다면 너무 불안하지 않을까. →이명박 정권이 밉지 않았나. -억울함이 있거든 그 억울함을 줬던 사람에게 보란 듯이 잘 사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복수다. 마음에 미움의 대상이 있더라도 자신이 올바르게 잘 사는 것이 가장 큰 극복이다. 모든 과거가 똑같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감옥에도 가고 국정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좌절과 상실감을 어떻게 다스렸나. 구속도 못 막은 노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은 없었나. -노 전 대통령과 나에게 그 정도의 신뢰는 있다. 노 전 대통령과 제가 주고받은 신뢰와 존경, 사랑은 어떠한 시련도 견딜 만하다. 또 당시에 대통령이든 저든 국민들이 깨끗한 정치를 하라고 요구했으니까. →친구인 이광재 전 지사는 정권의 2인자가 됐다. 질시감은 없었나. -내 친구 광재라도 일 잘하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가져야지. 난 이게 뭐야 하면 내 인생도 불행해지고 우정도 깨지는 것이다.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통합 나선 ‘무대’

    통합 나선 ‘무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설 연휴에 앞서 전통시장, 병원을 찾으며 잇단 서민·통합 행보에 나섰다. 김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신장전통시장을 찾아 명절 물가를 점검하고, 당 중소기업소상공인특위 주최로 시장 상인들의 고충을 듣는 제2차 민생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우리나라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라면서 “서민 경제가 살아나야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공장이 돌아가고 세금이 들어오면서 국가가 성장하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시장 탐방에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원유철 정책위의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 박대출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정부에서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대형마트와의 상생 차원에서 김군선 신세계 그룹 부사장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앞서 김 대표는 당직자들과 시장을 돌아보며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해 떡, 과일 등의 제수용품과 족발, 강정 등을 샀다. 간담회 이후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와 애국지사를 위문하고 병원 운영 현황을 점검하는 등 소외계층을 돌아봤다. 전날 김 대표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지난 1월 1일 신년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은 통합 행보 차원으로 해석됐다. 집권 여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2011년 당시 황우여 대표권한대행 이후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망국병인 지역주의,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진 서민 대통령이었기에 정치인으로서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전날인 17일에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초청해 떡국 오찬을 함께 하며 조용한 설을 맞을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날개 돋는 김부겸

    날개 돋는 김부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공을 들여 온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에게 다시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수도권 3선의 기득권을 버리고 고향인 대구에 있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 의원과 수성갑에서 맞붙어 39.9%의 높은 득표율을 얻고도 아깝게 졌다. 6·4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와 야당 후보로는 역대 최다인 40.3%를 얻고 새누리당 권영진 당선자에게 패했지만 당시 수성갑에서는 유일하게 권 당선자를 앞지르기도 했다. ‘지역주의의 벽’ 앞에 석패한 뒤 다음 기회를 바라보던 김 전 의원에게 이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한 것은 분명한 호재로 평가된다. 최근 김 전 의원은 2·8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해 달라는 당 안팎의 요청에도 “대구 수성갑에 당선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을 야당에 내줄 수 없다는 여당 내 인식이 팽배하고, 대구·경북(TK) 민심이 그를 선택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특히 불출마 선언으로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린 이 의원의 선택이 TK 민심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김 전 의원이 내건 지역주의 타파 기치가 여권 내 세대교체 바람이라는 ‘벽’에 또다시 부딪힐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여권에서는 수성갑에 도전할 후보군으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대구 동구을의 유승민 원내대표나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 차출설이 나오기도 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역대 정부에서도 세금 이슈는 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세금 이슈가 현실 정치를 본격적으로 뒤흔든 대표적인 사례는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도입 논란이 꼽힌다. 종합부동산세는 ‘고액의 부동산 소유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누진율로 과세하는 매우 공격적인 정책이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를 ‘세금폭탄’으로 규정하고 반발했고 이 같은 공격은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감세 정책을 내세운 한나라당은 2007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고 같은 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특히 과세 시점이 12월 1일이었기 때문에 2007년 말 대선을 앞두고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과 과세 대상인 부유층의 사회적 영향력 등으로 종부세가 더욱 대선 표심을 자극했다는 시각도 나왔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부과 기준을 올리고 전체 세율을 낮추는 등 종부세를 무력화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중반인 2010년 당시 정부의 감세 기조에 대해 여권에서 철회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정건전성을 해친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는 소득·법인세율 인하 시점을 법안 처리 2년 뒤인 2012년으로 미루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등 여당 내 소장파가 감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여권의 감세 논쟁은 최근 새누리당과 정부의 증세 논란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직접적인 증세는 아니지만 준조세인 건강보험료의 인상도 부담스러워했다. 2011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당초 예정된 건강보험료 인상 발표를 미루기도 해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입법부에서 세금을 둘러싼 정당 간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부터다. 당시 10석의 의석수로 첫 원내 진출을 이룬 민주노동당이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며 진보적 조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의회 내에서 펼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진영이나 여야를 막론하고 조세 이슈에 대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처럼 입법부가 세금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납세자의 ‘불만’이 선거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념이나 지역주의가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유권자들이 경제 이슈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정치권의 증세 논란은 선진국형 정치로, 이 같은 논쟁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제는 표심을 얻기 위해 세금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다른 두 후보가 대기업이라면 저는 중소기업 후보다. 기존 계파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창업가 정신을 되살리겠다. 최저임금 1만원, 당 대표 정치자금 전면 공개 등 혁신을 실천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후보는 자신을 벤처기업에 빗대는 등 ‘시장 친화적’ 어휘로 후보 3명 가운데 가장 왼쪽에 선 공약을 설명했다. ‘강경·돌출 행동을 일삼는 돈키호테형 정치인 이미지’를 지닌 486 그룹에 속하지만, 대중 행보보다 대안 모색에 시간을 쏟는 ‘햄릿형 정치인’의 면모를 지닌 이 후보의 특징이 묻어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8~9일 실시한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 후보의 강점으로 ‘대안정책 제시 능력을 포함한 야당성’을 꼽았고, 약점으로 ‘대중성’을 꼽은 바 있다. 대중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는 이 후보가 17·19대 징검다리 의원인 데다, 초선 시절 당내 비주류인 김근태계로 분류되며 당직에서 배제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역으로 16·18대 징검다리 낙선 기간이 이 후보에게 ‘독’이 된 것만은 아니란다. 이 후보는 낙선했을 때 ‘생활정치’에 눈을 떴고, ‘김대중의 향우회 조직→노무현의 노사모 조직→3대가 함께할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의 정치조직’과 같은 정치적 구상을 숙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때 숙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대교체·권력교체’를 강하게 주장 중인 이 후보를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어 →‘빅 2 구도’로 명명된 전대 일정이 중반을 넘어섰다. 제3의 후보로서 ‘이인영 바람’이 느껴지는가. -변화의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부족해 과감하게 터뜨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남은 전대 기간 동안에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고 민생을 강조하고 당의 혁신을 일관되게 얘기하는 흐름을 이어 가겠다. 이미 당의 기득권을 쥔 다른 두 후보가 ‘1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민생, 생활, 민주 정당을 위해 ‘99의 변화’를 원할 때 선택지는 이인영이다. →전대 후반 세대교체 바람보다는 ‘단일화 가능성’이 거세진 느낌도 있다. -계파와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고 있는 중에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다. 나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문재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이론이 공허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소득을 늘릴지 답이 빠져 있어 옛날 콘텐츠의 반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올려서 소득을 늘릴 것인가. 아니다. 적정 임금이 보장돼야 우리 경제의 비대한 자영업자 부문이 조정되고, 내수가 살고, 소득이 높아질 수 있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임금이 높아져야 세계 최장 노동시간이란 멍에를 벗고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청·장년층이 통합 주도해야 →386으로 정계에 입문해 586이 됐다. 50대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외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197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외칠 때 이미 10여년 이상 정치를 한 상태였다. 세대교체란 통합을 주도할 세력이 장·노년층에서 청·장년층으로 바뀌어, 야당이 젊어지고 국가가 젊어지는 길을 말한다. 또 하나, 야당의 기본 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새 정치’를 바라는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 김대중의 민주당이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내세웠다면 이제 복지국가 완성과 통일국가를 실현할 새로운 구상을 그려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야당은 ‘3무 1반(무상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세웠는데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당의 세대교체를 통해 더 발전시킬 복지 이슈로 무엇을 제시할 생각인가. -예를 들어 ‘예방적 복지’가 있을 수 있다. 뇌졸중, 치매와 같은 질환이 걸렸을 때 무상의료 정책이 마련돼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병에 걸렸을 때 인간의 존엄이 크게 파괴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가 미리 자기공명영상(MRI) 검진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현된다면 가계의 뇌졸중, 치매 염려증에 국가가 일부 책임을 보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정치연 의원 설문조사] 문재인 ‘대중성’ 박지원 ‘당 장악력’ 이인영 ‘야당성’ 최대 강점

    [새정치연 의원 설문조사] 문재인 ‘대중성’ 박지원 ‘당 장악력’ 이인영 ‘야당성’ 최대 강점

    문재인 후보는 친노(친노무현)계를 장악했을까. 재선·3선인 486은 정치권에서 한 일이 없을까. 박지원 후보의 관록은 시대적 소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서울신문 정당팀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68명(52.3%)을 대상으로 지난 8~9일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새롭게 떠오른 의문들이다. 지금까지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선 주로 ‘빅2(문재인·박지원) vs 스몰 1(이인영)’ ‘비호남 2(문재인·이인영) vs 호남 1(박지원)’ ‘대권(문재인) vs 당권(박지원) vs 미래권력(이인영)’ 등 전력에 기반한 구도가 제시됐지만, 의원들은 전국정당으로의 세 확장·혁신과 같은 미래지향적 의제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집계됐다. ① 문재인은 친노의 수장인가 당 대표 후보들을 동료로 직접 접하는 의원들의 인식은 후보들의 대중적 이미지와 다소 격차를 보였다. 먼저 문 후보는 ‘친노 수장’이란 이유로 전대 초반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정작 의원들이 꼽은 문 후보의 최대 강점은 ‘대중성’(75.4%)이었다. 문 후보의 약점으로는 ‘계파성’(63.2%)이 꼽혔다. 이어 ‘당 장악력’(15.8%), ‘야당성’(7.0%), ‘대중성’(1.8%), ‘불공정 공천 우려’(1.7%)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기타 의견으로 호남 포용력 약화, 비우호적인 언론 환경도 문 후보의 약점으로 꼽혔다. 강점으로 대중성, 약점으로 계파성이 꼽힌 문 후보에 대해 ‘당 장악력’을 의심하는 의원들이 꽤 많이 포진한 점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친노는 일종의 프레임”이란 문 후보의 평소 지론과 겹치는 대목이 있다. ‘당 장악력’을 약점으로 꼽은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친노계가 다른 계파의 강한 견제를 받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던 반면, 문 후보가 친노계를 제어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는 정반대 기류도 강했다. ② 486의원 정치적 성과는 486 정치인 중 한 명으로 대중에게 인식된 이 후보의 전대 도전이 486계의 의정활동을 재평가할 요인이 될지도 조사 결과 새롭게 떠오른 관전 포인트다. 이 후보의 강점으로 의원들은 ‘야당성’(45.8%) 및 ‘참신함과 혁신성’(3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야당성’을 꼽은 의원들은 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바가 ‘장외투쟁과 같은 강경 대응 방식’이 아니라 ‘대안 제시와 같은 의회주의적 야당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486=강경파’로 취급되는 기존 인식과 다소 결이 다른 결과로 해석됐다. 이 후보의 약점으로는 ‘대중성’(45.7%), ‘당 장악력’(40.7%), ‘미숙함’(8.5%), ‘계파성’·‘불공정 공천 우려’·‘야당성’(1.7%씩)이 꼽혔다. “이 후보 지지자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수도권 의원은 13일 “이 후보의 대중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전대가 빅2 중심으로 흐른다면 전대 흥행·혁신 논의 점화 측면에서 당에 좋을 게 없다”며 이 후보가 출마 일성으로 내세운 ‘세대교체’ 의제에 공감을 피력했다. ③ 박지원은 관리형 리더인가 정치 구력이 가장 오래된 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여러 역량에 대해 균형 잡힌 평가를 받았다. 의원들은 박 후보의 강점으로 ‘당 장악력’(50.0%)을 가장 높이 샀다. 이어 ‘대중성’(20.7%), ‘야당성’(15.5%), ‘계파성’(13.8%) 측면에서도 박 후보는 고르게 강점을 인정받았다. ‘관리형 리더’로서 박 후보의 관록을 의원들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역으로 박 후보는 약점 측면에서도 두루 지적 받았다. 동료 의원들이 ‘지역주의를 포괄하는 계파성’(27.6%), ‘참신성의 부재와 옛 정치인 이미지’(22.4%), ‘불공정 공천 우려’(22.4%)를 꼽은 대목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박 후보 자체에 대한 평가’ 대신 ‘시대적 흐름에 맞는지에 관한 평가’에 좌우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박 후보의 또 다른 약점으로는 ‘대중성’(13.8%), ‘당 장악력’(10.3%), ‘야당성’(3.5%) 등이 꼽혔다. 호남의 한 의원은 “박 후보가 개별 전투에서 가장 뛰어난 장수란 점은 자명하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전체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 최고의 카드가 될지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원들이 인식한 당 대표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을 당원과 여론이 공감할지, 그래서 당심(75%)과 민심(25%)이 참여할 전대 표심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조사에 임한 의원들은 스스로의 입지를 최대한 고려하는 고도의 정치적인 계산 능력을 발휘했다. 예컨대 선수에 따라 구분해 보면, 3선 이상 중 설문에 응한 18명 중 6명(33.3%)이 ‘공정 공천 기반 강화’를 전대의 최우선 의제로 꼽은 반면 조사에 임한 재선 13명 중 공천을 전대 의제와 연결 짓는 의원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3선 이상은 공천 물갈이 대상에 들기 쉬운 반면, 재선은 무난하게 공천을 받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총선승리” vs “정치경험” vs “세대교체”

    “총선승리” vs “정치경험” vs “세대교체”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 3인이 ‘2·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스타트를 끊으며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문재인·박지원·이인영 등 당 대표 후보 3인은 10~11일 제주, 경남, 울산, 부산을 순회하며 각각 ‘총선승리론’, ‘정치 경험 강조’, ‘세대교체론’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합동연설회는 다음달 1일까지 전국 17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문 후보는 11일 울산 남구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230여명의 대의원 앞에서 “이순신 장군은 열두 척만 가지고도 승리했다. 병사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기 때문이다. 저 문재인은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며 “총선 지휘부를 뽑는 이번 선거에서 저 문재인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자제한 채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한 것이다. 박 후보는 정치 경험과 정치력을 내세우며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저는 두 번의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을 했고 당 지지율 38%의 신화를 만들었다”며 “싸울 때는 싸우고, 감동적인 협상을 이끌어 낼 사람이 누구냐”고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2002년 호남이 노무현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지역주의를 넘어섰듯, 이제 경남에서 문재인·박지원 시대를 넘어서 세대교체를 선택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당 대표 후보 3인은 지역 공약을 놓고도 경쟁을 펼쳤다. 문 후보는 “경남을 기계산업, 조선해양, 항공을 선도하는 신산업수도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고, 박 후보는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강원 이 6곳에 2명씩, 광역·기초의원에게도 비례대표 국회의원 진출을 각 1명씩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신년 인터뷰] “朴대통령, 한반도 평화의 출구 열면 성공한 대통령 될 것”

    [신년 인터뷰] “朴대통령, 한반도 평화의 출구 열면 성공한 대통령 될 것”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확률상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통령, 역사에 남을 대통령의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반전이 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공약했던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복지정책은 골든타임을 놓쳤고 동력도 잃었다”고 전제하면서 “남은 하나인 한반도 평화의 출구를 열 수 있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 3년차에 5·24 대북제재 조치와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고, 남북 정상회담을 이뤄 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결심하면 절대 지지층(보수층)도 반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내달 8일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원장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한부 수장인 그는 5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국정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수첩에 적힌 내용을 불러 주기만 하는데 어느 누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근본적 문제는 시스템으로 하지 않고 박 대통령이 만기친람(萬機親覽)하는 것이고, 수첩 보고 찍는 인사로 현 정부 인사는 ‘망사’(亡事)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문 위원장은 이날 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부실하다. 특검 외에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 대통령이든 대통령 할아버지든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근혜 정부에 대한 우려는 뭔가. -국가 경영 능력이 탁월해도 국민통합을 못하면 빵점이다. 하나라도 빵점을 맞지 않는 것이 제일 현명한 대통령인데 기본적인 것도 못하고 있다. 100%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선출과 동시에 소통을 하지 않고 만기친람으로 혼자 다 하다 보니 전부 심부름꾼, 몸종 그리고 십상시만 주변에 있다. 소통 시스템이 붕괴돼서 그런 건데 실세가 없는 게 더 문제고 시스템상 실세는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에 국민대통합 인사 등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는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망사가 됐다. 편파적이다. 특정 지역 인물들이 권력기관의 장을 섭렵하는 건 유신시대에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있어서 주위의 평판이 엉망인 사람들은 진작에 걸러졌고 장관들도 면접을 봤다. 그 정도로 검증을 철저히 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정책 검증만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청와대가 도덕성 문제를 걸렀을 때 가능한 얘기다. 병역, 위장 전입, 세금 탈루 등을 기본 필수과목으로 이수한 인사들이 줄줄이 오니까 도덕성 검증만 하다가 끝난다. 국회에서 정책 검증만 했으면 좋겠다. →청와대 시스템을 ‘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대통령의 만기친람 때문에 그렇다. 시스템으로 하지 않고 수첩 보고 사람을 찍은 뒤 문고리한테 시키는 거다. 그러면 문고리는 문고리 바깥에 있는 정모씨를 시키든지. 그런 방법은 영락없이 안 된다. 오는 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지켜보면 무슨 이야기든 다 나올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차 목표는. -박 대통령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 중 하나다. 기본 지지층 25%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지하다 보니 업적을 쌓을 수 있는 대통령의 자질이 돼 있는 셈이다. 그래서 모든 혁신은 1년 안에 끝내야 한다고 그동안 수차례 박 대통령에게 조언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해 골든타임을 놓쳤다. 3년차부터는 한반도 평화에 초점을 맞춰 남북 정상회담 개최,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해제 등을 결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100%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덕담만 했나. -덕담만 했겠나. 대통령 반응은 진지했다. (대통령) 표정을 보면 느낄 것이다. 내가 (박 대통령을) 신뢰하니까 나를 아직 신뢰하지 않을까. 신년 인사회에서 대통령에게 ‘영국 국민은 런던 템스강의 의사당 불빛이 꺼지지 않는 한 편안하게 잔다’는 격언을 소개하며 여당도, 야당도, 대통령도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지난해 9월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나를 믿고 법안 단독 처리를 연기했다가 여권에서 완전히 ‘똥’ 됐는데 이후 여야 협상 타결로 영웅이 됐다고 박 대통령에게 얘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시더라.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본격 가동된다. 국회에서 다룰 문제가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연히 국회에서 다뤄야 한다. 검찰에서는 범법 행위가 드러나면 그때 하는 것이고 국회는 100조원 이상의 국고 낭비를 한 정책적 실수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법부 책임과 정책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분명하게 해서 다음에는 이런 정책적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여권은 왜 이명박 정권만 문제 삼느냐고 하는데. -자원외교 착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거다. 그런데 탐사 위주로 했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회사를 사 버린 이명박 정부와는 기본 접근법이 다르다. 그 정권은 자원외교 과정에서 영국에 있는 복덕방 같은 걸 중간에 통했는데 거기서 말도 안 되는 액수가 브로커 비용으로 들어갔다. 이걸 안 따져서야 되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드시 국조에 출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도 망신 주기 위해 전직 대통령을 부르는 건 반대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자원외교에 책임 있는 사람이면 대통령이든 대통령 할아버지든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9·11테러 청문회 당시에도 미국은 대통령부터 국무장관까지 다 증인으로 나와서 1200여명이 증언했다. 당당하면 나와야지.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데 안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 떳떳하면 떳떳할수록 본인이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될 것 아닌가. 아무 변명도 없이 넘어가면 국민들이 너무 억울하다. →내달 전당대회의 흥행 성적이 시원찮지 않나. -흥행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가 뻔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데 전 지금 역동적이라고 본다. 다만 계파 싸움이나 영호남 지역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미 많이 경고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혁신과 통합으로 같이 나아가면 멋진 정당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혁신과 통합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하나를 잃으면 바보가 된다. →야당이 정국 현안에 끌려다닌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지난 100일간 제일 먼저 당내에서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비노무현계)가 싸우는 게 없어졌다. 그렇다 보니 언론에서 볼 때 조용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싸우지 않는 게 정상인 거다. 대화와 토론, 그리고 수많은 타협으로 합의를 해 나가는 게 성숙한 정치인 것이다. 야당이 무기력한 게 아니고 유연성을 갖고 쉬운 것부터 합의를 했다. 여야가 손을 잡으면서 가는 것, 이건 오히려 박수 칠 일이고 정치가 성숙돼 가는 과정으로 봐 달라. →당내 ‘제3신당론’, ‘분당론’ 등이 나오는데 또 분열될 가능성은. -정동영, 정대철 상임고문은 현재 우리 당의 상임고문이고 한 분은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다. 그런 위치에 있으신 분들이 쉽게 당을 버리고 나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당해 달라고 하고 비판하는 게 좋다. 민주정당 안에서 다른 생각을 얼마든지 말할 수 있고 그것이 곧 다양성의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분의 주장이 다르다. 한 분은 당의 성향이 우클릭해야 한다는 것, 한 분은 좌클릭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하란 말인지 모르겠다. 전 어느 쪽이든 극단적인 것은 안 된다는 중도다. 만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대한민국 헌법상 지키자는 게 보수라면 나는 ‘왕보수’이고 경제민주화, 복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게 진보라면 ‘왕진보’이기도 하다. 전 제 길을 꿋꿋이 갈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입장은. -해산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그 해산이 어디에서 결정이 됐나. 대한민국 헌법에 기초하고 헌법을 해석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에서 했다. 그 결정은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헌법의 기본정신인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 차기 대선 후보군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장점만 말하는 게 좋겠다.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천성’이다. 시장에 부임하고 나서부터는 ‘현장성’이 돋보인다. 문재인 의원은 ‘휴머니즘’이 있다. 인간주의에 가깝고 사람이 선하다.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지성을 꼽을 수 있겠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유연성이 눈에 띈다. 장점만 얘기 한 거다. 단점은 없다. 다 좋은 자질이야. 근데 난 하나 안 물어보나. →스스로 평가하기에 문 위원장의 장점은 뭔가. -전 열정이다. (웃으며) 근데 이제 다 식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지원 “야당 강하게… 통합대표 될 것”

    박지원 “야당 강하게… 통합대표 될 것”

    박지원 의원이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재인 의원은 29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비노(노무현)계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던 김부겸 전 의원과 중도 성향 김동철 의원은 지난 26일 정세균 의원에 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와 불출마 선언이 교차하며 새정치연합 전대가 본격적인 구도 형성 국면을 맞고 있다. 박 의원은 “정부·여당에 맞서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고 타협할 때는 감동적인 양보도 할 수 있어야 하는, 싸움도 잘하고 타협도 잘하는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면서 “분열과 침체의 늪에 빠진 당을 살리는 ‘통합 대표’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나는 어떤 계파로부터도 자유롭고, 오직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만 생각한다”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 지지를 받는 문 의원과 차별 전략을 꾀했다. 박 의원은 회견에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이인영 의원은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의 선수 입장을 환영한다”면서 “시니어와 주니어, 과거와 미래, 관성과 혁신, 노장의 노련함과 신예의 패기가 맞붙는 건곤일척의 대격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문 의원은 이날 전화 통화로 서로의 출마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에서 두 번의 도전으로 조금 얻은 이름이 있다 하여 그걸 앞세워 더 큰 것을 도모하는 것은 과분한 것”이라며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무엇보다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돼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 싶다”며 ‘지역주의 타파’에 자신의 사명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도 “계파 패권주의의 단단한 울타리를 넘을 수 없었다”면서 “당장의 이전투구에 뛰어들기보다 당내 중도개혁 세력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노선과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철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국내 분산 개최는 적극 검토해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여부를 놓고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부 종목 분산 개최를 허용하는 ‘어젠다 2020’이 통과되면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그제 회견에서 “평창 주도로 치르겠다”고 말해 분산 개최론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강원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IOC 제안에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더 심각한 내출혈을 일으키기 전에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는 해법을 도출할 때다. 올림픽 개최권이 이제 더는 축복만은 아니다. 오죽하면 국제사회에서 부러워하기는커녕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겠나. 빚잔치로 끝난 1998년 나가노, 2010년 밴쿠버 동계 대회 등을 거치면서 ‘알뜰 올림픽’ 개최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IOC의 ‘어젠다 2020’도 갈수록 올림픽 유치 경쟁률이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한 고육책인 셈이다. 바깥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우리 내부는 어떤가. 정부가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강릉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해 개·폐회식장으로 쓰는 안을 내놓자 강원도가 펄쩍 뛰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구 4000명에 불과한 횡계리에 1300억원을 들여 ‘올림픽 플라자’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의 건설비 부담 비율을 높이려고 강원도의회가 “개최권을 반납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다. 이런 갈등이 IOC의 분산 개최 제안을 부른 꼴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일부 종목의 국가 간 분산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올림픽 개최가 훈장일 수만은 없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국민경제에 큰 주름살만 남는다면 곤란하다. 강원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도 엊그제 “아무런 재정 대책도 없는 평창올림픽이 다 같이 죽을 길로 도민들을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큰 재앙을 맞지 않으려면 분산 개최를 사안별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IOC가 일본과의 일부 종목 분산 개최를 제안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국내 분산 개최가 차선의 대안이다. 대체 서울월드컵경기장, 태릉의 빙상장, 무주스키장 등 기존 시설을 증·개축해 최대한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비율이 높지 않은가. 제대로 된 정치인은 다음 선거보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법이다. 중앙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 그리고 강원도 모두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이제라도 열린 자세로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열린세상] 연금의 사회학/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연금의 사회학/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사막이 견딜 만한 것은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고 회색의 12월을 두근거림으로 바꿔 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직의 매력은 ‘안정성’과 ‘연금’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도마에 올랐다. 아시아 사회의 전통적 연금 구실을 했던 자녀도 노후의 의지가 되기는커녕 부양의 부담이 되고 있다. 모두가 불안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주는 공무원연금은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기 쉽다. 월세 수입으로 노후의 안정을 마련한다든지, 주식 투기로 노후 설계를 하는 것은 사회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연금은 ‘불로소득’, ‘세금 먹는 하마’로 인식되는 경향이 높다. 최근 연금의 경제적인 차원이 강조되면서 연금 고갈론, 연금 국가재정 부담론, 부담의 차세대 이양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대체로 경제학적이고 산술적인 계산에 입각한 분석에 ‘세대의 정치학’을 끌어온다. 지역주의 정치학의 폐해만큼 세대의 정치학도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취업 전선의 아들을 부양하는 부모의 연금은 사실 가족이라는 틀로 한데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개인 단위로 그리고 비용과 효용으로 평가하는 단순 경제학의 한계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이미 확인됐는데도 우리 사회에서 정책 제안은 산술적 경제 담론에 의존한다. 실제 경제 담론의 핵심 개념인 비용, 효용, 생산성 등의 지표에는 사회심리학적인 측면이 포함돼 있다. 연금도 마찬가지다. 연금에는 부패방지적 측면, 공공성에 대한 장기적인 기획, 공무에 대한 자부심, 위엄 등의 경제 외적 요소가 숨어 있다. 무엇보다 연금은 사회임금이다. 사회임금은 공동체를 지키는 버팀목이고 협동경제의 근간이 된다.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나라들은 협동경제의 비중이 크고 사회임금의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으로 사회임금의 비중을 높이는 연금의 상향평준화가 필요하다. 내가 얻는 전체 소득은 개인소득과 사회임금으로 구성된다. 물론 개인소득도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비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자산소득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소득에서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가 경쟁력도 높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회원국 중 사회임금 수준이 칠레 다음으로 가장 낮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소득에서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2.9%에 불과하다. OECD 평균 40.7%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비율은 스웨덴 51.9%, 프랑스 49.8%, 독일 47.5%, 영국 37.8%, 미국 25%, 칠레 11.3%이다. 인간은 경제적 삶만 살고 있지 않다. 정치적 삶과 사회적 삶을 함께 산다. 사회적인 삶과 개인적인 삶은 한순간도 단절돼 있지 않고 항상 연결돼 있다. 우리 모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복수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의 원칙 위에서 사회임금이 지불된다. 사회임금으로서 공무원연금을 보는 연금의 사회학적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금리도 낮고 주가도 불안정하다. 불안이 ‘묻지마 자영업 창업’을 부추긴다. 상대적으로 월세 수입이 있는 층만 노후가 안정되는 사회라면 문제가 아닐까. 사회임금으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비율이 높아야 유효 수효도 높고 공공성도 지켜질 수 있다. 1990년대는 최고경영자(CEO) 대통령론이 무성했고 공무원 교육을 기업에 위탁하는 것도 당연시됐다. 효율성이 공공성을 압도했다. 효율성의 이름으로 공기업 민영화를 단행한 나라들은 사회공동체라는 딛고 있는 발판을 스스로 허무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최근 미국 중간선거와 함께 제시된 직접민주제적 의안 가운데 최저임금 상향 안이 통과된 반면 교사의 실적 평가 안은 부결된 것을 보아도 시절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연금 개혁 문제에서 공무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연금의 사회성 의미도 반감된다.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이 될 때 연금의 사회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 개혁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연금 관리의 민주성·투명성 그리고 사회적 통제다.
  • 남한 면적 14분의1 철원~횡성 1개 선거구 될 판… 농어촌 반발

    남한 면적 14분의1 철원~횡성 1개 선거구 될 판… 농어촌 반발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간 인구 편차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선거구 재획정 문제가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의원의 ‘생명줄’이 달린 문제이다 보니 여야 할 것 없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구수가 미달돼 지역구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지역구 의원들은 백가쟁명식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게리맨더링’(기형적인 선거구 나누기)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 논의 상황과 향후 전망을 6하원칙(5W1H)에 맞춰 풀어 본다. <왜> 지역구 인구 격차 2대1 이하로 맞춰야 헌법재판소 결정이 정치권에 다양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헌재는 이미 2001년에 ‘한 표의 가치’가 너무 달라 평등하지 않다며 선거구 간 인구수 차이를 3대1 이하로 맞추라고 결정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이를 2대1 이하로 맞추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헌법 정신에 맞게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선거구를 인구 비율로만 가르는 건 국회의원이 지역 대표성을 나타내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헌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대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여야는 보통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는데 올해는 헌재 결정으로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해 미리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 <누가> 국회 개입 싸고 김무성·김문수 입장차 현행법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제3의 기구에서 선거구 획정 실무작업을 하더라도 국회가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재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주도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란 지적이 많다. 게리맨더링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여야의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개인적으로 선거구 획정에 대해 국회에서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선거구 획정 마지막에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거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혁신위원회 김기식 간사는 “혁신위는 중립적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결정한 안을 별도 심의 없이 바로 국회 본회의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했다. <언제> 정개특위 구성 野 서두르고 與 느긋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은 “즉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서두를 것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기국회 중인 데다 다음달 2일 시한으로 예·결산 심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굳이 정기국회 기간에 만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기국회 동안 정개특위 활동 일정, 기간 등에 대해서만 여야가 논의하고 본격적인 논의는 내년부터 하자는 뜻이다. 2016년 4월 총선에 앞서 선거구 조정을 하려면 내년 9월까지 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선거구 획정 논의를 했던 과거의 예를 보면 획정 대상 선거구 의원들의 반발 등에 밀려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논의가 마무리됐다. 2012년 4월 총선 두 달 전인 2월에야 의석수를 300석으로 1석 더 늘린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디를> 부여·청양·공주 여야 이해 충돌 예상 지난 9월 현재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의 인구는 12만 8062명, 인접한 홍천·횡성 인구는 11만 5957명으로 두 곳 모두 합구 대상이 됐다. 기계적으로 두 선거구를 합치면 남한의 6.96%, 14분의1에 해당하는 면적이 1개 선거구가 된다. 농·산·어촌 의원들이 표의 등가성 외에 지역 대표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헌재 결정이 정치권에 미친 파장은 확산일로다. 결정 직후 도·농 간 갈등이 예상됐다면 보다 세밀하게 지역별 이해관계의 분화가 이뤄졌다. 예컨대 분구 대상인 군산의 인구는 27만 8119명으로 상한선인 27만 7966명을 조금 넘는다. 현재 단일 선거구인 군산이 2개 선거구로 분리될 수도 있다. 경남의 양산(28만 8754명), 김해을(31만 797명), 경북의 경산·청도(30만 2387명) 등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영남은 새누리당 의원 간, 호남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간 선거구 조정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주의의 중립지대인 충남에 여야 간 대결이 예상되는 유일한 지역구가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여·청양(10만 4059명)과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의 공주(11만 4870명)가 그렇다. <무엇을>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논의할 듯 선거구획정위원회와 정치개혁특위 등이 구성되면 논의는 선거제도 개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의 극복, 사표 방지, 소수의 참여보장, 표의 등가성 확보 등을 ‘대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이 거론된다. 중선거구제는 한 지역에서 2~5명을, 대선거구제는 6명 이상을 뽑는 제도다. 사표 방지가 가능하지만 군소 정당이 난립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지역별 득표 수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제도다. 특정 정당의 지역 싹쓸이를 방지해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이 별반 차이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 석패율제는 근소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방안이다. 사표를 방지하고 지역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현행 비례대표뿐 아니라 현행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과도 정면 대치된다는 측면이 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지역구 의원과 정당에 각각 한 표씩 행사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일당독식’을 방지할 수 있다 보니 현재 야당이 주로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도시 지역구 늘고 농촌은 감소 불가피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뒤 여야 모두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징후는 지역별 이해관계를 따지는 ‘도농 대결’ 양상이다. 헌재 결정대로라면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 지역구는 늘어나고 인구밀도가 낮은 농어촌은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지역구 존립 위기를 맞은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은 여야가 함께 ‘주권 지키기 모임’을 결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공동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 등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정책 기조에 역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껏 선거구 획정이 ‘지역구 늘리기’로 끝난 경우가 많았듯 이번에도 여야가 ‘밥그릇 챙기기’ 식의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는 의심의 시선도 많다. 일단은 여야 모두 “정치 불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석을 더 늘려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고 지역구를 늘리는 ‘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예산 따내기 담합’으로 비치는 영호남 만남

    지난해 말 경북·전남 지역 여야 국회의원 26명이 정치권에서부터 지역 갈등의 파고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자며 만든 단체가 바로 ‘동서화합포럼’이다. 올 1월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고 3월엔 답방으로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기도 했다. 국민 대통합의 결정적 단초인 영호남 화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영호남이 하나가 되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진작부터 있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호남에 제2의 지역구 갖기 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민망할 정도로 보잘것없었다. 영호남 지역주의는 근래 들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여전히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다. 평소에는 잠복해 있다가도 선거 때면 으레 코브라처럼 고개를 바짝 쳐든다. 결코 만만찮은 지명도와 명망을 지닌 인사도 영호남 ‘적지’(敵地)에서 출마하면 여지없이 패하고 만다. 지난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것을 놓고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 정도였으니 지역주의의 벽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동서화합포럼이 출범했을 때 많은 국민은 모임의 진정성을 반신반의하면서도 한 가닥 기대를 걸었다. 고착화된 지역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균열을 낼 필요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구 의원들이 보여 준 것은 이벤트적 성격이 짙은 전직 대통령 생가 교환방문 같은 일 외에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동서화합포럼 의원들이 그제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랜만의 회합인 만큼 동서화합을 위한 다양한 지역 현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힘을 모아 예산을 많이 따내자는 것 외에는 주목할 만한 얘기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예산을 많이 따와야 한다”고 한 영남 지역구 의원이 있는가 하면, 어느 호남 지역 의원은 “(예산만) 책임져 주시면 저희 전남 발전을 위해 영혼을 팔겠다. 최경환 부총리를 비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파는 꼴 아닌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절감으로 전국이 끌탕인 마당에 대구∼광주 간 88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조기에 완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을 때 이미 동서화합포럼의 진정성은 의심받은 터다. SOC 사업을 밀어 주는 것이 영호남 화합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닐 것이다. ‘예산공조’를 위해 특정 지역 국회의원 수십 명이 무리를 짓는 것은 자칫 ‘담합’으로 비칠 수도 있다. 동서화합이란 이름의 욕망의 정치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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