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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공공적 삶 만족도 9점 만점에 4.17

    세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공서비스에는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이지만, 경제 안정화에는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대도시에서 살수록, 또 상위계층일수록 만족도는 높아졌다. 10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 공공적 삶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공공적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지수는 9점 만점에서 4.80으로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반면 재분배 만족도 지수는 4.10, 경제안정화 만족도 지수는 3.60으로 더 낮아졌다. 세 분야 모두를 종합한 ‘국민 공공적 삶 만족도’는 4.17로 나타났다. 경제 관련 정책 및 그 결과물이 공공행정서비스의 제도적 발전에 미치지 못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공공적 서비스 만족도는 아동보육, 초·중·고 교육, 보건의료, 치안, 노인복지, 식품안전, 구급 및 소방안전, 대중교통, 환경오염 관리 등 9가지 분야 서비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5가지를 골라 그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했다. 재분배 만족도는 국민소득분배의 형평, 교육기회의 평등, 지역의 균형발전, 남녀차별, 장애·다문화 차별 등 중 3가지를 골라 측정한 것이다. 경제 안정화 만족도는 물가안정과 실업해결 수준 및 불공정·부당거래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수준에 대한 만족도로 측정했다. 특히 20대 이하에서 60대 이상까지 연령별로 나눠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3개 지수 모두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3개 지수를 모두 종합한 공공적 삶 만족도 지수는 20대 이하가 4.0738, 30대가 4.0708, 40대가 4.08, 50대가 4.35, 60대 이상이 4.43이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한 안정감을 느끼면서 정치적으로 보수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방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득계층별로 분석하면 하위계층은 공공적 삶 만족도가 3.75에 그쳤지만, 중상위계층은 4.62, 상위계층은 4.79에 달했다. 공공적 삶 만족도 불평등 지니계수는 0.25였다.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한 최흥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공공적 서비스, 재분배, 경제 안정화 등 모든 분야에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불균형한 지역별 재정상황에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의 지역별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은 지방교부세 등 재정조정제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소득에 대한 지니계수가 0.4를 넘어서면 불평등이 대단히 심화한 상태로 간주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민공공적 삶 만족도 불평등 지니계수(0.25)는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외국의 공공 데이터 공유 사례

    미국에는 ‘농작물 전문 인터넷 보험’이 있다. 국립기상서비스의 실시간 지역별 기상 데이터와 농무성의 과거 60년 수확량 데이터 등을 활용해 지역 작물의 수확량,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발생 확률을 예측한다. 이는 보험료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영국은 대기 품질 예측 사업을 하는 에어텍스트(airTEXT) 서비스를 개발했다. 런던의 대기오염 정보를 지도상에 표시하는 서비스가 바탕이 됐다. 일본은 전국 1400개 서점과 6000개 도서관의 장서를 한눈에 검색할 수 있는 ‘타케스톡’을 운영한다. 어떤 희귀본이라도 일본 내에 존재하기만 한다면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마련됐다.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토대로 품질 높은 공공 서비스를 진행하는 한편 경제적 파급 효과도 누리는 사례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는 ‘e-메일 경시청’을 토대로 수상한 사람이나 범죄 발생, 방범 정보 등을 지도상에 표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범죄 의도를 예상하고 사전에 차단한다는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부분적이나마 이미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분명한 사실은 공공 데이터의 개방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세계사적인 흐름이라는 점이다. 한국에 ‘정부3.0’이 있다면 미국에는 ‘열린 정부 이니셔티브’가, 영국에는 ‘정보의 힘’이 있다. 덴마크 ‘오픈 데이터 혁신 전략’, 캐나다 ‘열린 정부 전략’, 유럽연합(EU) 차원의 ‘오픈 데이터 전략’도 있다. 전략의 명칭은 각기 다르지만 추구하는 바는 하나다. 공공 데이터를 가능한 만큼 폭넓게 개방하고 민간이 재이용하게 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 전체를 투명하게 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깊이 있는 공공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몇 가지 기술적 개선, 법령의 일부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 단기 과제와 중장기적인 과제를 함께 발굴하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끼 최대 4676원 差… ‘식판의 차별’

    한끼 최대 4676원 差… ‘식판의 차별’

    공무원과 사병, 초등학생, 재소자 등이 예산으로 지원받는 한 끼 밥값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5909원에서 적게는 1233원까지 저마다 차이를 보였다. 이는 보건복지부, 안전행정부, 법무부, 국방부, 경찰청, 서울시교육청,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아동, 학생, 사병, 전·의경, 재소자 등의 1인당 급식비 단가를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드러났다.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모든 공무원은 2005년 이후 월 13만원씩 정액 급식비를 지급받는다. 2004년까지는 월 12만원이었다. 안전행정부 성과급여기획과 관계자는 7일 “정액 급식비는 월 22일을 기준으로 하며 한 끼 점심값은 5909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인은 이와 달랐다. 국방부에 따르면 장병 급식비는 영내 자급 식비와 영외 자급 식비로 구분해 운영한다. 하사부터 장관급 장성까지 영외간부는 2009년 이후 1인당 한 끼 급식비로 4784원을 현금으로 받는다. 사병과 영내하사, 교육생에게는 현물급식으로 1인당 1일 6432원(3끼 기준, 인건비 제외)을 적용한다. 사병과 전·의경 한 끼 밥값은 2003년 1530원에서 2013년 2144원으로 10년 동안 614원 올랐다. 사병 급식비는 초등학생보다 적은 수준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생 1인당 급식비 단가는 한 끼 2880원이고 중학교는 3840원인 반면, 고등학생과 특수학교는 1인당 한 끼 급식비 평균이 3519원과 2590원에 그쳤다.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급식비는 조리사의 인건비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고, 고등학교와 특수학교는 무상급식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급식비를 지불한다. 보육원 등 시설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1인당 점심 한 끼 급식비가 2069원에 불과하다. 6월까지는 1520원이었지만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7월부터 549원 올랐다. 복지부는 보육 관련 지침을 통해 어린이집 점심 한 끼 값은 ‘시설별, 지역별, 보육아동 구성 등을 고려하여 최소 1745원(인건비 제외)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밥값은 재소자 사이에서도 차이가 난다. 법무부에 따르면 재소자 급식비는 2013년 현재 1인당 1일 3764원(인건비 제외)이다. 한 끼에 1254원 수준이다. 2004년에는 1일 2460원이었고 2008년이 돼서야 3000원을 넘어 3070원이 됐다. 화성외국인보호소 수감자 1인당 1일 급식비 4486원(인건비 제외)보다도 적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숙식제공, 직업훈련, 취업알선 등을 제공받는 출소자들의 1인당 1일 급식비는 3701원으로, 한 끼 1233원에 불과하다. 공단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반찬이나 식재료를 기부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직군이나 신분에 따라 밥값을 차별하는 것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정신과 상충한다”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벨기에 국왕 자진 퇴위

    벨기에 국왕 자진 퇴위

    입헌군주국 벨기에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국왕 알베르 2세(위·79)가 퇴위한다. 연로한 나이와 건강상의 문제로 아들인 필리프(아래·53)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도 즉위한 지 33년 만에 빌럼 알렉산더르 왕세자에게 같은 이유로 왕권을 계승한 바 있어 눈길을 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 등에 따르면 알베르 2세 국왕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대국민연설에서 “벨기에 독립기념일인 오는 21일 왕위를 필리프 왕세자에게 양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이와 건강 문제로 왕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1993년 전임 국왕인 보두앵 1세가 사망하면서 왕위를 계승한 알베르 2세는 벨기에 내부의 균형과 안정을 도모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벨기에는 당시 헌법개정으로 지방 분권이 강화되면서 지역별로 네덜란드어권과 프랑스어권으로 나뉘어 갈등과 분열을 겪어 왔다. 차기 국왕 필리프 왕세자는 벨기에 왕립 군사학교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또 무역협회 회장직을 역임하며 경제 발전에 힘써 왔다. 한편 알베르 2세는 혼외 딸이 있다는 주장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델피네 뵐(45)은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벨기에 왕실에 친자 확인을 요구했으나 왕실 측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000여개 학교서 단 한팀만 참가하라니…”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하는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가 참가 정원 배분을 놓고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창의재단은 지난해까지 지역 형평성 원칙에 따라 시·도별로 학교 수에 따라 정원에 차이를 뒀으나 올해부터는 과학미술, 기계공학, 항공우주, 전자통신 4종목의 경우 일괄적으로 2인 1팀으로 정원을 통일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학생 및 학부모들은 시·도별 학교 수가 다른데도 전국대회 참가 팀 수를 동일하게 하는 건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했다. 탐구대회는 모두 6종목(지난해는 5종목)으로 나누어 시·도 대회를 거친 전국 초·중학교 학생 대표들이 과학적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2012년 기준)를 보면 17개 시·도의 초등학교 수는 경기가 1176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서울 594개, 부산 299개 순이다. 세종시는 22개로, 경기 지역의 1.9% 수준이다. 재단은 그동안 경기 5명, 서울 4명, 부산 3명, 세종 1명 등 종목별 대회 참가 인원을 배정해 왔다. 팀별 참가로 바뀐 올해 사정을 고려해 봐도 경기 지역과 세종시는 각각 2.5팀, 0.5팀이 지정돼야 하지만, 올해 창의재단은 시·도별 차이 없이 모두 1팀씩 참가토록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2일 “경기도처럼 1000여개의 학교가 있는 지역과 세종시의 경쟁이 같다고 볼 수 없다”면서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게 옳다”고 말했다. 변경 내용이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학부모가 지난 4월 학교 측에서 받은 통신문 비고란에는 ‘고득점 순으로 초 2팀, 중 2팀은 전국대회 참가(계 4팀)’라고 명시돼 있다. 창의재단이 밝힌 지역별 한 팀(초·중 각 1팀)과는 다른 수치다. 이에 대해 창의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교육청에 공문을 주고 설명회까지 했는데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연초에 정해진 사안이라 우리도 어쩔 수 없고 대회가 끝나면 시·도 공청회를 열어 제기된 문제점들을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기업 환경에도 새바람

    공공 데이터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빅데이터이자, 무한 활용이 가능한 보물창고다. 이런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는 ‘정부3.0’의 효과가 특히 경제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일자리 15만개 창출, 경제 효과 24조원’이라는 장밋빛 전망의 성패는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활용에 우호적인 환경을 열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실제로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안전행정부 등이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종합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인 기업,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중소기업 등의 의견을 듣고 공공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우수 비즈니스 모델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의 긍정적 변화상도 내다볼 수 있다. 예컨대 A유통업체는 날씨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여름철 수박, 아이스크림, 에어컨의 매출이 정점을 찍는 기온은 각각 다르다. 업체는 수박은 29도, 아이스크림과 에어컨은 30도라는 분석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재고 비용은 10% 이상 줄이고 매출 증대 효과는 15% 이상을 거뒀다. 대학원생 B씨는 교육부가 가지고 있는 학원·교습소 정보, 학원비 정보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앱을 개발했다. 학원비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학원을 지역별로 적나라하게 보여줘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대학별 공시 자료 제공 및 맞춤형 진학 상담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공공 데이터 개방·제공 및 활용을 제약하는 각종 법률과 장애 요소를 정비하는 작업도 곧 시작할 것이다. 무엇보다 민간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관별로 제각각 만들어져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일종의 화이트보드와 비슷하다. 새 개정안에 대해 할 말이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해미시 매카들 뉴질랜드 경찰청 심의관)뉴질랜드 경찰청은 2007년 경찰법을 개정하며 이른바 ‘위키피디아’ 방안을 차용했다. 제정 50년여 만에 개정하는 새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누구나 온라인 방에 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뉴질랜드 경찰청은 화이트보드 위에 글을 쓰듯이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심지어 낙서 같은 글도 허용했다. 이렇게 모인 의견을 이듬해 국회에 모두 제출했다. 뉴질랜드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된 이른바 ‘열린 정부’의 한 단면이다. ‘맞춤형’을 강조하는 ‘정부3.0’의 또 다른 지향점은 개방 및 공개다. 쏟아지는 공공 정보의 개방과 활용이 어떻게 국민의 삶을 바꿀지, 정부가 생산할 수 있는 공공 정보의 양은 과연 얼마나 거대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안전행정부는 최근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공공 데이터 개방이 가져올 갖가지 미래 변화상을 소개했다. 기상 정보를 민간에 제공하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교통 정보를 알려주면서 유통·물류산업의 발전을 이끈다는 등의 청사진이었다. 이러한 미래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의 데이터만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많은 양(크기·Volume)과 정형·비정형 등의 다양한 형태(다양성·Variety), 빠른 처리 시간(속도·Velocity) 등 ‘3V’를 특징으로 하는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에 정부3.0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례도 이러한 빅데이터가 어떻게 민원·행정 서비스에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즉 계층이나 연령, 지역 등에 따라 ‘평균’적인 정책 대상자를 가정해 적절한 정책을 생산했던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 데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지도자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면 지난 미국 대선은 빅데이터가 한 국가의 명운을 결정한 가장 극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 대선은 이른바 ‘데이터 선거’로 불릴 만큼 빅데이터가 선거 캠페인에 활용된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선거운동본부장 짐 메시나가 이끈 오바마 캠프는 정보기술(IT) 전문가 300명을 영입해 2억명에 달하는 미국 국민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권자 한명 한명에게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 IT업계에서 ‘모셔 가기’ 바쁘다는 오바마 캠프 기술팀들과 함께 정권을 재창출한 오바마 행정부가 IT 기반의 열린 정부를 표방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미 정부는 대선 공약의 진행 상황, 예산 집행 과정과 현황, 경기 부양 관련 현황을 모두 세부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171개 기관의 정보와 37만여개 원본 및 지리 정보 데이터, 137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현 정부도 오바마 행정부처럼 공공정책 문건의 원문 공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정보 공개 패러다임이 수용자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면 연간 1억건의 문서가 생산되는 즉시 공개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20배 이상이 공개되는 것이다. 또 부처별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제들을 준비하고 있다. 범죄 기록과 인구 통계 등 정형화된 데이터와 주민 신고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연계하려는 경찰청의 범죄 대책과 일자리 현황 및 경제·산업 동향을 분석한 고용노동부의 고용정책, 업종별·지역별·연령별 상권 정보와 대출, 임차료, 권리금 등의 정보를 연계한 중소기업청의 자영업자 대책 등이 그 사례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치안과 복지 분야 등의 공공정책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기대된다”면서 “공공의 행정력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없다면 빅데이터 활용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정책의 개방, 공개와 정책 수립 단계의 소통, 협력을 연계하는 것은 정부3.0의 또 다른 목표다. 정부3.0 계획의 하나로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의 온라인 토론 의무화도 ‘열린 정부’로 가야 한다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행정절차법 개정안을 제출할 때 입법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국정 과제에서 온라인 토론과 전자공청회, 전자설문조사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안행부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 뉴질랜드의 경찰법 개정 사례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향에 대해 기술적 요소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새로운 정보 격차가 부각되고 있는 문제는 온라인 직접민주주의가 직면할 수 있는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데이터의 공개도 일종의 영리화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가 자본에 의해 영리화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수요자인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3.0의 밑바탕에 시장 논리가 깔렸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올 상반기 수출 전년비 0.6% 증가

    올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엔저의 영향을 받는 대(對) 일본 수출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2주년을 맞았지만 수출기업들이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월 수출액이 2767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상반기 수입은 2.6% 감소한 2571억 달러이며, 이로써 무역수지는 196억 달러 흑자를 냈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1.5%나 감소했다. 대 EU 수출도 상반기 3.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선박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3% 추락했다. 다만 6월에만 선박 수출이 11.8% 증가해 회복세를 보였다. 철강, 자동차의 수출도 각각 11.9%, 1.7% 감소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과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의 변동성 심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하반기에도 여전히 불안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세종시에 국회 분원… 행정 효율화를”

    “세종시에 국회 분원… 행정 효율화를”

    “세종시 내의 균형 발전을 위해 읍·면 편입지역에 대한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 “총리와 장관들이 더 많은 시간을 세종시에서 보내 달라.” “세종시 지원위원회에 주민대표도 참가하게 해 달라.” 1일 세종시 출범 1주년을 맞아, 세종시 지역단체 대표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정 총리가 지역사회와의 교감을 높이기 위해 유환준 시 의회의장, 김복렬 여성단체협의회장, 박현의 새마을회장, 정지원 초등교장단 협의회장 등 지역단체 대표 18명을 총리 공관으로 초대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다. 이날 읍·면 흡수지역에 대한 더 많은 개발 지원 등 세종시의 균형 발전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예정지역(청사 및 주변 주거·상업지역)에 중앙정부 지원이 집중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농촌지역인 흡수지역에 대한 지원을 주문한 것이다. 흡수지역은 시 면적의 83%를 차지한다. “세종시 내 지역별 교육 격차를 줄여 달라”는 부탁과 지역 대학 육성 주문, 지역 농촌정책 수립 요청도 있었다. “중앙정부의 약속과 계획이 왜 행동에 옮겨지지 않느냐”는 재촉성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낙후된 읍·면 지역이 많아 안타깝다”고 공감을 표시하며 “세종시를 문화·예술과 나눔의 자족적 명품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획 초기단계부터 명품 도시로 만든다는 생각을 행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종시의 자족적인 기능의 조기 정착을 위해 관련 법률안의 개정을 통해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대한 차별화된 유치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등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세종시 발전안을 추진 중이다. 부처 분산에 따른 비효율에 대해 정 총리는 “영상회의와 서면·영상보고를 범부처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정부 부처 간 영상회의 운영과 관련, 국회사무처는 3일 사무처 관계자들을 정부세종청사로 보내 국조실 관계자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행정 비효율 해소를 위해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고, 지방교부세 확대 요구의 목소리도 높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기고] 생활임금으로 최저임금을 현실화하자/김성환 노원구청장

    [기고] 생활임금으로 최저임금을 현실화하자/김성환 노원구청장

    올해도 어김없이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대립하다 결국 법정시한을 넘겼다. 경영계는 올해보다 50원 오른 491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의 요구대로 될 경우 중소 영세 자영업자의 임금 부담으로 고용률과 매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에 반대한다. 반면 노동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노동자 임금의 50% 수준인 591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가 인상률 등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갈등을 볼 때마다 주민 삶의 질을 고민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안타깝다. 최저임금을 단순히 ‘노동의 대가’로만 접근하고 있어서다. 사람은 빵만 먹고 살 수는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지만 주변엔 정직하면서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숱하다. 문제는 게을러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불합리한 임금체계도 한몫한다. 내가 아는 한 젊은 가장의 경우 식료품 매장에서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해도 월수입은 160만원 정도다. 집 월세 25만원을 내고 생활비와 교육비를 쓰면 남는 게 없다. 어떻게 한 푼이라도 더 벌까 궁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2000대 기업의 연매출은 1711조원에 이른다. 이젠 경제 규모에 맞는 소득 재분배 체계를 논의할 때다. 바로 생활임금제 도입이다. 사용자들은 최저임금을 최고임금으로 인식해 대체로 인상을 억제한다. 결국 현행 시간당 최저임금 4860원은 노동자 평균 임금의 38%에 불과하다. 또 최저임금은 지역별 물가, 근로자 현황이나 주변 생활여건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임금이다. 반면 ‘생활임금’은 최저임금에서 나아가 근로자들의 주거비, 교육비, 문화비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을 일컫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들은 노동조합 및 시민단체 주도로 생활임금제 도입을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 노원구는 올 1월부터 ‘노원구서비스공단’ 근무자 68명을 대상으로 생활임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에 다른 시도보다 높은 서울시 물가를 반영한 8%를 더해 생활임금을 135만 700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100만원도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이 생활임금 도입으로 30만~40만원을 더 받게 되자 동료끼리 여행경비를 적립해 올가을 여행을 꿈꾸는 행복감에 젖었다고 한다. 노원구는 용역 결과를 봐가며 내년 민간위탁 기관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삶에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기업경영 평가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대부분이 지난해에 비해 투자를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경기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래에 대처하려는 기업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수출 대기업들이 단군 이래 최대의 순이익을 내는 시대다. 기업의 이익은 고루 나누어야 한다. 시작은 근로자에 대한 공정한 임금체계 구축이다. 맹자는 측은지심을 인간의 본성이라 했다.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과 공감을 이루어 협력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건강한 사회다. 생활임금은 그런 사회로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토대요 출발이다.
  • [생각나눔] 지자체 자연휴양림 이용 주민 우선권 논란

    [생각나눔] 지자체 자연휴양림 이용 주민 우선권 논란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 정작 지역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자연휴양림 이용 예약이 전국에서 인터넷으로 동시에 이뤄지면서 지역민들의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1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가 조성해 운영 중인 자연휴양림은 모두 96곳(국유 및 민간 자연휴양림 56곳 제외)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8곳으로 가장 많다. 충북 15곳, 강원·전남·충남 각 11곳, 경남 10곳, 전북 7곳 등이다. 그러나 전액 지자체 예산으로 조성·운영 중인 휴양림이 외지인 위주로 운영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용 예약이 인터넷 추첨으로 이뤄지면서 지역민들의 예약 실적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경북지역 지자체 관계자들은 “해마다 이용객들이 크게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주민들의 이용 실적이 10%에도 못 미쳐 민원이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은 휴양림 숙박시설 이용의 20~30%를 지역민에게 우선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충남 아산시는 지난달부터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자연휴양림 숙박시설에 대해 시민 우선 예약제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는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 동안은 시민들이 우선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9시 이후부터는 타 지역민과 동시에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정한 것이다. 시는 지난달 이 제도를 운영한 결과 주민 이용 실적이 종전 10%에서 40%로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역에 휴양림을 두고도 예약이 어려워 아예 이용을 못하거나 다른 지역의 휴양림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지역의 장애인 및 노인 등 노약자들이 휴양림을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 일부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 배려 차원에서 휴양림 이용 우선권을 부여하려고 해도 다른 지역 주민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내년부터 노인 등 정보 소외계층에게 국유림의 자연휴양림에 대한 이용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어A형 응시생 30%로 늘 듯…아랍어 대신 베트남어가 ‘로또’

    영어A형 응시생 30%로 늘 듯…아랍어 대신 베트남어가 ‘로또’

    올해 11월에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에서 ‘쉬운 A형’ 응시자가 3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월 모의평가에서 A형 응시자는 17.7%였다. 자연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 A형에서는 한 문제로 당락이 바뀔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됐다. 제2외국어 영역에서는 ‘기초 베트남어’를 선택했을 때 상위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아랍어에 이어 베트남어가 점수가 낮게 나와도 상대평가에서 점수·등급이 올라가는 이른바 ‘로또’ 과목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였다. 26일 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는 선택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는 올해 A·B형과 탐구영역 과목 선택이 대입 막판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영어의 A·B 유형별 응시를 보면 인문계가 BAB형(26만 5921명)을, 자연계가 ABB형(19만 3957명)을 주로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수학·영어를 A형으로 바꾸는 학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중하위권 자연계 학생들이 교차지원 전형을 노리고 막판에 인문계 수학으로 전환해 응시하던 현상이 영어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실제 수능에서 30% 정도가 영어 A형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응시자수가 줄면, 영어 B형 상위 등급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역별 주요 대학 60여곳이 영어 B형 성적을 요구하는데, 수능 5등급 이하이면 이런 대학을 가기 어렵다”면서 “모의평가 영어 B형에서 5등급 이하라면 A형 선택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에 따라 A·B 등급이 나뉠 영어와 달리 국어는 인문계 B형, 자연계 A형으로 유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쉬우면서도 변별력을 갖춘 A형을 출제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쉬운 A형에 몰려 만점자가 양산되면, 실수로 틀린 한 문제 때문에 수능 등급과 대입 당락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A형 만점자는 5747명(1.89%)으로 B형 만점자 4279명(1.44%)보다 많았다. 올해부터 수능 과목이 된 베트남어는 서서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모의평가에서 베트남어 응시율은 15.8%로 일본어(22.3%), 중국어(17.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한문(14.0%)과 아랍어(11.7%)가 뒤를 이었다. 2013학년도 수능에서 40% 이상이 선택했던 아랍어 열풍이 베트남어로 옮겨 붙은 것이다.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경기·울산·광주에 한 곳씩 세 곳인데, 베트남어 교육 고교는 충남외고 한 곳으로 더 적다. 하지만 시험이 쉬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점수가 낮아도 상대평가인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베트남어 열풍이 일고 있다. 모의평가 1등급을 비교하면 상위권인 외국어고 학생이 몰리는 프랑스어가 64~66점, 독일어가 65~66점, 중국어가 63~67점인 데 비해 아랍어는 76~93점, 베트남어는 72~100점으로 구간이 넓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재미있는 강의에 ‘노년 소통법’ 교육도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재미있는 강의에 ‘노년 소통법’ 교육도

    서울시는 활기찬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60세 이상인 서울시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다. 2008년부터 진행된 이 인문학 강좌에는 첫해에만 800여명이 몰렸다. 올해 수강생은 3200명에 이른다. 수료율 90% 이상으로 호응이 높다. 매년 서울시가 선정하는 기관에서 교과과정을 짜는데, 노년기를 맞이하는 마음가짐부터 철학·역사 등의 인문학 교육, 건강 관리, 재무 관리, 정보화 강좌 등을 선택할 수 있다. 5월부터 12월까지 1회당 2~4시간, 총 20시간 과정으로 서울 전역에서 강의가 열린다. 5만 5000원의 수강료 중 5만원을 서울시가 대줘 5000원만 내면 된다. 프로그램은 교육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노년복지연합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문학, 예술 작품을 통해 어렵고 딱딱한 느낌의 인문학을 재미있게 풀어서 강의한다. 한국블로그산업협회는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인 블로그와 트위터 활용법에 교육 주안점을 둔다. 서울시니어아카데미는 대화법, 자기존중, 노년의 이해 등 ‘소통하는 노인되기’를 주제로 교육한다. 복지관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노년기 사회 참여 및 사회 적응을 위한 재무관리 및 생활설계부터 건강관리, 역사인문학 등을 망라해 가르친다. 한국시니어연합이 진행하는 강좌는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강의 내용은 현대 미술여행, 영화와 인문학,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등이다.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는 실제 자서전 쓰기 과정을 실습한다.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를 수강하려면 각 기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먹고살기 바빠 여생을 생각할 여유나 노후를 대비할 수 없던 과거와 달리 100세 수명 시대가 되면서 사회 분위기나 노인들의 마음 자세가 많이 변했다”면서 “무엇보다 훨씬 길어진 노년기를 잘 보내려면 다방면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노년기 인문학 강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국문화원연합회(www.kccf.or.kr)는 문화예술 교육을 매개로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세대 간 소통창구를 넒힌다는 취지로 2005년부터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지방문화원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공예, 음악, 무용, 마술 등 재미있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피해에 신경이 곤두선다. 서울 강남과 광화문 일대 등 도심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과 상인들에게 있어 장마는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우리 경제 활동과 산업, 일상 생활에 적잖은 피해를 준다. 그러나 장마의 순기능도 적지 않다. 때때로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실과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하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지루한 장마철에 집 나서기를 꺼려하는 ‘방콕족’을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은 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북상한 뒤 소멸된다. 고온다습한 열대기류가 지역적으로 집중호우를 뿌려 곧잘 피해를 준다. 기상청이 1961년부터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짧은 장마 기간은 6일로 1973년 남·중부 지방에서 6월 25일에 시작해 같은 달 30일 끝났다. 반면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은 1969년 남부 지방에서 진행된 48일(6월 25일~8월 11일)로 나타났다. 최근 40년의 장마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2006년으로 전국 평균 699.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곳은 1985년 여름의 제주도로 강수량이 1119㎜였다. 전문가들은 장마로 인한 손실만큼이나 경제학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주로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재해는 연평균 5회 정도 발생한다. 태풍 피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호우 피해를 본 해는 1998년으로 2만 4000여명의 이재민과 324명의 인명피해, 1조 2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이 있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호우 피해는 2011년 7월 26~28일 장마가 끝난 후 수도권에서 내린 비다. 사흘 동안 서울에 평년 연 강수량의 41%인 595㎜의 비가 내렸고 서초구 우면산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1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주택침수, 정전 등으로 인한 재산 손실만도 2500억원에 이르렀다. 김병식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1일 “장마 이후 땅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집중된 장맛비는 막대한 홍수 피해를 일으키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보전 측면에서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국립기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0년의 연평균 총강수량은 1343㎜로 이를 전국적인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환산하면 9097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장마 기간의 평균 강수량은 27.1%인 364㎜로 24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바로 댐에 저장돼 생활 용수나 농업 용수로 활용되거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백조 국립기상연구소 정책연구과장은 “장마가 없다면 모내기 이후 가장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농업용수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장마 기간에 오는 많은 양의 강수는 고갈된 지하수층에 물을 공급해 이후 봄철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환경 보호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한다. 장마 기간 중에 내리는 비는 공기중에 떠 있는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공기 1㎥당 평균 60㎍를 넘는 미세먼지 농도가 장마철이 지난 7, 8월에는 각각 28㎍, 22㎍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기간 중 강수는 이 밖에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 기간이 짧아진다. 김 과장은 “미래에 예상되는 국가적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대기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마의 긍정적 효과가 그 사회적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킹맘 진민경(31)씨는 중부 지방에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된 지난 18일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진땀을 뺐다. 한 손은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세 살짜리 아들의 팔목을 붙잡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었다. 커다란 비닐봉투 2개를 팔뚝에 걸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욱 고역이었다. “장마철에 다시는 혼자 장을 보러 오지 않겠다”고 결심한 진씨는 그날 이후 동네 대형마트의 배달 서비스를 하루가 멀다하고 이용하고 있다. ‘장마철, 발에 물 묻히지 마시고 집에서 시원하게 쇼핑하세요. 배달은 저희가 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진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자메시지로 품목을 적어 보내기만 하면 집 앞까지 배달되는 데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겪어야 하는 교통 체증과 각종 짐의 부담에서 해방된 진씨는 “장마철 장보기가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장마철을 맞아 외식도, 쇼핑도 귀찮다는 ‘장마철 방콕족’이 늘고 있다. 세찬 빗줄기를 피해 집으로, 실내로 파고드는 소비자 때문에 마트와 백화점, 옷 가게 등 업계에서는 “장마철은 곧 비수기”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마철에 최적화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쏟아져 나와 방콕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부침개로, 한편으론 ‘그동안 미뤄 왔던 성형 수술을 하기에 적합한 시즌’이란 달콤한 말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장마철은 이제 여름 성수기에 못지않은 마케터들의 타깃 시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장마철 방콕족들을 노린 먹거리 기획전을 속속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침개와 각종 전, 막걸리 등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6일까지 부침개·막걸리와 관련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부침가루와 호박, 감자, 계란 등 부침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 10개 품목 가운데 2개 이상을 동시에 사면 가격의 20%를 깎아 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철이 시작된 6월 29일부터 1주일간 매출을 한 해 전과 비교해 보면 막걸리, 부침가루 등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20.6%, 26%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음식점은 비가 내릴 때만 기습적으로 음식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주는 ‘게릴라성 이벤트’로 고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전문점 S식당은 비가 내릴 때 매장을 방문하면 특선우동과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B사도 기상청 발표를 기준으로 5㎜ 이상 비가 내리면 매콤한 맛의 파스타를 30% 할인해 판매한다. 장마철 특수를 노린 ‘성형 수술’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도 쏟아지고 있다. 장마철은 비를 핑계로 외출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여름휴가 시즌이 이어지기 때문에 성형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병원 정보를 얻고 성형 시술비 중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는 앱 ‘메디라떼’, 눈·코선·가슴 등 가상으로 성형 결과를 볼 수 있는 ‘레알 성형’, 진료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병원견적 넘버원’ 등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앱 마켓에서는 날씨 관련 앱이나 장마 시즌에 인기가 많은 ‘혼자놀기’용 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스토어는 테마추천관에 ‘웨더퐁’ 같은 날씨 앱과 심리테스트, 무료 음악감상, 카메라, 각종 유형 테스트 등 장마 관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장마용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습제, 빨래 건조대, 우산, 곰팡이 제거제 등 장마와 관련된 상품들을 3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가전업체들도 제습기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누구든 아프면 외롭고 막막하잖아요. 이럴 때 경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조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면 병을 극복하는 데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21일 ‘질병체험이야기’ 연구팀의 책임연구원 강창우(51)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최근 질병체험이야기 웹사이트(healthstory4u.co.kr)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인문학·의학·컴퓨터 공학 등 6개 분야 11명의 교수들이 모여 구성된 연구팀은 2009년부터 4년간 당뇨병·유방암·위암·우울증 등의 병을 겪은 환자 및 그 가족을 인터뷰해 질병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다양하고 정확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서는 연령별·지역별·병세의 정도에 따라 구분해서 모든 환자들을 만나야 하는데 사실 한 분 만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어요.” 강 교수는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병원을 일일이 찾아가고 어렵게 설득해 인터뷰 약속을 잡았지만 환자의 병세가 갑자기 심해져 발길을 돌려야 할 때도 많았다. 강 교수는 “처음 호스피스로 인터뷰를 갔던 연구원이 충격으로 한 달 이상 트라우마에 시달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한 번 입을 열면 연구팀은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유방암예방 홍보 강사회를 통해 만난 유방암 환자들은 병을 예방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웹사이트에는 지난 4년간 연구팀이 만난 234명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연구원들은 이를 유형과 연령별로 나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문가의 조언과 자료도 상세히 담았다. 질병의 경험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지만, 영국에서는 이미 15년 전에 시작돼 60여 가지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들을 축적하고 있다. 웹사이트로 체험담을 제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과 독일, 일본 4곳뿐이다. 현재 연구팀은 치매에 관한 경험담을 준비하고 있다. 강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올해 주택 37만 가구 공급

    올해 주택 37만 가구 공급

    올해 주택 공급(인허가 기준) 물량이 37만 가구로 결정됐다. 지난해 공급 실적(58만 7000가구)보다 37% 감소했고, 정부가 주택종합계획을 수립,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주택종합계획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역별 공급 물량은 수도권이 20만 가구로 지난해(26만 9000가구)보다 25.6% 줄어든다. 지방은 17만 가구로 지난해(31만 8000가구)보다 46.5% 감소한다. 공공과 민간 공급 물량은 공공주택이 5만 6000가구(민간 공공임대 1만 가구 제외)로 지난해 8만 4000가구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민간주택은 31만 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주택은 30만 2000가구로 지난해(52만 7000가구)보다 42.7% 감소한 반면 임대주택은 6만 8000가구로 지난해(6만 가구)보다 13.3% 늘어난다. 이 가운데 지난해 5만 2000가구에 이르던 공공분양주택 물량은 1만 가구로 80.8%나 줄어든다. 공공임대주택은 행복주택 시범 지구 7곳의 1만 가구를 포함해 4만 6000가구가 공급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대정전 막기 위한 순환정전…한전, 피해 배상 책임없다”

    올여름 최악의 전력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2011년 전국을 혼란에 빠뜨린 ‘9·15 대정전’ 사태의 책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잇따라 나왔다. 법원은 순환정전은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한국전력공사의 주장과 전기공급 약관의 면책 조항을 근거로 한전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대전지법 논산지원 민사1단독 이희준 판사는 충남 논산의 한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가 “2011년 9월 15일 오후 7시 32분부터 15분가량 정전돼 불량품이 발생했다”며 한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30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지역별로 단전을 하지 않았다면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며 “한전이 주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정전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민사1단독 조지환 판사는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모씨가 “순환정전으로 네 차례 전기 공급이 중단돼 철갑상어 3120마리가 폐사했다”며 한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달 22일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 판사는 ‘수급조절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 전기 공급을 중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손해는 배상하지 않는다’는 한전의 전기공급 약관을 근거로 들었다. 일반적인 정전 사고도 마찬가지다. 울산지법 민사 5단독 진민희 판사는 ‘2010년 12월 정전으로 고기가 변질됐다’며 울산의 한우도매센터 등이 낸 소송에 대해 “책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한전의 손을 들어 줬다. 법원 관계자는 “순환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전력거래소 등 다른 법인격에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지 판단을 구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지역발전위원장에 이원종 前지사 위촉

    지역발전위원장에 이원종 前지사 위촉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대통령 소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에 이원종(71) 전 충북지사를 위촉했다. 지역발전위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근거한 대통령 자문위원회로서 장관급 위원장을 포함해 민간 위원 19명,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당연직으로 참여한 11개 부처의 장관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지역발전위는 지역 발전의 기본 방향과 관련 정책 조정, 지역발전사업 평가, 공공기관 이전 등 주요 지역 발전 사업을 심의, 조정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지역정책 및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정 기능 강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위원회 구성과 관련,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고 학계와 경제계,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해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내무행정비서관을 거쳐 1993년 관선 서울시장과 1998~2006년 민선 충북지사를 지냈다. 이 위원장을 포함해 총 19명으로 구성된 민간 위원 가운데 현직 교수가 11명으로 가장 많다. 지역별 분포는 영남 4명, 호남과 충청 각각 3명, 강원과 제주 각각 1명, 수도권 7명이다. 여성은 2명이다.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이날 지역발전위 출범으로 대통령 소속 3대 국정과제위원회의 구성이 새 정부 출범 115일 만에 완료됐다. 청와대는 앞서 17일 국민대통합위, 18일에는 청년위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정부·지자체 대당 1300만원 지원… 지역 시세 따라 보상

    정부·지자체 대당 1300만원 지원… 지역 시세 따라 보상

    택시 감차는 주로 개인택시에 해당한다. 전국에 운행되는 택시는 26만여대. 이 중 개인택시가 16만여대에 이른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선심성 면허를 내주는 바람에 과잉 공급됐고, 이는 택시업계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중앙정부가 택시업무를 지자체에 넘기고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도 공급 초과를 부추겼다. 감차 규모는 정확한 실태 조사를 거쳐 확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전국적으로 과잉 공급된 택시가 2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잉 공급 대수가 5만여대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사업 구역별 실태 조사와 감차 계획을 마련하고 7월부터 감차 및 보상금 지급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개인택시에 대해 양도·양수 3회 제한과 70세 이상 고령자 운전 적성 정밀검사 실시로 감차를 유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개인택시업계는 재산권 침해와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을 이유로 당초 정부안에 반대했고 대신 자체 부담금과 정부·지자체 공동 재원으로 감차를 추진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고 국토부가 설명했다. 개인택시 감차 보상은 지역별 시세(프리미엄)를 따져 정한다. 법인택시도 감차할 경우 시가로 보상한다. 개인택시 프리미엄은 총량 초과 물량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됐다. 예를 들어 서울은 대당 7000만~7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가장 비싼 지역은 충남 천안으로 프리미엄이 대당 1억 2000만원 정도에 이른다. 법인택시 프리미엄은 전국 평균 3200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는 감차 비용은 대당 1300만원이다. 정부가 390만원, 지자체가 910만원을 지원한다. 나머지는 업계 스스로 부담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개인택시 사업자가 유류보조금을 갹출해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유류보조금은 운행 거리에 따라 지원하는데 택시 한대당 연평균 140만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택시 감차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핵심 내용인 감차 방안과 운송 비용 전가 금지 규정을 놓고 업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비를 둘러싼 이견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택시가 과잉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택시가 줄어들면 택시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국농업의 미래 케이팜 가보니

    한국농업의 미래 케이팜 가보니

    빽빽하게 꽂혀 있는 모종들 사이로 검은색 팔 모양의 기계가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기계가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화면에 식물의 영양 상태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정보가 뜬다. 우수한 작물에는 특별한 표시가 나타난다. 물이 부족하다는 표시가 뜨자 자동으로 물이 공급된다. 열매가 맺히면 열매의 겉모습을 찍는 것만으로 당도도 확인할 수 있다. 강원 강릉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의 ‘케이팜’(K-Farm) 실험실에서는 ‘한국 농업의 미래’를 목표로 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17일 찾은 실험실에는 심어진 식물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적절하게 자라게 하는, 자동화된 식물공장(인도어 파밍)이 구현돼 있었다. 실험실 책임자인 노주원 박사는 “독일 기업이 식물을 컨베이어 벨트에 싣고 움직이며 특정 장소에서 촬영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일은 있지만 기계가 식물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직접 다가가 살피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각종 식물이 생장 단계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가는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식물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또 같은 공장 내에서 자라는 식물 중에 잘 자라는 식물이나 병충해에 유독 강한 식물을 골라내는 센서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과일이나 채소가 소비자의 기호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살피기 위해 광대역파장을 이용, 우수한 결과물을 골라내는 기술도 개발돼야 한다. 노 박사는 “현재는 시제품 단계지만 좀 더 세밀하고 장기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케이팜은 기존의 식물 공장과 달리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달라지는 재배 작물을 쉽게 정착시킬 수 있는 기술, 나노센서로 병해충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고부가가치 농산물 산업화 등 개발에만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노 박사는 “낙후된 농업을 정보기술산업(ICT)과 결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라며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말농장을 사면 원하는 대로 키워서 결과물을 배송해 주는 시스템도 있는 만큼 케이팜 역시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릉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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