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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좌 빨갱이’ 진중권, 보수진영 섭외 1순위 되다

    ‘극좌 빨갱이’ 진중권, 보수진영 섭외 1순위 되다

    15일 통합당 ‘총선 참패 분석’ 토론회 참석지난 2월 국민의당 창당식 ‘조국 비판’ 강연 진영 논리 벗어난 촌철살인 논평으로 각광‘스타 논객’ 브랜드파워에 언론 주목도 높아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보수 진영 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을 ‘극좌 빨갱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진 전 교수를 향한 보수 진영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 전 교수는 오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길 잃은 보수정당’ 토론회에 1부 발제자로 나선다. 2부 발제는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맡는다. 이 토론회는 통합당 오신환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로 지난 총선 수도권에 출마했던 3040 후보들이 참석해 총선 참패 원인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통합당 관계자들이 당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 진 전 교수를 부르자는 아이디어는 오 의원이 먼저 제안했다. 오 의원은 통화에서 진 전 교수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 “외부자적인 입장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통합당 구성원)가 신랄하게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여러 토론회·방송 등에 진 전 교수와 함께 출연하는 등 친분이 있는 이 최고위원이 섭외를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진 전 교수에게 발제를 맡아줄 것을 부탁하면서 “사실 이건 우리가 컨설팅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강의료 드리는 만큼 좋은 비판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섭외 수락 소식을 들은 오 의원은 진 전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확답까지 받았다. 진 전 교수는 각종 정치·사회 현안에 누구보다 신속하고 예리한 논평을 쏟아내며 각광받은 지 오래다. 하지만 단순히 ‘스타 논객’이라는 이유로는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거리가 먼 보수진영에서 환영받기 쉽지 않다. 지난해 우리 사회에 공정성 화두를 던진 ‘조국 사태’는 진 전 교수와 중도·보수층의 접점을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장관과 그를 옹호하는 지지층, 넓게는 현 정권과 여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진보 지지층 일부는 그에게서 등을 돌렸지만 양극단 모두에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사람들은 그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사이비 논객’이 아님을 확인하게 됐다. 진보 진영 내부인사인 진 전 교수의 냉철한 지적은 상대 진영에 대한 보수 인사들의 감정적인 공격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간 것으로 풀이된다.진 전 교수가 지난 2월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당시 가칭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연사로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공정·원칙·정직이 키워드였던 강연에서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언급하다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울컥하기도 했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문재인 정권과 관련 없다는 발언 지금도 유효하냐’고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그는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는 제가 조국(당시 민정수석)도 깨끗하다고 했었다”고 답했고 이날 행사에서 가장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행사 직후 온라인에서 많이 읽힌 정치 뉴스 역시 ‘안철수’가 아닌 ‘진중권’으로 도배됐을 정도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논객으로도 활발히 활동한다. 최근엔 ‘엄마는 위대하다 정경심은 위대하다’는 손팻말을 들고 나온 조 전 장관 지지자를 가리켜 ‘엄마는 위대하다 최순실도 위대하다’고 비꼬는 한편, 민경욱 통합당 의원의 ‘총선 조작’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그 난리 바가지를 치고 증거는 쥐새끼 한 마리”라며 “하여튼 저 동네(통합당)는 희망이 안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진 전 교수처럼 ‘퍼블릭 인텔렉처’(대중지식인)로서 배경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명성을 쌓은 사람이 우리 사회에 극히 드물고, 실제로 그는 중요한 국면마다 용감한 발언을 하는 덕성을 갖추고 있다”며 대중과 언론이 그의 입에 주목하는 현상을 설명했다. 다만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말을 하는 몇몇 지식인들에 대해 언론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진 전 교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중계하는 보도 행태는 경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시간(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을 다룬 일본 작가의 소설. 1955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된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참전 일본인이 아닌 피해자인 중국 지식인의 수기 형식으로 집필했다. 쉼표가 많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존엄, 역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264쪽. 1만 5000원.아녜스 바르다의 말(아녜스 바르다·제퍼스 클라인 지음, 오세인 옮김, 마음산책 펴냄) 기성 상업 영화의 관습을 거부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의 생전 인터뷰 스무 편을 실었다. 유년 시절 자주 이사한 덕에 자유의 감각을 얻었다는 일화부터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희열까지 내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440쪽. 2만 2000원.5·18 광주 커뮤니타스(강인철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부치는 사회학자의 기록.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리미널리티’(경계·전이·잠재적 상황), ‘커뮤니타스’(사회적 상호관계), ‘사회극’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468쪽. 2만 5000원.흐르는 것들의 과학(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엠아이디 펴냄) 재료과학자와 함께하는 13가지 액체로 떠나는 여행.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폭발성, 볼펜의 잉크가 종이 위에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는 이유 등 액체의 특성을 조명했다. 인간과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쓰나미가 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액체의 이중성이 흥미롭다. 316쪽. 1만 7000원.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대립의 기원을 살펴본 역사서.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으며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을 경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수와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그리스도교, 철저한 유일신에 제정일치를 꿈꾸는 이슬람은 근본적인 차이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296쪽. 1만 8000원.스마트 베이스볼(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두리반 펴냄) 현대 야구를 지배하는 데이터 혁명에 관한 소개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서 야구 전문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다승, 타율, 타점, 세이브 등 전통적인 스탯의 결함과 한계를 짚는다. 이어 WAR이나 WPA, wOBA처럼 새롭게 주목받는 스탯들이 왜 나오고 쓰이게 됐는지 알려 준다. 352쪽. 1만 5000원.
  • [글로벌 In&Out] 한국인에게 공격받는 모국어 한국어/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한국인에게 공격받는 모국어 한국어/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지난 칼럼에서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에 대해 썼다. 이번에는 언어, 한국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에서 언어라는 이 두 글자를 들으면 답답하다. 왜 그러냐면 한국인의 고유 언어인 한국어가 여러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받는 위협이 무엇이냐면 순 한국어 단어들이 매일매일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맨 처음 어학당에서 배운 한국어는 매력적이고 미술적인 발음이 있었다. 그러나 생활에서 쓰이는 한국어는 처음에 배운 한국어와 달랐다. 일상에서 매일 고전적인 단어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고, 그 대신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식민지를 겪은 국가에서 나타나는데, 대한민국처럼 막강한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진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신기하다. 한국인인데 한국어가 아니라 그 단어를 대신한 외국어를 선호한다. 이 현상이 청소년에게 나타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요즘 고위 관료나 지식인들 사이에서 한국어 단어들을 포기하는 현상을 보면 한국어에 큰 위협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글쓰는 사람으로서 언어와 언어의 개념이 하나의 살아 있는 존재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한 언어는 다른 언어와 교류를 하면서 단어 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연락’이라는 단어 대신 ‘콘택트’를 선택하는 이유가 뭔가. ‘연락’은 ‘콘택트’보다 짧고 말하기도 쉽지 않은가. ‘연락’은 한자어라서 그렇다고 치자. ‘돌아온다’는 무슨 죄가 있길래 무시당하는가. 도대체 왜 “언제 컴백했어?”라고 말하는가. ‘돌아온다’처럼 자주 쓰이는 순 한국어 단어는 한자어에 비해 많지 않은데,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오히려 주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비판에 대한 주된 답변이 “한국어를 ‘풍부한 언어’로 만들려면 수많은 외래어가 있어야 한다”이다. 이 견해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어떤 언어에 외래어가 많이 들어가면 그 언어는 풍부해지지만, 날것 그대로의 외국어가 함부로 들어가면 그 언어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외국어를 자기 고유언어 체계로 받아들여 외래어가 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번역이 가능한 외국어를, 특히 일상어를 외국어로 대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둘째, 한국어가 풍부한 어휘를 가진 언어가 되게 하려면 한국인들의 외국어 남용이 아니라 다른 작업이 필요하다. 영어가 왜 풍부해졌는가. 수많은 민족이 오랜 시간 모국어처럼 쓰다 보니 그리 됐다. 그러니 한국어도 더 많은 외국인이 쓰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민족과 수많은 나라의 외국인이 한국어로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들어야 한국어의 어휘가 풍부해진다. 즉 외국인들이 자기네 모국어의 문법 구조나 단어 체계에 한국어를 조화시킬 때 한국어가 풍부해진다. 영어 등을 자주 쓰니 잠시 생각이 안 나서 외국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외국어를 쓴다면 장기적으로는 모국어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말문이 막히면 2~3초 더 생각하고, 가능한 한 모국어 단어를 써야 바람직하다. 모국어는 우리가 귀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모국어는 우리의 명예다. 우리는 모국어를 결혼할 나이가 된 딸처럼 대접해야 된다.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상에게 유산으로 받은 모국어는 다음에 세대에 넘겨야 할 유산이다. 우리가 모국어를 마치 휴지처럼 함부로 대한다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연애편지를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손자나 손녀들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내가 이런 고민을 한다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선배 한국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진중권 “참 징그럽다…‘조국 모델’로 검찰 흔들기”

    진중권 “참 징그럽다…‘조국 모델’로 검찰 흔들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7일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재소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두고 “‘조국 모델’이 그대로 남아 전방위적인 검찰 흔들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친여세력이 ‘조국대검찰’이라는 프레임을 작동시키고 있다며 “참 징그러운 이들이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진 전 교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여세력이 이를 막기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조국에 비판적 견해를 띈 사람이나 언론을 ‘반개혁, 반촛불 세력, 친정치검찰’로 규정한 프레임을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만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 첫 구절을 인용해 친여세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마치 ‘님’이나 된 듯 “님은 갔지만 저들은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며 “조국은 갔지만 문제를 처리하는 ‘조국 모델’은 그대로 남아 정권을 향한 다른 수사 등에도 요긴히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 부서 전체가 연루된 선거개입수사는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전방위적인 검찰 흔들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생정당의 최강욱과 황희석, 더불어민주당의 조국 키즈 김용민과 김남국 등 친문의원들과 어용매체, 어용지식인들, 관변시민단체들, 문재인 팬덤이 조직적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들이) 반검찰 프레임을 깔고 파상공세를 펼 것이며 그 과정에서 기자들이 취재해서 밝혀낸 비위들은 모두 ‘검찰의 언론플레이’로 깎아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문제를 부풀려 ‘총장 사퇴하라’고 바람을 잡을 것이다. 참 징그럽다“고 표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중국 유학생 떠나자…英 명문대 줄줄이 파산 위기

    중국 유학생 떠나자…英 명문대 줄줄이 파산 위기

    중국인 유학생의 해외 유학이 급감하면서 영국 교육기관 소속 교직원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영국대학연맹은 2020~2021년 기준 영국 소재 대학과 중고교의 중국인 유학생 수가 급감, 교육업계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시기 영국 내 91개의 대학이 재정적 위기에 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국 정부에 등록된 정식 대학의 약 4분의 3에 달하는 규모다.런던이코노미컨설팅업체와 영국대학연맹이 공동으로 시행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영국 유학을 취소한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약 1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4만8000명이 중국인 유학생이다. 같은 시기 유학생 수 감소로 인해 영국 교육업계가 부담해야 할 손실 규모는 무려 25억 파운드(약 3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부담했던 고액의 학비와 숙박비 등 체류비용은 영국 대학, 중고교의 중요한 재정 수입 원천이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교육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등 위기 타계를 도모하지 않을 경우 각 대학 측은 수만 명의 교직원 감축을 강행할 위기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때문에 영국 교육업계는 이들의 유학 취소로 인해 약 3만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큰 재정적 위기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빠르면 올해 말까지 총 3만 명에 달하는 교직원이 퇴직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시기 교육업계에 재직 중이었던 약 3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이 같은 영국 대학의 재정난과 일자리 감소는 향후 약 60억 파운드(약 9조5000억 원) 수준의 사회· 경제적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영국대학연맹 측은 유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자금 손실 위기는 영국 정부의 지원으로만 타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영국 소재 모 대학 총장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영국 다수의 대학에서는 큰 재정적 위기에 봉착한 상태”라면서 “이달 중으로 약 20억 파운드(약 3조600억 원) 규모의 정부 재정 지원금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상당수 대학들은 재무적인 파탄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큰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영국 옥스퍼드대와 임페리얼컬리지런던(ICL) 등 상당수 명문대는 이미 2020~2021년 재정 지출 절감 조치를 발표한 상태다. 앨리스터 자비스 영국대학연맹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이 같은 현상은 현재 각 대학 교직원들이 재정적인 측면에서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등 교육 업계가 파산 상태로 몰리지 않도록 보호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의 과정에서 세계 유명 대학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학생 수 저하로 인한 자금 손실 현상은 전대미문의 시대적 위기이며 정부의 긴급한 자금 지원 등의 보장은 교육업계가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언론과 누리꾼들은 외국인 교수 초빙 등을 통해 국내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영국에 체류하는 중국인 유학생 중 다수가 외국어 학습 및 전공을 위해 유학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지언론들은 “위안룽핑 중국공정원 원사의 러시아어와 영어 실력은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그는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 지식인”이라면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해외 유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 국민이 모두 영어를 잘 구사해야 할 필요는 없다.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최근 중국어를 학습하려는 외국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와 영국 총리 존슨의 딸도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서술했다. 또 일부 누리꾼은 해외 유학생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 비중과 관련해 매년 외국으로 떠나는 중국인 유학생의 수를 줄이기 위해 해외 유명 대학 교수진의 국내 대학 초청 등의 방식이 용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그녀는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등을 가져 달라고 하더니 비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와 베델은 서울의 외로운 밤에 지쳐 있었다. 루이가 천장에 달아놓은 단 하나의 등불에 의지해 그림자의 정글에서 당구를 쳤다. 9시가 조금 지났다. 거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호텔 밖 거리에서 야경꾼들이 돌아 다녔다. 그들이 발에 차고 다니는 작은 물체가 부딪치며 고드름이 우지직 떨어지는 듯한 금속성 소리를 냈다. 게임 열기 때문인지 크지 않은 공간이 금세 더워졌다. 우리는 바에 있던 창문 3개를 모두 열었다. 그러자 이 도시의 온갖 냄새가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11시쯤 됐을까...그때까지도 우리는 당구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작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베델”을 불렀다.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뭔가가 들어왔다. 베델이 곧바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램프를 껐다.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했다. 베델의 거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용 남작께서 오셨습니까?” “예, 접니다.” “용 남작, 이리로 와서 내 친구 빌리와 인사하시오, 이제 두 분은 제 손을 잡고 이동하시죠.” 나는 어둠 속에서 베델의 손이 내 손을 찾으려고 테이블 가장자리를 따라 더듬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쉿! 밖에서 일본인들이 우릴 감시하고 있는 거 다들 아시죠?” 그는 속삭이며 말했다. 그는 나와 어둠속의 유령같은 낯선 이의 손을 잡고 당구대를 떠났다. 베델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춰 계단을 걸어갔다. 침실이 있는 긴 복도를 기어가듯 지난 뒤 베델의 방으로 들어 갔다. 지독한 담배 냄새 덕분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그의 방임을 알 수 있었다. 성냥을 그어 불을 켠 뒤 침대 옆 램프 심지에 작고 약한 불을 붙였다. 베델이 방문을 걸어 잠갔다. 호주머니에서 자물쇠를 꺼내 문 손잡이 위에 올려놓은 뒤 정교하게 균형을 잡았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스파이 탐지 방법이었다. “누구라도 엿듣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알아 챌 수 있어요. 문 밖에서 손잡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게 밑으로 떨어지니까.” 꼭 코미디 오페라의 한 장면 같았다. 악당이 나오고 으시시한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 말이다. 작고 아늑한 방 5개와 욕실, 어수룩한 웨이터와 관리인, 그리고 으스스한 분위기까지...이런 것들이 코믹 오페라의 필수 조건이니까... 나와 베델은 언제 터질 지 모를 일촉 즉발의 화염에 성냥을 들이 댄 바보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정의감에 약자부터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앵글로 색슨 특유의 으스댐과 건방짐으로 대한제국 일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고나 할까. 희미한 불빛 아래서 나는 베델을 찾아 온 미지의 손님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용 남작’(baron)으로 불리던 조선의 유명 지식인이었다. 야간 작업자들이나 입는 더러운 흰색 넝마를 입고 왔으니 그의 실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더러운 누명 옷을 반쯤 걷어 올리고 양말도 신지 않았다. 옷에는 하층민의 직업을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머리에 튼 상투가 그의 신분을 말해줬다. 그는 잘 생겼고 키도 커 눈에 확 띄었다. 정장을 입고 이리로 왔다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본명은 ‘용치선’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흥선대원군 시절 영의정을 지낸 거물이다. 치선은 미국 남부의 가장 큰 대학 가운데 한 곳에서 공부하고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국제 정세를 익힌 뒤 귀국했다. 그는 조선에 얼마 남지 않은 애국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때 그는 일본이 조선을 점령한 암흑 속에서도 애국단체인 ‘일진회’에 가입해 열정을 바쳤다. 원래 일진회는 이웃 섬나라에서 들어온 점령자(이토 히로부미)를 비난하려고 설립됐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자금력에 굴복해 지금은 침략국을 옹호하는 단체로 타락했다. 그는 나와 베델을 만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일본인들이 이 영국인 편집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던 터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번역자주:소설에 등장하는 일진회는 1904년 8월 독립협회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사회개혁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러일전쟁 뒤로 일본에 매수돼 친일행각을 일삼는 단체로 전락했습니다. 조선 병합의 뜻을 이룬 일제는 1910년 9월 이를 해산시켰습니다. 일진회는 조선의 망국을 이끈 대표적 매국집단으로 평가됩니다.) ‘황제의 옥새’는 8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진수희도 김종인도 ‘눈물 또 눈물’… “문재인 정부 혼내달라”

    진수희도 김종인도 ‘눈물 또 눈물’… “문재인 정부 혼내달라”

    4·15 총선 D-1… 통합당 읍소 유세 펼쳐진수희 “민주주의 지켜달라” 말하다 눈물유승민, 쉰 목소리로 “경제 망친 민주당”김종인도 울먹 “나라의 장래가 한심해서”4·15 총선을 단 하루 남겨둔 14일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선거유세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 한 명의 표심이라도 더 얻기 위해 눈물로 호소했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석 과반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 팽배한 가운데 유세 현장 곳곳에서 절박한 표정이 역력했다.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진수희 후보는 이날 성동구 왕십리오거리에서 연 집중유세에서 눈물을 흘렸다. “잘못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여러분의 손으로 바로잡아 달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에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와중에 터진 눈물이었다. 진 후보는 현 정부를 겨냥하면서 “입으로는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지식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나쁜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한편 “통합당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경제만큼은 민주당에 비해 훨씬 더 잘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난달 28일 진 후보의 선거 캠프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통합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총력을 쏟아온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사거리에서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강서갑 구상찬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 의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경제대공황이 몰려온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우리 경제를 다 망쳐버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경제를 맡길 수 있겠냐”고 외쳤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미숙도 꼬집었다. 유 의원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세 나라를 합쳐 19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기준 222명의 소중한 국민이 코로나로 희생당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중국 눈치를 보느라고 지난 세 달 동안 문을 활짝 열어놔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왔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치하는 정부를 내일 여러분이 꼭 혼내달라”고 부탁했다.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눈물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서울 종로 지원유세에서 “제가 올해 나이가 80살이다. 왜 내가 이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이 나라의 장래가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이라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 통합당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제가 여러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은…”이라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국회의 추경안 심의를 기다리지 말고 지급 대상자에게 미리 신청 받으라’고 지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돈을 살포해서 표를 얻겠다는 심사”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국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이 정부는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을 완전히 짓밟았다”면서 “이 조국 바이러스가 번창하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두 교황은 왜 ‘디스토피아’를 추천했을까

    두 교황은 왜 ‘디스토피아’를 추천했을까

    막강한 권력 가진 ‘전 세계 대통령’ 평화 앞세워 종교 등 탄압 내용 담아 “인간은 세상의 주인인가” 물어와 110년前 사제가 쓴 소설 첫 한국어판 베네딕토 16세·프란치스코도 추천세상의 주인/로버트 휴 벤슨 지음/유혜인 옮김/메이븐/464쪽/1만 5000원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두 교황’에는 성향과 철학이 전혀 다른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가 나온다. 그러나 그 두 교황이 시차를 두고 여러 번 추천한 책이 있다. 그 자신도 로마 가톨릭 사제였던 로버트 휴 벤슨(1871~1914)이 지은 ‘최초의 디스토피아 소설’인 ‘세상의 주인’이다.1907년, 110여년 전 세상에 나온 소설 ‘세상의 주인’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완역돼 출간됐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전 세계를 하나로 통일하고 막강한 권력을 쥔 인본주의 세력에 맞서는 소수의 가톨릭 신자들이다. 미국 버몬트주 상원의원 출신으로 놀라운 연설 능력과 언어 감각을 지닌 줄리안 펠센버그가 전쟁 직전의 위기에 처한 동방과 서방의 화합을 이끌어 내며 세계 정치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다. 그는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세계 대통령으로 등극한다.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세계 평화에 열광하며 인간의 위대한 능력을 찬양하지만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펠센버그는 세계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하에 새로운 정치 질서를 내세우고 이에 반기를 드는 세력은 가차 없이 억압한다. 그 결과 그에게 저항하는 유일한 세력은 퍼시 프랭클린 신부가 이끄는 힘 잃은 소수의 가톨릭 신자뿐이다. 새로운 정치 지도자는 사상적 통합을 강조하며 종교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하고, 시민들은 이에 폭력과 광기로 동조한다. 급기야 지배 세력은 가톨릭 신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된다.소설은 읽는 데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1907년에 발표된 근미래를 상정한 소설이라 내용의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상상인지 가늠하려는 습관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생소한 개념이나 사건에 달린 각주가 많은 까닭도 있다. 그러나 110여년 전 상상한 미래 세계와 현재를 비교하는 재미만큼은 쏠쏠하다. ‘세상의 주인’ 속 미래 사회는 극단적인 물질주의와 인간 중심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안락사를 보편화하고 무신론을 당연시하며,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찬양하고 신을 믿는 사람들은 미개인 취급한다. 책이 말하듯 물질주의와 인간 중심주의는 현대 사회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다. ‘과연 인간은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를 넘어 ‘세상의 주인이 될 필요가 있는가’를 묻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간을 넘어 인공지능(AI)의 존재나 동식물과 같이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윤리를 재고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종교의 영향력도 벤슨의 우려와는 달리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저자인 벤슨은 영국 성공회 사제였다. 성공회 사제로서는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에 올랐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사제로서 ‘꽃길’이 예정됐던 그이지만 1904년 로마 가톨릭교로 개종해 영국 지식인 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이처럼 종교적 고민이 깊었던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종교의 역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10여년 전 사제의 상상력을 빌려 오늘날 왜 우리는 여전히 종교에 빚지고 사는지,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전략적 선거조작·행정권 과용 쿠데타 전형 기후변화 등 대재앙 때 민주주의 무력해져 정보기술 독점해 가짜뉴스 만들어 낼 수도 ‘중년의 위기’ 맞은 민주주의 잘 다듬어가야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데이비드 런시먼 지음/최이현 옮김/아날로그/323쪽/1만 6000원 민주주의는 인류가 시도해 온 정치·사회체제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라 한다. 그 듣기 좋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는 부조리와 불평등이 난무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자주 민주주의의 위기와 실패를 들먹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런시먼 역시 위기의 민주주의를 파고든다. 책 제목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민주주의를 끝장낼 주요 원인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명확한 첫 번째 신호는 쿠데타다. 선진 민주국가에서 쿠데타는 노골적인 국가 전복 형태가 아닌, 은밀한 방식으로 발생한다. 일부 권력집단이 민주주의 제도를 제 편으로 만들어 입맛에 맞게 조종하는 형식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엘리트 집단에 의한 민의 왜곡으로 민주주의가 사실상 파괴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공약성 쿠데타와 행정권 과용, 전략적 선거조작을 쿠데타의 전형으로 꼽은 저자는 “국민들은 미숙해서가 아니라 낡아서 반응 없는 제도들에 화가 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은 이제 민주주의의 실패를 정치체제의 실패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런시먼도 ‘사회 전체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함께 파괴된다’는 입장이다. 핵전쟁이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기후변화, 생화학 테러, 살인 로봇이 민주주의 붕괴의 단초들이다. 저자는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대재앙 앞에서 민주주의는 번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1962년 미소 양국의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좋은 사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직후의 중간선거에서 보상은커녕 민주당 의석수를 잃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대신해 의사결정하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현안이 무엇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보기술을 독점하는 소수 엘리트도 민주주의를 왜곡한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기업을 떠올리면 금세 이해할 수 있다. 기술의 부당한 이용 사례로는 특정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메시지를 보내고 만들어내는 가짜뉴스를 들 수 있다. 저자는 “기술에 의해 의존하는 세상에서는 그 기술에 대해 정통한 정치꾼이 곧 왕”이라며 “컴퓨터가 인간의 반응을 유도해 내는 능력이 오용되면 민주주의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일단 이미 시도되고 있거나 과거 저명한 학자들이 제안한 것들을 챙겨 든다.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나 지식인에 의한 정치(에피스토크라시), 고도로 발전된 기술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는 중국, 러시아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필수 가치인 자유주의를 박탈한다. 지식인에 의한 정치 역시 소수에 의한 권력 집중을 부른다는 위험성을 지닌다. 결국 “예상 가능한 미지의 선택지와 비교하면 민주주의는 여전히 편안하고 친숙”해 우리는 결국 민주주의 안에 사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저자는 지금 처한 민주주의 상황을 ‘중년의 위기’라 부르면서 ‘구관이 명관’이니 민주주의를 잘 다듬어 모두 함께 잘 살아 보자고 역설한다.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미래에 도달하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퍼붓는 공격을 견뎌야 한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부 “‘대북용 마스크 생산’은 가짜뉴스”…방심위에 차단 요청

    정부 “‘대북용 마스크 생산’은 가짜뉴스”…방심위에 차단 요청

    최근 언론인 출신 문갑식씨가 유튜브를 통해 ‘정부가 대북용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통일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유튜브 영상 차단을 요청했다. 통일부 측은 9일 문씨의 해당 유튜브 방송에 대해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에서 제보 형식을 빌려 “정부가 4월 3일부터 북한에 보낼 마스크를 하루 100만장씩 생산하고 있고, 대북 지원을 위해 비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까지 공개했다. 통일부는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대북 지원이 검토된 바 없으며, 국내 민간단체에서 마스크 대북 지원을 위해 반출 신청을 한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달에도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유튜브에 올린 “북한 주민이 쓰는 마스크는 한국산 마스크”라는 내용의 영상에 대해 방심위 심의를 요청했으며, 방심위는 이에 대해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정보’로 판단해 접속 차단을 의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소영 칼럼] K방역과 ‘퍼스트 무버’의 기회

    [문소영 칼럼] K방역과 ‘퍼스트 무버’의 기회

    “건국신화에 자가격리가 나오는 나라”라며 ‘국뽕’을 들이켜는 사람들에게 자극받아, 지난 주말 쑥을 캐러 갔다가 ‘콧물 찔찔이’가 됐다. 쑥과 마늘로 100일 동굴 자가격리를 완성한 곰녀가 될 것도 아니었는데, 미련맞았다. 한국인이 자부하는 ‘한강의 기적’은 선진국의 성공을 빠르게 뒤따라가는 캐치업(catch-up) 전략 덕분이었다. 보호무역으로 내핍하고 국가가 산업화를 주도하고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압축성장을 이뤘다. 그 시기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금 모으기 운동’까지 한 국민의 전폭적 협조에 힘입어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과 산업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2010년 개최·의장국으로서 아시아 변방이 아니라 세계 중심국가로 국제적 위상도 높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G20 정상들의 첫 화상회의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3050클럽’의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문득 한국이 뛰어넘어야 할 나라를 따져 보았다. 우리 앞에 일본(1992)을 시작으로 미국(1996), 영국(2004), 독일(2004), 프랑스(2004), 이탈리아(2005)뿐이었다. 이들 나라는 최근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주목받는다. 일본을 제외하고 코로나19로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 8위 안에 들어 있다. 8일 현재 누적 확진자 압도적 1위인 미국 40만 412명(누적 사망자 1만 2853명, 사망률 3.2%), 3위 이탈리아 13만 5586명(1만 7127명, 12.6%), 4위 프랑스 10만 9069명(1만 328명, 9.5%), 5위 독일 10만 7663명(2014명, 1.9%), 8위 영국 5만 5242명(6159명, 11.1%) 등이다. 1월 말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중국발 입국을 봉쇄한 이탈리아, 국민 60~70%는 감염돼야 한다며 집단면역을 시도했던 영국, 한국과 같은 날 확진자가 나왔으나 1월 말에 중국발 입국을 봉쇄했을 뿐 ‘차이나병’이라며 방역을 한 달 넘게 소홀히 했던 미국 등은 3월 중반에야 ‘한국식 방역모델’을 따라왔다. 한국은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 교과서처럼 대응했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의 누적 확진자는 1만 384명으로 제한됐고 사망자도 200명에 그쳐 사망률은 2.0%에서 관리되고 있다. 한국의 발 빠른 방역과 미국 등의 한 달 이상 늦은 방역의 차이는 누적 확진자 수와 누적 사망자, 사망률로 확인된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국경봉쇄, 도시봉쇄를 강행했다. 뒤늦게 방역에 뛰어든 미국·유럽과 아시아 국가 대부분도 ‘봉쇄’를 선택했다. 반면 한국은 국경과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 발병과 동시에 광범위한 진단을 시도했고, 역학 추적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성숙한 시민의 협조를 유도하면서 확산을 저지했다. 의료진의 헌신을 포함해 이것이 한국식 방역이다. 한국식 방역모델은 최소한의 수준이지만 경제적 활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식 방역으로 전 세계가 대응했더라면, ‘국경 봉쇄’로 글로벌 수급체제가 붕괴돼 세계 경제가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금, 마이너스 성장의 기울기를 다소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애프터 코로나(AC) 세상을 상상하는 지식인 중에는 방역에서 성공한 중국이 미국을 빠르게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전염병조차도 시민의 권리를 전면 제한하는 전체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이 증명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한국에서는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런데 아무도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경로를 제시하지는 못해 그 주장은 당위로만 존재했다. 기회의 문은 인류의 불행이자 비극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열렸다.한국은 그 문이 열렸는지도 모르고, 그저 성실하게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인데 ‘바이오테크놀로지(BT) 강국’이 되었다. 외신이 앞다퉈 한국의 방역모델을 소개하고, 한국 진단키트가 120여개국에 팔려나가는 배경이다. 개인의 성공은 실력보다 행운이라고 하듯, 한 국가의 성장과 성공에도 실력보다 행운이 작용해야 한다. 중국과 차별화된 한국형 방역, 즉 ‘K방역’이 민주주의 세계의 성과가 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물리적 거리두기는 완화하더라도 지속돼야 한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이슈 점유율 압도한 민주당… ‘아파트 민원’ 선점한 통합당

    이슈 점유율 압도한 민주당… ‘아파트 민원’ 선점한 통합당

    선관위 공약 이슈 5대 정보 점유율 민주당 1만 1815건>통합당 6090건 국민신문고 최다 언급 아파트 민원통합당 675건>민주당 596건 점유여야 양당의 공약 이슈에 대한 빅데이터 점유율 분석 결과 전체 이슈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앞섰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이슈인 아파트 부문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조사 기간 이후 실제 각 정당이 발표한 종합 정책공약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신문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2월 17일~3월 18일 12개 온라인 채널(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네이버 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정한 공약 이슈 상위 5대 정보의 점유율은 더불어민주당이 1만 1815건으로 미래통합당 6090건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정보 점유율이란 12개 채널에 게시된 콘텐츠 중 정당명과 이슈가 함께 올라온 건수를 뜻한다. 정보 점유율이 높을수록 각 정당이 해당 이슈와 관련한 주목도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제기된 민원 약 1500만건을 분석해 국민들의 관심 공약 이슈를 2월 19일 공개했다. 아파트(가격·층간소음 등 관련 이슈)가 305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육, 교통, 학교, 버스 순이었다. 중앙선관위와 연계한 빅데이터상의 전체 공약 점유율은 민주당이 압도적이었지만 공약 이슈 관심 1순위로 꼽힌 아파트 부문은 통합당이 선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펴는 여당보다 야당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측면이 있어 정책제안 등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데이터상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반면 교육, 교통, 학교, 버스 등 나머지 이슈는 복지적 측면이 강해 정책을 입안하는 집권 여당이 정보 주도권을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각 당이 내놓은 실제 총선 공약에서도 이어졌다. 통합당은 지난 2일 아파트 공급 확대, 층간 소음 대책 등이 포함된 ‘아파트 공약’을 별도로 발표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늦추는 등 현 정부 아파트 정책에 반대되는 공약이 핵심이었다. 통합당이 아파트 공약을 발표한 2일은 조사 기간 중 가장 많은 121건의 정보량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이 지난 23일 발표한 총선공약집의 10대 정책과제에 주거 복지 대책 등은 포함됐지만 별도 아파트 관련 공약은 없었다. 아파트(민주 596건, 통합 675건) 외에 교육(민주 4537건, 통합 2051건), 교통(민주 4187건, 통합 2187건), 학교(민주 2132건, 통합 1764건) , 버스(민주 363건, 통합 232건) 등 관심 이슈는 민주당이 점유했다. 민주당은 기초학력 등 책임교육 시스템 확립과 미래형 스마트학교 확대 등을 통해 교육·학교 공약을 내놨다. 통합당은 자율형사립고와 외고 폐지의 원상회복 등으로 맞섰지만 구체적이진 않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콜센터 터지자 ‘총선 이슈 코로나’ 급부상

    콜센터 터지자 ‘총선 이슈 코로나’ 급부상

    첫 사망 발생 후 총선 연관 정보 2배 “코로나를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게 돼”국민들이 코로나19를 4·15총선과 연관된 정치 이슈로 인식하기 시작한 ‘터닝포인트’는 국내 첫 사망자 발생과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확인 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 문제로 국한됐던 코로나19가 첫 사망자 발생 후 정치적 사안으로 받아들여졌고 서울의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를 거치면서 제21대 총선과 ‘화학적 결합’을 했다는 분석이다. 31일 서울신문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1월 20일~3월 18일 12개 온라인 채널(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네이버 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발표된 2월 20일(사망일 19일) 코로나 연관 정보량은 22만 209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15총선과 연관된 정보량은 1005건으로 전날과 비교해 2.1배 상승했다. 해당 시점에는 ‘코로나 사태 커지면 총선 연기되나’, ‘대구처럼 서울에서 코로나 터졌으면 총선에서 보수가 다 먹었을 것’ 등 총선 전망 게시물이 급격히 늘었다. 국내 코로나 사태의 변곡점이 된 신천지 신도 ‘31번 환자’가 공개된 2월 18일만 해도 코로나와 4·15총선 연관 정보량은 511건에 불과했다. 31번 환자의 등장보다는 첫 사망자 발생이 4·15총선에 대한 관심도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첫 사망자 발생을 기점으로 코로나 사태가 특정집단이 아닌 국민 개개인에게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문제로 인식되면서 전염병과 총선이 정치적 의제로 결합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3일 코로나-4·15총선 연관 정보량은 2168건으로 조사 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총선 연관 빅데이터가 폭발한 시점은 구로 콜센터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확인된 지난 10일로 일평균 1000여건이던 정보량이 1869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지난 16일 ‘성남 은혜의강 교회 집단감염’, ‘한국은행, 첫 0%대 금리 발표’ 등도 빅데이터 정보량을 크게 올린 이슈로 분석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문재인’ 관련 글 비판·비난이 48.7%… 3월부터 긍정적인 게시물 증가세

    ‘문재인’ 관련 글 비판·비난이 48.7%… 3월부터 긍정적인 게시물 증가세

    지난 두 달간 온라인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된 키워드 중 정보량이 가장 폭증한 단어는 ‘사태’, ‘대응’, ‘탄핵’, ‘대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신문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 20일~3월 18일 12개 온라인 채널(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네이버 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을 대상으로 조사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2월 25일 전후로 ‘문재인’ 키워드의 정보량은 급증해 같은 달 27일 3만 9997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23일(2만 8905건)과 비교해 38.3% 증가한 수치다. ‘문재인´ 키워드에 대한 호감도 분석에서도 2월 17~29일 사이에 부정률이 48.7%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긍정률은 12.7%에 그쳤다. 단순히 정보량만 많은 것이 아니라 비판 여론이 높았다는 의미다. 다만 최고치를 기록했던 부정률은 3월 들어 47.6%로 소폭 감소했고 긍정률도 15.0%로 늘어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 여론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조사 기간 중 ‘문재인’과 연관된 키워드 가운데 정보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단어는 두 배 이상 늘어난 ‘사태´(213.1%)가 차지했다. 이어 ‘대응´(162.8%), ‘공천´(145.5%), ‘탄핵´(127.5%), ‘대책´(116.7%), ‘위기´(103.2%) 순으로 코로나19 국면의 리더십 논란과 연관된 단어들이 주를 이뤘다. ‘문재인’ 키워드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생산한 연령대는 10~50대 중 49.9%로 절반을 차지한 50대였다. 20대는 19.6%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온라인 채널 12곳 2개월여 분석해 보니

    온라인 채널 12곳 2개월여 분석해 보니

    코로나 정보량 1178만건… 총선은 고작 73만건 총선 관련서도 코로나 연관이 공약·민생의 ‘두 배’ 정부·여당에 부정적 의견, 긍정보다 4배나 많아 정부 방역 성과에 3월 들어 긍정·중립 의견 ‘반전’ 코로나 비판적 여론 당 호감도에 영향 적어 ‘흥미’코로나19가 빅데이터 분석에서 4·15총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약’, ‘정책’ 등 정치 이슈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최악의 의제 실종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서울신문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 20일~3월 18일 12개 온라인 채널(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네이버 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정보량은 1178만 6763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4·15총선 정보량은 73만 4511건으로 코로나 정보량의 16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정보량이란 12개 온라인 채널에 게시된 관련 키워드 글의 양으로, 민심의 관심도를 알 수 있다. 특히 4·15총선 키워드 300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바이러스’, ‘대구’, ‘마스크’ 등 코로나와의 연관 정보량이 34만 7033건인 데 반해 ‘공약’, ‘민생’, ‘법안’ 등 정책 관련 정보량은 절반 수준인 15만 5921건에 그쳤다. 4·15총선 키워드를 많이 언급된 순서대로 나열하면 상위권은 주로 ‘후보’, ‘출마’, ‘지역’ 등 공천 이슈가 차지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약 실종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코로나와 비례정당 논란 등으로 이번 총선의 정책 이슈 자체가 사라졌다”면서 “각 당의 공약과 정책을 검증하는 시스템까지 부재한 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관련 4·15총선 정보량 추이 분석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긍정적 의견보다 4배 정도 많았다. 코로나와 연관된 총선의 총정보량 4만 5275건 중 부정 정보량은 2만 3697건으로 전체의 52.3%였다. 긍정 정보량은 6201건(13.7%), 중립 정보량은 7197건(34.0%)으로 집계됐다. 분석 기간 중 게시된 부정적 텍스트로는 ‘문재인이냐, 경제냐 둘 중 하나 선택하는 것이 4월 총선이다’, ‘위험한 시국에 우한코로나를 이용해 총선 이길 생각만 하는 문재인’, ‘코로나 사태 시작부터 끝까지 정치적이고 조작이다’ 등이다. 긍정 정보의 텍스트로는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진 건 사실’, ‘코로나 대처 잘한 게 여론…민주당 압승이다’ 등이 꼽힌다. 중립 정보 텍스트에는 ‘코로나19 언제쯤 잠잠해질까요. 총선보다 코로나19가 빨리 잠잠해지길 기도합니다’ 등이 있다. 코로나 관련 4·15총선에 대한 긍정 또는 중립적 의견은 3월 들어 반전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빅데이터 조사 기간 추이를 살펴보면 긍정률은 1월 20~31일 11.7%, 2월 12.6%, 3월 1~18일 15.1%로 증가세를 보인다. 중립률도 1월 20~31일 31.1%, 2월 33.5%, 3월 1~18일 34.9%로 늘어났다. 반면 부정률은 1월 20~31일 57.2%, 2월 53.9%, 3월 1~18일 50.0%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사태 두 달여 동안 양당에 대한 호감도는 빅데이터상에서 비등했다. 2월 17일 미래통합당 창당을 기점으로 분석할 때 1월 20일부터 2월 16일까지 더불어민주당 긍정률은 19.0%, 2월 17일~3월 18일에는 1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통합당(옛 자유한국당)의 긍정률은 1월 20일~2월 16일 18.9%, 2월 17일~3월 18일 17.0%로 두 당의 격차는 1~2% 포인트였다. 빅데이터상의 긍정률과 부정률은 여론조사의 지지도와는 차이가 있다. 임경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대표는 “1000~2000명의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정당 지지율을 발표하는 현행 여론조사와 달리 빅데이터 분석은 전체 민심이나 기류 변화를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정국에서 코로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당 호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비교적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민주당 호감도를 깎아내리는 변수로 발전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 창궐로 인해 오히려 국민들이 각 정당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할 기회를 얻지 못해 기존 지지율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야 모두 특출나게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코로나 확산과 겹치는 비례정당 출범 전후 시기 게시글 824만여건 다뤄

    서울신문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와 실시한 제21대 총선 빅데이터 연구는 코로나19 확산과 제1야당의 당명 변경, 여야의 비례위성정당 출범 등 주요 변수가 부각된 시점을 전후한 온라인 게시글 전체 824만여건을 대상으로 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1월 20일~3월 23일 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네이버 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 등 12개 온라인 채널에 게시된 콘텐츠 가운데 총선이나 코로나 등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글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댓글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두 개의 키워드가 동시에 들어간 콘텐츠의 경우 단어만 포함되고, 내용이 다른 글들을 제외하기 위해 지정된 키워드 외에 15개 이상의 단어가 포함된 글만 정보로 인정했다. 긍정률과 부정률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각 게시글의 개별 단어를 분석, 긍정·부정적 의미의 단어 개수를 분석해 긍정률, 부정률, 중립률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게시글에 ‘예쁘다’ ‘좋다’ ‘최고’ ‘잘한다’ 등의 단어는 긍정글로, ‘나쁘다’ ‘화난다’ ‘짜증’ ‘못한다’ 등은 부정글로 봤다. 각 정당 호감도 분석은 미래통합당 출범 다음날인 2월 17일을 기준으로 잡았다. 지역구별 후보자 키워드 분석은 2월 17일부터 한 달인 3월 18일까지로, 비교 기간은 그 전 한 달로 했다. 코로나19의 총선 연관성 확인을 위한 분석 기간은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월 18일로, 비교 기간은 2019년 11월 22일부터 2020년 1월 19일로 삼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SOS초시생-⑦검찰]“검찰 견학해 일할 곳 느껴보고…기본서보다는 기출문제로 공부”

    [SOS초시생-⑦검찰]“검찰 견학해 일할 곳 느껴보고…기본서보다는 기출문제로 공부”

    한 검사가 검찰수사관에게 괴팍하게 군다. 서류를 내던지기도 하고 발끝으로 정강이를 차기도 한다. 검사실에 있는 다른 직원들은 눈치만 보는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일부 영화에 등장하던 검찰수사관들 모습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검찰수사관들은 “검사와 수사관은 상호존중하는 관계”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검찰의 부정적인 면보다 법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대검찰청 국제협력단 김지은(27·7급) 수사관, 서울고등검찰청 소송사무2과 선명한(27·9급) 수사관과 검찰직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검찰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김지은(이하 김) 사회 시스템은 법질서를 바로잡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선명한(이하 선) 법집행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궁금했다. 그리고 시험에 응시하기 전 검찰직류가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니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할 수 있는 직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과목은 어떤 걸로 골랐나. 선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선택했다. 법학과를 졸업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법률과 가까웠다. 그리고 검찰직류가 형사법(형법, 형사소송법)을 기본으로 알아야 일을 시작할 때 적응이 쉬울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공시생들은 시험에 붙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꼭 형사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강점 있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합격 후에는 형사법을 필수로 공부하길 바란다. -정부가 2022년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선택과목을 형사소송법과 형법으로 제한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 긍정적으로 본다. 검찰직류에 합격하면 형사절차 업무 전반에 투입된다. 형사법이 기본 교과서다. 이걸 모르면 업무를 정확하게 하기 어렵다. 지방검찰청 사무국에서 영장 업무를 맡은 사람이 있다면 절차와 관련해 규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속도나 정확성에서 모두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접에 대해 해 줄 말은. 김 내가 2017년 공채에 합격했다. 당시 기준으로 말하면 면접을 개별면접, 집단토의, 개인발표 등 세 가지로 나눠 진행했다. 개별면접에서는 ‘정당하지 못한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와 같은 상황형 질문 2~3개를 던지고 답변을 하는 방식이었다. 집단 토의는 50분간 사회 현안을 놓고 찬성, 반대 중 자기 의견을 정해 토론을 했다. 개인발표는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정책을 입안하면 좋을지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선 난 준비과정에 대해 말하고 싶다. 자신이 응시하는 직류에 대해 잘 알고 면접에 응해야 한다. 검찰 홈페이지에서 검찰소개와 주요활동 카테고리를 유심히 봤다. 그리고 검찰에 청사견학 프로그램이 있다. 검찰을 방문해 직원들 일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앞으로 일할 직장의 분위기를 느껴 보기도 했다. -공부와 관련해 수험생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김 졸업 후 1년 반 동안 공부했다. 수험기간을 딱 정해 놓고, 집과 도서관만 왔다 갔다 하는 식으로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슬럼프가 올 때마다 내가 왜 이 길로 가야 하고, 왜 그 업무를 하고 싶은지 계속 자문했다. 공부 팁은 기본서보다 기출문제를 많이 보면 좋겠다. 선 하루에 한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일주일에 하루 쉴 때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우나를 하거나 등산을 했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김 보통 7급은 인천지방검철청, 수원지방검찰청 등 지검 검사실로 배치를 받는다. 나도 인천지검 외사부에서 1년 반 정도 근무하다가 지난해 8월에 지금 근무하는 대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 9급 신규수사관은 대부분 지검은 물론이고 지청으로도 발령받는다.-연수과정은 어떤가. 연수원 성적과 필기시험 성적이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김 연수원에서는 4주간 있었다. 그 기간 동안 피의자 신문조서, 압수수색 청구서 등을 작성하는 법을 배우는데 이러한 것들을 작성해서 과제로 제출했다. 압수수색 나갔을 때 피의자가 심정지가 오는 경우를 대비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 의료수업도 들었다. 법의학 교수가 관련 강의를 하기도 했다. 연수원에 들어갔을 때는 발령지를 정하기 위해 필기시험이 80%, 연수원 성적이 20% 반영됐다고 들었다. 선 정확한 비율은 기억나지 않지만 9급도 필기시험과 연수원 성적을 합했다. 연수원에서는 6주간 시험을 두 번 치렀다. 수사관이 지녀야 할 전반적인 지식인 형사법 등이 시험 과목에 포함됐던 걸로 기억한다. 본인이 선호하는 근무지를 3순위까지 작성하고 성적순으로 나눈다고 알고 있다. 연수원에서는 피의자를 직접 신문하는 역할극을 했던 게 기억이 난다. -7급과 9급이 하는 일이 다른가. 김 수사관이 하는 일은 크게 보면 수사업무와 수사지원업무로 나뉜다. 수사를 맡는 검사실은 8급부터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검사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6~7급이 대부분이다. 선 검찰청법에 따르면 7급과 8~9급이 하는 업무가 다르다. 9급은 우선 수사지원업무부터 시작한다. -검사와 수사관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김 일반적으로 보면 검사와 수사관이 협업하는 분위기다. 검사실이 검사 1명, 수사관 1~2명, 실무관 1명으로 이뤄지는데 검사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피의자 조사 또는 수사보고 등의 업무를 수사관에게 지시한다. 엄격한 위계질서보다는 ‘사건을 함께 잘 해결해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선 업무상 상하관계는 맞지만 서로 동료로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김 업무 특성상 검사실에 있다 보니 맡은 사건이 현안이 되면 밤을 새우기도 한다. 피의자 조사를 열흘 안에 끝마쳐야 하는 상황이면 야근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다고 불필요한 야근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회식도 최근 들어 점심이나 티타임으로 대체하고 있다. -명함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던데 맞나. 김 명함을 만들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 건 아니다. 선배들한테 듣기로는 검찰이 법집행기관이라는 특성이 있다 보니 부정청탁을 받거나 인적정보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국제협력단처럼 외부 사람들과 협력해야 할 때는 명함을 만들기도 한다. -검찰은 드라마, 영화의 단골 소재다. 현실과 다른 건 뭐가 있나. 선 검찰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등장하는 게 가슴 아프다. 대부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수사업무만 부각이 되는데 수사지원업무도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 주면 좋겠다. 검찰 안에는 사무국이 있는데 총무과, 집행과 등이 여기에 속한다. -검찰 직류에 더 적합한 성격이 있을까. 김 수사업무에서는 피의자 조사가 중요하다. 증거를 확보하는 일도 해야 하고 대담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를 잘 설득도 해야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범죄혐의 유무를 파악할 때 진술보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중요하다. 꼼꼼하고 집요한 성격이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 사회적 약자, 소외된 계층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이면 검찰직 공무원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성폭력 예방강연 기사 쓰면서 봉사활동…10대 음란물 받은 누리꾼엔 “걱정 말라”

    성폭력 예방강연 기사 쓰면서 봉사활동…10대 음란물 받은 누리꾼엔 “걱정 말라”

    학보사 편집국장·NGO 단체서 활동 네이버 ‘지식인‘ 478개 질문에 답변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박사’ 조주빈(25·구속)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과거 행적도 주목받고 있다. 조씨는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물을 유포하고 불법 수익을 올리면서도 봉사활동 역시 계속하는 등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성폭력 예방 노력 관련 기사를 쓰기도 했다. 24일 신상이 공개된 조씨는 인천의 한 공업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학보사 편집국장으로도 활동한 조씨는 재학 당시 성적도 우수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조씨는 ‘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칼럼 기사를 통해 자신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학교 내 성폭력 예방 강연을 소개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 왔다. 조씨는 인천 지역의 한 NGO(비정부기구)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으며 꾸준히 장애인 시설이나 보육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 해당 단체에 따르면 조씨는 2017년 10월 군대 동기인 친구와 함께 이 단체를 찾았고, 2018년 3월 발길을 끊었다가 지난해 3월 다시 단체를 찾아 자원봉사에 꾸준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조씨가 ‘박사’로 활동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조씨가 온라인에 남긴 글들도 주목받았다. 학보사 기자로 활동할 때 사용했던 조씨의 메일 주소를 통해 역추적한 결과, 조씨는 네이버의 지식 답변 플랫폼 ‘지식인(iN)’에서 478개의 질문에 답을 남겼다. 답변 중에는 성적 요소를 담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조씨는 ‘걸그룹의 섹시코드가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데 섹시한 모습을 보고 자제력을 잃어서 사회 혼란을 일으킨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며 “사회 혼란보다 사람들 욕구 해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미성년자 음란물을 내려받았다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대해서는 “단속에 걸리면 잡혀간다. 그래도 걸릴 확률은 낮으니 걱정 말라”는 답을 남기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퇴요정’ 이은재 의원, 전광훈 목사와 손잡았다

    ‘사퇴요정’ 이은재 의원, 전광훈 목사와 손잡았다

    통합당 탈당 후 기독자유통일당 입당비례후보로 21대 국회 등원 시도할 듯미래통합당 강남병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이은재 의원이 23일 통합당을 탈당하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을 향한 “사퇴하세요”라는 고함 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사퇴요정’이란 별명을 얻은 이 의원이 21대 국회에도 등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 탈당 및 기독자유통일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통합당의 공천은 혁신이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를 위한 ‘예스맨’만을 선발하기 위한 사기였고 쇼였다”며 황교안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은 “통합당이 좌파 무능정권의 종식을 위해 강하게 싸워나가기보다는, 차기 대권주자의 알량한 사욕을 채우기 위한 당내 패권에만 몰두하는 정당이 될 것이기에 탈당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입당할 기독자유통일당은 광화문의 자유우파 국민과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기독교인은 물론 자유지식인의 연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에서 정당 투표는 기독자유통일당을 선택하고, 지역구 투표에서는 보수정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자유통일당 비례후보 명단 최상위권에 포함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로 출마할 예정인지 묻는 질문에 “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광화문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정당으로 전광훈 목사가 이끌고 있다. 이 의원이 기독자유통일당 비례후보로 21대 국회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이 당이 3% 이상 정당투표를 획득해야 한다. 하지만 태극기 세력이 기독자유통일당 외에 조원진 의원의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 등으로 나뉜 현재 상황에 3% 이상 득표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달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강남병을 우선추천 지역으로 결정하면서 컷오프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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